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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진언  

 

법음이 귀에 스치기만 하여도
공덕의 과보가 여러 겁에 이르며,
일념의 선도 오래오래 몸을 돕나니,
한결같이 뜻이 순일하면
원을 이루지 못할 것 없느니라

 

 

 

어머니께서 아침 기도문이라며 적어 보내신 글.
따라서 몇 번 읽어본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해야할 저의 원(願)이 무엇일까
금방 떠오르지가 않아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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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8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8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9-02-08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어머니께서 이런 기도문을 보내주시는군요.
저도 제게 기도해야할 저의 원이 뭔지 잘은 모르겠어요.
한결같이 순일하면.. 이말을 붙들고 가렵니다^^

hnine 2009-02-08 19:59   좋아요 0 | URL
혜경님, 바로 그게 힘들더라구요, 한결같이 뜻을 순일하게 하는 것이요. 특히 저처럼 계속 바뀌는 사람에게는요.
 

나는 훌륭한 부모가 될 사람이었다. 내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왜 자식과의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지에 관해 나는 거의 전문가나 다름없었다. 그리고서 나에게도 세 아이가 생겼다.
실제 내 아이들과 함께 사는 삶이란 구차스러운 일상이었다. 매일 아침 나는 스스로에게 말하곤 했다. "오늘은 다를거야." 하지만 매일 아침은 그 전날 아침과 별 다르지 않은 변주곡에 지나지 않았다. "엄마는 나보다 누나한테 더 많이 주잖아!", "그건 분홍색 컵이잖아, 난 파란 컵이 좋단 말야.", " 이 오트밀은 꼭 토해놓은 것처럼 보여.", "저애가 나 쳤어", "나는 걔 건드리지도 않았어.", "내 방으로 안갈거야.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애들은 결국 나를 지치게만들었고 나는 급기야 예전에 꿈도 꾸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는데, 바로 부모 모임에 가입한 것이다. 동네 어린이 지도 센터에서 갖는 이 모임은, 젊은 심리학자인 하임 기노트 박사의 지도로 진행되었다.
모임은 흥미로왔다. "아이들의 여러 가지 감정" 에 대한 것이 주제였는데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올 때 내 머리 속은 새로운 생각들과 미처 다 소화시키지 못한 지식들을 빽빽히 적어놓은 메모들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아이들이 느끼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 
아이들은 옳다고 느껴야 올바르게 행동한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느끼도록 우리는 어떻게 도와야 하는가. 
아이들의 느낌을 받아줌으로써 가능하다. 

문제점- 대개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기분을 받아주지 않는게 보통이다. 예를 들면,
            "너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네가 지금 피곤해서 그렇게 말하는거야."
            "너 그렇게 속상해할 이유가 없잖아." 

부모가 아이들의 기분을 계속해서 부정하게 되면 아이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화가 난다. 또한 아이들 기분이 어떠한지 알지 못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수업이 끝난 후 내 기억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 다른 부모들은 그럴지 몰라도 나는 아냐." 그리고서 내가 하는 말들을 스스로 잘 들어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어느 날 하루 우리 집에서 오가는 대화의 예를 몇가지 들어보겠다. 

   
 

아이: 엄마, 나 피곤해요.
나: 피곤할리가 없잖아. 지금 막 낮잠 자고 일어났는데. 
아이: (더 큰 소리로) 하지만 피곤한걸요.
나: 아냐, 그렇지 않아. 네가 아직 좀 졸린 것 뿐이야. 자, 옷 입자.
아이: (소리내어 울며) 싫어요, 피곤하단말예요.

 
아이: 엄마, 더워요.
나: 추운데. 스웨터 꼭 입어라.
아이: 싫어요. 난 더워요.
나: 스웨터 입으라고 얘기했다! 
아이: 싫다니까요. 난 덥다구요.  


아이: 저 TV쇼 따분한데요.
나: 따분하지 않아. 정말 흥미있는데.
아이: 바보같아요.
나: 교육적이잖아.
아이: 정말 질리네.
나: 그런 말 하면 못써!

 
   


 photo 

- 이 책 중에서 옮겨 적은 글. 위의 대화의 예처럼 부모는 부모의 기준으로 판단된 기분을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받아들일 것을 종용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것부터 자각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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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9-02-06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저도 이제 결혼인데, 아이가 가장 큰 걱정이네요^^;

hnine 2009-02-06 21:30   좋아요 0 | URL
예, 제가 지금까지 해본 일 중에서는 제일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를 내 뜻대로 키우려는 욕심, 완벽주의가 한 몫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기인 님께서는 부디 육아가 즐거웠노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시길 바랄께요. 실제로 그런 분들도 많으시거든요.

