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은 항해하는 사람이다. 한 번 배 타고 나갔다 돈을 벌면 그 돈을 다 쓸 때까지는 육지에 정착해있고, 돈이 떨어지면 다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항해하는 마틴은 육체적으로 매우 튼튼하고 근육이 울끈불끈 나근육 너근육 하지만, 청결하지 못하고, 교육을 받지 못했고, 가난하다. 어쩐 일인지 여자들이 그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여성들은 모두 그와 비슷한 계급이다. 아마도 연인이 되거나 결혼하게 된다면 매일 없는 살림을 아등바등 살아가게 될법한 그런 상대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거나 여자 잘만나 팔자를 고쳐보자는 생각을 하며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왜 저렇게 구두쇠이며 옹졸한 매형과 함께 살며 자신의 빛을 꺼뜨려야만 하는건지, 누나를 보며 안타까워 하기는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단 말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루스를 만난다. 자신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지점, 닿을 수 없는 지점에 있는 루스. 교양있고 우아하고 돈도 많고 지금도 여전히 대학에 다니며 교육을 받고 있고, 청결한 루스. 그녀의 남동생을 불량배로부터 구해준 까닭에 마틴은 그 집에 식사를 초대받게 되었고, 거기에서 루스를 보게 되는거다. 마틴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그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틴이 본 적 없던, 와본적 없던, 경험해본 적 없던 공간이나 분위기 탓에 주눅 들어 있었고, 게다가 루스 가족의 우아함은 그로서는 만나본 적도 없었던 터다. 이 많은 식기류를 식사할 때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는 자신이 지적 수준도 한참 루스에게 미치지 못하지만 예의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은 루스에게 반했고, 루스에게 닿고 싶은데, 그런데 자신이 루스에게 닿기에 한참 모자란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자신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루스와는 완전히 다른 격임을 다 드러내주는 것 같아서 긴장해있다. 그러나 헤어질 때 루스는 그에게 또 방문해달라 말한다. 



누구나 자기만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돈이 없다는 그래서 항시 빈곤했다는 열등감부터 시작해서 배움이 짧다는 열등감, 좋은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다는 열등감, 못생기고 키가 작다는 열등감 기타 등등. 어떤 부분에서든 열등감을 가질 수 있지만 그러나 열등감을 갖고 살아가는 태도는 다를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에 <사랑학개론> 이라고, 시청자들의 사연으로 극을 꾸며 보여주는 코너가 있었는데, 남자는 배움이 짧았고 여자는 대학 교육까지 받은 커플이 사연을 보내왔었다. 처음에는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이 아내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 뉴스를 들으면서 여자는 알아듣지만 남자는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남자가 폭력적이 되었던 거다. 


자신의 열등감을 폭력으로 바꿔버리는 것이 지금 우리가 매일 한국 뉴스에서 보는 경우들이다. 왜 나랑 안사귀는거야? 왜 나랑 헤어지자고 해? 왜 나를 안만나줘? 왜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는 여자를 향한 혹은 동물을 향한 폭력으로 바뀐다. 때리고 감금하고 죽이고 학대하면서. 육체적 폭력 대신 언어 폭력으로 상대를 지배하기도 한다. 너는 구려, 너는 후져, 나나 되니까 너를 만나주는거야 등등으로 나를 떠나면 너를 사랑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세뇌함으로써 자신의 관계를 지켜가려는 것. 아마 많은 한국남자들은 루스를 만났다면 루스를 납치 감금하거나 폭탄을 만들거나 죽이거나... 했겠지. 그리고 감옥에 갔겠지. 왜 그랬어요? 나를 안만나줘서요.......... 


열등감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안의 열등감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열등감을 극복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열등감이 다 내 노력으로 극복되는 건 아니다. 만약 내가 재벌집 막내아들과 사랑에 빠졌는데, 그로 인해 열등감을 갖게 됐다면, 아무리 아무리 노력해도 재벌집 막내아들만큼의 돈을 가질 순 없을 것이다. 내가 지금의 월급으로 그리고 투잡을 뛰면서라도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제적 수준에 다가갈 수 있을까? 와인 대신 소주만 마시고, 소고기 대신 대패삼겹살을 먹고, 책을 사는 대신 도서관에만 다닌다면, 물론 내 전재산 4천만원이 7천만원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제수준에는 못미칠 것이고, 그것-그만큼 돈을 가지지 못한 것-이 나의 열등감이었다면 그 열등감 극복은 실패... 그렇지만 만약 내가 요가로 다져진 탄탄한 몸을 가지고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를 할 줄 아는 남자를 만나 그런 몸과 기술에 대해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열등감을 가졌다면, 그것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고기 열번 먹을거 두 번 먹고 술 열 번 먹을거 한 번 먹고, 매일 요가 수련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비슷해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만난 남자가 박사 학위를 가졌는데 내가 가지지 못해 열등감을 가졌다면 그것 역시도 어느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쌍코피 터뜨려가면서 공부를 한다면(별로 안그러고 싶지만) 이 역시 어느 정도 따라잡을 수 있겠지. 그러나 내가 그렇게 노력해서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질 못한다면, 나는 내 열등감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내 안에 가지고 있으되, 그러나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는 내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내가 가진 장점들 만으로도 살아가면 된다. 나는 그 누구보다 계절을 몸으로 느끼면서 행복을 받아들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나는 내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사랑을 갈구하지 않고, 그럼으로써 또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까 먄악 내가 가진 열등감이 극복 불가하다면, 그리고 딱히 극복하고자 할만큼의 어떤 것이 아니라면, 그냥 살면 된다. 


Just live well.


내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혹은 끌어안고 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힐 필요도 없고, 그것은 정말이지 방법이 아니다.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주인공은 학교의 퀸카의 인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그녀에게 먹으면 급속하게 살이 찌는 과자를 준다. 그러나 그녀는 깨닫게 된다. '퀸카를 살찌게 한다고 해서 내 살이 빠지는 건 아니다'라는 것을. 나에게 마음 주지 않는 사람을 납치하거나 감금한다고 해서 내가 사랑받게 되는 게 아니다. 나보다 공부 잘하는 사람을 죽여버린다고 해서 내가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 세상 찌질한 거, 제일 못난 게 열등한 자신의 열등감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상대방에게 나좀 사랑해줘~ 네가 사랑해줄 때까지 징징댈거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열등감 극복을 타인에게 위탁하는 것이다.



-널 만나기엔 내가 너무 부족해.

-무슨 소리야, 널 모르고 만난게 아닌데. 그러지마.


(한달 후)


-널 만나기엔 내가 너무 부족해.

-그렇다면 좀 바꿔봐, 너를.


(두달 후)


-널 만나기엔 내가 너무 부족해.

-그러면 꺼져 이새끼야.


이거 너무 당연한 수순이잖아?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든가 아니면 극복하든가.


우리의 마틴은, 오 마틴이여!

변하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루스에게 맞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관찰해보니 저 계급의 사람들은 바지 무릎 밑으로 주름이 잡혀 있네? 그건 어떻게 하는거지? 다림질이구나! 그는 자신의 무릎 튀어 나온 바지를 주름진 바지로 바꾸고자 한다. 오 저사람들은 청결하네? 그는 매일 샤워를 하는 사람이 된다. 내가 예의에 어긋나면 어떡하지? 그는 온 가족의 이름으로 회원권을 만들어 도서관에 틀어박힌다. 예의에 관한 책을 읽고, 루스가 읽는 시집을 읽고, 심리학도 읽고, 그러니까 온갖 책을 다 읽는다. 그런 루스는 그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워낙 건강했던 육체에 청결함이 더해지니 빛이 난다. 거기에 지적임이 더해진다. 이렇게 그가 루스에게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루스가 받아주지 않을 수 있다. 그는 사랑을 이루고 싶지만 그러나 그 사랑은 불발일 수 있다. 이거봐, 이정도면 나는 너에게 맞는 남자가 되었지? 라고 반짝이게 루스 앞에 서도 마틴은 루스에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고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아' 로 거절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마틴의 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걸까? 무의미한걸까?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허송세월 보낸걸까? 등신머저리짓을 한걸까? 



아니다.

설사 루스와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다 해도, 그는 이제 그전보다 청결해진, 그전보다 예의를 아는, 그전보다 지식이 많아진 사람이 되었다. 그전보다 '모든 면에서 모든 걸 더 갖춘 내' 가 마틴에게 남는다. 아니, 근사하잖아? 멋지잖아? 이것만으로도 인생 겁나 잘 살고 있는 거 아녀?



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내가 1권의 고작 82페이지까지만 읽고 쓴거다. 실상은, 루스도 마틴에게 반했다. 울끈불끈 저 거침.. 저 근육질.. 루스는 지적인 여성인데 육체미 뿜뿜하는 마틴에게 반해버려. 사실 루스의 지적임과 청결함에 대한 묘사에 마틴의 육체미 뿜뿜 묘사 읽는데, 잭 런던, 그리고 순수문학이여, 미안합니다. 나는 잘만 킹을 떠올렸어요. 너무.. 잘만 킹 스럽잖아요. 지적이고 도시적이며 화려한 여성 그리고 육체적이고 다소 짐승적인 으르렁 맨... 으르렁- 너무 잘만 킹 떠올라서 그만.. 제가 그 클리셰 좀.. 좋아했어요. <우리도 사랑일까> 에서 인력거꾼 나올 때, 아니 현대물에 인력거가 웬말이야, 라고 하면서도 인력거를 몰다니 그렇다면 전완근.. 이렇게 되어버리는 뭐 그런 지점이 내게 있음에, 잭 런던이 그린 잘만 킹 스러운 상대 묘사에 제가.. 조금 휘청였어요.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와, 내가 어제 그러니까 존 밀턴의 《실낙원》꺼내려고 서재에 가 책장 앞에 똭- 서가지고, 실낙원 똭- 들고 나오는데 왜 마틴 에덴 눈에 똭- 띄어가지고 격렬한 내적 갈등 벌어져버려.


안돼 실낙원만 가져가

마틴 에덴 그냥 가져가기만 하는거야

안돼 실낙원 읽어

마틴 에덴 그냥 꺼내기만 하는거라고


이러면서 두 권을 침대 위로 똭 가져왔는데(침대에 책 몇 권이나 꺼내져있다, 헤드도 아니고 베드에...), 또 싸움이 벌어져.


실낙원 읽어

그건 내일 아침에 읽을게 지금 잠깐만 마틴 에덴

내일 아침에 다락방의 미친여자 읽어야 되잖아 실낙원 들어

그러면 퇴근때 읽고 잠깐만 마틴 에덴..


이렇게 되어가지고 마틴 에덴 펼쳤다가 잘만킹 만나가지고 내가 지금 혼란스러워서 오늘도 마틴 에덴 갖고 나와버린...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마틴 에덴, 아니 잭 런던.. 이런 사람이었어요? 잘만 킹 좋아해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어쩜 이렇게 대비되는 걸 여자는 지적이고 청결한 상류층에 남자는 하층민에 육체미 개터지는 걸로 만들어놨어. 와... 아무튼 우리의 루스.. 너같은 남자는 너가 처음이야 어쩜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거친데 그런 근육.. 루스는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밥먹는 내내 그의 목을 만져보고 싶고 그의 몸에 손대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여러분 그거 알아? 마틴 스무살이고 루스는 마틴보다 세살 많지롱~ 아니, 어쩐지 너무 좋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왜 좋아? 아니, 그런데 내가 이정도로만 하고 끝내려는 게 아니라, 내 긴히 할 말이 있다. 아 마틴.



마틴이 루스에게 맞는 사람이 되고자 이 모든 노력을 하는 것들 중에는 양치, 양치가 있는 것이야. 네??


우선 이 책이 1909년에 나온 책이라는 걸 알고 가는게 중요하다.

마틴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의 얼굴을 관찰한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압박을 받을 때마다 이를 악물고 입을 꽉 다무는 버릇만 없었다면 두툼하고 육감적인 그의 입술은 천사의 입술처럼 완벽해 보였을 것이다. 때때로 그 입술은 너무 굳게 닫혀 있어서 엄격하고 모질며 심지어 금욕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투사의 입술이자 연인의 입술이었다. 그 입술은 삶의 달콤함을 음미할 수 있었고, 달콤함을 제쳐 놓고 삶을 호령할 수도 있었다. 강한 턱과 공격성을 암시하는 각진 하악이 입술의 호령을 보조했다. 힘이 감각과 균형을 이루고 그것을 북돋우면서 그로 하여금 건강한 아름다움만 사랑하도록, 온전한 느낌에만 공명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두 입술 사이에는 치과 치료가 전혀 필요 없는 치아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를 보면서 희고 튼튼하고 가지런하다고 생각했다. -p.58



여기까진 참 좋쥬? 저도 개인적으로 얇은 입술보다는 두툼한 입술을 선호합니다.. (안젤리나 졸리 뽀에벌!!)

자, 계속 보자.


그런데 볼수록 걱정되기 시작했다. 매일 이를 닦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던 희미한 기억이 그의 마음속 후미진 구석 어딘가에 존재했다. 저 위의 사람들, 즉 그녀의 계급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그녀도 틀림없이 매일 이를 닦을 것이다. 그가 평생 동안 이를 닦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할까? 그는 칫솔을 사서 이 닦는 습관을 들이겠다고 결심했다. 곧바로, 내일 시작할 것이다.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다순히 뭔가를 이룬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모든 면에서, 심지어 양치질과 자유의 포기나 다름없는 풀 먹인 칼라에 이르기까지 개조해야 했다. -p.59



아... 이십년을 살면서 한 번도 양치를 안한... 그러니까 1900년대에는... 그 전에도.... 가난한 사람들은 양치도 못하고 살았던 겁니까?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니, 마틴, 인기도 많던데... 그러면서 여자들하고 키스도 막 하고 그런거야? 그 여자들도 평생 양치 안해본 여자들이고? 너의 세균이 나의 입 안에 나의 세균이 너의 입안에, 서로 충치 나누며 살고 있었던거야? 흑흑 ㅠㅠ 아 마틴의 근육에 몸부림칠 정도로 반했다가 양치 한 번도 안해봤다는 거에 짜게 식었지만, 그러나 이제 매일 양치하는 마틴으로 거듭날 것이기에 괜찮다. 칭찬해, 응원해, 마틴. 그 개조, 나는 찬성합니다.



아, 마틴 에덴 개재밌어.. 극재미, 빅재미, 잭 런던, 당신 내가 한 번 천천히 접근해보도록하겠다.



이만 총총.




































비포 아담은.. 또 뭐여?


댓글(33)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11-30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보고 흐뭇해하며 읽다가 책 속 진짜 잭런던 사진보며 이런 건 좀 빼지 란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ㅎㅎ 가끔 로판에서 며칠만에 깨어난 여주와 남주의 키스를 보며 저거 좀 힘들지 않을까, 그렇다고 의식을 찾고 일어난 여주가 잠깐! 하고 이 닦고 오는 것도 그렇고 해서 몰입을 하지 못했던 기억나요 ㅎㅎ

다락방 2022-11-30 11:56   좋아요 2 | URL
저 진짜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다가 양치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너무 기본적이라고 생각했던 양치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던 삶... 이 있었던 것이라니!! 아 대충격이었어요. 그런데 다들 그렇게 살아와서 그 키스, 괜찮았던 걸까요?
전 이십대 중반에 사귀던 남자가 김밥 먹고 양치를 안하고 저를 만나러 와서 키스하는데 김냄새가 나가지고 .. 아무튼 아주 안좋은 기억으로 제게 남아 있습니다. 저 마틴 에덴 영화도 다운 받았어요!

