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가장 첫꼭지 '김예란'의 <행복을 향한 그녀들의 움직임: 디지털 페미니즘의 정동>을 다 읽었다.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여러가지 의미로 좋았는데, 일단 김예란 이란 저자가 아주 많은 책들을 읽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겠다. 참고 문헌을 여러개 가져와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가는데, 그만큼의 책들을 읽어서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는거란 생각을 하면, 역시 책은 읽어야 되고 공부는 해야되는 것 같다.


푸코는.. 성의 역사를 글자만 봐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겟는 그런 사람인데, 김예란은 푸코를 비롯한 다른 철학자들의 글들을 가져오며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행복'이라는 것은 지금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것과는 다른 상태임을 분명히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행복은, 내가 지금 슬픔과 고통에 침잠해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치고 나가 나은 상황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 거기서 얻어지는 것들이라는 거다. 나 역시 거기에 동의하는 바, 그 과정에서 저자는 부정과 긍정이 서로 반목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긍정과 부정, 강함과 취약성 같은 언뜻 대립적으로 보이는 원리들의 결합 가능성을 제시한 하나의 시도를 로지 브라이도티(2016)의 논의에서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브라이도티는 기쁨과 긍정의 축을 검토한 후에, 긍정과 기쁨의 원리 안에 필연적으로 현존할 수밖에 없는 고통과 취약의 문제를 제기한다. 실제 삶의 과정에 결코 부인하거나 피할 수 없이 고통은 존재하며 취약한 주체는 그로부터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의미심장하게도 이 상처는 "열린 상처"다. 그 상처가 주체에게 어떤 이후의 미래를 가져올지는 미리 알 수도, 정해져 있지도 않는다는 의미에서다. 따라서 브라이도티의 시각에서, 애초에 "긍정 대 취약affirmation versus vulneragility"이라고 흔히 대립적으로 이해되어온 짝패는 점차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필요로 하며 서로 타협하고 포용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재해석된다. -p.30



우리는 이미 유명한 애니매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통해 기쁨과 슬픔이 서로 반목하는 것이 아님을 배우지 않았나. 주인공 라일리 안에 있는 기쁨이와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 라는 감정들. 언뜻 보면 기쁨이가 가장 긍정적인 감정이고 중요한 것 같지만, 기쁨이가 찾아들기 전에 슬픔이가 먼저 찾아왔었다는 것을 그 애니매이션에서는 보여준 바 있다.

















주디스 버틀러의 취약성을 가져와 설명해주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 취약성이란 단어에 꽂혀 도대체 어느 책에 나온건가 참고문헌을 보았는데, 이미 《위태로운 삶》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와있더라.
















오늘 책 10만원어치 샀는데 나중에 위태로운 삶의 존재를 알게 되어... 내가 어떻게 할지는 신만이 아시겠지.



자,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김예란은 미투를 포함한 자신의 고통을 발화하고자 햇던 여성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것을 얘기한다.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이런 긍정적인 일만 일어나는 건 결코 아니지만, 그러나 그녀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몸이 당한 고통을 말함으로써 자신들의 행복-취약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내가 아닌, 취약성을 끌어안고 자신의 삶을 지탱하고 견디고 주체적으로 지금과 다른 상황을 만들어내기-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그런 그녀들을 위해 지지해주는 것이라고.



너무 좋은 글이었고 꼭 필요한 글이었다. 버틀러의 위태로운 삶을 사게 하는 글이었다(응?).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는 게 아닌, 주체적으로 자기의 행복을 찾아 나서고자 행동하는 여성들을 나 역시도 지지한다. 그들이 찾고자 하는 -기존의 것, 기득권자의 것이 아닌-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다. 그런 그들은 이미 가진 자들,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불편한 존재이겟지만, 그거야 내 알 바 아니다.



이만 총총.



푸코의 윤리학 개념에서는 주체가 자아와 맺는 관계가 "궁극"의 목적으로 "절대화"되는 가운데, 그러한 "자아의 실천"이 "삶의 기술"을 이루는 근거 위에서 주체가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을 설계, 실천한다(Foucault, 2005). 윤리적 주체는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기획하며 실천하는 방향과 방법을 (도덕에서처럼 객관적 규범을 순응적으로 준수하기보다는) 스스로 통솔한다. 둘째, 푸코에게 주체란 지식과 권력 체제 안에서 주어지거나 주조되는 대상일 뿐 아니라, 더욱 흥미롭고도 유의미하게도, 그것의 "바깥"으로부터의 사유, 혹은 "외부"가 기입되어 형성되는 존재이기도 하다(Deleuze, 1988:Foucault & Blanchot, 1989). - P22

이러한 윤리와 주체의 개념을 고려한다면 행복의 윤리적 주체는 이미 규범으로 정해지거나 주어진 것과 연관되는 동시에 다른 행복을 욕망하고 그 실현을 위해 고투하는 과정 안에서 형성된다. - P23

행복의 윤리 실천에서 행복은 주체의 삶의 근거, 규칙, 방법론, 목표가 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 체제와 조건의 경계를 인식하고 그 너머를 추구하고 발명하는 사회정치적 함의를 띠게 된다. - P23

고통과 행복의 관계를 생각함에 있어 주디스 버틀러의 취약성에 대한 해석은 귀중한 도움을 준다. 버틀러(2006)는 존재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자신의 정치윤리학의 근본 전제로 삼는다. 존재의 취약성이란 어느 누구이든 무엇이든 본연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실존적인 약함precariousness이기도 하며, 특정한 사회질서 안에서 야기되는 구조적 취약성precarisation이기도 하다. 그러나 논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버틀러는 주체에게 부여된 실존적·구조적 취약성이 그 또는 그녀가 모든 존재들에 대해 책임을 저야 하는 윤리적 근거를 이룬다고 주장한다. 내가 존재하게 되기까지 이미 나는 알거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존재-타인, 생물과 무생물, 환경, 세계 전체에 이르기까지-에게 의존하고 빚을 졌다. 나는 당신이 없다면, 다수 무명의 그들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약한 존재다. - P28

그녀(사라 아흐메드)에게 있어 대표적인 킬조이와 우울의 주체는 페미니스트, 이민족, 성소수자로 그려진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찬미되는 세속적인 가치들에 불편과 이질감을 느끼고 세상 역시 이들을 반기지 않는다. 이들이 노상 불평과 불만을 제기하면서 질서와 조화를 깬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구별되어진 소수자들은 기성의 질서 안에서 자신의 다름을 감추고 침묵하기를 암묵적으로 강요받는다. 그러나 이들이 행동을 하고 말을 시작하여 소수성이 수행될 때, 세계 ‘일반‘이 유지하고자 하는 거짓된 흥, 부당한 즐거움, 헐거운 평화의 허상이 깨지고 새로운 삶의 방식이 생성될 수 있다. - P29

긍정과 부정, 강함과 취약성 같은 언뜻 대립적으로 보이는 원리들의 결합 가능성을 제시한 하나의 시도를 로지 브라이도티(2016)의 논의에서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브라이도티는 기쁨과 긍정의 축을 검토한 후에, 긍정과 기쁨의 원리 안에 필연적으로 현존할 수밖에 없는 고통과 취약의 문제를 제기한다. 실제 삶의 과정에 결코 부인하거나 피할 수 없이 고통은 존재하며 취약한 주체는 그로부터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의미심장하게도 이 상처는 "열린 상처"다. 그 상처가 주체에게 어떤 이후의 미래를 가져올지는 미리 알 수도, 정해져 있지도 않는다는 의미에서다. 따라서 브라이도티의 시각에서, 애초에 "긍정 대 취약affirmation versus vulneragility"이라고 흔히 대립적으로 이해되어온 짝패는 점차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필요로 하며 서로 타협하고 포용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재해석된다. - P30

누구든 실존적·구조적으로 부여된 취약함으로 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모든 존재가 자신이 처한 고통과 슬픔을 싸안고 견디는 시간을 살아가고 이것이 곧 삶이다. 그렇다면 삶의 긍정화란 취약성의 상황을 겪으며 견디어나가는 인내를 통해 이루어진다. 브라이도티에게 있어 고통과 트라우마가 낳은 수동성을 자각하고 이와 고투하며 초극하려는 자기 변화의 과정이 곧 긍정의 윤리를 이룬다. - P30

여기서 긍정화란 여느 누그의 삶에도 불가결하게 현존하는 고통이나 허약성의 문제를 부인하거나 피하려는 수사가 아니다. 고통과 슬픔을 끌어안고 견디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삶을 보존하기, 그 생기를 몸으로 체현하기, 다른 상태로 변화하며 새로이 태어나기를 의미한다. 취약성을 껴안음으로써, 긍정은 순진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견딤과 변화‘의 내재성을 함축하게 된다(Braidotti, 2006) - P31

중요한 점은 ‘비수동적인 인내‘를 가지고 ‘가능함과 불가능함‘ 사이의 모호하고 고통스러운 경계 자체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것, 호은 여성주의 관점에서 ‘취약성의 정치‘를 주장하는 아타나시우(2016)의 표현을 빌리면, ‘취약성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성과 더불어/그 안에서 노력하는 것, 취약성안에 고착된 불의에 저항하는 것‘, 그럼으로써 ‘취약성과 관계맺는 새로운 집합적 방식을 발명‘함에 있다(Athanasiou, 2016:258, 272-274) - P31

개인적 이익이 세계가 제공하는 이익과 합치할 때, 내가 세계에 적절하게 부합할 때 나는 ‘만족‘한다. 이와 달리 행복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현재엔 부재하는 것, 불가능한 것, 부인되는 것을 상상하고 추구하며 실현하는 힘이다(바디우, 2016:91). 결론적으로 행복은 주어진 경계를 넘어 성실하게 행하는 자기 형성의 사유이다. - P36

신자유적의고 자본주의적인 질서에 순응적인 행복장치로 포화된 현 세계에서는 더욱이 그 강고한 경계 너머 외부를 향하고 발명하는 도전적인 행복의 윤리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지금 고통의 상처에 젖은 불행한 주체들이 다른 삶을 상상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 대안적인 행복장치가 필요하다. - P37

