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12월(2022년)
















여러분, 안녕?


8월이 곧 오네요. 샤라라랑~ 아름다운 8월이지만, 우리가 읽을 책은 아름다운 것과는 거리가 먼 책이 될듯 합니다.

그것은 바로바로~ '에리카 밀러'의 《임신중지》!!

우리, 뜨거운 8월에 임신중지 읽으면서 뜨겁게 분노하고 뜨겁게 으르렁 댑시다.

으르렁~ 어흥~~ 



7월 도서 완독 인증과 글이 쭉쭉 올라오고 있네요.

다 읽은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아직 읽고 계신 분들도 힘내세요.

빠샤!!



그러면 저는 내일 오전, 아무말 페이퍼로 돌아오겠습니댜.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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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한 독일 여자를 봤어. 여자는 알몸으로 바닥에 누워 있었어. 다리 사이에 수류탄이 박힌 채…지금은 부끄럽지만 그때는 그걸 보고도 수치심을 느끼지 못했어. 하지만 감정은 변하는 거잖아. 며칠은 이런 감정이다가 또 며칠은 저런 감정이고몇 달 후에 우리 대대로…독일인 아가씨 다섯 명이 지휘관을 찾아왔어.

흐느껴 울더라고산부인과 의사가 아가씨들을 검진했더니 여자들 그곳이 많이 상해 있었어. 심하게 찢겨 있었지. 팬티는 온통 피로 물들고 밤새 성폭행을 당한 거야. 병사들이 줄을 서서 그 짓을 한 거 지

이 이야기는 녹음하지 마… 녹음기 좀 꺼…… 하지만 다 사실이야! 전부 다! 우리 대대 전체가 나와 정렬한 가운데… 독일 아가씨들에게 지시가 떨어졌어. ‘가서 당신들한테 몹쓸 짓을 한 놈들을 찾으시오.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그 자리에서 총살시켜버릴 테니.' 부끄럽더라고. 하지만 아가씨들은 앉아서 그저 울기만 했어. 원하지 않는다면서…더이상 피를 보는 일은. 그 아가씨들이 한 말이야… 그리고 각자 커다란 빵을 한 덩어리씩 받아 돌아갔지. 물론 그건 다 그놈의 전쟁 때문에… 당연히…용서하는 게 쉬웠을 거라고 생각해? 멀쩡하고……… 새하얀……… 벽돌지붕의 집들을 보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을 거 같냐고… 장미가 탐스럽게 핀 집들…나는 그들도 고통스럽기를 바랐어. 당연히

그들의 눈물을 보고 싶었지한순간에 착한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올바르고 선한 사람이. 지금 당신처럼 그런 훌륭한 사람이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기까지 나는 수십 년이 걸렸어…….."

A. 라트키나, 하사, 전화교환수 - P517~518



세상에 강간이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은 없을 것이고, 강간 피해에 대해 듣게 된다면 가해자를 욕할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에 당연히 동의할 것이다. 수차례 언급했지만 '이사카 고타로'는 자신의 소설 《골든 슬럼버》에서 '성폭행은 명분이 없다'는 얘길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거기에 동의하는데, 대부분의 여자들(과 어떤 남자들)이 강간피해 여성에게 연대하고자 하면서도, 그러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떤 대의 앞에서는 여성의 성폭행이 '그렇다면 뒤로 미뤄두어도 될 것'이 되거나, '피해자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되어버리는게 나는 겪을때마다 당황스럽다. 


몇해전 한 남자 연예인의 성폭행 소식에는 '그렇게 생긴(잘생긴) 남자가 성폭행을 왜하겠냐'며 피해자를 의심하는 댓글도 있었고, 나중에 사과하긴 했지만 집단내에서의 성폭행 사실이 폭로되자 해일이 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을 순 없다고 말한 정치인도 있었다. 한 여성이 당한 성폭행이 '어떤' 대의들 앞에서 혹은 어떤 '사람' 앞에서, 어떤 '집단' 앞에서는 갑자기 조개 줍는 일로 다뤄지는 것을 나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왜 그렇게 되는거야? 그것은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이 여성의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고 처벌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민주당 내에서 박지현이 그렇게 욕먹은 건, 내부의 남자들이야 뭐 원래 그런 놈들이었다 치더라도 여성들조차도 더 중요한 건 선거에 이기는 것이지 성범죄를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박지현을 지지하고 박지현의 의견에 동의하고 박지현의 뜻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나는 성범죄가 절대 있어서는 안되며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을 어떤 대의 앞에서 뒤로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 어떤 남성 정치인(그간 그동안 선했다는 이유로 혹은 당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는 이유로)의 성범죄는 일단 그냥 넘어가도 되는게 되는걸까? 어떻게 그게 가능한걸까? 왜 여성의 성폭행 피해는 '그 다음', '나중에'가 될까. 한 여성의 삶을 파괴해버리는 일에 대한 것이 어떻게 그 다음이 될까? 그게 뭐가 됐든 어떻게 그것에 앞서는 대의가 있을까? 나는 이럴때마다 번번이 그런 일들을 보는게 아파서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라고 내가 나를 다독이곤 하지만, 애써 이해하려고 할 뿐 아직 진심으로 이해되는 건 아니다. 


위의 인용문을 읽으면서도 너무 힘들었다. 강간이 벌어진 일도 힘들었지만, 강간이 벌어졌으나 적국의 여성들이기 때문에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것을, 내가 받아들이기가 힘이 들었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아닌 상대편 여성들이 내 편의 남성들로부터 강간을 당했지만, '너네들도 우리처럼 불행해져야 해' 라고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서, 눈앞의 파괴를 보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했다. 그런 한편, 전쟁이라는 상황은 매우 특수한 상황이고 수많은 죽음과 부상, 피와 파괴등을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한 나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 보통의 상황이었다면 저 사람도 아무리 그래도 해서는 안되는게 있는거야 이놈들아! 했을테지만, 전쟁이라는 상황은 그녀의 선한 면을 뒤로 미루고 다른 여성을 향한 성폭행이 잘못됏다는 판단을 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그렇게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대의 앞에 너의 성폭행 폭로는 좀 입다물어 줄래? 가 되는건 정말 나를 미치게 한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를 읽는 일은 즐겁지도 않았고 좋지도 않았다. 어떤 여성학 책이든 기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게 있겠냐마는, 참전했던 여성들의 그간 침묵했던 일들을 읽노라니 너무 괴로웠다. 그런 한편 이걸 모르고 살았다는 것도 역시나 괴로웠다.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는 정희진 쌤의 말은 참진리이고, 그래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알고 싶지 않은 기분이 공존하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이번달에도 무사히 완독했다.



하늘이나 바다가 아무리 좋아도 내게는 현미경 렌즈 아래놓인 모래 한 알이, 바닷물 한 방울의 세계가 더 소중하다. 그곳에서 내가 빗장을 열고 보게 될 위대하고도 놀라운 한 사람의 삶이. 만약 작은 것이나 큰 것이나 똑같이 무한하다면, 어떻게 작은 것을 작다고 하고 큰것을 크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둘을 구별짓지 않는다. 한 사람만으로도 벅차다. 한 사람 안에 모든 것이 있으므로,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맬 만큼. - P272


-아이들은 전선으로 보내지 않는다. 콤소몰 당원이라고? 그거 잘됐구나 콜호스 일을 도와라.
우리는 낟가리가 썩지 않도록 삽으로 잘 흩어줬어. 그다음엔 채소도 거둬들였지.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이고 입술은 갈라 터지고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어. 글쎄, 그 마을 여자애들과 다른 점이라면 내가 수많은 시를 안다는 것, 그리고 그 시들을 다 외워서 낭송할 수 있다는 것 정도였을 거야. 들에서 집까지 참 멀었어. 나는 그 먼 길을 시를 외우며 걷곤 했지. - P323

- 전쟁이 끝나기 며칠 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말을 타고 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바이올린 소리가……그리고 바로 그날이 나한테는 전쟁이 끝난 날이었어요…… 갑자기 음악 소리라, 그건 기적이었죠……또다른 소리가 들려왔어요……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난 것 같더군요…… 우리는 모두 전쟁만 끝나면, 그 숱한 눈물만 그치면 멋진 삶이 우리를 기다릴 거라고 믿었어요. 아름다운 인생이. 승리만 하면…… 이날들만 견뎌내면…… 모든사람이 한없이 선해지고 서로 사랑만 할 거라고 믿었죠. 모두 형제자매가 될 거라고, 우리가 얼마나 그날을 기다려왔는지……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 - P296

불구가 되어서까지 살고 싶지는 않았어. 무엇 때문에 살아? 내가 누구한테 필요하다고? 아버지도 엄마도 안 계신데, 평생 사람들 짐만 될 텐데. ‘다리도 없는 나 같은 게 누구한테 필요하다고! 목을 매자……‘ 그렇게 마음먹고, 간호사에게 작은 수건 대신 큰 걸로 갖다달라고 부탁했지. 게다가 병원에서 모두들 나보고 ‘할머니, 할머니……여기 연로하신 할머니가 누워 계신다……‘며 놀려댔거든. 병원장을 처음 만났는데 몇 살이냐고 묻는 거야. ‘열아홉이라고, 곧 열아홉이 된다‘고 얼른 대답했지. 아, 그러자 병원장이 웃으며 ‘오, 꽤 나이가많은데, 벌써 할머니네‘ 그러잖아, 글쎄. 그뒤로 사람들이 그렇게 나만 보면 할머니라고 놀리더라고. 간호사 마샤 아줌마도 나를 놀려먹었지.
큰 수건으로 바꿔달라니까 마샤 아줌마가 그러는 거야. ‘수건은 갖다줄게. 너는 곧 수술을 받아야 하니까. 하지만 내가 지켜볼 거야. 왠지 눈빛이 마음에 안 들어, 혹시 무슨 나쁜 생각이라도 하는 건 아니지?‘ - P218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보니까, 정말 수술 준비가 되고 있더라고.
나는 수술이 뭔지도 몰랐고 그때까지 몸에 칼을 대본 적도 없었지만 이제 몸에 지도가 생긴다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었지. 베개 밑에 큰 수건을 숨기고 모두 잠들기를 기다렸어. 곧 다들 잠이 들었지. 마침 침대틀이 철로 된 거였어. 그래서 수건을 침대에 잡아맨 다음 목을 매기로 했지. 다만 도중에 수건이 끊어질까봐 그게 걱정이었어……
그런데 마샤아줌마가 밤새 내 곁을 지키고 앉았는 거야. 아줌마가 나를, 어린 나를 지켰어. 밤새 한숨도 안 자고……어리석은 나를 보호했어…… - P218

