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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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정말 안타깝네요" 혹은 "너무 축하드려요"라는 말을 내뱉고 뒤돌아서서 공허함을 느낀 적이 없으신가요? 80여 년 전 알베르 카뮈가 세상에 내놓은 문제적 인물, 뫼르소는 거짓 감정의 연기를 거부했습니다.


부조리 철학의 정수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은 세상의 관습적 도덕과 충돌하며 파멸해가는 과정을 다룹니다. 리프레시판 『이방인』은 감각적인 흑백 일러스트를 통해 작품의 독특한 정서를 시각적으로 잘 드러냅니다.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알베르 카뮈. 아버지를 전쟁터에서 잃고 청각 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함께 궁핍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카뮈의 인생은 찬란한 지중해의 빛과 죽음의 그림자가 공존하는 모순 그 자체였습니다. 축구를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폐결핵이라는 질병으로 꿈을 접어야 했고, 철학자 장 그르니에를 만나며 사유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정치적 추방을 겪기도 하고,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프랑스 해방 운동에 참여하는 등 치열한 삶을 살았습니다.


195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대문호의 반열에 올랐지만, 정작 본인이 "가장 부조리한 죽음"이라 말했던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한 그의 생애는 그 자체로 하나의 부조리극과도 같습니다.


소설의 포문은 문학사상 가장 논쟁적인 문장으로 열립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패륜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카뮈가 창조한 뫼르소는 사이코패스가 아닙니다. 그는 단지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기를 거부하는 인물일 뿐입니다.





장례식장에서는 눈물을 흘려야 하고, 부모의 죽음 앞에서는 무너져야 하는 게 정상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뫼르소는 요양원에서 온 전보의 날짜가 어제인지 오늘인지가 사실관계로서 중요할 뿐, 그것을 슬픔의 크기로 환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겪는 감정 노동에 대한 카뮈 식의 원형적 저항입니다. SNS에 올릴 슬픈 사진을 고르는 우리보다 어쩌면 뫼르소가 훨씬 더 투명한 영혼을 가진 것은 아닐까요?


그는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도, 시신을 확인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장례식을 마친 바로 다음 날, 해변에서 전 직장 동료인 마리와 데이트를 하고 희극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후 뫼르소는 이웃인 레몽의 치정 싸움에 휘말리게 됩니다. 레몽은 아랍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었고, 뫼르소는 그와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갔다가 그들을 뒤쫓아온 아랍인들과 마주칩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과 아랍인이 든 칼날의 번뜩임에 압도된 뫼르소는 권총으로 아랍인을 사살합니다.


뫼르소가 겪은 감각의 폭주는 태양 때문입니다. "햇볕, 가죽과 말똥 냄새, 니스 냄새와 향 냄새, 그리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피로가 뒤섞여 시야와 생각을 흐리게 했다."라든가 "나는 오직 이마 위에서 울려 퍼지는 태양의 징 소리와, 여전히 내 앞에서 번뜩이는 칼날의 섬광만을 희미하게 느낄 뿐이었다. 불타는 칼날이 속눈썹을 파고들며 아픈 눈을 찌르는 듯했다 그 때 모든 것이 흔들렸다."라고 말이죠.


카뮈는 인간이 얼마나 환경과 우연에 취약한 존재인지를 드러냅니다. 뫼르소의 총신이 흔들린 것은 계획된 범죄가 아니라, 우주적 부조리와 개인의 감각이 충돌한 찰나의 사고였던 셈입니다.


『이방인』의 후반부는 본격적으로 사회적 부조리를 다룹니다. 검사는 뫼르소의 살인 행위 자체보다 그가 어머니의 장례식 다음 날 여자친구 마리와 수영을 하고 희극 영화를 보았다는 사실에 더 집착합니다.


법과 도덕이라는 이름의 사회 체계가 사실은 개별 인간의 진실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통념이라는 대본을 얼마나 잘 따랐는지를 심판한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뫼르소는 살인자라서 사형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슬퍼하는 아들의 연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카뮈는 서문에서 뫼르소에게 씌워진 오해를 끄집어냅니다. 뫼르소는 죽음을 앞두고도 끝내 자신의 진실(거짓 감정을 연기하지 않음)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거짓말하기를 거부한다. 거짓말이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또한, 아니 무엇보다도, 실제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일이며, 인간의 마음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는 일이다."라고 말이지요.


