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쓴다면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사상을 드러낼 것이다. 사상이 너무 거창하다면 평소 자기가 지향하는 바 혹은 지양한 것에 대해서도 어떻게든 표시가 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릴적에 '버지니아 앤드류스'라는 작가의 삶이 그렇게나 궁금했더랬다. 다락방에 갇힌 남매들과 근친상간을 그려내는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던걸까. 역자후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거기에서는 버지니아 앤드류스가 사고로 어릴 때부터 휠체어 생활을 하며 바깥에 나가지 않았었다고 적혀있었다.


소설에는 나쁜 인물이, 악한 인물이 등장할 수 있다. 당연하다. 그러나 그 악한 인물로 작가가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는 다른 얘기다. 악한 인물을 등장시켜도 우리는 악에 대해 돌이켜볼 수 있고 딱히 악하지 않은 인물을 평범하게 등장시켜도 어떤 소설은 불쾌함을 던져줄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바로 생각나는 작품이 '사토 쇼고'의 [달의 영휴],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 이다.



박완서의 단편 10개가 실린 이 단편집을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박완서란 작가는 사람들이 재미삼아 뒷말하는 걸 정말 진저리나게 싫어하는구나, 했다. 왜 다른 사람의 삶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들 멋대로 그렇게 숙덕댄담.

특히 여고동창들이 그랬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에서도 여고동창들이 그렇게나 결혼 세번 한 거에 대해 숙덕대고 캐묻고 싶어 오지랖이더니,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에서는 동네 여자들이 모여 한 노인에 대해 숙덕댄다. 새로 맞은 남편과 잠자리는 가졌을까 어쨌을까, 돈 때문에 들어앉았을까 어쨌을까. <대범한 밥상>에서도 동창들이 모여 이제는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친구에 대해 얘기한다.




비행기 사고로 함께 여행하려했던 부부가 죽는다. 이 부부에게는 자식이 있었는데 여섯살,세살의 남매다. 졸지에 이 어린 남매가 부모 없이 남겨진 것. 이 부부는 각자 외동딸,외동아들이기도 해 이들이 죽고나자 이들의 부모는 역시 자식 없이 남겨져야 한다. 아내쪽도 어머니만 살아계시고 남편쪽도 아버지만 살아계셔 결국 살아남은 건 어린 남매와 이남매의 친할아버지,외할머니였다. 부부의 장례식장에서 아이들은 제 외할머니와 친할아버지 손을 꼭 붙잡고 있는데, 그 후로 이 넷이 함께 시골에 내려가 살게 되는 거다. 이 일에 대해서 동창들은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고, 끊임없이 이들에 대한 새로운 소문을 가지고 와 이야기들을 한다.그들이 살림을 합쳤다더라, 사망 보험금 나왔을텐데 돈에 환장을 했다 등등.



나는 이들이 함께 사는 게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아이들이 고작 여섯살 세살인데, 그러면 대체 어쩌란 말인가. 물론 한 명이 키우는 것이 세상에선 평범하게 받아들여지겠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면 체력에도 경제력에도 한계가 있을 터. 둘이 한다면 오히려 더 낫지 않겠는가. 어떤 연유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이들이 함께 산다는 걸 혹여라도 듣거나 보아서 알게 된다면, '응, 그래 그럴 수 있지, 오히려 그게 낫겠네, 혼자 보다는 둘이 함께인 게 낫지 않겠는가' 라고 나는 생각할 것 같은데, 이 동창들에게 그건 꽤나 해괴망측한 일인가 보았다. 누구도 친구에게 어찌된 영문이냐, 어떻게 살고있냐 그 사정을 물어보지는 않고 자기들 추측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낸다. 그건 아주 그들에게 재미진 이야깃거리다.




소문을 물어들이는 건 여전히 혜자였다. 사고 당시 경실이 사돈 영감은 지방도시 C시에 인접한 C군 군청 주사였다. 나는 주사라는 직위가 어느 정도의 높이인지 가늠할 수 없는데 혜자가 만년 6급이라고 얕잡아 말하는 투로 봐서는 그다지 높은 자리는 아닌 듯했다. 경실이가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사돈집이 있는 시골로 내려가 홀아비 사돈영감하고 살림을 합쳤다는 것이다. 그게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이니? 우리끼리니까 말이지 하도 해괴망측해서 입에 담기도 뭣하다. 그러면서 주위를 살피는 시늉까지 하면 세상에서 제일 고독하고 불쌍해 보이던 과부와 홀아비 사이에 느닷없이 썩어가는 과일 냄새 같은 부도덕의 낌새가 감돌기 마련이었다. (대단한 밥상, p.373-374)




손자손녀가 이제 고작 여섯살, 세살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제자식 잃은 설움을 삼켜가며 일단 눈앞에 놓인 아이들 키우는데 애를 써야한다. 놓인 상황 자체가 가슴이 턱 막힐 노릇인데, 그들이 함께 살기로 한 게 뭐 그리 대수란 말인가. 소설 속의 화자는 암선고를 받고 친구 경실이를 찾아 시골로 내려간다. 그리고 한껏 자기의 천박한 호기심을 채우고자 한다. 경실은 친구가 처음부터 그것이 궁금했을 거라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게 척척 대답을 해준다. 그 안에는 어떤 천박함도 없다. 자식을 잃고 애끓는 부모가 있고, 어린 손주들을 돌보아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을 뿐이다. 




"직접적으로는 아무 얘기도 한 것 같지 않네. 오늘 저녁에 뭐 해먹을까도 아이들을 통해 물어보고, 영감님도 오늘 점심땐 하니한테 수제비 해달랄까, 이런 식으로 말했으니까. 깊은 속내는 말이 필요 없는 거 아니니? 같이 자는 것보다 더 깊은 속내 말야. 영감님은 먼 산이나 마당가에 핀 일년초를 바라보거나 아이들이 재잘대고 노는 양을 바라보다가도 느닷없이 아, 소리를 삼키며 가슴을 움켜쥘 적이 있었지. 뭐가 생각나서 그러는지 나도 알지. 나도 그럴 적이 있으니까. 무슨 생각이 가슴을 저미기에 그렇게 비명을 질러야 하는지. 그 통증이 영감님이나 나나 유일한 존재감이었어. 그밖의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더라. 남이 뭐라고 하든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내가 아닌데. 소문뿐 아냐." (p.391)




아, 소리를 삼키며 가슴을 움켜쥐는 영감님에 대한 부분을 읽다가 덩달아 나도 울컥해졌다. 혼자라면, 차라리 혼자라면 소리내어 울 수라도 있을텐데,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들이 함께 있으니 그저 가슴을 움켜쥘 밖에.


