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코요테 떼를 만났고 무서웠다. 이 자리를 어떻게 피하나 고심하다가 꿈에서 깼고 어휴 무서워... 했다. 그 시간이 자정쯤 되었더랬다. 다시 바로 자려고 시도했지만 한동안 무서운 마음이 너무 커서, 아 이 무서움을 가라앉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두려워하다가 한참 후에 다시 잠이 들었다.


코요테 무리가 뜬금없이 꿈에 나온 건 내가 읽은 이 책 때문이었다. '딘 쿤츠'의 《사일런트 코너》.
















이 책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제인은, 전혀 그럴 리 없는데 남편인 닉의 자살을 맞닥뜨리고 급작스레 자살자가 늘어난 것에 의문을 갖고 수사하기 시작한다. 전혀 그 사람 답지 않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다른 사람들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점점 더 여기에는 어떤 음모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결국 그녀는 누군가가 그들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주사해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계적인 부자이자 천재적인 과학자가 사람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것. 세상을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움직일 것 같은 사람을 미리부터 없애고자 하는 거다. 그렇게 그는 자기가 바라보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지 않는 사람에게 자살을, 자기의 뜻을 이루기 위해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복종을 프로그래밍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여자다. 그는 아주 아름다운 여자들 몇도 프로그래밍해 가둬둔다. 그곳에서 그녀들은 텅 빈 눈으로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고객인 남자들이 원하는 대로의 성행위와 즐거움을 주고자 한다. 코요테 역시 이 천재 과학자가 프로그래밍했다. 자신의 드넓은 자연 속의 집을 지키는 데 사용하는 것.




'딘 쿤츠'의 《어둠의 눈》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더 읽어보고자 두 권쯤 더 사놨는데, 이 《사일런트 코너》를 읽고 나니 더이상 딘 쿤츠를 애써 읽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의 눈에서도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그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 여자에게 능력을 부여하고 또 사건을 해결하는 중심을 맡긴다. 여자에게 '호의적인' 시선을 가진 작가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여자들이 어느 지점에서 무얼 느끼는지도 최대한 성의껏 그리려고 했다. 그렇다한들 그는 본인이 남자임을 어쩔 수 없이 드러내고 만다. 전직 FBI 요원인 제인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만나는 모든 남자들이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는 거다. 진짜 어처구니 없어서. 예쁜게 죄는 아니지만 예쁜 여자 포기 못하는 이 남자다움 어쩔거야... 하아- 게다가 그녀를 도와주는 남자는 군인인데 군인으로서 얼마나 충실하고 의리 있는지, 이미 제대한지 오래인데도 그 군인을 돕고자 다른 전직 군인들이 힘을 써준다. 군인에 대한 판타지 역시 대단하다. 이 책은 그러니까 졸라 예뻐서 모든 남자들로 하여금 반하게 만드는 미모의 FBI 와 졸라 의리 있는 전직 군인이 힘을 합치는 아름답고 정의로운 이야기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총에 대해서도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도 그리고 몸을 피하고 싸우는 것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아는 제인이지만, 우연히 맞닥뜨리는 남자들은 그의 미모에 반해버려...



세상에는 악한 사람이 있고 선한 사람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악을 그리고 선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 자라면서 그렇게 된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을 놓고 봤을 때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그러나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여기서 나쁜 행동을 한 사람이 저기에서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 수도 있고 여기에서 좋은 행동을 한 사람이 뒤에서 또 치명적인 단점으로 누군가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딘 쿤츠는 나쁜 사람들이 나쁜 행위를 하고자 하는 악을 드러내면서, 그런 악을 막고자 하는,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선한 인물을 대입시킨다. 물론 그 선한 인물은 사람을 죽이면서 갈등을 한다. 이래야 했을까? 이래야 했다.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죽게 하는 일에 있어서 갈등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딘 쿤츠는 좋은 사람을 돕는 좋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지나치게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제인의 시아버지가 제인에게 가진 절대적 신뢰라는 것은, 과연 이렇게까지 누군가 할 수 있을 것인가.. 싶었으니까. 어쩌면 그 절대적인 신뢰가 부러워서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저는 제인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걱정스러워서 왔습니다."

