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면 1 - 애장판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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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의 에피소드 중 ‘기적의 사람’이 2월부터 4월까지 예정으로 연극 무대에 올려져 공연되고 있다고 한다. 유리 가면 애장판 4권에 나오는 '기적의 사람'은 가정 교사인 앤 설리반의 엄격한 애정으로 보이지도 않고,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헬렌을 인간으로서 눈뜨게 하는 데까지를 그린 작품이다.

어느 날, 무협지와 만화 그 밖의 것들을 빌리러 대여점에 남편과 함께 갔다. 남편이 유리가면 애장판이 있는 데로 나를 불러, ‘대여점에 오면 다른 20~30대 여자들이 이 책을 잘 빌려 가는 것 같은데 이거 재밌냐’고 물었다.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사실 나도 아직 접하지 않았으니, 빌려서 같이 읽게 되었다.(우리가 빌린 수많은 만화책 중에, 같이 돌려 읽은 것은 ‘20세기 소년’과 ‘시마 과장(부장?)’ 밖에 없다.) 남편도 퍽 재미있게 음 아주 행복해하면서 읽었는데, 연신 ‘이 애들 눈이 엄청 반짝여!’ 하며 그림 기법을 무척 흥미로워한다.

이 책은 같은 시기에 나온 <캔디>나 <베르사이유의 장미>처럼 구태의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재미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놀랍도록 집중하게 만든다.(마야가 텔레비전 드라마 볼 때 혼을 빼놓고 보듯이) 이 책이 20년 동안 일본에서 연재 중이라고 하는데...... 이 애장판 14권은 사서 갖고 있어도 커다란 의미가 있는, 퍽 탐이 나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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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8-05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늘 서점에서 이 만화 보면서 괜찮겠다 하고 찜해놓고 왔었는데 별 다섯을 주셨으니 봐야겠어요. ^^ 그런데 훌륭한 만화 좀 추천해주세요... 만화에 관심을 둔 지 진짜로 얼마 되지 않아서 뭘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ㅠ.ㅠ

icaru 2004-08-0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이 만화는 대작 축에 속할 거 같아요....
저도 읽은 게 많이 없고...만화는 남편이 보는 거 기웃거리면서 보는 정도인데요...으음....
간츠, 야와라, 꼭두각시 서커스 등등이 재밌고요...
사람들이 추천을 많이 해서..20세기소년도 읽었는데 볼만했어요...
시마과장이라는 것도 재밌는데...제가 읽고 있는데 남편 되는 사람이 옆에 와서 1권을 빼들어 읽고 나선...내가 야하고 유치한 것만 좋아한다고 쿠사리 주대요...후음... 재밌다고 해얄지 말아얄지..
 
아름다운 몸의 혁명 스트레칭 30분 넥서스 30분 1
밥 앤더슨 지음, 이미영 옮김, 진 앤더슨 그림 / 넥서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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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고는 담을 싼 동생이 유일하게 손수 돈을 주고 산 책으로, 그는 이 책을 자매들에게 남겨 놓고 군대에 갔다. 입대할 때 이 책의 부록으로 주는 스트레칭 카드 4매를 챙겨 가고자 애를 쓰는 것 같더니만, 결국엔 입고 있는 옷가지 외엔 암것도 지닐 수 없었던 지라 별책부록 카드 마저도 남겨 두고 갔다. 식구들 중에서 유일하게 운동에 관심이 많고 또 많이 좋아하던 녀석이 산 책이라서, 운동하고 담쌓은 왕초보들이 보기엔 좀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다. 뭐랄까 평소에 토막토막 알고 있던 동작들을 이 곳에 관련 있는 항목끼리 묶어 보기 쉽게 정리해 주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잘못 알고 있는 사실 하나를 이 책을 읽고 교정했다. 그것은 '아플 때까지 하는 스트레칭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다. 몸에도 관성의 법칙 같은 게 작용하는 모양인지, 주로 앉아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내내 앉아만 있다보면 계속 그러한 행동 반경을 유지하기 원하고, 운동을 하고 걷고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으로 굳어가게 된다. 내가 그랬다. 마침내 몸무게도 불어나고, 몸의 마디마디가 뻣뻣해짐에 따른 위험 신호를 뒤늦게 파악하여, 몸을 개조해 볼 요량으로 부랴사랴 재즈 댄스 학원에 같은 데를 수강한다.