"나는 왜 살아남았을까? 무엇을 위해? 생각해보면……그건 아마 지금 이렇게 그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 P187

- 전쟁터에서 연애도 하고 그랬나요?
내가 묻는다.
-전선의 소녀병사들 중에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우리 눈에는 여자로 보이지 않았지. 내가 봐도 정말 멋진 여자들이었지만 말이오. 그 아가씨들은 우리를 전장에서 구해낸 우리의 전우였소. 우리를 구해내고 간호해주고 돌봐줬어요. 나도 두 번 부상을 당했는데, 그때마다 나를 구해줬지. 그런데 어떻게 그들을 나쁘게 생각할 수 있겠소? 하지만 당신은 형제하고 결혼할 수 있나요? 우리한테 그들은 누이였소.
-그럼 전쟁이 끝난 뒤에는요?
- 전쟁이 끝나자 그들은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소. 내 아내같이 똑똑한 여자도 여자병사들을 좋게 보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은 그녀들이 남편감을 찾아 전쟁터에 간 거고, 그곳에서 연애질만 실컷 하다가 왔다고 믿었어요. 이왕 터놓고 얘기한 김에 하는 말인데, 실제로 소녀병사들은 대부분 정숙한 처녀들이었어요. 순결한 처녀들. - P169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더러운 오물도, 들끓는 이도, 시신들도……더이상 안 봐도 되자 뭔가 아름다운 게 그리워지더군요. 뭔가 밝고 화사한 그런게……아름다운 여인들 …… - P169

-하지만 그 여자들이 고국을 지킨 건 사실이잖아요? 조국을 구해냈다고요……
- 그건 그렇소만……그런 여자들이랑 정찰은 같이 갈 수 있을지 몰라도 결혼은 하지 않을 거요. 그게, 그래요……우리 남자들은 여자를 엄마나 아내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요. 결국은 아름다운 숙녀에게 익숙하다는 거요. 동생이 해준 이야기가 있어요. 한번은 우리 도시로 독일군 포로 행렬이 지나갔는데, 동생이 또래 남자애들이랑 어울려 포로 행렬에 대고 고무총을 쏘았나봐요. 그걸 우리 어머니가 보시고는 동생 뺨을 때렸소. 그 포로들이란 게, 히틀러가 최후 수단으로 징집한, 아직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어린애들이었던 거요. 동생은 그때 겨우 일곱 살이었지만 우리 어머니가 그 어린 독일군 포로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너희 엄마 같은 사람들은 눈이 멀어버려야 돼. 세상에 어떤 엄마들이기에 이렇게 어린 자식들을 전쟁터로 내보낸단 말이냐!‘ - P166

"전쟁은 남자들의 일이오. 그런데도 남자들 이야기는 그렇게 쓸 게 없는 거요??"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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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7-25 1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부분 읽으면서 너무 분노하고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해서 한동안 다음을 넘어가질 못했어요ㅠ 무엇이 중요한지를 따지는 우선순위에서 왜 가장 가혹한 폭력을 제쳐두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힘든 책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락방 2022-07-25 10:54   좋아요 4 | URL
전쟁은 전쟁강간범들의 좋은 핑계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강간이 전쟁시에만 일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적국의 여자들이다‘라는 걸로 강간에 대한 변명을 가해자들 스스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치 그래도 되는 것인양.. 그게 너무 화가나고, 그걸 보는 사람들조차도 전쟁이니까, 라고 그 일에 대해 눈감아버리는게 미치겠어요. 저 장면 읽으면서 ‘그건 내가 지금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일까, 만약 저 상황이라면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할까‘를 수없이 생각했는데, 답은, 잘 모르겠다는 거였어요. 아무리 가정한다해도 제가 그 상황에 있는건 아니니까요.

얼마전 인하대 강간살해 사건 보면서도 생각했는데, 어떻게 고작 스무살밖에 안된 놈이 강간할 생각을 할까요? 어떻게 그 머릿속에 그런게 들어가있을까요? 강간은 남자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 같아요. 너무 싫어요.

공쟝쟝 2022-07-25 1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통에 대한 감정이입역시 매우 정치적이고 선택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도 내 시선이 닿지 않는 영역은 존재하고. 그래서 열려있어야 하고 두눈 뜨고 봐야한다고 그런 태도가 필요한 것 같고 그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서 부단히 견주고 깨지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없애버리자고 하는 건 (그렇고 싶지만) 시기상조라고 치고… 그 동안의 위계에 질문하는 것 밖에, 끊임없이 문제제기 하는 것. 이미 잘하고 있으니, 더 오만하게!! 읽느라 수고많으셨어요. 저도 부단히 따라가겠습니다!

다락방 2022-07-25 11:14   좋아요 6 | URL
공쟝쟝 님 댓글을 읽으니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고통에 대한 감정이입 역시 매우 정치적이라는 것이요. 저는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저 역시도 눈감거나 뒤로 미뤄두는 수많은 고통들이 있겠지요. 그건 제가 제 나름의 우선순위를 정했기 때문일 것이고요. 제 우선순위는 다른 기준의 사람에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기도 하겠지요. 정치적.. 오늘도 배웁니다.

공쟝쟝 2022-07-25 11:25   좋아요 3 | URL
네! 어쩌면 우리가 감정이입하기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내가 이런 시절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여성인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 더더 페미니즘 적이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고요 ^^
저는 다락방님이 이해 충분히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납득이 안되는 거예요 ㅋㅋ 그리고 이해를 전혀 못하는 사람들이 절망적으로 많은 거고요. 다른 몸을 살면서도 자기 시각을 갖는 것이 두려우니까요. 이미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몸을 가지고도 이해를 하지 않는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오천년에 대해 애도를 표합니다. ㅋㅋㅋㅋㅋ

미미 2022-07-25 1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실제로는 더 많았을텐데 강간 이야기가 저 부분 뿐이었다는게
조금 이상하더라구요. 그리고 독일로 들어갔을때 독일 여성들에게도 3일간 허 했다는 스탈린의 말 이외에는 아예 그런 증언,기록이 없고. 다락방님 말씀에 아프게 공감합니다. 여성의 권리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들 하지만 쉽게 배제시키고 쉽게
후순위로 밀리고 무시당하는 이런
상태가 없어져야 비로소 변화되었다고 저는 체감할 수 있을것 같아요.

다락방 2022-07-25 11:26   좋아요 4 | URL
여성의 권리가 나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조차도 다른 것들과 부딪치면 여성을 뒤로 미루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죠. 그 나름의 우선순위를 가졌기 때문일것이고, 그 우선순위에서 여성은 그 다음이 되기 때문이겠죠. 내 우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타인은 아마 자기의 우선이 옳다고 생각할텐데, 저는 제 우선권이 여성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혐오자로 불리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누가 저를 뭐라고 부르든간에 저는 제 우선권을 위해 행동해야 할 것 같아요.

항상 같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미미 님.

그레이스 2022-07-25 11: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는 것은 고통스러웠습니다.
다시 전자책 펴서 조금씩 읽어가고 있는데 ... 그 감정의 기억들이 올라오네요.

다락방 2022-07-25 11:27   좋아요 3 | URL
그렇게나 어린 사람들이 전쟁에 참여했다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요. 부상과 죽음을 눈 앞에서 맞닥뜨리는 사람들은 어떤 크기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걸까요.

단발머리 2022-07-25 13: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불쌍하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읽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이번달에 우리 모두 힘들었다는 ㅠㅠ

잠자냥 2022-07-25 14:14   좋아요 3 | URL
그럼 전 읽지 않고 불쌍한 사람으로 남기로....; 이 책 아주 오랫동안 보관함에 담아뒀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읽으면 너무 고통스러울 게 뻔해서;;

다락방 2022-07-25 14:32   좋아요 2 | URL
그렇지만 다음달 책도 .. 역시 힘들겠죠? 안힘든 책은 없는걸까요? 빌레뜨 읽어야 되는데... 다락방의 미친여자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세상 사람들이 다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읽어보라고 막 추천할 수도 없고 그렇습니다 ㅠㅠ

책읽는나무 2022-07-25 16: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폭행 당한 저 부분 읽고 하~ 했네요ㅜㅜ
그리고 우리네 근현대사 책에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미군 부대에서 한국 소녀를 성폭행하면서 농락했는데 콜라병을 쑤셔 놓은 사진 기록물 보고 참 경악을 금치 못했었어요.
전쟁은...여성들에게 참혹함의 시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론 신념에 의해 자원 입대한 여성들의 본인들의 공을 자랑스럽게 인터뷰한 장면들을 읽을 때는 또 그게 다는 아닐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살짝 했었네요.
그래도 어쨌거나 전쟁은 여성들에게 너무나도 참혹한 현실이에요.
전쟁은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에요ㅜㅜ

