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새로운 글쓰기 플랫폼을 런칭한 걸 알고나서 발빠르게 개설하고 글을 올렸지만 이곳에 그걸 알리진 않았더랬다. 읽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글로 인해 돈도 벌 수 있을 것이고, 언제나 나의 목표는 뭐든 돈을 벌자는 것이고, 가급적 글로 돈을 버는 것이기 땜시롱 그곳에 조회수가 많아지길 바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인찬스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나를 알고 친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서 내게 경제적으로 보탬을 주는 것을 나는 바라지 않았다. 


물론, 응원은 돈으로 하는게 최고다, 제일이다! 그래서 나도 돈으로 응원한다. 내가 선물받고 제일 좋아하는 건 돈이나 상품권이니까, 응원이 가장 힘이 되는 건 돈이다! 그런데 내가 지인찬스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 건, 그건 내 글에 경제적 가치가 아닌 나라는 사람을 보고 눌러주는 것이기 땜시롱, 나는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만 읽고 오오~~ 백원 투자할 가치가 있어! 이렇게 대응해주길 바랐던 거다. 내 말 뭔지 알겠쥬?


몇해전 포르투갈 다녀와서 사진이 너무 좋아 그걸 엽서로 만들어 팔면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 엽서를 사주었지만, 그런데 ㅋㅋ 대부분이 다 지인이었다. 나는 정말 엽서가 필요한 사람들이 사주길 바란건데, 내 지인들이 나 흥하라고 사준거라서.. 아아 이것은 내가 지인들에게 민폐가 아닌가 막 이런생각이 들어 하지 말자... 이렇게 되었었는데(지금도 엽서 장사한 게시판이 있다), 글로 팔자! 하고 거기다 썼더니 또 나의 다정한 지인들이 돈을 줬어. 그래서 글을 올려 돈을 벌긴 했으되,




200원 빼고 다 내 지인들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인 찬스 쓰는 사람 되고 싶지 않아요. 글을 팔고 싶어요. 글만의 가치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건 200원... 이었어요. 현재까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모르는 분이 눌러준 200원...


그렇지만 내가 철저한 타인을 통해 돈을 벌고 싶다고 해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포인트 쏴주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 사람들.. 뭐랄까, 내가 굶어죽게 두진 않겠구나, 이런 마음? 뭘 하든 기꺼이 도와주겠구나. 여러분의 오십원, 백원, 이백원, 오백원.. 이 따뜻한 사람들. 그것은 이렇게 내게 돈으로 들어와. 그렇지만!!


나는 돈을 더 벌고 싶고, 가급적이면 지인 찬스가 아니라, 순수하게 글을 팔고 싶다!! 그런데, 과연 팔릴까. 잘 모르겠다. 브런치도 포스타입도 하다가 때려쳐버린 나란 사람... 나도 돈 주고 글 잘 안읽는데, 그러면서 과연... 어쨌든 이건 지켜볼 일이다.


백원이라도 이백원이라도 어쨌든 티끌 모아 태산 만들어보자 만들어두고 알라딘에 쓴 글 부지런히 올리고 있지만, 그래가지고서는 새롭지가 않아. 좀전에 하이드 님의 글을 읽었는데 계속 머릿속에 새로운 시리즈, 새로운 글, 알라딘에는 쓰지 않지만 투비컨티뉴드 에만 올리는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그걸 도대체 뭐로 할까, 음식으로 할까? 했는데 이미 음식으로 너무 쟁쟁하다. 그리고 오늘 보니까 19금 웹툰 있던데, 그걸 보고 나니까, 내 글 .. 안팔릴 것 같아. 나라도 이 웹툰을 보겠어요.. 이렇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색다른 무엇, 투비에다만 쓰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잠자냥 님 고양이 얘기 쓰신다는데, 아니 님 반칙 아닌가요.. 고양이 얘기는 떼돈 버는 지름길 아니에요? 난 고양이가 없는데... 


힝 ㅠㅠ


아무튼 이 고민을 계속 하고 있던 바, 짜잔- 내가 누구냐.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니, 밥먹으면서도 생각하고 걸으면서도 생각하고, 새로운 그 무엇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길이 열렸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일단,



내가 가진 소재가 없다. 나는 책 읽고 영화 보고 그걸 가지고 글을 쓰는데, 그건 이미 알라딘에 하고 있고 이걸 투비에 가져다 옮기고 있다. 투비에는 나의 일상 얘기는 옮기지 않았다. 알라딘에 맨날 책 사고 무슨 일이 있었고 나 너무 잘났고 이런거 쓰지만, 투비엔 그걸 안쓴다. 알라딘에 쓰는 일상보다 더 내밀한 건 네이버 일기에 쓴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책과 영화에 대한 글 말고는 다른 지점이


알라딘: 일상

네이버: 내밀한 일상


이렇게 되는데, 그렇다면 투비에는 저 두개 말고 다른 무엇이 있어야 하는 거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지롱~~



이건 지금은 빔! 일! 

주말 동안 시리즈 만들고 글 하나 써서 올리는 걸로 하겠다. (그런데 주말에 나 바쁜데..)



그리고 알라딘 서재에서 내 글 보시는 분들 중에는 내 글만 보러 여기 오시는 분들도 있고, 어딜가든 알려달라고 하신 분들도 있으므로(인기 폭발임, 팬 졸라 많음, 안티도 많음) 친히, 투비 주소도 알려드립니다.



  ☞  '마지막 키스' : 투비컨티뉴드 



아무튼 여러분, 다음주 월요일 책탑 기대해요. 저는 2023년에 책 사기를 그만해야 합니다. 두둥-



글 써서 재벌되는 걸 실시간 목격하게 해드릴게요. 

글 써서 재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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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3-01-13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미 두 권의 스테디셀러를 만들어내신 작가님께서 겸손의 말씀을 하시는군요!! 아직 비밀인 그 시리즈가 무엇일지 정말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

다락방 2023-01-13 16:26   좋아요 1 | URL
흑흑 다정하고 친절하신 라파엘 님. 스테디셀러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는 절판인 인터넷 서점도 있습니다. ㅠㅠ 글로 재벌되는 건 너무 먼 일인 것 같지만, 포기하지 않을게요!! 흑흑 ㅜㅜ

다락방 2023-01-13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데 이렇게 써놨지만 귀찮다, 다 귀찮다. 쓰기 싫다............................................

잠자냥 2023-01-13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고양이 이야기 말고 또 구상한 거 있습니다요. ㅋㅋㅋ
그것도 곧 공개!
이번 주말은 오랜만에 컴퓨터 켤 듯요....

그나저나 다락방님처럼 저도 내 글로만 승부하고 싶.......
이렇게 생각하다가 첨엔 좀 지인 찬스 쓰려고 서재에 홍보했습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처음에는 지인 찬스 씁시다.

다락방 2023-01-13 16:51   좋아요 0 | URL
저도 일단 하나는 있는데 그거 말고 하나 정도 더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좀 더 연구를 해야겠어요. 제 인생은 그냥 출퇴근하고 책읽고 영화보고 술마시는게 전부인지라.. 여행은 뭔가 안될것 같고요. 여행은 사람들이 나보다 더 좋은데를 더 많이 다니면서 글도 디게 많이 쓴다...

지인찬스 너무 감사한데 저 정말 제 글로만 승부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제 글로만 승부하면.. 패배할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가난할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3-01-13 16:5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오늘 다부장 약한 모습 많이보네요?
순대국 먹다가 울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패배 운운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3 16:56   좋아요 0 | URL
사람이 막 한없이 쭈굴쭈굴해지는 때가 있잖아요? 천하의 다락방도 그런 때가 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사실 저는 글에 대해서라면 좀 쭈굴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공쟝쟝 2023-01-13 23:05   좋아요 1 | URL
플랫폼은 선점입니다. 여러분! 잊.지.마.요. 알라딘이 본격 홍보하고 인플루언서 데려오기 전에 일단 쓰십시오!!!
그리고 두 작가님덜~ 제가 알림 설정하고 있으께용 >_<

그렇게혜윰 2023-01-13 1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로 벌 작가가 됩시다 알라디너 여러분

다락방 2023-01-13 16:51   좋아요 0 | URL
그럽시다, 여러분. 글로 재벌이 되자!!

그렇게혜윰 2023-01-13 16:52   좋아요 1 | URL
근데 알라딘에서 글쓰기 플랫폼 만들었어요????ㅋㅋㅋㅋㅋㅋ 이래서야 원...

그렇게혜윰 2023-01-13 16:54   좋아요 0 | URL
북플 말하는 건가요???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3 16:55   좋아요 0 | URL
아뇨, 그렇게혜윰님. 제 글 속의 링크 들어가보시면 됩니다. 링크를 들어가실 수 없다면 <투비컨티뉴드> 검색해보세요. 알라딘 서재 메인에도 있습니다. 그 뭣이냐, 브런치나 포스타입 같은거예요.

그렇게혜윰 2023-01-13 16:56   좋아요 1 | URL
전 정보력이 정말 떨어져서 애도 좋은 대학 못 보내겠다며 ㅋㅋㅋ

건수하 2023-01-13 17:37   좋아요 1 | URL
생긴지 이틀 됐습니다 ㅋㅋㅋ 삼일인가?

그렇게혜윰 2023-01-13 18:55   좋아요 1 | URL
근데 그럼 투비랑 알라딘서재랑 경쟁하는 너낌인데 ㅋㅋㅋㅋ

건수하 2023-01-13 20:4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전 구경만 하고 조용히 북플에서 놀려고 으하하

독서괭 2023-01-13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도 잠자냥님이 여기저기 다락방님이 이미 글을 많이 올렸다고 홍보하셔서 전 이미 구독을 눌렀지롱요. 하지만 알라딘에서 이미 본 글들 같아서 유료응원은 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모르는 분이 200원이라니, 대단한 거 아닌가요?? 진짜 어려운 일입니다. 순수하게 글로 돈 버는 거..
새로운 시리즈로 올리신다면 저도 열심히 보겠습니다. 주말 바쁘게 보내세요!
(안티도 많음)에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3 17:17   좋아요 4 | URL
네, 알라딘에서 이미 본 글들이기도 해서 제가 홍보하기도 좀 그렇더라고요. 이미 다 본 분들이 뭘 또 이걸 보러 여기 까지 오시나.. 해서요. 그렇다고 앞으로 여기다 쓸 글들을 거기에서 쓸 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그것은 나의 알라딘에 대한, 서재인들에 대한 의. 리. 나의 의리 땜시롱 갑자기 다른 플랫폼에 쓸 수 없고, 그렇다면 답은 하나. 완전히 새로운 게시물을 투비에 따로 올려야 한다! 여기에서 저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며, 그리고 답을 찾았다한들 저의 귀찮음과 게으름이 저를 행동으로 이끌 것인가........ 벌써부터 귀찮네요.

제 남동생이 제게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누나 안티 많을 스타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3 23:09   좋아요 1 | URL
으라찻차 으리으 다락방. 의락방!

은오 2023-01-14 00:37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은 정말 이 댓글 보고 하는 말이 아니라, 어디서든 팬 끌어모을 스타일인데요. 안티를 모을 측면이 어디있죠? 팬이 많으면 안티도 따라오게 마련이라지만, 다락방님은 너무 싫어할 구석이 없지 않습니까? 🤔

다락방 2023-01-15 00:09   좋아요 1 | URL
사람이 누군가를 싫어할 때면 싫어할 구석이 있어서 싫어하는 게 아니라 싫어할 구석을 만들어서 싫어하는 것 같아요. 왜, 주는 거 없이 예쁜 사람도 있고 주는 거 없이 미운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저의 인기 많음은 그래서 누군가에게 안티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인기 많은 사람의 숙명.. 같은 것이랄까요..

