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러니까,

어제 트윗을 통해 알라딘에서 <야쿠자의 덕질>을 사면 술잔을 굿즈로 준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벤트는 여기로 ☞ 야쿠자의 덕질 2 출간 기념, 의형제 도자기 술잔 2종 세트 : 알라딘 (aladin.co.kr)



나는 어제도 퇴근해 집에서 소주를 마셨지만, 평소에 집에서 소주를 잘 마시기 때문에 저 소주잔에 혹했다. 물론, 저 잔 없어도 내가 소주마시는 나의 음주 라이프에 아무런 지장도 없다. 집에 소주잔 많다. 일전에 선물 받은 소주잔도 있어서 저것은 꼭 필요한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저걸 가지면 재미도 있을 것 같고, 내가 쓰지 않으면 남동생에게 선물해주어도 좋을 것 같아서, 데헷, 야쿠자의 덕질? 사실 뭔지 알지도 못하고 검색해보기로 했다. 제목부터가 내 타입이 전혀, 전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알지도 못하면서 제목만 보고 뒤돌아서느니 어떤 책인지 보기나 하자, 했던 것. 그랬더니,


똭-















아니.. 만화..책 인거다. 읭?

나는 만화책을 안보고 조폭은 진짜 싫어한다. 조폭 영화는 안보기 땜시롱 국내 흥행한 영화는 거의 못봤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텐데, 만화책에, 무려 조폭? 내 타입이 아니구먼... 하고 술잔에게 사요나라~ 하였단 말이야?


그런데 누가 저 만화의 일부를 캡쳐해 올린 걸 보니, 저 야쿠자가 덕질하는게 케이팝.. 이라는 거다. 



네??


최근에 영화 《성덕》을 무척 좋게 봤던지라 갑자기 케이팝 덕질.. 이러면서 그렇다면 1권을 볼까? 싶어져서 후다닥 1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런데 담고보니 술잔이 안딸려와. 다시 보니 술잔은 2권을 사야 주는 거였다. 아니, 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만화책을 두 권이나 사면서 술잔을 얻고 싶진 않아, 나 저 술잔 없어도 술 잘만 마셔.. 이러고 뒤돌아 서려고 했는데,


좀전에 친애하는 친구의 블로그에서 '얼른 2권 사야지' 하는 문장을 보게 되었고, 아니, 이 친구도 그렇다면 1권을 읽었단 말이야? 그런데 2권도 사고 싶어졌다고??????????????????? 하게 되었고, 그렇다면 큰 마음 먹고 내가 이 책 1,2권을 사자!! 이렇게 된것이다. 그래, 1,2권 사서 소주잔도 받고 다 읽은 다음에 남동생에게 너도 읽어보렴 주자, 오랜만에 만화책이니 좋아하겠지, 그래, 그러면 되는거야!! 라고 마음을 먹고 2권을 예약장바구니에 뽝- 넣었는데, 아니 저 술잔은, 해당도서 포함 만화 2만원 이상 사야 준다는 거다...



Orz


나는.. 정말 자신이 없다.

만화로 2만원 채울 자신이 없다.

야쿠자의 덕질 1,2권 합치면 10,800 원이다. 

나는 만원을 더 채울 수가 없다.

그나마 저 만화 두 권이 내가 넣을 수 있는 최대치였다.

그냥 재미있어 보이는거 만원어치 더 넣을까, 싶어 만화책 똭 보는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왜 문학이나 여성학은 표지나 제목 보면 어떤 느낌 같은게 오지 않나. 근데 만화책은... 나를 밀어내고 있다. 나는 만원어치를 더 고를 수가 없다.



궁금하긴 한데, 야쿠자가 케이팝 덕질...

술잔아, 우리는 허락되지 않는 인연인가봐. 보내줄게.. 굿바이.




아, 위에 잠깐 영화 성덕 언급했는데,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성덕 좋다!




오세연 감독이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실제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오세연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정준영을 좋아했고 그에 대한 덕질은 엄청나게 해서 정준영도 그리고 정준영의 다른 팬들도 오세연을 알았다고 한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정준영의 말에 중학교때는 전교 1등도 했다고. 그렇게나 좋아했던 정준영이 성폭행범인걸 알게 됐을 때 오세연의 마음, 정준영 뿐만 아니라 승리를 비롯한 다른 남자연예인들을 덕질하다가 그들이 성범죄자로 밝혀졌을 때 그 팬들의 마음들이 이 영화 안에 담겨 있다.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덕질할 정도로 좋아한 적이 없다. 그런식의 팬심이 없다. 소설을 그렇게나 좋아해도 어느 작가를 만나보고 싶냐고 물어보면 사실 딱히 작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진 않앗다. 그냥 책만 잘 써주면 됐지. 애초에 내게 팬심 같은건 별로 없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소위 덕질을 한다는 것, 그 덕질은 내 상상의 범위를 뛰어넘는다는 것에 놀랐다. 그것이야말로 에너지일 것이었다. 어딜 가도 따라다니고 응원해주는 그 팬들 때문에 그들은 연예인을 지속할 수 있는 거였을테다. 그래놓고, 자신의 팬 대부분이 여성들인데, 그런데 여성대상 성범죄를 저지르다니, 여성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어떻게 대해도 되는 대상으로 취급하다니, 불법촬영을 하다니, 내가 느낀 괘씸함과 배신감도 어마어마한데 그 팬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물론, 숱한 팬들중에 일부는 여전히 성범죄자 연예인을 믿고, 응원하고, 기다리고 있다고도 한다. 그 마음은 내가 더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정말이지 젊은 여성들에게 놀랐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 그리고 자신이 느꼈던 감정, 자신이 이런 성범죄자를 응원했다는 일에 대한 죄책감, 혹여라도 피해자에게 자신이 2차가해를 한것은 아닌지에 대한 염려. 이런것들을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 보여줄 수 있다니. 게다가 영화속 감독이 인터뷰하는 여성들 중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고 인터뷰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의 성격상 영화속 그녀들은 성범죄와 성범죄자에게 분노하고 죗값을 단단히 치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말들을 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도 또 얼마나 용기일까. 


여성들의 애정을 먹고 살면서도 여성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들과,

그런 남자들을 좋아했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과 죄책감에 영화를 만드는 여자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엄마랑 같이 보았는데, 보면서 엄마에게 그랬다.


"엄마, 이 젊은 여성들 진짜 대단하네. 세상이 바뀐다면, 이 젊은 여성들 덕분일거야."



아..야쿠자의 덕질에서 성덕까지 얘기해버렸네.


오세연 감독님 응원합니다!!

책도 나왔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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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2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술잔 문구는 왠지 무협 중드에서 볼 법한 문구인데요ㅋㅋㅋ 저는 너무 익숙한 멘트였네요. 암튼 술잔은 탐나지만 저도 만화는...ㅎㅎㅎ 야쿠자의 덕질이라니^^;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좀...ㅎㅎㅎ
저도 오세연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는데요. 제가 덕질하던 사람이 하필 성범죄를 저지른 인간이었다면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저런 덕질을 은근 해봐서 그 마음을 좀 알긴 합니다만...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 이상일지도;;;

다락방 2022-11-24 10:49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술잔이 탐나지만 만화로 2만원을 채울 자신이 진짜 없네요. 가까스로 10,800원을 마련할 순 있지만.. ㅎㅎ

맞아요, 거리의 화가 님.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 이상일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괴로운 건, 사람을 좋아한게 마치 죄를 저지른 것처럼 느껴지는 거 아닐까요. 내가 좋아한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니,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라니, 내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다니, 하는 자기 원망도 생길 것 같고요 그렇게 자기를 미워하는 순간도 찾아올 것 같아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게 잘못된게 아니잖아요,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왜 좋아한 걸 죄처럼 느끼게 만드는지.