잠자냥 2022-11-30 12:36   좋아요 1 | URL
김냄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30 14:00   좋아요 1 | URL
저 진짜 김냄새 노이로제...으.........(절레절레)

공쟝쟝 2022-11-30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열등감! 그냥 잘 살게요! 계절을 감각하는 몸으로!!! 응응, 나 그거 잘 알고 그거 받아들이기 전문이었는 데, 응, 그게 잠깐 안될 때가 있더라고요~!!! 아직 젊어서 인가… 오늘은 열등감에 딱 꽂히네요. 잘만킹은 하나 봐봐야겠어요! 추천작품을.. 은 투문정썬?이었나요? ㅋㅋㅋ

다락방 2022-11-30 11:57   좋아요 2 | URL
저 이거 보려고요. 웨이브에 있길래 ㅋ 초반 10분 봤는데 넘나 웃기다 ㅋㅋㅋㅋㅋ 입사하려고 면접봤는데 바로 브라질 출장 날아가는 스토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watcha.com/contents/m1d6QyO

공쟝쟝 2022-11-30 13:30   좋아요 0 | URL
나 밥먹음시롱 볼라고 켰다가 벌써 항마력이 딸려요. 그나저나 1989년이라면… 어휴…. 내 동생이태어나던 해….. 그렇단 말이지….

공쟝쟝 2022-11-30 13:33   좋아요 1 | URL
아 비쥐엠 ost 부터 정말ㅋㅋㅋㅋ 왜 뷰끄럽죠? 잘만킹 ㅋㅋㅋ 골드문트가 인정하는 천재 ㅋㅋㅋㅋㅋ 감독인데 ㅋㅋㅋ 나는 벌써 내 귀을 의심하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30 13:51   좋아요 2 | URL
점심에 떡국 먹으면서 이어서 볼라고 했다가 공사장 씬에서 너무 놀라 꺼버리고 말았어요... 여긴 식당이니까.... 아니, 좀 더 스토리가 진행될 줄 알았지???

공쟝쟝 2022-11-30 13:54   좋아요 0 | URL
저도 대낮부턴 아닌 거 같아서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 있닼ㅋㅋㅋㅋㅋ 아이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30 14:20   좋아요 0 | URL
집에 가서 공사장씬만 찾아봐야겠다.

공쟝쟝 2022-11-30 14:3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집중해서 보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대충보기에도 대낮에 보기에도 밤에 보기에도 좀 그렇습니다만ㅋㅋㅋㅋㅋㅋ 암튼 육체들의 향연 (보다가 껏슈 ㅋㅋㅋㅋ 나도 일해야짘ㅋㅋㅋㅋ ) 그리고 백인남자 밥맛ㅋㅋㅋ

수이 2022-11-30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섹슈얼어딕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30 11:49   좋아요 1 | URL
잘만 킹 한 편 하시렵니까? 후훗

새파랑 2022-11-30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잭리쳐 때문에 양치 하는거 신경 안쓰시는거 아니었나요? ㅋ

잭런던 정도면 잘생긴거 아닌가요? 멧데이먼 닮은거 같은데‘..

다락방 2022-11-30 11:47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잭 리처 손가락으로 양치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칫솔 들고 다니는 남자여서 용서한겁니다 ㅋㅋ

그리고 저 지금 마틴 에덴 스포 밟아서 대충격으로 쌍코피 흘리고 있어요. 아 야속한 사람들... ㅠㅠ

책읽는나무 2022-11-30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틴 에덴 매일 양치질도 하겠다는 대목에서 허걱!!! 했었던..ㅋㅋㅋ
마틴은 매력적인 남자로 비치나 봅니다.
저는 잘 보이고 싶어 노력하는 근육질 마틴이 좀 귀엽다는 생각을 했어요.
2 권도 읽어야 하는데...^^;;;;
마틴이 실낙원을 이겼군요???
전 다미여가 마틴을 이겼어요ㅋㅋㅋ

다락방 2022-11-30 11:57   좋아요 3 | URL
저는 육체미 뿜뿜하는 남성호르몬 팡팡 터지는 그런 남자로 보여집니다. 이제 그가 지식으로 무장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심하게 떨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타입의 남자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마틴이 여험범벅 실낙원을 이겼습니다. 실낙원, 너도 좀만 기다려라. 곧 가마!! 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22-11-30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투사의 입술 연인의 입술요.
문장도 녹색광선도 다 좋습니다. 녹색광선 책 한 권인가 빼고 다 소장요 ^^ 영화 보시면 어떤 감상 페이퍼 나올지 기대되어요 다락방 님.
영화도 좋았어요:)

다락방 2022-11-30 12:33   좋아요 2 | URL
오 역시 프레이야님은 벌써 영화를 보셨군요! 저 다운 받아놨고 어서 보고 싶은데 책을 다 보고 보는게 나을 것 같아서 일단 참아보려고 합니다. 이 책 읽고 싶은데 오늘 회사 업무가 많고 아이참 초조하네요. 아 그런데 책 너무 재미있어요, 프레이야 님.
저 녹색광선 마틴 에덴 말고 딱 한 권 더 있거든요. 근데 너무 예뻐서 모아볼까.. 하는데, 음.. 이건 좀 생각해봐야 겠어요. 놓을 자리가 없어서요. 껄껄..
점심 맛있게 드세요, 프레이야 님!!

잠자냥 2022-11-30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제목만 보고는 아니 마틴에덴이랑 잘만킹이랑 어떻게 엮어?? 하다가 바로 알아차렸습니다.
제가 그랬잖아요. ㅋㅋㅋㅋ 마틴에덴에서 다락방님이 좋아할만한 포인트 있다고 근육이야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벌써 스포당함?! 전 범인 아니죠?!

참, 저는 녹색광선 책 예뻐서 모으다가 다 팔았어요. 왜일까요? 아 또 퀴즈 내고 싶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30 13:06   좋아요 1 | URL
고양이가 긁어서 천이 없으니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잠자냥 2022-11-30 13:1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윽시 쟝쟝!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특해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찐댓글..ㅋㅋㅋㅋㅋㅋㅋㅋ 애덜이 스크래쳐로 착각하고 그것도 그것이지만!!!!!!!!!!! 책에 털이 장난 아니게 붙음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30 13:2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쁘면 뭐하나 털이 붙는 데 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검은 털이 달린 즘생이 있어, 나에겐 흰옷이 없다네 ㅋㅋㅋ

다락방 2022-11-30 13:54   좋아요 1 | URL
아 진짜 마틴 에덴 너무 재미있네요 잠자냥 님. 계속 읽고 싶은데 오늘 회사 업무가 바쁜 부분... (이러면서 여기서 이러고 있긔)

스포 범인은 잠자냥 님이 결코 아니십니다. 아 스포 밟고 짜증나요. 그런거 그렇게 막 써도 되나 ㅠㅠ
아무튼 저는 잭 런던을 천천히 다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책 사야지~~

잠자냥 2022-11-3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녹색광선 이 이름도 프랑스 영화에서 따온 거예요. 에릭 로메르 감독 <녹색광선>에서

공쟝쟝 2022-11-30 13:28   좋아요 0 | URL
수면의 과학을 보면 수면의 질이 올라가나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관심사 ㅋㅋㅋㅋ 잠의 양이 많지 질은 높지 않은 사람)

다락방 2022-11-30 13:57   좋아요 0 | URL
제가 이미 <눈보라>를 가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후훗.

잠자냥 2022-11-30 14:22   좋아요 0 | URL
쟝쟝/ <수면의 과학> 보면 수면의 질은 더 떨어질 것입니다. 꽁냥꽁냥 연애 이야기 보고나면 외로움에 잠이 달아날.......

공쟝쟝 2022-11-30 14:28   좋아요 0 | URL
어 그럼…. 당분간은 보지 않도록 하겠어요 😤😤😤 저의 분노가 사그라들고 사랑이 충만해질때 즈음😳

독서괭 2022-12-02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체 잘만 킹이 뭔데? 하고 찾아보니 나인하프위크 감독이군요? ㅋㅋ
마틴에덴 보며 다락방님 생각의 흐름.. 재밌습니다. 나근육 너근육은 뭔가요 ㅋㅋㅋ 양치질에서는 저도 잭리처 생각을 ㅋㅋ 마틴에덴은 오해가 아니었네요. 그시대에는 양치가 대중화(?)되지 않았나봅니다;;
저 입술 두툼한 편입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잠자냥 2022-12-02 14:43   좋아요 2 | URL
이렇게 괭님 안젤리나 졸리 설은 만들어지고......

다락방 2022-12-02 14:48   좋아요 2 | URL
잘만 킹은 에로 영화 감독입니다. 사실 뭐 딱히 대단할것 없는 내용들.. 에서 어른들의 육체적 사랑..이 주를 이루는 그런 영화인 것입니다. 젊은 시절에 몇 편 보았었는데 최그에 한 편 보려고 하니 도저히 못보겠더라고요? 너무 조잡해서리.. ㅋㅋㅋㅋㅋ

입술 두툼한 독서괭 님을 제가 애정합니다. 두툼한 입술 뽀에벌~!!
 














'이아랑'은 2학년 6반 반장이며 전교1등이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학교 선생님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공부도 열심히하고 자기가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선생님들은 따로 불러 격려하기도 하고 문제집을 선물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등이라는 우월감으로 친구들을 무시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가지,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인지 아랑의 엄마는 아랑의 학업에 큰 관심이 없다. 엄마는 성적보다 인성이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고단한 노동에 아랑을 끌어들인다. 고모가 아파서 고모 가게 봐줄 사람이 필요하다는데 니가 당분간 좀 봐줘, 하는데 아랑은 좀 속상하다. 내년에 고3인데 나한테 가게를 보라고? 엄마가 고모한테 돈을 빌리지 않았으면 나한테 이걸 부탁했을까? 게다가 학교 진학상담에도 엄마는 오지 않겠다고 한다. 아랑일 믿으니까, 너가 알아서 잘하니까, 엄마는 굳이 아랑이 어떤 대학을 가면 좋을지 어떤 전공을 선택하면 좋을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것. 아랑은 당연히 서운하다. 딸의 미래를 함께 걱정해주면 안되나. 오히려 엄마는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일찍 취업해 돈을 버는 친구 딸에 대해 기특하게 생각한다. 돈이 없기 때문에 돈에 집착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도 못한 미성년자에게 학업보다 취업을 얘기하는 건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속상했다. 나 역시 그런 취급을 받았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내게는 롤모델이 없었다. 어떤 어른을 보면서 저런 어른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본보기 삼을만한 어른이 내게는 없었다. 나는 그저 모든걸 스스로 깨쳐나가야 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설사 좋은 어른들이 주변에 많았다 하더라도 나라는 인간 자체의 성격이 롤모델 따위는 만들지 않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런 어른이 되어야지' 라고 누군가를 롤모델 삼은 적이 없으니까. (안젤리나 졸리가 멋지다는 것만 한결같이 생각하고 있다.)


막연하게 중학생 때는 서울대연고대 갈거라고 생각했다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점 현실에 눈을 떴고, 아 서강대나 한양대 정도를 가야겠다 했다가 고2 되고 나서부터 시발 대학은 갈 수 있나... 이렇게 되어버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내가 고등학생일 때 그리고 수능을 앞두고 있을 때, 아빠가 제일 부러워한 사람은 딸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업해 돈 벌어다 주는 아빠 친구였다. 아빠는 나도 그러길 바랐고 그래서 은근히 그런 이야기를 흘리곤 했다. 만약 엄마가 아니었다면, 나에게 엄마가 계시지 않았다면 나는 아빠가 바라는 아빠의 착한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업해서 아빠에게 돈을 가져다주는 삶..을 나는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렇게 일찍 취업해서 월급을 아빠에게 주는 삶을 살았다면, 아마도 (도피하고자) 일찍 결혼해서 벌써 아이 엄마가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가끔 그런 시절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엄마, 만약 엄마가 강하게 내 대학 교육을 주장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아빠가 바라는대로 내가 공장에 취직해(아빠는 내가 수능을 망쳤다는 걸 알고는 공장에 취직하기를 직접적으로 권유하셨다) 돈을 벌었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았을까? 사실 경험해본 적도 없으면서 간혹 그렇게 과거를 생각하며 나의 불행해졌을지도 모를 미래에 대해 묻노라면 엄마는 이렇게 답해주셨다.


"너는 어딜 가서 뭘했든 니가 살 길 찾아서 지금처럼 똑똑하고 행복하게 됐을거야."


한글을 스스로 깨우친 것은 우리 엄마 아빠의 큰 자랑이고 아직까지도 여전히, 계속 언급하신다. 나는 스스로 깨우치는 사람이었다. 그게 뭐든 스스로 깨우쳤는데, 그렇다면 천재냐, 라고 한다면.


그 게 아 니 다.


누구의 도움 없이 깨우친다는 것은 그만큼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글은 일찍 알았을지언정, 나는 삶의 모든 것에 대해 느렸다. 나는 늦된 사람이었다. 느려서, 그 느림이 나는 나의 어떤 성공을 막았다고 생각한다. 막았다는 것은 좀 부적절한 표현이고, '더 성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고집스레 스스로 깨우치고자 함이었고, 그렇기에 남들보다 속도가 늦어버렸다. 어떻게 하는게 나에게 잘 맞는 공부법인지를 대학 졸업때 알았고, 그래서 나에게는 공부 못하는 학생이라는 과거가 남아있다. 물론 성인이 되고 어느 시점부터 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다는 것이 꼭 똑똑하거나 지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좋은 대학교를 나왔어도, 장학금을 받았어도 똥멍충이로 살면서 자기 머리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나는 정말 아주 많이 현실에서 목격하고 마주쳤다. 불쑥불쑥 '너 장학금 받았었다며?' 라고 말하고 싶어질 때도 있을만큼 학창시절 우수한 성적이 지혜로움을 의미하는 건 아니더라. 그렇다해도 나에게 그런 과거가 있으면 좋겠다고 나는 여전히 아쉬워한다. "전교1등 한적도 있었지, 그런데 누구나 다 한번씩 해보는 거 잖아." 이런거 말하고 싶은데, 누가 전공이 뭐냐, 어느 학교 나왔냐고 물어보면 "하버드 법대 나왔어요." 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싶은데, 그런 이력을 갖지 못했다는 게 그게 좀 서운하다. 장학금 받아 대학 다녀보는게 어떤 기분일까 싶어서 방통대 편입했다가 거기서도 성적 안좋아 한학기 다니고 자퇴한 나란 사람... 아, 장학금 이란건 내 인생에 없구나, 학교 교육은 역시 나를 건드리지 못하는구나 해버리고 말았다. 나는 연애도 늦게 시작했고 사랑은 더 늦게 시작했다. 나는 다 늦었다. 그리고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공부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건, 더 늦게 알았다. 누가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 알았지만, 그래서 느렸고, 그럴때마다 '나는 왜 느린가'를 좀 답답해해야 했다. 좀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어쩌면 이렇게 늦된건 내가 고집스러운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롤모델로 삼을 사람이 내 어린 시절 주변에 있었더라면, 내 진로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더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를 종종 생각하고, 그런 사람을 가진 청소년들을 보면 부러워진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세번째 이야기에서 라라 진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을 때, '네가 가고자 하는 곳 말고 이런 곳도 있어, 거기는 이런 장점이 있지'라고 말해주는 언니가 있다는 게 진짜 너무 부러웠다. 이제 대학생활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부러웠고, 라라 진에게 다른 선택이 가능함을 알려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도 부러웠다. 


