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원하오?"

"네, 마랭."

"내가 전에 당신에게 했던 짓을 아직도 증오하오?"

"당신 때문만은 아니에요. 나 자신에 대한 분노 때문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당신에 대한 추억으로 날 이렇게 말라비틀어지게 내버려두었고, 그다음에는 순전히 슬픔 때문에 이렇게 되었어요. 난 티토노스*의 뼈나 다름 없어요." (p.106)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가, 여자에게 '더이상 너를 봐도 서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별을 통보한다. 그 후로 시간이 흘러 그는 직장도 갖고 결혼도 하고 많은 아이를 낳았지만, 여자는 앓고 또 앓고 자꾸 말라간다. 정말 '말라비틀어지게' 되었다. 그녀가 너무 말라비틀어져가고, 그래서 그녀의 동생은 남자에게 찾아가 언니를 만나달라고 말한다. 시간이 오래 흘렀다. 그녀는 그가 사랑했던 모습에서 아주 멀어져 있었고. 오랜만에 본 그에게, 그녀는 바로 위처럼 얘기한다. '너 때문만은 아니다' 라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추억으로 말라비틀어져가는 여자라니, 슬픔 때문에 더 말라비틀어지는 여자라니. 그런데 아직도 그를 원해...그녀는 남은 모든 힘을 끌어모아 죽기를 결심한다.


https://youtu.be/HR_VQxSvY5c



'티토노스'에 대한 각주가 달려있었다.


티토노스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사랑을 받았다. 에오스는 그를 사랑해 제우스에게 그의 영원불멸을 부탁했으나 영원한 젊음을 당부하는 것은 잊는다. 티토노스는 말라비틀어져 늙어간다. 그러자 에오스는 그를 버린다. (p.106, 각주)



아, 각주 읽는데 너무 슬퍼. 결국 에오스가 티토노스를 사랑한 이유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 때문인건가. 이 이야기가 궁금해서 내가 가진 그리스로마신화사전을 찾아 티토노스와 에오스 편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왜냐하면,















어제 퇴근하는 길에 세탁소에 들러 회식하는 남동생 대신 남동생의 바지를 세 벌 찾아갔고, 집에 오자마자 중고책을 한 박스 챙겨 편의점에 가 택배를 발송했으며, 집에 들어와서는 밥을 먹고, 김치찌개를 끓여놓고, 설거지를 하고, 밥을 하고, 샤워를 하고 나니 열시 가까운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쳐..... 집안에는 할 일이 너무 많아. 아침에 일을 마치고 돌아오신 아버지가 드실 밥과 또 나와 남동생이 먹을 밥은 있었지만, 아침에 들어와 식사를 마치고 밥을 할 아빠를 생각하니, 아, 스트레스 받겠다, 싶은거다. 그래서 걍 내가 했다. 밥을 먹고난 후에도 새로 지은 밥의 냄새는 환상적이었다. 여튼 이렇게 집안일을 미친듯이 하고나니 잘 시간이 되어 있었고, 그리스로마신화사전 같은 걸 꺼내볼 여유 따위...내겐 없었어..... 독서는 사치야! ㅠㅠ



그런데...그리스로마신화사전.....나 있나? 안팔았나? 율리시스는 팔아버렸........


















칠십이 넘은 여자가 호주의 바닷가에서 고양이들을 데리고 혼자 산다. 그런데 어느 늦은 밤, 자신의 집에 호랑이가 들어온 것 같다. 야생 동물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그녀는 너무 겁이 나 문밖으로 나가볼 수가 없다. 다음날 아들에게 전화해 이 소식을 알리지만 집안에 호랑이가 들어왔다는 말을 아들이 믿을 리가 없다. 그런 그녀에게 요양사가 찾아온다. 비용은 나라에서 대고 나는 너를 돌봐줄 것이다, 라고 말하며 머리를 감겨주고 식사를 챙겨주는 요양사. 처음부터 요양사는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읽는 나에게 헷갈리고 그러다가 그것은 칠십이 넘은 여자 '루스'가 기억이 오락가락하기 때문인가 싶어져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밤에 호랑이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던 이 나이 든 여자에겐, 자신이 슬픔이라고 깨닫지도 못하는 슬픔이 찾아오고, 그래서 내가 슬펐다. 


남편은 죽었지만 그녀에겐 멀리 있는 아들 둘이 있었다. 젊은 시절 사랑했던 팔십이 넘은 남자와 재회해 사랑을 나눴지만, 그 역시 멀리 있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혼자'였다. 혼자 '지냈다'. 혼자 지내는 것이 자유롭고 아름다우며 행복할 수 있는 건, 어쩌면 건강을 지키고 있는 동안만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건강을 잃는 순간, 그녀가 혼자 지내는 것은 슬픔에 슬픔을 덧칠하는 일로만 보였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돈을 벌어 혼자 건강하게 잘 살다가 조금씩 몸이 말을 안듣는다 싶으면 역시 실버타운에 가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야말았다. 내가 사랑하는 누구와 함께 산다 해도 우리 둘다 함께 죽을 수는 없으니, 나나 혹은 나의 상대 둘 중 한 명은 혼자 남는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 혼자 죽어가지 말라고, 혹여라도 내가 먼저 죽을 때는 그렇게 유언을 남기고 싶어졌다. 혼자 죽어 있다가, 시간이 지난 뒤에 누군가에게 발견되지는 말라고.



슬프다.




극중 노인의 요양사라며 집에 찾아온 '프리다'는 몸집이 크다.



"저희 집안 모두 몸집이 커요." 프리다가 말했다. "골격이 우람하지요." 프리다는 숟가락으로 계란을 떠서 조금씩만 먹었다. "엄마와 아빠는 돌아가셨고 언니 셸리도 죽었어요. 모두 뚱뚱했지요. 셸리가 죽었을 때 저는 저 자신에게 말했어요. '프리다, 바꿔야 할 때야.' 퍼스에 살던 때였지요. 그곳 퍼스에 있을 때 밖으로 나가 운동을 했어요. 그리고 말했지요. '프리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해.'"

.

.

"음식이 제게 저지른 모든 잘못을 이야기하면서 음식 앞으로 편지를 썼어요." 프리다가 말했다. "그런 다음 결별을 요구했지요. 확인서도 작성했고요. 함께 일하던 친구 하나가 컴퓨터로 만들어주었어요. 전 거기에 서명을 했고 그것으로 관계는 끝났어요."

"잘했어요." 루스가 말했다.

"지금의 절 보세요!" 프리다가 자랑스럽게 손바닥을 흔들어 보이며 큼직한 자기 몸을 가리켰다.

"하지만 식사는 하지요?"

"당연히 해요. 결혼생활을 그만둔다고 맨몸으로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몇 가지는 챙겨 나왔어요. 건강한 음식들이지요. 다른 모든 것과는 결별했고 그래서 그것에 관해서는 잊어야 했어요. 어르신도 누군가 헤어져 그 사람이 지독하게 밉지만 가끔은 그의 어깨를 만지고 싶기도 하잖아요, 그렇죠?" (p.53)




이 부분을 읽는데 아, 나도 모든 음식들에게 편지를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까스야, 안녕? 너는 그동안 나에게 많은 지방을 줬어. 이제 너에게 이별을 고할게, 안녕.

짜장면아, 안녕? 넌 정말 맛있지만 열량이 참 높지.

캬라멜마끼아또야, 이제 그만 만나. 너 때문에 내 삶은 무거워...



이별한 채로 살다가 가끔 그것들을 그리워하겠지.


돈까스야 보고싶구나. 짜장면아 우리 한 번만 만나면 안될까. 캬라멜마끼아또야 좋았던 시간을 우리 다시 한 번... 마치 헤어진 연인들이 오랜만에 만나 섹스하고나서 다음날 조낸 후회 쩌는 것 같은, 그런 스토리가 그려지겠지....아..안돼....그러므로 나는 이별하지 않겠어.


돈까스야, 짜장면아, 캬라멜마끼아또야, 나는 너희들에게 이별 편지를 쓰지 않아. 당분간 너희에게 좀 소원하겠지만 그런 나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주겠니? 이별하지 않아, 데려갈거야. 함께 가자, 우리. 버리지 않아, 배신하지 않아!!



마카롱 먹고싶네. 새로운 애인이 될 것 같아. 





주말에 이런 동영상을 봤다. ☞ https://youtu.be/fnAofkVHZOQ


수화로 에미넴의 노래 <Lose yourself>를 하는건데, 뭔가 울컥하는 마음이 되어 몇 번이고 돌려봤다. 노래에 담긴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러다보니 새삼 에미넴의 노래가 확- 좋아지는 게 아닌가. 나는 외출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유튭에서 에미넴을 찾아 그의 노래를 연달아 들어보았다. 서울에서의 내한공연 영상도 있더라.  lose yourself 를 떼창하는 관객들을 보며 오, 나는 이제 에미넴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데 이들은 가사를 외우고 있다니!! 하는 마음이 되어, 나도 에미넴의 시디를 사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외우자! 하게 되었다. lose yourself 같은 랩을 내가 따라할 수 있게 된다면 되게 근사할 것 같고 또한 내 내면의 심란함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 같다!!!!!!!!!!!!!!!


















