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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알라디너의 솜씨자랑

프루스트에게 마들렌이 있었다면 내게는 카스테라가 있다.
다른 점이라면 카스테라는 다 만들어진 것을 한 쪽 떼어내어 먹을 때의 느낌보다는,
만드는 도중, 즉 오븐에서 구워지고 있는 동안 시간차를 두고 풍겨 나오는 냄새로 불러일으켜지는 반향이 훨씬 크다는 것.
밀가루, 설탕, 우유, 꿀, 오일 등의 재료가 한데 섞이고 180도 뜨거운 온도에서 각각의 맛이 아닌 새로운 맛으로 탄생하는 동안 그 과정을 엿보게 하는 그 냄새를 우리는 특히 풍미 (reverence) 라고 부르던가.

처음은 같았으나, 오븐에서 나올 때 윗부분의 색깔은 이렇게 달라져 있다.

식을 때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렸다가, 반듯반듯 썰기.

 





 

 

 

 

 

 

 

 



 

 

 

 

 

 

 

 

이렇게 완성되고 나면 안먹어도 행복하다. 누릴수 있는 온갖 것은 이미 만들면서 다 누렸으므로.

빵을 그닥 즐기지 않는 우리 식구, 다른 빵들은 만들어놓으면 며칠 가는데 이 카스테라만은 보통 이틀이면 다 먹는다.

기분이 가라앉거나 우울할 때, 부엌으로 달려가 카스테라를 만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만드는 방법을 모르신다면, 이 책을 참고하시라는 말과 함께.

 

 

 

 

 

 

왼쪽의 홈베이킹 책에는 제과, 제빵 뿐만 아니라 쉽게 만드는 우리 떡 만들기도 소개되어 있다. 재료나 방법이 복잡하지 않은데, 따라해보면 같은 재료, 같은 방법을 쓰더라도 나오는 결과물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얼마나 공들여, 꼼꼼히 과정을 밟았느냐가 결과물에 그대로 드러난다고 할까.

오른쪽 책은 제과 제빵 중심의 내용인데, 베이킹은 맛만 좋으면 된다는 철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 빵, 과자의 색채와 크기, 담길 그릇과의 조화 등, 색채 디자인 공부도 따로 필요한 것이 아닌가 느껴질 정도.

아, 중요한 한가지. 카스테라 만들기의 성공 여부는 달걀 거품내기에 있다. 그릇을 거꾸로 들어도 달걀 거품이 쏟아지지 않을 정도로 빳빳해질 때까지, 즉 이미 거품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순간까지 열심히 저어주는 것. 이게 안되면? 포실포실 카스테라가 아니라, 떡 처럼 된다. 쌀가루로 만든 제대로 된 떡이 아니라, 밀가루 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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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11-25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듯하게 잘린 카스테라 정말 환상적이네요. 빵냄새가 솔솔~ 우유랑 먹으면 사르르 녹는 그 맛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지요^^

마노아 2008-11-2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들면서 맛보았던 그 향으로 이미 누릴 것은 다 누렸다는 표현이 멋져요. 카스테라의 향기는 정말 근사하지요. ^^

행복희망꿈 2008-11-2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하고 부드러운 카스테라~ 너무 맛있겠어요.

2008-11-25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25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26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상철 2008-11-2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맛있어 보여요~ 신랑 왈, 니가 뭔들 안 맛있겠냐고 하지만~ 일명 빵순이인데,
왜케 빵 만드는 것은 어려워만 보이는지요~
카스테라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데, 이번주 일요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한번 도전해봐
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실천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문제인 듯 해요~

hnine 2008-11-25 12:26   좋아요 0 | URL
미설님, 이 날은 망칠 각오를 하고 (^^) 아이를 동참시켜서 만들었는데 저 혼자 만들었을 때보다 더 잘 나왔어요. 그래서 아이를 한껏 추켜세웠지요.

