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데 필요한 영어는 대단한 수준의 것이 아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영어 공부에 손을 놔버린 나같은 사람도 여행지에 가서 짧은 영어로 원하는 장소에 가고 원하는 음식을 먹기에는 무리가 없다. 여행지에서 내가 쓰는 영어라는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중학교 수준의 영어정도가 될 것이었다. 이거 얼마니, 나 여기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면 되니, 등등.

이번 여행에서 아마도 가장 길게 말한 영어는 고작 이정도였다. 헤이그의 한 까페에서 여동생에게 선물할 원두를 주문하고 또 내가 마실 커피를 한 잔 주문했을 때.


직원: 너 헤이그에 사니?

다락방: 아니, 나 사우스코리아에서 왔어.

직원: 오, 홀리데이야?

다락방:배케이션이야.

직원: 굿이구나. 너 바깥에 앉을 거니?

다락방: 아니, 여기 안쪽에 앉을게.

직원: 그럼 가서 앉아있어, 내가 갖다줄게.

다락방: 고마워.


중학교 교과서에서 숱하게 봤을 지문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지 않은가. 고작 이정도의 영어. 고작 이정도의 영어를 가져도 여행자의 시간은 딱히 불편함이 없다. 나는 나의 짧은 영어로 갈 곳을 갔고 먹을 것을 먹었다. 기차를 탈 줄 몰라 한 남자에게 물었는데 그 남자가 친절히 시간표와 플랫폼을 자신의 폰으로 검색해 알려주기에 "내가 너의 폰화면을 사진 찍어도 되겠니?" 라 물었고 그는 물론이라고 했다. 이걸 친구에게 말하자 그 앱을 가르쳐달라 하라는거다. 오, 그러네? 나는 다시 그 남자에게로 가 그 어플리케이션이 뭔지 알려줄 수 있니? 물었고 그는 앱스토어에 들어가 어떤걸 설치하면 되는지 알려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기차 타는 것을 마스터하게 된다.



결국 바꾸지 않았지만 기차의 시간을 바꾸는 것도 시도해볼 수 있었고 맥주병뚜껑을 모으는 친구를 위해 뚜껑은 오픈하지 말아달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중학교 수준의 영어로 이런 대화쯤은 가능하다. 아마 학창시절 영어를 배웠으나 이만큼도 못한다고 한다면, 그건 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아직 말할 수가 없어서' 정도, 그러니까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어려워서, 정도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외국에 장기간 체류하는 사람도 아니고 고작 며칠 정도 짧게 여행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동안 숱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나빴던 기억이 없다. 영국에 갔을 때는 캐리어를 들고 낑낑대며 계단을 오르는 나를 보고 한 남자가 친절히 다가와 짐을 올려다주었다. 한 아주머니는 기차역을 묻는 내게 나도 그쪽으로 가니 같이가자, 해주기도 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사용할 동전이 어떤건지 몰라 한 청소년으로 보이는 여성에게 동전들을 보이며 '어떤걸 넣으면 되니? 물었을 때, 그 여성은 내게 자신이 가진 동전을 주며 '이걸 넣어' 하기도 했다. 싱가폴에서는 버스를 어디에서 타는지 몰라 길을 묻자 한 아저씨가 나를 친히 데려다주기도 했다. 정작 너 중국인이냐 묻고 한국인이라는 대답에 자신의 양쪽 눈을 찢어 보이며 '너네는 다 비슷해서 모르겠어' 라고 한건, 홍콩 공항에서 대기하며 마주 앉아있던 동양인 여성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내 짧은 영어로 여행을 다니는 것에 불편함이 없었고 즐거운 기억만 가득하다. 그런데,



중국에 갔을 때는 달랐다.

청도에 갔던 때는 입국심사 할 때부터 문제가 생겼다. 친구들은 통과됐지만 나는 저쪽으로 불려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들에게 나는 나의 영어로 무슨 문제가 있냐, 내가 왜 여기있는 거냐 물었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고, 자기들끼리 중국어로 한참을 얘기했다. 나는 그들의 중국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끼리의 대화나 행동으로 보건데 여권과 실제의 이 사람은 같은가에 대해 얘기중인 것 같더라. 내가 대기하는 곳에는 나처럼 대기하는 사람들이 좀 더 있었는데, 그런 나를 바깥에서 기다리던 친구들에게 중국 직원은 내려가라고 내려가라고 했다. 친구들은 나를 걱정했고 나도 나를 걱정했다. 한 명씩 통과 시켜주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나를 통과시켜주었고, 나는 이 과정에서 아무말도 할 수 없었고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 


바깥을 나섰을 땐 더했다. 간판이 온통 한문이었다. 한문을 모르는 나를 원망했다. 택시 기사도 영어를 몰랐고 호텔 직원도 영어를 하지 못했다. 호텔에서의 직원은 스맛폰을 이용해 나와 영어로 대화했다. 나는 길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거리 가득 간판들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꼬치구이를 먹으러 갔을 때 꼬치 종류가 수십가지 였는데 이것은 뭐고 이것은 뭔지 알 수 없어 한 번은 '이것은 양이냐?' 라고 물어도 의사소통이 안돼 한문으로 양을 스맛폰에 쳐서 보여주었다. 직원은 아니라고 했고 돼지냐라고 묻고 싶었는데 급한 마음에 내가 내 코를 돼지코 만들면서 꿀꿀? 했더니 그렇다고 하며 직원들과 내 친구들까지 모두 웃었다. 청도를 떠날 때쯤엔, 다시는 중국에 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읽을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조금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이 느낌은 답답함과 무서움과 조금 더 다른 차원의 것인데 그것을 단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비참함? 위축됨?



이번 여행에서 잠깐 프랑스에 들렀다. 우리는 돌아가는 기차표를 사야했고 그래서 프랑스의 친구에게 초면에 실례지만 표 좀 사달라고 부탁했다. 친구와 기차역의 직원은 프랑스어로 얘기했다. 나는 아무것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친구는 호텔에서도, 식당에서도 불어로 대화해 주었고 나는 역시 아무것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또다시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여기 있지만 있지 않은 느낌이었다. 나의 존재가 이곳에서 무용하게 느껴졌다. 듣지도 못하고 말할 수도 없는 곳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내가 프랑스어를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그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비참했다. 내 앞에서 오고가는 대화를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 그것은 참담함일까? 그들이 나를 알아듣지 못하게 하려는게 아니었으니 모멸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쨌든 좋지 않은 기분임에는 분명했다. 나는, 내가 프랑스어를 못하는게 당연한데도, 그런데도 왜 이렇게 비참한 것인가. 왜 쪼그라드는 것인가. 이것은 내가 느껴 마땅한 감정인가?



어제 퇴근길 시사인을 읽었다.















짧게 이런 기사가 실려 있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 활동이 위축돼요"


신선영 ssy@sisain.co.kr


최상민씨(42)와 김대민씨(36)가 서울 마포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 설치된 주문용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에 바짝 다가섰다. 전맹(全盲) 시각장애인 최씨의 손이 음성지원 기능이 없는 ‘유리벽‘을 더듬었다. 선천성 미숙아망막증으로 형체만 보이는 시각장애인 김씨도 확대경을 사용했지만 주문이 불가능하긴 마찬가지였다. 그사이 매장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여러 대 중에 한대라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점자 패드나 음성안내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를설치할 수는 없을까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 활동이 위축되는 것 같아요."

키오스크가 보편화하고 있지만 장애인이 사용 가능한 기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가 올해 6월 전국 15개 지역 공공·민간업체 1002대 기기를 조사한 결과,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기기는 인천의 병원 한 곳에만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일부 개정 법률안‘이 내년 1월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밝힌 시행령 초안이 법안의 취지를 잘 담아내지 못하면서 두 사람의 걱정도 깊어졌다. 최씨는 시행령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갖춰야 할 기능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최대 2026년까지 ‘단계적 적용‘을 명시한 부분을 문제로 지적했다. "안내견과 자주 가던 동네 애견마트가 무인 점포로 바뀌면서 혼자서는 더 이상 갈 수 없게 됐어요." 두 사람은 지난 7월11일 시각장애인 당사자 60여명과 서울 중구의 맥도날드를 방문해 주문 퍼포먼스를 벌이는 항의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내세운 구호는 ‘응답하라 키오스크 유리장벽이 말할때까지’였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해질 수 있어요. 지하철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처럼." 빈손으로 매장을 떠나던 김씨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는 대단히 대단히 빡이쳐서 숨을 골라야 했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영어 간판이나 영어 메뉴판을 만들 때 한글을 반드시 병기하는 법률을 제정해달라고 국민청원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정부가 바뀌어버렸다. 나는 이게 대단히, 대단히 부조리하다고 생각한다. 깊이, 깊이 빡친다.

일전에도 얘기했지만 hair salon 이라는 간판을 보고 우리엄마는 저게 뭐하는 덴지 알지 못하신다.

일전에도 한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과 어떤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 커피숍을 찾을 수 없었노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간판이 죄다 영어였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SNS 에서는 쇼핑몰에서 식사를 하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어머니를 기다리다가 아버지가 '이 쇼핑몰안에서 내가 읽을 수 있는 간판은 없구나' 라고 하셨다는 경험이 올라오기도 했다.

배우지 않았으면 모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모두에게 배움이 허락되는 것도 아니다. 영어는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아니다. 하면 좋지만 안해도 사는데에는 지장이 없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에서라면. 왜 내가 나고 자란 나라에서 저 가게가 무슨 가게인지 모르고 이 메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야 하는가. 왜? '이것을 읽을 줄 아는 사람만 들어오라'는 뜻이 너무나 명백한데, 그것은 차별이 아닌가, 배제가 아닌가. 이 메뉴를 읽을 줄 아는 사람만 주문하라는 것은 모르는 사람은 손님으로 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닌가. 왜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 갈 수 없고 살 수 없는 것이 있어야 하는가, 그리고 왜 그게 점점 더 많아지는가. 그거 이상한거 아닌가. 이거 안이상해?


키오스크만 해도 그렇다.

키오스크 주문은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 낯설고 어렵다. 그나마 나는 사용할 기회가 자주 있어 괜찮지만, 키오스크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이것은 매우 힘든 일일 것이다. 나는 키오스크 앞에서 여러번 다른 사람을 대신해 도와준 적이 있다. 할아버지를, 내 또래의 아이엄마를 도와 주문을 완성시켜 준 것이었다. 왜,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 햄버거 하나 먹는 일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야 하는가. 이거 이상하지 않은가?


기사 속의 장애인이 햄버거가 먹고 싶어 주문하려 했을 때, 메뉴가 보이질 않아 한참 걸려 뒤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때, 그 장애인이 느껴야 할 불편함과 대기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복잡한 마음-그리고 이준석류가 느낄 마음-은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가. 사실, 고백하자면, 나조차도 키오스크에 대해 분노하고 이것은 부조리하다고 생각할 때, 노인들은 염두에 뒀지만 장애인은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 점이 부끄럽다. 보이지 않는 사람을 배제하기가 이렇게 쉽다. 기본적 셋팅 자체가 비장애인, 젊은사람, 배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 장애가 있는 사람들, 젊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아주 어린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우리는 모든 '돈 쓰는 인간'에 대한 기본을 '가질 거 가진 사람들'로 맞춰두고 있는게 아닌가.


빡친다 대단히 빡친다.

어제 퇴근길에 저 짧은 기사를 읽고 이것이 그저 빡침으로만 있으면 안되는데,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역시.. 정치인이 되어야 하는가? 그러나 나의 의식의 흐름은 나의 '털어서 먼지만 수두룩한 과거'에 이르고, 그렇다면.. 내가 나인 걸 모르게, 신상털이 안당하게,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서 정치인이 되어야 할까, 그러기 위해서 성형수술을 해야 하나.. 여튼 별 생각을 다했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인은 똑똑한 사람이다. 똑똑하다는 것은 하버드를 나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출신 대학이 어디이든 혹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어도, 보이는 바로 이 장면에 보이지 않는 다른 것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다. 그런 똑똑한 사람이 리더가 되고 지도자가 되고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자꾸 숨게 한다. 먹고 싶은 햄버거 먹는데 눈치를 봐야 되고 누가 대신해주길 기다려야 하고 차라리 먹기를 참아야 하게 된다. 


이 나라에서 나고 자랐는데 마치 내 앞에서 외국어만이 가득한 것 같은 비참함을 이 나라 국민이 느껴서는 안되는 거 아닌가. 내 앞에서 행해지는 말들이 내게도 들리고 또 나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보이는 곳에 있는 것을 나는 읽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게 아닌가. 적어도 여기가 내가 나고 자란 곳이라면, 내가 프랑스에서, 중국에서 느꼈던 그런 초조함과 비참함을 느끼게 해서는 안되는거 아닌가.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 먹고 사는 일에 위축되는 거, 그거 너무 이상하잖아.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 햄버거 하나 사먹는 일에 쫄보가 되는거, 그건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이 나라가, 이 나라의 시스템이, 이 나라의 문화가 잘못한 게 맞다.



