왑샷 가문 몰락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3
존 치버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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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왑샷 가문 연대기 (The Wapshot Chronicle)>의 후속작이다. 원제는 The Wapshot Scandal 

번역자도 고심하여 '몰락기'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선택하였겠으나 그러고나니 한 가문이 완전 풍지박산 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주어 은근히 그런 내용을 기대하며 읽었다. 그런데 몰락기라기 보다는 한 가문이 겪어가는 흥망성쇠를 그렸다고, 더 넓은 의미로 보고 싶다. 가족중 누구도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은 없으나 꼭 성공을 이루어야하나. 계획대로 흘러가는 인생이어야 하나.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삶만 가능한가.

아버지 리앤더의 죽음으로 끝난 왑샷 가문 연대기에 이어,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없으니 고향 세인트보톨프스를 떠나 각자 생존을 위한 길을 가라는 사촌 고모격인 오노라의 명을 받고 리앤더의 두 아들 모지스와 코벌리가 집을 떠나 그들의 길을 개척해가는 과정이 왑샷 가문 몰락기의 중심 뼈대를 이룬다. 모지스와 코벌리는 결혼하여 그들의 가정을 꾸리지만 그들의 일과 가정 생활, 부부 생활은 험난한 과정을 겪는다. 큰아들 모지스는 부유한 후견인을 둔 여자 멜리사와 결혼하여 넓은 저택에 살게 되지만 멜리사는 자기보다 훨씬 어린 식료품 배달원과 눈이 맞아 혼외정사를 벌이고, 테이프기록원으로 일하게 된 남편 코벌리를 따라 척박한 군사도시 탤리퍼로 내키지 않는 이사를 하게 된 부인 벳시는 장소와 사람 모두에 적응을 못하여 힘들고 불만스런 생활을 억지로 버텨나간다. 성격이 정상은 아닌 것 같은 상사 캐머런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벌리는 우연히 의도하지 않게 반미활동위원회에 연루된것이 아닌가 조사를 받기도 하는 등, 코벌리는 코벌리대로 계획대로 되는 일 없이 별 소득 없는 삶만 이어질 뿐. 모지스와 코벌리 모두 고향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 영 뿌리를 못 내리고 방황은 계속되지만 이런 중에서도 사회의 유혹에 무릎 꿇거나 도덕적 경계를 벗어나지 않으며 살아내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삶이란 위험한 도덕적 여정이다. - 존 치버 -

아버지 리앤더는 아들들에게 도덕적이고 신앙의 가치를 강조하는 메모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삶이 어차피 위험한 도덕적 여정이라면, 생을 붙들고 사는 방법으로서 도덕적 경계를 벗어나지 말라는 것. 그것은 아버지 리앤더의 충고임과 동시에 작가인 존 치버의 목소리라고 해석하면 안될까? 작가 자신이 꼭 도덕적인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알콜중독, 평탄하지 못한 가정생활, 마약, 동성애) 그런 경험에서 얻은 작가의 통찰이랄까 그런 것을 작품 속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인생 말년에 금욕과 절제를 강조했던 톨스토이의 삶이 그러했듯이. 원제 Scandal이라는 단어와도 그렇게 연관지어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게 책장을 덮고 나니 왑샷 가문의 '몰락기'가 아닌, 매우 다른 관점으로 이 책을 보게 된다. 


왑샷 가문 연대기를 내고 2년 후 이 소설 집필을 시작하여 5년 걸려 완성했다고 한다. 그는 왜 후속작을 쓰고 싶었을까. 왜 5년의 시간이 걸렸을까.

노벨상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학상을 다 받았다는 존 치버.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 가문의 몰락기가 아닌, 물질 주의와 인간성 상실로 가는 현대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흔들리는 인간상, 특히 젊은 세대의 분투와 방황을 그리고 싶었다고, 내 맘대로 해석해본다. 그들은 아직 몰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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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5-1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제목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hnine 2021-05-15 05:14   좋아요 0 | URL
Falstaff님 리뷰 읽어보고 왔어요.
존 치버가 더 오래 살아서, 이 책의 다음 후속작을 더 냈더라면 이 책 제목도 바뀌었겠죠? ^^
이 사람 단편을 아직 한편도 못읽은 사람으로서 곧 단편소설의 대가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하나를 배우면 모르는게 열가지씩 생긴다더니, 책도 한권을 읽으면 이어서 읽고 싶은 책이 몇배로 늘어나니 참. ^^

