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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소재로 한 최고의 호러영화

검은 물밑에서는 필자가 개봉 전부터 굉장히 손꼽아 기다려 온 영화였습니다.

특히 주연 여배우 구로키 히토미(천리안에서 무척 카리스마 있게 등장한 여배우, 그리고 '골든볼'의 히토미)의 살아있는 연기는 역시 일품이었습니다. 천리안때부터 제가 좋아한 배우이기도 하지만 사실 굉장한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굴도 예쁘고 연기도 잘하고~~ 나이가 40대인데 굉장히 어려 보이는 얼굴이며~~ 게다가 모델 출신인지 키도 엄청 크더군요~~
더불어서 아역 배우들의 연기를 거론해 보자면 딸 이쿠코 역, 귀신 미츠코 역 두 꼬마 애들 모두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이쿠코 역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꼬마 여자애였는데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좋은 연기란 튀는 연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지요, 캐릭터 속에 완전히 스며들어 연기를 하고 있다는 티가 전혀 나지 않는 연기가 정말 좋은 연기지요)
그리고 미츠코 역을 맡은 여자애 역시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귀신 꼬마애 하니 생각나는데 작년에 개봉된 한국 공포영화 '폰'에서도 귀신들인 꼬마애가 한명 나오죠. 미츠코는 극중에서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시종 침묵으로 일관합니다.(마지막에 딱 한마디 하는데 굉장히 오싹하면서도 왠지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카리스마란 굉장했습니다.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폰의 여자애는 굉장히 오버를 하며 나 무섭지,를 강조했었지만 조용한 미츠코가 정색을 하고 눈이라도 한번 흘기면 기겁을 하며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것은 아역들의 능력 보다는 전적으로 감독의 능력이라고 해야겠지요~!

다들 잘 아시겠지만 스즈키 코지의 동명 소설 '어두컴컴한 물밑에서'를 '링'의 명콤비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영화화 한 것이지요. 그래서 굉장히 궁합이 잘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즈키 코지의 소설을 가장 영화로 잘 옮기는 사람이 나카다 히데오 일 것입니다.

또한 히데오 감독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호러계의 대가 입니다.(이미 헐리웃에서 감독 제의가 들어왔다지요~)

검은 물밑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괴담이야기 입니다. 식스센스처럼 기막힌 반전도, 링 처럼 기발한 스토리 전개도, 큐브 처럼 번득이는 아이디어도 없습니다~

실종된 소녀가 유령이 되어 나타난다는 단순한 귀신 이야기에 불과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가진 미덕이란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평범한 스토리를 가지고 흥미롭게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야 말로 감독의 역량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쾅쾅 울리는 사운드는 거의 없습니다. 조용히 물 흐르듯이 흐르는 소름끼치는 배경 음악 위로 열린 문틈, 좁은 엘리베이터, 혹은 비오는 거리 등에서 슬그머니 스쳐 지나가는 유령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은 인간이 어느 순간 진짜로 손에 땀이 나고 등골이 오싹해 지는지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는 듯 해보였습니다. 주변의 소리와 일상의 사건들을 조합해서 미궁같은 두려움을 서서히 뽑아냅니다. 관객들이 어느 순간 긴장감이 극대치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는 바로 그 순간에 상상 속에서 거대하게 부풀려진 공포의 실체를 단 한번 터트리며 결정타를 날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짜집기 스토리에 사운드의 기교로만 얼룩진 국내 호러물에 입맛이 길들여진 사람들이라면 좀 밋밋할 수도 있겠지요~

공포란 뭔가 거대하고 흉포한 인상을 풍길때 오히려 비대하게만 느껴지는 법이지요. 그래 저거 정말 공포영화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 이미 그것은 공포가 될 수 없습니다. 나 귀신이야, 하는 느낌이 팍 들게 되면 그 순간 긴장감도 팍 떨어지게 마련이니까요.