뫼르소는 그 '조금 더 말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라는 성벽 밖으로 밀려난 이방인이 됩니다. 우리가 적당한 감정적 타협에 얼마나 안주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뫼르소의 행보를 목격하다 보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이상동기범죄의 가해자가 떠오르는 건 막을 수 없습니다. 태양 때문에 죽였다는 뫼르소의 답변이 그저 무책임한 가해자의 변명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뮈는 범죄보다 더 위험하게 취급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사회적 기대에 맞춰 슬퍼하지 않는 태도. 『이방인』은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가 한 인간을 심판하는 방식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우리가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연기하느라 잃어버린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지, 사회가 규정한 정답이 과연 나의 진실보다 중요한지 묻고 있는 『이방인』.


하지만 뫼르소처럼 태양 아래에서 온전히 눈을 뜨고, 세계의 부조리를 기꺼이 껴안아 볼 자신은 솔직히 서지 않습니다. 마음으로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단 한 번뿐인 인생의 주인공으로 남고 싶으면서도 말이지요. 생각할수록 이 괴리 또한 참 부조리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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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스트레칭 -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맞춤 운동
박서희 지음 / 리스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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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운동의 목적도 달라집니다. 젊을 때는 더 빠르게 달리고, 더 강한 근육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중년 이후의 몸은 얼마나 오래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가에 초점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 건강을 위해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정작 몸은 이미 예전 같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헬스장의 루틴은 부담스럽고, 유튜브 홈트레이닝은 따라가다 허리가 먼저 놀랍니다. 그렇게 “운동은 해야 하는데…”라는 말이 습관처럼 반복됩니다.


당신의 몸은 정말 늙은 것일까요, 아니면 단지 굳어버린 것일까요? 노화라는 이름의 뻣뻣한 침묵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도구 『시니어 스트레칭』. 슈퍼모델 출신이자 체육학 박사 박서희 교수는 액티브 시니어들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시니어 스트레칭』은 살을 빼자거나 근육을 키우자는 목적보다는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관절의 경직과 근육의 감소, 둔해지는 움직임이라는 현실적인 고통에 주목합니다.


운동을 못 하는 사람이 아니라 운동이 두려운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무거운 덤벨보다 내 몸의 무게를 다루는 법이 절실한 액티브 시니어와 부모님의 건강한 노후를 설계하고 싶은 자녀들에게 추천합니다.





수많은 운동 콘텐츠를 보면서 처음엔 야심 찬 시작을 독려받지만 중도 포기라는 씁쓸한 결말을 맺곤 합니다. 『시니어 스트레칭』은 운동의 문턱을 낮췄습니다. 운동을 특별한 의식이 아닌 세수나 양치질 같은 일상의 루틴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중장년기에 접어들며 변화하는 신체 메커니즘을 분석하여 고강도 운동의 위협으로부터 시니어를 보호하면서도 유연성과 가동 범위를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담았습니다.


모든 동작에 동영상 QR 코드가 달려 있어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확인하며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기만 하면 재생되니, 디지털 기기가 낯선 시니어분들도 혼자서 막힘없이 완벽한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5분, 10분, 20분이라는 시간 단위의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오늘 컨디션이 별로이면 5분짜리 프로그램을 하면 되는 겁니다. 시니어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작은 성취감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장기적인 습관의 형성과 건강 자산의 축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 몸의 생체 주기에 따라 설계한 프로그램입니다. 아침과 저녁 딱 두 가지입니다. 아침 프로그램은 잠자는 동안 휴면 상태에 있던 근육과 관절을 깨우는 과정입니다. 아침 기지개나 수 기운 마사지 같은 동작들은 갑작스러운 움직임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면서 혈액순환을 촉진합니다. 아침의 5분 투자가 온종일 몸의 가벼움을 결정합니다.


저녁 프로그램은 하루 동안 쌓인 중력의 무게와 스트레스의 독소를 씻어내는 시간입니다. 아기 고양이 자세나 모관 운동 등은 신경계를 안정시켜 숙면으로 인도하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저녁 스트레칭은 신체적 이완과 심리적 평온함을 누리며 내일을 위한 진정한 리부트의 과정이 됩니다.


고질적인 통증에 대한 핀포인트 솔루션이 유용합니다. 목, 어깨, 허리, 고관절 등 세월의 흔적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부위를 잘 공략합니다. 요통, 어깨 통증, 소화불량, 좌골신경통과 같은 구체적인 증상들을 완화하는 맞춤형 동작들입니다. 





시니어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동작마다 주의 사항과 대체 동작 안내가 있어 부상을 경계해야 하는 시니어들을 위한 배려가 잘 되어 있습니다. 특정 질환을 앓고 있거나 신체 조건이 특수한 경우를 대비한 가이드라인이 도움됩니다.


