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여러분 1월의 도서는 다들 잘 읽고 계신가요? 저는 어제 마쳤습니다. 아무쪼록 힘내세요!

2월 도서 및 7월까지의 도서 안내합니다.

8월부터의 도서도 결정되는 순간 이 페이퍼에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하세요.



2023년 2월, '앤절라 Y. 데이비스' 의 《여성, 인종, 계급》






책 소개를 보면 정희진의 해제가 있다고 합니다.

정희진, 우리의 선생님..

요즘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잘 듣고 있는데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커피에 대한 부분도 좋았고, 선생님 덕분에 <머니볼>도 보고 있습니다.

2월은 28일이 끝인데, 여러분, 이 책 400페이지에요. 부지런히 시작하고 읽읍시다!!







3월부터의 도서도 안내합니다. 참고하세요.



2023년 3월, '케이트 만' 의 《남성 특권》
















2023년 4월, '사라 아메드' 의 《행복의 약속》















2023년 5월, '엘리스 콜레트 콜드바흐' 의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


















2023년 6월, '낸시 레빗, 로버트 베르칙' 의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
















2023년 7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의 《성의 변증법》




성의 변증법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였는데 그 때 완독하지 못한 분들도 많고 또 읽었던 분들도 너무 어려워 재독을 원했습니다. 우리, 7월에 이 책을 읽어봅시다. 읽었던 분들도 다시 읽어 봅시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 사이에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 읽은 책들도 여러권이니 부디 독서근육이 단단히 쌓여 처음보다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발 좀 이해하자, 나여... 정말 어렵게 겨우 완독해낸 책이었어요. 그런데 그것을 완독이라 불러도 될것인가...









8월부터의 도서도 정해지는대로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8월, '실비아 페데리치'의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9월, '레이첼 모랜' 의 《페이드 포》

















그럼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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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 행복의 약속
    from 마지막 키스 2023-03-30 08:52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달이면 달마다 찾아오는 바로 그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입니다.이젠 너무나 유명해서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망상)3월 도서 완독하신 분들이 평을 차례로 올려주고 계시네요.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완독 축하합니다.아직 다 읽지 못하신 분들, 힘내세요!! 빠샤!!4월은 '사라 아메드'의 《행복의 약속》 입니다.사라 아메드는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반드시 만나게 되는 이름인데요, 그런만큼 그나마 좀 접근이 쉬운 책을
 
 
은오 2023-01-30 09: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의 2월은 제2의성에게 내주겠습니다... <남성 특권>은 예전부터 찜해뒀던 책이라 같이 읽고싶은데 3월에는 참여할 수 있을지 ㅜㅜ 힘내보겠습니다!

다락방 2023-01-30 10:19   좋아요 3 | URL
은오 님, 힘내요! 그리고 은오 님은 할 수 있다!! ㅎㅎ
제2의성 읽기도 제가 응원할게요. 제2의 성 읽으면서 수시로 글도 써주세요, 은오 님. 은오 님은 똑똑한 책 읽고 정말 할 말 많을 것 같아요. 은오 님의 글을 기대하고 기다릴게요.

거리의화가 2023-01-30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월 책이 400페이지나 되었군요. 주문을 일찍 해야겠네요^^
저는 올려주신 책들 중 2월 책이 사실 가장 기대되거든요.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님 언제나처럼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3-01-30 10:20   좋아요 2 | URL
저도 400 페이지인거 오늘 알고 지금 놀라고 있습니다. 빨리 시작해야겠어요. 이상하게 읽어야 되는 책은 읽을 때 속도가 잘 안나더라고요. 제가 그런 책들만 선택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저도 정말 기대됩니다. 젠더와 인종, 계급 모두 관심사예요. 사실 모두의 관심사이긴 하겠지만요.
좋은 책이기를 바라고 그래서 같이 읽는 분들의 좋은 감상도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힘내요, 거리의화가 님!

건수하 2023-01-30 0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1월 책도 못 읽었고 2-3월 <제2의 성>을 읽기로 해서, 2-3월 책을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꼭 읽고 싶은 책들입니다 ^^ 7월책도 기대되구요.

다락방 2023-01-30 10:21   좋아요 2 | URL
7월 책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번에 읽은 건 그걸 읽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냥 글자만 본 것에 다름 아닌... 수하 님, 힘내서 우리 이번 해에도 열심히 함께 읽어봅시다. 벌써 1월이 다 갔다니.. 시간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왜이렇게 빠른가요 ㅠㅠ

단발머리 2023-01-30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젯밤에 1월책 끝내고 기분 좋았는데 ㅋㅋㅋㅋ 2월책은 더 기대되네요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30 11:03   좋아요 2 | URL
저 2월 책 너무 기대됩니다! 오오 단발머리 님도 1월 책 끝내셨습니까? 만세!! 고생하셨습니다!!

아일린 2023-01-30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의 다 읽어가긴 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도 읽는 것에 의의를 두고 계속 달려가려고 해요. 뭐 12월의 책을 읽을때가 되면 깨달음이 오기를 바라면서요. 2월의 책도 준비를 하긴 했으니 좀 더 힘내야겠죠.

다락방 2023-01-30 11:29   좋아요 3 | URL
아일린 님, 제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해오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지금 모른다고 해서 계속 모르는 건 아니다‘ 입니다. 읽을 때 이해가 안돼서 스스로를 원망하지만 나중에 다른 책 읽으면서 갑자기 불쑥, 아 그 때 그 책이 그 말이었구나, 하게 되는 경험들이 쌓이더라고요. 저 모니크 위티그 읽을 당시에 대체 뭔소리야... 이랬는데, 이번 1월 책 읽으면서 모니크 위티그가 한 말에 대해 이제 조금 알겠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지금의 독서는 훗날의 독서에, 그리고 훗날의 독서는 과거의 독서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건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러므로 우리는 계속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일린 님, 우리 힘내요! 2월 도서는 어쩐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후훗. (근거 없음)

아일린 2023-01-30 13:23   좋아요 0 | URL
응원에 힘차게 함께 읽을게요. :) 나중에 읽다가 연결 고리가 지어지고, 깨달음이 오는 순간 다락방님께 달려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깨달음이 적고, 읽었다고 말하기 위한 독서를 했던 거 같은 지난날이지만, 여성주의 책 읽기를 하면서 (뭐 몇 권 안 읽었지만, 그래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아주 큰 몫을) 깊숙히 생각하는 연습이 조금은 되는 거 같아요. 2월의 책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실은 제일 궁금한 책 이었어요. ‘인종’이 들어가면 우선 ‘분노’할 생각 하면서 읽을 준비를 하게 되어요. 김현경의 ‘사람,장소,환대‘를 읽으면서도 그랬고 영화 Help를 볼 때는 더 하기도 하였네요. 어쨌든 응원에 힘입어 상반기 책을 또 질렀네요. 후훗 지름은 차에 기름을 넣어주는 것 이니 달리기만 하면 되겠죠?

다락방 2023-01-30 15:12   좋아요 0 | URL
아일린 님, 나중에 연결 고리가 지어지고 깨달음이 오는 순간 저에게 달려오신다면 제가 두 팔 벌리고 힘껏 안아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계속 전진하는 겁니다! 우리가 계속 전진한다면 결국 어딘가에 이르게 될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 함께 갑시다!!!!!

미미 2023-01-30 1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성의 변증법>혼자 읽기에는 조금 버거웠는데 7월에 잡혀서 너무너무 기쁩니다.
<남성특권>도 읽고 싶던 책이예요. 나머지도 흥미로워보이네요!!
저는 늘 다락방님의 선택을 믿고 함께 읽겠습니다~^^♡

다락방 2023-01-30 15:09   좋아요 1 | URL
맞아요. 성의 변증법은 진짜 혼자 읽어내기엔 어려운 책이에요. 우리 함께 읽어봅시다. 함께 읽기의 힘은 분명 존재합니다. 열심히 같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미미님! 미미님의 댓글이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빠샤!!

공쟝쟝 2023-01-30 13: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월 책 다 못끝내고, 2월책 사러 아침에 들어왔습니다. (사는 건 잘함ㅋㅋㅋ)

다락방 2023-01-30 15:10   좋아요 1 | URL
일단 2월 책 사고 얼른 1월책 끝내욧! 촤랍- (채찍 휘두르는 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ingri 2023-01-30 1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2 월책 찜콩.근데 3월 책이 더 읽고 싶어요.

다락방 2023-01-30 15:10   좋아요 1 | URL
싱그리 님, 조금만 견디세요. 2월은 짧으니 3월은 금세 올겁니다. 그때를 위해 읽고 싶은 마음 조금만 참고 일단 2월책 고고!!!!!

han22598 2023-01-3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처럼 열심히 읽고 쓰고 계시는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한권이라도 꼭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ㅎㅎ 러스트밸트의 밤과 낮이 끌리네요.

