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옆에 없을때라도 그 음식을 보게 되면 

그 사람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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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7-03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엇, 저 구절 얼마 전에 라디오에서 들은 것 같은데 아닌가...?
암튼 그럴 때가 있긴 하죠. 뭔가를 먹으면 누가 있으면 잘 먹을텐데하잖아요.
참, 아드님은 군대 훈련 잘 받고 있나요?
평소 잘 먹는 음식하시면 아드님 생각 많이 나시겠어요.

hnine 2021-07-04 03:48   좋아요 2 | URL
저는 라디오에서 듣고 쓴 것은 아니지만 많이들 하는 말이긴 하지요.
저는 음식을 볼때 그걸 좋아하는 사람 생각을 자주 떠올리는 편인데, 막상 나랑 가까운 사람이면서도 그 사람이 무얼 좋아했던가 생각 안 나는 경우도 꽤 있더라고요. 얼마전에 엄마 생신때 떡을 보내드렸더니, 외할머니 생각이 나신다면서 엄마가 우시더라고요. 외할머니는 무슨 음식을 좋아했는지 생각이 안나신대요. 부모의 챙김을 받는게 우선이지 자식 입장에서 내 엄마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즐기시는지 마음 써서 살피는 경우는 드문거죠.
저도 마찬가지일거예요.
제 아들은 잘 있대요. 말로만 듣던, 비무장지대에서 졸음 참아가며 보초서는 근무 서고있어요. ^^
안부 물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cott 2021-07-04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옆에 없을때라도 그 음악과 영화를 보게 되면

그 사람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인데 !

에이치 나이님 아드님 생각 많이 나시는 것 같습니다
역쉬, 울 어머니들은 음식을 보면 자식 생각을 !

hnine 2021-07-04 03:51   좋아요 2 | URL
그 사람과 어떤 시간을 공유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어떤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지 그 음악과 영화를 보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시죠?? ^^
사실 아들 생각은 음식 아니어도 한 시간마다 한 번씩 하고 있고 (^^), 저 날은 부모님 생각이 났어요.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좋아하는 음식 알아도 해드릴수도 없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음식은 알고 있지만 자주 가뵙지도 못하고 있고.
 













꽃다발의 일부.











그 중의 또 일부.


편지지 삼아 편지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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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29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편지지 삼아 편지쓰고 싶은 사진요. 정갈하고 동글동글한 글씨로 써내려가고 싶은....
하지만 현실은 삐뚤빼뚤 초딩 글씨라는....ㅠ.ㅠ

hnine 2021-06-29 11:49   좋아요 1 | URL
아래 사진 배경은 꽃다발을 싼 포장지예요.
여백이 생기니까 편지지 같은 느낌이 나나봐요.
삐뚤빼뚤 글씨가 더 개성있고 멋진걸요. 요즘 새로나오는 서체에도 그런 디자인 많잖아요.
그리고 천재는 악필이래요 ^^

scott 2021-06-29 1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꽃사진 컬러 프린트로 출력해서
액자에 넣고 싶네요
에이치 나인님은 편지지 생각을 하셨다니
낭만적이쉼 ^ㅅ^

hnine 2021-06-29 12:07   좋아요 0 | URL
일단 제 전화기 바탕배경으로 깔아놓았습니다~ ^^
제가 편지 쓰는걸 좀 좋아하는데 요즘은 쓸 일이 없어서 아쉬워요.
 
암 병동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8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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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과 병동이 닮았다고 하면 목적이 엄연히 다른데 어째서 닮았다고 하냐고 반문할수도 있을 것이다. 목적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 사는 방법은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며 더 잘 알게 되었다.

중학교때 겨울방학 숙제로 읽어야 하는 책 중에 솔제니친의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 가 있었다. 먼저 읽은 동생이 말하길, "언니, 이 책 한권이 하루동안의 얘기야." 라는 것이다. 숙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끝까지 읽긴 읽었지만 중학생인 내게 그 책은 지루하기만 했고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몰랐다. 

<암병동>은 두번째 읽는 솔제니친의 작품이다.  

암울하기만 한 제목. 이것도 결국 암 병동이라는 특정 공간의 얘기가 아닌, 그 이상의 세상을 빗대어 쓴 작품 아닐까, 내멋대로 추측까지 하며 두권의 두툼한 책을 펼쳐들었다. 