누구라도 일상 속에서 경험 해 보았음직한, 이를테면 한 밤중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지만 아무도 없을 때, 바로 그러한 때에 우리는 뼈 속 깊이 스며드는 진정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공포도 일상의 세심한 관찰과 인간 심리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가 필수적인 것이지요. 그런 것들을 무시하고 외국의 거대 슬래셔 무비만을 쫓다가는(혹은 성공한 유령영화들의 모티브를 흉내내려고만 하다가는) 매니아들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겠지요~!

이 영화는 일상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불행과 그것이 아파트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어떤 식으로 참담한 비극을 그려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이 공포는 동떨어진 세계의 악마나 살인마 따위가 아니라 조용한 아파트(너무나 조용해 인적이 거의 끊긴듯한)가 어느 순간 위령제를 치루어야 할 지옥의 온상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악몽을 그린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 공포감은 우리들의 불안한 영혼 깊숙이까지 스며들수 밖에 없는 진짜 공포가 되는 것이지요~~

이쯤에서 결론 짓도록 하지요.

필자는 검은 물밑에서에 별 네개 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링' 같은 불멸의 걸작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헐리웃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완벽한 일본 적인 공포라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네요. 유령이야기를 다루었지만 '식스센스'나 '디아더스'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으며 귀신영화의 교과서인 '엑소시스트'를 흉내내려고 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이는 탄탄한 원작 스토리가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지만 감독만의 독보적인 공포철학이 확고하였기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겠지요. 역시 대가 다운 솜씨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물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가 거의 없었지요. 있다고 한들 앞으로도 물을 소재로 이만큼 잘 만든 공포영화는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네요. 무섭고 감동적이며 긴 여운을 주는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였습니다.

(끝으로 몇 마디 더, 영화는 원작 소설과는 다른 면이 많습니다. 그러니 소설과 영화를 모두 보시는 것이 좋을 듯싶네요~~~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쾅, 하고 물이 쏟아지는 장면은 공포영화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명장면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영화가 슬프면서도 암담한 느낌의 공포감 때문에 오랫동안 가슴 한 쪽이 먹먹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p.s '령'이라는 영화가 물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라는데 이상하게도 필자는 별로 기대가 되지 않네요~ '검은 물밑에서'부터 '링''주온' 어쩐지 이런 영화들의 아우라를 언제까지나 국내 영화계가 울궈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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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공포영화의 꽃!

다소 생소한 공포영화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알려지지 않은 수작이다.

유럽공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알젠토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소아비 감독의 대표작으로서 당시 평론가들에게 공포영화의 꽃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아우보리즈 공포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

다리오 아르젠토의 수석 제자 답게 마카로니식 공포를 표방하고 있어서 그 분위기가 유럽 잔혹 공포영화와 꼭 닮아 있으나 거기에다 미국식 슬래셔 무비의 빠른 템포를 겸비해서 영화는 숨이 막힐 정도의 스릴과 긴장감들로 넘쳐난다. 스승을 뛰어넘는 눈부신 연출력을 보여준 것이다.

간략한 내용을 말하자면 폭풍우가 쏟아지는 한 밤중에 폐쇄된 극장안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담고있다.

다소 평범한 내용이지만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공포를 최대치 까지 끌어올린 감독의 천재성이 놀라움의 경지다.

순간순간 심장이 마비되는 듯한 명장면들도 무수히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이를테면 연극과 실제를 벽을 허물어 버리는 무대 위의 예술적 살인, 잔혹의 극을 달리는 드릴 씬이나 전기톱 절단 씬, 화장실 씬, 라스트 마루에 꽂힌 열쇠 씬 등...!

특히 마지막에 살인마와 주인공 사이에서 일어나는 아슬아슬한 추격전과 가슴조이는 심리전은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이자 공포영화에 길이 남을 명 시퀀스로 제대로 된 피의 향연이 무엇인지 예술적으로 보여준다. 시체와 음악, 고양이와 휘날리는 깃털, 그리고 살인마의 절대적 카리스마~!