다락방 2023-01-31 07:43   좋아요 0 | URL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은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직장에 속해서 다른 이들과 섞여 -특히 남성들과 섞여!- 노동하는 여성은 어떤 글을 써냈을지 너무 궁금해요. 무수히 많은 압박과 분노가 그 안에 있을 것 같아요. 이 땅에서 역시나 늙은 남자들과 젊은 남자들과 한데 어울려 노동하는 제가 그 말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끈!

독서괭 2023-01-30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스트네요! 응원합니다. 저도 같이 읽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일단 보류.. 사라 아메드는 특히 읽어보고 싶은데, 지금 아니라도 기회가 있겠지요! 여성주의책읽기 흥하라~!!

다락방 2023-01-31 07:43   좋아요 1 | URL
헤헷 독서괭 님 감사합니다. 독서괭 님, 제2의 성 화이팅이요!!! >.<

등롱 2023-02-04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월과 2023년 상반기 책을 챙겨주셨네요!
와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이라니 현장의 여성노동에 관한 책일 듯한데 너무나 시적인 제목이군요.

1월 책을 시작만 해두고 회사일에 쫓겨서 반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이럴 수가 ㅠ.ㅠ
그런데 2월이 와버렸어요, 2월 책도 흥미진진해보여서 미리 사뒀는데 ㅠㅠ
2월 책은 다시 제대로 읽고 쓰기로 결심해봅니다.
책 제목을 보니 어쩐지 토니 모리슨과 옥타비아 버틀러를 함께 읽으면 시너지가 뿜뿜 솟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일단 같이 읽기 책부터... 끝내기로... 2월도 회사 일정이 너무 빠듯해서 주출이 계속 예정되어 있지만 최대한 힘내겠어요!

다락방 2023-02-06 15:07   좋아요 1 | URL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은 저도 기대가 큽니다. 아무래도 저 역시 바깥에서 노동하는 입장에 있다보니 같은 입장에 있는 여성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궁금해요.

2월에는 아무쪼록 책 읽을 시간이 좀 생기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저는 2월 책을 아직 사지를 못했어요. 곧 살겁니다. 2월은 날도 짧아서 마음이 초조해요. 게다가 두꺼운 책..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내고 싶습니다. 그래야 속 편히 다른 책들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하하하.

저도 읽으면서 토니 모리슨의 책을 좀 읽어볼까 해요. 그런데 등롱님 댓글 읽고 나니 옥타비아 버틀러도 읽어야겠어요. 어휴 왜이렇게 읽을 게 많은걸까요? 화이팅!!

등롱 2023-02-06 17:18   좋아요 0 | URL
토니 모리슨은 정말 많은 책들에서 꾸준히 언급이 되네요, 한 번 정말 쭉 읽어야겠고… 옥타비아 버틀러는 읽으신다면 단편도 좋지만 장편을 먼저 추천합니다 ㅎㅎㅎ

베터라이프 2023-02-0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제 북친이기도 하신 미미님의 추천으로 와봤습니다 ^^
대충 둘러보니 굉장한 글들이 많네요~
저는 여성주의 운동을 비롯한 성적 소수자 분들의 권익 운동이
민주주의적 다원주의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근래에는 여성혐오와 관련해 관심이 있어서 관련 책들을 종종 읽었는데
주로 눈팅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자주 방문하겠습니다 ^^;

다락방 2023-02-08 14:5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베터라이프 님.
제가 책 읽고 쓴 글들이 여기에 아주 많습니다. 제가 여기에 아주 오래 있었거든요. 아무쪼록 도움되는 정보 많이 가져가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러면 글을 써온 저도 보람찰 것 같아요!
 















발란데르 경위가 일하는 지역에서 잔인한 폭력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노인 부부가 살해되었는데 바로 앞집에 살면서 그들과 매일 일상을 함께 나누고 친근했던 다른 노부부는 그들에게는 재산도 전혀 없었고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도무지 용의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수사는 어려워 보였지만, 죽은 노인에게 정부와 아들이 있으며 아내도 모르는 재산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우리는 한 사람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정말 알 수 없다. 나랑 매일 함께 잠드는 남편이 나 모르는 돈을 엄청 많이 쌓아두고 있었다니!! 이 사건은 강도살인으로 보였다가 범인이 외국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언론에 퍼지는 순간 난민들에 대한 혐오범죄가 시작되면서 복잡해진다. 그렇게 살인은 또 일어나고, 발란데르는 휴가중인 서장 대리로 일하면서 팀원들과 함께 야근도 하고 잠도 조금만 자가면서 피곤하게 일한다. 사건을 해결해야 하니까.


당장 해결해야 할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을 사흘내로 풀지 못하면 또다른 난민 혐오 범죄가 일어날 상황이라 발란데르 경위는 매우 초조하고 복잡하고 두렵다. 업무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고 또 과중한 업무로 인해 몸도 피로한데, 삶이란 것은 업무로만 유지되는게 아니다. 그에게는 화해하지 못한 딸이 있고 이혼한 아내가 있다. 이혼한 아내를 어서 빨리 만나서 다시 돌아오라고 말하고 싶다. 게다가 점점 더 노화가 진행되는 아버지는 이제 치매가 시작되고 있다. 지저분한 옷과 냄새 그리고 고집불통. 다른 지역에 사는 누나에게 연락해 아버지의 일을 같이 해결해야 겠다고 번번이 생각하면서도 아직 전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누나에게 전화해야 해, 이 사십대의 남자는 전화기에 메모까지 붙여놓았지만 그러나 그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아버지의 윽박지름에 아버지를 만나러 가서도 업무 때문에 초조해 얼른 돌아가야 하고, 업무를 하다가도 아버지가 거리를 배회한다는 연락에 다시 또 아버지에게로 가야 한다. 삶은 그런식으로 이어진다. 당장 내눈앞에 닥친, 내가 밥을 먹게 해주는 내 일이 시급해서 그 일에만 매달리는 것도 때로는 벅찬 일인데, 내가 풀어야할 사적인 관계들과 그리고 내가 감당해야 할 가족이 있다. 


나 역시 나의 노화로 인해 최근에는 친구들을 만나 노안이 진행된 눈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빈번하고 그런 한편 늙어가는 부모님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나의 아버지는 여전히 병원에 계시고 매일 상태를 체크하며 때로는 장기간의 입원으로 인해 우울해하셔 그런 아빠를 달래야 한다. 약으로 인한 부작용인지 지금은 또 피부병이 발생해 간호사쌤과 전화해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 당장 노동하지 않는 부부가 된 부모님을 생각하다가 매달 드리는 자동이체의 금액을 올렸고 이번 설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돈을 넣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루에도 이천번 삼천번 생각하지만, 그러나 내가 그만두면 나는 어떡하고 우리 부모님은 어떡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그만 둘 수도 없다. 아직은, 아직은 아니다. 조금 더 버텨야 한다. 



그러다가도 통통통통 뛰어다니는 아가 조카를 보면 삶이 희망차게 느껴지고 아가가 주는 그 생동감 때문에 절로 웃음이 난다. 시간이 흐른다는 만고불변의 진리 앞에 씁쓸함과 희망이 동시에 차오르다니, 이것이 바로 인생이 아닌가 싶다. 중학생이 되는 조카에게도 졸업 축하한다고 용돈을 주고 초등학생 조카가 새로 시작한 운동에 대한 얘기도 듣는다. 어린 조카들을 만나는 것은 너무나 기쁨이고 행복이다. 자꾸만 보고 싶고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경이롭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그 힘과 빛을 잃는게 인간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그 힘과 빛을 채워가는 것도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때면 도대체 신은 어떻게 인간을 이렇게 만들었나 싶고, 그러다가도 그것이 내 앞에 놓인 물론 다른 사람 앞에도 놓인 복잡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연민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젊음을 생각한다.



텔레비젼에서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부부를 보고 그에 대해 엄마랑 궁시렁거리면서, 왜저렇게 늙은 남자들은 뻔뻔하게 젊은 여자들을 좋아하나 몰라, 라는 얘기를 했지만, 그러나 거기에 모를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젊음을 사랑한다. 물론, 늙은 남자의 젊은 여자에 대한 욕망은 단순히 젊음을 사랑한다는 것과는 다른 좀 더 복잡한 사정(과 여성 혐오!)이 숨어있지만, 표면적으로 인간은 그리고 본능적으로 젊음을 사랑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회에서 나보다 더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내 안에 있는 것이 무언지도 모른채로 우리는 나보다 늙은 사회구성원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질 않으면서 그러나 나보다 젊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자주 하고 또 표현한다. 젊은 직원들에게 쓸데없는 농담을 건네는 것도 대표적인 증상이 아닐까. 나만해도 할머니보다 조카들을 더 사랑한다. 이것은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단순한 명제-그러나 세상 정확한 말-를 넘어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젊음이 주는 특유의 생동감과 희망을 사람들이 보고 또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길을 지나다가 혹은 식당에서 혹은 대중교통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저 웃고 또 그 아이를 웃게 하려고 장난도 치고 하는 것들은, 그 특유의 젊음에 대한 회환과 그리고 사랑이, 기대와 희망이 있는 것이라고 나는 보는 것이다.