이런 사정을 모르면서 그렇게나 타인들은 쑥덕쑥덕, 그러면서 재미있어 하는 거다. 아이고 징그러워라, 아이고 끔찍해라. 들여다보면 징그럽고 끔찍한 것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말하는 자기들의 재미는 좋기만 하다.







<대범한 밥상>을 읽다가 며칠 전 본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가 생각났다. 소문과 천박한 호기심 혹은 더 천박한 재미.



재훈(김래원)은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었고 그래서 함께할 살림집도 전세로 구해놓았지만, 어느날 말없이 일찍 퇴근했다가 약혼녀가 다른 남자랑 함께 집에 있는 걸 보고 파혼을 하게 된다. 그 뒤로 그는 매일 술을 떡이 되도록 마신다. 술을 마시면 전여친에게 자니? 문자를 보내기 일쑤. 그렇게 사랑해 결혼까지 생각했으니 쉬이 용서도 되지 않고 잊혀지지도 않는거지만, 답도 없는 메세지를 보내고 또 보낸다.


선영(공효진)은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워 자신도 맞바람을 피웠고 그리고 남친에게 헤어지자고 했지만 남친은 헤어질 생각이 없다. 싫다는 그녀의 회식자리에 찾아오고, 출근길에 억지로 데려다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으.. 정말 싫은 남자의 전형이다.


그런 재훈과 선영이 같은 직장의 선후배로 만나 같이 일하게 되면서 서로의 속사정을 알게 된다. 재훈은 술취하면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버릇이 있고, 게다가 술을 마시면 진짜 하염없이 마셔서 넘어지고 다치고 아무튼 정말 싫은 남자의 전형인데 선영은 왜 점차로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지 나는 정말 모를일이다. 나였으면 정말이지 1도 좋아할 수 없는 남자인데 으으.. 그렇지만 뭐, 다른 사람이 나같으란 법은 없으니까.. 아무튼,


재훈과 선영이 사이가 좋아질 무렵, 회사내의 사람들은 선영이 함께 있는 단톡방인줄도 모르고 선영에 대한 험담을 한다. 그녀는 전직장에서 유부남 꼬셔서 짤렸다더라, 이번에도 우리 팀장 꼬시는데 잘 안되는 것 같더라, 그녀가 꽃뱀이라는 게시글도 있더라, 하며 링크까지 주고 받는 것. 그 단톡방에 있던 선영은 그 모든 것들을 다 보게 되는 거다. 그리고 당연한듯 퇴사한다.


그 소문은 전혀 사실과 달랐다. 그녀는 억울한 피해자였다. 그러나 그녀가 피해자란 사실을 그녀가 아무리 말하고 다녀봤자 이미 자신이 꽃뱀이 되어있었던 게 돌이켜지질 않았다. 사람을 사서 게시물을 지우고 지우고 해봤지만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 재훈은 그녀에게 '너가 그게 아니라는 걸 사람들에게 말해' 라고 하지만, 그녀는 이미 전직장에서 해볼만큼 해본 터였다. 이미 바깥으로 내뱉어지고 굳어진 그녀에 대한 이미지, 그 소문에서 사람들은 '사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거다.




그녀는 퇴사 후에 그 회사의 회식자리에 술을 마시고 찾아온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그들 각자에 대해 떠도는 얘기들을 폭로한다. 사장을 짝사랑하다 차여서 결혼도 못하고 있다더라, 남자들만 꼬시는 게이라더라, 고자라더라, 띠동갑 만나는 남자 전자발찌라고 부르는 거 알고 있니. 나만 그런 이야기가 도는 게 아니었어, 너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하나하나 다 얘기하는 거다.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묻는다.



"진심으로 이게 재밌어요?"



소문의 당사자가 된 다음에야 그것이 재미있을 리 있겠는가. '그렇지않다'고 해명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고, 포기하고 체념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더 오랜 시간들이 있을 뿐.


폭로에 앞서 선영은 그런 얘기를 한다. 초등학교시절 자신을 때린 남자애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그렇다고 너도 때리면 너도 똑같은 애가 된다'고 했다는 것. 그런데 선영은 똑같은 사람 되기 싫어서 정신승리 하느니, 그냥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대범한 밥상>에서 그리고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나는 나 역시 재미 위주로 흥미 위주로 누군가에 대해 어떤 말들을 듣고 전하지 않았는가 떠올려보았다. 거침없이 '아니'라고 말할 순 없다. 지금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해도, 내가 그런 순간들을 때로는 즐긴 적이 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재미삼아 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적도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천박한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질낮은 험담의 대상이 되어 이리저리 튕겨다녔을 것이다.


모든건 아주 단순하다.

내가 소문속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면 다른 사람 역시 소문 속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 나를 농담의 소재로 삼는게 싫다면 나 역시 다른 사람을 농담의 소재로 삼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가 괴로워하는데 나는 웃는다면, 그건 더이상 농담도 유머도 아니다. 그건 그저 괴롭힘일 뿐이다.



국민학교시절 열심히 교회를 다녔었는데, 그때 어쩐일인지 성경책을 펴본 일이 있다. 평소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그 때는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6학년 때였던 것 같다. 내가 무작위로 그냥 성경책을 확 펼쳤을 때 나온 부분은 마태복음  7장 1절이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 마태복음 7장 1절(인터넷 검색으로 찾음)




어릴 적에 스스로 찾아본 때문인지 잊히지 않는 구절이다. 앞으로도 잊지 말아야겠다.


