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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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5개국어로 출간되어 현재까지 800만부 이상 팔린 '아프리카'문학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구전되어 내려오는 것이 더 많았던 아프리카 문학의 고전이라고까지 불리는 이 소설의 작가 치누아 아체베는 1930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났다. 목사 아버지를 둔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고 미션 스쿨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가 들어간 나이지리아의 이바단 대학교도 그당시에는 런던 대학교 소속이었다고 한다. 나이지리아 방송국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아프리카 여러 지역과 미국 등을 여행하게 되었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게 되었다. 그의 첫 소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를 발표한 것은 1958년 그의 나이 28세때였는데 그때 나이지리아는 2년 뒤 1960년 영국의 식민지령으로부터 독립을 약속받고 정권 이양을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첫 소설 이후로도 출판을 거듭하면서 치누아 아체베는 출판사 편집자, 외교관 활동, 대학 선임연구원등의 활동을 하였고 문예지 창간을 주도하기도 했다. 1972년 그의 나이 42세때 미국 애머스트 대학의 객원교수로 초빙된 것을 계기로 미국의 다른 작가들과 교류하게 되고 이후 코네티컷 대학 객원 교수, 나이지리아 대학 교수를 거쳐 57세때는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고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나이지리아 최고문화훈장인 국가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2004년 그에게 주어진 나이지리아 연방공화국 지도자 훈장은 나이지리아 정치 상황에 대한 항의로 수상을 거부하였다. 아프리카와 미국, 유럽을 드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2013년 미국에서 지병으로 사망하였다. 

작가가 활동한 시기는 나이지리아가 영국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나 독립하여 새로운 국가 설립이라는 당면 과제로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가치관 등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시대였고, 아마 그런 일종의 붕괴와 건립을 동시에 목격하면서 그는 아프리카의 이전 역사부터 되돌아보다가 영국 제국주의 체제의 침입이 이루어지던 19세기 말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읽어보면 이 소설은 역사소설이나 고발성 강한 소설로만 읽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치 아프리카에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 책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오콩코라는 한 개인의 일대기 같기도 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아프리카의 관혼상제를 비롯한 풍습, 설화, 민속, 규범 등을 소개해주고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첫 페이지부터 주인공인 오콩코가 얼마나 용맹스런 사람인지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오콩코는 아홉 마을과 그 너머까지도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자신의 두 손으로 건실한 업적을 쌓고 명예를 일궈냈다. 열여덟 젊은 나이에 '고양이' 아말린제를 내던져 마을에 명예를 안겨 줬다. (...) 그가 '고양이'라고 불린 것은 그의 등이 한번도 땅에 닿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사람을 오콩코가 시합에서 내던졌는데, 노인들은 이를 두고 마을의 시조들이 황야에서 일곱 밤낮 동안 귀신과 싸운 사건에 버금가는 격렬한 사건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11쪽)

용맹스러움을 표현하는 비유가 독특하다. 

젊을 때부터 용맹스러웠고 가족 부양에 책임감이 투철했으며 부족의 관습과 전통을 지키는데 충실했던 주인공 오콩코가 어떤 실수를 저지름으로 해서 마을에서 추방당해 일곱해를 지나야 돌아올 수 있게 된다. 그가 다른 마을로 유배가있는 동안 부족에는 서양에서 종교를 전파하기 위해 들어온 백인들에 의해 하나 둘씩 서양 문물이 들어오게 되는데, 평소 부족에서 낮은 대우를 받던 사람들과 여성들이 주로 합류하기 시작한다. 서양 백인들은 종교만 가지고온게 아니라 학교, 법원도 함께 들여와서 부족민들을 교육시키고 백인들 자국의 법에 따라 부족의 일을 재판하기 시작했다. 


"백인이 땅에 대한 우리의 관습을 알기나 하는가?"

"우리말조차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알겠나. 그런데도 백인은 우리 관습이 나쁘다고 말하네. 게다가 백인의 종교를 받아들인 우리 형제들마저 우리의 관습이 나쁘다고 말한다네. 우리 형제들이 우리에게 등을 돌렸는데 어떻게 우리가 싸울 수 있겠는가? 백인은 대단히 영리하네. 종교를 가지고 즐기면서 여기에 머물도록 했네. 이제 그가 우리 형제들을 손에 넣었고, 우리 부족은 더 이상 하나로 뭉쳐 행동하지 않네. 그가 우리를 함께 묶어 두었던 것들에 칼을 꽂으니 우리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네." (207쪽)

7년만에 유배에서 돌아온 오콩코가 부족 친구로부터 마을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듣는 대목이다. 주목할 것은 이 대목만으로도 작가는 부족의 붕괴와 해체는 외부 백인들의 침탈과, 거기에 더해서 부족 토착민들의 동조가 합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짚었다는 것이다.

