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까지 여러분들이 벌써 이 책을 시작하셨는데요, 서문부터 어렵다는 말이 들려오는군요. 이 책이 어려울 거라는 것을 저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어렵나요? (그렁그렁) 아무튼 저는 아직 시작 전이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으면 시작하려고 하는데, 아니 글쎄, 지금 읽고 있는 책에 해러웨이가 언급됩니다. 



「당신이 우리 편이란 걸 압니다.」백신 접종의 정치학에 관해서 토론하던 중, 어느 면역학자가 내게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그건 그저 그가 이야기하는 방식대로라면 양측 모두가 내게 불편하기 때문일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백신을 둘러싼 논쟁은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의 표현마따나 <심란한 이원론들>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다. 과학과 자연을, 공공과 개인을, 진실과 상상을, 자기와 타자를, 사고와 감정을, 남자와 여자를 대립시키는 이원론들이다.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p.79



우리가 결국 자기 자신과 싸울 수밖에 없는 전쟁을 상상하는 대신, 우리가 모두 비합리적 합리주의자인 세상을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이 세상에서, 우리는 자연과 기술에 둘 다 매여 있을 수밖에 없다. 해러웨이가 도발적인 페미니스트 선언서 「사이보그 매니페스토」에서 주장했듯이, 우리는 모두 <사이보그, 잡종, 모자이크, 키메라>들이다. 해러웨이는 <사람들이 동물과 기계와의 공통된 혈연 관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불완전한 정체성들과 모순된 입장들도 두려워하지 않는>사이보그 세상을 상상한다.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p.80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를 사둔지는 몇 년 되었는데(2019년에 샀다고 되어있더라) 읽지 않고 다른 책들처럼 역시나 쌓아두었다가, 얼마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이 이 책에 도나 해러웨이가 언급된다는 정보를 주시는거다. 마침 해러웨이 선언문 읽기 전에 만났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오오, 그렇습니까? 하고 책장에서 먼지만 쌓이던 책을 꺼내 들었던 거다. 그러니까 해러웨이가 나오는 줄 알고 이 책을 시작한거다. 해러웨이 선언문을 시작하기 전에 해러웨이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알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저렇게 짧은 인용문 두 개 만으로도 해러웨이에 대해 잘 요약해준 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어째서, 왜... 사이보그랑 개랑 같이 나와야 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니, 사이보그 얘기만 해도 눈알이 핑핑 돌 것 같은데 사이보그랑 개... 랑 인간이랑.. 글쎄, 뭐 어쨋든 알겠다. 아, 저 인용문에는 개dog 는 안나오는데, 해러웨이는 개 이야기도 한다. 



어제 다른 친구는 해러웨이 선언문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해러웨이의 신간을 샀다는 얘길 들려주었다. 그 책은 해러웨이가 쓴 건 아니고 해러웨이에 대하여 쓴 책인데 이것이었다.
















어제 책을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막 이러다가 이 책도 넣을까 말까 하면서 살펴보다 결국 '아직' 넣지 않긴 했는데, 이 책을 살펴보니 나도 사고 싶어지는게, 이게.. 해러웨이를 읽기 위한 안내가 된다는 거다. (자기들 말로는 그렇다.)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서' 라니.. 그러면.. 안내를 좀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게 되어서 이 책을 사야겠다! 막 이렇게 되었는데, 그런데.. 그 안내가 내가 생각하는 안내보다 훨씬 더 어려우면, 안내가 안내가 아닌게 되는게 아닌가.. 안내를 위한 안내를 다시 찾아야 하는건 아닐까..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그런데 해러웨이 선언문 어렵다니까.. 안내가 있어야 되지 않나 싶고. 어제 이 책을 산 친구는 이 책이 해러웨이 선언문의 해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데, 그렇다면.. 역시 해제나 안내를 위해서 나는 이 책을 사야하는걸까? 아니 그런데 책세상 웃기네.. 어떻게 우리가 해러웨이 선언문 읽을 즈음에 딱 맞춰서 이런 안내문 내고 그러지? 사실 세상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건가? 오오, 쟤네 2022년 5월에 해러웨이 선언문 읽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그 때에 맞춰 안내문을 번역해주자! 막 이렇게 된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여튼 시기가 이렇게 맞춤하게 딱 되어가지고 안내문이 있다, 이런 말씀. 문제는 나의 독서력은 안내문을 읽는다고 안내를 받을 수 있을것인가, 하는 점.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겠어서 어제 지른 책들 중에서 이 책은 일단 빼뒀다. 미안, 해러웨이 선언문 시작해본 다음에 사던가 할게...


여튼 여러분, 이게 안내라고 하네요? 참고하세요~


이런 책도 있습니다. (추가함)

















아무튼, 여러분, 사이보그가 뭔지 알아요? 나는 어제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는 다른 친구가 오디오클립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부분이 있다면서요. 그 클립의 링크는 요기 ☞ 포켓 필로소피(Pocket Philosophy)




36,37화가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부분이네요. 저는 점심 먹으면서 들어볼까 합니다. 와.. 점심 먹으면서 도나 해러웨이 듣는 사람이라니. 넘나 기가 막히게 대단하다...  여튼, 여러분 도나 해러웨이 읽는데 참고하시라고 아는 정보 나열해두고 갑니다.



그런데 존댓말-반말-존댓말.. 이 되어버렸네.

여튼 오늘 점심은 똠양꿍에 누들 추가해서 먹는 걸로.

그럼 이만.



덧: 면역에 관하여 엄청 좋네요. 전 너무 좋습니다. 이 책은 다 읽고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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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제는 어린이 날, 오늘은 나의 날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22-05-06 08:50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온 말이고 읽을 당시에 감탄하여 외우고 다니는 구절이다. 왜냐하면 저것은 진리.. 바로 참 진리, 트루 진리. 되시겠다.그러니까 어제 어린이 날. 초딩 조카 두 명을 광화문에서 만났다. 아이들이 교보문고 가고 싶어해서 같이 교보에 갔고, 어린이날이니 너희들이 갖고 싶은 거 다 사줄게, 골라라! 했다. 둘째 조카는 대부분 완구를 골랐다. 조립할 수 있는 것들과 레고와..
 
 
등롱 2022-05-04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면역에 관하여 정말 좋은 책이죠! 옛날에 읽고 저도 거기서 해러웨이로 옮겨갔는데 너무너무 어려워서 그만 …
해제가 나오다니 너무 좋은 타이밍 같습니다! 구입을 해야겠어요, 저도 이번 연휴에 해러웨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락방 2022-05-04 08:41   좋아요 3 | URL
<면역에 관하여> 엄청 좋네요, 등롱 님! 당시에도 좋다는 말을 되게 많이 들었었는데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진짜 너무 좋아요. 아 사람들이 좋다는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책장이 줄어드는 게 아쉬워요! 밑줄 박박 그어가며 읽고 있습니다.
저 책이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서 라고 하는데, 그 안내서가 과연 쉬울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궁금하기도 하면서 어려울까봐 펼쳐보기도 싫고 그런 마음이에요. 내일 서점 갈 예정인데 한 번 훑어봐야겠어요.
저도 면역에 관하여만 끝내면 해러웨이 시작할 겁니다. 등롱 님, 화이팅이요!!

유부만두 2022-05-04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면역에 관하여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런데 도나 해러웨이 인용은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락방 2022-05-04 08:48   좋아요 3 | URL
만두 님, 만약 저도 몇 년전에 읽었다면 당연히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이번에는 도나 해러웨이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들어온 것이지요. 후훗.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면역에 관하여 왤케 좋아요, 만두님? (그렁그렁)

건수하 2022-05-04 09:0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 ^^!

다락방 2022-05-04 09:0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ingri 2022-05-04 0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락방님이랑 두권이나 똑같이 읽다니ㅋㅋ

다락방 2022-05-04 08:48   좋아요 2 | URL
싱그리 님 덕에 면역에 관하여 읽고 있어요. 전 진짜 이 책 너무 좋네요! ㅠㅠ 막 너무 천재 같고 막 좋아요 ㅠㅠ 감사해요 ㅠㅠㅠ

건수하 2022-05-04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도나 해러웨이 말고 컴북스인가 미미님이 얘기하신게 좀 얇길래 전 그게 어떨까 하는 중이에요. 미미님이 곧 알려주시겠죠..?

다락방 2022-05-04 09:12   좋아요 2 | URL
이지언 의 <도나 해러웨이>말씀하시는거죠? 그거 200쪽도 안되는데.. 저도 그거 읽어볼까요? 얇아서 뭔가.. 더 나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방금 저도 페이퍼에 추가했습니다)

건수하 2022-05-04 09:13   좋아요 1 | URL
네 그거요!

수이 2022-05-04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도나 도나 하는 신나는 5월이 되겠군요! ^^

다락방 2022-05-04 09:2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쩌다보니 다들 도나도나 하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5-04 0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모르겠지만 출판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는 여성주의책읽기 아닐까요? ㅎㅎㅎ <면역에 관하여> 많이 들었는데 그렇게 좋다시니 혹하네요.. 일단 저 오디오클립은 저도 들어봐야겠습니다~!

다락방 2022-05-04 10:14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면역에 관하여는 정말 추천합니다. 너무 좋네요.

저 방금 외근 잠깐 나갔다 오면서 오디오클립 조금 들었거든요. 너무 좋네요! 남녀철학자 둘이 대화를 하는데, 그 대화가 조근조근하고 너무 좋아요.

˝어렵더라고요.˝
˝어디가 어려웠어요?˝

이러면서 감상을 묻고 또 답하고 그러는데 너무 좋아요. 점심 먹으면서 마저 들어야겠어요. 후훗.

그레이스 2022-05-04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면역에 관하여!
다락방님께 땡투

다락방 2022-05-04 10:15   좋아요 4 | URL
그레이스 님, 면역에 관하여 좋습니다. 책 읽는게 참 즐겁습니다. 흑흑 ㅜㅜ

2022-05-04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4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05-04 09: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키포인트는 ˝와.. 점심 먹으면서 도나 해러웨이 듣는 사람이라니. 넘나 기가 막히게 대단하다...˝ ㅋㅋㅋ 오늘은 어디서 대단한 다부장 시리즈가 나올까 싶었는데, 점심때 도나 해러웨이 듣는 여자! 진심 대단합니다.

근데 저 해러웨이 책 볼 때마다 정말 사이보그랑 개는 왜 나오는 걸까 궁금했거든요. 다부장님의 친절한 설명 기다릴게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04 10:18   좋아요 5 | URL
잠자냥 님, 아니 글쎄 제가 어제는 대단한 다부장 시리즈로 이런 구절을 적었답니다?

‘사람들이 나 대천재인거 모를까봐 너무 초조하다..‘

전 왜 하루도 적지 않고 지나가지를 못할까요? 피에 흐르나봐요, 자뻑의 피... 이건 가족력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말입니다, 잠자냥 님. 사이보그 도 어려운데 개.. 는 또 왜 나오고.. 도대체 사이보그랑 개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건지... 제가 읽고 이해가 된다면(!)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겠으나, 그럴 의지가 충만하나, 제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읽고 나서 ‘대체 왜 사이보그랑 개를 말하는건가..‘ 라고 계속 그러고 있으면 어떡하죠.. 하하하하하.