마노아님, 우리 음식과 빵 만들기의 차이점 중의 하나이지요, 만드는 동안의 그 냄새요. 영양가나 건강 면에서 따지자면 우리 음식만한 것이 있으랴 싶지만, 그 풍미와 입에 닿을 때의 촉감은 아무래도 빵이 더 매력적이지요? ^^

행복희망꿈님, 달콤, 그리고 부드러움. 카스테라의 맛은 바로 그거지요. 원래 레시피에서 설탕을 좀 줄여서 만들었는데도 충분히 달콤하더라구요. 맛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6학년 상철이 어머님 ^^ 같은 빵순이끼리 악수해요, 반갑습니다. 카스테라 만들기 저는 저나마 만들기까지 실패 많이 했어요. 하지만 달걀 거품내기만 잘 하시면 성공하실 수 있으니 도전해보시기 바래요.

조선인 2008-11-25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배고파요!!!

뽀송이 2008-11-2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여기 빵순이 한 명 추가요~~~^^;;
저도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한답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의 카스테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그 부드러움이 주는 위로의 숨결?? ㅎ ㅎ ㅎ ㅎ 쓰읍,,,, 맛있겠어요.^^

hnine 2008-11-25 15:10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출출하실 시간인가봐요. 이럴 때 카스테라 한 조각이면 없던 힘도 팍팍 생길텐데...사진으로만 보여드려 미안하네요.

뽀송이님도 빵순이셨구나~ ^^ 이렇게 부드러운 음식이 왜 우리 음식엔 없는 것일까요. 물른 거친 음식이 몸에 좋다고는 하지만요. 제가 그나마 제일 자신있게 만드는 빵이랍니다. 맛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ppie 2008-11-2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실포실 멋지게 만드셨네요! 달콤하고 촉촉해 보여요. 말씀대로 거품을 빽빽하게 내잖으면 곧 밀가루떡이 되고 마는 카스테라인데 이렇게 화사하게 구워지면 정말 먹지 않아도 행복하겠어요. :]

진주 2008-11-25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이 이 이 일을....우 ㅓ 짠 도ㅑ.....

(참고로, 저는 3년 전 다이어트 시작하면서
맨 먼저 한 일이 "빵 끊기"였답니다.
48kg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도 빵보기를 돌 보듯.
그러나 나인님 빵이라면 돌보듯 못 할 거예요..ㅠㅠ
아..달콤향그른 굽는 냄새 난다...아으..)

진주 2008-11-25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그런데 말이죠..
오븐 같은 거 없으면 저거 못 맹글죠?
전에 누군가는 전기밥솥으로 카스테랑 맹글었다고 해서...

아..역시..오븐 없으면 못 맹그는겨.
그려! 난 오븐 없어서 문제없다~~~~^O^

hnine 2008-11-25 15:27   좋아요 0 | URL
eppie님도 카스테라 많이 만들어보셨군요! ^^ 달콤, 촉촉, 카스테라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지요. 감사합니다.

진주님, 어머, 다이어트하신다고 빵을 끊으시다니...빵을 먹을때는 딱 그만큼 밥을 덜 먹으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저 때문에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지요. 그리고 오븐 없으니 카스테라 못 만드시옵니다! 안심하시옵소서. (단, 얼른 전기밥솥 어디 안보이는데에 치우시옵소서.)

2008-12-02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11-25 18:51   좋아요 0 | URL
하하...알겠습니다 ^^

춤추는인생. 2008-11-25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밀가루떡을 두어번 만든적이 있지요 ㅋㅋ 그런데 나인님 카스테라는 제것과 비교할수없이 맛있어보여요. 일요일날 공갈빵을 만들었는데, 제대로 부풀지 않아, 파이처럼 되어버렸어요. 아 전언제쯤 선수가 될까요 나인님..^^

hnine 2008-11-27 08:4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그래서 혼자 다 처치하느라 애먹기도 하고, 다시는 안 만들리라 혼자 굳은 결심 한 적도 있고요 ^^
공갈빵은 혹시 발효가 충분히 안되어 그런게 아닐까요? 식빵 만들때 그 반죽 조금 남겼다가 납작하게 밀어 오븐에 넣으면 잘 부풀던데요.