누군가의 고통과 슬픔은 결코 완료될 수 없으며, 그녀의 말은 열린 상처를 안고 행복을 향해 새롭게 움직이려는 의지의 발현으로서 존중되고 지지되어야 마땅하다. - P38

몸은 취약성과 행위성을 모두 지니며 "할 수 있음doing"과 "당함being done to"의 상충적 층위들이 한 몸에 얽혀있다(Butler, 2004:21-23). 아울러 주체의 취약성은 말의 차원에 있어서도 작동한다. 우리는 무엇에 대해 말할 뿐 아니라 무엇인가를 말로써 하고, 말은 그 자체가 효과를 발생시킨다. 몸과 말이 서로 구성하고 작용한다는 점에서, "말하기란 그 자체가 육체적 행위"이다(Butler, 1997:10) - P39

디지털 플랫폼에서 여성의 육체는 자기표현의 주체이기도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야기하는 "불안정성insecurity"의 도구로 환원될 수 있다. - P41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해 트윗을 비롯한 디지털 네트워크 미디어가 상처 입은 여성들의 행복장치로 저유되고 있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의 주어진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이용자의 의도와 희원에 따라 도전적인 젠더 실천의 장치로 변환된 것이다. 이 변환에는 단지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그에 복잡하게 얽힌 육체와 정동과 언어의 작동들이 주요했으며, 특히 비참을 안은 자들의 행복을 향한 집합적인 의지가 작동했다. - P44

나아가 현재 미투지형에 내재한 한계와 향후 발전되어야 할 방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미투는 어느 정도 상징권력을 지녀 공적 공간에 위치한 남성(유명인 등)에 대해서 가해 남성에 비교할 때 약자지만 다른 여성들에 비해 우수한 상징자본을 가진 여성들(검사, 배우 등)이 미투를 수행할 때 사회적 처벌이 가능한 성격이 컸다. 이 구조는 상징권력을 가지지 않거나 매우 약한 정도로 가져서 언어적 전복이 불가능한 남성들이 여성 약자들에게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더욱 만연한 폭력에 대해선 그다지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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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9-16 1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소름돋더라구요. 흥분되고요ㅋ
제가 궁금했던것들이 죄다 다루어지고있어서, 밑줄이 엄청 많아지고 다 중요해지는 중이라 한 번 읽는걸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푸코를 저는 아직 읽지 않았기에 아쉽기도 했는데 마침 정희진쌤을 통해 알게된 부분이 푸코의 말과 연결된단 느낌을 받았어요. 이건 제가 내일 한번 써보겠습니다. 일단 기쁜 마음으로 계속 열심히 읽으렵니다. 고고씽!!

얄라알라 2022-09-16 18:24   좋아요 2 | URL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와!

만만해 보이지 않는 텍스트인데, 희열을 안겨주나봐요.
전 아직 시작 못했는데 일단 다락방님 스타트!

[임신 중지]통해 사라 아메드 첨 알았는데 다시 보니 반갑네요^^ 기대됩니다

청아 2022-09-16 18:40   좋아요 2 | URL
얄라님 얼른 같이 읽어요!!
이 책으로 함께 이야기 나눌것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락방 2022-09-19 09:51   좋아요 1 | URL
저는 두번째 꼭지 시작햇는데 또 너무 좋네요. 마침 어제 본 영화 <공조2>에 대한 빡침과 연결해서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거 읽을 때마다 하고 싶은 얘기 생기는 너무 좋은 책이네요. 씐나요! >.<

- 2022-09-16 23: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앍!!!!!!!!!! 짜릿해 진짜!!! 그거야 내 알바 아니다...... 아 진짜 어떻게 글 끝내야 하는지 아는 사람!

다락방 2022-09-19 09:52   좋아요 1 | URL
이 책 너무 좋아요, 공쟝쟝 님. 진짜 너무 좋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게 짜릿합니다. 흑흑 ㅜㅜ

- 2022-09-19 11:03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 그렇죠? ㅋㅋㅋ 젊은 여성연구자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책만으로는 확실히 안되는 게 있어요!!! 그나저나 너무 짜릿해 하시니까 저도 내일쯤엠 꼭 페이퍼를 쓰겠음당 ㅋㅋㅋㅋ💕

독서괭 2022-09-17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글에서 제일 재밌고도 놀랍지 않은 내용은 10만원어치 책을 샀다는 부분이네요 ㅎㅎㅎ
저도 아침에 김예란님 이글 읽다가 애들 방해로 중단했는데, 사라 아흐메드 정동이론 어디서 봤는데? 퀴어이론산책하기에서 봤던 내용입니다ㅎㅎ 오호~ 어서 읽고 연결해서 페이퍼 하나 써야겠어용
버틀러의 취약성도 저책에서 봤던 것 같은데.. 봤던 것 같은 기억만 있고 내용은 기억이 안난다는 게 함정🙄

다락방 2022-09-19 09:53   좋아요 1 | URL
그 10만원어치 책에 대해서는 방금전에 페이퍼를 올렸습니다. ㅋㅋ 다음주 월요일에는 책샀다고 책탑 사진 올릴 때 거기에는 딱 한 권의 책만 있게 하는게 저의 목표입니다. 흠흠.

사라 아흐메드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는데 얄라알라님이 임신중지라고 알려주셨네요. 아, 그랬구나. 저도 이름 들어봤다고만 생각했지 내용은 기억 안나요.

정동에 대해서라면 저는 윤김지영 쌤 생각났어요. 윤김지영 쌤이 책에서 정동에 대해 자세히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리뷰나 페이퍼 쓴거에는 정동에 대한 가져올 인용문이 없길래 나중에 책을 한 번 다시 들춰봐야겠다 생각하는 참입니다. 책 읽는 거 참 좋네요, 독서괭 님.
:)

얄라알라 2022-09-17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흐메드라고 하나봐요. 저 혼자 아메드아메드^^;;;; 근데 precarious 단어를 모를지라도 표지가 완전 실감나게 느낌 옮겨주네요. 다락방님 사시는 책은 다 탐난단 말이예요 10만원은 조심스러운데^^;;

다락방 2022-09-19 09:54   좋아요 1 | URL
저 <위태로운 삶> 샀습니다! 저란 사람, 자제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 ㅠㅠ

독서괭 2022-09-19 12:41   좋아요 1 | URL
제가 읽은 다른 책 <퀴어이론 산책하기>에서는 사라 아메드라고 썼더라구요^^
 

어떻게 그런 사이트에 접속하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연히 아이큐 검사해준다는 사이트에 들어가 테스트를 받게 되었다. 아이큐로 말하자면 나는 평균을 구성하는 아랫쪽에 위치해있을 거라고 짐작해왔던 바다. 그러니까 아주 어릴 적에는 내가 남들보다 머리가 좋은줄 알았는데, 그것은 머리 좋은 티가 나서가 아니라 엄마 아빠가 나를 천재라고 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간혹 아빠를 향해 부르짖곤 했다. 아빠, 왜 천재를 낳아놓고 뒷바라지를 못해서 이렇게 보통사람으로 살게 만들어? 그러면 아빠는 한결같이 보통사람으로 사는게 편해서라고 답하셨지...


아무튼 나는 내가 천재인줄 알다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아, 나는 천재는 아니고 그냥 보통 사람이구나, 내가 큰 착각을 했구나,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직장에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비로소, 아, 내 아이큐는 세자리가 아닌, 두자리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두자리에서 좀 높은 정도? 라고 생각할 정도로 제정신을 찾았다. 그정도의 아이큐이면서 천재인줄 알았던 어린 시절의 내가 부끄럽다. 그러나, 그것이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내 조카들 보고 그러고 있으니까. 하하하하하.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울기만 하던 아가들이 자라면서 엄마,아빠 말도 배우게 되고, 뭔가 하나 가르쳐주면 응용해서 생각할줄 아는걸 보면서 오옷, 천재야 천재!! 막 이렇게 되는거다. 얼마전에는 아가 조카의 동영상이 남동생으로부터 도착했는데 블럭을 쌓다가 자신의 팔이 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자, 그 중간을 훅 들어내서 하나를 쌓고 그 위에 들어냈던 블럭더미를 올리는거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경악했다. 또, 또 천재가 나온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아이들이 어느순간까지 자신이 천재인 줄 아는 것,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못하는 것으로 아는건 당연하다. 나 진짜 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못하는 줄 알았단말야? 다들 이런 이야기 들어보지 않나요?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못하는게 아니라, 나는 그냥 공부 못하는 사람인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내가 아이큐 몇인지 궁금하던 차에 아이큐 테스트를 받게 되었고, 내심 88-98 정도 생각하다가, 혹여 세자리수 나오면 자랑해야지~ 하고 테스트를 해나갔는데, 흐음, 어쨌든 했단 말야? 그리고 결과를 딱 봐야 하는데, 그러니까 내 검사에 내가 특별히 어느 부분에서 능력을 보인다는거다.


내가 생각해도 답을 잘한것 같지만 그런데 시공간패턴 추론 능력이 뛰어나다니?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무튼 그래서 내 아이큐는 몇이냐!!! 하고 볼랬더니 이렇게 똭!!




19,990원을 내면 보여준다는거다. 아니 이 씨부럴것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초에 돈 내고 검사하라고 했으면 안했을거란 말야. 나는 그냥 떠돌아다녀서 했다고! 돈 내고 아이큐 검사 하세요! 라고 하면 안할줄 알고 이것들이 다 답해놨더니, 너 좀 뛰어난 것 같아, 이래서 사람 궁금하게 만들어놓고, 그런데 아이큐 보려면 돈 내~ 이러고 있는게 아닌가. 으앗, 내 아이큐 궁금하다!! 내가 대답한게 아깝다!! 해서 내가 돈 낼줄 알았냐? 아이큐 모르고도 그동안 잘살았다, 이자식들아!!! 이러고 아쉽지만 뒤돌아 나왔는데,



아니 글쎄 오늘 이메일이 온거다. 이렇게 왔다.




