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는 헬스클럽 맞은편 복도 유리 앞에 뒷모습을 보인 채 서 있었다. 그녀는 따뜻한 녹차 캔을 두 손으로 감싸고 그를 향해 사뿐사뿐 걸어갔다.

뭘 어째?

갑자기 그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두꺼운 팔 근육에 가려 몰랐는데 그는 고개를 조금 튼 자세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그녀가 조용히 돌아서려는데 그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년 그거, 미친년 아냐?

그녀는 그가 그런 투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아니,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개뿔!

그의 목소리가 끈끈이처럼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년은 미친년이고 그년한텐 그래도 된다고.

그녀는 발을 끌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뭐냐, 이게? 뭐냐고, 씨발!

그녀는 헬스클럽에 들어와 사각의 기둥 뒤에 숨었다. 손에 쥐고 있던 녹차 캔이 땀 때문에 미끄러져 떨어졌지만 줍지 않았다. 잠시 뒤에 그가 굳은 얼굴로 지나가는 옆모습이 보였다. 잘생긴 얼굴과 늘씬한 키와 자갈주머니처럼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이 징그럽고 파렴치하게 생각되었다. (<층>, p.235-236)

















남자는 헬스 트레이너다. 이 남자가 일하는 헬스장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여자가 친구와 함께 운동을 하기 위해 찾아든다. 헬스장에서 만난 둘은 전혀 다른 서로의 모습에 조금씩 호감이 간다. 여자는 남자가 반듯한 청년이라 생각해고 남자는 여자가 우리 누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음에 든다. 여자가 연상이었다.


남자에게는 정신지체를 가진 누나가 있다. 남자는 누나가 너무 챙피하고 그 누나의 존재를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다. 어느 날 여자와 함께 술자리를 갖는데 우연히 남자의 사촌이 합석하게 되면서, 남자는, 자신의 누나에 대한 이야기가 혹시 입밖에 날까봐 조마조마해한다. 감추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이 드러날까봐 초조해하는 게 모든 사람의 심리가 아닌가. 혹여라도 누나 얘기가 나올라치면, 그는 얼른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린다. 그 날 그 자리에서 누나의 존재를 여자에게 드러내지 않았을 거라고, 무사히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날 이후로 여자가 헬스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몇 번이나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집 앞에 찾아가 먼발치에서 그녀의 모습을 보기는 했지만, 자신이 전화를 걸자 받지 않는 여자를 보고 남자는 절망한다. 아, 누나의 존재를 알게됐구나, 나에게 있는 미친 누나의 존재를 알게 됐구나. 그래서 나를 멀리하는구나.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여자를 미워하고 화를 낸다. 그렇지만, 여자는 그의 누나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의 누나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로, 우연히 그가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하는 걸 듣게 된거다. 그는 통화중에, 그녀가 듣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한 채로, 거칠게 말하고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른다. 여자가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던 모습이다. 나한테는 저렇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여자는, 남자가 누구와 통화하는지는 알지 못하고 통화중에 욕을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그렇지만 저런 거친 통화를 듣고 그를 멀리하게 된다. 그간 반듯한 청년이라고 생각한 그는 어디에 있는걸까? 그는 누구였던걸까?




언젠가 그가 조금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저 의외로 저금 많이 해요.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헬스클럽에서 일하고 밤이면 일식집에서 일해 번 돈의 일부를 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일부는 월세를 내고 남은 건 모두 저축한다고 했다. 먹는 데 돈이 안 드니까요. 그는 아침엔 단백질 파우더를 먹고 점심엔 닭가슴살 캔 하나에 밥 한공기를 먹고 저녁은 일식집에서 회나 생선으로 때운다고 했다. 탄수화물은 점심에 먹는 밥 한공기가 전부라고 했다. 그녀가 그렇게 먹고 어떻게 사냐, 했더니, 확실히 근육이 좋아지니까요, 했다. 그녀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인태씨는 참 반듯한 청년이네요! (<층>, p.236-237)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근육이 좋아져야 한다면서 식단을 조절하는 이 남자를, 그녀는 반듯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헬스장에서 그에게 주기 위해 조심스레 녹차 캔을 들고 접근했던 거다. 그러다 그 무지막지한 통화를 듣게 되고, 이제 그녀는 그가 과거에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아,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쁜 짓을 저질를 수도 있었을 사람이구나! 생각한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저도 젊었을 때 나쁜 짓도 좀 했어요. 그때 그녀는 지금도 젊은데, 하고 웃었다. 그런데……나쁜 짓이라면 어떤 나쁜 짓이었을까. 얼마나 나쁜 짓이었을까. 어깨에 있는 장미 모양의 작은 문신 같은 것, 술 먹고 몇번 싸운 일이 있다든가 클럽에서 여러 여자들을 만났다든가 하는 그런, 누구나 하는 작은 나쁜 짓이었을까. 아닐 것이다. 그녀로서는 짐작도 할 수 없는 나쁜 짓, 나쁜 관계가 있을 것이다. 한때 그녀는 그가 발라준 남미 대륙 모양의 굴비를 먹으며 그와 함께 남미를 여행하면 어떨까 상상한 적이 있었다. 어리석고 어리석었다. 아무려나, 그녀는 더이상 그의 삶이 궁금하지 않았다. 거칠고 팍팍했을 것이 분명한 그의 삶이 무섭게 느껴졌다. (<층>, p.237)




나는 물론 나한테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 누구보다도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고 특별하게 대해준다면 참 좋구나,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그사람을 마찬가지로 소중하게 대할테고. 그러나 나를 그렇게 소중하게 대하면서, 나로 하여금 '반듯하게 잘 자랐구나, 생각하게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욕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때도 내가 그 사람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위의 단편 <층>에서처럼, 호감을 가지고 다가서려는 단계에서 나 역시 저런 모습을 목격했다면, 어휴, 이런 사람하고는 시작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할 것 같다. 나는, 나한테 잘하는 사람을 물론 좋아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면서 나한테만 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대하느냐도 중요하다. 세상 모두를 하찮게 보지만 너는 특별하게 보고 있어, 라는 말에 내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건 전혀 아니다. 나는 그런 특별함, 필요없다.



예전에, 지금은 아주 오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는데, 애쉬톤 커쳐와 데미 무어가 연애하게 된 그 시작에 대해 연예프로그램에서 다룬 적이 있었다. 애쉬톤 커쳐와 데미 무어와 데미 무어의 친구, 이렇게 세 명이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데미 무어가 자신의 아이들로부터 온 전화를 받게 된거다. 애쉬톤 커쳐는 데미 무어가 아이들과 통화하는 걸 듣고는 그녀에게 반했다고 한다. 너무 다정해서. 그러니까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계기는 아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도 거기에 한몫을 한다는 거다. 나한테 잘하는 걸 보면 다른 사람한테 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우연히 누군가를 막대하는 모습을 맞닥뜨리고 나면, 와, 이 사람 뭐지?? 하며 뒷걸음질 치게 되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마찬가지로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하는 모습을 본다면 호감도가 상승하는 것도 분명할 것이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나한테'만' 잘하는 사람 보다는 누구를 대하든 똑같이 잘하는 사람들이 좋다. <층>속 여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가 호감을 가진 남자가 누군가와 저렇게 전화통화 하는 걸 듣게 됐다면, 그 길로 연락처에서 그 사람을 삭제했을 것 같다.



자신이 호감 가는 상황에서는 친절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막말하고 욕을하고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 것은, 사실 저 남자만의 모습은 아니다. 여자가 교수로 있는 곳에서 다른 남자 교수 역시 마찬가지인데, 술을 더 마시자고 했는데 그걸 거절하고 일어나려는 여자교수들한테 갑자기 성질을 내는 거다. 그 전까지 친하지도 않았고 별로 관계도 없었던 사람들이었는데...




"아 젠장, 꼭 이렇게 판을 깨셔야겠나?"

김의 말에 그녀는 갑자기 견딜 수 없는 짜증을 느꼈다.

"강쌤 가시면 나도 갈래요."

윤이 말했다.

"내가 아주 어이가 없어가지고," 김이 맥주잔에 소주를 따르며 소리쳤다. "진짜 당신들 왜 이래? 왜 맨날 이랬다저랬다 해?"

"누가 이랬다저랬다 해요? 아까부터 먼저 가겠다고 했잖아요?"

그녀는 존댓말을 한 자신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몇번을 말해, 김선생? 내가 지금 상태가 심히 안 좋다고."

김이 그녀를 외면하고 윤을 보았다. 윤이 미안한 웃음을 지으며 가방 쪽으로 손을 뻗자 김이 손을 툭툭 털었다.

"네, 네, 가세요들. 가라고, 씨발. 아, 기분 개 같네!" 

그녀가 걸어나올 때 뒤에서 돈 가져가! 하는 김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층>, p.235)



아, 진짜 너무 싫다. 세상에는 술을 마시고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다른 모습이라기 보다는 아마도 이성이 있을 때는 숨겨왔던 자신의 진짜 모습일 것이다. 김은, 자신과 함께 술 마셔줄 때의 윤과 강을 좋아했지만, 먼저 가겠다고 하자 존대하는 사이에서 갑자기 씨발 이라는 욕을 해버리는 것이다. 와.. 진상진상.. 진짜 지긋지긋하다. 술을 마시는 건 나도 몹시 좋아한다. 그리고 즐겁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 만약 술을 마시다가 내가 이제 집에 가고 싶어졌다고 했을 때, 즐거운 시간이 이제 끝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씨발 이라고 하면서 화를 내야할까. 저런 사람이라면 내가 다음에 저 사람과 또 술을 마실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내가 왜? 