아침 해가 며칠전보다 빨리 뜨고있다. 저녁 해는 그전보다 좀 늦게 지고. 이런 변화가 나는 반갑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어둠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 환할 때 움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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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5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02-06 08: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비소가 뭘까... 궁금해하면서 결국 독약으로 이해한 것 같아요. 쥐약, 독약.
저는 다락방의 꽃들 읽으면서 섹스가 어떻게 하는건지 알게되었어요. 엄청 충격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으..
그 책 읽은 게 저한테는 너무 강한 인상을 줘서 버지니아 앤드류스 책은 다 찾아 읽었더랬어요. 그리고 지금의 제가 되었지요.......... (응?) ㅋㅋㅋㅋㅋ

han22598 2020-02-0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박한 관심과 소문을 즐기는 사람일 수록 자신을 드러내길 두려워하지요 ㅎㅎ..다른 사람도 자신처럼 그럴까봐..ㅋㅋ

다락방 2020-02-06 09:00   좋아요 0 | URL
남얘기 하기는 너무 쉬운 것 같아요. 그냥 하면 되는거니까요. 그렇게 소문이 만들어지고 그 소문은 당연히 부풀려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당사자는 괴로워해야 하지요. 어휴... ㅠㅠ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성범죄 해결에 관한 청원> 입니다.


실질적 해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청원입니다.

동의합시다.


https://petitions.assembly.go.kr/status/onGoing/9C11598F598C39B3E054A0369F40E84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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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텔레그램 단속강화
    from 퀸의 정원 2020-02-09 13:19 
    다락방님이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생기는 음란물 유통과 관련해서 국회청원 사이트를 알려주셨지요.텔레그램에서이 음란물 유통이 범람해서인지 경찰이 칼을 뽑아들었다는 기사가 났네요.n번방잡는다 경찰 텔레그램 TF 가동 66명 검거외국에 서버를 둔 음란물 사이트를 적발하기도 쉽지않고 폐쇄하기도 쉽지 않다는데 경찰이 국제 공조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단속해 나가길 바랍니다.by caspi
  2.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통과
    from 마지막 키스 2020-03-09 08:39 
    청원 당시 숫자가 빨리 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여기, 알라딘에도 청원독려 글을 올렸었는데 흑흑 ㅠㅠ 청원 10만명 동의 얻었고 국회까지 가서 새로운 법안에 반영이 되었다고 한다. 흑흑 ㅠㅠ 정말이지 오랜만에 좋은 소식이야. 세상은 느리지만 조금씩 천천히 변하고 있구나. ㅠㅠ 계속 소리지르면 어떻게든 변하긴 하는 것 같다. 지치지 말아야지. 지치지 말고 계속 소리질러야겠다. 청원에 동의해준 분들, 감사해요 ㅠㅠ
 
 
단발머리 2020-02-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원하는 건 청와대 홈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국회에서도 그런 제도가 있었네요.
동의하고 왔어요!

블랙겟타 2020-02-0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끄럽지만 국회에 청원제도가 있는건 처음 알았어요.
동의해씁니다!

비연 2020-02-0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게 있었군요. 동의하고 왔어요!

카스피 2020-02-0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국회 청원제도가 있는줄 처음 알았네요.그나저나 텔레그램은 단순 메세시 프로그램인줄 알았는데 동영상도 볼수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몰카 범죄는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네요ㅠ.ㅠ
 

일전에 [이수정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에서 2020년에 이 프로그램에서 다룬 내용으로 책이 나올거란 얘기를 들었다. 그 프로그램을 몇 개 듣지는 않았지만 내용들이 다 좋아서 책 나오면 좋겠다, 읽어보고 싶다 하고 있다. 사실 그보다는 이수정 교수님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간 공부하는 과정, 그리고 일했던 것들을 써준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던 것. 이 나라에서 범죄심리학자로 살아간다는 것, 교수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써준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수정 교수님을 넣어 검색해 보았지만 이미 내가 읽었던 [사이코 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와 아마도.. 교재로 쓰이는 책만이 있는 것 같다.
















누가 이수정 교수님 에세이좀 내주세요...




어제부터 박완서의 책을 읽고 있다.
















이 책, [대범한 밥상]은 박완서의 단편집이다. 와, 진짜 너무 좋은게, 글이 담고 있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크- 글맛이 있는 거다. 이런건 내가 국내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자주 느끼는건데, 진짜 처음부터 한글로 쓰여진 문장을 읽는 건 그것 자체가 주는 아주 큰 기쁨이 있는 거다. 내가 번역서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읽기는 번역서를 훨씬 더 많이 읽었고 그래서 내 문장도 사실 번역문에 더 가까울 거라고 나는 생각하지만, 어쨌든 이 한국어로 쓰여진 책이 주는 그 맛, 그 기쁨은 너무 최고되는 것이다. 게다가 박완서나 박경리, 이승우라면 한국어를 다루는 데 있어서 더 탁월한 것 같다. 막 문장 읽히는 데 되게 찰지다고 해야 하나. 제일 처음 단편 <부처님 근처> 읽으면서도 너무 좋았던게, 그 한국어 문장들, 그 맛깔나는 단어의 배열들로 인물의 섬세한 심리까지 드러내서 정말 크, 그래 이거야- 하고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단편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에서는, 와, 할 말이 많아지는데, 그래서 결국 내가 이 단편집을 다 읽지도 않고 이렇게 페이퍼를 쓰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에서 여자는 세번 결혼했다. 이 일은 동창들 사이에서도 비꼬는 화제가 되는데, 주인공은 세번이나 결혼한 여자를 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지긋지긋해하고 그러나 위축되지 않으면서 깐깐하게 맞선다. 이런 것도 너무 좋은데, 그간 결혼한 남편들에 얘기하는 건 또 어찌나 재미있는지.



집의 입을 덜기 위해 엄마가 후딱 결혼시켜버려 맞이했던 첫번째 남편.