끝으로 영화의 재미를 한 층 더해주는 영화음악 역시 최고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환상적인 음악과 사운드는 공포영화의 수준을 몇 단계나 끌어올리며 예술로서 승화시키고 있다. 과연 공포영화의 꽃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수작임이 분명하다.

의외로 보지 않은 사람이 많은 숨겨진 걸작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최고의 호러 영화!!

하지만 비디오로 출시된 아쿠아리스는 너무나도 많이 칼질이 되어 있다는 게 아쉬운 점. 다 잘려 나가서 명장면들에 대한 온전한 감상이 불가능함.

p.s 원제목은 stage f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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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의 겁나게 무서운 복수극!

 

비슷한 소재를 다룬 두 공포영화 '공포의 수학열차'와 '발렌타인'을 소개할 까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포의 수학열차'는 걸작이고 '발렌타인'은 졸작이라는 겁니다~!

우선 두 영화의 간략한 소개를 하자면,

'공포의 수학열차'는 1980년도에 만들어진 '할로윈'의 아류공포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할로윈'의 대성공은 유사 슬래셔 무비의 대량생산을 낳게 되었는데 '공포의 수학열차'도 그 중 하나인 셈이죠. 다만 타 아류작과는 달리 '할로윈'의 제이미 리 커티스가 주인공을 맡았고, 조금은 독특한 색깔을 지닌 공포영화라 할 수 있죠. 그도 그럴것이 소재면에선 참신했다고 볼 수 있었으니까요. 오죽하면 '공포의 수학열차'가 나온 이 후 이 영화를 패러디한 아류작들도 꽤 있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발렌타인'이나, 81년도에 만들어진 '버닝' 83년도에 만들어진 '공포의 여학생 기숙사' 98년도에 만들어진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등의 영화들이 모두 '공포의 수학열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온 아류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대학교 신입생 파티때 한 얼간이(아마도 왕따인 듯)가 여섯명의 아이들에게 큰 놀림을 당한 후 미쳐버리지요.(상당히 심한 장난이었습니다! 누구라도 미쳐버릴 정도로...) 그 후 졸업파티때 열차 안에서 그 여섯명의 아이들은 차례 차례 잔인하게 죽어갑니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런 복수극의 틀을 최초로 확고히 마련한 작품이 바로 '공포의 수학열차'가 아닌가 싶군요. 이듬 해 만들어진 '버닝'이 우리들에게 더 잘 알려지긴 했지만 '버닝'의 구성은 '공포의 수학열차'의 복사판이라 할 수 있죠. '공포의 여학생 기숙사' 역시 늘 아이들의 표적이 되어오던 늙은 사감이 죽자, 그녀의 기형아 아들이 복수한다는 비슷한 방식의 내용이죠.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는 그 형식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역시 '공포의 수학열차'가 만들어 놓은 과거의 잘못과 몇년 후의 복수극이라는 틀은 흡사하지요.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공포의 수학열차'를 배껴온 타 작품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발렌타인'의 경우는 예외입니다.

'발렌타인'은 '공포의 수학열차'가 만들어진 이 후 무려 21년이 지난 올 해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더 발전된 환경에서 영화가 만들었졌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21년전에 만들어진 '공포의 수학열차'보다 훨씬 더 뒤떨어집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공포의 수학열차'와 별반 다를게 없어보입니다.
어린시절 왕따를 당하던 한 학생이(오프닝은 또 캐리를 그대로 배꼈음... 그대로 배꼈음에도 상당히 어설픈이유는 과연~~) 결국 정신 이상자가 되어서 훗 날 자신을 왕따시켰던 아이들을 발렌타인데이를 전후로 해서 차례 차례 죽여나간다는 이야기 입니다.
'공포의 수학열차'의 구성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도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이 떨어지는 지루함으로 계속됩니다. 그나마 제일 괜찮았던 첫 살해장면을 빼면 모든 살해장면이 '13일의 금요일'의 살해장면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발한 살해장면이나 참신한 연출력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단 한장면도 없지요. 짜증이 날 정도로 질질끄는 라스트에 10살 이상이면 누구라도 생각해 낼 수 있는 뻔하고 밋밋한 반전.(그것도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