[8 마일] ost 를 장바구니에 담아서는 결제해야지, 했는데 그러면 주말이 지날테고 주말이 지나 시디가 오면 리핑을 해야하고 리핑한걸 아이튠즈를 통해 아이폰에 담아야 하고...아 제기랄. 안해안해. 나는 걍 네이버에 들어가 굿다운로더로 ost 를 다운받아 버렸다. 그리고 들어보는데 음...lose yourself 하나만 받아도 됐을뻔했어... -_-

영화 [8 마일] 을 오래전에 보았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검색해보니 평도 좋아 이 영화도 다시 봐야겠다 싶어졌다. 그리고 어서 빨리 lose yourself 가사를 외우자!!!


내 머릿속에 또 그림이 그려졌다. 


lose yourself 의 가사를 찾아 출력한다 - 들으면서 몇 번 반복해 따라한다 - 따라하면서 가사 해석이 된다 - 다 외운다 - 이제 안보고도 따라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가사를 찾아 노래를 틀어두고는 따라하기 시작했다,

라고 쓰려다가 시작하다 포기했다,

가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 그렇게 한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입으로 따라하는 건 둘째 치고 눈으로 좇아가는 것도 벅차더라. 단어를 내가 하나 읽기도 전인데 다음줄의 단어를 에미넴은 뱉고 있어...하아- 난 누구? 여긴 어디? 눈으로 따라가지도 못하는데 언제 입으로 따라하고 언제 해석을 해....하아- 출력해둔 가사집을 반으로 접어 그냥 가방에 넣어버렸다. 일단 들어가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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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if you had on-e shot, or on-e opportunity
To seize everything you ever wanted in on-e moment
Would you capture it, or just let it slip? Yo

His palms are sweaty, knees weak, arms are heavy
There's vomit on his sweater already, mom's spaghetti
He's nervous, but on the surface he looks calm and ready
To drop bombs, but he keeps on forgettin'
What he wrote down, the whole crowd goes so loud
He opens his mouth, but the words won't come out
He's chokin' how, everybody's chokin' now
The clocks runs out, time's up, over. Blow!

Snap back to reality, oh, there goes gravity
Oh, there goes Rabbit, he choked, he's so mad
But he won't give it up that easy, no, he won't have it
He knows his whole back's to these ropes, it don't matter, he's dope
He knows that, but he's broke, he's so stagnant that he knows
When he goes back to his mobile home, that's when it's
Back to the lab again, yo, this whole rhapsody,
He better go capture this moment and hope it don't pass him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The soul's escaping through this hole that is gaping
This world is mine for the taking, make me king
As we move toward a new world order
A normal life is boring, but superstardom's
Close to postmortem, it on-ly grows harder,
nullly grows hotter, he blows us all over,
These hoes is all on him coast to coast shows,
He's known as the globetrotter lonely roads, god on-ly
Knows he's grown farther from home he's no father,
He goes home and barely knows his own daughter
But hold your nose 'cuz here goes the cold water
These hoes don't want him no mo', he's cold product
They moved on to the next schmoe who flows he nose
Dove and sold nada so the soap opera
Is told and unfolds, I suppose it's old partner
But the beat goes on da da dum da dum da da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No more games, I'm a change what you call rage
Tear this motherfuckin' roof off like 2 dogs caged
I was playin' in the beginnin', the mood all changed
I been chewed up and spit out and booed off stage
But I kept rhymin' and stepped right in the next cypher
Best believe somebody's payin' the pied piper
All the pain inside amplified by the
Fact that I can't get by with my nine to
Five and I can't provide the right type of
Life for my family 'cuz, man, these goddamn
Food stamps don't buy diapers and there's no movie,
There's no Mekhi Phifer, this is my life,
And these times are so hard and it's getting even harder
Tryin' to feed and water my seed, plus teeter-totter
Caught up between bein' a father and a prima donna
Baby mama drama screamin' on and too much for me to wanna
Stay in on-e spot, another day of monotony
Has gotten me to the point I'm like a snail I've got
To formulate a plot or end up in jail or shot
Success is my on-ly motherfuckin' option, failure's not
Mom, I love you, but this trailer's got to go
I cannot grow old in Salem's Lot
So here I go, it's my shot, feet fail me not
This may be the on-ly opportunity that I got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You on-ly get on-e 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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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나의 소울메이트 심규선의 노래나 따라하는 걸로... orz



점심엔 쫄면순두부를 먹고 싶은데 이 동네엔 그걸 파는 데가 없다. 너무 슬퍼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오늘 아침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슬픔과 우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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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3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03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03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03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바 2015-06-0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를) `욕망`한다는 건 어쩌면 `살아있다`는 뜻이기도 할 텐데요. 남자는 여자에게, `나`를 욕망하느냐, `나`를 원망하진 않느냐고 `나`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 갑자기 울컥하네요. 그렇겠지요. 그게 중요한 거겠지요... 에오스 신화에서 티토노스 있잖아요, 노화는 계속되는데 신이 먹는 음식- 넥타르라던가 그런거를 먹어서 몸은 또 건강했대요. 말 그대로 늙어가는데 영생의 축복과 건강의 콜라보로 죽지 않는... 에오스 자매인 셀레네도 엔디미온의 아름다움을 보존하기 위해 영원히 잠들게 했다고 하죠. 엔디미온이 청한 거라고도 하는데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 헬리오스도 해바라기 이야기 있잖아요. 쓰고 보니 거 참...

그건 그렇고 쫄면순두부 진짜 오랜만이에요. 저도 먹은지 오래 됐는데 ㅠㅠ 파스칼 키냐르 책에 대한 글을 읽으니 얼른 읽어야할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아침>은 짧아서 빨리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여럿이라 ㅠㅠ 다락방님 얼른 슬픔을 털어내셔요!

다락방 2015-06-03 17:14   좋아요 0 | URL
에이바님의 댓글을 읽다보니 최근 저의 연애에서 제가 느꼈던 바가 생각납니다. 저는 `내가 그를 얼마나 좋아하는가`에 중점을 뒀고, 그는 `네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자꾸 애정을 표현하려고 하고 상대는 제 애정표현을 듣는 걸 좋아했던 거요. 저는 제가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는 데서 더 큰 만족감을 얻고 상대는 받는 데서 만족감을 느껴서 아마도 건강한 연애가 아닌가, 했던 것 같아요. 뭐, 횡설수설 했습니다.
티토노스와 에오스는 정말이지 집에가서 그리스로마신화 사전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어쩐지 슬퍼..늙어버렸다고 사랑하지 않는다니 ㅠㅠ


쫄면순두부는 학창시절에 먹어보고 그 후론 먹어보지 못한 것 같아요. 쫄면순두부란 메뉴를 파는 곳을 아예 가본 적이 없는 ㅠㅠ
[세상의 모든 아침]은 정말 짧아서 후딱 읽을 수 있어요, 에이바님. 얼른 도전도전!
에이바님은 책을 깊게 읽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댓글에서도 내공이 느껴져요. 댓글 너무 좋아요!! >.<

뽈따구 2015-06-0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오늘 음식에게 편지를 써야겠어요!
아이스크림에게. 초콜릿에게. 케익에게.
근데 생각만으로도 슬프네요. ㅋㅋ!

다락방 2015-06-03 17:14   좋아요 0 | URL
저 조금 전에 팥빙수 먹었어요...
시무룩...

그치만 작별 인사 하지 않았으니까..괜찮겠죠? -0-

그렇게혜윰 2015-06-0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토노스가 되게 가여워요ㅠㅠ 에오스의 욕심으로ㅜㅜ 에오스의 사랑은 잔인하다는ㅠㅠ

다락방 2015-06-04 08:23   좋아요 0 | URL
나빠 ㅠㅠ 잔인한 사랑 나빠 ㅠㅠㅠ
 

며칠전에 칠봉이랑 신나게 전화로 수다를 떨다가 칠봉이가 내게 '하해와 같은 마음' 이라는 말을 했다. 문맥상 웃긴 분위기였고, 웃다보니 칠봉이는 '하해'라는 단어는 잘 안쓰는 단어인데 아냐고 물었고 나는 '당연히 안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금 당장 문자로 그 단어를 찍어보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사실 속으로 '씨양 잘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낸 당당하게 문자로 찍어보냈다.



<하회>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자 칠봉이는 이거보라고 모를 줄 알았다고 그러면서 깔깔대고 웃었다. 정확한 단어는 '하해' 라고.



하해: 강과 바다라는 뜻으로 넓고 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출처:daum 어학사전)



하아- 나는 너무 부끄러워 숨고 싶었다. 그동안 칠봉이와 나 사이에 맞춤법은 내 담당이었고, 어떤 맞춤법에 대해서는 강의를 해준 적도 있는데, 제기랄, 하해를 하회로 써버렸...나는 너무 부끄러워서 되도 않는 핑계를 계속 댔다.


1. 말할 수는 있는데 쓸 수는 없어.

2. 어떤 문맥에 쓰는 단어인 줄은 알아.

3. 니가 발음을 하회로 해서 나는 원래 하해로 알고 있는데 하회로 쓴거야.


그러나 이 모든 변명들은 '그건 아는 게 아니잖아!' 라는 말 앞에 맥없이 피식피식 쓰러졌다. 나는 우리가 주고받은 문자메세지 창에 내가 찍은 '하회'가 있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쪽팔리고 싫어서, 다른 문자는 다 남겨둔 채, 그 문자 하나만을 눌러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런 나를, 나는 받아들일 수 엄써!!!!!



