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남자 뷰티풀 시리즈
크리스티나 로런 지음, 정지현 옮김 / 르누아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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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은이 '크리스티나 로런'은 '크리스티나 홉스'와 '로런 빌링스' 두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필명이다. 이 책, 《노는 남자》를 읽기 전까지 이 작가가 당연히 여자 두명으로 구성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명은 남자인가보구나!' 했는데, 지금 구글을 검색해보니 여자 두 명이었다. 그래서 정말 많이 놀랐다. 그렇다면 이 여자 두 명의 생각이 들어갔을텐데, 그러니까, 음, 성적 취향이 나랑 너무 달라서! 다른 거야 물론 너무나 당연하고 또 너무나 개인적이지만, 어.. 그러니까,



(여러분 이 리뷰는 19금 입니다. 이 책을 사려고 해도 본인인증 해야 해요.)



이 책의 여자 주인공인 '한나'는, 남자 주인공 '윌'만큼 본인의 '몸'에 정액이 뿌려지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자가 정액을 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해. 이게.. 음... 예, 섹스는 개인적인 것이니까요. 킁킁.



한나는 스물 네살의 대학원생이다. 기생충을 연구하는데 일이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일에만 빠져 사느라 제대로된 연애도 섹스도 못해보고 친구도 별로 없다. 이에 한나의 친오빠는 한나에게 사람들 좀 만나고 살라며, 마침 뉴욕에 살고 있는 자신의 절친인 '윌'을 만나보라고 한다. 만나서 뭐 연애란 무엇인고 사교활동이란 무엇인지 블라블라 뭐 좀 배우라고... 이것 자체가 좀 말이 안돼. 여하튼 그래서 윌을 만나는데, 윌은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의 남주인공, 바로 그 모습이다. 탄탄한 근육, 큰 키, 좋은 매너, 한 쪽 입꼬리만 올리는 모습, 탄탄한 직장, 많은 섹스 파트너, 그보다 더 많은 섹스 경험, 그래서 뛰어난 섹스 스킬, 그러나 한 번도 진정 사랑을 해보지 못한 서른 한살의 남..


책의 뒷표지에서는 그걸 '연애 고수'와 '연애 하수'의 만남이라고 표현했던데, 으앗, 너무 식상하고 뻔하지 않은가. 그렇게 연애 고수 윌이 연애 하수 한나를 만나는데, 그들이 서로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거다. 한나는 '이 사람은 나 말고도 여자가 많으니까' 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서고, 윌은 '얘가 경험을 위해 나를 만나는 거라고 하니까' 하며 한 발 물러서고.. 그러나 서로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고 한 번도 이런 섹스는 없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리는?


한나는 성적 욕망을 아주 강하게 느껴서 윌과 섹스를 나누는 친구 사이가 된다(이게 가능한가요, 섹스하는 친구사이?). 그런데 그 섹스가 지금껏 했던 어떤 섹스보다 좋았다. 뭐, 한나야 그간 별 경험이 없었으니 그렇다 쳐도, 윌은 경험이 너무 많았고 게다가 화요일에 만나는 섹스파트너, 금요일에 만나는 섹스파트너가 있는데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가 된다. 그렇게 연애 고수는 연애 하수에게 빠져 섹스 파트너들과의 만남을 번번이 취소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매일 아침 만나서 조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 시간이 너무 즐겁고, 섹스는 우라지게 즐거워서, 서로가 서로의 소유가 되길 원한다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 아, 너무 뻔해서 '로맨스는 이렇게 뻔하게 쓸 수밖에 없나요?' 부르짖고 싶은데, 그러나, 뭐, 내 연애라고 특별했던가. 연애야말로 바깥에서 보면 다 고만고만하지 않던가. 연애야말로 안으로 들어가면 나름나름의 사정이 있지만, 바깥에서 보면 나도 뻔한 연애를 하는 1인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당신은 나랑 너무 달라서 끌려 혹은

당신은 나랑 너무 공통점이 많아.


그동안 숱한 사람을 만나왔지만 너같은 사람은 처음이야.


나에겐 상처가 있지만 너로 인해 극복했어.


너에게 빠져들지 않으려 했지만 이렇게 빠져들고 말았네.



뭐 기타등등.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는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들은 뭐, 그냥 우리가 하는 사랑이야기인 거잖아. 하늘 아래 새 것이 없고 하늘 아래 새로운 연애도 없나니. 너도 나도 다 뻔한 연애인 것을...


게다가 한나가 그렇게나 연애도 잘 못해봤고 섹스 경험도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을 홀리는 커다란 가슴을 갖고 있는 것까지 너무 뻔하다. 소설 속에서 윌은 한나의 가슴에 푹 빠져 보고 또 보고 계속 보고 어느틈에 보고 일부러 보고 그러는데, 그런데, 이거 너무 소설적인 거 아닌가. 정말 그렇게 대놓고 가슴 보고 사나, 남자들?



한나 와 윌은 서로 사랑하고 상대의 사랑도 확신하게 되지만, 로맨스 소설이 반드시 그러하듯, 둘 사이에 오해가 생긴다. 이 오해라는 건 사실 서로 탁 까놓고 말하고나면 다 풀리는 것들인데, 상대에게 묻지 않고 자기가 보고 들은것만이 진실인 것처럼 생각되어 상대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상대를 미워하거나 혹은 실망하게 만들었다면, 그것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방금전까지 그 눈빛은 내게 사랑을 말했는데' 라고 생각했다면, 그러면 상대에게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오늘 이러이러한 소식을 들었다(혹은 보았다), 그게 사실이냐, 그렇다면 니가 그렇게 말한(행동한) 이유는 무엇이냐.


이걸 물으면 상대가 자기의 사정을 얘기하겠지. 그러면 오해가 풀릴 수 있고 서로 힘들어하는 과정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데 왜 그들은 그걸 안할까? 그러지말자. 상대를 사랑하고 또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면, 내 짐작으로 오해를 쌓아가지 말고 묻자. 묻고 듣자. 오케?