인터뷰에서 많은 여성들이 그런데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성범죄자로 밝혀졌을 때, 그게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고요. 그것도 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씁쓸했어요.

blanca 2022-11-2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린 시절부터 항상 덕질 중이었어요. ㅋㅋ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었다는 깨달음이 오면 너무 현타 올 것 같아요. 제가 덕질한 사람들은 다행히 다 잘 살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의형제 도자기 술잔 세트에 빵 터짐요. ㅋㅋㅋ

다락방 2022-11-24 10:52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아했던 연예인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임태경은 좋아했다가 금세 실망했고요 ㅋㅋ 신해철은 오래 좋아했고, 제이슨 스태덤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그런 ‘덕질‘은 하지 않아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최대한 쏟아붓는 그런 덕질이라니, 누군가에게 그렇게까지 빠져들다니. 이건 그 팬들의 사랑하는 능력인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더 잘되라고 애정을 쏟아 부었을텐데 다른것도 아니고 성범죄라뇨. 아, 정말 얼마나 허탈할까요.. ㅠㅠ

의형제 도자기 술잔 세트는 저랑 만날 수 없습니다. 잘가, 굿바이-

독서괭 2022-11-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팝 덕질하는 야쿠자 ㅋㅋㅋㅋ 뭔 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소주잔 갖고 싶어 진지하게 고려한 다락방님 ㅋㅋㅋㅋ
그런데, 만화분야에 그래픽노블도 있어요. 이세린가이드 같은 것도 포함! 그래도 고를 게 없으신가요?
그런데, 다락방님은 90년대 순정만화도 안 읽으셨어요? O_O 저도 지금은 만화 안 읽는데 한때 많이 읽어서, 다락방님은 옛날부터 안 읽으신 건지 궁금하네요!

다락방 2022-11-24 10:54   좋아요 1 | URL
그래픽 노블이요? 한 번 살펴봐야겠네요. 저는 학습만화 포함인가 싶어 미셸 푸코 만화 포함했는데 그건 해당이 안되더라고요? 껄껄.. 학습만화도 껴줘라!! 푸코 만화는 내가 살 수 있다!! ㅋㅋㅋㅋㅋ

아뇨, 저 만화책 많이 읽었어요. 많이라고 하면 얼마나 많이가 많이인줄 모르겠지만, 저 유명한 순정만화는 다 본 것 같고요, 학원물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반항하지마>, <오늘부터 우리는> 같은 것들이요. 몇해전에도 만화책 사서 보기도 했는데요, 만화책을 구매하면 자리를 너무 차지해서 죄다 팔거나 버리거나 해서 처분했어요. 다시는 만화책은 사지말자, 생각도 했고요. 어쩌다 사게 되면 읽고 잽싸게 팔아버립니다. ㅎㅎ

그래픽 노블 좀 검색하러 다녀올게요. 슝-

잠자냥 2022-11-24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성덕>이라는 영화가 정말 그런 내용이었군요? 대단하네요.
아, 그런데 저도 정말 팬질이라는 걸 해본 역사가 없어요. 다락방님하고 똑같은 심정. ‘소설을 그렇게나 좋아해도 어느 작가를 만나보고 싶냐고 물어보면 사실 딱히 작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진‘ 않았습니다. ㅋㅋㅋㅋ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아요. 그래서 연예인이든, 예술가든, 정치가든! ㅋㅋㅋㅋ 사람 자체를 팬질하는 그 마음을 정말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ㅎㅎㅎ
그나마 테니스의 신 페더러 정도는 실제 경기를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페더러 라인 물건을 사거나 이런 것도 아님..

그나저나 저 소주잔은 저도 탐나지만 만화로만 장바구니 2만원 채우기는 저도 포기할 것 같군요...
전 지금 그런 아이템 중에 ‘유아, 어린이, 좋은 부모 2만원 이상‘사면 주는 피너츠 시리얼 볼. 갖고 싶지만 포기...ㅠㅠ

다락방 2022-11-24 14:06   좋아요 1 | URL
네, 잠자냥 님. 처음엔 제목만 보고 그냥 덕질하는 이야기구나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주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대한민국 젊은여성들은 정말 대단하다. 똑똑하고 능력도 있네! 싶었어요. 오늘도 유튜버 인 수의사가 악플러 고소했는데 28명중 27명이 30대 무직남성이라 하더라고요? ...
매일같이 불법촬영및 성범죄 저지르는 젊은 남자들의 기사가 쏟아지는데 여성들은 엔번방 고발하고
남자연예인들은 성범죄 저지르는데 젊은 여성팬들은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만들고.
왜 한 나라에서 이렇게나 극명한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세상을 바꾸는 건 젊은 여성들일 것 같아요.

저도 덕질이라 불리는 팬질 보면 ‘저렇게까지?‘ 이렇게 되더라고요. 이게 너무 덕질이 심해지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이 범죄를 저질러도 그게 용납이 되는가봐요. 그런 맹목적인 팬질.. 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에휴..

저 소주잔 포기했는데 성덕일기 사면 소주잔 주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소주잔이 제게 오고 있습니다. 만세!!

- 2022-11-24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덕질을 안하시는 그래서 내가 덕질하는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
누군가의 팬이 되는 게 아니라 팬이 생기는 삶이라… 멋지다…😫
성덕일기 줍줍!!!

다락방 2022-11-24 14:07   좋아요 1 | URL
저는 저를 덕질하고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매우 높이 삽니다. 저는 비록 다른이를 덕질하지 않지만 ㅋㅋㅋㅋㅋ
성덕 영화도 좋아요, 쟝님. 근데 영화에서 못다한 얘기가 책에 있는가봐요. 저도 감독 응원겸 그리고 회사 동료에게 선물할 겸 해서 성덕일기 주문했습니다. 후훗.

- 2022-11-24 14:39   좋아요 1 | URL
자기 자신을 덕질하는 사람을 높이 산대 ㅋㅋㅋㅋ 정말 당신은😫😫😫 다락방 당신은😫😫😫 엔도 보다 깊고 넓은 당신 ㅋㅋㅋㅋㅋ

하이드 2022-11-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룩백, 수신지 작가 반장책, 잘그리기 금지,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 →이거 좋아할듯요.

다락방 2022-11-24 14:09   좋아요 0 | URL
오.. 저 야쿠자 술잔은 포기했거든요. 성덕일기 샀더니 소주잔 주길래 그걸로 받았어요. 그런데 추천해주신 책들 들여다보니 오 .. 너무 좋네요. 특히 <룩백> 이랑 수신지 작가의 반장책은 제가 다 읽고 타미 주면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만들고 싶은 여자~ 이건 드라마로 나온다는 거 본 것 같았는데 원작이 만화였군요? 관심이 가긴 하지만, 저는 룩백과 수신지 작가의 반장책을 선택하겠습니다. 야쿠자 술잔은 안받을거지만요 ㅋㅋ

고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1-24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덕이 무슨 말인가? 했더니 영화 제목?
이제 공쟝님의 페이퍼가 이해가 되네요ㅋㅋㅋ
저도 덕질을 추억해 보니....어릴 땐 딱히 없었는데 성인이 되어 작가들 덕질 습관이 생긴 듯도 하구요? 근데 나이가 들어 생겨서인지? 애들처럼 요란하게 막 표현은 안되는 것 같고, 그냥 혼자 속으로 좋다, 좋아! 그러다 돌아서면 까먹고...이것도 덕질일까요?ㅋㅋㅋ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가 동네에 싸인회 하러 온다면 흥분해서 가고 싶긴 합니다. 다음 주 토욜 김숨 작가가 울동네 도서관에 강연회를 온다는 소식 듣고 싸인 받고 싶어 안달 났는데 아..그동안 읽은 소설 책들 죄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지? 소장하고 있는 책이 한 권밖에 없는 거에요ㅜㅜ 지금 김숨 소설책 몇 권 사서 들고 갈까? 약속이 생길 것 같은데 어쩌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게 성인이 되어 생긴 덕질 증후군 같네요ㅋㅋㅋ
아...김숨 작가 보고 싶어요. 전 한강 작가보다 김숨 작가가 더 좋던데, 굳이 꼭 얼굴 보러 갈 필요가 있을까? 변함없이 속으로 좋아해 주는 독자가 먼 곳에 있다는 걸 작가는 더 보람있어 하지 않나?? 자기 합리화 중이구요^^;;
암튼 또 수다만 한 가득이네요.
소주잔은 참 이쁘네요?
꼭 다기 찻잔 같기도 하구요.
만화책에 어울리지 않는 굿즈라니??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5 09:25   좋아요 1 | URL
성덕은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덕질을 하도 열심히 해서 자신이 애정하는 연예인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사람들을 그렇게 말하는가 보더라고요. 오세연 감독은 정준영도 알만큼 열심히 덕질을 했던 팬이었어요. 그런데 성범죄 가해자로 팬들 앞에 서네요. 영화에서도 범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는 것도 보러 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영화가 시작해요. 내가 좋아했던 연예인이 재판 받는 걸 보러 가는 걸로요. 크- 진짜 오세연 감독의 그 때 마음은 어땠을지...