실버먼에게 옆모습을 보이며 마당과 저 너머 들판을 응시하던 앤설이 말했다. "무슨 일을 벌이든, 옳은 일일 거요. 끝장을 보고 말 거고. 어떤 사람인지 알지 않습니까."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 실버먼이 말했다. "아들은 여기 데려다 뒀습니까?"

"아니, 여기 없소. 내 말이 안 믿기겠지만, 사실입니다."

"제인은 아들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그럴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거요."

"아이가 왜 위험에 처해 있을까요? 누구에게서?"

"우리 모두 이 세상에서 위험에 처해 있소, 실버먼 씨. 세상은 대체로 평화로운 곳이 아닙니다."

"제인이 법을 어긴다면 제가 뒤를 봐줄 수 없습니다, 호크 씨."

"그애가 그걸 바라고 있지도 않을 거요."

실버먼은 내용물이 반쯤 남은 병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저는 제인의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그러시겠지. 나야 그런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니."

"그녀에게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 모르면 제가 도울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 그녀가 먼저 연락할 거요." (P.320-321)



한결같이 그 사람이 그랬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거다, 필요하다면 그 애가 필요한 일을 할 거다, 그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옳은 일일거다, 라고 절대적 신뢰를 보일 수 있다는 건 판타지가 아닌가. 아니, 누구나 살면서 인생에 단 한명쯤은 그렇게 나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이는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절대적 신뢰를 받을만한 사람인가? 나는 언제나 털면 털릴 게 많은 사람이라서 정치를 할 수 없다고 말해오곤 했는데, 내 과거를 알면서도 나를 계속 좋아할 순 없을거라고 말해오곤 했는데, 그런데 누군가 만약 나를 저렇게 절대적으로 신뢰한다면, 나는 그 신뢰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나는 내가 욕하던 행동을 내 스스로 한 적도 있는걸. 나 무단횡단 해서 딱지도 뗐던 사람이야. 내가 하는 일이 항상 옳은 일이라고 어떻게 신뢰할 수 있어. 나도 나를 신뢰 못하는데. 나 더한 짓도 많이 했어. 만약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나를 칭하며 '다락방이 하는 짓이라면 그럴만한 짓일거야', '다락방은 항상 옳은 일만 하지', '다락방이 필요하다면 그건 필요한 일일거야' 라고 한다면, 아아, 그 절대적 신뢰가 고맙기 보다는 너무 양심에 찔려가지고 ㅠㅠ 반사해야 할 것 같아. 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아니에요. ㅠㅠ 저 불법도 저질렀고 ㅠㅠ 도덕적으로도 올바르지 못한 짓도 저질렀고요 ㅠㅠㅠ 그리고 또 앞으로도 사적인 이익에 더 눈이 멀어 어떤 짓을 저지를지 저도 제 자신을 몰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결같이 꼿꼿하고 싶지만 그러나 한결같이 꼿꼿할 수 있을까. 아니야, 그럴 수 없어. 물론 나는 심하게 의리가 있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럴 때는 좀 맹꽁이 같은 면이 있긴 하지만, 그러나 그렇지 않은 많은 면을 가지고 있다고! ㅠㅠ




넌 너무 이상적이야 니 눈빛만 보고 네게 먼저 말 걸어줄 그런 여자는 없어 나도 마찬가지야 이렇게....





