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괴물] 파주주














으.. 《엑소시스트》 읽고 있다.


처음 몇 장 읽고서는 읽지 말까 살짝 고민할만큼 집중도 잘 안되고 딱히 재미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철학적 깊이 라는 책 소개에 끌려 구입했지만, 지가 있어봤자 그걸 얼마나 품고 있겠어? 무섭기나 하지.. 하는 마음이 되어서 포기하려다가, 그래도 조금만 더, 했다가 거의 중간까지 읽은 지금, 완전히 푹 빠져 버렸다.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리뷰를 쓴다면 이 주제이다, 라고 정해둔 것도 있어서 아마도 다 읽고 리뷰를 쓰겠지, 정도만 생각했는데, 그건 나중 문제고, 벌써부터 할 말이 많다.


일단 이 책에는 '파주주'가 언급된다. 파주주라니, 파주주 내가 알지. 악마. 내가 바바라 크리드의 책 《여성 괴물》에서 파주주 만났었지. 그래서 내가 그거 악마인 거 다 알지! 하고 짜릿한 마음으로 파주주를 접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너무 여성 괴물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거다. 엑소시스트에 대한 부분을 꼭 다시 찾아 읽고 싶어. 그러니까 어떤 마음이냐면, 회사 근처에 서점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서 그 책을 꼭 사고 싶은 거다. 집에 두 번이나 읽은 그 책이 있는 걸 알지만, 지금 당장 내 손에 없기 때문에 다시 사고 싶어지는 거다. 그만큼 엑소시스트가 재미있고 엑소시스트에 대해 바바라 크리드가 한 말을 읽고 싶은 거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바바라 크리드가 다룬 엑소시스트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엑소시스트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내가 쓴 여성 괴물에 대한 페이퍼에서 엑소시스트가 있을 것 같아 검색해 보았다. 먼댓글로 연결했는데, 얼라리여~ 제목도 '파주주' 인게 있고, 거길 보면 '파주주' 몰라서 찾아봤는데 메소포타미아 악마더라, 하는 글을 써놓고, 그런데 그렇게 메모하고 한 장 넘기니, 이미 여성괴물 처음 읽을 때도 파주주 몰라서 찾아보고 적어 놓은 흔적이 있더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파주주 한 번 읽을 때 몰라서 찾아봤지만 새까맣게 까먹고 그 뒤에 한 번 더 찾아보고 알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엑소시스트에서 만나니 '오오, 내가 여성 괴물에서 봐서 알지!' 가 되었는데,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저기 먼댓글 페이퍼 보면, 바바라 크리드가 파주주를 얘기한 건, 엑소시스트편 에서였다. 엑소시스트에 파주주 나온다고 얘기하는 거다. 아? ㅋㅋ 엑소시스트 에서 파주주 보면서 오오 바바라 크리드 여성 괴물 나오지, 하고 여성 괴물 봤더니 여성 괴물에서는 '엑소시스트에 파주주 나온다'고 되어 있던 것. 결국 파주주의 출처는 엑소시스트... 여러분 내 말이 뭔지알쥬?


일단 지금 읽는 엑소시스트에서 두 인물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졌다. 파주주(악마)가 언급되는 만큼, 이 책은 신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기억이 맞다면 결국 신부가 악을 처단하는 걸로 결말이 될텐데, 자, 이 신이라는 것에 대해, 아니 더 정확히는 인간이란 것에 대해 나는 이야기하고 싶은 거다.  아 정말 나는 진짜 이런 거 너무 재미있어 ㅠㅠ 뭐냐면, 봐봐, 코스모스가 우주에 대한 얘기잖아? 행성과 혜성, 자전과 공전 뭐 이런 거 잔뜩 나오잖아? 그런데 나는 그런 얘기들 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얘기가 너무 재미있는 거다. 뉴턴이 대학생 때 미분과 적분을 발명했다는 얘기 같은 거, 점성술 책 샀다가 유클리드 기하학 책까지 사서 공부했다는 거, 이런 거, 결국 인간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지 않나욤? 진짜 짜릿하게 재미있다. 엑소시스트에서도 그렇다. 나는 인간의 이야기가 너무 좋다. 뉴턴 처럼 한 인간이 공부 천재인 이야기도 너무 좋고, 이 책에 등장하는 '캐러스 신부' 처럼 결국 신부가 될만큼 종교적이지만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내적 갈등에 휘둘리는 이야기.


캐러스 신부는 다른 사제들로부터 상담 요청을 많이 받을 정도로 잘 알려진 정신의학의 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요즘 신에 대한 회의가 생겼다. 신을 믿고 또 믿고자 신부가 되기까지 했지만, 그러나 이 땅에 이민 와 말도 통하지 않는 엄마를 혼자 버려두었다는 사실이 괴로운 거다. 신을 따르고자 선택한 일이 빈민 구호소에서 밥을 타 먹어야 하는 엄마를 버려두는 일과 동시에 진행된다면, 결국 신부가 됐다고 해도 '내 어머니를 버려뒀다'는 자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 아닌가. 캐러스 신부가 바로 그렇다. 어쩌면 캐러스 신부에게는 그런 엄마 옆에 있고 싶지 않아 종교를 선택했다는 지극히 은밀한 자기만의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땅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를 봐줘야 하는 건 자기의 몫이었을테니까. 신부가 된 지금, 간혹 엄마를 찾아가면 엄마는 그렇게나 기뻐하며 맞아주지만, 그러나 엄마를 볼 때마다 가슴 속 죄책감이 솟아 올라 엄마를 보는 일이 괴롭다. 그런 그거 종교적 회의를 갖게 됐다. 찾을 때 어디에도 없는 신, 기도에 응답하지 않는 신. 도대체 신은 어디있단 말인가. 신부란 직업을 가진 캐러스가 이제 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그렇게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자신이 괴롭다. 그런데,


엄마가 입원했다. 일반 병원에선 받아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질 않았다. 엄마는 발작을 일으킨다. 병실의 창을 통해서만 엄마를 만날 수 있다. 그는 엄마를 앞에 두고 언제나 그랬듯이, 기도를 한다.



"도미네, 논 숨 디뉴스 ……그저 한 말씀만 하시어 제 영혼이 치유되게 하소서……"

이성에 완전히 어긋나게도, 모든 지식에 어긋나게도 그는 누군가 자기 기도를 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럴 리는 없었다. -p.135



그의 갈등을 조금 들여다볼까?



총장은 그가 회의에 빠진 이유를 캐묻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선 캐러스도 고맙게 생각했다. 자신의 대답이 정신 나간 소리로 들릴게 뻔했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고 배변하는 욕구. 어머니의 예수성심에 대한 성월(아홉 달 동안 매달 첫 금요일 미사에 참석해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고 영성체를 하면 은총의 지위에서 죽음을 맞게 될 거라는 약속), 악취가 나는 양말. 탈리도마이드 부작용으로 인한 기형아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낯선 사람들의 공격을 받아 등유를 뒤집어쓰고 타죽은 어린 복사에 대한 신문기사. 아니, 아니다. 그건 너무 감정적이었다. 세상에는 악이 실재하고, 그중 대부분은 회의, 즉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겪는 솔직한 혼란에서 비롯된다. 공평한 하느님이 그 혼란을 끝내려 하지 않는다? 끝끝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말 한마디 않고?

"주여, 우리에게 표징을 보여주소서……"

나사로의 부활은 까마득한 과거에 일어난 흐릿한 사건일 뿐이다. 오늘날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그의 웃음소리를 들은 자는 없다. 왜 표징을 보여주지 않는 걸까?

여러 시기마다 캐러스는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길 열망했다. 그리스도를 보고 만지고 눈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오, 주여, 제가 주님을 보게 하소서! 알게 하소서! 꿈에나마 현현하소서!

