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한 독일 여자를 봤어. 여자는 알몸으로 바닥에 누워 있었어. 다리 사이에 수류탄이 박힌 채…지금은 부끄럽지만 그때는 그걸 보고도 수치심을 느끼지 못했어. 하지만 감정은 변하는 거잖아. 며칠은 이런 감정이다가 또 며칠은 저런 감정이고몇 달 후에 우리 대대로…독일인 아가씨 다섯 명이 지휘관을 찾아왔어.

흐느껴 울더라고산부인과 의사가 아가씨들을 검진했더니 여자들 그곳이 많이 상해 있었어. 심하게 찢겨 있었지. 팬티는 온통 피로 물들고 밤새 성폭행을 당한 거야. 병사들이 줄을 서서 그 짓을 한 거 지

이 이야기는 녹음하지 마… 녹음기 좀 꺼…… 하지만 다 사실이야! 전부 다! 우리 대대 전체가 나와 정렬한 가운데… 독일 아가씨들에게 지시가 떨어졌어. ‘가서 당신들한테 몹쓸 짓을 한 놈들을 찾으시오.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그 자리에서 총살시켜버릴 테니.' 부끄럽더라고. 하지만 아가씨들은 앉아서 그저 울기만 했어. 원하지 않는다면서…더이상 피를 보는 일은. 그 아가씨들이 한 말이야… 그리고 각자 커다란 빵을 한 덩어리씩 받아 돌아갔지. 물론 그건 다 그놈의 전쟁 때문에… 당연히…용서하는 게 쉬웠을 거라고 생각해? 멀쩡하고……… 새하얀……… 벽돌지붕의 집들을 보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을 거 같냐고… 장미가 탐스럽게 핀 집들…나는 그들도 고통스럽기를 바랐어. 당연히

그들의 눈물을 보고 싶었지한순간에 착한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올바르고 선한 사람이. 지금 당신처럼 그런 훌륭한 사람이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기까지 나는 수십 년이 걸렸어…….."

A. 라트키나, 하사, 전화교환수 - P517~518



세상에 강간이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은 없을 것이고, 강간 피해에 대해 듣게 된다면 가해자를 욕할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에 당연히 동의할 것이다. 수차례 언급했지만 '이사카 고타로'는 자신의 소설 《골든 슬럼버》에서 '성폭행은 명분이 없다'는 얘길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거기에 동의하는데, 대부분의 여자들(과 어떤 남자들)이 강간피해 여성에게 연대하고자 하면서도, 그러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떤 대의 앞에서는 여성의 성폭행이 '그렇다면 뒤로 미뤄두어도 될 것'이 되거나, '피해자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되어버리는게 나는 겪을때마다 당황스럽다. 


몇해전 한 남자 연예인의 성폭행 소식에는 '그렇게 생긴(잘생긴) 남자가 성폭행을 왜하겠냐'며 피해자를 의심하는 댓글도 있었고, 나중에 사과하긴 했지만 집단내에서의 성폭행 사실이 폭로되자 해일이 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을 순 없다고 말한 정치인도 있었다. 한 여성이 당한 성폭행이 '어떤' 대의들 앞에서 혹은 어떤 '사람' 앞에서, 어떤 '집단' 앞에서는 갑자기 조개 줍는 일로 다뤄지는 것을 나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왜 그렇게 되는거야? 그것은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이 여성의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고 처벌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민주당 내에서 박지현이 그렇게 욕먹은 건, 내부의 남자들이야 뭐 원래 그런 놈들이었다 치더라도 여성들조차도 더 중요한 건 선거에 이기는 것이지 성범죄를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박지현을 지지하고 박지현의 의견에 동의하고 박지현의 뜻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나는 성범죄가 절대 있어서는 안되며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을 어떤 대의 앞에서 뒤로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 어떤 남성 정치인(그간 그동안 선했다는 이유로 혹은 당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는 이유로)의 성범죄는 일단 그냥 넘어가도 되는게 되는걸까? 어떻게 그게 가능한걸까? 왜 여성의 성폭행 피해는 '그 다음', '나중에'가 될까. 한 여성의 삶을 파괴해버리는 일에 대한 것이 어떻게 그 다음이 될까? 그게 뭐가 됐든 어떻게 그것에 앞서는 대의가 있을까? 나는 이럴때마다 번번이 그런 일들을 보는게 아파서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라고 내가 나를 다독이곤 하지만, 애써 이해하려고 할 뿐 아직 진심으로 이해되는 건 아니다. 