솔직히 제이슨 친구^^로선 '발렌타인'에 상당한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리뷰를 보았을 때 그 옛날 필자를 떨게 했던 최초의 공포영화 '공포의 수학열차'와 분위기가 비슷할 거란 착각을 했기 때문이죠.
그것은 정말로 착각이었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제이슨 친구를 단 한순간도 긴장시키지 못한 채 어이없게 끝나버리더군요.

나름대로 분석을 해 본 결과 영화가 그렇게 졸작이 된 이유는 다음의 몇가지 이유들에서였습니다.

첫째, 감독의 엉성한 연출력이었습니다.
즉 '캠퍼스 래전드' 1편을 연출하며 평단으로 부터 나름대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기작을 한 껏 기대하게 만들었던 제이미 블랭크 감독이 '캠퍼스 래전드'에서 보였던 연출력에서 조금도 발전된 것이 없었다는 것이죠. 감독에게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히 너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티가 역력하더군요. 공포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참신한 시나리오, 참신한 살해장면, 참신한 분위기 이상 세가지를 들 수 있는데 감독은 시나리오도 살해장면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독특함을 조금도 나타내려 하지 않았습니다.(어쩌면 더이상 보여줄 것이 없었거나 참신함이 바닥나 버렸을 지도...) 수없이 보아온 다른 공포영화속의 장면들을 그대로 배껴와서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그것은 다시말해서 감독의 연출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둘째, 주연배우들의 엉성한 연기력 입니다.
솔직히 영어로 연기하는 미국배우들의 연기력을 평가해내기란 상당히 힘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렌타인'의 모든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은 형편없었음이 여실히 드러나더군요. 거의 한국영화 '찍히면 죽는다'에서 보여줬던 신인배우들의 엉성한 연기와 맞먹더군요.
공포영화에서 주연배우들의 공포연기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연기가 엉성하면 관객들이 공포스런 상황에 전혀 몰입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셋째, 10대들 위주의 깜짝흥행에만 너무 의존했다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스크림'의 놀라운 성공 이 후 헐리우드에선 '스크림'의 아류작으로 10대용 슬래셔무비는 찍기만 하면 본전 이상은 건진다는 설이 나돌고 있답니다. 그래서 작은 규모의 영화사에선 앞다투어 10대용 슬래셔 무비를 찍어내기에 바빴고 그로 인해서 '스크림' 이 후 유사 영화들이 약 100편정도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100편의 영화들 중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그것들은 '나는 네가~' 시리즈와 '캠퍼스 래전드'시리즈를 필두로 '캐리 2''파이널 데스티네이션''할로윈H20'등 적어도 본전의 두,세배 이상은 거두어 들이는 작은 성과들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스크림'의 영향력이 엄청났다는 것과 소리지르기를 좋아하는 10대들이 있는 한 슬래셔 무비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했죠.
'발렌타인' 역시 이 기류를 타고 작게나마 한 몫 챙겨보자는 얄팍한 상술로 만들어진 졸작에 불과 한 것이죠. (솔직히 이런 영화들의 대부분이 엄청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지므로 '발렌타인'도 역시 본전 이상은 뽑았을 것임) 하지만 이러한 지루한 슬래셔 무비가 얄팍한 상술로 계속해서 붕어빵 찍어내듯 만들어진 다면 머지않아 슬래셔 무비 전체가 소멸되고 말 것임은 불을보듯 뻔한 결과일 겁니다. 그것은 마치 지겹도록 '13일의 금요일'과 '나이트 메어'의 아류만 찍어대던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의 공포영화 시장과 다를바가 없지요.(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공포영화계에 있어서 암흑시대라고 할 수 있었지요. 다행히도 그것을 '스크림'이 화려하게 부활시켜 놓았는데 다시 암흑기로 접어들고 있군요...)