scott 2021-05-1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샵 가문 스토리가 치버 자신의 집안에 대한 이야기라서 후속작을 오년 뒤에 출간 하게 된 이유도 이모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출간 한 왑샷도 어머니가 돌아가신후에 출간 했고 가족들은 치버가 정신 분열증 증세를 글쓰기로 억누르고 있다고 생각했데요.
치버는 평생 헤밍웨이의 문장력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정작 헤밍웨이는 치버의 단편 이야기를 아주 즐겨 읽었던 애독자였고 나보코프도 치버는 장편 보다 단편! 이라고 평가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카버의 단편이 치버보다 많이 읽혀지고 있지만
치버는 단편! ^ㅅ^

hnine 2021-05-15 05:24   좋아요 0 | URL
작품 해설을 찾아보니 그런 얘기가 써있더군요. 치버 가족 얘기가 많이 들어가있다고요. 특히 엄마인 새러 왑샷은 치버의 어머니가 가장 많이 반영된 인물이라네요. 그렇다면 치버 자신은 여기 나오는 인물중 어디에 가장 많이 반영되었을까 생각해보게되는데 모지스 아니면 코벌리이겠죠?
단편과 장편은 읽는 사람에게도 그렇지만 작가 입장에서도 참 다른 장르처럼 취급되나봅니다. 확실히 다른 기술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절제된 길이 속에 강한 임팩트와 여운을 남겨야 하는 단편도 매력있고, 전체적인 구성과 스토리를 치밀하게 엮어나가야 하는 장편도 매력있고요.

서니데이 2021-05-1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한 작가의 책 같은데, 저는 이 책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몰락기와 스캔들은 느낌이 조금 다른데, 잘 모르는 책일 때는 hnine님이 리뷰 첫부분에 쓰신 것처럼 제목을 보고 기대하는 것들이 없진 않은 것 같아요.
이번주 날씨가 더웠는데, 주말엔 비가 오고 있어요.
hnine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hnine 2021-05-15 22:49   좋아요 1 | URL
저도 존 치버의 작품은 이게 처음인데 여기서 끝낼 작가는 분명 아닌 것 같네요. 단편을 꼭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비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특히 주말에 비가 오니까 좀 처져있던 중이랍니다.

페크pek0501 2021-05-2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님 따라서 읽고 싶은데 이 책은 4백 쪽이 넘네요. 4백 쪽이 넘는 건 안 사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ㅋ
너무 유명한 작가라 많이 들었음에도 저는 한 권도 읽지 못했네요.
해서 저도 검색해 보고 한 권 구매해 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hnine 2021-05-20 21:29   좋아요 1 | URL
두권 짜리니까 4백쪽 x 2 입니다 ^^
재미있는 책 부터 읽으시고 천천히 읽으세요~
분량이 많지 않아도 끝내는데 오래 걸리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책 처럼 의외로 빨리 읽히는 책이 있기도 하네요.
방금 읽은 분노의 포도 역시 비슷한 분량인데 더 빨리 읽히더라고요.
 


'포도가 그 포도 (grape)야?'

고등학교 때 책 제목을 듣고 생각했다.

'설마, 애들 책도 아니고. 유명한 작가의 장편 소설인데 제목에 먹는 과일 이름을 넣었겠어? 더구나 분노의 포도라니, 말이 안되잖아, 포장도로를 말하는 그 포도 (pavement) 라면 몰라도.'

이후로도 나는 이 책 또는 영화 제목을 들을때마다 갸우뚱하며 한번씩 더 생각해볼뿐이었는데 드디어 오늘 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제목의 포도는 pavement 가 아니라 grape이라는 걸. 

번역본 책이지만 표지에 딱 하니 나와있는데. The Grapes of Wrath 라고.

(이제야 알다니 좀 창피하긴 하다.)






두권 짜리. 지루해도 참고 읽어야지 시작했는데, 첫 페이지 첫 문장부터 눈길을 끈다.


오클라호마 시골의 붉은색 땅과 회색 땅에 마지막 비가 부드럽게 내렸다. 이미 상처 입은 땅이 빗줄기에 다시 베이지 않을 만큼.

뭐지, 이 감성적이고 시적인 표현은? 상처 입은 땅이 빗줄기에 다시 베이지 않을 만큼?

