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소나무 - 김광규
새마을 회관 앞마당에서 자연 보호를 받고 있는 늙은 소나무 시원한 그림자 드리우고 바람의 몸짓 보여주며 백여 년을 변함없이 너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송진마저 말라 버린 몸통을 보면 뿌리가 아플 때도 되었는데 너의 고달픔 짐작도 못하고 회원들은 시멘트로 밑동을 싸 바르고 주사까지 놓으면서 그냥 서 있으라고 한다 아무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해도 늙음은 가장 자연스러운 일 오래간만에 털썩 주저앉아 너도 한번 쉬고 싶을 것이다 쉬었다가 다시 일어나기에 몇 백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너의 졸음을 누가 막을 수 있으랴 백여 년 동안 뜨고 있던 푸른 눈을 감으며 끝내 서서 잠드는구나 가지마다 붉게 시드는 늙은 소나무
* 지난 주말 빗속을 뚫고 경북 영덕의 칠보산 자연휴양림, 울진의 불영사,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을 다녀왔다. 불영사로 들어가기 전 잠시 들렀던 행곡리 처진 소나무를 보며 떠오른 시 한 편. 마침 지난 주 수업시간에 읽었던 시인데, 행곡리 처진 소나무를 보니 바로 생각이 났다. 늙어간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인데, 인간만 늙지 않으려고 애쓴다.
* 행곡리 처진 소나무의 모습은 http://blog.aladin.co.kr/happyteacher/4162438
동아리 아이들과 미술관에 다녀왔다. 모네에서 워홀까지-부산, 전시회가 주목적이었으나, 아이들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도 못 하고, 2층에 국내 작가 전시회를 무척 재미있게 관람하고 돌아왔다. 오는 길에 면옥향천에 들러서 저녁도 맛있게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찍은 기념 사진!~ 예쁜 녀석들이다.
전에 계시던 교감선생님께서 다른 학교의 교장선생님으로 가셨다. 부임해 가시기 며칠 전, 따로 살짝 부르시더니, 꼭 선생님들께 선물을 받고 싶은데, 그게 뭐냐면 선생님들께서 짧게 쪽지를 써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1년 반 동안 교감선생님 옆 자리에 앉아서 생각의 차이로 때론 갈등도 있었지만, 또 배우고 싶은 점도 많았던 분이신지라 흔쾌히 하겠다고 나섰다. 선생님들의 쪽지를 받아서 만들어 드린, "선물"이다. 지난 금요일에 새 학교로 찾아가서 뵙고 전달해 드렸다.
아일랜드의 뉴 에이지 작곡가 1942년생,
Phil coulter, Take me home, Sea of Tranquility, 1984
아일랜드? 아일랜드! 영화 Once가 생각났고, 그 중에서 가장 유쾌한(?) 노래였던 이 노래...
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Broken Hearted Hoover Sucker Guy, Once OST
Ring, Ring, <Ring, Ring> 싱글, 1973
One of us, <The Visitors>, 1981
이런 노래가 좋은 요즘이다. 이제 늙어가는 것인가?
그래도, 아니, 그래서 ABBA는... 불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