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DVD+OST)
타키타 요지로 감독 / 기타 (DVD)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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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알다시피 빙의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사고로 딸의 몸속으로 엄마의 영혼이 들어가게 된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한마디로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딸 모나미의 몸으로 들어온 아내 나오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남편 헤이스케는 모든 것을 둘만의 비밀로 하기로 합니다.
이 영화를 칭찬해 주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자칫 위험한 선을 넘어 무겁고 낯뜨겁게 진행될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시종일관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로 이끌었다는 점입니다.
딸의 몸속으로 들어온 아내라는 대단히 파격적인 소재임에도 금기의 선을 넘지않는 제작진의 의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약 선을 넘었다면 영화는 근친상간이라는 불륜이 되었겠고 그것은 곧 폐륜적이고 더티한 질낮은 성인 멜로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관객들의 혼을 빼놓을 만큼 멋진 스토리텔링 능력과 뛰어난 연출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불륜이라는 어두운 분위기를 일체 배제한, 그래서 청소년들도 부담없이 볼 수있는 밝은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사실 선을 넘기기란 쉽죠. 자극적인 영화가 되어버리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관객들을 붙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선을 넘기지 않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비밀>은 대단히 코믹한 에피소드들로 가득합니다. 딸의 몸이 된 나오코가 펼치는 학창생활과 남편 헤이스케와의 미묘한 갈등이 일본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무장해서 재미를 선사합니다. 조금은 과장된 듯한 튀는 캐릭터들과 뜻밖의 사건들로 이야기는 중반을 넘길때까지 끊임없이 폭소를 자아냅니다.
하지만 워낙에 원작소설이 탄탄한 구성을 지닌 탓에 영화는 단한번의 늘어짐도 없이 오히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전혀 예측불허의 또다른 국면을 맞게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오코는 점점 모나미 화가 되어가고 그래서 모나미로소의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게되죠. 헤이스케의 입장에서도 아내가 그립기는 하지만 무리하게 붙잡을 수만은 없는 실정인지라 모나미의 몸을 가진 나오코가 완전히 모나미로서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더 이상 줄거리를 얘기할 수는 없겠네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예측할 수 없는 반전들이 꼬리를 물다가 마침내 가슴찡한 최후의 반전까지, 모든 것을 비밀로 하겠습니다. 직접 감상해보세요~! 초강력 추천작입니다!!

끝으로 영화의 하일라이트는 헤이스케가 모나미의 몸이 된 나오코를 자신들의 첫 데이트장소인 등대로 데려가는 장면입니다.
등대 아래에서 헤이스케는 나오코를 놔주고 모나미로서 받아들이기로 결심을 하는데 이때 감미로운 테마곡과 함께 눈물맺힌 히로스예 료코의 연기는 감동 그자체였습니다.
겉은 딸이지만 속은 아내인 미묘한 감정처리를 놀라우리 만치 완벽하게 연기해내며 '사요나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이제껏 영화를 보며 진정으로 감동을 받은 적은 <러브레터>에서 한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한번, 그리고 <비밀>이 세번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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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데이 - [할인행사]
안톤 후쿠아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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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경찰청 13년 경력의 베테랑 마약 수사관, 알론조 해리스 경관(덴젤 워싱턴). 그는 오랜 세월 거리의 범죄자들과 씨름해온 탓에 어느덧 정의감은 퇴색한 채,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나름의 생존기술을 터득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이용, 오히려 불법을 자행하면서 필요악이라는 명분으로 모든 걸 합리화한다.

이러한 알론조 밑에 새로 들어온 신참 제이크 호이트(에단 호크). 인정받는 형사가 되겠다는 야심을 갖고 마약반에 들어온 제이크는 견습삼아 하룻동안 알론조를 따라나서지만 그에겐 상상치도 못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닌 선배 경관 알론조에게 경외감을 느끼던 제이크는 그와 함께 할수록 점차 혼란에 빠진다. 서로의 판이한 가치관으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은 점차 파국을 향해 치달아가고 결국 모든 것이 알론조가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제이크는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훈련일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다소 평범한 제목의 영화라 내용까지 평범할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 투캅스를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사실 투캅스식의 평범하고 흔한 카테고리에서 훨씬 벗어나 있다. 이 잔악무도한 영화는 LA 경찰이 갱과 마약, 폭력과 배신이 들끓는 비열한 거리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두명의 대조되는 인물을 내세워서 크게 두가지로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남겨진 자들만의 몫 일테다.