하회는, 하회탈 이라고 쓸 때 쓰는게 하회 다. ㅠㅠ


하회 가면극: 경상북도 안동시 하회 마을에 전승되어 오는 탈놀이



하아- 나는 왜 하해를 하회로 썼는가. 하필이면 하고많은 단어들중에 말할 수는 있지만 쓸 수는 없는 단어를(응?) 칠봉이는 내게 적어보라 했나???????????????????????? 왜징?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이제 '하해'라는 단어를 정확히 알게됐다. 그것이 이 해프닝의 찰진 소득... 킁킁.






아니, 마태우스님이 이제 만화책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터졌다.

아니 이분은 대체 언제 이렇게 책을 쓰시는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생충을 그림으로 볼 생각을 하니 두근두근한다. ㅋㅋㅋㅋㅋ







책 중간 하단에는 이런 귀여운 그림도 있다. 귀여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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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빈손이 알려 주는 전문가의 세계 시리즈 1권. 전문가가 직접, 자신의 분야를 ‘모험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들려주는 시리즈이다. 전문 지식은 물론이고, 전문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전문가가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공헌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 주는 진로탐색 시리즈이기도 하다.

첫 번째 권인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에서는 서민 박사가 기생충과 기생충 학자에 대해 들려준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기생충학’이라는 색다르고 특이한 전문 분야를 소개하여, 미래의 꿈을 확장시켜주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한다.

또한 기생충 연구를 위한 인체 실험, 기생충 연구의 목적,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 등 전혀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정보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담았다. 단편적인 정보가 아니라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우러나온 지식들을 서민 박사 특유의 입담으로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이 책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가볍게 읽는 교양서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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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알라디너의 서재에서 알게된 책인데 지금 당장 읽고 싶다. 책소개를 읽다보니 이과생과 연애하는 문과생..같은 거 막 머릿속에 그려지고 ㅋㅋㅋㅋㅋ 재미있을 것 같다.

이거 딱 한 권만 지금 살까?

아니야, 나 지난주말에 중고샵에서 세 권이나 샀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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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모델링에 대한 책을 썼던 컴퓨터 과학자 그레임 심시언의 첫 장편소설. 2012년, 미발표 원고를 대상으로 한 빅토리안 프리미어스 문학상 수상을 시작으로, 같은 해 전 세계 출판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대 화제작으로 떠오른 작품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출간 즉시 10만 부를 판매했다. 

돈 틸먼. 39세. 유전학 교수. 잘생기고 똑똑한 데다 요리 실력까지 환상이다. 이렇게 완벽한 그에게 없는 단 하나는 바로 연애 DNA. 일 핑계를 대며 은근히 만나자고 하는 여자에게 정확히 어떤 부분이 알고 싶으냐고 진지하게 되묻는 이 남자, 살구 맛 아이스크림이 없다면 됐다는 여자에게 미뢰가 얼기 때문에 무슨 맛이든 똑같다며 실험을 해 보자고 드는 이 남자, 정말 대책 없다.

이런 그가 이상적인 배우자를 찾기 위해 '아내 프로젝트'를 개시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약속 시간 늦는 여자, 아웃. 담배 피우는 여자, 아웃. 채식주의자, 아웃…. 무려 열여섯 장에 달하는 설문지를 만들어 호감 가는 상대의 결함을 뒤늦게 발견하는 위험을 없애겠다는 작전에 독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바닷가재를 인도적으로 죽이는 방법을 심각하게 설명하는 그에게 은근히 중독되는 자신을 깨닫게 된다.

매주 화요일에는 316분 동안 욕실 청소를 한 다음 아침에 사 온 살아 있는 바닷가재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야 하는 이 재앙 같은 남자, 과연 결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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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남동생이 나랑 술을 마시다가 '우린 알콜의존증이 아닐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왜냐하면 일요일에는 술을 마시지말자고 말해놓고, 조카들이 왔다간 집을 치우면서 아아, 몰라몰라, 술마셔술마셔 하고 맥주를 마셨던 거다. 그러자 흐음, 혹여라도 내가 건강하지 못한 음주를 하고 있나? 이렇게 즐거운데? 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뒤져 자가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친구는 내게 '넌 건강하고 즐겁게 마시는 것 같아' 라고 했지만, 그래도 또 모르니까 테스트를 한 번 해보자.


1.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십니까?

 

0점 - 전혀 안마심

1점 - 월 1회 미만

2점 - 월 2회~4회

3점 - 주 2회~3회

4점 - 주 4회 이상

 

 

2. 술을 마시면 한 번에 몇 잔을 마십니까?

(소주 이외의 다른 술을 마시는 경우 아래 > 더 보기 클릭)

 

 

0점 - 소주 1잔~2잔
1점 - 소주 3잔~4잔

2점 - 소주 5잔~6잔

3점 - 소주 7잔~9잔

4점 - 소주 10잔 이상

 

 

 

3. 한 번의 술좌석에서 소주 7잔 (또는 맥주 5캔 정도)

마시는 횟수는 어느 정도 입니까? (여성의 경우 소주 5잔 또는 맥주 3캔 정도)

 

0점 - 전혀 없음

1점 - 월 1회 미만

2점 - 월 1회 정도

3점 - 주 1회 정도

4점 - 거의 매일

 

 

4. 지난 1년 간 술을 마시기 시작하여 자제가 안 된 적이

있습니까?

 

0점 - 전혀 없음

1점 - 월 1회 미만

2점 - 월 1회 정도

3점 - 주 1회 정도

4점 - 거의 매일

 

 

5. 지난 1년 간 음주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0점 - 전혀 없음

1점 - 월 1회 미만

2점 - 월 1회 정도

3점 - 주 1회 정도

4점 - 거의 매일

 

 

6. 지난 1년 간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 정신을 차리기 위해

해장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까?

 

0점 - 전혀 없음

1점 - 월 1회 미만

2점 - 월 1회 정도

3점 - 주 1회 정도

4점 - 거의 매일

 

 

7. 지난 1년 간 술이 깬 후에 술 마신 것에 대해

후회하거나 가책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0점 - 전혀 없음

1점 - 월 1회 미만

2점 - 월 1회 정도

3점 - 주 1회 정도

4점 - 거의 매일

 

 

8. 지난 1년 간 술이 깬 후에 취중의 일을 기억할 수 없었던

적이 얼마나 자주 있습니까?

 

0점 - 전혀 없음

1점 - 월 1회 미만

2점 - 월 1회 정도

3점 - 주 1회 정도

4점 - 거의 매일

 

 

9. 본인의 음주로 인해 본인 혹은 타인이 다친 적이

있습니까?

 

0점 - 전혀 없음

2점 - 있지만 지난 1년 동안에는 없었음

4점 - 지난 1년 동안에 그런 적이 있음

 

 

10. 가족이나 의사가 당신의 음주에 대해 걱정을 하거나

술을 줄이라고 권고한 적이 있습니까?

 

0점 - 전혀 없음

2점 - 있지만 지난 1년 동안에는 없었음

4점 - 지난 1년 동안에 그런 적이 있음




<평가>

 

점수는 총합으로 계산되며 각 항목별로 더한 자신의 총점을 확인하세요!

 

8점 미만 : 일반음주자입니다. 현재 음주습관에 문제는 없지만, 절주하도록 노력하세요.

8점 이상 : 위험음주자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알코올 전문가에게 상담하세요!

12점 이상 : 문제음주자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알코올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으세요.

20점 이상 : 알코올 중독자로 빠른 알코올 중독병원 입원치료가 필요합니다!



음.. 총합이 10점 이라서 '위험음주자'로 나오지만, 내가 술 마실 때마다 번번이 소주를 7-9잔 마시는 게 아니라 해당 답안지가 저렇게 되어있어서 어쩔 수 없이 체크한거니까 내 마음대로 -3 점 해서 나는 7점, 일반 음주자인걸로... 그렇지만 다이어트의 문제도 있고 해서, 앞으로 평일 술은 줄여야겠다. 나는 건강하고 즐겁게 술을 마시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건강하게, 기생충 책 읽으면서, 평일 술은 좀 줄이는 걸로. 이번 주에는 목요일에 평일 술약속이(라지만 사실 술은 많이 마시는 약속은 아니다) 있으니 그것 말고는 따로 평일에 술을 마시는 일은 없게 노력해보자. 그러면 다이어트에도 좀...도움이 되겠지...음...(응?)




오늘 남자사람친구1 과 나의 매력에 대해 대화를 하다가, 너무 매력이 터져서 좀 감추고 다니라는 말을 들었다. 복면 쓰고 다니라고 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살냄새는 어쩌냐, 했더니 그러게 그건 어쩌냐, 하고 목소리도 좋으니까 말 하지 말라고 했다. 말 하지 말고 그냥 타자를 치라고. 그래서 내가 '타자치는 나의 우아한 손동작은?' 그랬더니 '그것도 또 문제군' 이라고 했다. 그런 친구에게 저 '하회' 일화를 들려주니, '하아, 가뜩이나 매력 터지는 데 백치미까지 더했어' 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백치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나한테 지성미만 있는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치미까지 있어. 이제 뭐,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간이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어, 술이나 마시러 가야겠다!!



어제는 일 하는데 내가 움직일 때마다 내게서 호가든 냄새가 났다. 으응? 왜 내게서 호가든 냄새가 나지? 했더니 금,토,일 모두 호가든을 마셨...물론 호가든만 마신 게 아니라 호가든'도' 마신거.....몸에서 호가든 냄새가 나는 게 싫지 않았다. 이러다 땀대신 호가든을 흘릴지도....