아이큐가 평균 이상이라는 게 아닌가! 이... 내가요? 평균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 중에서도 아래쯤일거라 생각했는데.. 평균.. 이상이라고요? 설마 나 멘사예요? 너무 궁금하지 않은가? 그래서 저 아이큐 결과받기를 누르면 어떻게 되느냐? 어제 봤던 그 화면으로 연결된다.




19,990원 내면 알려주지~~~ 돈 안내면 안알랴줌~~~~~~~~~~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러면 내가, 나란 잘난 사람 아이큐 평균 이상인걸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다는 욕망으로 19,990원 결제할줄 알았냐? 안한다. 그 돈으로 뭐한다? 책산다.



책샀다는얘기다.

책샀다.


인증샷은 다음주 월요일에 올리는걸로...

내가 무슨 책들을 샀는지 지금은 안알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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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9-16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회사 마케팅이 뭔지를 아는 곳이다. 얼마나 궁금할 것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Q 점수가 평균 이상입니다!!!!!!!!!!!!!!!!!!!!!

저는 똘똘하기는 했지만(엥?) 아이큐가 안 좋은걸 알고 있었는데, 아빠가 ‘쟤는 머리가 나빠.‘ 이런 말을 자주 하셨음요. 참고로 아빠 머리 좋으심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렇게 믿고 살았어요. 두 자리인줄 알고요. 근데 고등학교 성적표에서 아이큐 보고 놀랐잖아요. 세 자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높지 않은 세 자리, 세 자리라는 것을 확인하는데만 의미있는 세 자리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우리 나라 아이큐가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되어 있는 것과는 별개로 저는 머리가 나쁩니다. 나도 19,900원 못 내요!!

다락방 2022-09-16 12:10   좋아요 2 | URL
근데 저 테스트가 말이죠, 저한테 평균 이상이라고 하니까, 자꾸만 돈 내고 보고싶어지는 겁니다.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지는거예요. 제 아이큐가 지나치게 높다면, 저도 멘사 회원이 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제 머리를 이렇게 낭비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러다가 결제할까봐 너무 무서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아이큐를 높다 혹은 낮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을 보고 머리 좋다,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역시 기준이 자기 자신이겠지요? 왜냐하면 저는 단발머리 님과 대화할 때면 단발머리님은 천재인가? 뭐든 읽으면 다 자기것으로 만드시는 것인가... 종종 생각했거든요. 어쨌든 저에게 단발머리 님은 천재인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6 12:17   좋아요 1 | URL
저는 찐 평범한 세 자리인데 다락방님이 저를 천재라고 하시면요. 제가 다락방님께는 천재가 되는 거군요.
그렇다면 저의 천재적 일면을 발견해준 다락방님이야말로 진정한 천재 아니십니까?

다락방님.... (손 잡고) 돈 내고 저거 결과 봐볼까요? 다락방님 진짜 천재같아요. 진심이에요.

다락방 2022-09-16 12:22   좋아요 3 | URL
(손 잡고) 돈 내고 저거 결과 봐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단발머리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저 오늘 저거의 다섯 배 되는 돈을 책 사는데 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6 12:34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엄청나게 높게 나왔으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알고 보니 멘사 정도가 아니라ㅋㅋㅋㅋㅋㅋ 아, 평생 자랑해도 입이 안 아플 정도로 높게 나왔으면 어째요? 아.... 어뜩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고민되네요.

책은 잘 사셨어요! 그건 우리의 할 일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뜩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6 12:36   좋아요 3 | URL
그렇다면 결과를 모르는게 더 나을것 같아요. 괜히 알았다가 너무 높아가지고 여러분이 저랑 거리감 느끼면 어떡해요.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6 12:38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유전자에 새겨진 자뻑의 기운에 우리 모두 훈련되어 있단 말입니다!!!!!!!!
아이큐까지 넘나 높다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어뜩하지 ㅋㅋㅋㅋㅋㅋㅋ 넘나 가슴이 두근두근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6 13:46   좋아요 1 | URL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창 열었다가 숱한 기사들 속 제가 아이큐 테스트 한거네요. 거기 보니까 대한민국 평균 아이큐는 106 이라고 나와요. 저한테 평균 이상이라고 했으니 106을 포함하는... 뭐 어쨌든 세자리이긴 한가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큐까지 너무 높으면... 아 곤란해요. 저는 여러분을 잃고싶지 않아요..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6 1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다부장님 아이큐 그래서 19990인줄 알았음. 이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다락방 2022-09-16 13:47   좋아요 0 | URL
아이큐 19990 이라니.. 그렇다면 이것은 측정불가한 아이큐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6 1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내 아이큐는 세자리가 아닌, 두자리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자뻑 넘치는 사람이 왜 아이큐 앞에선 쪼그라 들어요? 다부장님은 IQ 19990입니다.

다락방 2022-09-16 13:49   좋아요 1 | URL
제가 열심히 책을 읽어가지고 아이큐가 좀 발달하지 않았나, 그래서 세자리가 되지 않았나..하는게 현재 저의 생각입니다. ㅋㅋㅋ
제가 아무리 자뻑 넘쳐도 제가 아닌 건 또 제가 압니다. 흠흠. 이렇게 가끔 아닌건 인정해주고 가야 제 말에 신뢰가 가지 않겠습니까? 앞으로의 자뻑을 위한 밑거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9-16 23:13   좋아요 1 | URL
잠자냥 나 궁금한거 있어요~ 잠자냥이 어디선가 말끝마다 욕하는 여자사람들 싫다고 글쓴 거 본거 같은데 (확실함) 나 그 뒤로 조신해지려고 조심함.. (저 자주 말 끝마다 아~ 쓰벌, 아 쓰바~ - 참고로 전라도 사투리라서 흉측함- 붙어있는 사람... ) 근데 다락방은 *이런 씨부럴 것들*이라고 .......... .... 하는데... 왜 다락방 좋아해? 왜 다락방 한정 편애야? 그럼 나도 허락해주소서. 나도 페이퍼에 이제 자유롭게 쓰벌 쓰바 쓰게해주소서,,, 쉬발말고!

잠자냥 2022-09-16 23:30   좋아요 1 | URL
욕쟝쟝의 욕을 허하노라~

- 2022-09-16 23:55   좋아요 0 | URL
🙏 허락해 주시었다 🙏

mini74 2022-09-16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저희 부모님은 매번 모지리를 낳아서 이만큼 인간 맨들었다. 그러니 고마워해라 하시는데 ㅎㅎㅎ초등 3년때 아이큐검사에서 남자애 하나가 두자리수? 그 미친!! 선셍이 넌 침팬지라는 둥 놀려서 !!! 어린 나이에도 얼마나 밉던지요. 그 애 근데 설대갔음. 과외하러가서 어쩌다 정주영회장 욕 했는데 알고보니 그 집 손주.., 란 에피소드를 우리에게 해줬던 기억납니다 ㅋㅋ

다락방 2022-09-16 13:51   좋아요 2 | URL
아니, 초등학생한테 침팬지.. 라고 놀렸다고요? 와 진짜 미치겠네요. 어쩜 그래요, 사람이 어쩜. 게다가 어른이 아이를 대상으로 그게 무슨 일입니까. 사람이 해서는 안될짓이 있고 선이 있지요. ㅠㅠ 너무해 증말.
침팬지 라는 말 듣고 얼마나 창피하고 싫었을까요. 그런데 무럭무럭 자라 서울대 가주어 너무 다행이네요. 선생님 찾아가서 나 서울대 나왔다! 말해줬으면 좋았겠어요 ㅠㅠ

라로 2022-09-16 1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딩때 아이큐 테스트 두 자리수 였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멍청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두 자리수가 평균이라는 걸 미국에 와서 알게 되었어요. ㅎㅎㅎ 그래도 가끔 저런 거 하라고 나오는 광고 보면 저도 얼마일까 궁금은 합니다. ㅋㅋ

다락방 2022-09-16 13:59   좋아요 2 | URL
네 저도 평균은 두자리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 나 두자리일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어릴 땐 머리 좋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래서 머리 좋다고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근데 나이먹으면서 아이큐야 얼마가 됐든 무슨 상관인가, 머리는 나쁠 수도 있다, 계속 읽고 쓰고 생각하면서 살자.. 이렇게 되더라고요. 검사해서 실제 두자리수 나와도 신경 안쓰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저거 결과 궁금하네요. 19,990 원 이어서 안보지만 1,990원이면 결과 봤을 수도 있을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9-16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재밌어서 실컷 웃었어요! 이 페이퍼를 왜 저는 이제서야 봤는지 PC로 알라딘 들어왔다가
보니 오전중에 올리셨네요? 뭔가 하고 올리는데 욕이 똭 보여서 이게 무슨 일인가 뭐가 다락방님을 분노케 한거지?
하고 읽었는데 욕 나올만 하군요ㅋㅋㅋㅋㅋㅋ저 욕 말고 다른 욕으로는 안되는 사악한것들!!
다락방님의 결과만 꿀꺽한거잖아요? 그래도 결과가 궁금하긴 합니다. 음 ...저라면 좀더 공신력있는, 확실히 무료인
아이큐 테스트를 찾아 다시 해보겠어요 복수?하는 마음으로다가요ㅋ

다락방 2022-09-16 15:30   좋아요 3 | URL
제가 이런 테스트 하는걸 진짜 싫어하거든요. 되게 귀찮아해요. 어제도 하다말고 ‘아 그만할까‘ 이렇게 되었어요. 내가 왜 이것들에 답하고 있어야 하는가.. 그런데 기껏 답했더니 ‘답은 안알랴줌~ 돈내~‘ 이러는 바람에 ㅋㅋㅋ 진짜 아오 빡침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천재인걸 내가 모르면 어떡하나 싶어서 돈 내고 결과 보고 싶지만 그게 바로 여기의 상술이라고 생각하니 절대 당하지 않겠다!! 막 이렇게 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른기침 2022-09-2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돈 내면 알려주지를..ㅋㅋ 몇 번에 넘어가는지를 가지고 아이큐를 측정할 듯 합니다.

다락방 2022-09-23 10:26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제가 아이큐가 높은가 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신당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때문에 처참한 기분이었다. 