위의 인용문을 읽으면서도 너무 힘들었다. 강간이 벌어진 일도 힘들었지만, 강간이 벌어졌으나 적국의 여성들이기 때문에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것을, 내가 받아들이기가 힘이 들었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아닌 상대편 여성들이 내 편의 남성들로부터 강간을 당했지만, '너네들도 우리처럼 불행해져야 해' 라고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서, 눈앞의 파괴를 보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했다. 그런 한편, 전쟁이라는 상황은 매우 특수한 상황이고 수많은 죽음과 부상, 피와 파괴등을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한 나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 보통의 상황이었다면 저 사람도 아무리 그래도 해서는 안되는게 있는거야 이놈들아! 했을테지만, 전쟁이라는 상황은 그녀의 선한 면을 뒤로 미루고 다른 여성을 향한 성폭행이 잘못됏다는 판단을 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그렇게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대의 앞에 너의 성폭행 폭로는 좀 입다물어 줄래? 가 되는건 정말 나를 미치게 한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를 읽는 일은 즐겁지도 않았고 좋지도 않았다. 어떤 여성학 책이든 기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게 있겠냐마는, 참전했던 여성들의 그간 침묵했던 일들을 읽노라니 너무 괴로웠다. 그런 한편 이걸 모르고 살았다는 것도 역시나 괴로웠다.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는 정희진 쌤의 말은 참진리이고, 그래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알고 싶지 않은 기분이 공존하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이번달에도 무사히 완독했다.



하늘이나 바다가 아무리 좋아도 내게는 현미경 렌즈 아래놓인 모래 한 알이, 바닷물 한 방울의 세계가 더 소중하다. 그곳에서 내가 빗장을 열고 보게 될 위대하고도 놀라운 한 사람의 삶이. 만약 작은 것이나 큰 것이나 똑같이 무한하다면, 어떻게 작은 것을 작다고 하고 큰것을 크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둘을 구별짓지 않는다. 한 사람만으로도 벅차다. 한 사람 안에 모든 것이 있으므로,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맬 만큼. - P272


-아이들은 전선으로 보내지 않는다. 콤소몰 당원이라고? 그거 잘됐구나 콜호스 일을 도와라.
우리는 낟가리가 썩지 않도록 삽으로 잘 흩어줬어. 그다음엔 채소도 거둬들였지.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이고 입술은 갈라 터지고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어. 글쎄, 그 마을 여자애들과 다른 점이라면 내가 수많은 시를 안다는 것, 그리고 그 시들을 다 외워서 낭송할 수 있다는 것 정도였을 거야. 들에서 집까지 참 멀었어. 나는 그 먼 길을 시를 외우며 걷곤 했지. - P323

- 전쟁이 끝나기 며칠 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말을 타고 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바이올린 소리가……그리고 바로 그날이 나한테는 전쟁이 끝난 날이었어요…… 갑자기 음악 소리라, 그건 기적이었죠……또다른 소리가 들려왔어요……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난 것 같더군요…… 우리는 모두 전쟁만 끝나면, 그 숱한 눈물만 그치면 멋진 삶이 우리를 기다릴 거라고 믿었어요. 아름다운 인생이. 승리만 하면…… 이날들만 견뎌내면…… 모든사람이 한없이 선해지고 서로 사랑만 할 거라고 믿었죠. 모두 형제자매가 될 거라고, 우리가 얼마나 그날을 기다려왔는지……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 - P296

