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중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요?
거기에서 여기까지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일단 한숨 한 번 쉬고 시작하자.


나는 비포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비포 선셋>을 가장 좋아한다. 여자와 남자 주인공 둘만 나오는 영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둘이서 수다 떨면서 걷기만 하는 영화인데 이게 어찌나 좋은지. 아마도 서로에게 가장 충실하고 서로가 서로만 관심있어하고 서로가 서로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편에서는 낯선 너와 내가 만났고 2편에서는 너와 내가 9년만에 너와 나의 간절한 바람으로 재회했고 3편에서는 그런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세상을 함께 만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나는 이 시리즈가 그대로 사람을 그리고 인간 관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면에서는 3편도 참 좋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서 같이 여행하고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같이 얘기하고 같은 풍경을 나란히 앉아 보는 현재를.


후아. 

이 영화는 언제고 다시 보아야지 하다가 이번에 보게 된건데, 아니 좋아서 다시 보려고 했고 내가 좋아했던 것도 아는데, 다시 보는데 왜이렇게 좋은건지. 여자와 남자가 9년만에 만난건 우연이지만, 그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지만, 그러나 만나기를 원한 것도 사실이다. 첫 만남에서 9년이 흐르는동안 그들은 서로를 잊지 못했고 그래서 남자는 그것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썼다. 파리로 저자와의 만남을 하러 가면서 내심 어쩌면 그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기적처럼, 아니 그의 바람이 간절한 덕에, 그녀가 거기, 서점에 와 있었다. 남자는 이제 곧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공항에 가는 시간이 임박하기까지 내내 그녀와 이야기한다. 그들은 9년 만에 만났는데, 9년 전에도 고작 하루를 같이 있었을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다가 멈출 줄을 모른다. 9년 전의 일과, 6개월후 빈에서 만나기로 했던 것, 그 때 왜 그들은 재회하지 못했는가 부터, 어린시절의 이야기 현재 하는 일들, 미국의 총기 소지와 전지구적으로 환경에 관한 것들, 동유럽에서 잠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까지 대화는 여기에서 저기로 또 저기에서 저어어어어어어어어기로 통통 튀면서 이동하고, 정말이지 멈추지를 못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이야기에 취해 과거의 어느 때로 돌아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한시간 남짓 있으면서 꼬박 둘은 이야기를 나누는거다. 찻집에 잠깐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한 대씩 피고 다시 센강 주변을 걷고 유람선도 잠깐 타고.


한 명이 그 때의 시간이 그리고 그 때의 상대가 그리워 글을 썼다면,

다른 한 명은 그 때의 시간이 그리고 그 때의 상대가 그리워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비행기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둘은 이제 여자의 집에 잠깐 들르기로 한다. 여자가 만들었다는 노래를 듣기 위해. 여자는 집에 도착해서는 차 한잔 줄까? 묻고 남자는 좋다고 한다. 그 때 여자가 차의 이름을 말하는데, 내가 영화를 다 보고 잠깐 '근데 그 차가 뭐였지?'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네 글자였는데.


페퍼민트?

아니다, 민트 류가 아니었어. 내가 마셔본 거였던 것 같아.

로즈마리?

아니다.

라즈베리?

아니다.

아.. 네글자, 네글자였는데. 페퍼민트도, 로즈마리도 아닌 네 글자. 뭐지?

너무 기억하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아서 영화의 그 부분을 다시 돌려봤다.


캐모마일 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모마일이라니.



여자는 남자에게 차를 끓여 주고, 노래를 들려준다. 그들은 함께 음악을 듣고 콘서트에 갔던 일을 얘기하다 여자가 춤을 추면서, 너 그러다가 비행기 놓쳐, 라고 말하는데, 남자는 이제 비행기 놓치는 것을 각오한다.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여기 있으니까. 내내 그리워하던 사람이 여기 있으니까. 그는 마지막에, 비행기를 놓치기로 한다.



왜 어떤 만남은 길지 않아도, 횟수가 많지 않아도, 그토록이나 강렬한걸까? 왤까?


















<비포 선셋>이 미국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사랑이야기라면,

<브로큰 잉글리쉬>는 미국 여자와 프랑스 남자의 사랑 이야기이다.


미국 여자는 미국에 여행온 프랑스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와 같이 밤을 보내게 된다. 남자는 여자에게 '나 프랑스로 돌아가야하는데 너 같이 갈래?' 묻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혹시 프랑스에 오면 연락해, 라며 전화번호를 남겨준다. 


그녀는 프랑스에 간다. 그를 만나고 싶다. 프랑스에 도착했으니 그에게 전화만 걸면 되는데, 전화번호가 쓰여진 종이를 잃어버렸다. 내가 여기에 대해서는 엄청 안타까워하며 그리고 노여워하며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먼댓글 트랙백 참조)

여자는 남자의 전화번호를 찾지 못해 연락하지 못했고 만나지도 못했다. 그렇게 파리에서의 시간을 홀로 보낸 후에 미국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가는 길, 기적처럼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그렇게나 만나고 싶던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지하철에서 내리고 그들은 그렇게 바에 들어간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그녀에게 '그러니까 나를 만나러 왔지만 만나지 못했고 이제 돌아가려 한다는거냐' 물었고, 여자는 그렇다고 말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여기 좀 더 있으면서 나랑 얘기 나눠요' 라고 말한 뒤에,


'당신은 비행기를 놓치겠지만'


이라고 덧붙인다. 그녀는 그렇게 비행기를 놓치는 걸 선택한다. 비행기를 예정대로 타고 돌아가는 것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남자와 보내는 시간이 그녀에게 더 큰 까닭이다. 그것은 찾아왔던 상대이기 때문일 것이며 기다리던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돌아가기로 예정된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갑작스럽지만 결국엔 선택한 것,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사랑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아니, 돌아가야 해' 라고 말해서 돌아가는 비행기를 예정대로 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 눈앞의 사랑이 커도, 내 눈앞의 상대가 간절해도,

예정된 비행기를 타고 가 내게 주어졌던 일을 다시 맞닥뜨리고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물론 며칠, 설사 몇 달이라도 내가 없다고 세상이 엉망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내가 있던 곳에 혼란을 주는 일을 선택하길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비포 선셋에서도 그리고 브로큰 잉글리쉬에서도, 상대가 비행기를 놓치기를 바라는 마음 혹은 상대 때문에 비행기를 놓치는 마음을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건 사랑이었네, 사랑이 틀림없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라면? 나였다면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돌아갈 것이다. 돌아갔다가, 널 만나러 다시 올게, 라고 말할 것이고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충동적으로 너 때문에 여기 좀 더 있겠어, 를 선택해서 내가 하는 일이나 나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은, 나는 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좋아. 그러니까, 



다시 만나러 올것이다.

만나러 올게.

만나러 온다고 말했으니까, 만나러 올게.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나의 상대가 비행기를 놓치지 않는다해도, 예정대로 타고 가기를 선택한다고 해도, '넌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라고 실망하지도 않을 것이고, 거기에 대해 서운하지도 않다. '너가 나를 사랑한다면 지금 떠나지 않을텐데'같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비행기를 놓치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왔던 곳으로 예정대로 돌아가길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만 진실한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사실, 나는, 상대가 충동적으로 비행기를 놓치기보다는 예정대로 돌아가는 성향의 사람이기를 원한다. 나는 그 편이 더 마음이 끌린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 다만, 갔다가 다시 올게, 라고 말만 해준다면, 그거면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온다고 말해놓고 오지 않을 사람은 아닐테니까. 세상에 자기 말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나는 그런 사람은 사랑하지 않으니까.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건 아니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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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7-25 0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사실 종종 자주 봅니다) 전 이 투머치토커 커플이 정말 너무 좋습니다. 그들이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인 것 너무 좋고요. 저랑 동족이라고 생각해서 더 좋아합니다. ㅋㅋㅋ 대화를 섞는 것은 몸을 섞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정희진 슨상님께서 말씀 하셧쥬. 그건 너무 맞는 말이고, 그래서 저는 좀 대화 섞는 것에 헤픕니다. (몸 섞는 건 락방님 말씀대로 사주에 없는 걸로 합시다ㅋㅋㅋ 굳이 양자택일 할 필요는 없지만, 둘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는 대화, 무조건 대화입니다) 저는 걸으면서 대화하는 것의 희열을 좀 압니다. 그리고 종종 길을 잃죠. 기꺼이 가던 길과 대화의 길을 함께 잃어주던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 거기에 낭만과 사랑을 더해버린 판타지 같은 영화... ㅎㅎㅎ 비 포 선 셋 -! 크으!

다락방 2022-07-25 10:47   좋아요 3 | URL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게 정말 미치게 해요. 너무 좋아요. 그런데 그게 좋을 수 있는건 이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지식배틀 같은거 하는게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래서 리액션을 하잖아요. 특히 에던 호크 쪽이 더 여자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는것 같아요. 여자는 좀 자제하는 것 같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

clavis 2022-08-1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이 너무 좋네요. 락방님..이렇고 저랬던 일들이 있었지만, 오늘의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던건 아니었다고..
 
















현재 친구들과 함께 읽는 원서는 요즘 엄청 핫한 작가 '콜린 후버'의 《UGLY LOVE》이다. 

번역본 없이 원서 읽는 건 내가 아직 할 수가 없고 번역본을 옆에 두고 읽어야 하는데, 원서의 문장이 어렵다면 나란히 두고 한 문장씩 훑어보고 있고, 원서 문장이 어렵지 않다면, 일단 번역본을 휘리릭 읽고 원서를 읽는다.

보통 로맨스 소설 이라고 하면 그저 연애나 사랑 이야기만 나오니 쉬울 것 같지만, 《HATING GAME》의 경우 낯선 단어도 수두룩하고 글 자체가 어려워서 번역본을 옆에 두지 않았다면 읽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샐리 루니는 그에 비하면 쉬운 편이었고, 문장 하나하나가 울림을 주는 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였다.

콜린 후버의 원서는 몇 권 안되는 완독 원서들을 기준으로 봤을 때, 아마도 가장 쉬운 원서가 아닐까 싶다. 번역본을 읽고나서 원서를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모르는 단어의 수도 다른 책들에 비해 적다. 문장 자체가 쉽다. 원서읽기 도전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콜린 후버가 아주 적절할 것 같다. 짧고 쉬운 문장들이 많아서 읽기에 정말 쉽다. 



'테이트'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오빠 혼자 사는 집에 당분간 동거하기 위해 찾아오고, 파일럿인 오빠는 주로 파일럿이 사는 아파트에 살고 있던 터라, 오빠의 동료이며 오빠의 앞집에 사는 남자 '마일스'와 아는 사이가 된다. 처음부터 상처를 갖고 있는게 눈에 훤히 보였던 마일스는 잘생기고 매너도 좋아서 테이트는 엄청 끌리게 됐는데, 마일스 역시 테이트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 우리가 섹스만 하는 사이가 되자고 한다. '나의 과거를 묻지말고 미래를 기대하지도 마'라는 조건을 내걸고서.


아직 이십대 중반의 여남주인공들은 그래서 섹스파트너가 되는데 합의하고 섹스를 하는데, 와, 테이는 마일스의 섹스 기술에 맨날 녹아버린다. 맨날 이번은 지난번과 또 다르고, 키스가 막 섹스같고 그렇다. 테이트는 당연하게도 마일스를 사랑하고 있고, 또한 마일스의 눈빛이나 표정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러나 마일스는 그럴 때마다 차갑게 얼어붙으며 '난 다시는 사랑을 안할거고 너한테 희망을 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걸 기대하면 우린 계속 만날 수 없어. 테이트는 그래서 그에 대해 알고 싶으면서 그리고 달콤한 속삭임을 듣고 싶으면서도 그를 잃고 싶지 않아(섹스 머신!! 섹스 대마왕!!) 꾹 참아가면서 그를 만난다. 