아랑이는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다. 그런 아랑에게 친구 연두는 변호사인 사촌 언니와 만남을 주선해주고자 한다.


'권연두'는 아랑의 친구고 아직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선생님들은 연두를 볼 때마다 '너도 일등 한 번 해봐야지' 라고 말해서 연두의 스트레스를 자극한다. 연두는 우리가 학창시절 흔히 보던, 바로 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나는 공부 안하는데 이정도의 성적이 나와'를 과시하는 그런 친구. 나 어제 놀았어 그런데 국사 시험 백점 이런 친구들 있지 않나. 학창시절 '어휴 어제도 공부하려다가 자버렸어' 하는 친구들은 많았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유독 그런 친구가 고등학교 때 있었는데, 나를 포함 다른 아이들도 다 그러했지만 한 친구가 그게 유독 심했다. 그 친구는 반에서 상위권에 드는 정도의 성적을 가진 친구였는데, 잠깐이라도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친구들에겐 가서 '너가 너무 열심히 공부해서 네 머리에 냄비 올리면 라면도 끓겠다'고 하면서 남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걸 얘기했고, 그러면서 '나는 진짜 공부 안했는데 대단해, 다들 대단해, 나는 진짜 안했는데' 하곤 했던 거다. 그런데 시험 결과 나오면 각 과목 선생님들이 들어와서 백점 맞은 사람 호명할 때 암기 과목에 꼭 그 친구가 있었던 거다. 이게 반복되니 나중엔 백점자에 그 친구 이름이 불렸을 때 아이들이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냈다. 암기과목은 백점 맞지만 다른 과목은 아니었던 걸 보면, 한 번도 일등을 해본 적은 없었던 걸 보면, 그 친구는 암기는 잘하지만 이해는 잘 못해던 건 아닐까, 지금 잠깐 혼자 생각을 해본다. 


연두는 어제 드라마 본 얘기를 친구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하고, 아이들과 미팅도 주선한다. 다른 친구들은 '넌 어떻게 그렇게 마음 편하냐'는 말을 한다. 다른 아이들에게 공부 안하는 아이로 보이고 싶은거다. 왜? 1등이 아니니까. 1등도 못하면서 공부한다고 말하는게 연두에겐 수치다. 그러나 연두는 열심히 공부를 하는 아이였고 드라마는 동생에게 보라고 시켜서 동생으로부터 실감나게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대로 전달하고 있었다. 보지 않은 걸 봤다고 말하는, 그래서 공부하지 않았다고 거짓말 하지만 사실은 공부를 하는 아이였던 거다. 이건 아주 오래전에 고소영이 주연했던 영화 <비트>에서 바로 고소영의 역할이었다. 고소영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는데 야구장에 가서 어떤 야구 경기를 보았는지 반 아이들에게 실감나게 말해주는 아이었고, 아이들은 그런 고소영에게 '너는 어떻게 즐길거 다 즐기면서 그렇게 공부도 잘하냐'는 말을 듣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고소영은 그 역할을 즐겼다. 놀거 다 놀면서 공부도 잘하는 아이. 그러나 그런 사람이 되기는 얼마나 힘든가. 영화속에서 묵묵히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고소영만큼 잘해내지 못했던 학교 친구가 들어오는 지하철에 몸을 던지는 장면이 있었고 고소영은 그걸 목격하고 충격받는다. 그 뒤로 고소영은 달라졌던 걸로 기억한다.


연두는 집안 형편도 넉넉하고 아버지와 사이도 좋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노는 아이로 보이고 싶었지만, 그렇지만 사실 계속 1등하는 친구가 신경쓰인다. 쿨한척 했지만 선생님이 아랑에게 줬다는 그 문제집도 신경쓰인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공부를 안했다고 재차 얘기하면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은 연두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부를 했지만 1등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자기변명이기도 할 것이고, 나는 노력하지 않아도 이정도는 된다는 본인의 머리좋음에 대한 과시이기도 할 것이고. 나 역시 그런 학창시절을 보냈었기 때문에 '나는 열심히 노력했어'라는 친구를 만났을 때 정말 신선했다. 어른이 되어 만난 친구인데 4개국어를 하는 친구인거다. 아마 지금은 그보다 더 늘었을 거라 짐작한다. 4개국어는 다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 가능한 친구였는데, 그 친구에게 하루는 '어떻게 그렇게 외국어를 다 잘하게 됐어?' 라고 물었더니 "죽어라 공부했지" 라고 말하는 거다. 


아!


너무 신선한 태도였고 너무 마땅한 대답이었다. 그래 4개국어를 자기 언어처럼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었다.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말하는게 너무 멋진거다. 당연하잖아. 남들처럼 놀거 다 놀면서 4개국어를 그렇게 다 할 순 없는거잖아. 그 친구는 한참 후에도 그랬더랬다. 나는 아직도 영어 사전을 들여다봐, 라고. 내가 모르는 뜻이 혹시 더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 아는 단어 boy 라도 사전을 찾아본다고 했다. 잘하는 사람에게는 잘하는 이유가 있는 거였다. 그 친구가 미친듯이 외우고 공부했다고 했을 때 그 대답을 듣고 내가 한 생각은 '그렇게 노력해야 가능했다니 머리가 좋진 않군' 이었을까? 전혀 아니었다. 마땅했다, 당연하다 였다. 잘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감출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잘하는 건 내가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는 것은 드러내도 되는 것이었다. 


아랑이를 보는데 안타까웠다. 알아서 잘하는 아이에게 어른의 관심이 있었다면 그 미래는 얼마나 더 커지고 얼마나 더 풍요로워질까 싶어서. 나에게도 인생의 중요한 시간마다 관심을 가지고 함께 의논해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내가 늦된사람에서 벗어날 수 있진 않았을까. 스스로 해내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랑이와 내가 겹쳐 안타까웠지만, 그런데 아랑이는 전교 1등이고 나는.... 그만두자, 이런 얘긴. 

















<룩 백>도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와 겹친다. 학창시절의 두 친구가 나오는데 한 명은 노력하지 않아도 그림을 잘 그리는 걸로 보이고 싶어하고 한 명은 방안에 콕 박혀서 계속 그림을 그리고. 그런 두 친구가 만나 만화를 함께 그리면서 성공하는 것 같은 이야기로 진행되다가 갑자기 도끼 살인마 나와서 좀 멍해졌다. 현실이 잔인한건 사실이지만 왜 도끼 살인마.. 너무 당황스러웠다.


















와칸다라는 가상의 아프리카 나라는 자원도 풍부하고 과학기술도 겁나 발전했다. 완전 이상향의 나라랄까. 선진국들이 그런 와칸다를 노리지만 와칸다는 굴하지 않긔!! 

내용 자체가 나쁘진 않았는데, 이 그래픽 노블은 성인용이구나 싶다. 역시 나는 그래픽 노블은 재미가 없어 몇 번이나 그만 볼까 생각하지만 간신히 끝까지 보기는 했는데, 중간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그래서 너희 프랑스 빠다 놈들이 나치한테 가랑이를 벌린 걸 우리가 구해 줬지."

"그건 너희가 독립 형명 때 입은 은혜를 갚은 거야, 멍청아."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는 작가가 여성혐오를 하기 위해 이 그래픽 노블을 썼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저 표현은 정말 너무 구리다. 저 표현이 그런데 작가가 창조한 표현이 아니라는게 문제다. 작가는 그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남자들이 대화를 할 때를 그저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다. 사실 그런 표현을 굳이 책에 넣을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현실 반영이라고 해도 굳이 이런 표현을 써서 또 전달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은 거다. 프랑스 빠다 놈들이 나치한테 가랑이를 벌린... 후아. 너무 한심하다. 저런 표현을 쓰는 사람을 실제로 만난다면 너무 징그럽고 짜증날 것 같다. 친한 사람이라면 표현이 그게 뭐냐 천박하게, 라고 말할 것 같은데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친해지게 될 것 같진 않다. 가랑이를 벌리다니, 너무 역하다 진짜. 상대를 모욕하기 위해 성별이 남자인 어른 둘이 하는 말이 국가를 가랑이 벌린 여성으로 표현하는 거, 진짜 너무 구리지 않나. 어떤 걸 좋아하느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지만, 어떤 욕을 쓰느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거 너무 구리다. 


사실 마블 영화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조카 아이 주려고 샀고, 그래서 주기 전에 내가 한 번 본건데 안주려고 마음 먹었다. 초반에 성매매업소 가서 여자 선택하는 거 나오는데 그 때도 '내 친구가 많이 굶어서' 라고 표현 한다. 뒤에는 '그 여자의 남편을 구해주고 그 여자에게 잠자리로 감사 인사를 받을 거잖아' 라는 표현도 나온다. 아 너무 구려... 내가 지금 이런거 안준다고 해서 그런 표현들로부터 내 조카가 이 한남민국에서 자유로워질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급적 늦게 알았으면 좋겠고, 아예 이런 표현에 대해 몰랐으면 좋겠다.



만화를 보고 내용을 알게 되니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블랙팬서 영화도 봤다. 

















영화에는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블랙 팬서로 변신하면 멋져.. 그리고 와칸다의 장군들이 다 여성들인데, 근육이 엄청나다! 그렇지만 가해자의 서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가해자는 사실 피해자였고 그러니 이런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 인간의 삶이라는 게 명징하게 선과 악으로 나눠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해도 이 영화는 나에게 윤리적으로 명쾌하진 않았다. 그래도 재미있게 보아서 그 다음 시리즈를 보려 했는데, 그 다음편이 이번에 개봉한 <와칸다 포에버>더라.


주말에 초등학생 조카 만나 블랙 팬서 얘기하니 자기도 재미있게 봤고, 주연배우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울었다고 했다. 얼핏 그런 얘길 들은것 같았었는데, 그 때는 그저 하나의 소식이었다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조금 더 가깝게 느껴져서 나도 '이 사람이 사망했다니' 하면서 안타깝고 아픈 마음이 되더라.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최재천의 말이 또 생각났다. 사랑까지 가는게 아니어도, 우리는 관계를 맺는 순간 상대를 미워할 순 없는 것 같다. 욕하고 미워하는 건 몰라서 그런것 같다.




페이퍼가 너무 길어졌으니 그만 써야 하는데, 그래도 월요일이니까 책탑 사진을 투척하자.



룩백과 블랙 팬서는 빠진 사진이다. 
















































페이퍼가 너무 길어졌으니 이 책들을 왜 샀는지는 생략하기로 한다.


이만 총총.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11-28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은 어쩌다 뒤늦게 구입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요.
(혹시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그의 삶을 다룬 영화(에단 호크 감독)를 꼭 보세요...)

그나저나 다락방님은 롤모델을 다부장으로 삼아서 쑥쑥 자라는데....ㅋㅋㅋㅋ
암튼 제 생각엔 아버지가 원하는 삶을 혹시 살았다하더라도 뒤늦게 공부해서 대학 가셨을 거 같습니다. ㅎㅎ 어머니 말씀에 공감.

다락방 2022-11-28 10:30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이 어딘가에 쓰신 댓글에서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너무 좋았다고 하신걸 봤거든요. 그거 보고서 오오 그래?? 하고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 영화도 메모메모. 오케오케.

가끔 저에게 주어졌던 환경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리고 그런 환경이 저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도 생각하지만, 본질적으로 저란 사람이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잠자냥 님 말씀처럼 어떻게든 살아서 지금과 같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긴 합니다. 물론 살아보지 않은 미래에 대해선 알 수 없는거지만요.

그런데 저기 책들 중에 <경제적 공포> 진짜 더럽게 재미없게 생기지 않았나요? 책 받고 대실망을.. 휴..

잠자냥 2022-11-28 10:40   좋아요 1 | URL
<경제적 공포> 그런데 에세이 부문 최고의 영예! 뭐 이런 상을 받았다네요??

다락방 2022-11-28 10:41   좋아요 1 | URL
아.. 그러니까 제가 무슨 책 읽다가 오오 이거 읽어보고 싶다!! 해가지고 찜해두고 산건데, 무슨 책을 읽다 그런건지 모르겠네요? 껄껄.. 아무튼 읽어보고 싶어서 샀는데 너무 읽기 싫게 생겨가지고 참 고민이 깊습니다..

공쟝쟝 2022-11-28 21:25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시모어는 저도 넘나 좋아해요 ㅋㅋㅋ 저랑 잠냥님이 시모어에서 서로를 알아봤다구 ㅋㅋㅋㅋ (그리고….?)

책읽는나무 2022-11-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프 책 한 권 오랜만에 겹쳤네요^^
저도 잠자냥님 댓글에 공감합니다.
다락방님은 분명 대학 가셨을 듯!
단, 어쩌면 더 좋은 대학에 더 좋은 성적으로 입학, 장학금 받고 졸업하셨을 듯 합니다.
어쩌면 환경은 더욱 오기를 일으키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죠.ㅋㅋㅋ
저는 대학 이름도 잘 몰랐었던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고 2땐 서울대만 알았어요. 친구 오빠가 겁나게 공부한다더니 서울대 갔다길래 아??!!! 했었고, 그 라이벌이었던 동네 오빠 한 분도 겁나게 재수까지 했는데 서울대 떨어졌대서 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 확실히 그 시절 가까운 친인척이나 가족 중 롤모델이 있어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아이의 인생이 조금은 바뀔 수 있겠다는 다락방님 생각에도 동의합니다. 물론 귀 담아 들을 수 있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인생이 바뀔 수 있겠죠?ㅋㅋㅋ
(서울대 간 오빠를 둔 그 친구는 서울대를 못 갔다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라 앞의 문장 조금 수정했습니다^^;;;;)
암튼 10대, 20대 때의 ‘나‘가 있었기에, 지금 더 노력하고 있는 ‘나‘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노력하는 다락방 박사님이 더 좋네요ㅋㅋㅋ

다락방 2022-11-28 14:18   좋아요 1 | URL
제가 돈 내고 배우는 곳에서는 뭔가 잘 배우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학교도 그렇고 학원 같은데에도 등록 하면 수업을 들으러 가질 않아요. 이게 이제 이 나이에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 또 그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전 그냥 그런데 들어가면 또 안할 것 같아요. 그래서 참 고민입니다. 스승님이 있어야 제가 더 깊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스승님 있는 학교엘 가면 학교를 안다니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할런지. 저는 지금의 제 모습이 제가 해낼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아요. 아하하하. 제가 공부를 못해서 그런지 공부에 대한 미련이 많은 것 같아요. 쩝..

그래서 사람은 뭐가 됐든 후회없이 불태워야 하나봐요. 학교때 공부 열심히 했으면 성적에 대한 미련 없었을것을.. 껄껄.

