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 - 달콤한 육아, 편안한 교육, 행복한 삶을 배우는
서형숙 지음 / 큰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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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아이가 그런다, "엄마, 가방 들고 가는데가 학교인데 어떻게 책이 엄마 학교래~~"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이 책에 글로 써 놓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책도 학교가 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내가 많이 부족한 엄마이어서 인가, 다양한 색깔의, 적지 않은 육아 책을 읽었건만 어느 책을 읽든 배울 점을 발견한다. 책읽기를 특히 강조한 책, 엄마와의 대화 방식에 대해 말해준 책, 아이의 유형별로 키우는 방식을 말해 준 책, 긍정적인 대화의 중요성을 말한 책, 99% 엄마의 노력으로 아이는 키워진다고 말한 책, 어릴 때부터 '덕'을 강조한 책 등등... 이 책에서는 다정한 엄마가 되라는 것이 그 요점.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다 즐기고 누리게 해주자고 말한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엄마의 따뜻한 사랑이라고. 글 중에 인용된 영화 엘리펀트 맨의 주인공의 말이다;  [어떤 사람이 흉측한 모습으로 태어나서 부모도 없고 놀림만 받으며 외로이 지내는데 어떻게 그리 착한 마음을 가질 수 있냐고 묻자 그는 "그건 엄마 때문" 이라고 대답한다, 엄마가 나를 낳았을 때 꼭 안아 주었다고. 그걸 지금까지 기억하며 잘 살고 있다고...](31쪽) 엄마의 기본적인 역할에 대한 나의 생각과 이 대목에서 통했다고나 할까. 저자는 또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 같지만 천만에, 아이가 나를 키운다. 부모는 아이를 낳아 기르며 배려를 배운다. 희생도 배우고 용기도 배운다. 참을성도 기른다. 어려운 일을 겪으면 한꺼번에 더 많이 배운다](63쪽) 라고 말하고 있다. 자녀를 기르며 자녀로 인해 부모가 울 수는 있어도 자녀가 부모 때문에 눈물짓게 해서는 안된다며.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문제는 너무나 자주 자기 감정에 휘둘리고, 다른 사람들의 방식에 흔들리고, 비교하고,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입장보다는 부모의 눈으로 판단하고 지시하려 들지 않는가. 엄마 자신이 행복하지 않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상태에서, 엄마의 표정에 따라 이 세상이 천국이 될수도 지옥이 될수도 있는 아이에게 과연 사랑과 행복이 전달될수 있겠는가. 아이가 필요한 순간엔 하던 일도 멈추고, 아이가 내 곁에 있다는 것에 언제나 감사하라는 말. 기다리고 또 기다려주라는 말. 엄마의 사랑은 소신과 용기, 대범함까지 필요로 하니, 나에게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엄마 노릇은 생각보다 쉽다고 말하고 있으니...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은 절로 큰다.' 이다.

그래, 아이를 엄마가 전적으로 컨트롤하는 소유물로 보려하지 말고, 언제 뭘 배우게 하고 가르치려고만 들지 말고, 엄마부터 확실한 자아를 가지고 행복한 엄마가 되어 살때 아이도 맘껏 자기의 세상을 그리며 자라나리라. 한번 더 안아 주고, 사랑한다 말해 주고, 더 웃어주자.

* 이 책에서 눈에 띄었던 점 한가지는, 다른 책들에서는 대개 자기가 키워진 방식대로 자기 자식을 키우게 된다는게 정설처럼 얘기하는 반면 이 책에서는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의 엄격했던 교육 방식에 대하여 다정한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내가 키운 방식대로 아이도 자기의 아이를 키우게 될거라는데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이는 자기 부모에게서 아쉬웠던 점을 생각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방향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우면 그 잘못을 자식의 자식, 그 자식의 자식으로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식의 설명은 거의 협박처럼 들리기까지 하던 차에, 저자의 이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기존의 정설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자기의 경험과 자신의 주관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믿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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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11-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학교인대.아이들은 절로 크다니..........
제발 절로 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울 사춘기 유진도 절로 크는걸까요,,
지 언니따라 툭하면 엄마한테 따지고 대드는울 막내딸두요?흐,,,
한번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더 웃어주자,,,한번 잘해볼래요~~