다락방 2022-07-26 08:20   좋아요 2 | URL
며칠전 인하대 강간사건 기사에 어떤 남자애가 댓글 단걸 봤거든요. 자신이 전교1등하는 성적표를 인증하면서 ˝그런데 강간 좀 하면 어떠냐 보지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라고 해놨더라고요. 와.. 도대체 공부 잘하는 건.. 뭘까요?
저는 본인의 선함을 뒤로 밀어두게 하고 그래서 당시에는 옳은 판단을 하지 못하게끔 막는 것 역시도 전쟁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평소와 다른 결정을 하는 건 인간이 불완전하기 때문인데, 그런 극한상황으로 몰고가는게 바로 전쟁이잖아요. 어제도 전쟁을 다룬 책을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읽기를 멈췄는데, 아 너무 싫으네요.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07-26 09:23   좋아요 1 | URL
미친 놈이군요???ㅜㅜ
인하대 사건 뉴스 보고 남편이랑 깜놀했었어요. 니네들은 절대 저래선 안된다고 어리둥절한 애들한테 잔소리 해댔는데... 보통 집에서 자식들 단속하기 바쁠텐데 아니...쟤는 어떻게 교육 받았길래 저런 댓글을 쓴답니까?? 정말 이해할 수가 없군요!!!
요즘은 공부 잘하면서 인성 나쁜 애들이 제법 있어요.ㅜㅜ
딸애 고등학교에도 공부 잘하는 남학생이 사고 쳤는데...학폭을 여네~어쩌네~ 그러긴 했었는데...그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더라구요. 머리 좋은 애들이 사고 치면 더 무섭잖아요.
사람이 억울하게 죽었으면 먼저 애도하는 게 정상일텐데...왜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지?? 저런 아이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무섭네요.
책을 읽으면서도 신념을 지킨다는 게 뭘까? 그런 생각이 들곤 했었는데,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막아버린다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내가 지키려는 신념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수백번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그 순간 수정도 해야지 않을까? 란 생각도 들구요. 내 신념이 양심의 토대위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기초는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는군요.
잠깐이라도 잊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냅시다^^
 
왜 소중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요?
거기에서 여기까지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일단 한숨 한 번 쉬고 시작하자.


나는 비포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비포 선셋>을 가장 좋아한다. 여자와 남자 주인공 둘만 나오는 영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둘이서 수다 떨면서 걷기만 하는 영화인데 이게 어찌나 좋은지. 아마도 서로에게 가장 충실하고 서로가 서로만 관심있어하고 서로가 서로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편에서는 낯선 너와 내가 만났고 2편에서는 너와 내가 9년만에 너와 나의 간절한 바람으로 재회했고 3편에서는 그런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세상을 함께 만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나는 이 시리즈가 그대로 사람을 그리고 인간 관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면에서는 3편도 참 좋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서 같이 여행하고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같이 얘기하고 같은 풍경을 나란히 앉아 보는 현재를.


후아. 

이 영화는 언제고 다시 보아야지 하다가 이번에 보게 된건데, 아니 좋아서 다시 보려고 했고 내가 좋아했던 것도 아는데, 다시 보는데 왜이렇게 좋은건지. 여자와 남자가 9년만에 만난건 우연이지만, 그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지만, 그러나 만나기를 원한 것도 사실이다. 첫 만남에서 9년이 흐르는동안 그들은 서로를 잊지 못했고 그래서 남자는 그것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썼다. 파리로 저자와의 만남을 하러 가면서 내심 어쩌면 그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기적처럼, 아니 그의 바람이 간절한 덕에, 그녀가 거기, 서점에 와 있었다. 남자는 이제 곧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공항에 가는 시간이 임박하기까지 내내 그녀와 이야기한다. 그들은 9년 만에 만났는데, 9년 전에도 고작 하루를 같이 있었을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다가 멈출 줄을 모른다. 9년 전의 일과, 6개월후 빈에서 만나기로 했던 것, 그 때 왜 그들은 재회하지 못했는가 부터, 어린시절의 이야기 현재 하는 일들, 미국의 총기 소지와 전지구적으로 환경에 관한 것들, 동유럽에서 잠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까지 대화는 여기에서 저기로 또 저기에서 저어어어어어어어어기로 통통 튀면서 이동하고, 정말이지 멈추지를 못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이야기에 취해 과거의 어느 때로 돌아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한시간 남짓 있으면서 꼬박 둘은 이야기를 나누는거다. 찻집에 잠깐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한 대씩 피고 다시 센강 주변을 걷고 유람선도 잠깐 타고.


한 명이 그 때의 시간이 그리고 그 때의 상대가 그리워 글을 썼다면,

다른 한 명은 그 때의 시간이 그리고 그 때의 상대가 그리워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비행기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둘은 이제 여자의 집에 잠깐 들르기로 한다. 여자가 만들었다는 노래를 듣기 위해. 여자는 집에 도착해서는 차 한잔 줄까? 묻고 남자는 좋다고 한다. 그 때 여자가 차의 이름을 말하는데, 내가 영화를 다 보고 잠깐 '근데 그 차가 뭐였지?'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네 글자였는데.


페퍼민트?

아니다, 민트 류가 아니었어. 내가 마셔본 거였던 것 같아.

로즈마리?

아니다.

라즈베리?

아니다.

아.. 네글자, 네글자였는데. 페퍼민트도, 로즈마리도 아닌 네 글자. 뭐지?

너무 기억하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아서 영화의 그 부분을 다시 돌려봤다.


캐모마일 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모마일이라니.



여자는 남자에게 차를 끓여 주고, 노래를 들려준다. 그들은 함께 음악을 듣고 콘서트에 갔던 일을 얘기하다 여자가 춤을 추면서, 너 그러다가 비행기 놓쳐, 라고 말하는데, 남자는 이제 비행기 놓치는 것을 각오한다.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여기 있으니까. 내내 그리워하던 사람이 여기 있으니까. 그는 마지막에, 비행기를 놓치기로 한다.



왜 어떤 만남은 길지 않아도, 횟수가 많지 않아도, 그토록이나 강렬한걸까? 왤까?


















<비포 선셋>이 미국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사랑이야기라면,

<브로큰 잉글리쉬>는 미국 여자와 프랑스 남자의 사랑 이야기이다.


미국 여자는 미국에 여행온 프랑스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와 같이 밤을 보내게 된다. 남자는 여자에게 '나 프랑스로 돌아가야하는데 너 같이 갈래?' 묻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혹시 프랑스에 오면 연락해, 라며 전화번호를 남겨준다. 


그녀는 프랑스에 간다. 그를 만나고 싶다. 프랑스에 도착했으니 그에게 전화만 걸면 되는데, 전화번호가 쓰여진 종이를 잃어버렸다. 내가 여기에 대해서는 엄청 안타까워하며 그리고 노여워하며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먼댓글 트랙백 참조)

여자는 남자의 전화번호를 찾지 못해 연락하지 못했고 만나지도 못했다. 그렇게 파리에서의 시간을 홀로 보낸 후에 미국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가는 길, 기적처럼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그렇게나 만나고 싶던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지하철에서 내리고 그들은 그렇게 바에 들어간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그녀에게 '그러니까 나를 만나러 왔지만 만나지 못했고 이제 돌아가려 한다는거냐' 물었고, 여자는 그렇다고 말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여기 좀 더 있으면서 나랑 얘기 나눠요' 라고 말한 뒤에,


'당신은 비행기를 놓치겠지만'


이라고 덧붙인다. 그녀는 그렇게 비행기를 놓치는 걸 선택한다. 비행기를 예정대로 타고 돌아가는 것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남자와 보내는 시간이 그녀에게 더 큰 까닭이다. 그것은 찾아왔던 상대이기 때문일 것이며 기다리던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돌아가기로 예정된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갑작스럽지만 결국엔 선택한 것,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사랑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아니, 돌아가야 해' 라고 말해서 돌아가는 비행기를 예정대로 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 눈앞의 사랑이 커도, 내 눈앞의 상대가 간절해도,

예정된 비행기를 타고 가 내게 주어졌던 일을 다시 맞닥뜨리고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물론 며칠, 설사 몇 달이라도 내가 없다고 세상이 엉망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내가 있던 곳에 혼란을 주는 일을 선택하길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비포 선셋에서도 그리고 브로큰 잉글리쉬에서도, 상대가 비행기를 놓치기를 바라는 마음 혹은 상대 때문에 비행기를 놓치는 마음을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건 사랑이었네, 사랑이 틀림없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라면? 나였다면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돌아갈 것이다. 돌아갔다가, 널 만나러 다시 올게, 라고 말할 것이고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충동적으로 너 때문에 여기 좀 더 있겠어, 를 선택해서 내가 하는 일이나 나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은, 나는 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좋아. 그러니까, 



다시 만나러 올것이다.

만나러 올게.

만나러 온다고 말했으니까, 만나러 올게.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나의 상대가 비행기를 놓치지 않는다해도, 예정대로 타고 가기를 선택한다고 해도, '넌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라고 실망하지도 않을 것이고, 거기에 대해 서운하지도 않다. '너가 나를 사랑한다면 지금 떠나지 않을텐데'같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비행기를 놓치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왔던 곳으로 예정대로 돌아가길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만 진실한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사실, 나는, 상대가 충동적으로 비행기를 놓치기보다는 예정대로 돌아가는 성향의 사람이기를 원한다. 나는 그 편이 더 마음이 끌린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 다만, 갔다가 다시 올게, 라고 말만 해준다면, 그거면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온다고 말해놓고 오지 않을 사람은 아닐테니까. 세상에 자기 말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나는 그런 사람은 사랑하지 않으니까.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건 아니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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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7-25 0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사실 종종 자주 봅니다) 전 이 투머치토커 커플이 정말 너무 좋습니다. 그들이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인 것 너무 좋고요. 저랑 동족이라고 생각해서 더 좋아합니다. ㅋㅋㅋ 대화를 섞는 것은 몸을 섞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정희진 슨상님께서 말씀 하셧쥬. 그건 너무 맞는 말이고, 그래서 저는 좀 대화 섞는 것에 헤픕니다. (몸 섞는 건 락방님 말씀대로 사주에 없는 걸로 합시다ㅋㅋㅋ 굳이 양자택일 할 필요는 없지만, 둘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는 대화, 무조건 대화입니다) 저는 걸으면서 대화하는 것의 희열을 좀 압니다. 그리고 종종 길을 잃죠. 기꺼이 가던 길과 대화의 길을 함께 잃어주던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 거기에 낭만과 사랑을 더해버린 판타지 같은 영화... ㅎㅎㅎ 비 포 선 셋 -! 크으!

