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충고할 수 있는 대상은 없거나 극소수이다.
: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게 되는 계기는 의외로 그 사람을 위한 어줍짢은 충고를 하다가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내 딴에는 그 사람을 위해서 점잖게 한마디 해준다는 것이 명분이었지만 듣는 사람도 그렇게 듣는가?
내가 어떤 분야에서 충고를 할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내가 먼저 나서기 전에 그 사람이 내게 먼저 조언을 구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볍게 나의 의견을 얘기해주는 경우라면 모를까, 섣불리 당신 하고 있는 것은 잘못 되었다, 내가 말하는 대로 하는게 좋을 거다 라는 의도가 다분히 내포된 충고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충고하기에 앞서, 나를 먼저 되돌아볼 것. 나는 내 앞가림을 잘 하고 있는지. 나는 과연 지금 저 사람에게 그런 충고를 할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충고를 하기 전에 앞뒤 상황을 제대로 잘 파악한 상태인지. 꼭 자격이 되어야 충고를 하느냐고?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충고를 삼키고 자신에게 더 충실을 기하라. 꼭 상황을 다 잘 알아야 충고를 하냐고? 이것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앞뒤 상황을 잘 알아볼 성의도 없으면서 섣불리 무슨 충고를.
충고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친구나 가족이 잘못된 길로 빠지고 있는 것을 볼때, 위험한 일을 벌이려고 할때 등등. 하지만 나의 한마디 충고가 그 사람의 행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란 아주 드물다.
우리는 충고를 한다는 행위를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애정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충고하는 것 외에도 내가 그사람을 위해서 해줄 것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