그리고 이 책,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생긴 개자식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고 다니기 부끄러울 것 같으니 전자책으로 사던가 해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접힌 부분 펼치기 ▼

 

완벽주의자 상사와 야심만만한 인턴의 격정 오피스 로맨스 소설. 이 책의 시작은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듀오 크리스티나 로런의 인터넷 연재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피스(The Office)>라는 제목으로 장장 3년 넘게 연재되면서 200만이 넘는 독자를 광팬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팬덤의 열정적인 성원에 힘입어 책으로 만들어지면서 완성도 있는 플롯과 묘사가 더해졌다.

MBA 과정을 공부하면서 시카고 최대 광고마케팅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클로에 밀스의 직속 상사 베넷 라이언은 로레알 마케팅 이사 출신에 배려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까칠한 워커홀릭이지만 설상가상으로 훌륭한 집안, 우수한 스펙을 자랑하면서도 프라다 차콜 슈트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그야말로 '잘생긴 개자식'이다. 

화려한 외모와 거침없는 매너가 풍기는 분위기와는 달리 라이언 이사는 직장에서 남녀관계를 맺을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곧 자신의 어시스턴트인 클로에의 가터펠트 취향과 지적이면서도 도발적인 매력에 매료되어 본능적으로 클로에를 원하고 갈망하게 된다. 서로의 욕구가 점점 커지면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두 사람은 마침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포기해야할 것을 결정할 갈림길에 놓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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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2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03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5-06-0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해` 라는 단어를 보면 고 김대중대통령님 생각나요.. 선거에서 패배하고 영국으로 가시면서 하해와 같은 국민의 사랑에 감사드린다고 하셨는데.. 질문 보면서 얼마나 소리내서 엉엉 울었는지 몰라요.
그래서 나에게 하해란 단어는 눈물..

다락방 2015-06-03 12:20   좋아요 1 | URL
아.... 제게는 굴욕인데 나와같다면 님께는 눈물.. 이군요.
뭔가 죄송스런 마음이 드네요. ㅠㅠ

감은빛 2015-06-02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단 점수가 제법 높게 나오겠네요. 겁나서 못하겠는걸요. ㅠ

다락방 2015-06-03 12:20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생각보다 높게 나와서 깜놀. 그래서 마음대로 깎아버림요. ㅋ

아무개 2015-06-02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3점.......

다락방 2015-06-03 12:21   좋아요 1 | URL
점수 너무 높은데요, 아무개님...

무스탕 2015-06-02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우 1점 먹었어요 ;;;;;

다락방 2015-06-03 12:21   좋아요 1 | URL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네?????????

nomadology 2015-06-03 0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생긴 개자식 소개중에 ˝카터펠트˝는 아마 가터벨트의 오타겠지만 하회탈과 같은 웃음으로 넘어가기로 하구요 (설마 캐터펄트의 오타.. 오덕 어시스턴트가 리얼충을 밀덕의 세계로 끌어들여 캐터펄트가 달린 전차 프라모델을 사모으기시작한다거나...)

어쨌든, 인턴이라해봤자 20대일텐데 무려 카터펠트에 대해 취향까지 있다니 저 여자분도 보통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 2015-06-03 12:23   좋아요 1 | URL
제가 가져온 책소개에는 `가터벨트`로 되어있긴 한데요. ㅎㅎ
제가 제 주변에서 가터벨트를 착용하는 여자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외국이라면 사정이 다르지 않을까요? 잘 모르지만, 어학연수 다녀온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외국에 있을 때 가터벨트 착용하고 파티에 가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예쁜 속옷 입고 싶은 것 같은 그런 평범한 취향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가터벨트라니, 인터넷으로 어떤 게 있는지 저도 좀 검색좀 해보고 취향을 좀 만들어봐야겠습니다. 가터벨트. 크-
 

회사 근처에 생긴 아웃도어 매장에서 오늘 조인성의 사인회가 있었다. 점심시간인 12:30~13:30 까지 진행된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출근할 때부터(오전 07:40경)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 중국과 일본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이렇게 아침부터 줄을 서는구나....하며 그 앞을 지나쳐 나는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짰다. 



조인성 사인회에 가서 줄을 선다 → 내 차례가 되면 조용히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를 내민다. 선물이에요, 지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이죠, 라고 말한 뒤 여유롭게 돌아 나온다. → 사인회가 끝나고 돌아가면서 조인성은 내가 준 책을 챙겨간다 → 집에 가서 씻고 어디, 책이나 읽어볼까, 하며 독서공감을 읽기 시작한다 → 날이 새는 줄 모른채로 책을 다 읽는다. 오, 이것은 ... 감탄에 감탄을 거듭한다 → 며칠 뒤 토크쇼에 출연한 조인성은 '최근에 책을 읽었는데 와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한테 큰 영향을 미쳤죠. 제가 달라진 것 같아요' 라고 말하며 내 책을 언급한다 → 조인성의 한 마디에 판매량 수직상승. 오만부 판매. 



크- 아름다운 진행, 해피엔딩이다. 완벽한 스토리. 


그래, 한 번 해보자. 부딪혀보는 거야! 나는 책을 한 권 꺼낸다. 그리고 창밖으로 아웃도어 매장을 본다. 사람들이 줄 서있는 걸 본다. 곳곳에 양산을 쓴 사람들도 보인다. 날이 덥다. 햇볕이 뜨겁다. 햇빛이 눈부시다. 내 생각처럼 미치게 긴 줄은 아니지만, 저 뒤에 서있다가 내 차례를 기다리려니 좀 한숨이 난다. 그리고 저기 나가서 줄 서서 내 책 주려면 점심 먹기를 포기해야 해..덥고, 배고프면서..내 책을 줄 것인가?? 주면, 조인성은 읽을 것인가? 읽으면, 토크쇼 가서 언급할 것인가???? 내가 원한 스토리대로 진행될 것인가???? 


음...

안될거야..

그치만 안될거라며 시도하지 않느니 시도해보는 게 나아. 티끌만큼의 가능성, 뭔가를 시도해야 그 뒤가 진행되지.

그치만...

배고파..

더워..

밥.......




결국 나는 챙겼던 책을 제자리에 두고 밥을 먹으러 갔다. 시원한 냉모밀을 먹었다. 면은 다 먹고나면 허전해, 공기밥도 추가로 시켰다. 시원하게 국물도 몇 번 떠먹고 배부른 채로 사무실로 돌아와, 창밖으로 아웃도어 매장을 살펴봤다. 아까 함성을 질렀던 사람들이, 줄 서 있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끝났구나...



내 책의 오만부 판매는 아주 먼, 머어어어어어어어언 일이 되어버렸다.

곽정은은 오만부 팔았다는데...



















조인성,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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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5-05-30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인성보다는 프로듀사의 작가를 어떻게든 구슬려서 데미안을 밀어내고 등장하심이 더 빠를듯..ㅎㅎㅎㅎ 개인적으로 `곽정은`스탈은 별로에요. 성공학 포르노라고 해야되나? 암튼 별로에요. 제가 산 책은 다락방님의 책입니다.ㅎㅎ 장정일, 김탁환, 구본준기자, 파란여우님, 등등의 작가들이 쓴 책에 관한 기라성 같은 이야기들과 함께 따로 책장에 모여있답니다.ㅎㅎ

다락방 2015-06-01 09:02   좋아요 0 | URL
늘 생각해왔지만 transient-guest 님은 참 현명하신 분입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게 전부입니다.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5-06-0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podbbang.com/ch/9554?e=21716495

맨스플레인! 관심 가면 들어봐요.^^

다락방 2015-06-01 09:02   좋아요 0 | URL
오케!
 

나는 와인을 좋아한다. 와인의 맛을 알지 못하고 마시기 시작한지 오래되지도 않아, 한 입 입에 물고 호로록 굴리면서, 으음, 뜨거운 태양의 냄새와 껍질의 맛..음, 바닐라가 섞여있고 코르크 향이 나는군...같은 건 할 수도 없을 뿐더러 맛을 구별하지도 못하지만, 그간 마신 경험만으로 '까베르네쇼비뇽'과 '말벡'이 내 입맛에 좋다, 정도까지의 취향이 생겼다. 이렇게 뭐 자세히 맛을 구별하지도 못하고 그저 와인을 마시면서 온 몸에 도는 열기와 취기를 좋아하는터라, 굳이 비싼 와인을 마실 필요는 없다. 사실 비싼 와인 마실 돈도 없고. 와인은 가뜩이나 소주나 맥주보다 비싼데, 어떻게 비싼 걸 마셔... 여튼 그래서 내가 애용하는 와인은 마트에 갔을 때 '이만원에 세 병'하는 와인이다. 이만원에 세 병하는 와인을 사서 마시고 가끔 만원 안팎의 와인을 사마시기도 하는데, 사치한답시고 월급날 2만원이나 3만원짜리 와인을 사 마신 적도 있다. 그런 비싼 와인을 마신 건 다섯손가락 안에 꼽지만... 뭐, 그렇다는 거다. 


















어제 영화 [데미지]를 봤다. 1991년에 개봉한 영화던데, 지금에야 봤다. 엄청나게 재미있고 야한 영화를 보고 싶어 추천을 바란다고 트윗을 작성했는데 그 때 추천받은 영화중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일본 영화인데 내가 일본 영화는 좀 별로이고 다른 하나는 벨기에 영화인데 굿 다운로더가 없다. 그런데 이 [데미지]는 <무삭제완역판>으로 굿 다운로더 단돈 1,000원!!!