책나무 님, 저는 책나무 님 만크믄 아니지만, 저 역시도 한강 작가보다는 김숨 작가가 좋습니다. 후훗. 김숨 몇 개 안읽었지만 김숨 좋아요. 집에도 안읽은 김숨 작가의 책이 한 권 있네요. ㅎㅎ

소주잔은 <성덕 일기>사도 주길래 그걸로 받았습니다. 껄껄. 어떻게든 받고야 만다!!

꼬마요정 2022-11-2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분 저는 유퀴즈에 나온 거 보고 알았어요. 영화 감독이고 <성덕>이 데뷔작인데 상도 받았더군요. 너무 멋져서 영화도 보려구요. 보면서 덕질한 연예인이 누구지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정준영… 진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어요. 덕질은 어찌보면 아가페에요 ㅎㅎㅎ 일부 사생팬을 제외하면 그냥 순수하게 응원하는거죠. 근데 그런 마음을 짓밟다니… 나쁜 놈들.
그런데 세상은 참 신기하게도 그런 일이 있으니 또 이렇게 멋진 여성들도 나오고요. 그나마 다행이죠.

저희집에.. <아빠는 요리사> 현재까지 나온 거 다 있습니다… 남편 픽… 요리 너무 좋아해서… 책장이… ㅠㅠㅠㅠ

다락방 2022-11-25 09:22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꼬마요정 님. 그렇게나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따라다니고 숭배했는데 그런 놈이 성범죄자라니. 덕후들의 마음에 진짜 대못질을 한거죠. 그 팬들은 실망감에 죄책감까지 갖고 있더라고요. 성범죄 피해자가 있는데 자기들이 그 가해자를 응원했었다는 사실 때문에요. 왜 좋아한 걸 죄로 만들엉 진짜 ㅠㅠ 정말 써글놈의 새끼들이에요. 아오 빡쳐. 아무튼 대단한 여성들임에는 틀림 없어요. 일어난 일을 제대로 보고 또 판단하고 옳은 방향을 찾아 가려고 하는 데에서 말이지요. 진짜 응원하고 싶은 대단한 여성들이에요. 만세입니다. 만세!!

- 2022-11-2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근데 성덕은 어떻게 볼 수 있나요? ㅋㅋㅋ 영화관 가야하는 건가요? 다운로드 돈내고 하는 방법은? ㅋㅋ 동생들이랑 보려고요!

다락방 2022-11-25 09:22   좋아요 1 | URL
네이버에서도 유료구매 가능하고요 웨이브에서도 가능합니다. 저는 집에서 비티븨(유료)로 봤습니다.

감은빛 2022-11-2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덕]이란 영화 궁금하네요. 꼭 찾아봐야겠어요.
소주잔이 그리 예뻐보이지는 않는데요. 문구도 그렇고. ㅎㅎ

다락방 2022-11-29 14:59   좋아요 0 | URL
ㅋㅋ [성덕일기] 사면 주는 소주잔이 저도 훨씬 더 마음에 들어요. 모름지기 소주는 투명잔에 따라야죠! 으하하
 
누가 누가 똑같을까?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42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문주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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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조카 주려고 샀는데 정답이 없는 것도 있나요? 똑같은 그림 찾는 거 스트레스.. ㅠㅠ
나는 역시 글자가 좋아.
조카야, 엄마 아빠랑 함께 찾아보렴. 고모는 선물만 할게. 고모는 못찾겠어 ㅠㅠ
즐거울라고 샀는데 스트레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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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1-23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미 언니가 왠지 잘해줄 거 같은데요...

다락방 2022-11-23 16:11   좋아요 1 | URL
아?! 토요일에 타미 언니도 만나니까 부탁하면 되겠어요! 잠자냥 님, 천재예요? ♡.♡

독서괭 2022-11-24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물하기 전에 다 보시는군요 ㅎㅎㅎ 애들은 이런 거 좋아합니다. 타미 언니랑 함께 하면 넘 귀엽겠어요!

다락방 2022-11-24 10:15   좋아요 1 | URL
타미가.. 아가조카에게 이걸 해줄지..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아가조카에겐 언니만 있는게 아니라 오빠도 있으니깐요.. 오빠(타미 동생, 초등 3년)가 해줄것 같은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
 
[100자평] 마리 앙투아네트 1

오늘 친애하는 ㅈㅈㄴ 님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책에 대한 구매자평을 올리셨다. 그 책은 이것.















무려 엔도 슈사쿠의 책이라는데, 아니 엔도.. 언제 이런걸 다 썼어요? 나는 이 책의 존재도 알지 못했기에 얼른 검색해서 책 소개를 보다가 뒤로 자빠지고야 만다.

가져와보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1755년 신성 로마 제국 프란츠 1세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사이에서 막내인 열다섯 번째 자녀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자유분방하고 활달하며 사교적이고 화려한 성격이었다. 희고 고운 피부와 탐스러운 머리,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복장과 머리 손질에 관심이 많아 패션과 유행을 선도했다. 어쩌면 이런 가시성이 적국 출신의 왕비라는 약점과 함께 사치하는 왕비라는 악의적 소문의 근원이 되었는지 모른다.


프랑스 대혁명은 거의 전적으로 포르노그라피 덕분에 성공한 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 구체제 하에서도 선정적인 팜플렛이 기승을 부리면서, 도래할 혁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포르노그라피가 대세를 이루었다. 혁명 후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악의적이고 천박하게 된 포르노그라피가 온갖 추악한 외설적 언사로 그녀를 조롱하고 비하하였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를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789년 혁명 이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포르노그라피는 노래와 우화, 가상 전기와 고백, 연극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망라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생애에 대한 역사적 논문’, ‘처녀성 상실부터 1791년 5월 1일까지’, ‘프랑스의 전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은밀하고 방탕하고 추잡한 삶’ 등 대충 제목만 훑어보아도 책의 내용이 얼마나 저열하고 악의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알라딘 [책소개] 中



아니.. 엔도,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래서 이 책이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거기에 댓글로 ㄲㅁㅇㅈ 님이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 네트 책을 언급하셨다. 가만 있자, 내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오래전에 있었는데, 그래서.. 샀던가? 그래서 샀는지 안샀는지 기억이 희미한거다. 내가 대체적으로 갖고 싶으면 사버리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러나 약간 시간을 두면 참고 안사는 것도 있긴 하단 말이야? 결과적으로 내가 이 책이 있는지 없는지, 예전이라면 내가 몰랐겠지만, 그래서 퇴근하고 책장 앞에 가 서서 있나 없나 찾아봐야 했겠지만, 나는 <산책> 앱이 있는 사람! 거기에 책 등록한 사람! 




츠바이크를 넣어봤다.


하하하하. 있다, 있어! 나 이 책 가지고 있다. 만세!! ㅋㅋㅋㅋㅋ 좋았어, 이 책은 가지고 있으니까 안 사도 된다. 이 책을 읽는 일이 내게 남아있을 뿐!


이렇게 산책 앱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 뭐 이런 말씀 되시겠다.