로맨스 소설이면서 섹스파트너인 관계의 설정이라 책에는 섹스하는게 대부분이고 그래서 읽기에 재미있다. 번역본을 읽는데 아주 그냥 팔랑팔랑 넘어가, 어제 내친 김에 다 읽어버렸다. 원서라고 크게 어렵지도 않아, 번역본 읽은 뒤에 원서를 펼쳐 읽노라면 무슨 말인지 대충 다 알 것 같다. 원서는 매주 정해진 분량이 있어서 읽으려면 멀었지만, 나는 번역본을 읽었으므로 이 책의 중간과 결말까지 알고 있다. 일단,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지배하는 섹스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로맨스 소설의 남주가 발기가 안된다거나 금세 사정한다거나 섹스를 못한다거나 하는 설정은 없다. 아마 지구상에 없지 않을까. 여하튼 그래서 마일스도 섹스를 엄청 잘한다. 이제 스물여섯살인 남자가, 게다가 스무살에 마지막 키스와 마지막 섹스를 해서 6년간 섹스 경험이 전혀 없었던 남자가, 어떻게 이렇게 6년만에 바로 여자를 맨날 녹여버리는 섹스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네요? 게다가 그의 근육이 훌륭한 걸로 나오는데,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일스가 운동하는 장면은 나오질 않는다. 조깅도, 헬스도 하지 않는다. 오, 마일스여, 그 근육은 그냥 응애- 하고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거니? 


물론 여자주인공도 매끈한 허벅지 납작한 배.. 같은 몸으로 나오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몸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장면은 역시 나오지 않는다. 타고나길 로맨스 여자 주인공으로 타고난 것인가 보다. 여하튼 이들은 섹스에 합이 맞아가지고 섹스 할 때마다 아주 괴성을 지르고 서로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아주 그냥 서로만 보면 불타오르고 그러는데, 어떻게 그렇게 스무살에 해보고 안해본 섹스를 기교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뭐, 여하튼간에 막 요케요케 저케저케 이케이케 막 한단 말이야? 그러다가 나는 헉! 하는 장면을 맞닥뜨리게 된다.



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걸.. 쓸 수도 없다. 왜냐하면, 넘나 19금 이라서.

그렇다면 이건 내가 듣도 보도 못한 19금 장면이냐? 아니다.

아마 성인이라면 대부분 아는 것일테고, 또 나를 포함한 성인들 대부분이 해보기도 했을텐데, 그러니까.. 아예 처음 보는 낯선 어떤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그 장면을 똭- 보는데,


헉!


이렇게 된 것이다. 

어젯밤에 그 장면을 읽다가,

!!!!!!!!!!!!!!!!!!!!!!!!!!!!!!!!!!!!!!!!!!!!!!!!!!!!!!!!


이렇게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창밖엔 빗소리가..

자세히 말할 순 없고 그러나 내가 나중에 이거 읽었을 때 기억은 나야 되니까, 손가락과 입.. 이라고만 써두겠다.



야합니다.. 야하다..

야하고 어렵지 않은 로맨스 원서를 찾는다면 이 책이 딱이다. 그렇지만,


번역본을 다 읽은 지금은, 이 책이 내 취향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마일스는 '다시는 사랑 안해' 할만큼 커다란 상처를 가진 남자다. 그 상처는 6년전 과거에 발생한 것. 그 상처는 너무도 크고 깊어 다시는 사랑을 안하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으며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삶을 그동안 살아왔다. 그러다 테이트에게 끌리게 되고 스스로 부정하고 이를 악물지만 사랑이 싹트는거다.

누구나 상처를 가질 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아주 어린 나이에도 치명적 아픔을 갖고 살아가게도 된다.

콜린 후버는 그러나 그 상처들이 나를 지배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삶을 사랑으로 찾을 수 있다고 결과적으로 말하고 있다. 콜린 후버의 책은 이게 처음이지만, 아마도 콜린 후버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모두들 동의하기 때문에 콜린 후버가 지금 인기 있는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재미를 위해 극적 요소를 지나치게 넣은 것 같아서 내 취향이 아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나를 함부로 대하는 걸 내버려두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편이라서 이 책이 별로였다.

소설을 읽다 보면 소설 속의 등장인물 중 누구나가 될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이야기는 내가 참여하는 이야기가 된다. 그 안에서 나는 현실에서의 내가 저지르지 않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아픈 과거를 갖기도 하고, 질투를 하기도 하며, 사랑을 하기도 한다. 소설을 간접경험이라고 하는 건 바로 내가 그 안에 들어갔다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테다. 나는 그런 식으로 나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소설을 좋아하고, 그러나 그 소설이 잘 쓰여진 문장들로 이루어졌을 때 좋아한다. 콜린 후버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기 위해 지나치게 극적으로 표현했고(그래서 눈물이 난다), 나는 그런 걸 문학작품에서 딱히 높이 사지 않는다. 물론, 세상에는 그보다 더 극적인 일들이 실제로 더 많고 또 책이나 영화에서도 많이 보여지지만,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하기 위한 설정 자체가 보이는 건-쉽게 말해 작가가 보이는 건- 내가 좋아하는 소설, 문학이 아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을 테이트가 건드렸고 마일스는 그 때 자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테이트를 함부로 대한다. 사실 테이트가 마일스로부터 상처 받은 건 한두번이 아니지만, 번역본에서는 '범하다'는 단어가 쓰일만큼 함부로 대했음에도(원서에서 이게 어떻게 표현될지 모르겠다), 마일스를 내치지 못한다. 머리로는 이런 일에 나를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용서하고 또 받아들이는거다. 결국 소설에서는 테이트가 진정으로 아주 울트라캡숑으로 마일스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겪었다고 나오고, 그래야 '그래서 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소설속에서도 영화속에서도 그리고 현실에서도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그럼에도 받아들이는' 이야기에, 특히나 여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사랑하는 일에 아주, 아주 스트레스를 받는다. 진짜 스트레스 받는다. 왜 그 남자가 너를 그렇게 대하는데, 너도 그게 잘못이라는 걸 아는데, 그런데 그 사랑을 해? 나는 이게 진짜 너무 극심한 스트레스다. 그게 사랑이라서 그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거야? 아니, 사랑은 그런게 아니야. 사랑은 나를 함부로 대하는 걸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상대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는게 사랑인거다. 그치만 그 남자가 다정할 때는 한없이 다정하고, 섹스도 잘하고.... 그래, 그게 더 크기 때문에 그 남자를 사랑할거라면 니 마음대로 하세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진짜 스트레스. 휴.. 진짜 똑똑하고 공부도 많이한 여자들이 스스로 잘났음에도 '날 함부로 대하는 너지만 사랑해' 이러는 거 보면 내장이 다 뒤틀리는 것 같다.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그 남자에게 물론 어떤 상처와 고통과 트라우마 기타등등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내가 상처받은 영혼이라고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것이 허락되는 건 아니고, 아마 그걸 허락하기 때문에 테이트는 마일스랑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이 되고, 나는 그냥 혼술,혼여행,혼독서,혼커피,혼영화,혼밥,혼산책 이러면서 사는건지 모르겠다만.




이게 영화로 제작된 것 같다고 친구가 유튜브 링크를 보내줬는데,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오니만큼 영화가 너무 보고싶은거다. 게다가 예고편에서 ㅋㅋㅋ 남자.. 등판 무슨 일이야. 등판 넘나 내타입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영화가 제작된다고 했다가 틀어진건지, 2016년 개봉이라고 되어있는 예고편 영상에 누군가 댓글로 '지금 2021년인데 아직도 나는 기다리고 있어 ㅠㅠ' 이런게 달려있더라. 게다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어. 아 궁금하다...




무슨 예고편이 남주 여주 얼굴이 제대로 안보이는데 남주 실루엣만 찬란해. 그런데 이 영화 관련 글들 찾아보면 남주가 너무 딱이라는 거다. '닉 베이트만' 이라는 배우던데, 검색해보니 주연으로 나온 영화는 볼 수 있는게 없고 조연인 영화가 왓챠에 있더라. 제목하여 <파티 올나잇>.

닉 베이트만 궁금해서 보고 싶은데 볼게 파티 올나잇 밖에 없다니. 그런데 왓챠에 있으니 뭐 그냥 보지. 그렇지만 포스터도 줄거리도 넘나 내 타입 아니다. 포스터부터 싫어..


으.. 싫지만 닉 베이트만 궁금하니 한 번 봐보자, 했는데 하아- 

주인공이 꿈꾸는 사교파티는 술,섹스,마약에 절여진 여자들이 잔뜩 들어오는 클럽.. 이라면서 소개되고 영화 시작하고 2분 가까이 현란한 조명 속에 춤추는 젊은이들이 가득한 클럽만 나온다. 도무지 버티지 못하겠어서 꺼버렸다. 내가 이 영화를 본 시간은 1분 40초 남짓. 어쩌면 이것이 넷플이나 왓챠의 단점이자 장점일 것 같다. 만약 극장이었다면, 으 싫다 하면서도 어쨌든 끝까지 봤을 것이고 끝까지 본다면 내 생각과 달리 졸라 작품성 엄청나서 감동에 허우적 댔을지도 모르니까. 나는 술과 마약 섹스 이게 한꺼번에 나와서 마치 그것이 젊음의 어떤 방황과 열정과 무모함인듯 보여지는 거 진짜 너무 싫고 게다가 중독이기까지 한 걸로 보여진다면 힘들다. 내가 '캐럴라인 냅'의 <드링킹> 읽으려고 시도하다가 포기한 사람이다. 휴.. 그래서 나는 아직 완독한 캐럴라인 냅이 없다........




자, 다시 어글리 러브로 돌아오면,

원서 읽기를 몇 권 해오면서, 원서는 내가 읽은 번역본과 그 감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번역본에선 그냥 넘겼던 부분을 원서에선 울기도 하고 번역본에선 이해하지도 용서하지도 못했던 청춘을 원서에서는 이해하기도 했다. 그러니 어글리 러브도 번역본과 원서가 주는 느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원서가 쉬워서 읽기에도 나쁘질 않아, 내가 만약 콜린 후버를 번역본으로'만' 만났다면, '콜린 후버는 이제 안읽어도 되겠다' 했을 것 같은데, 원서를 읽다보니, 한 두 권쯤 더 만나봐야지 싶다. 일단 번역본 '또' 사둔게 있으니 그것의 원서도 읽어보고, 또 선물 받은 원서가 있으니 그것도 읽어보고. 원서로 읽기에 콜린 후버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근데, 원서 읽다가(물론 번역본에서 먼저 읽었지만) 좀 .. 이해가 안된다기 보다 갸웃하게 되는 지점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아직 둘이 서로를 인지하고 긴장하기만 하던 때이고 대화도 많이 안해본 상황인데, 추수감사절을 테이트의 집에서 보내기로 하고 테이트와 마일스와 테이트의 오빠가 자가용 한 대를 타고 테이트의 본가를 간단 말이다. 테이트의 오빠가 전날 밤근무여서 잠을 못잔 터라 '갈 때는 내가 운전할게' 해서 마일스가 운전하고 테이트의 오빠는 조수석에서 '나 깨우지마' 하고 잠들었는데, 뒤에서 책 읽으려고 애쓰던 테이트는 앞 두 좌석의 사이 콘솔(console)에 자기 발을 올려두었다. 운전하던 마일스가 손으로 발을 건드렸고 그래서 발을 치우려고 하니까 마일스가 괜찮다고 그대로 두라고 하면서 자기 손으로 테이트의 맨발을(bare foot)을 감싸는(wrap)거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으로 문질문질..(his thumb just moved)

이걸 유혹이고 에로틱한걸로 표현하던데, 아니 그러니까 뭔지 알겠는데, 오케오케, 알겠어,근데.. 음.. 첫 스킨십이 맨발 문질문질?? 흐음.. 그치 뭐 그럴 수도 있겠지. 꼭 손잡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다른 커플들 스킨십 손잡기로 시작할 때 우린 발잡기로 시작하자. 뭐 그럴수도 있지. 음.. 