아무튼 지금의 저를 좋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책나무 님. 저도 지금의 제가 좋습니다! 으흐흐흐

건수하 2022-11-28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제적 공포> <정희진처럼 읽기>에 나왔던 것 같아요. 저도 그래서 샀지만…. (뒤는 생략)

다락방 2022-11-28 14:19   좋아요 3 | URL
맞아요 수하 님!! 맞습니다!! 정희진처럼 읽기 를 다시 읽고 구매한 거였어요. 세상에.. 맞습니다! 수하 님은 천재입니까?
여하튼 저 책 되게 읽기 싫게 생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1-28 17:40   좋아요 1 | URL
저도 사고 안 읽었기 때문에 그 마음 이해합니다... =ㅁ=

공쟝쟝 2022-11-28 18:00   좋아요 0 | URL
ㅋㅋㅋ 나도 사려다 만 사람ㅋㅋㅋ 기억해요 ㅋㅋㅋ 근데 나 이거 읽다가 지하철 지나침 ㅠㅠㅔ

수이 2022-11-28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4시에 시작된다, 잼날 거 같아요. 읽어봐야지! 그리고 블랙 펜서_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최 선생님 말씀이 일면 공감가는 면도 있으나 저는 알아서 싫어하게 된다,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 알아도 다 사랑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22-11-28 14:21   좋아요 2 | URL
저도 스웨덴의 저녁 오후 네시는 되게 읽고 싶어서 계속 사려고 벼르다가 이번에 샀습니다. 어쩌면 비타 님이 저보다 먼저 읽게 되실지도 모르겠어요.
비타 님 말씀대로 알아도 다 사랑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알아서 싫어하게 되는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차라리 모를 것을, 나한테 알게 하지 말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더러 있으니까요. 인생...

수이 2022-11-28 14:23   좋아요 1 | URL
꺅 차라리 모를 것을….. 그 후 말씀 완전 제 마음

persona 2022-11-28 1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등학교 때 엄마아빠가 알바를 찬성해주고 대학 안가고 취업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우리나라는 대학이 너무 과대평가 돼 있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대학이 취업의 연장선상에서 취업교육을 하는 것도 좀 아닌 거 같고요. 또 전 대학 전공대로 취업한 것도 아니고 해서 그 등록금 모아서 배우고 싶은 것만 배웠어도 좋았을 거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도 알아서 잘하는 애 대학 못가게 막는 부모는 나쁜 부모같긴 해요.
저는 진짜 어릴 때부터 돈 버는 경험을 하고 공장도 일찍일찍 다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근데 또 그런 생각하면 어쩌겠어요. ㅎㅎㅎ 그냥 지금 잘해야지 싶네요.

기술교육할 때 쓰는 말들도 제가 선뜻 쓰기
어려운데 ㅋㅋㅋ 사람들은 제가 이해를 못한 걸로 받아들여요.저는 좀 어휘들이 이상한데 그걸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내가 이상하게 보일까봐 그것도 말 못하겠어요.

다락방 2022-11-28 14:28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는 대학이 과대평가 되어 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정말 그렇죠. 그래서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중에 인성과는 상관없이 자뻑에 가득찬 사람이 많고요. 우리는 서울대 나와서도 머저리들을 정말 많이 보게 되지 않습니까? 매일 뉴스에도 나오고 말이지요. 좋은 대학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장하는 건 아니죠. 전혀 아니죠.
저는 본인이 취업을 원한다면 취업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택도 본인의 몫이고 그 선택으로 얻게 될 결과도 본인의 몫이죠. 저에게 취업을 바란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던 까닭은 ‘취업이 다른 길일 수 있다‘고 말로는 표현했지만 사실 아빠의 속마음은 ‘빨리 돈 벌어서 가져와라‘ 가 느껴졌기 때문이었어요. 그 마음이 징그러웠어요. 엄마는 ‘자식이 잘되어야 한다 자식이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 아빠는 ‘자식 덕을 보고 싶다‘ 가 느껴졌달까요. 정작 자식을 위해 노력하는 건 딱히 없었으면서 자식 덕을 보고 싶어했던 분이랍니다. 뭐 어쨌든 아빠는 제 가 생각할 때 정말 운이 좋게도 부인을 잘만나서 아빠가 살게 됐을지도 모를 다른 삶보다 훨씬 나은 삶, 압도적으로 나은 삶을 살고 계신것 같다고 저는 생각해요. 저는 엄마께도 말씀드렸어요. 아빠는 엄마를 만나지 않았다면 진짜 후진 인간으로 늙어갔을 거야, 라고요. 그나마 엄마가 그리고 자식들이 그러지 말라고 미친듯이 잔소리를 해댔으므로 아빠가 지금의 아빠가 된것 같아요. 물론, 아직 한참 멀었지만요. (갑자기 답답..)

다시 돌아가서, 저는 취업이든 학업이든 본인이 원하는 걸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후에 오는 기쁨과 슬픔 혹은 만족과 후회 모두 본인이 느낄 것이고요.

persona 2022-11-28 15:08   좋아요 0 | URL
본인 의사가 정말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꼬마요정 2022-11-2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아... 정말 스스로 자라야 했던 다락방님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혼자 다 해야했거든요.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저 체구가 작다고 맨날 옆자리 남자애한테 책상 선 넘으면 맞고, 괴롭힘 당하고 그랬는데 아무도 안 도와줬어요ㅠㅠ 그래서 결국 맨날 저 괴롭히던 덩치 큰 남자애한테 수업 마치고 운동장에 나오라고 해서 죽도록 맞았어요 ㅋㅋㅋㅋ 그랬더니 난리가 나더라구요. 그 뒤부터는 아무도 저를 안 괴롭혔어요. 아 정말... 제가 그래서 대학 갈 때까지 제 과거의 기억은 온통 암흑입니다. 간혹 사건들이 생각나는데요, 깊이 생각하면 하나씩 떠오르고 그냥 언뜻 몇 살 때? 이러면 까매져요. 요즘은 많이 나아져서 옛날에 있었던 일들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저도 저한테 롤모델이 될만한 어른이 있었다면, 뭔가를 가르쳐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요. 다락방님 어머님 너무 멋져요^^

김경일 교수님이 그러더라구요. 우리나라는 노력보다는 재능을 좋아한다구요. 그래서 공부 안 했는데, 이런다고 하네요. 공부 안 했는데 성적이 잘 나오면 재능이 있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노력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그건 안 좋은 거라고 그랬어요. 노력만큼 멋진 것도 없는데 말이죠. 노력한만큼만 결과가 나와도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겠어요.

다락방 2022-11-28 17:21   좋아요 1 | URL
저도 국민학교때 남자애들이 여러가지로 괴롭히길래 처음엔 선생님한테 일렀거든요. 아무것도 바뀌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 후엔 제가 때렸어요. 제가 맨 몸으로는 잘 안되니까 손에 잡히는 필통이든 뭐든 잡고 그냥 건드리는 순간 디지게 때렸어요. 남자애들이 막 끌어안는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너무 징그럽지 않나요?) 막 욕하고 남자애 싸다귀 날린 적도 있어요. 민방위훈련 때는 남자 짝궁이 몸을 저한테 부비길래 콤파스 꺼내서 찔러버렸어요. 어휴. 진짜. 제가 하도 이러고 다니니까 나중엔 여깡패라고 소문나서 안건드리더라고요. 아오.. 크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정말.
저도요 꼬마요정 님, 제 인생의 어느 시절은 뚝 떼어서 내다버려도 괜찮을거란 생각도 해요. 그 땐 제가 죽어있었던 시간 없었던 시간 까맣던 시간 같아요. 그 때를 인생에서 확 들어내 버려도 지금의 나는 그대로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건 아닐 수도 있지만요.

꼬마요정 님도 스스로 크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결국 운동도 열심히 하는 멋진 어른이 되셨잖아요.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앞으로는 고생 없이 더 멋진 어른이 되도록 해요, 꼬마요정 님. 우리에게 비록 롤모델은 없었을지언정, 우리는 누군가의 삶에 격려와 용기를 주는 그런 어른이 되도록 합시다.

노력을 경시하는 경향에 대해서라면, 저 역시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노력도 경시하고 마찬가지로 성실함도 경시했죠. 성실함은 재능 없다는 증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지금은, 결과적으로 제가 성실한 사람이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꼬마요정 님. 우린 스스로 커서 멋진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엔 좀 늦긴 했지만요.

공쟝쟝 2022-11-28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아랑한테 엄청 이입해서 다락방님한테 업청 이입해서 페이퍼 읽다가 ㅋㅋㅋ 지하철역 지나쳤어요. 저 역시 언제나 조언을 구할 어른과 선배를 찾아헤맸는 데, 그게 꽤나 제게 안좋게 작용했고… 그걸 포기하고 나니 어느날, 책으로 만난 알라딘 마을이 좋은 언니들, 어른들, 선생님들이 되어있도라고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큼큼 ㅋㅋ

다락방 2022-11-29 07:51   좋아요 0 | URL
저는 좋은 어른이나 선배를 원한 적이 없어요. 그 때는 그런 존재를 알지 못해서 원하지 못했고 지금은 딱히 원하지 않고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어린 시절에 내게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거죠.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있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막연히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거죠.

공쟝쟝 2022-11-29 11:07   좋아요 0 | URL
다락방은 밑줄 원한적이 없으시다! ㅋ 그럼 이입 금지 ㅋㅋㅋ 암튼 제 경우는 그런 어른을 바란다는 것이 일종의 구원서사 중독임을 ㅋㅋㅋㅋ 좀 바로봤어요, 다락방님은 좋아하지 않는 해리포터에서 아즈카반의 죄수 보면 미래의 해리가 현재의 해리를 구하는 데 해리는 그게 아빠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자기 자신이었던 거죠. 기가막힌 성장 서사라고 생각하는 데… 존경의 대상을 저는 과거의 나에겐 현재의 나로 현재의 나에겐 미래의 나로 정해두자고 했어요 ㅋㅌㅋㅋㅋ 이제는 나에게 알려주지는 않는 그러나 알아서 잘 사는 어른들 보면 그들이 조언하건 말건 배울점을 스스로 찾는 어른입니다☺️

독서괭 2022-11-2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수신지 작가 책이군요. <며느라기> 재밌게 봤는데, <곤>이라는 책은 도서관에서 잠깐 읽어봤지만 참 섬세한 작가같아요. 읽어보고 싶네요. 학교라는 게 개성이 다른 아이들을 몰아넣어두고 경쟁시키고, 비교하게 만들고.. 세상이 넓고 인생이 길다는 걸 잊고 이 좁은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애들을 몰아대니, 참.. 여고괴담의 전교2등의 슬픔 같은 걸 왜 어째서 사람들이 공감하는 걸까요;;
그런데 다락방님 대학 졸업할 때에야 맞는 공부법을 찾았다는 말씀이 진짜 우리 교육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내가 지속하고 싶은 공부는 무엇이고 이걸 장차 어떻게 이용하여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 건지, 내게 맞는 공부법은 무엇인지.. 그런 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지요ㅠ 그런 점에서 좋은 롤모델이나 선생님을 만나는 건 행운인 것 같아요. 그런 사람 못 만나고 대학 졸업할 때에야 맞는 공부법을 찾았어도, 지금의 훌륭한 다부장이 된 다락방님은 뭐가 어찌됐든 결국은 멋졌을 사람 ㅎㅎ 어머님 말씀이 딱 맞네요. 넌 어딜 가서 뭘했든.. 잘 됐을 거라고. 그러고보니, 어머님이 멋진 분이라 다락방님이 멋진 거 아닌가요?^^
그나저나 <경제적 공포>는 진짜 공포스럽게 생겼네요... 덜컥 사신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저라도 안 읽을 것 같아요 ㅠㅠ

다락방 2022-11-29 11:46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저는 공부의 필요성도 못느꼈고 재미도 못느꼇어요. 학창시절에도 암기과목은 너무 싫고 암기 하는 것도 너무 싫어서 암기과목 정말 다 못했어요. ㅎㅎ 남들 다 점수 잘나오는 국사 세계사 이런거 저는 완전 망했는데, 저는 외우기가 참 안되더라고요? 왜 외워야 하는지를 모르겠는거예요. 이해과목들의 경우 이해를 하면 안외워도 되잖아요? 이해를 하니까 굳이 외우지 않아도 답이 나오잖아요? 근데 암기과목은 저한테 이해도 안되고 절실하게 외우고 싶은 마음도 없는... 하여간 공부 못하는 학생에 특화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ㅋㅋ

대학교 4학년 때 지하철안에서 전공책 읽는데 머릿속에 진짜 겁나 잘들어오는 거예요. 뭐가 중요한지도 알겠고 집중 뽝 되면서 그러고 시험시간 딱 되니까 막 답이 다 써지더라고요. 아아.. 내가 이걸 왜 졸업할 때 알았냐 싶고.. 어쨌든 그렇게 공부에 담쌓고 살다가,

2015년 이었나.. 페미니즘 관심 갖게 되니까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강의 찾아 다니고 책 읽고 그러더라고요. 저 윤김지영 쌤 강의 들으로 창원까지도 갔어요. 껄껄. 보통 서울 강의 평일엔 퇴근하고 찾아갔죠. 너무 피곤했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가 필요하니까 제가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 알았어요. 아 나란 사람이 무조건 공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는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말이지요.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처럼 보내겠죠?

독서괭 님, 경제적 공포 진짜 공포스럽게 생겼다는 말씀에 완전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 표지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감은빛 2022-11-2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별로 안 했는데 성적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나왔어요.
공부하는 것이 아주 싫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았던 것도 아니니까 열심히 안 했던 건 당연했던 것 같아요.
우리 부모님은 제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은 안 한다고 불만이 많으셨지만,
저는 대체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운 좋게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고, 운 좋게 수능 점수도 괜찮게 나왔고, 운 좋게 대학도 갔고.

제가 잘 아는 사람들 중에 전교1등 해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더라구요.
그렇게 학창시절에 공부 잘 했고, 좋은 대학 나왔어도 지금 뭔가 탁월하거나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 것 같아요.
물론 내가 모르는 어떤 면에서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지만요.

저는 학창시절에도 그랬고, 지금도 1등을 해보는 걸 원하지는 않아요.
그저 무난하게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요.
그건 아마 경쟁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성향 탓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만족 면에서는 좋아하는 만큼 잘 하고 싶은 욕구는 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의 경우에 한해서요.

생각해보면 남들이 권하는 어떤 방식들이 저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는 공부도 일도 전부 제가 혼자 제 방식대로 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요.

다락방님의 책탑 사진을 보니, 제 책상 위에 쌓인, 바쁘다고 눈길도 잘 주지 못하는 책탑이 떠오르네요.
바빠도 가끔 들춰보며 살아야 할텐데요.

다락방 2022-11-29 13:51   좋아요 0 | URL
저는 학창시절에 몇 등했었는지.. 이젠 기억도 안나네요? 전교 1등 이었다면.. 기억하지 못할리가 없을텐데. 어쩔수 없이 내내 기억할텐데.. 하하하하하

맞아요, 감은빛님. 전교1등을 했다고 해서, 서울대를 나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잘났다는 걸 말해주진 않죠. 저도 그건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내 삶에 전교 1등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장학금을 받아봤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이젠 그럴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더 아쉬운 것 같아요. 나름 대학원에 가볼까도 수시로 고민하곤 하지만, 학업을 따라갈 자신이 없네요. 하하하하. 회사 그만두고 누가 등록금도 다 대준다면 다닐 의향도 있는데...

저도 요즘 책 잘 안읽고 부지런히 사기만 해요. 이제 진짜 그만사고 좀 읽어야 할텐데요.. 에휴..