대한민국의 영어 간판, 영어 메뉴, 키오스크.. 다 좆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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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8-12 08: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상해요 이상합니다.
다락방님이 프랑스 어와 중국어를 못해도 한국어로는 이렇게 근사한 산문을 쓸 수 있는 것 처럼, 글씨와 그림이 보이지 않아도 영어를 잘 다루지 못해도 자기의 영역과 범위 안에서는 누구보다 멋진 사유와 소통을 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말이죠.
말씀대로 돈을 쓸 수 있는 사람들 쓸 수 있는 의향과 자원을 가진 사람들을 기본 값으로 기술들을 셋팅하고 또 그걸 빨리 따라가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기술에 맞춰 설정하고, 그렇게 개발시켜서 달에가고 화성에가고 금성에 가면 대체뭐가 남는 거죠? 진짜 적당히들 좀… 왜들 그러고 있는 건지…. 전 정용진이 예쁜 여자 ai를 ssg 모델로 쓰는 것도 너무 이상하고요 ㅠㅠ (전 그런가 하면 가상화폐 개발하는 개발자 애들의 도덕적 해이 수준 너무 심각한 것 같더라고요 ㅠㅠㅠ 진짜 한탕주의로 기술개발하면서 대단한 거 만드는 척 하는 것도 너무 승질나고.. 그게 사회현상인 것도 이해는 가는데 빡침..) 대체 기술 지금 어디로 가는 거며 적당히좀 하라고 하고 싶어요 ㅠㅠ 승질나 ㅠㅠ

다락방 2022-08-12 10:26   좋아요 6 | URL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 더 발전시킨다는 것은 과연 ‘누구에게‘ 편리한가, 라고 물어보면 되는 것 같아요. 최소한 그것이 노인들과 장애인들, 사회의 약자들에게 유리한 건 결코 아닌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송금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고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그걸로 송금하는 걸 너무 어려워하시거든요. 번번이 제가 해드려야 하고 계속 부탁하기 어려워하시며 은행에 직접 나가십니다. 은행에 나가서 하면 되긴 하겠지만 자꾸 기계로 하는걸 유도하잖아요. 그게 너무 속상해요. 왜 살던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앞으로 살아가기가 빡세야 하는지.

다 개똥같아요, 다!!

공쟝쟝 2022-08-12 11:11   좋아요 4 | URL
과거엔 그래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질문을 했고, 어떤 기술을 여전히 그 시선을 향해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질문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렇게 공부하기 좋은 세상에 공부 안해서 돈 못버는 거는 너무 게으른거다 하는 담론도 너무 팽배하고요… 걱정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반성도 되고 그러네요. 그렇지만 이미 편리해져버린 것은 되돌릴 수도 없을 것이며…

다락방 2022-08-12 13:48   좋아요 4 | URL
저 오늘 점심 먹고 들어오면서 <토지1> 오디오북으로 들었거든요. 거기에서 길상이가 스님한테 글을 배웠다는 걸 구천이가 알게되는데 그 때 길상이에게 그래요. ‘멈추면 까먹는다‘ 라고요. 그래서 틈틈이 글공부를 가르쳐요.
편리함은 멈춤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편리함은 더이상 내가 뭘 더 하지 않아도 되게 하잖아요. 제일 처음 핸드폰에 단축번호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더이상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되었던 것처럼요. 발달은 반드시 멈춤을 불러오고 멈춤은 퇴보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생각하기를, 기억하기를, 공부하길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 같아요, 쟝님.

공쟝쟝 2022-08-12 16:36   좋아요 0 | URL
피가 되고 살이 (정말로) 되는 부장님 말씀 뼈(해장국)에새기게씁니다🫡🫡

blanca 2022-08-12 09: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본에 갔을 때 느낀 것과 비슷해요. 저는 한자를 잘 모르고 일본어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프랑스도 그럴 것 같아요. 이게 사고라도 터지면 더욱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여행지를 갈 때에는 그 나라의 언어를 조금이라도 준비하는 게 좋다고 하나봐요. 요새 디지털 문해력 관련 저도 많은 걸 느껴서 공감합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키오스크를 너무 과하게 도입해서 노인들과 장애인들 접근이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이제 카페마다 직원들 줄이고 마트마다 다 고객이 계산하게 만드는데 강력한 거부감 들어요. IT 강국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다락방 2022-08-12 10:28   좋아요 5 | URL
블랑카 님, 사실 저도 외국에 갈 거라면 그 나라의 언어를 기본적인 걸 익혀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채로 가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알면서 가는 것이 일종의 예의인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태국 갈 때는 인사와 땡큐 정도는 기억하고 갔었거든요. 영어로 물어보아도 감사하다는 건 그 나라 말로 하고 싶어서요. 사실 모든 대화도 그 나라 말로 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요. 그러나 외국에 가서 느끼는 위축감과 국내에서 모국어를 가지고 살면서도 위축되는 건 아주 다르지요. 이 나라에 살면서 사회적 약자로서 위축됨을 느껴야 된다는 거, 내가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없어 줄이 길어지고 그것 때문에 초조해진다는 거, 그거 너무 있어서는 안되는 일인것 같아요. 키오스크를 과도하게 도입해서 좋은 건 누구일까요? 결국 원래부터 배부른 자들이었던 거 아닐까요? 아 너무 화가나요 진짜 ㅠㅠ

라파엘 2022-08-12 09: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성장과 발전이라는 경로에서 가치판단이 분리되어 버린 우리의 현실은, 앞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더 많은 소외와 배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 안에서 사유하게 되기 때문에, 더불어 살아보지 못하고 많은 특권 안에서 살아온 사람일수록, 자신이 자연스럽게 누리던 특권 밖의 삶을 이해하고 사유하기가 쉽지 않지요. 이러한 문제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부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개인의 욕망의 추구를 사회발전의 동인으로 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욕망의 성취 정도가 그 삶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인간은 점점 더 개인화될 수밖에 없고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의 세계관 자체가 변화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22-08-12 10:33   좋아요 5 | URL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중요하고 그래서 다들 돈을 벌고 싶어하고 조금이라도 더 벌고 싶어하고 잘 쓰고 싶어하고, 이런 욕망은 누구나에게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저도 돈 좋아하고요. 돈 쓰면서 기뻐하는 사람인데, 돈을 잘 이용하고 좋아하는 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만 돈에 미쳐버리는 건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마트나 패스트푸드 모두 키오스크 도입해서 인건비 줄이고 그러면서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은 자연스레 배제되는 것 같아요. 저는 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라파엘 님. 인건비를 줄이고자 생각하는 주체는 이미 많이 가진 사람일 것입니다. 소외되고 배제되는 건 언제나 없는자, 약자이지요. 없는자 약자는 살아보기 위해 발버둥쳐도 자꾸 뒤로 밀려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라는 인식이 생기고요. 아 진짜 미쳐버리겠어요. 현대 사회의 세계관 자체가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적극 공감하지만, 그럴 수 있을까요? 세상이 오늘은 똥같아요 ㅠㅠ

라파엘 2022-08-12 11:09   좋아요 2 | URL
돈 자체는 가치 중립적인 것이니까 돈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고요, 현대에 주로 돈으로 대표되기는 하지만 단지 돈이 아니라 기본적 욕구와 구별되는 사적 욕망을 의미하고 한 이야기였어요. 저는 욕망이 아니라 선한 정감이 먼저 사회의 기반이 되지 않으면, 약자도 가지지 못해서 강자의 삶을 살지 못할 뿐이지 실상은 강자와 다를 바 없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거든요... 아무튼 다락방님처럼 선한 정감을 가지고 이렇게 사회에 문제의식을 느끼며 발언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세상에 희망은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점심 메뉴 두 가지 다 맛있는 걸로 드시고, 기분이 좀 나아지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다락방 2022-08-12 11:14   좋아요 3 | URL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요, 라파엘 님.
저는 이 문제를 생각하다가 ‘미쳐버리는 지점‘ 에 대해 생각했거든요.
돈도 그렇지만 사랑이라는 감정 혹은 당신이라는 대상에 대해서 좋아하다가 적당한 선을 넘어버리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잘 지켜야 되는데 그걸 지키지 못해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 같고요. 댓글 쓰다가 ‘그게 뭐든 과하다가 미쳐버리면 문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댓글이 이렇게 되었어요.

저는, 음, 선한 정감을 가진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건 모르겠지만 저는 ‘이건 아니다‘는 느껴요. 그리고 그간의 삶을 돌이켜보면 ‘이건 아니다‘라고 느꼈을 때, 그건 정말 아닌거더라고요.

아직 점심 메뉴 결정 못하고 있었는데 음.. 오늘은 볶음밥을 먹을까 생각합니다. 밥과 짜장이 동시에...흠흠.

라파엘 2022-08-12 11:26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해요. 말씀하신 그 선을 넘어버리는 지점이, 제가 경계하며 이야기하는 욕망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해요... 이 페이퍼도 그렇지만, 평소에 다락방님의 글을 보면 사람 자체가 기본적으로 선한 사람이라고 느껴집니다... 점심 메뉴로 볶음밥도 좋네요. 밥과 짜장이 동시에, 게다가 짬뽕 국물까지 하면 무려 세 가지 😆

다락방 2022-08-12 14:09   좋아요 3 | URL
짬뽕국물 대신 계란국물이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게살 볶음밥 남기지 않고 삭삭 다 먹고 왔어요. 히히.
이제 졸 시간이네요 ㅋㅋㅋㅋ 꾸벅꾸벅.

거리의화가 2022-08-12 09: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중국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 저도 무척 공감합니다. 중국인들이 영어 교육을 열심히 받는걸로 알고 있는데 실제 가보면 모든 간판은 한문이고 대화의 대부분은 중국어로 하니까(그것도 지역마다 다 다름) 너무 불편하고 답답했어요. 관광객인거 뻔히 그들도 아니까 ‘너희들은 당연히 중국에 왔으니 중국어가 당연한거야.‘ 그건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안에서도 버젓이 갈라치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이나 귀가 불편한 경우 어떻게 이 나라에서 생활할까 생각하면 아득해지네요-_-; 키오스크 저조차도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오류도 많고;;;(터치 오류 등) 어르신들, 장애인들은 오죽할까요.

다락방 2022-08-12 10:35   좋아요 4 | URL
사실 제가 외국인으로 다른 나라에 갔다면 어느 정도 그 나라에 대해 공부하고 가는 것이 옳은 것이겠지요.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말하지 못해 위축된다는 것은 어쩌면 찾아들 수밖에 없는 감정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저라도 제가 사는 나라로 돌아오면 다시 말하고 듣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제 나라로 돌아오면 그게 가능해지잖아요. 이건, 저 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누구나 다 마찬가지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되지 않는다는 거,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거, 이게 바로 미치는 지점인 것 같아요.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개발을 하고 편리하게 바꿔나가는지 모르겠어요. 기술이 발전해서 좋은건 누구일까요? 키오스크 도입하고 좋은 건 누구일까요? 최소한 그게 노동자도 아니요 사회적 약자도 아닐 것입니다. 아 진짜 너무 화가나요 ㅠㅠ

잠자냥 2022-08-12 1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매우 매우 공감합니다. 구구절절.
돼지코 부분만 빼고 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2 10:21   좋아요 3 | URL
(피식)

다락방 2022-08-12 10:35   좋아요 2 | URL
살아가기 위해서는 중국에 가서 돼지코도 만들고 그래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세상 진짜 개똥같은 세상이에요. 오늘은 나의 인류애가 사라진다...

다섯 2022-08-12 1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깊이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2-08-12 10:36   좋아요 2 | URL
키오스크도 영어 메뉴판과 간판 가득한 코리아도 다 짜증나요 ㅠㅠ

독서괭 2022-08-12 14: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깊이 공감합니다..!!! 문맹률이 이렇게 낮은 나라에서 사람들을 문맹으로 만들고 있네요 ㅜㅜ 저도 예전에 누군가가 주차장에 “입구””출구”가 아니라 “IN””OUT”만 써 있는 경우를 지적하는 얘길 듣고 이거 굉장히 위험한 거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키오스크 싫어요. 뭐 물어볼 수도 없고 ㅜㅜ
근데 다락방님 토지 오디오북으로 들으셨다는 말씀에 반갑네요😆

다락방 2022-08-12 14:25   좋아요 4 | URL
영화 EXIT 를 부모님 모시고 가서 재미있게 보았는데 아빠가 나오시면서 ‘엑시트가 무슨 뜻이냐‘ 물으셨어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너무 짜증나요. 빌딩 비상구에는 죄다 EXIT 라고 써있잖아요. 예전에 할머니가 저를 부르시더니 종이에 WAY OUT 을 그리시면서 ‘지하철 타다 보면 이게 자주 보이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 하셨어요.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미친 나라에요. 한국 사람들 사는 나라에서 왜 죄다 영어를 써놔요. 입구 출구 같은건 정말 한글로 써야죠. 누구나 다 알아볼 수 있게 말예요. 나라 미쳤나봐요 ㅠㅠ
키오스크 앞에서 당황하는 어른들 많이 보았는데 그 때마다 막 미치겠는 마음이 돼요. 게다가 뒤에 줄까지 서면 당사자는 더 힘들잖아요 ㅠㅠ 키오스크가 더 편한 사람들이 없진 않을테니 키오스크도 사람도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토지 오디오북은 점심 먹을 때 조금씩 들어요. 몇몇 부분 들으면서 기억해뒀다 페이퍼 써야지,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려요. 성우들이 읽어주는거라 재미있게 듣고 있지만 역시 종이책에 밑줄 그어야 바로 페이퍼도 쓰게 되는것 같아요. 그래도 재독은 오디오북으로 끝내보렵니다. 후훗. 저에게 토지 오디오북의 존재를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


독서괭 2022-08-12 15:44   좋아요 1 | URL
exit, way out 일화 안타깝네요ㅜㅜ
토지 오디오북 권한 사람으로서 몹시 뿌듯합니다 ㅎㅎㅎ 저는 5권 끝내고 리뷰 썼어요!

다락방 2022-08-12 15:55   좋아요 3 | URL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는데 살기위해 영어를 공부해야 하다니, 이거 너무 이상하잖아요 ㅠㅠ

저는 얼른 오디오북으로 토지를 끝내고 싶습니다!
라고 1권 초반인 사람이 말씀드립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2 1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국가에 대한 동경이 온 지구를 지배하는 한, ‘Way Out’등의 기현상은 없어지지 않을 거에요. 그게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생각,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지도층이라면요. 영국의 귀족들이 프랑스어로 이야기했던 역사가 오늘에도 이어지는 것일테고요.

2. 키오스크의 메시지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빨리 주문하지 못 한다면 돈 있어도 먹지 마라. 네가 먹으려고 하는게 민폐야… 이런 메시지요ㅠㅠ

3. 은행 업무 보러 갔는데요, 오전에요. 손님 중에 제가 최연소 ㅋㅋㅋ 부끄럽더이다. 하하하.

4. 공감 곱하기 50의 글입니다.