이만 총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5 00:14   좋아요 0 | URL
아후 그와중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읽어보니까 맞네요. 싫어할 구석을 만들어서라도 싫어하는 거. 맞아요. 힘내요 다락방님... 스타의 숙명입니다. ㅜㅜ
난 다락방님이 나한테 주는 거 없어도 좋지롱!!!!! 아. 요즘 다락방님의 다정을 받으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긴 한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5 00:19   좋아요 1 | URL
아휴 우리 은오님 쓰담쓰담. 밤이 깊었어요. 잘자요!!

책읽는나무 2023-01-13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왜 이러세요~ 다락방님!!
어여 일어나십시오!
뭔가 고민이 많아 보이시지만,
뭔가를 시작하려면 고민하는 건 당연지사 아니겠습니까?
전 님들을 통해 투비컨티뉴드를 접속해서 처음 둘러봤거든요. 처음엔 앱 깔고 가입해야 글을 읽을 수 있는 줄 알고, 가입!! 닉넴을 바꿀 줄 몰라 이틀 걸리고, 님들의 방을 찾질 못해 하루종일 걸리고...뭐 암튼 헤매고 헤매다보니 여러 사람 여러 종류의 글 제목을 훑게 되면서 아...알라디너 님들 글 올리면서 고민 좀 많으시겠구나! 그런 생각 들긴 했습니다. 작가의 길은 쉽진 않겠지만 그간의 자신감으로 밀어부쳐 보세요.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분명 길은 보일 것입니다.
참, 엽서 얘기 하시니까 생각난 건데요~
예전에 저 보슬비님께 다락방님 엽서 손글씨로 받았었어요. 한동안 씽크대에 그 엽서 사진 붙여 놓고 풍경 바라봤었어요. 이사하면서 떼서 상자 안에 잠시 들어갔네요!
지인찬스라도 인연은 돌고 도네요ㅋㅋㅋ

다락방 2023-01-15 00:10   좋아요 1 | URL
오오, 제가 그 때 만들어 팔았던 엽서가 결국 책나무 님께도 닿았군요! 와 대단한데요? 너무 좋은 소식이에요. 저 이 댓글 읽고 나니까 그 때 엽서 만들어 팔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 결국 하고나면 다 잘하는 거였어, 나는.. 대단하다.. 멋져!! ㅋㅋㅋㅋ 제게서 엽서를 사주시고 또 책나무님께 그 엽서를 사용해 보내주신 보슬비 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걸 언급해주신 책나무님께도 배꼽 인사 드려요. 아하하하.

아무튼 제가 글로 재벌되는 그날까지 화이팅!!

하이드 2023-01-13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투비가 포타 상향버전이라고 말들이 많은데, 포타 상위 10명 정도는 평균 2억 번대요. 세전인지 세후인지 월인지 연인지도 모르겠지만 억 소리 나게 재미있는거겠지요? 지갑이 마구 열리는. 다락방 미친여자 리뷰 같은걸 쓰는 저는 안되겠죠? ㅎㅎ 주제별 아카이빙에 의의를 둡니다.

라파엘 2023-01-14 13:45   좋아요 1 | URL
포스타입에서 수익 상위 그룹의 컨텐츠가 모두 웹툰이거나 판타지류의 웹소설인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됩니다. 네이버의 웹툰과 웹소설이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의 맥락이지요. 사람들은 술과 담배처럼 현실의 괴로움을 회피하게 만들어주는 것에는 쉽게 지갑을 열지만, 현실의 괴로움을 직면하고 변화시켜보고자 하는 노력에는 비용을 지불하기에 인색한 것 같아요 ㅎㅎ

다락방 2023-01-15 00:13   좋아요 1 | URL
세전 연봉이라 해도 아니 2억 너무 좋은데요? 저도 억.. 벌어보고 싶네요. 하아- 그렇지만... 그건 다른 사람의 영역인 것 같아요.. 흑.
보니까 페미니즘 책은 고객이 한정되어 있어서 억소리 연봉은.. 안될것 같아요. 하이드님 자기계발서 읽는 시리즈, 그게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가능성 높아 보이는 건 높은 대로 가고, 쓰고 싶은 건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고, 그러면서 어디 한 번 잘 해봅시다. 재벌이 되는 그날을 위하여!!

포스타입에서의 수익에 대해서라면 저도 라파엘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좀 더 접근이 쉬운 것에 지갑이 열리는 것 같아요. 저도 웹소를 쓸까 생각해봤지만 웹소도 읽어봐야 쓸 수 있겠더라고요. 전 그냥... 티끌모아 태산 해보는 걸로... 껄껄

공쟝쟝 2023-01-13 23: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그런데................. .. 다락방님 투비에는 어떤 남자가 철봉을 타고 있는데요?.......
으잉? 소설 하나 쓰실려고요? 이두삼두근육질전완근남자가 철봉타면서 순수이성비판 읽는 그런 거...?

은오 2023-01-14 00:18   좋아요 2 | URL
그와중에 칸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5 00:15   좋아요 1 | URL
아 제 대문 너무 좋지 않나요? 결국!! 코어가 중요하다!! 저는 그것을 말하고 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1-13 2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땡스투 받아서 큰 집을 사려고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재벌보다는 쉽지 않을까요? ^^
근데 저는 아직도 이 투비인지 뭔지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탐구활동 후에........

다락방 2023-01-15 00:17   좋아요 2 | URL
저도 땡스투로 집도 사고 글 팔아서 재벌도 되고.. 사람이 이왕 태어난 거 글 팔아서 재벌도 해보고 그래야되지 않겠습니까? 껄껄. 아무튼 글을 팔아보겠습니다!! 자꾸 쪼그라들지만, 어깨 펴고!!

callie.kwon 2023-01-19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생각 이십니다 !! ✋🏻

다락방 2023-01-19 07:39   좋아요 0 | URL
멋지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할텐데요 안벌리네요? ㅋㅋㅋㅋㅋ
 
[다락방의 미친 여자] 운명















이 책을 사둔지는 오래되었는데 영화가 나왔다는 걸 알고 나서야 '영화보기 전에 읽어야지' 하게 되었다. 어느해였나 외국의 서점에서 이 책이 쫙 진열된 걸 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이 책을 올려놓고 너무 좋았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보통 자신이 만들어 파는 속옷과 화장품을 주로 게시물로 올리는데, 책을 본 건 아마 그게 처음이었지 싶다. 영화 예고편이었나 짧은 영상에서 이 내용 속에 강간이 나온다는 걸 알고 읽기에 주저했던 것도 사실이다. 혼자이며 어린 여성에게 강간이 벌어진다는 게 사실 이 세상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라지만, 그런거 보는거 진짜 너무 싫어서. 그리고 나같은 사람이 있을까봐 미리 말해두는데, 이 책에서 그려낼 강간에 대해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다. 읽어도 된다.



'카야'는 습지에 혼자 산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은 아니다. 언니들과 오빠들이 있었고 엄마와 아빠도 있었다. 습지에 혼자 사는 백인 가족은 그 환경 탓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어울리지 못할 사람들로 낙인 찍혀 있지만 그들은 그래도 가족의 형태를 이루고 살고 있었는데, 아빠의 가정폭력을 더이상 참지 못한 엄마가 어느 새벽 집을 나가고 이제 머리가 커버린 언니와 오빠들도 더이상 아빠를 견딜 수 없어 떠나버리고 만다. 8살 위의 오빠 '조디' 마저도 더이상 못견디겠다며 집을 떠나버려, 이 낡고 허름한 집에 이제 여섯살 카야와 아빠 둘이서만 살게 된다. 게다가 아빠는 노름과 술에 빠져있고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폭력적이 된다. 당연히 어린 여자아이를 돌보는 일에는 관심도 없다. 그럼에도 카야에게는 어른인 아빠가 필요했는데, 어느날 아빠 마저도 집을 나가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 습지의 낡은 집에 그래서 글자도 읽을 줄 모르는 카야가 혼자가 된다.


학교에 딱 하루 가본 적이 있지만 학교의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카야는 학교 가기를 포기한다. 카야는 엄마와 오빠 그리고 아빠가 보여줬던 삶의 면면들을 떠올리며 홍합을 따고 생선을 잡고 그렇게 살아간다. 가끔 습지로 놀러나오는 또래의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을 몰래 훔쳐보면서, 나도 저런 무리에 끼어 놀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항상 엄마가 말했던 자매애 에 대해서도 떠올린다. 나에게도 친구가 생길까. 그러나 그녀는 사회화 되어있지 않아 늘 사람을 보면 숨게 된다. 그나마 마을의 흑인 부부만이 자라는 카야를 지켜보며 도움을 주며 친구가 되어 주었기에 어린 아이가 십대가 되는 과정들을 무사히 지나칠 수 있었다. 그런 카야에게 어느 날, '테이트'가 찾아온다. 테이트는 카야가 거기에 산다는 걸 알고, 무엇을 좋아하는 지 알고 있고, 그래서 그녀가 흥미 있어하는 새의 깃털들을 하나씩 주면서 그녀와 친구가 된다. 글자를 읽지 못하는 그녀에게 글자를 알려주고 29 까지밖에 셀 수 없는 그녀에게 그 다음의 숫자들도 알려준다. 카야는 열심히 복습해서 글자를 읽히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테이트와 사랑하게 된다. 카야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고 카야 역시 그렇지만 그러나 테이트는 '넌 아직 너무 어려' 라며 그녀와의 섹스를 힘겹게 뒤로 미룬다. 이런 놈은 아마 소설 속에만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그 아이도 원했어요' 라며 미성년자 강간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소설은 가끔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이상적이지 않은가.



카야에게 친구이며 동시에 친밀한 관계인 사람이라고는 테이트가 전부인데, 그런데 테이트가 대학을 가게 되어 마을을 떠난다고 한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카야는 슬프다. 그런 카야에게 테이트는 자주 올거라고, 최대한 자주 올거라고 말한다. 버스로 어차피 하루도 안걸리는 거리니까, 라면서 카야에게 자주 오겠다고 약속한다. 버스로 하루도 안 걸리는 거리. 버스로 하루도 안 걸리는 거리 라는 것은 그러나 버스로 오랜 시간 이동해야 함을 뜻한다. 사랑한다면 움직이게 되고 그것이 몇 시간이든 기꺼이 갈 수 있지만, 이 거리는 당신에게 닿기 위해 기꺼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가 되지만 어느 순간 좀처럼 움직이기 힘든 거리가 된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한국에 사는 고현정은 슬로베니아에 사는 조인성과 매일 영상통화를 하다가, 충동적으로 공항으로 달려가 비행기티켓을 끊고 슬로베니아로 날아간다. 고현정은 조인성에게 말한다. 열네시간만 날아오면 돼. 열네시간이면 만날 수 있어. 열네시간만 들이면 만날 수 있다고.


그러니까 거기에 당신이 있다면 그것이 몇 시간이든 그 시간을 걸려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이 있고 그것은 가능성이 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으로 달려가는 나의 의지이겠지만, 이 의지가 발현되고 있을 때에는 하루도 안 걸려, 열네시간이면 돼, 가 입밖으로 나오지만, 이만큼 가서라도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이 가장 크지만, 그러나 의지가 약해지는 순간 어휴, 열 네시간은 좀... 버스타고 그렇게 오래 가는 거 쉬운 거 아니잖아, 가 된다. 그곳에라도 당신이 있다는 사실이 자지러지게 행복했지만, 어느 순간 너는 왜 그곳에 있는거냐 가 되어버리고 만다. 