'신당역 살인 사건' 피해자 동생 "서울교통공사도 언니 죽였다" (daum.net)


[단독] 3년이나 시달린 스토킹…선고일 하루 전 숨진 피해자 | JTBC 뉴스


3년이나 스토킹에 시달리느라 피해자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직장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어디에 말할 곳도 없어 내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했을까. 살인자는 3년간 피해자를 스토킹했고 '불법촬영물을 공개하지 않을테니 몇분에 한번씩 문자에 답장해달라'고 했단다. 그가 되고 싶었던 건 자신이 관심을 가진 여자로부터 답장을 받는 남자 였고, 그것이 되지 못하자 곧 범죄를 저지르게 된것인데, 자신이 거부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거절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식으로라도 답장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 하는게 너무나 끔찍하다. 스토킹은 이런 심리로 작동한다. 마침, 정희진 쌤의 이번 책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스타에 대한 팬의 마음은 여러 가지다. 그냥 좋음, 존경, 선망, 소유욕, 반사회적인 짝사랑……. 이 가운데 스타를 숭배함으로써 자기 인생의 스트레스와 낙오자 심리에서 도피하려는 부류가 가장 위험하다. 정치인 팬덤이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정치인 팬덤은 상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문제의 발로인 데다, 사회를 망치기 때문이다. 중간 지대가 사라진다.-p.131



'나는 너와 네가 원하는 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다'는 말이 상대의 귀에는 전혀 가닿지 않았던 경험은 나에게도 있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이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나의 그 말은 상대에게 닿지 못했는데, 나의 말은 들어주지 않으면서 상대는 그러나 '나는 너랑 계속 관계를 갖고 싶어'라고 부르짖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그 자신에게 폭력으로 인지되는게 아니라 안타까움이었고, 왜 나를 받아들이지 않지? 였다. 그가 내내 신경쓰고 중심에 두는 건 '너를 이렇게 원하는 나' 였지, 상대도 상대의 감정도 아니었다. 나는 스토킹이야말로 이기적이며 무지한 자의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은 곧 악과 연결된다고 역시 생각한다. 상대의 감정을 파악할 줄 모르는 무지, 알려고조차 하지 않는 게으름, 듣고 싶지 않은 그 퇴보. 결국 폭력을 행함으로써 자신을 보게 한다면, 그것으로 되는걸까? 


결국 상대가 어쩔수없이 봐준다해도, 문자에 답장을 해준다 해도, 그렇다 해도 가해자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여전히 징징대고 애걸하고 열등감에 휩싸인 그 자신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이다. 가해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강제적으로 상대가 봐준다고 해서 갑자기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열등한 자신이 있을 뿐이다. 

자신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바꿔야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무지는 죄이며 악이다. 게으름은 무지로 이어지고 그 무지는 악으로 실행된다. 무지는 죄이고 악이다. 어리석음은 악의 다른 이름이다. 



여자를 죽일 때는 이 나라의 남자들이 자기 자리에서 다같이 돕는다는 생각을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발전주의 세계관에서는 그 어떤 사회적 약자도, 사회 정의도 "나중에"다. - P45

공부를 하지 않으면 보수적, 방어적이 되고 역사를 후퇴시킨다. - P47

가부장제 사회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언어를 갖는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위치에서 말하는 것을 ‘질색한다‘. 여성의 언어가 남성의 기득권을 빼앗고 그들의 특권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 경험으로는 대개 못 알아듣는 경우다. - P48

남성은 남성의 언어만 알지만, 여성은 남성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남성의 언어와 여성 입장에서의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한다. 여성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개의 영화들은 여성에게서 언어를 뺏거나, 말하는 여성을 죽이거나, 남성의 언어를 대신 말하게 한다.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2002년)를 누가 ‘나쁜 영화‘라고 하겠는가. 그런데 그 영화의 주인공 ‘할머니‘는 이름도, 말도 없다. - P49

사회적 약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인구의 많고 적으미 아니라 사회운동으로 인한 가시화 여부이기 때문이다.
미국 흑인의 현실을 유련한 언어로 서술한 작가 타네히시 코츠는 《세상과 나 사이》(2015년)에서 맬컴 엑스의 말을 인용한다. "당신이 흑인이라면, 감옥에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말은 흑인이 감옥에 가기 쉽다는 얘기가 아니라, 흑인의 몸은 흑인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 P97

"당신(백인)은 나(흑인, 여성을 비롯한 피억압자)를 보지 않아도 됐지만, 난 당신을 봐야 했다. 당신이 나를 아는 것보다 내가 더 당신을 잘 안다." 인종 모순과 젠더 모순의 공통점은 지배자의 무지다. 지배자들은 세계와 인간에 대해 무지하다. - P107

흑인도, 여성도 내부에 같은 인간은 없다. - P108

상상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자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어떤 대상 혹은 세계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주는 자원, 이것이 상상력이다. - P113

우주는 무중력 상태이므로 지구와 달리 우울증 환자가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우주가 배경인 <그래비티>에서 우울증 환자는 지구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무중력이지만 첨단 장비가 그와 우주를 연결해주니 발버둥 치지 않아도 생존 가능하다. 지구에서 이 연결은 사람과 사랑이지만 구하기 쉽지 않은 끈이다. - P120

우리가 우울할 때 혹은 우울증을 앓는 환자(정말 죽을 만큼 아프다는 의미에서 ‘환자‘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모두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집에서, 침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일이 죽을 만큼 힘들지만 이동과 운동만큼 효과적인 것은 업다. 우울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견해가 다른데,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 P121

스타에 대한 팬의 마음은 여러 가지다. 그냥 좋음, 존경, 선망, 소유욕, 반사회적인 짝사랑……. 이 가운데 스타를 숭배함으로써 자기 인생의 스트레스와 낙오자 심리에서 도피하려는 부류가 가장 위험하다. 정치인 팬덤이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정치인 팬덤은 상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문제의 발로인 데다, 사회를 망치기 때문이다. 중간 지대가 사라진다. - P131

한국 여성들은 출산이라는 성역할을 거부함으로써(출산 파업), 기후 위기와 식량 문제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사 영역에 걸친 여성의 이중 노동, ‘독박 육아‘, 강제적 모성을 강요해 왔던 가부장제 사회 자신의 부메랑이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 방법-전쟁과 같은 남성 문화-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인구를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위자가 되었다. - P169

정상 국가는 건강한 비장애인 남성의 몸으로 재현되지만, 실제 정상 국가는 외적과 투쟁을 거쳐 쟁취한 공동체이므로 부상당한 몸이 정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상이용사(傷痍勇士)‘나 장애인의 몸이 정상 국가를 상징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국가는 거의 없다. - P205

가부장제와 이성애는 쌍생(雙生)한다. 남자가 ‘출세‘하면 여자가 따르고 남자들은 그에게 아부하지만, 여자가 ‘성공‘하면 남자는 떠나고 여자들은 그를 시기한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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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9-16 08: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뉴스를 보지 않아 이 페이퍼에서 소식을 알았습니다.
일단...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 2022-09-16 08:41   좋아요 4 | URL
아 미치겠어요. 너무 속상해요. 어떻게해야 피해자가 살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야 한다는 답밖에 안나와요. 가해자를 구속기소만 했어도 피해자가 죽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냥 죄다 원망스러워요.

건수하 2022-09-16 11:08   좋아요 2 | URL
스토킹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거죠.

고인은 정당하고도 용감하게 대처했을 뿐인데..정말 안타깝습니다.

다락방 2022-09-16 11:12   좋아요 3 | URL
왜 어릴 때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 괴롭히면 ‘다 너 좋아해서 그래~‘ 라고 넘기잖아요. 그런 일들은 결국 ‘좋아해서 그래‘로 퉁쳐지는 끔찍한 사회를 만드는 것 같아요. ㅠㅠ

건수하 2022-09-16 11:14   좋아요 2 | URL
저는 심지어 남자아이가 계속 괴롭히는데 그 해결책으로 ‘우리 잘 지내자’ 고 편지를 써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진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게 실제로 먹혔다는게 더 어이없는 현실..

다락방 2022-09-16 11:17   좋아요 3 | URL
남자는 어릴때부터 성인이 다 되어 죽을 때까지 여자가 어르고 달래야 하는 존재입니까? 그렇게 불안정한 존재인데 살아 뭐하나요... 밥도 못차려먹어 감정도 다 달래줘야 돼. 아 증말 존재 이유를 모르겠네요.

청아 2022-09-16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지는 죄이며 악이다. 게으름은 무지로 이어지고 그 무지는 악으로 실행된다.‘
‘여자를 죽일 때는 이 나라의 남자들이 자기 자리에서 다같이 돕는다는 생각을 했다.‘
다락방님 오늘 명언을 두 개나 남겨 주셨네요. 스토킹은 징글징글하게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판사와 범죄 혐의자를 ‘착한사람‘어쩌고 두둔하는
주변인들, 피해자 관점에서 수사하지 못하는 무능한 경찰들의 콜라보네요.
몸이 쑤시려고 합니다.ㅜ.ㅜ

다락방 2022-09-16 08:48   좋아요 2 | URL
미치겠어요 미미님. 한 모자란 남자의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여자는 죽어야 하는걸까요? 구속역장이 기각만 안되었어도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고요. 불법촬영에 스토킹까지 한 남자를 도대체 왜 불구속기소 한걸까요? 가해자의 가족들도 피해자를 찾아와 합의를 강요했다고 하네요. 너무 오래 너무 고통스럽게 피해자가 시달렸던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하아 너무 처참합니다. 너무 처참해요. 마음이 아프고 미미님 말씀처럼 몸도 아픕니다. 아파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09-16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바람돌이님 글을 읽고 신당역 사건을 알게 되었네요.ㅜㅜ
남자들의 관심은 애정이 아니라 소유욕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힘이 세기 때문에 본인도 인지 하지 못하는 소유욕이 생겨 계속 스토킹하고 범죄까지 저지르는...
소유하지 못한다면 끝장이다! 그런 심리가 생겨나는 것인지??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생겨나는 것인지?ㅜㅜ
보복살인은 가중처벌이 엄격하다고 하던데 꼭 죄값을 치뤘음 합니다.
한국은 이제 여성들의 안전지대가 아닌 곳!!ㅜ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 2022-09-16 09:23   좋아요 3 | URL
사실 한국이 여성들의 안전지대 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피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지금 그 사실이 드러나는 것 같고요.
보복 살인이라는 표현도 너무 어처구니없잖아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보복당할만한 어떤 잘못을 했나요? 피해자는 그저 가해자의 범죄행위를 신고한 것 뿐인데요. 그래서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피해자는 피해만 당하다가 죽은거예요. 아 정말 미치겠습니다. 불법촬영과 스토킹 범죄자를 불구속기소 하는 바람에 피해자는 살해당했어요. 사회가 싸인을 보내고 있는걸로 보이잖아요. 여자들아, 불법촬영 당해도 스토킹 당해도 신고하지마, 그냥 닥치고 당하고 있어, 안그러면 죽어! 대체 무슨 나라가 이래요 ㅠㅠ

blanca 2022-09-16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분노가 일어요. 그런데 매번 바뀌는 게 없어요. 풀어주고 또 풀어주고..스토커를 무슨 구애 정도로 생각하는 건지...저번 인하대 사건도 그렇고...