미설 2009-02-07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가 따갑도록? 감정은 인정하고 행동을 수정하란 말을 들었지만, 사실은 그 상황에서도 그것이 생각나지만, 애들의 감정을 하나하나 읽어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지 모르겠어요. 유치하게도 화가나면 알면서도 그런말 해주기 싫더라구요. 제가 애들 상대로 심술부리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에요..이래서 먼저 사람이 되어야 애들도 키우지 싶은데...

hnine 2009-02-07 09:46   좋아요 0 | URL
미설님, 이 내용에 대해서 다른 엄마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모두 같은 말을 하더라구요. 아직 어린 아이를 가진 엄마부터, 군대 간 아들을 둔 엄마까지, 이거 잘 안된다고요. 그런데, 의식하고 연습하면 된다고 하네요. 저도 요즘 그걸 쪼~금 느끼고요.
ㅋㅋ 맞아요. 알면서도 말해주기 싫은 순간이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2-0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반성되는군요. 전에 비폭력대화라는 강좌를 듣고 실생활에 적용해보려다가.. 걍생긴대로 살자로 결론 내렸는데, 흠 더 노력해봐야겠네요.

hnine 2009-02-08 03:20   좋아요 0 | URL
비폭력이라는 말씀에 또 뜨끔합니다.
저는 또 하루 얼마나 많은 언어폭력을 알게 모르게 저질렀나 하고요.
노력하자와 생긴대로 살자 그 둘 사이를 저도 계속 왔다 갔다 하며 삽니다 ^^
 

"아, 오늘도 나갈 시간이 다되어 오는군.
자,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 차례더라, 달력을 볼까?
아하. 반팔 옷을 입어야겠군.
어디, 나가 보자." 
두둥실~

달이 힘차게 떠올랐습니다.
높이 높이.
되도록 먼 곳까지 볼 수 있으려면 높이 높이 떠올라야합니다.

"여기가 좋겠군. 어디 보자~"
달은 눈을 크게 뜨고 여기 저기 둘러 봅니다.
저쪽에는 도로에 차가 잔뜩 밀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상점마다 화려한 조명등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두둥~ 몸을 반대쪽으로 돌려보니, 그곳은 아파트가 빽빽히 들어선 동네입니다.
저기 놀이터가 보이네요. 놀던 아이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한 아이가 집에 갈 생각도 안 한채 쪼그리고 앉아 계속 모래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모양의 플라스틱 그릇에 모래를 꽉 차게 담은 후 재빨리 바닥에 뒤집었다가 그릇을 들어올립니다. 그 자리에 그릇모양의 모래탑이 생깁니다. 여러 가지 모양의 모래탑을 연달아 만들던 아이는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놀이터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옆의 의자로 가서 가방을 끌어앉고 우두커니 앉아있습니다.
"왜 집에 안가고 있는거지?"
달은 궁금해서 계속 그 아이를 비추며 지켜봅니다.
이미 주위는 깜깜해지고 달빛만이 놀이터를 비춰주고 있습니다.
달은 그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기로 합니다.
꼼짝 않고 그 아이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아이는 알까요? 지금 달이 친구가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런지 아이가 앉아 있는 의자 주위가 유난히 환해보입니다. 

구름이 달을 가릴려고 하면 달은 사정합니다.
"구름 양반, 지나가려면 얼른 지나가주쇼. 당신이 나를 막아서 내 빛이 가려지면 저기 저 꼬마가 겁먹을지 몰라요."
친절한 구름은 얼른 달을 지나서 갑니다. 

아이는 배도 고프겠지요.
누구를 기다리는지 계속 아파트 입구쪽을 쳐다 봅니다.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달도 안타깝습니다.

그때, 아이를 부르며 달려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는 달려갑니다.
아마 아이의 엄마인가 봅니다. 허겁지겁 뛰어 왔는지 숨을 몰아쉬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듭습니다.
곧 아이와 엄마는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합니다.

"휴~ 이제 안심이야."
한 곳만 계속 비추느라 힘들었던 달은 다시 주위를 잘 둘러봅니다.
내가 필요한 곳이 없나, 나를 친구로 필요로 하는 곳이 없나 하고요.