내용은 대충 알고 있었다. 여자가 자신의 시아버지 될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파격적인 스토리. 줄리엣 비노쉬가 야하면 얼마나 야할까 약간 의심했는데, 이 영화는 내가 원하는만큼 야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나이 많은 남자, 즉 시아버지가 될 사람인 '제레미 아이언스' 가 겁나 멋진 거다. 이 남자는 영화속에서 인정받는 정치인이며 앞으로 더 커나갈 가능성도 품고 있는 남자다. 지위와 명성을 가지고 있고 인기도 있는 사람. 이미 가진게 많은 사람인 그가, 아들의 여자친구를 보고 폭풍같은 열정에 휩싸인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그로서도 당황스럽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른다. 오죽하면 이 나이든 남자는, '그녀를 너무 갖고 싶어' 침대에 누워 울기까지 한다. 만나서도 어쩌지를 못하고 어디를 만져야할지, 어디에 입을 맞춰야할지 안절부절 전전긍긍, 만나지 않을 때는 보고싶어서 돌아버릴라고 하고. 그런 그가 유럽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에 참가하고자 브뤼셀로 날아간다. 긴 회의후 주어진 열두시간의 휴식시간, 그는 그녀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열차를 타고 간다. 그리고 아침 일찍 그녀를 잠깐 만나고는 호텔에 체크인을 한다. 크로아상과 베이컨이었나, 암튼 이것저것 프런트에서 아침 메뉴를 주문한 뒤에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아, 그리고 좋은 레드와인 한 병도요.



아.............저건 뭐지...묻지도 않고 '좋은 레드와인'을 주문할 수 있는 저 여유........부럽다. 엄청나게 부럽다. 내게도 저런 날이 올까? 근사한 호텔에 들어가 룸서비스를 시키면서 얼마인지 가격표를 보지도 않고 그저 '좋은 레드와인 한 병요' 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내게도 올까? 지금의 나는 간혹 친구들과 레스토랑에 가 와인을 주문할 때, 가장 저렴한 걸로 시킨다. 맨 위, 가장 저렴한 와인을 손으로 콕 짚어서는 '이거 주세요' 하는 것이다. 너무 비싼 레스토랑에 가면 차마 와인을 병으로 시키지도 못하고 글라스로 주문하면서 '많이 주세요' 같은 찌질한 멘트만 날리는데.... 씨양. 좋은 레드와인 한병, 이라니. 가격표를 보지도 않고 주문할 수 있는 그 여유는 어디서 오는거냐. 네 돈에서 오는 거냐. 지위, 명예? 레드와인에 쓰는 돈 쯤은 사실 별 거 아닌, 뭐 그런 거? 하아- 배아퍼 배아퍼 부러워 부러워 나도 저거 해보고 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아- 저렇게 주문할 수 있는 사람들은 체크아웃 했을 때 혹은 레스토랑에서 계산하고나서 계산서 확인 안하겠지? 고깃집에서 계산하고 영수증 주세요, 한 다음에 고기 3인분에 36,000원 소주 세 병에 12,000원 공기밥 1,000원 맥주 두 병 10,000원 그러니까 59,000원 맞나, 하고 들여다보며 계산하는 거...안하겠지? 그러다 계산서보고 나갔다 다시 들어와 '저희 소주 두 병이었는데 왜 세 병 계산하셨어요?' 이런거 따지고 그러지 않겠지? 



아, 좋은 와인 사가지고 이런거 해보고 싶다.





두번째 사진처럼 피크닉 가서 하면 분위기도 좋고 신날 것 같은데 화장실...은 어쩌지? 풀밭에서 해결해야 하나? 암튼 이 두 사진은 내가 진짜 좋아하는 스틸컷인데, 지금 올리면서 이렇게 넷이 가면 참 좋겠다, 생각하다가 나랑 내 애인이랑 한 커플 그러면 또 한 커플은 누구와 함께해야 하지? 생각하다가 갑자기 미숙이 생각이 났다. 내 친구 미숙이. 미숙이랑 미숙이 애인이랑 이렇게 넷이 가서 와인 취할때까지 먹으면 좋겠다. 아니면 나랑 내 썸남, 미숙이랑 미숙이 썸남..뭐 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꼭 사진처럼 두 커플이어야만 할 것 같아... 상상의 나래.... 안주는 육덕육덕하고...신선한 것도 물론! 치즈도 있어야 돼. 아 이따 집에 갈때 치즈 사가서 먹어야징. 아 집에 가고 싶다 ㅠㅠ 와인 마시러 가고 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뭔가 드러누워 뒹굴면서 칭얼대고 싶다. 피크닉 가자가자 아 몰라 가자가자 와인 먹자먹자 아 몰라 먹어먹어 그러면서 사지를 흔들며 칭얼대고 싶어...

(첫번째 사진이 제일 좋다, 나는)



아, 암튼간에, 수트 입은 제레미 아이언스는 진짜 근사했다. 어쩜 저렇게 멋질까 싶을 정도로..그런데 스틸컷 찾으려니 괜찮은 게 없더라. 그러니까 패쓰. 줄리엣 비노쉬도 예뻤는데, 크- 이 숏컷 보면서 또 누가 좋아하겠군, 하는 생각도 했다. 의외의 장면에서 내가 좀 꽂혔는데, 이건 비밀이고. 여튼 내게도 이 영화를 보고 작은 목표가 생겨났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자신의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올리브는 침대에 누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외로움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 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 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 (p.124)







기쁨과 마찬가지로 목표 역시 그렇지 않을까 싶다.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디디며 걷기 위해서는 큰 목표와 작은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삶은 그렇게 구성되는 게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보면 '언젠가 타임지에 실릴만한 대단한 작가가 되겠다' 같은 건 큰 목표에 해당하는 것일테고, 아이패드를 사겠다 같은 건 작은 목표가 되겠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보다가 불쑥, 내게 작은 목표 하나가 추가되었다. 이것은 은밀하고 내밀하며 갑작스럽게 찾아왔으므로 빔!일! 작은 목표가 하나 생겼네, 라고 생각하다가 아..졸 큰 목푠가...싶기도 한 것이.... 여튼, 목표가 생겼다! 목표가 생기고 그걸 이루기 위해 뭔가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간다면, 삶이 또 내가 그린대로 형태를 갖추는 게 아닐까. 




어제 출근길, 평소 나오던 출구로 나와 회사를 향해 열심히 걷고 있다가 문득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똭- 임원을 마주쳤다. 나는 마치 못봤다는 듯 다시 고개를 돌려 열심히 앞을 향해 걸었다. 난 못봤어, 난 못본거야...그런데 뒤에서 내게 말을 걸더라. 하아- 제기랄. 나는 돌아서서 햇빛을 가리기 위해 썼던 선글라스를 빼며 '어머, 안녕하세요, 왜 거기서 오세요?' 라며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했는데, 아마도 그 임원은 나의 가식..을 다 눈치챘을 것이다. 지하철이 편해서 차 안끌고 지하철 타고 다니고 계신다더라. 양재역에서 항상 걸어오신다고...하아- 그렇다면 늘 이 길로 다니는 것인가, 그러면 나는 또 마주칠 수 있는건가, 나는 출근길에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퇴근길에도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특히나 임원이라면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만나고 싶지 않아,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버스를 타고 가나, 아니야 나는 다이어트 중이니까(응?) 걸어가는 게 맞아, 그렇다면 다른 출구를 이용해야 하나, 아아, 나는 또 어디로 가야하는지 누구도 내게 일러주질 않았네......라며 오늘 평소처럼 그 길로 왔는데 오늘은 만나지 않았다. 이것은 삶의 작은 기쁨에 해당한다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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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5-2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보면 그 임원님도 알라디너?? 호호호

다락방 2015-05-29 11:18   좋아요 0 | URL
아....그러면 어쩌죠? (쫄아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5-05-2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 이번 주말에 데미지 꼭 봐야겠다!!!

오늘 저녁엔 와인 한잔해야지. 메뉴가 와인과 어울릴거임.ㅋㅋ 인증샷 날릴게요~

다락방 2015-05-29 11:45   좋아요 0 | URL
나도 지금 와인 할 생각에 들떴음. 집에 가고 싶어 미치겠는데 오늘 일이 많아요 ㅠㅠ
인증샷 기다리고 있을게요.
치즈치즈치즈치즈 치즈를 잊지말고 사가야할텐데 치즈치즈치즈치즈

레와 2015-05-29 12:37   좋아요 0 | URL
다락방. 치즈치즈치즈치즈 잊을리가 없잖아!! ㅋㅋㅋ

다락방 2015-05-29 14:33   좋아요 0 | URL
오늘 일 많아서 들어가다가 잊을 지도 몰라 ㅠㅠ

춤추는인생. 2015-05-29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럽에서는 와인가격이 매우 싸고 잔디밭에서도 편히 마셔요 다락방님.
마치 콜라처럼~ 매끼 식사에 한잔의 와인은 필수같이 느껴져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와인이 무슨 고가사치품으로 변신해서 샤또팔머네 로마네꽁티네 이런식으로 비싼와인을 마시는것이 하나의 유행이거나. 아님 그반대로 저가와인인데, 가성비가 떨어지는게 많은것 같아요. 어서 빨리 우리나라도 동네 슈퍼에서 제발 아무간섭도 없이 와인을 마음껏 집어들수있는 나라이기를 바래봅니다. 치즈도 마찬가지구요 !!!
저도 까쇼 말벡 아주 좋아해요. 히히 불금 와인과 함께 달콤한 밤 보내세요 ~~~^^