다락방 2022-09-16 09:45   좋아요 1 | URL
여자들이 너무 죽어요, 블랑카 님. 그런데 그 죽게 되는 사연이 남자들 뜻대로 되지가 않아서예요. 남자들 뜻대로 해주라고 온 사회가, 나라 전체가 강요해요. 저도 너무 분노가 일고 속상하고 참담하고. 여자들이 죽지 않기 위해서는 남자들을 다 죽여버려야 하는건가 싶어요. ㅠㅠ

독서괭 2022-09-16 1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사건 넘 안타깝더라구요 ㅠㅠ 피해자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지 상상도 안 됩니다.. 스토킹, 불법촬영 이런 범죄들이 다락방님 지적해주신대로 자기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되는 거기 때문에 가해자는 밝혀지지 않았을 뿐 그전에도 계속 같은 범죄를 저질러왔고 앞으로도 계속 저지를 재범가능성이 높은 유형인데도, 이런 부분 인식이 부족해서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다(초범)는 등의 이유로 다소 가볍게 치부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ㅠㅠ

다락방 2022-09-16 10:45   좋아요 3 | URL
가해자의 불구속 기소만 아니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 같아서 너무 안타까워요. 물론 처음으로 거슬러가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는 일이 없었어야 하는거지만요. 왜 자기 말 안들어준다고, 자기 기분 나쁘다고 상대를 탓할까요. 자신의 강압적인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킨다한들, 그건 상대의 의지나 뜻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변하는게 없는건데, 그런점에서 가해자들이 정말 무지하다고 생각해요. 무지는 정말 악을 불러옵니다. 너무 싫고 너무 화나고 너무 슬퍼요. ㅠㅠ

단발머리 2022-09-16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사 읽고 종일 맘이 아프더라구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얼마나 맘을 졸였을까 싶고요 ㅠㅠㅠ ‘좋아하는 여자에게 연락받고 싶다‘는 저들의 생각을 바꾸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강한 법적 처벌이 빨리 시행되고 ‘스토킹은 범죄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어야 할텐데요 ㅠㅠㅠ

다락방 2022-09-16 12:03   좋아요 1 | URL
그 남자로부터 연락이 오는게 얼마나, 얼마나 싫었을까요 단발머리 님 ㅠㅠ 정말 너무 싫었을 것 같아요. 그 싫은 시간을 3년이나 보냈고 그런데 그 후에 그 남자가 찾아와 죽게 되다뇨. 왜 여자들은 온전히 자기 앞에 펼쳐진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남자들의 기분에 부응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죽어야 하나요. 너무 억울하고 너무 화나요. 정말 미치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2-09-16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출근길에 20대남 여자화장실에 숨었다가 살인. 20대남 여자목욕탕에 1시간 가까이 여장하고 숨어 있어... 뭐 이런 기사들을 보고 정말...... 이 나라는 이제 제대로 된 남자 성인을 기르는 데 실패한 것인가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왜 이 나라의 수많은 남자들은 no를 no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대체 왜!!!!!!!!!!!!!!
하 아무튼 너무 빡쳐서...... 하....

다락방 2022-10-31 09:23   좋아요 1 | URL
도대체 남자들..뭐가 문제인걸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왜 몰래 보고 때리고.. 그러면서 여자를 굳이 옆에 두려고 하는걸까요? 남자들에게 여자는 뭘까요? 진짜 남자들 다 죽이고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세상은.. 아니 지구는요..

잠자냥 2022-09-16 12: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외식할 때 가게 안에 남녀화장실 구분되어 있는 곳이 아니면 밖에서 화장실을 잘 못가요. 지하철 화장실은 정말 사용안한 지 오래인데, 어제 신당역 사건 보고는 진짜 정말 더 끔찍해졌습니다. 하...
가끔 어쩔 수 없이 (주로 큰 빌딩) 건물 공용으로 화장실을 쓰는 곳을 갈 수밖에 없을 때가 있잖아요? 이런 곳 갈 때면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간 적이 없어요. 안에 누가 있지는 않을까, 여자화장실에서 누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사람이 없어도 분명 불법 카메라가 있겠지...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여행을 떠나서 호텔이나 모텔에 머물 때도 그곳이 한국이나 일본이라면 분명 불법 카메라가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고(그래서 애인하고 뽀뽀 이상 절대 안 함), 솔직히 이젠 병원에서 탈의할 때도 이 병원은 간호사들 중에 남 간호사가 있던데 과연 여긴 불법 카메라가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해요.

이런데도 무슨 한국 남자들은 이 나라 살기 편하다, 페미들이 예민종자다...... 진짜... 닥쳐!!!
지금처럼 이렇게 불법카메라에 디지털성착취에, 스토킹 천국인 한국이라면 저출산으로 소멸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다락방 2022-09-16 12:17   좋아요 4 | URL
저도 밖에서 화장실 가고 싶지 않지만, 저는 유독 방광이 예민한 사람이라 화장실을 남들보다 더 자주 가거든요. 게다가 저는 밖에서 술도 자주 마시기 때문에 자주 갈 수밖에 없는데, 저는 꼭 핸드폰을 들고 가요. 위험이 닥치면 핸드폰 가져가도 쓸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꼭 가져가요. 저는 실제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옆칸의 남자와 눈이 마주쳐서 나가라고 소리 질렀던 적도 있고요, 정말 무서워요. 제가 화장실에서 으레 보는 볼일을 봤다면 그 남자가 저를 보는 것도 몰랐을텐데, 제가 그 날 술을 많이 마셔서 오바이트를 하느라 변기에 고개를 처박았거든요. 그러다 옆칸의 밑에서 저를 보는 눈과 마주친거죠. 이런 일이 일어나요, 잠자냥 님. 이런 일이요. 그래서 저는 외부에서 화장실에 가게될 때 꼭 핸드폰을 가져가요. 최소한의 방어수단으로요. 간혹 남녀공용이면 저 다음에 들어간 여자분 모르는 사람이어도 바깥에서 기다려주고요. 우리 살아야 되니까요.

저는 소멸까지 시간이 너무 길게 걸리고 그동안 죽는 여자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싶어서, 그냥 남자들 다 죽이고 살고 싶어요.
 

어제 트윗을 통해 아웃랜더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됐다. 아니, 아웃랜더라니. 내가 작가 천재라고 몇 번이나 페이퍼를 썼던, 그 아웃랜더!! 얼마전에 페이퍼 쓰려고 검색했는데 책이 안 뜨길래 흐음, 개정판 나오려는건가, 했더니 역시나 이렇게 새롭게 나왔다.

















아니 어떡하지 ㅋㅋ 이거 내가 읽을 당시에는 번역 때문에 말이 많았었는데, 그래도 나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나는.. 이걸 사야하는걸까? 모르겠다.. 모르겠어..



어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반가워할 친구에게 알려줬더니 너무 좋아하면서 잽싸게 장바구니에 넣었다고 했다. 그러더니 아웃랜더 시리즈 이렇게 많은거 알고 있었냐고 이내 사진을 보내왔다.




아니, 이게 다 뭣이여.. 내가 호박속의 잠자리 까지는 읽었는데... 아니 이게 다 뭣이여... 아니... 아니.. 이거 다 나올것인가. 그렇다면 어쩐지 모으고 싶어지지 않나. (닥쳐!) 진정하자..


이렇게 아웃랜더를 보관함에 담고, 그리고 원서들 몇 권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필리스 체슬러의 원서와 콜린 후버의 원서는 모두 다.. 단발머리 님 때문이다. 필리스 체슬러 원서 읽으시며 연재해주시는 글이 정말 엄청 재미있는거다. 그래서 사려고 넣어두었고, 콜린 후버의 책도 마찬가지. 사실 번역본 없으면 내가 읽을 수 없는 형편이라 안사는게 이치에 맞는데, 그런데.. 단발머리 님이 저 콜린후버의 all your perfects 에 대해 페이퍼 써주실때, 또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가지고...


함께 올린 원서 《solo faces》는 제임스 설터의 《고독한 얼굴》원서이다. 고독한 얼굴 번역본을 읽다보면 문장이 되게 짧은거다. 그래서 이거 어쩐지 원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게 되는거다. 자, 볼까? 이런 문장들이다.




그날 밤 별들은 선명했다. 레지에서 그 별들을 쳐다보았다. 아주 밝았다. 밝다는 것은 경고일 수도 있었다. 날씨가 변할 거라는의미일 수도 있었다. 날씨는 추웠다. 그렇지만 정말 많이 추운 걸까?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안전하다고 느꼈지만 온전히 혼자였다. 속으로 이 필라를 오르겠다는 맹세를 되풀이했다. 더 높이올라갈수록 필라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질 것이다.

어려운 부분이 앞에 놓여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미 시도를 포기하고 있었다. 그 마음이 커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생각을 떨치려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아침에 장비와 물건을 정리하는 데 거의 한 시간이나 걸렸다.