카야는 테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기로 약속한 날이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 그러나 테이트는 오지 않는다. 



그런 카야 앞에 시간이 흐르고 마을의 인기 있는 청년 체이스가 눈 앞에 나타난다. 체이스는 마을에서 이 습지의 소녀를 놓고 쑥덕거렸던 것처럼 자기가 가장 먼저 그녀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 찾아왔지만 그녀의 야성적인 매력에 빠져 사랑을 속삭이게 되고 결혼을 약속한다. 아직 내가 마을 사람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널 보일 순 없지만, 그러나 나는 너랑 살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어, 라며 매번 찾아와 그녀와 섹스한다. 소설은, 현재의 체이스가 시체로 발견되고서부터 시작한다.



카야의 엄마는 카야에게 어린 시절부터 여성들의 연대와 자매애에 대해 말했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오래가는지, 그것이 여자의 삶에 얼마나 필요한지 얘기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카야에게 자매애를 실천해준 사람은 없었다. 카야는 혼자였고, 그런 카야가 습지에서 혼자 자라면서 글을 배우고 생리를 시작하고 사랑을 알게 되고 결국 책을 써내게 되는 동안까지, 카야 옆에 자매애를 실현해줄 다른 여자는 전무했다. 마을의 나이든 여자가 마치 자식처럼 그녀를 돌보아주긴 했지만, 카야에게 우정을 알려준 여자는 없었다. 마을과 동떨어져 습지에 혼자 사는 여자였으니 다른 사람들이 가까이 가기를 꺼려했다. 있지도 않은 일을 부풀려가며 그녀에 대한 편견이 커져갔다. 링크한 페이퍼는 폭풍의 언덕 이다. 한정된 마을,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이 허락되지 않았던 여성들이 마을 안에서만 사랑을 찾고 집착하게 되는 것에 대해 썼었다. 카야가 그 곳에 혼자 사는 건, 어릴 때부터 그곳에서 살아왔으니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그러나 외진 곳으로 이동하는 일이 1960년대의 여자아이들에게 허락될 리 없었다. 또래의 남자들은 습지로 나가 낚시도 하고 그 소녀를 보고 그러면서 누가 먼저 따먹나 내기도 하지만, 그러나 또래의 여자들은 카야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나타날 수가 없다. 나는 여자들의 우정을 그려내지 않은 작가에게 서운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환경에서 1960년대에 여자들끼리의 우정이 싹틀 수 없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누가, 어느 집에서 습지에 혼자 사는 여자아이를 만나게 하려고 자기 딸을 보내겠나. 누가 습지에 딸을 혼자 내보내겠나. 습지에 딸을 보내는 일은 부모들이 가장 꺼리는 일일 것이고, 그래서 카야 또래의 소녀들은 카야의 집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남자 아이들은 나타나서 그녀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사랑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그녀를 욕망한다. 그녀와 섹스한다. 여자는 2023년에 도시에 혼자 살아도, 그리고 1960년에 습지에 혼자 살아도, 남자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작용한다. 남자들은 어디로든 갈 수 있어서. 나 나갔다 올게~ 하고 집을 나서서 습지로 갈 수 있어서. 보트를 타고 혹은 트럭을 타고 습지로 갈 수 있어서. 그래서 혼자 사는 카야 앞에 나타나 텔레비젼도 보지 않는 카야를, 글자도 모르는 카야를, 자연스럽게 섹스의 세계로 이끈다. 카야는 혼자 습지에 살면서 자신이 스스로 체험한 것 외에는 습득할 수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애와 섹스의 대상이 되는 거다. 그게 가능한거다. 그게 가능한데, 자매애는 불가능한거다. 왓 더 뻑... 이성애와 섹스는 어디에 살든 언제가 됐든 여자에게 강제적으로 열려버리는데, 그런데 아무리 갈망해도 자매애는 찾아볼 수가 없다. 나는 결국 깨달았다. 이성애가 강제되고 강간 문화가 잠재해있는 세상에서는 자매애와 우정의 탄생이 막혀버릴 수 밖에 없다는 걸. 


다시 말하지만, 나는 작가가 이렇게 썼기 때문에 잘못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이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었다. 그것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다. 나는 문화 자체를 얘기하는 거다. 결국은 우정과 자매애가 주어지지 않았던 그런 여성의 삶에 대해서. 그게 화가 난다는 거다. 아무리 숨어 살려고 해도 그 앞에 남자는 나타나지만, 그러나 여자는 나타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대해서. 나였어도 습지로 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나였어도 내 주변 여성들에게 습지로 가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을 무서워하는 걸까? 우리가 습지로, 저기 마을을 벗어난 곳으로 가지 말라고 말할 때는 왜인가. 강아지가 무서워서? 귀신이 무서워서? 정말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 습지 뿐만이 아니라 저기 컴컴한 골목으로 가지 말라고 말하는 것,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말하는 것, 혼자 있을 때 문 꼭 잠그라고 말하는 것, 네가 어디를 가는지 일일이 SNS 에 알리지 말라고 말하는 것. 우리는 무엇이 무서워서, 무엇을 걱정해서 그렇게 말하는가. 바퀴벌레? 저승사자? 쥐며느리?


나는 그 말이 하고 싶은 거다. 

카야가 우정을, 동성들과의 연대를, 자매애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은, 무엇 때문인가.

카야가, 그곳에 숨어 살면서도 이성애와 섹스를 그리고 남성폭력을 경험하지만, 그러나 자매애는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말이다. 




나는 서울에 산다. 최근에야 그것이 나의 이동의 자유가 아주 크게 보장된다는 것임을 알았다. 나는 동생들과 조카들을 만나고 싶어지면 지하철을 타면 된다. 지하철을 타러 가기 위해서는 집밖으로 나가 조금만 걸으면 되고, 지하철은 내 동생들과 조카들이 사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준다.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서울역이나 수서역으로 간다. 물론 거기까지도 지하철로 간다. 역에서 SRT 나 KTX 를 타면, 기차는 나를 내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휘트니 미술관에 가고 싶고 쌀국수를 먹고 싶고, 프란세진야를 먹고 싶어지면, 나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혹은 지하철을 타고 인천 공항으로 간다.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는 나를 뉴욕에, 하노이에, 포르투갈에 데려다준다. 내가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나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뜻한다. 내 주변 어딘가에 혹은 저기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 무엇이 있다면, 그 존재가 사람이든 혹은 음식이든 미술관이든 그게 뭐든, 무엇이 있다는 걸 내가 알고 그리고 원한다면, 나는 이동해 그곳에 닿을 수 있다. 세상 모든 곳은 내게 열려 있고 나에게는 아주 많은 가능성들이 있다. 네덜란드에 갈 가능성과 파리에 갈 가능성이 내게 있다. 부산에 갈 가능성과 대전에 갈 가능성이 내게 있다. 내가 가고자 한다면 나의 의지는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내의지에 덧대어질 조건들이다. 나는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내게 무언가를 보여줄 그 어딘가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고, 그래서 그렇게 할 것이다. 그곳에서 내가 만나게 될 것이 무엇이든, 나는 그렇게 살것이다. 이동할 수 있고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행하며 보여주며 살 것이다. 결국 나의 의지와 자유와 가능성을 살면서 행하고 보여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능성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카야의 삶은 나쁘지 않았다. 고된 시간들이 그녀에게 있었지만, 그러나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았다. 물론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나쁘다 좋다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그렇지만 만약 '그런' 혹은 '이런' 세상이 아니었다면, 카야가 경험했을 것들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매애와, 여성들의 연대와, 우정이 그녀에게 '더' 주어졌을 것이다.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제대로 갖기 위해서 세상 곳곳에 페미니즘이 새겨져야 하는 것이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저자 '델리아 오언스'는 동물행동학 박사라고 한다. 너무 멋있다. 나도 박사 하고 싶다. 내가 박사라면 내 친구들은 나를 언급할 때 '내 친구 이박사가 말이야~ '라고 말할테지. 아, 너무 뽀대난다. 박사 하고 싶고 되고 싶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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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1-11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평을 보고 조금 미뤘었는데 흠 읽어도 되겠네요. 그런데 왜때문인지 다락방님 글 보니 <배움의 발견>이 떠오르네요.^^;;;;;;;;

다락방 2023-01-11 09:59   좋아요 1 | URL
네, 다른 리뷰를 보면 배움의 발견 생각난다는 분들 계시더라고요. 초반에 어린 아이인데 혼자 남겨졌을 때 아 너무 힘들었네요. ㅠㅠ 그런데 누군가 글을 가르쳐주고 학습한다는 게 또 좋고 말입니다.
책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체이스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후훗.

2023-01-11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1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1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1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01-11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제가 약간 삐딱한 마음으로 안 읽고 있는 책인데.... 다락방 님 리뷰 보니 안 읽어도 될 거 같습니다. 뭔가 여러 가지로 답답할 거 같네요. -_-;;;;
그런데 다락방 님 리뷰는 참 좋아요. (나 이런 칭찬하는 거 드문데?ㅋㅋㅋ)
카야의 처지와 이동의 자유가 있는 남자들이 와서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섹스로 이끄는 그런 지점을 연결한 게 참 좋았습니다.
근데 테이트는 몇 살이에요? 카야에게 이런저런 거 가르쳐주면서도 대뜸 섹스하지 않은 거 보고 얘는 또래 어린아이인가? 싶어서 다시 위로 올라가서 읽었어요. 성인남자라면 당연히 섹스부터 하려고 들었을 거 같아서 (다부장님처럼 이런 놈은 소설에만 존재한다 싶은 그런 심정?ㅋㅋㅋㅋ)

암튼 제가 다박사 님의 강연장에 가서 사인 받을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땐 다박사님, 잠자냥 님에게 이렇게 써주세요 할게요!

다락방 2023-01-11 10:23   좋아요 2 | URL
열네살 카야를 건드리지 않는 테이트는 열여덟 살이고 이제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옷을 다 벗는 과정까지 가지만 그러면 안된다고 자제하지요. 카야가 안다고, 하고싶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카야를 말립니다. 이거슨 너무나 이상적... 과연??

동물생태학 박사가 일흔에 쓴 첫 소설이라는데 잘 썼더라고요. 습지의 환경과 자연상태에 대해 엄청난 지식을 보여주고요, 글자 모르고 혼자 살아가던 아이가 그러나 부족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책을 써내는 작가로 성장하는 것도 좋았어요. 물론 주로 혼자였지만 말입니다.

무엇보다 체이스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가 흥미로운 지점이었는데요, 그 지점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뒷장을 넘겨보고 싶고 궁금한 책이었지만, 재미있었고, 제가 지적한 부분은 작가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 뭐랄까... 저에겐 별 다섯의 만족감을 주지는 않는 책이었습니다. 저 안그래도 이거 읽으면서 잠자냥 님 생각 했거든요? 내심 그랬어요. 잠자냥 님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시겠지만 별은 넷 주실거다, 하고요. ㅎㅎㅎㅎ (소설 읽을 때면 이상하게 잠자냥 님의 별 생각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제가 박사가 되어 강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껄껄. 멋지다...