신랑은 무식하고 교만했다. 나는 여직껏 자기의 무식과 자기의 돈에 그렇게 자신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는 자기 외의 딴 사람의 삶에 대한 상상력이 철저하게 막혀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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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리 먹고 건강했는데도 나는 아기를 낳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시앗을 보았고 나는 시집을 떠났다. 남의 집에 들어와 애 하나 못 낳는 주제에 시앗 좀 봤다고 시집을 아사는 년이 그게 어디 성한 년이냐고 시집 식구들은 욕을 했지만 나는 그렇게 했다.

이혼이란 확실히 결혼보다는 경사스러운 일이 못 되지만 나는 그 일을 내가 선택했고, 내가 생전 처음 어떤 선택을 행사했다는데 기쁨마저 느꼈다. (p.59-60)




둘째 남편은 그녀 스스로 택한 남편이었다. 지방대학 강사였고 지방 신문에 칼럼을 쓰는 사람이었는데 그 글들이 참 좋았던 거다. 돈이나 명예나 하는 것에 매달리는 사람이 아닌 터라 반했던 것. 그래서 그와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곧 내가 속았다는 걸 알아야 했다. 그는 겁쟁이이고 비겁하고 거짓말쟁이였다. 순 엉터리였다. 그의 본심은 돈과 명예에 기갈이 들려 있었고 T 시와 T대학 강사 자리를 지긋지긋해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이런 곳에서 썩긴 너무 아까운 존재라고 억울해했고, 서울의 일류 대학에서 자기의 명성을 흠모하고 모시러 오지 않는 것에 앙심을 품기도 했다. 그의 명성에 대한 자신이란 것이 또 사람을 웃겼다. 자기의 전공 공부에는 게으르고 자신도 없는 주제에 잡문 나부랭이나 써가지고 지방 신문을 통해 매명賣名을 부지런히 해쌓는 것으로 그런 엉뚱한 자만을 갖는 것이었다. 더욱 웃기는 것은 그는 그의 글을 통해 결코 도시 돈 명예에 대한 그의 절실한 연정을 눈곱만큼도 내비치는 일이 없이 늘 신랄한 매도를 일삼는다는 거였다. 도저히 구제할 수 없이 비비 꼬인 남자였다. (p.61-62)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어떤 남잔지 알겠는 건 왜때문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특히나 글쓰는 남자를 싫어라 하는 이유인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박완서님 만세입니다.


자, 그러면 세번째 남편은 어떤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세번째 남편은 돈에 환장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남자였고, 여자는 위선적인 것보다 그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징그러..징그러운 것이다. 징그러...




"거 참 잘됐구려. 오래간만에 나가 바람 좀 쐬고 와요. 사람은 그저 사람을 많이 알아놔야 되는 거야. 다 써먹을 데가 있다구. 있구말구. 줄이나 빽이 별건가. 그렇구 그런 거지. 당신 동창 중에라도 재벌이나 고관 사모님 없으란 법 없잖아. 하다못해 세리稅吏 마누라라도 있어봐. 그게 어디게."

공현히 흥분해서 눈을 번쩍이고 삿대질까지 했다. 그러곤 엄숙하게 덧붙였다.

"어떡허든 우리도 한밑천 잡아 한번 잘살아봅시다."

나는 울컥 징그러운 생각이 났다. 그러곤 아아, 아아,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내가 남편을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건 아주 나쁜 징조였다. 더 나쁜 것은 숨가쁘게 아아,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거였다. 첫 남편과 헤어질 때고 그랬었고, 두번째 남편과 헤어질 때도 그랬었다. 남들이 알기로는, 내가 첫 남편과 헤어진 것은 애를 못 낳아서 쫓겨난 것으로, 두번째 남편과 헤어진 것은 그까짓 일부종사 못한 팔자 두 번 고치나 세 번 고치나지 하는 팔자 사나운 헌 계집이면 으레 그렇게 하는 빤한 소행쯤으로 되어 있을 터였다. 내가 겪은 아아 징그럽다는 아무도 모른다. (p.48)



아아, 그러나 제가 알겠습니다, 그 징그러움. 아마 다른 많은 여자들도 그 징그러움을 알 것 같습니다, 박완서 님이여..



이 세번째 남편은 참... 꼴보기 싫은데(다른 남편들처럼) 조금 더 옮겨보겠다.




그의 눈은 의욕 과잉으로 핏발이 서 있었고, 몸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마디로 눈부셨다. 그는 나도 자기의 손발처럼 덩달아 바쁠 것을 강요했다. 그러나 나는 그게 잘 되지를 않았다. 나는 그의 분망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아홉시에 중요한 용건으로 만날 사람이 있으니 서둘러야겠다고 시계를 골백번도 더 보면서도, 별로 급한 것 같지도 않은 전화를 몇 통화씩 거는가 하면, 통화중인 곳에는 욕지거리를 해가면서도 끈질기게 돌리다가 아홉시를 삼십 분도 못 남겨놓고서야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를 질러대면서 옷을 주워입고, 내가 골라주는 넥타이를 마땅찮아하고, 다시 고른 것도 또 신통찮아하고, 거듭거듭 그 짓을 하면서 그는 교묘하게 자기가 이렇게 늦고 만 것이 마치 내 탓인 것처럼 뒤집어씌웠다. 그리고 겨우 고른다는 게 내가 처음 골랐던 것을 다시 고른 것도 모르고 만족해하다가, 다시 시계를 보고는 불난 집을 뛰쳐나가듯 곤두박질을 치면서 뛰어나갔다간 오 분도 안 돼서 숨이 턱에 닿아서 되돌아와서 중요한 서류를 잊고 나갔다고 찾아내라고 고함을 쳐댔다. 그럴 때 만약 내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보관했던 서류를 단박에 첫째 서랍에서 꺼내주면 도리어 남편은 나를 핀잔주려 들었다. 답답하다느니 안차고 다라지다느니 하면서. 그런 핀잔을 듣지 않으려면 나도 덩달아 "어머머, 큰일났네. 이 일을 어쩌누. 글쎄 그 서류를 어디 뒀드라. 에구구 …… 내 정신이야"하며 하던 일을 내던지고 뱅뱅 맴을 돌며, 발을 구르며 이 서랍 저 서랍 날쌔게 빼보고, 말을 안 듣는 서랍을 냅다 빼동댕이치며, 콩 볶듯이 날뛴 끝에 서류를 찾아내야만 했다. (p.45-4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서류를 어디 뒀드라. 에구구 …… 내 정신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소설이 쓰여진 게 1974년이다. 남편이 아니라면 경제적 능력을 갖추기가 힘들었을 것. 소설 속 여자는 행복해지고 싶고, 돈을 부족함없이 쓰고 싶어서 다시 결혼을 선택해 여기까지 온거다. 그러나 지금 남편도 너무 징그럽다. 그래서 거울을 보지만, 이제 다시 결혼하기엔 너무 늙어버렸다고 여자는 생각한다.

