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저널 - 1820일, 내 삶을 바꾸는 5년 노트
댄 자드라 지음, 주민아 옮김 / 앵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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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살아간다는 것은 그저 생존만이 다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살아갑니다. 5년이란 시간, 짧다면 짧고 길면 긴 1820일. 5년은 대부분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장기 프로젝트로 잡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연구 결과 인생 전반을 바꾸기 위한 성과로 나타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년이라고 합니다. 셰익스피어는 5년도 안 되어 4대 비극과 불후의 명작 5편을 세상에 내놓았고, 13평 아파트에서 살던 아마존 창업자 제프는 5년 후 순수익 100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디자인적 사고법으로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교에서는 3, 4학년들에게 기말고사 대신 자신의 5년 후를 구체적으로 그려보게 만드는 과제를 내준다고 합니다. 모호한 미래와 비전, 자신의 가치, 잠재력 등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이 문제해결 방식을 바탕으로 한 <파이브 저널>. 의미 있는 삶, 자신이 원하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세요. ​


지금의 내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는 사고방식은 내 경험과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펼쳐지기에 한편으로는 편협하고 단조로울 수 있습니다. <파이브 저널>이 던지는 질문은 미처 생각 못 한 다양한 영역에 대해 새롭게 마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삶은 내가 내리는 선택들로 이루어집니다.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을까요. 내 가치와 사명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높은 가치를 좌표 삼아 나아가는 겁니다. 가족, 우정, 건강, 부, 배움, 지속성, 커리어, 커뮤니티, 신념, 진정성, 예술, 여가, 창의성, 모험, 사랑 등 저마다 우선순위로 삼는 가치는 다양합니다. 내가 우선시하는 최고의 가치를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파이브 저널>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해 보는 겁니다. 


가치를 세우는 것은 내 삶의 목표를 인식하는 지름길입니다. 더불어 내 삶의 사명도 찾아보세요. 삶의 좌표를 만들어주는 작은 약속이자 커다란 목적이 되기도 하는 삶의 사명. 유명인들의 사명을 예시로 보여주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짚어줍니다. 


이 책의 장점은 평소 생각했던 것들이 일부 영역에 국한되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는 겁니다. 뭔가 나름대로 목표를 세우고 해왔었지만 사실상 삶의 한두 가지 영역으로 좁게 바라보고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파이브 저널>은 삶의 바퀴에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일, 운동, 여행, 봉사, 교육, 연애, 친구 등 자신의 삶을 이루고 있는 요소에서 부족한 곳이나 아예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투자할 수 있게 합니다. ​





꿈을 써 내려가다 보면 머릿속으로는 '아, 이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잠식되어버리진 않는지요. 불가능한 꿈이었지만 계획 쪼개기를 통해 실현 가능한 일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불가능할 거라 믿었던 것이 현실에 가까워진다는 걸 <파이브 저널>을 쓰면서 직접 증명해 보고 싶지 않은가요? ​


삶은 계속되는 모험이라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때때로 평소와는 다른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길을 단 한 번만 지나가는데도 반복되는 일상만으로 지속된다면 변화의 기회는 오히려 찾아오지 않습니다. 모르는 이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보고, 화려한 색깔의 양말을 신어보고, 예전에 먹어본 적이 없는 채소나 과일을 먹어보고, 무술이나 색다른 춤을 배워보고, 엉뚱할 정도로 놀라운 식사를 준비해는 등 일탈을 했을 때 얻는 경이로움도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


2005년 대학생 3명이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들은 유튜브를 만들었고, 1년 후 16억 달러에 구글에 매각했습니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가 올해의 발명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하나씩 내놓는 습관을 가진다면 5년 후면 250개의 아이디어가 생길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내놓는 아이디어보다 더 많은 수이고, 그중의 몇 개는 천재성이 번뜩이는 아이디어 될 수도 있습니다. ​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짜증 내며 살기에는 삶이 너무 짧습니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내 세상은 달라집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100가지 중에 99가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절망과 두려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자신감, 기회, 해결책에 중점을 두며 기꺼이 바꾸려는 사람으로 살아나가자고 응원합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펜을 들어 5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생각나는 대로 써보게 하는 <파이브 저널>. 지금 그대로 머물러 있겠다는 의지보다 더 크고 강력해질 수 있도록 마음을 정할 수 있게 돕습니다. 책에 직접 쓰는 공간이 있지만 자신의 취향대로 꾸며 쓰는 불렛 저널 사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파이브 저널>로 내 미래를 키워보세요. 