아무리 세상 로맨스가 다 뻔하다고 하지만, 나는 특히나 이런 로맨스는 좀 별로다. 남자가 나이가 더 많으면서 동시에 더 가진 자원도 많고 더 섹스와 연애 경험이 많아서 당연한 듯 연애 고수의 포지션인 거. 여자는 연애 하수라 어떻게 행동할지도 모르고 고수니까 나 말고도 다른 여자들 많겠지 하는 거. 이런 거 딱 진짜 내가 질색팔색 하는 스토리야. 틈틈이 조깅으로 엉덩이 라인이 달라졌다고 하는 것도 너무 싫고 ㅋㅋ 운전하는 중에 오럴섹스 하는 것도 개싫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딱 싫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전하는데 오럴을 왜해... 아이고 두야.. 머리가 다 아프다..



그런 이 소설에 내가 별을 세 개나 준 까닭은 하하하하. 이 책은 내 기대에 충분히 부합할만큼 야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첫 섹스를 하면서부터 그 다음 섹스까지 또 그 다음 섹스까지, 야한 장면에 충실했다. 로맨스 소설이라면 당연히 제대로 된 남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빻은 남자는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이 될 수 없지. 아니나다를까, 윌은 섹스에 있어서만큼은 충분히 여자를 생각해주는 남자여서, 여자의 욕망에 아주 제대로 부응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속 야해서 너무 좋은 거다. (네?) 그리고 이들이 한 번 섹스하고 나서부터는 계속 섹스하고 자주 섹스해서 계속 끝까지 야해. 이 책은 당연히 본인 인증을 거쳐 사야만 하는 것이야. 그러니까 얼마나 야하냐면, ㅋㄷㅋㄷ, 애인과의 통화중에 읽어주고 싶을만큼 야하다.


처음에 내용이 너무 뻔하고 내가 싫어하는 뻔함이어서 몇 장 읽지도 않고 팔아버릴까 고민했다. 안읽고 팔까 다 읽고 팔까.. 그런데 야한 부분 나오고나서 부터는 책장에 꽂아둬야 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나는 그간 폰섹스에 아무런 관심도 없고 앞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지만, 이 책의 야한 부분을 전화기 너머로 읽어주면, 폰섹스가 가능해질 것 같았다. 자, 들어봐, 하고 읽어주는 거지. 그 생각을 하자 너무 신나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들의 섹스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도를 넘어서, 아니 그것은 도를 넘었다기 보다는 취향의 문제이지만, 아니 이들은 어쩌면 그렇게 오럴섹스를 좋아하지? (절레절레), 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내 몸에 정액이 뿌려지는 걸, 상황에 따라, '견딜 수는 잇겠지만', 그걸 좋아할 순 없을 것 같다. 사랑은 허용 범위를 넓혀주기 때문에 내가 받아들이거나 견디는 것 까지는 할 수 있다. 정액 바깥으로 쏟아지면 너무 더럽지만.. '괜찮아, 당신이라면' 까지는 내가 할 수 있단 말이지. 그런데 그걸 좋아한다고? 아아, 역시 이것은 개인의 취향인가.


난..난...난...안되겠어. 안돼.

아니, 내가 카섹스까지는 그래, 알겠다고, 그런데 왜 운전중에 오럴을 하는거야? 하아- 스트레스... 갓길에 세워두고 하라고 ㅠㅠ



아무튼 여자와 남자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뜨거운 연인이 되었다. 연애는 역시 뜨거워야 제맛이지.

그나저나 크리스티나 로런 읽는 사람은 정말이지, 대한민국에 나 밖에 없는것 같다.

이 사람 야한 거 잘써.. 내가 좋아하는, '스토리 있는 야한' 거 잘 써. 남자들도 포르노 보는 대신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게 그들의 앞으로의 삶에 훨씬 나을텐데, 말은 지겹게 안듣겠지. 로맨스 소설이야말로 여자보다 남자가 읽어야 하는 것인데.. 쩝.


좀 전에 알라딘에 크리스티나 로런 검색했더니, 이것 말고도 소설 몇 개 더 있다. 오케이, 내가 잘 알겠다고 한다.




"공원으로 달리기하러 가는데 혹시 나올 생각 있어?"
"조깅을 한다고요? 굳이 달릴 필요가 없는데도 달린다는 말이에요?"
"그래." 그는 아예 노골적으로 웃고 있었다. "운동 삼아 달리는 거야." - P20

그녀는 눈을 떴고 내 입술로 시선을 향했고 잠깐 동안 차분해졌다. 내 목에 팔을 두르고 속삭였다. "안녕."
그 애정 가득한 눈동자를 보는 순간 나는 내 생애 최초로 벌어진 일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사랑에 빠지고 있었다. - P223

나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콘돔이 있는 탁자로 손을 뻗었다. 말없이 포장을 뜯어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기대감에 들떠 이미 손을 내밀고 있었다.
"아, 전희가 필요하지." 나는 목으로 입을 가져가면서 말했다. 그녀는 내 성기에 콘돔을 끼우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선 일요일 아침부터 계속 전희가 이어졌는걸요." 그녀가 속삭였다. "준비 운동은 필요없어요."
그녀의 말이 맞았다. - P262

그는 내 청소년기 섹스 판타지의 주인공이었다. 그렇다고 10대 시절을 그에게 푹 빠져서 보낸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실제로 가질 수는 없지만 그를 갈망할 수는 있었기에 오히려 간단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그를 만지고 그가 나를 만질 수 있고 그가 좀 더 깊은 관계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진심일 리가 없기에 … 일이 복잡해졌다.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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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7-0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에 ˝남자를 알아야 어른이 되는 거야˝라고 써 있네요.
어쩐지. 그래서 syo가 어른이 못 되고......

다락방 2019-07-03 17:38   좋아요 0 | URL
표지에 써있는 말씀하신 그 문구는 진짜 빻은 문구 같아요. 이 소설의 내용으로 저 문구가 나오지 않아도 되는데 부러 저렇게 만드는 것 같아요. 뭘 남자를 알아야 어른이 돼, 남자들이 어른이 안되고 있는데... 쯧쯧..