돌봄은 어떠한가. 시간이 흐르면 어느 순간 자식은 부모를 돌보아야 한다. 그러나 자식은 내가 언제까지 부모를 돌볼 순 없지, 나도 내 생활이 있는데, 하면서 부모 돌보기를 소홀히 하거나 돈을 주고 다른 식으로 맡기려는 일이 일어나지 않나. 나도 그렇다. 왜 나보다 늙은 존재를 돌보는 일에 대해서는 힘들고 고되기만 한걸까. 그 일에 대해 나는 요즘 자주, 오래 생각한다. 이것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인데도 왜 그 마땅함에 뭔가 부정적인 감정이 끼어들까. 답답함 혹은 억울함. 분명 부모가 우리를 돌볼 때도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바쳐야 했을텐데, 그렇다면 이제 내가 같은 일을 부모에게 해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그런데 왜 이 돌봄에는 한숨과 답답함이 끼어들까. 왜 당연하게 내가 받아온 것을 내가 당연하게 돌려 주는 것이 힘든걸까. 그리고 왜 늙은 부모는 그렇게 온 몸 바쳐 키운 자식에게 이제 혹여라도 신세를 지게 될까봐 전전긍긍할까.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부모의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만큼 골칫거리가 없죠." -p.236




발란데르 경위는 짐을 싸들고 이탈리아로 가는 것이라고 길을 방황하는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이제 누나에게 전화를 한다. 누나는 왜 진작 알리지 않았냐며 동생이 일을 하는 동안 아버지를 돌보고, 퇴원 후에 아버지를 돌보아줄 요양사도 구한다. 아버지의 일은 그런식으로 차츰 해결해나가면 될 것 같다. 딸아이는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라는데 곧 발란데르를 만나러 오겠다고 한다. 이혼한 아내와 약속을 잡고 돌아와달라고 얘기했지만 이혼한 아내는 얄짤없다고 한다. 그녀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른 남자의 차를 타고 돌아갔다. 그리고 검사대리로 일하게 된 여자, 예의 젊은 여자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 아름다움과 단호한 성정에 사랑을 느끼면서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진 결혼 반지 때문에 서운하다. 그러나 서운할망정 '그녀는 결혼한 여자니까 나랑 어떻게 해볼 생각은 하지말자'는 결심 대신, 어떻게든 그녀와 시간을 보내면서 같이 밤을 보내려고 한다. 나는 여기서 또 좀 빡이 쳐버리는데...



세상에 불륜은 커피콩만큼이나 많다. 그리고 그 불륜을 대하는 자세는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불륜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부정적이고 어딘가 숨겨야 할 것 같고 손가락질 받을 것 같지만,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 책에서 그토록이나 빈번하게 다루어지는 이유는 그 일이 정말로 자주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알면서 불륜 속으로 빠져들지만 어떤 사람들은 모르면서 빠져든다. 사랑이라는 것은 혹은 상대에게 매혹당한다는 것은 상대가 미혼이냐 기혼이냐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이 일단 '안되는 거잖아'라는 거름 없이 직진해버리는 것에 대해서 참으로 거시기한 마음이 든다. 일전에 소피 마르소 주연의 프랑스 영화를 보았는데 소피 마르소는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었고(이혼인지 사별인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유부남을 만나 완전 끌리는거다. 이 일에 대해 소피 마르소가 친구에게 얘기했는데 친구는 '도전해!!' 라고 하는게 아닌가. 사랑에 빠지고 관계가 진행되는거야 어쩔 수 없지만 친구가 '그남자와의 사랑에 도전해!' 라고 하는것이 나는 .. 그러니까 사랑에 이미 빠져서 연애중이라면 딱히 거기다 대고 내가 뭐라 할 말은 없을 것이지만(남들 연애에 끼어드는 거 극혐), 내가 반한 남자가 유부남이래, 라고 하면 '으으... 피하자' 가 일단 나와야 하는게 아니란 말인가. 내가 너무 도덕군자인 것인가... 그런데 이 소설 속에서 발란데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 때문에 아쉬워하면서, 그래도 어쩌면 결혼반지 아니지 않을까, 라고 기대했다가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다는 말에 실망하면서 그러나 러브 다이브!!!


...



뭐 그렇습니다. 네, 뭐... 


그런 한편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검사 대리로 온 여자, 업무상 만나게 된 여자가, 그러나 발란데르 보다 나이든 여성이었다면, 과중한 업무와 치매 걸린 아버지와 나를 떠난 아내와 화해를 바라는 딸이 있다고 해서, 그 여성과 사랑에 빠졌을까? 물론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더 적다는 것은 확실하다. 발란데르가 이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 수많은 심리적 동기가 있을 것인데, 그러나 어쨌든 부인할 수 없는것은, 우리는 젊음을, 젊은이를 사랑한다는 것.

우리는 부모보다 자식을 사랑하고 우리는 늙은 사람들보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한다. 

아마 내가 다시 사랑에 빠진다면 그것은 나보다 훨씬 젊은 남자가 아닐까. (닥쳐!!)



최근 남동생에게 빌려줬던 책들이 남동생으로부터 좋은평을 받지 못했고 ㅋㅋ 아니 심지어 어제는 '이 소설 주인공이 누나 같아서 싫어!' 하는 것도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부랴부랴 다른 책 읽을게 많은 바쁜 와중에도, 도대체 뭘 읽으라고 줘야 하나 빨리 읽어야 되는데, 하다가 집어든 헨닝 만켈의 소설이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읽으면서 이건 남동생도 모처럼 재미나게 읽겠군! 생각하였다. 책장을 넘기다가 남동생도 자신과 자신의 아이 그리고 아버지까지 두루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오늘 아침 일어나면서 어제 와인에 만두 먹은거 후회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만들어둔 카레에 밥 비벼먹고 회사 출근해서는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잔뜩 쳐발쳐발해두었다. 아, 나는 베이글에 크림치즈 바르는 내가 너무 좋다. 이런거 왜 좋은지 모르겠는데, 그냥 베이글에 크림 치즈 잔뜩 바르면서 이런 내가 너무 좋네!!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느해 여름, 베이글에 크림 치즈 발랐던 낭만적인 때가 떠올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간식 챙기는데 있어서만큼은 세상 근면성실한 나는 오늘의 페이퍼를 이만 마치도록 한다.



세상에 헨닝 만켈의 살인범 잡는 소설 읽고 이런 글을 써내는 사람은 내가 유일하겠지. 껄껄.



이만 총총






부자와 오만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 발품을 시켰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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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1-27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은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게 스릴러든 판타지든 공포든 모두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다락방님이 그런 부분을 느낄만큼 작가가 그런 부분을 잘 녹여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위시리스트에 넣고 조만간 읽어봐야겠어요.
숙취없이 즐거운 금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3-01-27 11:10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결국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죠. 소설은 결국 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헨닝 만켈이 그걸 잘 해냈기에 이 발렌데르 시리즈가 잘 팔렸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시리즈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볼 예정입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영 상태가 메롱이었는데 오늘 오전 내내 업무 때문에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지금은 다 잊었네요. 벌써 점심 때라는 것이 좋아요! ㅎㅎ

잠자냥 2023-01-27 10: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닥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제 만두에 와인 먹고 아침에 카레에 밥을 비벼먹고 싶어져요? ㅋㅋㅋㅋㅋㅋ
1인 1닭하는 나도 당신은 이길 수가 없구려.
근데 모든 인간이 젊음을 사랑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최근 서재에 나타난 은모 오라는 사람은 우리 늙은이들 엄청 좋아합디다? 막 여기저기 결혼신청하고 다니고?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27 10:5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맞습니다 변자냥님이 제 또래였으면 결혼신청을 하지 않았을것이고 서재 분들이 모두 제 또래였다면 저는 폴리아모리가 되지도 않았을 것... 저는 그 지성미와 으른미와 위트에 반한거예요 ㅋㅋㅋ 저한테는 없는!! 그런!! 성숙에서 나오는!!
결론: 제가 이렇게 된 건 여러분 탓

다락방 2023-01-27 11:11   좋아요 2 | URL
제가 어제 만두에 와인을 먹었는데 아침에 카레를 먹는 것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요? 어젯밤 만두에 오늘 아침 만두라면 그것은 읭? 스럽지만 어제는 만두고 오늘은 카레인데 왜... 짬뽕을 먹을걸 그랬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님이 늙은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은오님이 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은오님도 나이 드는 순간..... (이하 생략)

바람돌이 2023-01-2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림치즈 처발처발한 베이글 보고 싶고 먹고싶어요. 사진은 어디 갔나요? 아 지금 우리집에는 베이글도 없고, 어제 저녁에 확인한바로는 크림치즈도 떨어졌구나......
외국영화나 소설보다가 참 적응 안되는게 저 보자마자 베드인하는거..... 아니 나는 그걸 좀 더 친밀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고 싶은데 왜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일단 베드인하고 보는지.... 차라리 그것보다는 맛난걸 먹고 즐거운 수다를 떨고 그게 더 낫지 않나? 하여튼 그렇습니다. ㅎㅎ