다락방 2015-05-29 14:35   좋아요 0 | URL
네, 춤인생님. 외국 영화 보면서 제일 부러웠던 게 그냥 아무 까페나 이런 데 들어가서 와인 한 잔 시켜서 마시더라고요. 부담없이 그냥 시켜마실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저 양재동에서 한 잔에 15,000원 하는 데도 가봤어요. 너무 겁나서 딱 한 잔만 마시고 안주도 안시키고 그냥 나왔답니다. ㅠㅠ

얼른 집에 가서 와인 마시고 싶네요. 엉엉 ㅠㅠ

2015-05-29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5-29 14:35   좋아요 0 | URL
그런 날이 올까요? ㅎㅎ

프레이야 2015-05-2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와인 ㅠ 저 요새 한약 먹느라 못 마시고 있는데 훅‥
화장,에서 김규리가 회식 2차 자리에서 ˝여기 지공다스 주세요˝ 그래요. 그거 마셔봐야지,하고 있답니다. 원작에는 없는 게 이 와인 관련 장면들인데 상징적으로 배치한 와인과 와인색‥ 암튼 임감독의 와인 초이스,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저는 데미지,의 제레미 아이언스보다 더 매력적인 중년은 보기 어렵지않을까 해요. 롤리타,에서보다 더. 마지막장면 슬리퍼인가 쪼리인가 그런거 신고 베이지색 헐렁한 옷에 골목길을 털레털레‥

다락방 2015-06-01 09:06   좋아요 0 | URL
저 프레이야님의 이 댓글 읽고 지금 지공다스 검색해봤어요. 그러다 이걸 마셔봤다는 블로거의 글을 읽게 됐는데 3만원 좀 넘게 주고 샀다고 하네요? 만약 제가 이걸 마시게 된다면, 제 돈주고 산 가장 비싼 와인이 될 것 같아요. ㅎㅎ 아 이번달 월급 타면 마트나 백화점으로 달려가서 지공다스 한 병 사 마셔봐야겠어요. 크- 기대돼요! >.<

말씀하신 마지막 장면에서 제레미 아이언스가 치즈를 자르잖아요. 그래서 저도 마트 달려가서 치즈 샀답니다. 꼭 그렇게 잘라먹는 치즈를 먹고 싶더라고요. 결국 저는 금요일에 치즈를 사가서 와인을 마셨어요. 물론 다른 안주들도 함께요.

한약 다 드시고 와인 맛있게 드세요, 프레이야님! 참았던 만큼 더 만족감이 느껴질 것 같아요.
:)

Juni 2015-05-2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때 와인전문점에서 사온 4만원정도의 와인을 가장즐겼는데 요즘은 못먹어서 힘듭니다 ㅎㅎ

다락방 2015-06-01 09:07   좋아요 0 | URL
요즘은 왜 못드세요, 쭌천사님?
4만원정도의 와인은 제가 한 번도 사 본 적이 없는데, 혹시라도 연봉이 오른다면 한 번 사봐야겠어요. ㅋㅋㅋㅋㅋ

에이바 2015-05-29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드웨이닷!! 사진보고 환호하면서 들어왔어요. 나파 밸리의 와인이 얼마나 우수한지에 대한 영화(?)죠ㅋㅋ 다락방님 다음에 분위기 있게 캘리포니아산 와인 한병... 데미지 보면서요. 독서 공감 5만부 달성이 성사되었더라면!! ㅠㅠ 마트 와인이면 어떤가요 이런게 일상의 작은 기쁨 아닌가요ㅎㅎ

다락방 2015-06-01 09:07   좋아요 0 | URL
사이드웨이 다시 봐야겠어요. 늘상 다시봐야지 생각만 하면서 못보고 있어요. dvd 도 사놨는데 말이지요.

네, 마트 와인으로 누리는 일상의 작은 기쁨, 저도 만족합니다.
그나저나 사이드웨이 좋아하는 에이바님이라니, 반갑습니다! >.< 저 이 영화 진짜 좋아해요. 엉엉 ㅠㅠ

hellas 2015-05-30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레드와인 한병만 주세요;ㅅ; 멋들어지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5-06-01 09:07   좋아요 0 | URL
제가 살면서 이런 말을 할 날이 올까요? ㅜㅜ

transient-guest 2015-05-30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ideways를 보면 늘 와인 한 잔 때리고 싶죠.ㅎㅎ 제가 저 영화에 나온데서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었는데도 못 가봤어요.ㅎㅎ 솔뱅과 산타바바라의 와인컨트리는 참 이쁘다고 하데요. 그나저나 저 사진에서 파티의 끝은 결혼앞둔 총각과의 광란, 배신, 그리고 구타였죠??ㅎㅎㅎ 참 잘 만든 영화라서 요즘도 가끔씩 봅니다..

다락방 2015-06-01 09:09   좋아요 0 | URL
저는 마일스가 61년산 슈발블랑 마시던 장면이 아주 좋았어요. 아주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명장면이에요 명장면.

그걸 어떻게 마시지 않을 수가 있죠?
특별한 순간에 마시려고요.
당신이 그걸 마시는 순간이 특별한 순간이에요.

마야와 이 대화끝에 결국 그는 가장 비참할 수 있었던 순간을 특별한 순간으로 바꿔버리잖아요. 크-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moonnight 2015-05-3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줄리엣 비노쉬 안 좋아했는데 데미지 보고 정말 싫어하게 됐지요. 영화에 너무 빠져든건지@_@;; 저도 비싼 와인 안 마셔요. 구별도 못하는데-_- 뭔가 손해보는 느낌;;

다락방 2015-06-01 09:10   좋아요 0 | URL
오, 저는 저 영화 보고 줄리엣 비노쉬 되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렇게 숏컷을 잘 소화해내다니, 하면서 예쁘다..감탄도 하고요. 그런데 영화속에서 줄리엣 비노쉬의 마음을 제가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one fine day 2015-06-0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미지를 본 것이 벌써 20년이 넘었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아요. `상처받은 사람은 위험하다`와 `그녀가 다른 사람과 구별되지 않았다`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대사입니다. 천명 사이에 있어도 만명 사이에 있어도 그 사람만이 보이는 것.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 아닐지. 더 이상 다른 사람과 달라보이지 않는다는 그 말에 내 사랑도 저리되겠지 싶어 어찌나 슬프던지 한참을 울다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다락방 2015-06-02 10:09   좋아요 0 | URL
저는 그저 파격적인 내용의 영화일줄로만 알았는데 재미있었어요. 마지막 아들이 그 장면을 본 장면, 그 장면도 인상적이었고요. 무엇보다 제레미 아이언스가 안정적인 생활을 해나가다가 이 여자를 만나 어쩌지를 못하는 것도...오, 그런건 대체 뭘까요?

마지막에 여행하면서 툴레툴레 걷던 장면이요, 그때 제레미 아이언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일, 그러니까 아들의 애인을 만나 사랑하는 일이 없었다면 그런 여행은 없었을 것이고 또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이미 일어나 모든 걸 버리고 혼자 떠나야 했던 지금의 순간을, 그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거요. 재미있게 봤어요.

어느 멋진 날 님의 사랑은 그 뒤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궁금하네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모두다 칭찬을 해서, 오 진정 레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려나 싶어 세 시간이나 되는 영화를 예매했다. 터키 영화라는 것도 내게는 신선했고. 그렇지만 사람들이 칭송하던 그 우아함이 내겐 좀 지루하게 느껴졌다. 반팔을 입었고 극장안은 추웠다. 세시간 십오분을 고스란히 떨고 있자니 영화가 빨리 끝나기만 바라게 되더라.


영화속에서는 이렇다할 어떤 커다란 사건이 발생하진 않는다. 그러나 저마다의 입장에서 자신이 가진 평소의 생각과 신념을 아주 장황하게 풀어놓는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너의 행동은 옳지 못해.'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그게 누가됐든, 상대의 말을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말만 블라블라블라블라~

그 말들에는 어김없이 상대로부터 반박당할 논리들이 숨어있지만,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들질 않는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받아들이며 인정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말(혹은 글)이 '부드럽고 자상하게 말한다고' 해서 용서된다고 혹은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거칠게 말하는 태도의 폭력이 있다면 부드럽고 아름다운 단어들을 나열해가면서 폭력적인 말들도 분명 존재하니까. 내용의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자신의 태도가 부드러웠다는 것만을 자랑삼지, 자신의 내용을 고칠 생각은 하질 않는다. 윈터슬립 에서도 겸손한 태도를 유지한채 상대의 기분을 건드리는 장면들이 종종 나온다. 말을 하는 사람이 됐든 듣는 사람이 됐든, 그들중 누구도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을 바꿀 생각은 없다. 그러면서 계속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


'지옥으로 가는 문은 선의로 덮여있다'는 말이 영화속에서 인용되는데, 크, 나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좋은 뜻으로' 했다는 건 얼마나 좋은 핑계가 되는가. 그러나 그 좋은 뜻은, 대체 누구에게 선의로 작용하는가. 사람들이 '선의'를 베풀었다고 했을 때, 그 선의는 대부분 상대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선의일 때가 많다. '선의를 베푸는 나'를 보여주고 싶은 경우일 때가 많다. 영화속 '니할'의 경우도 그런 경우였는데, 그녀는 '자선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찾게 됐다'고 했지만,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는 그녀에게 가난한 사람들의 자존심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너 돈 없지? 내가 돈이 많으니까 너 이 돈 써, 라고 하는 순간, 그녀의 자선은 구역질 나는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녀가 품고 있는 선의는, 그녀 자신에게 향한 것이다. 



