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님의 서재에서 가디언에 실린 지젝의 Q&A 가 흥미로워서 따라해 봅니다.
http://blog.aladin.co.kr/trackback/mramor/2250312
지젝의 솔직한(?) 답이 재미있네요. 

제 답이야 뭐, 너무나 평범하겠지만, 문항이 모처럼 좋아서 해볼래요.

-------------------

가장 했복했던 때는?
중학교 3년간.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도전이자 즐거움이었다. 
어머니도 계셨고.  

가장 두려운 것은?
언젠가 올 인간 문명의 퇴행. 그리고 그에 따른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 특히 취약한 사람들이 대책 없이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능한 연착륙을 했으면 좋겠는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가장 어릴 적의 기억은?
4살 때. 엄마가 떠준 모자와 목도리.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가까운 데서 찾자면 buddy 변혜진, 우석균... 그리고 James Love.
그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사명감이 존경스럽다. 인간적으로도 소탈하다.

당신 자신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굼뜨게 있는 것. 책 읽는 속도가 빠르지 못한 것.

타인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타인의 고통,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방관적인 태도.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하이텔 시절에 대화방에서 '귓속말' 기능으로 보낸 말이 전체 공개로 뜬 것.

자산을 별도로 하고, 당신이 구입했던 가장 값비싼 것은?
총액으로 하면 1등: 책,  2등: 공구

가장 소중한 소유물은?
책 읽고, 인터넷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력, 지력, 그리고 손가락.

당신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은?
왜 나는 살을 못 뺄까?

당신의 외모에서 가장 싫은 것은?
맘에 드는 부분이 별로 없다. 역시 체중?

가장 매력 없는 습관은?
습관은 아니지만.... 무대 공포증.

가장무도회의 의상을 고른다면?
난 무도회나 파티가 싫다.

가장 죄책감이 드는 쾌락은?
집안 일을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맡겨 놓고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하고싶은 다른 일들을 하는 것.

부모에게 빚진 것은?
DNA와 어린 시절의 경험.
행복은 재산순,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것.

미안하다고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고 이유는?
남편 - 별난 마누라 만나서 고생이다.

사랑의 느낌은?
수퍼에고가 흐물흐물해 진다.

일생의 사랑은 무엇 혹은 누구인가?
나름대로의 방랑.  

좋아하는 냄새는?
모닝커피향

그런 뜻이 아니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음... 영어로 메일을 보낼 때, 가끔 'love, gaulsan' 이라고 끝맺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 표현을 쓸 때마다 솔직하지 못하다고 느끼지만 그쪽도 그렇게 써오는데 그렇게 답하지 않는 것도 실례인 것 같다.

가장 경멸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사실 한두명이 아닌데, '기득권'에 안주해서 세상이 자신을 '인정'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히 여기는 사람들. 그 거들먹이 참으로 추하다는 것을 본인들만 모른다. 

자신의 최악의 직업은?
세일즈맨. 아마 난 굶어 죽을 것이다. 

가장 큰 실망은?
고등학생 때 교장선생님을 따라서 어른들의 오찬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나름 VIP들이 호텔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강사의 강연을 듣는 자리였는데, '어른들의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되나?' 의아했었다.
문제는, 지금 생각해도 그정도면 괜찮은 수준의 모임이었다는 것이다.

당신의 과거를 편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1.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2. 고3때부터 6개월에 한 번씩 엄마 내시경 하시도록 하겠다.
     (대학 2년때 엄마가 위암으로 돌아가셔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공룡을 멸종시킨 운석의 충돌 장면을 보고 싶다.

어떻게 쉬는가?
몇날 몇일 강행군을 하다가.... 잔다. 

얼마나 자주 섹스를 하는가?
섹스보다 잠자는 게 더 좋다.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2년 전에 한 buddy의 차를 타고 서울에 가는데, 길이 막혀서 급정거한 우리 차를 뒷 차가 받았다. buddy의 차는 앞뒤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찌그러져서 폐차되었는데 타고 있던 3명은 타박상만 입었다.

당신의 삶의 질을 향상해줄 단 하나가 있다면?
호기심

당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슨 업적 씩이나....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모든 사람들의 삶이 아름다운 것 아닐까?

삶이 당신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버리자.