불구가 되어서까지 살고 싶지는 않았어. 무엇 때문에 살아? 내가 누구한테 필요하다고? 아버지도 엄마도 안 계신데, 평생 사람들 짐만 될 텐데. ‘다리도 없는 나 같은 게 누구한테 필요하다고! 목을 매자……‘ 그렇게 마음먹고, 간호사에게 작은 수건 대신 큰 걸로 갖다달라고 부탁했지. 게다가 병원에서 모두들 나보고 ‘할머니, 할머니……여기 연로하신 할머니가 누워 계신다……‘며 놀려댔거든. 병원장을 처음 만났는데 몇 살이냐고 묻는 거야. ‘열아홉이라고, 곧 열아홉이 된다‘고 얼른 대답했지. 아, 그러자 병원장이 웃으며 ‘오, 꽤 나이가많은데, 벌써 할머니네‘ 그러잖아, 글쎄. 그뒤로 사람들이 그렇게 나만 보면 할머니라고 놀리더라고. 간호사 마샤 아줌마도 나를 놀려먹었지.
큰 수건으로 바꿔달라니까 마샤 아줌마가 그러는 거야. ‘수건은 갖다줄게. 너는 곧 수술을 받아야 하니까. 하지만 내가 지켜볼 거야. 왠지 눈빛이 마음에 안 들어, 혹시 무슨 나쁜 생각이라도 하는 건 아니지?‘ - P218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보니까, 정말 수술 준비가 되고 있더라고.
나는 수술이 뭔지도 몰랐고 그때까지 몸에 칼을 대본 적도 없었지만 이제 몸에 지도가 생긴다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었지. 베개 밑에 큰 수건을 숨기고 모두 잠들기를 기다렸어. 곧 다들 잠이 들었지. 마침 침대틀이 철로 된 거였어. 그래서 수건을 침대에 잡아맨 다음 목을 매기로 했지. 다만 도중에 수건이 끊어질까봐 그게 걱정이었어……
그런데 마샤아줌마가 밤새 내 곁을 지키고 앉았는 거야. 아줌마가 나를, 어린 나를 지켰어. 밤새 한숨도 안 자고……어리석은 나를 보호했어…… - P218

"나는 왜 살아남았을까? 무엇을 위해? 생각해보면……그건 아마 지금 이렇게 그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 P187

- 전쟁터에서 연애도 하고 그랬나요?
내가 묻는다.
-전선의 소녀병사들 중에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우리 눈에는 여자로 보이지 않았지. 내가 봐도 정말 멋진 여자들이었지만 말이오. 그 아가씨들은 우리를 전장에서 구해낸 우리의 전우였소. 우리를 구해내고 간호해주고 돌봐줬어요. 나도 두 번 부상을 당했는데, 그때마다 나를 구해줬지. 그런데 어떻게 그들을 나쁘게 생각할 수 있겠소? 하지만 당신은 형제하고 결혼할 수 있나요? 우리한테 그들은 누이였소.
-그럼 전쟁이 끝난 뒤에는요?
- 전쟁이 끝나자 그들은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소. 내 아내같이 똑똑한 여자도 여자병사들을 좋게 보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은 그녀들이 남편감을 찾아 전쟁터에 간 거고, 그곳에서 연애질만 실컷 하다가 왔다고 믿었어요. 이왕 터놓고 얘기한 김에 하는 말인데, 실제로 소녀병사들은 대부분 정숙한 처녀들이었어요. 순결한 처녀들. - P169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더러운 오물도, 들끓는 이도, 시신들도……더이상 안 봐도 되자 뭔가 아름다운 게 그리워지더군요. 뭔가 밝고 화사한 그런게……아름다운 여인들 …… - P169

-하지만 그 여자들이 고국을 지킨 건 사실이잖아요? 조국을 구해냈다고요……
- 그건 그렇소만……그런 여자들이랑 정찰은 같이 갈 수 있을지 몰라도 결혼은 하지 않을 거요. 그게, 그래요……우리 남자들은 여자를 엄마나 아내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요. 결국은 아름다운 숙녀에게 익숙하다는 거요. 동생이 해준 이야기가 있어요. 한번은 우리 도시로 독일군 포로 행렬이 지나갔는데, 동생이 또래 남자애들이랑 어울려 포로 행렬에 대고 고무총을 쏘았나봐요. 그걸 우리 어머니가 보시고는 동생 뺨을 때렸소. 그 포로들이란 게, 히틀러가 최후 수단으로 징집한, 아직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어린애들이었던 거요. 동생은 그때 겨우 일곱 살이었지만 우리 어머니가 그 어린 독일군 포로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너희 엄마 같은 사람들은 눈이 멀어버려야 돼. 세상에 어떤 엄마들이기에 이렇게 어린 자식들을 전쟁터로 내보낸단 말이냐!‘ - P166

