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세살 아가조카가 온다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당근 케이크를 만들었다.

아가조카는 고기만 먹지 야채를 통 먹질 않는데, 그런 아가 조카가 유일하게 먹는 야채가 올리브였다. 그 올리브를 먹게된 계기도 내가 만들어준 올리브 치아바타 덕분. 치아바타 잘 먹더니 그 안에 올리브를 쏙쏙 빼먹더라. 올리브~ 올리브~ 이러면서 그 뒤로 올리브를 찾아 이젠 반찬으로 주는 야채가 올리브인 것. 이런 대화를 나누다가, 좋아쒀, 그러면 내가 다른 야채를 빵으로 시도해보게쒀! 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당근케이크를 생각한 것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한참 고민하고 답을 못찾던 중, 여동생이 '나 당근 케이크 만들었어' 했기 때문에 생각해낼 수 있었다. 자, 나는 여동생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그리고 네이버에 들어가 만드는 방법을 검색한다. 내가 가진 재료로 할 수 있는 레서피를 찾는다. 그리고 당근, 해바라기씨, 호두, 계란, 박력분, 베이킹 파우더 모두 다 준비 완료. 내가 본 레서피는 포도씨유를 85g 넣으라고 되어있는데, 나는 포도씨유가 없어? 그렇다고 식용유, 이건 콩기름 이잖아? 좋아, 올리브유로 대체하자! 이것은 맛에 큰 변화를 줄까? 망치게 될까? 여하튼 나는 포도씨유를 오릴브유로 대체한다. 으앗. 그런데 85g 생각보다 많아. 내 올리브유.. 마지막에 메이플 시럽 넣으라는데, 내가 또 이걸 가지고 있지. 넣었다가 멈춤 한뒤에, 음 좀 달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다시 한 번 더 넣는다. 너무 달까? 나는 망치게 될까? 나는 보통 달게 만드는 것에 잔뜩 쫄아버리는 사람이라서 내 마음대로 레서피의 설탕 양을 조절하는 편인데, 이래서 항상 맛없게 되면 또 후회를 하곤 한다. 으.. 시키는대로 할 걸, 설탕 넣기 쫄았어, 이러면서. 그래서 그러지말자고 막 의식적으로 애쓰는 편인데도 잘 안된다. 여하튼 그렇게 두근두근, 만들어 보았다.




오오, 냄새도 좋고 비쥬얼도 좋은데?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일단 한조각 잘라 엄마 아빠 맛보시라 드리니 두분 다 너무 좋아하셨다. 달지 않아서 좋다는 것. 


네????????????????


나도 먹어보았다.


앗. 


이건 달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맛이 없다. 그러니까 맛이 無 없을 無 .. 아아.. 이를 어쩐담?



아가 조카가 왔다. 나는 조카야, 고모가 케이크 만들었어 먹어볼래? 하였지만 안먹겠다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가 조카의 엄마 아빠에게 맛보라고 줬는데 둘다 당황한다. 남동생은 "누나, 이거 아무 맛도 안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그치? 이거 뭐 쨈 발라 먹어야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엇보다 조카를 케이크 앞으로 데리고 오는 것도 실패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녁에 만난 여동생에게 줬는데 '촉촉하게 잘되었네' 라면서, 크림 치즈 발라 먹으면 좋을거라 했다. 엄마 아빠는 여전히 너무 본인들 입맛에 맞다며 또 해달라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조카야 ㅠㅠ


다음엔 좀 더 달게 만들어보고 생크림도 만들어서 겉에다 쳐발쳐발 해서 눈길을 끌어봐야겠다. 조카에게 야채를 먹여보게쒀!!

하아- 우리 타미는 아가때 브로콜리 삶은 것도 그냥 막 먹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이쁜 아가 조카, 왜 야채 안먹지요?