영화의 갈등구조는 두 형사의 만남에서부터 이미 시작된다. 이 극명한 대립구조는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며 초반 30여분이 지날때까지 그 흔한 총격전 한 번 등장하지 않음에도 관객들을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게 묶어 놓는다.

신참내기 제이크는 베테랑 형사 알론조와 첫 만남에서 둘 사이에 뭔가 범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그 불길한 모호함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불안함과 긴장감으로 뒤바껴가고 마침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파국을 초래하기에 이르런다.

경찰학교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잊어라,고 말하며 시작되는 베테랑 형사 알론조의 모호한 생존이론은 제이크를 단숨에 혼란에 빠뜨린다. 살아남기 위해선 경찰학교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잊고 거리의 법칙을 배워 나가라고 충고하는 알론조는 힘과 권력, 범죄와 법망, 타협과 옹호, 거래와 해결에 대한 독특하면서도 불쾌한 해법들을 제시하면서 위험으로부터 생존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하지만 신비스러울 정도로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닌 알론조에게 제이크는 점차 빠져들기 시작하고 그만의 생존방식 속으로 서서히 융화되어간다.

하지만 시종일관 감옥에 갈테냐, 집으로 갈테냐를 외치며 극단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알론조의 불법적인 행위들은 이내 제이크로 하여금 분노와 환멸을 느끼게 하며 피할수 없는 비극을 부르게 한다.

영화가 빛날 수 있었던 여러 요소들 중에는 우선 감독 안톤후쿠아의 리얼하고 빠른 템포의 연출감각을 들수 있겠다. 실제로 그는 뒷골목의 갱들을 섭외해서 거칠고 살벌한 뒷골목의 풍경을 실감나게 그려내었다.

각본의 힘 또한 대단했다. 치밀하게 계산된 시나리오는 관객들의 예측을 일찌감치 따돌리고 사건이 전개될수록 더욱 강렬한 힘을 발휘했다.

드라마의 긴장감을 적시에 밀고 당겨서 극적 재미를 배가시킬 줄 아는 감독의 탁월한 능력은 정교하게 짜여진 미장센과 어우러져 심장박동 소리까지 전달될 듯한 현장감 넘치는 화면들을 선사한다. 특히 후반부의 충격적인 반전은 보는이의 뒷통수를 때리기엔 충분하며 극악무도한 느와르의 느낌을 생생히 살려낸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도 덴젤워싱턴의 완벽연기가 없었더라면 그 빛이 바래질수 밖에 없었으리라.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단연 덴젤워싱턴의 흡입력 넘치는 연기력일 것이다.

이제 그의 연기에 대해선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듯싶다. 눈 빛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강한 카리스마는 이미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에 버금갈 수준이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으로도 이미 증명이 되었듯이 그의 연기는 더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완벽 그 자체였다.(덴젤의 카리스마에 주눅들지 않고 투혼을 발휘한 이산 호크의 연기력이 무색할 정도였으니)

트레이닝 데이는 미국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역대 덴젤워싱턴 영화중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1억불이라는 대성공을 거둔 빅히트작이 평단으로부터도 열띤 찬사를 받아내기란 무척 힘들다. 하지만 (흡사 알론조의 시니컬한 웃음처럼, 비웃기라도 하듯) 트레이닝 데이는 폭력적인 느와르의 형식을 띠고도 평단과 관객 모두로 부터 열렬한 지지를 얻어냄과 동시에 느와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트레이닝 데이는 조용하게 시작해서 폭풍처럼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영화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미국 내에 암처럼 깊게 뿌리밖혀있는 경찰과 폭력세력간의 비열한 암투를 적나라하게 들추어내며 현실은 이러하다는 주제를 하루라는 제한된 시간속에서 강렬한 방식으로 전개시킨 수작이다.

끝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영화의 도입부였다. 아침 거리, 날이 밝으며, 들뜬 기대를 안고 집을 나선 신참내기 형사와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베테랑 형사가 만나서 대립적인 갈등구조를 보이는 초반 대화씬들이 왠지 인상에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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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미 - [할인행사]
이시이 다카시 감독, 이노우에 하루미 외 출연 / 미디어소프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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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의 아슬아슬한 연쇄살인극!

'프리즈 미'는 2001년 개봉된 일본 호러영화로 미이케 다케시의 '오디션' 이 후 최고의 호러무비라는 찬사를 받으며 평단과 관객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화재작이다.