이렇게 시작하여 1장은 대화없이 배경 묘사만 하고 넘어가는데 연거퍼 두번을 읽었다. 그리고, 원문이 궁금해서 Youtube에 올라와있는 원문 낭독본을 찾아서 앞부분만 들어보았다. 


(맞는지 모르겠지만)

To the red country and part of the gray country of Oklahoma, the last rains came gently, and they did not cut the scarred earth.

The plows crossed and recrossed the rivulet marks.

The last rains lifted the corn quickly and scattered weed colonies and grass along the sides of the roads so that the gray country and dark red country began to disappear under a green cover.

In the last part of May, the sky grew pale and the clouds that had hung in high puffs for so long in the spring were dissipated.

감옥에서 막 석방되어 나온 주인공 톰 조드가 일자리를 찾아 아버지가 사는 농가로 가기 위해 트럭을 빌려타고 가는 장면이 곧 나온다.

감옥에서 나와 자유의 몸이 되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첫 장면으로 하는 것부터가 이 소설의 큰 줄기를 반영하는 것인가, 넘겨 짚어가며 읽는다.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태양이 트럭의 그림자를 파고들었다. (18쪽)

이 문장도 그렇고, 아직 몇 페이지 읽지 않았는데도 작가의 세심한 표현과 문장력이 눈에 들어온다.


어쩌면 생각보다 덜 지루하게 읽을지도 모른다는 좋은 예감을 가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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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1-05-1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옛날에 갸우뚱했었어요. 과일인지 도로인지ㅎㅎ 반갑습니다 ^^ 너무 예전에 읽어서 꼭 다시 읽고싶은 책인데 시간과 능력 부족ㅠㅠ;;;;;;

hnine 2021-05-13 21:48   좋아요 0 | URL
제 경우엔 제가 관심가지기 전에 이미 너무 유명해져있는 책은 때로 더 읽기를 미루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책도 아마 그런 류에 속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에덴의 동쪽>읽으려고 책꽂이에서 꺼내서 작가 소개글을 보니 <분노의 포도>를 먼저 읽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드디어 선택되었답니다.
오늘 우연히 김중미 작가의 신간 관련 인터뷰 글을 보니까 학교 다닐때 읽은 <분노의 포도>가 지금 하는 일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더라고요. 이래 저래 이 책과 타이밍이 제대로 맞았습니다.

Falstaff 2021-05-13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도 안 지루하실 겁니다. ^^

hnine 2021-05-13 21:49   좋아요 0 | URL
옙! 선배님! ^^
알라딘엔 이런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아요.
잘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왑샷 가문 몰락기 리뷰도 써야하는데 미루고)

바람돌이 2021-05-14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워낙에 유명하고 사회사적으로도 유명해서 미국역사관련 책만 보면 소개가 되는.... 그래서 읽지도 않았으면서 꼭 읽은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ㅎㅎ 좋은 독서 되세요. 저도 언젠가는 도전할거예요. ^^

hnine 2021-05-14 04:34   좋아요 2 | URL
그렇죠? 귀에 이미 익은 제목이고 그 의의도 알고 있으니 언제든 읽기만 하면 되는 책, 그래서 급할것 없다고 미루게 되는 책 ^^
요즘은 또 너무 짧은 책은 읽기 싫고 두툼한 책이 좋더라고요. 이것 다음 읽어야겠다 미리 정해놓은 에덴의 동쪽도 2권짜리, 그리고 역시 익숙한 제목과 내용이네요. 저의 책 읽는 경향도 참 종잡을 수 없습니다.

페크pek0501 2021-05-1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명작이라는 것, 많이 들었는데 아직 못 읽었어요.
나인 님이 읽고 리뷰 올려 주시면 참고해 사야지, 라고 생각하는 페크입니당~~

hnine 2021-05-15 05:29   좋아요 0 | URL
이거 재미있네요. 페이지가 쑥쑥 넘어가요.
고등학교 아이들 권장독서 목록 보면 꼭 들어가는 책 중 한권이지요. <앵무새 죽이기>처럼요. 읽어보면 과연 그렇겠다 생각이 들어요.
두툼한 책 두권짜리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읽다가 마는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읽고 꼭 리뷰 올리겠습니다~

초딩 2021-05-1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연필 때문에 읽고 싶은 책입니다 ㅎㅎㅎ :-)

hnine 2021-05-15 22:38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인지 못알아듣고 갸우뚱~ ㅠㅠ )
 
왑샷 가문 연대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2
존 치버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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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치버는 사실 장편 보다 단편 소설을 훨씬 많이 쓴 작가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 헨리가 그렇고 앨리슨 먼로, F. 스콧 피츠제럴드가 그러한데 존 치버는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후인 17세에 첫 단편 <퇴학>을 시작으로 생전에 157편의 단편 소설을 발표하였다. 