다락방 2022-08-12 15:59   좋아요 3 | URL
1. 단발머리 님,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국가에 대한 동경을 저 또한 가지고 있는지라 참 저도 그 기현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네요. 맞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한국식당 갔다가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식당 종업원 보고 ‘얼마나 공부하면 저렇게 될까‘ 싶더라고요. 이 영어에 대한 동경, 이걸 어쩌면 좋을까요. ㅠㅠ 동경은 있되 현실에서는 아직 어글리 러브도 못읽고 있는....

2. 키오스크는 더 간편함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그게 누구에게 더 편함을 가져다주는지는 확연히 갈리는 부분인 것 같아요. 키오스크는 사회적 약자를 뒤로 숨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문과 구입 자체를 못해서도 숨고 일자리를 찾지 못해 숨고요.

3. 저는 회사 업무상 은행 방문할 일이 자주 있는데 아주 여러번 노인 손님들 상대하며 힘들어하는 직원들을 보게 돼요. 스마트폰 뱅킹 알려주는데 고객은 알아듣질 못하고... ㅠㅠ 이런 일을 은행 직원들은 자주 경험하겠죠? 고객도 답답하고 직원도 답답하고. 이게 뭐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 공감을 주셨으니 다음에 땡투로 보답하겠습니다. ㅎㅎ

mini74 2022-08-12 15: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키오스크 앞에서 버벅, 뒤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미안해서 물러났다가 다시 했던 경험있어요. 저희 엄마가 한번은 젊은것들이 택시를 새치기한다고 분노하시기에 들어보니, 엄마는 옛날방식으로 택시를 기다리고 젊은사람들은 카카오택시를 부르고 ㅠㅠ 그러니 엄마 눈엔 새치기로 보였나봐요. 기차예약도 마찬가지고 ㅠㅠ.

다락방 2022-08-12 16:01   좋아요 3 | URL
키오스크 앞에서 버벅대고 있는 사람들은 뒤에 늘어선 줄에 부담스러워하잖아요. 그게 뻔히 보이잖아요. 왜 사람이 내 돈 주고 내가 사먹겠다는데도 그런 느낌을 가져야 하나요 ㅠㅠ 너무 싫어요 진짜. 키오스크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매대도 있어야해요!! ㅠㅠ
택시도 기차도 폰으로 예약할 수 있는 사람에게 그건 더 편해진 게 맞죠. 편리해졌죠. 시간도 에너지도 절약되고요. 저도 택시는 폰으로 예약하는데 목적지를 직접 말하지 않고 찍어두는 것만으로도 세상 편하더라고요. 그런데 폰으로 예약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아 진짜 미친세상이에요 ㅠㅠ

바람돌이 2022-08-12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키오스크 쓰다가 진짜 어르신들은 이제 여기와서 주문도 못하겠구나싶더라구요. 제가 어제 읽은 책에서도 끊임없이 젠트리피케이션 얘기하면서 특정 계층의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다른 취약계층의 공간점유를 침해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더라구요. 온갖 정책들이 편리를 추구하는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배려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편리함이 아니라 일종의 폭력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행가서 외국어에 대한 로망은 저는 이제 탈피한듯합니다. 돈내는 사람은 나니까 너희가 내 짧은 영어를 알아들어야지 뭐 이런 마인드 장착했달까요? 나이들고 해외 다니는거 늘고 그러니까 저절로 뻔뻔스러워지더라구요. ㅎㅎ

다락방 2022-08-15 16: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바람돌이 님. 편리를 혹은 편의를 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특정 계층에게만 해당되는 것 같아요. 이미 가진 자가 주축이 되고 소비가 가능한 자들이 중심이 되고요. 햄버거를 사먹을 수 없는 장애인에 대한 기사를 읽노라니, 노인들은 그리고 장애인들은 햄버거를 먹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건가 싶고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우리는 편리라는 목적으로 사회적약자들을 바깥으로 몰아내고 구석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요. 나오지마, 보이지마. 누군가를 숨어들게 만드는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일 리가 없잖아요. 누군가의 편리라는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거죠. 아 너무 징그럽고 짜증나요.


사실 외국인이니만큼 현지 생활자들처럼 잘할 수 없잖아요. 그걸 아니까 상대도 듣고 이해해주려 하는 태도도 보이고 그래서 그나마 대화도 되고 여행이 지속되는 것 같은데, 아마 욕심이겠죠, 저의 욕심. 잘하고 싶다, 는 욕심이요. 욕심을 채우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공부 하기는 싫고... 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

난티나무 2022-08-13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키오스크 뿐만이 아니겠죠. 마트에서 할인받으려면 무슨 앱을 깔고 카톡으로 로그인을 해야 하는데 그걸 나이 많은 사람들은 못해서 눈총을 받고 눈치를 보고 그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런 예는 넘쳐날 것 같아요. 저도 한국에 가면 멍~~~한 상태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한국에서의 지나친 영어메뉴/간판 등에도 공감합니다.

다락방님이 빠리에서 느끼셨던 언어위축감(?)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몇몇 경험들이 생각나네요.^^;;;;

다락방 2022-08-15 16:22   좋아요 0 | URL
저는 카카오톡을 안하는데 옷가게에서 옷을 사려고 해도 카톡 친구로 추가하면 얼마 할인해주고 뭐 이런게 있더라고요. 뻔히 알면서도 안하기 때문에 오천원 더 비싸게 사는게 되게 짜증나요. 그렇다고 그 오천원할인 때문에 카톡을 설치하기도 싫고요. 어떻게 사수해온 내 카톡사용안함인데 옷 할인 받자고 설치하냐 안한다 이놈들아!! 이러면서요. 아하하하.

열심히 살려고 하고 살고 싶지만, 사회에서 자꾸 숨으라고 강제하는 건 너무 비극인것 같아요. 저는 외국에서 외국어 못하는 걸로도 위축되는데, 그잠깐도 미치겠는데, 진짜 어떡하나요.. ㅠㅠ 특히 모국에서 그런거 느끼는 거 진짜 너무 아니잖아요. ㅜㅜㅜ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내가 자주 인용하는 위 구절은 만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오는 것이다. 정작 그 만화의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저 구절만큼은 인상깊었기에 잊지 않고 있다. 전쟁의 신이 나오고 네 딸들 중 막내가 전쟁의 신과 사랑에 빠지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나는 만화를 싫어하지 않고 대학 시절엔 만화방에서 살기도 했지만, 내가 만화를 즐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픽 노블도 마찬가지. 만화나 그래픽 노블에는 좀처럼 집중이 잘 되질 않는다. 각설하고,


프랑스는 내가 가보고 싶은 나라였던 적이 없다. 프랑스나 파리에 대한 낭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내게는 《파리는 날마다 축제》의 헤밍웨이가 생굴과 화이트와인을 맛있게 먹었던 것만 생각나는 장소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어디에 가보고 싶다, 왜 가보고 싶다는 숱한 이유들과 장소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프랑스 파리가 그 사이에 있었던 적은 없다. 이번 여행에서도 내가 가는 곳은 네덜란드였고 벨기에를 들르자, 고 동행과 진작 얘기해둔 터였지만 파리는 아니었다. 파리? 기차타고 갈 수 있으니 가도 좋겠지만 뭐 딱히. 이정도의 생각만 갖고 있다가, 마침 프랑스에 살고 계신 알라디너 분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고, 그렇다면 우리가 파리를 가자! 하게 된것이었다. 무엇을 보러 가거나 여행이 아닌, 이번 파리행은 순전히 그 알라디너 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자, 그래, 우리 파리를 가는거야, 파리를 가자, 왜? 친구 만나러!! 이렇게 된 것이었다.


가기까지는 아주 힘든 과정을 겪어내야만 했다. 예약해둔 열차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시 돌아오는 기차편을 예약할 수 없었고 파리를 취소할라했더니 호텔은 취소불가로 예약했었고.. 하아- 게다가 내 마음은 이미 '내가 너를 만나러 간다'고 말한 이상, 그 말을 지켜내고 싶었다. 간다고 했으니 기다릴 것이고 간다고 했으니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 오는 차편은 우리가 예약한 유레일이 아니라도 어떻게든 올 수 있고 여차하면 비행기라도 타자, 하고 동행과 나는 최종적으로 파리로 향했다. 백팩 안에는 파리에서 만날 친구에게 줄 책들이 들어 있었다. 한 권은 친구가 원하는 책으로 준비하고 그리고 친구가 미처 구입하지 못했을 책들을 고심끝에 두 권 더 골랐다. 마침 책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굿즈로 에세 노트도 준단다. 그래, 이것도 선택하자. 알라딘 드립백 커피는 마셔봤을까? 이번 참에 가져가자. 그렇게 무거운 백팩을 메고 동행과 나는 파리로 향했다.

















파리에 도착해 친구를 만나고(우리의 첫만남이었다!) 인사를 나누는데, 아니 프랑스에 사는 친구가 우리랑 고작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건만 캐리어를 끌고온게 눈에 띈다. 아니, 웬 캐리어에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이 호텔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따로 쓰도록 하겠다. 여러분 파리에 여행간다면 호텔에 기꺼이 돈을 투자하세요, 20만원 정도로는 한국 모텔보다 못한 곳에 묵게될 것이다...) 바깥에 나가 저녁을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숙소 안의 테이블 앞에 우리는 둘러 앉았다. 맙소사, 프랑스의 친구는 우리를 위해 와인을 가져왔고 과일과 치즈, 햄, 과자까지 안주도 가득 준비해온게 아닌가. 테이블 한가득 차려진 술과 안주를 보니 이 엄청난 환대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에어컨이 없는 호텔임을 미리 인지하고(네, 20만원짜리 호텔인데 에어컨이 없었습니다) 미니 선풍기까지 가져왔는데, 이 선풍기는 그 날 90프로는 나만을 위해 사용하게 되었다. 이 먼 곳까지 와서, 이런 환대를 받다니. 


우리는 밤이 깊도록 얘기를 나누었다. 사실 밤을 새고 싶었지만 너무나 피곤해서 그럴 수가 없었다. 

다음날 일어난 우리는 아침을 먹고 호텔에 캐리어를 맡기고 우리가 이왕에 파리에 간 김에 유일한 목표였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가기로 했다. 가기 전 나는 동행에게 '우리 숙소에서 40분만 걸으면 돼' 라고 말했던 터. 그러나 여행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지도에서 말하는 40분은 여행객에게 결코 40분이 아니라는 것....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초보여행자에게 반드시 이걸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러두곤 한다.

지도의 '걸어서 40분'이 '너에게도 걸어서 40'분을 의미하는 건 결코 아니야!!



파리는 웅장했다. 정말로 대도시였다. 암스테르담과 네덜란드의 작은 다른 지역들을 둘러보고 온 터였고 브뤼셀까지 다녀온 터라 파리의 웅장함은 더 크게 와닿았다. 와, 진짜 웅장하다 웅장해. 우리는 그날 땡볕에 엄청나게 걸었고, 처음 가 본 파리의 웅장함에 감탄하기도 잠시, 지독한 냄새에 깜짝 놀랐다. 브뤼셀에서도 맡았던 냄새였는데, 이 찌린내... 와. 공중화장실이 유료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걸까? 어떻게 이렇게 냄새가 지독하지? 나는 파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남동생에게 '여기 왜이렇게 찌린내가 나냐' 했더니 남동생도 이내, '거기 진짜 찌린내 심하지' 답해왔다. 와. 너무 놀랍게도 지독한 냄새가 나는 곳이었어. 굳이 이걸 맡아보러 파리까지 오진 않아도 되겠지만, 파리에 오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까지 땡볕에 걸으면서 우리는 노틀담 성당도 (지나가며) 보았고, 루브르 박물관도 지나쳤다. 루브르 박물관은 그 압도적인 사이즈에 놀라서, 와 여기 관람하라면 2박3일은 걸리겠는데? 했다. 

세느강을 지나치게 되는건 덤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비포 선셋>을 다시 보았는데, 우리가 파리에 가게 되면 그들이 걸었던 세느강을 우리도 걷게 되는 것인가, 후훗, 했고, 그렇게 마침내, 세느강에 닿았던 것!







그리고 이건 동영상





(30초밖에 안되는 영상인데 왜케 어지러워..)


세느강 앞에 서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내가 파리에 대한 로망이 있든 없든 그것과 별개로, 내가 세느강에 와있다니. 그러니까 나는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세느강이 있을 거라고는 한 번도 예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브뤼셀에 가고 싶었고 암스테르담에 가고 싶었다. 내가 가고 싶다면 내가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 그곳들을 계획하고 넣을 수 있을 것이지만, 세느강에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세느강에 와있었다. 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벅참과 설렘 그리고 기쁨이었다. 행복했다. 내가, 세느강에 와있네? 내가 세느강에 언젠가 가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앞이었다. 순전한 기쁨이 몰려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우연함과 설렘 그리고 기쁨과 행복이 이렇게 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니, 그렇다면 그것은 앞으로 내 인생에 또 얼마든지 찾아들지 않겠는가. 내 인생의 지금 시점에 세느강을 생각하지 못했던 터라, 와, 그렇다면 앞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까? 내 미래에 대한 기분 좋은 전망 같은 것이 꿈틀거렸다. 세느강 앞에서 짧게 영상으로 촬영하면서, 와, 내 미래, 진짜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하다, 하게된 것이었다. 

내 인생의 지금 시점에 세느강이 있다니, 앞으로 내 미래는 어떻게 진행될까.

그것이 내가 파리에서 느낀 것이었다. 
누가 내게 파리에 다시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나는 고민없이 '아니' 라고 하겠지만, 그러나 파리에 다녀온 경험은 자지러지게 좋았다. 어쩐지 내 미래가 밝게 뻗어나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준 곳이었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내 인생에 의미가 가득가득해질 것 같은 거다. 
파리에 다녀오길 잘했다. 정말 잘했다. 좋은 시간이었다. 



몇해전 친구와 한참 여행을 다니던 때, 핏빗을 샀더랬다. 그 때 매일 회사에도 차고 다녔었는데 그래봤자 매일 만 보가 넘는터라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던져두다가, 여행을 갈 때면 착용해서 지도에 내가 걸은 길을 체크했었는데 그게 꽤 재미있었다. 나는 여행을 가면 주로 걸으며 이동하는데-그러려고 여행을 간다- 걷기 전에 출발 에 체크해두고 어느 정도 걸음을 멈추면 완료라고 체크하면 된다. 그러면 내가 걸었던 곳의 흔적이 고스란히 지도에 표시되어 남는다.

