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 3 : 자기 배려 - 제3판 나남신서 138
미셸 푸코 지음, 이혜숙.이영목 옮김 / 나남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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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테투스가 그에게 주는 훈계는 두 가지 요점에 근거하고 있다. 먼저, 간통을 행함으로써 남자는 '우리가 정절을 위해 태어났다는 정절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픽테투스는 '정절'을 결혼제도의 틀 안에 국한시키지 않는다. 그는 부부관계를 본질적 형태들 중 하나로 제시하지도 않는다. 더구나 그는 정절을, 한 남자를 그의 이웃, 친구들, 국가에 연결하는 관계들에 의해 특징짓는다. 그리고 그의 눈에 간통이 과오가 되는 이유는 각자 타인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인지하도록 요구받는 남자들 간의 관계망에 간통이 균열을 만들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정절을 위해서 태어나 그것을 팽개치고 우리 이웃의 여인에게 덫을 놓는다면 도대체 이 무슨 짓인가? 해치고 파괴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누구를? 충실한 남자, 훌륭한 남자, 신앙심이 두터운 남자를. 그것이 전부인가? 또한 좋은 이웃 관계들, 바로 그 관계들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우정을, 또한 국가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간통이 침해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과 인간 존재로서의 다른 남자들이다.  -p.197


그렇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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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20-12-2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기상 🎉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0-12-29 12:16   좋아요 2 | URL
아 보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는 너무 실망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만원 탈 생각에 부풀어 있다가 오만원 받는 거라 대실망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축하는 감사드려요!! >.<

잠자냥 2020-12-29 13:23   좋아요 0 | URL
그것봐요, 내가 다락방 님 인기 있다고 했잖아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2-29 13:29   좋아요 0 | URL
저는 인기보다 돈이 좋다니까요? 돈 주세요, 돈!! 돈 달란 말이에요!! 엉엉 ㅠㅠ 오만원 가지고 책 세 권 사려나 ㅠㅠ 그것 가지고는 안돼요 저 3개월 순수구매액이 제 한 계정에서만 70만원이 넘는다고요 ㅠㅠ 돈이 필요합니다. 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0-12-29 14:06   좋아요 0 | URL
내년에 백만원 꼭 타세욧~!

다락방 2020-12-29 14:24   좋아요 0 | URL
저 방금 심사평 읽었는데 책 내용보다 개인적인 글을 쓰거나 가벼운 감상은 아쉽다고 하더라고요. 아, 내 글 타입이 리뷰대회용은 역시 아니구나.. 했습니다. 전... 역시 글로 돈을 버는 건 안되는가봐요. 다른 일 찾아봐야지, 에휴..

잠자냥 2020-12-29 15:07   좋아요 0 | URL
에이, 책 두 권이나 내신 분께서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ㅎㅎ

다락방 2020-12-29 15:28   좋아요 0 | URL
책 너무 안팔려서 돈도 못벌었어요... 인생........ 역시 회사를 다녀야 하는겁니다..............
 
시사IN 제693호 : 2020.12.29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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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기구독 해지한지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연말이면 시사인을 사서 본다. 올해의 인물과 사진을 보는 것도 좋지만 부록으로 나오는 <행복한 책꽂이>를 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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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20-12-2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말에는 종이책으로 매년 사지요 ㅎㅎ

다락방 2020-12-30 07:55   좋아요 1 | URL
행복한 책꽂이 너무 좋아요. 히히히히히. 저 다 읽었어요!
 

2021년에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계속됩니다. 두둥-



1월, 캐럴 J. 아담스 의 《육식의 성정치》입니다.

불편하지만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네, 제가 크리스마스 연휴 내내 푸코 읽은 사람이고, 푸코를 읽다보면 푸코를 제외한 다른 모든 책들은 겁나게 재미질거란 기대를 하게 됩니다.

자, 우리 육식의 성정치를 읽읍시다.
















2월, '캐롤 페이트먼'의 《여자들의 무질서》

348쪽 밖에 안되니까, 우리 2월이라는 짧은 한 달동안 충분히 읽을 수 있잖아요? 하하하하.

348쪽, 이제는 우스운 것..
















3월, '낸시 홈스트롬' 《사회주의 페미니즘》

3월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달 아니겠습니까? 새학기를 맞이하는 기분으로다가 두껍게 한 번 가주시죠.