1912년 매사추세츠주 퀸시에서 부모의 원치 않는 둘째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파산과 자살 시도, 부모의 결혼 생활 파경, 학교에서 퇴학 등으로 순탄하지 않은 성장기를 거친 그는 고등학교 퇴학이 학력의 전부였지만 몇몇 작가들이 그러하듯이 그의 불우하고 좌절스런 삶의 경험은 그의 문학적 동기 부여로 작용했을 뿐 아니라 그의 문학의 소중한 자료 역할을 하였다. 

소설이란 예술이며, 예술은 혼돈에 대한 승리 - 존 치버 -

고등학교 재학시 공부에 관심도 없었지만 담배를 피다 적발된 것을 계기로 퇴학을 당했다. 17세때 그 경험을 <퇴학>이라는 단편으로 써서 잡지사에 보내 채택된 것은 그의 작가로서의 첫발로 성공의 사인이었고 좌절과 방황 끝에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1950년대 그의 나이 40대에 이르기까지 단편 소설만 발표해오다가 장편 소설가로 인정받고 싶은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그 첫 변신이 이 소설 <왑샷 가문 연대기>였고 비평가들로부터는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더 많았다. 그 이유는 이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기대하던 소설 형식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중 하나이다. 탄탄한 플롯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에피소드의 나열로 읽히기 쉬운 내용이라는 것은 어쩌면 제목에서부터 시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 가문의 연대기라니까.

나는 플롯을 가지고 작품을 쓰지 않는다. 나는 직관, 이해력, 몽상, 개념으로 작품을 쓴다. - 존 치버 -

에피소드들의 나열일 뿐이라는 것은 비평가가 아니라도 읽어보면 알수 있지만 그것은 작가가 선택한 방식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존 치버 그가 그려내고 싶은 세계는 플롯에 짜여 촘촘하게 흘러가는 방식이 아니라 구비구비 흘러가는 물처럼 무계획 처럼 보이기도 하고 산만하게 보이기도 하는 방식 속에서 더 잘 표현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을지도.

발음이 입에 잘 안익다가 책을 다 읽을 때쯤 겨우 제대로 발음하게 된 <왑샷 가문 연대기> (자꾸 '왓샵'이라고 읽었다) 는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어촌 마을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온 왑샷 집안의 연대기를 다룬 내용이다. 성경의 한 구절처럼 누구는 누구를, 누구는 누구를 낳고 하는 식의 서술이 나오기도 하는데 중심 인물은 리앤더 왑샷, 그리고 그의 두 아들 모지스 왑샷과 코벌리 왑샷이다. 흥망성쇠, 그중 흥과 성이 망과 쇠로 이어지는 것은 아버지 리앤더 세대에서 시작된다. 아버지와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아들들 모지스와 코벌리는 고향 을 떠나 뉴욕, 하와이등을 다니며 자수성가를 꿈꾸지만 그들의 운명은 그들의 의도되로 되어갈지. 아버지인 리앤드 왑샷의 죽음으로 끝나는 이 작품이 나오고서 7년 후 발표된 <왑샷 가문 몰락기>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존 치버를 일컬어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한다는데 그 말은 어쩌면 이 소설보다는 그의 단편소설에서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고 장편소설에서는 그런 선입견이 오히려 작품을 제대로 보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산만한 에피소드의 이어짐으로 지적된 바 있는 작품에서 이야기꾼 작가의 능력을 찾을 기대를 하고 읽는 것은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번역된 문장이긴 하지만 그가 문장 표현에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보여주는 곳이 읽아보니 꽤 여러 곳 있었다.


나지막이 뜬 태양을 가리며 구름이 지나가자 계곡이 어두워지고, 식구들은 순간적으로 크게 불편해진다. 마치 마음이라는 대륙이 어둠에 잠길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처럼. 바람이 기운을 북돋워 주자 그들은 자신의 회복 능력을 새로이 인식한 사람들처럼 모두 기분이 좋아진다. (51쪽)


단지 태양이 구름에 살짝 가려졌다가 지나가는 장면일 뿐인데 정작 작가가 나타내고자 했던 것은 이 장면을 이용한 사람들의 분위기 묘사라는 걸 알수 있는 대목이다.