자기 부족이 백인들의 지배하에 점차 넘어가고 있는 상태를 보자 오콩코는 도저히 두고 볼수 가 없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광경이었고 지금까지 그의 가치관과 신념과 목표가 뿌리채 뽑히는 것 같았다. 그냥 참고 복종할 오콩코가 아니다. 그는 마침내 결심하고 단행하여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다.


치누아 아체베의 이 소설이 의미있는 것은 오콩코라는 인물의 비극의 원인은 우선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아프리카에 가한 폭력과 침탈이었지만, 이런 세력에 수동적으로 대처하고 적극적으로 막아내지 못한 전통사회의 나약함에도 원인이 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었다는데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 분석이다. 전통사회의 대처 방식이라는 공식이라도 있다는 것인가? 하지만 어려서부터 이런 서양의 문명의 혜택을 받고 교육받고 성장한 작가의 입장에서 한쪽으로만 보지 않고 다각적인 입장을 제시하려고 한 노력은 충분히 엿보인다. 그리고 붕괴되고 나면 끝이 아니라 그것이 새로운 세상으로의 전환점이 되기를, 그것만이 이제 남은 돌파구이고 생존 통로임을 제시하고자한 노력도 볼 수 있다. 

제목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예이츠 (W.B.Yeats)의 시 "재림"에서 인용하였다고하는데 인용부분은 이 책 맨 앞에 소개되어 있다.

돌고 돌아 더욱 넓은 동심원을 그려 나가

매는 주인의 말을 들을 수 없고,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중심은 힘을 잃어,

그저 혼돈만이 세상에 풀어헤쳐진다.


-  W. B. 예이츠, "재림" -




 


이 책도 미국 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도서중 한권이다.




원서 첫 페이지인데 이미 우리말 책으로 다 읽고 봐서 그런지 아주 못읽을정도로 어려워보이진 않는다.











집에 마침 치누아 아체베의 다른 책이 한권 더 있다. 

<사바나의 개미 언덕>

이왕 시작했으니 이어서 읽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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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12-16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미언덕이 더 좋았습니다! 정성들인 서평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웠고요!! ^^

hnine 2020-12-16 22:17   좋아요 2 | URL
Falstaff님 이미 두권 다 읽으셨군요.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다른 유명한 작품으로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을 들던데 확실히 <암흑의 핵심>에서의 아프리카와 이 작품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서 그리는 아프리카는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그곳에서 나고 자란 태생이 전하는 역사와 문화는 다르게 전달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지요.
책 뒤에 나이지리아 이보족의 언어 단어 풀이가 나오잖아요. 유난히 이응 (ㅇ) 소리로 시작하는 단어가 많은 것이 재미있지않으시던가요? ^^
<사바나의 개미언덕>도 기대를 가지고 읽어보겠습니다.

Falstaff 2020-12-17 09:35   좋아요 3 | URL
조지프 콘라드는 1970년대 들어서 아체베에게 코가 깨집니다. 아체베는 <암흑의 핵심>을 꼭 집어 완전히 서양인의 시각으로 쓴 전형적인 식민문학이라고 선을 그어버립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세계문학에서 식민/반反식민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평론가 백낙청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을 통해 신민문학 논의와 사회 각 분야의 반半식민에 대한 토론을 하게 됩지요. <민족문학...>을 통해 아체베를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고요.
제가 뭘 알겠습니까만 저도 조지프 콘라드의 <암흑의 핵심>은 별로 인상깊지 않았습니다. <로드 짐>은 재미는 있었지만 동남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그의 접근이 불편했고요. 오히려 영국 내의 고정간첩을 그린 <비밀요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혹시 마르케스도 콘라드가 맘에 들지 않아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서 산적 두령으로 등장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만. (ㅎㅎㅎ 농담입니다.)
아체베가 외교관을 했다는 건, 나이지리아 내에서 이보족이 독립을 선언하고 만든 비아프라 공화국에서였는데요, 다른 부족들에 의한 이보족 탄압은 아디치에가 쓴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에 잘 묘사되었더라고요.
ㅎㅎㅎ hnine 님께선 축구, 그것도 유럽 축구를 잘 보시지 않으셔서 이응(ㅇ)소리로 시작하는 이름이 낯설게 들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축구 팬들은 음바페, 인자기 등등 꽤 익숙하답니다.
답글을 길게 쓰고 읽어보니까.... 이거 괜히 잘난 척한 거 아닌가 싶어 은근히 걱정됩니다. ^^;;