오늘 오전에는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일전에 우리가 만약 다시 대학에 가게 된다면 그땐 전공을 무얼 하고 싶은가, 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나는 여성학, 친구1은 신학, 친구2는 철학, 친구3은 '꼭 공부 해야 되나?' 로 답했다. ㅋㅋ 그 때 철학을 말했던 친구가 계속 생각나서, 나도 철학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이런 책은 비교적 읽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 하고 몇 권의 책을 추천해주는 이메일이었다. 떠오르는 책들에 대해 얘기하다가 혹시 내가 지금 생각 안나지만 뭐 다른 거 가진 거 있었나, 하고 철학을 넣고 검색해 보았다.



이 앱의 단점은 제목에 그 글자가 들어가 있어야 검색이 되는거지, 분류로 검색되지는 않는다는 거다. 아니 그런데 유쾌한 행복론.. 나 안버렸어? 가지고 있네? 대박... 너무 오래돼서 너무 낡아서 내가 처분한 줄 알았는데... 나 가지고 있네? 나 짱이야. 이 책은 여러가지로 나에게 의미가 있다. 나 역시 선물 받아 가지고 있는 책인데 책 내용도 당시에 너무 좋았고, 그래서 친구들에게 선물도 많이 했다. 그 때 짝남에게도 선물했었고, 우리 통화하는 사이 아니었는데, 짝남이 내게 전화했었지. 책 잘 받았다고 책 제목만으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잘 살고 있니, 어딘가에서? 어느 하늘 아래에 있니? 누나 이메일 주소와 누나 핸드폰 번호는 그대로야.. 각설하고,


그래서 소설로 검색해도 책이 19권만 나온다. 제목에 소설 들어가야 검색되는 부분. 바부팅..




이 바부팅아! 내가 천 권이 넘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소설이 19권이라는게 말이 되니. 바보, 넌 바보야!! 바보라굿!!!!!


한나 아렌트를 검색하면 이렇게 뜬다.



멋져...


아무튼 앱의 도움을 받아 츠바이크의 마리는 안살 수 있다. 만세!!




아무튼 산책 노래도 같이 듣자. (그거 아니야..)


별일없니 햇살 좋은 날엔 둘이서 걷던 이길을 걷곤해(나는 햇살 안좋을때도 걸어)

혹시라도 아픈건 아닌지 아직도 혼자일지 궁금해(아프지도 않을것같고 결코 혼자는 아닐것 같구나)

나없이도 행복한거라면 아주 조금은 서운한 맘인걸(졸라 서운해 근데 내가 최상의 파트너였다고 나는 확신해)

눈이 부신 저 하늘 아래도 여전히 바보같은 난 온통 너의 생각뿐인데(나는 다른 생각도 아주 많이 해.생각성애자..)

사랑이라는 건 참 우스워 지우려 한만큼 보고싶어져(내가 할 건 못되는 것 같아. 체질에 안맞는듯해.)

처음부터 내겐 어려운 일인걸 다 잊겠다던 약속 지킬 수 없는 걸 뽀에버(난 사랑이 적성에 안맞아. 안한다고 했잖아.)

깨어나면 니 생각뿐인데 지난 시간들 어떻게 지우니(난 딱히 지울 생각 없는딩?)

아무래도 난 모진 사람이 못되나 봐 늘 이렇게 널 기대하며 살아가겠지(……)






음 노래는 정말이지 의식의 흐름이 시킨 일인데, 그러고보니 요즘 들었던 몇 곡을 같이 올리자 싶다.
요즘 이런 노래 들었다.

















점심은 뭘 먹을까.

1. 고등어구이
2. 마라탕
3. 새우볶음밥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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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1-2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에 1을 반찬으로.........

다락방 2022-11-23 11:49   좋아요 0 | URL
너무 좋은 생각이지만 서로 다른 집이에요... 하아-

잠자냥 2022-11-23 12:11   좋아요 1 | URL
한 입 먹고 저 집으로 뛰어갔다가 한 입 먹고 다시 이 집으로 뛰어오세요. 부장님이라면 할 수 있따!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2:12   좋아요 0 | URL
아 벌써 힘드네요? 머릿속에서 이미 했고 이미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 2022-11-2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 요즘 박기영이랑 노을 노래 듣고 있어요.
2000년대 감성이 그리워져서요 ㅎㅎ
<사랑은 빗물처럼, 사랑은 늘 그렇게>, <떠나간다> 듣고 질질 짜는중 !

다락방 2022-11-23 12:12   좋아요 1 | URL
물감 님, 노래 들으면서 질질 짜는 타입입니까?
제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1-2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뭐 드셨나요?ㅎㅎㅎ 저는 오늘 닭개장을 먹었습니다^^;
엔도 슈사쿠는 참 놀라운 인물이네요~ 얼마 전에 읽었던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에도 종종 언급됐던 인물인데 종교적 작품만 쓴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나봅니다. 암튼 놀랍습니다!ㅎㅎㅎ

다락방 2022-11-23 13:49   좋아요 0 | URL
저는 2번 마라탕에 공기밥 먹었습니다. ㅎㅎ 마라탕에 야채추가 해서 먹었어요. 아 배터지네요. ㅎㅎㅎ
순한맛으로 먹었는데 좀 아쉬웠어요. 제가 간 마라탕집은 순한맛 매운맛 중에서 선택해야 하거든요. 약간매운맛 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사실 마라샹궈가 더 먹고 싶은데 마라샹궈는 27,000 원이라 가격도 비싸지만 혼자 다 먹지 못할 양이예요. 1인 마라샹궈 원합니다. 저는 마라샹궈에도 밥을 먹어야 식사가 되기 땜시롱.. (옛날 사람)

저도 잠자냥 님의 서재에서 엔도 슈사쿠 이름을 보고, 어? 그 엔도 슈사쿠? 하고 검색을 해본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 종교적인것만 쓴게 아니라 앙투아네트...?? 이렇게 되어가지고요. ㅎㅎ

독서괭 2022-11-23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뭐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퀴즈인가요? ㅋㅋㅋ 전 2번이 맛있어 보이는데..
엔도 슈사쿠 다락방님이 올해 좋아하신 그분! 이런 책도 썼군요. 마리 앙투아네트, 포르노그래피와 혁명이라니 와우. 궁금합니다. 또 궁금한 것이, ‘츠바이크‘로 검색해서 나온 네권 중에 나머지 세권은 읽으셨는지! ㅋㅋ

다락방 2022-11-23 13:53   좋아요 3 | URL
야채추가 순한맛 마라탕에 공기밥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덕분에 배가 아주 부르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점심 배터지게 먹고 들어오면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아 저녁은 굶고 운동해야지..라고 늘 다짐을 하거든요. 그렇지만 퇴근 무렵이 되면 안주는 뭘로 해서 술마실까~ 하고 운동 생각은 저멀리 달아나버립니다. 어쩌면 이렇게 의지가 코딱지 만할까요? 에휴..

검색되어 나온 츠바이크의 네 권 중, <연민>, <체스이야기> 두 권은 읽었고요, <마리 앙투아네트>,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는 안읽었습니다. 사실 크리스티네.. 이 책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럼 이만.