맥줏집을 나와 전철역을 향해 가면서 그녀는 살짝 진저리를 쳤다. 꼼장어 토막에서 밀려나오는 투명하고 길쭉한 내장들처럼, 남자들 속에 숨어 있다 슬금슬금 비어져나오는 왜소하고 더러운 내면의 고추들을,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보아왔고 아마 오래도록 보게 될 것이었다. 견딜 수 없이 지긋지긋했다. (<층>, p.237-238)




아 정말 너무 싫다. 왜소하고 더러운 내면의 고추들....나 역시 함께 술을 마셔본 뒤의 태도로 연락을 싹 끊어버리게 된 남자들이 더러 있다. 말을 놓고 싶다고 해서 놓아라, 했더니, 놓은지 이틀 째에 갑자기 '지랄한다' 라고 내게 말을 한 남자가 있어서, 와- 이 남자 뭐지, 하고 당황했더랬다. 그 남자와도 역시 연을 끊었다. 말을 놓는다는 게 그렇게 함부로 한다는 걸 의미하는 줄은, 그 남자 때문에 알았다. 엊그제만 해도 나랑 이랬어요 저랬어요 하던 남자가 갑자기 '지랄한다' 라고 말하다니... 그는 그 상황에서 내가 웃기다고, 같이 웃자고 한 소리였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나한테 '지랄한다'고 말하는 남자랑 같이 웃을 수 없다. 내가 왜 지랄한다고 말하는 남자랑 함께 웃어야 하지?




책의 뒷편에 신형철이 쓴 작품 해설이 들어있다. 읽다가 말았는데, 신형철은 <층>에 대한 얘길 하면서 정신지체 누나를 둔 것에 대해 여동생이라고 써놨더라. 거기까지 읽고 그냥 해설 건너뛰기로 했다. 착각할 수 있고 아주 별 거 아닌 사소한 틀림이긴 하지만, 그리고 해설의 내용에 누나이냐 여동생이냐가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니지만, 읽기 싫어졌다. 몇 해전인가, 신형철을 아주 좋아하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후훗... 이젠 그저 과거일 뿐이야........








주말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고 싶어서 상영관과 시간을 검색하다 마땅한 걸 찾지 못하던 중에,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가 주연한다는 이 영화 《얼라이드》를 알게 됐고, 그래서 충동적으로 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아니, 둘 다 너무 멋진 사람들이잖아?


영화를 보는데, 와, 알고 있었지만 마리옹 꼬띠아르가 너무 예쁜 거다.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나온 장면에서는, '와 빨간 립스틱 겁나 잘 어울리는 여자구나!' 했는데, 이어서 나오는 연한 핑크빛의 립스틱을 바른 모습도 또 너무 예쁜 걸 보고는, '아, 그냥 예뻐서 다 잘어울리는 거구나' 했다. 영화 보면서 '영화 다 보고 빨간 립스틱 사러 가야지' 했다가 정신을 차렸달까.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영화가 막 재미있고 그런건 아닌데, 마지막에 줄줄 눈물을 흘렸다 ㅠㅠ 그러면서 막 감정이 폭발해가지고 ㅠㅠ 아, 매 순간순간이 정말 얼마나 소중한지, 이 순간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하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껏 사랑하면서 마음껏 즐겁게 지내야지.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자꾸 말하고 표현해서 상대에게 알게 해야지. 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아, 전화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너무 간절해졌다. 목소리 듣고 또 들려주고, 그리고 그렇게 좋아한다는 감정을 지금 당장 말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아아, 지금, 지금 말해야 하는데, 하면서 초조해져서는 전화기를 들고 왔다갔다 서성였다. 잠시 후에 전화가 왔고, 나는 상대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고나니 감정이 폭발했어, 좋아한다는 말을 해야 했어!




어제는 쉬었다. 일요일이니만큼 푹 늦잠을 잤고, 한껏 게을렀다. 세수도 안한 채로 있다가 동생네 식구들을 맞았고, 아이들과 놀다 보내고 나서는 청소를 했고 책정리도 했다. 그러다 침대에 누워서는 친구랑 통화도 했는데, 아, 정말 좋았다. 그러니까 이렇게 내 방 침대에 누워서 좋아하는 사람과 조잘조잘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이라니, 이것은 얼마나 소중한가! 일요일은 이렇게 보내라고 있는 것이구나, 새삼 깨달았다. 쉬어야 해.






오늘 아침엔 출근준비를 하며 옷을 입으면서 '아, 빨리 퇴근하고 싶어!' 라고 말했다. 옆에 계시던 엄마는 내게 '야, 너 아직 출근도 안했어..'라고 하셨지.... 인생.............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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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2017-01-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긋~

다락방 2017-01-16 11:08   좋아요 0 | URL
어느 부분에서 긋~ 이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긋이라니 다행이네요 ㅎㅎ

비연 2017-01-1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락방님. 이 영화 추천이신가요? 막 망설이고 있는데...
일요일은 그저 뒹구르르르르르 이게 필요해요. 그래도 월요일 아침이면.... 퇴근이 생각나곤 하지만요..ㅜ

다락방 2017-01-16 11:09   좋아요 0 | URL
음.. 굳이 뭐 추천까지 가진 않아도 될 것 같고요, 최고의 배우들이 나오니만큼 호기심에 봤어요. 막판에 제 감정을 엄청 건드려놓긴 했지만, 그게 그렇게 길게 가진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두 배우 참 멋졌어요...

아아 곧 점심시간입니다. 점심 맛있는 거 드세요, 비연님!

꼬마요정 2017-01-1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제도, 어제도 일했고 ㅠㅠ 오늘도 열심히.. ㅠㅠ 지금 사실 알라딘도 할 시간이 없을만큼 엄청 바쁜데 잠시 이러고 있네요.. 담주면 끝이긴한데.. 기한이 있다는 건 사람을 참 몰아치네요. 진짜 시간이 무슨 화살 말고 빛보다 빨리 가요ㅠㅠ 그래도 감성 충전 좀 하고 다시 일하러 갑니다~^^

다락방 2017-01-16 11:11   좋아요 0 | URL
아아 꼬마요정님... 주말에도 일하셨군요. ㅠㅠㅠ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니, 다 지나갈 것이다...하고 생각하세요 ㅠㅠ 저도 지난주에 회계감사 있어서 대응하느라 스트레스 받았는데, 계속 저한테 스스로 말했어요. 끝날것이다, 끝날 것이다... 하아-

바쁠수록 스트레스 받을 확률이 높을텐데, 스트레스 조절 잘 하세요, 꼬마요정님. 저는 스트레스에 취약해 자꾸 휩쓸려 가려고 해요 ㅠㅠ 잘 버티세요, 꼬마요정님!

mira 2017-01-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를 봤는데 선남선녀라 좋겠다 이랬는데 , 보고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할 상대가 없어서 그런가 ㅎㅎ

다락방 2017-01-16 11: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둘다 멋지죠. 근데 저는 특히 마리옹 꼬띠아르가 너무 예뻐서 ㅋㅋㅋ 무슨 옷을 입어도 예쁘더라고요. 그냥 다 예쁨. 정말이지 사랑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겠더라고요. ㅠㅠㅠㅠㅠ

mira 2017-01-16 11:15   좋아요 0 | URL
아 사랑에 빠지고 싶은데 이제 나이들어 잘 안되네요. ㅠㅠㅠㅠ

다락방 2017-01-17 08:26   좋아요 0 | URL
굳이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아도 삶을 살아가고 유지하며 또 즐겁게 보내는 것에도 무리는 없는 것 같아요, 미라님. 물론 사랑에 빠진다면 또 그 사랑에 대한 재미도 있지만요.
아직 사랑에 빠지기 전이라면, 빠지지 않은 채로 충분히 재미있게 지내도록 합시다. 재미있는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또 맛있는 것도 먹고 여기저기 낯선 곳을 다니기도 하고 그게 싫으면 침대에 하루종일 드러누워 지내면서, 행복하게 지냅시다!
:)

moonnight 2017-01-16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형철 평론 읽다가 여동생이라 한 데서 거슬려가지고 계속 찜찜하더라구요. -_-
오전 근무 마치기도 전에 오늘이 금요일 같았어요. 힘든 월욜ㅠㅠ 퇴근하고싶어요ㅠㅠ

다락방 2017-01-17 08:2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사실 별 거 아닌 부분이긴 한데, 갑자기 짜증이 나서... 평을 끝까지 못읽겠더라고요.

월요일이 지났습니다, 문나잇님. 화요일이 시작됐어요. 화요일도 잘 보내고 우리 일주일 또 힘내서 잘 지내봅시다!

2017-01-16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7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8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7-01-16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형철이 그런 실수를!
저도 다소 실망했지만, 아마 신형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렇게 썼다면 뭐, 그럴수도 있겠구나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 아예 평론은 읽지 않고 넘어갔을지도 모르고요. 다른 사람이 했으면 관대할수도 있었을 일인데 다락방님처럼 저도 실망을 금치 못하는 것은 다 그 <기대와 관심>때문인가봅니다.