무려 832쪽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같이읽기가 아니라면 여러분, 이거 혼자 못읽어요.. 같이 읽어야 읽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때입니다!

3월, 새학기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 고고씽!


















4월, '바버라 에런라이크', '디어드러 잉글리시' 《200년 동안의 거짓말》

여러분, 4월이 과학의 달인거 다들 아시죠? 과학의 달에는 과학.. 책을 읽어야 하잖아요?

과학이 어떻게 여성의 삶을 조작했는지 우리 한 번 들여다보죠!
















5월, '메리 울스턴 크래프트', '메리 셸리' 《메리, 마리아, 마틸다》

5월, 우리 문학을 한 권쯤 읽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2017년에 저는 '올해의 소설'로 '메리 셸리'의 의 [프랑켄슈타인]을 선택하기도 했는데요, 그 해에 프랑켄슈타인 리커버 소개에는 제 리뷰가 추천으로 올라가있기도 했습니다. 하하하. 자랑자랑.

여튼, 읽어봅시다, 문학적으로다가!



















이상, 5월까지의 책 선정을 공유합니다.

만약 중간에 너무나 좋은 여성주의 책이 새로 나온다면 일정이 바뀔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현재까지 5월의 목록은 위와 같고,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좀 더 찾아보고 앞으로의 리스트를 결정하게 되겠지만, '코델리아 파인'의 《젠더, 만들어진 성》이 현재 절판이라 선택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이 글을 혹시 볼지도 모를 출판관계자 여러분들, 저 책 개정판 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중간에 '안드레아 드워킨'이나 '캐서린 맥키넌'의 포르노 관련 책들 개정판이 나온다면 거침없이 리스트에 추가할 것입니다. 제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멤버들과 포르노 관련 도서를 함께 읽고 싶습니다. 혹여 포르노 관련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면 도서관 대여료 안드레아 드워킨이나 캐서린 맥키넌의 책들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최근에 출간된 책으로는 《포르노 랜드》가 좋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내내 푸코의 성의 역사를 읽느라 힘들었습니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시작한 이래 늘 해당월에 완독했던 사람이라 그 기록을 깨기 싫었고, 무엇보다 읽자고 이 모임을 조직한 것 자체가 저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만큼은 포기하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힘겨울 때가 있었고 으앗 포기할까 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끈질기게 이어왔는데, 푸코 성의 역사는 아, 정말 대단한 위기였어요. 꾸역꾸역 읽으면서, 내용 파악을 하나도 못하고, 그저 글자만 좇아 읽으면서,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물었지만, 그래도 읽었다는 것, 완독했다는 것은 나에게 남는다, 어떤 식으로든 무언가는 내게 남아 나중에 빛을 발할것이다...라고 스스로를 달래가며 결국 완독하였습니다. 의지의 다락방, 정말 대단하다 ㅠㅠ 여튼 그렇게 푸코 성의 역사를 끝으로 저는 2019년과 2020년 2년여에 걸친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를 모두 완독하였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출처'에 대해 생각합니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결국 여성의 말과 생각으로부터 출처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라고요.

소위 지식인들이라고 하는 남자 여러명이 나와 말과 생각을 나누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명민한 생각이나 표현이 발현된다면, 그 프로를 본 시청자들은 인용하고 퍼뜨릴텐데, 그 출처는 모두 남성들의 것이잖아요. 저는 그 출처를 여성들의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 이거 누가 말했잖아, 아 그거 누가 그랬는데, 라고 떠올릴 때 퍼뜩, 여성의 말과 생각이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출처에 여성의 말이 더 많이 인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에 나올 때, 언론에서 인터뷰를 딸 때, 남성들의 것과 균등한 비율로 여성들의 것도 함께 따야겠지요. 남자들만 우르르 불러서 세상에 대해 논하게 하지말고, 비슷한 비율로 여성들도 불렀으면 합니다. 철학에, 의학에, 과학에, 법학에 더 많은 여성들이 더 드러나기를 바랍니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그렇게 여성들의 말에서 나온 출처를 늘려가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늘 망설이셨던 분들은 이번 기회에 함께 읽으시고요, 굳이 참여한다고 댓글 달지 않더라도 수줍게 본인의 공간에서 읽으셔도 좋습니다. 같은 책을 비슷한 시기에 함께 읽노라면 다른 분들이 같은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엿볼 수 있어서 꽤 즐거운 경험이 된다고 자부합니다.