책읽는나무 2022-11-23 22:27   좋아요 0 | URL
와...오늘도 괭님 2번 정답 맞췄군요??
괭알천재!!!!👍

책읽는나무 2022-11-23 22:36   좋아요 0 | URL
코로나 직전에 전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을 봤었어요^^
고딩 친구들이랑 곗돈 털어 다섯이서 서울 올라가서 봤었는데 인상적였습니다. 내가 보자고 우겨 모두에게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 보기 전에 다들 책 읽고 예습 좀 해오라고 큰 소리 떵떵치곤 전 책 안 읽고 올라갔었는데, 친구 하나가 책 사보려고 했는데 책 값이 넘 비싸서 안 읽었다고 고백해서 뜨끔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가 검색한 책이 저 책이었을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만^^
암튼 전 뮤지컬 보고 난 후, 마리 앙투아네트가 넘 안됐어서 한동안 맘이 아팠었네요.ㅜㅜ

근데 다락방님은 왜 제 꿈에 나오시고 그러세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1-23 22:38   좋아요 1 | URL
아.....ㅜㅜ
댓글이 왜 독서괭님 댓글에 대댓글로???ㅜㅜ
아래 장난 댓글 달다가 뭔가 등록을 잘못 눌렀나 봅니다.
두 분은 그러려니~ 하면서 살펴 읽어 주세요^^;;;
부끄러워 급히 나갑니다....😳😳

다락방 2022-11-24 10:30   좋아요 2 | URL
제가 책나무 님 꿈에 나왔군요? 껄껄.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도 있군요! 저는 뮤지컬은 못봐도 책은 꼭 읽어야겠어요. 링크한 책은 두 권이라 비싸지만 그래도 츠바이크의 한 권짜리 책은 살만할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있지만요. 크하하하. 이미 갖춘 자의 여유랄까요.

아 얼른 읽고 싶네요! >.<

꼬마요정 2022-11-2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츠바이크의 <연민> 갖고 계시네요? 이제 구할 수 없는 책 중 하나 아닙니까!!! 부럽습니다. 저도 그 때 <마리앙투아네트>나 다른 책들 말고 <연민>이랑 <메리 스튜어트>를 샀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다락방님 부지런하시네요. 저도 산책 앱 있는데 정리를 안 해요 ㅋㅋㅋㅋ 거기 은근 산 책 올리는 게 귀찮더란 말이죠...

다락방 2022-11-23 13:54   좋아요 1 | URL
저 연민 너무 좋았어요, 꼬마요정 님. 제가 연민은 너무 좋아서 읽고 페이퍼도 쓰고 그 뭣이냐.. 독서공감 사람을읽다.. 그 책에도 들어갔을 걸요? 사실 이건 잘 모르겠네요. 들어갔나 안들어갔나..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산책 앱에 책 정리해두는 타입이 결코 아닌데요, 지난번에 집 도배하느라 책 다 끄집어내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꽂으면서 비로소 할 수 있었어요. 아니면 저도 못했을 겁니다. 해두니까 이렇게 편하네요. 껄껄.


그런데 메리 스튜어트.. 요? 검색하러 갑니다. 슝-

다락방 2022-11-23 13:56   좋아요 2 | URL
<메리 스튜어트>는.. 절판이네요? 흠..
꼬마요정 님, 혹시 몰라 말씀드리자면 <연민> 은 <초조한 마음>으로 개정판 나와서 판매중입니다!!

꼬마요정 2022-11-23 14:00   좋아요 1 | URL
아 하하하하하하 그렇군요 연민이 초조한 마음이었군요. 제가 초조한 마음을 산 이유가 있었네요 ㅎㅎㅎ 이렇다니까요. 사 놓고 왜 샀는지 뭘 샀는지 모르는… ㅋㅋㅋ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메리 스튜어트는 왜 안 나올까용 ㅎㅎ

잠자냥 2022-11-23 14:07   좋아요 1 | URL
저도 <연민> 있어요. 저도 <초초한 마음>이라고 댓글 달아드리려고 들어왔더니 부장님이 벌써....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11-23 14:08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고맙습니다 ㅎㅎ 초조한 마음을 사고 왜 안 읽고 두고 있는건지… 꽂아두고 흐뭇해하고 있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2-11-23 14:09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조한 마음을 이미 가지고 계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1-23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값 보고 후덜덜 ㅋㅋㅋㅋ 놀랐지만서도 책이 너무 예쁘네요. 게다가 이웃님들이 추천하신다니 저도 읽고 싶어요. 근데 잠자냥님이 츠바이크 책 먼저 읽는거 추천하시네요. 아, 바빠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4:57   좋아요 2 | URL
그나마 제가 이미 사서 가지고 있는 책을 추천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 때를 위해 저는 책을 사두었는가 봅니다. 그런데 언제 사두었을까요? 그것까진 알 수 없습니다...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2-11-23 16:11   좋아요 2 | URL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는 꼭 읽어보세요. 정말 재밌고 잘씀...
(엔도 글에 왜 츠바이크 찬양? ㅋㅋㅋㅋㅋㅋ 엔도 책은 제가 아직 다 안 읽어서....ㅋ)

다락방 2022-11-23 16: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엔도 글은 찬양하지 말아주세요. 책 또 사고 싶지 않단 말입니다. 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책 한 박스 받은 사람)

잠자냥 2022-11-23 16:15   좋아요 1 | URL
오호 솔깃한데? 꼭 찬양 글 써야지.............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6:19   좋아요 2 | URL
흥!!! 잠자냥 님은 빵꾸똥꾸!!!!

꼬마요정 2022-11-23 18:19   좋아요 0 | URL
저도 츠바이크의 <마리앙투아네트> 추천 추천요!! 꼭 읽으시고 꼭 리뷰 써주세요^^

레와 2022-11-2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의 [마리 앙트와네트..]는 쟌님 (쥬*)님 페이퍼나 리뷰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찾아보니 글이 없네요.하하하

다락방 2022-11-23 16:10   좋아요 0 | URL
그게 아마 아주아주아주아주 오래전일거예요. 저도 그 때 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오래전에... (아련..)

PersonaSchatten 2022-11-2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시 돌아가면 대학은 안 간다요. 아무래도 제일 쓸데없이 대학을 다녀서가 아닐까 싶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2-11-24 07:48   좋아요 1 | URL
저는 대학시절이 진짜 제 인생에서 가장 쓸데없는 시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건 제가 너무 엉망진창으로 보낸거라, 만약 다시 돌아가면 대학 가서 공부 열심히 하고 싶어요. 학고 받고 이랬던 거 다 돌려놓고 싶어요. 인생에 장학금 한 번도 못받아봐서 장학금도 한 번 받아보고 싶고요.
그런데 제가 친구들과 얘기한 건 ‘다시 돌아가면‘ 이 아니라, 만약 누가 지금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면 뭘 공부하고 싶냐, 라고 물은 거였어요. 다시 대학 가고 싶긴한데 체력이 딸리고, 무엇보다 논문을 쓸 자신이 없어요.. 하하하하하.

- 2022-11-25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댓글을 안달았군요.. 저 다락방님이 ‘산책‘앱 사용하는 거 너무 장하고 뿌듯하고 막 그래요. ㅜㅜㅜㅜ 진짜 너무 대단해요!!! 이제 똑같은 책 안 살 거 생각하니까 좀 에피소드가 줄어든 것 같아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장하다!!! (이상 산책 앱에 책 777권 들어있는 공쟝쟝 올림 ㅋㅋㅋ)
 















빠가 까를 만들고 까가 빠를 만든다는 말을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아직 한 번도 안들어봤다면 지금 들어봤을 것이고. 나를 포함한 사람들에겐 어떤 묘한 반항심 같은 것들이 내재되어 있어서 이를테면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안읽게 되고 펭수 너무 좋다고 꺅꺅 거리면 반감 생기고.. 뭐 그런게 있지 않나. 초창기에 나는 아이폰에 그런게 너무 심했다. 주변이 다들 애플을 칭찬하는데 멈추지를 않아서 애플 써본 적도 없이 꼴도 보기 싫어지는 그런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나친 빠는 까를 만듭니다... 


내가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제인 오스틴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라면 나는 싫어하지 않고 그렇다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다. 누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한 번도, 한 순간도 제인 오스틴을 떠올리지 않을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으으 제인 오스틴 너무 싫어' 라고도 당연히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그간 읽어온 제인 오스틴의 책은 총 네 권이다. 《오만과 편견》, 《노생거 사원》, 《설득》, 《에마》.