미미 2023-01-11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게다가 여주인공이 노멀피플의 배우인 걸 알고 소설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어요.
저런 환경에서 나중에 글을 쓴다니 더 읽고싶어집니다. 자매애와 이동의 자유에 대해 쓰신부분 어쩐지 뭉클해요.
다락방님 이미 북플에서는 여성주의 박사^^*

다락방 2023-01-11 10:28   좋아요 1 | URL
오, 여주인공이 노멀피플의 배우입니까? 노멀피플도 안봐서 잘은 모르지만, 영화 한 번 봐야겠어요. 저는 결말이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까, 체이스를 죽인 범인이 마음에 든다는 말이지요. 저 재미있게 읽으면서 뒤에가 너무 궁금해져서 중간에 다른 분들 리뷰 보려다가 스포 밟기 싫어서 꾹 참았어요. 미미님도 읽게 되시면 꼭 감상 남겨주세요! 후훗.

여성주의 박사라뇨, 저는 한참 멀었어요. 한참, 한참... ㅠㅠ

공쟝쟝 2023-01-11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왕 자매애왕 우정왕 윤리왕 이인간 참인간 다박사!

잠자냥 2023-01-11 13:51   좋아요 1 | URL
두메뉴왕 자뻑왕 전완근집착왕

다락방 2023-01-11 14:07   좋아요 2 | URL
흐음.. 제가 뭐 그렇게 다 왕인것 같진 않은데요. 음... 전완근집착왕, 자뻑왕, 윤리왕 까지는 내가 끄덕이겠는데, 두메뉴왕..은 아닐걸요? 오늘 점심에 메뉴 하나 먹었단 말입니다!!

그리고 우정도, 잘 모르겠어요. 난 우정과 사랑에 좀 문제있는 인간인것 같아요.. (먼 산)

잠자냥 2023-01-11 14:20   좋아요 1 | URL
그렇게 겸손한 모습 안 어울려요.
그쟝 자화자찬해요....

공쟝쟝 2023-01-11 14:24   좋아요 0 | URL
문제을 문제화해서 윤리를 발명해나가실 분입을 압니다. 다부장님은 다 좋은데 완벽주의 없는 게 가장 좋아요!

다락방 2023-01-11 16:05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제가 그렇게 겸손과 거리가 멀었나요? ㅋㅋㅋㅋ

공쟝쟝 님/ 완벽주의가 없다는 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1 18:53   좋아요 0 | URL
사람이 완벽주의가 없는 데에 있어 완벽하다는 것, 바로 칭찬 ❤️ 완벽한 완벽주의 ❤️
 

작년 한해 만약 '올해의 책'을 선정해서 페이퍼를 썼다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 뻔한 결과라서, 그러니까 스트라우트 책을 읽었다면 그러지 않을 수 없지 않나, 하는 뻔한 결과라서 뭔가 올해의 책 선정 페이퍼 같은거 쓰기가 싫었다. 여기까지는 반만 진실이고 나머지 절반의 진실은 쓰기가 너무 귀찮았다...


요즘 친구들과 오, 윌리엄 원서를 읽고 있다. 읽으면서 진짜 너무 좋다고 다들 감탄하고 지금까지 읽은 스트라우트 작품중 이게 최고이다, 베스트다 호들갑을 떨고 있다.
















좋은 지점이 너무 많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런 지점들이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친구들과 나는, 자식을 버리고 남자 좋다고 떠나버리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고-그것은 주체적이라고 해야 하는건가, 그러나 남겨진 아기는?- 그러나 그녀의 어린 시절 환경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것까지도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루시의 전남편 윌리엄의 세번째 결혼까지 실패하고 그과정들에 역시나 윌리엄의 불륜이 있었던 걸 알게 되면서 루시가 '그러니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 깨닫는 장면도 소름돋게 좋았다. 윌리엄의 어머니와 자신에게서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윌리엄에게 '너는 엄마같은 여자랑 결혼한거야' 라고 말했을 때는 가슴이 얼마나 쑤셔대던지.


스트라우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지만 내가 오 윌리엄까지 읽으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그녀 소설의 최대 장점은, 그녀가 자신이 창조해낸 인물들에 대해 가치평가를 한다든가 변명을 해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 남자가 바람을 폈어 나쁜 놈이지? 이 남자가 불법촬영을 햇어 죽일놈이지? 이 여자가 가난했어 불쌍하지? 이 사람은 물에 빠진 누군가를 구하려고 시도해 정의롭지? 라는 식의 흐름을 결코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스트라우트는 다만, 그들의 삶을 그려내보일 뿐이다. 자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아왔고 지금은 이렇게 살고 있다, 이 사람은 이 대화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다, 이 사람은 이 대화에서 이런 반응을 보였다를 그저 이야기할 뿐이다. 그걸 읽고 느끼는 감정은 온전하게 독자의 몫이다. 왜 그녀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왜 그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 수많은 감정들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서 일어난다. 스트라우트가 대신 해주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나의 몫이 되는거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이런 소설이 바로 문학이 가진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야기하고 독자는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문학이 그리고 책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어제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을 듣는데 '읽는 것은 곧 읽는자가 다시 쓰는 행위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스트라우트의 소설을 읽으면 나는 다시 쓰게 된다. 정희진 쌤의 말이 바로 그대로 실현된다. 책 속 인물들에 대해 변명을 하고 편을 들어주는 걸 스트라우트가 하지 않고 읽는 내가 하게 된다. 사랑도 동정도 분노도 연민도 기쁨도 스트라우트가 내게 심어주려 하지 않는다. 그저 펼쳐보일 뿐이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너무 좋아서 읽고 나서도 재차 훑곤 했는데 그 뒷이야기 《다시, 올리브》가 더 좋았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대부분 후속작은 실망하기 마련 아닌가?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이 좋았는데 《오, 윌리엄》의 출간 소식에 좋으면서도 그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루시의 헤어진 남편 이야기가 도대체 어떤식으로 흘러갈까? 그런데 놀랍게도, 오 윌리엄은 내가 그동안 읽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최고 작품이 되었다. 오, 윌리엄. 진짜 너무 좋다. 게다가 원서로 한 번 더 읽고 있노라니 홀랑 빠져들어. 나는 스트라우트의 모든 책을 원서로도 소장하자고 새삼 결심하게 되었다. 이미 올리브 키터리지,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오 윌리엄, 다시 올리브를 갖추었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도 사야겠어! 하고 알아보던 중에,
















친구가 보내준 선물이 도착했다.



아니, 루시 바턴 후속작이 또 나왔다. 오, 윌리엄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아아, 책이 너무나 아름답고 이 책이 내게 있음에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흑흑 ㅠㅠ


















한나 아렌트 책장의 그 수많은 책들 중 읽지 않은게 너무 많아서 토요일에는 어디 한 번 읽어보자, 하고 책장 앞에 섰다. 무얼 읽을까. 작년 한해 알라디너 들이 극찬했던 한나 아렌트의 전기를 읽을까, 하다가 생일에 선물 받았던 크리스테바의 한나 아렌트를 꺼내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예정이었던 터라 가방을 가볍게 하고 싶었다. 그러니 얇은 책이 나았다. 그렇게 나는 이 얇은 책을 들고 아가 조카네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한나 아렌트의 철학서를 읽어본 게 없어서-아이히만, 전체주의, 인간의 조건- 과연 내가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총 5강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강과 2강은 정말 좋았다. 특히 이런 부분을 읽을 때는 울고 싶을 만큼 좋았다.


이 위협에 직면해서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The HumanCondition에서 삶에 대한 맹렬한 방어를 구축한다. 소비주의의생기론적 결정론과 ‘생명 활동‘ vital process에 대한 현대 과학기술의 헌신 속에서 단지 틀에 박힌 듯이 재생산되는 삶에 대한정반대 극단에서 아렌트는 그녀가 기꺼이 ‘삶의 기적‘ the miracleof life 이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각각의, 그리고 모든 탄생의 고유함에 대해 찬양을 올린다.



세계, 인간사 영역을 그 통상적이고, ‘자연적인‘ 파멸로부터 구하는 기적은 궁극적으로 탄생성이라는 사실인데, 그 안에 행위능력이 존재론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해 새로운 인간의 탄생이고 새로운 시작이며, 그들이 태어남으로 인해서 가능해지는 행위인 것이다. - P15



한나 아렌트는 행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데, 인간이 태어남으로써 일단 그 행위가 가능해진다는 거다. 태어나는 게 행위라고, 인간이 태어남으로써 인간을 파멸로부터 구할 수 있다는 거다. 이게 《인간의 조건》에 나오는 구절이라는 거다. 아 진짜 너무 좋지 않나. 한나 아렌트의 철학서들중 내가 만약 읽게 된다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가장 첫 책이 될거라고 막연히 짐작하고 있었는데, 토요일 지하철 안에서 이 부분 읽고 너무 좋아서 당장 교보문고에 바로드림으로 《인간의 조건》을 주문해버렸다. 당장 필요하다. 당장 읽진 않더라도 당장 갖추어야 한다! 이 책을 지금 가지고 있어서 바로드림 가능한 곳은 잠실점이란다. 오케바리, 내가 간다. 잠실점에 있는 책 내가 갖겠어!


그렇게 일요일에 교보문고에 《인간의 조건》을 찾으러 가면서, 그런데 딸랑 한 권 남아있다고 하니 책 상태가 좀 안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이 책 너무 갖고 싶고 (안읽었지만)벌써 너무 좋고, 내가 그렇게 책 상태에 막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이 지저분한 건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 만약 교보가서 책 찾는데 책 상태가 마음에 안든다면 거침없이 환불요청 하겠어! 으르렁- 하는 마음으로 교보에 도착해서 바로드림으로 책을 수령하는데, 아니.. 책이.. 비닐 포장이 되어있었던 겁니다. 세상에!! 나는 직원분께, 이 책 원래 이렇게 포장되어 있었나요? 물었더니 직원분은 그렇다고 해주셨다. 그러니 책 상태는 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샤라라랑~ 너무 기분이 좋아버렸어..



(부러 원서들 앞에서 사진 찍어 보았다. 뽀대를 위해! for 뽀대!!)




한나 아렌트 책을 읽기 전에는 《보부아르의 말》을 읽었다.















여느때처럼 책을 펼쳐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는데, 아니 보부아르를 인터뷰한 '알리스 슈바르처'도 완전 페미니스트이고 슈바르처가 쓴 저서중에 《아주 작은 차이 그 엄청난 결과》가 있다는 게 아닌가! 꺅 >.< 내가 또 이 책을 가지고 있지. 나란 여자, 없는게 없는 사람! 내 스스로 다 갖추는 사람. 슈바르처 님, 제가 님의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껄껄... 좋구먼. 좋다. 내 책장에 슈바르처의 책이 있다니. 어쩐지 좋구먼유. 

《보부아르의 말》을 읽으면 굉장히 보부아르가 급진페미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슈바르처도 짱 급진이다 ㅋㅋ 사르트르 공격한다 슈바르처가 ㅋㅋㅋㅋㅋ 아무튼 슈바르처 좋아서 이 책도 곧 읽어야겠다.



아무튼, 그래서 월요일의 책탑은 이렇습니다.




소박하다. 으하하하.

《바바야가의 밤》은 《올랜도》읽다가 머리 식힐겸 꺼내들었는데 재미있어서 내친김에 다 읽었다. 얇은 책이라 가능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볼 의향이 백프로다. 특히 활과 화살을 이용해 나쁜놈 고환을 명중시키는 장면 같은 거, 자주 화면에 등장했으면 좋겠다.


《죄와 속죄의 저편》은 워낙에도 도덕, 윤리, 죄, 선과 악 같은거에 관심 많은데, '장 아메리가' 가 말한다니 읽어보고 싶었다. (오리지널 신만 생각나네요~) 


《SKEPTIC》은 저 큰 타이틀에서 보이는 것처럼 성격이란 무엇인가.. 읽어볼라고 샀다. 성격이란 무엇인가욤?

