다락방 2022-07-25 10:47   좋아요 3 | URL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게 정말 미치게 해요. 너무 좋아요. 그런데 그게 좋을 수 있는건 이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지식배틀 같은거 하는게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래서 리액션을 하잖아요. 특히 에던 호크 쪽이 더 여자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는것 같아요. 여자는 좀 자제하는 것 같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

clavis 2022-08-1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이 너무 좋네요. 락방님..이렇고 저랬던 일들이 있었지만, 오늘의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던건 아니었다고..
 
















현재 친구들과 함께 읽는 원서는 요즘 엄청 핫한 작가 '콜린 후버'의 《UGLY LOVE》이다. 

번역본 없이 원서 읽는 건 내가 아직 할 수가 없고 번역본을 옆에 두고 읽어야 하는데, 원서의 문장이 어렵다면 나란히 두고 한 문장씩 훑어보고 있고, 원서 문장이 어렵지 않다면, 일단 번역본을 휘리릭 읽고 원서를 읽는다.

보통 로맨스 소설 이라고 하면 그저 연애나 사랑 이야기만 나오니 쉬울 것 같지만, 《HATING GAME》의 경우 낯선 단어도 수두룩하고 글 자체가 어려워서 번역본을 옆에 두지 않았다면 읽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샐리 루니는 그에 비하면 쉬운 편이었고, 문장 하나하나가 울림을 주는 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였다.

콜린 후버의 원서는 몇 권 안되는 완독 원서들을 기준으로 봤을 때, 아마도 가장 쉬운 원서가 아닐까 싶다. 번역본을 읽고나서 원서를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모르는 단어의 수도 다른 책들에 비해 적다. 문장 자체가 쉽다. 원서읽기 도전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콜린 후버가 아주 적절할 것 같다. 짧고 쉬운 문장들이 많아서 읽기에 정말 쉽다. 



'테이트'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오빠 혼자 사는 집에 당분간 동거하기 위해 찾아오고, 파일럿인 오빠는 주로 파일럿이 사는 아파트에 살고 있던 터라, 오빠의 동료이며 오빠의 앞집에 사는 남자 '마일스'와 아는 사이가 된다. 처음부터 상처를 갖고 있는게 눈에 훤히 보였던 마일스는 잘생기고 매너도 좋아서 테이트는 엄청 끌리게 됐는데, 마일스 역시 테이트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 우리가 섹스만 하는 사이가 되자고 한다. '나의 과거를 묻지말고 미래를 기대하지도 마'라는 조건을 내걸고서.


아직 이십대 중반의 여남주인공들은 그래서 섹스파트너가 되는데 합의하고 섹스를 하는데, 와, 테이는 마일스의 섹스 기술에 맨날 녹아버린다. 맨날 이번은 지난번과 또 다르고, 키스가 막 섹스같고 그렇다. 테이트는 당연하게도 마일스를 사랑하고 있고, 또한 마일스의 눈빛이나 표정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러나 마일스는 그럴 때마다 차갑게 얼어붙으며 '난 다시는 사랑을 안할거고 너한테 희망을 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걸 기대하면 우린 계속 만날 수 없어. 테이트는 그래서 그에 대해 알고 싶으면서 그리고 달콤한 속삭임을 듣고 싶으면서도 그를 잃고 싶지 않아(섹스 머신!! 섹스 대마왕!!) 꾹 참아가면서 그를 만난다. 



로맨스 소설이면서 섹스파트너인 관계의 설정이라 책에는 섹스하는게 대부분이고 그래서 읽기에 재미있다. 번역본을 읽는데 아주 그냥 팔랑팔랑 넘어가, 어제 내친 김에 다 읽어버렸다. 원서라고 크게 어렵지도 않아, 번역본 읽은 뒤에 원서를 펼쳐 읽노라면 무슨 말인지 대충 다 알 것 같다. 원서는 매주 정해진 분량이 있어서 읽으려면 멀었지만, 나는 번역본을 읽었으므로 이 책의 중간과 결말까지 알고 있다. 일단,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지배하는 섹스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로맨스 소설의 남주가 발기가 안된다거나 금세 사정한다거나 섹스를 못한다거나 하는 설정은 없다. 아마 지구상에 없지 않을까. 여하튼 그래서 마일스도 섹스를 엄청 잘한다. 이제 스물여섯살인 남자가, 게다가 스무살에 마지막 키스와 마지막 섹스를 해서 6년간 섹스 경험이 전혀 없었던 남자가, 어떻게 이렇게 6년만에 바로 여자를 맨날 녹여버리는 섹스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네요? 게다가 그의 근육이 훌륭한 걸로 나오는데,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일스가 운동하는 장면은 나오질 않는다. 조깅도, 헬스도 하지 않는다. 오, 마일스여, 그 근육은 그냥 응애- 하고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거니? 


물론 여자주인공도 매끈한 허벅지 납작한 배.. 같은 몸으로 나오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몸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장면은 역시 나오지 않는다. 타고나길 로맨스 여자 주인공으로 타고난 것인가 보다. 여하튼 이들은 섹스에 합이 맞아가지고 섹스 할 때마다 아주 괴성을 지르고 서로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아주 그냥 서로만 보면 불타오르고 그러는데, 어떻게 그렇게 스무살에 해보고 안해본 섹스를 기교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뭐, 여하튼간에 막 요케요케 저케저케 이케이케 막 한단 말이야? 그러다가 나는 헉! 하는 장면을 맞닥뜨리게 된다.



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걸.. 쓸 수도 없다. 왜냐하면, 넘나 19금 이라서.

그렇다면 이건 내가 듣도 보도 못한 19금 장면이냐? 아니다.

아마 성인이라면 대부분 아는 것일테고, 또 나를 포함한 성인들 대부분이 해보기도 했을텐데, 그러니까.. 아예 처음 보는 낯선 어떤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그 장면을 똭- 보는데,


헉!


이렇게 된 것이다. 

어젯밤에 그 장면을 읽다가,

!!!!!!!!!!!!!!!!!!!!!!!!!!!!!!!!!!!!!!!!!!!!!!!!!!!!!!!!


이렇게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창밖엔 빗소리가..

자세히 말할 순 없고 그러나 내가 나중에 이거 읽었을 때 기억은 나야 되니까, 손가락과 입.. 이라고만 써두겠다.



야합니다.. 야하다..

야하고 어렵지 않은 로맨스 원서를 찾는다면 이 책이 딱이다. 그렇지만,


번역본을 다 읽은 지금은, 이 책이 내 취향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마일스는 '다시는 사랑 안해' 할만큼 커다란 상처를 가진 남자다. 그 상처는 6년전 과거에 발생한 것. 그 상처는 너무도 크고 깊어 다시는 사랑을 안하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으며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삶을 그동안 살아왔다. 그러다 테이트에게 끌리게 되고 스스로 부정하고 이를 악물지만 사랑이 싹트는거다.

누구나 상처를 가질 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아주 어린 나이에도 치명적 아픔을 갖고 살아가게도 된다.

콜린 후버는 그러나 그 상처들이 나를 지배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삶을 사랑으로 찾을 수 있다고 결과적으로 말하고 있다. 콜린 후버의 책은 이게 처음이지만, 아마도 콜린 후버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모두들 동의하기 때문에 콜린 후버가 지금 인기 있는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재미를 위해 극적 요소를 지나치게 넣은 것 같아서 내 취향이 아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나를 함부로 대하는 걸 내버려두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편이라서 이 책이 별로였다.

소설을 읽다 보면 소설 속의 등장인물 중 누구나가 될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이야기는 내가 참여하는 이야기가 된다. 그 안에서 나는 현실에서의 내가 저지르지 않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아픈 과거를 갖기도 하고, 질투를 하기도 하며, 사랑을 하기도 한다. 소설을 간접경험이라고 하는 건 바로 내가 그 안에 들어갔다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테다. 나는 그런 식으로 나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소설을 좋아하고, 그러나 그 소설이 잘 쓰여진 문장들로 이루어졌을 때 좋아한다. 콜린 후버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기 위해 지나치게 극적으로 표현했고(그래서 눈물이 난다), 나는 그런 걸 문학작품에서 딱히 높이 사지 않는다. 물론, 세상에는 그보다 더 극적인 일들이 실제로 더 많고 또 책이나 영화에서도 많이 보여지지만,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하기 위한 설정 자체가 보이는 건-쉽게 말해 작가가 보이는 건- 내가 좋아하는 소설, 문학이 아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을 테이트가 건드렸고 마일스는 그 때 자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테이트를 함부로 대한다. 사실 테이트가 마일스로부터 상처 받은 건 한두번이 아니지만, 번역본에서는 '범하다'는 단어가 쓰일만큼 함부로 대했음에도(원서에서 이게 어떻게 표현될지 모르겠다), 마일스를 내치지 못한다. 머리로는 이런 일에 나를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용서하고 또 받아들이는거다. 결국 소설에서는 테이트가 진정으로 아주 울트라캡숑으로 마일스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겪었다고 나오고, 그래야 '그래서 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소설속에서도 영화속에서도 그리고 현실에서도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그럼에도 받아들이는' 이야기에, 특히나 여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사랑하는 일에 아주, 아주 스트레스를 받는다. 진짜 스트레스 받는다. 왜 그 남자가 너를 그렇게 대하는데, 너도 그게 잘못이라는 걸 아는데, 그런데 그 사랑을 해? 나는 이게 진짜 너무 극심한 스트레스다. 그게 사랑이라서 그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거야? 아니, 사랑은 그런게 아니야. 사랑은 나를 함부로 대하는 걸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상대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는게 사랑인거다. 그치만 그 남자가 다정할 때는 한없이 다정하고, 섹스도 잘하고.... 그래, 그게 더 크기 때문에 그 남자를 사랑할거라면 니 마음대로 하세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진짜 스트레스. 휴.. 진짜 똑똑하고 공부도 많이한 여자들이 스스로 잘났음에도 '날 함부로 대하는 너지만 사랑해' 이러는 거 보면 내장이 다 뒤틀리는 것 같다.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그 남자에게 물론 어떤 상처와 고통과 트라우마 기타등등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내가 상처받은 영혼이라고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것이 허락되는 건 아니고, 아마 그걸 허락하기 때문에 테이트는 마일스랑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이 되고, 나는 그냥 혼술,혼여행,혼독서,혼커피,혼영화,혼밥,혼산책 이러면서 사는건지 모르겠다만.




