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기도 소타 지음, 부윤아 옮김 / 해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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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이었는데, 파본이 왔다. 320페이지부터 약 20여페이지가 누락! 누락 부분에 앞선 내용이 중복 수록. 가장 하일라이트 부분에서 맥이 딱 끊김! 책과 출판사에 대한 신뢰까지 뚝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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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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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클라라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인간도 모르는 삶의 진리를 클라라는 알고 있었다. 첨단 과학 문명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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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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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로봇 클라라는 운명처럼 만난 소녀 조시에게 선택되어 조시의 집 AF로 간다. AF는 인공 친구라는 뜻의 가정용 로봇을 의미한다. 근미래 자식들의 친구 겸 돌보미 겸 가정교사 역할까지 할 수 있는 AF는 부유층 사회에 널리 퍼진 인기 상품이다. 클라라는 조시의 친구가 되고자 무던히도 노력하지만 인간의 '외로움'에 관한 감성적인 접근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조시는 남다른 아픔을 지니고 있다. 클라라는 조용히 조시의 곁에 머물며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런 한편 조시가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태양이 머무는 그곳, 헛간으로 향한다.


'나를 보내지 마'는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한참 전에 읽은 소설이다. 그때의 가슴 먹먹해지는 감동과 전율을 지금도 기억한다. 어마어마한 거장이라는 것을 그 한편으로 느낄 수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몇 년 후 그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신작 '클라라와 태양'은 작가 본인도 언급한 것처럼 '나를 보내지 마'와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다. '나를 보내지 마'를 감명 깊게 읽은 독자라면 틀림없이 '클라라와 태양'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무엇보다 이 작가는 문장이 너무 좋다. 미문이나 화려한 비유에 기대지 않고, 인물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그 담백한 문장에 매료된다) 


처음에 이 소설을 펼쳤을 때는 다소 밋밋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2001년 영화 'A.I.'가 얼핏 겹쳐지기도 했다. 뭔가 특별난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나는 잊고 있었다. 이것이 가즈오 이시구로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그는 언제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확 펼쳐 보여주지 않는다. 조금씩, 독자가 작품 속 인물들에게 교감할 수 있도록, 그렇게 천천히 다음 이야기를, 그리고 다음 비밀을 풀어놓는다. 때문에 한참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작가가 만들어놓은 그물에 걸려들어 꼼짝도 못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때부터는 무방비로 작품 속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다. '클라라와 태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일상물처럼 여겨지던 소설이 조금씩 인물들이 품은 뜻밖의 사연과 그들을 단단히 묶은 채 돌아가는 비밀스러운 세계관으로까지 독자들을 바싹 끌어당긴다. 결국엔 또 한 번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클라라의 마지막 선택은 초지능을 가진 인공 로봇이라기엔 너무나도 인간적이었기에...!


소설 속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두 개 등장한다. 하나는 '향상'이고 또 하나는 '태양'이다. 향상은 인간의 유전자를 우월하게 업그레이드하는 첨단 과학 의료 기술을 뜻하는 것이다. 부유층 집안의 아이들은 대부분 향상 과정을 거친다. 향상은 이른바 우성 인간인지 열성 인간인지를 아이 때부터 가르는 기준이다. 하지만 이 향상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신체가 거부반응을 일으킬 경우에는 불치병에 이를 수도 있다. 조시 역시 무리한 향상 과정을 통해 큰 병에 걸리고 만다. 소설 속에서 향상은 과학 기술, 문명 이기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그것과 정반대에 위치한 것이 태양이다. 


클라라는 기본적으로 태양열을 에너지로 작동한다. 태양은 클라라에게 생명의 원천이다. 클라라가 조시의 집에 가기 전에는 늘 쇼윈도에 진열되어 있었다. 그때 클라라는 창밖 도시 풍경에 매료되었다. 태양이 노랗게 품고 있는 그 거리. 생명과 과학 문명이 공존하는 세계. 클라라는 태양을 사랑했다. 그래서 태양을 막는 도시의 공해가 싫었다. 공해를 내뿜는 쿠팅스 기계가 싫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지점이 미묘했다. 클라라는 태양열로 움직이는 존재다. 그래서 태양을 좋아하고 공해를 싫어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메커니즘의 문제였을까? 클라라는 자신이 의식하든 아니든- 태양이라는 자연을 사랑하고 쿠팅스 기계라는 문명에(거기에는 자신의 존재 또한 포함되는데도) 거부반응을 보인 것이다. 클라라는 과학 문명의 힘보다 태양의 힘을 믿는 아이였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을 움직였던 부분은 역시 클라라가 헛간으로 가는 장면이었다. 왜 클라라가 그토록 그 헛간에 집착하는지, 도대체 헛간에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헛간으로 향했다. 그리고 비로소 헛간에서 클라라가 하는 행동, 그 행위에는 과학적 논리적으로 절대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감수성'이 숨어 있었다. 그것은 현대 과학이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위치에서 태양처럼 따뜻하게 인간을 감싸 안아주는 위대한 힘의 본질적인 기운이었다. 우리는,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어른은 이미 그 기운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외면했다. 잊었다. 그래서 잃어버렸다. 인간을 완벽히 인간답게 만드는 그 힘을 인간은 모두 잃어버렸는데, 오히려 클라라는 알고 있었다. 그 어떤 현대 문명 기술로도 이룰 수 없는 기적과도 같은 힘이 무엇인지를!