아버님이 병원에 계시는군요. 저도 시아버님 입원하셨다가 설전날에 퇴원하셨어요. 양가 부모님이 다 계시니 돌아가면서 어느 한분이 아프거나 입원하거나 하네요. 생각해보면 어린 아이들 보살피는데는 그것보다 진짜 훨씬 더 많이 힘들고 정성도 더 들어갔는데 힘들다 하지 않고 다 해냈으면서 부모님을 돌볼 때는 힘들다 소리를 달고 사는지..... 이 글 읽으면서 반성하고 또 그게 나만이 그런게 아니구나 하면서 또 위로를 얻고 그럽니다. 아버님 빨리 쾌유해서 집으로 돌아오시길 빌게요. 좋은 아침입니다. 금요일이잖아요. ^^

다락방 2023-01-27 11:1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보자마자 베드인하는 건 또 그대로 이해가 됩니다. 그것은 그러니까 몸에서 보내는 건강한 성적 에너지가 상대에게 불끈불끈 해버리는 것이기 땜시롱.. 저 역시 그런 식으로 첫눈에 반해 베드인을 한 적이 있기도 했었으므로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친밀하고 좋아하는 사람하고 하는것이 가장 좋지마는 성욕이라는 것은 요상하게 불타오르기도 하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버지가 병원에 오래 계시네요. 여러가지 증상들이 자꾸 나타나서. 병원에 오래 계시다보니 약에 대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또 컨디션도 엉망이 되시는 것 같아요. 다음주에는 퇴원을 해서 집에서 통원하는 걸로 해야겠다 식구들이 생각하고 있어요. 저도 참 부모님 챙기면서 마음이 복잡하더라고요. 엄마는 나 챙길 때 이것보다 더했을텐데 내가 뭘 한다고 이렇게 부담스러워 하나 싶고 말이지요. 그런데 들어보면 다들 이런 마음으로 살고 있더라고요. 치열하게 자기 자신을 혼내다가 위로하다가, 그러면서요..

금요일 얼른 가고 주말이 오기를 바랍니다. 빠샤!!

바람돌이 2023-01-27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참 젊음이 좋은건 또 있어요. 많이 먹을 수 있는거....
어젯밤 만두 양 보면서 부러웠어요. 저도 한 때는 저렇게 먹을 수 있었으니까.... 늙는다는건 속이 부대껴서 먹는 양이 줄어드는 것도 같이랍니다. ㅠ.ㅠ

잠자냥 2023-01-27 10:47   좋아요 1 | URL
돌이 님 다부장 이 인간은 나이 들어도 많이 먹을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1-27 11:0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27 11:15   좋아요 1 | URL
저도 정말 소화 기능 많이 떨어지고 약해져서 예전처럼 많이 먹지는 못합니다. 어제도 만두 먹고 자서 힘들었어요. 물론 아침은 아침대로 먹어야 하지만 예전엔 먹고 바로 자도 힘든거 몰랐는데.. 그리고 예전엔 훨씬 더 많이 먹었어요. 지금은 예전만큼 먹으면 소화도 안되가지고.. 저도 늙었다고요!! 양이 많이 줄었다고요!! 엉엉 ㅠㅠ

바람돌이 2023-01-27 11:55   좋아요 0 | URL
진짜 슬픈건 더 줄어요. 계속 줄어요. ㅠㅠ

blanca 2023-01-27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이 글 읽고 눈물이...왜냐면 제가 요즘 하는 생각과 너무 똑.같.아.요. 힘든데 늙는게 서러운데 나보다 더 늙는 부모님들, 언젠가 헤어져야 하는 날에 대한 걱정, 상상, 그런데 또 경이롭고 사랑스러운 아기 조카, 다음에 만나면 또 더 커서 빛나는 아기. 너무 이쁜데 너무 사랑하면 안 될 것 같고, 어려워요. --;;; 아...다락방님 페이퍼가 제 마음이에요.

아무쪼록 아버님 빨리 회복하셔서 건강하게 퇴원하시기를 바랍니다.

blanca 2023-01-27 10:50   좋아요 0 | URL
제가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노안 없던 저예요. ㅋㅋ 진짜 노화의 바로미터인 듯합니다. 깨알 글씨로 적은 내 다이어리를 눈을 있는대로 찡그리고 읽어야 한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다락방 2023-01-27 11:18   좋아요 4 | URL
맞아요, 블랑카 님. 엄청 복잡한 마음이에요. 높은 확률로 부모님이 나보다 먼저 돌아가실텐데 그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아갈지 상상만해도 암담해져요. 그러면서 돌봄 노동이 내 몫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또 그것대로 한숨 쉬게 되고요. 엄마는 나 키울 때 더한 에너지와 시간이 들었을텐데, 엄마 때문에 이만큼 커놓고 도대체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싶고 말이지요.
병원에 계신 아빠는 당신의 두 발로 걸을지 알 수 없는 형편인데, 아가 조카는 자라서 통통통통 뛰어다녀요. 아빠가 이제 당신 몸을 당신 뜻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도대체 시간이 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왜 인간을 더 약하게 만드는가 싶다가, 아가 조카가 자라서 생기발랄하게 웃고 뛰어다니는 걸 보면 막 빛이 나고 기뻐요. 행복해서 눈물이 나요. 결코 단 하나의 감정만 찾아들지 않는게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게 인생이고요.


블랑카 님, 저도 노안 때문에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지금보다 더 안보이면 어떡하지 너무 속상하고 두렵고 무서워요. 정기적으로 안과 다니면서 인공눈물만 받고 있어요. 저는 세상 사람들에게 다 노안이 찾아와도 저에게는 안찾아올 줄 알았어요. 저도 그냥 늙어가는 1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요즘 처절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ㅠㅠ

2023-01-27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31 0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23-01-2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쾌차하시길 빕니다.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효녀 다락방님ㅠㅠ 요즘 영양제를 매일 한 주먹씩 먹고 있는데ㅎㅎ 젊어지고 싶진 않지만 노쇠를 조금이나마 늦추고 싶네요. 가족들 뒷바라지 하려면 아플 자유 따위는 없다-_-;;;;;;;
저도 노안 걱정이에요ㅠㅠ 예전엔 당연히 환하게 보이던 게 안 보이기 시작했을 때의 충격ㅠㅠ;;;

다락방 2023-01-31 07:34   좋아요 0 | URL
저는 결코 효녀가 아닙니다, 문나잇 님. 그래서 아빠가 입원해 계신동안 막 지옥같은 감정을 겪기도 하고 후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그래요. 감정이 막 이랬다 저랬다, 힘드네요. 혼자 사는 삶이라면 이렇게 힘들까 싶다가도 혼자 사는 게 아니라서 버틸 수 있기도 하고. 요즘은 돌봄과 혼자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문나잇 님.

어제 잠깐 채널 돌리다가 유퀴즈에 아흔이 넘은 신부님이 나온걸 봤는데요 아직도 여전히 책을 보시더라고요. 아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그러니까 계속 계속 책을 보면서 살고 싶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부터도 스맛폰 보는건 너무 힘들어요. 엉엉 ㅠㅠ

독서괭 2023-01-30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힘든 일이 많은 와중에도 베이글에 크림치즈 바르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다락방님은 마음이 건강한 분입니다!(엄지척) 젊음에 대한 사랑이라는 말씀 저도 공감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아이를 낳는 것인가..
저도 요즘 기름진 거 먹으면 속이 좀 안 좋아서 슬퍼요. 다락방님 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한 식욕 하는 사람인데... 노화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듭니다. 내 위력(위의힘)을 자만하지 말자..
불륜은 커피콩만큼 많다는 비유가 맘에 쏙 드네요 ㅋㅋ 커피콩 ㅎㅎㅎ 카페가 난무하며 정말 많아진 게 커피콩 ㅋㅋ 저는 불륜은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과 가치형량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남들이 불륜한다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불륜 저지른 사람에 대해 신뢰는 안 갈 것 같습니다. 배우자가 바람필 경우 절대 용서도 못할 것 같고요. 밉고 안 밉고를 떠나서 결혼생활의 기본이 되는 신뢰가 와장창..
아무튼 다락방님, 늘 응원합니다~!! (하트)

다락방 2023-01-31 07:41   좋아요 2 | URL
저는 아이를 낳으면서 ‘대를 잇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해도 안되고 인간들이 참 부족하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가 늙어가시고 또 저의 조카들이 자라는 걸 보면서, 인간의 순환이랄까 연속성이랄까, 그런걸 느꼈어요. 한 인간이 태어나 자라고 늙어가고 그리고 사라질 때 그걸로 끝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또 살고 그 다음세대로 이어지고.. 하면서 인생이라는 것이 연속성을 가지는구나, 하는 거요. 그 왜, <죽어야 사는 여자> 라고 메릴 스트립, 골디 혼, 브루스 윌리스 나오는 영화를 보면요, 늙어가지 않고 죽지도 않는 약을 먹는 여자들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 약 먹기를 선택하지 않는 등장인물이 자연스레 노화로 죽었을 때, 그의 자식들과 손주들이 이어지는 걸 보고 사실 영원히 산다는 건 내 한 몸이 죽지 않는게 아니라 저런 식의 삶의 연속 아닐까, 라고 주인공들도 깨닫더라고요. 인간의 삶이 연속된다는 것은 내 한 몸이 죽지않고 영원하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 다음세대에게로, 다음세대에게로 이어지는 것이로구나. 그래서 인간은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가 봅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연속하기 위해서요.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는건지 아닌지, 우리는 젊음을 사랑합니다. 필연적으로 젊을을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젊은에 대한 동경과 사랑.