다락방 2017-01-17 08:30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신형철에게 실망한지 좀 되었어요. 그렇게나 좋아했었는데, 최근 책 서문을 읽고나서부터 실망이 시작되었죠. 이게 부질없는 게, 그 사람은 그대로인데 제가 환상을 품었다가 사그러들고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기대를 하고 실망을 하는 것들 모두 온전히 제 몫인거죠. 그런 참에 저런 실수를 보니 흐음... 하면서 좀 실망에 쐐기를 박는 기분이었어요. 하핫.

시이소오 2017-01-1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리옹 꼬띠아르. 그녀가 동시대 사람이란게 믿기지 않아요. 고전 흑백영화에 어울린달까요?

다락방님은 빨간색 정말 좋아하시는듯. 예전엔 스페인 영화였던가요? 그 영화 보고 빨간색 하이힐에 반해 기어코 사시지 않았던가요?

열정적인 다락방님 ^^

다락방 2017-01-17 08:32   좋아요 0 | URL
시이소오님 말씀처럼 고전 흑백영화에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배우죠. 그냥 저 배우라서 잘 어울리는건데, 저는 별 생각없이 따라하려고 했네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네, 맞아요, 저는 빨간색 너무 좋아해요. 빨간 립스틱 빨간 하이힐 너무 좋아하고요.
검정색 옷이나 검정색 구두를 별로 안좋아해요.
엄마가 며칠 전에 저 입으라고 검정색 코트 사오셨는데, 저는 안입는다고 계속 그래가지고 반품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나 검정색 코트 안입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주의 시작, 잘 하고 계십니까? 월요일은 이미 지나갔습니닷!!
 

오늘 중에 등기가 배송될 거라는 우체국의 문자메세지를 받았는데, 나는 뭔가 주문한 것이 없어서, 뭐가 오려는거지... 하고 있었더랬다. 그러다 지금 받았는데, 와- 얼마전에 한 알라디너 분이 보내주겠다 하신 여권케이스다! 그것도 직접 만드신 제품. 포장을 뜯어보니 와- 너무 예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여권케이스가 나온다. 지금 내가 사용중인 여권케이스도 선물 받은건데, 와, 여권 케이스 부자가 됐어! 


일단 앞에는 <This trip will stay with us as "happy memory">라고 써 있어서 이것이 여권케이스임을 확- 드러내주고, 무엇보다 나는 저 빨간 똑딱이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드는 것이다. 




우아- 예뻐예뻐 하고 펼쳐서 안을 보았더니, 안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어! 볼펜 꽂이부터 수납까지, 저 빨간머리 앤을 보라지!! >.<




씐난다!! >.<


너무 좋아서는, 다른 부서 직원한테, 나 여권케이스 선물 받았어~ 구경 와~ 이래가지고 방금 전에 구경하고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넘나 좋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 님. 잘 쓸게요. 정말 예뻐요.





어휴, 어떻게 이런 분들이 있는지. 최근에 너무 커다란 폭탄을 끌어 안고 살고 있네..하면서 스트레스 대박 으로 쌓여 있었는데(어제는 빈혈까지 ㅠㅠ), 이렇게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는 분으로부터 고운 선물을 받았다. 이렇게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분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건 이게 처음도 아니다. 다들 정말이지 ㅠㅠ 일일이 다 적을 수 없을 만큼의 고운 선물들을 보내주시는데 ㅠㅠ 요즘 한 달 내내 목에 따뜻하게 두르는 고급진 목도리도, 한 번 본 적도 없는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다. 너무 고급진 것이라 내가 내 돈 주고는 사지도 못했을 것인데 ㅠㅠ 참 주변에 이런 분들이 이렇게 있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지금 행복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침에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없는 여자쪽이 좋으냐 말이 많은 여자 쪽이 좋으냐 물어보면 나는 이유경이 좋아" 라는 말을 들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씐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심쿵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요즘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보약을 좀 지어 먹을까... 생각중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약 없어도 되겠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집에 가서 여권 케이스에 여권 넣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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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7-01-1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부러운 솜씨^^ 이런 재주 가지신 분들 넘 부럽더라구요^^ 이젠 여행만 가면 되시는거?

다락방 2017-01-13 16:39   좋아요 1 | URL
네, 저는 바느질 완전 젬병인데 이렇게 바느질 곱게 잘 하시는 분 보면 완전 신기해요.
어쨌든 부지런히 여행다녀야겠어요! >.<

아, 다이어리는 오늘 택배로 보냈습니다 ㅎㅎ

비연 2017-01-13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선물이네요^^ 락방님은 행복한 분~

다락방 2017-01-13 16:39   좋아요 0 | URL
네, 오늘은 참 이래저래 씐나네요! >.<

hnine 2017-01-13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탄제거반> 역할을 단단히 해준 선물이네요. 예뻐요. 디자인도 예쁘고 그림도 예쁘지만 저 케이스 둘레 바이어스! ㅠㅠ 저 중학교때 가정 실습시간에 저거 못해서 항상 울퉁불퉁 울고 삐뚤빼뚤했던 기억이 나서요.
그나저나 겨울철에 빈혈 특히 조심하세요. 잘 드시고요.

다락방 2017-01-13 16:40   좋아요 0 | URL
저 중학교때 가정 실습시간에 바느질을 하도 못해서 엄마가 해줬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해준 걸 보고도 가정 선생님이 ‘넌 발로 꼬맸니?‘ 하셨더랬어요. 제가 바느질 못하는 건 유전인가봐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여동생은 가정 실습시간에 선생님이 어쩜 이렇게 바느질을 잘 하느냐고, 시범으로 반마다 가지고 돌아다니셨더랬죠. 자기가 직접 한건데... 아하하하하.

빈혈은 이렇게 실제로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어제는 갑자기 팽- 돌아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지금보다 더 잘먹어야겠어요. 불끈!

2017-01-13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1-13 16:41   좋아요 0 | URL
완전 마음에 들어요. 너무 예뻐요! 특히 똑딱이 부분이 예술이에요!! 고맙습니다!! >.<

레와 2017-01-1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정이 가득담긴 케이스~! 이뻐요!!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은건 다락방이 그만큼 좋은 사람이니깐.. ^^
(고로 나도 좋은 사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난 샹그리라 모임이후 매일 일상이 항공권 검색으로 시작해 숙소 검색으로 끝납니다.
일을 못하겠어!!!! 나 어쩌지.............


다락방 2017-01-13 17:5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버려! 어디든 떠나버렷!!!!!!!!!!!!!! 할부가 있잖아. 할부로 끊고 떠나버렸! 나는 요즘 늘어나는 새치를 보면서 아아, 더 젊을 때 더 많이 다닐걸...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부지런히 다니려고. 가고 싶은 데는 어지간하면 다 가보려고. ㅎㅎㅎㅎ

레와님 좋은 사람 인정. 우리는 좋은 사람. 우리 샹그릴라 새해에 새 멤버까지 들어오고. 참 좋아. 히힛.

moonnight 2017-01-13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역시 인기쟁이 다락방님. 예뻐욧>. <

다락방 2017-01-16 09:15   좋아요 0 | URL
으흐흫 좋습니다, 좋고요!
문나잇님, 월요일 시작 잘하고 계세요?
:)

AgalmA 2017-01-13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센스는 정말 타고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듯^^ 갑자기 바느질하고 싶어지네요ㅎㅎ 동대문 시장 가서 천 고르고 커텐 만들고 하던 거 이젠 할 엄두도 안나요ㅎㅎ;

다락방 2017-01-16 09:16   좋아요 0 | URL
저는 바느질을 워낙 못해놔서 바느질을 할 거란 생각을 해본 적도 없어요. 아갈마님은 천 고르고 커텐을 만들고 하시던 때가 있었군요! 하셨던 분이시니 다시 시작하신다면 금세 익숙해져셔 잘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2017-01-1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6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7-01-14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이쁜 여권 케이스예요. 빨간머리앤도 귀엽고~
그동안 여권 케이스 필요하다 못 느꼈는데, 탐나요~~ >.<

다락방 2017-01-16 09:1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무척 마음에 들더라고요. 전 똑딱이 단추 부분이 진짜 너무 좋아요! 으흐흐흐. 빨리 여행가고 싶어요! >.<
 

어제 참석한 강좌의 주제는 페미니즘과 '노동'이었다. 마침 《아내가뭄》을 읽은지 얼마 안되었어서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여성들이 노동으로 부터 '배제'되어 있었던 것, 그리고 임금노동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이 불평등한 것이 페미니즘이 노동에 대해 문제제기한 부분이었고, 이런 부분을 다루는 언어 자체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는 거였다.


그러면서 등장한 단어가 '인적자본론'이었다. 똑같은 조건일 때 여성보다 남성을 고용하는 이유, 그리고 같은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남성의 임금이 더 높은 이유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이 사회 구조가 남성의 인적자본론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는데, 이는 사회 구조적으로 그동안 차곡차곡 쌓여온 것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여자가 생애주기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것들로 노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애초에 취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여성들은 '결혼할거냐' 는 질문을 실제로 면접에서 듣기도 하는데, '여자들은 결혼하면 직장생활 오래 못하지' 라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출산을 하고 양육을 하면서 계속 일이 중단되는 거다. 애를 어느 정도 키워도 경력단절로 이미 임금은 후려치기 당해서 사회에 복귀하게 되고, 또 그렇게 직장생활로 돌아와도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조금 일찍 퇴근을 한다든가 늦게 출근을 한다든가 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거다. 이 때 또한번 여성이란 집단으로서 후려치기 당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회사에서는 '여자들은 일의 집중도가 남자들보다 낮다'를 전제한다. 이런식으로 업무에 관련되지 않은 어떤 일(대부분은 가족, 가정에 관한 일)에 움직이려고 하니까.