그리고 자존심..자존심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위에서 이미 말했다시피, 천재적인 과학자는 다른 인간에게 약물을 주입해 그 사람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코요테도 통제한다. 코요테의 본능과 의지는 아무 상관없이 자신이 코요테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통제해서 성적으로 순응하게 만들고, 인간을 통제해서 자기에게 복종하게 만든다. 이거, 너무 자존심 상하지 않냐. 그게.. 정말 좋으냐? 나는 이거 진짜 자존심도 없는 새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싫다는 사람에게 폭력을 써서 내 옆에 있게한 거랑 그게 뭐가 달라. 싫다는 사람에게 폭력을 써서 노예로 부려먹는거랑 뭐가 달라. 주먹 대신 약을 썼다는 것 말고는 똑같은 거잖아. 내 옆에 있겠다는 것, 나를 사랑하겠다는 것, 내 말을 잘 듣겠다는 것, 나를 지켜주겠다는 것..그게 뭐가 됐든 그것이 순순히 본인의 뜻이 아닌, 자신이 죽을까봐 무서워사 하는 행위라면, 자신이 괴롭힘을 당할까봐 겁먹어서 하는 거라면, 그런 복종과 사랑을 가장한 행동들 앞에.. 행복하냐? 나는 그 자존심 없음이 너무 불쌍하다. 천재적인 과학자면 뭐해, 그래봤자 약으로 사람이든 동물이든 통제하려고 하는데..그게 뭐야 너무 쪽팔리지 않아? 무릇 사람이란 자기 자신에게 쪽팔리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여... 휘성이 그러잖아. 그 사람 사랑하면서 내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그게 뭐냐.. 쪽팔리지 않냐. 그러면 행복하냐. 그 사람의 마음과 정신은 다른데 가있는데 억지로 내 옆에 붙들어 두는거, 그게 진짜 좋냐? 그 사람의 뇌를, 눈빛을, 생각을 텅 비게 만들어서 말 듣게 하는 거, 그게 좋아? 진짜 자존심도 자존감도 좆도 없는 새끼... 너무 시르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꿈속에서 코요테를 만났고 넘나 무서웠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어휴.. 코요테 무서워요 ㅠㅠ





빨리 점심시간 됐으면 좋겠다.



바로 여기에 오버턴 같은 남자의 문제가 있다. 제인은 생각했다. 그는 부로 인해 타락한 게 아니었다. 자신의 부를 이용해서 하겠다고 선택한 일로 인해 타락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보통 인간의 경험에서 단절시켰고, 이어 자신을 대중보다 우월한 존재로 격상시켜 윤리는 물론이고 전통의 속박을 거부했다. 심지어 양심까지 미신 같은 정신의 무가치한 인공물로 치부해서 폐기하는 행위를 정당화해버렸다. 자신을 인간 공동체의 악성 종양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 P255

살아 있을 때 이 금발 여자는 루링처럼 아름다웠고, 완벽한 얼굴, 에로스가 조각한 것 같은 몸매를 자랑했으리라. 외모에 관한 한 루링과 마찬가지로, 제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미모였다.
제인은 생각했다. 이건 내가 될 수도 있었다. 이건 나다. 이런 권력을 지닌 자들을 이길 방법이란 없으니. 이건 내일의, 다음 주의, 한 달 후의 나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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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8-1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었는데... 딘 쿤츠는 여기까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나쁘지 않으나 또 아주 좋지도 않아서 좀 쉬고 싶다는 생각. 근데 미국 사람들은 딘 쿤츠를 많이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 책보다 리뷰가 좋아서 한마디 남긴^^

다락방 2020-08-19 13: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비연님. 나쁘지 않은데 딱히 좋은건 아니에요. 이 책 읽으면서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미있는 상업영화 나올것 같아요. 뭐랄까, 두루두루 다 좋아할 것 같은 책이긴 한데 저는 그만 읽어도 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8-1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이 코요테는 그 코요테 아니 잖아요 ㅋㅋㅋㅋ 반칙이야.

다락방 2020-08-19 13:41   좋아요 0 | URL
이 코요테에 저 코요테를 끌고온 다락방은 정말이지 귀엽고 깜찍하지 않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0-08-19 14:06   좋아요 0 | URL
오늘 혹시 참치전 상했었어요? 후다닥=3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8-19 14:08   좋아요 0 | URL
아뇨? 너무나 맛있게 잘 먹었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토록 멋진 곤충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 니나 마리 앤더슨 그림, 조은영 옮김, 최재천 감수 / 단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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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어릴 적에 [파브르 곤충기]를 읽었었다. 꼬맹이어서 내가 읽었었단 사실만 기억날 뿐 그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 나처럼 곤충에 대해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은 이 책을 보는게 좋을 것이다. 친절하고 다정한 설명과 그림은 내가 곤충에 대해 알지 못했던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준다. 학창시절 곤충은 머리,가슴,배로 나뉘고 다리가 여섯개라는 걸 배워 알고 있었지만, 거미는 곤충이 아닌것을 다리가 8개인 걸로 알 수 있다고 해서 엇, 정말 그렇네! 했다.