hnine 2006-11-03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오늘 저녁 먹으면서도 남편과 이 책 얘기를 했어요. 아이들은 절로 큰다는 말은, 말 그대로 저절로 자란다는 말이라기 보다 자기 방식대로 자기 세계를 이루며 커간다는 뜻 아닐까 싶어요. 대드는 아이를 보면 엄마로선 마음이 참 아프지요. 하지만 그 시기를 너무 조용하게 보내는 것이 더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밖으로 표출되는 것 없이 혼자서 마음에 쌓아두고 보내는 것이요. 유진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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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 마자 화제거리가 되어 대강 어떤 내용일거라는 것은 알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로 착잡하고 걱정스러웠다.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금의 먹거리의 문제는 곧 우리의 생명과 뗼래야 뗼수 없는 문제이며, 우리 당대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고 후대로 전해내려간다는 점, 더구나 행간에서 느껴지는, 이런 문제점들이 야기된데에는, 자본주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그 바탕에 깔려 있음을 알게 되니 과연 이 딜레마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지 절망스럽기조차 했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결코 절망적이지 않음을, 알면 나아질수 있으나  바로 알지 못하는 무의식과 무지가 문제임을 말하고 있지만말이다.

또하나, 이 책의 저자를 다시 볼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펴기 위한 철저한 준비로, 그  주장이 과장이나 허구로 비춰질 여지를 남기지 않고자 애쓴 흔적이 보여, 그리고 수년간 몸담고 투신하던 직장을 뒤로 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 할 수 있는 양심용기가 존경스럽기 그지 없다.

저자의 말대로, 알고 깨어 있는 소비자의 의식으로 이미 커다란 사슬이 되어 돌아가고 있는 이 잘못된 체계가 정말 바로잡아질지 아직도 회의스럽기 짝이 없지만,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의지를 키워나가는 것, 그 정도는 할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별 여섯개를 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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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10-30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깨어있으니.언젠가,,,세상이여,바로잡혀라,,하고 외쳐봐야겠어요...
오늘은 님들 서재가,,먹거리땜에 고민하시는 모습이 가득해서,,
열심히..책으로 마음을 살찌우고,,또 좋은 음식 먹어서,,몸을 바르게 키워가려는 님들의 지혜가,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hnine 2006-10-30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기대 이상이었어요. 전문적인 용어를 풀어 쓰는 데에도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이셨더라구요 저자께서. 먹거리 문제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윤을 챙기기 위해 생명을 맞바꿔도 좋다는 생각이 지배하게된 세상이 참 슬펐어요.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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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어느 영양분이 체내에서 대사될때 다른 성분을 필요로 한다면 그것을 추가로 첨가하면 되는 게 아닐까. 예컨대 정제당이 대사될때 비타민이 필요하다면 비타민을 넣어주면 되는 게 아닐까.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생체 내의 물질대사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현대 과학은 이 대사에 관여하는 성분들에 대해 거의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또 자연의 식품 소재가 어떤 영양분 조성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무수한 세월이 더 필요하다.
현대과학이 자연을 극복할수 없음은 실로 미세한 부분에서까지 감지된다. 현대인 식단의 아킬레스건인 인공조미료를 보자. 주성분인 글루타민산나트륨은 오래전부터 뇌세포 파괴, 호르몬 교란 등의 멍에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성분을 자연계에 존재하는 상태로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왜 그럴까?
....
철분 강화제는 아연의 흡수를 방해하여 아연 결핍증을 유발한다. 그렇다고 아연 강화제를 먹으면 이번에는 구리의 흡수에 문제가 생겨 구리 결핍증을 유발한다. 그러나 천연식품을 통해 미네랄들을 섭취하면 이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왜 그럴까?
사카린을 비롯한 인공감미료는 단맛이 설탕의 수백 배에 달한다. 단것을 좋아하는 꿀벌이 당연히 사카린도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꿀벌은 사카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276-278쪽

이제까지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한다. 그것은 '인류의 식생활을 자연과 분리시키지 말라'는 경구다.-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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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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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일본의 한 여성잡지에 결혼을 주제로 기고한 글 모음집이다. 번역은 예외없이 김 난주님.

결혼한지 2년에서 3년 되었을 때 쓴 글이라는데, 결혼하고서 여자가 느끼는 것은 참 많은 부분이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하면서는 결코 알수 없었던 남자의 모습, 또 그에 반응하는 나의 모습. 하지만 그것이 결혼 생활의 전부가 아니며, 변화는 해를 더할수록 계속되느니. 결혼은 struggle이라는 책 중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struggle 중에서도 아주 dynamic한 struggle!