리앤더 왑샷이 평소에 자기가 죽으면 장례식에서 낭독해달라고 부탁한 문구도 인상적이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 나오는 프로스페로의 연설문이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내가 예언했듯이, 우리의 이 배우들은 모두 정령이었으며, 이제 공기 속으로 허공 속으로 녹아 들어갔다. 우리는 꿈과 같은 존재들이며, 우리의 하찮은 삶은 잠으로 완성된다. -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중 프로스페로의 대사 -

'이제 우리의 잔치는 끝났다 (Our rebels now are ended.)' 는 말의 유래를 알게 되기도 하는 구절이다.

이 문구는 리앤더 왑샷의 장례식에서 아들 코벌리에 의해 낭독된다.

이어서 발표된 <왑샷 가문 몰락기>는 제목이 결론을 이미 말해주고 있을지 모르지만 결론만 중요한게 아니니까, 경로와 과정이 더 의미있을 수 있는게 인생이니까, 이어서 읽어보기로 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템페스트>는 잘 알지만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는 읽어본 적 없다. 영화로 보든가 읽든가 해야겠다. 그리고 존 치버의 단편들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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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5-08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놈의 플롯이 문제입니다.ㅋ 맞아요. 처음엔왓샵. 그러나 욉샤.발음이 의외로 어렵승다.ㅠ

hnine 2021-05-09 04:59   좋아요 1 | URL
학교에서 배웠잖아요? 소설의 3 요소 중 하나가 플롯이라고.
플롯을 무시할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저 정도 인정을 받은 작가의 경우엔 그만한 주관이 있어서 채택한 방식이라고 봐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어요.
저 책 뒤에 번역자의 해설이 나오는데 예전엔 안읽고 넘어갔던걸 요즘은 해설까지 다 읽을 때가 많아요. 해설 읽으면서 배우는게 많더라고요. 작가 연보로만 알 수 없었던 작가에 대한 사실도 좀 더 알수 있고요.
예전에 권여선 작가가 그러던데 단편과 장편은 완전 다른 장르라고 생각해도 좋다고요. 독자의 입장에서도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의 매력은 따로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이 작가의 단편을 꼭 읽어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1-05-0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고등학교에서 담배 피다 퇴학당했다는데서 깜놀입니다. 미국도 그럴때가 있어군요. ㅎㅎ
항상 좋은 책을 소개해주시는 hnine님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hnine 2021-05-09 05:03   좋아요 1 | URL
담배 피운 것 만은 아닌 것 같고 ( 제 짐작에 ^^) 워낙 미운 털 박혀 있는 상황에서 학교 규율에 명시 되어 있는 위반 행위를 하다가 딱 걸린게 아닐까...^^
제가 생일때마다 생일선물로 민음사와 펭귄클래식 세계문학시리즈를 한 세트씩 선물로 요청해서 받기를 몇년 했더니 (남편에게 요청) 세계문학 책들이 꽤 되어서, 요즘 핫한 책들 보다 문학전집 속의 책들을 주로 읽게 되네요. 그래도 아직 못 읽은 책이 수두룩 하지만요.
바람돌이님도 주말 잘 보내시길. 여기는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냥 바람이면 좋은데 미세먼지를 잔뜩 담고 있는 바람이라니 ㅠㅠ

scott 2021-06-0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인님
존 치버 단편집들 완독의 문턱에 들어가셔야 할것 같습니다.
이달의 당선작 !
추카~추카~~

hnine 2021-06-06 04:36   좋아요 0 | URL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제가 한 작가 작품 파헤쳐 읽는 것 좋아하기도 하고요.
scott님도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리고, 감사합니다~

초딩 2021-06-0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hnine 2021-06-06 04: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은 이달의 리뷰와 이달의 페이퍼 더블 당선!! 축하합니다.
 
기쁨의 집 2 펭귄클래식 26
이디스 워튼 지음, 최인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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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row is better than laughter: for by the sadness of the countenance the heart is made better.

The heart of the wise is in the house of mourning; but the heart of fools is in the house of mirth.

It is better to than the rebuke of the wise, than for a man to hear the song of fools."

(Ecclesiastes 7:3-5 King James version)


"슬픔이 웃음보다 나음은 얼굴에 근심함으로 마음이 좋게 됨이니라. 지혜로운 자의 마음은 애도하는 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열락하는 집에 있느니라. 지혜로운 자의 책망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의 노래를 듣는 것보다 낫다."