이상, 갑분흥분해버린 다락방이었습니다..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19-07-0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야해서 팔리지 않고, 다락방님 책장에 꽂히게 된 걸, 축하드립니다.
크리스티나 로런님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04 07:59   좋아요 0 | URL
미래의 폰섹스를 위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며칠전에 친구에게 노섹스 선언을 해버렸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19-07-04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섹스는 우라지게 즐거워서 <-에서 ㅎ흐흣 웃다가.........
폰섹스를 위해 이 책을 꽂아뒀다는 말에서는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갓길에 세워두고 하라는 말에서 아놔 정말 또 혼자 모니터 보면서 광대승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짜 갓길에서 하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04 11:31   좋아요 0 | URL
제가 태어난 이유가 뭐겠습니까?
바로 잠자냥 님 광대 승천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감은빛 2019-07-06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의 폰섹스를 위해 책을 쟁여두신 다락방님.
그 철저한 준비성을 저도 본받고 싶군요. ㅎㅎㅎㅎ

이 글 제목만 봤을 때는 무슨 뜻이지? 싶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저도 미래의 폰섹스를 위해 이 책을 쟁여놓고 싶어졌습니다.

다락방 2019-07-07 19:17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미래에 대한 계획으로 아주 철저한 사람입니다. 언제나 준비하는 자세로 미래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일요일


《존 윅3》을 보고, 너무 좋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편 다시 보자, 하고 어제 다시 보았다(내가 엊그제 일요일 페이퍼에서 다시 본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다시 봤다). 나는 진짜....아무튼 키아누 리브스(내 어린 시절엔 늘 키에누 리브스였는데...) 너무 좋고요, 이 영화 이제 2편 보려고 다운 받아놨다. 존 윅 캐릭터도 너무 좋은게, 뭐랄까, 복수의 과정에서 별로 말도 없다. 이러쿵 저러쿵 말도 없이 자기의 차를 훔치고 자기의 개를 죽인 사람에게 벌을 내린다. 빵야빵야-



존 윅은 아내를 사랑했고, 그 아내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 조직으로부터 빠져나왔다. 그 빠져나온 길은 무척 힘들었으나, 어쨌든 그렇게 빠져나와 그는 아내랑 행복한 결혼생활을 몇 년간 유지했다. 그러나 아내가 병으로 죽고, 그는 절망하고 좌절한다. 그런 그에게 강아지 한 마리가 배달된다. 아내가 죽기 전에 그에게 선물로 보낸 것. 자신은 이제 평안을 찾았으니 존 윅도 사랑할 사람을 찾아서 평안을 찾으라는 거다. 그렇게 그의 옆에 그와 함께할 강아지를 보내주는 거야.


someone to love


우리는 조나단 B의 노래를 떠올릴 수 있다. 내가 어린 시절 좋아하던 바로 그 노래.. 썸원 투 러브..사랑할 사람....






그 편지에서 아내는 자신을 그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표현한다. 당신의 절친, 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편지에서는 'your best friend' 라고 써있다.


당신의 가장 좋은 친구.



나는 애인과 친구는 다르다고 생각해왔다. 애인은 애인대로, 친구는 친구대로 두어야 한다고. 이 두 가지가 한 사람에게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고, 딱히 그걸 원하지도 않았었다. 내게 친구는 편함을 의미했고, 내게 연인은 설레임을 의미했다. 편함을 주고 설레임을 가져가버린다면, 그건 싫었다. 친구는 내가 알아서 사귈테니, 연인인 너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줘! 그래서 아마도 그간 내 연애가 길지 않았던가 보다. 설레임이 사라지면 징그러움만 남아...(응?)


그러나 몇해전부터, 궁극적으로 애인이 주는 건 설레임과 편함 모두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지점을 분명히 갖고 있는데, 그러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애인의 역할이 아닐까.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함께 잠들고 사소한 걸 함께 나누면서, 그러면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야 하잖아. 그렇다면 이것은 가장 좋은 친구의 역할이 아닌가. 그러면서 애인의 역할이기도 하지. 궁극적 애인은 베스트 프렌드겠구나. 그래, 바로 그거여야 해!



그러니 '제이슨 므라즈'가 '나의 가장 좋은 친구와 애인이 되다니 나는 얼마나 행운인가' 라고 말하는 노래는 진리, 참진리인 것이다.. 트루 진리...(네?)







존 윅은 외로웠지만 외롭지 않았다. 가장 간절하던 사람을 잃고 그 시절로 결코 돌아갈 수 없지만, 그가 죽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위기의 순간 그를 위한 한 방을 선사해주는 사람들. 살면서 가장 간절한 걸 얻지 못한다는 것, 잃는다는 것은 비극이지만, 그러나 다른 다정한 사람들로 채워진다면 또 살아지기도 하는 게 삶인 것 같다.



별 생각없이 존 윅의 차를 훔치고 존 윅의 개를 죽인 악당은, '하필이면'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이지만, 그러나 '하필이면'을 차치하고, 그가 다른 사람의 것을 훔치지 않고, 동물을 죽이지 않았다면 그렇게 복수의 칼날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필이면 존 윅을 건드린 것은 그의 나쁜 운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고 동물을 죽인 것은, 그가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는 죄였다. 그러니 그가 이번에 하필 존 윅을 건드려서 그렇게 죽게 되었지만, 그리고 관련인들까지 모두 죽게만들었지만, 그가 그토록 나쁜 짓을 하고 살았다면 언젠가는 응징을 받았을 것이다.



아무튼, 사랑할 사람은 가장 좋은 친구인 걸로. 명심해! 명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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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begins 2019-07-0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그 경계 사이에서 철로 변경하듯 도움줄 레버같은게 없어 어렵긴 하지만요. 이게 자연스럽게 되는 사람이 인연이겠죠? ㅎㅎ

다락방 2019-07-02 11:02   좋아요 1 | URL
네, 그게 자연스럽게 되고 또 모두가 되는 사람이 인생에 한 번쯤은 찾아오는 것 같아요. 놓치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후훗.