이번 여행이 하도 오랜만이라 먼지 쌓인 핏빗을 다시 꺼내고 작동되나 테스트도 해보고 여행에 가져갔다. 그러나 오래된 탓인지 내가 자꾸 시작을 누르는 걸 까먹었다. 멈춤을 누르는 걸 까먹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기록들이 남았다.








기록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재미없지만, 살아가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재미있다. 


여행에서 돌아와 독서 멈춤 상태가 되어있고 그것이 좀 초조하지만 이러다 곧 회복하겠지, 하고 있다. 책을 읽지 않고 얼마나 지내는가 보자. 그렇지만 책을 사기는 하자. (응?)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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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센 강, 책방, 로맨스
    from 마지막 키스 2023-03-31 09:11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점의 이야기라면 일단 끌릴 것이다. 나도 그렇긴한데 그렇다고 서점과 책방이 들어가는 모든 책들을 다 읽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이라는 제목은 지난번에도 언급한것처럼 메콩강이나 한강이었으면 안 읽었을 것 같은데 센강이라서 읽었다. 음, 무슨 얘기를 먼저 할까.센 강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해볼까.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특히나 도시로 가는 여행을 좋아한다. 휴양지보다 도시를 갈 때 만족하고 휴양지보다 도시를 가고 싶다
 
 
거리의화가 2022-08-11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측 못한 미래가 현실이 된 다락방님의 여행기 재미나게 읽었어요. 친구분과의 만남도 감동입니다ㅠㅠ 세느강~~~ 와!!! 저도 파리는 가보지 못했지만 여러 여행객들의 후기를 통해서 지린내가 지독하다는 걸 들은터라...ㅎㅎㅎ 저도 파리는 제 리스트에 없는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제가 언젠가 죽기 전에 파리를 갈 일이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하면 또 설레고 그렇네요.
언제나 그렇듯 책 읽기는 금방 회복하실거고요^^

다락방 2022-08-11 10:17   좋아요 1 | URL
세느강이 저의 목적지가 아니었는데도 그 앞에 서니까 막 너무 좋으면서, 와 내 인생 어쩌려고 여기에 와있나 싶으면서 흥분되더라고요. 예측하지 못했으나 흥분하게 되는 또 여러 장소에 제가 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씐나는 것입니다. 인생 즐겁고 씐나게 살 가능성이 열려있는 거지요. 껄껄. 너무 좋지 않습니까?
얼마전에 다른 분도 샤롤드골 공항에서 엄청난 지린내를 맡았다 하셨는데, 와 저는 진짜 너무 놀래버리고 그 냄새가 각인이 되어서 서울에 돌아와서도 공기중에 그 냄새가 막 떠다니는 것 같았어요. 지독했어요 ㅠㅠ

책 읽기 회복을 위해 저에게 기운을 주고자 방금전에 책을 미친듯이 주문했습니다. 탕 to the 진!! 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08-11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명의 딸들이 각자의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간 만화죠. 정말 좋아하는 만화 중에 하나에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한 때 입에 달고 살았는데 너무 맞는 말이에요!!! 파리에 계신 알라디너 친구님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 재미있습니다. 세느 강은 좋은데 다시 파리에 가고 싶지는 않아 하시는 다락방님 귀엽습니다. ㅎㅎㅎ

근데 책을 읽지 않으실 수 있을까요?? 책은 늘 사는 거라지만요 ㅎㅎㅎ

다락방 2022-08-11 10:26   좋아요 2 | URL
저는 막내딸이 전쟁의 신과 사랑했고 전쟁의 신 에일레스 였나 엄청 멋있었다.. 뭐 이런 기억만 어렴풋하게 남아있어요. 너무 오래되어서 그정도의 기억만. 그러나 저 구절 만큼은 진짜 명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참진리 아니겠습니까?! 기쁜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점이 있으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 <인사이드 아웃> 에서도 그런거 나오잖아요. 기쁨이가 크게 활약이 가능한건 그전에 슬픔이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요. 후훗.

책을 읽고 싶은 저를 찾기 위해 일단 책을 엄청나게 질렀습니다. 이게 효과가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08-11 15: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베드신이 나와서 으앗 하면서 봤는데... 막내가 레 샤르휘나고 불사조의 딸이죠. 전쟁의 신 에일레스랑 잘 되길 진짜 바랐는데, 완결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더랬죠. 저는 첫째딸인 레 마누아를 제일 좋아합니다. 비극적인 인물이에요 ㅎㅎㅎ 결국 모든 것은 사라지고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책을 엄청나게 지르셨으니, 아마 읽게 되지 않으실까요 ㅎㅎㅎ

다락방 2022-08-11 15:05   좋아요 2 | URL
동굴에서 섹스하는 신이 있지 않았나요? 왜 저는 동굴이 자꾸 생각나죠? ㅋㅋㅋㅋㅋ 사람이 음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오늘 열 권 주문했어요!! 이번 주말 가기 전에 배송된 책들 사진 올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사진 올리려고 책 사는 사람)

꼬마요정 2022-08-11 15:06   좋아요 0 | URL
다 기억하시는군요… 흐흐흐

다락방 2022-08-11 15:16   좋아요 2 | URL
아뇨 동굴만.................. =3=3=3=3=3

단발머리 2022-08-11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리 친구와의 후기, 너무 인상깊네요. 파리까지 책이랑 굿즈, 커피 챙겨가는 마음이랑 와인, 과일, 치즈, 햄, 과자, 선풍기 챙겨오는 마음이 만났으니… 책이야기도 계속 됐겠죠? 뜨거운 밤 축하드려요!!

전 겨울에 파리에 가서 그랬을까요? 파리의 지린내가 잘 기억나지 않네요. 코가 잘 막히는 사람이기는 합니다. 킁킁.

다락방 2022-08-11 10:29   좋아요 3 | URL
페미니즘이며 글쓰기며 이야기 많이 나누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거 정말 좋아요! 무엇보다 살고 계신 곳에서도 파리는 먼 곳이었는데 캐리어를 끌고 오셨다는 점에서 너무 대단하시죠. 즐겁고 뜻깊은 만남이었어요. 파리에서 주로 한식만 먹었는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그것도 아주 인상깊었어요. 파리에서 먹는 김치찌개는 일품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저는 지린내 너무 지독해서 아직도 공중에 그 냄새들이 떠있다가 저한테 훅 쳐들어오는 것 같아요. 와 너무 엄청난 냄새였어요. 파리에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면서 그리고 돌아가고 나서도 계속 동행에게 ‘나에게서 지린내가 나‘.. 를 수없이 말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티나무 2022-08-11 18:49   좋아요 1 | URL
근데 진짜 그렇게 지린내가 심했어요? 빠리가 좀 그렇기는 한데... ㅋㅋㅋㅋ
다락방님 빠리 말고 깨끗하고 아담한 시골마을로 가셔야 겠어요.^^

난티나무 2022-08-11 1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깨서 북플 왔다가 글을 보고 막 큭큭 웃고 있는데 손꾸락이 하트를 스칩니다?! 저절로 좋아요가 눌러지는 마법!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ㅋㅋㅋㅋㅋ
하트 ♥️ 누른 김에 잠깐의 댓글 남겨요. 아침에 다시 읽을게요~^^

단발머리 2022-08-11 10:43   좋아요 2 | URL
💕💕💕즐거운 밤의 주인공 세 분에게 저도 하트 두 개씩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11 11:01   좋아요 3 | URL
그 날 밤이 기억나십니까, 난티나무 님. 피아노 앞에서 저희를 기다리시던 난티나무 님도 떠오르십니까? 초면에 티켓 좀 끊어주십사 부탁하던 저희도 기억나십니까. 아, 다 즐거운 기억들이지만, 저는 불어를 알아듣지 못해 스트레스 받았던 것도 함께 떠오릅니다. 알지 못하는 언어들 사이 놓여지는 기분은 ... 이건 여러가지로 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아요. 숱한 영어 간판들 속에 영어 모르는 사람들이 받게 될 기분 같은 것들과 함께요. 이것도 조만간 글로 좀 써봐야겠어요. 제가 쓸 게 한무더기인데 하루만에 다 쓰면 안되니까 참았다 쓰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님, 나중에 제가 베트남에 머물게 되면(요즘은 로테르담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 만나러 오세요! 저도 환대해드리겠어요!!
단발머리 님, 그 즐거운 밤에 함께하도록 합시다!!!

난티나무 2022-08-11 18:40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감사! 지금 컴터로 댓글 다는데 하트 어케 그리(?)는지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뚜~ ♡♡♡

다락방님) 알지 못하는 언어들 사이 놓여지는 기분, 너무 잘 알죠.^^;; 저는 뭐 프랑스에서도 그렇지만 ㅋㅋ 국경 넘어 다른 나라로 가면 그나마의 프랑스어도 안 통하고 영어는 입도 못 떼는 상황에서 말을 해야 할 때의 그 난감함과 답답함과 일종의 부끄러움까지를 겪고 복잡한 기분이었어요. 내가 말을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나는 영어 쓰는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므로) 나는 왜 부끄럽나... 다락방님 말씀처럼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북역에 피아노 ㅎㅎ 뜬금없었어요. 그치만 알려주기 좋은 장소였다는...^^ 베트남(로테르담) 콜입니다. 베트남 저 한번도 안 가봤어요.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는 소문이... 꼴깍. ㅎㅎㅎ 아 로테르담도 마찬가지네요.^^

다락방 2022-08-12 14:46   좋아요 0 | URL
저는 쌀국수를 좋아하지 않았다가 베트남 가보고 나서 쌀국수 먹으러 베트남을 또 가게 되었습니다. 쌀국수 진짜 소울푸드입니다. 베트남 사랑해요 ㅠㅠ
저는 베트남과 뉴욕을 사랑하는데, 이번에 네덜란드 다녀오고 나서 네덜란드의 모든 도시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특유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과 한적함과 쾌적함이 있어요. 특히 로테르담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음에 네덜란드 가면 로테르담에 숙소 잡을까 생각도 했답니다. 너무, 너무 좋아요! 사실 네덜란드에서 맛있게 먹은건 별로 없지만, 가장 맛있게 먹은건 삼겹살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덜란드 좋아요, 난티나무 님! 아 저는 네덜란드가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ㅎㅎ
로테르담 한달 살기 해보고 싶어요. 꺅 >.<

잠자냥 2022-08-11 1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래는 예측불허....‘ 이 말이 아르미안의 네딸들에 나오는 말이었군요? 전 부장님이 만드신 말인 줄... ㅎ
세느강 동영상에서도 지린내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저 엄청난 걸음! 10킬로미터 걸었던 날 뒤에서 쓰러질 듯 걸어오는 쟝쟝님이 눈에 그려집니다....(만 왠지 부장님 혼자 걸었던 날 아니에요?)

다락방 2022-08-11 10:59   좋아요 4 | URL
딩동댕동~ 저 날은 저 혼자 걸었던 날입니다. 저 혼자 걸었는데 그날 3만1천보 걸어서 허리가 나갈 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날 실컷 걷고 들어올 때만 해도 3만보는 안되었는데 쉬던 쟝님과 함께 한식 먹으러 또 걸어가가지고 먹고 숙소 오니 3만1천몇백보... 가 되어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웬만하면 다 걸어서 가는 사람..........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리 지린내는 지린내로는 표현 안되는 진짜 찌린내에요 ㅋㅋㅋㅋㅋ 엄청 깜짝 놀랐네요. 이 선진국, 이 대도시에서, 이런 냄새가????????????????

공쟝쟝 2022-08-11 19:08   좋아요 0 | URL
전라도 사투리로 찌릉내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 3만보 보고 배아파서 저도 다음날 다락방님 숙소에 주무시게 냅두고 아침부터 뛰어서 3만보 갱신했습니다. (무슨 얼토 당토 않은 체력 배틀인가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부장님은 못말려입니다. 말릴 수 없었어요. 말릴 수가 없다.

햇살과함께 2022-08-11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엄청난 환대가 느껴집니다~ 파리~ 파리~ 너무 좋아합니다^^ (저는 후각이 전혀 예민하지 않아요 ㅋㅋ)
해외여행 많이 한 편은 아닌데, 신혼여행부터 파리는 몇 번 갔네요. 제일 많이 간 도시에요.
파리가 유럽 초보자에게 첫 여행으로 무난한 곳인 것 같아요. 아이들과도 파리만 5일, 엄마 칠순 때도 4일 있었어요.
신혼여행 때 유럽 호텔에 충격 받아(아, 일본도 있네요 ㅋㅋ)
그 다음 여행에는 아파트 빌려서 시장에서 장 봐서 아침 저녁은 숙소에서 먹으면서 다녔는데 너무 좋았어요~
다락방님 글 보고 암스테르담도 가고 싶어졌어요!! (아, 독일 맥주 축제도 가야하는데 ㅎㅎ)

다락방 2022-08-11 14:13   좋아요 3 | URL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은 유독 자주 가게 되는, 자주 가고 싶어하는 도시가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 하노이가 그렇듯이 햇살과함께 님은 그곳이 파리인가 봅니다. 굳이 여행이 아니라도 모든것에서 우리는 저마다 다른 매력에 끌리잖아요. 파리는 햇살과함께 님께 엄청 매력적인 도시였나 봅니다. 칠순 어머님과도 파리에 나흘 계셨다니!!
저는 내년에 엄마랑 이모 모시고 네덜란드를 다시 가려고 계획중인데, 무엇보다 엄마가 열네시간의 비행을 견디실 수 있을까(디스크 수술을 받으셨던 적 있어서요) 그게 좀 걱정이에요. 체력 길러두라 말씀드렸답니다.