그래,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수많은 커플들이 있는데 발잡기로 시작하는 커플이라고 왜 없겠어. 

공리 주연의 영화 <붉은 수수밭>에도 보면 가마 타고 가던 여성의 맨발을 똭 잡는 남자 나오는데.. 발.. 맨발.... 이란 무엇인가. 뭐 아무튼 발잡기로 시작하는 커플도 있다, 뭐 그런 얘기다. 




오늘 출근해 미친듯이 일하다가 '가만있자 원자재 가격이 상반기에 상승했는데 그게 몇 월이었지?' 하고 자료를 찾아보다가 5월이라는 걸 알게 됐다. 5월이었구나. 라고 생각하자 마자,


5월의 당신은~ 꽃보다 빨리 피어나서~ ♪


하고 있는 나여..





아, 뭔가 꼭 쓰려고 했던게 있었는데 까먹었네. 이래서 메모를 해야 한다 ㅠㅠ


다음 읽을 콜린 후버 작품은 이것. 원서 사러 가야지~ 눈누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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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의 제안, 당신의 선택은?
    from 마지막 키스 2022-07-28 09:43 
    자, 다시 어글리 러브다.'마일스'는 6년전 사랑의 상처로 인해 '다시는 사랑 안해' 라는 각오로 살고 있고 그래서 키스도 섹스도 6년전이 마지막이다. 6년간 여성을 만나 데이트한 적이 없어서 그의 직장동료인 코빈은 그가 게이인줄로만 알았다. 그런 마일스가!! 코빈의 여동생 '테이트'를 보고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바로 앞집에 살면서도 딱히 살갑게 지내진 않았지만 사실은 매력을 느끼고 있었던거다! 추수감사절에 코빈의 집에 밥 먹으러 가는 길, 코빈이 잠든
 
 
2022-07-21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1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2-07-21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빨리와서 맨발에 반응하는 댓글달아주세요! ㅋㅋㅋㅋㅋ
내장이 다 뒤틀리는 다락방님은 극진 극진한 사랑파 이신 걸로..
저는 헤어질 결심 때문에라도 당분간은 섹스 없는 사랑에 천착할 예정입니다. 프라토닉 러브 흐흐흐흐 작품 추천받아요 ㅋㅋㅋ

잠자냥 2022-07-21 13:21   좋아요 1 | URL
뻥치네.
섹스 없는 사랑에 무슨 헤결 때문에 천착이에요?
섹스할 대상 없어서 그런 거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21 13:26   좋아요 1 | URL
관심법한다. 잠자냥. 나 선잠후럽되는 밀레니얼인데 선잠으로 가는 길이 너무 험난해. 일단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고 있고요….. 난 아직 코로나 안걸렸고요….
어쩔 수 없다… 선럽후잠…. 아니ㅡ근데… 럽 뭐죠? 사랑 뭐죠? 사랑 무엇입니까?

다락방 2022-07-21 14:54   좋아요 1 | URL
플라토닉 러브 하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아닙니까? 그들은 플라토닉 러브였다. 왜? 이메일로만 사랑하니까!!!
근데 플라토닉 러브, 나도 궁금하다. 극진한 플라토닉 러브 나오는 책이 뭐가 있지? 쟝쟝 님께 추천하실 때 저도 참고하겠습니다!!

선잠후럽은 밀레니얼만의 특징은 아니고 고리타분한 꼰대들한테도 가능한거긴 하지마는..
나는 선잠후럽은 안되고 선잠하면 후잠잠잠잠잠잠잠잠 그리고 공허함... 이 오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비추천. 밥 많이 먹어야 그 공허함을 채워. 그렇지만 선럽후잠은.. 너무 시간이 오래걸린다. 베스트는 동시에잠과럽인데 꺅 나 오늘 너 처음보는데 자고 싶어 꺅 사랑해 이건데... 흔치 않죠. 이러면 하도 열정적이라서 배가 고프다.. 왜 난 늘 배가 고플까?

잠자냥 2022-07-21 15:55   좋아요 1 | URL
<속보> 다부장 한 끼에 두 가지 메뉴 먹는 이유 마침내 밝혀져....
선잠후잠잠잠잠 선럽후잠잠잠잠잠잠 여파로 깊이 깊이 뱃속에

다락방 2022-07-21 15:57   좋아요 2 | URL
마침내.
공허함이 허기와 살이 되어 돌아왔네요. 껄껄..

잠자냥 2022-07-21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예요. 발 잡은 이야기, 맨발 잡은 이야기.........하다가 원자재 가격 상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 터짐.
그나저나 로맨스 소설 남주 정말... 아니 6년 가까이 섹스 안한 놈이 뭘 글케 잘하고, 운동 1도 안 하는 놈 등판이 저렇다굽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래서 로맨스를 못 읽어요.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19금 그거 궁금하다........ 뭔지 알 것도 같지만.. 아 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창밖엔 빗소리가.

공쟝쟝 2022-07-21 13:27   좋아요 0 | URL
빗소리에에에 감추려하더어언 그대의 울먹임을 알고 있어어어어어어 내ㅜ어깨위에….. 저 비가 아닌… 그대의 눈물인 것도…. 블루 블루 레인…*

다락방 2022-07-21 14:58   좋아요 2 | URL
제가 일터에서 글쓰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맨발 잡은 이야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머릿속에 들어 있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동시에 들어 있으면 어떻게 한다? 동시에 풀어낸다!!! 네, 뭐 그런 것입니다.

쟝님, 나는 이걸로..

https://youtu.be/afxLaQiLu-o

공쟝쟝 2022-07-21 17:2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ㅠㅠ 뭔지 너무 보고 싶은데 링크 안타고 들어가진다뇽 니뇨뇨뇽 ㅠ

다락방 2022-07-22 09:22   좋아요 0 | URL
아 댓글은 링크 바로 안넘어가는가봐요.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였는데 오늘은 해가 쨍쨍이네요. 껄껄.

단발머리 2022-07-21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콜린 후버 두 번째 책이고요.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에 흥미와 좌절(?)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리고 남자든 여자든 말이지요. 이십대 초반에 운동 안 하고도 좋은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운동으로 다져지지 않아도 그냥 좋은 몸매. 조금만 운동해도 효과 좋은 사람들이요. 이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1 15:11   좋아요 2 | URL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에 흥미와 좌절을 동시에 느끼는 그 기분을 저는 뭔지 너무나, 너무나 잘 알겠습니다. 특히나 좌절..이들의 섹스에 대해 할 말이 많습니다, 단발머리 님.. 읽으시면서 저랑 많은 이야기 나누십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제가 조금만 운동해도 효과 좋은 사람들 중에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조금도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지금의 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드 엔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젊은 시절에 운동 안했니 나야... 에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콜린 후버 원서 한 두어권 더 읽어볼 예정입니다. 흠흠. 야해서 읽는 거 아니고요, 영어 공부할라고 읽는거에요. 정말로요. 진짜루..

공쟝쟝 2022-07-21 17:34   좋아요 0 | URL
…. 지나친 활발한… 로맨스 금지 금지입니다. 당분간 댓글놀이 플라토닉만 허용합니다.
지극한 사랑은 언제고 할 수 있지만
활발한 사랑은 어쩐지 빼앗긴(?) 느낌이랄까 ㅋㅋㅋㅋ
과계몽이 슬픈…. 여자나이 만 35 가장 활발하다는 나이… 바로 내 나이…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들어 흐르지 못하게 활짝 웃어…)

다락방 2022-07-22 09:26   좋아요 1 | URL
슬프라고 하는 말이 아니고 사주팔자에 섹스가 거의 없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내가 사주팔자 볼 줄은 모르지만, 나랑 일주 똑같은 친구랑 내가 사주에 딱히 섹스가 없는데 ㅎㅎ 이건 나타나는 방법은 다르더라고요. 이를테면 이런 사주의 경우,

1. 그 사람 자체가 성욕이 없거나
2. 성욕은 있으나 섹스할 기회가 별로 없거나

뭐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그 사주의 영향을 받는데, 저의 경우 황홀한 섹스 상대일수록 나로부터 물리적 거리가 먼 곳에 있었다.... 고 합니다. 가까이 있는 남자는 섹스 안좋았..

사람은 사주대로 사는게 제일 편하대요.
네, 그렇다고 합니다.

공쟝쟝 2022-07-22 10:25   좋아요 0 | URL
전 1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제가 잘못됐어욬ㅋㅋㅋㅋㅋㅋ 사주에 없다니욬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건 아닙니닼ㅋㅋㅋㅋㅋ 아닌데요? 아니야아아아아 ㅋㅋㅋㅋ
 
앤의 행복은 나의 행복


신은 나를 사랑해 그를 만드셨대요, 가 아니라

신은 나를 사랑해 내가 《설득》을 재독할 때쯤 영화를 개봉해주셨... 


설득을 읽을 때쯤 이 영화가 나올 거라는 소식을 듣고도 예고편 보기를 망설였었다. 나는 내가 책을 읽을 때 내 나름대로 인물을 상상하는데 영상을 보고나면 내 상상에 제한이 생기니까 그게 영 싫었던 거다. 그래서 다 읽어갈 때쯤 예고를 보았고(다 읽고 봤나) 다코타 존슨이야 내가 너무 잘 알지만 예고속에서 남주인 엔트워스 역의 저 남주가.. 너무 못생겨서 ... 당황했다. 잘생겼다고 나오는데, 왜 저사람... 



아니 너무.. 그리고 왜 저렇게.....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 도대체 이 사람 누군가 싶어 찾아보았더니 '코스모 자비스' 라고 한다. 이게 시대극이라서 이런 모습으로 나와 이런건가, 현대물에서 이 사람은 잘생긴건가 검색해보았다.




음.. 머리카락 없는 쪽이 더 나은듯.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뭔가 살짝 로버트 패틴슨 닮은 것도 같다. 분위기가.

아니, 앤은 너무 예쁜데 ... 뭐 그렇다는 거다. 아 남주 너무 못생겨서 영화에 몰입이 안될것 같아.. 라고 생각하고 보았지만 또 보다보니까 지저분한대로 정이 든다.




영화 설득은 책 설득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캐릭터도 그렇고 도입과 결말도 그렇고 다 비슷한데 간혹 설정을 바꾼게 있긴 했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비슷했다. 그러니 나는 이미 줄거리를 알면서 보는데도 아주 재미있게 봤다. 영국 풍경도 좋고 앤과 엔트워스가 함께 초원에 있거나 바다에 있거나 할 때의 자연 풍경도 진짜 근사하고 그 때 흘러나오는 영화 음악까지도 너무 좋다. 


설득은 다코타 존슨 혼자 끌어간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텐데 주인공 역할도 하면서 화자 역할도 하고 있다. 문득 설득의 여주인공인 다코타 존슨을 보면서 여성배우의 이력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 보긴 했지만 그냥 야한 영화이기만 했던, 노출장면도 많이 나왔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오래전, 다코타 존슨이 주연이었다. 그 때 주연을 했기 때문에 다코타 존슨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배우가 일단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벗고 등장하는 영하를 찍어야 하는걸까,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거다. (아, 이렇게 쓰긴 했지만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형편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원작을 나름대로 소프트하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이건 영화 <노팅힐>에서 유명 영화배우로 나왔던 '애나'(줄리아 로버츠) 가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뭘 잘 몰랐을 때 찍었던 것이 포르노 영화가 되어있었고 전세계적 배우로 이름을 날린 지금 그 과거의 사진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던거다. 그 때 애나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휴 그랜트를 찾아왔던 거다.