아가 조카 집에 이것저것 책이 많은데, 어느날은 뽀로로가 주인공인 책을 가져왔다. 책의 내용은 뽀로로가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친구들 고기까지 뺏어 먹어 몸이 무거워지고 그래서 친구들과 잘 뛰어놀 수가 없고 변비에 걸리는 거였다. 이에 루피가 야채를 잔뜩 넣어 비빔밥을 해주는데, 처음엔 먹기 싫어하던 뽀로로도 맛있게 먹고 똥도 잘 싸게 되고 다시 뛰어놀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나에게 이 책을 가져다준 조카는 이 책의 내용을 이미 파악해서 나와 책 내용으로 대화도 할 수 있었다.


"이거봐 조카야, 고기만 먹으니까 똥싸는 것도 힘들지?'

"응. 뽀로로는 고기만 먹어. 야채도 먹어야 되는데."

"그러면 우리 조카도 이제 야채도 먹어야겠지?"

"나는 고기만 먹을거야!"



응??? 우리의 독서, 우리의 대화, 다 무엇? 너는 왜 또다시 고기로??

신기한게, 올케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다. 야채도 안좋아하지만... 

그런데 우리 아가 조카 왜 고기만 좋아할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날 닮았니? 그치만 고모도 야채 좋아하는 걸... (시무룩)



책을 샀다.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은 이번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샀다. 아브젝시옹은 비체로 해석된다는 것까지는 알겠고, 《공포의 권력》그럼에도 시작하기가 두려운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조금 나아질까? 그런데 벌써 1월 8일이고 나는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내나?


《디아스포라 기행》은 내가 서경식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화들짝 놀라서 부랴부랴 급박하게 샀다. 


















《백치》는 계속 벼르던 책인데, 마침 최근에 읽었던 책 '이치카와 사오'의 《헌치백》에 언급되어 급박하게 샀다. 헌치백에서 이치카와 사오는 백치가 최고의 로맨스 소설이라고 했는데(맞나? 지금 헌치백이 내게 없어서 확인이 안되네), 도대체 도스틍예프스키의 로맨스란 어떤 것인가 싶어 사봤다. 그간 도스트예프스키의 책을 몇 권 읽긴 했는데(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죄와 벌, 영원한 남편 외, 가난한 사람들) 로맨스? 를 딱히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백치는 다른가? 싶어 샀다.


말나온김에 《헌치백》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나는 이 책 좋았다. 비장애인으로서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것을 생각해보게 된 것이야 당연하지만, 처음 다른 사람들의 평으로 접한 임신과 낙태의 욕망에 대한 것도 책을 읽다 보니 생각보다 거부감이 없더라. 오히려 아, 아예 가능성이 차단되어 버린 것에 대해서라면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싶지 않을까, 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래전에(찾아보니 2016년이다) 김어준의 팟캐스트에 김조광수 가 나와서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그때 김어준은 결혼 좋은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하려고 하냐는 뉘앙스의 말을 했더랬다. 헌치백 읽다가 그 팟캐를 들었던 게 생각났다. 나는 그 방송에서 김어준을 여러차례 불편하게 생각했는데, 그 말은 그 중 압권이었다. 아예 가능성이 차단되어 있는 사람에게 '그거 해봤자 안좋아'라고 말하는 건 너무나 무례하지 않나? 


《비행선》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아멜리 노통'이라고 번역되었을 때 살인자의 건강법을 비롯해 여러 권의 아멜리 노통브 책을 읽었었는데, 당시에 좋다거나 또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더랬다. 《비행선》도 ㅈㅈㄴ 님의 리뷰를 읽지 않았더라면 관심도 안가졌을텐데, 나는 읽어버렸고 ….



아, 책탑엔 없는 책중에 이 책이 있다.












읽고 조카 주는 바람에 책탑엔 빠졌다. 아 진짜 아가 조카 너무 귀여워. 짱이다. 만만세다. 