토요일에 아가 조카 보고왔다. 아가조카랑 같이 밥먹었던 마트 건물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겼다고 해서 아가조카랑 함께 갔었는데 요즘 공룡에 관심 생긴 아가 조카 공룡 스티커북 득템한 부분.. 가방에 넣고 가져가려고 했더니 아가조카가 자기가 들고 가겠다고 한다. 나 보더니 공룡 흉내 내더라. 진짜. 와. 너무 귀욤. 





월요일이 오는 게 싫었다. 너무너무 싫었다. 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시간이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건,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 그래서 잘 견뎌보자고, 잘 버텨보자고, 어디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요즘은 매일 머시 수아레스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전거보다 훨씬 더 간절히 바란 것들이 있는데, 아무리 원해도 얻지 못한다는 건 알고 있다. 나는 할아버지가 병들지 않기를 바랐고, 내 주변의 세상이 ‘늘 그대로‘이기를 바랐다. 소중한 것들이 변치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늘 그대로‘라는 것은 이네스 고모가 사이먼 아저씨를 사랑할 기회가 없을 거라는 뜻이다. 오빠가 대학에서 훨씬 더 똑똑해지지 못할 거라는 뜻이다. 내가 조금도 성장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늘 그대로‘라는 건 할아버지의 변화만큼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무슨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

조금 더 힘든 기어로 바뀔 뿐이다. 난 그저 크게 숨 한번 쉬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가면 된다. - P417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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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3-01-0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바닷가 루시 제꺼랑 껍데기가 달라요 이건 영국판인가요? 🤔

다락방 2023-01-09 09:39   좋아요 0 | URL
망고 님 댓글 읽고 검색해보니 제가 가진 게 영국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영국판은 뭐가 다를까요? 본문은 똑같겠죠? 아 빨리 번역본 나왔으면 좋겠어요!

망고 2023-01-09 09:47   좋아요 0 | URL
영국판 표지 고전적이고 좋아요ㅎㅎㅎ미국판은 늘 글씨가 한가득 커다랗게 팍팍 박혀있어서 표지만 보면 엄청 시끄러운 느낌이라ㅋㅋㅋㅋ정작 소설은 조용한데 말이죠^^

다락방 2023-01-09 10:38   좋아요 0 | URL
Lucy by the sea 는 또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을까요? 아 너무 궁금합니다. 책이 나올때마다 저번보다 더 좋은 책을 내시는 스트라우트 님 ㅠㅠ

망고 2023-01-09 12:55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이번 루시는 좀... 오 윌리엄이 더 좋았어요^^

다락방 2023-01-09 14:49   좋아요 0 | URL
오 루시 바이 더 씨 도 벌써 읽으셨어요?? 😱

단발머리 2023-01-09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느때처럼 책을 펼쳐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는데, 아니 보부아르를 인터뷰한 ‘알리스 슈바르처‘도 완전 페미니스트이고 .....

저 여기까지 읽고 슈바르처 누구지? 했단 말이에요.

슈바르처가 쓴 저서중에 《아주 작은 차이 그 엄청난 결과》가 있다는 게 아닌가!

엥? 저 이 책 읽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우아... 나 작가 이름도 모르네요. 보부아르 인터뷰한 사람이 이 사람이라니 질문과 답이 얼마나 우아할 것인가. 얼른 가서 봐야겠어요.


오늘도 캐나다뷰는 아름답네요. 언제나.... 책이랑 커피랑 캐나다뷰는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어요. 저도 윌리엄 페이퍼 준비 중인데 아 쓰기 싫다... 이러면서 다른 책 읽고 있어요. 다락방님의 끈기와 근면성실 너무너무 대단해요. 항상 존경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3-01-09 09:48   좋아요 3 | URL
저도 슈바르처 만 보고서는 으응~ 넘겼는데, 그러니까 지구상의 어느 누군가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책 제목을 보니, 아이 이것은 내가 가진 책! 이렇게 된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말이죠. 작가 이름을 똭- 대면 책 제목을 촤르륵 댈 수 있었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된걸까요? 제가 그리고 예전에 말입니다, 말도 참 잘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왜 자꾸 더듬댈까요? 이거.. 노화인가요? ㅠㅠ

윌리엄 페이퍼 써주세요, 단발머리 님! 아 윌리엄 소설이 너무 좋아요. 진짜 좋네요. 너무 짱 ㅠㅠ

우리 이거 읽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여러분 덕에 제가 오 윌리엄을 원서로 읽습니다. 물론 번역본 없이는 못읽지만... 흑흑 ㅠㅠ

잠자냥 2023-01-09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러 원서들 앞에서 사진 찍어 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알고 있었따! ㅋㅋㅋㅋ
루시 책 예쁘네요. 이제야 루시를 알게 된 저는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오, 윌리엄>이 루시 전 남편............(책을 늦게 읽으면 이런 스포일러가! ㅋㅋㅋ)

다락방 2023-01-09 09:46   좋아요 2 | URL
아 <무엇이든 가능하다> 에 그게 안나오던가요? ㅋㅋ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읽으면 나올 것입니다. 이것도 진짜 루시 바턴보다 오 윌리엄이 더 좋네요. 화자는 루시 입니다.

왜 원서가 더 뽀대날까요? 이건 저의 사대주의 탓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9 12:04   좋아요 1 | URL
괜찮아요. 사대주의. 난 이해해.....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9 12:12   좋아요 0 | URL
제 안의 사대주의 뿌리가 깊습니다..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1-09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월요일만 되면 다락방님의 글이 올라왔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재에 옵니다^^;

무엇보다 친구분이 보내주신 스트라우트 원서 정말 이쁘네요ㅠㅠ 저도 오늘 유독 일어나기 힘들었습니다ㅜㅜ 다락방님 덕분에 그래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화이팅하는 한주 보내세요^^

다락방 2023-01-09 10:37   좋아요 2 | URL
아 거리의 화가 님. 거리의 화가 님께 오늘의 댓글상 드립니다. 너무 아름다운 댓글이네요. 흑흑. 이런 댓글을 받을때면 아 글쓰기 정말 잘했구나 앞으로도 열심히 써야겠구나 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댓글 감사합니다. 흑 ㅠㅠ

네, 저도 지난 한주 내내 긴장하며 일했고 이번주도 그러한데 제가 긴장해도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뜨고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부는거니까요. 저는 일단 힘차게 버텨나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겠지요. 우리 화이팅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빠샤!!

공쟝쟝 2023-01-09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확해요, 아 정확해! 맞아요! 스트라우트가 그래요! 희진 샘이 그래요! 그리고 한나 아렌트가 말하죠. 삶과 사유는 하나이며 같은 것이고 그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다락방은 말합니다. 도리페이지의 긴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다락방 2023-01-09 11:47   좋아요 1 | URL
올리브 키터리지를 좋아하면서도 왜이렇게 좋은가에 대해 구체적 이유를 찾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스트라우트의 책을 반복해 읽으면서 가장 큰 장점은 등장인물의 변명을 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제가 워낙 작가가 끼어들고 작가가 보이는 소설을 싫어하는데 스트라우트는 올리브 키터리지에서도 루시 바턴에서도 전혀 보이지 않아요. 올리브가 보이고 루시가 보이죠. 진짜 소름끼치게 좋은 작가입니다. 흑흑 ㅠㅠ 루시 바턴 두 번 읽었는데 한 번 더 읽어야겠어요!!

은오 2023-01-0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 읽고 한나 아렌트 읽고 울고싶을 만큼 좋아하는 다락방님 멋쪄...🥹

당장 읽진 않더라도 당장 갖추어야 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지 압니다. 까다로운 사람으로서 맘 졸이며 읽었는데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드네요. 비닐포장! 👏👏👏
죄와 속죄의 저편은 저도 담아놨는데요, 이 글 읽으니까 빨리 갖추고 싶어짐...

다락방 2023-01-09 12:13   좋아요 3 | URL
사실 저는 원서를 읽는다고 하기에는 좀 부끄러운데요, 번역본 없으면 감히 시도도 못하거든요. 번역본 읽고 그 부분 원서 읽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려우면 번역본하고 나란히 놓고 한 줄씩 대조하고요. 하아- 언제쯤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가 아니라 자유롭게 원서를 팍팍 읽을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요? 흐..

죄와 속죄의 저편을 사두고 저는 오늘 <데블>이란 책을 주문했습니다. 저는 필시 또라이..인듯 합니다. 자꾸만 자꾸만 사들이는 또라이...

독서괭 2023-01-0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아가조카의 귀염뽀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셔서 얼른 달려왔습니다! 큰 화면으로 보니 더욱 귀엽군요 ㅎㅎ 머리 다 헝클어짐 ㅋㅋ 보아하니 24개월에서 36개월 사이로 추정되는데 벌써 공룡시기가 왔나 봅니당~ 귀요미~~
<인간의 조건>은 생각보다 안 두껍네요? 전집에 있는 건 엄청 두꺼웠던 것 같은데..
그나저나 저는 스트라우트 <올리브키터리지>랑 <다시,올리브>밖에 읽지 않았지만 다락방님의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평가하지 않고 그냥 보여주는 것. 아주 담담한데 감동이 뙇.. 루시바턴 시리즈가 또 그렇게 좋다고, 점점더 좋다고 하시니 참.. 꼭 읽을 거여요.. ㅠㅠ
아렌트 읽기 화이팅입니다~! 올랜도도!! ㅋㅋ

다락방 2023-01-09 12:17   좋아요 1 | URL
정확히 24개월이 된 아가입니다. 독서괭 님은 천재입니까? ㅋ ㅑ -
게다가 잊지 않고 아가조카의 귀염뽀짝을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조카의 귀여움 드러내기 위한 페이퍼인데 아무도 그걸 언급해주지 않아서 서운했어요. 흑흑 ㅠㅠ 독서괭 님 만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번에 놀러갔는데 양 손 요케 공룡 손처럼 해가지고 저보고 크아- 이러는데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울뻔했어요 너무 귀여워서. 하아-

저도 인간의 조건 생각보다 안두꺼워서 너무 좋았는데 아무데나 똭- 한 번 펼쳤다가 헉! 하고 그냥 다시 넣어두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과연 펼치고 읽어볼 날이.. 올까요?

루시 바턴 시리즈가 진짜 너무 좋아요, 독서괭 님. 올리브한테 미안할 정도로요 ㅠㅠ 특히 이번 <오, 윌리엄>은 압권입니다!! ㅠㅠ

올랜도는 지금 잠시 저랑 거리두기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9 12:20   좋아요 1 | URL
올랜도는 그렇게 다시 다부장 곁으로 오지 못했으니.

독서괭 2023-01-09 12:25   좋아요 1 | URL
오 사실 딱 보고 두돌정도? 라고 생각했는데 위쪽에서 찍은 사진이라 아이가 작아보일 수도 있겠다 싶어 범위를 넓혔습니다 ㅋㅋ 눈썰미 좋단 얘기 태어나 한번도 들은 적이 없지만 애들 나이는 대충 맞추는 엄마의 능력 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9 12:59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또 맞췄어!!!!
벌써 몇 번쨉니까?
퀴즈 프로에 보내야 할 사람!!
장학퀴즈 이런 건 모르시죠?
골든벨만 아시려나?ㅋㅋㅋ

다락방 2023-01-09 15:30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일전에 제가 사귀던 사람에게 ‘우리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하였는데 결국 헤어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것이죠?