그 갈망에 그는 소진되었다. -p.82




그리스도를 보고 만지고 싶어서 결국 신부가 되었는데 아직 보고 만지지 못했고, 그런데 그 시간동안 어머니를 혼자 두었다. 그가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만날 때면 어머니를 여기에 이렇게 혼자 두어서는 안됐던 거라고 자꾸만 괴로워진다. 죄책감과 자책이 가득 쌓여있는데 신의 목소리라도 들었다면 그가 회의에 빠지진 않을 수 있었을텐데, 아니, 신은 응답하지 않았다. 신은 표징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그는 괴롭다. 그는 갈등한다. 점점 더, 신이 대답하지 않을 거라는 쪽으로 기울어버린다. 왜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는 아직 이 책의 절반 정도 밖에 읽지 못했고 캐러스 신부는 아직 리건을 만나지 않았다. 리건을 만나고 난 뒤에 캐러스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가 보이지 않는 표징에 대해 의심하고 회의가 들어도, 어쩌면 그는 나중에는 '다 그런 뜻이 있었구나, 이것도 다 신의 계획이구나' 할런지도 모른다. 어떤 것을 믿는 자에게 그 믿음을 의심하는 자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끊임없이 들려온다. 캐러스 신부 스스로 회의가 들지 않아도, 타인은 그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네가 믿는 그 신은 네가 힘들 때 어디있었는데?"


그러나 캐러스 신부와 같은 신을 믿는 자들은 그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신이 다 뜻한 바가 있을거야."



엑소시스트의 결말, 소녀의 몸에 깃든 악을 물리치는 신부가 결국 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신부가 캐러스 신부인..건가. 아 갑자기 너무나 괴롭다. 캐러스, 죽지 마요. 악만 죽이고 당신은 죽지 마요 ㅠㅠ


또 하나의 인물은 점술가다.


리건의 집에서 리건을 본 점술가 '메리 조 페린'은, 리건의 '이상함'을 혼자 알아차린다. 리건이 아프다고, 몽유병일지도 모른다, 신체적 이상일지 모른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 다 받아도 정확한 치료방법을 찾을 수 없고 이상한 증상만 심해가는 가운데, 메리는 알아차린다.



"크리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녀가 천천히 조용조용 말했다. "많은 사람이 날 강신술과 연관해서 생각하지. 하지만 그건 오해야. 그래, 나한테 재능이 있긴 해."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건 주술이 아냐. 사실, 나한테는 극히 자연스러운 거야. 난 천주교도로서 우리 모두 두 세계에 한 발씩 디디고 있다고 믿어. 우리가 의식하는 한쪽 발은 시간이지. 하지만 나 같은 별종들은 때때로 다른 발에서 오는 신호를 감지하거든. 그리고 그 발은 영원 속에  있다고 생각해. 그곳에는 시간이란 게 없고, 그래서 미래도 현재도 다 현재야. 그래서 이따금 그 다른 발이 찌르르할 때, 내가 미래를 보게 되는 거겠지. 누가 알겠어? 어쩌면 아닐지도 몰라."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쨌든 그래. 하지만 주술은……" 그녀가 단어를 고르느라 잠시 말을 끊었다. "주술은 조금 달라. 나도 그건 멀리하고 있어. 잠깐 손대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위저보드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그중 하나고."

이제껏 크리스는 그녀를 분별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도 지금의 태도는 오싹한 예감을 불러일으켰다. 크리스는 애써 떨쳐버리려 했다. -p.119-120


인상적인 건, 점술가이자 강신술과 연관된 '메리 조 페린'은 천주교도라는 사실이다. 나는 이런 역술인을 현실에서도 알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천주교인이면서, 그러나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고 봐줄 수 있는 사람. 천주교와 점술가는 서로 극과 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그게 아닌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있다.  나는 이게 너무 신기하다. 그런 한편, 이게 뭐가 신기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 이걸 믿으면서 동시에 저것도 보는 삶을 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책 속 메리가 말한 것처럼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모두 '두 세계에 한 발씩 디디고 있다' 는 것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것이 메리가 믿는 것이다. 내가 무얼 믿을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고 메리는 두 세계 모두-시간과 영원이라고 메리는 표현했다-에 우리가 한 발씩 디디고 있다는 걸 믿고 있는 것이다. 아니,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여러분?


나는 신의 응답을 듣고 싶었지만 응답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캐러스 신부가 궁금하고, 우리가 시간과 영원에 한 발씩 디디고 있다고 말하는 메리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사실 시간과 영원에 한 발씩? 잘 모르겠는 개념이다. 그러나, 아 너무 재미있어. 그렇지만,




무섭다. ㅠㅠ


너무 무섭다 ㅠㅠ



나는 보통 아침 출근길에는 진지하게 생각을 해야하는 책을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아침 출근길의 집중력이 제일 좋아서. 추리 소설류는 일요일 밤 자기 전에 펼치는 편인데, 그렇다면 내 기준으로 엑소시스트는 일요일 밤에 펼쳐야 맞았다. 그렇지만,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이 책을 밤에 읽을 자신이 없는 거다. 그래서 정신이 가장 깨어있는 출근 시간을 하는 수 없이 투자하기로 했다. 읽기는 읽고 싶고 그런데 밤에 읽으면 악몽을 꿀 것 같고. 아니, 여러분 사탄, 악마 무섭잖아. 그래서 내가 오늘 출근길에 이 책 읽으면서 왔는데, 아니 너무나 무섭지만 또 한 편 너무나 흥미진진. 지하철에서 내려 걸으면서도 읽었다. 휴.. 너무 무섭다. 그런데 너무 흥미로워. 얼른 뒷쪽 읽고 싶은데 나는 사무실이고 일이 많다 ㅠㅠ



다음엔 아무쪼록 엑소시스트와 악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의지도 필요하지만 나의 생각도 필요한 일이므로 될 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 '윌리엄 피터 블래티'에 대한 작가소개를 가져오겠다.


윌리엄 피터 블래티 (William Peter Blatty)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946년 가톨릭교회 수도회인 예수회가 운영하는 워싱턴 조지타운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진학해 영문학을 공부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공군에 입대해 레바논 베이루트의 미국 정보국에서 근무했다.

1960년 영화 각본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 시절에 접한 ‘메릴랜드 열네 살 소년의 악마 빙의 사건’을 소재로 쓴 장편소설 『엑소시스트』가 1971년 출간 후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작가적 명성을 알렸다. 1973년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동명 영화가 할리우드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며 사회적 열풍을 일으켰고, 직접 작업한 각본으로 그해 오스카상 각색상, 골든글로브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엑소시스트』에 이어 ‘믿음의 미스터리’라는 주제를 다룬 장편소설 『9번째 배치』(1978년) 『군단』(1983년)을 발표했으며,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트윙클 트윙클 킬러 케인〉과 〈엑소시스트 3〉의 연출 및 각본을 맡았다. 2017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작가소개> 中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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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03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밤에 밤새 읽어! ㅋㅋㅋ
어디서나 인간을 발견하는 다락방

다락방 2023-11-03 14:37   좋아요 1 | URL
밤엔 안돼요. 가위 눌려요... 히융ㅠ

잠자냥 2023-11-03 15:01   좋아요 0 | URL
가위도 안 눌릴 거 같은데....
가위 올 거면 이왕이면 근육 가위로 오라고,,,,

다락방 2023-11-03 15:27   좋아요 0 | URL
저 약하고 예민한 여자.....

책읽는나무 2023-11-0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출근길에 그리고 지하철에서 내려서도 읽게 되는 그런 책이라니...
공포 영화..공포 소설인 줄로만 알았는데 종교 철학과도 관계가 깊은가 보군요.
근데 아침에 읽었대도 밤에 좀 무서울 것 같아요.ㅜㅜ

다락방 2023-11-06 10:12   좋아요 1 | URL
어휴 이거 빨리 읽어야 되는데 제가 아직도 못읽고 있네요. 아 그런데 너무 재미있어요. 전 너무 좋습니다. 너무 무섭지만요 ㅠㅠ
비단 종교뿐만이 아니라도, 믿는 사람에게 닥친 위기는 또다른 믿는 사람이 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말하는 걸 상대가 듣고, 알고, 함께 믿어줘야 그 다음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지금 읽는 부분에서는 악령 들린 리건의 엄마 크리스가 드디어 신부를 찾아갔고 딸의 증상에 대해 얘기한 장면이었어요. 신부는 정신의학의 라서 정신병적으로 설명하긴 하지만, 아이를 만나고 와서는 각종 악마 빙의에 대한 책을 찾아 읽습니다. 아, 이런 거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ㅠㅠ
 
핼러윈 파티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왕수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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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가 그려내는 다양한 인물들은 읽을 때마다 놀랍다.
이번 책에서는 자기애에 쩔어버린, 그래서 도덕도 윤리도 자식도 내던지는 사람이 나온다. 그에 반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도 나오고. 인간은 왜 이런거야, 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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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0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핼러윈이라서 읽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2 11:56   좋아요 0 | URL
ㅋㅋ 아니 이거 영화 나온다고 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화 보기 전에 볼라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1-0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애거서 크리스티 하나도 안 읽었네요. 나는...... 이 페이퍼 보니까 그 생각만 들어요. 많이 안 무섭나요? 오엑스로 대답해줘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6 18:04   좋아요 0 | URL
애거서 크리스티는 무섭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소네치카·스페이드의 여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4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박종소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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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여자대학교의 교수이다. 그녀는 똑똑한 제자 몇몇을 눈여겨 보고 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인 '줄리아 스타일즈' 가 대학을 졸업하면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 어떠니, 제안하고 줄리아 스타일즈도 그걸 고려하는 듯 보였다. 무릇 똑똑한 여성들은 공부를 이어가야 할지니, 주저앉지 말지어다!