이게 영화로 제작된 것 같다고 친구가 유튜브 링크를 보내줬는데,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오니만큼 영화가 너무 보고싶은거다. 게다가 예고편에서 ㅋㅋㅋ 남자.. 등판 무슨 일이야. 등판 넘나 내타입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영화가 제작된다고 했다가 틀어진건지, 2016년 개봉이라고 되어있는 예고편 영상에 누군가 댓글로 '지금 2021년인데 아직도 나는 기다리고 있어 ㅠㅠ' 이런게 달려있더라. 게다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어. 아 궁금하다...




무슨 예고편이 남주 여주 얼굴이 제대로 안보이는데 남주 실루엣만 찬란해. 그런데 이 영화 관련 글들 찾아보면 남주가 너무 딱이라는 거다. '닉 베이트만' 이라는 배우던데, 검색해보니 주연으로 나온 영화는 볼 수 있는게 없고 조연인 영화가 왓챠에 있더라. 제목하여 <파티 올나잇>.

닉 베이트만 궁금해서 보고 싶은데 볼게 파티 올나잇 밖에 없다니. 그런데 왓챠에 있으니 뭐 그냥 보지. 그렇지만 포스터도 줄거리도 넘나 내 타입 아니다. 포스터부터 싫어..


으.. 싫지만 닉 베이트만 궁금하니 한 번 봐보자, 했는데 하아- 

주인공이 꿈꾸는 사교파티는 술,섹스,마약에 절여진 여자들이 잔뜩 들어오는 클럽.. 이라면서 소개되고 영화 시작하고 2분 가까이 현란한 조명 속에 춤추는 젊은이들이 가득한 클럽만 나온다. 도무지 버티지 못하겠어서 꺼버렸다. 내가 이 영화를 본 시간은 1분 40초 남짓. 어쩌면 이것이 넷플이나 왓챠의 단점이자 장점일 것 같다. 만약 극장이었다면, 으 싫다 하면서도 어쨌든 끝까지 봤을 것이고 끝까지 본다면 내 생각과 달리 졸라 작품성 엄청나서 감동에 허우적 댔을지도 모르니까. 나는 술과 마약 섹스 이게 한꺼번에 나와서 마치 그것이 젊음의 어떤 방황과 열정과 무모함인듯 보여지는 거 진짜 너무 싫고 게다가 중독이기까지 한 걸로 보여진다면 힘들다. 내가 '캐럴라인 냅'의 <드링킹> 읽으려고 시도하다가 포기한 사람이다. 휴.. 그래서 나는 아직 완독한 캐럴라인 냅이 없다........




자, 다시 어글리 러브로 돌아오면,

원서 읽기를 몇 권 해오면서, 원서는 내가 읽은 번역본과 그 감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번역본에선 그냥 넘겼던 부분을 원서에선 울기도 하고 번역본에선 이해하지도 용서하지도 못했던 청춘을 원서에서는 이해하기도 했다. 그러니 어글리 러브도 번역본과 원서가 주는 느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원서가 쉬워서 읽기에도 나쁘질 않아, 내가 만약 콜린 후버를 번역본으로'만' 만났다면, '콜린 후버는 이제 안읽어도 되겠다' 했을 것 같은데, 원서를 읽다보니, 한 두 권쯤 더 만나봐야지 싶다. 일단 번역본 '또' 사둔게 있으니 그것의 원서도 읽어보고, 또 선물 받은 원서가 있으니 그것도 읽어보고. 원서로 읽기에 콜린 후버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근데, 원서 읽다가(물론 번역본에서 먼저 읽었지만) 좀 .. 이해가 안된다기 보다 갸웃하게 되는 지점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아직 둘이 서로를 인지하고 긴장하기만 하던 때이고 대화도 많이 안해본 상황인데, 추수감사절을 테이트의 집에서 보내기로 하고 테이트와 마일스와 테이트의 오빠가 자가용 한 대를 타고 테이트의 본가를 간단 말이다. 테이트의 오빠가 전날 밤근무여서 잠을 못잔 터라 '갈 때는 내가 운전할게' 해서 마일스가 운전하고 테이트의 오빠는 조수석에서 '나 깨우지마' 하고 잠들었는데, 뒤에서 책 읽으려고 애쓰던 테이트는 앞 두 좌석의 사이 콘솔(console)에 자기 발을 올려두었다. 운전하던 마일스가 손으로 발을 건드렸고 그래서 발을 치우려고 하니까 마일스가 괜찮다고 그대로 두라고 하면서 자기 손으로 테이트의 맨발을(bare foot)을 감싸는(wrap)거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으로 문질문질..(his thumb just moved)

이걸 유혹이고 에로틱한걸로 표현하던데, 아니 그러니까 뭔지 알겠는데, 오케오케, 알겠어,근데.. 음.. 첫 스킨십이 맨발 문질문질?? 흐음.. 그치 뭐 그럴 수도 있겠지. 꼭 손잡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다른 커플들 스킨십 손잡기로 시작할 때 우린 발잡기로 시작하자. 뭐 그럴수도 있지. 음.. 

그래,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수많은 커플들이 있는데 발잡기로 시작하는 커플이라고 왜 없겠어. 

공리 주연의 영화 <붉은 수수밭>에도 보면 가마 타고 가던 여성의 맨발을 똭 잡는 남자 나오는데.. 발.. 맨발.... 이란 무엇인가. 뭐 아무튼 발잡기로 시작하는 커플도 있다, 뭐 그런 얘기다. 




오늘 출근해 미친듯이 일하다가 '가만있자 원자재 가격이 상반기에 상승했는데 그게 몇 월이었지?' 하고 자료를 찾아보다가 5월이라는 걸 알게 됐다. 5월이었구나. 라고 생각하자 마자,


5월의 당신은~ 꽃보다 빨리 피어나서~ ♪


하고 있는 나여..





아, 뭔가 꼭 쓰려고 했던게 있었는데 까먹었네. 이래서 메모를 해야 한다 ㅠㅠ


다음 읽을 콜린 후버 작품은 이것. 원서 사러 가야지~ 눈누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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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의 제안, 당신의 선택은?
    from 마지막 키스 2022-07-28 09:43 
    자, 다시 어글리 러브다.'마일스'는 6년전 사랑의 상처로 인해 '다시는 사랑 안해' 라는 각오로 살고 있고 그래서 키스도 섹스도 6년전이 마지막이다. 6년간 여성을 만나 데이트한 적이 없어서 그의 직장동료인 코빈은 그가 게이인줄로만 알았다. 그런 마일스가!! 코빈의 여동생 '테이트'를 보고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바로 앞집에 살면서도 딱히 살갑게 지내진 않았지만 사실은 매력을 느끼고 있었던거다! 추수감사절에 코빈의 집에 밥 먹으러 가는 길, 코빈이 잠든
 
 
2022-07-21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1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2-07-21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빨리와서 맨발에 반응하는 댓글달아주세요! ㅋㅋㅋㅋㅋ
내장이 다 뒤틀리는 다락방님은 극진 극진한 사랑파 이신 걸로..
저는 헤어질 결심 때문에라도 당분간은 섹스 없는 사랑에 천착할 예정입니다. 프라토닉 러브 흐흐흐흐 작품 추천받아요 ㅋㅋㅋ

잠자냥 2022-07-21 13:21   좋아요 1 | URL
뻥치네.
섹스 없는 사랑에 무슨 헤결 때문에 천착이에요?
섹스할 대상 없어서 그런 거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21 13:26   좋아요 1 | URL
관심법한다. 잠자냥. 나 선잠후럽되는 밀레니얼인데 선잠으로 가는 길이 너무 험난해. 일단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고 있고요….. 난 아직 코로나 안걸렸고요….
어쩔 수 없다… 선럽후잠…. 아니ㅡ근데… 럽 뭐죠? 사랑 뭐죠? 사랑 무엇입니까?

다락방 2022-07-21 14:54   좋아요 1 | URL
플라토닉 러브 하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아닙니까? 그들은 플라토닉 러브였다. 왜? 이메일로만 사랑하니까!!!
근데 플라토닉 러브, 나도 궁금하다. 극진한 플라토닉 러브 나오는 책이 뭐가 있지? 쟝쟝 님께 추천하실 때 저도 참고하겠습니다!!

선잠후럽은 밀레니얼만의 특징은 아니고 고리타분한 꼰대들한테도 가능한거긴 하지마는..
나는 선잠후럽은 안되고 선잠하면 후잠잠잠잠잠잠잠잠 그리고 공허함... 이 오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비추천. 밥 많이 먹어야 그 공허함을 채워. 그렇지만 선럽후잠은.. 너무 시간이 오래걸린다. 베스트는 동시에잠과럽인데 꺅 나 오늘 너 처음보는데 자고 싶어 꺅 사랑해 이건데... 흔치 않죠. 이러면 하도 열정적이라서 배가 고프다.. 왜 난 늘 배가 고플까?