날은 몹시 추웠다. 위험한 피치를 등반할 때 로프를 큰 고리 형태로 묶어 피톤에 고정시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고정시킨 로프를 풀기 위해 다시 내려가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는 이 방법을 한두 번 시도해보다가 자신이 어설프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했다. - P229




어쩐지 아는 단어들이 수두룩하게 나올 것 같아.. 아주 밝았다. 이런 문장은 그냥 바로 해석되지 않을까. 날씨는 추웠다. 이런 문장도... 어려운 부분이 앞에 놓여 있었다. 이런것도 충분히 바로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이런 것도..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설터의 암벽등반 소설 읽고 너무 꽂혀 있었더니 미미 님이 이 책을 추천해주셨고, 그래서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나.. 이거 있을 것 같은 이 미친 느낌적 느낌 뭐지?

잠깐 검색해보고 오겠다.


(주문조회 검색해본 후) 없는 것 같다. 휴..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어쩌자고 소설 읽다 암벽등반에 꽂혀버렸나. 암벽등반이 왜 나를 후려치는가. 왜, 왜..

나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설마 암벽등반 하는 삶을 살게 될까? 현실속의 나, 구름사다리도 못타는데... 타다아사나 에나 집중하자, 나여...






정희진 선생님 책 읽다가 이것도 넣어두었다. 홉스 리바이어던.. 











그리고 이런 책들도 장바구니에서 겨루고 있다.
































아아 나는 어떡해야 할까. 어쩌란 말인가, 나를.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응?)


점심엔 짬뽕먹어야지. 정확히는 짬뽕+군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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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
    from 수하의 서재 2022-09-15 19:26 
    다락방님은 책을 사고 싶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3931756 고 하셨고. 저도 책을 사고 싶어서 샀지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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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16 10:46   좋아요 0 | URL
수하님, 그린란드 관련 책 읽게되시면 꼭 감상 남겨주세요. 저는 그린란드 라고 하면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 바로 떠올라요. 사실 그것말고 다른건 생각 안나지만요.

건수하 2022-09-16 11:06   좋아요 0 | URL
맥베스 읽다가 그 소설도 떠올랐었죠 (이것도 좀 제한이 없달까)… (언젠가) 읽게 되면 꼭 감상 남기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09-15 15: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웃랜드> 그거 넷플에 나오는 그 시리즈 드라마 맞죠???
그거 보다가 넘 야해서 이걸 계속 봐야 하나? 생각했었죠. 왜냐하면 넷플 처음 결재하고 검색하다가 또 처음 선택해서 본 게 그거였던 걸로 기억하거든요.ㅋㅋㅋ
근데 작가가 천재라고 하셔서...책은 재밌나보다!! 스토리는 재밌어 보이던데 야한 장면들이 자꾸 나오니까 스토리보다 그쪽으로 신경이 쏠려....결론이 자꾸 야한 드라마!가 되더라구요~^^;;;
근데 이 책도 시리즈가 넘 많군요ㅜㅜ

필리스 체슬러 원서!!
안그래도 저도 단발님 리뷰 읽고 저도 늪에 빠져 구매할 뻔 했어요ㅋㅋㅋ
그리고 이렇게 상세하게 쭉~ 연재해주신다면 사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다락방님 바로 장바구니에 넣으셨대서 웃었네요. 단발님께 건의해야겠어요. 앞으로 원서 리뷰 쓰실 때 꼭 끝까지, 자세하게, 적어 달라구요. 그럼 믿고 살 의향이 있는데 말이죠^^ 부담되실까봐 못 적었어요ㅋㅋㅋ

다락방 2022-09-15 15:43   좋아요 4 | URL
네, 그 시리즈 드라마 맞습니다. 그 드라마의 원작이 제가 위에 소개한 바로 그 아웃랜더 입니다.
작가가 동물학, 해양생태학, 해양생물학을 다 공부했어요. 책에서도 보면 민간요법 약초들에 대한 정보가 어마어마합니다. 뜻하지 않게 과거에 가서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줘요. 작가가 자신의 지식을 책에 다 쏟아부은 것 같아요. 저는 드라마를 보진 않아서 모르는데, 그러니까 드라마가 얼마나 야한지는 모르는데, 책에서는 아주 야합니다. ㅋㅋㅋ 아이쿠 깜짝이야! 이럴 정도로...
저도 아웃랜더, 호박속의 잠자리 까지는 읽었는데 그 뒤로도 시리즈가 저렇게나 많은줄은 몰랐네요.
저도 이번참에 다시 읽을까 어쩔까 고민중입니다. 후훗.

mini74 2022-09-15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대 인문고전...ㅎㅎ애증의 전집이 우리집에 있습니다. ㅎㅎ 조카 서울대 보내겠다고 언니가 사서, 새책으로 물려준...표지가 바뀌었군요..<아웃랜드>전 드라마로 보다가 말다가 했는데....책에서는 아주 야하다니 ㅎㅎㅎ 저도 물욕이 ~~~

다락방 2022-09-16 08:17   좋아요 1 | URL
저도 차근차근 한 권씩 모아볼 예정입니다. 조카들이 나중에 좋아하며 봐주길 바라는데, 그것은 그냥 저의 바람이지요. 후훗.
아웃랜더, 야합니다. 전 드라마로 보질 않아서 드라마가 원작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책대로 했다면 19금이어야 할것입니다. 흠흠.

독서괭 2022-09-16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저 시리즈물 좋아하는데… 그렇게 재밌다고요?? 게다가 야하고요? ㅋㅋㅋㅋ 스트레스 받을 때를 위해 기억에 놔야겠습니다.

다락방 2022-09-16 10:45   좋아요 2 | URL
저 시리즈 다 나오면 책장 한 칸 다 차지할 것 같은데.. 그래서 저는 오늘 책을 질렀지만 일단 이 책은 넣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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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얼굴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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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이 암벽 등반을 하는 남자라는 걸 내가 알았다면, 그래서 등반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는 걸 내가 진작 알았다면,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등반하는 이야기가 뭐 재미있을 일이람? 지루하기 짝이 없을거라고, 나는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배경의 이야기가 재미있을 수는 없을 거라고, 나는 그렇게나 숱하게 소설을 읽어왔으면서도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거다. 책장을 넘기다가 비로소 어라, 이 남자 등반하는 거야?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 등반에 대한 얘기가 너무 흥미로워서 놀랐다. 등반이, 흥미로워? 감히 내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책을 읽다가 스포츠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수영이나 마라톤을 하는 등장인물들은 얼마나 많이 나오던가. 그런 운동들은 그러나 내게 '그들이 하는 운동'이었다. '그들이' 즐기는 스포츠. 아, 그런데 제임스 설터가 그려낸 암벽 등반이 자꾸만 내것이 된다. 그래서 몹시 힘들다. 그 발디딜 곳 조차 찾기 힘든 절벽을 오른다는 것이, 이미 오른 이상 때로는 내려갈 수 없다는 것이,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내려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위를 한없이 바라보다 저 방향으로 가고 저기에 손을 뻗고를 생각한다는 것이 자꾸만 내 일처럼 느껴질줄을 몰랐다. 높고도 높은 곳, 몇십 미터를 오르고 또 올라도 오를 곳이 더 많이 남아있는 절벽을 오르는 일, 함께 등반하는 동료를 신경쓰는 일, 이 모든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낙석으로 인해 부상을 당한 동료를 두고 갈 수 없고 자꾸만 오르게 해야 하는 일은, 그 상황에서 얼마나 절망적이며 또 얼마나 필사적이었을까. 피를 흘리면서도 오를 수밖에 없을 때, 쉴 곳 조차도 그 암벽의 한가운데일 때, 그 때의 마음은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내가 혹은 상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애써 감춰가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한 발 또 한 발 내딛는 것을 보는게 너무 힘들었다. 오죽 힘들었으면 나는 읽다 말고 분식집에 들어가 라볶이를 주문했다. (응?)


그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는데, 그래서 며칠을 기다리고 살피며 드디어 그 때가 되었고, 그렇게 올랐는데, 그런데 그곳에서 부상을 당해 나는 이제 틀린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하는 당사자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런 동행을 바라보는 마음은. 죽음이 올 것 같아, 를 알면서 할 수 있다고 자꾸 되뇌어야 하는 그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나는 만약 내가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들이 암벽등반을 하고 싶다고 하면 말릴 것이고, 나 역시도 시도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겠지만-세상에, 낙석이라니!- 그런데 한 번 해봤던 사람이 또 하고자 하고 한 번 했던 사람이 더 높은 곳에 오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생생한거다. 그게 뭔지 알겠는거다. 내 팔과 다리 그리고 코어에 집중하는 일, 온전히 내 육체에 집중하는 시간이 암벽등반하는 동안 찾아들 것이었다. 땀범벅이 되는 육체와 이제 더이상 힘을 낼 수 없을 것 같은 내 육체가, 그러나 정상에 이른 순간 그 기쁨을 만끽할 것이었고, 하산한 후 열여덟시간을 내리 자는 것은 세상 그 어떤 잠보다 달콤할 것이었다. 아, 하지 말아야지, 내 육체의 온 힘을 만끽하고 그 피로를 덜어내는 이 일이, 암벽을 등반하는 그 며칠-세상에,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이다!-이 얼마나 고되고 그래서 짜릿할지 상상이 되어서, 나는 시도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만약 그걸 시도한다면, 나는 아마 한번만 더, 한번만 더를 외칠 것 같은거다. 오르는 중간에 아직도 내가 오를 곳이 저렇게나 많이 남아있다는 것에 지치고 때로는 발을 헛디뎌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죽음에 가까워져 두려워도, 그러나 기어코 다 오르고 다시 내려오고 그리고 깊은 잠을 자고 나면, 그 충만함으로 몇 개월을 살다가 다시 또, 나는 오르고 싶어질 것 같은거다. 또 오르고 또 오르고 싶어질 것 같아서 나는 아예 시도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맙소사, 암벽 등반에 이토록 몰입하는 나라니. 나는 정말이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게 단순히 등장인물의 암벽등반에 이입해서 이뤄지는 간접경험이 아니라, 자꾸만 내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거다. 현실의 나는 구름사다리도 못건너는데!! 