"이것은 당신 시간의 기록이다. 이것은 당신의 영화다. 당신의 꿈과 환상을 마음껏 펼치며 살아가라." - 책 속에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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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 - 책이 나를 살린 순간
공백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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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 공백 산문집 <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 책소개에 초점을 맞춘 독서 에세이나 책 읽는 방법을 다룬 독서법 책과는 다른 결을 가졌습니다.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위기를 독서라는 행위로 소소하게 변화를 일구어가는 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크고 작은 일들이 날카로운 돌부리가 되어 발걸음을 잡아채고 마음을 넘어뜨릴 때, 손을 뻗어 잡은 것은 책이었습니다. 한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주나 점을 보러 다녔다고 합니다. 노련한 맞장구 앞에서 눈 딱 감고 믿고 싶었고 안심했고 위로받고 싶었던 마음. 스스로는 확신을 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남의 말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는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재를 잘 살아내기 위해, 다가올 미래에 닥칠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책이 건넨 조언으로 삶의 태도를 단단히 하는 여정입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할지를 배우는 것은 온갖 불안과 두려움에 빠졌을 때 건강하게 헤쳐 나올 수 있는 힘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스스로를 치유하는 독서를 합니다. '마음의 낙차를 거스르게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책에는 그가 읽은 책의 줄거리나 요약이 전혀 없습니다. 인용마저도 겨우 한두 문장뿐입니다. 구글 드라이브에는 책 속 명문장이 빼곡히 정리되어 있다는 공백 작가. 글 쓸 때도 써먹고 힘들 때도 위로받았지만 의존의 시간이 너무 길었던 건지 청탁 글을 쓰면서 그중 한 장이 인용문으로 채워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 글에는 자신의 사유가 빠져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에서는 인용문이 극히 적습니다. 글을 채우고 있는 건 오로지 그의 경험과 사유입니다. 흔한 독서 에세이보다 이 책이 더 끌리는 이유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 공감대를 끌어내는 건 누구나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내면의 불안이라는 보편성을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조화롭고 현명한 일상을 위해, 곧잘 기운을 차릴 수 있는 힘을 책으로부터 얻는 공백 작가의 이야기 <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 몸과 마음이 체화하지 못하는 시간을 조바심 내지 않고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시간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독서와 사유의 매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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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변상련
김유례 지음 / 유연한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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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입 밖에 내놓지 않는 단어, 똥!  내 평생 '똥'이 들어간 단어를 이 책을 읽으며 다 만난 느낌입니다. 여기도 똥, 저기도 똥...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고자 방콕에서 보내며 마음속 실타래를 풀어낸 <뒷걸음치다가 열대야를 피했다>의 김유례 작가의 두 번째 책 <똥변상련>은 더 시원하고 상쾌하게 비움의 미학을 선보입니다. 


똥방귀 이야기에 입틀막하며 킥킥대다가 지하철에서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생존 게임을 펼쳐야 하는 급똥을 마주하며 결국 세상사는 돌고 돈다는 이치를 깨달은 작가. 누구나 다 똥싸개들이지만 누구도 쉽게 말하지 않는 우리의 가장 흔한 민낯에 대한 이야기 <똥변상련>.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기는 동병상련처럼 먹고 싸야만 하는 숙명을 가진 우리들의 똥에 얽힌 에피소드가 때로는 애잔하게 때로는 빵 터지는 웃음으로 펼쳐집니다. 


똥에 대한 별의별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똥 만드는 기계도 있다 해서 저도 궁금증이 도져 찾아봤어요. 그 기계의 정체는 인체의 소화 과정을 재현한 클로아카라고 부르는 기계입니다. 사람의 소화작용처럼 음식을 넣은 후 똥을 생산하기까지 25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저 거대한 똥통이 축소된 배를 바라보면 인체의 신비를 절감하게 됩니다.