그러나 이때 남자가 움직여준다면 여자들도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너와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에게 지금 당장 보호자가 필요한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면, 너 혹은 내가 그 일을 해결해야 할 거 아닌가. 너가 직장에서 업무에 열중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이 아이에 관한 일을 해결하려고 액션을 취했기 때문이다. 만약, 너가 그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면, 나는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러니까 어느 한 쪽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대체적으로 '여자'가 해왔기 때문에, 그래서 직장 내에서 여자들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후려치기를 당하는 거다. 


아이에게 부모가 필요한 일이 생겼을 때, 으레 우리는 엄마가 가는 게 아빠가 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랑 좀 더 친근하고 아이를 좀 더 잘 알고 아이랑 오랜 시간을 보낸 게 엄마니까. 그러니 좀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짐작하는 바이고 또 그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아빠를 이렇게 만들면 될 게 아닌가?



'애너벨 크랩'도 여자를 자꾸 직장 내에 끼워 넣으려고만 하지 말고(in), 아빠를 직장 바깥으로 끌고 나오자(out)고 얘기하는 부분이 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엄마만 하는 게 아니라 아빠도 하자는 거다. 일을 '중단'하는 것을, 여자만 하는 게 아니라 남자도 하자는 거다. 그건 단순히 여자와 남자의 경력을 비슷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이기 이전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아빠에게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매 순간순간, 100일과 세 살 때, 그리고 일곱살 때, 그 모든 순간은 그때 단 한 번뿐이며 유일하다. 아빠라고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을 왜 원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엄마라고 태어날 때부터 엄마가 아닌 것을, 아이가 자라면서 프로 양육자가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거다. 그렇다면, 아빠도 어릴 때부터 아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면, 구조적으로도 조금씩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첫아이를 가졌을 때, 제레미와 나는 런던에 있었다. 영국의 국민건강보험은 부모 자격을 갖추려면 한참 먼 부모와 신생아를 하루빨리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오드리가 태어나고 6시간 후 우리는 퇴원 서류를 받았다. 우리는 처음 부모가 된 사람답게 경건한 마음으로 아이를 포대기에 감싸고 주차장으로 갔다. 그리고 아이를 앉히려고 렌트한 신생아용 카시트를 차에 어떻게 장착해야 하는지를 두고 약 1시간 반 동안 언쟁을 벌였다. 그렇게 우리가 서 있는 동안 나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아기가 우리보다 경험 많은 행인들을 불러 세우려 한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우리는 카시트를 대충 설치하고 집으로 왔고, 그 일을 계기로 우리가 육아에 젬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 라 탱고(미국의 인디밴드)의 공연 티켓이 생겼을 때는 정말로 아기를 데리고 갈까도 생각했다. 그 정도로 우리는 바보 같았다.


남자든 여자든 처음에는 이렇게 아는 게 없다. 그런데 어떻게 여자가 아기를 더 잘 돌본다는 무언의 전제가 생겨났을까? 이런 상황을 단순히 '남자는 도망치고 싶어 하고 여자는 속임수에 넘어갔다'고 간주하지 말자. 육아 전문가도 나머지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다를 게 없다. 하다 보면 느는 것이다. 부모 중 한쪽에게 능력치를 쌓을 기회가 주어지면 그쪽은 더 일찍 전문가가 된다. 편의상 그 한쪽을 '가슴 달린 쪽'이라고 칭하자. 일단 빨리 배운 쪽이 전문가가 되고 나면 나머지 한쪽은 상대방을 따라잡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때 그 전문가는 배앓이, 달래기, 포대기로 감싸기, 그 외 직관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들로 가득한 불가사의한 세게에 발을 들여놓을 적합한 인물을 뜻한다. 나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지만, 이것은 마치 모든 교육 과정을 점심시간에 동네 토플리스 바에서 진행하는 회사의 여자 중역이 된 것과 비슷하다. 이론상으로는 그런 환경에서도 경쟁하며 살아남는 게 가능하지만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삶도 바쁜 데가가, 자동차 제조를 제외하면 인간은 대부분의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경제적 효율성을 지향하기 때문에 아마 당신은 이런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아휴. 여기로 가져와봐. 빨리빨리 좀 해." 

아이가 생겼을 때의 그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냘프게 우는 이 아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나중에 커서 골칫거리가 될지도 모르는 이 작고 연약한 존재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모든 인식을 얼마나 하찮게 바꿔버리는지‥‥‥. 오직 자신만이, 진심으로 자신만이 이런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아이가 생기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이다. 

그래서 이때가 평생 동안 거칠 여러 단계 중에서 남다와 여자가 전통적인 접근법으로 회귀하기 가장 쉬운 단계이다. 두 배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인간다움의 묘미다. 개인의 독창성에 대한 믿음을 꿋꿋하게 유지하는 한편 광범위하고 믿을 만한 사회적 패턴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능력 말이다. 아빠는 직장에 복귀할 것이고, 그동안 엄마는 새로운 전문 분야를 계속해낼 것이다. 이런 말을 듣게 될 수도 있다.

"그럼요. 패트릭도 일 좀 쉬고 애랑 얼마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데요. 근데 지금 회사 일이 너무 바쁘거든요. 당연히 똑같이 일을 나눠서 할 거지만, 지금 상황에서 집안일은 제가 하는 게 맞죠. 다음에는 그이가 맡아서 할 거예요!"

하지만 그다음이 오면 패트릭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어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더 말이 안 될 것이다. 좌우지간 그는 파렉스 이유식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할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사회적 패턴은 북극광처럼 거대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단지 우리가 사는 시대만 볼 수 있다. 그런 패턴들이 굳어지는 데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일조했는지를 깨달을때쯤이면 이미 너무 늦었다. (p.253-256)




남자를 직장 밖으로 나오게 하는 일은, 오 좋은데? 라고 생각할 순 있지만, 실질적으로 실행하기는 아주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육아휴직을 쓴다고 했을 때, 조직 내에서 그를 곱게 보지 않을 확률이 크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육아휴직을 쓰기까지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사례도 나와 있으니까. 그렇다면, 아빠를 밖으로 나오게 하는게 너무나 불가능한, 그저 꿈이기만 한걸까? 이 나라를 포함한 아주 많은 나라에서 그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나 역시 생각하지만, 이미 이를 실행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노르웨이다. 아니, 이 나라는 대체 뭐지!!! 


길지만, 함께 읽어보자.




산전수전 다 겪고 체념하게 된 우리가 노르웨이로 눈을 돌리게 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빌어먹을 노르웨이 사람들. 선견지명도 있는데다 세심하기까지 하다. 또 천연자원 호황(우리 오스트레일리아는 천연자원 호황으로 벌어들인 돈을 대형 텔레비전을 수입하는 데 다 쏟아부었다)으로 얻은 수익금을 똑똒하게 투자하여 시의적절하게 국부 펀드를 조성했고, 삶의 질은 또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높은가? 생각해보라. 1993년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를 도입하여 남성들이 휴가를 낼 수밖에 없게 만든 나라가 바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에는 진작부터 인심 후한 유급 육아휴직 제도가 있었고 1977년부터는 아버지들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아휴직을 쓰는 아버지들은 고작 3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노르웨이 정부는 1993년 표준 유급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이 아빠여야만 수당의 상당 부분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이 제도는 부모기 초기에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 생게부양자라는 기존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노르웨이는 재정적 혜택을 '안 쓰면 소멸하는' 식으로 바꿔서 휴직을 하지 않으면 재정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게 한 것이다. 그래서 최소 몇 주 동안은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은 충동과 실천하는 아버지 노릇이 대개의 경우처럼 충돌하기보다는 조화를 이루게 만들었다.

오늘날 노르웨이의 아버지들 90퍼센트가 육아휴직을 쓰고 있다. 그리고 육아는 물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10년 전 아버지들보다 하루 평균 1시간 더, 1970년 당시 아버지들보다는 하루 평균 2시간 더 많다. 

노르웨이의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선택권이 보장되고 장려책과 초보 부모일 때부터 육아에 참여할 기회만 주어지면, 남녀 모두 육아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노르웨이가 갖추고 있는 완벽한 보육시설도 도움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육아휴직의 발전이 스칸디나비아 모델보다 훨신 더딘 오스트레일리아에도 아버지가 부모기 초기 단계에 휴직을 하면 장기적으로 볼 때 더욱 적극적인 부모가 된다는 증거가 있다.

