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노래를 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고, 텔레비젼에서는 한 팝페라 남자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노래의 내용은 대략 '그대가 떠난다면 내가 슬플(아플)것이다', '그대가 떠난다면 내 마음도 가져가라', '그대가 떠난다면 고이 보내드리겠다' 인것 같았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꿈속에서 나는 아이폰을 찾아 시리에게 물어보려고 했다. 시리야, 저 노래 뭐야? 라고. 그러나 노래에 대해 묻기도 전에 잠에서 깼다. 아직 머릿속에 노래를 기억하고 있던 나는 일어나자마자 폭풍 검색을 했다. 그대가 떠나신다면, 그대가 떠난다면 등등의 검색어를 네이버와 구글에 넣어봤지만, 이남이의 노래와 오래된 가곡만 나오더라. 아아, 팝페라 가수가 부른 거였어, 되게 좋은 노래였어. 이런 노래들이 아니었어... 그렇지만 찾을 수 없었다. 답답했다. 가수 이름도 노래 제목도 또 정확한 노래 가사도 떠오르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 노래를 찾지 못했다. 슬픔...


이 노래 없는 노랜가? 꿈에서만 들은 노랜가? 꿈에서 어떻게 들었겠어? 아는 노래니까 나오지 않았겠어?


아 모르겠다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슬픔.....




어제는 대단한 딥빡침이 찾아왔다. 경비로 일하시는 아버지가 매주 한 번씩 인터넷 강의를 들으셔야 한단다. 나의 아버지로 말할 것 같으면 컴퓨터를 켜고 끄는 것도 모르시는데...아니, 나이 많은 어르신들한테 이걸 필수적으로 들으라 하니 너무한게 아닌가 싶었다. 스맛폰 사용 방법도 익히셨으니 뭐 컴퓨터 켜고 끄는 거야 가르쳐 드린다면 시간이 걸려도 익힐 수 있긴 하겠지만, 그건 우리 아버지의 경우고, 자식들과 함께 살지 않는 노인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런 경비 아저씨들이 수두룩하다던데...

여튼, 그렇게 아버지 교육 1주차를 처음 듣게 해드리는데, 듣기 전과 듣고 나서 질문이 나온다. 답을 해서 인증을 하는건데, 강의를 듣기 전과 듣고나서 테스트를 하는 거다. 강의는 대략 20분 못되어 끝나고 나는 강의 동안에만 자리를 비우고 아버지께 들으시라 말씀드렸다. 그런데 이 문제들이... 하아- 딥빡침을 몰고 온거다. 알아 들을 수 없는 범죄 전문 용어에, 심지어 그 용어에 이름을 붙인 사람의 이름은 영어로만 표기했더라. 내가 두 번 읽어도 이해 안되는 어려운 문장을 어떻게 아버지가 이해한단 말인가. 질문이 이해가 안되는데 답을 어떻게 해. 내가 하도 빡이쳐서 그때 캡쳐 한다는 걸 까먹었다.. 그 문장들을 여기에도 올려야 하는데..여튼, 문제를 아버지랑 두 번 읽어보다가 소리내서 크게도 읽어봤는데도 뭔 말인지 모르겠어서... 아버지 이 말이 이해가 돼? 했더니 아버지가 욕을 하시며 하나도 모르겠다시더라. 하아- 나도 모르겠는데 씨발.. 이걸 무슨 교육이라고 아놔...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는 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야 하는 게 아닌가. 범죄 예방 교육 이런거 하는 거던데, 취지가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지 않나. 그거 멀뚱멀뚱 앉아가지고 듣기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거기에 들었음 인증한다고 해서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고뭔 말인지도 모르는데..아 이사람들 진짜 .. 이거 누가 만든건지... 경비아저씨들의 나이와 근무시간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걸 1도 이해하지 못한 행위가 아닌가. 배려도 없고 상식도 없고 .. 그래놓고 우리는 교육을 시켰고 그들은 교육을 받았다..같은 소리들을 지껄여대겠지.. 아 딥빡침이 몰려온다.. 혼이 비정상이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그리 순간순간 행복을 잘 느끼는지 깨달았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사람이고 또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행복한 순간이 잘 찾아오는 거다. 사람들은 도처에 많으니.



최신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행복으 쉽게 설명한 전문가의 책이 있다.  서은국 교수의『행복의 기원』이다. 그는 미국에서 오래 연구한 심리학자로, 인간이 느끼는 행복에 관하여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용되는 연구자의 한 사람이다. 

서교수에 따르면, 행복감이란 결국 뇌에서 느끼는 쾌감이다. 뇌가 특정한 종류의 경험들에 대해 기쁨, 즐거움, 설렘 등의 쾌감을 느끼도록 진화한 것이다. 그런데 실증적 연구 결과, 인간이 행복감을 가장 많이, 자주 느끼는 원천은 바로 인간이었다. 가족, 연인, 친구, 동료…… 인간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가장 많은 쾌감을 느끼는, 뼛속까지 사회적인 동물이었던 것이다. 돈은 어느 정도의 문화적 생활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그룹의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사회성이 높은 외향적인 성격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모든 생명체처럼 인간에게도 생존과 번식이라는 유전자의 명령이 핵심 과제다. 오랜 진화 과정에서 인간에게 생존과 번식에 가장 필수적인 자원은 동료 인간들이었다. 그러니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활동, 즉 동료 및 이성과 어울리는 활동을 할 때 뇌에서 쾌감이라는 보상을 주어 이를 촉진시키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p.51)



내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이런 모든 것들이 내 행복에 닿는 길이어서 그런 것이다. 서은국 교수의 책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나는 불행하고 짜증난 것에 대해 얘기하는 데 더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좋은 일은 없나? 순간 순간 좋은일이 많이 있을텐데? 라고 의문을 갖곤 했었는데, 그건 내가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그랬는가 보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찾기 때문에 더 자주, 더 빈번하게 행복을 느꼈었는가 보다. 물론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수시로 느끼지만, 그러므로 나는 인간으로부터 서운함과 속상함도 느낀다. 어쩔 수 없다. (잠시 절망중)




이 책의 저자 문유석은 현직 판사이다. 신해철보다 나이는 한 살 적단다. 아마 어딘가에 칼럼을 기고하는 모양인데, 책을 읽다보면 그가 독서도 굉장히 많이 하고 영화도 열심히 보는 사람임을 알겠더라. 그래서 그로부터 많은 사색을 하고 또한 약자의 편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어느 정도 명예나 힘을 지닌 사람이 하는 짓이라는 건 갑질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그런 사람이 주변에도 있다), 이렇게 회식도 싫어하고 술도 잘 못마시고 동굴에 숨고 싶어하면서도 소소하게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하는 것이 내 주변인물 같다 느껴져서 좋다. 게다가 대체적으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내가 동의할 수 있는 생각과 의견을 말해준다. 영화 [위플래시]에 대해서도 그랬다.




'이런 교수법이 허용가능한 것인가? 학생의 재능을 끝까지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럴 필요도 있는 것인가?'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으로 곧장 연결시키면 곤란하다고 본다. 당연히 허용 안 되지!

그렇게 몰아붙인다고 다 경지에 오르는 것도 아니며, 그렇게 몰아붙이지 않아도 경지에 오르는 이도  많다. 천재, 광기, 극한의 노력, 악마와의 거래 등은 매력적인 서사의 소재일 뿐이다. 악마와의 거래를 언급하고 보니 이 영화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주는 교수 역의 J.K. 시먼스가 선량하고 내성적이던 주인공을 음악적 성공에 미쳐 모든 걸 내던지도록 몰아붙이는 과정은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의 거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성취,성공에의 열망은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어서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나는 저만큼 충분히 노력하고있는 걸까? 미치지 않고는 미치지 못한다는데……'라는 식의 자기계발 강박증으로 소비하는 것은 위험하고 유해한 감상법이라고 본다. (p.44-45)




아직 다 읽진 못했고 몇몇 부분들엔 고개 끄덕이며 동의하고 공감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경향은 심지어 과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신념의 페미니스트들 중에는 선천적인 양성 간의 차이 일체에 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성차별이라며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러니까 당연한 거다'가 아니라, '그러니까 더더욱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우선 정확히 우리 존재와 그 작동 원리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라는 말은 그러니까 성범죄도 이해해줘야 한다는 결론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러니까 더더욱 그로 인한 위험성을 통제하기 위한 정교하고 강력한 장치들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p.199)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알겠지만,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다'라는 전제가 틀렸다.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듯이 여성의 성욕도 본능이다. 나는 남자와 여자의 성별에 신체적 차이가 없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평균적으로 키가 크다는 것, 힘이 더 세다는 것등은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렇지만 '남성의 성욕은 본능이다'는 그것과 다르다. 여성의 성욕도 본능이다. 남자가 여자랑 자고 싶은 것처럼 여자도 남자랑 자고 싶다. 다만 어릴때부터 여자들에겐 그걸 감추도록 하는 교육이 더 많이 실행되어져 왔다. 어릴때부터도 남자의 성욕은 본능이란 말을 듣고 자라고, 여자들은 그래선 안되는 것 같은, 그러면 음탕한 여자가 되는 것 같은 환경이다보니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는 여자들의 수가 현저히 적을 뿐이다. 어쩌다 여성도 성욕이 있다, 강하다는 식의 발언을 할라치면, 그걸 잽싸게 잡아서는 성희롱으로 연결 시키려고나 하고. 그러므로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다 라는 것은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왔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의 성욕으로 말하자면, 결코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다. 이길 자신 있다구!!