저는 식욕 젊을 때에 비해 너무 줄었어요. 저 진짜 엄청난 사람이었는데.. 식욕이 준 게 너무 슬프더라고요. 흑흑 ㅠㅠ

저도 그래요 독서괭 님. 나 만나면서 다른 사람도 만났던 사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하면.. 저는 그런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아요. 사랑을 안하면서 살지 굳이 그런 사랑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ㅎㅎ

저도 독서괭 님을 늘 응원합니다 뽜이팅!!

단발머리 2024-05-16 13:20   좋아요 1 | URL
이 댓글이랑 이 대댓글에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성지순례라고 할 수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님은 상차림 사진 올리실 때마다 예쁜데 나는 왜 요케 저케 바꿔봐도 엉망진창인가.. 아무튼 헨닝 만켈 재미있어서 와인과 독서중. 2월부터 다시 태어날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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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26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인 안주로 찐만두는 좀??? 그래서 사진 비쥬얼이 안나는게 아닐까요? ㅎㅎ
다락방님 아침에 올리시는 캐나다 숲사진은 항상 멋지구리합니다. 그리고 사진 찍을 때 저 포스트잇은 좀 가리시고요. ㅎㅎ

다락방 2023-01-26 21:1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인도 먹고 싶고 찐만두도 먹고싶어서 두 개를 모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책장이랑 독서대에 포스트잇이 수두룩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26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안주의 차이인가요?
근데 지금 이 시각 드시는 안주 맞나요?
양이???? ㅋㅋㅋㅋ
설마 다 드시는 건 아니죠?
저녁을 안 드셨??? 안드셨다고 해주세요^^;;

사진을 들여다 보니 책이 안주였겠다 싶어요^^
그리고 와인 병도 이쁘구요.
안주가 치즈나 과일이었음 더 이쁜 사진이었을 것 같겠다 싶구요.
왜냐면, 책이 이뻐요^^
와인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책들!
제가 눈여겨 보고 다락방님 포함한 알라디너님들 읽으시는 책들은 왜 그렇게 있어 보이는지?
조금만 읽고, 조금만 마시고, 일찍 주무시길!
내일 새벽 캐나다뷰 찍으러 또 나가셔야죠.^^
내일 아침 또 아이고~ 어제 너무 많이 마셨어~~하면 안되잖아요ㅋㅋㅋ

바람돌이 2023-01-26 21:48   좋아요 1 | URL
나무님 팩폭!!! ㅋㅋㅋ 설마 다 드시는 건 아니죠? ㅎㅎ
저는 다부장님의 스케일을 믿습니다. 식당에서도 1식 2메뉴잖아요. ^^

다락방 2023-01-26 21:49   좋아요 3 | URL
저거 다 먹고 다른 것도 먹고 있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책 다 읽고 자고 싶은데 좀 취하네요? 이를 어쩌면 좋은지 ㅋㅋㅋㅋㅋㅋ자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26 22:00   좋아요 0 | URL
넘 팩폭이었군요?ㅋㅋㅋ
근데 다 드시고, 또??
와~~다락방님 손만 크신 줄 알았더니 위도 크신??ㅋㅋㅋ
저번에 공쟝쟝님이 여행가서 입 짧은 다부장님이라고 해서 실제로는 아~ 나랑 비슷하시구나!! 생각했었거든요.
입이 짧다는 것은????
암튼 안 취하려고 안주 많이 먹어도 역시 술은 술인가 봅니다.
어여 주무세요~ㅋㅋㅋ
내일 캐나다뷰에선 해장용 간식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다락방 2023-01-26 22:14   좋아요 3 | URL
아 그게 제가 네덜란드에서 빵을 조금 먹었나 그래서 입짧다는 말이 나온거지 정말 입이 짧은 건 아닙니다. 저 오늘 점심에 순댓국 먹었는데 공기밥 하나 더 시켜서 말아먹었어요 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26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뒤메질 만두~

다락방 2023-01-26 21:52   좋아요 1 | URL
어디서나 언제나 한결같은 뒤메질 😌

다락방 2023-01-26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저 만두가 많다고 하시는거죠? 좀 충격…..

잠자냥 2023-01-26 21:59   좋아요 1 | URL
전 안 많아요. 저기에 라면도 드세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26 22:05   좋아요 1 | URL
외로웠어요…. 흑 🥲

다락방 2023-01-26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와인도 그만 마셔야지.. 취한다 😆

다락방 2023-01-26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투비에 올리느라 과거 들 다시 읽었다가 너무 기분 말랑해져버림~ 아아 ~ 야한 꿈이나 꿔야지~~

잠자냥 2023-01-26 22:13   좋아요 3 | URL
얼래리요~~~ 꿈에 여대 나온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26 22:16   좋아요 0 | URL
안돼욧! 저의 반복되는 악몽은 학창시절… 😭

다락방 2023-01-26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결 표시 쓰면 나이든 거랬는데 ~~

DYDADDY 2023-01-26 22:14   좋아요 0 | URL
나이는 그냥 숫자입니다. 나이 들어도 만나면 가슴이 뛰고 결국 하실거잖아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26 22:16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그러니까 저쪽 글에 대한 댓글인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1-26 22:19   좋아요 1 | URL
투비에는 댓글을 달기가 어렵습니다. 자칫 오해를 살까 겁이 나서요. ㅎㅎㅎ 항상 잘 정독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3-01-26 22:28   좋아요 2 | URL
매번 응원 보내주시는 거 잘 받고 있습니다!!!!!

DYDADDY 2023-01-26 22:35   좋아요 1 | URL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moonnight 2023-01-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아블로 좋지요^^ 만두도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상차림 책^^
 

설 연휴에는 가족들과 만나 북적거리는 시간을 보냈다. 여동생네 식구 남동생네 식구 그리고 아흔셋의 외할머니까지 함께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고 그 집에서 이 모든 식구들이 한데 모여 잤다. 정신없는 1박2을 보내고 여동생네 식구와 남동생네 식구는 돌아갔고 이내 외삼촌과 이모가 왔다. 나는 인사를 나누고 사촌동생에게 용돈을 준 뒤, 바람을 쐬러 나갔다. 가방 안에는 책이 들어 있었다. 혼자 좀 걸어야했고 책도 읽어야 했다. 이런 시간이 필요했다. 찬 바람을 맞으며 한 시간을 걸었고 까페에 들어가 가져온 책을 꺼냈다.




에바 일루즈의 신간이 너무나 반갑게도 다정한 알라디너의 선물로 내게 도착했다. 후훗. 설 연휴 전에 도착해서 덕분에 설 연휴동안 읽을 수 있었다. 책은 생각보다 얇았는데 설 연휴동안 읽은 책이라곤 이 한 권이 전부였다. 껄껄. 그래도 다 읽어서 오늘 아침 리뷰도 썼다. 리뷰 읽으러 여러분 다녀오삼~



책을 사지 않으려고 했지만 책을 샀고(무슨 말이야..) 그렇게 오늘도 어김없이 책탑 사진을 올린다.



















《카프카와 함께 빵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만화일 것 같아서 샀는데, 이해되는 부분은 좋았지만 이해 안되는 부분이 수두룩해서 읽다가 포기했다. 팔아버려야지..


《Josh & Hazel's Guide to Not Dating》은 영어책 같이읽기 도서다. 그래서 샀다. 번역본도 전자책으로 사두었다.


《섹스 자본이란 무엇인가》는 에바 일루즈의 신간인데 다정한 알라디너가 슝- 선물 날려주셨고, 덕분에 받자마자 읽었다. 감사합니다!


《생에 감사해》는 유퀴즈의 김혜자 편을 보고 한 일을 오래 해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져 샀다.


















《운명의 딸》은 아시아계 남성과 결혼한 남미 여성이 미국에서 사는 이야기를 전편에서 보았던터라, 그들의 만남부터 사랑에 이르기까지가 이 책에 있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어져 샀다.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는 아동을 대상으로 부의 축적 그리고 가난에 대해 알려주는 만화인데, 성인인 내가 읽고 분노에 타올랐다. 내가 일하는데 부자는 왜 다른 놈이 되는것이냐!!


《겨울 이불》은 아가 조카 주려고 샀는데 정작 아가조카는 관심이 없다.. 명절에 울집 와서는 파리채들고 보이지 않는 모기를 잡는다고 소리 지르고 다니고, 휴지 얇게 뜯어서 사촌 오빠(10세)가 휭- 날려주면 좋다고 모~ 모~ (모기란 뜻이다) 이러면서 뛰어댕긴다... 아가야, 겨울 이불은 관심없니?