잠자냥 2022-07-21 15:55   좋아요 1 | URL
<속보> 다부장 한 끼에 두 가지 메뉴 먹는 이유 마침내 밝혀져....
선잠후잠잠잠잠 선럽후잠잠잠잠잠잠 여파로 깊이 깊이 뱃속에

다락방 2022-07-21 15:57   좋아요 2 | URL
마침내.
공허함이 허기와 살이 되어 돌아왔네요. 껄껄..

잠자냥 2022-07-21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예요. 발 잡은 이야기, 맨발 잡은 이야기.........하다가 원자재 가격 상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 터짐.
그나저나 로맨스 소설 남주 정말... 아니 6년 가까이 섹스 안한 놈이 뭘 글케 잘하고, 운동 1도 안 하는 놈 등판이 저렇다굽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래서 로맨스를 못 읽어요.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19금 그거 궁금하다........ 뭔지 알 것도 같지만.. 아 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창밖엔 빗소리가.

공쟝쟝 2022-07-21 13:27   좋아요 0 | URL
빗소리에에에 감추려하더어언 그대의 울먹임을 알고 있어어어어어어 내ㅜ어깨위에….. 저 비가 아닌… 그대의 눈물인 것도…. 블루 블루 레인…*

다락방 2022-07-21 14:58   좋아요 2 | URL
제가 일터에서 글쓰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맨발 잡은 이야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머릿속에 들어 있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동시에 들어 있으면 어떻게 한다? 동시에 풀어낸다!!! 네, 뭐 그런 것입니다.

쟝님, 나는 이걸로..

https://youtu.be/afxLaQiLu-o

공쟝쟝 2022-07-21 17:2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ㅠㅠ 뭔지 너무 보고 싶은데 링크 안타고 들어가진다뇽 니뇨뇨뇽 ㅠ

다락방 2022-07-22 09:22   좋아요 0 | URL
아 댓글은 링크 바로 안넘어가는가봐요.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였는데 오늘은 해가 쨍쨍이네요. 껄껄.

단발머리 2022-07-21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콜린 후버 두 번째 책이고요.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에 흥미와 좌절(?)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리고 남자든 여자든 말이지요. 이십대 초반에 운동 안 하고도 좋은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운동으로 다져지지 않아도 그냥 좋은 몸매. 조금만 운동해도 효과 좋은 사람들이요. 이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1 15:11   좋아요 2 | URL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에 흥미와 좌절을 동시에 느끼는 그 기분을 저는 뭔지 너무나, 너무나 잘 알겠습니다. 특히나 좌절..이들의 섹스에 대해 할 말이 많습니다, 단발머리 님.. 읽으시면서 저랑 많은 이야기 나누십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제가 조금만 운동해도 효과 좋은 사람들 중에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조금도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지금의 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드 엔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젊은 시절에 운동 안했니 나야... 에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콜린 후버 원서 한 두어권 더 읽어볼 예정입니다. 흠흠. 야해서 읽는 거 아니고요, 영어 공부할라고 읽는거에요. 정말로요. 진짜루..

공쟝쟝 2022-07-21 17:34   좋아요 0 | URL
…. 지나친 활발한… 로맨스 금지 금지입니다. 당분간 댓글놀이 플라토닉만 허용합니다.
지극한 사랑은 언제고 할 수 있지만
활발한 사랑은 어쩐지 빼앗긴(?) 느낌이랄까 ㅋㅋㅋㅋ
과계몽이 슬픈…. 여자나이 만 35 가장 활발하다는 나이… 바로 내 나이…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들어 흐르지 못하게 활짝 웃어…)

다락방 2022-07-22 09:26   좋아요 1 | URL
슬프라고 하는 말이 아니고 사주팔자에 섹스가 거의 없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내가 사주팔자 볼 줄은 모르지만, 나랑 일주 똑같은 친구랑 내가 사주에 딱히 섹스가 없는데 ㅎㅎ 이건 나타나는 방법은 다르더라고요. 이를테면 이런 사주의 경우,

1. 그 사람 자체가 성욕이 없거나
2. 성욕은 있으나 섹스할 기회가 별로 없거나

뭐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그 사주의 영향을 받는데, 저의 경우 황홀한 섹스 상대일수록 나로부터 물리적 거리가 먼 곳에 있었다.... 고 합니다. 가까이 있는 남자는 섹스 안좋았..

사람은 사주대로 사는게 제일 편하대요.
네, 그렇다고 합니다.

공쟝쟝 2022-07-22 10:25   좋아요 0 | URL
전 1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제가 잘못됐어욬ㅋㅋㅋㅋㅋㅋ 사주에 없다니욬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건 아닙니닼ㅋㅋㅋㅋㅋ 아닌데요? 아니야아아아아 ㅋㅋㅋㅋ
 
앤의 행복은 나의 행복


신은 나를 사랑해 그를 만드셨대요, 가 아니라

신은 나를 사랑해 내가 《설득》을 재독할 때쯤 영화를 개봉해주셨... 


설득을 읽을 때쯤 이 영화가 나올 거라는 소식을 듣고도 예고편 보기를 망설였었다. 나는 내가 책을 읽을 때 내 나름대로 인물을 상상하는데 영상을 보고나면 내 상상에 제한이 생기니까 그게 영 싫었던 거다. 그래서 다 읽어갈 때쯤 예고를 보았고(다 읽고 봤나) 다코타 존슨이야 내가 너무 잘 알지만 예고속에서 남주인 엔트워스 역의 저 남주가.. 너무 못생겨서 ... 당황했다. 잘생겼다고 나오는데, 왜 저사람... 



아니 너무.. 그리고 왜 저렇게.....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 도대체 이 사람 누군가 싶어 찾아보았더니 '코스모 자비스' 라고 한다. 이게 시대극이라서 이런 모습으로 나와 이런건가, 현대물에서 이 사람은 잘생긴건가 검색해보았다.




음.. 머리카락 없는 쪽이 더 나은듯.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뭔가 살짝 로버트 패틴슨 닮은 것도 같다. 분위기가.

아니, 앤은 너무 예쁜데 ... 뭐 그렇다는 거다. 아 남주 너무 못생겨서 영화에 몰입이 안될것 같아.. 라고 생각하고 보았지만 또 보다보니까 지저분한대로 정이 든다.




영화 설득은 책 설득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캐릭터도 그렇고 도입과 결말도 그렇고 다 비슷한데 간혹 설정을 바꾼게 있긴 했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비슷했다. 그러니 나는 이미 줄거리를 알면서 보는데도 아주 재미있게 봤다. 영국 풍경도 좋고 앤과 엔트워스가 함께 초원에 있거나 바다에 있거나 할 때의 자연 풍경도 진짜 근사하고 그 때 흘러나오는 영화 음악까지도 너무 좋다. 


설득은 다코타 존슨 혼자 끌어간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텐데 주인공 역할도 하면서 화자 역할도 하고 있다. 문득 설득의 여주인공인 다코타 존슨을 보면서 여성배우의 이력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 보긴 했지만 그냥 야한 영화이기만 했던, 노출장면도 많이 나왔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오래전, 다코타 존슨이 주연이었다. 그 때 주연을 했기 때문에 다코타 존슨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배우가 일단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벗고 등장하는 영하를 찍어야 하는걸까,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거다. (아, 이렇게 쓰긴 했지만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형편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원작을 나름대로 소프트하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이건 영화 <노팅힐>에서 유명 영화배우로 나왔던 '애나'(줄리아 로버츠) 가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뭘 잘 몰랐을 때 찍었던 것이 포르노 영화가 되어있었고 전세계적 배우로 이름을 날린 지금 그 과거의 사진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던거다. 그 때 애나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휴 그랜트를 찾아왔던 거다.


여성 배우의 이력 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면 나는 어쩔 수 없이 한국영화 <인간중독>도 생각난다. '임지연'이라는 신인 배우가 그 영화속에서 노출을 심하게 하고 그것 자체가 화제가 됐던 영화. 나는 그 영화를 보았는데 송승헌은 임지연만큼 노출하지도 않았고 섹스신에서 임지연만큼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 뒤로도 임지연은 다른 작품들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텔레비젼을 잘 보진 않지만, 여성 배우가 자신의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해 선택했을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오래전에 헐리우드 여성배우들을 인터뷰한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기네스 팰트로가 그런 얘길 했었다. 자신은 운이 좋아서 젊은 시절 그런 영화들을 찍지 않고 올 수 있었다고. 


누구나 다 자기 커리어를 위해 많은 부분 숙이고 들어가고 험한 걸 선택하기도 하지만 유독 여성에게는 젊은 육체가 성적으로 담보되는 일이 허다하다. 너가 그 직업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벗을 생각해라, 라는 말을 마주치게 되는건 배우 한정만은 아니다. 여성의 이력, 시작할 때와 2년 5년 10년 그리고 20년이 되어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됐을 때, 그 시간들에는 무수히 많은 성적인 후려침이 있었을 것이다. 희롱과 멸시와 무시와 후려침. 



영화 내용으로 가자면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앤은 8년전에 엔트워스와 결혼할 마음까지 먹었으나 그 때 남자가 가난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로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쳐 그와 이별하게 된다. 8년이 지난 지금 재회하게 되는데 그들은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역시 그 사람만한 사람이 없었구나 를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다가오는데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며, 원망하는 시간도 있다가 결국은 다시 이어지게 된다, 는 거다. 

앤은 엔트워스를 만나지 못하는 8년간 그를 그리워했고 잊은 적이 없었으며 '다시는 보지 못할줄 알았다'고 하지만, 그런 그와 재회후에 다른 여성과 약혼한 소식을 듣고는 울고 절망한다. 이건 진짜 이별이겠구나, 하고.