물론 이 소설은 이렇게 남편 얘기만 하다가 끝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어떻게 이 내용이 이렇게 진행되어 이렇게 끝나지, 하게 되는데, 박완서가 그려내는 남편들의 모습이 전혀 낯선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 재미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은 바로 전에 실린 단편속 주인공과 달리 나이들어서까지 혼자 사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그녀에게 그게 가능했던 것은 그녀가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 그러나 전문의가 아니라서 동네 어디쯤 자리를 잡고 주로 소파수술과 성병치료를 하는 산부인과를 개업했다. 이 소설은 1980년의 소설이고, 주인공 역시 강간을 당해 낙태한 경험을 갖고 있는 걸로 되어 있다. 그것이 그녀로 하여금 산부인과 의사가 되어 소파수술을 하게한 것. 한 자리에서 30년간 산부인과 의사로 일해오고 있지만, 그녀가 출산된 아이를 받은 건 처음 딱 한 번 뿐이고 지금까지 계속 소파수술과 성병치료만 해왔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에 치를 떨고 억울해 하면서 세상에 대해 보복하고 싶어한다. 친절하거나 다정한 것과 거리가 먼 성격의 여자인데, 그녀 스스로 그것을 잘 알고 있고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안달까. 이제 병원 폐업을 앞두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아이를 한 번 받아볼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러나 여전히, 소파 수술과 성병을 치료하기 위한 여성과 포주들만 방문한다.

그리고 태반을 먹기 위한 동네 여자들과.




그런 여자들을 구경하노라면 진찰대에 치부를 얼굴처럼 쳐드는 자세로 누워 있을 때하곤 또 다르게 여자의 추악함이 그 극한까지 다다른 것을 보는 것 같은 잔혹한 쾌감을 느끼곤 했다. 그러니까 여자들에게 남의 미숙한 태반을 먹이고, 그 비릿한 입으로 음담을 지껄이게 하는 것도 내 나름의 여자들에 대한 박해의 한 방법이었다. 증오로써 할 수 있는 일 중 박해처럼 자연스러운 일도 없다. 이렇게 끊임없이 나는 내가 여자이기에 받은 치가 떨리는 박해의 기억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남에게 분배함으로써 나만의 억울함을 덜어보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결코 덜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남을 비참하고 추악하게 만들어놓고 비교해도 역시 내가 더 비참하고 추악했다. (p.143)




나는 자신에 대한 어떤 의구심에 사로잡혔다. 왜 나는 내가 이렇게 이해할 수 없어지나? 자기로부터 가까운 사람일수록 이해할 수 없는 거동이나 기색을 보일 때 기분이 더 나빠진다. 하물며 자기 자신에 있어서랴. 하긴 그 우스꽝스러운 날림 결혼식 구경을 하면서 느닷없이 살아 있는 완전한 아기를 받아보고 싶단 생각을 품기 시작하고부터 나는 나로부터 떨어져나가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될 수 있는 대로 따지지 말고 내버려두자고 벼른다.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분리되는 수은처럼 자신이 산산조각날 것 같아 나는 두렵다. (p.140-141)




이 책에 실린 열편의 단편중 나는 아직 네 편의 단편밖에 읽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이 너무 인상적이다. 뒤에 실린 이야기들은 또 어떤 이야기들일까.

아직 내가 읽지 않은 박완서의 작품이 많다는 게 너무 좋다. 제대로된 한국어로 쓰여진 짜릿한 맛을 느낄 생각을 하니 너무 좋은 거다.




지난 설연휴에 친구와 만나 닭도가니탕을 먹으러 갔었다. 삶아진 닭과 죽이 함께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데, 그릇 가득 녹두가 담겨있었다. 노란빛이라고 하기에도 적절하지 않고 연둣빛도 아닌, 그 색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녹두를 모르는 사람에게 녹두를 설명하자면 노란 것보다는 빛이 바랬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흐린 노랑? 그러나 녹두를 아는 사람에게는 녹두색, 이라고 하면 금세 떠올릴 수 있을테다.

내가 한국어로 쓰여진 소설을 좋아하는 데는 바로 그 이유가 있다. 녹두색이라고 설명할 수 있고, 그걸 알아들을 수 있는 바로 그 지점.





대기실과 상담실을 겸해서 넓고 쾌적하게 꾸며진 방의 남으로 난 창가에 아직도 우단의자는 놓여 있다. 그 의자는 허구한 날, 내 눈에 거슬렸던 것처럼 오늘도 눈에 거슬린다. 손으로 우단천을 결과 반대방향으로 쓸면 다 바랜 잿빛 속에서 밝은 녹두색이 살아난다. 그 녹두색은 삼십 년 전의 쑥색의 잔재다. 그 의자는 쑥색이었을 적에도 녹두색이었을 적에도 잿빛이 된 후에도 나의 병원과는 안 어울렸다. (p.138)



위의 문장을 읽는데 너무 좋은 거다. 쑥색이라니, 녹두색이라니. 그리고 잿빛. 역시 한국어로 쓰여진 소설을 읽을 때 가장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문장이 다 쑥쑥 들어와. 눈앞에 선명히 그려진다. 정말이지, 아 이맛이야~ 이러면서 읽을 수 있다니까?