그렇게혜윰 2022-11-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에도 품격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락방 2022-11-30 08:50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댓글보다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전지갑 2024-01-12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참 맛있게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4-01-12 21:43   좋아요 0 | URL
잘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아.. 그러니까,

어제 트윗을 통해 알라딘에서 <야쿠자의 덕질>을 사면 술잔을 굿즈로 준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벤트는 여기로 ☞ 야쿠자의 덕질 2 출간 기념, 의형제 도자기 술잔 2종 세트 : 알라딘 (aladin.co.kr)



나는 어제도 퇴근해 집에서 소주를 마셨지만, 평소에 집에서 소주를 잘 마시기 때문에 저 소주잔에 혹했다. 물론, 저 잔 없어도 내가 소주마시는 나의 음주 라이프에 아무런 지장도 없다. 집에 소주잔 많다. 일전에 선물 받은 소주잔도 있어서 저것은 꼭 필요한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저걸 가지면 재미도 있을 것 같고, 내가 쓰지 않으면 남동생에게 선물해주어도 좋을 것 같아서, 데헷, 야쿠자의 덕질? 사실 뭔지 알지도 못하고 검색해보기로 했다. 제목부터가 내 타입이 전혀, 전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알지도 못하면서 제목만 보고 뒤돌아서느니 어떤 책인지 보기나 하자, 했던 것. 그랬더니,


똭-















아니.. 만화..책 인거다. 읭?

나는 만화책을 안보고 조폭은 진짜 싫어한다. 조폭 영화는 안보기 땜시롱 국내 흥행한 영화는 거의 못봤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텐데, 만화책에, 무려 조폭? 내 타입이 아니구먼... 하고 술잔에게 사요나라~ 하였단 말이야?


그런데 누가 저 만화의 일부를 캡쳐해 올린 걸 보니, 저 야쿠자가 덕질하는게 케이팝.. 이라는 거다. 



네??


최근에 영화 《성덕》을 무척 좋게 봤던지라 갑자기 케이팝 덕질.. 이러면서 그렇다면 1권을 볼까? 싶어져서 후다닥 1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런데 담고보니 술잔이 안딸려와. 다시 보니 술잔은 2권을 사야 주는 거였다. 아니, 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만화책을 두 권이나 사면서 술잔을 얻고 싶진 않아, 나 저 술잔 없어도 술 잘만 마셔.. 이러고 뒤돌아 서려고 했는데,


좀전에 친애하는 친구의 블로그에서 '얼른 2권 사야지' 하는 문장을 보게 되었고, 아니, 이 친구도 그렇다면 1권을 읽었단 말이야? 그런데 2권도 사고 싶어졌다고??????????????????? 하게 되었고, 그렇다면 큰 마음 먹고 내가 이 책 1,2권을 사자!! 이렇게 된것이다. 그래, 1,2권 사서 소주잔도 받고 다 읽은 다음에 남동생에게 너도 읽어보렴 주자, 오랜만에 만화책이니 좋아하겠지, 그래, 그러면 되는거야!! 라고 마음을 먹고 2권을 예약장바구니에 뽝- 넣었는데, 아니 저 술잔은, 해당도서 포함 만화 2만원 이상 사야 준다는 거다...



Orz


나는.. 정말 자신이 없다.

만화로 2만원 채울 자신이 없다.

야쿠자의 덕질 1,2권 합치면 10,800 원이다. 

나는 만원을 더 채울 수가 없다.

그나마 저 만화 두 권이 내가 넣을 수 있는 최대치였다.

그냥 재미있어 보이는거 만원어치 더 넣을까, 싶어 만화책 똭 보는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왜 문학이나 여성학은 표지나 제목 보면 어떤 느낌 같은게 오지 않나. 근데 만화책은... 나를 밀어내고 있다. 나는 만원어치를 더 고를 수가 없다.



궁금하긴 한데, 야쿠자가 케이팝 덕질...

술잔아, 우리는 허락되지 않는 인연인가봐. 보내줄게.. 굿바이.




아, 위에 잠깐 영화 성덕 언급했는데,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성덕 좋다!




오세연 감독이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실제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오세연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정준영을 좋아했고 그에 대한 덕질은 엄청나게 해서 정준영도 그리고 정준영의 다른 팬들도 오세연을 알았다고 한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정준영의 말에 중학교때는 전교 1등도 했다고. 그렇게나 좋아했던 정준영이 성폭행범인걸 알게 됐을 때 오세연의 마음, 정준영 뿐만 아니라 승리를 비롯한 다른 남자연예인들을 덕질하다가 그들이 성범죄자로 밝혀졌을 때 그 팬들의 마음들이 이 영화 안에 담겨 있다.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덕질할 정도로 좋아한 적이 없다. 그런식의 팬심이 없다. 소설을 그렇게나 좋아해도 어느 작가를 만나보고 싶냐고 물어보면 사실 딱히 작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진 않앗다. 그냥 책만 잘 써주면 됐지. 애초에 내게 팬심 같은건 별로 없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소위 덕질을 한다는 것, 그 덕질은 내 상상의 범위를 뛰어넘는다는 것에 놀랐다. 그것이야말로 에너지일 것이었다. 어딜 가도 따라다니고 응원해주는 그 팬들 때문에 그들은 연예인을 지속할 수 있는 거였을테다. 그래놓고, 자신의 팬 대부분이 여성들인데, 그런데 여성대상 성범죄를 저지르다니, 여성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어떻게 대해도 되는 대상으로 취급하다니, 불법촬영을 하다니, 내가 느낀 괘씸함과 배신감도 어마어마한데 그 팬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물론, 숱한 팬들중에 일부는 여전히 성범죄자 연예인을 믿고, 응원하고, 기다리고 있다고도 한다. 그 마음은 내가 더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정말이지 젊은 여성들에게 놀랐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 그리고 자신이 느꼈던 감정, 자신이 이런 성범죄자를 응원했다는 일에 대한 죄책감, 혹여라도 피해자에게 자신이 2차가해를 한것은 아닌지에 대한 염려. 이런것들을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 보여줄 수 있다니. 게다가 영화속 감독이 인터뷰하는 여성들 중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고 인터뷰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의 성격상 영화속 그녀들은 성범죄와 성범죄자에게 분노하고 죗값을 단단히 치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말들을 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도 또 얼마나 용기일까. 


여성들의 애정을 먹고 살면서도 여성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들과,

그런 남자들을 좋아했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과 죄책감에 영화를 만드는 여자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엄마랑 같이 보았는데, 보면서 엄마에게 그랬다.


"엄마, 이 젊은 여성들 진짜 대단하네. 세상이 바뀐다면, 이 젊은 여성들 덕분일거야."



아..야쿠자의 덕질에서 성덕까지 얘기해버렸네.


오세연 감독님 응원합니다!!

책도 나왔더라고요?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11-2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술잔 문구는 왠지 무협 중드에서 볼 법한 문구인데요ㅋㅋㅋ 저는 너무 익숙한 멘트였네요. 암튼 술잔은 탐나지만 저도 만화는...ㅎㅎㅎ 야쿠자의 덕질이라니^^;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좀...ㅎㅎㅎ
저도 오세연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는데요. 제가 덕질하던 사람이 하필 성범죄를 저지른 인간이었다면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저런 덕질을 은근 해봐서 그 마음을 좀 알긴 합니다만...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 이상일지도;;;

다락방 2022-11-24 10:49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술잔이 탐나지만 만화로 2만원을 채울 자신이 진짜 없네요. 가까스로 10,800원을 마련할 순 있지만.. ㅎㅎ

맞아요, 거리의 화가 님.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 이상일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괴로운 건, 사람을 좋아한게 마치 죄를 저지른 것처럼 느껴지는 거 아닐까요. 내가 좋아한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니,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라니, 내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다니, 하는 자기 원망도 생길 것 같고요 그렇게 자기를 미워하는 순간도 찾아올 것 같아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게 잘못된게 아니잖아요,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왜 좋아한 걸 죄처럼 느끼게 만드는지.

인터뷰에서 많은 여성들이 그런데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성범죄자로 밝혀졌을 때, 그게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고요. 그것도 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씁쓸했어요.

blanca 2022-11-2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린 시절부터 항상 덕질 중이었어요. ㅋㅋ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었다는 깨달음이 오면 너무 현타 올 것 같아요. 제가 덕질한 사람들은 다행히 다 잘 살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의형제 도자기 술잔 세트에 빵 터짐요. ㅋㅋㅋ

다락방 2022-11-24 10:52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아했던 연예인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임태경은 좋아했다가 금세 실망했고요 ㅋㅋ 신해철은 오래 좋아했고, 제이슨 스태덤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그런 ‘덕질‘은 하지 않아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최대한 쏟아붓는 그런 덕질이라니, 누군가에게 그렇게까지 빠져들다니. 이건 그 팬들의 사랑하는 능력인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더 잘되라고 애정을 쏟아 부었을텐데 다른것도 아니고 성범죄라뇨. 아, 정말 얼마나 허탈할까요.. ㅠㅠ

의형제 도자기 술잔 세트는 저랑 만날 수 없습니다. 잘가, 굿바이-

독서괭 2022-11-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팝 덕질하는 야쿠자 ㅋㅋㅋㅋ 뭔 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소주잔 갖고 싶어 진지하게 고려한 다락방님 ㅋㅋㅋㅋ
그런데, 만화분야에 그래픽노블도 있어요. 이세린가이드 같은 것도 포함! 그래도 고를 게 없으신가요?
그런데, 다락방님은 90년대 순정만화도 안 읽으셨어요? O_O 저도 지금은 만화 안 읽는데 한때 많이 읽어서, 다락방님은 옛날부터 안 읽으신 건지 궁금하네요!

다락방 2022-11-24 10:54   좋아요 1 | URL
그래픽 노블이요? 한 번 살펴봐야겠네요. 저는 학습만화 포함인가 싶어 미셸 푸코 만화 포함했는데 그건 해당이 안되더라고요? 껄껄.. 학습만화도 껴줘라!! 푸코 만화는 내가 살 수 있다!! ㅋㅋㅋㅋㅋ

아뇨, 저 만화책 많이 읽었어요. 많이라고 하면 얼마나 많이가 많이인줄 모르겠지만, 저 유명한 순정만화는 다 본 것 같고요, 학원물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반항하지마>, <오늘부터 우리는> 같은 것들이요. 몇해전에도 만화책 사서 보기도 했는데요, 만화책을 구매하면 자리를 너무 차지해서 죄다 팔거나 버리거나 해서 처분했어요. 다시는 만화책은 사지말자, 생각도 했고요. 어쩌다 사게 되면 읽고 잽싸게 팔아버립니다. ㅎㅎ

그래픽 노블 좀 검색하러 다녀올게요. 슝-

잠자냥 2022-11-24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성덕>이라는 영화가 정말 그런 내용이었군요? 대단하네요.
아, 그런데 저도 정말 팬질이라는 걸 해본 역사가 없어요. 다락방님하고 똑같은 심정. ‘소설을 그렇게나 좋아해도 어느 작가를 만나보고 싶냐고 물어보면 사실 딱히 작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진‘ 않았습니다. ㅋㅋㅋㅋ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아요. 그래서 연예인이든, 예술가든, 정치가든! ㅋㅋㅋㅋ 사람 자체를 팬질하는 그 마음을 정말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ㅎㅎㅎ
그나마 테니스의 신 페더러 정도는 실제 경기를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페더러 라인 물건을 사거나 이런 것도 아님..

그나저나 저 소주잔은 저도 탐나지만 만화로만 장바구니 2만원 채우기는 저도 포기할 것 같군요...
전 지금 그런 아이템 중에 ‘유아, 어린이, 좋은 부모 2만원 이상‘사면 주는 피너츠 시리얼 볼. 갖고 싶지만 포기...ㅠㅠ

다락방 2022-11-24 14:06   좋아요 1 | URL
네, 잠자냥 님. 처음엔 제목만 보고 그냥 덕질하는 이야기구나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주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대한민국 젊은여성들은 정말 대단하다. 똑똑하고 능력도 있네! 싶었어요. 오늘도 유튜버 인 수의사가 악플러 고소했는데 28명중 27명이 30대 무직남성이라 하더라고요? ...
매일같이 불법촬영및 성범죄 저지르는 젊은 남자들의 기사가 쏟아지는데 여성들은 엔번방 고발하고
남자연예인들은 성범죄 저지르는데 젊은 여성팬들은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만들고.
왜 한 나라에서 이렇게나 극명한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세상을 바꾸는 건 젊은 여성들일 것 같아요.

저도 덕질이라 불리는 팬질 보면 ‘저렇게까지?‘ 이렇게 되더라고요. 이게 너무 덕질이 심해지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이 범죄를 저질러도 그게 용납이 되는가봐요. 그런 맹목적인 팬질.. 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에휴..

저 소주잔 포기했는데 성덕일기 사면 소주잔 주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소주잔이 제게 오고 있습니다. 만세!!

공쟝쟝 2022-11-24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덕질을 안하시는 그래서 내가 덕질하는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
누군가의 팬이 되는 게 아니라 팬이 생기는 삶이라… 멋지다…😫
성덕일기 줍줍!!!

다락방 2022-11-24 14:07   좋아요 1 | URL
저는 저를 덕질하고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매우 높이 삽니다. 저는 비록 다른이를 덕질하지 않지만 ㅋㅋㅋㅋㅋ
성덕 영화도 좋아요, 쟝님. 근데 영화에서 못다한 얘기가 책에 있는가봐요. 저도 감독 응원겸 그리고 회사 동료에게 선물할 겸 해서 성덕일기 주문했습니다. 후훗.

공쟝쟝 2022-11-24 14:39   좋아요 1 | URL
자기 자신을 덕질하는 사람을 높이 산대 ㅋㅋㅋㅋ 정말 당신은😫😫😫 다락방 당신은😫😫😫 엔도 보다 깊고 넓은 당신 ㅋㅋㅋㅋㅋ

하이드 2022-11-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룩백, 수신지 작가 반장책, 잘그리기 금지,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 →이거 좋아할듯요.