끝으로 '공포의 수학열차'와 '발렌타인'에 대해서 몇가지 부연설명을 더 하면서 마칠까 합니다.

우선 '공포의 수학열차'는 '할로윈'과 제이미 리 커티스의 팬이라면 놓쳐선 안되는 영화입니다. 열차라는 폐쇄공간의 공포를 적절히 활용하여 순간순간 극도의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과 라스트 제이미 리 커티스와 살인마와의 약 10분간의 사투는 피를 말린답니다. 세계적 마술사 데이빗 카퍼필드가 특별출연도 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필자가 최초로 극장에서(초등학교 6년때) 동생과 단 둘이 본 슬래셔 무비로서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본 유일한 영화랍니다. (공포영화라면 귀신이 나오는 것이 전부인 줄만 알았던 그 시절, 죽은 줄 알았던 살인마가 계속해서 벌떡 벌떡 일어서는데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답니다^^;)

'발렌타인'은 바비인형같이 예쁜 여자 주인공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외엔('스타쉽 트루퍼스''와일드 씽'의 여주인공 데니스 리차드가 나옴) 즐길수 있는 아무런 장치도 없군요. 며칠전에 본 또 하나의 졸작 공포영화 '캠퍼스 래전드2'(언급할 가치도 없는 영화...) 와 함께 당당히 올 해 최악의 공포영화로 기억됨은 물론이고 아마도 바로 비디오로 나올 듯 싶군요~!!

*개인적으로 두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로는 '공포의 수학열차' 에서는 라스트에 살인마에 의해 제이미 리 커티스의 귀걸이가 뜯겨 나가며 귀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발렌타인'은 그나마 첫번째 살해장면인 시체실에서의 살인장면이 제일 봐 줄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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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멘토 Memento 2000 >

2000년, 미국, 드라마/스릴러/미스테리, 113분

감 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 연 : 가이 피어스, 캐리 앤 모스, 조 판톨리아노

- 2001년 선댄스 영화제 월도 솔트 각본상 수상!
- 2000년 도빌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비평가상
- 시네-라이브상 수상! / 2000년 시체스 카탈로니아 영화제 각본상 수상!
- 2000년 런던 비평가협회 올해의 각본상 수상! / INDB 선정 역대 최고 영화 9위 선정!

-"천재는 이렇게 탄생된다!"
-"식스센스, 유주얼 서스펙트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결코 예상치 못할 잔혹한 반전!"
-"50여년전 ‘라쇼몽’에서 구로사와 아키라가 진실의 근거를 뒤흔들며 해냈던 작업을, 크리스토퍼 놀런은 반세기 후 기억에 대해 비슷한 방식으로 완수했다"
-"2000년 세계는 천재감독 스탠리 큐브릭을 잃은 대신 2001년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새로운 천재감독을 발견했다."
-"전세계를 항복시킨 완벽한 두뇌게임."

당신의 두뇌를 조롱하는 잔혹한 반전!

이제껏 봐온 최고의 천재적 각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랍니다. (올해 내가 본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통상적인 영화와는 달리 거꾸로 진행되는 독특한 내러티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단기기억증에 걸려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주인공의 철저한 주관적 시점을 따라서 영화도 약 10분 분량으로 끊어져서 역순으로 연결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각 단락의 첫 장면은 다음 단락의 마지막 장면과 일치한다는 거죠.

이것이야 말로 메멘토만의 천재적 구성이라 할 수 있답니다.