자녀를 출산할 즈음에 열흘 혹은 그 이상 휴가를 낸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버지들은 그 아기가 유아가 되었을 대 육아 관련 활동에 더욱 자주 참여했다. 2013년 오스트레일리아를 포함한 4개 국에 대한 OECD 연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쓰지 않은 아버지들중 유아가 된 자녀를 매일매일 재워준 비율은 19.3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열흘 혹은 그 이상 육아휴직을 쓴 아버지들 중 자녀를 매일매일 재워준 비율은 27.9퍼센트로 더 높았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유급 육아휴직을 여성의 노동 참여 증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최근 토니 애벗 총리는 자신의 유급 육아휴직은 복지 수단이 아니라 다른 제도와 같은 고용 보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상황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유급 육아휴직을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육아 전문가가 될 기회를 동시에 주는 거라고 본다면?

우리 사회는 아버지들에게 육아에 젬병이 되도록 허용할 뿐만 아니라 젬병일 거라고 기대한다. 젬병이 되라고 권장한다. 그래서 막상 젬병이 아닌 아버지를 보면 매번 놀란다.(p.257-259)




아빠들은 아이들이랑 놀아주는 방법을 모른다는 말을 살면서 아주 많이 듣게 되는데, 여자들 역시 처음부터 그 방법을 알았던 것은 아니다. 우리 엄마는 지금 당신의 작은 딸에게 월급을 받으면서, 아이 둘과 함께 지내신다. 아이들의 할머니인 우리 엄마는, 아이들과 어찌나 잘 놀아주는지, 아이들과 함께 이얍-이얍- 공격- 파워- 하면서 몸으로 함께 뒹굴기도 하시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주기도 하시며, 알고 있는 온갖 노래를 함께 불러주고, 쌀알을 가지고 놀라고 주기도 하시고, 감자를 함께 깎기도 하신다. 지난번에는 첫째 조카가 유치원에서 배워왔다는 셋셋세를 함께 하는 걸 보고 내가 '와 진짜 엄마 대단하다' 하면서 빵터져가며 박수 친 적도 있더랬다. 아이들은 이런 제 할머니를 엄청 따르고 사랑하는데, 우리 엄마가 태어날 때부터 아이들과 노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기 때문일까? 우리 엄마의 유전자에는 '아이 돌보기'라는 특수한 무엇이 끼어들어간걸까? 




애너벨 크랩은 자신의 책에서 첫 부분에 자신이 글을 잘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것은 자신이 오래오래 계속 글을 써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엄마가 아빠보다 아이들과 더 친하고 잘 놀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과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같은 얘기를 다시 하자면, 아빠가 아이들과 노는 데 서투른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현저히 적었기 때문이다.



면 녗 전, 나는 남자 동료 한 명이 다른 직장 동료들에게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미안, 오늘은 같이 술 못 마시겠어. 보모 노릇을 해야 하거든!"

그러자 다른 여자 동료가 싸늘하게 말했다.

"자기 애를 보는 게 보모 노릇은 아니지!"

맞는 말이다. 자기 아이라면 보모 노릇이 아니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아이를 보살피는 것은 엄마 책임이고 아버지는 보조라는 인식이 강하다. (P.215-216)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아빠 엄마 모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지~ 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없는 말인지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채워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와야 한다. 그리고 전 세게적으로 그 생계부양자의 역할을 남자에게 짐지웠다. 직장 내에서 평등평등 아무리 외쳐봤자 그래서 평등해질 수가 없다. 아주 갈 길이 멀지만, 위에 언급한 노르웨이처럼, 사회적으로 아빠가 육아 휴직 받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렇게 육아를 함으로써 나라에서 지원을 받게 된다면, 그렇다면 많은 것들이 점차적으로 달라지지 않을까. 이렇게 쓰고 있지만 특히나 이 나라에서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주아주 멀 거라는 걸 안다. 멀기만 할까. 실현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그렇지만, 누구나 다 아는, 아주 기본적인 전제는, 아이를 낳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다. 이 나라가 아이를 키우는 데 대체 뭘 얼마나 해준다고 자꾸 아이를 낳으라 낳으라 하는건가. 가임기여성분포도.. 같은 걸 뿌려대는 나라에는 정녕 어떤 답이 있는가. 지금 내가 아빠와 엄마가 함께 육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 지점과 가임기여성분포도를 뿌려대는 그 지점의 간극은 정말이지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먼가. 이건 무슨 우주에 혼자 떨어진 느낌 같은건데...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혼자 우주에 남겨진 앤 해서웨이의 기분이 이런걸까....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몇 년전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끝에서 세번 째 남자친구였나...여튼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혼해서 애 낳으면 뉴질랜드 가서 살자..같은 말을 했는데, 그 이유가 나는 아이들을 가두는 게 아니라 풀어두고 싶어서였고, 그렇게 풀어두는 동안 혼자 이지 않을거란 걸 전제해서였다. 그렇지만 그건 어떤 추상적인 로망에 대한 것이었고, 현실에서는 그에게 '나는 결혼해도 아이는 안낳을건데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었더랬다. 

나는 현재까지는 출산과 육아를 선택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특별한 어떤 계기가 생기지 않는다면 선택하지 않는 삶을 살 것 같다. 그렇지만 혹여라도 내가, 뒤늦게, 누군가와 아이를 낳고(혹은 입양하고) 키우는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면,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 엄마로서 혼자이고 싶지 않다. 내가 비혼모의 입장이라면, 그건 혼자 해내기로 선택한 것이겠지만, 만약 나에게 아이의 아빠와 함께 사는 삶이 주어지고 그 역시 내 선택이라면, 아이가 자라는 과정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 아빠와 함께이고 싶다. 조카가 자라는 걸 보면서 매 순간순간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하고 또 조마조마했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그 모든 시간들을 나 혼자 지켜보고 싶지 않다. 물론, 이것이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하면 보수가 더 높은 누군가가 나가서 돈을 벌어와야 한다. 나는 지나치게 이상적인건지도 모르겠다.




어제 강좌도 흥미롭게 들었고, 들으면서 막 짜릿짜릿했다. 공부는 역시 좋은 것이라고 막 흥분해서 수업에 참여했는데, 하아- 나중엔 정말이지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수차례 들었다.

수업은 저녁 일곱시부터 아홉시까지 진행되는데, 일단 퇴근하고 일곱시까지 맞춰 가려면 정말 서둘러야 한다. 칼퇴를 해야 하는 게 우선이고, 퇴근하고 나서도 후다다닥 바삐 나가야 하며, 종종걸음을 걸어야 하고, 지하철이 온다 싶으면 그걸 타기 위해 긴장해야 한다. 그렇게 만원 지하철 안에 낑겨서 혜화역에 내리면, 또 종종걸음으로 연구소까지 최선을 다해 걸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저녁을 먹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게 수업에 참여하면, 처음엔 신난다. 막 흥분되고 뭔가 새로이 알게되는 게 기쁘다. 그렇지만 배가 고프고,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다가도, 빨리 끝나고 밥먹고 싶다..라는 생각 같은 걸 하게 된다(응?). 게다가 지난 주 첫 강좌도 그렇고 어제 강좌도, 예정된 시간인 아홉시를 훨씬 넘겨 끝났는데, 나는 일단 예정된 시간에서 초과되는 것, 그러니까 내 시간계획을 벗어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라, 아홉시를 좀 넘겨가면서부터는 계속 시계만 봤다. 게다가 그 후에는 집중력이 초스피드로 떨어진다. 피로가 쓰나미로 몰려와... 날 좀 보내줘. 아홉시를 넘겨가면서부터는 머릿속에 수 천개의 생각이 날아다녔다. 


퇴근후 평일에 공부한다는 게 쉽지 않구나, 일주일에 한 번인데도 부담이구나, 아홉시 넘기면 집중력 엄청 떨어지는구나, 내가 이걸 계속 해야할까? 그렇지만 이걸 하지 않는다면 이 시간에 내가 뭘 하고 있었을까, 술을 마시거나 침대에 누워있었겠지, 그렇다면 일주일에 한 번쯤을 이렇게 공부를 하는 게 확실히 더 낫지 않나, 그렇지만 이렇게 아홉시를 넘겨가면 극도의 피로함이 찾아오잖아, 2월달 강좌도 듣고 싶었는데 그건 신청하지 말까, 그렇지만 와서 공부하면 또 흥분되고 재미있잖아...등등.



아홉시 사십분을 넘기면서부터는 대박 스트레스가 찾아오고 이젠 화도 나기 시작했다. 집에 가고 싶어 집에 가고 싶어.... 하아-



주경야독 힘들구나.


친구랑 그 시간에 끝나 후다닥 밥을 먹으러 식당을 찾고서는, 아,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공부 힘드네, 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친구도 나도, 그렇지만 이렇게 와서 들으면 너무 좋아, 라고도 얘기했다. 아아 우리의 삶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왜 같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노는 건 괜찮은데 공부하는 건 이다지도 극도의 피로함을 주는가...공부란 이렇게나 힘든 것인가..그동안 내가 공부를 안해봐서 몰랐어요....

이게 진짜 누가 시켜서 한 공부였으면 정말 화딱지 나서 어쩌지를 못했을 것 같은데, 내가 하고자 선택한 것이라서 그나마 나은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었고, 하면서 재미있다. 그래서 계속 하고 싶은데, 퇴근 후에 번개같이 날아가서 밥도 못 먹고 두 시간 이상을 앉아있는 거 너무 힘들다.... 그 두시간동안 계속 수업을 받아들이고 반응하고 하는 머리 쓰는 일들은, 아아, 벅차.... 음..... 앞으로는 그냥 예전처럼 혼자 책을 읽을까... 고민하게 된다. 어제 머리 너무 많이 썼어... 하아-



주경야독 힘들어요.