매일 밤 달이 하는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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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6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1-26 22:14   좋아요 0 | URL
밤에 잘때 아이한테 들려줄려고 지어낸 이야기어요 ^^
올해에도 좋은 사진, 음악, 글 볼수 있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실 2009-01-27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어낸 이야기라니..님 동화 쓰셔도 될듯.
엄마 달려오는 부분에서 그만 울컥했습니다. 감동입니다.

hnine 2009-01-27 09:55   좋아요 0 | URL
아이쿠, 세실님. 쑥스럽습니다 ^^

비로그인 2009-01-2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동화를 쓰셔도 되겠어요. 나인님. 아이를 키운다는 일..아직 해보지 못했지만 정말 많은 말들을 함축하는 단어 같아요. 다린이가 정말 좋겠어요.

hnine 2009-01-27 19:56   좋아요 0 | URL
그런데요...막상 이 얘기를 해주니까 유치하다는 듯한 반응이네요 흑 흑...
이제 다린이가 너무 커버렸어요. 조금 더 수준을 높인 얘기를 만들어내야겠어요.

이리스 2009-01-2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화 듣다가 잠들고 싶어요. 어흑.. -_-;;

hnine 2009-01-27 23:53   좋아요 0 | URL
저도요, 어흑.. ^^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만 되는 일들. 

 

사랑이 시작되는 데는 3초의 시간이면 된다고 하나 

그 사랑을 지켜나가 흔들리지 않게 하는 일 

 

나를 알고  

너를 아는 일

  

사는 것에 대해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눈물이라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기 위해   

지금 내가 조용히 숨쉬고 있는 시간들

 

너무 응시하지 말 것  

잊은 체 하며 기다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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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0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깔이 곱게 말랐군요.^^ 흠~~~~~ 절제된 글 속에 많은 생각이...

hnine 2009-01-20 15:30   좋아요 0 | URL
노란 색 장미가 말려놓으면 색이 관챊더라구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꽃을 언제 누가 무슨 일로 사왔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흑 흑...

세실 2009-01-2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뻐요. 그래서 제가 노란 장미를 좋아합니다.
사랑을 지켜나가는 일 정말 힘들죠. 결혼하고나니 차라리 편하네요. ㅎㅎ

hnine 2009-01-20 19:57   좋아요 0 | URL
노란 장미를 좋아하시는군요.
활짝 피었을 때에는 빨간 장미가 사람들의 눈길을 더 끄는데 저렇게 바짝 마른다음엔 노란 장미가 예뻐요.
생각해보면 사랑이 시작되는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 사랑을 지켜나가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든것 같아요.

2009-01-20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1-21 06:11   좋아요 0 | URL
stay aloof라는 말을 저는 지금도 종종 어딘가에 끄적거리곤 해요. 한 발 물러서서, 마음을 풀어주고 기다려보는 단계, 말처럼 쉽지 않지요. 마음이 조급하고 금방 어떤 해결을 보려고 하는 저 같은 성격에는요 ^^
 

동화란 꼭 어린이만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가 등장하는 책이며, 어린이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어른도 읽는 책이라고, 바로 이 사람, 황 선미 작가가 말했단다.
아직 우리 나라 창작 동화를 그리 많이 읽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제일 먼저 황 선미 작가의 책들을 골라서 읽어보기로 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작가별로 모아서 읽어보려고 하는데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일단 오늘 도서관에 가서 황 선미 작가의 책을 다 뽑아다가 앉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중 세권이다.  

 

   

 

 

 

 

 

(2007 베틀북)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코딱지만한 괴물'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를 따라 이사가는 영민이가 단짝 친구이던 푸름이에게 남긴 선물은 세마리의 물고기가 담긴 어항. 이름도 지어 불렀을 정도로 영민이가 아끼던 물고기를, 떠나간 영민이 생각하며 애지중지 보살피는 푸름이의 마음이 그려져 있는 이야기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울타리를 넘어서'
'네티'라는 이름의 개를 보기 위해 경비 아저씨의 야단을 불사하고 아파트 사이의 울타리를 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네티가 도둑을 잡는 수훈을 세우자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울타리에 쪽문을 만들어 아이들이 네티를 맘놓고 만날수 있게 해준다.
세번째 이야기는 '앵초의 노란집'
앵초는 민우가 새로 이사간 동네에 사는 이상한 여자 아이의 이름이다. 별명이 꼬마무당인 이 여자아이는 무당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신후 새가 되었다고 믿고 소원을 빌며 돌탑을 쌓는다. 처음엔 몸싸움도 벌일 정도로 사이가 나쁘던 민우와 앵초는 점차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네번째 이야기는 이 책의 이야기들 중 제일 좋았다고 생각되는 '괭이 할아버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여 책이 많은 곳은 그냥 못 지나쳤다는 작가의 경험담이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알고보니 이 네편의 이야기중 '울타리를 넘어서'와 '앵초의 노란집' 두편은 한권의 책으로 먼저 출판된 적이 있었다.