"전쟁은 남자들의 일이오. 그런데도 남자들 이야기는 그렇게 쓸 게 없는 거요??" - P166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7-25 1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부분 읽으면서 너무 분노하고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해서 한동안 다음을 넘어가질 못했어요ㅠ 무엇이 중요한지를 따지는 우선순위에서 왜 가장 가혹한 폭력을 제쳐두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힘든 책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락방 2022-07-25 10:54   좋아요 4 | URL
전쟁은 전쟁강간범들의 좋은 핑계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강간이 전쟁시에만 일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적국의 여자들이다‘라는 걸로 강간에 대한 변명을 가해자들 스스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치 그래도 되는 것인양.. 그게 너무 화가나고, 그걸 보는 사람들조차도 전쟁이니까, 라고 그 일에 대해 눈감아버리는게 미치겠어요. 저 장면 읽으면서 ‘그건 내가 지금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일까, 만약 저 상황이라면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할까‘를 수없이 생각했는데, 답은, 잘 모르겠다는 거였어요. 아무리 가정한다해도 제가 그 상황에 있는건 아니니까요.

얼마전 인하대 강간살해 사건 보면서도 생각했는데, 어떻게 고작 스무살밖에 안된 놈이 강간할 생각을 할까요? 어떻게 그 머릿속에 그런게 들어가있을까요? 강간은 남자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 같아요. 너무 싫어요.

- 2022-07-25 1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통에 대한 감정이입역시 매우 정치적이고 선택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도 내 시선이 닿지 않는 영역은 존재하고. 그래서 열려있어야 하고 두눈 뜨고 봐야한다고 그런 태도가 필요한 것 같고 그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서 부단히 견주고 깨지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없애버리자고 하는 건 (그렇고 싶지만) 시기상조라고 치고… 그 동안의 위계에 질문하는 것 밖에, 끊임없이 문제제기 하는 것. 이미 잘하고 있으니, 더 오만하게!! 읽느라 수고많으셨어요. 저도 부단히 따라가겠습니다!

다락방 2022-07-25 11:14   좋아요 6 | URL
공쟝쟝 님 댓글을 읽으니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고통에 대한 감정이입 역시 매우 정치적이라는 것이요. 저는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저 역시도 눈감거나 뒤로 미뤄두는 수많은 고통들이 있겠지요. 그건 제가 제 나름의 우선순위를 정했기 때문일 것이고요. 제 우선순위는 다른 기준의 사람에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기도 하겠지요. 정치적.. 오늘도 배웁니다.

- 2022-07-25 11:25   좋아요 3 | URL
네! 어쩌면 우리가 감정이입하기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내가 이런 시절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여성인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 더더 페미니즘 적이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고요 ^^
저는 다락방님이 이해 충분히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납득이 안되는 거예요 ㅋㅋ 그리고 이해를 전혀 못하는 사람들이 절망적으로 많은 거고요. 다른 몸을 살면서도 자기 시각을 갖는 것이 두려우니까요. 이미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몸을 가지고도 이해를 하지 않는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오천년에 대해 애도를 표합니다. ㅋㅋㅋㅋㅋ

청아 2022-07-25 1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실제로는 더 많았을텐데 강간 이야기가 저 부분 뿐이었다는게
조금 이상하더라구요. 그리고 독일로 들어갔을때 독일 여성들에게도 3일간 허 했다는 스탈린의 말 이외에는 아예 그런 증언,기록이 없고. 다락방님 말씀에 아프게 공감합니다. 여성의 권리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들 하지만 쉽게 배제시키고 쉽게
후순위로 밀리고 무시당하는 이런
상태가 없어져야 비로소 변화되었다고 저는 체감할 수 있을것 같아요.

다락방 2022-07-25 11:26   좋아요 4 | URL
여성의 권리가 나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조차도 다른 것들과 부딪치면 여성을 뒤로 미루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죠. 그 나름의 우선순위를 가졌기 때문일것이고, 그 우선순위에서 여성은 그 다음이 되기 때문이겠죠. 내 우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타인은 아마 자기의 우선이 옳다고 생각할텐데, 저는 제 우선권이 여성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혐오자로 불리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누가 저를 뭐라고 부르든간에 저는 제 우선권을 위해 행동해야 할 것 같아요.

항상 같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미미 님.

그레이스 2022-07-25 11: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는 것은 고통스러웠습니다.
다시 전자책 펴서 조금씩 읽어가고 있는데 ... 그 감정의 기억들이 올라오네요.

다락방 2022-07-25 11:27   좋아요 3 | URL
그렇게나 어린 사람들이 전쟁에 참여했다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요. 부상과 죽음을 눈 앞에서 맞닥뜨리는 사람들은 어떤 크기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걸까요.