전 리스본의 호텔에 갔을 때 전기포트 없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전기포트가 없는 호텔이 있어? 전 그게 포르투갈이 처음이었고요, 그 후에 뉴욕 에서도 그런 호텔을 만나보긴 했답니다. 그래도, 한국의 모텔까지 통틀어 에어컨 없는 호텔은 파리가 처음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건 상상해본 적도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2-08-11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야기 동생이랑 종종 해요. 저는 대체로 예상 도보 시간 안에 도착하는 편인데 동생은 절대 못 그러거든요. ㅋㅋㅋ 맨날 동생이 응 거기에서 00분 잡어. 그래요 ㅋㅋㅋ
그렇지만 대신 저는 도착할 때 완전 숨넘어가고 땀범벅입니다 ㅋㅋㅋ
걷는 거… 중학생 때 별명 좀머씨였는데 숨막힐듯 장폭으로 두시간 이상 걷는 거 좋아하는데 뭘 타는 건 또 안 좋아해서 다른 나라 가볼 엄두가 안 나요 저는. 그래도 이렇게 전해주시는 사진 보는 건 좋고요. 여행 일기, 기행문, 여행책, 여행잡지 읽는 건 좋아요.
세느강 하니까 라세느 랍스터 먹고 싶네요. ^^;; 맑은 경치가 예뻐요.

다락방 2022-08-11 14:16   좋아요 3 | URL
저는 길도 못찾을 뿐더러 방향치이기도 해서 아무리 지도를 봐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도 하고 또 지도 보고 길 찾는 것도 한참 걸려요. 게다가 그곳이 낯선 여행지라면 멈춰서서 가만 풍경을 보기도 해야 하고요. 그래서 결코 지도에 있는 시간만큼 걸리지 않는다는 걸 저는 진작에 배웠답니다. 늘 여행을 함께 다니던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랑 ‘지도에서 30분이래‘ 하고 걸었다가 시간이 한참 지체되어 돌아갈 비행기를 탈 시간을 놓치게 될까봐 당황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일이야, 30분 거린데!! 그 후로 그 친구와 저는 그 시간은 그 시간이 아니다, 라는 걸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지요. 후훗.

저도 뭘 타는 것보다 걷는 걸 좋아해요. 걷는 거 좋아요 너무 좋아요. 걷는게 최고예요. 여러 의미로. 혼자 걸을 때면 머릿속에 생각들 터져나가는데 그것도 너무 좋아요! >.<

persona 2022-08-11 16: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특히 여행다닐 땐 여유있게 시간을 짜야하는 거 같아요. ㅎㅎㅎ

미미 2022-08-1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엄청 걸으셨네요!! 기록들이 아주 근사해보입니다. 아 저는 한 1년 아니 한달이라도 파리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신혼여행 일주일내내 파리에만 있었는데 친구들은 왜 거기만있냐고ㅋ정작 남편도 저도 TV나 어딘가에서 파리가 언급되면 골목골목이며 박물관,공원, 다리, 많은 가게와 시장,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마신일등 다 잊을 수 없다고 얘기하거든요. 다락방님은 그곳에 다락방님을 환대해준 다정한 친구가 있어서 이번 여행이 더욱 뜻깊으셨을듯 합니다. 덕분에 사진과 영상까지 구경잘했습니다^^*

다락방 2022-08-11 14:32   좋아요 1 | URL
제가 오래전 뉴욕 여행을 처음 계획했을 때부터 여행 계획만 얘기하면 주변에서 잔소리를 너무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제일 흔하게 듣는 잔소리는 ‘비행기값도 비싼데 고작 일주일 있겠다고 거길 가냐‘, ‘유럽에 가면서 왜 일주일만 있냐‘ 부터 시작해서 ‘거기 가면 꼭 뭐 먹어라, 뭐 해라‘ 까지요. 저는 그게 참 싫더라고요. 내가 내 여행 계획하고 내가 알아서 가는데 어딜 가든 뭘 먹든 며칠 머무르든 다 제가 알아서 하지 뭘 그렇게 잔소리들을 하는지... 그래서 가기 전에 설레발 치기보다 다녀온 후에 다녀왔다~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필요하다면 조언을 구할텐데 왜 묻지도 않은 것들을 다들 그렇게 해대는지. 제가 하노이에 가서 바깥에 안나가고 호텔에서 일주일이상 잠만 자다 와도 제가 그러고 싶었으면 저는 만족할텐데 말입니다.

아,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는데, 미미님이 파리에만 일주일 내내 있었더니 ‘왜 거기만 있냐‘는 말을 들었다고 하셔서. 미미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실지도 모르는데 저는 그냥 그런말 들으면 좀 짜증나요. 내가 일주일 내내 있든말든 왜 잔소리냐.. 이런 마음이 불쑥 생겨버리는 바람에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혼자 여행하는 거 너무 좋아하거든요? 혼자 여행하는 건 여행의 장점에 ‘혼자인 시간‘을 즐겼다는게 플러스가 되어서 제겐 참 매력적인데요, 그러나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도 정말 좋은것 같아요. 미미님이 신혼여행 다녀와서 남편과 그 때를 추억할 있다는 거, 그거 너무 소중한 경험이잖아요. 우리가 그 때 낯선 도시에 함께 머무르면서 골목을 걷고 커피를 마셨다, 는 것을 언제고 다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요? 함께 여행하는 최고 기쁨은 바로 거기에 있지 않나 싶어요. 우리가 같은 경험을 공유했다는 거요.

저도 암스테르담 동행과 수제버거와 토마토스프 얘기를 계속 하고 있답니다.

미미 님께도 살고 싶은 도시가 파리군요!!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읽어 보셨어요? 파리에서 화이트와인에 굴 먹는 얘기 나올 때 저는 굴 안먹으면서도 그게 얼마나 먹고 싶던지요. ㅎㅎ
미미님이 나중에 파리에 살게 되신다면 제가 그 때 또 미미님 뵈러 파리 가야겠네요.
파리, 너는 내게 친구들 만나러 가는 도시다! ㅋㅋ

미미 2022-08-11 14:40   좋아요 0 | URL
댓글로도 책구매를 하게끔 유혹해주시는 다락방님! <파리는 날마다 축제 >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다락방님을 초대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파리에가서 꼭 살아봐야겠네요!!^^*

다락방 2022-08-11 14:57   좋아요 1 | URL
약한 금속 맛과 함께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굴을 먹으면서 금속 맛이 차가운 백포도주에 씻겨 나가고, 혀끝에 남는 바다 향기와 물기를 많이 머금은 굴의 질감이 주는 여운을 즐기는 동안, 그리고 굴 껍데기에 담긴 신선한 즙을 마시고 나서 상쾌한 백포도주로 입을 헹구는 동안, 나는 공허감을 털어 버리고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 어니스트 헤밍웨이, p.15


이 특별한 책에는 예술과 창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흥미를 가질 주제, 즉 요리와 먹는 것에 관한 글도 실려 있다. 따라서 서로 동행하여 함께 식도락을 즐겼던 여러 흥미로운 인물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예를 들면 잘 알려진 대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서 묘사한 굴 먹는 장면이라든지, 요리 연구가 데이비드와 피셔의 글에서 발췌한 인용문들도 들어 있다. -《모던 아트 쿡북》, 매리 앤 코즈, p.12

난티나무 2022-08-11 18:47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 있어요! 헤헷
도시마다 시장이 있는데 시장 한켠에서 생굴에 화이트와인 마시는 사람들 흔히 볼 수 있죠, 지금도.
내륙일수록 그 가격은 비싸진다는.ㅎㅎㅎ 유럽에 오신다면 바닷가 가까운 도시에서 시도해 보세용~~~~^^

아 글고 다락방님, 프랑스 양파수프도 맛있어요. 겨울에 이거 전식으로 먹으면 아주 좋답니다?ㅋㅋㅋ
+미미님의 빠리살기를 응원합니다!

미미 2022-08-11 19:31   좋아요 0 | URL
도시마다 들러서 시장 다 가보고싶네요ㅎㅎㅎ 바닷가 가까운 도시라니..저 지금 도서관에 서 있는데 심장이 쿵쾅댑니다 후~♡ 저 감기걸리면 양파수프 해먹는데요!! 아무래도 저는 거기가서 1년 살아야할 운명인가봐요.ㅎㅎ

책읽는나무 2022-08-11 22:20   좋아요 1 | URL
미미님!! 발리에서 서핑 배워서 파리에서 1 년 거주하기!!
넘 멋진???^^
나중에 거주하실 때, 파리 도착했다고 꼭 알려주시기에요ㅋㅋㅋ

다락방 2022-08-12 14:16   좋아요 2 | URL
저는 심하지 않지만 어패류 알러지가 있어서 제 컨디션에 따라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새우 먹고 응급실에 다녀오기도 했어요. (저희 엄마는 굴 드시고 병원 다녀오셨죠 ㅠㅠ) 병원에서도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안먹는게 나을 것 같다‘고 닥터로부터 듣기도 했는데, 그래서 외국 나가면 더 어패류를 피하게 돼요. 알러지 반응 일어나면 수습이 더 안되니까요. 그렇지만!! 나중에 프랑스를 혹여 또 가게 된다면(미래는 예측불허!) 화이트와인에 굴은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대신, 굴은 딱 두 개만 먹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15:15   좋아요 1 | URL
저도 나이 들면서 없던 갑각류 알러지가 생겼어요....ㅜㅜ
생굴이랑 석화랑 진짜 잘 먹었는데 이제 생굴은 데쳐서 먹습니다. 대게나 새우 전복등 모두 익히거나 데쳐 먹으니까 눈두덩이랑 입술 부어오르는 건 좀 낫더라구요!!! 생선회 몇 개 빼곤 어패류는 익히지 않은 건 저도 모르게 조금씩 꺼리고 피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다락방님은 병원에서 먹지 말라고 했으면 조심하시는 게 맞아요. 목이 많이 부어오를 땐 숨쉬기가 좀 곤란해질 때도 있어 힘들더라구요.
만약에 미미님이 파리에서 초대를 하셔 생굴 사 주신다면 쉐프한테 부탁하려구요.
데쳐 주세요~~ 근데 이거 프랑스어로 외워가야겠군요???
아....상상만으로도 즐겁군요^^
화이트 와인에 굴!!!
그땐 파리에선 냄새가 많이 안나길ㅋㅋㅋㅋ
미미님 듣고 계시죠??ㅋㅋㅋ

미미 2022-08-12 15:29   좋아요 1 | URL
저 어제 도서관에서 프랑스어 책을 빌려왔습니다.ㅋㅋㅋㅋㅋ길거리 냄새는 저도 어쩔수 없겠지만 두 분을 위해 굴은 데쳐드리는것으로!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15:33   좋아요 1 | URL
와!!!!👏👏👏
미리 감사해요ㅋㅋㅋ

다락방 2022-08-12 16:09   좋아요 2 | URL
아 저는 딱 두 개만! 생굴 먹을게요 ㅋㅋㅋㅋㅋ 화이트와인은 어쩐지 생굴이어야 할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미미님을 만나러 파리 가는 걸 기다리고 있을테니 미미님은 얼른 파리에 거주할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는 코로나가 다 끝나있으면 좋겠네요 ㅠㅠ

yamoo 2022-08-1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의미 심장한 제목에 클릭을하고 보니....다락방님의 파리여행기네요..ㅎㅎㅎㅎ저 요즘 완전 일에 치여사는데...ㅜㅜ

다락방 2022-08-11 14:33   좋아요 0 | URL
파리는 잠시 들른 것 뿐, 제 여행은 네덜란드 였습니다.
여행은 즐거웠으나 돌아온 후 저도 일에 완전 치이고 있습니다. 일을 하니까 여행 경비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지만 정말 일하기 싫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스테르담, 파리 여행기 왜 안올라오나? 기다렸어요^^
저는 반대로 어린 시절 만화책을 안봤었고, 어른이 되어서 만화책을 즐겨보게 된 케이스네요?? 그렇다고 모든 종류의 만화책을 보는 건 아닌데..왜 그동안 안 읽었을까? 그러면서 한 번씩 손에 잡히는대로 읽곤 합니다. 그래서....저는 그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저 명언 다락방님이 유행시킨 말인 줄 알았어요. 어린시절 만화책을 안 읽어놔서..^^
드라마를 보다가 김태리가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보다가 딱 저 구절을 읊어서 전 정말 깜놀했다죠!!! (아닌가? 다른 드라마였던가?)
암튼 그 구절이 딱 절묘하게 우리네 삶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게 오랜시간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난티님을 만나 환대를 받고 오시다니?
몇 년 전 같았음 상상이나 했겠어요??ㅋㅋ

프랑스는 좀 그렇단 얘기를 여행가들의 여행기에서 종종 접하긴 했었는데 설마? 했었는데 다락방님의 생생한 증언으로 인해 진짜였군요??ㅋㅋㅋ
일본인 여행객이 꿈에 그리던 프랑스 파리를 다녀오고 민낯을 본 것에 대한 우울증에 시달렸단 글을 읽은 것 같아요. 너무 지저분하고, 불친절하고, 개똥이 굴러다니고....그런데도 동영상을 보니 풍경은 넘 멋지네요.
저렇게 많이 걷고, 많이 느끼고, 많이 대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신 멋진 중년의 롤모델이시군요ㅋㅋㅋ
‘기록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재미 없지만, 살아가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재미있다‘ 이 문구에 공감하며 걸으신 여정을 한 번 더 들여다 보며 상상해 봤어요.
다락방님 따라 열심히 뒤따른 공쟝님의 모습도 함께요ㅋㅋㅋ

다락방 2022-08-12 14:14   좋아요 2 | URL
파리는 냄새도 지독했지만 정말 거리가 지저분했어요. 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그걸 치우는 것도 잘 안하는 것 같더라고요. 오늘 출근길에 회사로 걸어오면서 아 서울 거리는 그러나 얼마나 깨끗한가 새삼 깨달았네요. 처음 가 본 파리, 잠깐 있었던 파리는 지저분하고 냄새가 너무나 지독한... 제가 냄새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긴 하지만 정말 그 냄새가 각인되어서 서울에 돌아와서도 절 쫓아다녔어요. 쟝님이 ‘파리에서 오줌 귀신 따라왔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와 저는 정말 그 냄새와 지저분함에 놀랐어요. 화장실이 유료라서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건지 아니면 강아지 를 유독 많이 산책시켜서 일어난 일인지.. 도대체 왜 그런 냄새가 나는건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 너무 괴로웠어요, 그 냄새는 ㅠㅠ 제가 많이는 아니어도 가본 유럽중에 냄새도 거리지저분한 것도 최악이었어요. 그러다 암스테르담으로 슝- 날아왔더니 세상 쾌적하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저는 가기 전에 젊은 친구랑 가는거라 내심 걱정했거든요. 아 체력 딸려서 민폐끼치는 동행이 되면 어쩌나, 하고요. 그런데 제 체력, 괜찮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 비행을 하는 동안 비행기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을 보곤 하는데, 몇해전 포르투갈에 다녀오면서는 '폴 워커'가 마지막으로 주연했던 <분노의 질주>를 보다가 비행기에서 울기도 했었다. 네덜란드로 가는 열네시간의 비행동안에는 책을 여러권 챙겼지만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한 권 다 읽는게 고작이었고, 네덜란드에서 돌아오는 열두시간의 비행 동안에는 기내에서 보여주던 영화들 중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메리 미> 한 편을 보는게 고작이었다. 내심 《임신중지》를 챙겼으니 비행기에서 어느 정도 읽어두자 하였는데, 돌아오는 길은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글자가 전혀 보이질 않더라. 하는수없이 로맨스 영화를 봤지.