그러나 줄리아 스타일즈는 대학원 진학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대신 그녀가 선택한 건 남자친구와의 결혼이며 결국 더 큰 도시로 나가는 것도 그만두기로 하는 것. 이에 안타까워진 줄리아 로버츠는 줄리아 스타일즈를 찾아간다. 그리고 재차 대학원 진학을 얘기한다. 이렇게 똑똑한 여성이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되는데, 라는 마음이 그녀에게 있다. 그러나 줄리아 스타일즈 역시 재차 거절한다. 그리고는 줄리아 로버츠에게 말한다. 선생님은 대학원에 진학하고 큰 도시로 가는 게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그러나 내가 정말 원하는 건 이 동네에서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주부가 되는 거라고. 이건 주저앉는 게 아니었다.


나는 이 장면이 굉장히 낯설고 놀라웠다. 우리가 어릴 적에도 현모양처가 장래 희망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걸 나는 진지하게 받아들였던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는 정말로,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자 소원일 수도 있는 것이구나, 라는 걸 영화를 보면서 충격적으로 깨달았달까. 나 역시 줄리아 로버츠 처럼, 학업을 이어나가고 큰 도시로 가는 것이 더 마땅한 혹은 더 가치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내가 정말 원하는 건 그게 아니라고!' 앞에 부끄러워졌다. 왜 내 가치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걸까?


<소네치카>를 읽으며 그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혼란을 다시 느꼈다. 주인공 소네치카도 그리고 소네치카 인생의 중반부터 등장한 야샤도, 남자를 만나고 난 후 자신의 꿈을 다 잊은 혹은 잃어버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네치카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다. 열심히 읽었고 재미있게 읽었다. 딱히 이렇다할 사랑을 해본 적도 없었고 친구도 없었지만, 책의 세계에 빠지면 그녀는 그게 그렇게나 좋았다. 책에서 기쁨을 얻고 책에서 위로를 얻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소네치카를 알아보고 그녀와 비슷한 남자가 청혼을 해온다. 그녀는 그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정말 행복했다. 가난했지만, 남편이 스무살이나 더 나이가 많았지만, 그녀는 일상의 모든 소소한 순간들에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투잡을 뛰어 힘들게 일해도 그런데 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삶이 늘 행복이었던 거다. 게다가, 자신이 연민을 품게 된 소녀 야샤의 등장에서도 자신의 집 한 켠을 내어주며 그녀를 딸처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일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그녀는 행복했다. 그녀가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건, 천성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숱하게 책을 읽어오며 쌓아온 단단함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배신감과 아픔이 찾아든다.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게다가 그 상대까지. 그녀는 슬프고 힘들다. 그러나 발악하고 우는 대신 다시 책을 꺼내든다. 역시 책이 그녀에게 기쁨을 주고 위로를 준다. 지금 남편이나 딸이 줄 수 없는 것들을 책이 준다. 나는 다시 책을 찾아들고 위로를 받는 소네치카를 보면서, 대체 왜 그 책을 남자와 함께 살 땐잊은걸까 싶었다. 아니, 잊을 수 밖에 없었다는 건 안다. 가난한 삶에서 늘 일을 하고 가족을 돌봐야 하는데 책을 읽을 시간이나 여유가 어디있단 말인가. 그런 한편 도대체 왜, 어째서, 그토록 좋아하고 기쁨을 주는 것에서부터 멀어지는 것을 기꺼이 선택하는가 싶기도 했다. 선택할 당시엔 그걸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너무 안타까운 거다.


야샤는 고아였다. 기꺼이 선량한 마음으로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그녀는 이 험한 세상을 홀로 살아내야 했다. 그녀의 나이 열두살 때부터 남자 어른들이 고추를 넣어가며 그녀를 이용하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됐고, 배우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이 지저분한 어른 남자들을 받아들인다. 세상은 이렇게 더러운 거라는 걸 어릴 때부터 알면서 혼자서 버티어낸다. 그런 그녀가 다니던 야간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게 되고, 그 친구의 집에 초대 받아 간 순간부터 그녀는 그 집과 사랑에 빠진다. 자신이 그동안 가져본 적 없었던 따뜻한 음식과 돌봄과 잠 잘 공간이, 무엇보다 친구 엄마의 환대가 너무 좋았다. 게다가 친 구 엄마인 소네치카는 집의 방 한 칸을 그녀를 위해 내어준다. 이제 여기서 자, 라고. 그런 그녀가 사랑에 빠진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외치느라 내가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지나칠 정도의 충격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러지마, 안돼, 그러지마, 라고 내가 얼마나 많이 말했다고! 그러나 내가 그러지 말란다고 어디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듣던가. 결국 자신의 선택이고 또 뒤늦은 자신의 깨달음이 아니던가.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내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느냐는 내 결핍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야샤가 선택한 사랑이 나로서는 이해 못할 것이지만, 그러나 야샤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건 필연적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가져본 적 없던 아버지 같았고, 그는 그녀가 그간 경험한 고추만 밀어 넣고 이용하고자 한 어른 남자들과도 달랐다. 그래, 나는 정말 너무 싫었지만, 야샤가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눈물을 머금고 '네 삶, 네 사랑' 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야샤도 역시 이 남자와 사랑을 한 후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더이상 꾸지 않는다. 대신 그녀가 바라는 건 자기 손가락의 다이아몬드 반지였다. 나 다이아몬드 반지를 갖고 싶어. 그녀는 배우가 되고 싶었었는데, 남자를 사귀고 나자 다이아몬드 반지를 손에 끼우고 싶다. 왜? 왜? 야샤, 당신은 배우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야, 왜 그 대신 다이아반지를 선택하는거야? 배우의 꿈은 사실 그렇게 큰 건 아니었던 거야? 그게 그동안 당신을 버티게 해주었는데, 이제와서 남자와 그 남자가 준 다이아 반지로 만족한다고?


나는 분했다. 나는 화가 났다. 나는 억울했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분하고 화가 나고 억울하고 어이가 없는 건, 그 책을 읽는 '나'였던 것이고, 그 삶을 사는 야사도 소네치카도 아니었다. 야샤는 그 순간 원하는 걸 가진 사람이었고 소네치카도 그 순간 자신의 행복을 만끽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나는 그들의 선택이 혹은 그 삶이 안타까워 속을 끓였을지언정, 그러나 그녀들에게 감히 그러지 말라고 말할 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내가 더 우선하는 가치를 그녀들에게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머릿속으로는 정말 이걸 원하는 여성들이니 그렇게 본인들이 행복하다면 된거지, 하면서도 내내 안타깝고 슬펐다. 사실, 지금도 조금 슬프다. 


그런 한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가진 즐거움이 혹은 꿈이 단지 남자 하나뿐만은 아니라서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언제나 여분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고, 여분의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하나는 안돼, 하나는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 내가 의지하고 기쁨을 찾는 것이 단지 하나뿐이라면, 그 하나가 내게서 지워지거나 사라진 순간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소네치카에게는 책이 있었다. 상실감이 크게 덮쳐왔을 때 그녀는 놓았던 책을 다시 들 수 있었다. 그건 그녀가 책이 줄 수 있는 기쁨을 이미 아는 까닭이다. 야샤에게는 배우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녀 역시 사랑을 떠나보낸 후 다시 배우의 꿈을 꾼다. 다른 즐거움, 다른 꿈은 인생을 사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단단한 축이 되어준다. 사실 소네치카를 읽은 전반적 감상은 슬픔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역시 여분의 것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안도도 함께 느낀다.