내가 그 때의 앤이라면 나 역시 앤 처럼 울겠지만,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 입장에서는, '직접 물어, 남자에게 가 직접 물어, 너 약혼했다는 거 사실이니?' 직접 물어,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울지마!' 라고 어깨를 흔들어주고 싶었다. 울지마, 너가 안울어도 돼, 사실을 알면 울지 않을 수 있어!

그러나 여기에서 앤의 오해가 시작되고 저기에서 엔트워스의 오해가 시작되고,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왜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힘겹게 맺어져야 하는걸까?



흐름의 중반에 엔트워스는 앤과 둘이 있게 되었을 때, 자신이 절망하거나 앞이 보이지 않을 때면 '앤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아는 가장 총명한 사람, 대응 능력이 뛰어난 사람, 차분하고 사려깊고 남을 생각하는 사람. 그런 앤에게 '네가 사회진출을 한다면 그 누구보다 훌륭한 제독이 될텐데 사회진출을 하지 못한다는 게 화가 난다' 고 한다. 영화 초반에도 앤이 독백한다. 여자가 끔찍한 가족으로 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이라고. 결혼 혹은 죽음이 아니라면 아빠가 끔찍하고 다른 가족이 끔찍해도 벗어날 방법이 없는 시대를, 앤은 살았다. 그래서 앤의 친구이자 돌아가신 어머니의 친구인 러셀 부인은 그녀에게 결혼하라고 한다. 너의 언니라면 평생을 집에서 혼자 살아도 만족하겠지만 너에겐 죽음이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앤은 호기심이 있었고 외국어도 공부한 사람이었다. 앤에게는 더 넓은 세상이 필요했다. 사회진출이 필요했고 여행이 필요했다. 엔트워스의 약혼 소식을 듣고 절망하는 그녀에게 러셀 부인이 뭘 어떻게 해줄까 묻자 앤은 혼자 있고 싶다고 한다. 러셀은 그 때 자리를 피해주지만, 결혼하지 않은 귀족 여자가 혼자 있고 싶을 때, 그럴 때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지금은 친구와 외출했다 밖에 잠시 있을 수 있지만, 그 후에는? 학교도 사회진출도 허락되어 있지 않은 여성이 혼자 있고 싶어질 때는 어떡해야 하나. 학교도 사회진출도 허락되지 않고 아빠 혹은 남편과 같이 살아야 하는 여자가 혼자 있고 싶어질 때는, 그럴 때는 도대체 어떻게 하나.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일전에 강헌의 <명리> 책을 읽었을 때 한 약사가 우울함을 상담하러 온 사례를 읽었었다. 매일 약국 문을 열고 마을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데도 우울해서 사주를 보러 온 거였다. 사주를 보니 이 약사에겐 역마살이 있었다. 그런데 매일 집과 약국만 오가느라 자신의 사주대로 살지 못했었고 이에 강헌은 가까운 지역이라도 주말엔 여행을 다녀라, 고 말해준다. 



앤의 언니 엘리자베스가 평생 집에 혼자 있어도 답답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나름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 된다. 그러나 더 넓은 세계가 보고싶고 그래서 더 공부했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안에만 있으면 안된다. 나가야 하고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앤이 사랑을 찾은 것보다 앤이 '그런' 사랑을 찾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배를 타고 항해하는 남자, 게다가 그 배의 선원은 이백명이 넘어가니 한 사람만 보는 답답한 시간이지도 않을 터. 여기에서 저기로 또 저기에서 거기로 바다를 가르며 이동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것이도 또 배우게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은 세상, 여성에게 자유가 더 주어진 세상이었다면, 오로지 앤 자신의 힘으로 충분히 획득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재산 상속은 오로지 남자에게만 가능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남자의 재산에 의지해야만 했던 상황, 학업과 사회진출이 허락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내 세계를 넓히기 위해 넓은 세상을 만날 가능성을 보여줄 남자를 선택하는 것이 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가라, 앤. 항해하라. 더 넓은 세계를 보시라.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니 이탈리아에 가면 얼마나 재미있겠어. 프랑스에, 독일에, 그리고 사우스 코리아에 다 들러보고, 그러다 어느 날 나를 만나면 김치찜 해줄게요... 나는 왜이렇게 김치찜 해줄 사람이 많아. 앤, 넓은 세계를 보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근육 운동을 하세요!!




그때나 지금이나 이상한 건 그거다. 결혼해서 딱히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결혼을 강요한다는 것.

앤의 동생 메리는 결혼해서 맨날 아프고 왜 애들은 자기만 봐야되는지도 모르겠고 다 짜증나기만 하는데, 그러면서 앤에게는 '결혼만큼 인생에 행복한 건 없다'고 말한다.

러셀 부인은 '내가 누구랑 있을 때 제일 행복한가 하면 바로 나 자신이다' 라고 말하면서 앤에게 결혼하라고 한다. 

..........네? ..............


하긴 가장 행복해보이는 건 러셀 부인이긴 했다. 결혼했다 남편이 먼저 죽어서 자유롭게 놀러 다니고 피크닉 다니는 삶.. 그 여인에겐 자기가 쓸 수 있는 돈이 있다. 어쨌든.


앤과 엔트워스는 8년만에 비로소 함께하기로 한다. 역시나 생각한다. 그들에게 그 8년은 대체 왜 필요했을까. 그게 그들에게 왜 있었던걸까. 무슨 뜻으로 신은, 운명은 그들에게 비어있는 그 8년을 주었나. 물론 8년을 지내면서 엔트워스는 장교가 되어 돈을 많이 벌었고 앤은 이탈리아어를 마스터 했다(이건 이미 그 전에 했는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8년, 사실 그런 식으로 성공한 인생을 만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앤은 독백한다.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인생의 급류, 급격한 변화들을 피할 도리가 없는 것 같다고. 음.. 대운이 8년마다 돌아오는구나 앤아.. 라고 혼자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트워스는 너는 정말 너무 좋은 사람이고 너를 잃기 싫고 어떤 사이로 지내는 니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니 친구가 되자, 라고 말하는데 그 때 앤도 알겠다고 그러자고 하면서, 혼자 있을 때는 '옛연인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아아.. 앤, 젊구려.. 옛연인보다 못한 사이가 친구라니. 그거 아니야. 좀 더 살아보면, 친구가 제일 베스트라는 것을, 궁극의 연인은 친구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겁니다. 그것이 인생이에요. 디스 이즈 더 시티 라이프....(응?)




자, 다른 얘기인데,

책을 사고 싶다. 
















사실 각본집 같은 거 산 적도 없고 사보고 싶었던 적도 없는데.. 《헤어질 결심》은 좀 사고 싶네요. 마침내, 단일한, 붕괴.. 같은 거 만나보고 싶다. 글로.


생뚱맞은 건 《비구니 승가 설립의 역사》인데, 며칠전 시사인에서 장정일의 리뷰 보다가 이 구절에 꽂혔다.




김달진의 <쉽고 뜻깊은 불교이야기>(문학동네,2008)에는 붓다의 지의모(母) 마하파자파티 고타미가아난다를 통해 붓다에게 출가를 유지청원하는 설화가 나온다. 전언을 들은붓다는 이렇게 말했죠. "아난다여, 여인의 출가를 원해서는 안 된다. 여인의 출가를 허락하면, 그것 때문에 우리교단이 부서질 염려가 있다." 이 설화는 여성이 오장(五: 불교수행에 방해가 되는 다섯 가지 장애)과 삼종三從여자는 아버지, 남편, 자식을 차례대로 따라야 한다는 관습법) 때문에 수행에 부적절하다는 속설을 퍼트렸다.

아날라요의 <비구니 승가 설립의역사>(운주사, 2022)는 초기 불교역사에서 비구니(여성 출가 수행자)가 독립적인 승가(출가 수행자들의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구(남성출가 수행자)들로부터 받았던 견제를 세세히 들춘다. 지은이는 파알리어·산스크리트어·간다라어·중국어·티베트어로 된 여러 종류의 초기 경전을 비교하는 미시-서사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비구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붓다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비구니승가의 설립을 막으려는 비구들의 대응이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비구니 승가의 설립은 비구들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했던 거죠. "비구니 승가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비구의 삶은 정말파라다이스였을 것이다. 걸식하러 초의 애쓰고 다니지 않아도 비구들은 길가에서 음식과 음료를 준비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와 오백 명의 재가 여신도는 비구니 승가를 만들기 위해 붓다가 제시한 ‘여덟 가지 무고은 법(八重法)‘을 받아들였다. 팔중법 가운데는 "비구니가 구족계(출가한 사람이 정식 승려가 될 때 받는 계율)를 받은 지 백 년이 되었다 하더라도 바로 그날 구족계를 받은 비구에게 절을 올려야 한다"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붓다가 살던 시대의 제약을 나타낸다. 여성이 남성의 종속물이었던 인도에서 방금 예시한 계율과 달리, 젊은 비구가 나이 많은 비구니에게 절을 하도록 했다면 오히려 "사회 전체가 붓다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붓다가 열반하자 불교 전통의 정체성을 놓고 벌인 제1차 결집에는 비구들만 모였다. 그 자리에서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의 편에서 붓다와 의견을 조율했던 아난다는 무거운 질책을 받았죠. - P66~67




아니, 너무 궁금하지 않나. 

아 미치겠다. 궁금한게 맨날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자꾸 책을 사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지말자.




참고로 나는 이별하고 혼자 있고 싶을 때 베트남 갔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짱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앤이여, 당신은 혼자 있고 싶을 때 갈 곳이 없었겠지만 200년 뒤에 태어난 나는 혼자 있고 싶을 때 비행기 타고 베트남 가서 호텔 레스토랑에서 와인 마셔요.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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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7-19 0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펭귄 오스틴 특별판 하드커버 좋아요. 펭귄 패이퍼백의 그 갱지가 아니라 좋은 종이에요. 브론테 자매 작품으로도 펭귄 특별판이 있답니다? 그 것도 종이랑 표지랑 다 훌륭 ….