뒷간에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른 것처럼 꽉 막힌 것들이 해소될 때의 그 개운함은 모닝똥, 1일 1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똥 통, 똥꼬발랄, 똥 손, 똥값, 똥폼, 똥고집, 똥줄, 똥 군기, 지우개 똥, 똥개, 별똥별... 그러고 보면 똥을 붙여 만든 단어가 꽤 많고 꽤 자주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찌꺼기라는 것 때문에 더럽게 보면서도 때로는 귀엽게 쓰일 때도 있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똥변상련>에 등장하는 똥이 들어간 단어들은 김유례 작가의 사적인 에피소드가 더해져 웃음을 안겨 준다면, 그 단어들을 마주한 독자 역시 저마다의 에피소드가 쏟아질 겁니다. 억누를 수 없는 똥. 결국은 배출해야 합니다. 신기하게도 마음을 이야기할 때도 이 똥 철학이 유용하게 작용합니다. 배설의 쾌감은 마음의 묵은 짐을 벗어내는 것과도 같습니다. 


"비움에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미니멀라이프 책에나 등장할 법한 문장이 여기에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듯 말입니다. 공중 화장실에 예민한 저자가 최대한 집에서 해결하려면 시간을 정해서 투자해야 했습니다. 채워 넣기에만 바빴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똥과 관련한 짧은 글쓰기의 정수를 보여주는 <똥변상련>. 직설적인 똥 그 자체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똥을 비유한 관계와 상황을 이야기하는 에피소드도 흥미진진합니다.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이들을 두고 똥 싸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라고 말하고, 어려운 처지에 혼이 날 지경일 땐 피똥 쌀 지경이라고 말하듯 인생살이를 비유할 때 똥은 빠지지 않습니다. 


절친 사이에 서로의 안부를 묻는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도 똥입니다. 거리낌 없이 변비에 좋은 차를 추천하기도 하면서 똥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함께 있으면 마음 틈틈이 막혔던 숙변들이 쑥하고 밀려납니다. 


먹고 싸야 하는 존재로서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른 스스로의 두 얼굴을 마주하는 <똥변상련>. 똥이라는 한 글자가 가진 매력이 참 묘합니다. 시원한 쾌변처럼 채우고 비우는 일을 순조롭게 해내는 삶을 희망하는 김유례 작가의 똥꼬발랄한 똥=인생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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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 - 지나치게 새롭고 지나치게 불안한
헤더 헤잉.브렛 웨인스타인 지음, 김한영 옮김, 이정모 감수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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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혁명, 산업혁명을 거쳐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걸까요. <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는 풍요로운 시대이면서 불행하고 위험한 이 시대를 '지나치게 새롭다'라고 표현합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탁월한 능력과 기술을 갖춘 인간조차도 너무 빠른 변화의 속도에 우리의 뇌와 몸, 사회 체계가 어긋나고 있다고 합니다.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병들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체계를 제공합니다. 온갖 함정에 빠지지 않고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미국의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헤더 헤잉, 브렛 웨인스타인 부부는 이 책에서 진화생물학을 바탕으로 본성, 젠더, 건강, 양육, 음식, 교육, 문화 등 사피엔스가 초래한 잘못된 궤도를 수정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자들은 유전적, 문화적 진화를 이해하는 도구로 오메가 원칙(Omega, Ω) 모형을 소개합니다. 도킨스는 문화를 또 다른 원시 수프로 보고 유전자와 똑같이 문화적 특성도 이 수프에서 퍼져나갔다고 설명했지만 이로 인해 본성 대 양육 이분법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실은 그 모든 것이 진화적인 것이기에 <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에서는 유전적 현상과 후성적 현상의 관계를 오메가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정립합니다. 문화 같은 후성적 조절자는 유전자보다 더 유연하고 더 빠르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유전자보다 우위에 있고, 유전체에 도움이 되도록 함께 진화한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지의 것에 대응하는 능력이 탁월해 현재에 이르른 인간의 본성을 역설적으로 현재의 난제를 해결할 원동력으로도 삼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그동안 수렵채집인, 농경인, 공업인 생활에 적응해왔던 21세기 탈공업인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최근 인문 도서를 읽다 보면 자주 마주하는 WEIRD. 현대 서구 문명의 번영을 가져온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은(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이 세계의 주류입니다. 이 책은 이상한 WEIRD 때문에 현대인이 직면하는 문제들을 짚어줍니다. 