단발머리 2022-07-25 13: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불쌍하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읽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이번달에 우리 모두 힘들었다는 ㅠㅠ

잠자냥 2022-07-25 14:14   좋아요 3 | URL
그럼 전 읽지 않고 불쌍한 사람으로 남기로....; 이 책 아주 오랫동안 보관함에 담아뒀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읽으면 너무 고통스러울 게 뻔해서;;

다락방 2022-07-25 14:32   좋아요 2 | URL
그렇지만 다음달 책도 .. 역시 힘들겠죠? 안힘든 책은 없는걸까요? 빌레뜨 읽어야 되는데... 다락방의 미친여자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세상 사람들이 다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읽어보라고 막 추천할 수도 없고 그렇습니다 ㅠㅠ

책읽는나무 2022-07-25 16: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폭행 당한 저 부분 읽고 하~ 했네요ㅜㅜ
그리고 우리네 근현대사 책에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미군 부대에서 한국 소녀를 성폭행하면서 농락했는데 콜라병을 쑤셔 놓은 사진 기록물 보고 참 경악을 금치 못했었어요.
전쟁은...여성들에게 참혹함의 시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론 신념에 의해 자원 입대한 여성들의 본인들의 공을 자랑스럽게 인터뷰한 장면들을 읽을 때는 또 그게 다는 아닐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살짝 했었네요.
그래도 어쨌거나 전쟁은 여성들에게 너무나도 참혹한 현실이에요.
전쟁은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에요ㅜㅜ

다락방 2022-07-26 08:20   좋아요 2 | URL
며칠전 인하대 강간사건 기사에 어떤 남자애가 댓글 단걸 봤거든요. 자신이 전교1등하는 성적표를 인증하면서 ˝그런데 강간 좀 하면 어떠냐 보지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라고 해놨더라고요. 와.. 도대체 공부 잘하는 건.. 뭘까요?
저는 본인의 선함을 뒤로 밀어두게 하고 그래서 당시에는 옳은 판단을 하지 못하게끔 막는 것 역시도 전쟁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평소와 다른 결정을 하는 건 인간이 불완전하기 때문인데, 그런 극한상황으로 몰고가는게 바로 전쟁이잖아요. 어제도 전쟁을 다룬 책을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읽기를 멈췄는데, 아 너무 싫으네요.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07-26 09:23   좋아요 1 | URL
미친 놈이군요???ㅜㅜ
인하대 사건 뉴스 보고 남편이랑 깜놀했었어요. 니네들은 절대 저래선 안된다고 어리둥절한 애들한테 잔소리 해댔는데... 보통 집에서 자식들 단속하기 바쁠텐데 아니...쟤는 어떻게 교육 받았길래 저런 댓글을 쓴답니까?? 정말 이해할 수가 없군요!!!
요즘은 공부 잘하면서 인성 나쁜 애들이 제법 있어요.ㅜㅜ
딸애 고등학교에도 공부 잘하는 남학생이 사고 쳤는데...학폭을 여네~어쩌네~ 그러긴 했었는데...그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더라구요. 머리 좋은 애들이 사고 치면 더 무섭잖아요.
사람이 억울하게 죽었으면 먼저 애도하는 게 정상일텐데...왜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지?? 저런 아이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무섭네요.
책을 읽으면서도 신념을 지킨다는 게 뭘까? 그런 생각이 들곤 했었는데,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막아버린다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내가 지키려는 신념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수백번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그 순간 수정도 해야지 않을까? 란 생각도 들구요. 내 신념이 양심의 토대위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기초는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는군요.
잠깐이라도 잊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냅시다^^
 
왜 소중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요?
거기에서 여기까지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일단 한숨 한 번 쉬고 시작하자.


나는 비포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비포 선셋>을 가장 좋아한다. 여자와 남자 주인공 둘만 나오는 영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둘이서 수다 떨면서 걷기만 하는 영화인데 이게 어찌나 좋은지. 아마도 서로에게 가장 충실하고 서로가 서로만 관심있어하고 서로가 서로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편에서는 낯선 너와 내가 만났고 2편에서는 너와 내가 9년만에 너와 나의 간절한 바람으로 재회했고 3편에서는 그런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세상을 함께 만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나는 이 시리즈가 그대로 사람을 그리고 인간 관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면에서는 3편도 참 좋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서 같이 여행하고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같이 얘기하고 같은 풍경을 나란히 앉아 보는 현재를.