맥클린톡은 수컷을 요리조리 피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넓을 경우, 암컷들은 수컷이 삽입한 뒤 펌핑을 하는 중간에도 밀착되었던 몸을 빈번하게 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교미가 너무 빨리 끝나지 않도록 조정한다는 의미였다. 원숭이나 쥐를 비롯한 동물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수컷이 사정할 때까지 밀착과 교미 그리고 분리와 재밀착을 여러 번 반복한다. 따라서 실험이 보여준 것처럼, 교미 과정을 길게 연장하고 싶은 암컷은 다른 방법으로는 수컷의 교미 시간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교미를 중단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모든 행동들, 수컷을 유인하고 교미 시간을 연장하기 위한 행동들은 다음의 두 가지를 의미한다. 바로 암컷의 의지와 성욕이다. - 대니얼 버그너, [욕망하는 여자] 83쪽



미나는 무대에서 또 다른 불균형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시버스가 피험자들에게 발기하지 않은 나체의 미소년이 해변에서 돌을 던지는 장면을 보여준 뒤, 혈류측정기를 통해 발견한 것과 일치하는 점을 명료하게 짚어냈다. "여성의 몸은 흥분했을 때나 아닐 때나 똑같이 보이죠. 반면에 발기되지 않은 남근은 곧 성욕이 일지 않았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의 몸은 언제나 가능성, 즉 섹스에 대한 의사를 품고 있어요." 그리고 여성이 품고 있는 그 의사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대니얼 버그너, [욕망하는 여자] 108쪽




















초반에 신해철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신해철을 좋아하는 판사라니, 어쩐지 좀 좋다. 신해철을 좋아한다면 어쩐지 세상을 바르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거라는...그런 선입견이 내게는 있다. ㅎㅎ 신해철을 좋아하는 판사라니, 좋은데? 하면서 읽고 있다. 수시로 책을 읽는 판사인 것도 좋다. 무엇보다 사소한 것을 고민하려고 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말'에 대해서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나 역시 계속 생각했다.



법관들도 말에 대해 주의하고 반성하기 위해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다. 그때 배운 것이 있다. 데이의 「세 황금문」이다.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p.136)



돌이켜보니 나는 세 문을 거치지 않은 채로 말한 적이 아주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저 세 문을 거치지 않고 내게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리고 그럴 때 나는 바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혔으며 상대 역시 내게 상처를 줬던 것 같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하기 전에 그것이 참말인지, 필요한 말인지, 친절한 말인지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 겠다. 일상적인 대화 자체를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내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타인에게 혹여라도 타인이 부탁하지 않았던 말을 하게 될 때 그래야겠다. 물어볼 때 대답하는 건 조언이지만 묻지도 않았는데 얘기하는 건 잔소리라고 하던데, 대체적으로 타인에게 향한 말들중 대부분이 조언이란 껍데기를 둘러 쓴 잔소리가 아닐까. 사실 저 '세 문'에 대한 예시로 뚱뚱한 사람에게 충고하는 말을 예시로 들었던데, '진심으로 친구의 비만을 걱정해 충고하고 싶다면 말을 잘 골라서 친절하게 해야 한다' (p.136) 는 것도 나는 좀... 뭐, 그렇다. 친구의 비만에 내가 친절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점은 대부분 당사자가 가장 잘 인식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할까 묻지 않는 이상 비만에 대해서도 내가 먼저 나서서 어째라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친구의 비만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안들에 대해 진심으로 상대를 걱정해서 말한다기 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게 옳고 바르다는 데서 오는 강압이 아닐까 싶은 거다.





토요일에는 여러명의 사람들과 술을 마셨다. 대낮부터 마셔대가지고 주말 내내 온 몸에 술이 돌아다니는 것 같더라. 몸을 짜면 술이 나올 것 같아. 술을 많이 마시면 몸 안의 알콜 기운을 뽑아내기 위해 땀을 흠뻑 내고 싶어지는데, 주말에 비가 와서 산에도 못갔고, 조카들이 와서 사우나도 못갔고, 귀찮아서 운동도 안했더니....아직도 몸 안에 알콜이 싹 빠진 것 같지가 않아. 덕분에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사흘동안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있다. 아마 오늘도 계획대로라면 안마실 것이다. 내일은...초큼 마시게 되겠고, 모레는 퍼마시게 되겠지만... -0-



글이란 게 생각나면 그때그때 바로 써야지, 나중에 쓰겠다고 생각하다보면 다 까먹게 된다... 쩝....





길 건너 통인시장이 보였다. 집에 있는 애들 생각이 나서 복잡한 시장통을 걸어 명물 기름떡볶이를 한 움큼 샀다. 그런데 등뒤로 한 여자분이 뛰어가며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를 불렀다. "윤아, 윤아." 그러다 어느 신사분과 부딪혔나보다. "죄송합니다, 아이를 잃어버려서요. 죄송합니다." 그러곤 아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나는 내 새끼 줄 떡볶이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떠올렸다. 이 범상한 무심함 때문에 우리가 잃은 것들을 말이다.

뒤늦게 나는 시장통을 뛰어 쫓아갔다. 아이가 멀리 가지 않았기를 속으로 빌고 빌었다.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는 떡볶이집들을 지나고, 도시락을 든 채 반찬을 골라 담는 사람들을 지나, 시장통이 끝나는 곳에 그 여자분이 인형같이 자그마한 여자아이를 꼭 끌어안고 앉아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말을 건넸다. "애를 찾으셨네요. 다행이에요." 여자분은 환하게 웃었다. "네, 고맙습니다."

집에 돌아가며 생각했다. 한 개인으로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p.278-279)

송교수는 사실 이공계에 가는 것이 맞지 않았나 할 정도로 수학, 과학을 좋아하고 잘했다. 나같이 썰, 구라, 뻥, 요령아 강한 전형적인 문과생과는 다른데 왜 법대에 갔는지…… 그는 법대 1학년 때 물리학과에 가서 양자역학 수업을 듣고, 경제학과에 가서 미시경제학 수업을 듣는 등 희한한 행동으로 화제가 되곤 했다. 설마하니 정말로 공부가 재미있었나보다. (p.78)

발전기의 특징은 균등 분배를 지향하는 토지개혁, 귀족의 세부담 증가, 국가 직영 최고교육기관 확대 및 공정한 과거제도를 통한 신진 엘리트의 등용에 있다. 패망기의 특징은 소수 귀족의 토지 사유화 증가로 인한 대농장화, 백성의 각종 세 부담 증가, 귀족 자제 중심의 사학 증가, 고위 관리 자제를 특채하는 문음, 음서제도 확대를 통한 지배계급의 세습 구조 공고화, 과거제의 붕괴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병리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해 민란이 일어난다. (p.81)

인간의 마음은 아직도 수십만 년 전 원시시대의 자연선택 과정에서 형성된 뇌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 시차는 그리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인간에게 끌린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인간에게 있어 동료 인간이 가장 큰 행복의 원천이라는 점은 미래에도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기계가 발전해도 인간은 대체불가능한 자원일 수 있다. (p.192)

문제의 다층적인 구조를 직시하자고 하면 대뜸 비겁한 양비론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양비론 아니라 삼비론 사비론이더라도 맞는 건 맞는 거고 아닌건 아닌 거다. 재판도 양비론이다. 손해배상 책임을 정할 때 피해자측의 과실도 참작한다. 책임의 비율을 달리할 뿐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어느 한쪽마닝 전적으로 옳고 전적으로 틀린 경우는 없다. (p.203)

팔짱 낀 채 `한계` `본질` `구조적인 문제` 운운 거창한 얘기만 하며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진짜 용감한 자는 자기 한계 안에서 현상이라도 일부 바꾸기 위해 자그마한 시도라도 해보는 사람이다. 어떤 통속적인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아래 대사를 듣고 그 통찰력의 깊이에 놀란 일이 있다.

냉소적으로 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Anyone can be cynical.
담대하게 낙관주의자가 되라구 Dare to be an optimist.(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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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따구 2015-11-1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말인가? 필요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 아침부터 반성하게 되네요. ㅎㅎㅎㅎ
그리고 다락방님. 뜬금없지만.....힘내세용! ♥♥♥

다락방 2015-11-12 09:59   좋아요 0 | URL
힘내라는 응원, 고마워요, 뽈따꾸님. 힛.
어제 자기전에도 생각했어요. 참말인가? 필요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 이거 계속 염두에 두어야겠다고요. 그러면 말로 인해 생기는 상처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하루도 기운냅시다, 뽈따구님.