이 책에 실린 또 하나의 단편 <스페이드의 여왕>도 내게 슬픔을 준다.

왜 딸이며 손주들까지, 늘 존재했던 엄마(혹은 할머니)의 존재에 감사하기보다, 언제나 부재했다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혹은 할아버지)의 존재에 기뻐하고 행복해한단 말인가.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건, 없었던 그 남자의 존재가 아닌데, 늘 있었던 그 여자의 존재인 것인데. 그런데 그녀의 인생은 그전에 어떻게 흘러갔던가. 그리고 그 후에는?



나는 슬펐다. 슬펐는데, 

감히 내가 타인의 인생에 슬퍼해도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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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02 1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마저 찌그러진 게 와서 더 슬픈 다락방.........

다락방 2023-11-02 11:47   좋아요 3 | URL
괜찮아요. 내릴 역을 지나칠만큼 책에 빠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1-02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슬프다........ 야사한테 뭐라고 그러면서 ‘그러지 마‘ 하셨는지 그걸 좀 써주셔야겠어요. 이럴 수가 있나요, 진짜.....

다락방 2023-11-02 13:22   좋아요 0 | URL
저는 슬픕니다. 매우 슬픕니다. 역시 소설 읽기는 힘들어요. 내가 막 슬퍼버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23-11-02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02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02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11-03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집중력하면 이작가님~! 지하철역도 지나칠 정도였다니 ㅋㅋ

저는 어제 <소네치카>만 읽고 잤는데, 좀 안타까웠습니다. 소냐의 자존감이 쫌만 높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ㅜㅜ

다락방 2023-11-03 11:13   좋아요 1 | URL
저는 소네치카도 안타깝고 야샤도 안타깝고 ㅠㅠ 슬펐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olcat329 2023-11-0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네치카가 너무 불쌍해서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생각이 났어요. 소네치카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생각도 들었구요. 야샤를 보면서 설마설마 했는데 역시나 해서 아...어찌 이럴 수가! 했답니다. 근데 정말 마지막 문장에서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아 맞아~소네치카에게는 ‘책‘이라는 마지막 보루가 있었지...하구요. 근데 저는 이 책이 이상하게 잘 안 읽히던데(가끔 번역이 이해가 안가서요) 다락방님은 너무 집중해서 지하철역까지 지나치고 제가 커피 끊고 집중력이 많이 약해졌나봅니다.

다락방 2023-11-06 10:14   좋아요 1 | URL
저는 야샤 때문에 내릴 역을 놓쳤어요. 정말이지 간절한 마음으로 ‘그러지마‘가 되었었거든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류의 이야기에요. 미성년자와 성인의 성관계요.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되어서 그러지마 그러지마 아니라고 해줘 막 이런 마음으로 읽다 보니 내릴 역을 지나쳤습니다. ㅠㅠ

왜 그 남자는 자신이 원하던 여성들 모두와 사랑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예술)도 계속해나갔는데, 왜 그를 사랑한 여자들은 그를 돕는 역할이었나, 를 자꾸 생각하고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속상했어요. 그러나 그 당사자들은 그 시간을 좋아했다고 하면,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거겠죠. 아 너무 안타깝고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 ㅠㅠ
 

중학생도 안보는 영화, 내가 본다 시리즈의 17번째 영화, <메이크 미 빌리브>를 보았다. (사실 눈치챘겠지만 시리즈 넘버는 아무 의미없다. 그냥 아무 숫자나 넣어봤다)




'사흐라(아이차 아이신 투란)'는 도시에서 성공한 잡지 편집자인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너무나 뛰어난 사진가 '데니즈(에킨 코치)'를 꼭 인터뷰하고 싶다. 그의 사진을 처음 본 순간 영혼이 불타는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진가는 그 어디에도 정보를 흘리지 않아 모두에게 신비한 존재로, 그러나 아무도 다가갈 수 없는 존재로 그의 이름만 드높아간다. 무슨무슨 상을 받게 되었는데 그 상초자도 거부하는 너무나 매력적인 사진가.. 


그런 사흐라가 그와의 인터뷰를 계획하고 도대체 어딜 가야 그를 찾을 수 있고 또 인터뷰한단 말인가, 앞으로 나의 커리어는 이 일에 달려있는데!! 하던 참에 할머니가 위독하다고 해서 할머니 계신 고향으로 슝- 달려가는데, 할머니가 위독한 건 개뻥이었고, 거기에서 옆집 사는 데니즈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실은 이 둘은 열다섯에 단짝이며 서로를 좋아했지만 어떤 오해로 인해 어른이 되어서는 원수가 되어 있었다. 데니즈의 할머니와 사흐라의 할머니는 이 둘 안에는 불꽃이 있고 이 둘이 오해만 풀면 서로 진정한 짝이 될 것 같아 엄청난 오지랖으로 이 둘을 연결시키고자 이 둘을 불러낸 것이다. 아무튼, 여기까지만 써도 다 알겠지만, 그런데 사흐라가 찾던 데니즈가 바로 이 데니즈였던 것. 아니 너가 그 사람이야? 오 뻐킹 쉿. 내가 진작에 알아봤어야 되는건데!! 


오해와 다툼을 쌓아가면서 둘은 그런데 사랑하게 되고, 그런데 여주인공을 시기 질투하는 잡지사의 남자 편집자가 와서 '이 여자는 너 인터뷰 딸려고 이용한거야~' 이래가지고 이 사랑은 또 한번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두둥-



아니 너무 유치하고 너무 뻔해서 그만 볼까 생각을 하다가도 이왕 본 거 끝까지 보긴 했는데, 하아. 자, 나는 이제 한 마리의 낭만 파괴자가 되겠다. 



그러니까 이 둘이 성인이 되어 오랜만에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러면서 데니즈는 사흐라에게 '아직도 니가 간 장소에서 돌을 모으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 묻는단 말야? 그래서 사흐라가 '그걸 기억하네?' 하면서 살짝 감동에 젖어주는데, 이들의 오해가 풀리고 본격 사랑이 시작되면서, 데니즈는 자신의 집으로 사흐라를 데리고 간다. 오오 여기가 너가 사는데야? 그러면서 집을 보는데 데니즈가 '너에게 보여줄 게 있어' 하면서 무언가를 건네는데, 그것은 두구두구둥- 돌이 잔뜩 들어있는 유리병인 것입니다.


사흐라는 놀라서 뚜껑을 열고 그 안의 돌을 보니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 데니즈가 사흐라 생각이 나서 늘 돌을 주워오고 거기에 몇월 며칠 어디에서 주웠다고 써있는 거다. 그런 돌들이 유리병 하나 가득한거다. 그걸 사흐라에게 주는거죠. 사흐라는 큰 감동에 휩싸입니다. 눈물이 났죠. 나를 이렇게나 생각했다고.. 그렁그렁. 너는 나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구나. 그렁그렁. 그런데 나는? 한숨이 났죠.


나로 말하자면 세상 쓸데없는 것들에 별 관심이 없다. 일전에도 몇 번 언급했지만 예쁜 쓰레기에 아무 관심 없는 사람. 그러니 이 돌 잔뜩 든 유리병 무슨일이야. 그걸 보는 순간 한숨이 나면서,


'어쩌라고..'


이렇게 되는 것이다. 저 돌을 뭐하냐. 큰 돌도 아니고 돌맹이라 박박 씻어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도 없어. 도대체 저 돌을 어쩌라고. 어휴.. 저걸 팔 수가 있나 먹을 수가 있나 자리만 차지하는데, 정리정돈을 못하는 나는 짐으로만 느껴질 뿐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데니즈는 내가 아니라 사흐라를 사랑하는 것이겠지. 나는 저런 선물 받는 순간 표정 관리를 못할 것 같다. 표정에 다 써있을 것 같아.


어쩌라고..



그런데 둘이 다투고 헤어질 때 여자는 소중하게 자신의 차 조수석에 그 돌 유리병을 놓고 떠난다.


응..