후아. 

이 영화는 언제고 다시 보아야지 하다가 이번에 보게 된건데, 아니 좋아서 다시 보려고 했고 내가 좋아했던 것도 아는데, 다시 보는데 왜이렇게 좋은건지. 여자와 남자가 9년만에 만난건 우연이지만, 그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지만, 그러나 만나기를 원한 것도 사실이다. 첫 만남에서 9년이 흐르는동안 그들은 서로를 잊지 못했고 그래서 남자는 그것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썼다. 파리로 저자와의 만남을 하러 가면서 내심 어쩌면 그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기적처럼, 아니 그의 바람이 간절한 덕에, 그녀가 거기, 서점에 와 있었다. 남자는 이제 곧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공항에 가는 시간이 임박하기까지 내내 그녀와 이야기한다. 그들은 9년 만에 만났는데, 9년 전에도 고작 하루를 같이 있었을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다가 멈출 줄을 모른다. 9년 전의 일과, 6개월후 빈에서 만나기로 했던 것, 그 때 왜 그들은 재회하지 못했는가 부터, 어린시절의 이야기 현재 하는 일들, 미국의 총기 소지와 전지구적으로 환경에 관한 것들, 동유럽에서 잠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까지 대화는 여기에서 저기로 또 저기에서 저어어어어어어어어기로 통통 튀면서 이동하고, 정말이지 멈추지를 못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이야기에 취해 과거의 어느 때로 돌아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한시간 남짓 있으면서 꼬박 둘은 이야기를 나누는거다. 찻집에 잠깐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한 대씩 피고 다시 센강 주변을 걷고 유람선도 잠깐 타고.


한 명이 그 때의 시간이 그리고 그 때의 상대가 그리워 글을 썼다면,

다른 한 명은 그 때의 시간이 그리고 그 때의 상대가 그리워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비행기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둘은 이제 여자의 집에 잠깐 들르기로 한다. 여자가 만들었다는 노래를 듣기 위해. 여자는 집에 도착해서는 차 한잔 줄까? 묻고 남자는 좋다고 한다. 그 때 여자가 차의 이름을 말하는데, 내가 영화를 다 보고 잠깐 '근데 그 차가 뭐였지?'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네 글자였는데.


페퍼민트?

아니다, 민트 류가 아니었어. 내가 마셔본 거였던 것 같아.

로즈마리?

아니다.

라즈베리?

아니다.

아.. 네글자, 네글자였는데. 페퍼민트도, 로즈마리도 아닌 네 글자. 뭐지?

너무 기억하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아서 영화의 그 부분을 다시 돌려봤다.


캐모마일 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모마일이라니.



여자는 남자에게 차를 끓여 주고, 노래를 들려준다. 그들은 함께 음악을 듣고 콘서트에 갔던 일을 얘기하다 여자가 춤을 추면서, 너 그러다가 비행기 놓쳐, 라고 말하는데, 남자는 이제 비행기 놓치는 것을 각오한다.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여기 있으니까. 내내 그리워하던 사람이 여기 있으니까. 그는 마지막에, 비행기를 놓치기로 한다.



왜 어떤 만남은 길지 않아도, 횟수가 많지 않아도, 그토록이나 강렬한걸까? 왤까?


















<비포 선셋>이 미국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사랑이야기라면,

<브로큰 잉글리쉬>는 미국 여자와 프랑스 남자의 사랑 이야기이다.


미국 여자는 미국에 여행온 프랑스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와 같이 밤을 보내게 된다. 남자는 여자에게 '나 프랑스로 돌아가야하는데 너 같이 갈래?' 묻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혹시 프랑스에 오면 연락해, 라며 전화번호를 남겨준다. 