건조기후 2015-11-1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놓고 아직 안 읽었는데 당장 오늘 읽어보고 싶네요. 다락방님 페이퍼는 거의 다 좋지만 이 페이퍼는 특히 더 좋아요. 아니 생각해보니 거의 모든 페이퍼가 특히 좋은 거 같아요. :D

다락방 2015-11-12 10:07   좋아요 0 | URL
아 건조기후님. ㅠㅠ
저 어제 글 때문에 의기소침했었는데 건조기후님이 좋다고 하시니 참 좋으네요 ㅠㅠ 힘이 된달까요 ㅠㅠ 고마워요 ㅠㅠㅠ 다정한 건조기후님 ㅠㅠ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살리미 2015-11-1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을 선물받았는데 아직 안 읽었어요. 제가 행복에 대한 책에 좀 오글거려서요 ㅎㅎ 근데 다락방님 글 읽고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드네요.
문유석 판사는 <판사유감>을 내셨을 때 알게 되었고 지금 한겨레 신문에 <미스함무라비>라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을 격주 연재하고 계셔서 가끔 글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참 좋은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왜 박대통령 주위에는 혼이 정상?인 분들만 모여있는 걸까요???
암튼 되도록이면 신간을 사진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 책도 마구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싶어지는군요^^

다락방 2015-11-12 10:08   좋아요 0 | URL
오, 그 책을 이미 가지고 계시군요. 저는 어제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막상 5만원어치 지를 때는 빠지게 될지도 몰라요. 장바구니에 이미 너무 많은 책이 담겨있어서...잘 선별해야하죠. ㅋㅋㅋㅋㅋ

전 이제 멘붕이란 말보다 혼이 비정상이란 말을 더 자주 쓰게 될 것 같아요. 혼이 비정상이 되다니..하아- 그 분의 혼은 안녕하신건지 묻고싶네요 ㅠㅠ

세실 2015-11-1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어요. 요즘 나와 주변사람의 `말투`에 대해 생각중입니다. 가끔 참 거슬리는 말투가 있더라구요. 목소리 크거나 함부로 말하는 사람 딱 질색이거든요. 나부터 조심하자.....
문유석판사 책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는데 바로 질러야겠어요^^

다락방 2015-11-12 14:56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저도 생각해요. 말에 대해서요. 어제도 하루종일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고요. 참말인가, 필요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 이 세가지를 성립시키는 말만 한다면 서로 상처주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말하기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걸 습관화 해야겠어요.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참말인지, 필요한지, 친절한지 생각한 뒤에 글을 써야겠어요. 글도 겸손해져야 겠다고 생각해요.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하고요. 나부터 조심하자,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실님은 이 책을 읽으시면 또 얼마나 잘 정리된 리뷰를 적어주시려나요.
:)

몬스터 2015-11-1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주의자 선언 ...읽어 보려고 다운 받았어요. 감사해요.

다락방 2015-11-14 22:27   좋아요 0 | URL
네, 고개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어요.
 
그게 왜 내 실수인걸까?


일부 남자들은 솔직히 "나는 안 그런데" 라고 말하고 싶어서거나 아니면, 현실의  시체나 피해자는 물론이거니와 현실의 범인을 논하는 문제로부터 방관자 남성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문제로 대화의 초점을 돌리기 위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다. 한 여성은 격분해서 내게 말했다. "남자들은 대체 뭘 바라는 거예요, 여자를 때리거나 강간하거나 위협하지 않는다고 상으로 과자라도 받고 싶은 거예요?"

여자들은 늘 강간과 살해를 두려워하면서 산다. 때로는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남자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제니 추(Jenny Chiu)라는 여성은 트위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여성 혐오자나 강간범은 아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p.182-183)


















일전에 연애를 시작하던 초기에, 상대가 내게 '이것만은 안된다'는 게 무어냐 물어본 적이 있었다. 사실 나는 연애를 하면서 어떤 조건으로 사귀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므로, 없다고 답했다가, 이내 하나가 있다고 했다. 일베 회원이 아닐 것. 내가 아무리 상대를 좋아해도 상대가 일베 회원이라면 그 남자와는 연애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그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나와는 맞지 않음', '용납할 수 없는' 건 일베가 다였다. 새누리당 당원도 나랑 맞지 않을 것이지만 지지하는 정당, 추구하는 이상향이 달라도 대화가 안되는 건 아니니까. 그러니 '일베만 아니면 돼' 라고 했더랬다. 그런데 나는 이제 알게됐다. 일베보다 더 끔직한 게 있음을.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세계가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는 걸 알고 눈물이 핑돌았다. 하- 무려 백만명 이상의 유저들이 있다는, 소라넷이 그것이었다.



막연히 소라넷에 대해서는 트윗상으로 몰카와 스와핑들의 게시물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저분한 사이트구나. 그게 내가 아는 전부였다. 그러다 어제 트윗상으로 소라넷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았다. 말 그대로 경악스러웠다. 문맥상 흐름으로 '술 마시고 의식을 잃은 여자'를 그들은 골벵이라 칭하는 것 같았는데, 그런 여자들을 발가벗겨 강간한 뒤에 인증샷을 찍어 올렸더라. 여자의 성기에 빗이며 라이타, 담배 같은 걸 꽂아 올려놓고서는 응원을 바랐다. 그러면서 '악플은 싫다'고 하더라. 심지어 어떤 남자는 여친이 바람피면 죽여버리겠다는 뜻으로 식칼의 손잡이를 박아 사진을 찍었다. 아, 진짜 이걸 쓰는 것도 끔찍하다. 놀랍게도 상대 여자들은 모두 자신의 여자친구이거나, 친구의 여자친구이거나, 본인에게 호감을 가진 여자후배이거나 했다. 그런데 그랬다. 그런데 술 취해 의식이 없다며 강간하고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그러면서도 '악플 금지' 란다.



그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은 그 글을 좋아하고 있었다. 벗겨진 여자의 육체를 보고 품평을 했고, 강간범들을 응원했다. 어떤 남자는 지금 모텔에서 실시간으로 하고 있으니 여자친구 성기에 무엇을 넣으면 좋을지 댓글로 말해달라기도 하더라. 남자친구가, 남자친구의 친구가, 좋아하는 선배가, 그 짓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게시물이 당당히 올라오고 서로를 응원하는 그 사이트에 가입자가 무려 백만명 이상이라더라.




여자들은 곳곳에서 성추행,성폭행,강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얼마전 최몽룡 교수의 성추행사건처럼, 교수집에 술 먹으러 갔다가도 내 신체의 일부를 자기 멋대로 주무르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때 들을 수 있는 변명이란 것이 고작 '나는 원래 그런다' 이다. 미친.. 원래 그러니까, 뭐? 게다가 원래 그런다면, 그 교수랑 술 마신 숱한 학생들 중에 피해자들이 많다는 거 아닌가. 말도 못하고 끙끙 앓았을 피해자들. 직업적으로도 성희롱,성추행의 위험에 놓여있고, 낯선 사람에게도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고, 일전에 내가 썼던 것처럼, 택시 안에서 또 희롱을 당할 위험도 있다. 나는 택시안에서, 지하철안에서, 버스 안에서 숱한 성추행을 만났었고, 어릴 적에는 교회 목사에게도 노출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들만이 아니란다. 내가 좋아하는 선배, 내가 사귀는 남자친구, 내 남자친구의 친구로부터도 강간을 당할 수 있다는 거다. 게다가 내 벗겨진 육체가, 어딘가에, 내가 모르는 사이 공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이상한' 남자들만 소라넷에 가입한걸까? 그 백만명이 모두 사회에서 만났을 때 '소라넷 가입하게 생긴' 사람일까? 내 여자사람 직장동료는, 어디서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또라이들이 아닐까, 평범한 남자들, 우리랑 같이 회사다니고 우리랑 같이 술마시는 그런 남자들이 거기에 가입되어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저 백만명 중에는 당연히 내 옆의 직장 동료, 내가 아는 남자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의 강간확률은 하- 이렇게나 높구나. 내가 봤던 게시물, 그 혐짤이 가득한 주소를 링크한다. 링크를 열기전에 마음 단단히 먹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자신 없다면 이 링크를 열지 마시라.


링크를 올리는 것이 2차 가해라는 댓글이 달려서 링크는 지우겠습니다. (2015.11.10)

 




이제 연애할 상대가 '네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건 뭐야?' 라고 물으면 소라넷을 먼저 말하게 될 것 같다. 지금 소라넷 폐쇄 서명운동 중이더라.


소라넷 폐쇄 서명운동



소라넷이 그간 어떤 게시물들을 올려왔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링크한 저 끔찍한 글은 분명 범죄다. 의식이 없는 여자를 강간하고, 사진 찍어 모두가 볼 수 있게 올리는 것. 게다가 여자들의 성기에 물건들을 넣어대는 것. 저건 범죄다. 저걸 '우리끼리 재미삼아 하는 것' 이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진심 미러링을 해주고 싶다. 너 똑같이 당해볼래? 소라넷 폐쇄를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소라넷 회원중 어떤 이는 '우리는 뭐 피해주는 것도 없는데 왜 없애라고 하냐'고도 하던데, 피해가 무엇인지 정녕 모르는 것일까? 글쎄, 저 사이트를 없앤다고 해서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저들이 소라넷 때문에 저런 생각을 가지게 된 건 아닐테니까. 그러나 저런 사이트가 있고, 저런 게시물을 올리면 호응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분명 부추기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사람들에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는 얼마나 눈엣가시일까. 나만해도 저건 옳지않다고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나온김에, 메갈리안 회원들이 미러링으로 글을 쓰는 걸 보면서 '너네도 그러면 똑같아지는거야' 라고 말하는 남자들에게도 진짜 한숨나온다. 미러링이 나쁘고 미러링이 똑같아지는 거라면서, 왜 그간 여성혐오의 글들에는 잠자코 있었는가. 그들은 무엇을 바꾸었나? 뒷짐지고 서가지고는 '저거 나쁘지만 너네도 나빠' 하는 꼴들이라니. 그래서 세상 많이 좋아졌냐? 응?



형, 문제가 있는데도 들고일어나지 않으면 그건 그 문제에 기여하는 게 돼.-줌파 라히리, 저지대, 53쪽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나가야 저런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게 될런지 모르겠다. 여태 살아온 삶의 기본 바탕이 저런 식이었다면 대체 이제와 뭘 어떻게 더 바꾼단 말인가. 사람은 잘 안변하는데... 식칼이 꽂힌 채로 사진 찍힌 여자는 다음날 남자친구로부터 그런 사진을 받아본 뒤에 어떤 생각을 하게 됐을까. 이런 세상에서 '전부다 강간을 당하는 것도 아닌데 왜 강간 당할까 무서워하냐'는 말은, '걱정이 오버다' 같은 말은, 제발이지, 그만 듣고 싶다.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글이라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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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11-0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 피곤한 월요일 아침엔데
링크보고 순간 속까지 뒤집어지는 줄......