그렇지만 내 선택....




아침엔 어제의 피로함이 남은 탓인지 밥맛이 없었다. 그렇지만 아침을 거를 수는 없는 법. 그래서 나는 오늘 아침 오랜만에 스벅에 들러 양파베이컨파니니.. 인가, 그거랑 아메리카노 먹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망고 같은 남자가 조잘조잘 수다 떨면서 나를 웃겨 주고 있었다. 내가 이 강의를 들으러 간다고 하니 '지옥의 페미니스트가 되어서 돌아오라' 고 말하는 남자다. 


어휴, 내가 신청한 강좌가 아직 네 번 더 남았고, 나는 2월달에 어떻게 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2월달 강좌도 땡기는데... 흐음..



일단 오늘은 퇴근 후에 술을 마셔야겠다. 어복쟁반 먹으러 가야징!! 피곤한데 신나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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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1-1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좌를 듣거나 무언가를 배운다거나 암튼 평소 하지 않던 계획을 세워 실천하기가 참 쉽지 않단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죠!!
처음엔 여적 이런삶을 살아보지도 못했다니???이러면서 오랜만에 배움이란 것에 푹 빠져 몇 번 나가는데 음~~그러다가 전 의지부족의 저자신을 발견하면 차암~~~~ㅜㅜ
작년가을 호기롭게 세 개씩이나 배움을 시작했다가 요가는 몇 번 안나가서 끊었고,역사수업은 잠깐 보류,그림수업은 두 세시간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 에너지가 바닥나서 헬레레~~~ㅜ
그림 하나만큼은 용두사미가 되지 않으려 열심히 왔다,갔다 하곤 있는데 몸이 빨리 지친달까요?몸이 지치니 딴생각도 절로 나고^^
암튼 다락방님은 퇴근후에 듣는 강좌이니 더욱 피곤하실텐데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멋집니다
덕분에 페이퍼에서 간접적으로 전해들을 수도 있구요^^
다락방님처럼 이렇게 자극을 주는 사람이 참 좋아요!
글 잘 읽고 갑니다^^

다락방 2017-01-13 15:13   좋아요 0 | URL
일주일에 한 번이니 부담없이 듣자고 시작한건데, 일주일에 한 번이 부담이네요. 고작 두 시간 수업 듣는데 어찌나 피곤하던지요. 공부라는 게 하려고 들면 엄첨 에너지 소모가 많은 것이로군... 생각했어요. 그간 공부하지 않는 삶을 살아서 잘 몰랐어요.
배우는 것, 공부하는 자체는 좋은데, 회사 끝나고 가려니 피곤하네요. 2월달에도 강좌 있는데, 그건 어쩌나... 싶어요. 들을까 말까... 좀 더 고민해봐야 겠어요.

기분 좋은 자극을 드릴 수 있다면, 저 역시 공부하고 또 이렇게 쓰는 보람이 있죠. 계속계속 서로에게 자극이 되도록 합시다, 책나무님!

아무개 2017-01-1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지 척!

다락방 2017-01-13 15:13   좋아요 0 | URL
^^v

단발머리 2017-01-12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지 척척!!

다락방 2017-01-13 15:14   좋아요 0 | URL
v^^v

무해한모리군 2017-01-1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고 있는 우리 다락방님 오... 감탄감탄

다락방 2017-01-13 15:14   좋아요 0 | URL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잘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힘들어요. ㅠㅠ

비연 2017-01-1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년 정도 토욜마다 뭐 배우겠다고 다니고 있는데, 주중에도 몇 번 시도했다가 주중만큼은 포기..;;;
아 너무 힘들더라구요.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운데 육체적으로는 파김치..
락방님. 모습 넘 멋진 거 아시죠?^^

다락방 2017-01-13 15:15   좋아요 0 | URL
오! 십 년이나 배우고 계시다니.. 대단합니다! 사실 전 뭔가 배우고 공부하고 이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이렇게 제 스스로 원해서 찾아나선 공부는 처음이에요. 그래서 몹시 흥분이 되고 기대도 되는데, 낮에 일하고 가서 배우려니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어쨌든 하는 데까진 해보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비연님.
:)

moonnight 2017-01-12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훌륭하십니다. 주경야독@_@; 예전에 근무후 공부해보려다가 내도록 졸아서 저는 포기했어요.ㅠㅠ 다락방님 홧팅! ♡

다락방 2017-01-13 15:16   좋아요 0 | URL
저도 1월 한 달만 하고는 그만둘지도 몰라요. 당장 2월달 것도 듣고 싶은 주제기는 한데(페미니즘과 철학이래요!), 이렇게 지쳐서야, 원... 고작 일 주일에 한 번, 두 시간인데.. 쉽지 않네요, 문나잇님. 지치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응원 고마워요, 문나잇님! ♡
 

2017 알라딘 위클리 다이어리 (블랙) 두 권 있습니다. 필요하신 분께 드릴게요. 우편료는 제가 부담하지만, 이건 그냥 일반우편으로 보내겠습니다. 우체통을 확인하세요. 한 분당 한 권씩, 선착순으로 두 명께 드립니다. (해외배송 가능합니다 ㅎㅎ)

이 글은 다이어리 필요하신 분 나타날때까지 <친구공개>로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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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7-01-1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다이어리 부자같으니!

다락방 2017-01-10 15:19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얼마만에 댓글로 만나는 아무개님이란 말이오! 반갑소!

아무개 2017-01-10 15:45   좋아요 0 | URL
씨바 보쓰 새끼욕은
제가 육두문자 많이 섞어서 현실에서 하고 있으니 망고남과 좋은 친구들만 남기십쇼!

2017-01-10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1-10 15:51   좋아요 0 | URL
오,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주소삼종셋트 적어주세요!!

2017-01-10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오나 2017-01-1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해외배송까지ㅋㅋㅋ 저도 다이어리가 맨날 넘치는데.. 스타벅스에알라딘에기타등등ㅋㅋ 그래도 다락방님처럼 누군가에게 보내줄 생각은 못했네요. 역시 다락방님ㅎㅎ

다락방 2017-01-10 17:26   좋아요 0 | URL
저는 돈주고 사서 작년 12월부터 쓰고 있는 게 있거든요. 다이어리는 딱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이거 그냥 두면 완전 낭비낭비 ㅠㅠ 그런데 다들 이미 가지고 계신건지 신청자가 별로 없네요. ㅎㅎ

다락방 2017-01-10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한 권 남아 있습니다~

단발머리 2017-01-10 19:46   좋아요 0 | URL
훌륭하세요~~~~ 우리 이작가님^^
저는 한 개는 오늘 친구 주고 또 한 개는 절친 동생 주려고요.
전 일반우편과 해외배송은 생각도 못 했네요. 그래서 제 댓글의 요는...
멋지십니다! ㅎㅎㅎ

그렇게혜윰 2017-01-10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저요!
지난번 스벅 다이어리 개인용도로 쓰는데 이번에 복직해서요....2013년 다이어리 찾아내서 그걸로 쓸까했는데 혹시 여분이 있으시다면...☞☜
이번에 알게 된 거라면 2012년이랑 올해랑 날짜 요일 같다는 것?ㅋㅋㅋ
혹시 더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양보해도 되구요 어쨌든 쓸 공책은 있는거니까 ㅋㅋㅋ 2013년엔 뭐하고 이걸 쟁여놨을까용???^^,;;;

다락방 2017-01-10 23:17   좋아요 1 | URL
드릴게요! 주소삼종셋트 적어주세요!! 필요하신 분 께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

다락방 2017-01-10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났습니다!

2017-01-10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캐모마일 2017-01-11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눔은 ‘좋아요‘입니다.

다락방 2017-01-11 08:0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그렇습니다!

2017-01-14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6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는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주최하는 페미니즘 강좌의 첫 날이었다. 강좌가 여러개 개설되어 있는데 나는 그 중에 <페미니즘 기초이론>을 신청했다. 이런 강좌에는 처음이라 조금 긴장하는 마음으로 혜화동에 위치한 연구소를 찾았는데, 건물이 낡고 허름해서 잠깐 당황했었다. 작년에 녹색당에서 주최한 정희진쌤의 강연을 들으러 갔을 때는 작은 강의실 같은 데였고, 나는 대략적으로 다 그런 식의 규모로 진행될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은 열 명 조금 넘었고, 강의하시는 분까지 다같이 둘러 앉아서 세미나처럼 진행되더라. 처음에 자기 소개를 하는데 얼마나 낯설던지. 이런 강좌가 처음이라 좀 당황했지만, 다른 이들의 자기 소개를 듣노라니 금세 흥분되기 시작했다. 이미 자신이 알아서 나처럼 책으로 공부를 시작한 사람도 있었고, 행정학으로 석사 학위까지 끝내고 여성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기 전에 듣기 위해 온 사람도 있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아주 어린 남자 학생 두 명도 있었는데, 나중에 질문할 때 들어보니 말투도 조곤조곤하고. 다들 귀 쫑긋하고 관심있게 공부하는 게 너무 좋아서 막 흥분됐다. 강의 자체로 내가 뭔가 막 얻어간다기 보다는, 강의가 끝나고나서 다른 사람들의 질문과 답이 오가면서 얻는 게 더 많은 것 같았다. 나는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하고 깊게 하려고 노력한다해도 내 한 몫일 뿐인데,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이 사람 저 사람의 얘기를 듣다보니,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너무 짜릿했다. 으악, 좋다. 막 흥분했다. 