그 옛날 읽었던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보다 훨씬 길지만 더 빨리 읽은 것 같다.

1918년 솔제니친이 태어났을때 러시아는 볼셰비키 혁명을 막 겪고 러시아 제국이 무너진 후 소비에트 정부가 수립되어 가던 혼란한 시기였다. 그의 아버지는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인텔리였으나 그가 태어나기 전 사망, 어머니 혼자 그를 키워야했다. 어머니 역시 문학, 예술, 외국어에 한 사람이었지만 혼자 부양해야했던 가족은 내내 궁핍한 생활을 면치 못했다. 솔제니친은 원래 대학에서 물리와 수학을 전공하였으나 전공외에 문학 등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다. 문학공부를 위해 다시 대학에 들어갈 생각도 하였던 솔제니친은 전쟁의 발발로 공부 대신 독일과의 전투에 참가하였고 형무소 생활, 강제노동수용소 생활을 하였으며 수용소 병원에서 악성종양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의 전작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도 그렇지만 이 소설 <암병동> 역시 자신의 이런 경험들을 모티프로 하여 태어난 작품이다.

사회적으로 어둡고 혼란스런 시절, 암이라는 치명적인 병을 안고 모여든 환자들은 공통적이면서 모두 다르다. 입원하는 날까지도 자기는 암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 병원에서의 치료와 별개로 온갖 정보를 찾아 암을 알고 고쳐보겠다는 사람, 방사선 치료의 폐해를 의사에게 따져묻는 사람, 가망없는 상태라는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목표하는 학업과 진로를 위해 빨리 치료받고 병동을 나가기만을 기다리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한 젊은 환자.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병동에서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가지고 각자 자기들의 의견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 소설에서는 환자들만 등장인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암병동을 구성하고 있는 다른 인력, 즉 의사, 간호사, 환자의 가족, 병원의 청소부까지, 암병동 자체가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 중 대장 격의 의사 한사람도 나중에 위암 진단을 받아 의사에서 환자의 신분이 되기도 한다.

작품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인 코스토글로토프가 마침내 병원에서 바깥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이 사는 마을, 백화점, 동물원등을 차례로 방문해보는데, 동물원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이 종은 달라도 암병동에서의 자기의 모습이었으며, 암병동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 사회에서 제압받으며 살고 있는 민중들의 모습이었다. 

다음은 코스토글로토프가 쳇바퀴 돌리고 있는 다람쥐를 보며 하는 생각이다.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니고 먹이로 유혹하는 것도 아닌데, 다람쥐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저렇게 나무나 높은 가지도 전혀 개의치 않고 쳇바퀴 속에 들어가 돌고 있는 것이다. 헛된 행위와 헛된 운동의 거짓 이념이 다람쥐를 꾀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다람쥐는 분명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살짝 발판에 발을 대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가혹하고 끝없는 놀이인 줄 몰랐을 것이다. (처음에는 몰라서, 그 후 몇천 번째 돌고 있는 지금은 잘 알면서도 여전히)

쳇바퀴의 막대 발판과 완전히 하나가 된 다람쥐는 심장이 터지도록 온 힘을 다해 돌고 있었다. 그러나 수없이 앞발을 내디뎌도 다람쥐는 한 층도 더 높이 올라갈 수 없었다. (346쪽)


과거에, 그리고 현재에 많은 사람이 했었고 또 하고 있을 생각이다. 결국 허무하고 덧없는 삶이며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모르고 있다면 그런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하는. 자기 삶인데 자기가 주체가 될 수 없는 삶. 감옥과 병동의 공통점 아닐까?

암병동에서 퇴원하여 나온 그는 기대했던 환희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고통스러워하며 억지로 삶을 지탱해가는 동물들의 모습만 눈에 보일 뿐. 어떤 동물도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

감옥과 수용소 생활 11년, 이후 망명생활 20년을 하며 살았던 솔제니친. 그가 몸으로 겪어 쓴 소설, 그가 찾아낸 진실의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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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6-29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작품도 찜하겠습니다.

hnine 2021-06-29 11:51   좋아요 2 | URL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 그런 의미에서 저도 다시 한번 읽어보는걸로 해야겠습니다.
<암병동>은 암울한 내용이지만 지루하지 않아요. 워낙 여러 유형의 환자들과 의사들이 나오고, 치료 과정과 방법을 어찌나 구체적이고 상세하고 표현해놓았던지.
두권짜리이지만 읽으시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거예요.