동네 오빠들에게 어릴적부터 심한 폭력을 당해온 여자가 성장한 이 후까지도 자신의 아파트로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는 그들을 한명씩 차례로 응징한다는 단순구조를 가진 이야기이다. 언뜻 웨스 크레이본의 극악무도한 공포물 '왼쪽 마지막 집'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가 관객은 물론이고 평단에서까지 별 다섯개라는 찬사를 받은 이유는 '왼쪽 마지막 집'과는 또 다른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딸을 잃은 부모들이 살인마를 응징하는 '왼쪽 마지막 집'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을 한순간에 바꿔버리는 전도를 시도했다면, 이 영화는 끝까지 주인공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게 만든다. 즉, '왼쪽 마지막 집'이 초반에 여학생들을 살해하는 건달들을 강자로 그렸으나, 나중에는 부모들에게 힘없이 죽어가면서 약자의 모습으로 뒤바뀌게 그려, 오히려 그들을 응징하는 부모들을 강자의 모습으로 그려나갔다면, '프리즈 미'는 끝까지 주인공을 약자의 이미지로 그려 나간다는 것이다.

어릴적부터 자신을 괴롭히며 강간과 폭력까지 서슴치 않게 자행하던 동네 오빠들(건달들)에 대해 늘 정신적인 공포감을 가지고 있던 나약한 여주인공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지 못한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의 보복이 두려웠기도 했겠지만 자신의 나체사진까지 그들이 소유하고 있던터라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던 것.
그 와중에 주인공은 성장해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후 회사에 취직해서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들을 하나씩 잊어나간다. 하지만 그녀에게 또 다시 찾아온 그 건달들은 마땅히 묵을곳이 없다는 핑계로 그녀의 집에서 머물게 되며 또다시 그녀를 괴롭힌다. 그들이 그녀의 회사에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며 사진을 뿌리는 사건이 터지자, 마침내 그녀는 그들을 모두 죽여버리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녀는 건달무리들을 한명씩 아파트로 유인해서 살해한 후 커다란 냉장고에 시체를 유기한다. 한명을 죽이고 나면 곧바로 다음 목표물이 들어오고 그런식으로 계속해서 연쇄살인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살해장면들이 철저히 주인공의 주관적인 시점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비록 살인을 하는 이는 주인공 이지만 여전히 강자는 덩치큰 건달들이며 약자는 연약한 주인공 여자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해서 실수라도 하는 날엔 오히려 주인공이 곧바로 힘쌘 건달들에 의해서 죽을 수도 있다는 아슬아슬함이, 살해장면 내내 보는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관객들은 어느순간부터 교묘한 감독의 연출력에 걸려들어서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의 불안한 심정과 하나가 되어 버린다. 과연, 이번 살인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모든 것이 들통나 버리는 게 아닐까? 상황이 역전되어 그녀가 당하는 것은 아닐까?

시체가 점점 많아지자 냉장고도 더 필요하게 되고 그 많큼 들킬 위험도 더 많아지게 되면서, 그 스릴러적인 긴장감의 구도는 끝까지 관객들을 붙잡는 힘으로 작용한다. 아슬아슬한 첫 살인장면부터 관객은 곧 주인공이 되어서 위험천만한 연쇄살인의 현장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프리즈 미'는 개봉당시 일본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으며 호러 최강국은 역시 일본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수작이다. 보는 시각의 차이는 개개인마다 다 다르므로 몇몇 이들에겐 아주 불쾌하고 재미없는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대다수의 관객 및 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은 것이 사실이며 그만한 가치가 발견되어진 작품임에 분명하다.

끝으로 주연을 맡은 이노우에 하루미의 뛰어난 연기력에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호흡소리마저도 생생히 느껴지는 듯한 사실적인 연기가 압권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냉장고에 가득히 보관되어진 시체들을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죽어 있을 때가 더 아름다워!'라고 말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이다. 정말- 인간이란, 차라리 죽어 있을 때가 더 아름다운 것일까. 어떤 사악함도 폭력도, 상처도 눈물도 줄 수 없는- 죽어 있는 그 모습이 차라리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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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 [할인행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조 판톨리아노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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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항복시킨 완벽한 두뇌게임