그럼 이만 안녕, 여러분!


뽜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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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2-28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감동 🤩 내년에도 성실하게 꾸준히 가급적 많은 페이퍼로 함께 하겠습니다, 락방님 👍🏻💎🙋🏻‍♀️🥰💃🏻

다락방 2020-12-28 09:17   좋아요 1 | URL
수연님 이번 해에 열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했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우리 이왕 하는김에 지치지말고 포기하지도 말고 2021년에도 꾸준히 해봅시다. 힘내서 함께 가요! 뽜샤!

syo 2020-12-28 0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 망했어..... 자신감을 잃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2-28 10:01   좋아요 1 | URL
아오 진짜 푸코 정말 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0-12-28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두 다 완독은 약속 못하지만
(내년 목표중 하나 약속 자제;) ‘육식의성정치‘읽고 싶던 책이라
저도 발을 담궈 보렵니다ㅋㅋ‘출처 가져오기‘ 깊이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0-12-28 10:17   좋아요 1 | URL
1월 요이땅, 하면 미미님, 육식의 성정치 같이 읽어요!
아마 다른 분들도 읽으실테고 그렇게 수시로 관련 글들도 올라올 거에요. 그 책 자체가 즐거운 내용은 아니지만 같은 책 함께 읽으면서 즐겁게 보내봅시다!

단발머리 2020-12-28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선정하신 책들의 면면이 정말 화려하네요. 특히 3월도서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예전에 혼자 읽다가 완독하지 못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책이라서 더욱 반갑기도 하구요.
함께 읽는 분들의 눈부신 활약과 눈팅하시는 모든 분들의 새로운 참여를 기대해 봅니다. 아자아자 뽜야!!

다락방 2020-12-28 11:16   좋아요 3 | URL
히히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해주어서 너무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단발머리님 덕에 제가 여기까지 함께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주신다면 제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님은 나의 힘!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 책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엄두가 안나던 백래시도,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도 여러분과 함께 읽으니까 다 읽더라고요. 이렇게 벽돌책들을 다 정복해봅시다. 아자아자 뽜샤뽜샤!

2020-12-28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8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0-12-28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전 왜 푸코에 도전의식이 생기는 걸까요? 이웃님들 반응보면 저는 3장 못 넘길 거 같긴 한데..ㅋㅋ 육식의 성정치는 제목이 흥미롭군요~ 저도 읽어볼게요!!^^

다락방 2020-12-28 16:33   좋아요 2 | URL
붕붕툐툐님, 푸코에 도전의식 생기신다면 거침없이 도전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 제발 정복해주었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대신 누군가가..... ㅋㅋㅋㅋㅋㅋ
육식의 성정치 1월에 같이 읽어요, 붕붕툐툐님! 후훗.

블랙겟타 2020-12-2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 읽을 책만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네요 배가 ㅋㅋㅋㅋ

다락방 2020-12-30 07:55   좋아요 1 | URL
3월...너무 기대되지 않습니까? 8백쪽이 넘는 책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ink123q34 2020-12-3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처에 대해 쓰신게.. 이렇게 당연한 일이 이렇게 먹먹하고 이렇게 울컥해요 여성주의책 같이읽기보고 알라딘에 이런게 있네 하고 처음 봤을때 너무 어렵고 거대한 일로 느껴졌거든요ㅋㅋ 그래도 대충 한번 도전해봐야지~ 하고 생각났을때 찾아본 순간 책이 딱! 성의역사더라고요? 이런 뛣..ㅋㅋ 다음 책 뭘까 기다렸어요! 새해에 운동하기에 도전하는 기분으로 대충 첫책 1장만 도전해요 저도 통 수줍은 편인데 침묵보다 말하기를 하라고 하길래. 또 다른 목소리의 수줍이들이 하나하나 같이 읽으면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볼게요 :D

다락방 2020-12-30 13:47   좋아요 1 | URL
아이고 이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의역사가 하필이면 그때 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링크님, 여성주의책 같이읽기는 제가 2018년 11월에 시작했거든요. 시작하다보니 지금처럼 고정멤버도 생기고 또 말없이 조용히 따라 읽어주시는 분들도 생기더라고요. 푸코 성의 역사는 제가 정말 선택의 실수라고 보는 책으로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다가 토할뻔 했어요 너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육식의 성정치는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육식의 성정치는 같이 읽어요, 링크님! 1월 한달 동안 같이 읽는 분들이 수시로 페이퍼 써주실텐데, 그 글들과 더불어 책을 읽으신다면 더 즐거운 책읽기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헤헷, 1월에 같이해요! >.<

han22598 2020-12-31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둥. 드뎌 1월이 오고 있습니다!

