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는 뉴노멀 경제학
랜디 찰스 에핑 지음, 이가영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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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경제 트렌드가 궁금하지만 경제책은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져 선뜻 읽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뉴니커세요? 저는 뉴니커예요. 세상 흐름을 임팩트 있게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주는 뉴닉 뉴스레터 구독하고 있습니다. 최근 핫한 이슈는 거의 다 다루고 있어 알게 모르게 도움 많이 됩니다. 그린 뉴딜에 관한 이야기도 기사로는 뭔 말? 싶더니만 뉴닉 마스코트 고슴이가 잘 알려줘서 이해 쏙쏙! 이 책도 똑똑한 고슴이가 추천하다니, 넘 귀여운 거 아님? ㅋㅋ


유럽 경제 중심부에서 25년 넘게 활동한 금융인 랜디 찰스 에핑은 복잡하고 어려운 세계 경제를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포스트 코로나의 영향이 미치는 경제 트렌드는 무엇인지 최근 가장 핫한 이슈일 텐데요, 이 책을 읽으면 경제를 이해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경제 감각이 쑥쑥 올라갈 거예요.


한눈에 내용 파악이 되는 재미있는 일러스트도 한몫 톡톡히 합니다. 간단히 설명하는 법을 진심 제대로 실천한 책이에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인데 왜 우리 경제를 이해할 수 없었던 걸까요? 저자는 그저 말만 단순하고 쉽게 바꾸면 될 일이라며 전문용어를 알아듣기 쉽게 알려줍니다.


경제 이야기는 너무 어려우니 그냥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라는 심정이 컸었다면, 이제는 바뀔 수 있어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경제의 힘, 알면 알수록 우리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결국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경제는 알아둬야 합니다. 선거철만 되면 떠드는 이야기에 혹하는 대신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기초 개념을 간결하게 설명합니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경제 용어가 낯설었지만 설명도 어려워 알기를 포기했었다면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으로 시작해보세요. 어디서부터 읽어도 좋은 구성이어서 관심 있는 주제나 아무 장이나 펼쳐들어도 좋습니다. 밀레니얼부터 그린 뉴딜까지 미래 경제에 관한 비중도 많아 저는 뒤에서부터 읽고 있어요.


최근 핫한 경제 기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경제 개념을 만날 때면 자연스럽게 이 책부터 생각납니다. 고전적인 경제 기초부터 일과 삶에 관한 고민이 많은 현대적 이슈를 아우르는 실전 경제학 교양서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경제 기초 탄탄히 세우고 싶을 때 무슨 책 읽지? 고민이라면 일단 이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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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따위, 잊고 살랍니다 -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마음의 주문
시모주 아키코 지음, 권영선 옮김 / 이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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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도 못하고", "나이에 안 맞게", "이미 늙어버렸으니까". 무의식적으로 나이의 편견에 사로잡히고, 스스로 자신을 옭아매기도 하는 '나이'. 나이로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내면이 아닌데도 우리는 나이의 영향을 받습니다.


누군가는 우월감의 빌미로, 누군가는 동정의 시선을 갖게 하는 나이. 상대방 나이를 아는 순간 내 마음의 미묘한 변화를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는데, 시모주 아키코 저자의 말을 들으니 아하!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또 저자의 나이가 궁금해집니다만.)


관공서에 기록되어 있는 외적 나이가 뜻밖의 방해가 된 적이 더 많지 않던가요. 연령 제한이라든지 적령기 같은 것들에 익숙한 상태입니다. 특히 일을 빼앗는 것은 빨리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하고 수입이 보장되어 있어도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인 만큼, 어느 날 갑자기 죽기라도 한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노인에게는 임대도 제대로 안 해줍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는 거냐는 저자의 물음은 관성적으로 익숙해진 그간의 사고방식을 깨뜨리는 데 도움 됩니다. 저자는 자신이 만들어낸 '내적 나이'에 집중하자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나이의 영향을 받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라떼는 말이야를 달고 살거나 나이 때문에 체념하는 건 피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흔여덟 살부터 시작해 12년간 했던 클래식 발레 덕분에 아직 몸이 곧게 펴져 있다는 시모주 아키코 저자는 여든둘이라는 나이에 이 책을 출간했습니다. 여든둘이라는 숫자에 묶여 있다고 생각하면 서글퍼지는 게 사실입니다. 보험증엔 후기 고령자라고 쓰여 있지만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으며 스스로 나이를 잘 먹어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일을 하고 싶고, 어딘가에서 자기를 계속 필요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나이,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나이가 분명 있습니다." - 나이 따위, 잊고 살랍니다. 