공원, 비, 월요일, 밥, 색, 풍경, 노래...등등 소소한 소제목 아래 나와 남편, 그리고 일상적인 얘기들이 부담없이 길지 않게 단락 단락 펼쳐져 있어, 금방 읽었다. 내가 만약 결혼 생활에 대한 이런 식의 글을 쓴다면 어떤 색깔의 글이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 좀 더 드라마틱하지 않았을까. 아마 드라마틱한 사건들 중심으로 쓰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에쿠니 가오리는 이 책에서 부부싸움을 했다 라고 쓸 망정 부부싸움 한 내용을 소재로 삼지 않았다. 주위의 풍경과, 자신의 느낌과 (그것도 간결체로), 남편과의 대화 한 꼭지 정도. 그래서 글이 간결하다. 무겁지 않다. 비 온뒤의 아파트 같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보라. '오늘은 월요일이고, 늦더위가 극성을 피우고 있고, 남편은 회사에 갔습니다. 저녁 반찬으로는 꽁치를 구울 생각입니다.'  ...이런 식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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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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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통곡하는 심정으로 읽었는지 모른다. 어린 동구의 인생이, 엄마의 인생이, 그리고 할머니의 인생마저도 그냥 가슴치며 울고 싶게 만들었다. 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닌 저자의 첫 소설이  이렇게 흡입력을 가지고 읽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의 배경이 되는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는 내가 화자 (話者)인 동구의 나이와 비슷한 시대였기 때문에 더 실감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한 집안에서 아이란 존재는 지금 처럼 귀염받고 위함을 받는 주인공이 아니라 그저 어른들의 눈치를 보고, 어른보다 목소리가 커서는 안되는 아직 완전한 인간 이전의 그야말로 '어린애' 취급받던 때.  할머니로부터 온갖 구박과 멸시를 받고, 아버지로부터도 배려와 사랑 대신 침묵과 복종만을 강요받으며 삭아가는 가슴에 멍을 키우는 엄마를 옆에서 늘상 보고 자랐고, 처음으로 자신을 따뜻한 눈으로 봐주는 담임선생님을 만나 그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고 믿었던 동구로부터  선생님도 떠나갔고, 태어날 당시부터 자기와는 달리 영리하기 그지없어 온 식구의 귀염을 받던 여동생 영주, 그런 동생을 시기하고 질투하기는 커녕 애지중지 보살피며 자랑하고 다니던 것이 낙이었던 동구에게서 그 동생마저도 떠나보내며, 동구는 그만 초등학교 4학년 나이에 이미 어른이 되었나보다. 서로 다시 공존이 힘들어진 엄마와 할머니를 위해서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을 찾던 동구가 결국 한 일은 무엇이었던가.

한번 구경이라도 하고 싶어 기웃거리던 한 동네의 삼층집 정원. 쓸쓸한 겨울 어느날, 빠끔이 열려져 있는 대문으로 들어가 바위위에 앉아 둘러보다가, 동네 개구장이들의 돌팔매질에 죽었다고 생각했던 새, 야윈 곤줄박이가 얼음위에서 날아오지는 못할 망정 살아서 남아있는 것을 보고, 죽었는 줄만 알았던 곤줄박이가 지치고 고단한 모습으로나마 살아 모습을 드러낸 것이, 사랑하는, 하지만 지금은 곁에 없는 이들을 언젠가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으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소년.

내가 그 소년 동구의 마음이 되어 엉엉 운다. 소설은 '아름다운 정원에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나는 섭섭해하지 않으려 한다.'고 끝맺고 있지만, 나는 그의 마음 속의 그 따뜻함과 진심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그의 마음에 정말 아름다운 정원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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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10-23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설 읽고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참 슬픈 정원에 다녀왔었지요.

hnine 2006-10-2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그려지는 상실, 상처...이런 것들은 정말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비자림 2006-10-2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만 읽어도 애처로운 마음이 드네요.
님, 잘 지내셨죠? 연꽃 이미지도 곱네요. 배경이 진하여 이국적인 느낌도 살짝 풍기고.^^

hnine 2006-10-2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연꽃은 아마 동학사 가서 찍어 온 사진일거예요. 저는 잘 지내고 있는데 비자림님 팔목은 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