자, 일단 저주토끼.
















저주토끼에 실린 단편들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주는 무서운 이야기같은, 그런 단편들이 들어 있다. 표제작 <저주토끼>는 이야기로서도 재미있고, 귀엽게만 생각되는 토끼가 무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며 나름의 반전도 갖춘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머리> 는 내 몸에서 나온 머리카락과 배설물들이 하나의 온전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끔찍하고 더러워... 내가 파리(paris) 라는 거대하고 웅장한 도시에 갔다가 찌린내에 너무 강력한 인상을 받았었는데(대체.. 왜죠? 개놀람..) 뭔가 <머리>속의 등장인물이 살아나오는 것은 이야기 속에만 가능한 게 아니라 현실인건가 싶기도 하고. <몸하다>는 가장 기이한 작품이었는데,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임신한다는 설정 에서 나도 모르게 '우엇? 피임약을 먹고 임신이 된다고? 그럼 피임약 오래 먹으면 안되겠네?' 하고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서 말도 안되는 설정에 당해버렸네 ㅋㅋㅋ 그렇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일단 '남자 없이' , '정자' 없이' 임신한다는 설정에서도 뭔가 전복적이 되지만, 그러나 아이를 임신한 내내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자'를 찾지 못하면 그 아이가 온전한 아이로 태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우와, 여성 괴물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되지 않는가. 


《여성괴물》에서 영화 <브루드>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언급이 나온다.


이 영화가 암시하는 바는 남자가 없다면 여자는 오직 돌연변이에 흉악한 자식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성괴물》, 바바라 크리드, p.95















<몸하다>의 여자에게 일어난 일이, 바로 이 일이었단 말이다!!


조금만 더 들여다볼까?


그렇다면 어머니의 어떤 욕망이 <브루드>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고 가정되는 것일까? 첫째는, 그것이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남성의 도움 없이 아이를 낳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신의 욕망, 특히 화를 표현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단성생식의 출산은 야만적으로 그려지고 자식들은 단명한다. 래글란 박사의 환자들이 그들의 분노를 표현할 때에는 대체로 물처럼 끓어오르거나 피부 조직의 손상을 보이는 반면, 놀라의 몸은 다른 형태의 생명체, 기형인 아이들의 무리를 출산한다. 여성이 자신의 화에 대해 육체적 표현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생래적으로 파괴적인 과정으로 표현된다. 영화는 여성의 분노에 대해 두 가지 가능한 이유를 제시한다. 하나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에게 당했던 아동학대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딸들을 지켜내지 못한 아버지들의 실패이다. 놀라의 어머니는 놀라를 공격했다. 이제 놀라는 캔디를 공격한다. 그러나 영화는 딸을 신체적으로 해치려는 어머니의 욕망에 대해 그 근원을 탐구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런 분노가 유전되는 병인 것처럼 모계를 따라 내려온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아버지는 마치 그게 천성인 양 나약하게 그려진다. -《여성괴물》, 바바라 크리드, P97



<몸하다>의 여자는 남성 없이 아이를 낳고 싶었다. 그리고 낳았으나, 그러나 그 아기는 남성 없이, 아버지 없이, 결코 온전한 존재가 아니었다. 온전한 모습으로 태어나지도 못했다. 나는 정보라 작가가 <브루드>란 영화를 봤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성괴물>을 읽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지만(혹시 읽으셨나요?), 정보라 작가의 머릿속에서 그리고 작가의 몸을 통해서 그 이야기는 순전한 상상으로 태어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으로 태어나고 존재하고 살아왔던 시간들과 그녀가 보는 세상이, 그녀로 하여금 그런 것들을 상상하게 만든 것이라고. 그 이야기가 이런식으로 영화 브루드와 만났던 게 아닐까. 바바라 크리드의 지적과 닿았던 게 아닐까.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생뚱맞게도 이 책에 실린 단편들 중 가장 성격이 다른, 가장 튀는, 가장 희망적인(?)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였다. 판타지 영화 한 편으로 제작해도 좋을만큼 판타지 그 자체인 이야기. 그러니까 전쟁에 패한 신이 인간 왕에게 저주를 거는 신이 나오고, 그 저주로 인해 왕의 아들은 맹인으로 태어난다. 맹인 왕자는 초원의 공주와 정략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녀 역시 여린 왕자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끼며 '네 저주를 내가 풀어주겠다'고 장담한다. 맹인 왕자는 성을 빠져나가는 건 위험할텐데, 하면서도 내심 공주가 그 저주를 풀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초원의 공주는 역경을 헤치며 나아가 그 신(인간이 아닌)을 만나게 되고 '야 전쟁에 패했다고 저주를 내리다니 너무 쪼잔한 거 아니냐, 저주 풀어줘' 라고 한다. 그 때 신은 '네가 인간에게 들은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들에게 전쟁을 패해 저주를 내린게 아니라 그들이 침략을 해왔기 때문에 저주를 내린 거다' 라고 한다. 그래도 저주를 풀어달라는 공주에게 '네가 ~ 하면 풀어주겠다' 하고 결국 공주는 그대로 해서 저주가 똭 풀어지게 되는데, 그때 신은 이렇게 덧붙인다. '그런데 네가 생각하는 인간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란다~ 너는 내가 저주를 풀어주면 인간에게 실망하게 될거야~' 라고 말하고 저주가 풀어져서 씐이 난 공주는 왕자를 찾아 가는데 눈 뜬 왕자는..... (스포일러니까 여기까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 특별할 게 없는 이야기인데, 나는 뒷부분이 좋았다. 그러니까, 공주가 인간에게 실망을 하게 되니까 이 신이 그러는 거다. 야, 그냥 여기서 나랑 살자~ 라고. 


"이곳에 남아라."

부드러운 목소리가 황금 갑판을 울렸다.

"나와 함께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되어 시간의 지평선을 떠다니며 살 수 있다. 태양과 달이 부서져 사라지는 날까지. 별과 구름이 손에 잡히는 이 무한한 공간이 모두 공주의 것이다"

공주는 손에 든 물잔을 내려다보았다. 마음껏 마셨는데도 손바닥보다 작은 잔 안에는 어느새 다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잔 바깥에는 다시 이슬이 엉기고, 촉촉하고 차가운 잔을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은 이상할 정도로 좋았다.

"나는 인간으로 살고 싶어요."

공주가 마침내 대답했다.

"나와 같은 인간 남자를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그 아이가 또 어른이 되어 짝을 찾고 자손을 낳는 모습을 보고…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런 삶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

바람과 모래의 주인이 조용히 말했다.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하지만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살아갈 테니까요."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나에게 오라."

황금 배의 남자가 제안했다.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p.293




나는 어릴 적부터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끼고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소설들을 보면서 나 혼자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스테파니 메이어'의 소설 《트와일라잇》에서 인간 '벨라'는 뱀파이어 '에드워드'랑 사랑에 빠지면서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한다. 그래야 늙어가지 않고 에드워드랑 오래오래 사랑할 수 있으니까. 나는 그 벨라의 바람이 이해됐지만, 그리고 에드워드를 사랑했지만, 그러나 나라면 뱀파이어가 되는 선택을 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인간으로 살아오면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나를 알아가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인간이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뱀파이어라고 해서 나를 뱀파이어로 만들고 싶진 않다. 나는 '인간으로서' 뱀파이어인 너를 사랑하지만, 그렇다해도 나는 인간일테야. 인간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진 않아. 만약 인간으로서의 나의 삶이 유한해서 너랑 사랑을 더이상 할 수 없다면, 나는 그걸 받아들일는 걸 택할거야,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보다는. 내가 딱 이런 마음인데,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에서 초원의 공주가 그러는거다. 무한한 공간을 모두 주고 영원히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근사한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 남자를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너무나 판타지적인 로망을 갖고 있다는 점은 나랑 다르지만, 그러나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은 나와 같다. 근사한 제안-너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될 수 있어, 영원히-을 물리치고 유한한 삶을 가진 인간으로 살겠다는 것. 나 역시 언제나 죽음을 무서워하고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이 몹시 두려우면서도 그러나 뱀파이어가 되고 싶지 않다.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나에게 같은 제안을 했다면, 나는 역시나 그 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다. 아니, 나도 인간으로 살래.


여기까지만으로도 좋은데 사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그 뒤였다.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이 끝나면 내게 오라."


와 이건 진짜 짱이다. 바로 이거야, 이거다! 내가 원하는 건 이거다. 인간인 내가 다른 존재가 되는게 아니라, 유한한 삶이 끝났을 때는 뱀파이어로 혹은 신으로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 게다가 내가 인간의 삶을 사는 것을 기다려주겠다니, 끝나면 오라니, 너무 좋지 않은가. 이거야말로 판타지 중의 판타지, 판타지의 대마왕 아닌가!! 그래, 만약 당신이 기다려만 준다면, 내 인간의 삶이 끝난 후 당신에게 가리라!!!! 굳, 나이스!!!!!


나는 이 이야기가 그렇게나 좋은거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내안의 낭만이 폭발한다. 둠칫 두둠칫..





자, 다음은 영화 <메리 미>에 대해 얘기해보자.

진짜, 이 영화. 나나 되니까 보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만들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영화다. 일전에 내가 '중학생도 안보는 영화, 내가 본다!'를 기획했는데, 그 리스트에 들어갈 영화다. 


엄청난 슈퍼스타 '캣'(제니퍼 로페즈)는 엄청난 인기스타 '바스티안' 과 결혼하기로 하는데, 그 결혼을 콘서트로 꾸며서 엄청난 관객 앞에서 선보이기로 한거다. '메리 미'라는 노래를 둘이 함께 부르며 결혼하기로 한 것. 그 공연의 표를 사람들은 씐나서 사고 매스컴에서도 연일 이 콘서트에 대회 보도한다. 그리고 당일, 가장 하이라이트 메리 미 무대를 앞두고 캣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스맛폰을 보고 뭔가 쑥덕거리는 것. 웨딩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르기 직전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 매니저의 스맛폰을 뺏어 보다가 자신과 결혼할 바스티안이 자신의 매니저와 바람 피는 영상을 보게 되는거다. 이에 캣은 충격받고 절망하고 그리고 당연히 이 결혼을 망설이게 된다.


이 영상이 SNS 를 통해 돌고 있고 그 사실에 대해 아직 모르던 바스티안은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가 캣이 무대를 중단시키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알게 되고 이 결혼은 되지 않겠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대를 떠난다. 전 국민이 이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러다 캣은 <메리 미>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한 관객을 보게 된다. 그가 바로 우리의 주인공 '찰리'(오웬 윌슨)


찰리는 캣의 팬도 아니고 관심도 없었고 이런 콘서트에 올 일도 없는 아이 한 명을 둔 이혼남이며 수학교사인데, 동료 교사가 콘서트 티켓을 끊어놨는데 애인한테 차였다며 같이 가자고 해서 오게된거다. 그때 친구가 잠깐만 들고있어봐, 하고 메리 미 플래카드를 찰리에게 주었는데 마침 그걸 캣이 보았고, 그래서 그 결혼하자는 문구에 캣은 '예스'를 말하며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무명의 수학교사와 결혼하게 되는거다. 이에 뜬금 결혼하게 된 찰리는 당연히 거절해야 맞지만(아니, 그렇지 않나요? 왜 거기서 알겠다고 결혼을 하겠다고 해?) 그 상황에서 그녀에게 그래야 할 것 같았다며 예스를 말하게 되고, 그들은 그렇게 부부가 되었....


일단 이게 전국적으로 방송되었으니 캣은 제안한다. 한 육개월 정도만이라도 부부관계를 유지해달라, 너의 수학단체에 기부하겠다, 뭐 이러면서 조건 가장 결혼쯤이 되는건데, 그 과정에서 둘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뭐 이런 얘기 되시겠다. 결혼 제도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왜 남자의 청혼을 기다리고 남자만 신부를 선택하냐 뭐 이런 애기도 나오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 콘서트에서 모르는 남자랑 결혼하는게 주체적 선택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사랑이 싹터가지고 그러다보니까 서로의 생활에 점점 더 스며들게 되고 그러는데, 그때 바스티안이 다시 나타나 자기를 용서해달라고 하는거다. 자신이 그 때 바람피웠던 것은 실수라고,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그러니 우리 다시 함께하자고 하는거다.