다락방 2022-07-19 10:26   좋아요 2 | URL
제인 오스틴 원서는 현대물이 아니라 좀 어려울 것 같아서 구매는 미뤄두고 있습니다. 근데 산다면 펭귄 그 갱지.. 저는 좋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네요 뭘 이렇게 사고 싶은지..

유부만두 2022-07-19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설득 영화 봤는데요, 앤이 화자 겸해서 독백으로 시청자를 자기 편으로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그리고 책보다 훨씬 아주 많이 자기 감정과 생각을 말로 표현하더군요. 그래서 매우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엔트워스 … 면도 좀 하지… 지저분해 보여서 저도 안타까웠고요, 여주인공 앤 역에 다코타 존슨은 눈빛과 표정이 정말 좋았어요.

다락방 2022-07-19 10:28   좋아요 3 | URL
네네 책보다 좀 더 현대적인것 같았어요, 감성이요. 엔트워스가 사회진출을 얘기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다코타 존슨 눈빛 과 표정 저도 너무 좋았는데, 아니 저런 눈빛 저런 표정인데 도대체 누가 안좋아하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다코타 존슨 너무 좋아요! >.<
엔트워서 너무 머리에도 턱에도 털이 많아서.. 그것은 그것대로 또 그 사람의 개성이고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난 거겠지만 아니 그래도 저는 너무... 그렇지만 매력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봤습니다. 그리고 보다보니 정들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트워스여, 앤 과 함께 바다로 나가라!!

잠자냥 2022-07-19 09: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각본집 결국 좀전에 구매....... ㅋㅋㅋㅋㅋ 7월 29일 출고해서 8월 2일에나 받는다는데요. 8월에 산 책이라고 치고 사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0:28   좋아요 4 | URL
저 사려고 했더니 예약구매 더라고요. 대체 예약구매란 무엇인가.. 전 예약구매 싫던데 말입니다 ㅠㅠ
아무튼 저도 사긴 살겁니다. 킁킁.

잠자냥 2022-07-19 11:04   좋아요 4 | URL
뭔가 굿즈가 나중에 더 좋은 거 주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망설이다가 걍 샀어요.
을유야, 굿즈 나중에 더 좋은 거 주지 마라...........

다락방 2022-07-19 11:27   좋아요 4 | URL
을유야 굿즈 없어도 돼, 그런거 다 예쁜 쓰레기 될 확률이 높다. 굿즈 같은 거 주지 말자...

햇살과함께 2022-07-19 12:44   좋아요 2 | URL
저는 7월 30일 배송 예정이네요
저도 굿즈 안사는데 특히, 엽서 나부랭이(?)는 더더욱
이건 샀네요^^

잠자냥 2022-07-19 12:48   좋아요 2 | URL
아 저는 택배를 집으로 안 시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근처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받는 걸로 했더니 8월 2일 수령으로 나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잔머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07-19 13:02   좋아요 2 | URL
ㅋㅋㅋ 이사 때문이신가요? 아님 몰래사려고??

잠자냥 2022-07-19 13:24   좋아요 2 | URL
둘 다입니다만..... 후자쪽이 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선인 2022-07-19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더위에 베트남이요?
그나저나 딱 제인 오스틴 같은 소설이군 했는데 정말 제인 오스틴 소설이군요. 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0:29   좋아요 1 | URL
아 지금 갈 건 아니고요. 그런데 저는 베트남에 여름에 잘 갑니다. 베트남의 더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요. 두어번 빼고는 다 여름에 갔던 것 같아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베트남 간지도 오래되었네요. 흑흑 ㅠㅠ

네, 제인 오스틴의 <설득>이 원작입니다. 책도 영화도 재미있네요. 후훗.

꼬마요정 2022-07-19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말에 보려고 아껴 두고 있어요. 오스틴 소설을 영화화 한 건 언제나 재밌더라구요. bbc판 드라마들도 재밌었는데 새롭게 영화로 나오는 것들 너무 좋아요^^

저는 불자구요, 제 친한 언니가 비구니가 되었는데, 멋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죠. 여자도 충분히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불교에서 경계하는 것 중 하나가 상(相) 인데, 비구들은 깨달음을 얻기 힘들겠어요. 남자라서, 남자라는 상(相)이 있어서. 뭔 공(空)의 세계에 남녀가 있답니까.. 저도 이 책 담아갑니다. ㅎㅎㅎㅎ 책 좀 그만 사야하는데, 또 이렇게 살 책이 생겨버리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놀러가면 김치찜 해주실라나요? ㅎㅎㅎ 같이 다운독 자세를 하며 김치찜을 먹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22-07-19 10:31   좋아요 2 | URL
영화 좋았어요. 특히 조용한 영화 음악 좋더라고요. 나중에 음악만 찾아서 들어도 좋겠다 싶었어요. 조용히 책 읽거나 그럴 때요. 이번 설득 좋았습니다. 후훗.

아니, 저는 저 책 올리면서 생뚱맞고 뜬금없지.. 했는데, 오히려 구매를 하려는 분도 계시네요. 후훗.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꼬마요정 님, 제가 집 사면 집들이에 초대할게요. ㅋㅋㅋ 저랑 와인 한 잔 하십시다. 후훗.

mini74 2022-07-19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릴린 먼로는 생활고로 거의 속다시피해서 50달러에 올누드 사진을 찍는 이야기, 배역을 따기위해 당연시되는 일들 등 헐리우드 너무 추악하더라고요. 기네스 펠트로 나름 그쪽 금수전데도 그런 말을 하는걸 보면. ㅠㅠ아난다여~ 구분하지 말거라 했을거 같은데요 ㅎㅎ

다락방 2022-07-20 08:45   좋아요 3 | URL
성매매와 포르노 누드사진, 모두 여성들이 가장 약해져있을 때 찾아오잖아요. 자, 너가 살고 싶다면, 돈이 필요하다면 이걸 물어라. 지금 당장 눈 앞에 돈이 들어오는 선택지가 있고 그걸 선택했을 때 분명 그것들을 소비하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막상 그것을 제작하거나 소비하는 사람들은 뒤로 빠지고 심지어 이용당하기까지 한 여성들이 죄인이 되고 손가락질 당하잖아요. 그걸 보거나 이용하거나 구매한 사람들조차도 자기들이 이용한 상품을 욕하고 흉을 보죠. 이거 너무 이상해요. 이건 정말 너무너무 이상해요. 남자들 맨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지들을 자평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되는 짓을 자기들 스스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 여자 누드 찍었어 천박해 라고 말하는 그들이 누드를 보고 저 여자 성매매 해 창녀야 라고 욕하는 놈들이 성매매를 하러 다니죠.

기네스 팰트로가 운이 좋다고 했던건 그런 의미였던 걸로 기억해요. 좋은 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요.

공쟝쟝 2022-07-19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시사인 인용문 너무 쌩뚱 맞아서... 전혀 연관 관계를 찾을 수는 없지만 (언제는 안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 넘어가고. 다코타 존슨 다락빵 부장님. 200년 후의 다락방은 베트남에 혼자 가서 이별 와인 마시는 거 진짜..........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0 08:48   좋아요 3 | URL
그쵸 저 시사인 너무 생뚱맞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가 없다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은 또 생뚱맞은 19금 페이퍼를 써볼까 생각중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니 어글리 러브가.. 야하다. 섹스 트고 나더니 섹스 베프 되어버린 여남이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회사 동료가 (낼모레 마흔) 자기는 식당에서 밥을 혼자 못먹는다면서 밥 혼자 먹는 사람들 보면 불쌍해 보여서 남들도 자기를 불쌍하게 볼까봐 못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때 물음표 머릿속에 이천개 생겼어요...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 게 불쌍해서 그걸 못하면 그 사람은 하고 싶은 일들중에 몇 프로나 하고 살까.... 아예 욕망 없이 살아가고 있는건가............

공쟝쟝 2022-07-20 10:15   좋아요 1 | URL
부…불쌍해….? 반사해주고 싶은데….. ㅋㅋㅋㅋ 가서 반사해주세요 ㅋㅋㅋㅋㅋ 혼자 스시에 맥주 겁나 맛잇는데 ㅋㅋㅋ

19금 페이퍼 하앍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7-19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웃다가 갑니다.

다락방 2022-07-20 08:48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바람돌이 2022-07-19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보고, 나중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 보려면 제인오스틴도 봐야 하는데.... 솔직히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나오는 작가들 책 제대로 읽은거 한권도 없다는..... 그래서 요즘 마음이 좀 급해지고 있네요. ㅎㅎ

다락방 2022-07-20 08:49   좋아요 1 | URL
저는 일단 <빌레뜨> 먼저 보려고 몇달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이 급한데 참 빌레뜨를 안꺼내오고 있네요. 책도 읽는데 왜 읽지를 않니, 왜, 왜!! ㅎㅎㅎㅎㅎ

난티나무 2022-07-21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득, 전자책(저렴이로) 사두었어요. 조만간 저도 읽을 예정!^^
혼여에 혼술! 믓찌다요!!!!😍

다락방 2022-07-21 09:32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 님, 설득 재미있더라고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인 오스틴도 브론테 자매도 제가 그간 읽은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더 읽어봐야겠어요. 아니, 세상에 읽을 거 왜이렇게 많죠? 하- 바쁘다...

감은빛 2022-07-21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19금 페이퍼가 기대됩니다. ㅎㅎㅎㅎ

영화 [세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기네스 펠트로의 짧은 노출 장면이 나왔을 때,
이렇게 유명한 배우도 이런 장면을 찍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설득]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2-07-21 16:12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오만과 편견도 재미있게 읽으셨으니 설득도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어서 설득 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문학속으로 풍덩-빠져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