밴드를 활용한 확장형 프로그램은 유연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노년 건강의 핵심인 근력과 안정성까지 보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강도 조절 선택이 편리한 밴드는 근력이 약해진 시니어들에게도 최상의 운동 파트너가 됩니다.


『시니어 스트레칭』에서 소개하는 48가지의 메인 동작과 12가지의 밴드 스트레칭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가동성을 유지하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줍니다.


시니어뿐만 아니라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를 달고 사는 이미 조기 시니어화된 몸을 가진 직장인들, 운동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가진 초보자들에게도 안성맞춤입니다. 하루 5분의 투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밝게 빛나는 건강한 노년을 위한 가장 확실한 보험이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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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시대, 우리 아이 지키기
김태온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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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요즘은 식당에서 조용히 밥을 먹기 위해 디지털 공갈젖꼭지라 불리는 태블릿을 아이 앞에 제물처럼 바치는 시대입니다. 뇌과학과 상담심리학의 경계에서 아동·청소년의 마음을 치유해 온 김태온 저자의 『중독시대 우리 아이 지키기』. 저자는 학교와 상담 현장을 발로 뛰며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뇌 발달 특성을 연구해 온 전문가입니다.


중독을 단순히 의지의 결핍으로 치부하던 관념을 깨고, 뇌의 구조적 변화라는 과학적 메커니즘으로 분석합니다. 더불어 뇌는 반드시 회복 가능하다는 희망의 증거를 뇌과학적으로 증명해 내는 회복의 지침을 내놓습니다.


잘파세대에게 디지털은 환경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환경이 아이들의 미성숙한 뇌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여기서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라는 용어를 꺼내 듭니다.


팝콘이 튀겨질 때처럼 강렬하고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고, 일상의 잔잔한 자극에는 무감각해진 뇌를 의미합니다. 뇌의 쾌락 중추인 측좌핵은 폭주하는 반면, 이를 제어해야 할 브레이크인 전두엽은 발달이 지체되는 뇌의 불균형 상태입니다.


숏츠나 릴스를 넘길 때 느끼는 그 짜릿함은 뇌과학적으로 볼 때 정교하게 설계된 사이버 마약의 투약과 다름없습니다. 아이들이 긴 글을 읽지 못하고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유 역시 이 때문입니다.





단순한 언어 능력 저하가 아니라 읽기-이해-분석-판단이라는 전두엽 고차 기능의 퇴보입니다. 실제 상담현장에서도 짧은 심리검사지를 읽고 이해를 못해 한문장씩 풀어주어야 이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자는 한 가지 분명한 약속을 합니다. 이미 늦은 뇌란 없다는 것입니다. 완벽한 관리자가 되려 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자라는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중독을 아이의 도덕적 결함으로 보지 않고 뇌의 아픔으로 이해하는 순간, 비난은 멈추고 치유가 시작됩니다.


김태온 저자는 신경가소성, 즉 뇌는 경험에 의해 스스로 구조를 재구성한다는 원리를 강조합니다. 훼손된 아이의 뇌를 다시 건강하게 돌려놓기 위한 7가지 습관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30분 무자극 시간의 마법입니다. 우리 뇌는 멍하게 있을 때, 아무런 외부 자극이 없을 때 비로소 스스로를 정돈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가동합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습관은 관계와 감각의 회복입니다. 전두엽을 깨우는 3문장 대화는 부모의 일방적인 훈계가 아닌,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의 기술을 알려줍니다. 키보드와 스크린 대신 손을 쓰는 놀이를 강조하며 소근육의 자극이 전두엽 발달과 직결된다는 것도 짚어줍니다.


네 번째에서 일곱 번째 습관은 생활 양식의 근본적인 재설계입니다. 생체리듬의 핵심인 빛을 활용한 회복, 디지털보다 더 도파민을 건강하게 분출할 수 있는 대체 활동 찾기, 스스로 다스리는 감정 조절력을 길러주기 그리고 스마트한 디지털 사용법까지 아우릅니다.


아이의 뇌를 망가뜨리는 주범 중 하나는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먹자싸금 원칙을 제안합니다. 먹을 때, 잘 때, 쌀 때(화장실)만큼은 디지털 기기를 완전히 배제하자는 이 원칙은 가정의 필수 가이드라인이 되어야 합니다.