단발머리 2019-07-02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의 키아누 리브스는 언제나 <스피드>의 키아누 리브스지만, 존윅의 키아누도 좀 좋아질려고 그래요.
다락방님의 말에 금방 솔깃해가지고 혼자서 헤헤헤^^

다락방 2019-07-02 11:02   좋아요 0 | URL
저는 그전까지 키아누 리브스는 <폭풍속으로>의 키아누 리브스였어요. 거기서 그 꽃미모에 제가 너무 홀랑 넘어가버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입니다. 저 존 윅 다보면 <콘스탄틴>도 다시 볼거에요. 으하하하하

비연 2019-07-02 12:18   좋아요 1 | URL
오. 저는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인데요. 존웍을 봐야 할까요... ㅎㅎ

다락방 2019-07-02 12:28   좋아요 1 | URL
아아 매트릭스도 있었죠! 아니, 이 남자 왜이렇게 멋진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존 윅2 도 이제 볼겁니다! 으하하핫

유부만두 2019-07-02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가 뭐래도 키아누 리브스는 카붐! 이죠.

다락방 2019-07-02 20:31   좋아요 1 | URL
악!!!!! 카붐 진짜 너무 좋아요!! 키아누 카붐 짱짱맨!!!!!

syo 2019-07-02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동물을 사랑해야 해요. 개를 죽이다니. 이제 사람들이 함부로 개를 죽이지 않기를 바래요. 죽이려다가도 혹시 얘가 존 윅 강아지면 어떡하지? 하면서.....

다락방 2019-07-03 07:5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나쁜 짓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 건 당연한 겁니다!! 으르렁-

ohbusybee 2019-07-03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에서도 그런 대사가 나왔었어요, 노부부 에피소드 였는데. 결국 수술을 이기지 못해 저세상으로 가버린 아내를 바라보며 남편분이 ˝My wife, she was my best friend, she was my favorite person˝ 이라구 ㅠㅠ. 가장 행복한 연인관계의 형태가 아닐까라고 저도 공감합니당. 명심 또 명심.

다락방 2019-07-03 14:06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좋네요, 정말 너무 좋아요.

My wife, she was my best friend, she was my favorite person.


진짜 완벽하네요. 명심 또 명심.

감은빛 2019-07-06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해서 10번도 넘게 본 인도영화 [꾸츠 꾸츠 호타해]에도
˝사랑은 우정˝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주인공의 설명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은 먼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요.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없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는 뜻으로 말했던 것 같아요.
이게 그냥 대사로만 보면 유치하다 느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제 경우에도 대부분 그랬던 것 같더라구요.

다락방 2019-07-07 19:18   좋아요 0 | URL
어떤 사람들은 그걸 되게 빨리 깨닫는데 제 경우에는 깨닫는데 아주 오래 걸렸어요. 그래서 아주 늦은 나이에 깨달았습니다. 지금와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건데 말예요. 가장 좋은 친구와 사랑하는 것.

고양이라디오 2019-07-1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윅3 꼭 봐야겠네요ㅎ

다락방 2019-07-14 11:30   좋아요 1 | URL
꼭 보세요 고양이라디오 님! 전 덕분에 존윅 시리즈 다 다시보고 콘스탄틴도 다시 봤어요!

고양이라디오 2019-07-14 14:33   좋아요 0 | URL
네 존 윅 시리즈 다 보겠습니다ㅎ 추천감사드려요^^
 
















이거.. 진짜 도대체 뭘까?

두부 모서리....에 어떻게 머리를 부딪혀.... 그러니까 두부는 사실 두부가 아니었다...... 뭐 이런걸까?

뭐지. 어떻게 두부... 두부 모서리에 돌 들어 잇었던걸까? 내 빈약한 상상력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

사서 읽어봐야 하나..



아, 그리고 여러분 오늘 이거 봤어요? 알라딘에 이런 거 떴어요!



<나와 알라딘의 인연>



벌써 좀 된 것 같은데, 알라딘에서 영상 찍어서 보내주겠냐는 이메일 받고서 아이고, 부끄러워서 이걸 어떻게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했는데, 오오, 용기 있는 사람들이 여기 있었다! 아침부터 알라디너들의 모습, 반갑게 잘 보았습니다!


나도 해볼 걸 그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 평균 120,098원의 책을 구입했다구요? 맙소사...






아니, 매달 11권씩 산다는데, 보관함에는 왜 또 1,672 권이나 있는것이야?





학교 성적으로는 한 번도 상위 0.1%가 되어본 적 없건만, 재산으로도 상위 0.1%가 되어본 적 없건만..........



0.1% 총량의 법칙 같은게 있는가보다. 누구나 다 어딘가에서는 0.1%에 속하며 사는 걸거야. 그런거겠지.........나는 그게 책 구매였던 거야, 그런거야......................




헉!! 아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신간이 나왔다는 알림을 받았다. 아아, 날더러 어쩌란 말인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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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07-0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부... 그 제목에 웃음 빵...
회사에서는 글쓰기가 안되어서 제 독서기록은 집에 가서 올리기로..
그나저나 제게도 연락왔었는데 부끄부끄 해서 못 보낸... 익숙한 닉네임 분들 얼굴 보니 완전 신기하네요.
... 그리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신간.
락방님.. 제발.. 이러지 마시옵소서... 방금.. 책주문 한보따리 넣었단 말입니다.. ㅠ

다락방 2019-07-01 14:22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러니까 저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간은 예상치 못했는데 말입니다. 갑자기 이메일이 도착하지 않겠어요? 아아 어쩌라는 건지. 아직 엘레나 페란테도 못샀는데.. 살 게 쌓여있으니 얼른 사야되는데 말입니다. 오늘은 엄하게 딸랑 두 권 주문해서.. 크게 한 판 질러야 되는데, 그거슨.. 월급 타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릅시다, 비연님. 지릅시다! 이렇게 부지런히 질렀더니 저는 서초구 상위 0.1%가 된것입니다!

비연 2019-07-01 21:48   좋아요 0 | URL
오늘 엘레나 페란테 주문했지 뭡니까......ㅜㅜ 그리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신간은... 다른 것들과 함께 월급 타면.... 사기로, 굳은 결심을... 저도 강남구 상위 0.1%라네요. ㅎㅎㅎ 우리는 책 지름신들 ㅋㅋ ㅜㅜ

유부만두 2019-07-0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부 모서리...
접시물에 코박고 죽는다는 것 처럼 관용표현 같아요. 어쩌면 진짜 아주 무서운 두부가 있을지도 몰라요.

저 스트라우스 책 읽었어요. ‘내 이름은 루시’의 시퀄? 프리퀄? 같이 루시의 주변 인물들 이야기인데 더 쎄고 더.... 흠....