여성 배우의 이력 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면 나는 어쩔 수 없이 한국영화 <인간중독>도 생각난다. '임지연'이라는 신인 배우가 그 영화속에서 노출을 심하게 하고 그것 자체가 화제가 됐던 영화. 나는 그 영화를 보았는데 송승헌은 임지연만큼 노출하지도 않았고 섹스신에서 임지연만큼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 뒤로도 임지연은 다른 작품들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텔레비젼을 잘 보진 않지만, 여성 배우가 자신의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해 선택했을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오래전에 헐리우드 여성배우들을 인터뷰한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기네스 팰트로가 그런 얘길 했었다. 자신은 운이 좋아서 젊은 시절 그런 영화들을 찍지 않고 올 수 있었다고. 


누구나 다 자기 커리어를 위해 많은 부분 숙이고 들어가고 험한 걸 선택하기도 하지만 유독 여성에게는 젊은 육체가 성적으로 담보되는 일이 허다하다. 너가 그 직업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벗을 생각해라, 라는 말을 마주치게 되는건 배우 한정만은 아니다. 여성의 이력, 시작할 때와 2년 5년 10년 그리고 20년이 되어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됐을 때, 그 시간들에는 무수히 많은 성적인 후려침이 있었을 것이다. 희롱과 멸시와 무시와 후려침. 



영화 내용으로 가자면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앤은 8년전에 엔트워스와 결혼할 마음까지 먹었으나 그 때 남자가 가난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로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쳐 그와 이별하게 된다. 8년이 지난 지금 재회하게 되는데 그들은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역시 그 사람만한 사람이 없었구나 를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다가오는데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며, 원망하는 시간도 있다가 결국은 다시 이어지게 된다, 는 거다. 

앤은 엔트워스를 만나지 못하는 8년간 그를 그리워했고 잊은 적이 없었으며 '다시는 보지 못할줄 알았다'고 하지만, 그런 그와 재회후에 다른 여성과 약혼한 소식을 듣고는 울고 절망한다. 이건 진짜 이별이겠구나, 하고.

내가 그 때의 앤이라면 나 역시 앤 처럼 울겠지만,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 입장에서는, '직접 물어, 남자에게 가 직접 물어, 너 약혼했다는 거 사실이니?' 직접 물어,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울지마!' 라고 어깨를 흔들어주고 싶었다. 울지마, 너가 안울어도 돼, 사실을 알면 울지 않을 수 있어!

그러나 여기에서 앤의 오해가 시작되고 저기에서 엔트워스의 오해가 시작되고,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왜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힘겹게 맺어져야 하는걸까?



흐름의 중반에 엔트워스는 앤과 둘이 있게 되었을 때, 자신이 절망하거나 앞이 보이지 않을 때면 '앤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아는 가장 총명한 사람, 대응 능력이 뛰어난 사람, 차분하고 사려깊고 남을 생각하는 사람. 그런 앤에게 '네가 사회진출을 한다면 그 누구보다 훌륭한 제독이 될텐데 사회진출을 하지 못한다는 게 화가 난다' 고 한다. 영화 초반에도 앤이 독백한다. 여자가 끔찍한 가족으로 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이라고. 결혼 혹은 죽음이 아니라면 아빠가 끔찍하고 다른 가족이 끔찍해도 벗어날 방법이 없는 시대를, 앤은 살았다. 그래서 앤의 친구이자 돌아가신 어머니의 친구인 러셀 부인은 그녀에게 결혼하라고 한다. 너의 언니라면 평생을 집에서 혼자 살아도 만족하겠지만 너에겐 죽음이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앤은 호기심이 있었고 외국어도 공부한 사람이었다. 앤에게는 더 넓은 세상이 필요했다. 사회진출이 필요했고 여행이 필요했다. 엔트워스의 약혼 소식을 듣고 절망하는 그녀에게 러셀 부인이 뭘 어떻게 해줄까 묻자 앤은 혼자 있고 싶다고 한다. 러셀은 그 때 자리를 피해주지만, 결혼하지 않은 귀족 여자가 혼자 있고 싶을 때, 그럴 때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지금은 친구와 외출했다 밖에 잠시 있을 수 있지만, 그 후에는? 학교도 사회진출도 허락되어 있지 않은 여성이 혼자 있고 싶어질 때는 어떡해야 하나. 학교도 사회진출도 허락되지 않고 아빠 혹은 남편과 같이 살아야 하는 여자가 혼자 있고 싶어질 때는, 그럴 때는 도대체 어떻게 하나.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일전에 강헌의 <명리> 책을 읽었을 때 한 약사가 우울함을 상담하러 온 사례를 읽었었다. 매일 약국 문을 열고 마을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데도 우울해서 사주를 보러 온 거였다. 사주를 보니 이 약사에겐 역마살이 있었다. 그런데 매일 집과 약국만 오가느라 자신의 사주대로 살지 못했었고 이에 강헌은 가까운 지역이라도 주말엔 여행을 다녀라, 고 말해준다. 



앤의 언니 엘리자베스가 평생 집에 혼자 있어도 답답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나름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 된다. 그러나 더 넓은 세계가 보고싶고 그래서 더 공부했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안에만 있으면 안된다. 나가야 하고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앤이 사랑을 찾은 것보다 앤이 '그런' 사랑을 찾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배를 타고 항해하는 남자, 게다가 그 배의 선원은 이백명이 넘어가니 한 사람만 보는 답답한 시간이지도 않을 터. 여기에서 저기로 또 저기에서 거기로 바다를 가르며 이동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것이도 또 배우게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은 세상, 여성에게 자유가 더 주어진 세상이었다면, 오로지 앤 자신의 힘으로 충분히 획득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재산 상속은 오로지 남자에게만 가능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남자의 재산에 의지해야만 했던 상황, 학업과 사회진출이 허락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내 세계를 넓히기 위해 넓은 세상을 만날 가능성을 보여줄 남자를 선택하는 것이 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가라, 앤. 항해하라. 더 넓은 세계를 보시라.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니 이탈리아에 가면 얼마나 재미있겠어. 프랑스에, 독일에, 그리고 사우스 코리아에 다 들러보고, 그러다 어느 날 나를 만나면 김치찜 해줄게요... 나는 왜이렇게 김치찜 해줄 사람이 많아. 앤, 넓은 세계를 보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근육 운동을 하세요!!




그때나 지금이나 이상한 건 그거다. 결혼해서 딱히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결혼을 강요한다는 것.

앤의 동생 메리는 결혼해서 맨날 아프고 왜 애들은 자기만 봐야되는지도 모르겠고 다 짜증나기만 하는데, 그러면서 앤에게는 '결혼만큼 인생에 행복한 건 없다'고 말한다.

러셀 부인은 '내가 누구랑 있을 때 제일 행복한가 하면 바로 나 자신이다' 라고 말하면서 앤에게 결혼하라고 한다. 

..........네? ..............


하긴 가장 행복해보이는 건 러셀 부인이긴 했다. 결혼했다 남편이 먼저 죽어서 자유롭게 놀러 다니고 피크닉 다니는 삶.. 그 여인에겐 자기가 쓸 수 있는 돈이 있다. 어쨌든.


앤과 엔트워스는 8년만에 비로소 함께하기로 한다. 역시나 생각한다. 그들에게 그 8년은 대체 왜 필요했을까. 그게 그들에게 왜 있었던걸까. 무슨 뜻으로 신은, 운명은 그들에게 비어있는 그 8년을 주었나. 물론 8년을 지내면서 엔트워스는 장교가 되어 돈을 많이 벌었고 앤은 이탈리아어를 마스터 했다(이건 이미 그 전에 했는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8년, 사실 그런 식으로 성공한 인생을 만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앤은 독백한다.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인생의 급류, 급격한 변화들을 피할 도리가 없는 것 같다고. 음.. 대운이 8년마다 돌아오는구나 앤아.. 라고 혼자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트워스는 너는 정말 너무 좋은 사람이고 너를 잃기 싫고 어떤 사이로 지내는 니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니 친구가 되자, 라고 말하는데 그 때 앤도 알겠다고 그러자고 하면서, 혼자 있을 때는 '옛연인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아아.. 앤, 젊구려.. 옛연인보다 못한 사이가 친구라니. 그거 아니야. 좀 더 살아보면, 친구가 제일 베스트라는 것을, 궁극의 연인은 친구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겁니다. 그것이 인생이에요. 디스 이즈 더 시티 라이프....(응?)




자, 다른 얘기인데,

책을 사고 싶다. 
















사실 각본집 같은 거 산 적도 없고 사보고 싶었던 적도 없는데.. 《헤어질 결심》은 좀 사고 싶네요. 마침내, 단일한, 붕괴.. 같은 거 만나보고 싶다. 글로.


생뚱맞은 건 《비구니 승가 설립의 역사》인데, 며칠전 시사인에서 장정일의 리뷰 보다가 이 구절에 꽂혔다.




김달진의 <쉽고 뜻깊은 불교이야기>(문학동네,2008)에는 붓다의 지의모(母) 마하파자파티 고타미가아난다를 통해 붓다에게 출가를 유지청원하는 설화가 나온다. 전언을 들은붓다는 이렇게 말했죠. "아난다여, 여인의 출가를 원해서는 안 된다. 여인의 출가를 허락하면, 그것 때문에 우리교단이 부서질 염려가 있다." 이 설화는 여성이 오장(五: 불교수행에 방해가 되는 다섯 가지 장애)과 삼종三從여자는 아버지, 남편, 자식을 차례대로 따라야 한다는 관습법) 때문에 수행에 부적절하다는 속설을 퍼트렸다.

아날라요의 <비구니 승가 설립의역사>(운주사, 2022)는 초기 불교역사에서 비구니(여성 출가 수행자)가 독립적인 승가(출가 수행자들의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구(남성출가 수행자)들로부터 받았던 견제를 세세히 들춘다. 지은이는 파알리어·산스크리트어·간다라어·중국어·티베트어로 된 여러 종류의 초기 경전을 비교하는 미시-서사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비구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붓다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비구니승가의 설립을 막으려는 비구들의 대응이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비구니 승가의 설립은 비구들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했던 거죠. "비구니 승가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비구의 삶은 정말파라다이스였을 것이다. 걸식하러 초의 애쓰고 다니지 않아도 비구들은 길가에서 음식과 음료를 준비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와 오백 명의 재가 여신도는 비구니 승가를 만들기 위해 붓다가 제시한 ‘여덟 가지 무고은 법(八重法)‘을 받아들였다. 팔중법 가운데는 "비구니가 구족계(출가한 사람이 정식 승려가 될 때 받는 계율)를 받은 지 백 년이 되었다 하더라도 바로 그날 구족계를 받은 비구에게 절을 올려야 한다"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붓다가 살던 시대의 제약을 나타낸다. 여성이 남성의 종속물이었던 인도에서 방금 예시한 계율과 달리, 젊은 비구가 나이 많은 비구니에게 절을 하도록 했다면 오히려 "사회 전체가 붓다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붓다가 열반하자 불교 전통의 정체성을 놓고 벌인 제1차 결집에는 비구들만 모였다. 그 자리에서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의 편에서 붓다와 의견을 조율했던 아난다는 무거운 질책을 받았죠. - P66~67




아니, 너무 궁금하지 않나. 

아 미치겠다. 궁금한게 맨날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자꾸 책을 사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지말자.