제목에서 의미하듯이 각 단락의 첫 장면에서 항상 기억의 단서가 될만한 물건이나 장소, 독특한 제스쳐등이 등장하죠. 즉, 어째서 주인공은 저러한 물건을 지니고 있어야만 했는지, 어째서 저런 곳에 있어야만 했는지, 어째서 저러한 행동을 취하고 있어야만 했는지는 오로지 관객들에게 주어진 숙제로 남겨진 채, 결국 다음 단락의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야 고리가 맞물리듯 자연스레 연결이 되어지며 고개가 끄덕여 지죠.

이러한 구성와중에도 관객들은 주인공 레너드와 함께 부인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야 하며, 그 와중에 만나는 수수께끼같은 인물들의 정체 또한 밝혀내야 하는 큰 미스테리를 안고 가게 됩니다.

여기서 감독은 또다른 단서들을 삽입시켜서 관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합니다. 바로 한 단락이 끝날때마다 등장하는 레너드의 전화씬입니다.

전화씬은 흑백으로 처리되어 영화가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조금씩 보여지며 그것은 역순으로 구성된 본 사건과는 반대로 제대로 된 시간순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전화씬은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맥락으로 작용됨과 동시에 그렇지 않아도 복잡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를 더욱 더 꼬아 버리는 작용도 하지요.

자, 여기까지만 본다면 영화를 보기도 전에 뇌가 꼬여버려서 질리실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직접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면 113분이라는 런닝타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는 긴박하게 흘러갑니다. 단 1초도 긴장감을 풀 여유를 주지 않는답니다. 게다가 감독의 비상한 두뇌로 만들어진 기막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주인공은 물론이고 주변인물들의 세심한 표정하나까지 놓쳐선 안됩니다. 전 세계를 감쪽같이 속여버린 <식스센스><유주얼 서스펙트>의 경험을 결코 잊어선 안될겁니다. 한 장면 한 장면 모두가 감독이 정교하게 만들어낸 퍼즐같은 복선들이니까요.

평단으로 부터 10분마다 참지 못하는 흥분을 제공하는 금세기 최고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를 항복시킨 충격적인 두뇌게임의 창시자는 영국 출신의 신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입니다.
그는 메멘토를 찍기전의 필모그라피에는 <미행>이라는 60분짜리 흑백단편영화 단 한편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두번째 연출작인 메멘토로 그는 비평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올해 그의 나이는 불과 31세. 다음 영화로는 워너브라더스의 <불면증>이라는 작품으로 알파치노, 힐러리 스웽크,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하는 대작이죠.

한편,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 레너드 역의 가이 피어스는 메멘토로 일약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LA컨피덴셜>때부터 연기력으로는 케빈스페이시, 러셀 크로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연기력을 지닌 배우였죠.

메멘토에서 가이 피어스는 자신이 가진 역량의 120%를 발휘한 듯,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소름끼칠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거의 절대적이라 볼 수 있답니다.

그 외에 캐리 앤 모스, 조 판톨리아노의 탄탄한 연기파 조연들의 연기력도 치밀한 영화구성에 큰 한몫을 차지하죠.

스릴러 영화의 특성상 더이상 영화에 대해서 얘기했다가는 영화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으므로 여기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라스트 반전을 제외하고) 오프닝 크레딧이 뜨는 영화의 가장 첫 장면 입니다.

실제 영화의 제일 끝 부분에 해당하는 장면으로 필름을 되돌린 것 같은 거꾸로 흘러가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탄피와 부서진 안경이 거꾸로 움직이며 모든 것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장면이 일품이었습니다. (특히 쭉 뻗어 있던 레너드의 손에 권총이 착, 날아와서 쥐어지는 장면~!!왠지 카리스마가 넘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무튼, 직접 보시고 평가하세요!
(보고 나면 한번 더 보고 싶어 질 겁니다.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때 처럼...)