그거 어쩔라고?

하아-

나는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저 돌멩이 잔뜩 든 유리병이 너무나 한심한 것. 


그러지마. 자연에서 주워서 선물하지마. 그걸로 감동받기를 원하지 마. 하아- 역시 나는 혼자 살아야 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또 한 장면.


둘이 로맨틱한 분위기가 무르 익어서 해변가에서 와인도 마시고 바다 쳐다보고 눈누난나 씐났는데, 그자리에서 둘이 잠들어 버린거다. 하아- 바로 뒤가 집인데 들어가서 자. 왜 도대체 해변가에서 자는 거야? 어이가 없는데, 세상에, 거기서 아침까지 잔거에요. 이불 깔고. 허리.. 아프잖아요. 게다가 너네 평소에 침대 생활자들인데 도대체 그 바닥에서 어떻게.. 젊구나?


아니 그런데 사흐라가 눈 떠보니 해가 쨍쨍하고 이 돗자리(인지 이불인지) 위에 자기 혼자만 있는 거다. 나는 이 장면에서 참말로 어처구니가 없어. 아니 깨워서 들어가서 자라고 하든가 하지, 아무리 아침이라도 어떻게 해변가에서 혼자 자게 내버려두고 사라져버림? 참 나원.. 그래서 나는 뭐 아침이라도 요리하러 간 줄 알았지? 사흐라도 집에 들어가서 이 남자 뭐하나 찾아보니까, 그 뭣이냐 그걸 뭐라고 하지. 그 왜 건축학과 학생들이 건축 모형 만드는 거 있잖냐. 그걸 하고 자빠진거다.


"뭐해?"


물어보니 건축학과 재학중일 때 자신이 가족과 함께 살고 싶은 집을 설계했었는데 그걸 짓고 있다는 거다. 나중에 살고 싶은 집.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했는데 급하지 않아서인지 아직 완성못했다고. 그러면서 그걸 또 하고 있는 거예요. 아니, 이 시점에.. 그러니까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그러니까, 널 만나고 나니 이걸 완성하고 싶어졌어, 이걸 전하고 싶었던 거잖아. 그런데 그게 해변가에 여자친구 자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와서 할 일인지. 약간 주위가 산만한 편??


아무튼 오해가 다시 생겨가지고 사흐라는 도시로 떠나고 그리고 직장에서 승진을 한다. 승진파티가 열리는데 우리의 데니즈가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파티 자리에서 사랑 고백하기 있긔없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 그러지마 그러지마 하는데 그래버리네요... 




내가 진짜 이 영화 보면서


난 안돼. 난 글러먹었어. 난 틀려먹었다. 난 이 지구에서 혼자 사는 게 적성에 맞다. 나같은 속물은, 나같은 낭만파괴자는 사랑을 할 자격이 없다. 상대에게 상처만 입힐 게 틀림없다. 돌멩이 선물 받는 순간 진짜 얼굴 표정 대환장 파티 될 것 같고, 여기서 잠들자 해변가에 이불인지 뭔지 펴는 순간, 야 너도 내 나이 돼봐라 바닥에서 못자 난 들어가서 잘게, 이렇게 되어버리고, 들어가서 뭐하나 봤더니 집 모형이나 만들고 있고. 하아. 계란프라이라도 좀 해놓지. 어처구니가 없음. 


걍 혼자 살자.

돌멩이 같은 거 모으지 않는, 그런 혼자의 자유로운 삶을 살자.


하아- 돌멩이 진짜 어이없네.

사람이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남에게 소중한 거 이렇게 깔보고 그러면 안되는데. 나에겐 가치 없어도 남에겐 가치 있을 수 있는 건데. 그렇지만 미리 경고하는데,



나에게 돌멩이를 선물하지 마시오.



자, 아니 그리고 신간 알림 무슨일?



















두 권 합이 43,200 원.


살까?

11월 맞이?


난 미친 걸까?




그리고 여러분 알라딘에 초콜렛 파는 거 알고 있나염?













부샤드 초콜릿 이라는데 나는 캬라멜 씨솔트를 선물 받았단 말야? 그런데 링크 올리려니까 어째서 그것은 검색이 안되고 이 다크만 검색되는 것인가. 왜인가, 알라딘.

이제 여러분 책 살 때 커피 말고, 시사인 말고 또 살 게 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초콜릿 ㅋㅋㅋㅋㅋㅋㅋ오늘 아침에 커피랑 먹음. 씨솔트가 씹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친구여! 


또 먹어야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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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11-0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파괴자‘가 아니라 ‘현실주의자‘ 아닐까요?
저도 돌멩이 유리병 갖다주면 분노의 레이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어떻게 잠자는 게 가능하죠?ㅋㅋ 아침에 블럭쌓기 무엇!-_- 다락방님이 재밌게 써주셔서 웃으면서 봤지만 정말 한숨만 나오는 상황!ㅠㅠ
초콜렛 맛있나요? 다음에 커피 마땅히 살 것 없으면 픽해봐야겠네요!

다락방 2023-11-01 10:33   좋아요 0 | URL
아 진짜 돌멩이 너무 확 깼어요. 너무 싫어. 정말 저 돌멩이들 선물 받고 감동받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맥가이버 아니고는 없을듯요. 맥가이버는 뭐가 어떻게든 유용하게 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초콜렛 맛있어요! 저는 초콜렛을 막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가끔 아메리카노랑 먹으면 좋아요. 와인하고 먹어도 좋고요. 아무튼 지금 또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1-01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들어가서 뭐하나 봤더니 집 모형이나 만들고 있고. 하아. 계란프라이라도 좀 해놓지. 어처구니가 없음.


오늘의 명문장. 저는 이걸로 픽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란프라이라도 좀 해놓지.

돌멩이 선물 받아본 사람 있을까요? 있더라구요. 있어. 제가 받아봤..........
제 표정이 락방님 표정. 아, 이걸로 뭐 어쩌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1 11:21   좋아요 1 | URL
돌멩이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으시다고요? 하이고야 이런.. 그래, 그러니까 영화에도 나오겠죠. 영화는 허구의 이야기지만 있을법한 이야기들, 실제로 존재하기도 하는 이야기들을 그려두는 것이죠. 돌멩이 선물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하고 있기 땜시롱.. 저는 그 돌멩이들 가지고 이사갈 생각하니 그것도 답답하고 말입니다.

아무튼 우리 인간에게 단백질은 필요하니 계란프라이를 먹도록 합시다.

이만 총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치못챘어.. 진짜 17개나 본 줄 ㅋㅋㅋㅋㅋ
돌&병에서 빵 터지네 돌체&가바나 도나카렌&뉴욕도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데니즈야 고기라도 굽게 큰 돌로 구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근데 싫을 거 같아요. 돌 집착남....
˝건축 모형 만드는 거 있잖냐. 그걸 하고 자빠진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여자 혼자 바닷가에 자게 두고 와서 나는 예술혼 불태우며 건축!

그런데 다락방님이 지적하신 저 세가지 저도 다 싫어요. ㅋㅋㅋㅋㅋ
나에게도 돌멩이를 선물하지 마시오.

그나저나 다락방님 글은 이름 가려도 글쓴이가 누군지 알아맞힐 거 같아요. 단번에.
좋은 글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1 13:27   좋아요 0 | URL
안 세봤지만 여러편 본 것 같긴 한데 말입니다. 나 지금도 또 보는 거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도 다 보면 또 쓸 말 많을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로맨스, 이게 문제라니깐요. ㅋㅋㅋㅋㅋ로맨스 누가 보냐? 내가 본다..

돌 받고 감동 하다니, 진짜 저 여자 너무 남자들이 딱 좋아할 것 같아요. 가성비 갑인 여자친구랄까요. -.-
아아, 아니야 이러지말자. 다른 사람 헐뜯지 말자. 너는 얼마나 잘났다고 이러냐. 그러지말자... 아 어렵다. 순수한 사람을 비웃지 말자.

아무튼 돌멩이 선물하면 절교입니다. 흠흠.

미미 2023-11-01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돌탑 쌓는 것도 지나가다 보면 마음에 안들더라고요.
안그래도 인간은 자연을 너무 훼손하는데 돌이라도 그냥 좀 내버려뒀음 좋겠다는...
삼겹살에 빵 터졌습니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은 평범한 영화도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보게 만드는 재능을 가지고 계서서 더 매력있는 분!