(전도서 7장 3-5절)


이 책의 원제 The house of mirth 는 구약성경 전도서에서 유래한다. 펭귄클래식에서는 이 책의 제목을 <기쁨의 집>이라고 했고 현대문화센터에서 번역된 책은 <환락의 집>이라고 했는데 각각 mirth라는 단어를 다르게 번역한 것이다.


이전에 읽은 이디스 워튼의 <징구>라는 책은 네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이었던 반면 <기쁨의 집>은 1,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두툼한 장편 소설로서 지금까지 가장 널리 읽히는 이디스 워튼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작품이다. 1905년 출간 되자마자 대중의 인기뿐 아니라 비평가들로부터도 찬사를 들어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 소설은 릴리 바트라는 아름다운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때는 19세기 중반에서 후반, 서로 다른 여러 사회적 계층이 출현하기 시작하던 미국 뉴욕이 배경이다. 주로 옛 네덜란드 가문들과 영국계 미국인들이 상류 계층을 이루던 시대에서 점차 신흥 부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로 전환해가던 시점이다. 주로 철도와 선박, 모피, 땅 투기, 주식, 금융업을 토대로 하여 형성된 뉴욕의 이런 신흥 재벌 가문들은 황금으로 이루어진 환락의 세계를 창조해냈고 실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고 살아온 이디스 워튼은 자신의 작품 속에 이러한 사회 분위기, 사람들의 삶을 묘사하는 동시에 단지 감각적이고 세속적이기만 한 쾌락의 무상함에 대한 비판 역시 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회 분위기의 묘사와 그에 대한 비판 의식, 둘 중 어디에 더 치중했는가는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이 책의 해설에 인용된 작가의 말을 보면 작가의 의도는 확실히 알 수 있다. 

"경박한 사회는 오직 그 경박함에 의해 파괴당하는 대상을 통해서만 그 극적인 의미를 얻을 수 있다. 그 사회의 비극적 함의는 사람들과 이상을 천박하게 만드는 그 힘에 있는 것이다. 대답은 바로 나의 여주인공 릴리 바트에게 있었다." 

(서문 13, 14쪽)

이 인용문에서 보듯이 작가는 그 당시 미국 사회를 '경박한 사회'라고 지칭하면서 주인공 릴리 바트를 통해 그 경박함에 의해 파괴당하는 대상을 그리고자 했다고 했다. 

소설에 있어서 작품과 작가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이디스 워튼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징구>을 읽으며 알아본 바 있듯이 그녀의 삶 속 경험이 이 작품 속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디스 워튼은 위로 두 남자 형제와 달리 어릴 때 '이야기 만들기'에 대한 관심과 재능을 어머니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못마땅하게 여겨지기만 했던 성장기를 거쳤고 혼기가 되자 부모의 권유대로 결혼을 했으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고 지적인 동반자 (그것이 사람이든 활동이든)에 대한 갈망과 외로움은 커져가서 신경의학자로부토 집중적인 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결국 그녀는 그동안 내놓고 하지 못하던 글쓰기를 조심스럽게 시작하고 그것이 자신의 가장 믿을만한 피난처임을 발견하였다. 나중에 결혼 생활도 끝내고 뉴욕에서의 생활도 끝내며 유럽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며 글을 쓰다가 프랑스 파리에서 75세 나이로 생을 마쳤다.

두권 분량의 긴 내용이고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여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해서 복잡해질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읽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어릴 때부터 타고난 듯한 작가의 이야기 만들기 능력은 인정할 만 하다고 보여진다. 그녀의 작품이 영화나 TV드라마로 여러 편 만들어진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 소설을 그 시대 상류층 묘사나 그들의 경박한 행태 묘사 쪽에 치중했느냐, 아니면 그에 대한 비판 의식을 보여주는데 치중했느냐, 이 둘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주느냐에 따라 이 소설의 개인적인 느낌은 달라질 것이다.