올해 다락방님을 알게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2021년 복 많이 받으시고, 계속 그곳에 있어주세요 ^^

다락방 2020-12-31 08:18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1월, 육식의 성정치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두둥- 한님과 함께 육식의 성정치 읽을 생각을 하니 너무 기대됩니다. 우리 육식의 성정치로 이곳 알라딘에서 만나요. 샤라라랑~ ㅋㅋㅋㅋㅋ

저도 한님을 알게되어 기쁜 한 해였습니다. 올해 마무리 잘하시고 우리 내년에도 힘차게 만나요. 힘차게 만나서 열심히 읽고 씁시다. 저는 가급적 계속 이곳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해피 뉴 이어!
 

계속 푸코중 ㅜㅜ 이게 뭐야 ㅜㅜ 읽어도 읽어도 안끝나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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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2-26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제 마음이 찢어지려고 하는지 ㅠㅠ

다락방 2020-12-26 16:58   좋아요 0 | URL
독서란 게 원래 이렇게 힘든건가요? ㅜㅜ

청아 2020-12-26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저 <제2의성> 딱 그런상태예요 ㅠㅇㅜ

다락방 2020-12-26 16:58   좋아요 1 | URL
크- 제가 작년 이맘때 바로 제2의성 읽으며 힘들어 했답니다. 그 책도 역시 읽어도 읽어도 줄지 않죠.. 미미님 화이팅이요!! ㅠㅠ

다락방 2020-12-2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끝나.. 이 독서가 안끝나... 술이나 마셔야겠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2020년을 정리하는 페이퍼를 쓰지는 말자고 생각해왔지만, 어쩐지 안쓰면 또 서운할 것 같고... 그래서 한 번 써보기로 하겠다. 사실 올해 가장 싫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작년처럼 이렇다하게 졸라 싫어! 하는 그런 책이 있는건 아니어서 그것만으로는 쓸 수가 없는거다. 지금 생각나는 올해 읽었던 실망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자, 싫었던 이야기 말고 올해를 정리 한 번 해보자. 키워드로 정리해봐도 좋을 것 같다. 아주 긴 페이퍼가 될테니 고칼로리 간식을 앞에 두고 앉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나는 오늘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회사 동료가 몰티져스 줬지롱? 그 어떤 간식이 몰티져서 앞에 칼로리고 승부할 수 있나요? 내가 이겼다.. 뭐든 싸우면 이겨야 해...



아직 올해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어쨌든 현재까지 2020년의 내 독서기록은 이렇다. 위의 표는 애플 전용 앱 <IReadItNow>에 기록하고 가져온건데, 한 줄에 열 권씩만 보이고 열 권 추가되는 분부터는 왼쪽으로 화면을 밀어야 보인다. 그러니 저 화면에 꽉 찬 책은 백 권이다. 이 앱을 이용하니 내가 올해 뭘 읽었나 들여다볼 수 있어서 정리하기에 용이하다. 여러분 이 앱 써보세요. 저는 유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돈 들이는 몇 안되는 앱.. 두구둥-



*소설



















올해 읽은 스릴러나 미스테리 소설중에는 여성 작가의 것이 많은데, 《스틸하우스 레이크》역시 그렇다. '레이철 케인'의 작품. 남편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범임을 뒤늦게 알게된 여자가 주인공인데, 그로 인해 그녀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고(너 정말 몰랐어?!)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자꾸 도망치고 이름을 바꾸면서 살아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그렇게 이동하는 삶은 결코 쉽지 않은데, 그런데도 끈질기게 사람들은 그녀가 어디있는지 찾아내고 협박을 한다. 남성 범죄자를 영웅시하는 남자들과, 여자로 살기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과 의심에 대해 잘 나타나 있다. 심지어 포르노를 사는(live) 여자까지. 남편이 섹스중 목을 조를 때 '이건 아닌 것 같지만' 견뎠던 것에 대해 떠올리며, 그것이 살인의 전조였던가, 하는 일들에 대해서. 미스테리 소설로도 너무 좋고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들도 너무 좋다.