좋다. 좋아.



아 할일이 많은데, 그래서 어제도 요가하면서 내내 '내일 뭣도 해야 하고 이것도 해야하고' 하면서 일 생각했는데, 왜 회사 나오니까 책에 대한 얘기만 하고 있는가. 어쨌든 책에 대한 얘기를 이렇게 하였으니, 이제 페이퍼쓰기를 마치면 점심식사에 대한 생각을 하는 걸로 하겠다. 뭐먹나..








창녀의 사타구니와 정숙한 여자의 그것과를 감히 비교하는 것은 정숙한 여자에겐 모독이 되겠지만 나는 다만 외관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상식적으론 창녀의 것은 더럽고 정숙한 여자의 것은 깨끗한 걸로 돼 있지만 육안을 통한 관찰에 의하면 그와 정반대다. 어떤 창녀의 그곳은 거의 백치의 얼굴처럼 청결하다. 그러나 자기의 그곳이 가장 정숙하다고 믿는 여자일수록 그곳의 불결에 파렴치하다. 그것은 마치 뉘 집에서나 응접실이 가장 깨끗한 것과 같은 이치이리라. -<그 가을의 사흘 동안>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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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2-0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박완서 작가님 소설책을 일곱 권이나 모아놓고 한 권도 안 봤네요. 스스로도 깜짝 놀람ㅎㅎㅎ. 다락방님 페이퍼 읽으니 읽고 싶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0-02-05 08:41   좋아요 1 | URL
우와 대박. 일곱 권이나 모아놓으셨다뇨!! 이제 읽는 일만 남았네요.
저도 사놓고 안읽은 책이 너무나 많지만, 나중에 읽을 책 많아지니 좋다..라는 긍정적 마인드를 자꾸 끼워넣으며 살고 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님은 아무때고 내킬 때 읽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ㅎㅎ

slobe00 2020-02-04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완서님은 드물게도 남편과 제가 공통적으로 애정하는 작가님이셔요^^
저도 역시나 번역서 비중이 높다보니 외국어 좀 잘했음 하는 마음도 불쑥불쑥~

다락방 2020-02-05 08:41   좋아요 0 | URL
저도 번역서를 많이 읽고 그래서 원서로 읽고 싶은 욕심에 방통대 영어영문학과에 편입했다가..한학기 다니고 자퇴했지요. 공부는 내 길이 아닌것임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0-02-04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박완서 작가님 글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다락방 2020-02-05 08:42   좋아요 1 | URL
쟝쟝님도 읽어봐요!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 많죠!!
 
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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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을 들면 있었던 사실을 없는 것으로 만들게 되고 심한 것을 그렇게까지 심한 건 아닌 것으로 만들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가해자의 편을 들까. 왜 가해자의 말을 피해자의 말보다 더 신뢰할까. 그건 아마도 가해자의 말을 신뢰하는 편이 방관자의 마음이 더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이 책에서 배움에서 오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런 걸 느끼기도 했고.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던 타라 웨스트오버가 대학에 가서 처음으로 역사라는 것과 대면하고 빨려들어가 공부하는 것이라든가, 페미니즘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접목시키는 순간들은, 내가 바랐던 바로 그 이야기였다. 공부하면서 예전의 나와 달라지는 바로 그 지점들. 



타라 웨스트오버는 모르몬교의 절실한 신자인 부모님 덕에 학교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면서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폐철처리장에서 일을 하면서 학대당하고 위험에 노출된다. 게다가 그녀의 오빠중 한 명은 자라는 내내, 그녀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어마어마한 폭력을 휘두른다. 아버지가 가르쳐준 세계는 그녀에게 전부였으므로 세상에 나온 그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우적댄다. 대학을 다니면서 자신이 그간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다른 환경에 놓였는지 인지하게 되고 모든 학문들로부터 자신의 삶을 돌이켜 자신이 당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자신이 처한 상황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걸 알게되는 것은 그녀에게 결코 기분 좋은 일도 아니었고 또 힘든 과정이었다. 그녀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자꾸만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그리고 자기에게 폭력을 휘두른 오빠가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어김없이 큰 실망만 안고 돌아와야 하고. 그녀는 아주 오래, 자신이 모든 걸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여전히 가족들을 사랑했고 또 가족들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자신이 당했던 학대와 폭력을 인지할 수 있었던 것, 그랬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은 배움 덕이라고 타라 웨스트오버는 말하고 있다. 그 결론은 충분히 묵직했지만, 그러나 나는 이 책에서 내가 기대한 배움의 짜릿함 보다는 폭력의 거대함에 무력해졌다. 그녀가 홀로 자신이 집이라 불렀던 곳으로 돌아가는 걸 볼 때마다 너무 힘들었고, 대체 왜 돌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어릴 때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도 못했고 예방 접종도 받아본 적 없지만 어쨌든 그녀는 하버드와 케임브리지를 거쳐 박사학위를 받아냈다. 그러나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결코 오빠의 사과를 받지 못했고, 그 때의 기억은 그녀에게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녀의 일기장 속에도. 배움으로 인해 그녀는 예전에 보았던 세상과는 아주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되었지만, 그러나 나는 무력함을 느낀다. 폭력의 힘이 너무 세서. 폭력의 힘이 너무 강해서. 그것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서 너무나 무력하고 기운 빠진다. 



폭력이 존재하면 그 폭력의 기억은 피해자에게 내내 따라다닌다. 피해자는 그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자 그 기억을 조작해보고 미화해본다. 어쩌면 자신이 잘못한걸지도 모르겠다고, 어쩌면 그들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자신의 탓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어지고 자기 자신과 타인을 믿는 것도 어려워지는데, 이 모든 것들을 거쳐나가는 그 오랜 시간동안 가해자는 이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질 않는다. 