<동물의 왕국>이란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조카 생각이 나서 이 책을 부러 구입했다. 나는 곤충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오늘 새벽에도 벌떡 일어나 모기랑 싸웠고 내가 졌다 ㅠㅠ), 조카는 제아빠와 집 앞에 매미 구경하러도 잘가고 어릴 때 걷다가 쪼그리고 앉아 개미도 한참 보았던 터라, 이거 주면 재미있게 보겠구나 싶어 사서 조카에게 주기 위해 구매했는데, 먼저 읽어보길 잘했다. 모르는 거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아. 그렇지만, 어떤 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있더라. 이를테면 진딧물 .. 에 대한 거. 아아, 진딧물 너무 무서워요. 좀비같아....




이거봐.. 암컷이 자신을 복제해 수컷이 없어도 새끼를 낳을 수 있는데 다 자란 진딧물을 낳고..그 새끼 진딧물 뱃속에는 또 새끼 진딧물이... 아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고 있구나. 잘살자... (응?)



내가 곤충에 대해 이 책을 읽기 전보다 좀 더 알게 되었다고 해서 바퀴벌레가 좀 더 좋아지거나 하진 않았다. 다른 곤충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존재를 모르면서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릇된 면이 있지만 안다고 해도 좋아지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지만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곤충을 관찰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봐주고 공존하길 원하는 마음에 이렇게 책을 써주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조금 따뜻하게 느껴진다.



좀 더 많은 곤충을 얘기하는 좀 더 두꺼운 책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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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남자 두 명과 나를 포함한 여자 두명(혹은 세명)과 함께 고깃집에 가 고기를 굽고 술을 마셨다. 함께 있던 남자들은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해서는 한껏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내가 듣기에도 너무 시끄러운데 주변 테이블은 얼마나 더 시끄러울까 신경이 쓰였다. 남자1이 유독 큰 목소리로 떠들때마다 우리 옆 테이블 아저씨들이 쳐다보았고, 나는 죄송합니다, 대신 사과했다. 그리고 남자1에게 좀 조용히좀 하고 술 좀 그만 마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취한 사람에게 내 말이 가 닿겠는가. 그는 여전했고, 나는 이제 그만 마시고 집에 가자고 했다. 그렇게 자리를 파하기 전에 남자들이 화장실 가겠다고 자리를 비웠는데, 고깃집의 사장님이 왜 벌써 가느냐고 물었다. 저희가 너무 시끄러워서요, 했더니 괜찮다고 다른 테이블들 다 이미 갔다는 거다. 아뇨 우리 옆테이블한테 너무 미안해요, 했더니 옆테이블도 자리 정리중이라면서, 디저트를 준비했으니 이거라도 먹고 가라며 새로운 테이블에 디저트를 놓아주시는 거다. 인원 수대로 앞접시에 디저트가 담겨 있었는데, 그 디저트는 치킨과 과일이었다. 음.. 치킨이라니...


화장실에 갔던 남자들이 돌아왔고 나는 그들에게 여기 새로운 테이블로 와서 사장님이 준비해주신 디저트를 먹고 집에 가자 했다. 새로운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은 남자 1은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가 남긴 술, 그거 다 마셔야지!' 하는게 아닌가. 나는 굳이 다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디저트만 먹자고 했더니 부득이 우리 테이블로 가 소주 반병 이상 남은 걸 챙겨와서는 잔에 따르고 마신다. 어휴 꼴보기 싫어.... 잔뜩 취해가지고 또 술 마시는 꼴이라니..저 술 다 마시고 간다하니 나랑 나눠마셔야 빨리 끝나겠다 싶어서 나도 좀 달라 했는데, 아니 글쎄 이놈이 술을 마시다가 "나는 락방이 집에 데려다주고 갈거야!" 하는게 아닌가. 뭐래..잔뜩 취해서 제정신도 아닌 놈이 누굴 데려다준다는 거야. 나는 그에게 "야, 술 그만 마시고 너나 잘챙겨!" 했는데, "너 데려다 줄거야! 여기 올 때부터 생각했어!" 하는 거다. 으윽 말이 안통해. 나는 더이상 대꾸를 안하고 이것만 다 먹은 다음에 어차피 저새끼 취해서 휘청거리니 나 데려다준다고 깝죽대기 전에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깨자마자 생각한 건 '언행불일치' 였다. 언행불일치하는 새끼네...라는 생각.