나는 여기에서 한숨이 나왔는데, 일단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하고 육체적 관계를 시도한 것을 '어리석다'고 말하고 '실수'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용납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잘못을 저지른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실수'라고 말하거나 '어리석다'고 말한다면, 그 당시에 자신과 키스를 하고 섹스까지 했던 상대는 단순히 '불륜 상대'가 되며 동시에 누군가의 '실수'이자 누군가의 '어리석음'의 증거가 되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부질없지만, 나라면, 내 애인이 바람을 피웠는데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내가 그 때 어리석었어' , '그건 실수였어' 라고 한다면, 그 말 자체에도 정나미가 떨어질 것 같은거다. 그는 나를 배신함과 동시에 다른 상대를 한순간의 실수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그렇다면 그 상대는 대체 뭐가 된단 말인가? 그러니까 나라는 존재가,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그 순간에는 욕망이 생겨서 상대와 키스도 하고 섹스도 했던 내가, 그러나 상대에게 그저 실수였다고? 어리석은 시간의 증거라고? 아니 너무 좆같지 않나욤? 


진짜,


"우리 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그렇다면 나는 이런 것으로부터 자유롭냐, 하면 그건 아닌것이 또 나라는 인간의 모순됨 바로 그 자체이다.

나 역시 어떤 상대들에 대해서 '아,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를 수도없이 후회하곤 하니까. 그 땐 내가 약했어서, 그 땐 내가 힘들어서, 라는 변명으로 사랑하지도 않는 상대들을 만났었고 어쩔 수없이 나는 나의 그 시간들의 내가 어리석었었다고 생각하는거다. 내가 영화속 바스티안하고 다를 게 뭐란 말인가. 바람을 피우진 않았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정신적으로 바람을 피웠다. 이 사람과 애인하면서 마음속 성소엔 다른 사람을 두고 있었다. 마음속에만 두었기 때문에 나는 상대에게 상처를 덜 준걸까? 나는 여전히, 내가 어느 정도는 그런 판단과 그런 행동들로 인해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찰리는 캣에게 그를 다시 만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캣은 그런 얘기를 한다. 이렇게나 자기가 가수로 인기를 끌고 있어도 한 번도 상을 타본 적이 없다, 그런 내게 바스티안은 내가 상 탈 자격이 있고 그런 날이 올거라고 말해준 사람이다, 누구나 나쁜 면만 있는게 아니다, 그 사람도 나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던 적이 있었다, 라고.

이 말은 한 인간에 대해 말할 때, 인간이란 특성을 말할 때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좋기만한 인간도 없고 나쁘기만한 인간도 없으니까. 나에게는 거지같은 새끼가 누군가의 사랑일 수도 있고, 나에게 너무 좋은 상대가 누군가에겐 세상 똥멍충이 일 수도 있겠지. 나란 인간을 놓고 봐도 나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안티도 있는 것이고... 



정보라의 단편과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 '여전히', '다른 사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것이겠다. 한 번 실패했다고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캣은 영화속에서 말하는데, 인간은 인간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인간에게 기대를 하고 사랑을 꿈꾸는구나. 


사랑...

님하....

머리로 하세요, 머리로.

사랑은 연필로 쓰고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 샤라라랑~



자, 나는 이제 일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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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8-09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페이퍼 일단 찜해둡니다 ㅎㅎ 이따 정독!

다락방 2022-08-09 11:18   좋아요 2 | URL
네네 식사하시면서 천천히 읽으시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는....
그만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8-09 17:03   좋아요 2 | URL
앗 읽은 거다, <여성괴물>! 남성 없이 아이를 가지려는 여성의 욕망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내용 인상적이었는데, <저주토끼>에도 그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흥미롭습니다.! 바람과모래의지배자는.. 다락방님 로맨스감성 못 따라가겠네요 ㅋㅋㅋ 전 니 죽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거 너무 싫을 듯;;; 난 죽어도 그게 끝이 아녀~라며 더 자신감 있게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요.. 부담이.. 큼. 근데 그 지배자는 잘생겼나요..? 흠흠
<메리미> 줄거리는 너무 충격적이라.. ㅋㅋ 그런 맛으로 보는 영화인 듯 합니다. 이런 영화를 봐도 좋은 페이퍼를 써내는 다락방님. 역시 다락방 최고다~ 복귀 환영해요!!^^

독서괭 2022-08-09 18:03   좋아요 3 | URL
아차! 생신을 감축드립니다 다락방님!!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쭉쭉 열필하셔야 해요!^^

다락방 2022-08-10 07:41   좋아요 2 | URL
유한한 인간의 삶이 끝난 뒤에도 뭔가 대단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제공해준다는 것은 너무나 낭만적인 것 같습니다. 딱 좋아요, 저는 ㅋㅋ 음 그런데..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잘생겼다고 나오진 않은것 같은데. 저는 딱히 얼굴보고 사랑하진 않는 사람이라서 괜찮습니다. 그동안 제 연인들도 잘생긴것과는 거리가 먼... (그만하겠습니다) 에, 그러니까 매력이란 것은 못생겨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찐매력이란 못생겼는데도 불구하고 나오는 어떤 것... 이 아니겠습니까? (그만하자.)

저는 그것이 어떤 영화든 내용이 아무리 후지다해도 무언가 배우고 깨달을 바는 한가지 이상 꼭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뭘 주긴 준다고 생각하는 쪽이랄까요. 후훗. 하다못해 ‘이러면 안되는거다‘ 라도...

축하 감사드려요, 독서괭 님! >.<

잠자냥 2022-08-09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부장님 비행기에서 울고, 그 눈물 옆에서 딸랑이 쟝쟝이 닦아줌?ㅋㅋㅋㅋ
아니 저 영화, 중학생도 안 볼 저 영화 <메리 미> 진짜 줄거리부터 빵터졌어요.
플래카드 들고 있던 남자랑 결혼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진짜 로맨스코미디네요.

다락방 2022-08-09 11:30   좋아요 3 | URL
이 영화를 보는게 누구냐? 바로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런 영화 왜 만드냐, 했더니 저 때문에 만드나봅니다. 제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배우들 찍기도 부끄러웠을 것 같은, 그런 영화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이라는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네요. 역시 사람들은 다 저같지 않은가봅니다. 껄껄.

공쟝쟝 2022-08-09 18:3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저는 옆에서 딥 슬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떡 실신 ㅋㅋㅋㅋㅋ 열심히 보시길래 좋은 영화인줄 알았는 데 ㅋㅋㅋㅋ 내용이 ㅋㅋㅋㅋ 자길 잘 했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2-08-10 07:43   좋아요 2 | URL
쟝님은 연필 들고 책 들고 똭- 폼을 잡고 있다가 바로 실신하시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텔에 들어와서도 바로 뻗어버리는 걸 자주 목격했던 바, 쟝님의 특기는 뻗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8-09 11: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다락방님의 이런 리뷰가 참 좋아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에 대한 글이요!!
그리고 정보라 작가의 이 소설은 읽으면서 제가 ‘이 작가님은 여성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했거나
이런 작품을 써낼만큼 뼈속깊이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이다‘라고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역시나 다락방님은 ‘여성괴물‘을 떠올리고 또 이렇게 써주시다니 또 배우고 이마 탁쳤습니다ㅋ

그런데 오늘 다락방님 생일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존재해주시는데 항상 감사드려요!

다락방 2022-08-09 11:44   좋아요 5 | URL
아이고 미미님.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댓글을 마주할때면, ‘나 좋자고 글을 쓰지만 남들에게 좋게 읽히는게 참 좋구나‘ 라고 새삼 깨닫게 돼요. 어쩌면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읽히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책을 읽는 즉시 여성괴물을 떠올렸던 건 아닌데요, 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떠올랐어요. 어? 하고 여성괴물 페이퍼 찾아보니 똭- 하고 맞춤한 인용문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은 계속해서 부지런히 읽고 써야 하는가 봅니다. 오늘의 읽고 씀이 내일의 나를 도와줄겁니다. 후훗.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잠자냥 2022-08-09 1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러고 보니 부장님 생신이세요? 아 맞다... 그렇구나!

다락방 2022-08-09 11:45   좋아요 3 | URL
흠흠. 네, 그러합니다. 이 위대한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거룩한 날이지요. 후훗.

mini74 2022-08-09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좋았어요. 이런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뷰 참 좋아요.
락방님 생일 축하드려요 ~~

다락방 2022-08-10 07:45   좋아요 2 | URL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딱히 특별할 거 없는 정말 아이들용 판타지 같은 그런 내용이었는데 이거 왜 좋을까요? 좋게 만드는 바로 그 지점이 필력이란 걸까요? 사실 <저주토끼>도 특별할 거 없는, 어릴때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런 내용이잖아요? 근데 재미있더라고요. 정보라 작가의 책을 앞으로도 좀 봐야겠어요. 후훗.
축하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2-08-09 1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고 싶은 말 많지만 에드워드 관련 뱀파이어 건에 대해서만 제 의견을 말씀 드리자면…
인간은 죽고 뱀파이어는 (이론상으로는) 영원하니까요. 오래오래 사랑하고 싶다면 뱀파이어 되어야 합니다 ㅋㅋㅋㅋ 저는 영원히 살아도 지루하지 않게 살 자신도 있고 인간 아닌 다른 것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내 의식을 어떻게 가져가냐인데 이건 다른 분이 이어서 고민하시길 ㅋㅋㅋㅋ

생일 축하해요, 다락방님! 제가 먹구름한테 양재천 쪽에 가서 비 뿌리지 말라고 연락 넣어두었습니다. 좋은 선물 되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08-10 07:48   좋아요 3 | URL
크- 저는 로맨스 이야기를 그렇게나 좋아해도 그보다는 나라는 존재를 더 좋아하는것 같아요. 인간이길 포기하고 영원한 사랑을 택하느니 영원한 사랑을 버리고 인간이고 싶어요. 저는 영원한 사랑 같은건 없어도 됩니다. 사랑 정말 재미있고 좋지만 없어도 사는데 딱히 지장은 없고 때로는 거추장스러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맨스 좋아하지만 스스로의 사랑엔 딱히 관심 없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 감사드려요, 단발머리 님.
저는 어제 제 돈주고 산 치킨과(포장했어요!) 제 돈주고 산 와인을 가지고 축배를 들었습니다. 껄껄.
내돈내산 치킨 내돈내산 와인 그리고 해피벌스데이 투 미..

책읽는나무 2022-08-09 14: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주 토끼 저도 휴가 때, 얼마전에 읽었는데 <몸하다>랑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가 좋았어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편은 해수욕장 근처 카페에서 시원하게 읽어서 더 좋았던가? 싶기도 하구요^^
몸하다는 기이하면서도 작가가 뭔가 주제를 나타내고자 하는 무엇이 있어 보이는데 그것이 정확히 뭘까? 싶었는데 다락방님이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시니 ‘욕망‘ 이라는 단어와 연결고리가 되네요.
그럴 수도 있겠구나!! 또 배워갑니다^^
<저주 토끼>도 좀 오싹했는데 <머리>는 더 무서웠어요. 한 며칠 화장실에 앉아 있기가 무서웠다는...ㅜㅜ
전 머리카락을 항상 변기에 집어넣거든요..읽으면서 헉!! 했어요.

오늘이 그날이로군요???
생일 축하드려요!!
8 월이구나!! 생각했던 때가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8 월 9일!!!!
오늘은 무조건 즐겁게 하루 보내시길♡

다락방 2022-08-10 07:51   좋아요 3 | URL
<머리>는 너무 더러웠어요. 그런 한 편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히 보이는 것도 같았어요. 젊은 여성, 젊고 탄탄한 여성의 탄생이 온갖 배설물과 머리카락이잖아요. 그야말로 우리가 읽어왔던 책들에서 말하는 비체들의 총집합 아닌가요. 크-

세상에, 오늘은 벌써 8월 10일이네요. 저 임신중지도 읽어야 하고.. 읽을게 많은데 지금 독서 중단 상태여서.. 아 어쩌면 좋을까요. 이것은 여행의 후유증일까요 ㅠㅠ
생일 축하 감사드려요! 퇴근후 집으로 가는 길에 왕후라이드 치킨 포장해서 집에 가서 해피벌스데이 투 미~ 하고 먹었습니다. 제가 산 와인과 함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8-09 15: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로맨스 좋아하는 다락방님!!
저주토끼의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개멋있다는데 완전 동감.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나에게 오라라니 저도 막막 두근거리던걸요. 사실상 이야기가 결말이 예상되고 좀 뻔했는데 저 말 때문에 모든게 다 좋아져버리는......
오늘 생일 뭔가 로맨택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라고 예언해봅니다. ^^

다락방 2022-08-10 07:54   좋아요 3 | URL
저는 로맨스를 좋아하는데 저의 로맨스보다는 남의 로맨스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았거든요. 나 스스로에 대해서는 로맨스는 뒤로 제껴두고 자아에 더 집중하는데 왜 남의 로맨스에 귀기울이는가, 하고요. 그런데 로맨스에서 인간의 모습이 가장 잘 보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둘이 맺어지는 일과 관계를 유지할 때의 모습, 태도 이런 것들이요. 그런걸 보는게 저는 너무 좋고, 그래서 저는 지금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특히나 더 로맨스를 봐야하지 않나 늘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 관계 맺을 때 어떻게 해야 상대가 좋아하고 또 어떤 점들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지 그들은 로맨스로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은거죠.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나에게 오라, 라니 정말 좋지요? 전 자지러지게 좋았습니다, 진짜. 응 갈게, 인간의 시간이 끝나면 당신에게 갈게. 제가 대신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껄껄.

생일에 뭔가 로맨틱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제돈 주고 산 치킨과 와인으로 제가 저에게 생일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8-09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고 기다리는 내용이군요. 근데 <메리 미>는 설정이 다 뜬금없네요~ㅎㅎ 로맨스야말로 자연스러움이 중요할텐데ㅋㅋㅋ
생일 축하드립니다. 정시 퇴근하셔서 무사히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다락방 2022-08-10 07:56   좋아요 2 | URL
메리 미는 정말 황당한 설정이고 작위적이기까지 하죠. 도대체 배우들이 이걸 왜 찍었을까 싶은 그런 영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보다 보면 어떤 지점에서는 가만 생각해볼 것도 있고 그렇긴 합니다. 대단한 생각은 아닐지라도요.
콘서트에 갔다가 인기 스타와 맺어진다, 라니. 너무 순정만화 같은 뜬금없는 설정이에요. 정말로 그야말로 영화같은 설정 ㅋㅋㅋ

정시 퇴근했고 소박한 저녁 보냈습니다. 후훗. 감사해요, 거리의화가 님!