물론 타라 웨스트오버가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 더 나쁜 환경속에서 더 나쁜 일들에 맞닥뜨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그 과거의 폭력을 고발할 수 있었던 것은 배움의 덕이다. 배웠기 때문에 그녀는 이만큼 올 수 있었다. 그것은 다행한 일이고. 그렇지만 독자인 나도 책장을 덮고나서도 그 폭력에 대해서 잊을 수가 없는데 그녀가 다른 사람앞에서 느꼈던 그 수치심과 고통, 살면서 겪었던 외로움과 고독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괴롭다. 폭력 그 따위 것,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괴롭다. 폭력의 기억이 나를 후려치지 않게 해야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괴롭다.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고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았던 학대에 대해 알고 읽었지만 폭력 또한 그녀를 내리치고 있을지 몰라서 괴로웠다. 이런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그리고 여자들이 여전히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 때문에 괴롭다. 배움의 발견보다 폭력의 기억이 더 크게 다가와서 이 책을 읽는 것이 괴로웠고 책장을 덮은 지금도 괴롭다. 




산파 일은 엄마를 변화시켰다. 엄마는 일곱 자녀를 가진 성인 여성 이었지만, 이전에는 한 번도 다른 사람의 의심이나 도전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책임자 역할을 수행한 적이 없었다. 가끔 분만을 한 후 며칠동안 엄마한테서 주디한테서 느꼈던 무거운 존재감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머리를 고집스럽게 돌린다든지, 도도하게 눈썹을 추겨세운다든지 할 때 말이다. 엄마는 화장하는 일을 그만뒀고, 화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는 일도 그만했다. - P41

나는 그날 제닛이 입은 남색 블라우스를 머리에 떠올렸다. 블라우스의 목선은 쇄골에서 2센티미터밖에 내려오지 않았지만, 헐렁했기 때문에 몸을 수그렸으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자 나는 초조해졌다. 블라우스가 더 딱 맞았으면 몸을 수그려도 속이 덜 보였겠지만, 딲 맞는 옷 자체가 덜 점잖아 보였을 것 아닌가. 의로운 여성은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여자들이나 하는짓이다.
내가 어느 정도 몸에 맞는 옷이 적당히 맞는 것일까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아버지가 말했다. "제닛은 내가 볼 때까지 기다려서 그 성가집을 주우려고 몸을 구부렸어. 내가 보길 원했던 거야." 엄마는 못마땅하다는 듯 <쯧>하고 한 번 혀를 찬 다음 감자를 네 조각으로 잘랐다.
- P185

아버지의 말은 그전에 수백 번 들었던 비슷한 내용의 설교와는 다른 형태로 내 뇌리에 박혔다. 그 후 몇 년동안 나는 무척 자주 그 말들을 머리에 떠올렸고, 그 의미를 곱씹을수록 내가 잘못된 부류의 여자로 변화해 가는 게 아닐까 걱정이 커졌다. 어떨 때는 <그들처럼>걷거나, 몸을 숙이거나, 쭈그리고 앉지 않는 데 너무 신경을 쓰다가 거의 방도 못 지나갈 지경이 됐다. 그러나 아무도 얌전하게 몸을 숙이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몸을 숙이는 방법이 잘못된 방법일 거라고 짐작했다. - P185

내 몸을 마비시킨 것은 두려움뿐 아니라 연민이기도 했다. 그 숙난 나는 오빠를 증오하고 있었고, 오빠 얼굴에 대고 오빠가 증오스럽다고 외치고 싶었다. 내 말과 자기혐오의 무게에 눌려 구겨지고 부서져 버릴 오빠의 모습을 상상했다. 당시에도 나는 진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내가 오빠를 아무리 증오해도 오빠 자신이 스스로에게 느끼는 혐오감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진실 말이다. - P197

오빠는 나를 모욕하고, 과거로 시간을 돌이켜서 과거의 내 이미지로 나를 가두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 단어는 내 주제를 깨닫게 하기는커녕, 나를 먼 곳으로 도망가게 만들었다. <야, 깜뚱이, 기중기 팔 좀 올려> 혹은 <수평자 좀 가져와, 깜둥아>할 때마다 나는 대학의 대강당으로, 인간의 역사가 내 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그 속에서 내 자리는 어디일까 생각했던 시간으로 돌아갔다. 에멧 틸, 로자 파크스,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이야기는 숀이 <깜둥아, 다음 줄로 옮겨>하고 소리칠 때마다 내 마음 속에 떠올랐다. 그해 여름 숀 오빠가 용접으로 고정시킨 모든 도리들보 위에는 그들의 얼굴이 겹쳐서 떠올랐다. 그 일이 끝날 무렵에야 나는 처음부터 불 보듯 바로 알아차렸어야 할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평등을 향한 대장정에는 누군가 반대했을 거라는 사실 말이다.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누군가의 손에서 자유를 쟁취해야만 했던 것이다. - P286

내 계좌에는 1천 달러가 들어 있었다. 입에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생각하기에도 이상했다. 1천 달러. 여윳돈. 내가 즉시 필요하지 않은 돈. 그 사실에 적응하는 데 몇 주가 걸렸다. 내가 즉시 필요하지 않은 돈. 그 사실에 적응하는 데 몇 주가 걸렸다. 그러나 적응을 하고 나니 돈이 갖는 엄청나게 강력한 장점을 경험하게 됐다. 바로 돈 말고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교수들이 갑자기,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학비 보조금을 받기 전까지는 마치 흐릿한 렌즈를 통해 그들을 본 느낌이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 꼭 필요한 것 이외의 참고 서적도 읽기 시작했다. - P327

나는 역사 기록학에 관한 이야기를 우물쭈물 꺼냈다. 역사 자체가 아니라 역사학자들에 대한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이런 관심은 홀로코스트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에 대해 배우면서 내게 근거나 기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고 절감했던 경험에서 나온 것 같다. 누군가가 과거에 대해 아는 바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로부터 제한받게 될 거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바로잡히는 일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 잘못 알고 있던 규모가 너무도 커서 그것을 바로잡으면 세상 전체가 변할 정도 였다. 이제 역사를 이해하는 길로 통하는 문을 지키는 위대한 문지기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무지와 편견을 해결했는지를 알아야만 했다. - P373

그날 밤 나는 그 소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떠난 것이다. 그 소녀는 거울 속에 머물렀다. 그 이후애 내가 내린 결정들은 그 소녀는 내리지 않을 결정들이었다. 그것들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 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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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02-02 2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던 어떤 무협소설 중에, 어릴적부터 엄마에게 학대받고 자란 멍청한 아이가 기연을 만나서 천하제일의 무공을 얻고 무림을 종횡무진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 작품은 만화로도 나왔는데요, 원작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만화에서는 결말부분만 살짝 바꿔서 굉장한 충격을 줬어요.