필자를 K.O시켜버린 놀라운 작품! 이제껏 봐온 최고의 천재적 각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식스센스, 유주얼 서스펙트와 비교될 정도!) 영화는 통상적인 영화와는 달리 거꾸로 진행되는 독특한 내러티브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단기기억증에 걸려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주인공의 철저한 주관적 시점을 따라서 영화도 약 10분 분량으로 끊어져서 역순으로 연결된다. 재미있는 것은 각 단락의 첫 장면은 다음 단락의 마지막 장면과 일치한다는 것. 이것이야 말로 메멘토만의 천재적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제목에서 의미하듯이 각 단락의 첫 장면에서 항상 기억의 단서가 될만한 물건이나 장소, 독특한 제스쳐등이 등장한다. 즉, 어째서 주인공은 저러한 물건을 지니고 있어야만 했는지, 어째서 저런 곳에 있어야만 했는지, 어째서 저러한 행동을 취하고 있어야만 했는지는 오로지 관객들에게 주어진 숙제로 남겨진 채, 결국 다음 단락의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야 고리가 맞물리듯 자연스레 연결이 되어지며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러한 구성와중에도 관객들은 주인공 레너드와 함께 부인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야 하며, 그 와중에 만나는 수수께끼같은 인물들의 정체 또한 밝혀내야 하는 큰 미스테리를 안고 가게 된다. 여기서 감독은 또다른 단서들을 삽입시켜서 관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바로 한 단락이 끝날때마다 등장하는 레너드의 전화씬이다. 전화씬은 흑백으로 처리되어 영화가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조금씩 보여지며 그것은 역순으로 구성된 본 사건과는 반대로 제대로 된 시간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전화씬은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맥락으로 작용됨과 동시에 그렇지 않아도 복잡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를 더욱 더 꼬아 버리는 작용도 한다. 또한 전화씬에는 레너드가 회상하는 과거의 장면들이 단편적을 보여지는데 이 장면들이 미스터리의 결정적 복선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머리는 더욱 아파질 수밖에 없다. 

자, 여기까지만 본다면 영화를 보기도 전에 뇌가 꼬여버려서 질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면 113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는 긴박하게 전개된다. 단 1초도 긴장감을 풀 여유를 주지 않는다. 게다가 감독의 비상한 두뇌로 만들어진 기막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주인공은 물론이고 주변인물들의 세심한 표정하나까지 놓쳐선 안된다. 전 세계를 감쪽같이 속여버린 <식스센스><유주얼 서스펙트>의 경험을 결코 잊어선 안되는 것이다. 한 장면 한 장면 모두가 감독이 정교하게 만들어낸 퍼즐같은 복선들이니!
평단으로 부터 10분마다 참지 못하는 흥분을 제공하는 금세기 최고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를 항복시킨 충격적인 두뇌게임의 창시자는 영국 출신의 신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다. 그는 메멘토를 찍기전의 필모그라피에는 <미행>이라는 60분짜리 흑백단편영화 단 한편이 존재할 뿐이었다. 두번째 연출작인 메멘토로 그는 비평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성공을 거둔 것.
한편,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 레너드 역의 가이 피어스는 메멘토로 일약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나게 되었다. <LA컨피덴셜>때부터 연기력으로는 케빈스페이시, 러셀 크로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연기력을 지닌 배우였다. 메멘토에서 가이 피어스는 자신이 가진 역량의 120%를 발휘한 듯,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소름끼칠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이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거의 절대적이라 볼 수 있다.
그 외에 캐리 앤 모스, 조 판톨리아노의 탄탄한 연기파 조연들의 연기력도 치밀한 영화구성에 큰 한몫을 차지한다.

스릴러 영화의 특성상 더이상 영화에 대해서 얘기했다가는 영화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으므로 여기서 소개를 마쳐야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라스트 반전을 제외하고) 오프닝 크레딧이 뜨는 영화의 가장 첫 장면이다. 실제 스토리의 제일 끝 부분에 해당하는 장면으로, 필름을 되돌린 것 같은 거꾸로 흘러가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탄피와 부서진 안경이 거꾸로 움직이며 모든 것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장면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특히 쭉 뻗어 있던 레너드의 손에 권총이 착, 날아와서 쥐어지는 장면~!!왠지 카리스마가 넘치는 장면이었다)

직접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이 기막힌 미로의 놀라운 결말이, 과연 어떤 모습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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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 4 - 할인행사
조셉 지토 감독, 코리 펠드만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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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충격! 심장박동수 증가! 식은땀 범벅!

"13일의 금요일 4편 파이널 쳅터"  13일의 금요일은 1980년에 1편이 만들어진 이후로 1년에 한편 정도씩해서 꾸준히 속편이 만들어졌고, 드디어 1984년에 4편인 "파이널 쳅터"가 개봉되었습니다. 미국 개봉시 당당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시리즈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수립했었지요. (역대 13일의 금요일 중 최고의 흥행수익을 올린 영화가 바로 4편!) 우리나라에도 1편이 예상외의 흥행을 기록하자 곧바로 4편을 수입해서 역시 괜찮은 수익을 벌어들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80년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관객동원을 한 공포영화는 서스페리아, 헬나이트, 그리고 13일의 금요일1,4편임, 모두 서울관객만 30만선 이상을 동원했음)