NHK 아나운서 출신인 저자는 20~30대 시기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충만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말합니다. 당시엔 인형극의 주인공처럼 살기도 했고, 사랑과 일에 흔들리기도 하면서 인생을 배우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이 더 청춘에 가깝다고 합니다. 끝없는 고민, 출구 없는 우울감에 사로잡혔던 시절을 뒤로하고 이제는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실천하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춘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웁니다. (언젠가부터 청춘이라는 단어가 암흑기를 의미하는 게 되어버렸을까요.)


저자는 환갑 때 지인들을 초대해 거창하게 파티를 한 것을 끝으로 더 이상 나이에 연연해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내적 나이는 여전히 60살인 겁니다.


현실의 객관적인 나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인정하면서도 그것에 지지 않는 주관적인 나이를 갖는다는 것 자체에 의미 있음을 알려주는 책 <나이 따위, 잊고 살랍니다>. 내적인 경험이 쌓여 있어 울림을 주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노년 시기에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구나 하며 이해하게 된 점도 많았어요. 특히 다른 사람이 관리하려 드는 게 제일 싫다고 하는 저자의 말에 나이 상관없이 독립된 나를 꿈꾸는 인간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타인의 책을 통해 내 부모님도 가졌을 법하지만 정작 자식에게는 얘기하지 않는 그런 것들을 하나씩 배웁니다.


나이에 맞춰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게 아닌, 자신의 삶의 방식에 맞춰 자신의 나이를 마음대로 선택하면 된다는 <나이 따위, 잊고 살랍니다>. 나이를 핑계로 머뭇거리는 일이 생길 때면 "얼마 안 남은 저의 시간은 제가 알아서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담백하고 쿨하게 지르는 저자의 말을 떠올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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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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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디렉터라는 직업이 나오는 소설은 처음 읽은 것 같아요. 관광객이 몰려드는 도쿄 도심에 자리 잡은 장례식장 반도회관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무거운 배경이지만 읽는 내내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드라마를 펼쳐 보이고 있어요.


남편의 병이 악화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나가쓰키 아마네 작가. 남편이 잠든 시간을 이용해 조금씩 글을 썼는데, 그것이 앞이 보이지 않는 생활에 유일한 버팀목이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의 이름마저도 남편의 기일과 마음을 담은 특별한 필명입니다.


이 소설은 제19회 소학관문고 소설상을 받으며 작가의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 남편을 떠나보내며 경험한 내밀한 감정이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에 담겨있어요. 사랑하는 이를 남겨두고 떠난 사람, 남은 사람의 상실감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격하지 않게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세상의 소란스러움에서 격리된, 엄숙한 의식을 치르는 장소. 즉, 비일상적인 세계다." -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한창 취업 준비하느라 고군분투하는 시미즈 미소라. 원하는 일에 계속 낙방하다 보니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아르바이트했던 장례식장을 다시 나가며 잠시 머리를 식히기로 합니다. 그곳에서 장례 디렉터 우루시바라와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해 주는 스님 사토미를 만납니다. 이들은 미소라에게 어떤 능력이 있다는 걸 눈치채는데...


미소라는 평소 영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기에 민감해 영을 볼 수 있고 느낍니다. 이런 이야기를 남들에게 하면 무서워해서 숨기고 있습니다. 미소라에게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날 사고로 죽은 언니가 있는데 언니의 영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걸 느낍니다. 언니의 영을 제대로 본 적은 없고, 가끔 꿈에 나타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민감도는 다른 영을 볼 때는 잘 발휘되는 편입니다.


영을 볼 수 있고 느끼는 사람이 장례식장에서 일을 한다니.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남겨진 자들의 슬픔이 민감하게 몰려와 기운이 짓눌려 컨디션이 무너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것 외에는 둔감한 편이라 상차림하는 홀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죽음은 결국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의 문제니까요. 죽음을 어떻게 인정하느냐, 어떻게 포기하느냐. 유족이 마음속으로 매듭을 지으면 대부분 죽은 사람도 받아들이는 법입니다." -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미소라의 재능을 알아챈 장례 디렉터와 스님은 미소라와 함께 곤혹스러운 일들을 함께 헤쳐나갑니다. 비명횡사한 사람, 스스로 삶을 마감한 사람,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눈을 감은 사람 등 죽은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강한 미련을 가졌거나, 자신이 죽은 줄 모르는 영도 있습니다.