공쟝쟝 2022-05-04 10:29   좋아요 3 | URL
대천재 다락방 😆😆

다락방 2022-05-04 10:45   좋아요 2 | URL
대천사는 미카엘 대천재는 다락방!! 뿜뿜!!

단발머리 2022-05-04 11:05   좋아요 5 | URL
나는 항상 머시기냐 ㅋㅋㅋ다락방님의 긴 페이퍼에서 핵심 문장을 찾아내는 잠자냥님의 안목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 (쟝쟝님도 천세만세 만만세!!)

공쟝쟝 2022-05-04 13:2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미카엘이 오타고 우리친구 라파엘 말한거죠 지금? ㅋㅋㅋ 대천사 라파엘ㅋㅋㅋㅋ
저는 50년 후에 대현자요 ㅋㅋㅋ 아직은 예비 현자 ㅋㅋㅋ

다락방 2022-05-04 14:12   좋아요 2 | URL
맞네. 우리친구 라파엘!! 라파일에 대천사지 아무렴.
대천사 라파엘
대천재 다락방
대현자 공쟝쟝.

깨끗한 정리!!

미미 2022-05-04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같은 리더가 있으니 출판계도 동요하는건 당연합니다
시의적절한 정보제공으로
독서욕구에 식욕까지 자극해주시는ㅎㅎㅎ
똠양꿍 어감이 다했네요ㅎㅎ

커뮤니케이션북스는 해설서로
기본역할을 잘 해주더라구요^^*

다락방 2022-05-04 14:13   좋아요 2 | URL
저 커뮤니케이션북스 랑 위에 링크한 신간이랑 다 살거예요. 오디오클립 듣고 해러웨이한테 아주 푹 감겼어요. 해러웨이를 제가 한 번 파보겠습니다!! 으하하하하.

바람돌이 2022-05-05 0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나 해러웨이 저 책 저도 넣었다 뺐다하고 있어요. 저는 이제 겨우 레이디 크레딧을 다 읽었으니 일단 레이디 크레딧 리뷰부터 쓰고요. ㅠㅠ

다락방 2022-05-06 08:54   좋아요 1 | URL
저 도나 해러웨이 책 두 권 다 샀어요, 바람돌이 님. 주말에 책 도착하면 인증하겠습니다. 으하하하.
바람돌이 님의 레이디 크레딧 리뷰가 궁금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5-05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면역에 관하여>를 읽고 ‘집단 면역‘이란 것에 곰곰 생각해 보다가 그때부터 예방접종에 대해 부정에서 긍정으로 생각을 좀 바꾸게 되었었죠~^^
근데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구요??
아....😯😯
지금 읽는다면 도나 해러웨이??? 정말?? 했겠죠?ㅋㅋㅋㅋ
이래서 아는 만큼 눈에 보인다는 말이 탄생한 거겠죠?ㅋㅋㅋ
암튼 점심 드시면서 도나 해러웨이 오디오 클립 들으시고...박사님 같으시군요?
넘나 지적인 활동이셔요^^

다락방 2022-05-06 08:55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오디오클립 들어보세요. 도나 해러웨이 독서에 도움이 됩니다. 본격 도나 해러웨이 읽기 전 워밍업!! 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더라고요. 어려우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팟캐는 쉽게 설명해주더라고요. 너무 재미있게들었어요. 한 번 더 들어봐야지 생각도 하고 있고요. 책나무 님, 추천 추천!! 우리 모두 박사님이 되는 그날까지 고고씽!! ㅋㅋㅋㅋㅋ
 















누누이 얘기해왔지만, 로맨스 소설이 재미있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특히나 이성애 로맨스 작품이라면 내 경우엔 남주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나로 하여금 같이 그 남자랑 사랑에 빠지게 해야 로맨스 소설은 본격적인 재미를 줄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샐리 쏜의 이 작품은 아주 맞춤한 작품이었다. 여자를 성적 대상화 시키거나 도구화하는 게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고 존중한다. 물론 이것이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조건이지만, 이 정도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기본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게다가 그는 진지하다. 자신이 관심을 둔 여자를 상대할 때 진지하고, 그리고 자신의 삶에 있어서도 진지하다. 매일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땀을 흠뻑 흘렸기 때문에 지금처럼 아주 근육질의 단단한 몸이 되었고, 그 hard body는 호감을 가진 여성으로 하여금 커다란 만족을 준다. 단단한 육체는 단단한 정신을 뜻하고 뭐 순서가 바뀐다 해도 단단한 정신은 단단한 육체를 가져온다. 뭐가 됐든 단단한 게 최고다. 그렇게 육체가 단단한 남자주인공 '조슈아'는 좋아하는 여성 '루신다'와의 관계도 단단하기를 바란다. 성인 남녀가 서로에게 성적인 호감 혹은 긴장을 느끼는 것이야 색다른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 바로 기분이 내키는대로 자자, 고고씽! 하는 게 아니라, 나는 이런 식으로 한 번 자고 어색해지는 사이는 싫다고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나는 원나잇스탠드가 되고 싶지 않아, 내가 너랑 자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거고 네 옆에 있고 싶어, 라고 하는 거다.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다니, 역시 로맨스 소설이구먼 싶다.



진지한 관계, 다정한 성격, 게다가 무엇보다도 하드 바디, strong muscle은 너무 매력적이어서 나도 루신다처럼 조슈아와 사랑에 빠진다. 이렇게 나도 사랑에 빠져버려서 로맨스 소설 더 헤이팅 게임은 세상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이 된다.


원서로 읽기 위해 일단 번역서를 먼저 읽었고 또 다 읽은 후에는 번역서를 옆에 두고 번갈아 가며 보기도 했는데, 그러다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다.


조슈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의사이고 형도 의사이다. 그러나 조슈아는 의대를 다니다 의사 되기를 포기했고, 이 일은 아버지로부터 그를 '중도포기자'로 생각하게 만든다. 애초에 장남에게 더 큰 기대를 건 아버지였지만 그렇다해도 둘째인 조슈아에게 너무나 무심했던 것. 무심했으면서 그가 끝까지 해내지 못했다고 무시하고 또 그가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역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조슈아는 항상 포기된 남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남자, 뒤로 내팽개쳐진 남자 쯤으로 여겨졌었고, 조슈아의 형 패트릭은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게 뭐든 성공하는 사람이었으며 아주 잘 나가는 남자였다. 게다가 성격도 착해서 조슈아는 형을 미워할 수가 없다. 형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사람이었고 동생 조슈아를 사랑하는 거다. 그런 조슈아가 사귀었던 여자친구 '민디'는 조슈아의 무뚝뚝한 성격에 힘들어하다가 그의 형 패트릭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하게 된다. 공부에서도 성공하고 일에서도 성공하고 게다가 결혼까지 아름답게 성공한 패트릭은 누가봐도 'nice guy' 였다.



먼저 읽은 번역서에서는 이 nice guy 를 '착한 남자'로 번역해두었고, 그래서 계속 착한 남자로 읽다 보니, 그가 전애인 민디에게 못되게 굴었다는건가, 그래서 그녀가 형에게로 간거고, 그래서 그는 착한 남자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는건가 싶었는데, 원서를 읽다보니 nice guy 는 내가 생각하는 '착한 남자'보다 훨씬 더 깊은 컴플렉스를 드러내고 있었다. 실패자, 루저, 뒤쳐진, 감춰진 것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인싸 개념이라고 해야할까. 사람들은 nice guy 를 좋아하지만 나는 nice guy 가 아니지, 라는 생각을 조슈아는 갖고 살았던 것. 그런 그는 그래서 일도 사랑도 잘 해내고 싶었던 거다. 뒤로 밀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조슈아는 조슈아대로 멋진 근육을 가진 남자라 멋지지만 루신다는 루신다대로 또 개매력적이다. 덩치가 작아서 언제나 귀여움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그 역할에 충실한듯 보이며 살아가지만, 사실 그것이 루시의 본질적인 면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 그녀가 조슈아를 만나 처음엔 원수처럼 지내다가 점점 호감을 갖고 사랑하게 되었고 성적 매력도 무지하게 느끼게 되었는데, 그녀는 전혀 숨김없이 그에게 말한다. 널 원해, 와 너 어쩌다 이렇게 멋진 몸이 되었어?, 와 너는 지치지도 않나봐, 너는 너무 멋져, 너랑 자고 싶어, 우리 자자.. 이런걸 계속 얘기하는거다. 아무리 조슈아가 오늘은 안돼, 이러지마, 라고 해도 자신이 그에게 성적으로 끌리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그의 몸냄새를 대놓고 맡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다 저마다의 변태끼를 가지고 있고, 루신다의 변태끼는 아마도 이 냄새를 맡는 데에 있지 않았나 싶다. 킁킁, 그는 조슈아의 몸에 대고 냄새를 맡는다. 물론 조슈아는 그런 그녀를 전혀, 싫어하지 않고. 사실 조슈아 역시도 조슈아 나름대로의 변태끼를 가진 사람이니 서로의 변태끼가 조화를 이뤘다 하겠다. 그래, 이 변태끼는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조슈아의 변태끼는, 왜냐하면, 루신다가 아니라면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 눈동자 색깔에 맞추어 벽지를 바르는 사람? 내가 오늘 치마를 입었는지 수첩에 체크하는 사람? 그것이 루신다도 그를 사랑했기 때문에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일이 되는 것이고 너의 변태끼 좋아! 가 되는 것이지, 만약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그랬다고 하면 너무 소름돋잖아. 뭐, 여하튼 이들의 로맨스는 뜨겁고 무자비하게 펼쳐지는데, 그것은 다 조슈아가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운동, 운동이 중요하다. 남자들이여, gym으로 가라! 단단한 머슬이 단단한 바디를 만들도 단단한 육체를 가져오며 결국 단단한 관계를 가져온다. 이것은 섭리...