영화속 호텔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무슨 절벽 같은데 한참 올라가야 나오는 호텔이며 동굴처럼 되어 있는데, 아니 저기까지 가려면 차가 있어야 하겠다 싶더라. 버스가 다닐 것 같지 않은 곳이랄까. 버스가 다녀도 하루에 한 두대쯤 다닐 것 같은 외진 곳. 풍경은 멋지겠지만, 뭔가 마트나 편의점이 보이지도 않는 곳이라, 아, 저런 데서 한 번 묵어보고 싶지만 길게는 묵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서울여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생각나고.. 세상으로부터 꼭꼭 숨어 밀월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바로 여기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커다란, 객실이 있는 동굴 같은 데서 나와 좀 걸어가면 작은 동굴이 나오는데, 거기는 남자 주인공의 서재이다. 오.. 되게 근사하더라. 저런 서재 하나 있으면 정말 딱 좋겠다는. 영화와는 별개로, 서재에서 남자가 작업하는데 남자의 여동생이 간혹 들어와서 뒤쪽 소파에 앉아 잡지를 읽거나 하는데, 내가 만약 저런 서재를 갖게 된다면, 저 소파에 앉는 것이 허락되는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막 다 들어와 저기 앉는건 좀 싫을 것 같다...




아, 나도 이런 서재 갖고 싶다. 어쩐지 글도 막 잘 써질 것 같고 책도 막 잘 읽힐 것 같아... 그리고 정말 좋은 사람이 찾아온다면, 함께 앉아 술을 마셔도 좋겠다. 기승전술...


이 영화를 함께 본 친구와 나는, 다 보고나서 '우리에겐 이 영화보다 [위아영]이 더 나을 것 같다' 고 얘기했다.






크- 그리고 이거슨, 크- 어마어마하게 근사한 영화다. 엄청 멋지다!!! 대박이다!!!! 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액션의 초절정 재미를 가지고 있으며 스토리와 캐릭터까지 완벽하다! 남자주인공은 그저 거들 뿐, 이 영화속에서 짱멋진건 샤를리즈 테론이 다했다. 아, 이 언니는 진짜 캡멋져! 원래도 참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매드맥스에서 멋진 전사의 역할을 한 것은 정말이지, 그녀의 이력에 대단한 한 줄을 추가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샤를리즈 테론 뿐만이 아니다. 이 영화는 영화 자체로 정말 좋은데, 스쿠터를 타는 아주머니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감동해서 목이 메이더라. 몇 번이나 영화를 보다가 눈물을 글썽였는데, 주연부터 조연들까지, 자신의 커리어에 이 영화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빛나는 업적을 쌓은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 나도 나의 커리어에 이 영화를 넣고 싶은데, 정말이지, 스쿠터 타고 헬맷을 벗는, 씨앗을 가지고 다니는 나이 든 여자사람 2 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 씨앗은 결국 다른 사람에게 넘겨진다. 희망은, 그렇게 전해지고 또 전해지는 것. 


그리고 조연이지만, 크- 로지 헌팅턴 휘틀리도 멋졌다. 예...예......예뻐...멋져!!!!!!!!




맨 오른쪽의 여자가 '로지'인데, 나는 최근에 로지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해서 종종 그녀가 올리는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제일 처음, [트랜스포머3] 으로 그녀를 알게 됐을때만 해도 '예쁘고 몸매도 멋진 여자' 가 그녀를 향한 나의 생각의 전부였는데, 요즘의 그녀는 '완전 멋진 여자' 라는 생각을 주더라. 


오래전에 트레이너였나, 몸이 엄청 근육으로 다져져서 우락부락한 남자가, 역시 몸짱인 여자와 데이트 하는 장면, 일상을 같이 보내는 장면이 텔레비젼에 나온 적이 있었다. 설정이 섞여있었겠지만, 크림소스스파게티를 먹고 싶어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그거 먹고 운동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아냐, 칼로리 신경 안쓰이면 먹어라, 하면서 구박을 하고, 각자 운동화를 챙겨와서는 데이트랍시고 남산의 계단을 올라가는데..그들은 그게 서로에게 맞고 좋아하니까 연인이 된 것이지, 나는 저렇게 하자는 남자와는 이별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시당초 그런 남자가 나를 좋아할 리도 없겠지만. 여튼, 몸몸몸몸 근육근육근육근육 다이어트다이어트다이어트다이어트 라는 생각을 하는 남자와는 사귀고 싶지도 않고 딱히 막 알고 지내면서 까르르 웃고 싶지도 않은데, 며칠전 인스타에서 로지가 운동하는 짧은 동영상을 봤다. 하아-


그걸 동료 직원과 들여다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여자가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한다, 라는 얘기를 했다. 로지도 운동을 하는데 우리가 뭐라고 운동을 안하고 쳐묵쳐묵하기만 하는가...하는 반성의 시간을 누룽지통닭을 시켜 앞에 두고 했다. 





그녀는, 알다시피 내가 좋아하는 1순위 남자배우 '제이슨 스타뎀'의 연인이다. 이 연인은 현재 5년 이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인들의 관계는 그들만의 내밀한 것이니, 그들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 또 어떤 것들로 인해 서로에게 강하게 끌림을 느끼고 싫증을 느끼기도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이토록 잘나가는, 스스로 잘나있는 남자와 여자가 오랜 시간 연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내게는 경이롭게 느껴진다.



자막 때문에 시끄러워졌지만 어쨌든 제이슨 스타뎀은 최근에 [스파이]라는 재미있(다)는 영화에 출연했고 뭔가 점점 더 나은 필모그라피를 만들고 있는 것 같으며 로지 역시 [매드 맥스]에서 가장 아름답고 현명한 여자를 연기해 그녀의 이력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들은 계속해서 운동하고 자기들을 가꾼다. 사실 나는 '자기 관리' 이런말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싫어.....), 이들이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또 단단한 이력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걸 보면서, 아, 이들은 자기들이 건강하기 때문에 관계 역시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거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일전에 [마녀사냥] 에 '한고은'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 '남자친구가 취직만 하면 자꾸 때려친다, 집에 있는 돈만 믿는 것 같다'는 사연을 읽어준 적이 있다. 그런 남자는 나도 싫다, 고 나 역시 생각했고 패널들도 역시 그런 식으로 말하거나 했는데, 한고은은 그때 '한 사람과 오랫동안 연인관계를 유지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신뢰가 있는 것 아닌가요?' 라는 말을 하더라. 그때 아! 했다. 제이슨 스타뎀(이라고 인터넷에 나오던데 나는 아직도 '재이슨 스태덤'이 더 편하다)과 로지는, 현재의 내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연인의 형태를 띠고 있다. 원래 좋아했던 배우였는데 크, 역시 내 눈은 틀림이 없어. 멋져! ♡



나보다 이 영화를 먼저 본 친구와 이 영화에 대한 극찬을 나누었다. 뭐하나 버릴 장면이 없다, 진짜 최고였다, 하면서. 





덕분에 '이브 엔슬러'의 책들을 보관함에 넣었다. 오늘 아침에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에 대한 정성스런 리뷰로부터 알게된 '레베카 솔닛'의 다른 책도 함께 보관함에 넣었다.

















영화를 보면서도 나는 어쨌든 단 한명이라도 희망을 품고 있다면 세상이 쉽게 멸종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또한 이렇게 영화로 또 책으로 누군가 어딘가에서 자꾸 말을 해준다면, 그 말이 자꾸자꾸 퍼지게 될테니 역시 희망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트윗에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의 아주 괜찮은 감상을 읽었는데, 오늘은 알라딘에서 정성스런 리뷰를 읽었다. 매드 맥스의 각본가들은 이브 엔슬러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하고, 그 점에 대해 로지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점점 더 나아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나는 들었다.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수리산'에 갔다. '축령산'을 예정해두고 갔었는데, 축령산은 경사가 가파르고 험하다고 해서 그보다 완만하다는 수리산으로 급변경. 어차피 입구는 같고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냐 왼쪽이냐만 선택하면 된다. 걸으면서 계속계속 언덕이 나와 당황했다. 둘레길 혹은 산책코스를 기대하고 간 터라, 우리 일행은 모두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이렇게 빡센 시작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우리 옆을 지나가던 무리들중 1인은 '길이 서있어' 라고 말하더라. 말그대로 서있었다 진짜. ㅠㅠ 어쨌든 다른 산에 비하면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조용한 길을, 우리는 계속 걸었다. 열심히 걸었다.




한시간 여를 걸어서 울창한 숲이 나오고, 산림욕이 가능하다는 그곳에 들어가 우리는 준비해온 김밥과 빈대떡을 풀었다. 원래 김밥 한줄씩만 먹으려고 했는데, 입구에서 빈대떡을 팔고 있더라. 아- 막 부쳐내는 그 냄새가, 도저히 그냥 가지 못하게 해. 게다가 옆에 있던 아저씨가 '이걸 산에 가서 먹으면 더 맛있지' 하는 바람에, 아아, 몰라몰라, 사, 사, 해서 사가지고 간 것.