아니, 나를 데려다주고 싶었으면 술을 그렇게 쳐마시고 취하지를 말아야지, 그렇게 취해서 뭘 데려다주겠다는건지. 아무리 자기의 마음이 나를 데려다주길 원했다고 한들, 몸이 휘청이고 흔들리는데 뭘 어떻게 데려다준다는거야. 게다가 나랑 술마실 정도면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사람인데 술 처음 마셔보는 것도 아니고, 머릿속에 '나는 오늘 저사람을 데려다줄것이다'가 있었으면, 술을 마시면서 좀 절제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은 '나는 널 데려다줄거야' 하면서 술을 먹고픈대로 다 마시면 데려다준다는 생각이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지나. 말과 행동이 너무 달라도 다른게 아닌가 말이다.

행동, 행동이 중요하다 그 말이다. 자신의 생각, 의지, 욕망을 나타내기 위해서라면 말만으로는 안된다. 그건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해. 날 데려다주고 싶은 그의 마음이 설사 진심이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그는 나를 데려다주지 못했다. 남은건 그가 나를 데려다주지 못했다는 사실만이 남아. 거기다 대고 내가 '그의 마음만은 진실했어' 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는 그렇게 술을 마셔서는 안되었다.


그는 진심으로, 한 점의 거짓없이, 나를 집에 데려다주고 싶었을 수 있다. 꿈의 그 단편적 상황만으로 그가 나를 왜 데려다주고싶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나를 데려다주고자 했다면 거기에는 그의 어떤 목표, 의지,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자신의 마음을 보이겠다는 생각.


1. 지난번에 신세진 것도 있으니 집에 데려다주면서 고마움을 표현하자.

2. 늦은 밤길 여자 혼자 가기 무서우니 내가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주자.

3. 특별히 할 말이 있으니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둘만 있을 때 하자.

4. 한껏 나를 어필해서 가급적 섹스를 하자.


뭐가 됐든 그러니까 목표가 있었을 거라는 거다. 의도. 그러나 그는 술을 마셔버렸기 때문에 결국 자기의 의도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취했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성공할 수 없었다. 취해서 횡설수설, 고마움을 표현하는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의도가 2번이었다면 휘청거리는 몸짓으로 누굴 보호해. 치한이 시비라도 걸면 주먹질이라도 할 수 있겠냐. 4번 역시 마찬가지. 그렇게 잔뜩 취해가지고 발기는 되겠냐? 쓰러지기나 하겠지. 의도가 뭐였든 아무것도 못한다고, 아무것도.

그러나 술을 누가 마셨나? 자기 자신이 마신 거다. 자기에게 술을 누가 부었나? 자기가 부었다. 그렇게 취하게 만든게 누구인가? 자기가 그런 거다. 결국 집에 데려다주지 못한건 누구 탓인가? 자기 자신이다. 진짜 세상 제일 싫다. 말 해놓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 재수없어.