요즘은 나의 게으름에 대해 깨닫고 있다. 아빠의 입원으로 인해 엄마가 며칠 집에 안계셨고 그래서 내가 오롯이 혼자 집에서 며칠을 보내야 했다. 아빠는 여전히 병원에 계시고 엄마가 여동생 집에 머물러 가셨던 때에도 나는 혼자였다. 혼자인 나는 내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게으르고 엉망이 되더라. 식탁 위에는 간신히 밥 공기 하나만 놓일 정도의 공간만 남겨두고 내 책들과 맥북과 아이패드가 놓였고, 빨랫대의 빨래는 개서 제자리에 넣어두는 대신 샤워하러 가면서 빨랫대의 수건을 가져가고 출근하면서 빨랫대의 양말을 걷어 신는 식이 되는거다. 엄마가 돌아오시기로 하는 전날이나 혹은 그 날 아침 출근 전에 후다닥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두면서 와, 나 혼자일 때 진짜 엉망진창 개판이 되는구나, 엄청 게으른 사람이구나 싶어지는 거다. 


그나마 내가 식탁을 식탁으로 기능하게 하고 빨랫대의 빨래를 모두 걷고 개서 제자리에 넣어두고 수건은 욕실 수납장에 넣어두는 일들을 할 수 있는 건, 어쨌든 다른 구성원과 함께 그 공간을 쓰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일들이었다. 사람마다 특별히 더 강한 성격이 있고 또 그 성격이 그 사람을 지배할텐데, 내 경우엔 민폐끼치는 걸 진짜 너무 싫어한다. 그래서 가급적 다른 사람들도 내게 폐가 되는 일을 하지 않기를 바라고. 폐를 끼치는데 가장 주요한 요인이 바로 게으름이다. 내가 게으르면 누군가 나의 게으름을 보상해야 청결과 질서가 유지되는 건 당연하고, 그래서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가급적 정리정돈에 힘쓰는 거다. 나는 이게 집에서도 그런 성격이 발휘되는 건줄 몰랐다가, 아무도 없이 혼자 며칠 지내보는 일이 반복되면서 아주 처절하게 깨달았다. 나 게으르구나. 나 게으른 사람이구나. 내가 혼자 산다면 집은 정말 개판이겠어. 지금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서 식탁이 식탁으로 기능하는데에 내가 신경을 쓰지만, 그러나 내 책장은 엉망진창인 것도 내 책장이 엉망진창인 부분이 다른 가족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무슨 책이 있는지 왜 저렇게 해두었는지 다른 식구들에게는 딱히 관심을 두는 영역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식탁과 거실은 다르다. 아아 나는 한없이 엉망이 되고 게을러지는 사람이었어. 나는 혼자이면 엉망이 되는거였어! 이 깨달음은 나를 깊은 충격에 빠뜨렸다.



그러다 얼마전 친구가 보내준 <포스텔러>라는 앱에서 나의 사주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해준 걸 보게 되었는데, 하하하하,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내게는 천성적인 게으름이 있는 거였다. 내 안에 게으름이 아주 크게 잠재되어 있고, 그런데 그 게으름으로 폐끼치지 않고 살 수 있는 건, 내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살기는 싫다는 성향을 더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었던 거다. 그나마 엄마 아빠를 모시고 살기 땜시롱 이정도의 질서를 유지하고 사는거였어. 나의 뒤메질은, 만약 내가 혼자 산다면, 책상과 책장 침실뿐만 아니라 거실과 부엌과 베란다까지 모두 뻗칠 수 있는 거였다.


마이


신이시여..


왜 저를 이렇게 게으르게 만드셨나요. 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별자리인지 사주인지가 알려주기 전에 나는 깨달았던 것이다. 아, 나는 혼자라면 한없이 엉망진창 개판이 될 수 있구나, 라는 것을........나는 천성이 뒤메질러인것을..........................나는 인간이 결국 혼자라고 믿고, 혼자라는 걸 알고,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외로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나 나란 인간이 혼자 살게 된다면 엉망진창이 되는 사람일 수 있는 것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눈물이 납니다요..



(오해할까봐 밝혀두는데,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 게으르지 않아요...)




아무튼 명절에 식구들 잔뜩 올거라 지저분한 침대 위도 정리하고 방 청소도 하고 그리고 서재방도 한참 들여다보다가 이걸 어쩌나 저걸 어쩌나 하면서 책들을 좀 어떻게든 더 깔끔하게 정리해보고자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그냥 더 넓은 집에 가지 않는한 답이 없었다. 어쨌든 이렇게 책들 바깥으로 가로로 눕혀 쌓은 책들을 꼴보기 싫으니 두줄로 넣어볼까 했더니 오, 절반의 책장에서 그게 가능해지더라. 그래서 나는 이미 읽은 책들을 안에다 넣고 바깥에는 안읽은 책들을 세로로 그렇게 두 줄로 쌓아두었다. 음.. 그렇다고 더 깔끔해지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그렇게 해두었는데, 언제나처럼 타미가 오자마자 내 방에 들어와서 이모 책 정리했냐고(민음사 고전 좀 정리했다) 하더니, 왜 두줄로 쌓았냐고 하더라. 이모, 안에 어떤 책이 있는지 모르는데 두 줄로 쌓으면 어떡해!! 그래서 내가 자랑스레 말했다.


"그래서 안에는 이미 내가 읽은 책을 두었지."


그러자 타미가 말했다.


"내가 안읽었잖아!!!!!!!!!!!!!!!"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이런 애가 다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말했다.


"맞네. 타미가 안읽었는데 이렇게 꽂으면 안되는거였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 아이의 자기중심적 사고는 나를 닮은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 다음날은 친구랑 호캉스를 했다. 20층 호텔 bar 에서 술을 시켜두고 도시 야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기서 술을 마시기 전에는 한우 안심을 먹으러 갔는데, 마침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모가 우리집에서 자고갈거라 나는 이모와 엄마에게 와인냉장고에서 와인 꺼내마시라 일러둔 터였다. 돌려따는 거 있으니까 그거 꺼내서 마셔, 하고 집을 나선거였는데, 내가 이른대로 와인을 꺼내 마시려고 와인 냉장고를 열었던 이모는 나의 와인냉장고에 빈자리가 좀 있었다며, 나가서 와인을 사가지고 와서 채워주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준 와인 마시라니까 왜 내 와인 냉장고를 채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모가 비싼거 아냐, 그냥 싼 거 샀어~ 그리고 니가 마시라는 와인 마셨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이모다.




어제 오후부터 급격히 우울했다. 회사 가기 싫다고 이천번 생각했다. 직장인 싫다고 삼천번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싫다고 발버둥쳐도 시간은 흘렀고 나는 다시 알람을 끄고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켜 출근 준비를 했다. 그리고 회사에 도착했는데, 내가 아무리 출근이 싫고 또 겨울은 우울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겨울이라서 아침마다 이런 풍경을 맞는다.




이른 아침 해가 뜨기 전의 하늘을 보면서, 나는 그런데 이거 좀 좋아, 했다. 이런거 보는 거 여전히 좋아. 그리고 내가 이런 풍경들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사람이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나는 아무리 게을러도 커피와 함께 먹을 간식을 빼먹지는 않는다.


설 연휴가 지났고 나는 새롭지 않지만 그러나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전히 새로운 결심 몇 개를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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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1-25 1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내가 안 읽었잖아!˝ 정답입니다.
와, 진짜 저는 혼자 있으면 완전 깨끗하게 지낼 자신 있는데! ㅎㅎㅎㅎ 지금은 고양이도 있고 동거인도 있고... 완벽하게 제뜻대로 통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근데 부장님, 회사 출근한 거 아니고 작업실 가신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25 11:51   좋아요 5 | URL
저는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자각이 없었다면 증말 쓰레기통에서 살았을 것 같아요. 와 진짜 미친 게으름, 게으름의 끝판왕입니다. 저를 게으르지 않게 하시려고 부모와 함께 사는 삶이 저에게 주어진 것이고, 저를 게으르지 않게 하시려고 조카들로 하여금 저를 자주 방문하게 하는게 신의 뜻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흠흠.

저 친구가 보내준 거에 그것도 나와요. 작업실 잡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할 작업이 없어서 작업실을 못잡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25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어플 완전 신들렸네요 ㅋㅋㅋㅋ
저 너무나 공감합니다. 전 가족들 없었으면 주말에 이불 밖으로 거의 안 나왔을 것 같아요. 다락방님은 밖엔 많이 나가셨을 것 같은데, 전 밖에도 잘 안 나갔을 듯;; 결혼 전 자취할 때도 주말에 엄마 오면 청소할까봐 오시기 직전에 밀린 청소를 끙끙거리며 했던 기억이..
아무리 게을러도 커피와 간식과 책주문과 페이퍼는 빼먹지 않는 다락방님, 이정도면 부지런하다고 인정해 드립니다!!