hnine 2020-12-17 15:17   좋아요 2 | URL
저도 마침 <암흑의 핵심>을 얼마전에 읽고난 후라서, 치누아 아체베의 이 소설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비교를 해보게 되더라고요.
이보족의 새로운 공화국 (비아프라 공화국)을 위해 외교관으로 일했었다는 것은 리뷰쓰느라고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 사람 정말 민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정치, 사회, 문화, 문학, 교육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한 것 같아요.
나이지리아 출신으로서 탈식민지 문학으로 지금과 같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기까지 유럽, 미국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적지 않았겠지요. 대단한 사람입니다.
<사바나의 개미언덕> 읽기 시작했는데 비아프라 공화국 외교관으로 지냈던 경험이 이 소설의 바탕이 되었겠구나 라는 섣부른 짐작을 하던 중입니다.
잘난 척이라니요. 별것 아닌 리뷰를 읽어주신 것만해도 고마운데, 이렇게 시간내서 자세히 답글로 설명까지 해주시니 저는 더욱 감사드릴뿐입니다.
그런데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아직 못읽어서 댓글중 Falstaff님의 농담을 못알아들었어요 흑흑. 이렇게 자극까지 주시고.
아프리카 말에 이응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게 제가 잘못본게 아니군요. 재미있어요. 그 궁금증까지 완벽하게 풀어주셨습니다!

scott 2020-12-21 22:50   좋아요 0 | URL
팔라스타프님 대단!
(✯◡✯)

hnine 2020-12-22 12:04   좋아요 1 | URL
동감이요! ^^

scott 2020-12-2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인님 영어 -번역서 번갈아가며 ~
식민지 지배 때문이지만 영어로 써서 영미권에서 더 폭넓게 읽게 되고 서구에 편협한 시각이 아닌 나이지리아인들에 삶이 어떻게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지는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중심은 힘을 잃어,그저 혼돈만이 세상에 풀어헤쳐진다.‘예이츠에 시구절에서 뽑아올린 영토-부족-한남자에 일생이 처절하게 그려졌네요.
사바나 개미 언덕은 번역자가 다르네요 ㅎㅎ

hnine 2020-12-22 12:12   좋아요 1 | URL
예이츠의 시가 참 적절하게 인용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scott님이 한번 더 짚어주시니 더욱 그렇네요. 모든 것을 산산히 부서뜨린 주체가 누구일까요. 그 주체가 누구고 대상이 누구였던간에 그 영향은 지금까지 인류 전체에 계속되고 있어서 여전히 세상에 풀어헤쳐진 혼돈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프리카 문학이라고 해서 다가가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의외로 읽는데 그리 낯설고 어렵지 않았어요. 지금 읽고 있는 사바나의 개미언덕도 번역자는 다르지만 어렵지 않게 읽혀요.
(저는 자꾸 치누아 아체베를 치아누 아베체라고 읽는답니다 ㅠㅠ)

Falstaff 2020-12-22 13:43   좋아요 1 | URL
저는 주제 사라마구를 주제 사마라구...라고 읽는답니다. ㅠㅠ

scott 2020-12-22 14:42   좋아요 1 | URL
팔스타프님 전 치누아 아체베를
치누아체베로 검색하고 읽고 쓰고 다녔어용 ㅋㅋㅋㅋㅋ

주제 사라마구 사마라구 ㅋㅋ
입에는 주제 사마라구가 촥!

페크pek0501 2020-12-23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가 모르는 작가네요. 하긴 제가 모르는 작가가 어디 한둘이겠습니까만은...ㅋ
민음사 책은 다 사고 싶더라고요. 이상하게 맘이 끌려요.
검색해 보겠습니다.

hnine 2020-12-24 04:35   좋아요 1 | URL
갈수록 아는 저자 아는 분야의 책만 읽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책은 읽되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 (편견)을 확인하고 굳게 하는 결과만 낳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 생소한 이름의 책도 집어들어보는데, 이 책과 저자는 저에게만 생소했지 많이 알려진 작가이더라고요. 이 사람의 다른 책도 이어서 지금 읽고 있는데, 이 책도 좋네요.

서니데이 2020-12-2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제 서재에서 오늘부터 소소한 이벤트 합니다.
시간 되실 때 놀러오세요.^^

hnine 2020-12-24 04:35   좋아요 1 | URL
다녀왔어요. good idea~

scott 2020-12-2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인님 미세먼지 최악인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
치누아! 아체베 원서 옆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가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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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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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rry ..:+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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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한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hnine 2020-12-24 15:13   좋아요 1 | URL
이렇게 온라인으로나마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 그려진 카드 받아본 건 올해 처음이네요.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렇게 카드를 주고 받고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나누는 풍습이 사라지지 말고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scott님도 베리 메리 크리스마스요!!

scott 2021-01-0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인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치누아 아체베 !
만쉐^0^

hnine 2021-01-11 23:35   좋아요 0 | URL
아이쿠,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21-01-0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hnine 2021-01-11 23:36   좋아요 1 | URL
주말은 추웠는데 내일부터 조금씩 날씨가 풀린다네요.
봄도 멀지 않았겠지요?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53 편의 영화를 봤다.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이 본 해는 아직 없었다. 

53 편중 별점 다섯으로 표시해놓은 영화가 여섯 편이었다.