저렇게 단단한 근육맨이라니, 루신다 너무 좋겠다, 루신다가 매일 좋다좋다를 외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면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고, 아마도 그동안 읽은 로맨스 중에 가장 흡족한 남주가 아닌가 싶지만(남자들이 읽었응면 좋겠다. 증맬루..),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히 깨달았다. 이성애 로맨스는 본질적으로 페미니즘적일 순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여러개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그들이 아직 섹스를 하기 전이다. 조슈아 형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먼 길을 운전했고 차 안에서 그들의 분위기도 좋았고, 그들은 그렇게 호텔방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래서 서로 끌어안고 키스하게 되었는데, 그런데 조슈아는 바로 그 자리에서 섹스를 하려고 하진 않는다. 루시는 하기 싫으냐고 물어보고 조슈아는 그렇지 않다는 걸 자신의 hard body를 통해 표현한다. 루시는 나로 인해 그가 이렇게나 흥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그가 나를 원한다는 걸 알게 되어서 좋아하지만, 그러나 어쨌든 이 날의 섹스는 조슈아 엄마의 전화로 인해 성사되진 않는다. 그런데 만약, 조슈아 엄마의 전화가 아니었어도, 그런데 조슈아가 하기 싫다고 거절했어도, 루시는 '그럼에도불구하고' 자기 뜻대로 섹스를 할 수 있었을까? 그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루시는 조슈아와 같은 직장에 다니고 같은 직급을 가지고 있다. 나이대도 비슷하고 그리고 진급을 위한 경쟁자의 상태에 놓여있다. 루시는 자신의 욕망을 말하기를 꺼려하지 않고 조슈아는 자신이 혹시 선을 넘는건 아닌지 매사 신중한 사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걸 말할 수 있고 싸우기도 하고 또 배려하기도 하는 성인 남녀, 그냥 보면 어느 모로 보나 평등한 여자와 남자가 거기 있다. 그러나 그것이 로맨스로 들어가버리면 평등이 유지되기가 힘들다. 루시는 160도 안되는 작은 키를 가지고 있고 어릴때부터 너무 작았던 자신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조슈아는 키가 190이 넘고 운동을 해서 엄청난 근육질의 몸이다. 그는 한 팔로도 루시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물론 섹스의 기본은 서로 합의하에 하는 것이지만, 조슈아가 아니라고 말하면 안해야 하는게 당연히 이치에 맞는 말이지만, 루시의 입장에서는 조슈아가 아니라고 했을 때에 어떻게든 자신이 섹스를 더 해나갈 순 없다. 강제하고자 하는 의지나 생각이 없지만 설사 있다해도 그것을 할 수 없는 위치라는 거다. 그러나 조슈아는 그렇지 않다. 조슈아의 성격이나 책에서의 타입으로 보면 조슈아 역시 원하지 않는 관계를 억지로 이끌어 나갈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루시에게 더 나은 기회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가게 하려고 하고 또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거부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혹여라도 루시가 섹스를 원하지 않을 때, 조슈아가 그게 싫다고 짜증내면 조슈아로서는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거다. 이 책에서 루시가 욕망에 솔직한 여성이라고 해서 먼저 섹스를 말하고 혹은 여성 상위로 아무리 접근을 한다 해도, 분명한 사실은 루시는 강제로 할순 없다는 거다.


나는 조슈아가 강간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정말 아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이성애 로맨스로 들어가버리면 그 안에서 온전한 평등이 자리하기 힘들다는 거다. 루신다의 그동안 삶은 지금의 루신다를 만들었다. 조슈아는 (당연히 소설이니)'그럴 남자가 아니지만' , 조슈아가 질투로 화를 낼 때 루시는 의자 뒤로 숨고 싶어한다. 똑같은 질투로 루시가 화를 냈을 때, 조슈아는 그 어디로도 숨지 않는다. 어느 한쪽은 숨고 싶어하고 어느 한쪽은 숨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불평등이 그 안에 있는 거다. 실제로 조슈아가 루시를 위협하느냐 안하느냐와는 다른 문제다. 어쨌든 내 앞에 있는 저 남자가, 좀전까지 나랑 무엇을 했고 어떤 말을 나눴든 간에, 나를 위협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피하게 되는 것. 그것이 이성애 로맨스 안에 있는 거다. 이것은 신체적으로 한쪽은 삽입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삽입을 하는 입장에서는 강제적으로 당할 확률이 아주 낮다. 특히나 사회적 조건이 얼추 비슷한 경우라면 강제적으로 당할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우리는 모두 그걸 알고 있지 않은가.



또한 이 소설에서처럼 아무리 균형감각을 가져가려고 해도, 이성애 로맨스 안에서는 사회적으로 부여된 젠더롤에 충실해지려는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상대 역시 젠더롤에 충실하기를 바라게 되고. 나만 해도 이 소설 읽으면서 강인한 근육을 가진 조쉬에게 반하지 않았는가. 네가 좀 더 단단하기를, 네가 좀 더 근육질이기를, 네가 좀 더 나를 보호해주기를, 기타 등등. 내가 온전한 한 사람의 인간이며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관계 안으로 들어가면 젠더롤에 나를 자꾸 맡기고 싶어지게 되는거다. 왜일까. 그게 더 편하니까? 어쩌면, 그게 더 이 이성애 로맨스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니까?



이성애 로맨스는 본질적으로 페미니즘적일 순 없겠구나, 그런데 이 사회는 거대한 이성애 로맨스 사회다, 그래서 이렇게나 페미니즘이 가는 길이 멀고도 험난한건가, 하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 자, 이쯤에서 우리 '에바 일루즈'의 말을 들어보자.



평등은 원래부터 혼란스럽다. 평등을 기본 전제로 깔면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갈등이 불거진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평등이 불안함과 애매함을 낳는 원인이라 말할 수 있다. 불평등을 편안하게 여기게 만드는 두 번째 측면은 권력관계를 보호관계로 바꿔주며, '자연스러운' 상호의존성과 강한 감정적 접착성을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반대로 평등은 어떤 의무감도 낳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욕구와 권리의식을 강화함으로써 상대방과 갈등을 빚도록 조장한다. 불평등이 지닌 세 번째 편안한 측면은 역할 문제를 놓고 서로 협상을 벌이지 않아도 좋다는 점이다. 이로써 관계 당사자들은 좀 더 자발적이고 직접적인 감정을 가짐으로써 골치 썩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즐겨 보는 드라마 시나리오가 그려내는 사회적 역할을 보라. 고민하고 자시고 할것 없이 그저 감당하기만 하면 되는 역할이지 않은가. -《사랑은 왜 불안한가》, 에바 일루즈, p.82-83

















에바 일루즈는 그러나 우리가 불평등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은, 그것이 우리가 누군가의 지배를 원해서는 아니라고 덧붙인다. 그게 아니다. 우리는 그런식으로라도 상대와의 결합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논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부장제를 갈망하는 태도는 페미니즘의 반작용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런 갈망은 여성이 지배당하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감정적 결합을 갈구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물론 감정적 결합에는 피치 못하게 남성의 지배가 뒤따르기는 한다. 혹은 이런 지배를 드러나지 않게 숨기거나 교묘하게 정당화 하기도 한다. 마치 남성의 보호자 역할을 봉건체계로부터 떼어내 보호만 보장해주는 것처럼 위장하지만, 어쨌거나 그 본질은 남성의 지배다. 다시 말해 오늘날 여성은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영역에서 남성의 지배와 직면해야만 한다. 물론 여성에게 낮은 신분을 강요하며 남자에게 보호의 의무를 안기는 봉건적 규칙이 사라지기는 했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는 했지만, 여성은 감정을 나눌 짝 혹은 배우자를 갈망하는 탓에 여전히 남성에게 휘둘리고 만다. -《사랑은 왜 불안한가》, 에바 일루즈,p.84



사소한 모든 것에서부터 우리는 자기 자신의 모순과 맞닥뜨리게 된다. 주체적인 나를 원하면서도 이성애 로맨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상대가 나보다 더 강하기를 원하는 거야말로, 대놓고 말하지 못해도 상대가 나를 보호해주길 원하는 것도, 나로서는 언제나 모순을 만나는 순간들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내 안의 모순을 만나는 것도 그리고 그걸 인정하는 것도 끔찍하게 싫다. 그렇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그래서 누군가와는 좀 더 특별하게 좀 더 단단하게 결합하고 싶은 욕망도 막을 순 없을 것이다.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는 그동안 그렇게나 로맨스를 읽어온 게 아닐까. 그러나 그동안 나의 삶은 나를 여기로 데려왔고, 그래서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비판적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숙명일지도.........




어쨌든,

여섯번째 원서를 완독했다. 훗.

:)



로맨스 소설 읽으면서 에바 일루즈 가져오는 나, 대천재... 사람들이 나 대천재인거 모를까봐 너무 초조하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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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단어를 쓰는 당신이 그런 사람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22-05-30 12:09 
    '샐리 루니'의 《노멀 피플》은 번역서로 읽었을 때에도 나쁘진 않았지만 막 좋지도 않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짜증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고(그것은 주인공들의 성격 때문이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현재에 필요한 젊은 작가로구나 하기도 했는데, 원서로 만나는 샐리 루니는 번역서로 만난 샐리 루니보다 더 좋다. 감정들이 더 섬세하게 와 닿는다. 코넬이 메리앤과 정서적으로도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교감을 느끼면서 그것을 숨기고자 하는 것,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건수하 2022-05-0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래 사랑에 큰 관심은 없는데…

그래도 기혼 여성이니까. 에바 일루즈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근데 알고 싶지 않기도 해요. 인정하기 싫..


다락방 2022-05-03 12:37   좋아요 1 | URL
아아 수하님.. 그래서 정희진 선생님은 <페미니즘의 도전>을 통해 그런 말씀을 하지 않았습니까.
아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다...

훌쩍.

독서괭 2022-05-03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단단함 단단함을 외치는 로맨스소설 리뷰의 끝에는 관계와 페미니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대천재 다락방님, 인정!
이성애 관계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나와 다른) 단단한 근육질 몸에 끌리는 이상에는, 늘 딜레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서 벌써 여섯권째??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2-05-03 14:45   좋아요 1 | URL
어쩌면 우리가 너무나 오래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잘못된 걸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적으로 고치면서 실행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 같아요. 인간이란 원래 부조리하고 불완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면 뜨끔하고 아픈건 사실이에요 ㅠㅠ

독서괭 님, 우리 계속 열심히 읽읍시다. 저 독서괭 님따라 오디오북 가입해볼까, 오늘은 생각하고 있어요. 점심 먹으면서는 오디오북 들을까... 흠흠.

단발머리 2022-05-03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성애 로맨스와 페미니즘의 관계에 대한 다락방님의 의견이 많이 공감되요. 저 역시도 이 소설을 겁나 재미있게 읽었고 또 조슈아를 (많이많이) 사랑했고 엄청나게 몰입했지만, 한계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고요.
한편으로 저는 ‘사랑 앞에서 느끼는 무력함‘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사랑에 빠질 때 억지로라도 혹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약자로 위치시키잖아요. 내 마음 그대가 받아줘야 하니까요. 문제는 그런 수동적인 역할이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혹은 제안되는 상황이고, 그 생각에 빠지다 보니 전에 정희진쌤이 말씀하셨던 소설가 정찬의 ‘위대함‘이 다시 떠오릅니다. 정찬의 소설집 [두 생애] 속 <희생>의 한 부분 옮겨놓습니다.