그녀는 프랑스에 간다. 그를 만나고 싶다. 프랑스에 도착했으니 그에게 전화만 걸면 되는데, 전화번호가 쓰여진 종이를 잃어버렸다. 내가 여기에 대해서는 엄청 안타까워하며 그리고 노여워하며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먼댓글 트랙백 참조)

여자는 남자의 전화번호를 찾지 못해 연락하지 못했고 만나지도 못했다. 그렇게 파리에서의 시간을 홀로 보낸 후에 미국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가는 길, 기적처럼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그렇게나 만나고 싶던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지하철에서 내리고 그들은 그렇게 바에 들어간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그녀에게 '그러니까 나를 만나러 왔지만 만나지 못했고 이제 돌아가려 한다는거냐' 물었고, 여자는 그렇다고 말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여기 좀 더 있으면서 나랑 얘기 나눠요' 라고 말한 뒤에,


'당신은 비행기를 놓치겠지만'


이라고 덧붙인다. 그녀는 그렇게 비행기를 놓치는 걸 선택한다. 비행기를 예정대로 타고 돌아가는 것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남자와 보내는 시간이 그녀에게 더 큰 까닭이다. 그것은 찾아왔던 상대이기 때문일 것이며 기다리던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돌아가기로 예정된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갑작스럽지만 결국엔 선택한 것,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사랑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아니, 돌아가야 해' 라고 말해서 돌아가는 비행기를 예정대로 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 눈앞의 사랑이 커도, 내 눈앞의 상대가 간절해도,

예정된 비행기를 타고 가 내게 주어졌던 일을 다시 맞닥뜨리고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물론 며칠, 설사 몇 달이라도 내가 없다고 세상이 엉망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내가 있던 곳에 혼란을 주는 일을 선택하길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비포 선셋에서도 그리고 브로큰 잉글리쉬에서도, 상대가 비행기를 놓치기를 바라는 마음 혹은 상대 때문에 비행기를 놓치는 마음을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건 사랑이었네, 사랑이 틀림없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라면? 나였다면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돌아갈 것이다. 돌아갔다가, 널 만나러 다시 올게, 라고 말할 것이고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충동적으로 너 때문에 여기 좀 더 있겠어, 를 선택해서 내가 하는 일이나 나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은, 나는 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좋아. 그러니까, 



다시 만나러 올것이다.

만나러 올게.

만나러 온다고 말했으니까, 만나러 올게.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나의 상대가 비행기를 놓치지 않는다해도, 예정대로 타고 가기를 선택한다고 해도, '넌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라고 실망하지도 않을 것이고, 거기에 대해 서운하지도 않다. '너가 나를 사랑한다면 지금 떠나지 않을텐데'같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비행기를 놓치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왔던 곳으로 예정대로 돌아가길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만 진실한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사실, 나는, 상대가 충동적으로 비행기를 놓치기보다는 예정대로 돌아가는 성향의 사람이기를 원한다. 나는 그 편이 더 마음이 끌린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 다만, 갔다가 다시 올게, 라고 말만 해준다면, 그거면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온다고 말해놓고 오지 않을 사람은 아닐테니까. 세상에 자기 말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나는 그런 사람은 사랑하지 않으니까.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건 아니다. 괜찮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22-07-25 0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사실 종종 자주 봅니다) 전 이 투머치토커 커플이 정말 너무 좋습니다. 그들이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인 것 너무 좋고요. 저랑 동족이라고 생각해서 더 좋아합니다. ㅋㅋㅋ 대화를 섞는 것은 몸을 섞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정희진 슨상님께서 말씀 하셧쥬. 그건 너무 맞는 말이고, 그래서 저는 좀 대화 섞는 것에 헤픕니다. (몸 섞는 건 락방님 말씀대로 사주에 없는 걸로 합시다ㅋㅋㅋ 굳이 양자택일 할 필요는 없지만, 둘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는 대화, 무조건 대화입니다) 저는 걸으면서 대화하는 것의 희열을 좀 압니다. 그리고 종종 길을 잃죠. 기꺼이 가던 길과 대화의 길을 함께 잃어주던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 거기에 낭만과 사랑을 더해버린 판타지 같은 영화... ㅎㅎㅎ 비 포 선 셋 -! 크으!

다락방 2022-07-25 10:47   좋아요 3 | URL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게 정말 미치게 해요. 너무 좋아요. 그런데 그게 좋을 수 있는건 이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지식배틀 같은거 하는게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래서 리액션을 하잖아요. 특히 에던 호크 쪽이 더 여자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는것 같아요. 여자는 좀 자제하는 것 같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

clavis 2022-08-1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이 너무 좋네요. 락방님..이렇고 저랬던 일들이 있었지만, 오늘의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던건 아니었다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박오복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오기만 해봐라, 어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읽어주마!
그동안에는 빌레뜨 읽고 있을게요. 샤라라랑~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7-22 1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기 전 관련 책들 몇 권이라도 읽어야 할텐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기대됩니다!ㅎㅎㅎ

다락방 2022-07-22 10:4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부지런히 좀 읽어둬야 겠어요. 후훗.
 