연애상담을 많이 하잖아요? 저는 이미 상담이 필요한 상태라면, 사랑이 잘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만족스럽고 행복하면 상담이 필요 없죠. 또 상담을 해 봤자, 자신이 변하든 상대가 변하든 해야 하는데, 그게 상담으로 가능한가요? 자기 변화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잖아요? 저도 연애 상담을 많이 받는데, 실은 정보를 제공할 뿐이에요. 좋게 끝내고 싶다? 좋으면 왜 끝나겠어요? 상대방의 진심? 그런 건 없어요. 모든 것은 행위가 말해줍니다. 행위로만 판단하면, 의외로 인생이 편해집니다. 쓸데없는 기대와 고민이 사라지니까요. -정희진, 2015.04.29 경향신문 中


출처: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150429191012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_share




꿈에 나온 저 언행불일치 남자가 내가 아는 남자는 아니었던 것 같다. 저렇게 취해서 헤롱거리는 거 진짜 내 타입 아니라서. 누군지 모르겠지만 꿈에서도 나는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잔뜩 취해서 네가 너를 데려다줄거야! 하는데 꼴보기 싫다고 생각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데려다준다고 말했으면 나를 데려다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어야 한다. 그래서 나를 데려다주는 걸 행동으로 옮겼어야 해. 이 미련한 놈아. 으이그..별로야 진짜.

천개의 진심을 꾹꾹 눌러담았다고 천 번 말해보았자 데려다주지 않은 행동만이 남았다.


갑분꿈속남자욕하기.... 인생이여.....




어제 퇴근길에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8월 도서인 '캐슬린 배리'의 《섹슈얼리티의 매춘화》를 읽으면서 갔다. 지하철에서 읽는데 와 너무 좋은 거다. 이대로 집에 들어간다면 나는 지금 매우 피곤한 바, 씻고 바로 잘게 뻔해. 조금만, 조금만 더 읽다가자, 하고는 지하철에서 내려 집 근처의 까페로 쏙- 들어갔다. 사이렌오더로 그 뭣이냐... 그 민트맛 나는 티..를 주문하고서는 자, 책을 읽자고 펼쳤다. 어떤 페이지는 숫제 한 장 전체에 밑줄을 긋고 싶은, 그런 책이다.


















한시간은 읽어야지 마음 먹었는데 까페 안이 너무 추워서 한 30분 있다가 나온 것 같다. 히히히히히.



그리고 어제는 책들이 한꺼번에 도착했다. 생일이라고 또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쁘다는 이유로, 아무튼 별별 이유로 사람들이 책을 보내줘서, 어제 내가 주문한 것까지 총 네 개의 알라딘 박스가 내게로 왔고, 저 책들 중에서 6권이 선물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생일 좋아. 생일 짱이야. 매일매일이 생일 같아라. 책 선물 넘나 기분 좋은 것...





그나저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9월 도서 디게 두껍네...



아무튼 언행불일치한 삶을 살지 않도록 하자. 딱 싫어, 딱.

뭐, 나도 다시태어나자는 내 말에 책임을 지고 있지 않긴 하지만... 음... 킁킁...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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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8-1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이거 정말 꿈 맞아요? 꿈 디테일 돋네... ㅋㅋㅋㅋㅋ
(왠지 데려다주겠다고 한 가장 큰 이유는 4번일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생일선물로 받은 책들이 다 엄청 좋은 책이네요.선물하신 분들 안목이 휘유~ +_+

다락방 2020-08-14 10:16   좋아요 0 | URL
몇 번이어도 다 한심하지만 4번이면 진짜 더 한심하죠. 술 잔뜩 취해서 어떻게 섹스를 해요. 지 몸 하나 버텨내지를 못하는데. 한심하기 짝이없는 언행불일치 새끼에요. 꿈속의 남자한테 분노 터지네요 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분노쟁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슴에 화가 많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국 섹스를 못해서인가?)

네, 다 좋은 책들이라서 또 초조해요. 아 이거 언제 다 읽지, 이제 진짜 책 그만 사자, 이 책들 다 언제 읽지, 뭐부터 읽지 이러면서 초조해요. 아오 성격 진짜 빡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0-08-14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침부터 웃습니다.

다락방 2020-08-14 13:44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히 안녕하세요, 가슴 속에 화가 많은 다락방입니다!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 - 10g, 1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봉투를 뜯자마자 딸기향이 나고 내릴 때도 딸기 향이 강하게 나지만, 메주인지 된장인지 무언가 발효된 장 냄새 같은 것도 약간 섞여서 나니 이 커피에 한해서라면 원두를 사기 전에 드립백을 먼저 사서 시음해보기를 강력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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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8-1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된장이라니 젠장 내 원두 200그램...