참고로 나는 이별하고 혼자 있고 싶을 때 베트남 갔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짱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앤이여, 당신은 혼자 있고 싶을 때 갈 곳이 없었겠지만 200년 뒤에 태어난 나는 혼자 있고 싶을 때 비행기 타고 베트남 가서 호텔 레스토랑에서 와인 마셔요.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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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7-19 0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펭귄 오스틴 특별판 하드커버 좋아요. 펭귄 패이퍼백의 그 갱지가 아니라 좋은 종이에요. 브론테 자매 작품으로도 펭귄 특별판이 있답니다? 그 것도 종이랑 표지랑 다 훌륭 ….

다락방 2022-07-19 10:26   좋아요 2 | URL
제인 오스틴 원서는 현대물이 아니라 좀 어려울 것 같아서 구매는 미뤄두고 있습니다. 근데 산다면 펭귄 그 갱지.. 저는 좋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네요 뭘 이렇게 사고 싶은지..

유부만두 2022-07-19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설득 영화 봤는데요, 앤이 화자 겸해서 독백으로 시청자를 자기 편으로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그리고 책보다 훨씬 아주 많이 자기 감정과 생각을 말로 표현하더군요. 그래서 매우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엔트워스 … 면도 좀 하지… 지저분해 보여서 저도 안타까웠고요, 여주인공 앤 역에 다코타 존슨은 눈빛과 표정이 정말 좋았어요.

다락방 2022-07-19 10:28   좋아요 3 | URL
네네 책보다 좀 더 현대적인것 같았어요, 감성이요. 엔트워스가 사회진출을 얘기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다코타 존슨 눈빛 과 표정 저도 너무 좋았는데, 아니 저런 눈빛 저런 표정인데 도대체 누가 안좋아하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다코타 존슨 너무 좋아요! >.<
엔트워서 너무 머리에도 턱에도 털이 많아서.. 그것은 그것대로 또 그 사람의 개성이고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난 거겠지만 아니 그래도 저는 너무... 그렇지만 매력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봤습니다. 그리고 보다보니 정들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트워스여, 앤 과 함께 바다로 나가라!!

잠자냥 2022-07-19 09: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각본집 결국 좀전에 구매....... ㅋㅋㅋㅋㅋ 7월 29일 출고해서 8월 2일에나 받는다는데요. 8월에 산 책이라고 치고 사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0:28   좋아요 4 | URL
저 사려고 했더니 예약구매 더라고요. 대체 예약구매란 무엇인가.. 전 예약구매 싫던데 말입니다 ㅠㅠ
아무튼 저도 사긴 살겁니다. 킁킁.

잠자냥 2022-07-19 11:04   좋아요 4 | URL
뭔가 굿즈가 나중에 더 좋은 거 주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망설이다가 걍 샀어요.
을유야, 굿즈 나중에 더 좋은 거 주지 마라...........

다락방 2022-07-19 11:27   좋아요 4 | URL
을유야 굿즈 없어도 돼, 그런거 다 예쁜 쓰레기 될 확률이 높다. 굿즈 같은 거 주지 말자...

햇살과함께 2022-07-19 12:44   좋아요 2 | URL
저는 7월 30일 배송 예정이네요
저도 굿즈 안사는데 특히, 엽서 나부랭이(?)는 더더욱
이건 샀네요^^

잠자냥 2022-07-19 12:48   좋아요 2 | URL
아 저는 택배를 집으로 안 시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근처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받는 걸로 했더니 8월 2일 수령으로 나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잔머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07-19 13:02   좋아요 2 | URL
ㅋㅋㅋ 이사 때문이신가요? 아님 몰래사려고??

잠자냥 2022-07-19 13:24   좋아요 2 | URL
둘 다입니다만..... 후자쪽이 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선인 2022-07-19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더위에 베트남이요?
그나저나 딱 제인 오스틴 같은 소설이군 했는데 정말 제인 오스틴 소설이군요. 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0:29   좋아요 1 | URL
아 지금 갈 건 아니고요. 그런데 저는 베트남에 여름에 잘 갑니다. 베트남의 더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요. 두어번 빼고는 다 여름에 갔던 것 같아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베트남 간지도 오래되었네요. 흑흑 ㅠㅠ

네, 제인 오스틴의 <설득>이 원작입니다. 책도 영화도 재미있네요. 후훗.

꼬마요정 2022-07-19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말에 보려고 아껴 두고 있어요. 오스틴 소설을 영화화 한 건 언제나 재밌더라구요. bbc판 드라마들도 재밌었는데 새롭게 영화로 나오는 것들 너무 좋아요^^

저는 불자구요, 제 친한 언니가 비구니가 되었는데, 멋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죠. 여자도 충분히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불교에서 경계하는 것 중 하나가 상(相) 인데, 비구들은 깨달음을 얻기 힘들겠어요. 남자라서, 남자라는 상(相)이 있어서. 뭔 공(空)의 세계에 남녀가 있답니까.. 저도 이 책 담아갑니다. ㅎㅎㅎㅎ 책 좀 그만 사야하는데, 또 이렇게 살 책이 생겨버리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놀러가면 김치찜 해주실라나요? ㅎㅎㅎ 같이 다운독 자세를 하며 김치찜을 먹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22-07-19 10:31   좋아요 2 | URL
영화 좋았어요. 특히 조용한 영화 음악 좋더라고요. 나중에 음악만 찾아서 들어도 좋겠다 싶었어요. 조용히 책 읽거나 그럴 때요. 이번 설득 좋았습니다. 후훗.

아니, 저는 저 책 올리면서 생뚱맞고 뜬금없지.. 했는데, 오히려 구매를 하려는 분도 계시네요. 후훗.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꼬마요정 님, 제가 집 사면 집들이에 초대할게요. ㅋㅋㅋ 저랑 와인 한 잔 하십시다. 후훗.

mini74 2022-07-19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릴린 먼로는 생활고로 거의 속다시피해서 50달러에 올누드 사진을 찍는 이야기, 배역을 따기위해 당연시되는 일들 등 헐리우드 너무 추악하더라고요. 기네스 펠트로 나름 그쪽 금수전데도 그런 말을 하는걸 보면. ㅠㅠ아난다여~ 구분하지 말거라 했을거 같은데요 ㅎㅎ

다락방 2022-07-20 08:45   좋아요 3 | URL
성매매와 포르노 누드사진, 모두 여성들이 가장 약해져있을 때 찾아오잖아요. 자, 너가 살고 싶다면, 돈이 필요하다면 이걸 물어라. 지금 당장 눈 앞에 돈이 들어오는 선택지가 있고 그걸 선택했을 때 분명 그것들을 소비하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막상 그것을 제작하거나 소비하는 사람들은 뒤로 빠지고 심지어 이용당하기까지 한 여성들이 죄인이 되고 손가락질 당하잖아요. 그걸 보거나 이용하거나 구매한 사람들조차도 자기들이 이용한 상품을 욕하고 흉을 보죠. 이거 너무 이상해요. 이건 정말 너무너무 이상해요. 남자들 맨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지들을 자평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되는 짓을 자기들 스스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 여자 누드 찍었어 천박해 라고 말하는 그들이 누드를 보고 저 여자 성매매 해 창녀야 라고 욕하는 놈들이 성매매를 하러 다니죠.

기네스 팰트로가 운이 좋다고 했던건 그런 의미였던 걸로 기억해요. 좋은 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요.

공쟝쟝 2022-07-19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시사인 인용문 너무 쌩뚱 맞아서... 전혀 연관 관계를 찾을 수는 없지만 (언제는 안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 넘어가고. 다코타 존슨 다락빵 부장님. 200년 후의 다락방은 베트남에 혼자 가서 이별 와인 마시는 거 진짜..........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0 08:48   좋아요 3 | URL
그쵸 저 시사인 너무 생뚱맞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가 없다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은 또 생뚱맞은 19금 페이퍼를 써볼까 생각중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니 어글리 러브가.. 야하다. 섹스 트고 나더니 섹스 베프 되어버린 여남이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회사 동료가 (낼모레 마흔) 자기는 식당에서 밥을 혼자 못먹는다면서 밥 혼자 먹는 사람들 보면 불쌍해 보여서 남들도 자기를 불쌍하게 볼까봐 못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때 물음표 머릿속에 이천개 생겼어요...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 게 불쌍해서 그걸 못하면 그 사람은 하고 싶은 일들중에 몇 프로나 하고 살까.... 아예 욕망 없이 살아가고 있는건가............

공쟝쟝 2022-07-20 10:15   좋아요 1 | URL
부…불쌍해….? 반사해주고 싶은데….. ㅋㅋㅋㅋ 가서 반사해주세요 ㅋㅋㅋㅋㅋ 혼자 스시에 맥주 겁나 맛잇는데 ㅋㅋㅋ

19금 페이퍼 하앍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7-19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웃다가 갑니다.

다락방 2022-07-20 08:48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바람돌이 2022-07-19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보고, 나중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 보려면 제인오스틴도 봐야 하는데.... 솔직히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나오는 작가들 책 제대로 읽은거 한권도 없다는..... 그래서 요즘 마음이 좀 급해지고 있네요. ㅎㅎ

다락방 2022-07-20 08:49   좋아요 1 | URL
저는 일단 <빌레뜨> 먼저 보려고 몇달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이 급한데 참 빌레뜨를 안꺼내오고 있네요. 책도 읽는데 왜 읽지를 않니, 왜, 왜!! ㅎㅎㅎㅎㅎ

난티나무 2022-07-21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득, 전자책(저렴이로) 사두었어요. 조만간 저도 읽을 예정!^^
혼여에 혼술! 믓찌다요!!!!😍

다락방 2022-07-21 09:32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 님, 설득 재미있더라고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인 오스틴도 브론테 자매도 제가 그간 읽은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더 읽어봐야겠어요. 아니, 세상에 읽을 거 왜이렇게 많죠? 하- 바쁘다...

감은빛 2022-07-21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19금 페이퍼가 기대됩니다. ㅎㅎㅎㅎ

영화 [세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기네스 펠트로의 짧은 노출 장면이 나왔을 때,
이렇게 유명한 배우도 이런 장면을 찍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설득]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2-07-21 16:12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오만과 편견도 재미있게 읽으셨으니 설득도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어서 설득 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문학속으로 풍덩-빠져보세요! ㅎㅎ
 

연달아 책 샀다는 페이퍼만 쓰게 되는데 연달아 책을 샀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지난주에 온 책들은 이것들이다.


















이 두권은 얼마전에 읽은 <소설보다 봄 2022>의 이주혜 단편을 읽고 사게됐다.
















이 책의 실린 세 편의 단편중 나는 마지막의 이주혜 단편이 제일 좋았는데,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앞둔 여성의 영혼이 수술대 위에 놓인 자신의 육체를 보며 지난 날을 회상하는 기록 형식으로 되어있다. 단편 자체도 좋았지만 나는 작품 뒤의 인터뷰에서 이 작가가 궁금해졌는데, 그건 이런 부분 때문이었다.