그런 행동들이 어때서 자랑거리가 될수 있는지 자체가 궁금해요.
어떤 심리일까...
여성의 육체를 그런것을 꽂아 넣어도 되는, 또는 자신의 성적욕구만을 만족시켜주는
대상으로써만 취급하기 때문이겠죠.
여성에 대한 극심한 타자와와 대상화.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짓이 아닐지.

내 아버지가, 내 오빠가, 내 남동생이 , 내 남자친구가, 내 직장동료가
소라넷 같은 사이트에 가입되어 있을꺼란 생각하면
그게 더 무섭고 ....더럽고.....하아........


다락방 2015-11-09 09:44   좋아요 0 | URL
딥빡침으로 일필휘지로 글 썼어요.

저 여자들이 저 사실을 안다면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것 같아요. 자신과 가장 친근하다고,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저런 짓을 당한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트라우마로 세상을 살아나가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가장 믿었던 사람이 그런다면, 그렇다면 이제 누굴 믿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거죠?

게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걸 자랑이라고 올려놓고 있으니 기가 찹니다. 이래도 된다,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저런 짓을 하게 만들었겠죠. 그런 사람들에게 여성의 권리를 똑같이 인정하고, 여성을 성적 도구화 시키지 말아라, 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은 어이없는 거겠죠. 먹히지도 않을 테고요.

속상하고 더러워요, 아무개님.
여자들이 받았을 상처 때문에 눈물이 핑 돕니다.

마노아 2015-11-0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사진을 찍어서 공유시키고 낄낄대놓고, 다시 다음날은 멀쩡한 얼굴로 남친 행세를 하고 있을까요? 또 다음 기회를 엿보면서요? 일베보다 더 흉악한 사이트가 있을 줄 몰랐네요. 끔찍합니다.

다락방 2015-11-09 10:21   좋아요 0 | URL
자신이 아는 사람, 믿는 사람으로부터 저런 폭행을 당했다는 게 너무 속상하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사나 답답할것 같아요. 저런 게 웃을 일이라며 게시물을 올리는 게 저로서는 정말이지 이해가 되질 않네요. 용납도 안되고요. 그런데 회원이 백만명 이상이래요. 이건 대체 무슨 뜻입니까, 마노아님? ㅜㅜ

아애 2015-11-0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서명 운동부터.

다락방 2015-11-09 10:2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했습니다.
줌파 라히리가 말했듯이 그 문제에 기여하는 게 되지 않으려면 행동을 해야할 것 같아서요.

책읽는나무 2015-11-0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경악스러운ㅜㅜ
늘 듣고 싶은 것만 듣고,보고 싶은 것만 보다보니~~~집중해서 읽다보니 충격이로군요!!

저는 얼마전 중고딩동창 서너명과 오랜만에 밤새워 이야길 나눈적이 있었는데요~자연스럽게 학창시절 얘기를 나누는데 얘기도중 몇몇 남자선생님들과 남학생들의 행동과 노골적인 대화들을 기억해내며 그것이 어린시절엔 잘 몰랐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 성추행이었던 것을 깨닫고 서로 분개했었노라 얘길 나누었어요
의식이 제대로 박혀 있어도 어떤 환경에 노출되면 제어가 불가능한 것인가?그런생각이 드네요
일부소수에 관한 이야기라고 둘러대는 사람들이 있다한들 이런 이야기들은 정말 심각해질 수밖에 없어요
여자이니까!!


다락방 2015-11-09 10:24   좋아요 0 | URL
중학교때 남자 선생님이 자꾸만 여자애들 교복 소매로 손을 넣어서 팔을 쓰다듬곤 했어요. 정말 징그러웠죠. 어떤 선생님은 가지고다니는 회초리로 가슴을 꾹 눌러가며 명찰을 뽑아내주기도 하고요. `제가 (주머니에서) 뺄게요` 하면 `가만있어! 내가 빼줄게` 이러면서 ...

아 쓰다가 또 빡침이 올라와요. ㅠㅠ
이건 계속해서 드러내고 문제라고 자꾸 부르짖어야 할 것 같아요.

샛별투 2015-11-09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아니어서 관심없다고 하기에는 한 여자의 남편이고 딸아이의 아버지인 남자도 함께 심각합니다. 링크는 못 들어가봤습니다만 맨스플레인을 회사 사람들과 같이 읽는 첫날 반응은 나는 그렇지 않은데 싸잡아 공격받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더군요. 이건 청군백군 게임이 아니라 이해의 문제로 생각됩니다.

다락방 2015-11-09 10:27   좋아요 1 | URL
네, 샛별투님. [남자는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에도 보면 레베카 솔닛이 계속해서 얘기하는 게, 분명 이해하고 지지하고 같은 말을 하는 남자들이 점차로 늘어간다는 거였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청군백군의 게임은 아니죠. 그러나 대다수의 남성들이 인상쓰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도 계속해서 끈질기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로 저렇게 폭력을 일삼는 남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게 끔찍해요. 어떻게, 어디부터 바꿔야할지 모르겠어요. ㅠㅠ

건조기후 2015-11-0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에 기사보고 토할 뻔했네요... 저 역시 일베만 아니면 괜찮지 생각했는데 더한 강적이 있을 줄이야 ㅡㅡ 정말 헐이예요 헐...

다락방 2015-11-10 11:2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일베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 했다가 완전 어마어마한 거대 괴물을 만났네요. 아, 이건 진짜 용납이 안돼요. ㅠㅠ 저건 범죄잖아요, 건조기후님 ㅠㅠㅠ 어떻게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거죠?

살리미 2015-11-0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어제 남편 회사 후배가 남편한테 카톡을 보냈는데 소라넷 인기녀 동영상인가 그러더라고요.소라넷? 하고 열어보니 무슨 트위터 계정인거 같았는데 일단 기분이 나빠서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괜히 남편한테만 짜증냈어요. 남자 직원들끼리는 야동 돌려보기는 일상인거 같아서 가끔 카톡으로 와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소라넷은 일반인들이 하는 sns처럼 보여서 제가 봐도 더 심각해보였어요.....이게 뭔가, 이게 진짜 sns인가, 아님 sns를 가장한 신종 음란물인가 했거든요 ㅠㅠ
근데 우연하게도 다락방님이 이 글을 올려 주셔서 정말 놀랐어요ㅠㅠ 이건 제가 본 것 보다 훨씬 심하네요. 이런게 공공연하게 돌아다닌다니 정말.......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정말 답답합니다. 일단 서명운동하고, 남편부터 교육시켜야겠어요. 그런거 돌려보는 사람한테 직원이라고 감싸주지 말고 따끔한 말을 하라고요 ㅠㅠ 다 큰 어른들도 생각없이 그런 짓들을 하는데 아직 생각이 다 여물지 못하고 이런 걸 접하는 애들은 또 어떻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5-11-10 11:25   좋아요 0 | URL
이게 자기 스스로 찾아보지 않는다 해도 오로라님의 남편분처럼 동료가, 친구가 전달해줄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보면 가입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대체 왜 이런 것들을 올리고 공유하려고 하는 걸까요? 그 기저에 깔린 심리는 뭘까요? 정말 끔찍합니다. 그걸 보겠다고 트윗에서 소라넷 주소를 알려주는 계정은 팔로워가 38만명이 넘어요...

트윗이나 인스타그램에도 무작위로 누드 사진들이 올라와요. 미성년자들도 의도하지 않아도 그걸 다 볼 수가 있어요. 끔찍하죠. 정말 끔찍한 세상이에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오로라님? ㅜㅜ

단발머리 2015-11-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K대 의대에서 있었던 사건도 그랬죠. 가해자들이 친구죠. 매일 같이 밥먹고, 그 어렵다는 의사 공부를 같이 하는 친구. 그 애들은 아마 서로 그런 말을 했을 거예요. 너는 여자 아니야. 나도 너, 남자로 안 보인다.
그런데도, 그런 친구라 했던 놈들이 엠티가서 술 먹고 자고 있는 자기 친구한테 그런 몹쓸 짓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옆에 있는 모든 남자 친구들을, 남자 사람들을 매의 눈으로 볼 수 밖에 없죠.

평생을 성희롱과 성추행, 강간의 위협에 시달립니다. 여자들은...


다락방 2015-11-10 11:21   좋아요 0 | URL
정말 못난놈들 아닙니까, 단발머리님? 못났어요, 정말 못났어요. 너무 못나서 무서울 정도로 못났어요. 사실 남자사람들이 전부가 그런 게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꾸 의심하고 믿지 못하고 무서워하고..그러면서 살아야 해요. 그들은 자신들이 한 짓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게 더 무서워요. 못난이들.. 절반이상은 사라져도 좋겠어요, 정말.

순오기 2015-11-0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서명했어요~
이래서야 어떻게 자식 낳아 키우겠어요.ㅠㅠ
이런 사이트는 당연히 폐쇄시켜야지요!!

다락방 2015-11-10 11:20   좋아요 0 | URL
저기에 가입해서 낄낄대고 웃으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또 보고 응원하는 사람들은 바깥에서는 어떤 얼굴로 다닐지 궁금해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주변 여자사람들과 대화할 거라 생각하면 또 끔찍하고요. 아 정말 싫어요, 순오기님 ㅠㅠ

춤추는인생. 2015-11-09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방금 서명하였습니다. 공간을 열어주셔서 넘 감사해요 다락방님
세상에는 참 별인간이 다 있네요 다양한 인간들이 있지만 저런인간들과 함께 사회생활을 할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혐오스럽고 끔찍하네요.