누가 영서의 아버지죠? 남성이에요. 단순하고 막연한 대답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에겐 단순하지도 않고 막연하지도 않아요. 생명의 문제에서 여성은 가해자가 될 수 없어요. 신은 여성에게 남성의 발기된 성기와 같은 폭력의 무기를 주지 않았어요. 이런 점에서 여성은 숙명적으로 희생자예요. 저는 영서가 여성이었음을 알았을 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어요. 기쁨의 이유는 가해자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며, 슬픔의 이유는 희생자적 존재라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모든 남성이 가해자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죠. 마찬가지로 모든 여성이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희생>, 115쪽)

다락방 2022-05-03 16:56   좋아요 3 | URL
아니, 단발머리 님. 너무나 적절한 인용 가져와주셔서 제가 소름이 돋습니다. 감사해요 ㅠㅠ 제가 저 말을 하고 싶었어요. 바로 저 말이요. 그러니까 조슈아가 강간할 것이라는 걸 전제하는 게 아니라, 삽입할 수 있는 기관을 가지고 있고 그걸로 인해 강제적 관계도 가능해진다는 걸 저는 말하고 싶었거든요. 그런 반면 루신다는 너를 원한다고 끈질기게 말하고 그에게 몸을 대서 흥분을 시켜도 결코 강제적 관계를 할 수가 없는거예요. 바로 그 지점에서 어쩔 수 없이 이성애 로맨스는 결코 온전한 평등에 이를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고추가 있다고 누구나 그걸 강제로 삽입하는 건 아니지만, ‘발기된 성기‘는 정찬의 말대로 ‘폭력의 무기‘가 되지요. 반면 여성의 기관은 폭력의 무기가 결코 될 수 없는 구조잖아요. 와, 이 얘길 하고 싶었는데 정찬 님이 이미 써주셨어요? 대단하다..

단발머리 님 덕에 정찬 소설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와, 역시 누군가는 이미 말해주고 누군가는 이미 그걸 습득하고 있었네요. 단발머리 님,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ㅠㅠ
정찬 님, 단발머리 님, 정희진 님.. 모두 앞서가는 분들 ㅠㅠㅠ

단발머리 2022-05-03 17:02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글 읽다가, 다락방님 사유에 묻어서 골몰하다가 문득 생각난 거에요.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까 예전에 페이퍼를 써둔게 있더라구요. 복사해 온 것입니다.

저는 그 대열에서 뺴주세요. 전 그 사이에 끼여있을 수 없습니다. 플리즈~~~~~~~~~~~~~~~~~

다락방 2022-05-03 17:11   좋아요 2 | URL
저에겐 정찬 과 단발머리 님과 정희진 쌤 모두 동급입니다.. 그리고 단발머리 님, 땡투 드립니다.
큰 부자 되시길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2-05-04 0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맨스 소설을 읽으시고 페미니즘 사유의 경지로 대화하시는 두 분!!
천재와 천재가 만나면 이런 대화가 오가는군요?ㅋㅋㅋㅋ

전 그저 지배가 아닌 결합!!
이 대목만 눈에 들어와서~^^
소설 읽다가 편하지 않은 부분들이 나오는데 그것을 이렇게 풀어내 주시니 아하...뒤늦게 돌 굴러가는 소리를 내고 갑니다^^

다락방 2022-05-04 08:43   좋아요 1 | URL
한편 결합 때문에 어떤 것들을 그대로 가져가려는 그런 성질이 여성에게있다는 것이 참 마음이 아프기도 하더라고요. 이렇게나 다정하게 결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인데, 왜 한쪽은 그보다 지배나 권력을 더 원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지요.

소설은 불편한 지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걸로 보여요.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요. 그러나 정작 읽는 당사자인 제가 여성주의 책을 너무 많이 읽고 이런 사람이 되어버려서 재미있게 읽다가도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후훗.

공쟝쟝 2022-05-04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의 아이러니를 받아들이는 지적 통찰, 이성애중심주의와 페미니즘의 불화를 인식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종의 불완전함에서 나오는 필연적인 관계에의 욕망.
진짜 자기모순을 자책으로 끌어안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는 거 개 멋진거 알죠? 다락방님 대천재 앞에서는 정말인지 위로를 받게 되어요. 나도 그러기 위해 수많은 헛발질을 하겠도다!

인생 좀 살아본 사색 좀 많이해본 여자의 짬에서 오는 바이브. 다락방 이즈 한국의 빅토리아 토카레바!!

˝에바 일루즈는 그러나 우리가 불평등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은, 그것이 우리가 누군가의 지배를 원해서는 아니라고 덧붙인다. 그게 아니다. 우리는 그런식으로라도 상대와의 결합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락방 님 어록 -˝

그나저나 에바 일루즈 진짜 좋아요. 진짜 똑똑하고 뭐랄까 분명히 에바일루즈는 엠비티아이 S 일거예요.

다락방 2022-05-04 15:47   좋아요 1 | URL
어휴 쟝쟝님은 언제나 나에 대한 해석을 좋게 해주네요.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입니다. 내가 멋진 건 사실이지만, 쟝님은 내가 멋진것보다 나를 더 이천배쯤 멋지게 해석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멋진 사람입니다, 쟝님도. ㅎㅎ

저도 어제 저거 인용문 가져오고나서 에바 일루즈가 갑자기 너무 또 좋아지고 그런거예요. 그래서 에바 일루즈 사야지~ 이러다가 에바 일루즈 이미 몇 개 있는데...그게 뭘까? 해서 안샀어요. 일단 집에 있는거나 좀 보고 사자. 오늘 하루는 도나 해러웨이에 치어가지고 도나 해러에이를 쓸어담을 겁니다. 으하하하하.

오오, 에바 일루즈 엠비티아이 S 라면 나랑 같네요? 후후.

공쟝쟝 2022-05-04 20:43   좋아요 1 | URL
뭐랄까 사회과학도 가끔 추상화너무 해서 뜬구름 잡는 소리하네 (이상주의) 싶을 때가 많은데 ㅋㅋ 에바일루즈는 진짜 현실적으로 분석하는 느낌 ㅋㅋㅋ 특히 일반적인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현실감각가지고 그래서 어떻게!?를 안놓치려고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제 개인적인) 감상인데요, 이건 좀 s들의 성향이지 않나 ㅋㅋ

다락방 2022-05-06 08:57   좋아요 1 | URL
쟝님 댓글 읽으니까 에바 일루즈 또 잔뜩 읽고 싶네요. 일단 오늘 집에 가면 에바 일루즈 책 뭐뭐 가지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겠어요. 그래야 가지고 있지 않은 걸 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06 10:32   좋아요 0 | URL
같이 읽읍시다 ㅋㅋ 에바일루즈 ㅋㅋㅋㅋ 저도 엥간치 잇을건 다 잇음 ㅋㅋ

감은빛 2022-05-04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대천재! 인정합니다! ^^
로맨스 소설을 원서로 읽으시다니. 이것도 정말 대단하네요.
저는 학술 서적이나 논문 외에는 원서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단단한 근육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피곤한 날들이라
운동을 건너뛰는 날이 많네요.
조금씩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고 있으니, 차츰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다락방 2022-05-06 08:57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학술 서적이나 논문을 원서로 읽는게 더 대단한데요? 그걸 어떻게 읽죠? 어려운 단어가 수만개 나올 것 같은데요... 그에 비해 로맨스 소설은 어려운 단어가 훨씬 덜할 것 같고요. 물론 헤이팅 게임은 단어 모르는게 너무 많이 나왔지만요...

저도 다음주부터는 다시 운동을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코로나 앓으면서 너무 쉬어가지고 몸이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아요. ㅠㅠ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하게 지냅시다, 감은빛 님!!
 














며칠전에 친구가 이 책을 사주고 싶다고 해서 아니야 이제 선물은 그만해줘! 라고 하려다가, 그래도 어디 한 번, 검색해보니 책이 너무 좋아보이는거다. 좋아 좋아! 이러고서 주말에 이 책을 받았다. 책은 내 생각보다 사이즈가 더 컸다.



문동 세계문학전집하고 나란히 놓았더니 이런 사이즈. 크고 무겁다.



예술가의 서재라니, 집에 있는 화분들과 찍어보았다. 베란다의 화분들은 내 건 아니고 ㅋㅋ 나는 관심 1도 없고 아빠가 관리하시는 거임 ㅋㅋㅋㅋㅋ



책이 내 생각보다 너무 훌륭해서 받자마자 펼쳐보는데, 와, 진짜 안에도 너무 좋다! 여기에 실린 예술가들 중 내가 아는 이름은 얼마 없는데, 여튼 그들의 서재 사진이 꽉꽉 채워진거다. 책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말들이 실려있었는데, 몇 명 읽진 않았지만 종이책을 선호한다는 것, 책은 자신이 답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들을 보노라면, 책을 좋아해서 책장을 자꾸 넓히고 모아두는 사람들은 책에 대해 다들 비슷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차차 읽어보기로 하고, 나는 일단 이 수많은 책들이 꽂힌 책장들 중, 뒤메질러.. 들을 찾아보았다. 나같은 사람은 몇은 있겠지. 그렇게 찾아낸 뒤메질러들. 



이건 책상 위에 불병이며 와인병이며 먹다 마신 잔이며.. 난리가 났다. 나보다 더 심한 뒤메질러 같다. 누군지 책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내가 메모를 안해왔네. 누구 책장이 이런지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이 사람도 뒤메질러. 저 밑에 멀티탭 보노라니 ㅋㅋㅋㅋ 웃김 ㅋㅋㅋ 이것이 바로 자연스런 책장이다!!



다른 사람의 책탑 사진을 보는 것만큼이나 책장 사진 보는 것도 좋은데, 일전에 요리책을 넘겨보며 요리들을 보고 힐링된것처럼 책장사진을 보는데 진짜 자지러지게 좋은 거다. 나는 이 책의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보면서, 아 나는 화가들의 그림보다 다른 사람들의 책장 사진이 더 좋구나.. 새삼 깨달았다.



나는 늘 언제나 방 하나를 책장으로 가득 채운 서재로 꾸며야지, 생각했었는데 이 사진 보고 나니 왜 그래야 하나 싶어졌다. 방 하나만 서재로 꾸미는 거 말고, 내 집 전체를 이렇게 책장으로 도배하자!! 이렇게 되어버린 것. 거실에도 방에도, 어디에도 책이 있도록 하는거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예전에는 조너선 사프런 포어 되게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비호감이 되었다. 위의 사진은 포어의 서재 풍경. 책이 깔끔하게 정리된 게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소파가 너무 특이하다. 저런 디자인의 소파를 사람들이 선호하진 않을것 같은데 너무 특이하지 않나. 나도 저런 소파 괜찮을 것 같아!!


이 예술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자신은 여행을 떠나면 자신의 이 공간이 너무나 그리워진다고 했다. 책이 한가득한 가운데 누워서 책을 읽을수도 있도록 이렇게 침대겸 소파를 둔거다. 아니, 너무 좋잖아? 너무 좋다. 역시 온 집안을 책으로 꾸미는 것이 좋겠어.


이 사진은 뒤메질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한 번 찍어봤다 ㅎㅎ


이건 복층집인데 1,2층에 이렇게 책을 두었다. 부부가 살았던 집으로 기억하는데 부부가 다 책을 좋아한다면 이런 일들이 부부 사이에 아주 즐거운 공통의 취미와 습관이 될 것 같다. 책장을 만들고 책을 꽂고 책을 찾는 일들. 이 책에는 부부 책 수집가들이 여러 커플 나온다.



나는 이 사진도 진짜 너무 좋았는데, 가운데에 있는게 무려 식탁인거다! 식탁이 그런데 저렇게 뒤로 책장이 좌악 있다니 너무 좋지 않나. 이것도 너무 괜찮아 보여. 역시 책은 집 어디에나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방 하나만 서재로 꾸미는 게 아니라 집 전체를 서재화 하는거지!!