재독한 설득이 그나마 제일 재미있었고 에마.. 로 말하자면 캐릭터 진짜 병맛이라 너무 싫어서 욕 한바가지 페이퍼도 썼던 적이 있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네 권이나 읽은 까닭은, 그렇게나 사람들이 좋아하고 고전으로 회자되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게 있나봐, 그게 뭘까? 하다가 네 권에 이르게 된 것. 이런 식으로 내가 알랭 드 보통도 다섯권인가 읽었던 것 같다. 나는 별로인데 사람들 왜 열광하지? 하고 한 권 읽고, 흐음, 모르겠는데, 내가 못찾았나? 이러고 또 한 권, 아니.. 사람들이 본걸 내가 못보나? 이러고 또 한권, 분명 사람들이 좋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텐데? 하면서 또... 그러다가 '나는 모르겠구나~' 하고 어느 시점에 보통 읽기를 중단했다. 그러고보면 나는 참 사람이 유연하려고 노력해. 세상 고지식하지만 그걸 알기 때문에 유연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성이 참되다. 아무튼, 그래서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라면 네 권 읽고 흐음, 나는 뭐 딱히.. 라는 입장, 나에겐 인상적이지 않은 작가.. 정도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에 대해 다룬 영화들을 재미있게 보긴 했다. 이를테면 《제인 오스틴 북클럽》과 《비커밍 제인》같은 것들. 아,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도 재미있다, 여러분... 















아, 그리고 이런 입장도 있다. 나는 딱히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 혹은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남자사람들에 대해서는 호감을 가진 입장. 나는 이상하게 제인 오스틴 읽고 좋다는 남자사람들이 좋더라~ 

아무튼, 이정도가 내가 제인 오스틴에 대해 가진 입장이라고 하겠다. 그런 내 앞에, 격렬한 제인 오스틴 '까'가 나타났으니, 오, 나의 전의 불타올라, 반골기질 튀어나와, 제인 오스틴을 까는 새끼들을 까고 싶어진다!!



오스틴의 사소함을 진부한 태도로 판단한 남성 중 단연 압권은 마크 트웨인일 것이다. 트웨인은 오스틴의 가장 강력한 미국인 옹호자였던 윌리엄 딘 하우얼스에게 편지를 쓸 때 오싄의 이름을 정확하게 쓸 마음도 없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산문은 읽을 수 없다. 제인 오스틴의 글처럼'이라고 말하면서 둘 사이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고 덧붙인다. '돈을 받는다면 포의 산문은 읽을 수 있지만 제인의 산문은 그렇지 않다. 제인 오스틴은 조금도 못 참겠다. 그들이 그녀를 자연사하도록 놔두었다는 것이 유감천만이다. D. H. 로런스도 오스틴을 공격하면서 여성 작가를 향한 유사한 적의를 표현했다. 로런스는 오스틴을 '인물 대신 '성격'을 전형화하며, 종합적으로 아는 것 대신 따로따로 날카롭게 아는 노처녀' 라고 비난했고, '내가 느끼기에 오스틴은 매우 불쾌하고 형편없고 인색하고 속물적이라는 의미에서' 영국적이라고 했다. -P.237



위의 문장을 읽는데 아니 이것들이 시방 지금 뭐라는겨?? 막 이런 마음이 되는거다. 놀고들 있네 진짜 ㅋㅋ 아니 그리고 로런스 너 장난하냐? 너는 그럼 고추에다가 이름 붙여서 쓴 소설이 막 자랑스럽고 그러냐?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서 정원사가 자기 고추에 이름 붙였는데 그게 뭐더라, 존이었나 스미스였나.. 아무튼 여자 성기에도 이름 붙여서 채털리 부인한테 편지 쓰고 그랬는데(내 존이랑 니 제인이랑 만나기를 기다린다, 뭐 이런..) 뭘 ㅋㅋ 채털리 부인의 사랑 자체를 내가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ㅋㅋㅋ 꼬꼬마 이십대 무렵에 재미나게 읽긴 했지만, 아니 어째서 부자 남편은 성적 능력이 없고 정원사는 성적 대마왕.. 인가요? 이거 너무 클리셰 아니냐. 마치 인력거꾼처럼.. 흠흠. 아무튼지간에 마크 트웨인이며 로런스며 글 잘 쓰고 팔릴 만큼 팔린 남자들이 여자 하나 헐뜯는 거 보는데 세상 꼴보기 싫어지는 것이다. 잘 나가는 소설 써서 똑똑한 줄 알았더니 세상을 보는 눈은 없나봐? 여자 작가가 놓인 위치에 대해서는 볼 줄 모르나봐? 이쯤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의 규방.. 생각이 나는 것이다.





세상은 여자를 부엌이나 규방 속에 가두어 두면서도 그녀의 시야가 좁은 것에 놀란다. 그리고 여자에게서 날개를 잘라놓고 그녀가 날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만일 여자에게 미래를 열어 준다면 그녀는 결코 현재 속에 갇혀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제2의 성, 2권], 시몬 드 보부아르, p.776











니네가, 사회가 제인 오스틴한테 어떻게 했는데? 좁은 공간만 허락했잖아! 

게다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일곱 살 때부터 열 살 때까지 약 삼 년여 동안 근처의 기숙 학교에 다닌 것이 공식적으로 받은 교육의 전부'(p.366) 













가르치지도 않고 바깥 세상을 보지도 않고 그렇게 살면서 써낸 소설이라 그 말이다!! 어디서 까길 까, 돌았어?

사람이 다른 사람 흉 보기는 진짜 쉽다. 그 사람의 뒷배경을 알지도 못한 채로. 사실 이미 작정하고 욕하는 사람들은 뒷배경 따위는 관심도 없겠지만. 



'경계'와 '울타리'라는 공간 이미지는 작가들이 제인 오스틴을 받아들일 때마다 확산해나가는 것 같다. 마치 오스틴이 드러내는 바에 대한 그들 자신의 불안을 보여주는 듯하다. 에드워드 피츠제럴드의 논평은 ('오스틴은 나름대로 훌륭하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거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대표적이며,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 오스틴의 소설을 '나름대로 완벽하다. 그것은 확실하다. 다만 멀리 나아가지 않을 뿐' 이라고 가볍게 묘사한 것도 마찬가지다. 에머슨이 오스틴의 이야기의 사소함과 하찮은 가정사에 혐오감을 느끼며 '왜 사람들이 오스틴의 소설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P.236



애초에 공간적 제약을 줘놓고 그 공간 안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흉을 보는 거 진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지 않나. 나는 제인 오스틴이니까 저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공간, 한정된 교육 만으로도 이만큼의 소설을 쓰는 건, 제인 오스틴이니까 가능했다. 나였다면? 글쎄. 나는 결코 저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저 때의 제인 오스틴보다 더 넓은 공간이 허락되어 있고 더 많은 교육도 내가 원한다면 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갈 수도 있음에도 오스틴만큼 쓰지 못하지만, 저렇게 주어진 조건이 협소한데 저만큼의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은 오스틴이 얼마나 자기 내면에서 치열하게 사유하는 사람인가를 알 수 있지 않나. 헤르만 헤세 식으로 표현하면 완전 철저한 나르치스 .. 쪽이 아닐까. 나로 말하자면, 나르치스의 경향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골드문트 과인데, 그러니까 나는 경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기 멀리에 내가 보지 못한 다른 게 있대, 라고 하면 그걸 보고 싶어지고, 이 책 안에 내가 몰랐던 다른 이야기가 있어, 라고 해서 또 그게 읽고 싶어진단 말이다. 다른 무엇이 더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가만 여기에 머물러있는 것이 나로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고 일단 무조건 내가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제 타미가 구의 증명을 읽었고(제엄마에게 사달라고 했단다), 별로 라고 내게 감상을 보내왔다. 이모 사람들이 좋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였어, 라고 하길래 이모도 별로였다고 말해준 뒤,


"그런데 안읽었으면 내내 궁금햇을 거 아냐, 읽고 싶어 했잖아"


라고 했더니 타미는 '하긴 그래' 라고 했다. 나는 그것이 나쁘다 좋다 라는 것을 내 경험으로 알고 싶다. 다른 사람의 말로 알고 싶지는 않다. 그건 내가 아는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먹고(응?) 그래서 가고, 그래서 읽는다. 그런데.. 이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뛰어난 사람이 되었다거나 훌륭한 사람이 된 것 같진.. 않다. 나는 그냥 나인것 같고, 아무튼 제인 오스틴은 나르치스 과인것 같고, 나르치스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험담이나 하는 숱한 잘난 남자작가들 앞에 두 팔 벌리고 서서 힘껏 오스틴의 변호를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오스틴의 까들이 한순간 나를 오스틴의 빠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니네, 오스틴에게 공간과 교육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름 떨치고 사는줄이나 알아라. 같은 조건에서 오스틴보다 잘날 가능성도 적으면서 말이 많아.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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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23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잡히지 않는 물성에 약하구요^^; 그래서 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공간과 체험 속에서 개인이 끌어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19세기 여성작가들의 글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고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한다고 봅니다.