장례 디렉터 우루시바라는 죽은 이를 잘 보내드리고, 남은 이들은 슬픔이 치유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마음을 써주는 것에 확실한 재능을 보이는 사람입니다. 미소라처럼 영을 볼 수 있는 능력은 없는 대신 날카로운 관찰안이 있습니다. 뭔가 사정이 있어 보이는 장례식이라면 우루시바라가 맡을 만큼 능력 있는 장례 디렉터입니다.


영을 볼 수 있는 미소라와 사토미 스님, 능력자 우루시바라 셋이서 호흡을 맞추며 장례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죽고 나서야 병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워진 어린아이의 영을 보여주는 장면은 특히 애틋했어요. 부모는 아이의 죽음으로 인해 삶의 목적을 잃은 상태고,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이 죽었다는 걸 모르고 있습니다. 부모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으려 하는 아이의 영과 아이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부모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줘야 하는 난관. 어떻게 해야 이별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청춘의 이야기 속에는 장례식장에서 일하려는 딸이 걱정스러운 부모님의 마음도 엿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많이 경험해도 슬픔에 익숙해지는 일은 없다는 걸 미소라도 잘 알고 있습니다. 타인의 슬픔을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면 안 되는 것이기에 오히려 자신의 재능이 괴롭지 않습니다. 보람을 느끼며 할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는 미소라입니다.


미소라, 우루시바라, 사토미 세 사람과 함께 하는 장례식은 떠나는 이와 남겨진 이 모두가 마음의 보살핌을 받는 따뜻한 장례식이 됩니다. 슬픔의 매듭을 잘 지을 수 있는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남은 이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생 드라마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눈물 나게 하는 소설이지만 비통한 슬픔이 아닌 따스한 배려를 받는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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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개정증보 2판) - 복잡한 세상 명쾌한 과학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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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벌써 20년이나 된 책이라고요?! 언제 첫 만남을 가졌는지 가물거릴 정도인데 도서관에서 읽고 과학책이 이렇게 재미있게도 나오는구나 신기해했던 기억은 납니다. 중고등학생 아이들이 읽을만한 과학책으로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사랑받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10년 전 개정증보판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도 그동안 바뀐 내용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해 20주년 기념 개정증보 2판으로 새 옷 입고 나왔습니다. 이쯤 되니 10년 후가 벌써 기다려지네요.


과학 콘서트라는 제목에 걸맞은 센스 있는 목차, 본문 상단에 그 주제를 표현하는 앙증맞은 아이콘이 배치되어 디테일까지 신경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사실 대학생과 일반인을 위해 쓴 책이라는데, 중고등학생들에게도 무척 인기 있는 책이 되었죠.


"물리학적인 사고와 관점으로 복잡한 사회 현상을 용기 있게 대면해 보아요."라는 저자의 멘트처럼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는 인간 사회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이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는 과학을 이야기합니다.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라고 하는 이야기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말 정말 참일까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어쩜! 이런 것도 과학에서 다루는 거구나 싶어 재미있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작된 케빈 베이컨 게임은 정말 3~4단계만으로 연결되는 걸 증명하고 있어 신기했어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에서는 잘 짜인 네트워크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현실은 많은 변수가 있어 딱 맞아떨어지진 않는다고 합니다.


에이, 싱겁잖아! 그런데 이 규칙의 의미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이게 포인트죠. 어쨌든 생각보다 우리의 세상은 작은 세상이라는 것. 저자는 '작은 세상 이론'이 공학적 설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거라는 예측을 합니다. 몇 가닥의 무작위 연결만으로도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감염과 질병 발병에 취약한 세상이기도 하니까요. 이처럼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모두 살펴보고 있어 독자들의 열린 사고를 유도합니다.





복잡계 물리학자인 만큼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것 중에 하나는 카오스 시스템과 프랙털입니다. 음악, 미술, 의학, 경제 등 인간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카오스 시스템을 깨닫는다면 정말 세상이 달라 보일 거예요.


카오스 시스템은 결정론적 시스템과 무작위적인 시스템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제적이지도 않은 반면 자유로울 수도 없는 걸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후 불균형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는 파레토 법칙과 그에 맞서는 롱테일 법칙을 이야기하며 더 깊게 들어갑니다.


어쨌든 카오스 시스템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부구조가 끊임없이 전체 구조를 되풀이하는 프랙털 구조를 가지고, 자연의 리듬과 닮았습니다. 심장 박동도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카오스적인 양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주식 시세에도 그 안에 법칙이 있습니다. 인간관계도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룹니다. 카오스 시스템은 불규칙하지만, 유연하고 역동적인 적응하는 시스템입니다.