다락방 2020-08-14 09:28   좋아요 0 | URL
다른 친구는 전혀 장냄새 못느꼈대요. 잠자냥 님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드셔보세요!!

바람돌이 2020-08-14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테오피아 예가체프는 제가 좋아하는 커피인데 장냄새라뇨. ㅎㅎ 그나저나 알라딘 커피는 포장이ㅜ진짜 멋지네요.

다락방 2020-08-14 13:45   좋아요 0 | URL
커피 매니아 분들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좋아하시는가봐요. 커피를 아는 분들의 커피랄까요. 이 커피에 대한 리뷰에 폴스타프님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좋아한다고 쓰셨더라고요. 참말로 여러분께 민망하네요... 장냄새라고 해버렸으니 이를 어쩜 좋단 말예요? 하하하하하

저도 알라딘 커피 포장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커피도 포장 디자인 너무 예쁘죠!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알라딘에서 매달 새로운 커피가 나오면 여동생이 잽싸게 사 마신다. 그리고 후기를 나랑 공유하는데, 이 커피에 대해서는 청국장 향이 난다면서 별로라고 하는거다. 지난번에 건자두 향이 난다는 모모스 커피를 마시면서 나 역시 된장 향..을 맡았던지라, 새로나온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에 대해서는 나의 경험에 여동생의 감상을 덧붙여 일단 드립백으로 사보기로 했다. 핸드 드립용 원두를 사기 전에 미리 테스팅 해보자, 한 것. 그렇게 오늘 이 드립백을 내리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봉투를 뜯자마자 웃음부터 나왔다. 왜냐하면, 정말 딸기 향이 나서! 보통 커피 구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다크 초콜릿, 감귤.. 등등 써있어도 그 향을 맡기 위해서는 좀 음미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 커피는 음미고 뭐고 할 시간이 전혀 필요가 없어. 봉투 뜯자마자 똭- 아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면서 딸기 향이 나는데, 딸기라고 써진걸 봤으니 딸기라고 생각했지, 만약 써진 걸 보지 못했다면 뭔가 상큼달큼한 과일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긴 하다. 딸기라고 콕 짚어낼 순 없었을 듯. 하하하하 진짜 딸기향 나네, 하면서 뜨거운 물을 붓는데, 그렇게 붓는 와중에도 딸기 향이 난다. 요점인즉슨, 내리기 전에도 내리고 난 후에도 딸기 향이 난다는 것.


아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딸기향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내리고 있는데, 으이크, 평소보다 보쓰가 빨리 출근해버리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쩜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향이나 냄새에 예민한 보쓰... 그래서 커피도 본인이 마시는 것만 고집하는 보쓰인데, 사무실 들어서자 마자


"뭔가 볶는 냄새가 난다?"


하시는거다. 아이쿠 이런 어쩜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나는 들었지만 못들은척 이를 어쩌나..하다가, 보쓰가 재차 말하는 바람에 에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할 수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솔직하게 말했다.



"제꺼 커피를 내려서요."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처하기 짝이없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 커피 향 뭐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하필 이거 내릴 때 왜 보쓰 출근 빨리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셔보니 드립백의 특성인건지 좀 싱겁다. 내가 물을 많이 넣은거겠지... 남아있는 엘 보르보욘 다 마시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도 원두로 사도 괜찮겠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는데,



1. 뜯자마자 딸기향이 난다.

2. 그런데 장(그것이 청국장이든 된장이든)의 향도 난다.