1. 마나나의 가출 (원제 My Happy Family)







2017 Georgia (국명) 영화이다.

감독은 나나 에크브티미슈빌리, 시몬 그로스

주연은 이아 슈글리아시빌리


50대 고등학교교사 마나나는 허름하고 좁은 아파트에서 친정부모, 생활력 없는 남편, 백수 딸 부부, 역시 백수인 아들과 함께 산다. 온 식구들의 뒤치닥꺼리에 지치고 반쯤 자기 삶은 포기하다시피 하고 살던 마나나는 뜻밖의 계기로 뜻밖의 결단을 내리고 실행한다. 가족에게는 돌발적으로 밖에 이해안되는 마나나의 결단이 무엇인지는 우리말 영화 제목에 나타나 있다.

영화가 다 끝났는데 끝인지 모르고 한동안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던 영화이다.




2. 집안사정 (원제 A Family Affair)




2015년 네덜란드 영화

감독 톰 파사에르 (Tom Fassaert) 가 직접 자신의 가족사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영화이다.

가족관계에 있어서 결정적 시기에 결핍되었던 최소한의 교류, 애정, 시간은 나중에 어떤 노력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 refill, replace, recover 불가인 경우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집안사정'이라는 우리말 번역 제목이 재미있다. 영화 전체 분위기와 너무 다른 느낌의 제목이다.)







3. 스카페이스 (Scarface)




1983년 미국 영화. 1932년에 동명의 영화가 출시된바 있다. 워낙 유명한 영화인데 잔혹한 범죄 영화 쯤으로 생각하고 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Brian De Palma), 각본은 올리버 스톤, 주연 알 파치노 (Al Pacino), 미셸 파이퍼 (Michelle Pfeiffer)

쿠바 난민이자 전과자 경력이 있는 토니 몬타나는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미국 플러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한다. 스카페이스는 토니의 또다른 이름으로서, 실제 이 영화가 모델로 삼았다는 알 카포네의 별명이기도 했다. 


암흑가의 거물로 성공한 토니는 모든 것을 얻었지만 모든 것을 잃었다.

"The world is yours." 이 영화의 유명한 대사이다.

과연 욕설, 살인, 복수, 폭력, 마약, 총격전이 난무하는 영화인 것은 맞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머리 속에는 그런 잔혹한 장면들에 겹쳐 성공이라는 이름의 신화에 가려진 허상, 우리가 일생을 두고 좇던 것의 허망함이, 엔딩 씬의 쓸쓸한 음악과 함께 더 깊게, 더 오래 남아있게 된다. 음악은 조르지오 모로더 (Giorgio Moroder)가 맡았다.

영화속 얘기로 따라가며 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영화속 주인공들의 사는 모습이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발견할때의 오싹함, 곧이어 드는 쓸쓸함은 이후로 그 영화를 결코 다른 영화들 속에 묻히지 못하게 한다.







4. 밤에 우리 영혼은 (원제 Our Souls at Night)



2017년 미국 영화.

감독은 리테쉬 바트라 (Ritesh Batra), 주연은 그 유명한 제인 폰다 (Jane Fonda)와 로버트 레드포드 (Robert Redford) 이다.

부인과 사별한 전직교사 루이스 (로버트 레드포드)를 이웃에 사는 애디 (제인 폰다)가 찾아와 가끔 함께 옆에서 잠을 자줄수 있겠냐는 제안을 한다. 이게 어떻게 전개될 영화일까 궁금해하며 보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나이가 들어도 결코 적응되지 않고, 포기되지 않는 문제인가보다. 죽는 순간까지도 피하고 싶고 벗어나려 애쓰는 것. 외로움이다.

솔직하고 분명한 제인 폰다의 제안, 감정에 솔직하고자 노력하는 로버트 레드포드, 두 노년 거장의 연기는 화려하기보다 절제되고 담백했다. 

쓸쓸하고 따뜻한 영화. 우정이어도 좋고 사랑이어도 좋을 관계는 노년이라는 나이가 주는 축복이자 선물이라고 본다면, 꼭 쓸쓸함으로 감상을 마무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80이넘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절제된 연기는 젊은 시절에도 저렇게 연기했을까 찾아서 비교해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울지 않아도, 말로 하소연하지 않아도, 종이에 먹물이 배어나오듯 얼굴에서 슬픔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모든 걸 묵묵히 받아들이는 모습은 그 모습대로 진정성있으면서 그의 진심은 더 깊은 속에서 배어나오고 있는 것을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까. 

<밤에 우리 영혼은> 이라는 제목때문일까. 고등학교때 영어교과서에 실렸던 <밤은 천개의 눈을 가졌어요>라는 시가 떠올랐다.






















제목도 다른 이 책을 여기에 왜 올렸을까요?