주인공 랜드는 이십대 중반의 청년이다. 그에게 암벽등반은 그의 살아있음, 그의 삶을 증거하는 것이다. 그는 정착하지 못하는 남자이고 등반하는 남자이다. 몽블랑 근처로가 친구와 함께 높은 산을 등반하고, 그 과정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친구를 격려하고 내려와서는 또 등반하고 또 등반한다. 동행을 찾지 않고 혼자 등반하기도 하고 친구의 다른 등반 소식에 자신을 부르지 않은것에 상처받기도 한다. 어느 날은 날이 좋아지길 기대하며 등반할 때를 노리다가, 암벽 한가운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 그들을 구출하러 가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 구출하기까지 한다. 그는 그 순간 영웅이 되고 프랑스의 사람들은 그를 보기 위해 찾아든다. 너는 정말 산을 사랑하는구나, 라는 누군가의 말에 그는 "산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p.195) 라고 대답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가장 적확한 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사랑하는 건 산이 아니라 삶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해내는 자신의 삶, 오르는 과정을 기어코 겪어내고 그리고 오르고 다시 내려오고 다시 또 오른 곳을 찾고 그걸 해내고 또 찾아내고, 이 모든 걸 해내는 그 자신의 삶을, 그는 사랑하는 것이었다. 삶을 사랑하는 방식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그가 찾아낸 방법, 혹은 그가 삶을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던 수단은, 바로 이 암벽등반이었던 것이다. 오롯이 내 육체만으로 그리고 내 정신력만으로 이루어내는 일, 그리고 그걸 해낸 나. 만약 내가 암벽등반을 시작한다면 나 역시도 그것이 나의 삶을 그리고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나도 생각할 터였다. 그러나,



랜드가 사랑한 삶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삶이었다.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삶. 물론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삶까지 사랑해줄 필요는 없다. 자기의 삶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인간은 충분히 이타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내 한 몸을 잘 건사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이니까.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을 지독하게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았다. 조난당한 사람을 구하러 위험한 절벽에 오르는 일은, 그 자신을 위한, 그 자신의 삶을 위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산을 타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랜드는, 자신을 돌보아준 여자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려하지 않았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신경쓰지 않았다. 하는 일이라곤 오로지 등반 뿐인 그에게 잘 곳을 제공하고, 식사를 차려주고, 차를 빌려주는 사람들은 모두 여자였다. 랜드는 이 여자가 마음에 들면 이 여자를 찾아가 섹스하고 그 집에 머물고, 그러다가 저 여자가 마음에 들면 그 여자에게로 간다. 한 여자랑 자면서 그녀의 친구와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자들이 상처 받을 거란 사실에 대해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심지어 등반하지 않는 그동안의 그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돌보아준 한 여자는 임신을 한다. 그런데 랜드는 그녀에게 그 아이를 지우라고 한다. 나는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어. 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다면 섹스를 하면 안되고, 섹스를 하게 된다면 피임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개념 자체를 아예 가지고 있지 않다가 임신한 여자에게 '나는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어' 라고 하다니. 얼마나 생각없고 무책임한 쓰레기인가. 그리고는 임신한 여자를 남겨두고 그는 또 떠난다. 그렇게 다른 여자를 찾아 머무는데, 놀라운건, 랜드가 거쳐간 그 많은 여자들이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기다린다는 거다. 이거야말로 놀랄 일이 아닌가. 왜 배신을 당하고도 그를 원망하지 않는걸까. 왜 그를 죽이려고 시도하지 않는걸까? 루이즈, 카트린, 콜레트, 시몬,수전 그 여자들은 왜 자신들이 벌어온 돈을 쓰고 그저 섹스만 하고(때로는 그것도 잘 못하고), 임신을 시키고도 지우라는 말만 하는 그를, 왜 여전히 그리워하기만 할까? 왜 그들중 누구도 랜드를 살해하지 않을까? 



두 사람은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 그들은 목격자였다. 어째서인지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랐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이야기의 전달자였다. -p.211



왜 암벽 등반을 하고 정상에 오르는 건 랜드고, 루이즈, 카트린, 콜레트, 시몬, 수전은 그의 이야기 전달자이기만 할까?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라니, 도대체 이런 빌어먹을 남자를 만난 재수없음을 왜 여자의 운명탓으로 돌린단 말인가. 옮긴이는 이 책에서 랜드가 여자들을 가볍게 대했다고 지적하는데, 이걸 가볍게 대했다는 걸로 퉁칠 수 있는 일일까? 랜드는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그런데 그는 오로지 자신의 삶만 사랑했다. 자신이 가는 길에 만나는 여자들은 그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섹스해주는 자비로운 천사들이었다. 자비로운 천사들이라는 건 즉, 그와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는 거다. 그야말로 빌어먹을 개자식이 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설터는 이런 인물을 그려낸것일까. 왜 자신의 삶을 이렇게나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은 내팽개치는 인물을 굳이 그려낸 것일까. 왜 이 아름다운 암벽등반을 기어코 해내는 위대한 육체와 정신에 대해 보여주면서,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엉망진창인 이기적인 '남자'를 보여주는걸까. 아. 나는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비로소 알게 된다. 맙소사. 랜드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었다. 실존인물인 산악인. 누가 봐도 특별해 보이는 한 산악인이 모델이었다고 한다. 설터는 그 사람에 대해 '꼼꼼하게 조사하고 편지를 비롯한 관련 자료를 열심히 찾아 읽은'(p.284) 후에 쓴 작품이라고. 그러자 랜드라는 이 한사람이 가지고 있는 괴리감이, 모순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설터가 굳이 '이런 남자'를 만들어낸 게 아니라는 거. 현실 속 인물이었다는 거. 아, 그렇지, 현실 속 인물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면서 그러나 여성을 혐오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까지 저지르는 인물, 이런 인물은 현실속에 많지. 실존인물이라고 하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아주 많은 남자들은 그렇게 하면 안되는 일을 저지르면서 그러나 바깥으로는 남들에게 추앙받는 삶을 살기도 하니까. 



나는 오히려 설터가 편지와 자료들을 조사하다가 어떻게든 이 실존인물을 긍정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그 여자들을 그렇게 대하는 걸 보면서도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랜드가 여자들에게 한 행동이, 과연 신뢰일까? 그것이 신뢰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걸, 여자를 같은 인간으로 생각한게 아니라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몽블랑도 아는데, 설터가 굳이 이렇게 쓴 까닭은, 그가 실존인물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여성혐오는 아무리 감추려하고 감싸주려고 해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랜드가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대하지 않은 것은 누가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감히 생각해보지도 못할 저 높은 암벽을 등반하고, 그러기 위해서 몇날 며칠을 기다리고 살펴보고, 오르는 동안 오롯이 내 육체에 집중하고, 그렇게 정상에 올라 자신에게 만족하고, 내려와서는 깊은 잠을 자면서 행복해하기도 하는 이 남자 랜드는, 지독하게 자신의 삶을 사랑했지만, 정말이지 지독하게 자신의 삶'만' 사랑했던 이기주의자였다. 그가 이루어낸 업적이 무엇이든,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기억하든, 그는 이기주의자였다.



그런데 나는,

암벽등반을 욕망하기 시작했다.







"이 방으로 할게요."
전구가 하나 달린 화장실이 있었다. 모든 것이 꾸미지 않고, 페인트칠도 하지 않은, 다만 세월과 더불어 때가 탄 것들이었다. 그날 밤 랜드는 저녁도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리를 들었고, 얼마 있다가 창문 밖에서 내리는 비를 보았다. 많은 것을 냄새로 아는 짐승처럼 그는 심란하지 않았고, 오히려 평온하기까지 했다. 담요 냄새, 나무 냄새, 흙 냄새, 프랑스 냄새…… 이 모든 냄새가 친숙하게 느껴졌다. 침댕 누운 그는 육체적인 차분함보다는 훨씬 더 깊은 어떤 것, 삶 자체의 고동 같은 것을 느꼈다. 확고한 기쁨이, 따뜻함과 충만한 행복감이 차올랐다. 무엇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었다. 비가 내리고 있고, 그는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이를 대신할 수 없었다. - P46

아침이었고, 빛은 여전히 새 빛이었다. 멀찍이서 이름 없는 보초들이 흐릿하게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랜드는 그 산들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는 멀리 떨어진 봉우리들을 태양처럼 어루만졌고, 봉우리들은 그의 존재에 눈을 떴다. 그 생각이 그를 무모하게 만들었다. 엄청난 힘을 느꼈다. 산등성이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자신의 불멸의 모습을 보았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도 바치리라 생각했다. - P121

"당신은 산을 사랑하는군요……." 그들이 말했다.
"산이 아닙니다." 그가 대답했다. "아니에요, 산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 P195

두 사람은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 그들은 목격자였다. 어째서인지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랐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이야기의 전달자였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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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9-15 09: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악ㅋㅋㅋㅋㅋ다락방님의 결론ㅋㅋㅋㅋㅋㅋ저 북한산 암벽등반 딱 한번
(엄마가 즐기신)따라갔다가 내려올때 미끄러져 죽을 뻔한 뒤로 절대 안가거든요.
한 달 뒤쯤 제가 탔던 라인에서 얼굴만 아는 분이 추락하신...
다락방님 말리고 싶네요. 그런데 끌리신다면 욕망하신다면 ‘희박한 공기 속으로‘(늘 추천하는 책)강추해요.
거기엔 이기주의도 있고 이타주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사람의 서사가 버무려져 감동의
도가니탕이거든요. 물론 실화를 다루고 있어요. 읽고나면 또 훌륭한 리뷰를 쓰실것같은!

저도 이 책 읽었는데 하루정도 랜드의 갈취?적 삶에 충격을 받아서...리뷰도 쓸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다락방님은 저와 비슷하게 느끼셨음에도 써내셨네요. 역시!!!
‘나도 알고 몽블랑도 아는데‘이 부분 압권입니다.^^*

다락방 2022-09-15 09:48   좋아요 5 | URL
저는 암벽 등반까지라고는 말 못하고 ㅋㅋ 아무튼 그 뭣이냐, 줄 잡고 바위타기로 좀 오른 적 있거든요. 너무 힘들고 무섭고 그래서 싫었단 말예요? 근데 그게 몇해전이라서, 지금은 내가 내 몸을 다르게 느끼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암벽등반 얘기 읽는게 너무 좋은거예요!! 추천하신 책 제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암벽등반에 꽂힐 일이냐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ㅠㅠ

랜드 이 쓰레기 잡종새끼 진짜. 저 임신한 여자한테 아이 지우라고 아버지 될 생각 없다고 한 것도 개빡쳤지만, 그래놓고 한 번만 아기 보자고 찾아왔을 때는, 왜 여자들이 이 놈을 살해하지 않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그는 다른 사람을 구한 영웅이지요. 진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 어휴.....