다락방 2022-11-24 14:09   좋아요 0 | URL
오.. 저 야쿠자 술잔은 포기했거든요. 성덕일기 샀더니 소주잔 주길래 그걸로 받았어요. 그런데 추천해주신 책들 들여다보니 오 .. 너무 좋네요. 특히 <룩백> 이랑 수신지 작가의 반장책은 제가 다 읽고 타미 주면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만들고 싶은 여자~ 이건 드라마로 나온다는 거 본 것 같았는데 원작이 만화였군요? 관심이 가긴 하지만, 저는 룩백과 수신지 작가의 반장책을 선택하겠습니다. 야쿠자 술잔은 안받을거지만요 ㅋㅋ

고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1-24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덕이 무슨 말인가? 했더니 영화 제목?
이제 공쟝님의 페이퍼가 이해가 되네요ㅋㅋㅋ
저도 덕질을 추억해 보니....어릴 땐 딱히 없었는데 성인이 되어 작가들 덕질 습관이 생긴 듯도 하구요? 근데 나이가 들어 생겨서인지? 애들처럼 요란하게 막 표현은 안되는 것 같고, 그냥 혼자 속으로 좋다, 좋아! 그러다 돌아서면 까먹고...이것도 덕질일까요?ㅋㅋㅋ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가 동네에 싸인회 하러 온다면 흥분해서 가고 싶긴 합니다. 다음 주 토욜 김숨 작가가 울동네 도서관에 강연회를 온다는 소식 듣고 싸인 받고 싶어 안달 났는데 아..그동안 읽은 소설 책들 죄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지? 소장하고 있는 책이 한 권밖에 없는 거에요ㅜㅜ 지금 김숨 소설책 몇 권 사서 들고 갈까? 약속이 생길 것 같은데 어쩌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게 성인이 되어 생긴 덕질 증후군 같네요ㅋㅋㅋ
아...김숨 작가 보고 싶어요. 전 한강 작가보다 김숨 작가가 더 좋던데, 굳이 꼭 얼굴 보러 갈 필요가 있을까? 변함없이 속으로 좋아해 주는 독자가 먼 곳에 있다는 걸 작가는 더 보람있어 하지 않나?? 자기 합리화 중이구요^^;;
암튼 또 수다만 한 가득이네요.
소주잔은 참 이쁘네요?
꼭 다기 찻잔 같기도 하구요.
만화책에 어울리지 않는 굿즈라니??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5 09:25   좋아요 1 | URL
성덕은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덕질을 하도 열심히 해서 자신이 애정하는 연예인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사람들을 그렇게 말하는가 보더라고요. 오세연 감독은 정준영도 알만큼 열심히 덕질을 했던 팬이었어요. 그런데 성범죄 가해자로 팬들 앞에 서네요. 영화에서도 범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는 것도 보러 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영화가 시작해요. 내가 좋아했던 연예인이 재판 받는 걸 보러 가는 걸로요. 크- 진짜 오세연 감독의 그 때 마음은 어땠을지...

책나무 님, 저는 책나무 님 만크믄 아니지만, 저 역시도 한강 작가보다는 김숨 작가가 좋습니다. 후훗. 김숨 몇 개 안읽었지만 김숨 좋아요. 집에도 안읽은 김숨 작가의 책이 한 권 있네요. ㅎㅎ

소주잔은 <성덕 일기>사도 주길래 그걸로 받았습니다. 껄껄. 어떻게든 받고야 만다!!

꼬마요정 2022-11-2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분 저는 유퀴즈에 나온 거 보고 알았어요. 영화 감독이고 <성덕>이 데뷔작인데 상도 받았더군요. 너무 멋져서 영화도 보려구요. 보면서 덕질한 연예인이 누구지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정준영… 진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어요. 덕질은 어찌보면 아가페에요 ㅎㅎㅎ 일부 사생팬을 제외하면 그냥 순수하게 응원하는거죠. 근데 그런 마음을 짓밟다니… 나쁜 놈들.
그런데 세상은 참 신기하게도 그런 일이 있으니 또 이렇게 멋진 여성들도 나오고요. 그나마 다행이죠.

저희집에.. <아빠는 요리사> 현재까지 나온 거 다 있습니다… 남편 픽… 요리 너무 좋아해서… 책장이… ㅠㅠㅠㅠ

다락방 2022-11-25 09:22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꼬마요정 님. 그렇게나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따라다니고 숭배했는데 그런 놈이 성범죄자라니. 덕후들의 마음에 진짜 대못질을 한거죠. 그 팬들은 실망감에 죄책감까지 갖고 있더라고요. 성범죄 피해자가 있는데 자기들이 그 가해자를 응원했었다는 사실 때문에요. 왜 좋아한 걸 죄로 만들엉 진짜 ㅠㅠ 정말 써글놈의 새끼들이에요. 아오 빡쳐. 아무튼 대단한 여성들임에는 틀림 없어요. 일어난 일을 제대로 보고 또 판단하고 옳은 방향을 찾아 가려고 하는 데에서 말이지요. 진짜 응원하고 싶은 대단한 여성들이에요. 만세입니다. 만세!!

공쟝쟝 2022-11-2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근데 성덕은 어떻게 볼 수 있나요? ㅋㅋㅋ 영화관 가야하는 건가요? 다운로드 돈내고 하는 방법은? ㅋㅋ 동생들이랑 보려고요!

다락방 2022-11-25 09:22   좋아요 1 | URL
네이버에서도 유료구매 가능하고요 웨이브에서도 가능합니다. 저는 집에서 비티븨(유료)로 봤습니다.

감은빛 2022-11-2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덕]이란 영화 궁금하네요. 꼭 찾아봐야겠어요.
소주잔이 그리 예뻐보이지는 않는데요. 문구도 그렇고. ㅎㅎ

다락방 2022-11-29 14:59   좋아요 0 | URL
ㅋㅋ [성덕일기] 사면 주는 소주잔이 저도 훨씬 더 마음에 들어요. 모름지기 소주는 투명잔에 따라야죠! 으하하
 
[100자평] 마리 앙투아네트 1

오늘 친애하는 ㅈㅈㄴ 님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책에 대한 구매자평을 올리셨다. 그 책은 이것.















무려 엔도 슈사쿠의 책이라는데, 아니 엔도.. 언제 이런걸 다 썼어요? 나는 이 책의 존재도 알지 못했기에 얼른 검색해서 책 소개를 보다가 뒤로 자빠지고야 만다.

가져와보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1755년 신성 로마 제국 프란츠 1세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사이에서 막내인 열다섯 번째 자녀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자유분방하고 활달하며 사교적이고 화려한 성격이었다. 희고 고운 피부와 탐스러운 머리,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복장과 머리 손질에 관심이 많아 패션과 유행을 선도했다. 어쩌면 이런 가시성이 적국 출신의 왕비라는 약점과 함께 사치하는 왕비라는 악의적 소문의 근원이 되었는지 모른다.


프랑스 대혁명은 거의 전적으로 포르노그라피 덕분에 성공한 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 구체제 하에서도 선정적인 팜플렛이 기승을 부리면서, 도래할 혁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포르노그라피가 대세를 이루었다. 혁명 후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악의적이고 천박하게 된 포르노그라피가 온갖 추악한 외설적 언사로 그녀를 조롱하고 비하하였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를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789년 혁명 이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포르노그라피는 노래와 우화, 가상 전기와 고백, 연극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망라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생애에 대한 역사적 논문’, ‘처녀성 상실부터 1791년 5월 1일까지’, ‘프랑스의 전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은밀하고 방탕하고 추잡한 삶’ 등 대충 제목만 훑어보아도 책의 내용이 얼마나 저열하고 악의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알라딘 [책소개] 中



아니.. 엔도,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래서 이 책이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거기에 댓글로 ㄲㅁㅇㅈ 님이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 네트 책을 언급하셨다. 가만 있자, 내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오래전에 있었는데, 그래서.. 샀던가? 그래서 샀는지 안샀는지 기억이 희미한거다. 내가 대체적으로 갖고 싶으면 사버리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러나 약간 시간을 두면 참고 안사는 것도 있긴 하단 말이야? 결과적으로 내가 이 책이 있는지 없는지, 예전이라면 내가 몰랐겠지만, 그래서 퇴근하고 책장 앞에 가 서서 있나 없나 찾아봐야 했겠지만, 나는 <산책> 앱이 있는 사람! 거기에 책 등록한 사람! 




츠바이크를 넣어봤다.


하하하하. 있다, 있어! 나 이 책 가지고 있다. 만세!! ㅋㅋㅋㅋㅋ 좋았어, 이 책은 가지고 있으니까 안 사도 된다. 이 책을 읽는 일이 내게 남아있을 뿐!


이렇게 산책 앱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 뭐 이런 말씀 되시겠다.



오늘 오전에는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일전에 우리가 만약 다시 대학에 가게 된다면 그땐 전공을 무얼 하고 싶은가, 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나는 여성학, 친구1은 신학, 친구2는 철학, 친구3은 '꼭 공부 해야 되나?' 로 답했다. ㅋㅋ 그 때 철학을 말했던 친구가 계속 생각나서, 나도 철학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이런 책은 비교적 읽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 하고 몇 권의 책을 추천해주는 이메일이었다. 떠오르는 책들에 대해 얘기하다가 혹시 내가 지금 생각 안나지만 뭐 다른 거 가진 거 있었나, 하고 철학을 넣고 검색해 보았다.



이 앱의 단점은 제목에 그 글자가 들어가 있어야 검색이 되는거지, 분류로 검색되지는 않는다는 거다. 아니 그런데 유쾌한 행복론.. 나 안버렸어? 가지고 있네? 대박... 너무 오래돼서 너무 낡아서 내가 처분한 줄 알았는데... 나 가지고 있네? 나 짱이야. 이 책은 여러가지로 나에게 의미가 있다. 나 역시 선물 받아 가지고 있는 책인데 책 내용도 당시에 너무 좋았고, 그래서 친구들에게 선물도 많이 했다. 그 때 짝남에게도 선물했었고, 우리 통화하는 사이 아니었는데, 짝남이 내게 전화했었지. 책 잘 받았다고 책 제목만으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잘 살고 있니, 어딘가에서? 어느 하늘 아래에 있니? 누나 이메일 주소와 누나 핸드폰 번호는 그대로야.. 각설하고,


그래서 소설로 검색해도 책이 19권만 나온다. 제목에 소설 들어가야 검색되는 부분. 바부팅..




이 바부팅아! 내가 천 권이 넘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소설이 19권이라는게 말이 되니. 바보, 넌 바보야!! 바보라굿!!!!!


한나 아렌트를 검색하면 이렇게 뜬다.



멋져...


아무튼 앱의 도움을 받아 츠바이크의 마리는 안살 수 있다. 만세!!




아무튼 산책 노래도 같이 듣자. (그거 아니야..)


별일없니 햇살 좋은 날엔 둘이서 걷던 이길을 걷곤해(나는 햇살 안좋을때도 걸어)

혹시라도 아픈건 아닌지 아직도 혼자일지 궁금해(아프지도 않을것같고 결코 혼자는 아닐것 같구나)

나없이도 행복한거라면 아주 조금은 서운한 맘인걸(졸라 서운해 근데 내가 최상의 파트너였다고 나는 확신해)

눈이 부신 저 하늘 아래도 여전히 바보같은 난 온통 너의 생각뿐인데(나는 다른 생각도 아주 많이 해.생각성애자..)

사랑이라는 건 참 우스워 지우려 한만큼 보고싶어져(내가 할 건 못되는 것 같아. 체질에 안맞는듯해.)

처음부터 내겐 어려운 일인걸 다 잊겠다던 약속 지킬 수 없는 걸 뽀에버(난 사랑이 적성에 안맞아. 안한다고 했잖아.)

깨어나면 니 생각뿐인데 지난 시간들 어떻게 지우니(난 딱히 지울 생각 없는딩?)

아무래도 난 모진 사람이 못되나 봐 늘 이렇게 널 기대하며 살아가겠지(……)






음 노래는 정말이지 의식의 흐름이 시킨 일인데, 그러고보니 요즘 들었던 몇 곡을 같이 올리자 싶다.
요즘 이런 노래 들었다.

















점심은 뭘 먹을까.

1. 고등어구이
2. 마라탕
3. 새우볶음밥

혼란스럽다.. 



댓글(33)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11-2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에 1을 반찬으로.........

다락방 2022-11-23 11:49   좋아요 0 | URL
너무 좋은 생각이지만 서로 다른 집이에요... 하아-

잠자냥 2022-11-23 12:11   좋아요 1 | URL
한 입 먹고 저 집으로 뛰어갔다가 한 입 먹고 다시 이 집으로 뛰어오세요. 부장님이라면 할 수 있따!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2:12   좋아요 0 | URL
아 벌써 힘드네요? 머릿속에서 이미 했고 이미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 2022-11-2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 요즘 박기영이랑 노을 노래 듣고 있어요.
2000년대 감성이 그리워져서요 ㅎㅎ
<사랑은 빗물처럼, 사랑은 늘 그렇게>, <떠나간다> 듣고 질질 짜는중 !

다락방 2022-11-23 12:12   좋아요 1 | URL
물감 님, 노래 들으면서 질질 짜는 타입입니까?
제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1-2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뭐 드셨나요?ㅎㅎㅎ 저는 오늘 닭개장을 먹었습니다^^;
엔도 슈사쿠는 참 놀라운 인물이네요~ 얼마 전에 읽었던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에도 종종 언급됐던 인물인데 종교적 작품만 쓴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나봅니다. 암튼 놀랍습니다!ㅎㅎㅎ

다락방 2022-11-23 13:49   좋아요 0 | URL
저는 2번 마라탕에 공기밥 먹었습니다. ㅎㅎ 마라탕에 야채추가 해서 먹었어요. 아 배터지네요. ㅎㅎㅎ
순한맛으로 먹었는데 좀 아쉬웠어요. 제가 간 마라탕집은 순한맛 매운맛 중에서 선택해야 하거든요. 약간매운맛 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사실 마라샹궈가 더 먹고 싶은데 마라샹궈는 27,000 원이라 가격도 비싸지만 혼자 다 먹지 못할 양이예요. 1인 마라샹궈 원합니다. 저는 마라샹궈에도 밥을 먹어야 식사가 되기 땜시롱.. (옛날 사람)

저도 잠자냥 님의 서재에서 엔도 슈사쿠 이름을 보고, 어? 그 엔도 슈사쿠? 하고 검색을 해본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 종교적인것만 쓴게 아니라 앙투아네트...?? 이렇게 되어가지고요. ㅎㅎ

독서괭 2022-11-23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뭐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퀴즈인가요? ㅋㅋㅋ 전 2번이 맛있어 보이는데..
엔도 슈사쿠 다락방님이 올해 좋아하신 그분! 이런 책도 썼군요. 마리 앙투아네트, 포르노그래피와 혁명이라니 와우. 궁금합니다. 또 궁금한 것이, ‘츠바이크‘로 검색해서 나온 네권 중에 나머지 세권은 읽으셨는지! ㅋㅋ

다락방 2022-11-23 13:53   좋아요 3 | URL
야채추가 순한맛 마라탕에 공기밥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덕분에 배가 아주 부르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점심 배터지게 먹고 들어오면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아 저녁은 굶고 운동해야지..라고 늘 다짐을 하거든요. 그렇지만 퇴근 무렵이 되면 안주는 뭘로 해서 술마실까~ 하고 운동 생각은 저멀리 달아나버립니다. 어쩌면 이렇게 의지가 코딱지 만할까요? 에휴..

검색되어 나온 츠바이크의 네 권 중, <연민>, <체스이야기> 두 권은 읽었고요, <마리 앙투아네트>,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는 안읽었습니다. 사실 크리스티네.. 이 책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럼 이만.