우리에게 비밀을 하나 말해달라.
가을산은 거짓말쟁이다. 있는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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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젝 따라하기
    from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2008-08-21 02:40 
    서재 잠깐 둘러본 뒤 간만에 따라합니다. 워낙 기억력이 짧아서, 이런 종류 별로 안 좋아하는데...몇가지 짚어보고 싶은 질문들에 그만 낚였어요. ... 가장 했복했던 때는? 연애시절? 아니 나의 행복은 1초짜리 기억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지금이 제일 행복할 때라고 최면을 건다. 마구 행복했다가 금방 까먹는....한마디로 늘 오락가락. 가장 두려운 것은? 공포영화 같은 스토리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겹쳐지는 상상들. 한
 
 
마노아 2008-08-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가을산님. 읽고나서 갑자기 거대한 풍차의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울 아부지도 저 스무살 때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열흘 뒤면 기일이에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무뎌질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요. 아빠가 저에게는 그래요.
지젝의 날것 그대로의 답변을 보다가 가을산님을 보니 따뜻해지네요.

가을산 2008-08-19 23:1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안녕하세요? ^^
그렇죠? 일찍 돌아가신 분이 오히려 더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계산을 해보았는데, 제가 이번 달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그 나이가 되었어요.
만감이 교차하는 것이... 하루하루의 무게가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어머니가 저의 수퍼에고이자 롤 모델이시거든요.
아마 그래서 어머니의 이야기가 여러 번 등장한 것 같아요.

마법천자문 2008-08-20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 특목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우왕~~ 당신은 천재소녀!!!

가을산 2008-08-20 10:33   좋아요 0 | URL
제가 당시 특목고 간 이유가 진로보다는 '차마 일반고를 가지 못한 오만함' 때문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지금은 제가 무척 싫어하는 '난척' 하는 아이였어요.

호랑녀 2008-08-2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을산님...
보고싶어요 ^^

경멸하는 생존인물, 최악의직업... 저랑 똑같아요.
저 경멸스러운 짓을 20대 젊은 것들이 하고 있을 때는 정말 암담했어요.
그 녀석들이 저 정신상태 그대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그룹에 낄까봐요.

가을산 2008-08-2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랑녀님의 푸근한 미소가 보고 싶어요. ^^
일산이라니... 너무 멀다... ^^

마늘빵 2008-08-2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대답이 이전의 대답을 허물 수 있는 구조. 하지만 가을산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ㅋㅋㅋ

가을산 2008-08-21 00:54   좋아요 0 | URL
아녀요... 저도 지젝이나 아프님이나 다른님들 같은 답을 하고 싶었어요.
답을 쓰면서도 제 답이 맘에 안드는데... 와.. 끝까지, 나자신에게도 껍질을 둘러쓰는구나... 하구 말이죠.
그래서 마지막에 거짓말이라고 쓴거에요.

sweetmagic 2008-08-2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에고가 흐물흐물...에서 흐느적하며 웃어버렸어요 ^^

비로그인 2008-09-0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창시절 때부터 존경하는 친구였어요... 말이 없는 남다른 포스... 잘 지내지? ㅎㅎㅎ
 

몇 년 전부터 buddy가 하던 말이 있었다.
"난 요즘 책만 보면 잠이 와."

작년서부터 비슷한 증세가 내게도 나타났다.
이거 '수면병'에 전염된 것 아니야? 생각했지만, 아프리카에나 있는 병이 여기까지 왔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터.... 

한 달 전에 직장 근처의 단골 '천냥 shop' 구경 갔다가 1000원짜리 돋보기 안경을 써 보았다.
+1.00 D 안경을 쓰고 손금을 보았는데, 이거 세상이 확 달라 보이는거라!!!
이제 4학년 3반인데 벌써 노안이? 내심 놀라웠다.

그 1000냥짜리 돋보기를 사와서 한달간 요긴하게 썼다.
그런데 다리서부터 렌즈까지가 일체형인 플라스틱 안경은 오래 못 버티고 뚝 부러지고 말았다.

그래서 안경점에 갔다. "정식"으로 안경 알 고르고, 안경테 골라서 안경을 맞추려고. 
안경점 직원..... 어디 가서 돗자리를 펴도 될만큼 말주변이 좋았다.

"평소에 머리가 자주 아프지 않으신가요? 눈이 나쁘면 그런 수가 있는데..."
"아뇨."
"아, 사모님께서는 평소에 참을성이 아주 좋으시군요!"