여기서도 불법 촬영이 나와서 으웩입니다만, 책 스트라우스 책 중에서 제일 튀는 것 같아요. 재미는 있음!

다락방 2019-07-01 15:15   좋아요 0 | URL
오, 만두님은 벌써 읽으셨군요, 스트라우트를! 저는 에이미와 이저벨인가, 그 책도 아직 안읽었는데... 아무튼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소식은 늘 반갑습니다. 히히.

panda78 2019-07-01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월평균 44권 샀다는데(아이 책도 있으니) 한달에 천삼백몇십권씩만 더 사면 지역 1등할 수 있대요
전혀 의욕이 생기지 않는..ㅎㅎ

루시 바턴 얼마 전에 읽었는데 와~ 신간~♡

다락방 2019-07-02 07:35   좋아요 0 | URL
한 달에 천 삼백권이요?? 그걸 더 사면 지역1등을 할 수 있다니.. 그러니까 지금 이미 그 정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거 아녜요? 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역 1등에 대한 의욕은 기꺼이 버리셔도 될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9-07-02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부 모서리에...이게 물리학적으로 가능한지는 차치하고, 시선을 확 잡아끄는 제목이네요.ㅎ 님도 책 많이 사시는구나.. 저도 이거 한번 해봐야겠어요.ㅎ...근데 확인하니 동영상은 좀...그러네요.. 통계나 보렵니다.ㅎ

다락방 2019-07-02 07:36   좋아요 0 | URL
두부 모서리.. 아마 읽으면 ‘에이 이게 뭐야, 제목만 그럴싸하잖아‘ 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ㅋㅋㅋ 그래도 엄청 궁금하네요. 왜?왜? 하면서 말입니다.

저 책 많이 사죠. 제가 읽는 책들을 다 어디서 나겠습니까. 다 제가 사서 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사서 읽느라고 허리가 휩니다. ㅋㄷㅋㄷ 물론 사는 거에 비해 읽는 속도가 못따라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트랜님 통계 궁금하네요. 올려주세요! 엄청 많이 사실 것 같은데!

transient-guest 2019-07-02 12:25   좋아요 0 | URL
통계 어디서 보나요??

다락방 2019-07-02 12:27   좋아요 1 | URL
여기입니다. 여기서 <당신의 기록> 보시면 됩니다.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94048

transient-guest 2019-07-02 13: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2019-07-05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9-07-07 19:19   좋아요 1 | URL
오 감사해요! 언제나 잊지 않고 챙겨주시다니... ㅠ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클래비스님, 우리 잘 지냅시다!
 
한 글자 사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1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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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 아니 여백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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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수 2019-07-0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사전은 늘 기대감을 줘요

다락방 2019-07-04 12:44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얼음장수 님? 오랜만입니다 :)
 



일요일만 기다리다 일생을 보낼지라도

일요일이 기다려지는 한결같은 마음



일요일이 토요일 다음이어서 참 다행이야. 토요일에 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을 일요일에 혼자 앉은 책상 앞에서 꺼내 다시 음미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이야. 햇빛이 내 옆에 있고 구름의 움직임이 보이니 다행이야. 어떤 토요일이 서글펐다 해도 일요일에 다시 꺼낸 서글픔은 햇빛을 닮아 반짝거리고 투명해지니 다행이야. 헌 이불을 빨고 새 이불을 꺼내는 일요일 늦은 오후, 계획한 대로 묵은 빨래를 하고 장을 보고 돌아와 냉장고를 채우고 책상을 정돈할 수 있지. 계획하지 않은 일들로 부산해지는 일요일도 좋지. 반가운 손님이 갑작스레 찾아와도 좋을 테지. 일요일의 다음 날이 월요일이어서 참 다행이야. 바쁜 월요일을 위해서 더 바쁜 화요일을 위해서, 바빠서 우울해질 수요일을 위해서 여름날의 넓은 그늘 같은 독서를 해두는 일요일, 음악을 실컷 들어두는 일요일. 일요일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너에게 즐겁게 얘기할 수 있는 월요일이 다음 날에 있는 일요일. (p.294)


















일요일 오후에 한 글자 사전을 읽는데 이렇게 <일>이라는 단어에서 일요일에 대해 얘기해주고 있다. 나에게도 일요일은 너무나 소중하고, 무언가 밀린 일을 실컷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좋은데, 그런데 생각해두었던 많은 일을 다 해낼 수는 없을테니 초조하기도 하다. 어떤 일요일은 마냥 늘어져 쉬고 싶지만, 오늘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이수명의 시집도 읽고 싶었고, 헌책방에 들러 샀던 책도 읽고 싶었다. 한글자 사전도 얼른 다 읽어서 이 책을 읽는 중인 여동생과 즐거이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읽다가 아직 진도가 안나가고 있는 책도 책상에 꺼내두었고, 문득, 뉴욕 미술관 책을 내가 여전히 가지고 있던가, 싶어 책장으로 가 꺼내오기도 했다. 잊지 않고 챙겨두어야지. 여름에 뉴욕가는 비행기 안에서 다시 읽어볼거야. 다행스럽게도 책도 있었고, 내가 체크해둔 북마크도 그대로이다. 조카에게 줄 그림책도 한 권 읽었는데, 그렇게 책상 위에 책을 한가득 쌓아두고는, 아 날이 좋아 일자산 가고 싶다, 어떡하지... 하며 초조해졌다. 일자산에 다녀오면 세시간은 그냥 통으로 없어지는데, 그러면 이렇게 쌓아둔 책들을 언제 다 읽는담? 그렇지만 걷고 싶다, 산에 가고 싶어. 나는 하는 수 없이 책상 위에 책을 가득 쌓아둔 채로 일자산에 다녀왔다. 덕분에 이렇게 늦은 오후가 되었고, 내 책상에 쌓인 책들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토요일에는 영화 [존 윅3]을 보았다. 몇 해전에 [존 윅]을 보았을 때 굉장히 폭력적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내가 존 윅3을 개봉하자마자 보러 달려다가다니.. 이 영화를 같이 보기로 한 친구는 '그거 네 타입의 영화가 아닐텐데'라고 말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의미 없이 사람 죽이는 영화는 내가 보고싶어 하는 영화는 아닌데, 그런데 나는 키에누 리브스가 너무 보고 싶었다. 신기하게 구남친은 아무도 그립지 않은데, 키에누 리브스는 그리워. 아, 너무 오랫동안 당신을 못봤어, 보고싶어, 하는 마음. 이 영화로 키에누 리브스, 당신을 만날거야. 그동안 쭉 안보고 살았다면 이렇게 그립지는 않았을텐데, 얼마전에 영화 [우리 사이 어쩌면]에서 잠깐 보는 바람에 아흑, 그리움이 커졌다. 그렇게 나는 존 윅... 아니지, 키에누 리브스를 만나러 간 것이다.