다락방 2015-11-10 11:19   좋아요 0 | URL
저렇게 혐오스럽고 끔찍한 남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춤인생님.
어제 저런 게시물을 보고나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세상 남자들의 절반 이상은 사라져도 좋을 것 같다고.
그런 생각까지 했어요, 저는. 하아-

무해한모리군 2015-11-0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인터넷 세상이 어떤때는 너무 끔찍하네요...

상기와 별도로 여성인 나자신은 스스로의 마초니즘을 인정하는데, 내가 만난 많은 남자들은 어머니에 대한 온갖 애뜻한 반성을 쏟아부으면서도 `니가 네 어머니를 착취하고 있어(가사노동, 감성노동) 고쳐야지`라는 말에 발끈하더군요. 거참.

다락방 2015-11-10 11:18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의 댓글을 읽으니 `줌파 라히리`의 [저지대]에 나오는 이 인용구가 생각나요.


가우리는 그의 독립적인 생활이 고마웠다. 동시에 의아스러운 점이 있었다. 우다얀은 혁명을 원했지만 집에서는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대했다. 식사 시간에 그가 하는 거라곤 자리에 앉아서 가우리나 어머니가 그 앞에 접시를 놓아주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203쪽



transient-guest 2015-11-10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다 형사처벌감인데, 그나마 있는 법률도 그렇고 사건파악도, 판결도 한국은 이런 부분에서 너무 후진국스럽습니다. 여가가 거부해도 폭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강간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이 줄을 잇고 있는데 박근혜씨의 망한민국 답습니다..-_-:

다락방 2015-11-10 11:14   좋아요 0 | URL
밑에 오로라님이 링크 걸어주셨는데요, 저 사이트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카를 보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답답합니다. 서명은 6만명이 넘었다는데 얼른 이 사이트가 폐쇄되었으면 좋겠어요. SNS 상으로는 오늘도, 저기에 어떤 끔찍한 게시물이 있는지 올라오더라고요. ㅠㅠ

살리미 2015-11-10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직썰에서도 소라넷 기사가 올라 왔더라고요. 이제라도 여론이 이렇게들 모아지니 다행이에요. 몰카를 올리는 것만 범죄가 아니다. 그걸 보고 앉아 있는 것도 범죄다!
http://www.ziksir.com/ziksir/view/2578

다락방 2015-11-10 11:10   좋아요 1 | URL
오로라님, 링크 감사드려요.
지금 이 좋은 기사 읽고 그 글을 쓴 분께 후원도 했어요. 약소하지만..뭔가 이런 기사를 써주는 데 힘을 실어줘야 할 것 같아서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진심으로요.

무스탕 2015-11-1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끔찍하네요 ㅠㅠ
세상의 모든 것에 양면성이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인간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죄악을 양상하는 인터넷 이라는 괴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1의 자극을 받은 자는 3을 쥐어줘야 만족하고 5도 갖고싶고 10인들 못하랴 하는, 날로 악으로 악으로 파고 드는, 양심은 커녕 생각이라는 자체를 실종한 세태를 어떻게 용서해야 할까요 ㅠㅠ

다락방 2015-11-11 08:12   좋아요 0 | URL
네 많이 끔찍하죠 무스탕님. 눈뜰 때마다 놀라운 일들을 마주치게 되는 것 같아요. 안좋은 놀라움이요. 얼마전에는 인스타그램에서도 트윗에서도 끔찍한 것들을 많이 봤는데 말입니다. 상상 보다 더한 끔찍함을 세상이 보여주고 있네요.
인터넷은 수단에 불과한걸까, 생각하다가 그러나 더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많은 점에서 더 편하고 빠르고 쓸모가 많은 수단인데 이렇게 질나쁘게 악용되기도 하네요. 씁쓸합니다.

감은빛 2015-11-13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사이트가 있군요. 몰랐습니다.
강간범들이 스스로 강간했다고 인증하는 곳이라니!
경찰들은 저 사이트만 뒤져도 할 일이 많겠네요.
그런데 불온서적 검열은 열심히 하면서,
사상범이니, 종북좌파니 열심히 찾아내면서,
정작 저런 범죄행위는 왜 안 찾는거죠?
외국에서 도감청 시스템 들여왔다면서,
인터넷 사이트 뒤져서 범죄자 찾아내는 건 그보다 훨 쉬울 것 같은데,
그런 일은 왜 안 하는 걸까요?

다락방 2015-11-16 08:30   좋아요 0 | URL
저 사이트가 해외 IP 라서 잡아들일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이미 폐쇄청원을 해서 서명이 65,000명이 넘었고요, 다른 사람들이 부지런히 없애달라고 여기저기 글을 쓰고 그러고 있어요. 며칠 전에도 소라넷 없애라는 글이 11/15 경향신문 <별별시선>에도 또 실렸네요. 저도 이렇게 작게나마 블로그에 글을 썼고, 여기에 이렇게 제 글을 읽고 아는 분들도 계시니 아는 사람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늘어나면 폐쇄청원 역시 늘어나겠죠. 소라넷 없애는 데 어떻게든 힘을 보태고 싶어요. 존재해서는 안 될 사이트가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말씀하신것처럼 불온서적 검열, 사상범죄, 종북좌파, 그리고 최근의 시위대 물대포까지... 이 나라는 무엇이 위험한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켜줘야 할 곳에서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엉뚱한 데서 국민을 잡아 죽이고 있는것 같아요. 미친 나라에요, 미친 나라.. 이런 나라에 살고 있고, 이런 나라의 대통령을 투표로 뽑아놨다니... 진짜 뒷골 땡깁니다.
 

저 야나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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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11-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팔~!

그렇게혜윰 2015-11-0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단발머리 2015-11-07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팔찌 합체하니 지구라도 구할 수 있겠어요!! : )

무스탕 2015-11-07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보고 시퍼용 >_<

세실 2015-11-07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가보고 싶은 곳~~~

blanca 2015-11-07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수이 2015-11-08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사랑합니다_ :) 와주셔서 감사해요! 제대로 오픈하면 연락드릴게요!

버벌 2015-11-0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와오아와 ㅠㅠ 멋있어

비연 2015-11-0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인데...^^

펠릭스 2015-11-0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어요 !!

아무개 2015-11-08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독수리 오형제같음ㅋ
마노아님 팔찌 너무 고마워요(≥∀≤)/
 

퇴근하고 양재역으로 가기 위한 많은 길 중에 나는 가급적 큰 길을 선호하는 편이다. 골목길을 원래 좋아하질 않아서. 게다가 골목길에 차다니는 건 얼마나 불편한지. 차라리 인도가 있는 큰 길로 다니는 게 안전하고 편하다. 그런데 어제는 골목 입구의 편의점에 들러야 했기에 골목으로 갔다. 편의점에 들러 볼 일을 보고 나와서 걷는데, 네 살 가량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풍선을 들고 걷는다. 풍선을 한 번 놓친 뒤에는 그걸 잡기 위해 뛰었다가 또 걷고... 무심히 지나려던 나는 그 아이 옆에 어른이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멈추어 섰다. 나의 여섯살 조카보다 어려보이는데, 저런 아이 옆에 보호자가 없는 건 뭐지? 혼자 다닐 수 없는 나이인 것 같은데...길을 잃었나? 불편한 마음이 되어서 잠깐 지켜봤다. 아이는 겁먹은 표정도 아니고 그저 풍선에만 집중하고 계속 걷는다. 흐음. 아이에게 가서 길을 잃었냐고, 엄마를 잃었냐고 물어봐야 할까? 고민하다가, 어른들이 알고 내보냈겠지, 나와바리겠지, 내가 보진 못했지만 어딘가에 있겠지, 싶어서 그냥 갔다. 가면서도 혹시나 다른 어른이 위험하게 다가가면 어쩌지? 생각이 들어서 불편하고 찜찜했다. 흐음. 그 아이 계속 따라가봐야 했나?


그렇게 가던 길을 가는데, 저 앞에서 방금 전의 그 아이랑 비슷한 분위기의 아이가 이쪽을 향해 뛰어온다. 방금전 작은 아이가 지나갔던 방향이다. 옷도 헤어스타일도 방금전 아이와 비슷해! 아, 저 아이가 그 아이의 언니구나 싶다. 그런데 뛴다?? 동생을 잃어버린 건가??? 나는 멈추어섰다. 조금 큰 아이는 방금 자신이 뛰어나온 놀이터를 향해 누군가에게 울면서 소리쳤다.


"동생 데려올게!" 



아, 제기랄. 동생을 잃어버렸구나. 잃어버린 거야. 친구들과 놀다보니 동생이 없어진거구나. 그 작은 아이는 길을 잃은거였어! 나는 이제 그냥 갈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아이를 미아로 만들 수는 없다. 게다가 그 작은 아이를 미아로 만들면 저 큰 아이, 그래봤자 고작 여섯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그 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 찾아야 한다, 찾아야 한다. 나는 그 큰아이를 따라갔다. 일단 상황을 보면서 갔다. 큰 아이가 멈추어서 방향을 잡지 못한다면, 너 혹시 동생을 잃어버린 거니? 풍선을 가지고 있지 않았니? 그 아이는 이쪽 방향으로 갔단다, 같이 찾아보자, 할 참이었다. 그러나 큰 아이는 작은 아이가 간 방향을 향해 뛰었다. 어? 제대로 뛰고 있는데? 그래서 나는 말없이 그냥 일단 따라갔다. 상황이 어찌되는지, 동생을 찾는지 보고 싶었던 거다. 그리고 따라가는데 큰 아이가 골목으로 꺾었다. 그래서 나도 꺾었다. 그 방향은 작은 아이가 간 방향이 맞았다. 어, 골목으로 돌아오는 사이 아이가 보이지 않네. 심장이 쿵- 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어디에서 헤매고 있나 싶어서 계속 가던 방향으로 가면서 두리번 거리는데, 작은 아이들이라 쉽게 눈에 띄지 않았을 뿐, 저 앞에서 동생하고 같이 자신이 뛰었던 반대 방향으로 걸어온다. 아, 찾았구나. 다행이다. 이 아이는 동생이 어디로 갈지 알고 있었구나. 아, 내가 괜히 오지랖 떨지 않아도 되는 거였구나. 하고는 나도 그 아이들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 방향이 양재역 방향이었고, 내가 왔던 방향이었으니까. 그런데 큰 아이가 작은 아이에게 울먹이면서 말했다.