다락방 2023-01-25 12:40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저 앱에서 저에게 말합니다. 한 달에 한 번쯤은 호텔 가서 자고 오라고. 그런데 저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회사 다녀야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게 가능하다고 말하더라고요. 이미 제가 살고 있는 삶.. 저는 그렇지 않을 경우 완전 무너지는 엉망진창의 사람인 것입니다.
저는 이불 안에도 잘 안있고 집 안에도 잘 안있어요. 제가 자꾸 혼자인 걸 좋아해서 부러 저 혼자 있으라고 가족들이 집을 비워줘도 저는 집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제가 왜이렇게 나다니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저는 진짜 매일의 이런 루틴이 없었으면 정말 엉망진창이었을 거예요!!

바람돌이 2023-01-2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데 오늘 서울 진짜 춥지 않았나요? 저는 지금 몇가지 일보러 나가야 되는데도 너무 추워서(그래봤자 영하 4도입니다만..... 하여튼 부산에서는 낮에 영하로 떨어지는게 드문 일이라....) 나가지 말까 하고 있는데 말이죠.
연휴 뒤에 출근하기 싫어 이천번 삼천번 생각하는거 극 공감입니다. 저는 지금 복직이 점점 다가오면서 매일 그 기분요. ㅎㅎ
카프카와 함께 빵을은 저도 물론 이해 안가는 부분이 제법 있었지만 이해가는 부분들이 좋아서 괜찮았는데 안타깝네요. ㅎㅎ

저는 저기 내가 안 읽었잖아 하는 조카님 너무 부러움요. 심지어 저는 딸이 둘이나 있는데 엄마 책에 일도 관심없는..... 불쌍한 나의 책들입니다.

잠자냥 2023-01-25 12:23   좋아요 1 | URL
ㅋㅋ 저 어제 집안 환기하려고 양쪽 베란다 문 다 열었거든요?
근데 고 잠깐 사이에 서재에 있던 고양이 물그릇은 얼었어요. 한 20분 열었던 거 같은데-

다락방 2023-01-25 14:05   좋아요 1 | URL
어제 일요일이 정말 추웠어요. 친구랑 한참을 명동과 을지로에서 걸었는데 진짜 머리통도 시렵고 귀도 찢어질 것 같고 너무 추웠습니다. 그런데도 저녁 먹고 또 시장 한바퀴 돌았어요. ㅋㅋㅋ 으 춥다 하면서요. 저 점심 먹고 들어왔는데 오늘도 귀가 너무 아프네요. 춥습니다..
출근하기 싫지만 출근을 했고 이제 점심을 지났네요. 인생..

카프카 빵은 이해 안되는 지점이 너무 많더라고요. 이해 되는 지점보다 안되는 지점이 많아서 저는 포기합니다. 흑흑 ㅠㅠ

조카는 올 때마다 제 책들을 빌려가는데 한 권도 가지고 돌아오지를 않네요? 껄껄. 읽지 않고 빌려가기만 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3-01-25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 7시 8분경에 잠깐 집 밖을 나갔다 왔다 이 말입니다. (영하 17도) 그 때 하늘은 어두웠죠. 보라색이 약간 보이기도 했습니다만.
아.... 캐나다뷰 저 시간은 어떻게 될까요? 7시 25분, 소심하게 던져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25 12:3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07:21 에 찍은 사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정확했네요. 대박입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사무실에 도착하면 아직 까맣기만 하거든요. 일 하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 보면 저렇게 밝아옵니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예요. 후훗.

단발머리 2023-01-25 12:39   좋아요 1 | URL
😎😎😎😎😎 맞췄어요!!

공쟝쟝 2023-01-25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작업실에서 포스텔러를 받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침대 위 그 사람은 어떤 스타일?ㅋㅋㅋ 이런게 뜨는뎈ㅋㅋㅋㅋ

공쟝쟝 2023-01-25 12:44   좋아요 0 | URL
뭐가 넘. 많아요. ㅠㅠ 다락방님이 본 것이 (화면) 궁금한디 ㅠㅠㅠ

다락방 2023-01-25 13:08   좋아요 1 | URL
쟝님, 앱에서 ‘사마리아’ 검색하세요!!

공쟝쟝 2023-01-25 13:4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거금을 쾌척했습니다!!!!!!

다락방 2023-01-25 14:06   좋아요 1 | URL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왔습니까?!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25 14:43   좋아요 0 | URL
올리겠습니다 ㅋㅋㅋㅋ

DYDADDY 2023-01-2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텔러 앱 광고가 되어버렸네요. ㅋㅋㅋㅋ 아무리 게을러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에 부지런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주변에서 채워줄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락방님도 다른 분들을 채워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다락방 2023-01-25 14:07   좋아요 2 | URL
제 안에 있는 저의 게으름을 알게된 순간 너무 놀랐어요. 제가 성실하게 일하고 있기 때문에 게으른 사람일거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 제가 이렇게나 게으를 수 있다니.. 와 너무 놀랍고 또 싫으네요. 이제 알았으니 좀 의식적으로 게으름에서 탈피하려고 해야겠어요.
부족한 면들을 서로 채워줘야 이 사회가 유지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살아야지요.

책읽는나무 2023-01-25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에 모기 잡는 조카!!ㅋㅋㅋ
아가들은 꽂히는 그림책이 있으면, 아무리 좋은 책이 있어도 관심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죠!ㅜㅜ 시간이 지나 겨울 이불에 꽂힌다면 한 여름에도 같이 이불 뒤집어 쓰자고 할겁니다^^
타미도 무럭무럭 커서 민음사 고전 책에 벌써 관심을 가지는군요? 타미는 어릴 때부터 좀 남달라 보이더니...역시!!!!
어떤 청소녀가 될지?^^
근데 저 앱 진짜 정확한 거 같네요?ㅋㅋㅋ

다락방 2023-01-25 18:12   좋아요 1 | URL
저 앱이 저의 뼈를 때렸습니다. 저에게 결혼은 죄라고 말해주더군요. 나도 알고 있었다 이놈아.. ㅋㅋㅋㅋㅋ

아가 조카는 모기에 꽂혀서 모기를 때려잡느라 바쁜데 책에는 관심을 언제 줄지.. 안줘도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요.. 아하하하하.
저희 타미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이젠 자기가 듣는 팝송 저에게 추천도 해주고 그래요. 아 조카들 정말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흑흑. 조카들 만세!!

꼬마요정 2023-01-2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명절을 보내셨네요. 저는 명절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을 했는데도 빨간 날이 너무 좋았어요. 연휴가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결국 시간은 흐르네요. 이럴 땐 4차원에 살고 싶어요. 흑흑

저희집 조카는 고양이에게 꽂혀서 이모집에 고양이 보러 오지만, 고양이는 조카와 놀아주지 않는답니다. 불쌍한 조카... 알러지가 있어도 고양이가 좋은지 계속 이모집 가고 싶다고 ㅋㅋㅋ

포스텔러 앱 궁금하네요 ㅋㅋㅋ 저도 참 게으른데... 빨랫대에 있는 수건, 속옷, 양말 걷어 쓰고 입고 다시 세탁기에 던지고... 참 잘 할 수 있습니다만 저도 가족이 있어 그렇게 잘 못하네요. 안타까워요. 얼마나 편한데... ㅋㅋㅋ

다락방 2023-01-26 09:09   좋아요 1 | URL
오늘 아침에도 눈을 떠 회사에 가야 한다니 너무 싫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목요일이더라고요. 그 점에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목, 금. 이틀만 가면 된다, 만세! 기운냅시다, 꼬마요정 님.

저희 조카도 고양이 엄청 좋아해서 같이 살고 싶어하는데 가족들 중 그 누구도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아서 외로워합니다. 하핫. 나중에 어른되어 독립하면 고양이랑 살겠다고 벼르고 있어요.

저 어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롱패딩 소파로 던져버렸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게으름을 어쩌면 좋죠?

감은빛 2023-01-2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끼리 북적거리는 시간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저도 아주 오랜만에 동생네 가족들까지 모두 좁은 집에 북적거리고 지내고 돌아왔어요. 조카 셋 중에 위는 딸이 둘이고, 막내가 아들인데 이 막내가 아기 때부터 저를 잘 따랐어요. 다른 사람들은 낯을 가렸는데, 제가 안으면 거짓말처럼 가만히 안겨있었거든요. 말을 시작하고 걷기 시작한 후로는 ˝외암쫀, 외암쫀˝ 이러면서 저만 따라다니기도 했구요. 요즘도 다른 조카들은 전혀 연락이 없지만, 이 녀석은 가끔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냅니다.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신기해요.

아, 다락방님의 조카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제 조카들이 생각났어요. 멀리 살아서 자주 보지 못하는데, 볼 때마다 훌쩍 자라있어서 신기해요.

다락방 2023-01-26 09:11   좋아요 0 | URL
저는 조카들 자주 보는 편인데도 볼 때마다 훌쩍훌쩍 자라요. 아이들은 정말이지 무섭게 자라는 것 같습니다. 지금 두 살 아가 조카도 태어나 누워만 있던게 눈에 선한데 지금은 막 콩콩콩콩 뛰어다녀요.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아가도 자라고 어린이도 자라고 다들 무럭무럭 자라는데 저희 늙은 아버지는 병원에 오래 머물고 계시네요. 인생은 이런식으로 흐르는건가 봅니다. 한쪽은 사그라지고 한쪽은 찬란해 지면서요.
요즘은 그래서 노화와 노인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제가 이제 곧 노인이 될테니까요.
 