비포 선셋 (1disc) - [할인행사]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진짜 좋아 겁나 좋아 짱 좋아 졸라 좋아.
이것은 지상 최고의 로맨스다. 내가 아는 로맨스 중에 최고는 비포 선셋이다.
처음 만났을 때도 고작 하루 같이 있었을 뿐이고 그 후 9년이 지나 만난건데도 의식의 흐름대로 수다가 폭발해버려.
걸으면서 끝없는 수다라니, 진짜 최고다 최고!! 만세!!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7-2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단호크와 줄리 델피랑 같이 늙는 느낌이더라고요. 3편에선 사랑과 낭만대신 현실이 뒤통수를 치는 듯하지만 애정어린 눈으로 봤던 기억납니다. 수다 ㅎㅎ

다락방 2022-07-22 10:16   좋아요 1 | URL
저 비포선셋이 비포 시리즈 중에서 제일 좋아요. 지금 6년만에 다시 보는데 너무 좋네요.
선셋에서는 이 둘의 대화가 폭발하고 이 둘에게 서로 상대밖에 없지만, 3편에서는 이 둘이 함께 세상을 만나 대화를 나누잖아요. 부부로 함께 여행하면서 여행지의 사람들과 밥 먹고 대화하고. 그것도 너무 좋았어요. 연애할 땐 우리 둘만 있지만 우리가 커플이 되면 커플인채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고. 아 너무 좋습니다.

잠자냥 2022-07-22 1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리즈 중에 선셋이 가장 좋았어요. 선셋은 정말... 대박.

다락방 2022-07-22 10:17   좋아요 3 | URL
저도 이 시리즈 중에 선셋이 제일 좋았어요. 다시 보는데도 진짜 너무 좋네요. 파리를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진짜 너무 좋습니다. 대화의 주제도 왔다갔다 하는데 수다가 폭발하네요. 흑흑 ㅜㅜ

- 2022-07-22 10:26   좋아요 2 | URL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훗 (저도요!!!!!)

새파랑 2022-07-22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공부 해볼라고 저는 책으로 샀었는데 아직도 못읽었네요 ㅋ 짱좋군요~!!!

다락방 2022-07-22 13:42   좋아요 2 | URL
저 이거 대본집 갖고 싶은데 대본집은 없는 것 같고 원서가 검색되더라고요? 아마 새파랑 님이 그 원서를 사신 것 같은데 저도 아까 살까말까 엄청 망설이다 안샀어요. 후기 보니까 대사들이 많이 생략됐다고 해서요. 아 그런데 그냥 살까.. 아 너무 고민이네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7-22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다수다수다...ㅋㅋㅋ
예전엔 그 수다의 내용들이 하나도 기억 안나던데 저도 다시 보니까 어째 수다의 주제들이 좀 심오하게 다가오더라는~^^
저는 아직도 수다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어요. 아직도 뒷편 시리즈는 못봤어요.
이거 보고 얼른 시즌2 넘어가야 하는데 아...바쁘네요 바빠^^

다락방 2022-07-22 15:37   좋아요 2 | URL
어휴 저는 오랜만에 다시 보고 너무 재미있었어요. 걷는것도, 걸으면서 수다 떠는 것도 너무 좋더라고요. 그들 사이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고요. 계속해서 해야 할 말이 있고 또 잘 들어주는 상대와 함께라는 건 너무 복입니다, 큰 복! ㅋㅋㅋㅋㅋ
 
드립백 브라질 산토스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오후에 커피 마시고 싶어지면 디카페인으로..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07-22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는 아침에 커피마셨다고 오후에 커피마시기를 중단합니까?

다락방 2022-07-22 10:17   좋아요 2 | URL
오후에 커피 마시면 제가 밤에 잠을 잘 못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22 15:50   좋아요 1 | URL
카페인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잉크처럼 서서히 퍼지는 사람도 있는 거야.

다락방 2022-07-22 15:52   좋아요 2 | URL
아 진짜 우리 잠자냥 님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7-24 21:34   좋아요 1 | URL
잠자냥 개그 때문에라도 각본집 사야하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