책을 좋아하는 것, 책읽기를 좋아하는 것은, 항상 다른 취미들에 비하면 돈이 덜 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내가 책에 돈을 쓰는 걸 보면, 그리고 다른 알라디너들이 책을 사는 걸 보노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여러권 사서 쌓아두는 사진들을 보노라면 거기엔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가. 그리고 그렇게 책을 사대는 사람들은 모두 그 책들을 둘 공간에 대해 고민한다.


이 책을 보면 예술가들이라고 하지만, 이정도의 책장을 꾸며놓고 사는 예술가들이 가난할 리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집의 층층마다 다 책을 두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집에 층층이 있음을 말하는 것은 결국 그 정도의 큰 사이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게 아닌가. 영국 정부에서 일하다가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 사람은 손님방에도 책을 두고 수영장에서 읽을 책들도 자기 작은 호텔에 두었더라. 지하에 책 창고를 꾸며둔 사람도 있었고 옷장에도 책을 넣어두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많은 책들을 사고 또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그들이 경제적으로 그게 가능한 사람들이었음을 뜻한다. 나는 저 책장들의 사진, 저 넓은 공간과 혹은 복층의 구조에 책들이 가득한 사진을 보는게 너무 좋고, 그것은 나에게 고흐의 아몬드나무 그림보다 더한 힐링을 주고 만족감을 주지만, 그런 한편, 부유한 자들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것은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취미인가? 아니, 그것도 역시 부유한 자들에게 더 가능해지고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몇만권의 장서를 자신의 책장에 보관할 수 있으려면, 그 사람이 가진 공간은 또 얼마만큼의 크기여야 할까. 나는 살아생전 가능하지 않은 사이즈의 공간들이 이 책 안에 있었다. 



아, 내가 이 책 너무 좋다고 얘기하려고 한건데 ㅋㅋㅋ 사진 보는거 만족감 짱이라고 할라고 한건데, 이렇게 또 어느 순간 월급쟁이 노동자 마인드가 되어서 빈부격차 느끼며 써버리고 말았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동자 정체성 진짜 어쩌냐 ㅋㅋㅋㅋㅋ 자꾸 튀어나오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아마도 저기 제일 위의 뒤메질러 같은 서재를 만들게 되겠지만, 어쨌든 나도 살면서 내가 사는 집을 온통 책으로 꾸며놓아야겠다. 아 너무 씐난다. 그런데 그렇게 책 잔뜩 꽂아놓고 눕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먹기도 하면서 살려면 일단 눈건강 챙겨야 하고... 인공눈물 닥터가 자꾸 넣으라고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다고.. 루테인 이딴거 나한테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인공 눈물 계속 넣으라고 했어. 근데 이게 지금 내가 습관이 안되가지고 잘 안넣어.. 잘 넣겠습니다. 그래서 눈건강도 지키고, 몸 건강도 지켜서! 내 집에도 몇 만권의 책을 쌓고 그것들 읽으면서 먹고 마시고 눕고 앉고 수다도 떨고 그러면서 살도록 하겠다. 으르렁!



아니 근데 좀.. 변태 같지 않나요? 남들 책장 사진 보고 이렇게 하앍- 거리는 건... 좀 변태삘인것 같아..... 흠흠. 할 수 없지, 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변태끼를 품고 사는 법.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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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02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생각보다 사이즈가 크고 묵직하군요^^ 정원에 놓고 찍으니 더 근사해보입니다ㅎㅎ
저도 남의 서재 구경하는 거 좋아요. 제 서재도 정리가 안 되어 있어 엉망진창이지만 그래도 나름 서재방이라고 갖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 하겠지요. 벽면 두 칸에 책으로 꽉 차여 있는데 그마저도 만족이 안되네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온 방을 책장으로 도배하고 싶습니다만 그러기엔 공간이 비좁네요ㅜㅜ 책을 저리 꽉꽉 채우려면 공간도 커야 하고 집은 커야 할테고 결론은 돈 많이 벌어야 한다는 거네요. 어쨌든 그러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동생활을 해야겠습니다~-_-;

다락방 2022-05-02 11:48   좋아요 1 | URL
네. 책이 생각보다 크고 무거운데 그래서 좋더라고요. 뭔가 남의 서재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달까요.
우왕 좋다 좋다~ 이러면서 넘겨봤어요.
저는 벽면 한 칸 정도만 차있고 다른 벽면은 한 절반 정도 차있지만 작은방에 좁은 벽면이라.. 저는 가지고 있는 책이 천 권도 안될 것 같거든요. 이 책 속에서는 몇천권은 물론이거니와 몇 만권 가지고 있기도 하던데, 저도 집에 창고 갖고 싶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역시 책을 두기 위해서 공간이 필요하고 공간은.. 돈으로 완성되어지는 것이니, 돈이 있어야 하고.. 노동을 열심히 하도록 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ㅠㅠ

건수하 2022-05-0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동 전집 깔끔하게 정리된 게 보기 좋습니다 (뒤메질 다락방님 맞냐며)

저 책 맘에 드는데요? :)

어제 책장을 좀 정리했는데 기분이 좋더라고요. 앞으로 자주 정리해야겠다 생각했어요 ^^

다락방 2022-05-02 11:49   좋아요 1 | URL
저 책장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배경으로 사진 찍을 땐 주로 저 책장에서 찍습니다, 수하 님. ㅋㅋㅋㅋㅋ

저는 정리해야지~ 라고 생각만 하고 항상 다음으로 미룬답니다. 손을 댔다가는 스트레스 받아 기절할 것 같아서요.. 하하하하하 ㅠㅠ

건수하 2022-05-02 11:58   좋아요 1 | URL
사실 제 책 말고 아이 책 이제 안 보는거 빼고 옮겨주고 하느라 시작했는데요
하는 김에 제 책도 좀 정리하고 하다보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ㅎㅎ

정리하는 거 자체가 기분이 좋은 경험은 처음이라 (그것도 책이라 그렇겠지만) 조금씩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저 책, <책과 집>에 이어 보고만 있어도 기분좋은 책일 것 같아요.

2022-05-02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2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05-02 1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제가 화분 배경 책사진 보고 앗 다락방님 이렇게 예쁜 화분들을 관리하시는 분? 뒤메질 이미지랑 넘 안 맞는데..? 라고 생각하며 놀랐으나, 바로 아래에 내 건 아니고 나는 관심 1도 없단 말이 써 있어서 막 웃었습니다 ㅋㅋㅋ 화분 따위는 책의 배경일 뿐.. ㅋㅋ
책장 사진들 참 좋네요. 저도 애들 커서 애들 책과 제 책이 혼연일체가 될 수 있는 날이 오면 한바탕 꾸며보고 싶습니다^^

다락방 2022-05-02 11:51   좋아요 3 | URL
저는 저희 집에 무슨 화분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고 제가 너무 무관심해서 엄마아빠는 제게 가끔 ‘베란다 가서 꽃 핀 것 좀 보라고!!‘ 하고 윽박지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그 꽃이 아니어도 볼 게 너무 많은 사람.. ㅋㅋㅋㅋ사둔 책들도 좀 봐야 하고 말입니다? 껄껄.

책장 사진들 너무 좋죠. 저는 진짜 책탑 사진도 좋고 책장 사진도 좋고 너무 황홀하고 그렇습니다 ㅠㅠ

얄라알라 2022-05-02 14:04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바쁘신 와중, 저 자잘하게 많은 화초들을 다 반려식물 삼으심? 했더니만 바로, 아버님 케어 아래 있는 아이들이라고 ㅋㅋㅋ

멀티탭이, 왜 이렇게 자연스러워보이나요 ㅋ 진짜

다락방 2022-05-02 15:03   좋아요 1 | URL
친구들 보니까 나이들면서 다들 화분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아직 그런 때가 오지 않은듯합니다. 아직은 관심이 전혀, 전혀 없고요. 아버지가 관심 좀 가지라고 소리소리 질러도 듣지도 않아요. ㅋㅋㅋ 저는 그보다는 밀키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엣헴

잠자냥 2022-05-02 1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다부장 님 베란다에는 화분 대신 빵이 주렁주렁~
와, 남의 서재 보는 건 정말 행복하군요.
저는 저 세 번째 집 전체가 서재~ 참 황홀하네요.
근데 정말 다부장님 말씀처럼 다들 부자네...... 집이 다 커; -_-;;
이 월급쟁이는 책 놓을 곳이 없어서 현재 책 사기 자제 중....

다락방 2022-05-02 11:52   좋아요 4 | URL
세번째 집 전체가 서재 너무 좋죠? 여기 보면 어떤 사람은 집 지하에 따로 책 창고가 있기도 하거든요? 저는 그것도 너무 좋더라고요. 집 전체를 책으로 감쌌는데 그래도 공간이 모자라서 창고에 책을 보관한다니.. 그러면 ‘아 그 책은 창고에 있을것 같은데, 찾아와야지~‘ 이러면서 창고로 나가야할테고, 그렇다면 집에 창고가 있어야 되고, 창고가 있는 집은 또 얼마나 큰 집일까요? 하하하하하.

저도 책을 그만 사야 합니다. 네, 그만 사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 서재 보는거 왜케 좋지요? ㅜㅜ

건수하 2022-05-02 11:59   좋아요 1 | URL
창고는 습도조절되고.. 그런 곳이어야겠죠?
아아 책으로 한 방만 채워도 행복할 것 같은데 집 전체라니...

이동진의 서재가 급 생각납니다.
사실 전 집 안이 책인 것보다 내 서재가 밖에 있으면 좋겠는데
이것도 돈이 많아야... ㅠㅠ

다락방 2022-05-02 15:09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수하 님. 창고가 .. 그냥 창고이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책이 잇는 창고라면 습도 조절도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그러니까 주인의 관리가 필수여야 하겠죠? 음... 저는 그러면 창고는 생략할까봐요 ㅋㅋㅋㅋㅋ

서재가 밖이었으면 좋겠다니,
저처럼.. 작업실을 원하시는 걸까요?
저는 작업실 너무 갖고 싶은데 작업실에서 할 작업이 없어요... (시무룩)

건수하 2022-05-02 15:36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 네 작업실... 뭐든 좋은데 집 말고 밖에, 혼자 있으면 좋겠어요 ㅎㅎ
(저도 딱히 할 작업은 없다는...)

은퇴 뒤 작업실에서 노는게 로망입니다 +_+

햇살과함께 2022-05-02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터넷에 떠도는 남의 책장 구경하기가 취미인데~ 이 책 딱 취향이네요!
예전에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나온 지식인들(?) 서재 구경도 좋아했어요
신경숙 작가 집이 단연 책을 위한 집이더군요..

다락방 2022-05-02 15:04   좋아요 3 | URL
책장 구경 왜이렇게 신나고 좋을까요? 그러면서 저도 뭔가 더 하고 싶어져요. 지금 감당 안되는데 역시 그건 공간이 좁아서 생기는 문제였어..공간만 있으면 나도 얼마든지 더 멋지게 해낼 수 있다!! 막 이렇게 되고 말이지요. 역시 책이라는 취미도 가까이에서 보면 돈이 덜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한 것입니다..