설 연휴전에 책을 안사려고 하고 있다. 그러면 다음주 책탑은 없는게 되시겠다. 그런데 사고 싶은 책들은 물론 많다. 그렇지만 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사지 않을것이다. 내가 지금 뭐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책의 존재를 며칠전에 알게 되었다.
















해리 왕자에 대해서 나는 별 관심이 없다. 어쩌다 기사에서 보게 되면 아 그랬구나 그러고 말지 그의 삶이나 그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했던 적이 없다. 그러므로 프린스 해리의 자서전을 내가 뭐 딱히 읽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런데!!


왜,

도대체 왜!!!


저 표지는... 갖고 싶게 생겼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너무 표지 예쁘지 않나요? 그러니까 프린스 해리가 핸섬해서 예쁘다는 게 아니라, 뭔가 전체적으로 어떤 황혼의 빛깔..같은.. 그게 너무 예쁘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신 똑바로 차리자, 나야. 저걸 사서 어따 쓰냐... 정신 챙겨라, 증맬루..... 

















이 책이 나왔다는 걸 알았어도 역시 관심도 가지 않았다. 유명인들의 책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퀴즈에 김헤자 배우님이 출연한 걸 보게되었고, 말하는 면면이 너무 매력적인거다. 한가지 일을 오래 해온, 그리고 여성으로서 거기서 버텨온 어떤 삶이 배우 본인에게도 성찰을 가져다 주었고, 그렇다면 이 책에 그런것들이 나와있지 않을까 싶어진 거다. 엄마로서 잘해내지 못했다는, 자식들에게 잘하지 못했다는 그런 자각은 '그러므로 나는 진짜 배우 잘해야 돼, 정말 잘해야 돼'라는 마음을 먹게 했다는데, 이런 순간순간의 생각들과 결국은 태도로 이어진 것들을 책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거다. 




그리고 이런 책들도 사고 싶다.














책 안사려고 이런 페이퍼 쓰는거다. 안사려고.

아니 그런데 에바 일루즈 신간 뭡니까. 섹스 자본이라니. 이런 신간 내면 어떡해요. 흑흑.

요즘 유일하게 관심가는 한국 소설가가 이주혜 인데 이주혜의 에세이라니. 아흑.

그리고 유대인..은 뭘까? 왜 나는 유대인 책이 나오면 이렇게 다 사려고 할까? 왜죠? 



아 점심 뭐 먹을까. 어제 오늘 너무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이래저래. 

점심 뭐 먹을까. 

어제 잠자냥 님 투비 갔다가 순대 좋아하는 주인공 나오는 소설 읽고 얼라리여~ 하고 점심에 순대 먹었다. 물론 어묵우동도 함께... 

오늘은 뭐 먹을까. 김치우동에 돈까스? 



회사 싫어 ㅠㅠ 직장인 하기 싫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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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1-18 1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헤... 김혜자 책 주문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1-1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 아렌트의 과거와 미래 사이는 베게로 써도 목이 아플 정도로 두껍습니다. 구매 전에 팔 근육 운동을 먼저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ㅠㅠ

다락방 2023-01-18 12:38   좋아요 1 | URL
앗 말씀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읽기 보다는 장식용으로다가 구매해야겠네요. 한나 아렌트 책장을 뽀대나게 채우는 용으로다가...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8 13: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남자 진짜 좋아하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표지가 어디가 예뻐요?ㅋㅋㅋㅋㅋㅋㅋ
투비에서 영업하라니까 투비에서 영업당하는 이 인간, 내가 못살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18 13:36   좋아요 2 | URL
동감입니다. 저 표시 어디가 예쁜지 전혀 모르겠 ㅋㅋㅋ

다락방 2023-01-18 14:07   좋아요 1 | URL
아니 저 누런 빛, 뭔가 빛이 뒤에 있는 것 같은 저 표지가 예쁘지 않습니까?

아.. 외롭다.. 역시 지구상에 나같은 사람은 나밖에 없어. 어디에서도 이해받지 못하는 나. 역시 인간은 외로운 짐슴이여...

(울면서 뛰어나간다)

햇살과함께 2023-01-18 16:57   좋아요 1 | URL
저는 얼굴 너무 큰 표지 부담스럽던데요...특히, 남자는 더...ㅋㅋㅋ
김초엽 작가님 에세이 표지도 얼굴이 너무 크게 나와 손이 안갔던 사람....

은오 2023-01-18 20:52   좋아요 0 | URL
심지어 이 글 누르기도 전에 저 표지 얼굴 확대돼서 바로 보여서 누르기도 전에 부담스러워했ㅅ븝니다 누르지말까 살짝고민

다락방 2023-01-19 07:55   좋아요 1 | URL
아 외롭다. 이 지구상에 나같은 사람은 나 하나 뿐.. 외롭다. 인간이란 본디 고독한 존재.. (먼 산을 본다)

거리의화가 2023-01-18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한나 아렌트 책은 사고는 싶습니다만 아직 아렌트 책 제대로 읽어본 거 없는데 저걸 당장 사서 읽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담아만 두고 있어요!ㅋㅋㅋ
김혜자 선생님 방송 저도 보았는데 참 좋더군요. 그분이 쓰신 에세이라면? 궁금하긴 한데 저 진짜 에세이는 안사거든요. 주문하셨다니 다락방님의 후기를 기다리는 걸로ㅋㅋㅋ 마지막 두 문장 모든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문장이죠^^

다락방 2023-01-18 14:06   좋아요 2 | URL
저는 당장 읽을 수 없는데 한나 아렌트 책을 사 모으고 있어서 정말 큰일이네요. 어쩌자는 건지 말입니다. 왜이러는걸까요? 제 가슴이 허해서 일까요? 제 어딘가가 비어 있는 걸까요? 하아-

저도 완전 관심없는 유명인 책인줄로만 알았다가 인터뷰 보고 궁금해졌어요. 읽으면서 제가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을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읽고나서 후기 남기겠습니다. 빠샤!

집에 가고 싶어요. 술을 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소주나 마시고 싶네요 ㅜㅜ

2023-01-18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8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3-01-18 14: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바 일루즈 책도 내게로 오고 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음주에도 책탑 사진 올라올 예정. -.-

은오 2023-01-18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점심에 2메뉴 하셨다는 소식을 오랜만에 들으니 너무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잘 드시고 지친 회사생활 기운내셔요😘
에바 일루즈 신간 저도 보자마자 재밌어보여서 담아놨는데요. 이번엔 제가 다락방님을 기미상궁(?) 삼아 다락방님의 리뷰를 보고 사야겠습니다 흐흐흐. 사랑은 왜 아픈가 읽고 좋아서 감정 자본주의 사놓고 아직 안읽었으니 이거부터 읽어야겠네요 저는!

다락방 2023-01-19 07:55   좋아요 1 | URL
아이쿠 이런. 저를 기미상궁 삼으면 오래 기다리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에바 일루즈 역시 마찬가지로 사두고 안읽은 책들에 쌓여 여러권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여하튼 제가 산 책들을 모조리 다 읽을 계획으로 사기는 한 바 언젠가는 읽도록 할 것입니다. 읽는다면, 쓰겠습니다. 빠샤!!

바람돌이 2023-01-1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 표지에는 공감이 영 안갑니다요. 저 표지 저는 오히려 극혐쪽인데..... ㅎㅎ
어떤 분야든 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계속하면서 뭔가를 이룬 사람들은 좀 장인의 아우라가 느껴진달까 그렇더라구요. 김혜자배우의 책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싶네요.

다락방 2023-01-19 07:57   좋아요 0 | URL
아 정말 ㅋㅋ 해리 표지 공감을 현재까지 한 표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나만 좋아하지? 어딘가에 나같은 사람 있지 않을까? 없는거니? 나타나줘... 제발. 없다면 태어나줘.... ㅋㅋㅋㅋㅋㅋㅋ

네, 김혜자 배우를 유퀴즈에서 인터뷰 보기 전까지 그저 연예인으로 생각했다가, 자신의 일을 잘 하고자 하는, 한 일을 오래 지속해온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말씀하신대로 그래, 괜히 김혜자가 아니구나 하면서 아우라가 느껴지더라고요. 어제 책이 배송 왔습니다.

singri 2023-01-1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퀴즈 저도 봤어요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이런이야기나 뭔가 나이가 들면 슬프다 그런 이야기들이 마음에 남더라구요.
암튼 결국 그러려니 하던 짐작대로 흘러가는군요ㅋㅋㅋ

다락방 2023-01-19 07:58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 그러려니 하던 짐작대로.. 라니 무슨 말씀이시죠? 전혀 모르겠는데요? 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어제 책들이 왔고 .. 좀 전에 딱 한 권 더 주문했... 인생은 도대체 뭘까염?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