다락방 2022-11-23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경험과 무경험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이냐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대체적으로 경험의 편인것 같긴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화면에서 본다면, 으아 저걸 내 눈으로 직접 본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알게 된다면, 그건 어떤 맛일까 내가 느껴보고 싶다! 이렇게 되고요. 물론 그것들을 직접 경험한다고 해서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제게 주진 않죠. 아주 많은 부분 에잇, 별거 아니네~ 혹은 에잇 실망이야~ 이렇게 되지만, 저는 그런 감상들도 제가 직접 하는게 좋더라고요.

저는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러나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계속 회자된다는 것은 정말 좋아요!

- 2022-11-23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진짜 제인 오스틴 대천재!!!! 너무 천재!!!!

다락방 2022-11-23 10:10   좋아요 0 | URL
저는 정말 저렇게 못했을 거예요. 물론 제인 오스틴보다 더 나은 환경인 지금도 저렇게 못하지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진짜 대단한 작가입니다.

단발머리 2022-11-23 0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험치에 대한 제 생각은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제한된 경험으로 이런 눈부신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정말 오스틴이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마차 없으면 친구도 못 만났던 작가였던 여성들... 전부 다요.
그나저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스틴, 알랭 드 보통을 연이어 읽으시는 다락방님, 정말 대단합니다. 그 유연함에 제가 기립박수를 ㅋㅋㅋㅋㅋ 한없이 보내드립니다!!!

다락방 2022-11-23 10:09   좋아요 3 | URL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처럼 저는 직접 경험을 하지 않아도 세상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더 적은 경험으로 더 많은 걸 깨닫는게 가능하고 제한된 경험으로도 사고가 확장되는게 가능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제인 오스틴이야말로 제한된 조건에서 자기 능력을 충분히 펼쳐 보인 사람이고요. 그렇다면 제가 경험해서 시야가 넓어지는 사람이냐, 하면 사실.. 저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든 경험을 다 해보고 싶긴 하지만-물론 기피하는 경험도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느냐, 라고 하면 그건 딱히 그런것 같진 않아요. 다만 경험한 사람일 뿐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경험을 하나 안하나 제인 오스틴 처럼은 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라는 사람은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오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철저하게 골드문트도 아니고 나르치스 면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경험을 해보자‘ 라는 것이 ‘그것이 반드시 더 나은 것이다‘가 될 순 없다.. 입니다. 그러나! 내 몸으로 알고 싶다.. 정도랄까요? 그렇기에 프란세진야를 먹어보려고 포르투갈로 가버리는 그런 사람인 것이지만, 그것을 먹어보았다고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느냐 하면, 그냥 먹어본 사람에 다름 아닌..... ㅎㅎ

왜 우리가 읽었던 브리저튼 시리즈에 그거 나오잖아요. 1편에서요. ‘그 남자는 수학 과목에서 1등 했다더라‘ 고 다프네 엄마가 말하니까 다프네가 ‘저도 갔으면 1등 했을 수도 있죠‘ 라고 말하는 장면이요. 아예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내가 1등 할지 57등 할지 알 수도 없었던 삶을 살았다는 생각을 하면 미칠것 같아요. 그러니까 보내보라고, 내가 1등하나 꼴등하나 보내보라고!! 막 이렇게 됩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저렇게 오스틴 욕하는 남자들 보니까, 오스틴과 똑같이 살았으면 그들은 어떤 글을 썼을까 싶더라고요.

단발머리 2022-11-23 10:27   좋아요 1 | URL
와아~~ 이 글에 브리저튼 저 예시 너무 찰떡 아닌가요? 겁나 적절합니다. 맞아요. 가봐야 알죠. 1등할지 57등할지. 대부분 여자들이 1등 하긴 하더라구요. 주위에서 보면 그래요.

다락방님의 나르치스/골드문트/경험 이야기 읽다보니 여러 생각이 떠오르는데 지금 잠깐 나가야 해서 저녁에 돌아와서 다시 글 써야겠어요. 우리의 경험이 우리의 세계를 어떻게 확장시키는가 혹은 경험하지 않은 세계에 대해 우리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나,에 대해서 쓸게요. 푸하하 ㅋㅋㅋㅋㅋ 댓글 예고 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1:53   좋아요 1 | URL
1등하는 여자가 있고 아닌 여자가 있다면 저는 아닌 여자쪽.. 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뭐 딱히 1등 해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하하하하. 아주 없는 건 아니고... 한 번 있나. 근데 그것도 공부는 아니고... 하하하하하. 말할수록 부끄러워지네요. 저도 뭔가 1등하는 게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뭘로 할까요? 뭐가 없네.. 쩝.. 모두 저마다 타고난 장기가 있다는데 저는 그게 없는것 같아요. 뭘 해도 1등은 아닌 삶...
하아-

단발머리 님, 저녁에 돌아와서 꼭 글 써 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2-11-24 19:25   좋아요 1 | URL
늦었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네요.

저는 경험에 대한 다락방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경험한다는 건 사고의 확장에 도움이 되지만 경험한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가에 대한 판단이요. 혹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실제적으로 그 경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느냐, 저 역시 아니라고 보거든요.

경험에 대한 만고불변의 도돌이표. 내가 해봐서 아는데,의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더더욱 그럴 거 같고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내가 해 봐서 아는데‘ 라고 말할 일이 많아진다는데 걱정과 염려가 도사리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그 경험이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고, 전 생각해요.

인간으로서 가장 극적인 경험 중의 하나인 임신, 출산, 부모됨을 예로 들어 본다면요. 전, 임신하지 않고도 출산하지 않고도 아이를 사랑하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제 주위에 아들 둘인 가정이 둘 있어요. (한 분은 목사님/사모님이시고, 한 분은 아파트 옆라인이요) 두 가정 모두 아들만 둘인데 딸을 둘씩 입양하셨어요. 그 사랑, 애정, 돌봄을 저는 좀 아니까...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지 몰라요. 아빠가 아이를 낳지는 않죠. 하지만 낳지 않았지만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고 아껴주고 씻겨주고 소고기 구워주고, 소고기 맛있어? 하고 물어주는 아빠가 있잖아요. 엄마의 경우도 그렇구요. 모성이 막 저절로 샘솟고 그러지는 않으니까요.