『중독시대 우리 아이 지키기』는 연령별로 중독의 양상이 다름을 분석해줍니다. 영유아기에는 감각 차단이, 학령기에는 환경 설계가, 청소년기에는 자율적 조율이 핵심임을 일깨워줍니다.


정서적 차원의 회복력에 대한 조언도 귀기울여야 합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뇌의 편도체가 과열되는 것을 막는 6초의 기적 기법은 아이뿐만 아니라 혈압 오르는 부모들에게도 꼭 필요한 명약입니다.


더불어 저자가 소개하는 가장 강력한 치유제는 다름 아닌 자연입니다. 숲을 걷거나 바다를 보며 느끼는 경외심은 뇌의 보상 회로를 정상화하고 전두엽을 깨우는 가장 고차원적인 자극이라고 합니다. 디지털의 인공적인 빛이 흉내 낼 수 없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이야말로 중독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겁니다.


부록에서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30일 실행 플랜, 중독 위기 상황 응급 매뉴얼 등을 갖추고 있어 실용적입니다. 특히 30일 실행 플랜은 7가지 습관을 하루 단위로 구체화해 뇌 회복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를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중독시대 우리 아이 지키기』는 아이의 뇌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신뢰하고, 그 뇌가 건강하게 꽃피울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회복 루틴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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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준비하는 시간 - 세상을 바꾸는 위험한 생각은 어떻게 살아남고 확산되는가
갈 베커만 지음, 손성화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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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혁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거리, 성난 군중의 함성이 먼저 떠오릅니다.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 (The Quiet Before)』의 저자 갈 베커만은 17세기 편지부터 21세기 디스코드까지 아우르며 세상을 바꾸는 위험한 생각들이 살아남는 법을 추적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변화는 광장의 소음이 아니라, 폐쇄된 공간에서의 아주 고요하고 느린 대화에서 잉태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혁명을 정치적 사건으로만 다루지 않습니다. 여기서 혁명은 하나의 매체 환경이며,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연결 방식의 변화입니다. 그래서 정치사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다루는 미디어 철학서이자 사회문화사에 가깝습니다.


1635년 엑상프로방스의 밤. 니콜라클로드 페이레스크라는 역사책의 변두리에 머물던 인물을 무대의 중심에 세웁니다. 갈릴레오처럼 화려한 저작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지중해 전역의 과학자들과 동시에 월식을 관측하는 전대미문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킵니다. 유럽 전역의 지식인들과 수만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급진적인 생각을 이식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편지라는 매체가 가진 느림의 미학에 주목합니다. 편지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허용하지 않기에 오히려 발신자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을 정제하고 검증하게 만듭니다. 답장이 오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 그 공백 속에서 아이디어는 숙성됐습니다. 이를 인큐베이팅이라 명명하며, 급진적 발상에는 반드시 이 발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19세기 영국 맨체스터, 산업혁명의 톱니바퀴 아래서 신음하던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깨닫게 한 것은 무력 충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주 저렴하고도 강력한 도구, 바로 청원서였습니다. 청원이 단순히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흩어져 있던 개인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주었습니다. 이름을 적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 각성이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인큐베이팅이었던 셈입니다.


1935년 영국의 식민 지배 아래 있던 골드코스트(현재의 가나)에서 발행된 <아프리칸 모닝 포스트>의 독자 투고란은 가나라는 아프리카 최초의 독립국을 탄생시킨 도화선이 됩니다.


1968년 모스크바, 소련의 삼엄한 통제 속에서 반체제 인사들이 선택한 매체 사미즈다트(자체 출판물)는 외부의 소음에서 격리된 채 급진적 사상을 정교하게 다듬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구축했고, 90년대 미국의 펑크록 신과 연결된 독립잡지 '진'은 기성세대의 문법을 거부하는 소녀들의 저항의 메시지를 담으며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미래주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이 사용한 선언문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현실을 언어로 먼저 창조해내는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선언문이 가진 선동적이고 단호한 문체가 어떻게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불가능해 보이던 미래를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당겼는지 추적합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으로 시작된 2011년 '아랍의 봄'은 왜 겨울로 끝났을까요?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은 소셜 미디어가 가진 과잉 행동성과 즉시성이 오히려 혁명에 필수적인 인큐베이팅 시간을 박탈한다고 진단합니다.


실제로 '아랍의 봄' 당시 활동가들은 소셜 미디어가 부여한 파괴의 기운에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논의를 놓쳤음을 고백합니다. 분노는 동원했으나 비전을 숙성시키지 못한 겁니다.