→(영화 원작자가 이 소설 <축복>의 저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도 여러분께 강추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5. 당신의 부탁



2017년 한국

감독, 각본 이동은

임수정, 윤찬영 주연


독립영화로 제작된 영화이다.

시카고타자기라는 TV드라마를 뒤늦게 본후 임수정이 나오는 다른 작품도 보고 싶어져서 검색하여 찾아낸 영화이다.

이 영화와 아래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일전에 페이퍼로 감상을 올린 적이 있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두 영화 모두 놓치지 않고 보길 바라는 영화이다.









6. 찬실이는 복도 많지



2020년 한국

감독 각본 김초희

강말금, 윤승아, 배유람, 윤여정 출연.












여섯편 올리고 보니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영화는 오래된 영화 스카페이스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

많이 알려진 영화도 보긴 했는데 별 다섯개 줄 정도는 아니었나보다.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결혼이야기>가 빠졌네? 하고 보니 그 영화 본건 올해가 아니라 벌써 작년의 일이다. 

제목은 결혼이야기인데 실제 보면 이혼이야기였던 영화.

내년에도 많은 영화를 보게 되려나? 코로나19 때문만 아니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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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2-1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들어 본 것 같고, 스카페이스 정도만 알고
나머지는 잘 모르겠네요.
50여편을 보셨다니 많이 보셨네요.
한 주에 한 편 본 셈이네요.
저는 요즘 영화는 많이 못 보고 있는데 드라마를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냥 괜찮다 싶은 것만 챙겨 보는데도 시간이 꽤 많이 걸디더군요.
보통 미니시리즈가 16회 정도 하는데 어떤 건 16회가 너무 길다 싶은 것도 있더군요.
일본처럼 10회나 12회 정도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hnine 2020-12-16 22:24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래서 드라마를 못본답니다 10회 넘을때까지 끈기있게 계속 보질 못해요. 그래도 최근에 <시카고타자기>는 너무나 재미있게 잘 봤지만요. 아마 그것이 유일할겁니다. ^^
50여편 보면서 별점 다섯개로 기록해놓은 것이 여섯편이면 너무 적은걸까요. 저 여섯편은 꼭 다시보고 싶을 정도로 놀람 또는 여운을 진하게 남겼거든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저 영화때문에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도 갑자기 생겼고 더 찾아보고 싶어졌는데 네플릭스에 독립영화가 별로 많이 올라와있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유부만두 2020-12-17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올해 영화를 많이 봤다, 싶었는데 어쩜 소개하신 작품들은 다 새롭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hnine 2020-12-18 08:29   좋아요 0 | URL
위에 올린 영화들중 스카페이스를 제외하고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나름 독특하고 주제가 돋보이는 영화들이었어요.
거의 넷플릭스를 통해 본 영화인데 유부만드님께도 추천드립니다.

icaru 2021-01-1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53편을 보셨다고요 ^^ ㅎㅎㅎㅎ 보신 것 중에 별 다섯 6편을 친절하게 공개해 주셨네용~~ 저는 나인님의 53편 중 별넷도 넘넘 궁금하네요! 페이퍼 제목 보고 찌리릿 전기 맞은 것 같았어요! 저도 올해처럼 영화를 많이 봤던 해가 없거든요. 주로 넷플릭스와 왓챠를 통해서였는데, 위에서는 ˝밤에 우리 영혼은˝만 넷플릭스에서 이것을 볼까말까 고민만 했던 ㅎ(밤은 천개의 눈을 가졌지만은 저도 떠올렸는데 그것도 찌리릿 ㅋㅋㅋ )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주변에서 봤다는 사람 열이면 열 모두 좋았다고 해서 너무 궁금해하고 있고요~ 넷플릭스에도 왓챠에도 없더라고요. 했는데 내렸나. 제 주변 사람들 중에는 명절 티비 특선 영화로 봤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저는 그것도 놓치고 ㅎ

hnine 2021-01-15 16:29   좋아요 0 | URL
˝찬실이는 복도 많지˝ 저는 넷플릭스에서 봤는데, 내렸다보네요.
별넷 준 영화가 더 일반인에게 알려져 있는 영화일수도 있겠네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이 영화 별 넷 준 영화인데 추천해드려요. 2020년 영화니까 아직 따끈따끈 ^^
원제는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무엇을 끝내려고 하는지는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입다물고 있겠습니다.