하양물감 2008-11-2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빵순이요~~~~~~^^;
요즘 우리 한솔이도 엄마를 닮아가는듯...빵만으로도 열흘은 너끈히 버틸 수 있는뎅....(^^)
카스테라 너무 맛있겟어요....

hnine 2008-11-26 16:19   좋아요 0 | URL
저는 열흘도 더 버틸 수 있어요 ^^ 그런데 건강을 생각해서 자제하고 있지요. 빵은 어디까지나 보너스, 끼니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이런 방침을 세운 것도 일부러 자제하기 위한 안간힘이라고나 할까요 ㅋㅋ
카스테라는 그나마 버터도 안들어가서 좋은데 설탕이 좀 많이 들어가긴 하지요. 그래서 설탕도 조금 줄여서 만들어요. 그래도 달더라구요 ^^

순오기 2008-11-2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우리 가족은 모두 빵순이 빵돌이야요.
엄마는 왜 빵 만드는 걸 배우지 않느냐고 원망 무쟈게 들었어요.
게다가 꿈의 카스테라라니~~~~~ 미치겠어!!
이럴땐 추천을 무한대로 해야되는뎅ㅇㅇ ^^

hnine 2008-11-26 20:4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잼 만드는 기술이나 정성에 비하면 카스테라는 아무것도 아닌걸요 ^^ 그나저나 몸은 좀 어떠신지 모르겠어요.

세실 2008-11-30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키만 도전하다 이제 관심 물러갔고, 카스테라는 음..... 자신 없습니다. 히
님 빵맛을 언제나 볼 수 있을까요?
고1때 쫓아다니던 남자애가 고려당에서 파는 커다란 벌꿀 카스테라 상자를 주었을때 거절 못하고 받은뒤 언니랑 둘이 허겁지겁 먹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 카스테라는 제게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맛이었습니다.

hnine 2008-11-30 08:44   좋아요 0 | URL
와~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저에게는 한번도 없었던 일이~ ^^
카스테라에 워낙 달걀이 많이 들어가니까 달걀 비린내를 잡아 주기 위해서 럼주나 청주를 조금 넣기도 하고, 꿀을 넣어주기도 하지요.
어떤 카스테라가 그때 그 카스테라 맛에 비기겠습니까.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 벌써부터 가끔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기는 나중에 어느 대학교엘 가겠다는 둥 그런 얘기들을 하나보다.

"엄마, xx는 이 다음에 하버드 대학교에 갈꺼래요. 거기 좋은 학교지요?"

"좋은 학교지."

"(우리 동네에 있는) xx 대학교보다 더 좋아요?"

"xx대학교도 좋은 학교야."

"그래도 서울대학교나 카이스트 대학교보다는 안 좋은 학교지요?"

"xx대학교도, 서울대학교도, 카이스트 대학교도 모두 좋은 학교야."

엄마 답변이 어딘지 아이 맘에 안드는 표정이다.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다니.

"다린아, 아무리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기 할 일 모르고 열심히 안 하는 학생들이 있고, 남들이 좋은 대학교라고 하지 않는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기 할 일 찾아서 열심히 생활하는 학생들이 있어. 어느 대학교에 가느냐 하는 것보다 가서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해. 그런 학생들은 어느 대학에 들어가든지 그 대학은 좋은 대학교가 되는거야."

"아하~" ^^

이번엔 알아들은 것 같은 표정을 해서 다행이다.
아이가 나중에 정말 대학 들어갈 때쯤이 되어서도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기를,
그리고 나의 그 생각도 흔들리지 않고 변함이 없기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 유행하면서 남용된 감이 있지만, 난 지금도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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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8-11-21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전문화 시대니까 호그와트 마법학교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hnine 2008-11-22 10:06   좋아요 0 | URL
제 아이에게 호그와트 학교는 어떻냐고 물어봤더니, 엄마 장난치지 말라는데요? ^^

무스탕 2008-11-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애들한테 대학 가기 싫으면 지금은 가지말고 나중에 나이 더 들어 노인대학 가라 그랬다고 혼났어요 ㅠ_ㅠ

하늘바람 2008-11-2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참 멋진 엄마예요. 전 어떨지 ~
다린이는 객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겠어요

hnine 2008-11-22 13:24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푸하하~~~ 정성이나 지성이는 대학 가기 싫어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하늘바람님, 아이쿠, 멋진 엄마 아닙니다. 다만, 공부를 많이 했거나, 좋은 대학 나왔다고 그만큼 더 행복하게 살지 않는 모습들을 제가 봐와서 한 말이지요.