아아, 맛있게 먹었고, 정말 이때만 해도 좋았다. 일단 먹고나서는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니, 전망이 진짜 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철쭉동산을 지나치며 밑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리산 정상을 거쳐야했고, 아아, 산은 산이었다, 남아있는 코스들이 완전 험난한 코스. 밧줄을 잡고 바위위를 걸어 올라가야 했는데, 중간에 멈춰서서 나는 밧줄 없는 저 언덕을 어떻게 올라야할지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 거다. 친구 둘은 나보다 약간 밑에 자리한 상황, 나는 그들보다 약간 앞서서 저 길을 어떻게 올라가나, 한 걸음만 더 디디면 미끄러져 구를 것 같은데, 하고 벌벌 떨고 다리 후달려가며 납작 엎드려있는데, 위에서 내려오시던 아저씨가 '일어나요 일어나, 일어나야 돼요' 하는 게 아닌가. 일어나야 넘어지지 않는다는 거였다. 억지로 다리를 폈는데 도무지 발이 움직이질 않는 터, 그 아저씨는 자리에서 멈추더니 본인의 등산지팡이를 내게 내밀었고, 나는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며 그 지팡이를 잡고서는 걸음을 뗄 수 있었다. 아저씨가 지팡이로 나를 끌어주셨어.. ㅠㅠ


그 순간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하고자 한다면, 그래서 내가 최대한 노력을 하면, 누군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이렇게 도와주는구나! 아아, 이런거였어. 

막 이렇게 감동하고 있는데, 그 다음엔 밧줄도 없는 서있는 흙길이 나와...하아- 우리 셋은 진짜 벌벌 떨고 소리를 지르며 서로서로 손을 잡고 막 그러면서 그런 코스들을 이동해 간신히 정상을 찍었다. 하아- 잘했어, 수고했어, 하면서, 그치만 만약 내려가는 길이 이 길이라면 못내려갈 것 같아, 경사가 너무 심해, 운동화라 미끄러워, 이런 대화를 하면서 잠시 쉬다가 반대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을 마주쳤다. 나는 그쪽길도 경사가 가파르냐 물었고, 그분은 '아니'라고 대답하셨다. 그래, 다행이야, 우리는 역경을 이겨냈어! 하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철쭉동산은 산그늘이 좋았고 아아, 잘왔어 잘왔어, 하고 좋다좋다 감탄하며 내려갔다. 그러나 철쭉동산을 지나고나니 내리막길이 나오고, 경사가 심했다. 아 씨발. 우린 이제 어쩌지...


하아...


미끄러지고 소리지르면서, 어떤 길은 밧줄을 잡고 어떤 길은 나무를 잡고 어떤 길은 커다란 바위를 잡으면서 내려오는데, 와, 너무 무서워서 신경이 뽝- 집중됐다. 어느 순간 갑자기 어깨가 확 뭉치더라. 어쨌든 우리는 오랜 시간이 걸려 산길을 내려왔고, 내려오고 나서는 서로를 부둥켜 안았으며 ㅠㅠ 고생했다고 서로가 서로에게 말해줬다. 그리고는 휘청이는 다리로 걸어내려가 가장 먼저 만난(그러나 산입구의 유일한) 구멍가게에 들러 맥주를 한캔씩 사들고 나왔다. 버스가 도착하기 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흑흑 ㅠㅠ 우리 몸살나겠다 ㅠㅠ 이런 말들을 주고 받으며 도착한 버스를 타고 마석역에 내려 후다다닥 서둘러 경춘선 지하철을 타고 상봉역에 내렸다. 우리는 고기고기한 식사를 하자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고깃집에선, 레어템이라는 순하리를 만났다.



고기와 순하리의 아름다운 하모니-



그러나 순하리는 내 입엔 별로여서 한 잔을 마신 후로는 그냥 처음처럼 달라고 해서 그냥 소주를 마셨다. 나한테는 역시 쓴 술이 최고인것 같다. 달짝지근 맛있는 술은 역시 나는..아닌 것 같아..... 뭐랄까, 단 술, 맛있는 술을 마실거면 술을 왜마시지? 하는 느낌이 내게는 좀 있달까. 술은 써야 돼!! 그래서 마시고나서는 크- 해야한단 말이야!!!!!!!!!!!!!!!!!!!




어제는 저녁에 남동생과 오리고기에 맥주(호가든호가든!!!!!!!!!)를 마시면서 우리가 술을 얼마나 좋아하는가에 대해 말했다. 남동생은, '나 알콜의존증인가봐 술이 너무 좋아' 했고, 나는 '야 장난 아냐, 나는 진짜 술 너무 좋아. 고기도 좋고. 나는 앞으로도 고기랑 술 나처럼 좋아하는 남자 만나서 같이 고기랑 술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 라고 하자 남동생이 말했다. '고기랑 술, 누나는 지금도 충분히 먹고 있잖아..'


나는 할 말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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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5-2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대떡, 사, 사, 사에서 막 웃다가, 등산지팡이에서 어머! 하다가, 남동생분 이야기로 마무리했어요.
다락방님의 이런 재미있는 페이퍼를 읽어야 월요일이예요. 아니다, 오늘은 화요일이죠.
네, 즐거운 화요일이에요^^

제이슨 스타뎀 여자친구, 완전 이쁘네요. 운동도 열심이라니. 참... 세상은 불공평해요.
운동 동영상 좀 찾아봐야겠어요. 나도 운동..

다락방 2015-05-26 15:25   좋아요 1 | URL
예쁜 여자들은 운동하는 모습도 예쁜것 같아요. 제가 운동하는 거 거울 보면..참...하아- 뭐라 더 할말이 없는..orz
암튼 본격 다이어트를 해야할텐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다이어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저처럼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더더욱요. ㅠㅠㅠ

밥 너무 좋고
고기 너무 좋고
술 너무 좋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스탕 2015-05-2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드맥스 안보려다 보고 완전 뻑- 간 영화. 전 영화 보면서 어쩐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가 생각났었어요.
순하리는 술 못 먹는 제 입에도 별로..

벌써 막 더운데 잘 지내고 계시죠? :D

다락방 2015-05-27 10:36   좋아요 0 | URL
맞죠맞죠그쵸그쵸 완전 뻑-갔죠!!
제 남동생은 제가 충동질해서 저랑 같이 보러간건데 첫번째 액션이 끝나자마자 제게 속삭였어요.

이거 장난아니다..

히히히히히. 암튼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는 그리고 좋은 영화였어요. 제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를 본 게 없어서....제가 애니를 잘 안봐서.......최근에 초콜릿과 선거와 교복이었나..뭐 그런 제목의 애니를 한 번 볼까 생각을 잠깐 해보았지만, 여주인공들이 말도 안되게 가슴이 커서.....앗 댓글이 산으로 가요! >.<

전 잘지내고 있습니다, 무스탕님.
무스탕님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어제 <버자이너 모놀로그> 떠올리면서 무스탕님 생각했어요. 그때 제 옆자리에 무스탕님 계셨는데, 하면서요.
:)

2015-05-27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8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8 08: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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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8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7 16: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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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8 08: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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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adology 2015-05-27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드맥스 재미있게 봤습니다. 후속편도 얼른 더 나왔으면 좋겠네요. 요즘은 말만 영화지, 사실은 CG 애니메이션인 영화들이 많쟎아요. 어쨌든 노장의 일관된 근성이라 생각하니, 뭔가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락방 2015-05-28 08:38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다는 말을 듣고 기대했는데 와 진짜 완전 엄청 재미있더라고요. 액션이면 액션 스토리면 스토리 캐릭터면 캐릭터..하아-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이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왜그러는지 알겠더라고요. 저는 두 번 보진 않을거지만.. 하핫.
후속편도 얼른 보고 싶어요, 저도!! >.<

레와 2015-05-2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또 보고 싶어. 와놔. 이 아침에 또 생각났음.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5-05-28 08:59   좋아요 0 | URL
멋진 영화다!!
나는 또 보진 않을것 같은데 여튼 겁나 좋은 영화였음!! ㅎㅎ
샤를리즈 테론 짱!!

transient-guest 2015-05-29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사다망하신 시간이었네요.ㅎㅎ 저도 매드맥스는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샤를리즈 테론을 첨에 That Thing You Do에서 주인공을 두고서 치과의사와 바람나는 여친으로 나온걸 첨 볼 때 이 아지메가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어요.ㅎㅎ 윈터슬립의 저 아늑한 서재는 저도 참 맘에 드네요. 보고만 있어도 따뜻합니다. 위의 눈보라치는 성과 어울려요.ㅎㅎ 카파도키아를 카르파티아의 성으로 바꾸면 조금 으스스해지겠네요.ㅎ

다락방 2015-05-29 11:17   좋아요 0 | URL
오오. 저 댓씽유두 두 번이나 봤는데 거기에 샤를리즈 테론이 나왔었나요? 리브 타일러 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등장하는 여자로는요. ㅎㅎ 그 영화 엄청 재미있게 봤었어요. 대학시절 겁나 우울했는데 비됴방가서 그냥 이거나 보자, 하고 아무 정보 없이 봤다가 급유쾌해져서 비됴방을 나왔었죠. 후훗.

언젠가는 저런 아늑한 서재를 제 것으로 갖게 될 날이 올까요? 그러기를 바라봅니다. 친근한 사람들은 가끔 서재로 초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

transient-guest 2015-05-30 07:24   좋아요 0 | URL
서재에서 아늑하게 불 키고 와인과 안주를 즐기면서 책 이야기를 하면 참 좋겠어요..ㅎ

다락방 2015-06-01 09:11   좋아요 0 | URL
크- 책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을 것 같은데요?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