책읽는나무 2022-11-23 22:27   좋아요 0 | URL
와...오늘도 괭님 2번 정답 맞췄군요??
괭알천재!!!!👍

책읽는나무 2022-11-23 22:36   좋아요 0 | URL
코로나 직전에 전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을 봤었어요^^
고딩 친구들이랑 곗돈 털어 다섯이서 서울 올라가서 봤었는데 인상적였습니다. 내가 보자고 우겨 모두에게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 보기 전에 다들 책 읽고 예습 좀 해오라고 큰 소리 떵떵치곤 전 책 안 읽고 올라갔었는데, 친구 하나가 책 사보려고 했는데 책 값이 넘 비싸서 안 읽었다고 고백해서 뜨끔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가 검색한 책이 저 책이었을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만^^
암튼 전 뮤지컬 보고 난 후, 마리 앙투아네트가 넘 안됐어서 한동안 맘이 아팠었네요.ㅜㅜ

근데 다락방님은 왜 제 꿈에 나오시고 그러세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1-23 22:38   좋아요 1 | URL
아.....ㅜㅜ
댓글이 왜 독서괭님 댓글에 대댓글로???ㅜㅜ
아래 장난 댓글 달다가 뭔가 등록을 잘못 눌렀나 봅니다.
두 분은 그러려니~ 하면서 살펴 읽어 주세요^^;;;
부끄러워 급히 나갑니다....😳😳

다락방 2022-11-24 10:30   좋아요 2 | URL
제가 책나무 님 꿈에 나왔군요? 껄껄.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도 있군요! 저는 뮤지컬은 못봐도 책은 꼭 읽어야겠어요. 링크한 책은 두 권이라 비싸지만 그래도 츠바이크의 한 권짜리 책은 살만할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있지만요. 크하하하. 이미 갖춘 자의 여유랄까요.

아 얼른 읽고 싶네요! >.<

꼬마요정 2022-11-2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츠바이크의 <연민> 갖고 계시네요? 이제 구할 수 없는 책 중 하나 아닙니까!!! 부럽습니다. 저도 그 때 <마리앙투아네트>나 다른 책들 말고 <연민>이랑 <메리 스튜어트>를 샀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다락방님 부지런하시네요. 저도 산책 앱 있는데 정리를 안 해요 ㅋㅋㅋㅋ 거기 은근 산 책 올리는 게 귀찮더란 말이죠...

다락방 2022-11-23 13:54   좋아요 1 | URL
저 연민 너무 좋았어요, 꼬마요정 님. 제가 연민은 너무 좋아서 읽고 페이퍼도 쓰고 그 뭣이냐.. 독서공감 사람을읽다.. 그 책에도 들어갔을 걸요? 사실 이건 잘 모르겠네요. 들어갔나 안들어갔나..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산책 앱에 책 정리해두는 타입이 결코 아닌데요, 지난번에 집 도배하느라 책 다 끄집어내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꽂으면서 비로소 할 수 있었어요. 아니면 저도 못했을 겁니다. 해두니까 이렇게 편하네요. 껄껄.


그런데 메리 스튜어트.. 요? 검색하러 갑니다. 슝-

다락방 2022-11-23 13:56   좋아요 2 | URL
<메리 스튜어트>는.. 절판이네요? 흠..
꼬마요정 님, 혹시 몰라 말씀드리자면 <연민> 은 <초조한 마음>으로 개정판 나와서 판매중입니다!!

꼬마요정 2022-11-23 14:00   좋아요 1 | URL
아 하하하하하하 그렇군요 연민이 초조한 마음이었군요. 제가 초조한 마음을 산 이유가 있었네요 ㅎㅎㅎ 이렇다니까요. 사 놓고 왜 샀는지 뭘 샀는지 모르는… ㅋㅋㅋ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메리 스튜어트는 왜 안 나올까용 ㅎㅎ

잠자냥 2022-11-23 14:07   좋아요 1 | URL
저도 <연민> 있어요. 저도 <초초한 마음>이라고 댓글 달아드리려고 들어왔더니 부장님이 벌써....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11-23 14:08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고맙습니다 ㅎㅎ 초조한 마음을 사고 왜 안 읽고 두고 있는건지… 꽂아두고 흐뭇해하고 있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2-11-23 14:09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조한 마음을 이미 가지고 계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1-23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값 보고 후덜덜 ㅋㅋㅋㅋ 놀랐지만서도 책이 너무 예쁘네요. 게다가 이웃님들이 추천하신다니 저도 읽고 싶어요. 근데 잠자냥님이 츠바이크 책 먼저 읽는거 추천하시네요. 아, 바빠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4:57   좋아요 2 | URL
그나마 제가 이미 사서 가지고 있는 책을 추천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 때를 위해 저는 책을 사두었는가 봅니다. 그런데 언제 사두었을까요? 그것까진 알 수 없습니다...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2-11-23 16:11   좋아요 2 | URL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는 꼭 읽어보세요. 정말 재밌고 잘씀...
(엔도 글에 왜 츠바이크 찬양? ㅋㅋㅋㅋㅋㅋ 엔도 책은 제가 아직 다 안 읽어서....ㅋ)

다락방 2022-11-23 16: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엔도 글은 찬양하지 말아주세요. 책 또 사고 싶지 않단 말입니다. 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책 한 박스 받은 사람)

잠자냥 2022-11-23 16:15   좋아요 1 | URL
오호 솔깃한데? 꼭 찬양 글 써야지.............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6:19   좋아요 2 | URL
흥!!! 잠자냥 님은 빵꾸똥꾸!!!!

꼬마요정 2022-11-23 18:19   좋아요 0 | URL
저도 츠바이크의 <마리앙투아네트> 추천 추천요!! 꼭 읽으시고 꼭 리뷰 써주세요^^

레와 2022-11-2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의 [마리 앙트와네트..]는 쟌님 (쥬*)님 페이퍼나 리뷰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찾아보니 글이 없네요.하하하

다락방 2022-11-23 16:10   좋아요 0 | URL
그게 아마 아주아주아주아주 오래전일거예요. 저도 그 때 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오래전에... (아련..)

persona 2022-11-2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시 돌아가면 대학은 안 간다요. 아무래도 제일 쓸데없이 대학을 다녀서가 아닐까 싶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2-11-24 07:48   좋아요 1 | URL
저는 대학시절이 진짜 제 인생에서 가장 쓸데없는 시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건 제가 너무 엉망진창으로 보낸거라, 만약 다시 돌아가면 대학 가서 공부 열심히 하고 싶어요. 학고 받고 이랬던 거 다 돌려놓고 싶어요. 인생에 장학금 한 번도 못받아봐서 장학금도 한 번 받아보고 싶고요.
그런데 제가 친구들과 얘기한 건 ‘다시 돌아가면‘ 이 아니라, 만약 누가 지금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면 뭘 공부하고 싶냐, 라고 물은 거였어요. 다시 대학 가고 싶긴한데 체력이 딸리고, 무엇보다 논문을 쓸 자신이 없어요.. 하하하하하.

공쟝쟝 2022-11-25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댓글을 안달았군요.. 저 다락방님이 ‘산책‘앱 사용하는 거 너무 장하고 뿌듯하고 막 그래요. ㅜㅜㅜㅜ 진짜 너무 대단해요!!! 이제 똑같은 책 안 살 거 생각하니까 좀 에피소드가 줄어든 것 같아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장하다!!! (이상 산책 앱에 책 777권 들어있는 공쟝쟝 올림 ㅋㅋㅋ)
 















빠가 까를 만들고 까가 빠를 만든다는 말을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아직 한 번도 안들어봤다면 지금 들어봤을 것이고. 나를 포함한 사람들에겐 어떤 묘한 반항심 같은 것들이 내재되어 있어서 이를테면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안읽게 되고 펭수 너무 좋다고 꺅꺅 거리면 반감 생기고.. 뭐 그런게 있지 않나. 초창기에 나는 아이폰에 그런게 너무 심했다. 주변이 다들 애플을 칭찬하는데 멈추지를 않아서 애플 써본 적도 없이 꼴도 보기 싫어지는 그런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나친 빠는 까를 만듭니다... 


내가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제인 오스틴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라면 나는 싫어하지 않고 그렇다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다. 누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한 번도, 한 순간도 제인 오스틴을 떠올리지 않을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으으 제인 오스틴 너무 싫어' 라고도 당연히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그간 읽어온 제인 오스틴의 책은 총 네 권이다. 《오만과 편견》, 《노생거 사원》, 《설득》, 《에마》.


재독한 설득이 그나마 제일 재미있었고 에마.. 로 말하자면 캐릭터 진짜 병맛이라 너무 싫어서 욕 한바가지 페이퍼도 썼던 적이 있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네 권이나 읽은 까닭은, 그렇게나 사람들이 좋아하고 고전으로 회자되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게 있나봐, 그게 뭘까? 하다가 네 권에 이르게 된 것. 이런 식으로 내가 알랭 드 보통도 다섯권인가 읽었던 것 같다. 나는 별로인데 사람들 왜 열광하지? 하고 한 권 읽고, 흐음, 모르겠는데, 내가 못찾았나? 이러고 또 한 권, 아니.. 사람들이 본걸 내가 못보나? 이러고 또 한권, 분명 사람들이 좋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텐데? 하면서 또... 그러다가 '나는 모르겠구나~' 하고 어느 시점에 보통 읽기를 중단했다. 그러고보면 나는 참 사람이 유연하려고 노력해. 세상 고지식하지만 그걸 알기 때문에 유연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성이 참되다. 아무튼, 그래서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라면 네 권 읽고 흐음, 나는 뭐 딱히.. 라는 입장, 나에겐 인상적이지 않은 작가.. 정도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에 대해 다룬 영화들을 재미있게 보긴 했다. 이를테면 《제인 오스틴 북클럽》과 《비커밍 제인》같은 것들. 아,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도 재미있다, 여러분... 















아, 그리고 이런 입장도 있다. 나는 딱히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 혹은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남자사람들에 대해서는 호감을 가진 입장. 나는 이상하게 제인 오스틴 읽고 좋다는 남자사람들이 좋더라~ 

아무튼, 이정도가 내가 제인 오스틴에 대해 가진 입장이라고 하겠다. 그런 내 앞에, 격렬한 제인 오스틴 '까'가 나타났으니, 오, 나의 전의 불타올라, 반골기질 튀어나와, 제인 오스틴을 까는 새끼들을 까고 싶어진다!!



오스틴의 사소함을 진부한 태도로 판단한 남성 중 단연 압권은 마크 트웨인일 것이다. 트웨인은 오스틴의 가장 강력한 미국인 옹호자였던 윌리엄 딘 하우얼스에게 편지를 쓸 때 오싄의 이름을 정확하게 쓸 마음도 없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산문은 읽을 수 없다. 제인 오스틴의 글처럼'이라고 말하면서 둘 사이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고 덧붙인다. '돈을 받는다면 포의 산문은 읽을 수 있지만 제인의 산문은 그렇지 않다. 제인 오스틴은 조금도 못 참겠다. 그들이 그녀를 자연사하도록 놔두었다는 것이 유감천만이다. D. H. 로런스도 오스틴을 공격하면서 여성 작가를 향한 유사한 적의를 표현했다. 로런스는 오스틴을 '인물 대신 '성격'을 전형화하며, 종합적으로 아는 것 대신 따로따로 날카롭게 아는 노처녀' 라고 비난했고, '내가 느끼기에 오스틴은 매우 불쾌하고 형편없고 인색하고 속물적이라는 의미에서' 영국적이라고 했다. -P.237



위의 문장을 읽는데 아니 이것들이 시방 지금 뭐라는겨?? 막 이런 마음이 되는거다. 놀고들 있네 진짜 ㅋㅋ 아니 그리고 로런스 너 장난하냐? 너는 그럼 고추에다가 이름 붙여서 쓴 소설이 막 자랑스럽고 그러냐?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서 정원사가 자기 고추에 이름 붙였는데 그게 뭐더라, 존이었나 스미스였나.. 아무튼 여자 성기에도 이름 붙여서 채털리 부인한테 편지 쓰고 그랬는데(내 존이랑 니 제인이랑 만나기를 기다린다, 뭐 이런..) 뭘 ㅋㅋ 채털리 부인의 사랑 자체를 내가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ㅋㅋㅋ 꼬꼬마 이십대 무렵에 재미나게 읽긴 했지만, 아니 어째서 부자 남편은 성적 능력이 없고 정원사는 성적 대마왕.. 인가요? 이거 너무 클리셰 아니냐. 마치 인력거꾼처럼.. 흠흠. 아무튼지간에 마크 트웨인이며 로런스며 글 잘 쓰고 팔릴 만큼 팔린 남자들이 여자 하나 헐뜯는 거 보는데 세상 꼴보기 싫어지는 것이다. 잘 나가는 소설 써서 똑똑한 줄 알았더니 세상을 보는 눈은 없나봐? 여자 작가가 놓인 위치에 대해서는 볼 줄 모르나봐? 이쯤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의 규방.. 생각이 나는 것이다.





세상은 여자를 부엌이나 규방 속에 가두어 두면서도 그녀의 시야가 좁은 것에 놀란다. 그리고 여자에게서 날개를 잘라놓고 그녀가 날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만일 여자에게 미래를 열어 준다면 그녀는 결코 현재 속에 갇혀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제2의 성, 2권], 시몬 드 보부아르, p.776











니네가, 사회가 제인 오스틴한테 어떻게 했는데? 좁은 공간만 허락했잖아! 

게다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일곱 살 때부터 열 살 때까지 약 삼 년여 동안 근처의 기숙 학교에 다닌 것이 공식적으로 받은 교육의 전부'(p.366) 













가르치지도 않고 바깥 세상을 보지도 않고 그렇게 살면서 써낸 소설이라 그 말이다!! 어디서 까길 까, 돌았어?

사람이 다른 사람 흉 보기는 진짜 쉽다. 그 사람의 뒷배경을 알지도 못한 채로. 사실 이미 작정하고 욕하는 사람들은 뒷배경 따위는 관심도 없겠지만. 



'경계'와 '울타리'라는 공간 이미지는 작가들이 제인 오스틴을 받아들일 때마다 확산해나가는 것 같다. 마치 오스틴이 드러내는 바에 대한 그들 자신의 불안을 보여주는 듯하다. 에드워드 피츠제럴드의 논평은 ('오스틴은 나름대로 훌륭하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거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대표적이며,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 오스틴의 소설을 '나름대로 완벽하다. 그것은 확실하다. 다만 멀리 나아가지 않을 뿐' 이라고 가볍게 묘사한 것도 마찬가지다. 에머슨이 오스틴의 이야기의 사소함과 하찮은 가정사에 혐오감을 느끼며 '왜 사람들이 오스틴의 소설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P.236



애초에 공간적 제약을 줘놓고 그 공간 안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흉을 보는 거 진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지 않나. 나는 제인 오스틴이니까 저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공간, 한정된 교육 만으로도 이만큼의 소설을 쓰는 건, 제인 오스틴이니까 가능했다. 나였다면? 글쎄. 나는 결코 저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저 때의 제인 오스틴보다 더 넓은 공간이 허락되어 있고 더 많은 교육도 내가 원한다면 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갈 수도 있음에도 오스틴만큼 쓰지 못하지만, 저렇게 주어진 조건이 협소한데 저만큼의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은 오스틴이 얼마나 자기 내면에서 치열하게 사유하는 사람인가를 알 수 있지 않나. 헤르만 헤세 식으로 표현하면 완전 철저한 나르치스 .. 쪽이 아닐까. 나로 말하자면, 나르치스의 경향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골드문트 과인데, 그러니까 나는 경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기 멀리에 내가 보지 못한 다른 게 있대, 라고 하면 그걸 보고 싶어지고, 이 책 안에 내가 몰랐던 다른 이야기가 있어, 라고 해서 또 그게 읽고 싶어진단 말이다. 다른 무엇이 더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가만 여기에 머물러있는 것이 나로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고 일단 무조건 내가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제 타미가 구의 증명을 읽었고(제엄마에게 사달라고 했단다), 별로 라고 내게 감상을 보내왔다. 이모 사람들이 좋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였어, 라고 하길래 이모도 별로였다고 말해준 뒤,


"그런데 안읽었으면 내내 궁금햇을 거 아냐, 읽고 싶어 했잖아"


라고 했더니 타미는 '하긴 그래' 라고 했다. 나는 그것이 나쁘다 좋다 라는 것을 내 경험으로 알고 싶다. 다른 사람의 말로 알고 싶지는 않다. 그건 내가 아는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먹고(응?) 그래서 가고, 그래서 읽는다. 그런데.. 이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뛰어난 사람이 되었다거나 훌륭한 사람이 된 것 같진.. 않다. 나는 그냥 나인것 같고, 아무튼 제인 오스틴은 나르치스 과인것 같고, 나르치스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험담이나 하는 숱한 잘난 남자작가들 앞에 두 팔 벌리고 서서 힘껏 오스틴의 변호를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오스틴의 까들이 한순간 나를 오스틴의 빠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니네, 오스틴에게 공간과 교육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름 떨치고 사는줄이나 알아라. 같은 조건에서 오스틴보다 잘날 가능성도 적으면서 말이 많아.