'카밀라 그레베'의 《애프터 쉬즈 곤》은 미스테리 소설이면서 동시에 난민혐오에 대해 다룬다. 소설 속 여자주인공은 난민을 혐오하는 입장의 사람들을 대변해주기도 하는데, 이야기는 반전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주인공의 입을 빌어 했던 말들, 주인공이 들었던 말들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그러노라면 자연스레 '아, 이 얘기 하고 싶어서 그런 대사들이 나왔던거구나' 하게 된달까.


'알베르 코엔'의 《주군의 여인》은 정말 놀라운 작품이다. 처음에는 남자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통 집중할 수가 없었는데, 물론 끝까지 읽어도 그 행동에 대한 변명이 딱히 된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내 등장인물들의 장광설에 흠뻑 빠져들게 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2권으로 넘어가면서 이 책은 재미 이상의 것을 가져온다. 장광설은 여전히 드러나지만 이제 여자와 남자의 사랑이야기가 진행되고 그리고 세상과 단절된 연인의 지리한 일상으로 넘어가다가, 아, 결국은 유대인이란 정체성, 그리고 프랑스 영주권을 받지 못했던 이방인의 정체성에 대해 쉼없는고민이 나오는 거다. 책이 결말에 다다를수록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책장을 덮고 나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싶다. 처음에 낄낄대게 해놓고서 어떻게 마지막에 이렇게 아프게 하지. 너무 인상적인 소설이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시, 올리브》가 나오는 바람에 문학적으로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이 들어가는 올리브를 만나는 건 또다른 기쁨이었는데, 아, 역시 소설의 천재로구나 싶었다. 다시 올리브가 나오기 전에 《에이미와 이저벨》을 읽었던 것도 다행한 일이었다. 다시, 올리브에서 에이미와 이저벨을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몇 년전에 읽었던 《내 이름은 루시 바턴》도 다시 읽었는데, 이것 역시 너무 좋았다. 좋은 작가의 작품, 훌륭한 소설은, 다시 읽어도 큰 만족을 주는데 있지 않나 싶다.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읽다 보면 그 작가의 세계를 알게 되는 것 같다. 그 작가가 집중하는 부분, 그 작가가 결코 놓지 않는 부분,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부분들에 대한 것. 이승우가 아버지와 죄책감에 대해 그러하고 버지니아 앤드류스가 근친상간에 대해 그러하다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에게는 소녀와 아저씨의 사랑이 그것인가 싶다. 소녀와 아저씨의 '사랑이라 불리는' 관계에 대해서, 사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가장 젊었던 시절에 나이가 훌쩍 많은 사람을 좋아하고 그랬었으니까. 그런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그런 소녀들과 섹스를 하는 건, 그것을 '서로 사랑했다'고 말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그것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건 아니지만, 그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도 사실이다. 에이미와 이저벨에서는 사실 그런 관계 때문에 신세가 조져진 사람들이 나오긴 하지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그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건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없진 않지만, 그러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그려내는 한 인간의 내면이,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너무 좋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사고방식과 삶의 모습도 너무 좋다. 꼬장꼬장하고 표독스러웠던 올리브 키터리지가 나이 들면서 조금 달라진 것 같아 그것도 좋다. 최근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을 읽고서는 '하루키는 젊은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건가' 라고 생각한 반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살아가면서 자연스런 흐름을 읽고 그것을 잘 표현해낸다는 인상을 받았다. 누가 물어본 적 없지만 굳이 대답하자면,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작가들이 노년에 발표한 소설에서 나는 하루키 보다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삶의 구석구석을, 사소한 부분들을 잘 들여다보는 작가인 것이다.




*비소설

















'주디스 허먼'의 《트라우마》는 여성학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종종 언급되는 책이다. 이 트라우마를 읽는 동안 너무 좋았다. 나에 대해 돌아보고 또 앞으로 삶에 대한 태도랄까 하는 것도 다져지게 돼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개개인이 가진 트라우마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면 있는 사람이라서, 그리고 없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삶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하도 밑줄을 그어대면서 읽은 책인데, 누구나 집에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데릭 젠슨'의 《문명과 혐오》역시 좋은 책이다. 저자가 '교육받은 백인 남성'으로 기득권임을 잘 인지한 상태에서 세상의 혐오를 얘기하는데, 마땅히 당연한 말들이긴 하지만 그것들을 돌이켜보고 성찰해보고 쏟아놓은 이야기들이라 천천히 곱씹으며 읽기에 매우 좋다.