독서괭 님/ 애들 나이 맞추는 거 너무 짱이네요! 저는 조카를 세 명이나 두고있는데 아직도 모르겠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님/ 장학퀴즈 ㅋㅋㅋㅋㅋㅋㅋ 전 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9 18:05   좋아요 1 | URL
에이 장학퀴즈야 알죠~ 그거 지금도 하나요? 🤔

책읽는나무 2023-01-09 19:13   좋아요 0 | URL
장학퀴즈 알아요?
나 국민학교 때 했었는데??
그거 지금도 하나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친척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제 조카를 만나고 왔었어요.
커다란 울 초딩 조카 보다가 다락방님 조카 보니까 정말 귀염뽀작이란 단어가 어울릴 조카네요^^
공룡 흉내....ㅋㅋㅋㅋ
상상됩니다ㅋㅋㅋ 눈은 없고, 이는 자그마하면서 코에 주름 잡힐 듯한 표정이었을 것 같아요ㅋㅋㅋ 귀여웠겠습니다^^
저는 울 조카가 집에 가기 싫다고 놀러가야 한다고 그렁그렁 눈물 맺힌 걸 보면서도 언능 집에 가!!!! 차 문 열어 줘서 차에 타게 재촉해준 고모라....어제 오늘 좀 찜찜?ㅋㅋㅋ

암튼 갈수록 다락방님 책탑이 사회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소설책들도 왠지 사회 또는 철학파트처럼 보여요. 고급집니다^^

다락방 2023-01-09 15:34   좋아요 2 | URL
저의 첫째 조카가 초등을 졸업하고 중학생이 됩니다. ㅋ ㅑ - 시간 한 번 빠르네요. 제가 첫째 조카 생겼다는 소식에 알라딘에 페이퍼 썼었는데요. 저 이제 조카 생기는데 임신한 여동생에게 어떤 책을 사주면 좋을까요? 막 이런거 물어보는 페이퍼 썼었고요, 많은 알라디너 분들이 태어난 아가조카와 어린 조카를 위해 어린이책들을 부지런히 보내주고 그러셨습니다. 그 아가가 이제 중학생이 되었어요!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가 아직 말을 잘 못하는데요 그런데도 손으로 위협하면서 입으로는 크아- 막 이래요. 아 진짜 귀염뽀짝 ㅋㅋ 제가 오죽하면 예정에도 없었는데 토요일에 아침 먹다가 가야겠다, 아가 보러 가야겠다!! 하고 바로 슝- 날아간 거 아니겠습니까. 아하하하하. 아 너무 귀여워요 아가 조카.

책나무 님, 그게 말입니다. 제가 오늘 책을... 어마어마하게 질렀어요. 알라딘에서 적립금 4만원 받고 16만원어치 질렀어요. 다음주 월요일에 기대해주세요. 저의 책탑을 .. 아마도 사회적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합니다. 확신할 순 없어요. 저도 제가 뭘 샀는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Falstaff 2023-01-09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루시 바턴 시리즈 읽으려고 하는데요, 추천할 순서가 혹시 있을까요? 아마 올해 안에는 다 읽을 거 같은데 말입죠.

다락방 2023-01-09 18:19   좋아요 2 | URL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무엇이든 가능하다 - 오 윌리엄 순을 추천합니다!! 으으.. 골드문트 님이 읽으신다니, 떨립니다!!

잠자냥 2023-01-10 17:19   좋아요 1 | URL
떨리기까지! ㅋㅋㅋ
 















현재 156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이거 왜이렇게 안읽히고 재미없나요.. 뒤로 가면 재미있어 지나요? 하아- 중도 포기 하고 싶다..

너무 재미없어서 지금 다른 분들 리뷰 보고 왔는데 다 너무 좋다고 그러는데 나는 왜...Orz 


울프 님의 <자기만의 방>과 <3기니>는 엄청 좋아서 흥분했는데 올랜도 왜 졸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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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3-01-05 10:38   좋아요 1 | URL
구천이 손석구는 안될까요?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5 10:39   좋아요 0 | URL
망고님 가상캐스팅 천재세요? 일단 누군지 모르지만 ㅋㅋ 구천이 싫으니까 손석구 확정짓고 읽겠음 ㅋㅋㅋ

망고 2023-01-05 10:40   좋아요 0 | URL
아니 근데 구천이로 손석구는 좀 약한느낌이에요 선이 굵어야 하는뎅....딱 안 떠올라요

다락방 2023-01-05 10:52   좋아요 0 | URL
구천이 손석구 반대요! 망고 님 지적대로 선이 굵어야 하는데 손석구는 졸린 눈을 가지고 있어서..

망고 2023-01-05 10:54   좋아요 0 | URL
넵 철회하겠습니다! 구천이는 눈 부리부리한 사람으로~

독서괭 2023-01-05 11:04   좋아요 1 | URL
저도 손석구보다 잘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큼

은오 2023-01-05 11:29   좋아요 0 | URL
구천이가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이 굵고 눈이 부리부리하고 손석구보다 잘생겨야 한다면 지창욱은 어떠신가요? 제가 지창욱을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1:30   좋아요 3 | URL
지창욱 보다는 좀 더 쎈 이미지여야 할 것 같은데요. 좀 더 스트롱.......... 좀 더 짐승 냄새가 필요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5 11:33   좋아요 0 | URL
아 어렵다!!! 캐스팅에 진심인 까다로운 여자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01-05 11:38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캐스팅에 진심이신 분! 매우 엄격ㅋㅋㅋㅋ별당아씨를 업고 산을 오르락내리락 할 만큼 근육질에 수컷냄새 물씬 풍기는 배우여야 합니다 여러분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1:43   좋아요 2 | URL
네네 그러합니다. 수컷 냄새 필요합니다! 으르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5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랜도에서 갑자기 토지 캐스팅 중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0:35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러니까 여기 갑자기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5 10:37   좋아요 0 | URL
나때문인거지?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ㅋㅋㅋ 원래 다락방님 페이퍼에서는 가상캐스팅이 정석이라고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0:55   좋아요 1 | URL
나 그레이도 캐스팅 해야되는데. 아 바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5 10: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밤에 읽은 책 잠깐 인용 좀 하고 오실게요.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울프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선호했는데......... ˝그러나 나는 울프의 소설과는 마음이 맞지 않아서 그녀의 페미니즘 에세이만 읽어요.˝ (39쪽)

출처 :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다락방 2023-01-05 10:35   좋아요 2 | URL
아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님은 저의 구원이십니다. 저는 어떻게 나따위가 감히 울프의 소설을 지루하다고 하냐, 졸리다고 하냐 흑흑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나는 밥통인가.. 했는데 보부아르 님도 울프의 소설과 맞지 않으셨다니. 흑흑 ㅠㅠ 저는 이제 보부아르와 같은급입니다!! (그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 만세!!!!!

공쟝쟝 2023-01-05 10:36   좋아요 1 | URL
어디가요 먼저가지맠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5 10:40   좋아요 1 | URL
쟝님… 나 어제밤 늦게 출발했어요. 아직 서울역 도착 전이지만 ㅋㅋㅋㅋ 천천히 와요 ㅋㅋㅋㅋ 시간 많아 ㅋㅋㅋㅋ

persona 2023-01-0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어로 읽어서 재미 없는 건줄 알았는데요. 아니로군요. ㅋㅋㅋ 그래도 뭔가 환상적이지 않나요? 저는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이랑 이 책 문장이 휙휙 건너뛰는 게 많은 느낌이라 다 읽고 난 뒤에 꿈같다. 는 흩날리는 느낌만 있어요. ㅎㅎㅎ 그래도 책 표지는 아름답네요.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플롯보다는 의식의 순간적인 흐름에만 집중하면서 읽을 수 밖에요. 파이팅입니다!
근데 자기만의 방이 훨씬 재밌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1:04   좋아요 1 | URL
페르소나 님도 자기만의 방이 훨씬 재미있으셨군요! 으하하하. 저도 그렇습니다.
올랜도는 재미없어서 읽다가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생각 하고 읽다보니 무슨 말인지 몰라서 읽은 문장 또 읽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어쨌든 시작했으니, 게다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니, 꼭 완독하도록 하겠습니다. 화이팅!!

은하수 2023-01-0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런줄..
위안이 되네요
저두 울프 <댈러웨이 부인>만 제법 괜찮았어요. <세월> 들었다 지루해서 바로 때려치우고 다신 안봐야지 했는데.. 세월이 지났으니 다시 도전하면 괜찮으려나 싶어 <자기만의방> 도전했는데 첨부터 안넘어 갔어요
저랑도 안맞는게 확실해요^^
음.. 공쟝쟝님 토지 읽으시는거 봤는데...애들 어릴때 재독 했는데 그게 20년도 더 전이라...
할말이 없군요
그래도 서희는 역시 최수지가 최고최고~~~~~

다락방 2023-01-05 10:54   좋아요 1 | URL
저는 댈러웨이 부인 읽는데 한달 걸렸던 것 같아요. 아놔 ㅋㅋㅋ 그렇지만 에세이는 좋았습니다. 울프 님의 소설을 저만 지루하게 읽은게 아니라니 너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우하하하.

서희는 역시 최수지가 최고죠, 그렇습니다!!

잠자냥 2023-01-05 1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사실 울프 지루하다 고백잔치.......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0:53   좋아요 2 | URL
저만 그런게 아니었어요. 어쩐지 버지니아 울프를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배신처럼 느껴졌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01-0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책 읽고나시면 프루스트가 재밌을지도 몰라요. 분량은 1권이어도 저는 올랜도가 더 어려웠거든요. 한번씩 보석같은 문장이 나오는데 그걸 찾아 거친 사막을 물없이 걷는 기분이었어요ㅋㅋㅋㅋㅋㅋ
책이 참 예쁘죠ㅋㅋ😭

다락방 2023-01-05 11:26   좋아요 1 | URL
미미 님도 올랜도 어려우셨군요! 저는 너무 재미가 없어요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거친 사막을 물없이 걷고 있는 기분이에요. 저기 어디에 가면 물이 나오겠지, 하고 말예요.
프루스트... 그것도 도전해야겠네요. 일단 올랜도 좀 어떻게 하고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3-01-05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프 읽은 게 없어서 댓글을 못 달고 있었는데 갑자기 토지 캐스팅 댓글 잔치 때문에 뿜었네요!ㅋㅋㅋ 최수지 누구였더라 했다가 설마 그분? 했는데 검색해보니 맞았습니다. 아...
암튼 다락방님 올랜도 읽기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3-01-05 11:28   좋아요 0 | URL
네, 바로 그 분 맞습니다. 우리들의 최수지!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계시는건지..

거리의화가 님의 화이팅을 받고 제가 올랜도 읽기를 무사히 마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화이팅!!