"햇빛에 나가면 눈이 부시지 않나요?"
"당연히 눈이 부시지 않나요?"
"아니, 사모님은 다른 사람보다 눈이 더 예민하실 것 같습니다. 썬글라스를 꼭 끼셔야 합니다."

내 시력이 평소에 1.2, 1.5가 아니었다면 +1.00D의 시력으로 '다중초점렌즈'를 맞출 뻔 했다.
어제, 드디어 내 최초의 '맞춤' 안경을 찾아서 썼다.
확실히 책을 오래 보아도 눈이 편했다. 

안경 쓰고 편하다고 좋아하는 나를 보고 울 남편이 하는 말...
"세상에 늙는 걸 저리 좋아하는 사람 첨 봤네..."

어차피 언젠가 오는 노안, 그것을 늦추겠다고 눈에 힘주고 책을 읽느니
피할 수 없는 거, 차라리 즐기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내친 김에 완경(完經 - 閉經의 다른 말)도 빨리 왔음 좋겠다.
그것도 나이 먹는 것의 축복 중 하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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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8-0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안님께서 빨리오신이유는 아마도 너무나 많은 것을 보셨기 때문이 아닌가 사료되옵니다.(작심하고 쓰는 극존칭)

가을산 2008-08-05 23:40   좋아요 0 | URL
뭐여요~~~~~ 나이 많은 사람 놀리면 못써요 메피님~~~
근데 많이 보는 순서로 노안이 온다면 전 알라딘에서 엄청 젊은(?) 축에 들 것 같아요. ㅎㅎㅎ

2008-08-05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06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06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08-06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편도 돋보기 써야 할 증상을 벌써부터 보이고 있는데, 저렇게 안 쓰고 버티고 있네요 쯧쯧...

가을산 2008-08-06 09:21   좋아요 0 | URL
평소에 건강이나 시력이 좋았던 사람일수록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 것 같아요. 그만큼 건강하신가 보지요?

조선인 2008-08-06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경만 오고 홀몬 변화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히히

가을산 2008-08-06 09:23   좋아요 0 | URL
하긴, 그렇죠? ㅎㅎ.

호랑녀 2008-08-0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아이 손에 가시가 들어갔다는데 잘 안 보였습니다.
혹시나 싶어 안경을 벗고 봤더니 보이더라는...ㅠㅠ

전 이제 4학년에 막 접어들었는데... 슬퍼요 ㅠㅠ

가을산 2008-08-06 16:08   좋아요 0 | URL
아이, 슬퍼하지 말자구요.
저도 우리 아이들 여드름 짤 때 느꼈어요.

하얀마녀 2008-08-0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긴 뭔가 수준이 달라요.
동네 뒷산에 올라 만년설이 덮인 봉우리를 보는 느낌이 이런걸까요.

가을산 2008-08-07 01:16   좋아요 0 | URL
마녀님 이 얼마만이신가요?
그러고보니 하수상한 시절에 한가한 소리를 늘어놓았네요.
덕분에 님 서재의 재미있는 페이퍼 잘 보았어요. ^^
 

1. 국제사회에 미국이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비판하면서

      - 국내 교육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아이를 조기유학 보내라는 주위의 권유에 고민한다.

2. 어찌하다보니 '알박이' 처럼 되었다.

      - 가까운 사람이 처지가 굉장히 어려울 때 '살 방도' 삼아 샀던 십여평 땅이 
        금싸라기가 되어 버렸다. 뭐, 내 땅도 아니고, 내가 의견을 내세울 입장도 아니지만,
        그래도 '든든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속물인가?  

3. 재산신고

      -  그사람 부모뻘 되는 사람이 독거노인으로 단칸 셋방에 산다는 것이 알려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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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31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을산 2008-07-31 13:11   좋아요 0 | URL
저는 잘 모르겠어요.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고, 실패하는 케이스도 있을 것 같아요. 본인이 하기에 달린 것 같고......
그쪽 교육제도가 좋은 면도 있겠지만, '이제는 정말 내가 정신 차려 독립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호랑녀 2008-07-3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내교육에 흥미를 붙이는 아이들이 참 대단해보이는 요즘입니다 ^^
잘 지내시지요?
금싸라기 땅에 눈이 확 커집니다 ^^

가을산 2008-07-31 13:13   좋아요 0 | URL
아니... 진짜 금싸라기는 아니고... ^^;;
호랑녀님이야말로 근황 좀 알려주세요. 어느 도시 사세요? 서울? 대전?