난티나무 2022-08-10 0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연필로~ 사랑은 머리로~!!!!

저주토끼 기대됩니다.
리뷰 내용을 읽지 말까 잠시 생각했으나 그냥 읽어버렸어요. 궁금해서 ㅎㅎㅎ 음 머리,를 한밤에 읽는 것은 피해야 겠습니다.^^;;

엇 생일! 추카합니다~!!!

다락방 2022-08-10 07:57   좋아요 2 | URL
이 책 전체가 밤에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은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서는 잠을 못 잘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집에서 혼자 있을 때 밤에 읽었다면 잠 못잤을듯요. 그렇게 무섭거나 한 건 아닌데 좀 .. 징그럽고 끔찍하기는 해서... 그러나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난티나무 님께도 즐거운 독서를 선물해줄 그런 책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생일 축하 감사드려요, 난티나무 님! 후훗.

노란곰 2022-08-10 0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주토끼의 단편들을 읽으며 단편적인 생각만 했었는데 이렇게 심오하게 리뷰해주시니 반성되네요.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알게 되고 보이는 거죠… 더 깊게 책을 읽으리라 반성합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제가 있는 곳은 아직 9일이라 유효합니다. 하늘을 보며 맥주 한 잔 짠! (실제로도 한잔하고싶네요) 저도 어제까지 자동차로 대륙을 돌고왔더니 피곤피곤하네요~ 잠깐 들린 암스테르담이 너무 좋아서 파리와 고민하고 있었는데 함께 가는 방법이 있었군요~~~^^ 역시 다락방님 쵝오시닷!!! 여독이 얼른 풀리시길 바랍니다 :)

다락방 2022-08-10 08:02   좋아요 2 | URL
오 자동차로 대륙을 돌다니, 그것도 멋있네요. 저는 나라와 나라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 모두 기차를 이용했는데, 그건 그것대로 좋더라고요. 기차는 마음이 편안해져요.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서. 비록 낡은 기차 안에서 화장실 갔다가 으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끔찍한 냄새와 지저분함에 시달리긴 했지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피곤할 때는 잠자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충분히 주무셔서 피곤 푸시길 바랄게요. 저는 아직 제대로 풀질 못했어요. 돌아온 첫날에는 잠을 제대로 못잤고 그 뒤로도 푹 자지 못하는 날들만 이어지네요. 그러면서 술이나 마시고 있... 오늘은 제대로 푹 자야겠어요.

생일축하 감사드려요, 노란곰 님!! :)

clavis 2022-08-1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2-08-18 08:50   좋아요 0 | URL
히힛 감사해요 클래비스 님!!
 

엊그제는 프랑스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파리에 잠시 들렀다. 나 프랑스에 사는 친구 있는 사람. 아니 인생 이렇게 멋질 일인가. '프랑스에 친구 만나러 잠깐 들렀어!' ㅋㅋㅋㅋㅋ 알라디너인 프랑스 거주자 친구 만나서 친구의 환대를 받고(준비해온 와인과 안주들!!) 친구가 안내하는 대로 파리를 걸으며서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루브르 박물관에 압도당하고(들어가진 않음)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도 들어가보고(우린 여기가 목표였다) 세느강변도 걸었다. 파리의 뜨거운 태양 아래 엄청나게 걷는 와중에 만난 iCi 서점










어제는 혼자 암스테르담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서점을 만났다. The American Book Center







로맨스에 진심인 암스테르담.. 이 칸이 전부 다 로맨스 소설!!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날 하루 빼고는 매일 이만보 이상을 걸었고, 어제는 삼만보 이상을 혼자 걸었다. 어제 오전 숙소에서 쉬었던 친구는 지금 동네 산책하러 나가있고 나는 몸을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어...


그리고 어제 저녁 식사.

왜요, 내가 암스테르담에서 삼겹살 먹는 그런 사람으로 보이세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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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05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 피곤하다 하면서도 즐거움의 기가 무진장 뻗쳐나오는 글입니다. 다락방님의 그 친구는 혹시 난티나무님???
제가 아는 유일한 프랑스 사는 분. ㅎㅎ
암스테르담의 서점에서는 애트우드의 시녀들 표지가 눈에 딱 들어오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그리운 삼겹살에 소주는 뭐 어쩔 수 없지요.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남은 여행도 즐겁게 하셔요. 계속 부러워 하고 있겠습니다. ㅎㅎ

난티나무 2022-08-06 01:25   좋아요 2 | URL
저 부르셨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2-08-10 08:05   좋아요 2 | URL
애트우드의 시녀들은 어느 서점을 가나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쓴 책도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은... 3년전 뉴욕에서도 서점 가니까 애트우드 시녀들이 쫙 있었거든요. 애트우드의 시녀들 만세!! ㅋㅋㅋㅋㅋ

세상에, 암스테르담에서 먹는 삼겹살은 왜이렇게 맛있나요? 고추와 마늘까지 제대로 갖추고 정말 행복해하며 먹었습니다. 삼겹살 먹으러 암스테르담 갈거예요. 암스테르담은 삼겹살 맛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네, 파리에서 난티나무 님을 만났습니다. 아 멋짐 터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05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넘나 좋네요. 프랑스에 사는 친구라니 근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먼 곳에서 날아온 친구들이라 그 분은 또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저는 애트우드랑 아니 에르노 ㅋㅋㅋㅋㅋㅋ 글고 제가 요즘 좋아하는 콜린 후버 책이ㅋㅋㅋㅋ 마지막 책사진 확대해서 구경하고 그랬어요.
놀라운 거는 암스테르담에서 삼겹살 파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젤 신기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고 오세요!!

난티나무 2022-08-06 01:25   좋아요 1 | URL
진짜 그 프랑스 친구는 얼마나 좋았을까요?!?!?!?! ㅎㅎㅎ

다락방 2022-08-10 08:0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콜린 후버가 대세는 대세인가 봐요. 다른 나라의 서점에서 아는 작가의 책을 찾는 건 너무 기쁘더라고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에서도 그리고 암스테르담의 서점에서도 샐리 루니 책도 계속 눈에 띄더라고요. 저 영어를 잘하고 싶어져요. 영어 잘 읽고 싶어져요. 그래서 외국 갈 때마다 영어 책 쓸어오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에 올 때 한 권 사왔어요. 콜린 후버...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멋짐 터지지 않나요? 저 파리에 친구 만나러 다녀왔단 말입니다. 멋져... 프랑스에 친구 있는 사람. ㅋ ㅑ -

독서괭 2022-08-05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암스테르담에서 삼겹살 ㅋㅋㅋㅋㅋ 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다부장님!! 서점 방문 사진도 빼놓지 않는 성실한 알라디너!! 로맨스 소설이 저렇게 많이 진열되어 있다니 재밌네요. 한권 사오시나요?^^

다락방 2022-08-10 08:09   좋아요 2 | URL
저 콜린 후버의 로맨스 소설 한 권 사왔습니다. 읽는 건 나중문제네요. 왜냐면 지금 읽고 있는 콜린 후버의 원서도 중도 멈춤 상태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책 보면 사고 싶어지는게 또 우리 알라디너 들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거 아세요? 외국에서 먹는 소주가 진짜 맛있고요, 속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8-05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로~!! 맛납니다 ㅋ 역시 로멘스에 진심인 글로벌 이작가님~!!

다락방 2022-08-10 08:09   좋아요 0 | URL
진로는 해외에서 먹을 때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제 불편한 속을 싸악- 낫게 해주는 마법의 술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2-08-05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느무느무느무 부럽다. 이 세상에서 지금 다락방님이 제일 부럽다....

다락방 2022-08-10 08:09   좋아요 0 | URL
지금의 저는 부럽지 않으실거예요.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거리를 앞에 두고 있답니다.
돈벌자 ㅠㅠ 그래야 또 여행간다 ㅠㅠ

난티나무 2022-08-06 0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삼겹살에 소주!!!!! 반찬들이 맛있어보여요.^^
암스테르담 서점 큰 곳이네요. 로맨스소설은 어디나 인기인가 봐요.ㅋㅋㅋ
삼만보!!!!!!@@

책읽는나무 2022-08-06 09:23   좋아요 2 | URL
우와...난티님!!!!
오늘 프랑스 친구 그 주인공이시라니!!!@.@
처음엔 다락방님의 프랑스에 사는 친구 만나러~~란 문구에 와~ 멋지다! 생각했었는데, 그 주인공이 난티님이라 더 놀랍습니다.
이로써 난티님 프랑스에 사시는 게 입증되었어요ㅋㅋㅋ
파리를 구경시켜 주시는 난티님!
파리를 훌쩍 떠날 수 있는 자,
파리에서 친구를 환대해 줄 수 있는 자.....멋진 여성들이에요^^
프랑스도 많이 덥겠죠?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요^^

난티나무 2022-08-07 21:54   좋아요 3 | URL
아니 왜 놀라셨…어요? ㅎㅎㅎ 저도 놀라워요. 서재 하길 잘 했죠? ^^
엄청 더워요. 한국도 그렇던데 나무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다락방 2022-08-10 08:12   좋아요 2 | URL
무생채도 맛있고 깍두기도 맛있고. 아니 소주에 무생채, 깍두기는 진짜 황홀함이에요. 흑흑 ㅠㅠ
암스테르담 서점은 겉에서는 커보이지 않았는데 안에 들어가니 회전형 계단이 있고 자꾸 오르게 되어 있어서 책이 많더라고요. 후훗. 저는 그곳에서 콜린 후버 책을 한 권 샀습니다.

그러게요, 책나무 님.
알라딘을 하니까 제가 파리에 ‘잠깐 들러‘ 친구를 만나고 올 수도 있네요. ㅋ ㅑ - 너무 멋져서 할 말을 잃었어요.
무려 프랑스에 여행으로 간 게 아니라 잠깐 친구 만나러 간거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멋짐 폭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은 서재가 제게 준 선물입니다. 꺅 >.<

책읽는나무 2022-08-06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암스테르담에서 파리를 슬쩍 다녀오시다니...꼭 서울에서 나 잠깐 부산 가서, 부산 친구 만나고 왔어!! 그런 소리로 들립니다ㅋㅋㅋ
서점의 모습은 꼭 영화 속 장면 같습니다.
제 눈에도 애트우드 책 바로 보였어요ㅋㅋ
서점의 규모와 모습이 정말 다르군요.
저 많은 책들 특히 로맨스 칸쪽 몇 권이라도 더 읽어 보시려면 원서 읽기 박차를 가하셔야 겠어요ㅋㅋㅋ 저도 사진만 봐도 가슴이 막 벅차 오르는 것 같아요^^
암스테르담 삼겹살 집은 밑반찬이 많군요?
술도 진로 소주라니...ㅋㅋㅋ
잠자냥님 이 음식 사진 봤음 막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ㅋㅋㅋ

다락방 2022-08-10 08:38   좋아요 2 | URL
암스테르담 한식집은 그런데 가격이 정말 비쌌어요. 소주도 수입이라서 한 병에 만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삼겹살도 1인분에 3만원 가까이 되고요. 그렇지만 그것은 정말 좋은 식사였고 우리의 몸과 영혼을 달래주었답니다. 아마 동행과 제가 제일 흥분하고 만족하며 행복했던 시간이 바로 그 삼겹살 먹던 시간이 아닐까... 라고 저는 생각해봅니다. 흥분이 가게를 뚫을 것 같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암스테르담에 고작 사흘 정도 있었으면서 삼겹살에 감동하다니. 다른 사람들이 보면 3년 살다 한식 먹은줄 알듯요. ㅋㅋㅋㅋㅋㅋㅋ 요란떠는 한국 토박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깍두기, 무생채... 소울 푸드 였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2022-08-06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0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08-0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너무 멋져서 부러움 폭발입니다!!!

다락방 2022-08-10 08:41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지금은 다시 직장이고 저는 일하고 있습니다. 흑 ㅠㅠ
 

임!신!중!지! 인거 다들 알고 계시죠?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고흐 미술관에도 같이 왔어요, 임신중지와.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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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8-01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배경이 책과 함께 그림입니다ㅎㅎ 저 오늘 책 구입했으니 낼부터 조금씩 읽도록 할게요^^

공쟝쟝 2022-08-01 2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가방 무거운데 부장님이 들고 오라그래서 들고 댕김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8-01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뭐예요? 소리 소문 없이 네덜란드 인겁니까???? 부러워라

막시무스 2022-08-01 2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이네켄! 고흐 해바라기! 반 고흐미술관! 임신중지! 거기다 좋이 보이는 날씨!ㅎ

모든게 묘하게 어우러지는 한편의 콜라쥬 작품같은데요!ㅎ 즐건 여행되십시요!

공쟝쟝 2022-08-01 21:46   좋아요 3 | URL
저자의 숨은 (드러난?)의도를 정확하게 포착하신 사진읽기의 대가 막시무스님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8-02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여행 되시고, 좋은 추억 많이 쌓으세요~~
네덜란드와 임신중지가 함께 연결되서 기억나시겠네요 ^^

독서괭 2022-08-02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han22598 2022-08-02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고흐...미술관 아주 옛날에 갔던 아주 희미한 기억이 있어요 ㅋㅋ
네덜란드 가면 하이네켄이죠 ㅎㅎ많이 많이 드세요!!

황금모자 2022-08-03 0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버트 하인 가셔서 스트룹와플이랑 착즙 오렌지 주스도 드셔보세요~

단발머리 2022-08-03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들고 갈 때는 무겁다고 좀 툴툴거렸을 거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 우아! 너무 완벽한 책인증샷입니다.

얄라알라 2022-08-03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 아닌 거예요?와 짱이다! 제가 다락방님 서재를 최근 좀 덜 들렸나봐요

[임신 중지] 예전에 눈이 빠져라 집중해서 읽었는데, 8월에 꼭 다시 읽으며 합류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