당시 우리나라에선 "블랙 후라이데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이 되었었는 데, 각종 메스컴에서 엄청난 광고를 했던걸로 기억됩니다.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인것 마냥 소개를 했었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들의 반응들도 대단했었다고 하더군요. (아직 어렸던 저로선 보고싶어 미칠 지경이었으나, 미성년자 관람불가라 볼수 없었음)

13일의 금요일 4편은 파이널 쳅터라는 부재를 내건 만큼, 시리즈의 완결편적인 분위기를 냅니다. 오프닝부터 1,2,3편의 명살인 장면들을 보여주며 시작하죠. 그리고 본 이야기에 들어가면서 왜 이영화가 시리즈중 최고의 흥행을 기록 할 수 있었는 지를 알게 해줍니다. 솔직히 2,3편도 아니고 4편이 흥행에 대기록을 수립했다는 것은 누구라도 고개를 갸웃거릴 일이지요. 갈때까지 간 공포영화의 시리즈물에서 더이상 볼거리가 뭐가 있겠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리즈 중 최고로 파워풀한 살인장면들로 꽉 채워져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이 영화가 성공하게 된 이유라면 믿어집니까? 1편에서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라스트의 목절단 장면이 있었지요. 그런데 공포영화 속편의 법칙처럼 회를 거듭할 수록 죽이는 방법이 더 잔인해 져야 하는 데, 2편과 3편에선 오히려 1편보다도 못한 살인장면들로 관객들을 지루하게 만들었죠. 1편의 라스트 목절단 장면같은 예술적인 잔인함, 그것에 목말라했던 13일의 금요일 팬들을 실망시켜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목마름은 4편에서야 비로소 시원하게 해소되게 됩니다.

1편의 목절단 씬을 가볍게 뛰어넘는 제이슨의 파워풀하고 엽기적인 살인기술에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결국 4편은 제이슨의 역동적고 잔인무도한 살인장면들 때문에 대 성공을 거둘수가 있었던 거지요!!(성공 이유조차도 너무나 엽기적임) 게다가 4편의 성공에는 바로 슬래셔무비 최고의 살인마 캐릭터인 제이슨 부어히의 카리스마도 한몫을 하고 있죠. 1편에서 모습을 감추며 소극적인 살인을 하던 어머니 폴리스 부인과는 달리, 제이슨은 그 모습을 당당히 드러내며 쉴새없이 과감한 살인을 하지요. (본인은 제이슨의 살인장면들에서 이루 말할수 없는 시원스런 통쾌함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느꼈음...단번에 제이슨의 팬이됨) 물론 제이슨의 등장은 2편에서 부터였고, 하키마스크도 이미 3편에서 부터 쓰고 나왔으나, 하키마스크를 쓴 제이슨의 모습을 가장 멋지게 표현한 것은 시리즈를 통틀어서 4편이 최고입니다. (정말입니다. 시리즈를 전부다 보시면 제 말에 공감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제이슨의 힘, 그것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이제껏 그 어떤 공포영화에서도 볼수 없었던 캐릭터, 한치의 인정이나 감정따윈 찾아볼수 없는 무지막지함, 타락한 젊은이들을 단 한번에 처형해 버리는 잔임함, 게다가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레벨이 업그래이드 되어 더욱 강력해지는 힘! 그것은 이제껏 수없이 만들어진 그 어떤 공포영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카리스마 그 자체라 할 수 있죠!(18년전에 만들어진 공포영화임에도 작년에 국내에서 만들어진 아류작 "해변으로 가다"와 비교해보면 해변...은 말 그대로 애들 소꿉장난임을 알 수 있죠.) 그리고 당시로선 1편의 충격을 능가하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4편의 라스트 씬! 그것은 영화를 보던 관객들, 그누구 하나도 예상치 못했던 반전임에 분명할 것입니다.(그 충격의 라스트는 공포영화에 길이 남을 명장면임)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그 소리... "Die!Die!Die!...." 

13일의 금요일4편은 1편과 함께 시리즈중 가장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임엔 분명합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해진 제이슨의 모습도 볼 수가 있지요. 게다가 1편을 능가하는 빼어난 살해장면과 박진감 넘치는 극한의 전율! "파이널 쳅터"가 시리즈 중 최고의 공포성을 자랑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상적인 인간으로서의 제이슨은 4편까지 등장합니다. 6편부터 부활한 제이슨은 더이상 인간이라고 할 수가 없지요. 인간과 괴물의 중간쯤에 위치한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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