icaru 2021-01-15 16:45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저도 그영화를 건드렸(끝까지 못봐서 ;;;)답니다. 러닝타임 두 시간이 넘어가는 영화더라고요~ 색감이라고 해야 되나 그게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을 검색해서 읽고 난 다음에 봐야겠다라는 유혹이 (그러니까 대놓고 스포일러를 취하겠다) 드는 영화였어요! ㅋㅋ 너무 늦은 시각이라 끊고, 남겨 뒀는데 (영화가 어려웠다는 증거겠죠?) 와-- 원작으로 읽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ㅎㅎ 아 그런데 정말이지 무엇을 끝내려고 했는지는 감도 못 잡겠던데요. 처음엔 관계를 끝내겠단는 여성의 내면의 목소리겠거니 했는데, 그 말을 남자친구도 다 들으니까,,, 시종일관 여주인공의 표정이 묘했는데,,,, (좋은 건지 싫은 건지..) ㅋㅋ 아무튼 다 보고 나서~~

hnine 2021-01-17 16:35   좋아요 0 | URL
아, 찬실이는 복도 많지, 네플릭스 아니고 TV에서 봤네요 . 착각했어요.

icaru 2021-01-2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님!!! 저 주말에 마나나의 가출과 당신의 부탁을 보았답니다. 먼저 좋은 영화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마나나의 가출은 정말 어딜가도 50대 여성의 삶이라는게 보편적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감 많이 했어요... 여주인공의 연기가 너무 괜찮았다고 할까요 ㅠ;; 3대가 사는 복잡한 세간살이도 눈여겨 보게 되더라고요... 건축탐구 집 혹은 구해줘 홈즈도 아닌데 ㅎㅎㅎ

icaru 2021-01-22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의 부탁도 아마 나인님 아녔으면 못 보고 지나쳤을 텐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담담히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수행해 나가는게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세대가 비슷한 동성의 분이 추천해 주신 영화들이 코드가 맞는거 같아요!

hnine 2021-01-23 15:19   좋아요 0 | URL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는 영화는 아니었을텐데 좋은 영화라고 공감해주시니 저도 기분이 좋아요. 저도 50대이지만 아직도 미우니 고우니 해도 가족이 최우선 순위에 있거든요. 마나나의 가출 까지는 뭐, 그럴 수 있지, 그런 생각 누구나 한번 해보는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당신의 부탁은 제가 뒤늦게 시카고타자기라는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나서 임수정이라는 배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검색해보다가 알게 된 영화였어요. icaru님 표현 그대로, 담담히,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수동적이라기 보다 자기 소신대로, 자기 마음이 가리키는대로 실행하는 모습이 오히려 용기있고 후회하지 않을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맞아요, 이런 영화는 동성끼리 더 공감할만한 영화이지요 ^^
 


1. 심리상담사 1급


한국교육인증평가원 발행.

지자체가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인터넷으로 강의를 다 수강하고, 역시 인터넷으로 치뤄지는 시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이면 (70점인지 80점인지 생각안남) 받을 수 있는 자격증


심리상담이라는 분야가 궁금해서 공부해보려는 목적으로 해봤다.


 




  






2. 부동산권리분석사 1급


내가 제일 취약한 분야는 스포츠와 부동산.

부동산에 대해 생기초라도 알아야하지 않겠나 하는 의무감에서 시작했는데 간신히 끝마치고 시험도 간신히 보고, 나 아무래도 어떤 분야에서는 평균 미달의 지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의심도 했다.









  




3. Principles of Biochemistry 수강


 edX 라는 global learning site (--> https://www.edx.org/about-us에 들어가면 다른 나라 대학에서 제공하는 강의들을 수강할 수 있다. Biochemistry는 나의 전공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에 새로 배운다기 보다는 갈수록 잊어가는 것을 다시 붙들어올 목적으로 Harvard 대학에서 제공하는 Principles of Biochemistry 수강 신청을 했다.

만만하지는 않았고 한 회의 강의가 끝날때마다 문제들을 풀어야하는데 최종적으로 이 점수들을 평균을 내서 70% 넘어야 아래와 같은 certificate of achievement 를 발행해준다.







   





활용도는 현재도 앞으로도 전혀 없을지 모르겠지만, 어쩌다 보니 시작을 했고, 일단 시작한 것은 끝까지 해본다는 생각외에는 없었다. 지금도 그것만이 의미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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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10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나인님 짱 멋져요! 심리상담사는 말씀 들으니 저도 한 번 도전해볼까 싶네요. 그렇지만 퇴사를 먼저 하고..
너무 멋집니다 나인님!!

hnine 2020-12-10 11:57   좋아요 0 | URL
심리상담은 사실 제가 받아야할 처지인데 그래서 더 관심이 갔나봐요.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라면 본격적으로 그 분야 일에 도전하기 전에 이런 강의 들으면서 가늠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강의가 그렇게 어렵거나 시험이 어렵거나 그렇지 않다는 뜻이지요. 부동산에 관한 것도 어떤 분에겐 수월했을텐데 저는 이 분야에 거의 바닥 수준이라서 이건 아주 어려웠답니다.

페크pek0501 2020-12-1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지십니당~~ 심리상담사, 저도 한때 수강 등록을 하려고 했던 건데 그때 제가 알아본 곳의 수강료가 너무 비싸 못했어요. 많은 공부가 되었을 것이기에 쓸모는 무조건 있는 공부를 하셨습니다.