나의 소감을 밝히자면, 둘 다 인정하지만 작가의 의도만큼 작품 속에서 그 비판 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아쉬움, 경험과 의도의 협업에서 경험 쪽으로 좀 더 기울어지고 말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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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8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작품이 이디스 워튼이 불행한 결혼에 마침표 찍고 경제적으로 독립 할수 있게 만든 작품이였죠

당시 미국 신흥 부유층들이 영국에 망해가는 귀족들한데 딸들을 시집보낼때
이책 한권씩 챙겨줬다고 합니다.ㅎㅎ
시대를 반영한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 스토리가 많이 담겨 있죠
개인적으로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마지막 챕터 주인공 아처가 벤치에 앉아서 지난날 회고하는 모습은 깊이 새겨둘 명문장들,,,
영화보다 원작!

hnine 2021-04-29 05:18   좋아요 1 | URL
영국 사람들 지금도 열광하는 제인 오스틴 소설들을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어 하는 편이 아닌데, 이디스 워튼 소설도 비슷하지 않으려나 했답니다. 그래서 집에 이디스 워튼의 <기쁨의 집>, <순수의 시대>가 있는데도 안 읽고 있다가 이번에 읽었네요.
내친김에 <순수의 시대>도 연속해서 읽어볼까 하다가 결국 다른 작가의 책을 골라서 읽고 있는데, scott님 말씀 들으니 곧 읽긴 읽어야겠어요. ^^
 


2021년 시작하고 지금까지 본 영화 22편.

그중 제가 별 다섯 준 영화 네 편입니다.



1. 열일곱 (Diecisiete, 2019 스페인)



갈곳 없는 이에게 하룻밤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요즘처럼 찜질방이나 PC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꺼진 백화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화. 

형과 둘이 사는 열일곱살 엑토르는 오토바이를 타고 떠돌다가 폐점 직전 시간 백화점에 들어가 숨어있다가 모든 직원이 퇴근하고 백화점 셔터를 내리자 전시되어 있던 텐트 속으로 들어가 잠을 잔다. 경비원 순찰 소리에 빨리 도망쳐나와야 하는 상황, 엑토르는 전시되어 있던 상품중 난방전열기구를 훔쳐나오느라 시간 끌다가 붙잡히게 된다. 추운 날씨에 요양원에 혼자 계시는 할머니에게 가져다 드리려던 것.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 엑토르와 이미 낮이 익은 판사는 엑토르에게 형법 책 한권을 선물로 주며 읽어보라고 한다. 소년원에서 다른 것에 흥미를 못붙이고 형법 책 읽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엑토르를 소년원의 다른 아이들은 놀리고 괴롭힌다. 그러던 중 소년원에서는 교화 차원에서 유기견들을 차에 실어와 수감자들로 하여금 유기견들을 돌보는 기회를 주게 되고 엑토르도 어떤 개 한마리를 열심히 돌보게 된다. 어느 날 그 개가 다른 곳으로 입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상심한 엑토르는 그 개를 찾기 위해 소년원을 뛰쳐나오게 되는데. 

이것은 영화의 시작일뿐, 자극적인 장면 없이 엑토르가 치유되어 가는 과정, 형제애, 인간의 본성, 치유에 돌봄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애정이든 돌봄이든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다른 대상을 사랑하고 돌볼 수 있을때 스스로 자기 가치를 재평가하게 되고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것 같다는 여운을 준다.













2. 쁘띠 아만다 (Amanda, 2018 프랑스)



파리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청년 다비드, 그리고 다비드의 누나 상드린, 일곱살 조카 아만다.

파리시내에서  터진 테러로 누나 상드린이 갑자기 사망하고 졸지에 다비드는 일곱살 조카 아만다를 맡게된다.

자기의 일상이 서서히 무너져가고 조카를 돌보는 일이 힘에 겨워가는 다비드.

아버지 없이 유일한 버팀목이던 엄마까지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지고 외삼촌 마저 자기때문에 힘들어하는걸 눈치채게 되는 아만다.

영화는 이 둘의 대립을 보여주는데서 끝이 아니라 이 대립을 어떻게 서로 보듬고 가는가를 보여준다. 

지 위로 없음. 

억지 감동 없음.







3. 콜럼버스 (Columbus, 2017 미국)


감독은 코고나다 (Kogonada). 한국계 미국인이다.

미국 인디애나주의 도시 콜럼버스는 모더니즘 건축의 메카라고 알려진 곳.

요즘 영화, 그것도 미국 영화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롱샷, 아주 느린 진행, 폭포수같이 쏟아지기는 커녕 가끔씩 오고가는 대화.

당신 아버지의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 여자의 말에 남자는 대답한다.

"My dad believes in modernism, with soul." (아버지는 영혼이 담긴 모더니즘을 신봉했다.) 이런 식.

하지만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은 영화.