처음부터 얼마나 사람을 잔인하게 때리고 죽이는지, 나는 자꾸 윽- 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떨어야 했다. 으으, 역시 아닌가, 하게 되었어. 그런데 영화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서 이내 눈물이 고였다. 내가 이 영화의 2편을 안봐서 왜 이렇게 진행됐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존 윅을 죽이기 위해 달려드는 거다. 존 윅이 살기 위해서는 존 윅 혼자서 그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데, 도망가도 누가 따라오고 도망가도 누가 따라오고... 존 윅은 녹초가 되도록 혼자 맞서 싸우는데, 너무 외로워지는 거다. 아, 얼마나 외로울까. 저 싸움은 과연 언제 끝나려나. 저 사람이 죽어야 끝날텐가, 그러나 살기 위해 저렇게나 애쓰는 사람이잖아, 그냥 좀 내버려둬, 좀 내버려두란 말이야, 왜이렇게 다들 하나가 되어서 괴롭히는거야, 왜 다른 나라에 가도 괴롭히냐고, 그렇다면 대체 그는 어떻게 해야 하느냔 말이야!!



나는 이토록 잔인한 영화가 좋아졌다. 몇 번이나 그 잔인함에 신음 소리를 내고 고통스러워 했으면서도 좋아졌다. 이 영화에 대해서라면 '개는 죽지 않는다'는 스포를 이미 당한 터라, 마굿간에서 싸움이 벌어질 때도 '말들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정말로 말들은 어느 하나 상처 입지 않았다. 그게 좋았다. 그게 좋았는데, 이건 내가 그동안 액션이라 이름 붙여진 영화에서 싫어했던 요소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싸움과 전혀 관련 없는 인물들의 살상이 없다는 것. 그 흔한 시장 과일 장사의 과일 리어커가 뒤집어지고 가게가 부서지고 하는 것들이 이 영화 속에서는 보여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아주 많은 터미널에서조차, 이 영화는 키에누 리브스와 상대에 대해서만 때리고 죽인다. 그 사람 많은 데에서 이들의 싸움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없는 거다. 이것은 지독하게 영화적 설정일 것이다. 어떻게 그 사람 많은 곳에서 누군가가 칼에 찔려 쓰러지는데 아무도 놀라거나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망치지 않는단 말인가. 이것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진 않아요, 라는 것과 동시에, '바로 그들만의 싸움이다'는 것을 알리는 것일 테다. 


영화속에서 이를 드러내는 대사도 있었다. 터미널에서 키에누 리브스와 그 적이 서로에게 칼을 들고 달려가 죽이려 하는 상황, 그 상황에서 그들 사이로 아이들이 단체로 지나가는 거다. 키에누 리브스는 적에게 향해 가던 걸음을 바로 멈춘다. 적도 함께 멈춘다. 아이들은 아무 일 없이 그들 사이로 지나간다. 그 때 적이 존 윅에게 말한다.


"넌 정말 특별해. 이러잖아. 나였으면 그냥 너에게 달려들었을거야."



존 윅, 좋지 않나요... 아 좋으다. 



영화가 끝나고나서 친구는 '네가 이 영화를 보자고 해서 놀랐다' 고 했는데, 아아, 더 놀라운 건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나는 친구에게 얘기했다.


"아아, 이거 내 길티 플레져 같아. 좋아 ㅠㅠ"



내가 그냥 막 죽이고 찌르고 이런 영화의 의미 자체를 1도 모르는 사람인데, 그래서 그 주지훈하고 누구였지 .. 막 아무튼 남자들 떼거지가 초반부터 막 얼굴 때리고 이런 영화 보다가 6분 만에 보기를 포기한 사람인데, 남들 다 본 폭력 영화 볼 생각 1도 안하는 사람인데, 그런거 정말 딱 싫어하는데, 아아, 


존 윅을 좋아합니다. ㅠㅠ


길티 플레져.


누구에게도 보라고 할 수 없는 영화, 청소년들에게도 보지 말라고 할 영화, 나의 친구들에게도 '한 번 봐봐 정말 좋아' 라고 결코 말할 수 없는 영화, 그러나 나 혼자서 보면서 좋아하는 영화. 이 영화의 1편은 어렴풋이 기억나고 2편은 보지 않았던 터라, 나는 1,2 편을 모두 볼 것이다. 그리고 4편이 나오면 또 볼거야.


키에누 리브스 좋아합니다...




영화를 본 후에는 잠실나루역 근처에 있는 중고책방 <책보고>를 찾았다. 친구가 이런 곳이 있다며 같이 가자 한 곳인데, 넓고 쾌적한 곳이었다. 당연히 검색대도 마련되어 있고. 이렇게 둥글게 터널처럼 되어 있는데, 전체 사진을 찍으려 하니 사람들이 자꾸 왔다갔다해서, 사람 없을 때 없는 곳만 찍으려하니 이런 사진 밖에 찍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하나의 매대마다 각기 다른 중고서점의 책들이 있었다. 그러나 신간인 중고서적은 거의 없고, 다 오래된 중고책들이더라. 한 칸 한 칸 돌아다니면서 살펴봤는데 딱히 내가 사고싶어할 만한 책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그렇게 지나다가,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나는 대한민국에서 이 작가의 책은 나만 읽을 것 같다, 라고 생각했던 작가의 이름을 만난다. 오 예~

바로 '크리스티나 로런' !! 네? 

아니, 언니가 거기 왜 있어요, 내가 빼내 줄게요. 그렇게 나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책을 꺼내든다. 그리고 품에 안는다. 친구는 뭐 골랐냐고 내게 다가왔고, 나는 친구에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라고 하며 그 책을 더 품에 꼭 끌어 안았다.