학문적으로 새롭게 발전한 내용들을 10주년 개정증보판에서 한 번 커튼콜을, 이번에 두 번째 커튼콜을 선사합니다. 첫 번째 커튼콜에서는 복잡계 네트워크 과학의 약진으로 주목받은 이슈를 소개했고, 두 번째 커튼콜에서는 뇌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과정을 복잡계 현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빛났던 시기의 과학적 이슈를 들려줍니다.


최근 10년 동안은 창의력, 혁신이란 말을 정말 숱하게 들었는데요, 창의적인 사람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과학적으로 살펴본 이야기가 나옵니다. 혁신이 탄생하는 과정의 본질에 집중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알쓸신잡 시즌 1에서 이순신의 숨결을 계산하던 재승쌤은 이 책에서도 산타클로스의 어벤저스급 능력을 계산하며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그러고 보니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도 알쓸신잡처럼 여러 분야를 드나들며 새롭게 보는 눈을 선사하고 있으니, 20년 전부터 재승쌤만의 알쓸신잡은 이미 시작되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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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 - 기시미 이치로의 행복해지는 책 읽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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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독서법 책인가하고 식상해하다 놓쳤으면 후회했을 뻔! 고미 후미타게와 함께 쓴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책이라고 해서 읽어봤는데, 읽어가면서 호감도 급상승했어요. 한국어 원서로 읽었다는 김연수 작가의 책을 인용한 부분 무척 많이 나와요. 몇 줄만 읽어도 생각할 게 많고 너무 재미있다면서 곳곳에 김연수의 문장을 인용해 독서론을 들려줍니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소설가를 꿈꾸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좀처럼 작품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젊은 친구의 모델이 바로 저자 본인이라고 해요. 그만큼 책 읽기를 평생 실천해온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책 <내가 책을 이유>.


철학을 전공하고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저자의 책답게 독서론에 관한 이 책에서도 철학을 배우던 시절에 읽은 책 이야기와 아들러 심리학의 이론을 독서에 연계한 부분이 나와서 일반적인 독서법 책과 결이 다른 느낌이에요.


저자는 책을 읽음으로써 행복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행복이란 뭘까요. 즐겁게 읽으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즐거움은 단지 기분 전환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독서가 그저 기분 전환 이상의 것임을 알려주고 싶어 <내가 책을 읽는 이유>를 썼다고 합니다. 책에 대한 거부감 없이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필요에 의해 읽어야 할 때도 다른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기쁨을 들려줍니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쁨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감정입니다. 저자와의 연결, 책을 매개로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서 느끼는 기쁨은 현실 인간관계가 힘든 이에게도 책을 통해 구원받는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책을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




보통 어떤 책을 읽는가로 사람을 판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어떻게' 책을 읽느냐로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어떻게'라는 부분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요.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고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를 알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남이 추천하는 책만 읽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며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요. 책 읽을 때도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 역시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꽤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좀 이상한데? 좀 억지스러운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은 질문과 반론을 훈련하기에 좋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한테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나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며 생각하는 걸 책을 읽으며 습관화해보는 겁니다. 그래서 저자는 밑줄보다 읽는 도중에 떠오르는 생각을 책 여백에 메모하는 걸 더 선호합니다. 물론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면 그때도 스스로 생각한 다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웃풋에 관한 이야기도 후반에 등장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얘기해 주는 느낌으로 쓰면서 자신만의 아웃풋을 습관화하는 내용입니다.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 혼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을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독서. 다만 이걸 독서의 목적으로 삼으면 즐거움은 훼손됩니다. 내 삶을 음미할 수 있는 독서를 위해 '나는 왜 읽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인생 곳곳에서 저자의 손에 들어왔던 책을 예로 들어 이야기합니다.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저도 난감해지는데, 저자도 그렇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우연한 만남으로 읽은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경우도 소개합니다. 어떤 순간에 책과의 우연한 만남이 읽는 이의 인생을 바꾸는 걸까요. 읽는 사람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평가 좋은 책이라도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


저는 에세이에서 특히 그런 호불호가 크게 작용하는 편이에요. 저자의 삶과 공명되지 않는 한 아무리 유려한 문장도 가슴 깊이 새겨지진 않습니다. 이처럼 책과의 공명이 일어났을 때 그 책은 우리의 삶에 중요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원서로 읽는 즐거움을 위해 한국어를 배운 저자처럼 외국어 공부를 독서와 연결하고, 어려운 책을 내가 이해하지 못했을 때 가져야 하는 태도,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읽기 방법 등 책을 대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야기합니다.


왜 책을 읽는지, 어떻게 책을 읽는지, 책을 읽고 난 후 활용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이 연결해 주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책 읽기를 통해 행복하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니! 그 기쁨을 함께 누려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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