처음에 강사쌤은 가족이란 것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했다. 본인에게 있는 여동생에 대해 잠깐 언급하셨는데, 나는 아빠에 대해 얘기했다. 나는 가족에 있었서 보통의 다른 사람들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어디가서 내 가족구성원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지만, 아빠에 대해서라면 글쎄,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고 좀 복잡하다, 고. 실제로 나는 그렇다. 아빠에 대해 인간적인 연민을 가지고 있고, 아빠가 나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안다. 아빠가 나를 위해 앞으로도 뒤에서 든든한 편이 되어줄 거라는 사실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아빠를 사랑하느냐는, 글쎄,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할 수가 없다. 아빠가 좀 더 편한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빠가 충분히 행복할만한 본인의 의지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지만, 그렇지만 아빠를 '사랑하느냐'는, 역시 잘 모르겠다.


















마침 어제부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정희진의 해제가 들어있는데, 나는 정희진의 해제를 읽다가 와, 쎄다, 하고 좀 놀랐더랬다.



개인적인 사연이지만, 나는 아직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원인이 아버지와 남동생의 가사(家事)에 대한 완벽하고도 천재적인 게으름, 더러움, 무신경이라고 생각한다. (p.8-9)



완벽하고도 천재적인 게으름, 더러움, 무신경.. 이라는 단어를 문장 속에서 만나는데 진짜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랄까. 나의 아빠는 가사에 있어서 전혀 동떨어진 분이 아니고, 아주 많은 부분에 참여하고 계신다. 내 친구들이 들으면 진짜 좋은 아빠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다정하시다. 그렇지만 나는 아주 많은 아빠들이 가사일로부터 떨어져있다는 걸 알고 있고, 또 그중에 많은 사람들은 '천재적인 게으름, 더러움,무신경'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걸 드러낸다는 건 또 다른 문제일텐데, 정희진이 해제에서 저렇게 탁- 말을 해버리는 순간, 와- 쎄다....하고 당혹스러웠던 거다. 당혹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싫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아주 많은 남자들이 가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계속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나 시끄럽게 가사노동은 분담해야 한다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많은 남자들이 자기 엄마 손에 물 안묻히게 하겠다는 효도하는 마음(???)으로, 며느리를 잘 들이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어디서부터 그 머릿속을 청소해줘야 할까.


일전에도 페미니즘 도서를 읽다가 참 부질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차피 이런 책은 읽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계속 읽고, 정작 읽어야 할 사람들은 읽을 시도조차 안하는데...하는 생각 때문에.

어제 강좌도 마찬가지. 이미 관심을 가지고 또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이 거기 앉아 있었다. 정작 가부장제와 가사노동에 대해 듣고 알고 깨우쳐야 할 사람들은 어제 거기에서 그런 강좌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할 거란 생각에 잠깐 또 부질없었다. 삶은...뭔가. 그래도 아주 아주 젊은, 사실 어리다고 해도 좋을 남학생들을 그 자리에서 보니 참 좋더라. 그래, 함께 공부하자. 결국은 그것이 우리 모두의 삶을 좋아지게 할거야. 




남자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고약하다. 남성과 여성의 지능을 비교한 연구들은 남녀의 그럴싸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밝혀낸 것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IQ를 추정해보라고 하면 남자들은 실제보다 높게 잡고 여자들은 실제보다 낮게 잡는다는 사실이다. 에든버러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인 할라 벨로프는 학생들에게 각자 자신의 IQ를 추정해보라고 했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평균 6점 높게 추정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5년 후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에이드리언 퍼넘 교수가 벨로프의 연구자료를 검토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유효했다. (p.80-81)



나 역시 불과 몇년전까지 내가 만나는, 알게 되는 남자들이 나보다 '똑똑하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었다. 내 아이큐는 아주 낮을테지만, 저 남자는 참 똑똑한 남자야, 가 내가 남자들을 만나면서 가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남자들을 아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들이 나보다 더 많이 가진 건 교육수준이라든가, 지능이라든가, 지식이 아니라, '내가 잘났다'는 거만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보다 더. 점점 더 나는 '어? 내가 생각한 것처럼 똑똑하지 않은데?' 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급기야는 '어? 그냥 지가 더 잘난줄 아는 거네??' 하다가, 종국에는 



내가 훨씬 똑똑하군.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지능도 지식도 교육수준도 그들보다 못하지 않았는데, 나는 내가 왜 못하다고 생각했는지, 왜 스스로를 낮췄는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게 남자와 만나다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직장에서든 친구 사이에서든 애인 사이든 어디서든 그런데, 상대는 뭔가 내가 이뤄놓은 게 더 많은 게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잘난듯하고, 나를 무시함이 저변에 깔려있는 듯 하다. 이것이 아마도 맨스플레인으로 연결되는 것일테다.  나는 이미 그들이 가진 것 받고, 거기에 공감지수가 더 높기까지 하다. 포용력을 갖고 있고 이해심과 배려도 갖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하는 아이큐 검사 해봤더니 내가 내 아이큐 생각한것보다 높게 나왔어. 아아, 나여...나 똑똑하다. 다만 내가 대체적인 남자들보다 부족했던건, 내가 똑똑하다는 자만심 뿐이었어....



여러분, 페미니즘이 이렇게 좋다. 나 똑똑한 거 깨닫게 해줘. 페미니즘 만세다. 페미니즘 공부하자!! 


아, 물론 아이큐가 높다고 해서 현명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명함과 지혜로움은 지능지수와 별 상관이 없다.




2017년에는 책을 아주 많이 덜사자고 혼자 다짐해본다. 뭐, 새해에 늘 하는 다짐이지만, 다이어트 처럼 지키지 못할 다짐이 되겠지만, 그래도 올해 여행을 더 많이 다닐 생각이니 여행에 들어갈 비용이 늘어날 터. 공부에도 비용을 더 들이고 싶다. 지금 강좌에도 얼마 안되지만 강좌료가 들어가고 또 다음달에도 들을까 생각중이라 그러면 비용을 또 들이게 될거다. 그런데 이 시간이 너무 즐거우니, 일주일에 한 번, 공부에 투자를 하고, 책을 좀 덜사자... 책은 여태 사둔 것만으로도 5년은 거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렇지만... 책을 사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겠지만, 집에 읽을 책이 없어서 사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읽고 싶은 책이 자꾸 나오고 또 알게 되고 그러니까 다 읽고 싶어서 사는 거잖아..... 그런데 읽을 시간과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사는 속도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지....아예 안 살 수는 없고, 광고료(너무 적게 들어오지만 ㅠㅠ)와 책을 중고샵에 판 돈(역시 가뭄에 콩나듯 한 권씩 팔리지만)으로만 책을 사자. 절약하지 않고 이대로 소비하다가는 크게 빵꾸가 난다. 책을 그만 사자 제발....


그렇지만 지금도 장바구니에 읽고 싶은 책 사고 싶은 책이 한가득이다. 우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

에라이, 나도 모르겠다................



또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본다 ㅠㅠㅠ 부질없이...일단 안사고 버틸거지만..... 그래도 담아본다.....담...아....본.....다.....




















야, 그만 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 똑바로 차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준 스벅카드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다. 다정한 세상이다. 

자, 점심은 뭘 먹을까나?



캐서린 폭스는 [여성과 노동에 대한 일곱가지 신화(Seven Myths about Women and Work)]라는 책에서 많은 학자들이 임금 격차의 요인으로 삼았다가 배제한 잠재적 요인들을 모두 자세히 다루었다. 그리고 기나긴 분량을 할애하여 무미건조한 어투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격차를 해소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여성이 남성이 되는 것이다." (p.66)

또한 남자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편향을 제대로 못 보는 경향이 있다. 2012년 오스트레일리아 증권금융연수원(FINSIA)이 해당 업계의 젠더 균형에 대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금융 부문은 남녀 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부문 가운데 하나로, 남자가 여자보다 임금을 31.3 퍼센트 더 받으며 고위 관리직에 여성 비율도 낮은 편이다.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이런 상황이 유별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사안도 아니다. 800여 면의 금융계 직원들이 설문지를 작성했는데 그 결과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의견이 둘로 상반되게 갈렸다. ‘당신이 속한 조직의 고위 관리직에 여성이 오르는 데 문제가 없습니까?‘ 라는 질문에 남성의 64퍼센트가 ‘예라고 답했고 여성의 62퍼센트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당신의 조직은 보수 및 임금 평등에서 투명합니까?‘라는 질문에는 남성의 50퍼센트가 ‘예‘라고 답했고 여성의 72퍼센트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p.81)

일을 그만두는 것이 꽤 유용한 행보가 될 수도 있다. 일이 아무리 힘들고 짜증 나도 그 일의 싫은 점에 대해 징징거릴 뿐, 일을 계속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어쩌면 실제로 그만둬서 안정적인 직업과 소득을 잃어도 괜찮을 정도로 그 일을 싫어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거라면 혼자서 징징대는 게 비용 대비 만족할 만한 대안이기도 하다. ( p..113)