저 메가로돈2 봤는데 제이슨 너무 쪼금 나와서 황당했어요. 그래도 끝까지 봤네요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1 13:16   좋아요 1 | URL
돌탑 부수고 다니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11-01 13:20   좋아요 1 | URL
진짜 위기가 있었는데 쌓고 있는 아저씨를 직접 본 뒤로 참았어요ㅋㅋㅋㅋㅋㅋ
장마 뒤에 지나가며 보니 쓰러져있더군요.(얼마나 후련하던지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1 13:2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죄송합니다. 사실 저는 돌탑을 보면 그 위에 돌 하나 얹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는 1인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소원 빌어야 되는 모든 곳에서 소원 빌어요. 보름달 봐도 소원빌고 성당 가서 소원 빌고 교회 가서 소원 빌고 돌탑에 돌 얹고 소원 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게다가 돌탑은 내 집에 있는 것도 아니라서 상관이 음슴 ㅋㅋ 나의 지저분함에 티끌만치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메가로돈 2 공룡 까지 나와서 대박 어이 없었잖아요? 지금 뭐하니, 니네들... 그렇지만 재이슨 스태덤은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1-01 1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중학생도 안보는 영화, 내가 본다 시리즈- 아니 이런 시리즈가 있었어?? 했는데 ㅋㅋㅋㅋㅋ
˝큰 돌도 아니고 돌맹이라 박박 씻어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도 없어˝ ㅋㅋㅋㅋㅋㅋ
으하하하
다락방님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인데 예쁜 쓰레기 안 좋아하시는 건 정말 다행스럽네요. 저도 그렇습니다.
해변에 나 혼자 두고 집에 가서 모형 만드는 남자? 야, 너 혼자 그거 하며 재미나게 살아라. 굳바이.
계란프라이면 용서 되나요? 될 것도 같네요 ㅋㅋㅋ
이번 글 웃음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다락방님 서재창을 두개 띄워놓고 보면서 댓글 담 ㅋㅋ 역시 다락방님 최고예요.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학 천마리 접어 넣은 유리병 어떠세요?

잠자냥 2023-11-01 13:23   좋아요 2 | URL
*다행* <- 오늘도 이어지는 괭의 팩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 천마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러고 보니 저 그런 거 받아서 버린 적 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1 13:33   좋아요 1 | URL
네네 저는 쓸모없는 모든 걸 안좋아합니다. 다행.. 이라면 다행이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왜, 유퀴즈 보면 퀴즈 맞히지 못한 사람한테 상품 주잖아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데 웃긴 거요. 그거 줄 때마다 화딱지가 나요. 저 쓰레기... 하면서요. 그런데 저희 엄마도 똑같습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저걸 왜 주냐, 쓰레기 생기게.. 라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 천마리 유리병이라니.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저 이 페이퍼에 그거 쓸 뻔 했거든요. 돌멩이 모은 유리병이라니, 뭐 학 천마리 자매품이냐? 이렇게 쓰려다 꾹 참았는데요. 학 천마리 진짜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도대체 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러지마 얘들아. 누구 좋으라고 학 천마리 접어 주는거야. 차라리 소주를 사줘라. 에휴...


잠자냥 님/ 아니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쓰레기가 수두룩한데 왜 굳이 쓰레기를 만들어 버리냐고요. 하여간 인간들 진짜.. 쯧쯧..

잠자냥 2023-11-01 13:38   좋아요 1 | URL
학 천마리 받았을 때 정성이나 그런 거 때문에 감동이나 그런 거보다는 무섭더라고요. 집착할 거 같아서 실제로 그렇더라능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1-01 13:45   좋아요 0 | URL
아니 ˝오늘도 이어지는˝ 이라니.. 제가 언제 그렇게 팩폭을 날렸다고 그러십니까? =3=

책읽는나무 2023-11-01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 천 마리...ㅋㅋㅋ
저 그거 두 명에게 선물해 봤었는데....ㅋㅋ
1,000 1,000=2,000마리를 접었었군요.
남편과 전 mbti가 하나도 맞는 게 없는데 어쩐지...2천마리의 반을 받았던 지금의 남편 표정이 조금 떨떠름?! 십자수를 만들어 액자를 선물해줘도 떨떠름?!
속으로 왜 저러지? 기분 나빠서 다시는 그런 선물 안 해줬어요. 그러다가도 뭘 선물해줄까? 하면 아니!!!! 바로 거절하던 게.... 다락방 님 요 페이퍼를 읽으며 이해가 되었습니다.ㅋㅋㅋ
전 남자들만 예레기(예쁜 쓰레기)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여자들도 예레기 싫어하는 사람들 많군요.
전 날짜 적힌 예쁜 돌멩이 담은 예쁜 유리병을 선물로 준다면 받을 것 같긴 합니다.
근데 제 기준에서 예뻐야 합니다. 안 예쁘면 안 받을 것 같아요.ㅋㅋㅋ
미래의 집을 건축 모형으로 만들고 있었다면...혼자 내버려두고 들어갔다는 건 뜬금없고,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집에 들어가선 모형을 같이 들여다볼 것 같아요. 잘 만들었는지 확인 하면서요.ㅋㅋ 제가 건축 전공했던 자라...^^;;
설계도 잘했는지 대충 살펴 보고 아침 차려달라고 할 것 같아요.ㅋㅋㅋ
글을 읽고 나라면? 상상해보니 재밌네요.
여기서도 다수와 다르게 나만의 노선을 가는 걸 보면 역시 동창 친구의 말이 맞군요.
˝넌 어릴 때부터 너만의 길이 있었어!˝
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11-01 15:51   좋아요 1 | URL
건축 전공이라니... 책나무 님 너무 멋져요!!!!!

책읽는나무 2023-11-01 16:51   좋아요 1 | URL
아...전공만 했어요.^^;;
전공을 살려 일을 많이 해보진 못해 지금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네요.
그래서 한 번씩 밥벌이도 못하고 적성에도 안 맞는 저걸 왜 전공했을까? 차라리 다른 과를 선택할걸! 그런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제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꼬마요정 님이 전공 하나로 멋지다고 해주시니...약간의 보람은 있네요.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3-11-02 10:46   좋아요 2 | URL
예쁜 쓰레기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딱히 성별을 따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예쁜 쓰레기와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는 남자사람들을 보았거든요. 그리고 저처럼 예쁜 쓰레기 싫어하는 여자사람들도 보았고요. 그건 그냥 그 사람의 성격 같습니다. 저는 예쁘다, 귀엽다로 물건을 사진 않아요. 이것의 쓸모! 로 삽니다. 그런데 집이 이렇게 지저분한 걸 보면 그렇다고 제가 쓸모있는 것만 사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당장 안읽는 책들을 어찌나 사대는지.. 현재 저희집 책상도 책장화가 되어있는데 이제 놓을 자리가 없어서 책상 의자에도 책을 쌓아뒀어요. 저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화 속 여주인공도 저처럼 화내지 않고 집 안에 들어가 남자가 모형 만드는 거 보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고 바라봐 줍니다. 그래서 여주인공은 남주라는 애인이 생기고 저는 혼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11-01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 천 마리를 책나무 님 접으셨다구요???? 진짜??? 능력자!!!!!
저는 학을 접을 능력이 없어서 배를 접어서 그것도 천 개는 못 접고 500개인가 접어서 선물했는데, 현타 와서 다시는 그런 짓 안하겠다고 다짐했어요. 중 3때... ㅋㅋㅋㅋㅋㅋ 저 담임 쌤 좋아해서 담임 쌤한테 줬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불 킥...ㅋㅋㅋㅋ
저도 돌멩이, 인형 이런 거 싫어합니다. 심지어 커다란 곰인형 받았는데, 빨래를 못해서 목 잘라서 버렸.... 쓰레기봉투에 안 들어가더라구요. 목을 자르니까 들어가서... 하아...
집 모형은 궁금하네요. 저도 집 짓고 살고 싶은데 이런 쪽에는 1도 능력이 없거든요. 공간감각 없어서 이 땅이 몇 평 정도 될거다, 이런 감 없구요, 생각만으로 좁은 방에 오만 가구 다 집어넣고 그러죠... ㅋㅋ 그걸 집에서 자고 있을 때 만들고 있으면 상관없는데, 밖에 내버려두고 만들고 있으면 용서 못 할 듯해요 ㅋㅋㅋ 아니, 커피라도 좀 내려두던가... 근데 밖에서 잘 건데 왜 집 모형 만든대요???
저 어릴 때 비진도인지 어딘지 가서 텐트 치고 잔 이후로 절대 노숙 안 됩니다. 제가 캠핑 이런 거도 싫어하구요. ㅋㅋㅋ
해변은 즐기고 잠은 건물 안에서 자야죠. ㅋㅋ 집이 뒤에 있다믄서 굳이 왜... 벌레도 많을텐데... 모래도 잔뜩 묻고... 감기도 걸리겠구만...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01 16:57   좋아요 1 | URL
전 고딩 때 접었었는데 공부는 안하고...ㅋㅋㅋ
근데 중3 때 담임 선생님 종이배 500개 받으셨다면 무척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500개에서 현타 온 요정 님도 귀여워요...ㅋㅋ
제 친구 중 교사가 있는데요. 친구 말이 학생이 나를 따르고 좋아하는 느낌은 표시를 안내도 다 눈에 들어온대요. 근데 그게 너무 기분 좋다고 하더군요. 누군가 나를 조건없이 좋아해주는 그 감정이 참 소중하다고 하더군요.
아마 요정 님의 종이배 받으신 그 선생님도 두고 두고 나 제자한테 종이배 500개 선물받은 적 있다고 자랑하셨을 듯 합니다.^^