"언니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아..안쓰러웠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겁났을까... 어쩐지 빠른 걸음으로 내 갈 길을 가는게 망설여졌다. 그래서 그냥 천천히 따라갔다. 작은 아이는 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풍선을 튕기면서 1미터쯤 뒤에 걷더라. 아, 참견하고 싶었다. 너 언니 옆에 꼭 붙어다니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 아이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는데 큰 아이가 돌아보더니 동생을 향해, 


"이리와, 언니 손 잡고 가!"



한다. 그래, 무서웠겠지, 그래서 챙기는구나, 하는 마음에 짠해졌다. 그런데 동생은 무심히 풍선만 가지고 놀고 언니의 손을 잡을 생각을 안해 ㅜㅜ 이 큰 아이가 얼마나 겁에 질렸을지 생각하다가, 이 아이를 달래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냥 가야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말을 걸었다. 존대말로 물을까 반말로 물을까 잠깐 고민했다. 존대말을 쓰면 아이가 더 무서우려나? 존대말이 나으려나? 



"너, 동생 잃어버린 줄 알고 많이 겁났지?"



그 뒤에 내가 생각한건 큰아이가 그렇다, 라고 하는 거였고, 그러면 나는 아줌마가 같이 찾아주려고 그랬었어, 아줌마가 동생 간 방향 보고 있었거든, 하면서 안심시킬 참이었다. 그런데 아이는 전혀 다른 말을 하더라.



"아뇨, 오빠가 동생하고 같이 사과하라고 해서 사과하러 가는거에요. 친오빠는 아니고요."



이건...뭔 상황이야, 지금????????????????????????? 

하아- 복잡한 일에 휘말리게 된것 같다.. 그냥 오빠한테 사과하러 가는 거라고 하면 그래, 하며 갈 수 있었을텐데, 저 뒤에 '친오빠는 아니고요'는....뭐야????? 이건 지금 무슨 상황인거지? 나는 덜컥 겁이 났다.



- 오빠한테 사과하러 가는데 친오빠가 아니야?

- 네

- 오빠가 무서워?

- 네 

- 오빠가 몇살인데?

- 몇 살인진 몰라요.

- 오빠가 때려?

- 아뇨.

- 무서우면 언니가 같이 가줄까? (아줌마로 말하기로 결심했으면서 언니라고..)

- …… 아뇨. 고맙습니다.



아..이건 뭘까..이건 뭐지. 대체 무슨 상황인거지. 나랑 대화를 마친 후 큰 아이는 작은 아이에게 '빨리 가자', '이제 금방이야' 이러면서 재촉한다. 아까 울었다는 건 무서워서 울었다는 말인 것 같았다. 하아- 아이가 같이가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니 그냥 갈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작은 여자아이 둘이 '오빠'에게 사과하러 간다는데, 이게 어떤 상황인줄 알고 그냥 간단 말인가... 아...큰 길로 갈걸.... 아니까 그냥 지나치질 못하겠네 ㅠㅠ 놀이터까지 가는 순간 진짜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어서 나는 놀이터 바깥에서 지켜보자, 라고 생각했다. 그래, 저 아이들 또래의 남자아이라면 자기들끼리 해결할 일이 있는 것일테니 바깥에서 지켜보다가, 뭔가 여자아이이 겁먹을 상황이 온다면 적당한 때에 끼어들자. 그러나 만일 그 '오빠'라는 사람이 중,고등학생이나 청년이라면, 그건 내가 끼어들기 보다는 경찰을 부르는 게 낫다, 그렇다면 신고를 하자, 큰 '오빠'가 보이면, 일단 경찰을 부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중간에 끼어들자, 내가 얻어터지기 전에 경찰이 오겠지, 이런 생각을 하고 놀이터로 갔다. 큰 아이는 놀이터로 들어가며 누군가를 향해 말했다.



"동생 데리고 왔어"



놀이터 바깥에 있겠다는 나의 다짐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나는 놀이터 안으로 아이들을 뒤따라 가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고는 남자 아이 둘이 "이모다, 이모!" 이러면서 뛰어오더라. 응? 이건 뭔 상황? 작은 남자아이는 2학년쯤 돼보였고 큰 남자아이는 4학년쯤 돼보였다. 다 그냥 내 짐작이다. 이 둘이 내게 따발총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얘가 씨발이라고 욕했어요, 아무 이유도 없이요, 지난번에도 그랬어요, 저희가 막 뭐라고 하려는 건 아니고요, 욕하는 건 안되니까 욕좀 못하게 해주세요, 이러는 거다. 



얘네들은 시방 지금 내게 뭐라고 말하는겨?????????? 나는 놀이터에 다른 누군가, 수상한 '오빠'가 있나 없나 두리번거렸다.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여자아이들이 사과해야 할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 아닌건가? 그리고 이 남자아이들은 .. 뭐지? 혹시 얘네들한테 사과해야 하는거야? 얘네들 착해 보이는데?? 확인해야 했다. 그래서 내가 큰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네가 누구한테 사과해야 하는거니?"


그러자 작은 남자아이가 자기라고 말했다. 아!



그냥 가도 되는 것 같은데, 나는....이건 내가 끼어들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았는데... 내가 여기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멘붕..............이런 상황을 나는 살면서 처음 맞닥뜨려봐. 초등학교 교사나 어린이집 교사들이었다면 스무스하게 다음과정으로 진행시킬 수 있었겠지만............나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가만 서있었다. 머릿속에서는 계속 '아, 제기랄, 그냥 갈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그냥 아무말도 없이 훅- 갈 수도 없잖아 ㅠㅠ 이 상황을 마무리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여자아이가 욕을 했다면, 그 욕에 대해 사과하게 한 후에, 그럼 사이좋게 놀아라~ 하고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벗어나고 싶었다. 이 화성같은 상황에서... 그래서 큰 여자아이에게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려고 애쓰며 물었다.



"네가 이 아이한테 욕을 했니?"


그렇다고 하면 그러면 오빠에게 사과하렴, 하고 사라지려고 했던 거다. 그런데 큰 여자아이는 '동생은 오늘 했고요~' 라면서 말을 하고, 그 와중에 우리의 뒷편에서 어느 여자분이 뭐라 하는 말이 들렸는데, 그 말이 들리자마자 여자아이 둘은 쏜살같이 달려가서는 갑자기 엉엉 소리를 내어 우는 게 아닌가!! 둘이 그 여자분한테 와락 안겨들며 울더라. 아, 엄마구나.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 아이들 어머님이세요?" 


그러니 그렇다고 하더라. 이 와중에도 여자아이 둘은 제엄마에게 오빠들이~ 하면서 막 서러운 일을 얘기했다. 하아- 이젠 내가 없어도 된다. 그래도 내가 그냥 가면 수상한 사람이었는 줄 알고 어머님도 겁먹으시겠다 싶어서, 짧게 말씀드렸다. 아이들이 오빠들하고 싸우면서 겁먹은 것 같아서 옆에 있었어요, 라고. 그리고 나는 내 갈길을 갔다. 가면서 계속 생각했다. 아..미친 오지랖이었다. 괜한 오지랖이었어. 하아- 난 뭐냐... 미친 오지랖 ㅠㅠ 오지라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놀이터에서의 그 멘붕은 어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집에만 늦게 가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골목길로 안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희진이 그랬던가, 아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지라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엄마가 나 경찰에 신고하고 그러는 것좀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오지랖좀 그만 떨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하철에서 내내 자책했다. 오지라퍼오지라퍼오지라퍼오지라ㅠ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집에 돌아와 여동생과 통화했다. 여동생은 그날 자신의 딸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했고, 나는 내가 퇴근길에 겪은 이 일을 얘기했다. 내가 너무 오지라퍼였어, 라고 하자 동생은 '아니야, 언니 잘했어, 언니 성격에 그냥 지나치지 못했겠지, 큰 일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잘했어, 근데 엄마한테는 잔소리 듣겠다'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응, 엄마한테는 얘기하지마, 싫어해...라고 하면서 덧붙였다. '응, 오지라퍼란 생각은 들지만, 만약 시간을 돌려서 그 상황이 되면, 나는 또 똑같이 했을 것 같아' 라고. 동생하고 통화하고나니 오지라퍼란 자책에서는 좀 해방이 되었다.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돌렸다. 빨래가 다 되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조금 읽었다. 아, 이런 게 마크 와트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는 부분을 읽었다. 바로 이거야!




기분이 참 묘하다. 어디를 가든 내가 최초가 아닌가. 로버 밖으로 나가면? 그곳에 발을 디딘 최초의 인간이 된다! 언덕을 오르면? 그 언덕을 오른 최초의 인간이 된다! 암석을 걷어차면? 그 암석은 백만 년 만에 처음 움직인 것이다!