재미있는 질문을 던지는데요.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우유를 마십니다. 그런데 다른 어떤 포유동물도 젖을 뗀 뒤 우유를 먹지 않습니다. 성인 중 우유를 못 먹는 유당불내증이 이상한 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유제품을 즐기는 락타아제 지속성이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 특성의 적응 가치는 다양합니다. 가축으로부터 우유를 얻고, 유제품 보존 기술로 식단을 차지하는 양과 빈도가 늘어났고, 칼슘의 조합으로 골연화증을 예방하고 수분 흡수를 유리하게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새로움에 대처할 수 있게끔 설계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색다른 새로움이 더 빨리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그걸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현대인들이 애먹는 착시 문제도 네모반듯한 환경 때문에 생긴 것처럼 새롭고 대담한 기술 이면에는 감춰진 비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다양한 분야의 사례로 들려줍니다. 





자만심과 기술력의 조합 덕분에 인간은 실수하고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특히 과학주의와 과학을 혼동하는 데서 빚어지는 문제가 많습니다. 과도한 일반화 사례도 문제입니다. 유익한 미생물의 결핍으로 만성 질환을 앓는 현대인들입니다. 가장 자연적인 식사법이라며 유행하는 식단들도 그 바탕에 음식에 관한 잘못된 가정이 놓여져 있음을 지적합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건강에 좋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놓치는 겁니다. 지속 불가능한 농업에 전 인류가 의존하는 세계에서는 음식의 역사와 기원을 이해해야 에너지 음료가 음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착각에 덜 빠질 거라고 합니다. 


낮과 밤에 모두 최적화된 눈을 만들어내기란 불가능했기에 우리는 수백만 년을 이어온 주행성 계통의 후손입니다. 밤에는 에너지를 저축해야 합니다. 수면으로 말이죠. 하지만 인간과 수면 사이는 비행기 여행, 소음 공해, 24시간 경제 등 새로움 때문에 어그러지고 있습니다. LED로 오면서 낮 시간대의 특징인 더 차갑고 더 파란빛으로 계속 떠밀리고 있습니다. 


문화는 유전자보다 더 빨리 진화합니다. 변화하는 세계에서 아동기는 유연성의 시기입니다. 아동기를 거치면서 환경에 대해 배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기를 빼앗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현대 세계는 그 자연스러운 과정을 지나치게 방해합니다. 인간에게 가소성이 명확히 드러나는 영역은 문화에 따른 다양한 육아 방식이라고 합니다. 양육에 대한 문화 간 차이를 보여주면서 우리가 어떻게 아이들을 취약하게 만드는지 짚어줍니다. 


<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는 몸과 의학, 음식과 수면, 성과 젠더, 부모와 인간관계, 학교와 교육 그리고 공동체와 정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과연 건강하고 안녕한지를 살펴봅니다. 인간이 탄생하기까지의 기나긴 진화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하는 방식이나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처법들이 매력적입니다. 대단히 빠른 기술의 변화가 가져온 과도한 새로움이라는 질병. 우리의 적응 능력을 능가한 환경의 변화에 맞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현명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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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 - 혼란의 시대를 돌파해 현대 경제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11인의 위대한 생각들
송경모 지음 / 트로이목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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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격랑의 시대를 겪으며 발전해 온 세계. 지금의 경제 사회에 이르게 한 건 혼란과 위기의 시대를 헤쳐온 사상과 혁신의 성과 덕분이었습니다. 개인의 발견, 이상적인 산업 사회, 기업가정신, 국가 시스템, 정보의 대중화, 창조적 파괴와 혁신, 창업 등 여러 사건과 경험이 얽히고설키면서 현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런 변화들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요.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경제학 & 경영 전략 연구개발과 컨설팅업을 영위하는 미라위즈 대표 송경모 경제학 박사의 책 <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 경제학, 경영학, 사회학, 철학 분야를 아우르며 현대 산업 사회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부르는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해 봅니다. 보이지 않는 손, 자유주의 시장 경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한 그를 두고 시장 만능주의, 자유방임주의, 개인의 탐욕 예찬을 옹호하는 인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애덤 스미스가 살았던 시대는 지금 여기저기서 외치는 '혁신'처럼 '계몽'이라는 키워드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합니다. 18세기 스코틀랜드 지식인들이 서로 주고받은 영향을 살펴보며 애덤 스미스의 사상이 어떻게 탄생되고 정립되었는지 알려줍니다. 