호랑녀 2008-08-01 14:42   좋아요 0 | URL
일산 살아요.
돌아와서 대전 안 가고 바로 일산으로 왔어요.

그런데 살 때는 크게 정도 붙이지 못했던 대전이 이제 와서야 참 그리워져요.

전호인 2008-07-3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을 슬프게 하는 것들......
갑자기 이말이 떠오르네요.

가을산 2008-08-01 12:02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ㅡ,ㅡ

paviana 2008-07-3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그런건 알려야되지 않나요? 그정도 재산이면....

가을산 2008-08-01 12:03   좋아요 0 | URL
.... ...
 

2년 전에는 집에서는 중앙일보를 보고, 병원서는 한겨레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남편이 '상품권'에 현혹되어서 중앙을 끊고 조선일보를 구독했습니다.
저도 직장을 옮기면서 한겨레는 끊구요.

촛불 이후로 우리 애들 신문 읽히느라 경향신문 구독을 시작했습니다.
     (보도 내용은 인터넷 수준에서 더 나아간 것이 없어 조금 후회하기는 했지만...)
그런데 금년 들어 조선일보의 논조가 정말 목불인견이더라구요.
참다 못해 전화해서 조선일보를 끊었습니다.
'약정 기간' 어쩌구 하는 것은 5만원 입금해서 해결하구요.

남편이 '요즘 왜 조선일보 안 들어와?' 물었습니다.
끊었다고 했지요.
남편이 출근하면서 혼잣말... '이제 우리 집도 신문 없는 집이 되겠구나.'
그러더니, 7월부터 경향신문이 안들어오는겁니다.  ㅡ,ㅡ

그래서 이번에는 한겨레 구독을 신청했습니다.
아침에 배달된 한겨레를 보고 남편이 펄펄 뛰더라구요.
"이거 좌파 신문이잖아~~!"
맘에 안드는 거는 무조건 좌판가?  

남편이 절충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냥 서울 신문 보자. 조중동도 아니고 한경도 아니잖아.'
싫다고 했습니다.
남편이 그럼 조선일보를 다시 시키겠다고 합니다.

'맘대로 해요. 대신에 구독료는 당신이 내.'
아침에 절 째려보고 나갔는데, 과연 조선이 다시 배달될지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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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7-10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왜 경향신문은 안 들어오는 걸까요? 조선일보를 돈주고 봐야 한다면 대략 안습이에요ㅠㅠ

가을산 2008-07-1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끊는다고 전화했겠지요. 뭐... ^^;;

마늘빵 2008-07-10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읍. 성향이 많이 차이 나는군요. -_- 안타깝습니다. 절충해서 경향신문 보시면 되는데. 경향도 안되신다면 한국일보를. 요새 한국일보 사설이 영 마음에 안들지만. 고종석과 강준만, 손호철 등이 그래도 어느 정도 희석시켜준다는.

가을산 2008-07-11 16:18   좋아요 0 | URL
만약 한겨레가 끊기면 한국일보 고려해 보겠슴다. ^^

瑚璉 2008-07-1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정의 평화를 위해 그냥 인터넷 신문을 이용하심이...

가을산 2008-07-11 16:19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신문 그다지 안 보았는데요,
우리 애 신문보기 알바를 시키거든요.
두 가지 성향의 신문을 하루분 보면 3000원 줘요. 용돈벌이죠.
애 보는 것을 모니터 하자니, 저도 읽게 되구요.

마립간 2008-07-1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의 입장이 직장에서 저의 입장을 떠오르게 합니다.^^ 물론 저는 우파지만 직장에서는 좌파라.^^;;

가을산 2008-07-11 16:15   좋아요 0 | URL
우리 남편과 비슷하실 것 같아요.
집에서는 보수지만 직장서는 중도~진보 쪽이래요.
워낙 그동네 분위기가 그러니까요. ^^

2008-07-21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치간칫솔을 샀다.

처음 시집왔을 때, 화장실에서 그것을 보고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깜짝 놀랐었다.
몇 년 전에 우리집 화장실에 그것이 나타났을 때, '아니, 애아빠가 벌써?'라는 생각을 했다.
어제, 첨으로 치간 칫솔을 샀다.  기분이 묘했다.


2. 선택과 집중?  ...은 커녕, 빵꾸 안내게 정신 차려야 할 듯.  

- 모모 작업 마지막 손질중. 이건 잘 해야 함.