이만 총총.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11-23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잡히지 않는 물성에 약하구요^^; 그래서 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공간과 체험 속에서 개인이 끌어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19세기 여성작가들의 글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고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한다고 봅니다.

다락방 2022-11-23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경험과 무경험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이냐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대체적으로 경험의 편인것 같긴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화면에서 본다면, 으아 저걸 내 눈으로 직접 본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알게 된다면, 그건 어떤 맛일까 내가 느껴보고 싶다! 이렇게 되고요. 물론 그것들을 직접 경험한다고 해서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제게 주진 않죠. 아주 많은 부분 에잇, 별거 아니네~ 혹은 에잇 실망이야~ 이렇게 되지만, 저는 그런 감상들도 제가 직접 하는게 좋더라고요.

저는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러나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계속 회자된다는 것은 정말 좋아요!

공쟝쟝 2022-11-23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진짜 제인 오스틴 대천재!!!! 너무 천재!!!!

다락방 2022-11-23 10:10   좋아요 0 | URL
저는 정말 저렇게 못했을 거예요. 물론 제인 오스틴보다 더 나은 환경인 지금도 저렇게 못하지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진짜 대단한 작가입니다.

단발머리 2022-11-23 0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험치에 대한 제 생각은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제한된 경험으로 이런 눈부신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정말 오스틴이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마차 없으면 친구도 못 만났던 작가였던 여성들... 전부 다요.
그나저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스틴, 알랭 드 보통을 연이어 읽으시는 다락방님, 정말 대단합니다. 그 유연함에 제가 기립박수를 ㅋㅋㅋㅋㅋ 한없이 보내드립니다!!!

다락방 2022-11-23 10:09   좋아요 3 | URL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처럼 저는 직접 경험을 하지 않아도 세상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더 적은 경험으로 더 많은 걸 깨닫는게 가능하고 제한된 경험으로도 사고가 확장되는게 가능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제인 오스틴이야말로 제한된 조건에서 자기 능력을 충분히 펼쳐 보인 사람이고요. 그렇다면 제가 경험해서 시야가 넓어지는 사람이냐, 하면 사실.. 저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든 경험을 다 해보고 싶긴 하지만-물론 기피하는 경험도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느냐, 라고 하면 그건 딱히 그런것 같진 않아요. 다만 경험한 사람일 뿐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경험을 하나 안하나 제인 오스틴 처럼은 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라는 사람은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오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철저하게 골드문트도 아니고 나르치스 면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경험을 해보자‘ 라는 것이 ‘그것이 반드시 더 나은 것이다‘가 될 순 없다.. 입니다. 그러나! 내 몸으로 알고 싶다.. 정도랄까요? 그렇기에 프란세진야를 먹어보려고 포르투갈로 가버리는 그런 사람인 것이지만, 그것을 먹어보았다고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느냐 하면, 그냥 먹어본 사람에 다름 아닌..... ㅎㅎ

왜 우리가 읽었던 브리저튼 시리즈에 그거 나오잖아요. 1편에서요. ‘그 남자는 수학 과목에서 1등 했다더라‘ 고 다프네 엄마가 말하니까 다프네가 ‘저도 갔으면 1등 했을 수도 있죠‘ 라고 말하는 장면이요. 아예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내가 1등 할지 57등 할지 알 수도 없었던 삶을 살았다는 생각을 하면 미칠것 같아요. 그러니까 보내보라고, 내가 1등하나 꼴등하나 보내보라고!! 막 이렇게 됩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저렇게 오스틴 욕하는 남자들 보니까, 오스틴과 똑같이 살았으면 그들은 어떤 글을 썼을까 싶더라고요.

단발머리 2022-11-23 10:27   좋아요 1 | URL
와아~~ 이 글에 브리저튼 저 예시 너무 찰떡 아닌가요? 겁나 적절합니다. 맞아요. 가봐야 알죠. 1등할지 57등할지. 대부분 여자들이 1등 하긴 하더라구요. 주위에서 보면 그래요.

다락방님의 나르치스/골드문트/경험 이야기 읽다보니 여러 생각이 떠오르는데 지금 잠깐 나가야 해서 저녁에 돌아와서 다시 글 써야겠어요. 우리의 경험이 우리의 세계를 어떻게 확장시키는가 혹은 경험하지 않은 세계에 대해 우리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나,에 대해서 쓸게요. 푸하하 ㅋㅋㅋㅋㅋ 댓글 예고 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1:53   좋아요 1 | URL
1등하는 여자가 있고 아닌 여자가 있다면 저는 아닌 여자쪽.. 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뭐 딱히 1등 해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하하하하. 아주 없는 건 아니고... 한 번 있나. 근데 그것도 공부는 아니고... 하하하하하. 말할수록 부끄러워지네요. 저도 뭔가 1등하는 게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뭘로 할까요? 뭐가 없네.. 쩝.. 모두 저마다 타고난 장기가 있다는데 저는 그게 없는것 같아요. 뭘 해도 1등은 아닌 삶...
하아-

단발머리 님, 저녁에 돌아와서 꼭 글 써 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2-11-24 19:25   좋아요 1 | URL
늦었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네요.

저는 경험에 대한 다락방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경험한다는 건 사고의 확장에 도움이 되지만 경험한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가에 대한 판단이요. 혹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실제적으로 그 경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느냐, 저 역시 아니라고 보거든요.

경험에 대한 만고불변의 도돌이표. 내가 해봐서 아는데,의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더더욱 그럴 거 같고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내가 해 봐서 아는데‘ 라고 말할 일이 많아진다는데 걱정과 염려가 도사리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그 경험이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고, 전 생각해요.

인간으로서 가장 극적인 경험 중의 하나인 임신, 출산, 부모됨을 예로 들어 본다면요. 전, 임신하지 않고도 출산하지 않고도 아이를 사랑하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제 주위에 아들 둘인 가정이 둘 있어요. (한 분은 목사님/사모님이시고, 한 분은 아파트 옆라인이요) 두 가정 모두 아들만 둘인데 딸을 둘씩 입양하셨어요. 그 사랑, 애정, 돌봄을 저는 좀 아니까...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지 몰라요. 아빠가 아이를 낳지는 않죠. 하지만 낳지 않았지만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고 아껴주고 씻겨주고 소고기 구워주고, 소고기 맛있어? 하고 물어주는 아빠가 있잖아요. 엄마의 경우도 그렇구요. 모성이 막 저절로 샘솟고 그러지는 않으니까요.

근데 임신이라는 경험 자체를 봤을 때, 나와 다른 생명체와의 강제적 동거, 그것도 물리적으로 제한된 공간 안에서 동거한다는 건, 상당히 복잡한 일이잖아요. 서로 양보해야 하지만, 아가들은 양보하지 않는것 같고요. 임신한 여성이 느끼는 불편함, 불안, 심리적 압박이라는 건 아이를 사랑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또 하나의 각별한 경험일 수 밖에 없고요. 이걸 말로 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결론은.... (결론이 있나요? ㅋㅋㅋㅋㅋㅋ)

다양한 경험이 존재하지만 그게 변화를 일으키는, 적어도 긍정적인 면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건 어디까지나 사람마다 다르다고 봅니다. 독서, 여행을 비롯한 어떤 경험이던지, 그걸 경험한 입장에서 ‘좋은‘ 것이지 경험해 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것이고, 다만 경험한 사람에게는 훨씬 더 넓은 가능성의 세계가 열리니까요. 그건 경험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혜일 테구요.
제게 인상깊었던 대목은 제가 위에도 썼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스틴이나 알랭 드 보통을 찾아 읽는 다락방님의 그런 모습이었어요. 쉽게 판단하지 않은 지점이요. 유연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구요. 참된 인간성의 현대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잠자냥 2022-11-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인간성 참된 부장님~ ㅋㅋㅋ
이 글에서 여러 번 웃고 갑니다요. ㅋㅋㅋㅋ
제인 오스틴을 멀리한 심정이 부장님의 그 이유랑 저도 비슷해요. 근데 저도 이젠 읽어봐야 할 거 같음;;
그나저나 제인 오스틴 잘 모르지만 아니 저 트웨인이랑 로렌스 저놈들이 시방 뭐라는 거예요? ㅋㅋㅋㅋㅋ
아 진짜 그러고 보니 로렌스는 ㅋㅋㅋ 채털리 부인에서 성기에 이름 붙인 그 장면...ㅠㅠ 아 다시 생각해도 빵 터지네 아 웃겨.... 그때도 웃기긴 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이거 궁금하네요;;;ㅋㅋ

다락방 2022-11-23 11:51   좋아요 0 | URL
트웨인이랑 로렌스 별 생각 없는 작가들이었는데 확 짜증나요 ㅋㅋㅋㅋㅋ 뭐래 진짜 ㅋㅋㅋㅋㅋ 똑같은 조건에서 지들은 어떤 글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지. 아오 빡쳐 ㅋㅋㅋㅋ 제인 오스틴에 대한 별다른 생각 없던 저를 제인 오스틴 수호대로 만들어 주네요. 하여간 모자란 놈들이에요 ㅋㅋ
잠자냥 님도 기억하시는 군요. 성기에 이름 붙인 채털리 부인의 사랑.. ㅋㅋㅋ 저는 꼬꼬마 때 읽어서 지금 읽으면 어떨까 싶긴 해요. 생각만큼 막 야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후후훗

물감 2022-11-23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전적으로 저를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죠, 왜? ㅋㅋㅋ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남자, 접니다 예예. (이거 전에도 댓글 썼던 거 같은데...)
그러나 작품별로 호감도가 달라서 마냥 찬양하지는 않는 쉽지 않은 그런 남자죠! (뭐래...)

나름 다락방 님하고 문학 코드가 비슷하다 느꼈던게 여기에서 이유가 드러나네요.
저도 남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괜한 반감이 들어서 거리두기 하거든요.
베스트셀러는 거의 쳐다도 안봐요. 보게 된다면 입소문이 아닌 순전히 내 호기심이고요 ㅋㅋㅋ

알랭드 보통도 공감이요. 글은 잘쓰지만 그렇게까지 추앙받을만 한가 싶고.
이것도 괜히 삐딱한 마음 때문일지 모르겠어요 ㅋㅋ

<구의 증명>에 대한 다락방님과 타미님의 감상평이 저랑 일치하네요. 다들 칭찬일색인데 저만 별로였어서 살짝 쭈글모드였거든요. 알라딘에서는 정말 동지 만나기가 힘들어요 하하핳. 타미님도 빨리 알라딘 활동하라고 해주세요 ㅋㅋㅋ

<제2의 성>에 인용글 되게 좋아요. 좁은 데에 가둬놓고 시야가 좁다는 탓을 한다라. 갇힌 적은 없지만 저도 우물안 개구리 인생이라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이에요. 정신이 번쩍 드네요. 근데 제인 오스틴 책 읽으면서 시야 좁다 뭐 그런 느낌을 전혀 안받았는데 뭐지. 트웨인이나 로런스 같은 사람들도 저처럼 괜히 삐딱하게 구는 건 아닐런지... (아 갑자기 자기객관화가 되고 있다. 나 되게 찌찔했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2:19   좋아요 2 | URL
저는 물감 님이 이미 제인 오스틴을 읽었다는 것도 알고 좋아한다고 했던 것도 압니다. 흠흠.
알고 있다는 말씀 일단 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에마>가 싫어요!!!

사실 책 좋아하고 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딱히 베스트셀러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것 같아요. 베스트셀러를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아니라 평소 책을 안읽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읽기에 수월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같아요. 달러구트도 그렇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그렇고 팔랑팔랑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잖아요. 저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읽었다가 너무 별로여서 화들짝 놀랐는데, 그 책 읽은 사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더라고요. 베스트셀러란 무엇인가..

아직 초등학생인 타미가 구의 증명을 어떻게 읽을지, 얘가 읽어도 될지 나름 걱정이었는데, 정작 읽고 나니까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사실 저는 구의 증명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최진영 작가의 책은 한두권 더 읽어볼 의향이 있습니다. 처음 만난 최진영 약간 하드코어였어요. ㅎㅎ

제인 오스틴이 그려내는 이야기들속 배경은 한정적이긴 하잖아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는 어떤 모험은 없죠. 그렇지만 제인 오스틴에게 주어졌던 환경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제인 오스틴이 천재였기에 가능햇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자들은 재산도 받을 수 없고 교육도 받을 수 없고 결혼외에는 선택지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주어진 환경 내에서 결혼과 여성들에게 주어진 제약에 대해 인식하고 글을 썼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트웨인이랑 로렌스 구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1-2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가 까를 만들고 까가 빠를.. 이번에 처음 들어봤습니다 ㅎㅎ 그러네요. 공감이 가네요.
저도 오스틴 까는 마크 트웨인 부분 읽으면서 어이가 없었는데, 다락방님 분노의 페이퍼에 박수칩니다!!
어떤 이름도 첨 들어보는 남자가 했다는 말: ˝우리는 여성의 글을 읽으면서 ‘쓸데없는 감정‘이 넘쳐날 뿐인데도 창조적인 지성을 피워내는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오인할 위험이 있다˝ - 이거 읽으면서도 뭔 개소리??했는데요ㅎㅎ
모를 땐 그냥 읽었는데 그렇게 제한된 환경에서 써낸 작품이라 생각하니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경험이 중요해서 2메뉴씩 드시는 거군요? 직접 먹어봐야만 한다! ㅋㅋ 좋은 삶의 모토입니다(?). 조카님은 <구의 증명>을 결국 읽었는데 별로였군요. 열심히 찾아 읽고 자기만의 판단을 내리는 그 자세, 넘 기특하고 좋아요^^

다락방 2022-11-23 14:10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정말 날카로우십니다. 맞습니다! 저는 저의 경험을 최고치로 치기 때문에 오늘 두 개 먹고 싶은데 하나를 참는.. 그런 류의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오늘 두 메뉴를 원한다면 참지 않긔!! 바로 그런 사람인겁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저에게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래서 욜로족이 되어버린..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막상 구의 증명 다 읽은 타미랑 이야기 나누다 보니 제가 너무 걱정했구나 싶더라고요.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읽고 판단할 수 있는데 뭘 그렇게 쪼그라들었는지. 제가 걱정이 많네요. ㅠㅠ

2022-11-23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4 0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