다락방 2023-11-02 10:48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인형 싫어해요. 인형 선물 받는 거 좋아하는 여자사람들 볼 때마다 ‘그걸 대체 어따 쓰려고??‘ 하고 물음표 천 개 되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관리는 어떻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빨래는 어쩔 것이며 처분할 때는... 왜, 쓰레기 버리는 곳에 커다란 곰인형 우두커니 있는 거 보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으.. 저는 인형 싫어합니다.

저도 캠핑 갈 생각 1도 없고요, 저는 도미토리도 싫어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안가는 사람입니다. ㅋㅋㅋ 하루 걷고 호텔을 달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됩니다. 안됩니다.

아, 해변가 모래 말씀하시니 생각났는데요, 일전에 어떤 글이었는지 출처가 기억이 안나는데, 해변가 섹스는 결코 낭만적일 수 없다는 거였어요. 모래 때문에.. 몸에 모래 잔뜩 붙어가지고 그 섹스는 쾌락보다 고통을 준다고... 으.. 너무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은 건물 안에서!! 충성!!

새파랑 2023-11-0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과 요가랑 잘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또 순대국밥 생각하면 아닌거 같기도 하고...

다락방 2023-11-02 07:52   좋아요 1 | URL
저 어제는 삼겹살에 소주 마셨어요. 후식으로 냉면과 칼국수 먹었고요. 전.. 요가를 잘 할 수가 없는 육체를 가져버린 거예요. 술을 너무 좋아해서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는 평일에 술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지난주에도 했던 다짐.. ㅠㅠ

잠자냥 2023-11-02 09:57   좋아요 0 | URL
잠깐만... 후식으로 냉면하고 칼국수를 동시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2 10:43   좋아요 0 | URL
제가 냉면을 먹고 동료가 칼국수를 먹고 그런데 서로 좀 덜어주기도 하고, 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맛있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는 긴 휴가라는 게 없었다.

고등학교까지는 학교를 다니느라 열심이었고 대학때는 학교를 많이 빼먹었지만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다. 

취업은 대학 졸업 하자마자 했다. 한 출판사 사장님이 친구인 나의 전공 교수님께 직원으로 학생 추천을 해달라 하셨는데, 교수님은 나를 추천하셨다. 나는 성적이 엉망진창이었지만(학고~ 학고~) 열심히 아르바이트 한 걸 알고 계시다며, 성실함은 너를 따를 자 없을 거라고 추천하셔서 면접을 보러 갔는데, 보러 가자마자 뽑혀버린 것이다. 회사에서 언제부터 출근 가능? 이러는데 '내일' 이래가지고 또 바로 일을 시작해버린 나여.. 그렇게 열심히 근무하다가 퇴사를 해서 백수로 한 2~3개월 지낸 것 같다. 쉼 없이 일했으니 놀아야지 생각했지만, 그 쉬는 동안 나는 1종 운전면허를 따버렸다. 껄껄. 그리고 다시 취업해서 지금까지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나에게 긴 휴가는 없었고, 내가 가진 휴가라고는 회사의 여름휴가나 명절 연휴 뿐이었다.


그러니 나에게 긴 휴가는 로망이었다.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퇴사하면 베트남 한 달 살기'인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쉼 만으로 한 달을? 캬- 개꿀.. 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걱정도 된다. 어떻게 한 달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살지? 하고 말이다. 지금도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몸을 재게 움직이는 편이다. 산책을 한다든가 파김치를 담근다든가 서점을 간다든가... 그래서 걱정이다. 퇴사 후 갑자기 휴가가 주어지면 내가 도대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어쨌든 나는 뭐가 됐든 다시 일을 할 생각이고 돈을 벌 생각이지만, '일하지 않는 시간'은 내게 얼마나 이어질까? 나는 얼마간을 일없이 보내다가, 오로지 쉬기만 하다가 다시 일을 하게 될까? 나는 좀 길게 쉴 수 있기를 바라는데 내가 그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일하는 몸에 너무 길들여져 버렸달까.. 자, 그런데 나에게 일과 일 사이에 1년의 휴가가 갑자기, 예정에도 없이 주어진다면? 그러면? 그 1년간 나는 무엇을 하게 될까?



아마도 일단은 신나서 여행을 가려고 할테고 아마도 늘 마음 먹었던 한 달 살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마 책도 더 읽으려고 시도하겠지. 그러나 책이란 것은 원래 바쁠 때 더 잘 읽히지 않던가. 잘 모르겠다. 갑자기 주어진 1년은 나에게 어떤 시간으로 남을지. 짐작하자면, 그중의 얼마만큼은 분명 지루해할 것 같기도 하다. 파김치나 만들어 팔아볼까... 자, 나는 아직 이 1년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고, 막상 주어진다고 해서 내가 잘 썼다고 해도 뭐 그렇게 대단하게 썼을까 싶은데, 그런데, 여러분, 뉴턴은 이 1년을 어떻게 썼을까요?




166년 스물세 살의 뉴턴이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학생이 됐을 때 흑사병이 돌았다. 그래서 뉴턴은 자신이 태어난 외딴 고향 마을 울즈소프Woolsthorpe에 내려가서 어떤 의무에도 얽매이지 않고 1년의 세월을 편히 보낼 수 있었다. 뉴턴은 그 1년 동안에 미분과 적분을 발명했고 빛의 기본 성질을 알아냈으며 만유인력 법칙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p.155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떤 의무에도 얽매이지 않고 '보내는 1년 동안, 미분과 적분을 뭐 어쨌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뉴턴.. 왜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보자. 그러니까 이렇게 된 일이다.