설터는 어떻게든 랜드를 포장하려 한 것 같아요. 실패했지만.

건수하 2022-09-15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부분 읽다가는 라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설터는 왜 굳이 그 실존 인물을 포장하려 했을까요?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는 말은 너무 비겁하네요.
그런 운명인 사람이 어디 있냐며. 처음부터 아, 이 사람은 아내 감이 아니네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저런 남자들이 많은가봐요 니노도 그렇고. 자꾸 여기저기 등장하는 걸 보면..?


다락방 2022-09-15 10:12   좋아요 2 | URL
제 생각에는 랜드 이 자식이 설터가 보기에도 여자들한테 너무 심하게 나쁜 남자라서 나름의 변명을 해주려고 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여자들만 신뢰.. 세상에, 누가 신뢰를 저렇게 한답니까. 인간으로도 안본거지. 그는 암벽에서 조난당한 생명을 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등반해서 사람을 구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거고, 자기가 임신시킨 여자라든가 태어날 아이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생각이 없는 남자였죠. 그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사람이며 동시에 쓰레기같은 남자인 것입니다.

저런 남자가 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코피노가 다 그런 놈들 때문이잖아요?

건수하 2022-09-15 10:22   좋아요 1 | URL
코피노... 그놈들은 더 못한 놈들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왜 그랬을까요?)
그래요 다 그놈이 그놈이네요...
영웅이건 아니건 그건 중요하지 않네요.

그러니까 설터는 왜 굳이 이런 작품을 썼을까 이해가 안돼요...
읽어도 어차피 이해가 안될 것 같아서, 굳이 읽지 않겠습니다 ㅠㅠ

다락방 2022-09-15 10:32   좋아요 2 | URL
옮긴이의 말에 나오는데요, 수하 님.
이 실존인물 모델의 인터뷰를 보게 됐대요. 다른 사람들이 그를 특별하다고 했던 것이 이해되면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고 해요. 옮긴이의 말에서 가져올게요.


˝이 소설의 주요 사건들은 헤밍이 살면서 겪은 사건들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그는 알프스 산봉우리 중 하나인 에규위 뒤드뤼에서 뛰어난 구조 활동을 수행했어요. 그 일로 <파리 마치>에 실렸고 유명해졌답니다. 그는 내가 그에 관한 소설을 쓰려고 생각했을 무렵 죽었어요. 사실 내가 그럴 마음을 먹게 된 건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한 인터뷰 때문이었어요. (…) 그 방송에서 그는 기다란 겨울용 속셔츠 차림으로 샤모니 근처의 초원에 앉아 있었는데, 그를 본 순간 모든 사람이 얘기했던 것들을 갑자기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에게는 이처럼 놀라운 면모가 있었어요. 쉽게 말해서 정직해 보이는 그의 얼굴은 약간 게리 쿠퍼 같았어요. 그에게서는 뭐랄까, 자기라는 존재의 중심에서 얘기하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그 10분짜리 인터뷰를 보았을 때 그에 관한 소설을 써야겠다는 충동이 일었고,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수하 2022-09-15 10:48   좋아요 0 | URL
어딘가 멋진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미화하고 싶었다 로 이해해야겠네요.
사람에게는 워낙 여러가지 면이 있지만.
왠지 앞으로 설터를 보는 눈에 편견이 더해질 것 같아서 슬프네요.

다락방 2022-09-15 10:52   좋아요 3 | URL
저는 이미 사둔 설터 책이 더 있어서 그것들 다 읽어보려고 해요. 문장이 궁금하더라고요. 그전에 설터 책 읽었을 때 이렇게나 여자들을 한심하게 그렸던 것 같지 않아서요. 이 책에서만 그런건지 확인하고 싶어졌어요. 이 책에서만 그랬다면 그건 필히 실존인물에 대해 썼기 때문일거잖아요. 저는 좀 더 읽어보겠습니다. 사둬서.. ㅋㅋ 두 권이나 더 있어요. 아직 안읽은 설터가... 집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15 10:54   좋아요 0 | URL
다른 작품은 그렇지 않기를… 🙏🏼

- 2022-09-15 13:38   좋아요 1 | URL
제임스 설터에 코피노 뿌리기 ㅋㅋㅋ

페넬로페 2022-09-15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추석 연휴에 남편과 산에 갔다가 몸살났어요. 역시 기초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암벽등반은 꿈도 꾸지 못하겠어요.
작가들에겐 실제 인물을 자신의 소설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것 같아요.
나름대로 살을 붙이고 각색하면서요.
아내가 목격자이다!
쎄하네요 ㅠㅠ
이 책 지금 불호쪽이 좀 강한 것 같은데 읽어봐야 할지 고민해야겠어요.
근데 다락방님 리뷰보니 과연 어떤 놈인지 흥미로워요^^

다락방 2022-09-15 10:47   좋아요 2 | URL
제가 처음에 이 책의 암벽등반에 너무 꽂혀가지고 진짜 몰입해서 읽었거든요. 와 책 멈추기가 싫더라고요. 어떻게 암벽등반으로 이렇게 몰입시킬까 싶었어요. 그 부분에 대한 인상이 저에게 너무나 강렬하고 좋았어서 저는 이 책 원서도 살 예정이거든요. 그 문장들을 영어로는 어떻게 썼을까 너무 궁금해서요. 그렇지만 여자들이 그의 이야기전달자라고 하는 데에는 와, 진짜 한숨 나더라고요. 남자 작가는 진짜 별 수 없나 하다가 실존인물에 대해 쓴거라니 어쩐지 알겠더라고요. 실존 인물이 그렇게 행동했을 거라는 건 사실 특이한 것도 아니니까요.

수이 2022-09-15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읽고 싶지만 제가 책을 아직 안 읽어서 글 올라온 것만 확인하고 패스했습니다 락방님, 책 다 읽고 주옥과 같은 리뷰 읽을게요. 1등 가자!!!

다락방 2022-09-15 11:39   좋아요 1 | URL
제가 주인공을 너무 쓰레기라고 욕해놔서 리뷰 상은 어림도 없을 것 같아요. 남주 이기적 쌍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5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설터가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은 대개 싫더라고요. 결론은 설터에게도 헤밍웨이스러운 마초 같은 면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은… 근데 그러면서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또 좋으니 그것도 아리까리하네요. 역시 문장의 힘인가. 랜드 때문에 저는 너무 빡치고 그런 인물을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도 빡쳐서 이 작품은 끝끝내 장점을 찾기 어려웠어요. 뭐 모든 여자들이 다 섹스해주고…. 어휴… 그럼서 왜 또 애는 보러간대요??? 미친넘….

다락방 2022-09-15 11:38   좋아요 3 | URL
저는 애 지우라고 할 때도 짜증났지만 애 보러 갔을 때는 진짜 와 이 미친놈이 싶더라고요. 그래놓고 나중엔 막 지 인생 고독함을 깨닫고 그럴 때 뭐 이런 싸이코같은게 있나 싶었어요. 전혀 자신이 만난 여자들과 자신이 만든 아이에 대해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놈이었어요. 산에 사람들 구하러 간것도 저는 그 사람들을 위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함이라고 생각했고요. 저는 소설속에서 여자들이 모두 그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이해하는게 너무 이해가 안됐어요. 어떻게 그 많은 여자들중 한 명도 그를 개쓰레기라고 욕하지 않을까요? 그런 남자를 만나고나서 각성하는 여자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설터가 미화한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간 설터 읽은게 한 권 뿐인데(어젯밤 인듯), 많이 읽은줄 알았는데 제가 윌리엄 트레버랑 헷갈렸네요. ㅋㅋㅋㅋ 근데 설터 사둔게 집에 두 권이나 더 있어요. 껄껄. 그걸 다 읽어보려고 합니다. 후훗.

수이 2022-09-15 11:44   좋아요 1 | URL
니노이군요 설터의 니노 으흠

다락방 2022-09-15 11:51   좋아요 2 | URL
니노는 어디에나 있네요. 이탈리아에도 미국에도. 물론 싸우스 코리아에도...

- 2022-09-15 13:38   좋아요 1 | URL
니노는 어디에나 있다 ㅋㅋㅋ

잠자냥 2022-10-07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이거 이달의 당선작 된 거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리뷰 이벤트 결과 찾아보니, 부장님 2등 했었어요??? 왜 말(자랑질) 안했어요! ㅋㅋㅋㅋ 추카추카 아니 고독한 얼굴로 1타 쌍피.... 8만원 거두셨네. 장하다~ 덩실덩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07 14:57   좋아요 1 | URL
5만원 받고 바로 그 날 책 사버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왜 자랑하겠어요? 저는 그런거 자랑하고 그러는 사람 아닙니다. 제 또다른 이름이 겸손인 거 모르세요?

다. 겸. 손.

앞으로 저를 겸손이라 불러주세요. 흠흠.

저는 오늘 들어온 적립금으로 책 사러 갑니다. 슝 =3

잠자냥 2022-10-07 14:58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 걸 자랑하라고! 한끼에 두가지 메뉴 먹는 거 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뒤늦게 축하해요~ ㅋㅋ
다부장 (리뷰대회) 절필 선언 급취소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0-07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침에 갖고 있던 적립금으로 이미 질렀음... 근데 오후에 또 6만원 들어와있네? 어머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07 15:0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이 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자랑이 어느정도 수준급에 올라온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사요, 책! ㅋㅋㅋㅋㅋ

mini74 2022-10-0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ㅎㅎㅎ 책탑 쌓으시는데 기단석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ㅎㅎ

그레이스 2022-10-07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다락방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