반면, 2017년 샬러츠빌의 극우주의자들은 디스코드라는 닫힌 공간에서 자신들의 혐오 섞인 논리를 치밀하게 다듬었습니다. 혁명적 에너지가 성숙할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위험한 사상 역시 어둠 속에서 더 강하게 결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씁쓸한 증거입니다.


그렇기에 2020년 팬데믹 당시 뉴욕의 보건 역학자들이 '붉은 새벽' 메일 그룹을 통해 정부보다 앞서 대안을 제시한 사례, #BlackLivesMatter 운동가들이 오프라인의 감각을 되찾기 위해 스스로 로그아웃을 선택한 사례는 흥미롭습니다.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은 1초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좋아요가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특정 플랫폼이나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임을 일깨워줍니다.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광장의 폭발이 아니라, 그 폭발을 가능하게 하는 고요한 인큐베이팅의 공간과 시간임을 짚어줍니다.


지속 가능한 변화의 동력을 고민하고 있나요? 빠른 반응보다 오래 살아남는 아이디어의 구조를 분석하기 때문에 온라인 시대의 연결과 영향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유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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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벤 존슨
이찬란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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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고 지냈던 다정한 참견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이찬란 작가의 장편소설 『나의 벤 존슨』. 스스로를 1988년 서울 올림픽의 비운의 스타 벤 존슨이라 믿는 한 중년 남자와 월세 낼 돈이 없어 고시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청년 호달의 기묘한 동행 속으로 들어갑니다.


마흔이 되어서야 비로소 글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해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독립을 선택한 이찬란 작가의 삶 자체가 어쩌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경로 이탈과 새로운 시작의 생생한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100미터 결승전이라는 강렬한 역사적 순간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는 2020년대 서울 신림동 고시촌, 이제는 고시생보다 빈민에 가까운 일용직 노동자가 더 많아진 그곳으로 이어집니다.


주인공 호달에게 신림동은 꿈의 요람이 아니라 생존의 사선입니다. 밤샘 알바를 마치고 돌아온 그를 맞이하는 건 버려진 법률 책 묶음뿐입니다. 더 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는 구조가 된 고시촌의 현실을 묘사합니다.


세계신기록 9초 79를 세우고도 단 72시간 만에 약물 복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한 벤 존슨. 그 이름을 자신의 것으로 믿는 정체불명의 남자와 보증금 한 푼 없이 고시원에서조차 쫓겨날 위기에 처한 청년 호달이 만납니다. 소설은 이들의 만남을 실패한 자들이 본능적으로 서로를 알아보는 결핍의 조우로 그려냅니다.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선을 지키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은 하되 개입하지 않는 태도가 사회관계의 방식이 된 시대. 호달이 겪는 고립은 휴대폰이 꺼지는 순간 완벽한 어둠이 되는 현대인의 초상입니다.


정작 마음 둘 곳 없는 호달에게, 벤 존슨 남자는 무례할 정도로 참견하고 훈수를 둡니다. 국수 한 그릇을 같이 먹고, 빈 지갑의 서러움을 공유하며, 심지어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피시방을 습격하는 무모한 여정에 호달을 끌어들입니다. 이 남자가 조력자인지 사기꾼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호달은 난생처음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감각을 깨닫습니다. 호달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세련된 고립보다 과거의 촌스러운 연대가 얼마나 더 인간을 살게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무례함 속에 숨겨진 낡은 애정이 어떻게 개인을 구원하는지, 타인에 대한 관심이 실은 우리가 이 세계에 흩뿌려놓아야 할 소중한 씨앗임을 일깨워줍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벤 존슨은 승리자가 아닌, 추락한 영웅의 대명사입니다. 경이로운 기록 뒤에 숨겨진 약물 복용의 얼룩. 하지만 남자는 그 추락의 기억마저 자신의 정체성으로 안고 살아갑니다. 실패한 영웅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는다는 것은 실패했어도 그 질주 자체가 의미 있었다는 믿음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패배하기로 결심하지 않는 한, 패배의 법칙 같은 건 없어야 했다."라는 문장이 오래 머뭅니다.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호달의 인생이 펴질거라는 장담은 솔직히 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심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절이 주는 위로가 상당히 큽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달릴 이유가 되어줍니다.


둘의 동행, 독특합니다.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결핍을 가진 채로 함께 달립니다. 그게 이 소설이 말하는 연대의 방식입니다. 귀찮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함께 달리는 과정에서 얻은 가족 같은 온기가 그들을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완벽하지 않은 두 주인공이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과정을 통해 나의 실패 또한 인생이라는 긴 트랙의 일부임을 깨닫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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