이상하게도 나는 '한나 아렌트'와 '시몬 드 보부아르'가 자꾸 헷갈리고, 그러다보니 사르트르와 하이데거도 뒤섞이고 막 그렇게 되는데, 어쨌든 이번 해에 재독하게 된 '보부아르'의 《모든 사람은 혼자다》가 너무 좋았다. 몇해전에 이거 왜 이해 못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당연한 얘기들이어서 씐나서 읽었다. 묘하게 위로도 되는 책이었고 또 격려도 되는 책이었다. 그래, 잘 살고 있어, 나는 잘 살고 있다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참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 그대를 알고부터 사랑은 시작되고 사랑을 알고부터 그대만을 느꼈어요... (응?)

그간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여러권 읽어왔으니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사람은 누가 뭐라해도 여성학자 혹은 페미니스트로 이름난 사람이어야 할텐데, 어째서 나는 한나 아렌트에 꽂혔는가. 딱히 여성학에 관심 없다고 한 한나 아렌트에 나는 왜 꽂히고, 보부아르랑 헷갈리다고 하면서 그러나, 《제2의 성》이란 엄청난 저작을 써낸 보부아르보다 한나 아렌트에 마음이 기우는가. 모를 일이다. 다만, 한 여성이 개인으로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하고, 말하고 싶은 걸 꿋꿋하게 말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탄탄하게 쌓아가는 걸 보는 것은, 가히 다른 여성들의 귀감이 될만하다 싶다. 나는 한나 아렌트를 그래서 알고 싶고 더 알고 싶고 계속 알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쉬운 책부터 한나 아렌트를 알아가자 싶고, 올해 읽은 한나 아렌트 관련 책은 이렇게 네 권이다.

















2021년에도 나는 한나 아렌트 읽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올해, 2020년에도 계속되었다.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고 밥을 먹었던 적도 있기 때문인지, 그 다음부터는 완독자가 더 늘어났다. 알게 모르게 가만히 자기 자리에서 동참해주는 분들도 생겨났고. 나는 10월까지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시작한 이래 계속 그러했던 것처럼, 시간 내에 모든 도서를 완독하는 대단한 양반이었는데(응?), 11월과 12월 두 달에 걸쳐 읽기로 한 푸코 때문에 지금 대략 낭패. <성의 역사 4>권에 해당하는 <육체의 고백>을 지금도 붙들고 있다. 나는 과연 12월 안에 이걸 읽을 수 있을 것인가. 6백 페이지가 넘어버리는 책인데...


















같이 읽은 책들이 모두 좋았지만 나는 특헤 《에코 페미니즘》이 기억에 남는다. 부유하고 잘 사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을 보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그들이 더 잘 살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그러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 장소, 환대》에 대해서는 환대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고, 어디에서 누군가 환대 받지 못하고 있을까봐 염려 되기도 했다. 《섹슈얼리티의 매춘화》는 시작부터 좋은 책이었고, 프로이트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일이었다. 푸코는.... 생략하자.




*페미니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지정도서가 아니라도 나는 여성주의 책을 여러권 읽었다. 그러다보면 특히 좋은 책이 생기는데, 내가 2020년에 읽었던 여성주의 책들 중에 특히 좋았던 책들은 이런 책들이다.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를 읽은 게 진짜 너무 좋았다. 포르노랜드라는 제목에 걸맞게, 포르노를 만들고 보는 남자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여자들도 어쩔 수 없이 그 포르노 세상을 살게 된다는 당연한 얘기를 긴 연구에 걸쳐 풀어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포르노는 표현의 자유가 아닌 혐오 표현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절실히 깨닫게 된다.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과 '마야 뒤센베리'의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를 읽은 것도 매우 잘한 일이었고, 이 두책은 내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 여성혐오에 대해 얘기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굳이 책에서 어떤 내용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도, 이 책들을 읽는 순간 생각한 것들이 있었고 그렇게 또 깨닫게 되는 것들도 있어서, 이건 어떻게든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러니 대화할 때 자연스레 나올 수밖에 없는 거다. 매우 좋은 책읽기였고, 나는 포르노랜드에 이어 이 두 책 모두 강력하게 읽기를 추천한다.


'조정환'의 《증언 혐오》는 써주어서 고마운 책이었다. 누군가 어딘가에서 이런 책을 써주다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책이다.