새파랑 2022-05-02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의 문학동네, 창비 컬랙션 너무 부럽네요 ㅜㅜ 북카페, 아니 북포차 차리셔도 될거 같아요 ^^

다락방 2022-05-02 16:38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곧 저보다 더한 책장 가지게 되실 것 같은데요? 문동,창비에 이어 열린책들까지. 작가별로도 좍 세워 꽂으시게 될 것 같습니다! ㅎㅎ

moonnight 2022-05-02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주문해서 기다리고 있는 책이에요. 두근두근♡ 맘 같아선 다치바나씨처럼 건물을 지어서 책을 맘껏 채워넣고 싶은데.. 현실은..ㅠㅠ;;;;;;

다락방 2022-05-02 16:38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문나잇 님. 진짜 그럴 수만 있다면 커다란 건물 하나 사서 공간 걱정 없이 책 마음껏 꽂아두고 싶네요. 크-
어서 책이 도착해 문나잇님, 눈호강 하시길 바랍니다. 책장 사진 보는 거 넘나 좋네요! >.<

persona 2022-05-02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봐도 뒤메질 아닌 것 같은데…😅

다락방 2022-05-03 10:59   좋아요 2 | URL
ㅋㅋ 깨끗한 책장에서 찍은 거라구욧!! ㅋㅋㅋㅋㅋ

기억의집 2022-05-02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에는 아버님 화초 가꾸신 공간 사진 올려주세요. 화초가 반질반질합니다. 꽃도 이쁠 것 같아요. 위 사진속 책장은 맞춘 듯 해요. 책이 책장 공간안에 딱딱 들어맞네요. 저도 이왕 갖는 거 저렇게 책이 들어맞는 책장 주문할까봐요. 이왕 뒤메질러도 살 것 같은데…

조나단 포어는 왜 비호감이세요?? 궁금궁금. 전 예전부터 그닥인 작가여서..
역시 책좋아하는 사람은 타인의 책장보는 거 좋아하죠!!!

다락방 2022-05-03 11:09   좋아요 1 | URL
앗. 화초가 별로 많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정성을 들이긴 하십니다. 하핫.

저도 책이 딱딱 맞춤해 들어가는 그런 책장을 갖추고 싶더라고요. 괜히 위에 공간 남거나 혹은 모자라서 책 눕히거나 그러지 않게끔 말예요. 역시, 한 권의 책만 놓고 봤을 때는 돈 안드는 취미 같지만 그걸 모아두면 돈이 많이 드는 취미가 되네요. 책장까지 맞추고 공간까지 필요한 그런 취미...

아, 조나단 사프란 포어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읽고 엄청 좋아했었는데요, 나탈리 포트만하고 이메일 주고 받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호감이 좀 떨어졌어요. 이메일은 당연히 주고받을 수 있지만, 그 메일을 주고받은 후 포어는 포트만과 사랑에 빠졌다고 하고 포트만은 아니라고 하고 그런 얘기들이 있었거든요. 실제 포트만과 불륜을 저지르거나 한 건 아닌것 같은데 그 때 제가 받은 포어에 대한 이미지는 ‘아, 이 놈도 좀 잘해주면 자기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런 놈이로구나‘ 하는 거였어요. ㅎㅎ

프레이야 2022-05-02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구미가 확 당기는 책입니다. 입맛 다시는 중.
집 곳곳에 책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물건이 있을까요.
부부 책수집가의 복층서가 눈에 띄네요.

다락방 2022-05-03 11:10   좋아요 2 | URL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책장 사진 보는데 왜그렇게 좋은지요, 프레이야 님. 남의 책장 구경하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그렇게나 좋아요. 무슨 책인지도 모르면서 책이 가득한 책장을 보는게 참 좋네요. 후훗.

저도 복층서가 갖고 싶은데 그러려면 일단 복층 집을 먼저 가져야 하니까... 너무...... 먼 데 있네요. 하핫 ;;

책읽는나무 2022-05-03 0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려고 준비 중였어요.
남의 서재 구경하기...책표지 보자마자 띠용 @.@ 했거든요.
남의 멋진 서재 훔쳐 보는 것!!
넘 황홀한 대리만족 아니겠습니까?^^
근데 전 요즘 남의 베란다나 화단 꾸며 놓은 것 구경하는 것도 참 좋던데..아버님의 화초들!! 장난 아닌데요???@.@
반질반질...꽃도 피어 있구요.
그러고 보니 다락방님 댁엔 책도 많고, 식물도 많고, 와...제가 꿈 꾸는 정말 완벽한 집이로군요^^
거기다 와..다락방님 집엔 다락방님이 있어...👍👍ㅋㅋㅋ


다락방 2022-05-03 11:12   좋아요 2 | URL
주변에 보면 점점 더 화초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자연스런 수순인가 싶고요. 저희 아버지도 젊은 시절엔 화초에 전혀 관심 없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아직까지는 화초에 관심이 전혀 없어요. 하핫. 식물이 많은 건 아니고요 베란다 한 쪽에 조금 있습니다. 식물 돌보는 사람이 거의 아버지 뿐이셔서...

흠흠. 다락방의 집엔 다락방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흠흠. ㅋㅋㅋㅋㅋ

mini74 2022-06-10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인테리어의 완성은 책입니다 ! ㅎㅎㅎ 다락방이 있어서 거기에 책들이랑 가득하고
푹신한 방석 그리고 촛불 켜고 막 그런 이야기하면 저희 엄마가 꼭 그러셨죠. 불난다 !!!
너무 에쁜 서재들인데요. ㅎㅎ 다락방님 당선 축하드려요 *^^*

다락방 2022-06-10 09:21   좋아요 2 | URL
그치요? 넓은 평수 아파트 사서 거실 모든 벽면을 책으로 채우고 싶어요 ㅋㅋ 아 그러면 얼마나 멋질까요!
축하 감사합니다. 후훗.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12월(2022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의 책은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입니다.

책이 두 권 링크되어 있어 두 권짜리인가 염려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오른쪽 링크는 전자책 입니다. 전자책으로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이 책은 아주 어려울 것 같지만, 그러나 여성주의 공부를 함에 있어서 한번쯤은 읽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저는 이 책을 책장에서 꺼내두었는데요, 책 뒷표지에 정희진 선생님의 추천사가 있더라고요. 정희진 쌤이 가장 좋아하는 페미니스트가 도나 해러웨이 라고 합니다. 오. 그렇다면 단단한 믿음을 가지고 시작해보도록 해야겠어요. 이 책 어려울 것 같아서 5월 되자마자 시작할 참입니다. 후딱 읽어버려야지.



6월부터 12월까지의 도서는 먼댓글 링크 들어가보시면 자세히 적혀 있고요, 피씨로 접속해 왼쪽 게시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눌러보시면 공지로 12월까지의 책 목록 올려두었으니 미리미리 책 준비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월이 이제 다 저물어가다보니 어제 오늘, 북플에들어가서 아주 많은 분들이 레이디 크레딧 읽었노라 인증하신 걸 보게 되었어요. 어찌나 뿌듯한지. 반드시 4월안에 다 읽지 않아도 되는 것을,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다들 그렇게 어떻게든 그 달안에 읽어내는걸 보니 막 벅차오르더라고요. 매달 말일경이면 저는 이렇게 감동하곤 합니다. 미리 완독하신 분들, 해당하는 기간 내에 어떻게든 맞추어 완독하신 분들, 그리고 어떻게든 완독하려고 분투하고 계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아니, 다들 어쩜 그렇게 참여하고 읽고 쓰고 그러시는거예요. ㅠㅠ 고맙게 ㅠㅠ 



어쨌든, 어렵겠지만, 우리 5월도 힘내봅시다. 해러웨이 선언문,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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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28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러웨이 선언문은 이북으로 사놓았으니 바로 읽기를 시작해야겠어요^^ 함께하는 분들의 기록을 보면서 도움도 되고 자극도 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다락방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락방 2022-04-28 11:40   좋아요 3 | URL
저는 다음주 출근부터 바로 시작할까 합니다. 출근시간에 읽는게 제일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그렇게 출근 몇 번 반복하는동안 다 읽어내는 게 제 목표예요.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저 역시나 같이 부지런히 읽어주시는 거리의화가 님께 감사합니다.
:)

수이 2022-04-28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고생하고 애써주시는 우리 다락방님이 있어서 가능합니다. 5월에도 부탁드립니다! 하고 아 그러고 보니까 저 5월 책은 안 읽고 패스할래요 하고 미리 기권했던 기억이 살포시 났어요 ㅋㅋㅋ

얄라알라 2022-04-28 11:14   좋아요 1 | URL
vita님 카페인의 힘에 기대셨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4월 28일의 완독 인증까지 열중 달리신 열의 멋지십니다.

˝미리 기권˝ 의사는 철회하심인가요? 5월도 달리실 것 같다는 예감 + 부담드리기?^^


다락방 2022-04-28 11:40   좋아요 2 | URL
비타 님, 우리 함께 읽는 것이니만큼 기권할 때 하더라도 다시 한 번 도전해 보십시다. 다시 시도하다 보면 지난번보다 나을지도 모르잖아요. 우리 한 번 해봅시다!

미미 2022-04-28 11: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열심히 읽고 또 멋지게 써주시니 많은 분들의 마음이 움직이는거라 생각해요! 저만해도 끈기가 없는 편인데 덕분에 항상 자극받아 계속 이어오고 있어요. 항상 에너지 넘치는 글 감사하고 5월도 묵묵히 따라갈께요^^*

다락방 2022-04-28 11:41   좋아요 4 | URL
미미님, 참여해주신 후로 언제나 모범적으로(!!) 읽고 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끈기가 없다고 하시기에는 늘 항상 가장 먼저 읽어주곤 하시잖아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정말 큰 힘이 되고 있어요. 미미님이 함께 해주셔서 저는 행복합니다. 흑흑.

미미님, 우리 5월에도 화이팅합시다. 부지런히 읽고 씁시다!!

mini74 2022-04-2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화가님 포스팅에서 찜해놓은 그 책 ㅎㅎㅎ 다락방님 고맙습니다 *^^*

다락방 2022-04-28 17:37   좋아요 1 | URL
미니 님, 이번달에도 잘 부탁합니다. 꼭 완독하시고 리뷰 써주세요!! (어쩐지 미니 님은 완독하실 것 같아요!)

독서괭 2022-04-28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5월입니까…(털썩)

다락방 2022-04-28 17:38   좋아요 2 | URL
세상에, 그렇더라고요? 무슨 시간이 이렇게나 훅훅 지나가는겁니까!! ㅠㅠ

책읽는나무 2022-04-28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5 월은 죽음의 달이군요?
오늘부터 읽어야 하나요?
두렵군요.ㅋㅋ

다락방 2022-04-28 17:38   좋아요 2 | URL
저는 5/2 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현재는요. 예정은 그렇습니다. 후후..