그런 델 가면 본격적인 춤 동작이 들어가기 전에 강사의 지도 아래 1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강사는 요래조래 자유자재로 몸을 놀리는데, 수강자들이 따라하기에는 이 동작들이 마치 벌을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통증을 주는 것들이다. 아니 동작 자체가 힘들다는 것은 아니고, 그 동작을 유지하며 15초나 30초 단위로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이 어렵다는거다. 하지만 강사도, 속으로 나도, '이 통증을 참아야 하느니라, 고통없이 얻는 것은 없느니' 라고 했더랬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스트레칭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단다. 아플 정도 하는 스트레칭의 무용함을 역설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부분은 책상 앞에 앉아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다. 하긴, 의자에 앉아서 발목을 돌리고 있거나,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부릅뜨고 혀를 최대한 입밖으로 쭉 빼는 안면 스트레칭을 하고 앉았다보면, 옆에 앉은 사람이 조금 무서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얼굴 근육이 풀리고 발목 근육이 풀려 내 얼굴에 미소가 돌 수 있다면......, 그렇다 난처함은 순간인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몸을 여기저기 움직이고, 얼굴 근육을 씰룩이고 있다. 한 때 잠깐 실행하는 것은 아예 아니함만 못하니, 계속 활용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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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청소부 풀빛 그림 아이 33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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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를 만나기 전에는 아저씨의 앞에 붙은 '행복한' 이라는 수식어만 보고, '세상을 깨끗하게 해 주는 사람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이야기인가 보다' 하며 선입견을 가졌지 뭔가요. 그런데 아저씨를 만나보고 아저씨의 동글동글 커다랗고 순박한 눈에 먼저 반했답니다. 아저씨는 남들이 대단찮게 생각하는 간판을 닦는 청소 일을 하면서도 행복해하셨어요. 그러다가 어떤 꼬마 때문에, 아저씨는 아저씨가 닦는 간판의 인물 이름을 읽을 수는 있지만 그 인물에 대해서는 하나도 알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는 음악가에 대해 알기 위해 음악을 듣고, 작자를 알기 위해 책을 읽었습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천천히 꾸준히 모르던 존재와 사물에 대해서 알아가며 기쁨을 느끼는 아저씨를 보며 저도 행복했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공부'는 출세를 위한 수단이거나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무엇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저씨가 하는 '공부(?)'는 세상을 깨닫고, 글로 쓰인 음악을 읽고, 말로 표현되지 않은 소리의 울림을 들으며 또다른 세상을 만끽하는 것이었어요. 사람들은 배움에는 꼭 때가 있고 그 시기를 놓치면 나머지 인생에서는 더 이상 기회가 없고 그리하여 실패한 이류나 삼류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것처럼 말들을 하지요. 하지만 아저씨를 보고 꼭 세상 이치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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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 - 언어철학
이규호 지음 / 제일출판사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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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좋은 말은 인생의 무거운 짐도 가볍게 하고, 어두운 괴로움과 슬픔을 꿰뚫고 밝은 희망을 가져 올 수 있다. 그야 말로 말이 갖는 힘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하는 속담이다.

우리 생활의 주변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같은 말을 해도 정말 밉고 짜증나게 하는 사람 말이다. 그 사람의 목소리와 그 사람이 전달하는 말들을 항상 접하며 생활해야 하는 우리는 그나마의 불쾌함과 껄끄러운 감정을 조금이라도 덜며 생활하고저, 두 가지 중에 하나의 길을 택해야만 할 것이다. 그 사람의 말을 깡그리 무시하거나, 간도 쓸개도 빼 놓고 허허실실 좋게좋게 들어 넘기거나.

그런데 전자의 방법은 조금 위험 부담이 따랐다. 그는 대개 사회 생활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일 때 나는 '말의 힘'이라는 절대 노골적이지 않으며, 조금은 고급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조금은 초월한 위치에서 짜증나게 하는 상대방의 말을 낯색을 구기지 않고도 잘 받아넘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큰 범위로 분류하자면 '언어 철학' 관련 책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그렇게 딱딱하지않고, 말과 기호, 심리 현상, 생각, 얼, 논리, 삶, 사람됨, 교육, 철학 등등과의 관계를 주제로 쉽고 자세하며 적절한 예로 설명을 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단숨에 넘겨 읽는 책이 아니라 오래 두고, 다시 찾아가며 읽을 성질의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서 그야말로 사람됨을 이룩한다고. 인간은 미리 선천적으로 완성된 고정적인 본질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언어를 발전시키면서 자신의 본질을 형성해 간다. 말이 가벼운 사람은 그의 사람됨이 가벼운 것이며, 말이 무거운 사람은 그의 사람됨이 무거운 것이다. 말에 조리가 있고, 분명한 사람은 그의 사람됨도 조리 있고, 분명한 것이며 말에 두서가 없고 애매한 사람은 그의 사람됨도 두서가 없고 애매하다.