 

 

 

 

 

 

 

 (2003, 두산동아) 

책 앞 머리에서 작가가 이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읽으면서 벌써 마음이 무거워졌다.
미용실에서 일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다리의 매자국 때문에 늘 긴 양말을 신고 다니는 아이, 패스트푸드로 점심과 저녁까지 혼자 때워야하는 아이, 그러면서 반 친구들로부터는 따돌림을 당하는 종호에게 반장이며 모범생인 다빈은 은근히 마음이 쓰인다. 하지만 다빈의 엄마는 다빈이가 종호와 어울리는 것을 그리 탐탁지 못하게 생각한다. 그것을 알아챈 종호, 학원을 빼먹고 종호집에 들렀다가 엄마에게 호출을 받고 급히 떠나는 다빈을 보내는 결말 부분이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옮겨 본다.

골목을 나설때 였다.
"윤다빈!"
종호가 불렀다. 돌아보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 골목이 어두웠다. 종호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목소리는 분명히 들렸다.
"다시는 나랑 안 논다고 해!"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별안간 울음이 가슴에 꽉 차는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두워서 잘 안 보여도 괜찮다.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내 친구에게 할 수 있는 대답은 그것 뿐이었다.

황선미 작가는 특히 글의 엔딩 처리를 참 잘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읽고 난 후에도 그 울림이 한참 가도록.
막다른 골목은 종호의 집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현재 종호의 상황을 의미한 것 같다.  

 

 

 

 

 

 

 

(2001, 두산동아) 

작가가 아버지를 그리며 쓴 작품이라고 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내용 자체가 참신한 소재는 아니었지만, 작가의 생생한 표현력과 등장 인물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로 지루하지 않게 읽혀졌으며, 오히려 다른 곳에서도 많이 접했음직한 흔한 소재로도 이렇게 감동을 주는 글로 써낼 수 있음에 대해 이래서 그녀의 책이 많이 읽히는가 보다 짐작해보기도. 

사람은 말야, 복권이 당첨되는 것처럼 살 수 없는거다. 하루 아침에 뭐가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는거다.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하나하나가 쌓여서 이루어지는거지.

아버지가 아들 찬우에게 한 말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이며 끝맺어서 마음이 가벼울수 있었고, 역시 훌륭한 마무리.

올라타기만 하면 새처럼 날 듯한 말끔한 자전거, 그것은 앞으로 항상 아들을 지탱하기 위해 고단하게 낡아질 아버지의 삶이라는 걸 찬우는 알았다

이 밖에 예전에 읽은 책으로'나쁜어린이표'가 있고, 그러고보니 황선미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마당을 나온 암탉' 도 귀에만 익었지 아직 못 읽어보았다. 포함하여 더 읽어보면서 작가에 대해 더 알아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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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05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황선미 작가 책 꽤 여러 권 읽었는데
'마당을 나온 암탉'과 '푸른개 장발'을 읽어보시라 추천합니다.

hnine 2009-01-05 06:54   좋아요 0 | URL
'푸른개 장발'은 빌려놓고 못 읽었네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울타리를 넘어서' 책은 마지막의 괭이 할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저는 좀 별로였어요.

진주 2009-01-05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선미'하면 대번에 '잎싹'이 떠오르는데! 어캐 아직 못 만나보셨네요^^
마당을 나온 암탉 저 표지에 얄궂게 생긴 애가 잎싹이예요~ㅎ
연극으로, 외국으로 번역되어나갔노라는 입소문에 걸맞는 수작이죠.
동화지만 저는 주로 주부들에게 많이 선물해줬어요.똑같은 내용을 양장본으로 예쁘장하고 활자크기 줄여서 성인용으로 나온 것이 있거든요. 책 선물 해주고 여간해선 좋았더라는 피드백 인사받기 힘들지만 이 책은 반응 무지 좋았구요..단점이라면, 곤히 잠든 한밤중에 전화오는 경우가 두어 번 있었지요. 감동에 겨워 울먹거리며 전화오는 건 좀 곤란..^^

hnine 2009-01-05 12:01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1학년 때이던가 국어책에 엄마닭의 말을 안 듣고 집을 나와 제멋대로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노랑병아리 얘기가 있었지요. 지금 생각하니 그때 국어책에 실린 글들 중에 좋은 것들이 참 많았어요.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읽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유명한 책,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선물용으로도 그만이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