아아, 노는 남자여.... 토요일의 길티 플레져 투.... 토요일, 길티 플레저의 날인가...




제가 이 나이 먹도록 그렇게나 많은 책을 읽어오면서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성인 로맨스 버리지 못했습니다. 아아, 나여. 에로틱 로맨스 제가 너무 좋아하고요, 그래서 크리스티나 로런, 안고 갑니다. 예, 예. 

[잘생긴 개자식]은 내가 방출해서 지금 가지고 있질 않고(누구에게 보낸 것 같다), 너무 갖고 싶어했지만 사지 못해 안달하던 내게 친구가 사줬던 [낯선 살냄새]는 가지고 있다. 아흑. 그렇게 내 책장에 이제 크리스티나 로런 책이 두 권이 되었다. 낯선 살냄새와 노는 남자... 누구한테 제목 말하기도 부끄러워..






그리고 친구와 보쌈을 먹으러 갔다. 내가 당분간 술을 마시지 못하는 형편이라 친구도 술을 안마시겠다고 한다. 아니, 보쌈에 소주는 환상궁합, 너무나 맛있는데 그걸 왜 안먹어!!


"너 안먹는데 너 앞에서 먹으면 고문하는 것 같잖아."


마음씨 착한 친구는 내게 말했고, 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둘 다 불행할 필요가 뭐있어. 한 명이라도 행복하자. 너라도 행복해야 해.


그렇게 나는 소주를 주문했다.... 친구야, 마셔. 너라도 행복하렴. 나는.. 괜찮아............




사실 이 친구랑은 만나면 늘 술을 마셨던 터라, 술 마시지 않아도 괜찮을까, 라는 약간의 걱정이 있었다. 우리의 공통점이 그저 술뿐이라면, 술이 사라졌을 때 관계 유지는 힘들테니까. 그런데 술 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라. 으응, 술 없어도 되는구나 싶어 어쩐지 안심이 되었다. 이걸 확인하기 위해 만난 건 아니지만, 이걸 확인하니 뭔가 내가 좀 더 단단해진 것 같았다.


나의 아빠는 내가 국민학교 4학년일때 그렇게나 좋아하던 술을 끊으셨다. 그 뒤로 지금까지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고 계시는데, 그 시절에 늘상 만나던 친구들과도 관계가 끊어진거다. 그 때 아빠는 가족들에게 '술을 끊으니까 술친구와도 다 끊어져' 라고 하셨다. 아빠와 친구들을 이어주는 이유는 술, 그 단 하나였던 것 같다.


오늘 일자산에 아빠랑 다시 오르면서, 또 이 얘기를 하게 됐는데, 문득 우리에게 우리를 이어주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하나이면 안돼, 그보다는 좀 더 많아야 돼. 만약 우리를 이어주는 게 취미활동이라면, 그 활동을 계속 유지하는 이상 관계도 유지될 수 있지만, 그 활동을 어느 한 명이 그만두게 된다면 관계 유지도 힘들어진다. 술이라면 술이 없을 때 끊어지게 되고. 그러나 우리에게 그게 아닌 다른 무엇이 더 있다면, 우리는 계속 연결되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다른 무엇은 무엇보다 우리가 서로가 서로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의지, 마음 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네 얘기를 듣고, 네가 내 얘기를 듣는 것. 우리가 서로의 일상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여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 우리는 그저 보통의 사람들이고, 이런 보통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성취라는 것은 딱히 크거나 대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상대에게 말했을 때 진심으로 박수쳐주고 기뻐해줄 수 있는 연결됨. 대화와 애정이 우리를 이어주는 또다른 끈이라면, 우리 사이에 취미가 같지 않아도, 관심사가 갖지 않아도, 같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연결될 수 있다. 우리의 관심사가 갖지 않아도 우리가 서로의 관심이라면, 그러면 그걸로 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가 끊어져도 우리는 이어질 수 있어!



집에 돌아오니 다른 친구로부터 톡이 왔다. 운전 면허에 합격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기꺼이 축하를 해주며 축배를 들라 말했다. 운전면허를 땄다고 말하고 싶어하고, 그 말에 기꺼이 축하를 건넬 수 있는 관계라면, 그렇다면 오늘에 이어 내일까지 관계를 이어나가기 더 쉽지 않을까. 친구는 고양이와 같이 살고 나는 아닌데, 친구는 맥주를 좋아하고 나는 소주를 좋아하는데, 친구는 페미니즘 책을 읽지 않고 나는 읽는데, 친구는 집에만 있으려 하는 사람이고 나는 자꾸 나가야 되는 사람인데. 이렇게나 다른 사람인데 우리가 연결될 수 있는 건, 친구가 운전면허를 땄따고 내게 말하고 싶어하고, 나는 기꺼이 축하를 건네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는 내가 병원에 입원하기 바로 전날, 내가 먹고 싶다는 갈비를 사주고, 내 가방에 병원비를 쑤셔 넣어주었었다.




자, 한 글자 사전을 다 읽었고, 오늘 밤에는 노는 남자를 읽을 것이다. 나는 아마도, 낮잠도 자지 않았지만, 잠을 못잘지도 몰라. 두근두근. 노는 남자.... 야할까? 야하겠지? 크리스티나 로런 이니까. 일요일 진짜 좋다!