『자두』에서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은 각각 남편과 연인의 자살 원인 제공자로 비난받지만, 숱한 오해와 비난도 그들의 영혼까지는 건드리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끝내 고개를 들고 걸어가지요. (그게 얼마나 '쫄리는' 일인지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흐르네요.) 이 소설의 화자 역시 끝내 고개를 들고 걸어가주길 바랐는데, 이 역시 은정의 짐을 더 부겁게 만든 게 아닐까 싶어 다시 미안해집니다. -p.144


매 단편이 끝나면 그 단편의 작가와의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작품은 어렵지 않지만 인터뷰는 되게 어렵게 써져있다. 굳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렵게 내용을 파헤치려는 것 같고 이게 궁금해서 묻는건가 이렇게 물으면 지적으로 보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묻는건가 싶을만큼 인터뷰는 다 별로였는데, 여튼 이주혜 작가의 저 인터뷰 부분에서 어? 에이드리언 리치와 비숍이 그랬다고? 라는 생각이 들면서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의 저 대화 혹은 저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거다. 뭘 읽어야 저 부분에 대해 알 수 있을까? 하고 검색했다가 알게된 게 《세기의 쏘울메이트》였다. 저 책에 에이드리언 리치가 실린거다. 오오, 그렇다면 그녀의 소울메이트는 엘리자베스 비숍? 하고 목차를 보았지만, 아니었... 흐음.. 그래도 궁금하고 어떤 식의 언급이 잇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사자! 하고는 샀고, 


확실히 그 부분이 나올것 같은 책, 《자두》도 그게 궁금해서 샀다. 에이드리언 리치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책이라니. 읽어봐야지, 하고 샀는데, 아니 이게 뭣이여, 책의 시작에 바로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의 저 일화가 나오는데, 소설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번역한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에 실려있다고 말하는거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소설이니까,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을 번역한' 것이 사실인지 소설적 설정인지를 모르겠는거다. 게다가 그 책은 《우리 죽은자들이 깨어날 때》라는게 아닌가! 뭐라고요? 아니, 이거봐봐, 이거 생각을 잘해보자.


이미 존재하는 책의 번역을 자신이 했다는 것을 알리면서 파생되는 이야기인건가 혹은

자신이 번역하지 않았지만 소설적 이야기의 흐름상 자신이 번역했다고 설정한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원번역자의 허락을 받은것인가


너무 궁금해지지 않나. 그래서 나는 내 책장에 이미 있는, 당당하게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아 이미 갖추어둔!!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를 얼른 가서 꺼내온다. 어디있는지 내가 이미 알고 있었지. 그래서 딱 꺼내가지고 역자의 이름을 본것이다.
















아아, 여러분 이 책은 이주혜가 번역을 했습니다. 한겁니다. 와 맙소사. 찐번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다가 에이드리언 리치와 엘리자베스 비숍의 일화로부터 영향을 받아 《자두》를 탄생시킨 것이다!!! 내가 내리 자두를 바로 그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분량 적음) 저 일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소설임이 너무 확실한 것이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너무 좋지 않나. 그러니까 우리보다 먼저 살아온 한 여성이 다른 여성과 함께 감정을 교류하고 그걸 지금 여기의 여성이 읽고 영감을 받아 그런 식의 이야기를 재탄생 시키고... 크- 멋짐 뽕이 우러러나온다. 


내가 항상 이래서! 여성들이 더 많이 말해야 한다고 하는거다. 알쓸신잡에 남자들만 우르르 나올 때 빡쳤던 지점이 그거였다. (나는 안봤음) 거기에서 남자들만 잔뜩 말을 하면, 그 다음 인용될 말들도 그 남자들의 말일 터였다. 여성들의 말이 인용되게 하려면 여성들이 말하는 걸 먼저 들어야 하는데 애초에 그게 차단되어 버리면 뭐 어쩌라는거임? 그러면서 역시 지식인은 남성이 많아.. 이렇게 될 거 아녀. 대환장 지점이지.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을 번역하고 자신의 소설을 써낸 이주혜, 그 사연이 담긴 자두, 좋습니다. 좋아요! 그러자, 세기의 소울메이트 저 책을 굳이 안읽어도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이 들어버렸...... 헤헷..



















《반딧불이의 무덤》,《그때 미국에 가지 말걸 그랬어》,《투 미닛 룰》,《어둠의 속도》는 알라디너 들의 글이나 트윗에서 보고 장바구니에 넣고 휙휙 결제해버렸는데, 절박하게 사고싶은 마음이 들어 얼른 결제하고 나면, 박스를 뜯은 후에 '그렇게 절실하게 사야했나.. ' 싶어진다. 왜냐하면 이제 진짜 책을 놓을 공간이 없어서... 그래서,


독립하고자 한다! 

책을 둘 곳이 없다면 어떻게 하면 된다?

집을 사자!!!!!


당장 내일이나 모레 독립은 안되겠지만 여하튼 내년 안에는 나가야지. 거실에 책장 사두고 책 다 꽂아야지.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거실 책장 이런거 네이버에 검색해보고 그러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말고는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다는 것은 함정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렇다.



아무튼 오늘부터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열심히 읽어 주말이 오기전에 끝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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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러므로 나는 오늘을 살 것이라.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7-19 11:41 
    극진, 극진한 사랑을 봐버렸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나는 한동안 헤어나오지를 못했는 데… 다른 건 모르겠고 담배… 탕웨이 담배에 재떨이 받쳐주고 싶어하는 박해일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아. 박해일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탕웨이한테 재떨이 받쳐주고 싶었다. 나는 재떨이 받쳐주고 싶을 만큼 탕웨이를 사랑한다. 아…. 그리고 또 어떤 어떤 어떤 장면들이 있었는 데. 아.. 스포 될 거 같아서 안쓰고 싶은 데, 어쩐지 글 쓰다 보면 쓸 것 같다.
 
 
공쟝쟝 2022-07-18 10: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진짜 미쳤다 ㅋㅋㅋㅋ 책장이 없다? 집을 산대 ㅋㅋㅋ 여러분 여기와서 이 사람을 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책사려고 집을 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뉴규?
내가 커서 될 사람 다락빵! 빵야빵야! 울언니 홧팅입니다 💪💪💪

다락방 2022-07-18 12:16   좋아요 4 | URL
20년 이상 직장생활한 싱글 여성의 집주인 플렉스... 곧 실현됩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똭 기다려요. 거실 서재 혹은 서재 거실 멋지게 꾸며서 자랑한다 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18 15:13   좋아요 2 | URL
언니 진짜 제가 이미 언니라고 부르고있지만 언니라고 불러도 되요? 다락방 언니 저 아까 이거 읽을 때 내가 너무 신이 나가지고 런닝머신 뛰다가 소리질렀어요 ㅋㅋㅋㅋ 진짜 오로지 노동으로 집을 사는 노동땀다락방 ㅜㅜㅜㅜㅜ 와…. 책사려고 집사는 다락방…. 세상에…

잠자냥 2022-07-18 11: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내년에 다부장님 온라인 책장 집들이 예약합니다~
전 어제 책장 정리 좀 하다가 버릴 책(알라딘에서도 매입하지 않는다는 책) 좀 일단 추렸는데.... 1차 현자타임... 이렇게 결국 버릴 거 왜 샀느뇨. 왜 집착했느뇨.... 알라딘에서 매입한다고 해서 가져간 책들도 거의 균일가 매입.... 800원, 900원 막 이래 ㅋㅋㅋㅋㅋ ㅠㅠ 그 책들 팔아서 딱복숭아 사먹었다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8 12:18   좋아요 4 | URL
집들이 예약 콜입니다. 아직 집은 안샀지만(응?) 집 사서 서재 꾸민 다음에 집들이 할 생각이 들떠 있답니다. 와인도 가득 준비해두고 집들이 해야지. 1차는 이쪽 친구들 2차는 저쪽 친구들~ 이러고 친구들 끝이네요. ㅋㅋ 그렇게 해서 집들이 하려고 들떠있어요. 기다리세요!! 아직 집은 안샀지만 제 마음은 이미 집들이에... ㅋㅋㅋㅋㅋㅋㅋ

저 잠자냥 님 어제 그 트윗 보고 역시 바로바로 팔자, 부지런히 팔자 했어요. 돈도 돈이지만 막상 이사갈 때 한꺼번에 정리할라면 너무 힘들것 같은 거예요. 처분은 바로바로 하도록 하자!!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18 13:32   좋아요 3 | URL
이번달부터 천천히 되파세요. 그래야 내년 이사 때 덜 힘들죠! ㅋㅋㅋㅋ

persona 2022-07-18 1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그런지 저도 언젠가 참여했던 신문/문예지 소설 읽는 현대 소설읽기 모임에서 자두 도둑를 읽었는데요. 막 나올 때 보다도 저 에이드리언 리치 책 나오고 북토크 있고 나서 자두 도둑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ㅎㅎㅎ 뭐 비슷한 시기이긴 했지만 북토크 다녀올 사람 다녀오라고 언질이 있은 후에 이걸 읽었어요.
다들 읽으면서 소설이 작가의 삶을 얼마나 반영하는가,로 시작해서 신나게 이야기 한 것 같아요. ㅎㅎㅎ
여기서 읽으시게 된 계기가 에이드리언 리치였다니 반갑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2-07-18 12:21   좋아요 2 | URL
오 페르소나 님이 읽으실 때는 자두의 제목이 <자두 도둑>이었나요? 장편 책으로 나오면서 자두 로 바뀐건가 봅니다. 저 아직 에이드리언 리치 책은 한 권도 안읽었지만 에이드리언 리치 때문에 자두 읽은 사람 입니다. 그러고보면 책과 내가 만나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책과 나도 우연이 겹치는 필연으로 이어지는 그런 운명.... ㅋㅋㅋ

이주혜 작가가 단편에서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몸에 대해 고찰하잖아요. 저도 제가 나이 들어가면서 노화에 대해 부쩍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이게 사람이 자기한테 닥치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동시대를 살아가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지점 때문에 읽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persona 2022-07-18 12:24   좋아요 1 | URL
네. 처음 발표 됐을 땐 자두도둑인가 그랬어요. 좀 놀라운 한국 소설 느낌이었던 기억도 있고요. 전 그 단편 하나로 이주혜 작가님의 문체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분인 거 같아요.

다락방 2022-07-18 12:39   좋아요 2 | URL
저는 그 아버지도 징그러웠지만 장례식장에서 울면서 사촌형에게 제가 잘못했어요 하던 남편이 너무 짜증나는거예요. 그 때 아내의 마음은 어땟을까. 너무 처절한 배신감에 헤어지고 싶더라고요. 작가가 계속 언급하잖아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용서받는 느낌... 좋았어요. 늙어가는 몸에 대해 더 써주었으면 좋겠어요.

persona 2022-07-18 14:25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소설을 읽을 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용서받는 느낌과 나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배우자나 부모같은, 남이 대신 용서하는 느낌에서 많이 분노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미미 2022-07-18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저 오늘 책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 페이퍼를 먼저 봐서 다행입니다!!
‘소설 보다 봄‘ 도 이미 가지고 있지요. 헤헷 ^^*

다락방 2022-07-18 12:23   좋아요 1 | URL
모국어로 쓰여진 책을 읽는 기쁨이 분명 존재합니다, 미미 님. 그나저나 저는 <새비지 극장> 이거 살까말까 고민중이에요. ㅋㅋㅋ 미미님은 별로 좋게 평하지 않으셨던데... 쪽수도 엄청 많던데........ 왜 궁금할까요. 아 이런 내가 싫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7-18 12:28   좋아요 0 | URL
아! 필립로스 말씀이시군요.
저는 그 책 비추인데(너무너무) 그정도 두께면 읽을 맛이 있어야하는데 그것도 저것도 아니었어요ㅜㅠ(고통스러운 기억)전작들의 재탕같고 작가의 집착같고...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다락방님이 궁금하시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거고 그 의미를 찾게되신다면 저도 다시 읽어볼 생각이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8 12:37   좋아요 1 | URL
아 <새버스의 극장> 이네요 ㅋㅋㅋㅋ 새비지 극장은 뭐여 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이렇게 죄다 까먹어서 진짜 미치겠네요.
저 아까 사려고 했다가 쪽수 보고 잠깐 참아보자 이러고 있어요. 중고등록알림 신청해뒀는데, 중고로 나오면 살까봐요. 필립 로스 책 많이 읽으신 단발머리 님도 아직 새버스의 극장은 안읽었다 하시더라고요. 저 집에 필립 로스 사두고 안읽은 것도 있는데 왜 새로운 필립 로스를 사고 싶어할까요.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ㅠㅠ
여튼 사게 되면 그리고 읽게 되면 감상은 남기겠습니다. 으하핫

건수하 2022-07-1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면서 책을 많이 사서 집을 사시는 거겠지? 했는데 역시나.. :)
온라인 집들이를 기대해보겠습니다.