등롱 2022-04-30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러웨이 선언문이 이북으로 있었군요! 책을 샀지만, 이북도 사야겠어요. 이북으로 읽는다고 더 빨리 읽게 되진 않았지만... ㅎㅎㅎ;;;; 4월도 마지막 날에서야 허겁지겁 레이디 크레딧을 다 읽고, 이 좋은 책을 목록에 선정해주신 다락방 님께 감사드리며 항상 매달 하는 결심을 또 했습니다, 다음달엔 일찍 다 읽어야지! 하고요 ㅎㅎ

다락방 2022-05-02 07:44   좋아요 1 | URL
등롱 님,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국내 저자의 작품이어서 번역책들보다 더 쉬이 읽힐거라 생각했는데, 내용이 힘든 내용이라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읽느라 고생하셨고, 저야말로 등롱 님이 함께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해러웨이 선언문 꺼내놓고 쳐다만 보고 있는데 시작해야겠지요. 전 일단 다른 책 한 권만 더, 한 권만 더.. 이러고 있긴 합니다. 껄껄.
 

올해로 이 회사에 근무한 지 만으로 20년이 되었다. 창립기념일에는 회사에서 주는 포상을 받게 되는데, 그 때까진 아직 몇개월 남았고, 내가 이렇게나 오래되었다고 보쓰에게 알리니 보쓰는 내게 금열쇠를 선물해주셨다. 나 태어나서 금열쇠 처음 받아보고 그래서 넘나 떨렸더랬다. 여기가 내 첫직장은 아니지만, 어쨌든 여러분 나 여기 20년 다녔고, 그래서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황금열쇠 받았고 연봉도 (쪼금이지만) 올랐다. 나는 보쓰에게 포부도 당당하게 '월급 올려주세요!' 했던 거다. 으하하하하. 다들 대단하다고 하는데, 엄마는 황금열쇠 받았다니 너무 축하하고 대견하지만, 그런데 니가 20년간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지 알기 때문에 한편으론 짠하다, 고 하셨다. 그 말 듣는데 울컥 했네. 몇 번이나 그만둘까 생각하며 울던 날들도 분명 그 시간 안에 있었다. 그러나 어쨌든 나는 이렇게 한 직장에 20년째 다니고 있고, 이 회사에서 보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나만큼 다닌 관리직이 없다. 여하튼 나 대단해.. 황금열쇠를 손에 쥔 자, 누구? 나다...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을 나는 자주 한다.

일전에 회사 동료가 내 생일 선물을 고르는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뭘 사줄까 생각하다보면 모두 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더라고. 그런데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나는 없는 게 없었다. 나는 나에게 필요한 걸 이미 다 내가 갖추는 사람이었다. 이제 심지어 거기에 황금열쇠까지 추가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대단한 사람이야, 나는. 


게다가 사람에 대해서라면 더 그렇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존재들에 대해서도 나에게는 이미 갖추어져 있었고, 돌이켜보면 어떻게 나한테 이런 사람이 왔지 너무나 감사하다, 하게 되었다. 가족들이 그렇고 친구들이 그렇다. 게다가 새로 내 가까이 머물게 되는 사람들중에는 내 의지로 그렇게 만드는 관계들이 있지만,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 사랑을 몽땅 끌어가는 이들도 있다. 나의 조카들.. 특히 이제 돌 지난 아가조카 때문에 내 안에 사랑이 넘실댄다. 가끔, 신이 특별히 나를 '더' 사랑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쯤하고.

엊그제였나, 퇴근 후 집에 갔는데 문 앞에 알라딘 박스 세 개가 있었고 ㅋㅋㅋㅋㅋ 어휴 귀찮아, 이러면서 그걸 다 가지고 들어와 포장을 뜯었다. 마침 분리수거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박스를 갖다 버리려고 얼른 뜯었네. 그리고 거기에선 이런 책들이 나왔다.


















《가난 사파리》는 4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인 레이디 크레딧을 읽다가 사게 됐다. 아닌가,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 읽다가 사게 됐나. 레이디 크레딧에 대해서라면 리뷰를 써두긴 했지만, 읽고나서야 비로소 성매매가 가능성일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치열한 가난에 놓인 적이 없고, 현재의 나로서는 '내가 아무리 가난해도 성매매는 안할거야' 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러나 정말 그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만약 당장 내 형편이 어렵다면,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면, 그렇다면 나 역시 내 삶에 성매매를 들여놓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당장 돈이 필요한데 일단 지금 필요한 현금을 줄게, 라고 한다면 내가 거기서 '아니오'를 말할 수 있게 될까? 그럴만큼 단단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필수고 돈이 생활을 더 편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이 돈이 나를 더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돈이 없다면 불편할 것이고 마음은 자꾸 위축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약하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약한 것을 당연히 가져올텐데, 그럴 때 내가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지금의 내가 과연 확신할 수 있는 것일까? 성매매와 가난은 뗄래야 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인용된 가난사파리가 궁금해졌다. 저 책탑 중에서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이 가난 사파리 이다.



《랫맨》은 얼마전 트위터에서 추천을 보고 바로 사게된건데, 분량도 얇은 만큼 얼른 읽어치우고 주말에 남동생에게 던져주려고 제일 먼저 들고 읽기 시작했다. 내가 본 추천에서는 반전이 대단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현재 절반을 아직 읽기 전, 나에게는 불쾌함만이 남아 있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물론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초등3학년 여자아이가 그 때 제법 또래보다 가슴이 볼록했다고 말할 때부터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그게 왜 필요했을까. 그런 식의 묘사가. 그 아이가 그 나이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어쩌면 그 묘사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끝까지 읽다보면 그래서 그랬구나 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현재로서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묘사로 보인다. 게다가 여자친구가 임신했는데 2년전부터 사실은 여자친구와 섹스할 때 여자친구 동생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말하는 남주를 보는 것도 꼴보기 싫고. 이게 더 진행되면 오 그렇지만 대단하군!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불쾌하기 짝이 없어서, 이 기분 그대로 유지된다면 남동생에게 던져주지 않고 팔아버릴 것이다. 



《해피엔딩보다 더》는 예전부터 사려고 계속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책인데 애초에 왜 넣어두었는지는 까먹었고 오래 있었으니까 그냥 샀다..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은 독서괭 님의 리뷰 읽다가 충동적으로 바로 질러버렸다. 나란 인간.. 알라딘을 끊어랏!!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죽음에 대한 책이라 예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다. 나는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두려움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좀 더 읽어두자고 늘 생각하는 터다. 저 책은 이미 샀고, 내 장바구니 안에는 또다른 죽음에 대한 책이 있다. 물론, 사두고 아직 읽지 않은 죽음에 대한 책도 더 있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책도 있고.


《은밀한 호황》은 성매매 관련 책이고 4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하면서 더불어 읽고 싶어서 벼르던 책이었는데, 레이디 크레딧 읽고나서 너무 지쳐버린 나머지 지금 당장은 꼴도 보기 싫은 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니네 너무 싫어, 대한민국, 한남민국, 성매매공화국 너무 싫고 징그럽고 끔찍하다, 해서 지쳐버렸다..


《경멸》은 미미 님과 새파랑 님이 칭찬하셔서 진작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이번에 샀다. 사고 나서 넘나 놀란게, 저렇게 겉표지 보고 되게 얇은 하드커버 책일거라고 짐작하다가 생각보다 두꺼운 책이 와서... 아니, 두껍네? 하게 되었다. 흐미..



《킹덤》은.. 책박스에서 꺼내는 순간 가장 쎄했던 책. 나, 어쩐지 책장에 이 책이 이미 있을 것 같아. 그런 불길한 느낌이 들지만, 그러나 찾아보지는 않기로 했다. 있다면, 그러니까 두 권이라면.. 뭐 팔지, 뭐... 




요즘 읽었던 책들중에는 신간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어쨌든 읽고 나서 소장하지 않아도 될 책들은 바로바로 중고 팔기로 등록하고 있다. 나는 처분이 목적이지 돈을 많이 남기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저렴하게 등록하고 있는데, 그래서 한 두권 팔리면 예치금이 적게 들어온다. 엊그제는 이민진의 <파친코> 1,2 권을 올려두었다. 현재 판매중이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에 다른 중고판매자들이 비싸게 올려두었더라. 두 권 정가가 29,000원인데 4만원대로 올리고 막 그랬어. 그래서 이번 책은 나도 비싸게 올릴까, 잠깐 갈등했다. 물론 내가 비싸게 올린다는 것은 정가에 비슷한 걸 말하는거지 결코 정가를 초과하는 걸 생각해보진 않았다. 여튼 그래서 얼마를 할까 하다가, 정말 깨끗하게 본 최상의 상품이며 책 띠지도 그대로 다시 원위치 시켜둔 바, 두 권을 24,500 원 최상으로 등록해 두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등록하자마자 팔려버렸다. 세상에나... 

제가, 너무 양심적인 판매자이죠? 후훗.



아무튼 나라는 인간 자체도 모자람 없이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참, 완성형이야.

언젠가 친구가 '너는 꼬맹이때부터 완성형 인간이었을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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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28 0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양심적 판매를 하셨군요 이런 양심적 판매자들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지난번에 저 중고책 사려고 하는데 절판된 책이긴 해도 4만원 짜리를 8만원에 팔고 그러더라구요 나참-_- 저도 팔아야 할 책들이 많은 것 같은데 미루니 계속 책들이 쌓이네요. 진짜 더 읽을 책 아닌 책들은 정리 좀 해야겠어요^^;;;
그리고 20년이라니... 한 회사에서 정말 대단하셔요! 전 정말 자주 옮겨다녀서인지 다락방님이 더 대단해보입니다. 20년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다락방 2022-04-28 11:43   좋아요 5 | URL
양심적 판매를 하면서 바로 주문이 들어오니 아아, 돈 욕심 생기더라고요. 그렇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책을 돈 벌라고 파는 것이 아니다! 하면서요. 후훗.
부지런히, 빠르게 정리하고 싶은데 개인에게 팔기를 하면 나가는 속도가 너무 더뎌요. 좀 더 많은 책들이 등록되어야 구매자들도 한꺼번에 여러권 사고 그럴텐데, 아무리 저렴하게 등록해도 권수가 적다보니 한 권씩 주문하시고 그래서인지 빠지는 속도가 더딥니다.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등록해서 구색을 갖춰야겠어요.

대단하다 해주셔서 감사해요, 거리의화가 님. 그러고보니 나 참 성실했네, 하고 제가 저를 많이 칭찬해주었답니다. 훗.
:)

persona 2022-04-28 09: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단하세요. 저도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이렇네요. ^^ 앞으로도 다락방님의 삶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2-04-28 11:44   좋아요 5 | URL
저는 딱히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거 해본 적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그러고보면 잘 옮기지 않는 타입인 것 같아요. 직장도, 알라딘도, 사랑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훗. 응원 감사합니다, 페르소나 님!

잠자냥 2022-04-28 10: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이 여자 자뻑도 완성형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8 11:44   좋아요 5 | URL
저는 그냥 기본형이 완성형인가봐요. 애초에 타고나길 완성형으로 타고나서 완성형으로 진행되는...