단발머리 2023-01-05 12:12   좋아요 1 | URL
최고 인기전성기에 미국 교포랑 결혼해서 미국에서 생활하셨던 걸로 ㅋㅋㅋㅋㅋㅋㅋ 기억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ㅋ

잠자냥 2023-01-05 12:22   좋아요 1 | URL
그런 보조개가 같고 싶어서 모나미 볼펜으로 뺨을 계속 누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4:01   좋아요 1 | URL
저는 황순원의 <소나기> 읽고 보조개 갖고 싶어서 엄청 볼펜으로 볼 누르고 다녔었어요. 그런데 안생기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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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전에 회사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계속 기분이 나쁘고 또 크게 나빠서 신경이 쓰였다. 이게 뭐라고 이 사소한 일이 내 기분을 잡칠까. 그래서 마그네슘도 먹었고 점심도 먹었는데도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이게 정말 그 일 때문인가 아니면 내 컨디션이 지금 안좋은건가. 나는 기분을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어제 오후에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에 대한 페이퍼도 썼다. ☞ [알라딘서재]사랑은 용기  


그걸 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퇴근후 집에 가면서 KFC 에 들러 닭도 세 조각을 먹었다.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그래 자자, 자고 일어나면 나아져있을거야. 그렇게 열시도 되기 전에 잠을 잤는데 새벽에 가위에 눌려 깼다. 여전히 기분이 좋질 않네. 다시 잤다. 아침이면 말끔해져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컨디션이 나빴다. 버터와 간장을 넣고 밥을 비벼 아침을 먹었다. 밥은 맛있었는데 기분은 여전히 구렸다. 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기분으로 계속 지낼 순 없는데. 이게 정말 그 일 때문인가 아니면 내 컨디션이 지금 안좋은 때인가. 동굴각인데.. 하다가, 자 끌어올리자. 오늘 아침 밥먹으면서 잠깐 책을 읽었는데 그걸로도 안됐어. 그렇다면 어떤게 있을까. 그래, 음악. 나에겐 음악이 있지! 뮤직을 들어보는거야. 내가 기분이 좋아질만한 음악이 뭐가 있을까. 그래 <LOVE ME LIKE YOU DO>를 듣자! 그렇게 오랜만에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나는 엘렌 굴딩의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다음 차례로는 어김없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ME!>를 듣고 싶어진다. 내게 이 두 노래는 셋트처럼 따라다닌다. 김밥에 쫄면같은 그런 셋트. 그렇게 연달아 두 곡을 들으면서 기분을 억지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래 나아지고 있어, 내 기분은 나아지고 있어! 자, 더 들어보자. 테일러 스위프트 가자! 하고 애플뮤직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검색하고 노래의 목록들을 보다가, 나는 그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노래의 제목과 앨범 자켓에 눈이 간다. 어? 이런 노래가 있었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나왔었다고??? 테일러 스위프트가 부른 노래가?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부를 책으로 읽었고 별 두개 리뷰를 썼었는데 영화는 끝까지 다 봤다. 친구들과 시리즈의 처음부터 끝까지 극장에 가서 함께 보았고, 그래서 마지막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행복해지는 과정을 다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더랬다.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책에 별 두개를 주었지만, 그러나 영화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레이는 못생겼고 이십대 중반의 남자가 세상 모든 일에 능하다는 것도 억지 설정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런데도 친구와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를 싫어하지 않는다. 거기엔 뭔가 그들과 함께 살았던 것 같은, 친구와 나의 추억이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그렇다.) 무엇보다 아나스타샤 는 나 같아서... 물론, 내가 아무리 주장해도 다코타 존슨과 내가 닮았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긴 하다. 역시 인간은 외로운 존재야. 나의 생각에 공감해주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나 뿐이다. 시방 나는 외로운 짐승이여.. 


어쨌든 그런 그레이 50가지 그림자 영화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가? 오케바리. 이걸 들어보자, 하고 재생했다.





좋...좋아.....좋다.... 아니, 이게 그레이 시리즈 어떤 거에 나왔던 노래인거지? 검색해보니 <심연>이더라. 이 영화 심연 다시 봐야지, 나는 웨이브에 이 영화를 검색해서 찜해놓았다. 그리고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반복해 들으며 가사를 함께 보았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면 연인과 헤어진 것 같았다. 헤어지고나서 힘들어하는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랄까. 너 없이 살 수 없고 너가 없는 곳에 가기 싫고 너가 돌아오길 기다린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거냐, 하는 거다. 그런데 가사 중에 이런게 있더라.


Now I'm in a cab I tell 'em where your place is

여자가 부르는 파트인데 택시에 타서 니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를 말한다는 거다. 크- 이 부분에서 나는 추억속으로 빠져든다... 샤라라랑~ 



그러니까 J 와 나는 아주 오래전 알라딘에서 만났다. J 와 나는 나이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다. 사는 곳도 달랐다. J 는 바다가 있는 도시에서 살고 있었고 나는 서울에 살고 있었다. 글로만 소통하던 우리가 만났을 때 나는 J 의 외국어 실력에 대한 질문을 했었고 그 때 J 는 내게 열심히 했노라 말했더랬다. 죽어라 외운다고. 우리는 그 뒤로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적도 있고 함께 안나 카레니나를 읽은 적도 있다. 읽다가 인상 깊은 구절들을 서로에게 보내주었더랬다. 내가 그 친구랑 안나 카레니나를 읽은 것은 정말이지 잊지 못할 추억이다. 무려 J 와 무려 안나 카레니나를!

J 와 내가 좋아하는 책의 취향도 아주 많이 달랐지만, 그런데 우리가 공통적으로 좋아한 책이 있었으니, 그 책이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였다. 우리는 이 책을 너무너무 좋아했다.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 책에 대한 얘기라면 언제든 할 수 있었고 이 책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 두 명과 함께 다른 도시에서 만나 한참을 이야기 나누면서 우리 모임의 이름을 '새벽 세시'라고 정하기도 했다. 그래, 내가 정했다. 모임 이름에 크게 고심하지 않는 사람. 샹그릴라 모텔에서 처음 함께 잤으므로 모임 이름 샹그릴라, 더덕집에서 처음 만났으므로 모임 이름 더덕단,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좋아서 만났으니 모임 이름 새벽 세시, 노가리 집에서 만났으니 모임 이름 노가리파.. 뭐 이런 식인거다. 우리는 정말이지 새벽 세시를 좋아했다. 아무 때고 새벽 세시의 문장을 적어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루는, J 가 지금 새벽 세시의 아무 문장이나 하나 보내달라 요구했고, 그래서 나는 얼른 책장으로 달려가 책을 꺼내 아무데나 딱 펼쳤다. 거기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왔다.


<305페이지. 에미, 나에게 와요.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택시비는 내가 낼게요.>
















친구는 내가 보낸 문장에 환호했다. 좋다고, 정말 좋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런 걸로 함께 좋아할 수 있는 사이였다. 오늘 아침 듣던 노래에서 택시가 나오자 나는 택시비는 내가 낼게요 문장을 쳐서 보냈던 그 날이 떠올랐고, 그 문장에 환호할 수 있었던 J 생각이 났다. 생각은 자연스레 J 에게로 이어졌다.



J 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 간혹 내게 초콜렛과 차(tea), 쿠키를 보내주고 라벤더 오일을 보내준 적도 있다. 나는 자기 전에 가끔 라벤더 오일을 바르고 잔다. 그리고 여전히 J 는 내게 잊지 않고 매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준다. 내게 매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는 두 친구가 있는데, 둘 다 미국에 있다. 


J 의 크리스마스 카드는 요란하지 않다. 그저 한 문장, 


'즐거운 성탄과 복된 새해 되시기를 에미 로트너가 빌어 드립니다'


가 적혀있을 뿐이다. 나는 또 이걸 받고 환호한다. 이번 성탄에는 에미와 자신의 이름을 함께 넣어 보냈다. 이 단순한 문장이 정말 자지러지게 좋다. 이걸 보내는 J 가 좋은데, J 가 이걸 보낼 수 있는 이유는 이 문장만으로도 내가 기뻐할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또 좋다. 크리스마스 카드에 저 문장 하나만 보내도 서로를 기쁘게 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특별하지 않은가.



나는 J 에게 가끔 책을 한 권씩 보낸다. 내가 읽고 좋아하는 책을 보내기도 하고 내가 좋진 않았어도 J 가 좋아할 것 같은 책(시와 산책)을 보내기도 한다. J 는 그곳에서 주로 영어책을 읽는데, 한국에서 내가 보내준 책들이 다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덧붙였다. 자신의 방 책장에는 '다락방 컬렉션' 이 따로 있다고. 나는 J 에게 최근에 정희진의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보내주었다. 그 책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그 책을 읽다가 J 생각이 너무너무 났거든. 그래서 긴 편지를 써 함께 보냈다. 이 책에 이런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에서 우리가 그 때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영화를 보며 했던 대화가 떠올랐어. 나는 그 때 나의 상상력이 부족한 것 같아, 과학상상화 같은거 그리기 되게 못했어, 라고 말했고 그런 내게 너는 '너처럼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에게 공감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는 사람이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건 말이 안돼, 너는 상상력이 뛰어난거야' 해주었었지. 그 때가 너는 기억나니? 나는 그 말을 내내 기억하고 살아, 라고 보냈더랬다.



J 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 때 우리가 봤던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나고 그리고 그 때 나의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말을 더 하고 싶었는데 우리의 대화가 다른 쪽으로 흘렀다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리고, 내가 보내준 책이 너무너무 좋았다고.

















상상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자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어떤 대상 혹은 세계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주는 자원, 이것이 상상력이다. - P113



인생에 있어서 아주 가끔, 뜻하지 않게, 누군가의 말이 내내 붙잡는 위안이 된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선택한 노래가 나를 추억으로 데려갔고 그래서 당시의 친구와 지금까지 지속되는 관계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의 어느 시점에 J 를 만났고 그런 J 와 나의 물리적 거리가 이렇게나 멀어도, 그래도 우리가 함께 무언가를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어제 하루 나는 나의 못남이, 나의 게으름이, 나의 한심함이 몸서리치게 싫었다. 그런 나를 떨쳐낼 수가 없어서 괴롭고 화가 났다. 별 거 아니라고 나에게 수십번 말하는데도 그게 별 게 되어 있었다. 나의 좋은점과 긍정적인 면을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나의 부정적인 면이 나를 후려치고 있었다. 보통 스스로 회복하고 또 회복이 빠른 편인데 이번 감정이 쉽게 사라지질 않고 있었다. 그런데 노래를 들으면서 J 를 생각하고 그 때의 우리를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따뜻해졌다. 가끔 나는 내가 존재 자체에 위안을 받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 존재와 무얼 해서가 아니라 그 존재가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 위로를 받는 거다. 나에게 J 가 있다는 것, 저 멀리 있지만 그러나 저기에 있다는 것, 나는 그게 참 좋다. 조금 따뜻해졌어도 여전히 나쁜 컨디션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이것이 나의 바이오리듬이라면 아마 언젠가는 회복되겠지. 내가 내내 이런 기분으로 지내진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J 에게 보내줄 다른 책을 골라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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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1-04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긴 글은 아침시간 대체 언제 쓰시는 걸까요? 아침부터 이런 감탄이나 해서 죄송스럽네요
기분이 다운되어 계신분께 더더구나 그런데... 곧 회복하시리라 오래 두고보진 않았어도 그런 믿음이 있어요^^
J와 같은 친구를 평생 소망하는 사람들이 있죠! 같은 것을 나누고 공유하고 대화가 가능한 친구요!
물리적거리 따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어버리는 친구요
그게 얼마나 어려운 소망인지 아니까 전 이 아침 다락방님이 너무너무 너~~~무너무 부럽기만 하네요^^
정말정말 컨디션 회복의 계기가 오늘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3-01-04 17:14   좋아요 1 | URL
저는 보통 알라딘에 글 쓸 때 알라딘 창 열고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이렇게 써버리기 때문에 긴 시간이 필요치는 않고요, 누가 중간에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슝 써버립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뭐 그렇게 심오한 글을 쓰는건 아니라서요. 저는 그래서 늘 생각합니다. 내 글은 내 손이 쓴다.. ㅋㅋㅋ 제 손이 글을 씁니다, 제 머리가 아니라. ㅋㅋ

음, 저는 저의 성격과 그 성격으로 인한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제가 남들보다 더 가진게 있다면 남들보다 덜 가진게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저는 저 멀리에 저렇게 소중한 존재를 두고 있지만, 늘 가까이에 두고 보는 파트너는 없습니다. 이게 제가 이번 생에서 감당해야 할 몫인것 같아요. 은하수 님은 함께 하는 분들이 있으시잖아요. 우리는 모두 각자의 복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드려요!! :)

단발머리 2023-01-04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Me!>를 좋아하는 사람을 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저는 진짜 이 노래를 좋아하는데, 찐팬은 너무 대중적이라며 저를 홀대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이것저것 다 부시는 Blank Space랑 로맨틱 영화같은 You belong with me에요. 언제 좋은 자리에서 테일러 듣는 시간 마련해 보아야겠어요.