이 소설은 SF로 시작해서 드라마와 스릴러, 공포, 판타지까지 모두 아우르며 동화적 감성으로 끝맺는다. 많은 작품으로 세계를 감동시킨 거장은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로 돌아와 삭막한 현대인의 가슴에 단비를 내린다. 책을 덮고 나도 클라라가 자꾸 떠오른다. 클라라는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였다. 클라라는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아이였다. 태양이고, 엄마였다. 자식의 건강을 기원하는 엄마의 두 손에 흐르는 정화수였다. 믿음이 있어야 할 곳에 차가운 기계 문명이 꽉 들어차버린 현대인의 마음에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떠난 천사였다. 어째서 지구상의 모든 동물, 식물 그리고 로봇까지 알고 있는 진리를 인간만 모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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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귀신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지음,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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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귀신 -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어느날 수학귀신이 꿈 속에 나타난다. 그 때부터 수학귀신은 매일 아이에게 신기한 수학세계를 조금씩 알려준다. 수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해야만 하는 '교과서'적인 학문이 아니라, 자연과 우주 그리고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판타지'와도 같음을 깨닫게 해준다. 모든 수의 시작이 되는 1의 의미는 무엇이며 가장 위대한 수라 불리는 0의 의미는? 


이 책은 초등학생 용 답게 쉽고 재미있게 수학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지식의 깊이는 대학 과정에서 배우는 수학 이론까지 아우르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두 가지 기능을 한다.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수의 세계를 친절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해 줌으로써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피보나치 수열 등, 우리가 평소 접근할 수 없었던 수준높은 수학의 지식들을 탐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는 것- 물론 수학귀신이 아무리 여러 수학이론들을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지만 나중에 가서는 조금 어려워지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초등학생들은 따라오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기본적으로 동화책 같은 구성을 하고 있기에 거부반응이 들지 않는다. 초등학생이라 해도 동화책을 넘기듯, 계속 읽고 또 읽다보면 적어도 뇌 속에는 그 이론의 체계가 자신도 모르게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먼 훗날 그 수학이론을 제대로 공부하게 될 날이 오면 적어도 이 책을 읽지 않은 이들에 비해 훨씬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아무튼 수학귀신과 함께 떠나는 수의 신비한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고 유쾌하다. 몰랐던 지식을 알아가는 지적 흥분도 만만치 않다. 


더구나 마지막 날 밤, 수학귀신이 아이와 함께 '수학천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장면은 왠지 모를 감동마저 느껴졌다. 수학귀신과 함께 한 나날 속에서 투정쟁이 아이는 스스로 뭔가를 깨우치려 하는 성숙된 소년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수의 신비를 알아가는 것은 곧 인생의 신비를 알아가는 것과 다름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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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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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 강력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팬데믹에 빠진 인류. 이 바이러스 때문에 조류와 포유류, 어류가 거의 전멸한다. 치료제 덕분에 인간은 살아남지만 육식이 사라진 세상이 되어 버린다. 이로 인해 인간의 클론을 대량으로 사육해서 그것으로 육식을 대체하게 된다. 인권주의자들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지만, 소수의 부자들은 인육을 먹는 행위를 당연하게 여긴다. 육용으로 사육되는 클론은 안락사 후 반드시 머리를 잘라 제거한다. 이는 최소한의 윤리적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머리는 먹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머리가 잘린 몸통은 가공 처리되어 식품으로 배송되거나, 가정에서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몸통 그대로 배송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전직 장관의 집에 클론 몸통과 함께 잘린 머리까지 함께 배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여기까지 설정만 놓고 봐도 이 소설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상상력에서 출발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시라이 도모유키는 일본 내에서 파격적인 상상력과 엽기적인 설정으로 유명한 추리작가다. '인간의 머리는 먹기 힘들다'는 금기시되는 카니발니즘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심장이 약한 사람은 읽기 전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그러한 세계관을 가진 소설 치고는 그렇게 잔인하거나 혐오스러운 장면 묘사는 별로 없다. 이 소설은 고어 스릴러도, SF 호러도 아닌 어디까지나 본격 추리소설이다. 클론과 식인이라는 독특한 키워드는 작가가 본격 추리를 마음껏 발휘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그만큼 엽기적인 설정 위에서 펼쳐지는 가설과 추리는 탄탄하고 논리 정연하다. 


특히 배송된 잘린 머리 하나를 두고 논리적인 가설이 쏟아지고, 몇 번이나 뒤집히는 추리 전개가 가히 압권이다. 이는 작가의 다른 작품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와 비슷하다. 이 작가는 작법은 독특한 설정 하나를 던지고 그 속에서 각기 다른 무수한 추리의 실을 뽑아내는 것이다. '추리-반박-새로운 추리' 이렇게 '추리 부분'에 있어선 빈틈없이 꽉 짜인 완성도를 선보인다. 다만 아쉬운 것은 드라마 부분이었다. 추리 전개에는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반면 드라마성은 조금 약하다. 어쩌면 작가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어서 이야기에 '드라마'가 약하다는 약점을 엽기성 혹은 플롯 비틀기로 채우려는 게 아닌가 싶다. 


파격적인 상상력과 곳곳에 드러나는 작가의 악취미 같은 설정들로 인해 괴작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역시 '불가능해 보였던 사건'을 치밀한 논리로 뒤집는 '추리 파트'는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본격 추리'를 좋아하는 독자, 엽기적인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그리고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를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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