그가 쓴 <국부론>은 도덕철학서이자 정치경제학 서적입니다. 한 사회의 개별 구성원들이 어떤 원리를 따를 때 사회 전체의 소비 수준이 최고 수준으로 향상되고 번영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분석합니다. 대표 저서 <국부론>, <도덕감정론>에는 그를 대표하는 카피 '보이지 않는 손'이 딱 한 번씩 등장합니다. 개인이 자신의 노동과 자본 투입에서 오는 자신의 성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낳는데, 이 중간 메커니즘을 그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비유로 표현한 겁니다. 그 보이지 않는 손이 명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공익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각자 사익을 추구할 때 역설적으로 공익이 달성된다는 메시지입니다. 여기서 사익은 이기심이 아니라 단순히 그 개인 당사자에 국한된 일, 그 자신에게 효용을 안겨주는 일을 가리킵니다. 


결국 <국부론>이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건설적 개인주의입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자본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개인의 판단력과 우월한 능력이 결과적으로 사회의 능력과 번영으로 연결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도구, 원시적인 기계 정도에 국한되었던 곡물 경제, 장인 경제시대를 살았던 사람이었지만 모든 사업 경영자의 기본 덕목을 잘 이해한 인물이었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았던 손은 이후 경영이라는 보이는 손을 통해 구현됩니다. 계획형 사회주의자들은 한때 애덤 스미스식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당국의 신과 같은 전능함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대기업 자본주의가 도래하기 전에 살았던 애덤 스미스. 이제는 자본주의를 넘어 경영주의 시대입니다. 전 시대 자본의 속성과 현대의 자본은 다릅니다. 지식노동, 정보화의 확산, 무형자본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그 사이 인간 본성과 심리에 대한 행동경제학과 진화심리학의 이해도 넓어졌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패러다임은 그사이 폐기되고 보완되었습니다. 이처럼 세상을 바꾸겠다며 등장하는 모든 지식은 언제라도 새로운 사회에서 교체되지만 유의미한 족적을 남깁니다. 


애덤 스미스가 보지 못한 기업가를 발견한 장 바티스트 세, 국가의 역할에 주목한 프리드리히 리스트, 신문 산업의 아이콘 조지프 퓰리처, 현대 사회학의 태두 역할을 톡톡히 한 파레토, 창조적 파괴를 알린 슘페터, 생동감 넘치는 혁신의 현장 벤처캐피털의 원조 조르주 도리오 등 경제 패러다임을 바꾼 11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혁신, 개선, 축적의 역사를 보여주는 <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 다방면의 기술 발전이 뒷받침되어 성장한 신문 산업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기자들의 노벨상인 퓰리처상 이름만 알고 있었지 퓰리처의 생애는 모르고 있었는데, 그가 추진한 저널리즘의 의미를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후대인들이 파레토의 법칙이라 부른 80 대 20의 법칙. 상위 소수의 인구가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분석한 데에서 연유합니다. 이후 현대 불균형 상황을 해석하는 데 이 법칙이 자주 인용됩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사회 구성들의 행복감이 큰, 잘 사는 사회를 위한 것들입니다. 더불어 지식의 유용성과 지식의 한계, 위협을 동시에 알린 케인스처럼 이들이 남긴 교훈은 조금이라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삶의 당위성을 일깨우기도 합니다.


먹잇감이 되거나 이용당하기도 하면서 후대가 씌운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 숨은 맥락을 짚어주고 더불어 현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기준을 세워줍니다. 고상한 논변이 가득한 세상보다 실용적인 정신자본이 풍부해지길 염원하는 저자의 바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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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2022-12-0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꼼꼼이 읽고 제대로 리뷰를 해주셔서 저자로서 진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