2008-11-22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22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11-22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말씀해 주셨어요. 끄덕끄덕 아이도 예뻐요. ^^

hnine 2008-11-23 09:28   좋아요 0 | URL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그늘진 학생들을 많이 봐요. 지방 대학에 다니면서도 활기차게 대학 생활을 하는 학생들도 보구요. 그 비결이 뭘까, 저의 연구 대상이지요 ^^
 

테이트 갤러리 웹 사이트에 가면 주제 별로 그림을 묶어 놓은 곳이 있다.
그 중 '행복 (Happiness)' 이라는 카테고리 아래 있는 그림들을 제일 먼저 클릭해 보았다.

첫번째 그림~



 

 

 

 

 

 

 

 

 

 

Julius Caesar Ibbetson (1759-1817)
An unmarried sailor's return

결혼 안한 총각 선원의 무사한 귀환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렸나보다.
가운데 앉아 있는 사람이 그 선원인가? 옆에 앉아 함께 사랑의 눈길을 주고 받는 여인은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려준 여인일지도 모르겠다. 행복, 그렇지. 그 순간의 기분이 행복 아니고 무엇이랴.
그림의 중앙에만 조명이 비춘 듯 환하게 그려진 기법,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익숙해진, 이걸 무슨 기법이라고 하더라?



 

 

 

 

 

 

 

 

 

 

William Collins (1788-1847)
Happy as a king

ㅋㅋ 장난치며 노는 아이들. 제목에서처럼 왕이 부러우랴? 밀어서 열고 닫게 되어 있는 저 나무 문에 타고 있는 저 아이는 다른 아이가 그걸 이리 저리 밀 때마다 떨어질 듯 하는 스릴감으로 더욱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겠지.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인 다른 아이들도 위로 기어오르고 있다. 그러다 떨어진 아이도 왼쪽에 보이고.

 



 

 

 

 

 

 

 

 

 

 

 

 

 

Sir Eduardo Paolozzi (1924-2005)
Sack-o-sauce

우리 집에서 내가 아이에게 잘 안 사주는 먹거리 중 하나가 소시지인데, 언젠가 먹어본 그 소시지가 들어간 핫덕을 아이는 가끔 먹고 싶어한다. 핫덕이 우리 말인 줄 알았는지 언젠가 핫덕이 영어로 뭔지 아냐고 묻더니 바로 '위너'란다. 그러면서 '오스카 마이어' 어쩌구 하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어제 이 그림을 무심코 들여보다가 알았다. 무슨 비밀 암호를 알아낸 느낌 ^^ 
빨강, 노랑, 파랑 색의 육면체는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쌓기 놀이 나무 토막 장남감을 연상시킨다. 꼴라쥬 작품.

 



 

 

 

 

 

 

 

 

 

 

 

 

 

Agnes Martin (1912-2004)
Morning

허걱~ 이건 마치 실험실에서 데이터를 뽑아내던 용지처럼 생겼다. 크고 작은 피크가 그려지던.
크기가 182.6 x 181.9 cm이니 꽤 큰 작픔인데, 이 그림이 '행복'이란 카테고리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의 작품 설명을 일부러 안 읽어보다. 내 나름대로 좀 생각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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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10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그림은 꼭 존 케이지의 4:33'를 연상시키는걸요. 아, 베바를 너무 열심히 봤나봐요^^;;;

hnine 2008-11-10 08:33   좋아요 0 | URL
4분 33초 동안 앉아있다 내려온다는? 베바에도 소개되었었나보죠?

레모냐 2008-11-10 20:5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베바를 안보는 주인장...낼모레 시험인 딸이랑 열심히 본방을 보는데.

hnine 2008-11-11 04:20   좋아요 0 | URL
낼모레구나 시험이.
보던 드라마이면 시험이 낼모레라도 봐야지 그럼~ ^^

바람돌이 2008-11-1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베바를 보면 행복해지던데... ㅎㅎ
근데 내일 시댁제사라 마지막회 본방을 못보게 돼서 지금은 무진장 슬퍼요. ㅠ.ㅠ

hnine 2008-11-12 04:49   좋아요 0 | URL
아이쿠~ 그러시군요. 결말은 그럼 재방송으로 보셔야겠네요.
드라마 잘 안보는 제 남편도 베바 잠깐 보더니 재미있다고 하더라구요 ^^
 