부동산권리분석사 1급. 이것도 탐납니다. 제가 취약한 게 또 부동산인지라... 앞으로 나인 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흐흠...

아, 세 번째의 공부. 이건 너무 어렵잖아욧. 이건 저로선 엄두도 못 낼 일이에요. 활용도가 높은 걸 떠나서 외국어 공부 자체가
두뇌를 발달시켜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네요.

대박!!!!!!!!!!!!!!!!!!!입니다. 멋지세요. 그동안 잘사셨습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좋아요가 백 개...의 글!!!!!!!!!!!!!!!!

hnine 2020-12-10 14:57   좋아요 1 | URL
심리상담사 수강은 그리 깊이 있지는 못했어요. 전반적인 내용을 다뤄주기는 하는데 전문성을 갖추려면 더 깊이 공부를 해야할 것 같아요. 심리상담 실전 연습도 많이 필요할 것 같고요. 그래도 저에게는 생소하고 막연하기만 한 분야였는데 어떤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상황, 연령, 집단 크기에 따라 어떻게 상담이 달라지는지, 잘 배울수 있었답니다. 부동산은 정말, 지금은 내용이 반도 생각 안 날 정도로, 외래어를 듣는 기분이었다니까요. 다시 한번 듣게 되면 그땐 좀 더 이해가 쉽겠지요.
세번째 공부는 의무감으로 했어요. 그래도 전공인데, 관련직 일을 손에서 놓고 나니 조금씩 조금씩 잊혀져가는것 같아서 다시 복습도 할겸, 그동안 업데이트된 내용들로 재충전도 할겸 해서 들었어요.
이렇게 input만 많아요 ㅋㅋ

난티나무 2020-12-1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와!! 우와!!!!!!!!!!!
존경합니다!

hnine 2020-12-10 23:11   좋아요 0 | URL
에구, 난티나무님, 존경이라니요. 올해는 특히 더 그날이 그날 같았고 어떻게 살았나 떠오르는게 없기에 스스로 한번 업적평가 같은걸 해본거예요. 좋지 않은 일도 꽤 있었고 코로나로 둘러싸인 상황이 답답했지만 그래도 잘 버텨오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2020년 읽은 책, 영화, 그밖의 사건사고 같은 것도 한번 꼽아보려고 생각중인데, 순전히 개인적인 일들이지만 그래도 얼굴에 철판깔고 한번 올려보려고요.

서니데이 2020-12-10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올해 진짜 바쁘게 보내셨네요.
수료증과 자격증이 이렇게 많고, 정리하신 노트 사진이 공부한 시간을 생각하게 합니다.
부동산권리분석사는 저도 처음 들었어요.
찾아보니까 여기도 행정법 관련 내용이 있어서 그 부분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자격증 사진 보니 부럽기도 하고요,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듭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hnine 2020-12-11 04: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솔직히 저 별로 바쁘게 보내지 않았어요. 아이도 대학에 들어가고, 저도 하던 일을 몇년 전 그만두게 된 이후로 시간이 펑펑 남았거든요. 빈둥지를 채우기엔 저것도 모자랐답니다. 한 시간이 아쉽던 때가 불과 얼마전 같은데 이젠 한 시간이 아니라 이십사시간을 제 맘대로 쓸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좋기도 하고 더 어렵기도 하더라고요.
부동산권리분석사는 저도 처음 들었답니다. 민법에 우선하는 특별법이 많이 적용되고 있어서, 민법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민법도 틈틈이 읽어보고 있어요.
저 자격증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예요. 거의 매일 기록을 올려주시는 서니데이님이 더 대단하십니다. 나중엔 분명히 다시 들춰보게 될 기록으로 남을거예요.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 올려주세요. 서니데이님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알라디너들을 위해서요.

서니데이 2020-12-13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날씨가 많이 차가워지고 눈도 내리는 주말이예요.
따뜻하고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

hnine 2020-12-13 21:43   좋아요 1 | URL
지금 막 나갔다들어왔는데 정말 기온이 많이 떨어졌네요.
서울엔 눈이 왔다던데 제가 있는 곳은 진눈깨비가 날리는듯하더니 나중엔 비만 오더군요.
예전엔 연말이 다가오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이맘때쯤이면 크리스마스 카드 파는 곳도 많고 상점들도 더 늦게까지 문을 열고 물건들도 더 많이 갖다놓고 거리에 사람들도 많고, 그랬었잖아요. 그게 이제 먼 옛날 얘기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저녁 산책하는데 일찍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은 걸 보고 좀 쓸쓸해졌답니다.
올해본 영화들중에서 찐 감동 받은 영화 골라서 올리려고 정리하다가 아무래도 내일 마저 해야겠다 맘먹고 접었어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주말 되셨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도 그러길 바라고요.