그간 나온 알라딘 커피 중에서 호불호가 가장 갈릴 것 같은 커피다. 나에게는 좀 웃긴 커피다. 웃기고 난처한 커피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뭔가 커피 내리면서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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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8-14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향이라는 것도 신기한데 장 냄새 어쩌란 말이냐 ㅋㅋㅋㅋㅋㅋ 전 원두 차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상상하기 어렵지만 담에 책 살때 이건 꼭 사서 먹어볼려고요.
딸기향 플러스 청국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8-14 08:38   좋아요 0 | URL
저도 원두 차이를 잘 몰라서 무슨무슨 향이라고 해도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이 커피는 확실히 딸기향이 납니다. 뭔가 상큼한 과일 향이 뽝- 나요. 꼭! 한 번 경험해 보세요. 그런데 호불호 완전히 극과극으로 갈릴 것 같으니 일단 드립백 하나만 사보시길 적극 권장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반유행열반인 2020-08-14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딸기맛 커피는 처음먹어 봐요 ㅎㅎㅎ

다락방 2020-08-14 09:28   좋아요 1 | URL
뜯자마자 너무 웃겨서 웃었어요. 아니 진짜 딸기향이야! 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8-14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요? 저 어제 책 주문하면서 이거 같이 주문했는데 뭔가 상품하자 있는 거 발견된 게 있어서 나중에 보내준다는 메모와 함께 이 커피만 안 왔더라고요???? 알라딘도 장 냄새를 맡은 것인가....... 걍 취소할까 ㅠㅠㅠ 심지어 원두 200그램짜리로 했는데............. 커피 마시면서 된장 마시는 기분은 싫은데.... ㅠㅠ

다락방 2020-08-14 09:30   좋아요 0 | URL
제가 이 커피에 대한 구매자평 살펴봤는데요 된장 냄새 얘기한 건 저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잠자냥 님. 너무 두려워 마시옵소서 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산뜻하고 가볍대요. 근데 저는 식으니까 된장향이 더 강하게 느껴져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지금 이 원두를 살까말까 망설이고 엘 보르보욘이나 한 잔 더 내려마시려고요.

잠자냥 님 화이팅!

잠자냥 2020-08-14 09:33   좋아요 0 | URL
어쩌면 다들 커피 100자평 이벤트로 천원 받고 싶어서 된장 냄새 애써 무시했는지도 모르잖아요...ㅠㅠㅠ ㅋㅋㅋㅋ

다락방 2020-08-14 09:37   좋아요 1 | URL
아? 그런 이벤트 중이었나요? 전 땡투 목적으로 썼는데... 이 리뷰 땡투 받으면 70 원..

아아..나는 스케일이 작아도 너무 작구나....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근데 제 여동생도 장 냄새 나서 싫다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장 냄새가 누군가에게 특히 예민하게 느껴지는가 봐요. 뭐, 모든 냄새가 그렇긴 하지만요... 잠자냥 님 내려 마셔보시면 꼭 알려주세요!! 궁금해요! >.<

Falstaff 2020-08-1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어떤 감각을 지녔으면 커피에서 청국장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 진짜 진짜 진짜 궁금합니다!
예가체프는 제가 좋아하는 커피인데요, 이 커피 만큼은 로스팅 기계로 볶은 거 말고, 참나무 숯의 백탄으로, 직화 볶음커피를 구할 수 있어서 그것만 사서 마십니다.
ㅋㅋㅋㅋㅋ 근데 이 글 읽고 댓글 단 다음에 잘 생각하니까, 거의 모든 커피에서 된장 비슷한 냄새 나는 거 같아요. 아 이를 어째 앞으로 커피 마시면서 계속 된장, 청국장, 화초장, 고추장 냄새 맡을 거 같으니....
다락방 님 때문입니다. ㅜㅜ

다락방 2020-08-14 10:04   좋아요 0 | URL
식으니까 더 간장 향이 나는 것 같아요. 진간장도 추가합니다. ㅎㅎ

제가 위에 잠자냥 님 댓글에도 답했지만 다른 분들의 평 보면 산뜻하다는 게 주를 이루더라고요. 저처럼 장의 향이 난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저랑 제 여동생만 이거 장냄새 나네.. 했습니다. 저랑 제 여동생이 장 냄새에 민감한 사람인가 봅니다. 아니면 과일의 어떤 향이 커피랑 섞이면 장냄새와 헷갈리는 건지도.... 아무튼 저는 장 냄새에 예민한 감각을 지닌 사람인것입니다. 하하하하하.

앞으로 폴스타프 님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커피생활을 응원합니다... 장냄새는 잊으세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