마침 책모임에서 한국문학을 함께 읽기로 해서 <자두>를 목록에 추가했어요.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7-18 15:39   좋아요 2 | URL
사실 다른 책 많이 가지신 분들에 비하면야 저는 적은 것이겠지만, 문제는 제가 앞으로 살 책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ㅋㅋㅋ 저는 책 사는 걸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집을 사는게 낫겠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집들이 거하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날이여, 얼른 오라!

<자두> 좋아요, 수하 님. 이주혜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천천히 하나씩 읽어볼 참입니다.

건수하 2022-07-18 15:42   좋아요 1 | URL
앞으로 살 책들이 너무 많다는 말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 (이미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지만) 멋져… 👍

책읽는나무 2022-07-18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 알라디너님들의 글을 읽을 때는 절박한 심정으로 빛의 속도로 주문했는데, 막상 박스를 뜯으면 ‘그렇게 절실하게 사야했나?‘ ㅋㅋㅋㅋ 혼자 빵 터졌네요.
저도 그러거든요.ㅋㅋㅋ
책 놓을 공간이 없을 땐 더욱 더 그렇겠죠?
책 놔두려고 집을 사다.
서재 집!!! 작업실보다 집을 구입하시는 게 더 빠른 현실이 될 것도 같단 생각이 들어요.
얼른 얼른 집 값 내려가길 또 기도해야 겠군요^^

소설 보다 시리즈 팬인데 올 해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봄도 놓쳤는데, 여름 벌써 나왔겠죠?
봄 빨리 찾아 읽고 싶네요. 이주혜 작가 이름 외웠어요~ <우리 죽은 자들~>을 번역한 작가인가요? 대단하군요?^^

다락방 2022-07-19 11:46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절박한 마음으로 구매했다가 책을 받아들면 꼭 사야했나.. 이런 감정의 흐름이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닌거죠? ㅋㅋㅋㅋㅋ 집값 내려가서 대출 없이 집 사고 싶은데..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하하. 저는 투기의 목적도 없고 오로지 저와 제 책들이 살아갈 이유만으로 사려는건데 말입니다. 집아, 내게로 오렴...

이번 보다 봄의 이주혜 단편이 좋았고 <자두>도 좋았어요. 책나무 님도 기회 되면 읽어보세요. 저는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아니, 읽을 거 왜이렇게 많아요? ㅜㅜ

바람돌이 2022-07-1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쯤에는 집값이 내릴거라고도 하는데..... 물론 내년 돼봐야 아는거겠지만.... 하여튼 오늘부터 집값 내리라고 아침밥 먹기 전에 한번씩 꼭 치성을 드릴게요. 다락방님 집 사게 말이죠. 그런데 집은 자꾸 좁아져요. 책이 자꾸 자꾸 집을 잡아먹어요. 특히 거실에 책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건 그냥 끝이에요. 새로 집을 사야해요. ㅠ.ㅠ

다락방 2022-07-19 11:4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집을 사서 드디어 책장을 더 많이 구매하고 책들을 다 옮겼는데!! 그랬는데도 공간이 부족하면.. 그 땐 어떡해야 하죠? 또.. 더 큰 집을 찾아 가야 하는건가요? 하아- 인생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는걸까요. 책 욕심 안부리는 게 훨씬 경제적인데 책 욕심 안부리는 날이 오기는 할까요?

집 값 떨어지면 바람돌이 님 덕인줄 알겠습니다. 필승!!
 

엊그제 세 박스를 뜯어 책을 꺼냈지만 어제도 박스가 왔고 오늘 또 주문해서 내일도 박스가 올 것이고.. 박스에 허덕이는 나의 인생. 왜죠?

아무튼 그 세 박스에서 꺼낸 책들은 이렇다.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은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의 서재에서 알게 되어서 구매하였다. 인용문도 그리고 그 분의 감상도 너무 좋았거든. 그래서 주문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보고는 사이즈가 너무 작아 놀랐다. 너무.. 작네요? 손바닥보다 약간 큰 느낌의 책이다. 


《여자짐승아시아하기》도 분명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의 서재에서 보고 장바구니에 넣었던 것 같은데 이걸 넣은지가 언젠지, 누구의 서재를 보고 넣었는지... 모르겠다. 여튼, 샀다.


《데미안》은 내가 스물다섯 이었나, 그 때 되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오, 제목 겁나 지루할 것 같은데, 재미있네? 헤르만 헤세는 이름에서 되게 지루한 느낌을 주는데 막상 책을 읽으면 재미있단 말야? 내가 헤르만 헤세=지루함 이라고 생각하는건, 일전에도 언급했던 국어교과서에 실린 단편 <나비> 때문이었다. 하필이면 그 단편이 '황순원'의 <소나기> 바로 뒤에 실렸고요, 소나기 세상 재미있게 읽어가지고 볼에 보조개 만들고 싶어서 애를 태우다가, 한 소년이 이웃집의 나비 박제를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망가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읽노라니 되게 지루하고 재미가 없엇던거다. 그런데 이건, 지금 다시 읽으면 엄청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당연히 너무 오래전이라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주머니 속에서 나비가 망가진다는 그 전과 후의 상황과 그 마음 같은 것들이 아주 잘 쓰여져 있을 것 같은거다. 내면을 보는데 아주 적합한 소설이 아닐까. 열넷의 나는 재미없게 읽었지만 지금의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아무튼, 데미안 다시 읽어봐야지, 하고 삿다. 그런데 왜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졌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요즘엔 기억 안나는 것들 투성이다.


《사랑하는 이모들》은 시사인에서 신간 소개를 보고 구입하게 된 책이다. 이미 읽은 책인데, 중3의 학생이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랑 둘이 살다가 아빠 마저 편찮으셔서 세 계절만 이모네 집에서 살게 된다. 이모랑은 십 년전에 보고 오랜만에 만나는건데, 이모는 주인공에게 동거인이 있다 말하고, 그 동거인은 재택근무를 하는지라 주인공과 보내는 시간이 길다. 좀 시간이 지나 이모와 동거인이 사실은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게 되고 말로만 듣던 레즈비언 들을 보게된 주인공은 불편해하고 내적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화해하고 불편해했던 것에 대해서도 사과한다. 짧고 대사가 많지 않은데도 게다가 그렇게 극적으로 표현하는게 아님에도, 자꾸만 눈물이 핑돈다.


연애를 하던 시절에, 애인과 나는 수시로 오래 통화하며 깔깔 웃곤 했는데, 그 시간들 속에 틈틈이 나의 초딩 조카들이 있었다. 특히 큰조카는 내 애인의 이름도 알고 가끔은 나의 애인과 전화기를 통해 안녕하세요, 같은 걸 말하기도 했었는데, 그 애인과 헤어진지 오래된 지금도 조카는 내 애인의 이름을 기억한다. 내게 그런 사람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조카는 언제까지 기억할까. 엄마 아빠가 아닌 이모와 이모의 애인을. 조카에겐 어떤 기억으로 남겨져 있을까. 혹여 조카가 어른이 되어서도 이 일을 기억한다면, 이 기억은 조카로부터 어떤 말이나 글로 나오게 될까?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는 반다나 시바의 책이다. 반다나 시바라고 하면 내가 '내 삶의 어느 부분만큼은 반다나 시바가 있는 곳으로 가 그 생활을 함께 해보고 싶다'라고 어렴풋이 생각하기도 했던 바, 반다나 시바의 말과 행동을 더 보고 싶어 샀다. 


《포트노이의 불평》은 일전에 읽고 '으음 필립로스라 읽었는데 딱히..' 했던 책인데,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내가 뭘 놓친게 있나, 무엇을 보고 좋아하신걸까 궁금해져서 다시 읽어보려고 또!! 샀다. ㅋㅋㅋ 책 사고 팔고 다시 사고.. 내 인생은 책 구매의 순환...


《류》 샀다.


《사랑은 왜 끝나나》는 일전에 친구가 이 책의 어느 부분을 얘기하길래 읽어보려고 샀다. 사실 집에 에바 일루즈 책이 몇 권 있어서 어쩌면 이 책도 있는건 아닌가, 했는데 책장을 보니 에바 일루즈 책 몇 권 꽂혀있는 자리에 이 책은 없고... 음 그러면 안산게 맞나보다 하고 샀는데, 박스에서 꺼내는 순간, '설마 거기 말고 다른데에 있는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미 산 이상 설사 그렇다해도 이젠 어쩔 수 없다.....



《야밤의 공대생 만화》는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아주 재미있게 읽고 반납했는데, 얼마전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의 서재에서 다시 만나니 오, 내용 하나도 기억 안나!! 하게 돼서 일단 사서 보고 조카 주자~ 하고는 샀다. 근데 아마도 안읽고 조카 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겨레 21》은 반성폭력 활동가 마녀 님의 인터뷰가 실렸다 해서 샀다. 많은 분들이 얼마전에 펀딩하기로 참여한 연대자 D  님이다. 




점심에 똠양꿍 먹고 싶은데 똠양꿍 파는 식당이 거리가 멀어..그래서 점심 시간 땅! 되면 재게 움직여야 한다. 서둘러, 먹고 싶은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해!! 똠양꿍에 누들 추가할까 라이스 추가할까... 쏨땀도 먹을까 말까. 고수도 달라해야지.



아, 윌라로 《토지》를 다시 읽기(? 듣기) 시작했다. 토지라면 아주 오래전에 완독했던 바 진짜 재미있게 읽었고 인물들이 마치 손에 잡힐듯 생생했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다시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토지를 좌르륵 꽂아두었었는데, 마침 오디오북에 대한 얘기를 알라디너 여러분들로부터 듣게 됐던 바, 어제 점심 먹으면서 나도 시작했다.

시작부터 빡쳐서 쓸 말이 많아, 인용문 가져오려면 책이 필요하다! 하고 어제 집에 가서 토지 1권 꺼내려고 책장 앞에 섰는데, 세워진 토지전집 을 눕혀진 다른 많은 책들이 가리고 있었고.. 내가 토지 1권을 꺼내려면 그 책들을 꺼내야 했고..... 아 스트레스.......... 그래서 포기하고 돌아섰고, 결국 그 페이퍼는 쓰지 못했다.