나는 최초로 화성에서 장거리 운전을 했다. 최초로 화성에서 31화성일을 넘겼다. 최초로 화성에서 농작물을 재배했다. 최초로,최초로, 최초로 말이다! (p.167)



 














기차나 비행기로 닿을 수 없는 그 먼 곳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자기 혼자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그 머어어언 곳에 있으면서, 매일을 비극적인 생각을 하며 절망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또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게 너무 좋은 거다. 진짜 매력 쩐다! 완전 내 스타일이야!! >.< 그러니까 만약 마크 와트니가 내 애인이라면, 나는 지구에서 물론 그의 걱정을 하겠지만,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아, 그는 살아남을 사람이야, 방법을 찾았을 거야,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게 아닌가! 마크 와트니는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 그는 살고자 하고, 죽을 때 죽더라도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라고 생각하며 방법들을 찾아낸다. 어제도 말했지만, 그의 그런 의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를 살리고자 노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그런 의지가 본인에게 강하게 있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 같다. 암튼 초매력적인 캐릭터!! 훌륭한 캐릭터다. 그리고 오늘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이 부분 읽다가 빵터졌다.




(.Y.)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4페이지에 나오는데, 읽은 사람은 뭔지 알 것이고, 안 읽은 사람들에겐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말하지 않겠다. 영화에도 저게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아 진짜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크 와트니 럽럽 ♡



뭐 방사선 얘기하고 기계 얘기에다가 경사 지렛대 얘기 이런거 다 나와서 눈깔이며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데, 그래도 마크 와트니의 성격이 너무 좋아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 역시 회사는 때려치는 게 답인 것 같다. 회사에 있으니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 때려치고 침대에 엎드려서 다리나 흔들흔들 하며 책이나 읽으면 얼마나 좋아!!





점심엔 오징어제육덮밥을 먹어야겠다. 움화화핫





테디는 의자를 돌려 창밖의 하늘을 보았다. 가장자리가 짙어지면서 밤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떤 기분일까?"
그는 잠시 생각한 뒤 다시 말을 이었다.
"저 먼 곳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자기가 온전히 혼자이고 우리 모두가 자기를 포기했다고 생각하겠지. 그런 것들이 한 사람의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는 벤커트를 돌아보며 다시 말했다.
"지금 마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군." (p.111)

"하지만 마크는 듣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벤커트가 말했다.
"그 점도 생각해봤습니다. 밝은 초록색 리본을 한 뭉텅이 준비하는 겁니다. 화성의 대기에서도 사방으로 펄럭거리면서 떨어지도록 가벼운 걸로 준비해야겠지요. 각 리본에는 `마크:통신을 켜라`라는 문구를 찍어 넣는 겁니다. 지금 저희가 투하 장치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착륙이 일어나는 동안에 떨어지도록 해야겠지요. 화성 표면 위 1,000미터 상공에서 투하하는 게 이상적일 겁니다."
"그거 괜찮군요. 그중 하나만 발견하면 되니까요. 밖에서 밝은 초록색 리본을 보면 틀림없이 확인해 볼 겁니다." (p.155)

그러니까 지금 내겐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 트레일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최소한 풍선이 눌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 둘째, 로버를 바로 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로버의 견인 고리를 트레일러의 견인 고리로 교체해야 한다.
또 하나, 나사를 위해 메세지를 적어놓아야 한다. 분명히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p.507)

모든 시스템 및 하부시스템 들이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제트추진연구소는 이 로버를 정말 튼튼하게 만들었다. 지구에 돌아가면 브루스 응에게 맥주 한 잔 사야겠다. 브루스 응뿐만 아니라 제트 추진연구소 사람들 모두에게 맥주를 사야 할 것 같다.
아니, 지구에 돌아가면 모두에게 맥주를 살 것이다. (p.510)

지구에 돌아가면 유명해지겠지? 모든 장애물을 극복한 용감한 우주비행사가 아닌가. 틀림없이 여자들은 그런 남자를 좋아할 것이다.
살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p.516)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겨우 나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고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의 동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을 희생해가며 나를 데리러 돌아왔다. 나사에서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밤낮으로 일하며 로버와 MAV 개조 방법을 연구했다. 제트추진연구소 사람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해 보급선을 만들었다. 그 보급선은 결국 발사 도중에 파괴되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헤르메스에 보급하기 위해 또 하나의 무인선을 만들었다. 중국 항천국은 수년 동안 매달린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추진 로켓을 내주었다.
나를 살리기 위해 들어간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괴상한 식물학자 한 명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것을 쏟아 붓다니.
대체 왜 그랬을까? (p.597)

그렇다.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와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 세기 동안 꿈꾼 행성 간 교류의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등산객이 산에서 길을 잃으면 사람들이 협력하여 수색 작업을 펼친다. 열차 사고가 나면 사람들은 줄을 서서 현혈을 한다. 한 도시가 지진으로 무너지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구호품을 보낸다. 이것은 어떤 문화권에서든 예외 없이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는 나쁜 놈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내 편이 되어주었다.
멋지지 않은가? (p.597-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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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5-11-06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지라퍼 아니어요, 아니 아니고, 정말 든든한 어른이십니다. 제가 엄마라면 무조건 너무 고맙다고 했을 것 같아요. 다락방 님 같은 어른이 주변에 많아야 동네라는 게 옛날의 그 친근한 느낌이 계속 되는 걸 테지요. 저도 고맙습니다, 다락방 님. :)

다락방 2015-11-06 09:26   좋아요 0 | URL
아이들 어머님이 금방 나타나셔서 사실 제가 있을 필요가 없었더라고요. 그치, 어머님이 당연히 오시겠지, 싶으면서 제가 거기서 뭔가 일을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지어주지도 못하고 그 상황에서 너무 멘붕이와서.. 이럴 땐 어떡해야 하나...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었다면 더 현명하게 대처했을 수 있을텐데, 저는 아무것도 못했거든요.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멘붕인 상태의 제가 너무 어처구니 없었어요.

음, 그치만 똑같은 일을 맞닥뜨리면 똑같이 할 것 같아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요, 당연히.

비로그인 2015-11-0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하나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고... 다락방님은 정말 옳아요~~♥ 동생분과의 통화도 넘 좋네요~~
카니발이 부릅니다(그녀를 잡아요)----난 네가 너무 좋아~~

에이바 2015-11-06 10:28   좋아요 0 | URL
그녀를 만나요~ 그리고 손을 잡아요 떨리는 숨결로 마음을 전해요 그녀의 눈빛이 그 말을 기다리겠죠 이제 준비됐나요 그럼 외쳐요 (뿅뿅뿅)

다락방 2015-11-06 10:34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덕분에 노래 흥얼거리고 있네요. 난 네가 너무 좋아~ ♪♬

유부만두 2015-11-0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하신거에요. 진짜.
근데 여자애들 엄마가 뭐라 버럭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당한적 있음요 ㅠ ㅠ )

다락방 2015-11-06 10:46   좋아요 0 | URL
어제 그 어머님은 제 얘기를 들으신건지 아닌건지 쳐다보지도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할 말만 하고 갔어요. 아하하핫;;

무스탕 2015-11-0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오지라퍼를 포함한 다락방님의 모든면을 럽하는걸요? :D

다락방 2015-11-09 08:15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공개적 사랑고백이라뇨! 히히히히히히히히히

무스탕 2015-11-0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 소린데...
어제 <검은 사제들> 봤거든요. 우와~~ 깜놀 @_@
박소담이라는 여배우한테 완전 깜놀
김윤식한테 전혀 밀리지 않고 강동원 잡아 먹으려 하더라구요.
올해 저의 베스트123에 들 영화에요

다락방 2015-11-09 08:16   좋아요 0 | URL
음... 그렇단 말입니까? 저도 볼까요? ㅎㅎ 요즘 영화 안 본지가 너무 오래되었어요. ㅠㅠ

마노아 2015-11-0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네들은 시방 지금 내게 뭐라고 말하는겨?????????? 에서 제대로 뿜었어요!
둥글레차가 솟구쳤습니다...;;;;

아아, 따뜻한 다락방님, 이 따사로운 글 정말 사랑스럽네요.
다음 책에 이 이야기가 실렸으면 좋겠어요.
서스펜스 스릴러로 시작해서 시트콤으로 끝났는데 참 예쁜 결말이에요.^^

다락방 2015-11-09 09:30   좋아요 0 | URL
음, 마노아님이 요청하시니 잘 다듬어봐야겠어요. 그런데 이 얘기를 실으면 또 우리엄마한테 혼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5-11-0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의 오지랖을 응원합니다.
다만 엄마에겐 비밀이예요^^*

다락방 2015-11-09 09:30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오지랖을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단발머리님.
저는 단발머리님이 참 좋아요. 헷.

살리미 2015-11-0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어요.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ㅋ
오지라퍼만이 겪을 수 있는 생생한 경험담이네요. 고만한 애들 세계에선 사과를 받는게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는걸 저도 아이들 키우며 알았어요. ㅎㅎ 그래도 진짜 잘하셨네요. 우리에겐 오지라퍼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해요^^ 읽다보니 마크 와트니여도 분명히 그랬을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아.... 마크 와트니가 더 좋아져요. 어쩌죠?? 헤어나질 못하겠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5-11-09 09:31   좋아요 0 | URL
저 좀 있으면 마션 다 읽어요, 오로라님. 빨리 읽고 싶은데 주말과 퇴근후엔 술마시고 낮에는 회사에 있어서 도무지 읽을 시간이 없어요. 슬퍼 ㅠㅠ 회사를 때려치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만한 아이들의 세계를 제가 늘 겪어온 게 아니라서 맞닥뜨린 뒤 멘붕이 왔어요. 하아- 좀 더 어른답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마구 오지라퍼라는 자책만 들었죠. ㅠㅠ

샛별투 2015-11-06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자책으로 읽고나면 종이책 읽으신 분들이.페이지로 얘기하시는 통에 종이책을 또 사야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빵터진 부분이 하도 많아서 214페이지가 어딜까 무지 궁금해지네요. 흥미진진한 미스테리한 놀이터 글 잘 읽었습니다.^^

2015-11-09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5-11-0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 한해서는 오지라퍼가 필요한것 같아요.
가끔씩 아이들이 너무 위험하게 놀때는 보는 사람이 조마조마한 경우가 많아요.