이것은 말을 위한 말을 의식적으로 아름답게 꾸미고 수식하라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꾸민 말은 알맹이 없는 빈말이며, 빈말은 빈 사람을 만든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들어맞는 알찬 말이 중요하다. 언어를 위한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사실을 지향한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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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유혹 - 합본양장본 - 재미있는 열세 가지 색깔 이야기
에바 헬러 지음, 이영희 옮김, 문은배 감수 / 예담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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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양조위와 장만옥 기타 유수한 중국 배우들이 나오는 장예모 감독의 영화 '영웅'을 보면 눈이 짜르르해질 만큼 강렬한 색의 사용이 돋보인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영화를 보았더라면 영화에 대해서도, 책에 대해서도 퍽 할 말이 많아졌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눈을 뜨고 살아가는 한 시선으로 포착되는 모든 사물은 색감으로 와 닿는다. 색은 말그대로 아는 만큼 보인다. 이 책이 색에 관한 한 백과 사전식의 지식을 충족하는데 손색이 없으리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주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생활사와 염색의 역사를 바탕으로, 색과 관련하여 풀어간 책이다. 마치 일본의 독서광 다치바나 독서광처럼, 저자는 부지런히 자료를 모으고 색의 배합과 색의 선호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한 통계를 열심히 내고 있어서 저자 에바 할러의 성실한 노력의 가상함이 엿보인다. 그러고보면 에바 헬러는 참 이것저것가지가지도 하는 사람 같다. 두꺼운 양장본의 그의 소설 <다른 남자를 만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를 통해 처음 만났었는데, 사회학자에 이젠 이름 뒤에 색전문가라는 꼬리표까지 만들어내다니....... 아무래도 이 사람 '여자 다치바나 다카시'같다.

'파랑'은 그리움의 색이다. '파랑은 깊어질수록 우리를 무한한 것으로 이끌며, 순수 그리고 궁극적으로 초감각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운다.' 나는 파랑색하면 홍콩 배우 금성무가 생각난다. 파란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한 브로마이드 한 장이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서..... '빨강'은 광고의 색이다. 광고에는 언제어디서나 빨강이 들어간다. 그런데 의외로 광고에 쓰이는 빨강색 글씨는 읽기 어려워서 시각적으로 효과가 없단다.
'노랑'은 옛날 서양에서는 경고와 화를 의미하는 색으로, 상반되게도 옛 동양에서는 '황제'가 사용하는, 혹은 '좋은', '화해와 우회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쓰였다.

'검정'은 우아한 아름다움의 색으로 디자이너와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흰색'을 뜻하는 서양 여자 이름은 다른 색을 뜻하는 이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흰색이 주는 '쉽게 흥분하지 않는 조용한' 느낌을 여성의 기질에 반영시킨 것 같다. '녹색'은 평민과 시민의 색이다. 그리고 아랍 연맹(아랍의 모든 회원국은 국기에 녹색을 사용한다)의 색이기도 하다. '주황'은 보통 경망스럽고 진지하지 못한 색으로 인지되었다. 하지만 관습에서 벗어난 자유분방함을 주는 색임에도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보라'색에 대한 쳅터가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다. 보라색이 동성애 운동의 색으로 쓰였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또 개인적으로 연보라색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색이 노처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는 해석이 붙어 있다.(그래! 누가 아니래!!!) '분홍'은 흔히 피부색으로 통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피부색이 조금씩 다 다른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란 바로, 자신의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 색을 말한다.

 '금색'을 단순히 '색'속에 포함시켜 말할 수 있는걸까, 이 책에 나온 통계를 보면, 색 중에 유일하게도 금색을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말한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한 0.5%였다. 금색은 '돈'이고 '행운'이며 '사치'이다.

'은'은 금보다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은의 아름다움은 '절제'에서 나온다.

바삭바삭한 비스켓을 연상시키는 갈색은 옛상징에서 여성의 색이며, 땅의 색이며, 출산의 색이었다. 개인적으로 가구 목재에 쓰이는 갈색을 제외한 나머지 갈색은 게으른 느낌을 받기도 한다.

'회색'은 심리적으로 파악하기 가장 어려운 색이라 한다. 모호하고 특성이 없는 무색 무취의 마치 11월달을 연상시키는 그런 색이 회색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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