케플러와 마찬가지로 뉴턴도 그 시대를 풍미하던 미신을 완전히 멀리 하지 못했고 신비주의와도 자주 접촉했다. 사실상, 뉴턴이 지적으로 성장하게 된 것도 상당 부분 이 같은 이성주의와 신비주의의 대립과 긴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1663년 스투어브리지Storubridge에서 박람회가 열렸다. 당시 스무 살이던 뉴턴은 그곳에서 "안에 무엇이 씌어있는지 궁금해서" 점성술 책을 한 권 구입했다고 한다. 그는 그 책을 읽다가 도면을 하나 이해하지 못해 계속 읽어 나갈 수가 없었다. 이것은 그가 삼각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각법에 관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그 책의 기하학적 논의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Elements of Geometry』을 구해다가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뒤에 뉴턴은 미적분학을 발명하기에 이른다. -p.154



나도 별자리 책 읽었고, 그거 보면서 '악 나 사자자리 이거 맞네 맞네 딱맞네!' 이런것만 했었는데 ㅋㅋ 뉴턴은 도면.. 삼각법, 기하학, 유클리드... 그러다가 미적분학.......후훗. 역시 뉴턴과 나는 탄생부터 다른 것인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점성술 책 샀다가 기하학으로 넘어가던 그 스무살, 나는 만화방에서 라면 먹고 있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적분학을 발명이라니. 나도 미분은 학교때 초큼 했었지만 어느 순간 손 놔버렸는데. 지금은 '미분' 하면 '그건 수학!' 이렇게밖에 몰라. 헤헷. 와 뉴턴 대단한 줄 알았지만 너무 대단했네요? 아니, 코스모스.. 우주 얘기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뉴턴의 깨알같은 천재삶 보여주고 증맬루 재미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에게 1년이 주어진다면 내가 뭘 할지 아직은 모르지만, 내가 미적분을 발명하진 못할거란 건 확실하다. 왜냐하면, 그건 이미 뉴턴이 발명했으니까.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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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31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뉴턴이 잘못했네....
해외에서 한 달 살기하면서 전완근남 발명...은 아니고 발견하는 한 해 기원! 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1 09:58   좋아요 0 | URL
문제는 전완근 남도 이 물렁살녀를 발견해야 한다는 것... (먼 산)

단발머리 2023-11-01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슨 책인든 다락방님 앞에 가져다 놓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려운 책, 심오한 책, 까다로운 책 ㅋㅋㅋ
이렇게 재미지게 읽어줍니다!!

전 1년 내내 놀거에요. 뒹글뒹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1 09:5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읽는 책 보다 제가 책 읽고 쓰는 글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역시 알라딘, 다락방을 놓지 마라! 잘 지켜. 절대 사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니 2023-10-3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후에도 지금 만큼의 수입이 보장되는 직장이 기다리고 있다면야,
1년 휴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게 천지 삐까리! 이지 않나...ㅎㅎ 라고 생각하며 괜히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봅니다.
한편, 제주는 대부분 월세가 아닌 연세 단위로 집을 빌려주기 때문에 한달살이 말고 아예 1년살이 하러 오는 분들도 꽤 있어요!

다락방 2023-11-01 10:00   좋아요 0 | URL
돈벌이가 보장되어 있는 휴가라면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그런 한편 이제 일은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을 그만하면 내 입에 들어갈 밥을 누가 구해다 주는가. 이런 생각의 고리를 반복하고 있지요. 저는 노는 걸 좋아하지만 그런데 정말 좋아하는가, 잘 노는 사람인가 다시 물으면 딱히 그런 것 같지가 않아요. 늘 뭔가 바쁜 사람... 이것도 다 팔자인가 합니다 ㅠㅠ

독서괭 2023-10-3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뉴턴을 뉴턴이게 한 건 한 권의 점성술 책이었다.. 놀라운데요?? 마틴 에덴 공부하던 거 생각납니다 ㅎ 아무 의무 없이,, 아무도 안 시키는데 미적분 만들어내고.. 뭐하는 거임. ㅜㅜ 우리나라 고3들 일년 동안 머리에 집어넣는 양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데, 그 에너지를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일년의 휴가, 저같은 경우 육아 없이 일년 휴가라면 뭘하면 좋을까요!! 지금으로선 영어욕구가 뿜뿜해서 미국가서 일년간 영어공부 열심히 해보고 싶은데요. 같이 가시죠. (응?)
애들 학교랑 돌봄 등등에 맡기고 9~6 일과시간 휴가를 1년동안 받을 수 있다면?? (사실 육아휴가 쓰면 애들 일찍 하교시켜서 데리고 놀아야하기 땜에 이역시 판타지지만..돈도..돈.. ) 우왕.. 매일 운동하고 영어공부하고 전공공부도 하고..와.. 너무 건전하다.. ㅋㅋㅋ
우린 뉴턴이 아니니까 열심히 일하기로 해요. 흑.
그나저나 <코스모스> 재밌겠네요! 저도 갖고는 있습니다 ㅋㅋㅋ 다락방님의 코스모스 격파 파이팅!

다락방 2023-11-01 10:0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점성술 책은 다락방을 다락방으로 만들고 뉴턴을 뉴턴으로 만들었다. 책은 잘못이 없다. 그 책을 읽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문제일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님, 휴가 동안 영어 공부 좋은데요? 그렇지만 .. 공부.. 그것이 먹고 사는 일에 굳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휴가의 쉼에 포함해도 되는 것이겠지요? 영어, 증맬루 정복되지 않는 그것입니다. 포기했다가도 다시 잡게 되고 포기했다가도 또 들여다보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것이 되지 않는.. 하아- 나쁜 영어 ㅠㅠ

맞습니다. 우린 뉴턴이 아니니까 열심히 일합시다. ㅠㅠ
코스모스, 꼭 격파 하겠습니다!!

yamoo 2023-10-3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1달, 아니 1년이 주어진다면 큰 그림을 주장창 그릴 듯해요..ㅎㅎ
구상해 놓은 그림들을 마구 그리고, 여러 재료를 탐구도 해 볼 듯합니다...ㅋㅋ
쟁여 놓은 책과 영화도 마구 보고...쉰날듯!!ㅎㅎ

다락방 2023-11-06 11:20   좋아요 0 | URL
1년이 주어진다면 저도 책을 마구마구 읽고 싶긴 합니다. 어려운 책들을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앉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여행도 길게 가보고 싶고요. 음, 사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1년도 아주 짧을 것 같네요. 그 시간이 금방 갈 것 같습니다. ㅎㅎㅎ

감은빛 2023-10-31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동네에서는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을 자주 해요.
누군가 일을 쉬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게 온갖 동네 일들이 다 몰리거든요.
저도 예전에 출판사에서 짤리고 한 반년 동안 취업을 안 하고 있었는데
(편집 알바 일을 조금 했고, 지역 녹색당 위원장 역할을 하긴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백수였죠.)
그때 정말 바빠서 죽을 정도로 동네 온갖 일들이 제게 몰렸어요.
최근에도 일을 쉬는 사람이 제 주변에 한 두어명 계신데, 그 분들도 같은 말을 하시더라구요. ㅎㅎ

저는 한 몇년 후에 아이들 양육비 걱정을 덜면 일을 그만두고 어디 조용한 곳에서 은둔생활을 해보고 싶은데,
언제나 걱정은 돈이죠.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ㅎㅎㅎㅎ

다락방 2023-11-06 11:21   좋아요 0 | URL
백수가 과로사한다 ㅋㅋ
어쩌면 저도 그런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지금도 주말에 침대에 누워있기를 못하거든요. 그래서 집에서도 저한테 가만있지를 못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다 제 팔자려니 합니다. ㅋㅋ 그런참에 1년간의 휴가라니, 저도 저에게 한 번 줘보고 싶네요. 그 시간을 도대체 어떻게 보낼지 말예요. 물론, 그 다음 일자리는 보장되어 있어야 제가 쉬어도 편히 쉴 것 같긴 합니다. ㅠㅠ

나중에 조용한 곳으로 옮겨 사시게 되신다면 제가 한 번 술 사들고 찾아가겠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23-11-05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 때는 발견한 게 많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우리는 이제 초정밀 기계가 없으면 발견 못 할거예요. 다 발견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해요 우리 ㅋㅋ 대신 다락방 님은 아주 재밌게 리뷰 써 주실 수 있으니까요. 1년이 긴 것처럼 보여도 또 짧잖아요. 계절도 즐겨야 하고, 계절별로 놀러도 가야 하고, 계절별로 먹거리도 먹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생각만 해도 좋네요. 바쁘지만 행복할 것 같아요. 물론 소득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말이죠. 결국 돈이 문제입니다. 아주 어려운 문제요ㅠㅠ

다락방 2023-11-06 11: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꼬마요정 님. 결국은 돈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휴가를 즐거이 보내려면 돈벌이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보장이 되어 있어야 하죠. 내가 이 휴가의 시간을 보내도 어쨌든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를 확신해야 휴가를 휴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뉴턴의 저 미적분 발명 읽고 진짜 그 뒤로 계속 생각해요.
인간이란 무엇인가. 왜 어떤 인간은 미적분을 발명하고 어떤 인간은 미적분을 풀 수조차 없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풀 수조차 없는 인간이 바로 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인간은 이렇게나 다른가, 이렇게나 다양한가... 인간은 참 재미난 존재인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