유부만두 2020-12-1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나인님!
전 아직 중학생인 늦둥이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요 매년 시간이 너무 헛되이 빨리 가버려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끝...인가? 싶고요. 특히 재물운이나 경제 관념이 제로라 얼마전부터 경제신문 구독을 시작했죠. 하아... 제목도 이핼 못하는 저에게 좌절하고 있어요. ㅠ ㅠ 그래도 소설을 먼저 잡아듭니다. 어쩌죠? ;;;;

hnine 2020-12-18 08:31   좋아요 1 | URL
유부만두님, 상상이 안되실지 모르지만 시간이 팡팡 남아도는 그때가 곧 옵니다.
아이가 중학생이면 아직은 아니고요.
저도 아이가 중고등학교때만해도 상상도 못했어요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이 올거라고는요.
경제신문 구독도 좋은 방법이네요. 부동산권리분석이란 부동산중개와는 다른 것인데, 부동산활동을 할때 어느 쪽이 어떤 권리를 갖고 어떤 의무를 갖는지 조사하고 확인하고 판단해서 부동산활동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을 말한대요. 저도 전에는 몰랐던 분야였어요.
유부만두님이 게으름을 피우시다니요. 시간이 헛되이 빨리 가버려 불안하시다니요. 서재에서 뵙는 유부만두님은 전혀 그런 분이 아니시던데요 ^^

유부만두 2020-12-17 21:36   좋아요 0 | URL
아....아닌데요...저의 실상은 (도망갑니다)

icaru 2021-01-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도 존경합니다, 나인님! 아 저,,, 심리상담사 1급... 아 저 세계가 무척 궁금하여용 ㅎㅎㅎㅎ

hnine 2021-01-15 16:23   좋아요 0 | URL
icaru님, 제가 들은 저 수업은 정말 기초적이고 일반인을 위한 과정이예요. 심리상담사 자격증도 심리상담학회에서 발행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들었어요.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저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저녁 산책길에 본 동네 카페 모습이다.

테이블은 모두 치워지고 의자들은 창문을 향해 일렬횡대하고 있었다.

당연히 매장안엔 손님이 보일리 없는 저 풍경이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우리 동네임에도 낯설어보여

내가, 우리가, 지금 어느 시국을 살고 있는지 새삼 일깨워주고 있었다.


조금 더 걷다보니 이 와중에도 반짝반짝 조명 장식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예식장, 공연장, 행사장으로 쓰이는 건물인데 근래 이용건수는 거의 없어도 크리스마스, 연말연시가 다가온다고 장식을 해놓은 모양이다.









어제 처음 zoom으로 비대면 수업이라는 걸 받아보았다.

어떨까 상상이 잘 안되었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오랜만에 뵙는 교수님, 함께 수강하는 낯익은 수강생들 얼굴을 다 보면서 진행되는 수업이 그리 나쁘지 않았고 금방 적응이 되었다.

코로나가 터진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혼자 동영상으로 보며 듣는 강의를 몇개 들었을뿐, 직접 가서 강의를 듣는 일은 일체 없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과 만날 일도, 목소리 들을 일도 없이 거의 일년을 지내게 되었고 이러다가는 코로나 아니면 우울증이겠다 싶었다. 그런데 zoom으로라도 이렇게 여러 사람과 한날 한시에 함께 강의를 들을 수 있는게 혼자 동영상 보며 듣는 것보다 훨씬 낫다. 사람은 어떻게든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쓰며 살아가게 되어 있나보다.


지난 일기장을 들춰보니 2월 21일 코로나 19 국내 확진자수가 드디어 100명을 넘어섰다며 불안해하는 내용이 보인다. 그때만해도 코로나가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오래갈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었나.


2020년 남은 며칠 동안 일기장 들춰보기를 몇번 더 해가며 올해 읽은 책, 영화, 사건등을 꼽아봐야겠다. 그리고, 직장 다닐때 하듯이 나의 2020년 업적평가도 한번 해봐야겠다. 내 손으로, 정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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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12-0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zoom으로 비대면 수업이나 모임을 하는 게 익숙해져 갑니다. 이걸 슬퍼해야 하는 건지 환영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hnine 2020-12-10 00:49   좋아요 0 | URL
처음엔 단순히 원래방식을 대신하는 임시방편으로서만 생각했는데 해보니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고 편리한점도 있어서 비대면 수업이나 모임을 계속해나가는 시간이 길어지면 금방 적응될 것 같기도 해요.
저만 해도 매주 서울까지 오고가는 게 번거로와서 작년에 듣지 않던 수업이었는데 이번에 zoom으로 수업한다는 소식에 다시 신청해서 듣게 되었거든요.
 

















- 멘델스존, 무언가 (Mendelssohn, Lieder Ohne Worte) Op.30, No.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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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2-1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상 잘했어요...

hnine 2020-12-11 21: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