사람이 아니라 건축이 주인공인 영화이다.








4. 케이크메이커 (The Cake Maker, 2017 이스라엘, 독일 합작)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영화이다.

요리, 음식 영화가 아니라 종교, 문화, 그것을 뛰어넘는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을 아주 섬세하게 그린 영화이다.

사랑을 잃은 후에도 사랑을 되찾은 후에도 우리는 계속 살아간다, 살아가야한다.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만 정하다보니 서재지기님들중에도 이 영화를 보신 분이 계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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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1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다 보고싶네요. 이 영화들 다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데 네이버에서 볼 수 있는지 찾아봐야겠어요. 특히 조카와 삼촌의 이야기 궁금해요!!

hnine 2021-04-10 19:12   좋아요 0 | URL
저는 몽땅 넷플릭스에서 봤어요.
쁘띠 아만다, 강력 추천드립니다. 아이들은 나이만 적을뿐 때론 어른보다 훨씬 더 큰 세상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 옆에 어른이 보호자 역할을 하듯이 어른 옆에도 꼭 아이들이 있어주어야 우리 영혼이 찌들어가려고 할때 구제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한답니다.

scott 2021-04-11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콜롬 버스, 케이크 메이커 극장에서 봤어요.
두영화 인상 깊게 봤는데
영화 콜럼 버스 롱샷 화면에 보여지는 1940년- 1970년 사이에 지어진 ‘모더니스트 건축‘ 보는 재미가 컸어요.

영화 케이크 메이커에 나왔던 블랙 포레스트 토르트 사먹으려고 빵집 순례하기도 ㅎㅎ

hnine 2021-04-10 22:21   좋아요 1 | URL
너무 제 혼자 취향대로 뽑았나 싶었는데 scott님은 이중 두편이나 보셨군요.
저는 건축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관심만 많아요 ^^ 그래서 이 영화 전체가 말하는 메시지는 둘째 치고라도 장면 장면 자체가 빨려들게 하더라고요. 콜럼버스가 모더니스트 건축의 메카라는 것도 몰랐었는데 영화에 자주 비춰주던 밀러하우스 내부에 알렉산더 지라드 작품들이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Columbus city hall 건물 지붕이 뚝 끊어져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케이크메이커가 요리 영화는 아니라고 썼지만 유혹적인 디저트 많이 나오지요. 반죽기 없이 반죽하려면 남자 주인공 정도 팔뚝은 되어야 가능하겠다 생각도 했고요. 블랙 포레스트 토르트 위의 빨간 체리가 눈에 아른아른~ ^^

han22598 2021-05-04 0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4번 찜입니다. 저는 다른 주의 콜럼버스에 살았었는데 ㅋㅋ 인디애나주 콜럼버스가 건축으로 유명한 도시였다니..몰랐어요. 영화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hnine 2021-05-04 13:56   좋아요 1 | URL
1, 2 번도 좋은데...^^
콜럼버스라는 이름의 도시가 여럿이지요. 제가 아는 곳만해도 Ohio, Missouri... han님은 어느 주의 콜럼버스에 사셨을지.

2021-05-07 0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1-05-1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케이크메이커 겹치네요. 아주 좋게 보았던 기억이 나요. 특히 콜럼버스 땡기네요. 좋은 영화 꾸준히 보고 계시군요. 데몰리션도 나인 님 소개로 알게되어 좋아하는 영화로 찜되었지요. 제이크는 개구쟁이 같으면서 여리고 슬프고 왠지 보호해 주고 싶은 독특한 매력이 ^^

hnine 2021-05-18 04:59   좋아요 0 | URL
왠지 프레이야님과 저의 영화 취향이 많이 다르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제목이 케이크메이커이지만 케이크 얘기는 아닐 것 같았어요.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초콜렛이 그랬던 것 처럼요.
<콜럼버스>는 제가 위에도 썼지만 주연이 사람이 아니라 건축이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좋을거예요.
제이크 질렌할의 독특한 매력. 저도 공감. <벨벳 버즈쇼> 보셨나요? 그것도 아주 독특한 영화였지요.

프레이야 2021-05-18 10:59   좋아요 0 | URL
주택 집 가정에 관심이 많이 가서 꼭 찾아볼 예정이에요. 벨벳 버즈쇼도 바로 찾아볼게요. 안 본 영화네요. 러브 앤 드럭스 에서도 제이크 귀여워요. 울큰애가 젤 좋아하는 배우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