*좀비


그동안 좀비 영화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 세상은 좀비 세상과도 같다는 생각 때문인지 이번 해에 좀비 영화를 엄청 봤다. 살면서 봤던 것보다 올해 본 좀비 영화가 훨씬 많은듯 하다.











《데이 오브 더 데드》나 《좀비 파이트 클럽》은 진짜 너무너무 후진 좀비 영화였고 여자들을 왜 이딴식으로 그려놨나 어처구니가 없던 영화였다. 《살아있다》는 뭥믜스러운 개연성 떨어지는 영화였고. 《리틀 몬스터》는 뭐랄까, 소품 같은 영화였는데 즐겁게 봤다. 《킹덤》이 아마도 좀비 영화를 보게 만든 시작이 되지 않았나..


좀비 영화를 코로나랑 연관지어서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건, 계속해서 인간들이 도망치고 숨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좀비 영화속에서 인간들은 좀비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도망치고 숨는다. 그럼에도 자꾸 물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데, 어딜가나 좀비가 있고 자꾸 나를 물려고 덤벼대니, 어휴 그냥 물려버리는 게 속편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겨버리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 영화속 인간들은 끝까지 도망치고 끝까지 숨고 끝까지 살아남는다. 그 와중에는 맹렬하게 싸우기도 하면서. 결국 인간은 어떻게든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남지 않을까.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것 그리고 영화를 보는 것과 뉴스를 보는 것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하는 것이 즐겁고 평온하지만, 가끔은 어떤 경험들 앞에 누군가 옆에 있기를 바랄 때가 있고, 그건 사실 구체적인 누군가의 모습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아, 좀비 영화 누구랑 같이 봤으면 좋겠다, 같은 마음. 아, 뉴스 누구랑 같이 보고 싶다, 같은 것.


코로나 때문에 2020년에 여행 계획을 모두 취소했지만, 여행에 대해서도 그렇다. 혼자 하는 여행이 속편하긴 하지만, 때로는 어딘가에 누군가랑 함께 가고 싶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전에는 세계테마기행 보면서 웅장한 자연을 마주할 때면, 살아생전 저런 곳에 누군가랑 함께 가 나란히 보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 라고 이내 체념하게 된다. 구체적인 어딘가에 구체적인 어느 때에 구체적인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니까. 그렇지만 어떤 좋은 경험 앞에서라면 꼭 함께 해보고 싶은 누군가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 출근길에 양재역에서 마을버스를 타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뜬금없이, right kind of wrong 하면서 리듬이 떠올랐다. 아앗, 이것은 코요테 어글리였지? 나는 부랴부랴 이어폰을 꺼내 아이폰에 꽂고 노래를 재생시킨다.






연달아 그 다음트랙인 붐붐붐이 나오네. 오오, 오랜만에 들으니까 너무 좋은데? 이거야말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같아!!






아이 씐나네. 가사를 모르지만 이 노래는 알아서 붐붐붐~ 하면서 그 부분만 따라 부르면서 왔다. 붐  부붐  붐 부부 붐~~따라라라라라라라라라~ 붐 붐 붐 부부부붐 따라라라라라라라~ 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보니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닌가! 내가 크리스마스 라면 듣는 노래가 있지. 자정에 키스하는 노래. 자정에 키스하자!

무려 엔싱크, 네, 바로 그 엔싱크!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호어얼리데이~~ 하는 노래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은 제인 모나잇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럼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앤 어 해피 뉴 이어.



즐거운 성탄과 복된 새해 되시기를 다락방이 빌어드립니다. (어느 소설의 패러디일까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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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2-24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바로 아래 글에서 올해의 페이퍼 쓸까 했는데 언제 이렇게 긴 글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우다다다다다다닥 쓰셨네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님 이웃인데 더는 미룰 수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주의책들 무척 반가워요. 푸코 빼고ㅋㅋㅋㅋㅋ 선물 같은 페이퍼에요, 이 페이퍼는요.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라 더 그렇네요.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님!💜

다락방 2020-12-24 13:3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단발머리님. 제가 단편에 대한 페이퍼를 길게 쓰고 나서 또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이렇게 긴 페이퍼를 쓰고 말았습니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쓰긴 했지만 ㅋㅋ 오늘 오전은 페이퍼 두 개로 날아가버렸네요. 하하하하하. 하루에 하나만 써야 되는데 삘 받으면 두 개를 써버려서 큰일입니다. 에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저는 너무 좋아합니다. 특히나 이번에 나온 [다시, 올리브]는 최고에요! 기존에 스트라우트 작품을 읽었다면 더 최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으하하하하.