그러니까, 그 아이가 이제 천하제일의 고수가 되어서 당당하게 엄마를 찾아간 거에요. 엄마 나 좀 보라고, 근데 미친 엄마가 어린 시절에 학대했던 것처럼 채찍을 들고 주인공을 때리기 시작하니까, 주인공은 별안간 어릴적 트라우마에 사로잡혀서 아이때처럼 잘못했다고 빌고 빌면서, 그 천하제일의 무술을 하나도 발휘해보지 못하고 그대로 엉엉 울면서 계속 맞고 바닥을 뒹굴어요. 맞아서 죽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주인공을 기다리던 정혼녀가 그후 오랜 세월 계속 그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걸로 봐서 주인공은 아마 엄마한테 맞아 죽었나보더라구요.

그 만화는 진짜 충격이었어요. 잊히지가 않네요. 천하제일의 무술도 무용지물로 만드는 어떤 폭력의 경험.....

캐모마일 2020-02-03 00:29   좋아요 0 | URL
혹시 고 김용 작가님의 협객행 아니었을까요. 아마 엄마가 개잡종이라면서 학대를 했던 거 같네요.

다락방 2020-02-03 08:01   좋아요 0 | URL
아이고 세상에.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까.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폭력의 경험은 그것을 경험이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강하게 남는 것 같아요. 그것을 경험이라 말해도 되는걸까 싶을만큼요. 경험이란 단어를 거기에 써도 되는걸까.

[배움의 발견]에서 타라 웨스트오버는 집에 가면 그 무서운 오빠가 있는데도 자꾸 집에 가요. 그럴 때마다 미치겠더라고요.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또 잘못된 걸 바로 잡고 싶고..그 모든 마음이 뭔지 알겠으면서도 계속 집에 가고 그리고 또 폭력에 노출되고, 아무도 타라의 폭력피해를 인정해주지 않고 오히려 타라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타라는 나중에 공황발작을 일으키고 공부도 손에서 놓게 되는데, 지금은 이렇게 책을 써서 어느정도 밖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 일이 없던 것처럼 살 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걸 읽고 있는게 너무 고통이었어요.

어떡해야 어릴 적에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우리가 구해낼 수 있을까요? 어떻게 거기에서 보호할 수 잇을까요? 너무 무력합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0-02-03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꾸 가정으로 돌아가는, 돌아가려는 타라의 모습이 제일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것만이 그녀가 아는 익숙하고도 유일한 세상이니까요.
어쩌면 가족이, 가정이 가장 질긴 악연이 될 수도 있다는 걸 확인하는 건, 슬픈 일이죠.
괴로웠다는 다락방님 감상에 동감합니다. 저도 그랬어요 ㅠㅠ

다락방 2020-02-03 08:02   좋아요 0 | URL
저는 으앗, 역시 공부 좋아 공부 짜릿해!! 이걸 느끼고 싶어서 이 책을 읽은건데, 읽다보니 그 느낌 보다는 답답하고 두렵고 안타깝고 괴로운 마음이 몇 배 더 컸어요. 다 읽고나서도 그랬어요. 너무 괴로웠어요, 단발머리님 ㅠㅠ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2월 도서는 '낸시 폴브레'의 《보이지 않는 가슴》입니다. 자, 부지런히 함께 갑시다.

2월 짧아요!!



**1월도서 완독하고 글도 써주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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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1-3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월 하루 남았어요! (5장 낑낑... 담달에 일찍 시작해야지 결심) 참 2월 윤달이네요?! 29일까지 있어요! ^^

다락방 2020-01-31 11:11   좋아요 0 | URL
네, 1월 아직 다 안갔고 또 넘겨서 읽으셔도 됩니다. ㅎㅎ
2월 도서는 1월 도서보다 좀 쉽지 않을까, 라고 아직 읽기도 전에 생각해봅니다만, 읽어봐야 알 수 있겠지요.
힘내세요, 유부만두님. 뽜샤!

수이 2020-01-31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내일부터 바지런히 읽어보려고 해요 다락방님! 1월 도서 넘 어려웠는데 다시 꼭 읽어보고싶어요.

다락방 2020-01-31 11:11   좋아요 0 | URL
1월 도서 저도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도 3,4장은 아주 씐나게 읽었어요. 후훗.
2월 도서는 덜어렵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자, 힘내서 2월도 같이 읽읍시다!

단발머리 2020-01-3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 읽기 준비하고 있어요. 먼저 읽으신 분이 어렵다, 안 어렵다 알려주심 어때요? ㅎㅎ
전 1월책 일찍 시작했다가 완전 좌절.... 나만 어려운 거야 ㅠㅠ 이랬거든요.

비연 2020-02-01 12:41   좋아요 0 | URL
전 1월 책 이제 거의 막바지.. 2월 첫 주말은 1월 책에 쏟고 (흑흑) 담주부터 2월책 미리 시작...
좀 기다렸다 읽을까? 라는 마음도 생기네요 ㅎㅎㅎㅎ 누가 알려주면 각오라도 ~

다락방 2020-02-02 15:18   좋아요 0 | URL
2월이 29일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중순 지나서 시작해야지 했다가 그보다는 좀 빨리 시작해야겟다 싶고요. 누가 먼저 시작하려나요. 겟타님이 하실까... 비연님이실까... ㅋㅋㅋㅋㅋ 아마도 위에 수연님 댓글 보면 수연님이 가장 먼저 시작하실지도 모르겠어요. 후훗.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