끝으로 한마디 더, 만약 이 영화를 한번만 보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했다면 당신은 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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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교수 2004-05-0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멘토 정말 감명깊게 본 작품인데 아쉬운 것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하나도 수상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각본, 편집상 정도는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었는데 정작 하나도 수상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해 각본상은 '고스포드 파크'에게 돌아갔었는데 그 작품 역시 워낙 각본이 대단한 영화라 천재적 각본의 '메멘토'를 과연 누를만 하구나 싶었습니다~!~
 

황홀한 선율과 강렬한 공포의 유혹! 그 소녀는 너무 예뻤다!

 

페노미나는 다리오 알젠토 영화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이라고 평가받는 그의 잔혹살해씬이 이번 영화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그렇다고 해도 다리오 알젠토의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일반호러물의 고어씬과는 분명 차별화 됨~)

특히 어린 시절의 제니퍼 코넬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매력포인트다.

몽유병에 걸린 제니퍼 코넬리는 우연히 몽유상태에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그 일로 인해서 무시무시한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녀에겐 남다른 능력이 하나 있었는데 모든 곤충이나 벌레들, 심지어는 동물들과도 심적인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아무리 하찮은 벌레 한 마리에도 지극한 애정을 가지는 소녀이니 벌레들이라고 그녀의 마음을 몰라 줄리 없을 것이다.

이 영화는 무수한 명장면들로 가득한데, 우선 초반에 등장하는 제니퍼 코넬리의 슬립워커씬은 그야말로 공포영화사에 길이 남을 화려한 명장면으로서 가히 명곡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테마음악과 어우러진 뛰어난 시각적 영상미는 정말로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몽롱한 최면상태에 빠져들게 하기엔 손색이 없다. 특히 강렬함과 애절함이 함께 녹아 있는 멋들어진 배경음악은 공포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영화음악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솔직히 그 음악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좀 비약하자면 그 음악 하나만으로도 왠만한 공포영화 10편 이상을 감상한 것보다 더 놀랍고 독특한 신비함을 체감할 수 있다. 꼭 경험해 보시길~!)

그리고 친구들로 부터 놀림을 당하던 제니퍼 코넬리에게로 모여드는 벌레씬은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이자 최고의 명장면이다. 꿈을 꾸는 듯한 멋진 배경음악과 함께, 기숙사 유리창을 빼곡히 둘러싸버리는 벌레의 무리를 보고 있노라면 묘한 흥분감과 그로테스크함이 뒤섞여 가슴마저 뭉클해지는 기막힌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압.권~!

다만 아쉬운 것은 서두에 언급했듯이 다리오 알젠토만의 전매특허이자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아트한 살인장면이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프닝 살해씬이나, 라스트의 살해씬 장면은 역시 그의 명성답게 잔혹함과 아트함의 극을 달리는 명장면이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추리물과 미스테리기법을 적절하게 혼합된, 이제껏 보지 못한 환상적인 호러물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그의 위상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잘만들어진 공포영화다. (특히 시나리오의 완성도면에 있어선 역대 다리오 알젠토 영화들 중에서 최고라고 본다) 흥미롭고 참신한 설정에 무시무시한 연쇄살인과 머릿속이 아찔해지는 환상적인 영상미가 곁들여진 걸작이다.

끝으로 필자만의 베스트 씬을 꼽자면, 제니퍼 코넬리가 파리 한마리를 가지고 홀로 범인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씬을 꼽고 싶다. 제니퍼를 이끌며 범인의 흔적을 찾아 열심히 허공을 맴도는 파리 한마리와 그 뒤를 쫓는 제니퍼 코넬리의 갸날픈 모습이 넓은 들판과 어우러져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그 시절 애띤 미모의 제니퍼 코넬리는 정말 예뻤다!!

p.s이 영화 역시 국내 비디오 출시판은 몇 몇 장면들이 삭제되어진 편집판이므로 완전한 감상을 할 수는 없다. DVD출시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 무삭제로 출시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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