친구분 J와의 이야기 너무 좋네요. 만나고 함께하고 이야기하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잊지 않고, 책을 보내고, 카드를 보내고.... J님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서로 다른 두 분의 영혼은 많이 닮아있을 거 같아요. 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오늘의 점심 메뉴가 다락방님의 꿀꿀함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요!!

다락방 2023-01-04 17:16   좋아요 1 | URL
테일러 스위프트의 Me! 를 좋아하는 단발머리 님이라니. 너무 좋아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는 이 노래를 우리 타미가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오늘 아침 타미야 이거 들어봐, 너가 좋아할거야~ 하고 문자를 보냈는데 여태 답이 없습니다. 아 이렇게 쿨한 십대 조카라니요. 저의 한결같은 짝사랑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조카를 향한...흑흑.

나중에 우리가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에 있다면 우리 함께 들어봅시다. 그나저나 유 빌롱 위드 미, 블랭크 스페이스 이건 제가 오늘 퇴근하면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어야 관계가 오래 유지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친구든 애인이든. 이게 제가 이번 생에서 감당해야 할 몫인 것 같습니다.

오늘 점심 쫄면에 김밥이었는데 너무 맛이 없었어요. 슬프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은오 2023-01-04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기운내라고 옆에서 약과100개 까주고싶다...
J님과의 이야기 너무 좋네요. 존재와 추억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너무 다행인 일!

다락방 2023-01-04 17:17   좋아요 1 | URL
아니 약과 백개 까주는 은오님이라니. 나 은오님한테 잘해야지. 은오님, 내가 다정하게 대해줄게요. 내가 완전 유명해져서 큰 사람 되어도 은오님한테 계속 다정할게요. 나는 차가운 도시여자지만 은오님한테만은 다정하겠어!!

은오 2023-01-04 18:4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러시면 저 너무좋아서힘들어집니다 자뻑대마왕차가운도시여자가 나한테만은 다정했던건에대하여...

다락방 2023-01-05 07:50   좋아요 1 | URL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입니다. 샤라라랑~

공쟝쟝 2023-01-04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J는 말했다! 너는 상상력이 뛰어난 거야! 💕

다락방 2023-01-04 17:17   좋아요 1 | URL
너무너무 좋지요? 오래전 J 가 내게 해준 말을 정희진 선생님의 책에서 만났어요. 감동입니다 ㅠㅠ

라파엘 2023-01-04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가끔은 실수나 부족함도 드러나고 그래야지, 사람이 너무 완벽하면 인간미가 없어요... 이상, 다락방님이 분명히 다코타 존슨을 닮았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댓글이었습니다 😊

공쟝쟝 2023-01-04 13:38   좋아요 1 | URL
저는 라파엘님이 임시완을 닮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임시완으로 프사 바꿔주세요!!!

라파엘 2023-01-04 13:44   좋아요 0 | URL
공부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멋진 쟝님을 본받아서, 저는 임시완 보다는 저 자신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공쟝쟝 2023-01-04 13:48   좋아요 1 | URL
아… 내면이 외면이잖아요! 우리 그렇게 하기로 했잖아!!!

라파엘 2023-01-04 13:50   좋아요 0 | URL
그레타 거윅을 닮으신 멋진 쟝님!! 🤩

공쟝쟝 2023-01-04 14:00   좋아요 1 | URL
임시완 라파엘!! 응원 고마워요!! 임시완이 나를 응원해준다 🥹😆😆

다락방 2023-01-04 17:18   좋아요 2 | URL
라파엘 님은 정말 대천사입니까? 다코타 존슨 닮았다고 해주시다니.. 제 얼굴을 모르시니까 그렇게 말씀해주실 수 있는 거고요, 그 다정함에 제가 눈물을 흘립니다 흑흑.

그나저나 쟝님은 라파엘 님을 임시완으로 상상하셨군요? 말씀 듣고보니 아주 잘 어울린다 싶지만, 사실 저는 강동원으로....

그럼 이만.

공쟝쟝 2023-01-04 21:48   좋아요 1 | URL
저도 원래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이었는 데요.... 얼마 전에 임시완이 참하게 나오는 드라마를 봤더니... 임시완 쪽이 좀 더 조신한 느낌이랄까...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오늘 제 마음에 이도현이 들어왔습니다.... 원래도 들어와있었는데 더 깊게 들어옴.... 이도현...🤤

다락방 2023-01-05 07:52   좋아요 0 | URL
이도현은 또 누구람? 찾아보니까 더 글로리에 나오는 배우인가 보네요? 난 모르겠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5 09:08   좋아요 0 | URL
빙고!! 스위트 홈 때부터 지켜보는 중 ㅋㅋㅋㅋ 작품 잘골라요 ㅋㅋㅋㅋ 누님들의 마음을 잘암 ㅋㅋㅋ 요즘 다시 넷플릭스 열혈 시청자가 되어 더 글로리 보는 중 ㅋㅋㅋ (독서는??ㅋㅋㅋㅋ)

blanca 2023-01-04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J가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남자라고 상상하고 읽었어요. ㅋㅋ 글구 다락방님이 기분 나쁜 상황에서 하는 행동들이 참 배울만하다, 나도 다음엔 다락방님을 따라하자고 생각했어요. 또 한번 다락방님은 참 건강하구나, 생각했어요. 우울에 매몰되고 자기를 파괴하는 감정 해소법을 가진 사람들도 많거든요. 나는. 흑, 회사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특히 상사와) 숨어서 욕을 했거든요. --;;; 그런 와중에 갑자기 그 상사가 들어와서 흠씬 놀랐던 기억이 갑자기 아놔...

다락방 2023-01-04 17:21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줄곧 건강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엔 그게 좀 의십스럽습니다. 저는 건강한걸까요? 설사 건강했다 한들, 지금도 여전히 건강한걸까요? 사실 어제도 그제도 그리고 오늘도 신경안정제의 힘을 빌릴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예전엔 신경안정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최근엔 신경안정제를 떠올리게 되어서, 저는 최근의 저의 건강을 조금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극복하고 이겨내보자, 생각하지만 저는 잘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우울에 매몰되고 자기 파괴를 하는 사람들이 곧 주변 사람들까지 파괴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어요.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려면 결국은 제가 저를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켜보겠습니다, 제 자신을. 굳건하게.

독서괭 2023-01-04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를 포함해서 왜 많은 사람들이- 알라디너, 직장동료들 포함- 다락방님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 글을 보면 이유를 알겠는 느낌이예요. J님과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관계가 너무 좋고, 이런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다락방님이 너무 좋다.. 좋다 ㅠㅠ 고백밖에 할 수 없다!!!

다락방 2023-01-04 17:25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아주 높이 평가합니다. 뭐랄까, 제대로 사람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달까요? 복받으실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위에 다른 분의 댓글에도 답했지만, 제가 가진 복이 있다면 제가 가지지 못한 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요. 저는 어떤 것을 가진 대신 어떤 것을 가지지 못했을겁니다. 인생은 그런 것 같아요. 다만, 제가 가진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려고 합니다.

독서괭 님, 훌륭하신 분.. ♡.♡

잠자냥 2023-01-04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부장 이 사람 위와 같은 칭찬 더 들을려고 여기서 안 놀고 남의 서재에서 댓글 달고 놀고 있다.

다락방 2023-01-04 17:12   좋아요 2 | URL
왔어요! 댓글 달러 내가 왔다! 숫자들하고 씨름하다 왔어요!! 으르렁-

바람돌이 2023-01-04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새벽 세시 저 책이 정말 알라딘에서 열렬하게 회자되던 날들이 기억나네요. 저는 저 책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락방님의 B가 되지 못했군요. 안타까워라.....ㅠ.ㅠ
무언가를 딱히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다는거 너무 근사한 일인거 같아요.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너무 근사한거요. 다락방님은 우울했는데 이 글을 읽는 저는 왜 위로가 되는 기분일까요? 좋네요. ^^
지금 정희진샘의 저 책 읽으려고 꺼내놨는데 책 표지 보면서 이 글 읽으니까 더 좋고요. ^^

다락방 2023-01-04 17:31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 님, 제가 좋아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새벽 세시 를 안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그 책에서 제정신인 인간은 베른하르트 밖에 없어!‘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에미의 남편이요 ㅎㅎ 다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저는 레오도 좋았지만 에미도 좋았어요. 저는 에미에게서 저를 보았는데요, 인생에 일어나게 될 어떤 것들에 대해 열려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봤거든요. 그러면서도 바보같은 면도 있고요. 친구를 레오에게 소개시켜준 일 같은...

저라는 인간 자체가 존재로부터 위로받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게 제가 가진 감사한 능력이고요. 후훗.

정희진 샘의 저 책 정말 좋아요. 저 책 읽고 영화 <그래비티>도 보게 되었답니다. 바람돌이 님도 아무쪼록 즐거운 독서 하시기를 바랍니다. 분명 그러실 수 있을 거예요! >.<

꼬마요정 2023-01-0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 괜찮나요? 저는 책을 읽고 영화는 아예 쳐다도 안 봤어요. 책 팔 때 광고가 트와일라잇보다 더 많이 팔았다고 했던가 그랬을 거예요. 그래서 기대했는데 헐... 뱀파이어는 오랜 시간을 살았으니 부자인 게 당연하지만 음... 그랬어요.

몸은 저 멀리 서로 떨어져 있어도 공감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죠!! 부럽네요, 다락방님의 우정^^ 그 우정이 다락방님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얼른 회복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오잖아요!! 다락방님은 멋진 사람이에요!! 그나저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 볼까요? 남주가 많이 별로인가요?

다락방 2023-01-05 07: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에서 남주는 기대 이하인데요 ㅋㅋ 너무.. 아무튼 좀 그래요. 캐릭터에 매력을 엄청 넣었는데 배우가 그걸 뒷받침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은.. 그런데 그 역할을 과연 누가 해야 했을까.. 하면 딱히 생각나는 배우가 없긴 해요. 누가 해야 했을까요? 좀 카리스마도 있고 잘생기고 그래보이는 남자가.. 아 이건 좀 생각해봐야겠다. ㅋㅋㅋ 그런데 영화가 책보다 낫더라고요, 저는. 일단 다코타 존슨이 너무너무 예쁘고요!! 진짜 너무 최고예요. 다코타 존슨한테 반했어요. 너무 예뻐요! 그리고 영화는 책을 좀 부드럽게 바꿨어요. 가학적인 성향의 섹스를 좀 소프트하게 바꿔서 보기에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괜찮더라고요. 일단 1편만 보시면 어떨까요? ㅋㅋ 저는 1편 영화 보고나서 개봉때마다 보러 가긴 했어요. 아, 저도 심연 ‘또‘ 봐야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레이 캐릭터는 진짜 설정 자체는 말이 안돼요. 일하는 모습도 안보이는데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이고 ㅋㅋ 피아노도 수준급이고 섹스도 수준급이고 좀.. 아니 무슨 이십대 중반에 ㅋㅋㅋㅋㅋㅋㅋ 네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