scott 2021-06-29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마어마한 영지를 소유하고 있던 톨스토이 백작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솔제니친
그의 목소리가 담긴 수용소의 모습 그리고 암병동
작가의 기나긴 투쟁의 모습이라서 더욱 절절하게 다가 오네요

hnine 2021-06-29 12:18   좋아요 2 | URL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한데다가 본인이 암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어찌나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묘사해놓았던지요. 방사선 폐해에 대한 것, 차가버섯의 효과까지, 성이 이씨인 고려인도 잠깐 나오고요.
스위스로 망명, 미국에서 오랜 칩거 생활 끝에 생의 마지막은 그래도 러시아에 돌아가서 맞았다는군요.

scott 2021-07-07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인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해피 수요일 ^ㅅ^

hnine 2021-07-07 21:5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scott님, 리뷰와 페이퍼 2관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7-07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축하합니다

hnine 2021-07-07 21:56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도 리뷰와 페이퍼 둘 다 당선되셨죠.
축하드려요~ ^^

초딩 2021-07-0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달의 당선작 넘넘 축하드려요~

hnine 2021-07-08 04:42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그리고 축하해요 초딩님,
우리 함께 축하 주고 받아요~ ^^
 





한 발만 더 뛰면 죽음이라면

정말 그렇다면

달리기는 그 지점부터 시작된다



살아있다는 말 따위는 믿을 수 없어야 한다

더는 달려 나갈 게 없을 때

세상에 오직 나만 없을 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거짓말이 세상에 가득해질 때




- 이승희 시집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 "달리는 저녁" 이라는 시의 일부 -









적지 않은 나이를 먹으며 살아오는 동안

나는 과연 저렇게 힘든 시기를 

피하지 않고 견뎌본 적이

몇번이나 있었나 생각해보았다

있기는 있었는지


한 발만 더 뛰면 죽을 것 같을때

살아있는지 죽어가고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을때

더 이상 앞이 안보일때

아무도 내 편이 없는 것 같을때

다시 시작하라는 말이 거짓말로 들릴때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그때가 달리기를 맘먹어야하는 순간이라고

이 시는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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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게 하고 싶은 말






허리쯤에서 꽃 무더기라도 필 생각인지


새삼 잊었던 기억이 몸이라도 푸는지


녹색의 살들이 늘어질 대로 늘어져서


팽팽해지는 오후


녹색의 말굽들이 총알처럼 날아다니며


횡설수설 나를 잡아당긴다


슬플 겨를도 없이 구석을 살아온 내게


어떤 변명이라도 더 해보라는 듯


여름은 내게 


베고 누을 저승을 찾으라 한다


구름 사이로 모르는 사람들이 환하게 웃는다


누구의 유족인가 싶은데 


문상 차림 치고는 너무 설레는 표정이다


큰 나무 뒤에서 혼자 늙어가는 개복숭아는


제 식구들을 욱욱 게워내고 있다


다 늙은 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무엇을 먹는 건지 게워내는 건지


나는 못 본 채 지나간다


그렇게 몇 개의 골목을 지나면서 생각한다


어디쯤에서 그늘을 오려내고 그 자리에 숨어 이 계절을 지나가야 하는지


오려낸 자리마다 더 깊은 변명이 부글부글 끓어도


함께 썩어가자고 


엎드려 울기나 하자고


이 세상 모든 꽃이 유족처럼 나를 향해 필 때까지


나는 캄캄한 사연을 말하지 않으려는 중이다




- 이 승희 시집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 중에서 시 "여름에게 하고 싶은 말" 전문 -



(※ 줄바꿈은 제가 옮겨 적으며 한 것이고, 원문에는 줄바꿈이 없습니다.)





























작년에 사서 읽다가 다 못 읽은 시집

올 여름에 마저 읽으려고 한다.


'시를 읽는다'라고 쓸때마다 망설여진다.

시를 읽는다는 말 말고 더 적절한 말이 없을까.

시를 품어본다? 마음에 담아본다? 마음을 담궈본다? 물들어 본다? 


이 시집 말고 다른 시집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는 전권 필사를 해본 적도 있는,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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