그만하겠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4-28 1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황금열쇠!! 20년동안 다니셨다니 다락방님 역시 존경받으실만한 이유가 많은 분이네요! 저는 한군데 붙어있질 못해서 여러분야를 갈아탔었어요 ^^;; 황금열쇠로 간직하셨던 꿈을 활짝 열게 되시길 바래요~♡

다락방 2022-04-28 11:45   좋아요 4 | URL
이 회사 들어와서도 입사 동기를 숱하게나 오늘 그만둘까 내일 그만둘까 삼개월만 다녀볼까 일년만 버텨볼까 하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그랬었는데 어느덧 이렇게 이십년이나 근무하게 되었네요. 저도 저를 잘 몰랐는데, 제가 잘 옮기지 않는 사람인가 봅니다. 나름 뿌리 내리는 사람인가봐요.
덕담 너무 감사하네요. 꿈을 활짝 열게 되길 바란다 해주시니, 기쁩니다, 미미님. 감사해요!

잠자냥 2022-04-28 11:2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활동 꾸준히 하는 거 보고 감탄했지만(서재 저 옆에 황금 메달 좀 보라지!!), 진짜 꾸준하신 분이야......
꾸준히 두 끼 먹는 것도 그렇고. 대단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8 11:47   좋아요 6 | URL
저도 제가 꾸준한지 잘 모르고 살다가 이제와 돌이켜보면 제가 참 꾸준하고 성실했구나 싶어요. 그리고 잘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사람인 것 같아요. 알라딘도 벌써 몇년째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 한군데 정착하고 나면, 다른곳으로 잘 눈 돌리지 않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알라딘도 직장도, 이렇게나 꾸준히. 저는 사람을 한 번 좋아하면 그것도 좀 그런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다시 좋아하게 되는 일이 잘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제가 한 번 좋아한 사람이 저를 실망시킬 리는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으하하하.

그리고 두끼가 아니라, 두메뉴.. 말씀하시는 거죠? 저 세끼 먹습니다, 잠자냥 님. 두끼라뇨, 그건 억울합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인생 길어봤자 백년인데 한 끼도 내칠 수 없습니다!!

잠자냥 2022-04-28 13:11   좋아요 5 | URL
아 두 가지 메뉴ㅋㅋㅋㅋㅋㅋ 저는 메뉴 하나당 한 끼라고 생각해서 그만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8 16:09   좋아요 5 | URL
오늘은 열무냉면 에 튀김만두 먹었는데 둘 다 너무 맛이 없었어요. 물론, 다 먹긴 했지만요... 흠흠.

잠자냥 2022-04-28 17:17   좋아요 3 | URL
역시 20년 인내의 힘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였어. 꾹 참고 맛 없는 것도 올클리어하는 다부장의 내공!

Joule 2022-04-28 12: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간임이 서툰 저로서는 조금 부럽기도 하네요. 완성형이라니... 그런 사람도 있군요.

다락방 2022-04-28 16:10   좋아요 4 | URL
인간의 완성에 대한 기준을 낮춘다면 완성형 인간이 되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쥴 님. 저는 제가 지금보다 뭔가 더 크게 훌륭해질 것 같질 않아요. 하핫.

mini74 2022-04-28 1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감옥도 열쇠가 있다면 집이 될 수 있단 말이 떠오르는 ㅎㅎ 황금열쇠를 가지셨으니 다락방님 직장은 다락방님의 집?! ㅎㅎㅎ 대단하세요. 진짜 다락방님 서재에 글 올리시고 이끌어주시는 모습보면 뭔가 참 성실하다 그런 생각 들었거든요 👍

다락방 2022-04-28 16:11   좋아요 4 | URL
저는 어릴적에 성실하다는 말이 그렇게 듣기 싫었거든요. 그건 가진 재주가 아무것도 없는 사람한테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성실이야말로 가장 큰 재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년간 한 직장 다닌 저를, 제가 자랑스러워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blanca 2022-04-28 14: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 직장에 20년간 근무하고 황금열쇠를 받은 여성이라니...박수 쳐드려요. 그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다락방님 얼마나 마음 고생하시며 오늘 여기까지 왔을까, 감히 상상하니 제가 다 감격스럽네요. 다락방님의 사랑을 받는 돌 지난 아가 조카는 또 얼마나 이쁠까. 게다가 중고 거래 양심 거래까지.

당신은 완벽한 여성입니다. 짝짝짝.

다락방 2022-04-28 16:12   좋아요 3 | URL
맞아요, 블랑카 님. 제가 여기 다니기 싫다고, 이 직장도 싫고 상사도 싫고 모든게 다 싫어서 도망치고 싶다고 울었던 날들도 숱합니다. 20년 간 얼마나 많은 사건,사고와 그리고 스트레스가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20년 됐다고 축하와 수고의 말을 듣고 포상도 받으니, 다들 저처럼 살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제가 저한테 잘했다고 칭찬은 해줘도 될 것 같아요.

감사해요, 블랑카 님! ㅜㅜ

책읽는나무 2022-04-28 15: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꼬맹이때부터 완성형!!
저도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하곤 했어요.
인정인정~^^
황금열쇠까지 가진 자!!!
금값 엄청 올랐는데 정말 행운이 굴러들어 왔어요.
20 년 직장생활 잘 해내신 것 축하드립니다.
이제 또 10 년 더 채워서 24K 금바를 향하여 달립시다^^

다락방 2022-04-28 16:14   좋아요 4 | URL
ㅎㅎ 그 친구는 제가 어린 시절에 했던 한심한 일들이나 멍청한 짓들 때문에 제가 스스로를 여전히 아직도 꾸짖고 있다고 한 얘기에 대해서 ‘너도 그랬냐, 너는 꼬맹이때부터 완성형인줄 알았다‘ 라고 한 얘기였습니다. 저는 여전히, 아직도, 어떤 과거의 어떤 일들에 대해서 가슴을 쥐어 뜯을 정도로 후회하고 안타까워 하고 있어요.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런 말이나 혹은 그런 행동을 했을까. 나이들면서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자고 아주 자주 되뇌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책나무 님!

프레이야 2022-04-29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성형 다락방 님 축하드립니다 !!
20년 대단하구요 황금열쇠 보유자인 것도요 ㅎㅎ 갑자기 생각나는….전 칠 년 편집장일 한 단체에서 금목걸이 해주더라는 안비밀~
우리의 락방님은 무려 20년을 한 직장에!
칭찬받아 마땅해요. 어머니 짠한 마음 너무 이해되고요.

다락방 2022-04-28 17:39   좋아요 3 | URL
우와, 금목걸이라니, 정말 좋은 단체네요. 저는 20년을 일해야 겨우... ㅠㅠ
그 누구보다 제가 제 자신을 많이 칭찬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성실함은 재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제가 이제 성실함이야말로 제가 가진 가장 큰 재능이라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성실히 살았지 뭡니까. 후훗.
축하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님.
:)

공쟝쟝 2022-04-28 18: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기에 페미니즘의 도전 서문 25페이지 놓아드리고 갑니다
“우리 사회에서 서른 다섯 살이 넘은 여성이 공적 영역에서 건강하게 보람을 느끼고 자존감을 지키면서 일하기(버티기)란 쉽지 않다. 여성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가정과 일터에서 이중 노동을 요구받는 데다, 동료 남성보다 기회는 적으면서도 능력과 노력이 몇 배로 필요하다(혹은 그래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기 어렵고, 언제나 부족하다는 결핍감과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 쉽다.
*도와주거나 지지하는 이들은 적고, 힘들면 그만두라고 ‘조언’하는 이들은 많다. 왜 어떤 이들은 열심히 하라고 격려받는데, 어떤 이들은 힘들다는 하소연을 조금만 내비쳐도 기다렸다는 듯이 그만두기를 ‘격려’받는가?*”

존재 자채가 황금열쇠! 나는 정말 다부장님의 20년 근속앞에 숙연해지고 그렇습니다! 어제처럼 오늘도 다락방 뽜이팅!!!

다락방 2022-04-29 09:04   좋아요 3 | URL
어휴, 정희진의 책을 읽고 저를 떠올려 이렇게 인용문 들려주시니 감사합니다, 쟝쟝 님.
그러고보니 제가 정말 장하고 자랑스럽고 그래요. 꾸준히 20년 일했다는 성실함으로도 그렇지만, 40대의 정규직 여성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남들에게 보여질 수도 있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일전에 친구가 그런 얘길 했거든요.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 40대 화이트칼라 정규직 여성이 얼마나 될 것 같냐고, 정말 소수라고, 그런데 우리는 그들중 하나인거라고. 그런 말을 듣고 더 버텨서 그런 사람이 있음을 더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어요. 계속 진급하고 계속 연봉오르고, 그런걸 보여야겠어요. 이러다 이내 또 관두고 싶어지겠지만요. 그런 제게 쟝님의 인용문은 정말 의미있네요. 감사합니다, 쟝님!

공쟝쟝 2022-04-29 11:27   좋아요 2 | URL
제가 감사하죠. 정말요. 가끔씩 다 그만두고 싶어질 때, 정줄을 놓고 싶어질 때..... 저는 꼭 다부장님을 떠올릴 거예요.!! 부장님 원래 완전하셨지만 진짜 더 완전하신분..*

새파랑 2022-04-28 2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 직장에 20년 있기는 엄청 힘든데~ 역시 이 작가님은 완벽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정가 구매 정가 판매~!!
내년에는 임원(?)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경멸> 전 좋았는데 이작가님은 열폭하실수도 있습니다 😅

다락방 2022-04-29 09:05   좋아요 3 | URL
저 정가보다 싸게 팔았습니다, 새파랑 님. 저 양심적인 판매자... ㅋㅋㅋㅋㅋ

20년간 존버하자! 라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닌데 묵묵히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고 모레도 출근하고 글피도 출근했더니 20년이 되어 있었어요. 세상 대부분의 일들은 오늘 할 일을 오늘 함으로써 충족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경멸 두꺼워서 읽기 싫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2-04-29 0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금열쇠!!! @@ 추카추카!!!!

다락방 2022-04-29 09:0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난티나무 님. 부모님께도 황금열쇠 보여드리며 만지진 말고 눈으로만 보시라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감은빛 2022-04-29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20년이라니! 축하드립니다.
어머님의 말씀처럼 그 긴 세월동안 온갖 어려움을 헤쳐오셨을텐데. 역시 다락방님은 대단한 사람!

저는 현재 일터에서 8년째 다니고 있네요. 그 전에는 4년쯤 다녔던 출판사가 가장 오래 다닌 곳이었어요. 여기 얼마나 더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2년 안에 그만둘 계획은 없으니 여기서 10년은 채우겠네요.

10년을 채우면 안식월 1달을 쓸 수 있는데, 그 1달 동안 뭘 할 수 있을지 즐거운 상상에 빠져봐야겠군요.

다락방 2022-04-29 09:48   좋아요 2 | URL
오! 한 달의 안식월 이라니, 너무 좋네요! 침대에 처박혀서 하루종일 책 읽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것 같고요, 가까운 곳으로 여행가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와도 좋을 것 같아요. 부디 2년간 더 다니셔서 안식월 얻고 충분한 휴식도 가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