내 깔끔하지 못함이, 내 정리정돈 못함이 페이퍼 하나 날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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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7-15 1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안(못) 자고 있어서 다락방님 글 일등! ^^;;;
두 권 있네요 저는. <여자짐승아시아하기>와 <사랑은 왜 끝나나>.
저도 궁금해져요. 조카가 기억할 다락방님의 애인 이름&이야기. ^^

다락방 2022-07-15 14:53   좋아요 3 | URL
저 애인 전과 후의 남자들 이름은 말한 적이 없으므로 제 조카에게 이모의 애인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이 유일합니다. 그래 조카야, 그렇게 기억해도 틀리지 않다. 어른이 되어도 기억할까요?
여자짐승아시아하기 도 사이즈 작더라고요. 에바 일루즈 책 좋을 것 같아요. 어휴 똑똑한 여자들의 글 읽는 거 너무 씐나지 않나요? 그러니 난티나무 님도 글 자주 써주세요! >.<

거리의화가 2022-07-15 13: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토지 시작하셨군요~ㅎㅎ 책으로 같이 확인해야 할 것 같아서 음... 질렀습니다! 근데 그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책도 샀다는 것이. 아휴 이번달 책 값이...어마어마하네요^^ㅋㅋㅋ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크기가 작죠? 저도 받아보고 놀라긴 했는데 작고 예쁜 겉표지에 내용은 알차니 좋더군요.
토지 등장인물 너무 많아서 머리가 뱅뱅 돕니다ㅎㅎㅎ

다락방 2022-07-15 14:55   좋아요 4 | URL
아니 거리의화가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토지.. 를 지르셨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권을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좀 센데요? 저는 토지 읽을 당시 한두권씩 사가면서 읽었어요. 셋트를 한 번에 사두면 제가 좀 안읽는 것 같아서 일단 1,2권 사고 다 읽어갈 때쯤 3-5권 사고 이런식으로 해서 21권 완독 했습니다.
저 중학교 때 친구에게 빌려서 <여명의 눈동자> 읽었는데 여명의 눈동자 10권까지 있는데 제가 7권까지 읽었을 때 친구가 전학을 가버렸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이 이야기는 왜? ㅋㅋㅋㅋㅋ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빨리 읽고 싶은데 읽단 전쟁여자얼굴안해 먼저 읽어야 돼서... 하하하하하

거리의화가 2022-07-15 15:02   좋아요 3 | URL
원래도 사려고 했는데 계속 밀려서 이제야^^; 저는 사면 아까워서라도 읽으니 괜찮아요. 근데 저것 뿐만이 아니라 이번달 책도 사서 음… 많이 오버했나싶네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5 15:37   좋아요 3 | URL
거리의화가 님은 토지도 엄청 좋아하실 것 같아요! 읽으시면서 수시로 페이퍼 써주세요. 후훗.

책읽는나무 2022-07-15 17:05   좋아요 3 | URL
화가님은 앞으로 2022 년 7 월달은 ‘아니 도대체 이 달에 무슨 일이?‘ 하면서 최고 구매 달로 계속 뜨겠군요?ㅋㅋㅋ
토지를 지르시는 분!!!
와!!! 가장 기억에 남을 분!!
화가님이십니다^^
저는 낱권씩 사다 놓긴 했는데 갈길이 멉니다ㅋㅋㅋ
책등 색깔도 많이 바래져서 갖춰 놓아도 색깔이 서로 따로 놀아서 뽀대가 안나요.ㅜㅜ

거리의화가 2022-07-15 17:12   좋아요 3 | URL
나무님 토지는 양장이라 교보에서 샀어요ㅋㅋ 저는 책 찢어지거나 파손되서 오는게 너무 싫어서 혹여나해서요 어차피 읽을건데 지르면 되죠 인생 뭐 있겠습니까ㅎㅎㅎ 다락방님 소설로 글쓰기는 자신이 없지만 한국소설은 배경 때문인지 그나마 낫더군요 틈틈이 올려보겠습니다

얄라알라 2022-07-16 10:39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언어감각이야 알라디너라면 익히 알지만 ㅋㅋㅋ
세상에 ‘전쟁여자안해˝ ㅋㅋ
저는 ˝체르노빌의 목소리˝도 열독했건만 정작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님의 존함 외우기가 넘 어렵더라고요/ 가끔은 책 제목도...전쟁여자안해로 외우면 빠르겠어요

잠자냥 2022-07-15 13: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다부장님 손바닥, 얼굴만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저 책 크기 딱히 작은 것 같지 않은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5 14:55   좋아요 5 | URL
다르게말하면, 얼굴이 손바닥만하다고 할 수 있죠. 작고 귀여운 얼굴.

=3=3=3=3=3=3=3=3=3=3=3=3=3=3=3=3=3

잠자냥 2022-07-15 15:24   좋아요 4 | URL
아놔 진짜 지금 현실 실소 터짐....
회산데 지금 내가 모니터 보며 콧소리 내면서 크헝- 일케 웃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오늘 잠좌냥 작정하고 노는 거 다 들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5 15:36   좋아요 5 | URL
왜 웃어요? 마치 작고 귀여운 얼굴도 아니면서 작고 귀여운 얼굴이라는 얘길 들은것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7-15 13: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겨레21 급히 찾아 22페이지 마녀님글 읽어봤어요.
무엇보다 보복성고소가 제일 황당한것 같아요. 변호사도 인정한 부록도 너무 기대되는데 책을 빨리 받아보고싶네요. ^^

다락방 2022-07-15 14:56   좋아요 4 | URL
정말 너무 대단하신 분이죠? 혼자서 싸움을 해내신 분이면서 이대로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어느 후원 없이 연대해주시는 분. 어떻게 이런 분이 있을까요, 미미님? 제가 연대하는 방법은 그 분인 쓰신 글을 읽는 것 뿐인가 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7-15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뜯어서 탑을 쌓았는데 또 배달되어 오고 있어 또 탑을 쌓을 수 있고..^^
부럽네요. 진정~^^
이것 저것 이웃님들 서재 이야기 읽으면서 계속 지적 호기심이 분수처럼 솟는 열정이 참 대단하신 분이에요. 늘 그렇게 느껴지는군요.
본받아야 할...ㅋㅋㅋ
그리고 전 직장생활을 안 해서 그런지? 가끔씩 점심메뉴 고르고, 점심 먹으러 가는 과정, 맛있게 먹는 모습...여튼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이야기가 참 재미나게 읽힙니다.
똠양꿍은 먹어 보질 못해 어떤 맛일까? 하면서 읽죠ㅋㅋㅋ
가끔씩 직장인들 점심때 먹는 메뉴들만 따로 정리해 놓은, 에피소드 곁들인 그런 만화책 나오면 참 재미나게 볼텐데~ 그럼서 읽어요^^

다락방 2022-07-18 09:09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저는 집을 사서 나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서 쌓아두는 책이 감당이 안돼서... 이 책들을 둘 공간이 필요합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이 책들 다 가지고 동남아나 영어권 국가에 가서 한국책이 있는 북카페.. 를 만들어 그곳에 있는 한국인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생활을 오래 꿈꾸었으나, 그건 너무 먼 일 같아요. 그래서 제 책 가지고 제 집으로 가야겠어요. 이제 그 집을 마련해야겠지요 40평은... 아무리 대출 받아도 안될 것 같으니......여하튼 가능한 집으로 알아보고 나가서 서재를 만들겠어요. 불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똠양꿍과 쏨땀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는 둘다 너무 좋아하는 메뉴인데요, 태국에 갔을 때는 심지어 매 끼니 쏨땀 시켜먹고 포장해와서 호텔에서 술안주도 하고 그랬습니다. 으하하하하.

그레이스 2022-07-15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박싱 구경하고 갑니다.^^

다락방 2022-07-18 09:10   좋아요 1 | URL
오늘 또 언박싱 페이퍼를 썼네요. 전 미친걸까요... 하하하하하

새파랑 2022-07-15 18: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트노이의 불평> 재독하심 좀 바뀌실지 궁금합니다 ㅋ 전 다신 못읽을거 같은데 😅 역시 부장급은 되야 저정도의 저 주기로 언박싱 하는거군요~!!

Falstaff 2022-07-15 19:39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 어떤 분은 <포트노이의 불평>이야말로 청소년 권장 도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던 걸요.
표지에 어두운 색의 영어로 쓰인 글자가 딱 어울리는 세미 야설인데, 결론은 디아스포라 유대인에게 안식이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뭐 이 정도 아니겄습니까.
근데, 야~하진 않고 웃기기만 무진장 웃기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7-15 20:13   좋아요 3 | URL
청소년 권장도서 라고 하기엔 좀쎌거 같아요 ㅎㅎ 야하진 않은데 전 좀 그렇더라구요 ㅋ 그래서 필립로스 다른 책(쌔버스의 극장) 을 못시작하고 있습니다 😅

다락방 2022-07-18 09:11   좋아요 1 | URL
저는 야한 걸로도 딱히 기억되지 않고 웃긴걸로 기억하고 있지도 않거든요. 필립 로스 글 잘 쓰네 라고 생각했다가 포트노이의 불평 읽었을 때는 그렇다고 다 재미잇는 건 아니군.. 하는 기억이 남아있는데, 혹여 제가 뭘 놓친건 아닌지 다시 읽어볼 참입니다. 다시 읽는만큼 재미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뭔가 건질 수 있기를... 아하하하하.

쌔버스의 극장은 좀 검색해봐야게어요. 엄청 하드코어 인가요? 흠흠.

새파랑 2022-07-18 09:45   좋아요 0 | URL
미미님이 읽고 슬럼프에 빠지셨다고 합니다 😅

다락방 2022-07-18 10:05   좋아요 1 | URL
책 엄청 두껍네요. 미미님은 이렇게 두꺼울 필요가 없었다고 감상 적으셨고요. ㅋㅋㅋ 아 뭔가 궁금해지네요. 사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07-15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당시 남친이었던 남편과 조카 데리고 돈까스에 분홍머리띠 사줬는데, 언니가 나중에 예쁜머리띠 누가 사줬냐니까. 몰라 어떤 아저씨가 ㅠㅠ 했어요. 다락방님 조카 똑똑인데요 ㅎㅎ 예전 그 조카 용돈줄때 남편이 모르는 아저씨가 주는데 받아도 되겠냐고 놀렸지요. 다락방님 조카이야기 참 좋아요. 우리 조키들 어릴때 이쁜짓 다 해서 지금은 가끔 진상에 ㅎㅎ 술주정해도 마냥 예뻐요. ㅎㅎ

다락방 2022-07-18 09:13   좋아요 1 | URL
저 주말에는 아가 조카랑 함께 초딩조카들 방문했어요. 초딩조카들이 아가 조카 예뻐서 막 어쩔 줄 모르고 졸졸 따라다니더라고요. 오죽하면 제가 ‘좀 거리를 둬!‘ 할 정도였답니다. 근데 이렇게 조카들 다 모여 있으니까 마음이 막 너무 좋아요. 막 눈물도 나고 감사하게 되고 그래요. 나한테 무슨 복이 있어서 이렇게 이쁜 아이들이 내 조카라고 찾아왔나 싶고요. 어휴 ..
제일 큰조카 생일파티 때문에 간거였는데 짱구 알람시계 선물해달라 해서 그거 사줬거든요. 너무 좋아하는거예요! 그것도 너무 예쁘고요. 짱구 알람시계를 좋아하는 아이라니. 그런데 고등학생 되면 아이폰 사달래요.. 음.. 그건... 너무.... 음... 아무튼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

yamoo 2022-07-18 0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끊임없이 책을 사시는 락방님^^

전 이제 책을 안 사요. 버려야 할 상황이고, 사무실에 기증도 100여 권 했어요..ㅎㅎ

책을 빨리 처분하고 공간이 생긴 곳에 캔버스를 쟁여놔야 합니다...어서요..ㅎㅎ

근데, 저 사진 중에 포트노이의 불평이 보이는 군요...반갑게도 저도 있는 책이라..근데, 필립 로스의 책도 조만간 어리론가 처분해야 할 듯합니다..ㅎㅎ

다락방 2022-07-18 09:14   좋아요 1 | URL
저는 읽는 족족 중고로 팔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속도가 책을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저도 지금 공간이 부족합니다. 에휴.. 그러면 사질 말아야 하는데 계속 사고 공간 비집고 책 두고... 저도 다른 취미를 가져야 책 사는 걸 멈추게 될까요? 인생...

저는 필립 로스의 책들 중에 좋은 것들이 있어서 아마도 남겨둘 것 같아요. 포트노이의 불평은 이미 읽고 팔았다가 다시 산 책이긴 합니다만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