폼을 잡는 사람한테서는 폼이 안 나고 폼이 나는 사람은 폼을 안 잡는다. - P374




해가 365번을 뜨고 나면 해가 바뀐다. - P383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놀이를 할 때 줄곧 사용하던 둥글둥글한 도구. 공을 굴리다, 공을 던지다, 공을 받다, 공을 잡다, 공을 차다, 공을 튀기다, 공을 때리다...... 어울려 쓰이는 말들을 살펴보면, 둥글둥글한 사람들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가 짐작된다. - P36




‘맛있게 드세요‘라는 뜻으로 뿌려두는 것. - P48




남자, 타인, 남쪽. 이 세 가지를 모두 이 한 글자로 적는 데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멀리 두고 보아야 좋다. - P70




빛이 없으면 색도 존재하지 않는다. 색은 사물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사물에 반사되는 빛의 파장이다. 가시광선만을 색으로 인식한다. 물체가 흡수한 색이 아니라 반사한 색을 인식한다. 그러니 색을 쓰는 여자는 없다. 색을 밝히는 남자의 시선에만 있다. - P221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쪼개어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심고 물을 주어 키워가며 알아내는 것. - P248




누군가의 안에 들어가려면 절차가 필요하다. 문 앞에서 노크를 한 뒤, 들어가도 되는지를 물어보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 P252




‘왜 학교를 그만두었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학교를 다니나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고, ‘왜 결혼을 안했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결혼을 했어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며, ‘왜 아이를 안 낳았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아이를 낳았어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다. - P278




인터넷 결제 중에 액티브액스와 맞닥뜨릴 때 우리가 혼자 내뱉는 한마디 말. - P279




편파적이어서 배가 아프곤 하지만 이것은 거품이지 거름이 아니다. 지속성이 없다. - P282




위로도 응원도 이모티콘으로 대신한다. 악수도 포옹도 이모티콘으로 대신한다. 목소리 없이, 어색해지는 뒷모습 없이, ‘잘 가‘ 하며 인사한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앉음새와 호흡과 눈빛과 표정 없이 교감을 나눈다. 정을 나눈다. 듬뿍. 실컷. 나눈 정을 가만히 떠올려볼 때 기억할 만한 목소리도 뒷모습도 눈빛과 표정도 부재한다. 허구의 영역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정. 그래도 이만큼 깊어졌다고 느껴지는 우리들의 정. - P306




계급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귀한 것은 아버지 입으로, 그다음 아들 입으로, 그다음 사위 입으로. 흔한 것은 딸 입으로. 먹다 남은 것은 어머니 입으로. - P320




첫사랑은 두 번 다시 겪을 수 없다. 첫째도 복수형이 될 수 없다. 첫인상도 첫만남도, 첫 삽도 첫 단추도 첫머리도 두 번은 없다. 하지만 첫눈은 무한히 반복된다. 해마다 기다리고 해마다 맞이한다. - P332




매일 삼키고 살면서도 뱉어지면 더러워 보인다.




좋아서 심장이 반응하는 것. 두 번 겹쳐 쓰면 당황해서 심장이 반응하는 것. - P346




생각날 틈 없이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연인. 생각할 틈 없이 핸드폰을 열람하는 살마들. 모든 틈은 핸드폰이 점령했다. - P364




가난함은 티가 나고 부유함은 티를 낸다. - P365




아이들은 함께 놀기 위해 편을 나누고 어른들은 함께 어울리지 않기 위해 편을 가른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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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meone to love 는 your best friend
    from 마지막 키스 2019-07-02 09:17 
    《존 윅3》을 보고, 너무 좋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편 다시 보자, 하고 어제 다시 보았다(내가 엊그제 일요일 페이퍼에서 다시 본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다시 봤다). 나는 진짜....아무튼 키아누 리브스(내 어린 시절엔 늘 키에누 리브스였는데...) 너무 좋고요, 이 영화 이제 2편 보려고 다운 받아놨다. 존 윅 캐릭터도 너무 좋은게, 뭐랄까, 복수의 과정에서 별로 말도 없다. 이러쿵 저러쿵 말도 없이 자기의 차를 훔치고 자기의 개를 죽인 사람에
 
 
Nussbaum 2019-06-3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남지 않은 일요일을 충실한 마음으로 잘 보내시길 !! 한글자 사전 뭔가 재밌네요 ㅎ

다락방 2019-07-01 07:39   좋아요 0 | URL
일요일이 다 가버렸어요. 벌써 월요일입니다.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19-06-3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아누리브스가 길티플레져라니이이잌ㅋㅋ~~~~~~~~~~.... 저도 일요일 가는거 너무 싫어요... ㅜㅜ 책보고는 한번꼭 가보고! 싶군요 ㅠ0ㅠ 아, 세상엔 보고 놀게 왜이리 많죠?.. (근데 또 제 댓글은 왤케 정신이 없는 거지용???ㅋㅋ)

다락방 2019-07-01 07:40   좋아요 1 | URL
키아누 리브스가 길티 플레져인 건 아니고요!! 존 윅이 길티 플레져입니다. 이토록 잔인한 액션을 좋아한다.. 하는 데서 오는 으으으 너무 좋아요 ㅠㅠ 저 존윅 1,2 다운 받고 있어요. 존 윅의 팬이 되겠습니다!

책보고는, 제가 운좋게 책 한 권을 득템하긴 했지만, 제 경우에는 딱히 살만한 책들이 눈에 띄지는 않더라고요. 엄청 책이 많았는데 말이죠. 가족 단위로 많이 와서 책 보더라고요. 특히 아이들이 바닥에 철푸덕 주저 앉아 책들 보는데, 아이들에게는 참 좋겠구나 싶었어요.

비연 2019-07-01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고 다녀오셨군요! 저도 가본다 가본다 하면서 아직 못 가고 있는데.
존웍은.. .너무 무의미하게 잔인하다 해서 안 보고 있는데.. 키아누 리브스... 봐야 할까요...ㅜ

다락방 2019-07-01 08:36   좋아요 1 | URL
책보고 에서 저는 살 책이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아마 앞으로 또 갈 일은 없을것 같긴 합니다만...

존 윅은, 잔인한 건 틀림없지만, 아아, 저는 좋아하는 것입니다. 흑흑 ㅠㅠ
그렇지만 그 잔인함에 다른 분들께 추천을 할 순 없어요... ㅠㅠㅠ

단발머리 2019-07-02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 타인, 남쪽. 이 세 가지를 모두 이 한 글자로 적는 데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멀리 두고 보아야 좋다.- P70


와아~~~~~ 김소연 작가 대단한대요.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서두르고 싶네요, 고고!!

다락방 2019-07-02 09:41   좋아요 0 | URL
네, 깊이 생각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와 ‘남‘에 대한 글들이 특히 좋아 저는 여동생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답니다. 후훗.

감은빛 2019-07-06 06:10   좋아요 0 | URL
저도 ‘남‘에 대한 내용을 읽고 정말 탁월하다 생각했어요. 멋진 책이군요.
‘여‘에 대한 내용도 궁금해서 일단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언제 주문할지는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