근데 임신이라는 경험 자체를 봤을 때, 나와 다른 생명체와의 강제적 동거, 그것도 물리적으로 제한된 공간 안에서 동거한다는 건, 상당히 복잡한 일이잖아요. 서로 양보해야 하지만, 아가들은 양보하지 않는것 같고요. 임신한 여성이 느끼는 불편함, 불안, 심리적 압박이라는 건 아이를 사랑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또 하나의 각별한 경험일 수 밖에 없고요. 이걸 말로 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결론은.... (결론이 있나요? ㅋㅋㅋㅋㅋㅋ)

다양한 경험이 존재하지만 그게 변화를 일으키는, 적어도 긍정적인 면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건 어디까지나 사람마다 다르다고 봅니다. 독서, 여행을 비롯한 어떤 경험이던지, 그걸 경험한 입장에서 ‘좋은‘ 것이지 경험해 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것이고, 다만 경험한 사람에게는 훨씬 더 넓은 가능성의 세계가 열리니까요. 그건 경험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혜일 테구요.
제게 인상깊었던 대목은 제가 위에도 썼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스틴이나 알랭 드 보통을 찾아 읽는 다락방님의 그런 모습이었어요. 쉽게 판단하지 않은 지점이요. 유연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구요. 참된 인간성의 현대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잠자냥 2022-11-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인간성 참된 부장님~ ㅋㅋㅋ
이 글에서 여러 번 웃고 갑니다요. ㅋㅋㅋㅋ
제인 오스틴을 멀리한 심정이 부장님의 그 이유랑 저도 비슷해요. 근데 저도 이젠 읽어봐야 할 거 같음;;
그나저나 제인 오스틴 잘 모르지만 아니 저 트웨인이랑 로렌스 저놈들이 시방 뭐라는 거예요? ㅋㅋㅋㅋㅋ
아 진짜 그러고 보니 로렌스는 ㅋㅋㅋ 채털리 부인에서 성기에 이름 붙인 그 장면...ㅠㅠ 아 다시 생각해도 빵 터지네 아 웃겨.... 그때도 웃기긴 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이거 궁금하네요;;;ㅋㅋ

다락방 2022-11-23 11:51   좋아요 0 | URL
트웨인이랑 로렌스 별 생각 없는 작가들이었는데 확 짜증나요 ㅋㅋㅋㅋㅋ 뭐래 진짜 ㅋㅋㅋㅋㅋ 똑같은 조건에서 지들은 어떤 글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지. 아오 빡쳐 ㅋㅋㅋㅋ 제인 오스틴에 대한 별다른 생각 없던 저를 제인 오스틴 수호대로 만들어 주네요. 하여간 모자란 놈들이에요 ㅋㅋ
잠자냥 님도 기억하시는 군요. 성기에 이름 붙인 채털리 부인의 사랑.. ㅋㅋㅋ 저는 꼬꼬마 때 읽어서 지금 읽으면 어떨까 싶긴 해요. 생각만큼 막 야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후후훗

물감 2022-11-23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전적으로 저를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죠, 왜? ㅋㅋㅋ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남자, 접니다 예예. (이거 전에도 댓글 썼던 거 같은데...)
그러나 작품별로 호감도가 달라서 마냥 찬양하지는 않는 쉽지 않은 그런 남자죠! (뭐래...)

나름 다락방 님하고 문학 코드가 비슷하다 느꼈던게 여기에서 이유가 드러나네요.
저도 남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괜한 반감이 들어서 거리두기 하거든요.
베스트셀러는 거의 쳐다도 안봐요. 보게 된다면 입소문이 아닌 순전히 내 호기심이고요 ㅋㅋㅋ

알랭드 보통도 공감이요. 글은 잘쓰지만 그렇게까지 추앙받을만 한가 싶고.
이것도 괜히 삐딱한 마음 때문일지 모르겠어요 ㅋㅋ

<구의 증명>에 대한 다락방님과 타미님의 감상평이 저랑 일치하네요. 다들 칭찬일색인데 저만 별로였어서 살짝 쭈글모드였거든요. 알라딘에서는 정말 동지 만나기가 힘들어요 하하핳. 타미님도 빨리 알라딘 활동하라고 해주세요 ㅋㅋㅋ

<제2의 성>에 인용글 되게 좋아요. 좁은 데에 가둬놓고 시야가 좁다는 탓을 한다라. 갇힌 적은 없지만 저도 우물안 개구리 인생이라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이에요. 정신이 번쩍 드네요. 근데 제인 오스틴 책 읽으면서 시야 좁다 뭐 그런 느낌을 전혀 안받았는데 뭐지. 트웨인이나 로런스 같은 사람들도 저처럼 괜히 삐딱하게 구는 건 아닐런지... (아 갑자기 자기객관화가 되고 있다. 나 되게 찌찔했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2:19   좋아요 2 | URL
저는 물감 님이 이미 제인 오스틴을 읽었다는 것도 알고 좋아한다고 했던 것도 압니다. 흠흠.
알고 있다는 말씀 일단 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에마>가 싫어요!!!

사실 책 좋아하고 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딱히 베스트셀러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것 같아요. 베스트셀러를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아니라 평소 책을 안읽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읽기에 수월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같아요. 달러구트도 그렇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그렇고 팔랑팔랑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잖아요. 저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읽었다가 너무 별로여서 화들짝 놀랐는데, 그 책 읽은 사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더라고요. 베스트셀러란 무엇인가..

아직 초등학생인 타미가 구의 증명을 어떻게 읽을지, 얘가 읽어도 될지 나름 걱정이었는데, 정작 읽고 나니까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사실 저는 구의 증명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최진영 작가의 책은 한두권 더 읽어볼 의향이 있습니다. 처음 만난 최진영 약간 하드코어였어요. ㅎㅎ

제인 오스틴이 그려내는 이야기들속 배경은 한정적이긴 하잖아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는 어떤 모험은 없죠. 그렇지만 제인 오스틴에게 주어졌던 환경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제인 오스틴이 천재였기에 가능햇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자들은 재산도 받을 수 없고 교육도 받을 수 없고 결혼외에는 선택지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주어진 환경 내에서 결혼과 여성들에게 주어진 제약에 대해 인식하고 글을 썼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트웨인이랑 로렌스 구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1-2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가 까를 만들고 까가 빠를.. 이번에 처음 들어봤습니다 ㅎㅎ 그러네요. 공감이 가네요.
저도 오스틴 까는 마크 트웨인 부분 읽으면서 어이가 없었는데, 다락방님 분노의 페이퍼에 박수칩니다!!
어떤 이름도 첨 들어보는 남자가 했다는 말: ˝우리는 여성의 글을 읽으면서 ‘쓸데없는 감정‘이 넘쳐날 뿐인데도 창조적인 지성을 피워내는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오인할 위험이 있다˝ - 이거 읽으면서도 뭔 개소리??했는데요ㅎㅎ
모를 땐 그냥 읽었는데 그렇게 제한된 환경에서 써낸 작품이라 생각하니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경험이 중요해서 2메뉴씩 드시는 거군요? 직접 먹어봐야만 한다! ㅋㅋ 좋은 삶의 모토입니다(?). 조카님은 <구의 증명>을 결국 읽었는데 별로였군요. 열심히 찾아 읽고 자기만의 판단을 내리는 그 자세, 넘 기특하고 좋아요^^

다락방 2022-11-23 14:10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정말 날카로우십니다. 맞습니다! 저는 저의 경험을 최고치로 치기 때문에 오늘 두 개 먹고 싶은데 하나를 참는.. 그런 류의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오늘 두 메뉴를 원한다면 참지 않긔!! 바로 그런 사람인겁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저에게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래서 욜로족이 되어버린..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막상 구의 증명 다 읽은 타미랑 이야기 나누다 보니 제가 너무 걱정했구나 싶더라고요.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읽고 판단할 수 있는데 뭘 그렇게 쪼그라들었는지. 제가 걱정이 많네요. ㅠㅠ

2022-11-23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4 0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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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책이 깊어지면 사유도 깊어지는 걸까.
아니, 사유가 깊어지면 읽는 책도 깊어지는 걸까.
정희진 쌤의 독서력과 사유에 감탄하며 읽었다.
재독이지만 처음 읽는 것 같은 낯섦, 그렇지만 괜찮다. 아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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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2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단발머리 2022-11-23 09:23   좋아요 1 | URL
💓

단발머리 2022-11-23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읽을 거에요. 조만간이요.
감탄의 시간만 남아있습니다.

다락방 2022-11-23 09:24   좋아요 2 | URL
감탄하는 한편 저라는 인간은 또 얼마나 부족한가를 생생하게 느꼈습니다... 하하하하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잠자냥 2022-11-23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지금 다시 읽으면 신간처럼 읽을 듯........;;;

다락방 2022-11-23 11:14   좋아요 1 | URL
저 너무 낯설어서 화들짝 놀랐답니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