 

 

 

 

 

 

 

 

 

 

 

 

 

 

 

 

 

 

 

 

 

 

 

 

 

 

시간이 까닥까닥 하며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손에 만져질 것 같은 때가 있다. 시간의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공기 속에 내가 있듯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만히 떠다니는 내가 느껴질 때가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손나팔을 하고, "xx야~~" 하고 힘껏 부르고 싶은 날이 있다. 그 소리가 바람을 타고 오래 오래 떠돌다가 언젠가는 상대에게 이를거라 믿으며 목놓아 부르고 싶은, 부르다 눈물이 나도 좋을 그런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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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8-11-07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까닥까닥 하며 지나가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어요. 맞어요. 까닥까닥. 하고 지나가지요.
하루종일 안개가 자욱한 하루입니다(제가 사는 도시는요).
오늘이 입동,이라는데요. 아, 세월이 까닥까닥 지나갑니다.

hnine 2008-11-07 19:24   좋아요 0 | URL
오늘이 입동이었군요.
어쩌다가 오후에 혼자 집을 지키고 있게 되었는데, 한적한 가운데 드는 느낌을 적어봤어요.

하늘바람 2008-11-0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같네요. 시간이라
전 요즘 시간을 되돌리고 픈 마음이 자꾸 듭니다. 그런데 그 브레이크가 태은이에요. 돌리면 못만날테니가. 그럴 수는 없고.
불가능한 생각은 아무 소용없죠.
올해는 이제라도 좀더 부지런을 떨어야 할것같은데 자꾸만 게을러 지네요.나뭇잎에 손을 내밀어보는 다린이.
그 손길과 마음 참 예뻐요.
나이들수록 한 장면을 보고 수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네요.
그래서일가요. 웬지 눈물이 날 것처럼 감동스런 맘이 됩니다.

hnine 2008-11-07 19:27   좋아요 0 | URL
지난 시간을 되돌리기보다는 앞으로 올 시간을 잘 보내야겠지요.
하늘바람님, 아이 키우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닌가요? 거기다 밤 잠, 새벽잠 설치며 일도 하시잖아요.
제가 보기엔 하늘바람님, 열심히 살고 계셔요.

상미 2008-11-0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의 시간이 가는것도 아쉽지만,
애들의 행복한 십대가 지나가는것도 아쉽단다...

울보 2008-11-07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시간이 참 후다닥 가고 있는것 같아요,,
아파트 단지내에 은행나무들이 거의 초록이었는데 어느순간 노랗게 모두 변해버렸더라구요,,
이제 경비아저씨들이 매일매일 떨어지는 낙엽을 쓰느라 애를 쓰시겠지요
그리고 나면 옷을 모두 벗어버린 나무들만이,,

세실 2008-11-07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닥까닥이랑 재깍재깍이랑 어느 쪽이 더 빠른걸까요?
요즘 참 무섭게 시간이 흐릅니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요...
마지막 사진 특히 멋집니다. 다린아 안녕?

hnine 2008-11-07 23:39   좋아요 0 | URL
상미야, 행복한 십대를 보낸 아이들은 그 이후의 시간들도 행복하지 않을까? 그걸 바라보는 부모도 행복할거야.

울보님, 시간이 지루하게, 더디 간다는 느낌보다 전 차라리 후다닥 간다고 여겨질때가 좋더라구요. 아이가 크는 동안은 지루할 틈이 없지요 ^^

세실님, 반가와요 와락~ 무섭게 시간이 흐른다는 말씀이 이해가 되네요. 많이 바쁘시겠지만 그래도 웬지 세실님은 거뜬히 해내실거라고 믿게 되는걸요.
 