다락방 2015-11-09 09:34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보슬비님. 여섯살 세살 두 명 조카아이가 놀 때도 옆에서 아주 신경이 타들어갈 것 같아요. 저렇게 넘어지면 다치는데, 저렇게 하다가 넘어지면 어떡하지.. ㅠㅠ 아아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을 존경합니다. 그런 시간들을 겪어오셨을테니 말이죠. ㅠㅠ

transient-guest 2015-11-07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동으로!!! 오지랖!!! 넓게 깊게!!! ㅎㅎㅎ 요즘 세상에 다락방님 같이 행동하기 쉽지 않아요. 응원함다!! 그나저나 역시 문장을 먼저 올리시네요. 전 마션 초반에는 계속 shit this, shit that만 눈에 들어오더라능....뭐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고사가 떠오릅니다...

다락방 2015-11-09 09:3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좆됐다, 라는 첫문장이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크 와트니가 참 유쾌한 성격이라 마음에 들어요. 재미있는 사람이란 생각을 합니다. 힛.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아직도 읽고 있다능...Orz

응원 고맙습니다! >.<

건조기후 2015-11-07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다락방님. 안 따라가고 끝까지 확인을 못했으면 나쁜 일이 일어난 건 아닐까 계속 생각이 나서 괴로웠을 거예요. 결론이 웃기긴 하지만 ㅎㅎㅎ 그래도 계속 불안하고 걱정되는 것보다는 잠깐 웃기고 마는 게 낫잖아요. ^^

다락방 2015-11-09 09:3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건조기후님. 안따라가고 그냥 집에 갔으면 집가는 내내, 집에 가서도 찜찜했을 거에요. 속 끓였을 거고요. 맞아요, 잘한 것 같아요. 음..네, 잘한 것 같아요, 건조기후님.
:)

뽈따구 2015-11-0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일에는 정말 오지랍퍼라 아이가 혼자 길을 가면 ˝엄마는 어디계시니?˝하고 꼭 물어본다는......>,.<
바로 옆에 계시거나 하면 참 뻘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길을 잃고 헤매는 것 보다는 훨 낫잖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션 별 흥미 없었는데, 오늘 인용글을 보니 확 땡기는데요 ㅎㅎ. 아들냄 데리고 영화관 가야겠어요!!! ^^

다락방 2015-11-09 11:03   좋아요 0 | URL
네, 길을 잃고 헤매는 건 정말 안될일이죠. 앞으로도 오지라퍼가 되어야겠어요. ㅠㅠ
제 여섯살 조카도 쇼핑센터에서 길을 잃었던 적이 있고, 그래서 여동생이 엄청 겁을 먹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그 공포를 너무나 잘 알아요. 아 싫어요 그런 건 진짜 ㅠㅠ

마션은 책으로 읽고 있는데 책으로 읽다보니 영화가 보고싶어졌어요. 제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어떻게 그려질지 너무 궁금해서 말이지요. 게다가 마크 와트니의 캐릭터는 제 마음에 쏙 들어요! >.<

치킨보다피자 2015-11-17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처음 어쩌다 들어왔는데.. 너무 재밌어요!! 저도 글을 이렇게 통통 튀게 쓰고 싶어요ㅎㅎ 살아 있는 글>< 잘 봤어요!

다락방 2015-11-17 12:2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종종 인사 나누도록해요! :)
 















아직 되게 조금밖에 못읽었는데, 이 책을 어째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산화탄소와 수소 산소의 얘기, 물을 만들고 뭐가 어쩌고 되는 얘기가 자꾸 나와서 그런 문장 두 번 읽어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일종의 멘붕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아, 그냥 이건 영화로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자꾸 생각중인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자꾸 더 읽어보자, 하게 되는 건,


주인공의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식물학자인 그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법'을 내가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가 살아남고자 하는 것, 앞으로 얼마나 더 견뎌야하니, 이정도의 식량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이렇게 이렇게 하자, 하고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대단히 마음에 드는 것이다. 혼자 화성에 떨어진 상황, 좌절하고 절망하고 울고불고 난리칠 수 있을텐데, 


아무래도 좆됐다. (p.14)


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죽을 확률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살고자 하는 의지로 어떻게 살아나갈까 생각하면서 자기가 아는 지식을 동원해 방법을 찾는 게 진짜 좋다. 물론 그 방법들이 다 성공하는 게 아니고, 실패하므로 좌절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 실패를 맞닥뜨린 후에도 그는 그냥 손을 놓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고 행동에 옮긴다. 아직 초반이라 이렇지 끝으로 갈수록 그가 의지를 잃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가 이런 성향이란 것이 무척 좋다.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을 구하고자 왔다면, 나는 그가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자, 문제가 생겼군,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



그런데 산소랑 수소랑 이산화탄소... 이런 얘기는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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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11-0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뒤엔 무슨 기계 이야기가 쏟아져 나와요. 그런데 묘하게 책장을 재밌어하며 넘기게 됩니다. 제가 다 알고 넘겼...을 리가 없쟎아요. 그냥 넘기세요. 어차피 저랑 락방님은 NASA에 원서 안 낼거니까;;;;

다락방 2015-11-05 13:41   좋아요 0 | URL
아 기계라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뭔가 읽다가 멘붕이 와서 ㅋㅋㅋㅋㅋ 어쩌지 하면서 계속 갈등하고 있어요. 나사에 원서를 낼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뭐가 뭔지 모르겠으니 원 이것 참... 영화로 볼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한페이지 넘길 때마다 들어요. ㅋㅋㅋ

뽈따구 2015-11-0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건 공순이인 저에게 글쓰기 방법에 대한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ㅋㅋㅋㅋㅋ
홧팅입니다! /^^

다락방 2015-11-05 13:42   좋아요 0 | URL
아, 뽈따구님껜 글쓰기 책이 그런 느낌을 줍니까? ㅋㅋㅋㅋㅋ 아 전 진짜 미치겠네요. 차라리 화면으로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활자로 읽어가며 이해하려니 당최 뭔 소린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리미 2015-11-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물만드는 걸 몇페이지씩 읽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도 끝까지 갔던 기억이 나네요. 이공계가 적성인 사람들에 대해 외경심마저 들더군요. 근데 정말 미치도록 멋진 마크 와트니때문에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근데.... 앤디 위어는 마지막까지 과학으로 괴롭혀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5-11-05 13:44   좋아요 0 | URL
이게 물이 대체 어떻게 나온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여튼 물을 만들었구나 뭐 이정도만 이해되는 수준이랄까요. 그래도 수확이라면 감자의 눈이 있는 부분만 잘라서 심어도 감자가 나온다는 것! 이건 제가 몰랐거든요. 반드시 통째로 심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ㅋㅋㅋㅋㅋ 마크 와트니가 살고자 하는 의욕을 가진 사람이란 게 저는 무척 마음에 들어요, 오로라님. 그런데 마지막까지 괴롭히나요? 흐음... 흐음.....

그렇게혜윰 2015-11-0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귀여우셔라 ㅎㅎㅎ

다락방 2015-11-05 15:02   좋아요 0 | URL
퇴근 길에 읽을건데 엄두가 안나요. 어쩐지 저는 중도에 포기할 것 같지 뭡니까!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5-11-05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렇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영화로 봐야지 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15-11-05 15:26   좋아요 0 | URL
저도 읽을 때마다 영화로 볼 걸 그랬나...생각하고 있어요. -0-

무스탕 2015-11-0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로 봤고 책은 안 볼 생각이에요.
말씀을 듣고 보니 더 안 볼래요. 눈으로 확인하는건 같은데 머리에서 받아들이는건 전혀 다를거에요 ^^;;;
다락방님도 영화 보세요, 네? 네? 네?

다락방 2015-11-05 16:23   좋아요 0 | URL
흔들흔들... 그럴까요?
아 어쩌지....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15-11-05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보고 책을 읽어볼까 하던 참이었는데요^^; 식물학자니 감자키우고 물만드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뒤에가면 뭐든지 다 고치고 만들-_-;; 책은 어떤가 궁금했는데 다락방님 얘기들어보니 안 궁금해도 되겠어요ㅎㅎ

다락방 2015-11-06 09:27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책 재미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저 마크 와트니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

유부만두 2015-11-05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책이 더 재밌습니다요. 영화보시고 책도 읽으세요. 물은 사서 드시...

다락방 2015-11-06 09:27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지금은 감동 코드도 나왔고 말이지요. 으하핫.

기억의집 2015-11-0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 예로 산소만 으로 사는 게 아니고 기압이 적절해야 살아길 수 있다는 거이나 과학기술시대에도 아날로그 샐활, 예를 들어 해상에서 왜 아날로그인 육각의가 필요한지 등등 과학적 사실을 생활에 접목시켜서 더 재밌었어요. 중간에 약간 지루하긴 했어요. 다락방님 홧팅입니다!

다락방 2015-11-06 10:34   좋아요 0 | URL
네, 읽다보니 마크 와트니의 캐릭터 때문에 재미있어서 계속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transient-guest 2015-11-0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도 말씀 드렸지만, `똥`얘기만 눈에 들어오던 저와는 달리...-_-:

다락방 2015-11-09 09:5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좆됐다 머그컵 받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에게 선물했지만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요 좆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