- 모모 연구 공동체 시작 준비중. 이건 잘 했음 좋겠음. 

- 직장에서는 근무 외에 '평생교육' 이라 해서 일 년에 50시간 이상의 공부 실적을 내야 한단다.
   사이버 강의, 학회 참석 등등이 필요할 듯.

- buddy들과의 모임 - 새로운 학술부장이 아주 의욕적으로 머쥐모임을 추진 중. 
   매달 한권씩은 읽을 듯. 이건 그냥 친목이니까 뭐...

- 직장에서 요 몇일 갑자기 '사회복지사' 바람이 불었다. 
  사이버 교육을 통해 자격을 따는 것인데, "남들 할 때 묻어 가야지" 하는 직장 동료들의 권유에
  넘어갔다. 이번 학기에 18학점, 다음 학기에 24학점을 따야 한단다. 어떻게 되겠지...

- 작은 애 공부를 주말에 같이 하려고 한다. 영어, 사회, 한문. 
  큰애 신경 쓰느라 작은애를 잘 못 챙긴 것 같다. 정신 차려야지.  

- 요즘 폴리머 클레이라는 것에 정신이 쏙 빠졌다.
   이전에 만든 지점토 작품들을 더 잘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집에서 구울 수 있다고 하니 도예촌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아직 만들지는 않고, 관련 정보만 여기저기 인터넷에서 눈동냥 하고 있다.
   하도 눈동냥을 하다보니, 일전에 구글 어스나 구글 천문을 할 때 처럼 멀미 증상이 날 정도.
   책도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임. 

- 4월부터는 주말농장도 다시 나갈 예정임.
   금년에는 아저씨들 자활을 위해서 농작물로 무언가 '팔 수 있는 것'을 만들자고 하는데..
   문제는 별 아이디어도 없고, 판로도 없다.
   작년에 담가서 buddy들에게는 나름 '히트' 쳤던 풋고추 간장 절임은
   직장 동료들에게 넌지시 의견을 물으니 '만들기가 쉬워서 누가 사 먹겠느냐'는 반응이다.
   음... 그럼 뭘로 하지? 

- 격년으로 하는 모모 보건 포럼은 올해 할 수 있을까? 
 
- 이 와중에 B군이 휴지기에 들어가 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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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3-1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치를 담가 파시면 어떨까요?

가을산 2008-03-15 13:40   좋아요 0 | URL
그것도 괜찮겠네요. 벌레먹은 배추라도 사줄 사람이 있다면... ^^;;

조선인 2008-03-17 08:48   좋아요 0 | URL
벌레먹은 배추 환영이에요. 농약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거 정말 힘들거든요.

Mephistopheles 2008-03-14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랜드 이름은 당근 "가을산표" 혹은 "러브리용준"이면 되겠습니다.^^

가을산 2008-03-15 13:41   좋아요 0 | URL
러브리용준 하면 더 많이 팔릴까요? ^^

2008-03-14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5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8-03-1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애들이 사실 큰애들 때문에 손해보는 부분이 학업인것 같아요.
저두 작은애를 잘 못챙겨서 여기저기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것같아요.
저두 정신차려야 하는데,,,,,암튼 작은애 챙기는 팁좀 알려주세용~.^^;;;

가을산 2008-03-15 14:14   좋아요 0 | URL
nabi님, 제 주제에 무슨 팁이랍니까?
제 생각에는 첫째를 잘 다잡으면 둘째는 좀 더 수월하게 따라오지 않을까 해요.
- 첫째도 잘 다잡지 못한 엄마의 푸념입니다. ^^;;

瑚璉 2008-03-1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국산농산물임을 강조하는 아이템이 좋을 듯 한데요.
그리고 만들기 쉬운 것도 의외로 판로가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가을산 2008-03-15 14:15   좋아요 0 | URL
국산, 유기농, 무농약... 자연농법을 넘어서서 '야생' 농법이라 해도 됩니다. ^^
과연 무엇이 될지... 저도 궁금해요.

2008-03-19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9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20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20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용준누나 2008-03-26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드디어 사회복지사까지 ...., 그러심 몇가지 '사'증을 취득하시는 것인지...실은 저도 이번학기만 공부하면 학위증과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나온답니다...ㅋㅋㅋㅋ.넘 힘들었지요^^.
열심히 하시길.... 그러구 피클 담그시는 비법이 있으심 한번 해보심이...제가 팔아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