유부남들이 임금을 더 많이 받는 두 번째 이유는 ‘전문화‘이다. 여기서 전문화란 남녀가 결혼해서 함께 살게 되면 생활 속에서 일을 분담하게 된다는 의미다. 가령 한 사람이 요리를 담당하게 되면 상대방은 요리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능숙하게 익힐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돈을 벌어 가계를 부양할 책임을 맡으면 다른 사람은 집안일을 도맡을 수 있다. 전문화는 거창한 일뿐만 아니라 자질구레한 일에도 해당한다. 예를 들어, 우리 집에서 선물 포장은 내가 도맡아한다. 내가 그 일을 아주 잘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리본을 보기 좋게 묶었고, 어울리는 리본과 포장지를 골라서 선물을 멋지게 포장했다. 카드도 대개는 내가 만든다. 그리고 선물을 누구한테 주고 누구한테 안 줄지도 내가 챙기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 선물과 관련한 일은 모두 내가 도맡고 있다. 그러다보니 나의 선물 포장 실력은 꾸준히 느는 반면, 남편 제레미의 실력은 꾸준히 녹이 슬어서 그가 포장한 선물 꾸러미는 마치 살인마가 급하게 숨겨놓은 살인 무기처럼 보였다. (p.173)

제레미가 게을러서 그렇게 된 것은 절대 아니다. 제레미는 여유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했는데, 선물 포장에 매주 시간을 투자하는 대신 나보다 더 잘하는 다른 분야에 집중했다. 이를테면 우리 집의 IT 도우미가 되는 것 말이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어떤 전선을 어디에 꽂아야 하는지 등 그는 나보다 훨씬 아는 게 많았기 때문에, 나는 그 분야에서는 능력을 키우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레미가 이상 망측하게 생긴 선물 꾸러미 앞에서 무기력해지듯이, 나는 애플 TV 앞에서 그렇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전문화인데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는 매우 효율적이다. 한 팀인 우리는 선물 포장과 정보 통신 기술 두 분야에서 뛰어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만약 헤어지게 되면 나는 영화를 영영 못 보고 제레미는 싦아스러운 생일 파티 손님이 될 것이다. 이혼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이유는 무심코 시작했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절대적인 능력이 되어버린 전담 노동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끝나버린 사랑 때문에도 괴롭지만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배워야 할 때 삶은 더욱 구차해진다. (p.174)

이혼도 그런 큰 사건 중 하나이다. 이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인 재닌 백스터는 ‘니고시에이팅 더 라이프코스‘에 전화를 건 수천 명의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그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혼 즉시 남자의 가사 노동량은 주당 약 10시간 가까이 증가했다. 그런데 여성에게 이혼은 남성과는 상당히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남편과 이혼한 후에 집안일을 일주일에 6시간 덜 했기 때문이다. ( p.198-199)

캐런린의 제정신 유지 대비책에는 대학 공부 다시 하기, 가차 없이 남편 놀려대기가 있는데, 그녀 말에 따르면 남편 크리스토퍼 파인은 ‘웃음을 전염시키기도...., 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쉽다‘고 한다. 2014년 예산안 발표 후,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거세졌다. 정부의 지원금 삭감으로 궁핍해진 상황에서, 캐럴린은 졸업이 예정된 1차 학생 대열에 끼어 있었다.
"그이는 제 졸업식에 못 오게 할 거예요.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로 변장하고 와서 무대 옆에 숨어 있겠다고 했지만 제가 단칼에 잘랐죠. 그이한테 못되게 굴려는 게 아니라 저한테 이목이 집중되는 게 싫거든요. 졸업식 티켓을 두 장 받았으니까 쌍둥이를 데려갈 거예요. 그날은 저를 위한 날이지 그이를 위한 날이 아니잖아요. 그이가 그러더군요. ‘경찰이 호위해줄 거야! 난 괜찮을 거라고!‘ 그래서 제가 그랬죠. ‘당신 때문이 아니야. 나 정말 열심히 했어. 그리고 이것은 나만을 위한 거라고!‘ 라고요."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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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1-05 11:45   좋아요 0 | URL
아이고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ㅎㅎ

네, 즐겁게 공부하고 즐겁게 배우고 즐겁게 기록하도록 할게요! 기대에 부응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불끈!!

웽스북스 2017-01-0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첫 책지름을 마치고 이 글을 봅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01-05 11:45   좋아요 0 | URL
책 지르고 싶어 미치겠지만 참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책 샀는지 말해줘요 ㅠㅠ

웽스북스 2017-01-05 13:48   좋아요 0 | URL
어라운드 이번 호랑, 도구와 기계의 원리 샀어요. 모비딕 머그 받을라고 ㅋㅋㅋㅋ

다락방 2017-01-06 13:3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책 제목이 [어라운드 이번 호랑] 인줄 알고 검색해봤더니 없다고 나오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17-01-06 15:44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ㅠㅠㅋ 저도 다락방님 댓글부터 보고 [어라운드 이번 호랑]? 특이한 제목이군 하고 생각했어요ㅠㅋㅋㅋ 호랑이 나오는 소설인가 했네요ㅋㅋㅋ

시이소오 2017-01-0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은 똑똑하시고 다정하셔.서
지난한해 덕분에 즐거윘답니다.
새해에도 솔직담백하고 유쾌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부디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

다락방 2017-01-06 13:36   좋아요 0 | URL
저는 똑똑하고 다정해서 시이소오님께 즐거움을 드렸군요. 하핫.
이번 해에도 더 똑똑하고 더 다정한 사람이 되어서 더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시이소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 감사드려요.
:)

2017-01-05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7-01-05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장바구니에 담은 책들을 보니 좋은 책들이 많군요. 저도 남녀평등의 시발점은 가사노동의 공평한 분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욕한거 아니구요~ㅎ

다락방 2017-01-06 13:38   좋아요 1 | URL
저 책들을 담아두기만 하고 사지는 못해서 지금 엄청 초조해요 ㅋㅋㅋㅋㅋㅋ 얼른 책 좀 팔아서 사고 싶은데 책을 읽어야 팔텐데, 책 읽는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흙 ㅠㅠ

우리 새해에도 열심히 같이 공부하고 많이 이야기나눠요, 고양이라디오님!
:)

고양이라디오 2017-01-06 15:45   좋아요 0 | URL
네:) 좋은 책 많이 읽고 이야기 많이 나눠요^^

AgalmA 2017-01-06 0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서 읽고 빨리 파는 게 또 새로운 책을 사서 읽을 방법이더라는ㅎㅎ; 책 다 읽고 어, 이거 팔면 안되겠는데 싶으면 좋으면서도 싫은ㅎㅎ;;

다락방 2017-01-06 13:38   좋아요 1 | URL
아! 아갈마님. 제가 딱 그거에요. 책 읽다가 좋으면 밑줄 그으면서 ‘팔지 않고 가지고 있어야겠군‘ 하면서, 아아아아, 그렇지만 신간이라 반값은 받을텐데...하면서 좋으면서도 싫어하죠. ㅋㅋㅋㅋㅋㅋ 아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해피북 2017-01-06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을 필요없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읽어야할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아서 이게다 무슨 소용인가‘라고 생각하셨다는 부분에서 정말 격한 공감을 했어요 ㅎㅎ 저도 주로 사회적인 책들을 읽을때마다 이거 관련된 사람들이 읽어야지 내가 읽어서 무슨 소용이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또 저도 이 책을 읽으며 도대체 여성이 이 책을 읽어서 무슨 효과를 보겠냐고! 라는 짧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답니다. 그래도 알고 있어야겠죠. 무의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아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인정해버리고 있는 그 많은 일들을 이제라도 바로 잡혀서 우리가 알고 그들도 알았으면 좋겠따는 생각을 했어요 ㅎ

그리고 책 이야기도 어쩜 이리 공감가는지요 ㅎㅎㅎ 잘 읽고 갑니다^^ 어떤 점심을 드셨을라나 궁금증을 두고 갑니다^^

다락방 2017-01-06 13:40   좋아요 1 | URL
네, 가끔 이렇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고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렇게 ‘이러면 뭐해...‘생각함과 동시에 또다시 책을 읽게 됩니다. 해피북님, 우리 새해에도(벌써 와버렸지만!) 계속 열심히 읽읍시다. 읽고 쓰기를 멈추지 맙시다. 함께 읽고 함께 써요!

점심은 돈까스와 김치볶음밥을 먹었어요. 헤헷

2017-01-0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7-01-0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아내 가뭄 질러야겠군요. 다락방님은 지름신을 강림하게 하는 재주 있으세요.
참으로 진솔하고 솔직한 그래서 좋아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완벽하고도 천재적인 게으름, 더러움, 무신경˝.....상당히 직선적이고 도전적인.....가족을 이렇게 말할 수도 있군요.

다락방 2017-01-08 18:04   좋아요 0 | URL
가족은 정말 애증의 관계인 것 같아요. 무조건적인 내 편이 되어준다고 생각되는 그런 사람들이긴 하지만 가장 끈질긴 구속력을 가진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딸들이라면 아버지에 대해서 참 여러가지 감정을 갖게 되지 않나 싶어요. 정희진 쌤의 저 말은 너무 쎘지만, 그렇지만 참으로 솔직한 감정이 아닌가 싶어요.

일요일이 다 지나가고 있어서 무척 서운한데 흑 ㅠㅠ 세실님, 남은 하루 잘 마무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