여성주의책들 모아놓으니 무척 많고 뿌듯하지요? 여러분과 올 한 해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우리 여름의 부산 모임은 잊을 수 없는 이벤트였어요.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우리 내년에도 열심히 읽어요! (푸코...... 푸코여..............)

단발머리님,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해피 뉴 이어!!

수이 2020-12-2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코 이야기 막 궁금했는데 실은 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저는 올해 다락방님을 만나 너무 좋았습니다. 그대는 제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고도 거대한 존재였기에 소주를 마시고 발그레해지는 모습에 심쿵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주의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어디 같이 읽어볼까 무슨 책들을 읽으시는건가 하고 가볍게 여겼다가 아이쿠나 초반 많이 힘들어했다가 중간 스무스하게 넘기다가 말미 푸코에 가서 아주 확 힘들었습니다. 게을러서 크리스마스 카드 보내지도 못하고 함께 나누고싶은 이야기도 절반의 절반의 절반의 절반도 함께 하지 못했지만 스스럼없이 술잔을 앞에 놓고 커피를 앞에 놓고 이야기를 함께 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대에게 된장과 고추장처럼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는 편한 친구가 될 날이 언젠가 오기를 바라며 :)

다락방 2020-12-24 14:12   좋아요 0 | URL
수연님!
기꺼이 여성주의 책 읽기를 함께 해주시고 무엇보다 열심히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부산에서 우리가 다함께 만났던 것, 다함께 노래를 듣고 부르고 바닷물에 발담갔던 것은 꽤 특별했지요? 저는 보리고추장도 그러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몇 번 만나진 못했지만 만날 때마다 힘껏 수다 떨어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도 즐거웠고요.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열심히 읽고 쓰세요, 수연님. 내년에는 그리고 후년에도 된장과 고추장같은 사이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자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만나서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읽읍시다. 그리고 건강하게 지내자고요.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만나면 폭풍 수다 떨어요!!!!!!!!!! 우리 함께 먹기로 하고 못 먹은 것도 많잖아요. 다 먹어야 하잖겠어요? 움화화핫.

메리 크리스마스, 수연님! :)

잠자냥 2020-12-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좋아요 하고 킵.... ㅠㅠ
정독은 나중에...
다락방 님 메리클스마스~~~ 칼퇴~!

다락방 2020-12-24 15:15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어쩐지 조기 퇴근 모드의 댓글인데요? 오늘 일 많다고 하셨으니 칼퇴를 위해 열일모드이신거죠?
잠자냥 님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해피 뉴 이어! 연휴때는 페이퍼 올라오는거죠? 기다려야지.

잠자냥 2020-12-24 15:33   좋아요 0 | URL
저희 회사 사전에 조기 퇴근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12월 31일에도, 설 연휴 전에도 6시 채우는 회사임 ㅋㅋㅋㅋ

다락방 2020-12-24 15:36   좋아요 0 | URL
앗 이런. 죄송합니다. (--)(__) 꾸벅.
저는 어쩌면 오늘 조금 일찍 퇴근할지도 모르니 퇴근할 때 트윗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20-12-2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새벽세시, 바람이 부나요]


친구 메리크리스마스 , 앤 해피 뉴이어!



다락방 2020-12-24 15:18   좋아요 0 | URL
딩동댕동~~ ㅋㅋㅋㅋㅋ

레와님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해피 뉴 이어!
새해에는 우리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mini74 2020-12-2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잘 알지 못했던 책들이에요.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고맙습니다 ~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다락방 2020-12-24 16:59   좋아요 1 | URL
미니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1-01-04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된새해~>.< 이건 새벽세시!! 난 알아요 예에에~ 목록보니 정말루 알찬 한해 셨군요, 저두 겹치는 목록이 더 많아지도록 올해에두 즐겁게 함께 읽어나가요!

다락방 2021-01-05 08:29   좋아요 1 | URL
복된 새해 새벽 세시 이제 쟝님도 아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년에도 열심히 읽고 열심히 씁시다. 함께 읽는 것들에 대해서도 활발히 이야기 나눕시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