xx 아,
 벌써 출근을 했겠지만
 오늘이 음력으로 10월 초 엿새
 네 생일 이란다.
 1966년 10월 6일(음력)
 네가 이 세상에 태어 났을때는 엄마는 생과 사의 위험한  고비를 겪어 너의 탄생보다는 엄마가 위기를 넘긴 것에 대한 안도감으로  가족들의 환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날 이후
 우리 집안에 20여년만에 태어난 첫 아기가 바로 "너"  였기 때문에 너는 정말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단다.
 엄마 품안에 오기는 밤에 잘 때뿐 외할머니, 새우데 할머니, 큰외삼촌, 두부집 할머니, 너를 봐주던 "옥"이 언니.....
 요즈음은 비록 네가 힘에 버거운 생활을 하고 있어  엄마 마음도 편치는 않다만,
 그래도 사랑하는 남편과 너의 분신인 다린이가 있어  마음 든든하다.
 지금 힘들고 어렵다는 것은 정상이 가까워 온다는 징조 이니 희망을 갖고 열심히 너의 꿈을 설계하거라.
 오늘도 힘내라!  xx아.
 너를 응원하는 가족이 많이 있다. 
  
42년전 오늘을 생각하며  엄마가. 
 

 

난 원래 생일을 양력으로 챙기는데 올해는 웬일로 갑자기 엄마께서 음력 생일이 오늘이라며 메일을 보내셨다. 이 나이에, 올해 칠순을 맞으신 엄마로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으니 부끄럽기도 하고 코끝이 찡해진다. 그러면서도 읽다가 웃음이 나온 것은 마지막 부분의 '지금 힘들고 어렵다는 것은 정상이 가까워 온다는 징조이니..." 하는 부분. 내가 고3이었던 때나 지금이나 엄마의 메시지는 별로 변함이 없다 ㅋㅋ 
엄마, 정상이 따로 있나요. 지금 이 자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있어요 ^^

아, 그런데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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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04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찡해요! 너무 멋진 어머니십니다! 그리고 생일 축하해요. 오늘처럼 추운날, 이곳에서 따스함을 느껴요. 모처럼 마음도 훈훈한 멋진 생일 시간 보내셔요! ^^

무스탕 2008-11-04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멋지세요! 정말 언제까지고 든든한 빽이십니다.
좋은 생일날 보내셨나요? :)

울보 2008-11-0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멋쟁이 어머니시네요,,
생일 축하드려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hnine 2008-11-04 13:3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무스탕님, 울보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요즘 힘들다는 소리를 무심결에 자주 했던 모양입니다. 어머니께서 격려차 보내신 메일인 것 같아요.
에효~ 자식들은 부모님 발끝 만큼도 못 쫓아가지요 ^^

미설 2008-11-05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참 멋지십니다. 음력 생일 축하드립니다^^

하늘바람 2008-11-05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세련된 강단있는 어머니신것같아요. 한결같은 모습으로 계신 건 지나보니 고마운 일같아요. 저희엄마는 점점 약해지고 뭐랄까 예전같지 않아서.
그런데 님 생일 축하드려요 그냥 말로만 축하드려서 죄송하기만 하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hnine 2008-11-05 06:19   좋아요 0 | URL
미설님, 감사합니다. 어머니를 비롯하여 음력 생일 축하 받아보긴 이번이 처음이어요 ^^

하늘바람님, 예, 강단이 있으시지요 ^^ 이렇게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비 2008-11-0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머님께서 멋지시네욤..
어른들은 음력으로 생일을 많이 지내시더라구여
저는 양력으로하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젤먼저 축하드렸어야하는데..^^;

hnine 2008-11-05 18:53   좋아요 0 | URL
실비님, 감사합니다.
실비님 생일은 잘 보내셨어요? 복잡한 일도 해결이 얼추 되었으면 좋겠네요 ^^

혜덕화 2008-11-0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이었군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hnine 2008-11-05 18:53   좋아요 0 | URL
네, 혜덕화님, 한살 또 먹었습니다~ ^^

상미 2008-11-0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 생일은 며칠 더 남았답니다. ㅋㅋㅋ
울 엄마는 결혼전에 늘 음력, 양력 생일 두번을 꼭 챙겨 주셨어.(온 식구다 )
알다시피 ,음력으로 내 생일이 추석전날이다 보니,
이젠 시댁 가서 추석날 전 부치면서 괜히 더 서글퍼진단다...

hnine 2008-11-07 23:35   좋아요 0 | URL
결혼 전과 후, 달라진 것 중의 하나이구나. 생일이 한번으로 줄은 것 ^^
늘 음력, 양력 두번 챙겨주신 엄마의 식구들에 대한 정성이 참 대단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