이번에도 우리집에 와서 나 안보이니까 '큰모고는?' 하고 물었다는데, 하아- 지금 내가 구정에 이 아가를 못본다는 생각에, 구정에 우리집에 아가가 와도 내가 없다는 것 때문에 미칠것 같다. 구정에 여행가려고 비행기표 다 끊어놨는데, 아가조카 우리집에 오면 '큰고모는?'할텐데, 큰고모 없는 큰고모집 아가 조카 쓸쓸하지 않을까. 너무 신경이 쓰여. 흙흙 ㅠㅠ 어떡하지 ㅠㅠ 왔는데 나 없어서 어떡하지 ㅠㅠㅠ 했더니 엄마도, 아빠도, 남동생도 내게 말했다.


"여행 취소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취소는 안하는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카야, 큰고모 없어도 잘 놀고 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은고모 올거고 오빠도 올거야. 흙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미안해. 큰고모 추석에도 없을 예정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아가 조카 너무 좋아 너무 예뻐. 그런데 명절엔 못봐. 먀네..... 벌써부터 마음이 참 거시기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조카는 책 읽고 싶을 때면 책 들고 나한테 와서 내 무릎에 앉는다. 아 진짜 너무 이쁨. 그런데 아가들 정말 어떤 식으로 그림책을 이해하는지 모르겠는데, 아가 조카가 좋아하는 책이 여러권인데 그 중에 이게 있단 말야?













그림 귀엽지만 나는 읽으면 뭔가 오는게 없는데 아가 조카 이 책 엄청 좋아한다. 도토리~ 도토리~ 이러면서 이 책 엄청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책이랑 구름빵 좋아한다. 겨울 이불도 엄청 좋아했다. 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 총총.


아무튼 오늘은 내가 다시 태어나기로 한 첫 날이다.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4-01-08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 올리고... 다시 태어나시는 건가요?
올해 몇 번 다시 태어나실 것인가.. :)

다락방 2024-01-08 09:28   좋아요 1 | URL
매주 월요일에 다시 태어날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1-0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조카는 야채를 더 멀리하게 되었고....
고기 좋아하는 거 완전 다락방이다! 하려고 했더니, 자기를 잘 아는 다락방은 페이퍼에 자진납세 ㅋㅋ
<백치>는 저도 아직 안 읽었는데 올해는 읽어볼 것 같아요.
<비행선> 너무 큰 기대는 말고;;; ㅋㅋㅋ
역시 책탑 사진 안 올리겠다던 다락방의 말은 허언이었고... ㅋㅋㅋ 책탑을 봐서 반갑구나.

오늘부터 주중에 술 안 먹나요?
나도 그럴 예정.........임.

다락방 2024-01-08 10:04   좋아요 2 | URL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똭- 한 생각이 ‘월-목 음주 금지!‘ 였는데요, 이 생각을 제가 오늘 처음 한 건 아니기 때무네... 흠흠. 이러다가 누가 ‘술 마시자‘ 이러면 ‘콜!!‘ 이렇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월-목 안먹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금-일을 마시는데.. 싶기도 하고. 그래도 월-목 마시면서 금-일 마시는 것보다 낫지 않나.. 싶고요. 아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고 그것들 죄다 급박해서 큰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치는 또 언제 읽을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해에도 책탑은 계속됩니다. 아니, 안됩니다. 계속됩니다. 아닙니다.

나도 모르겠다 이젠~~

잠자냥 2024-01-08 10:12   좋아요 0 | URL
긍까... 제가 새해부터 금주하기로 했거든요? 작심삼일은 무슨.....
하 새해부터 줄창...... 목요일인가 딱 하루 빼고 계속 마심. 목요일날 안 마신 것도 수욜에 많이 마셔서 힘들어서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술이 종류별로 다 집에 있는 것도 문제인 거 같아요. 그래서 다 마셔버리고 더는 사오지 말자!!! 하고 있는데.... 그러면 그 술을 다 마셔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일~목 안 마시고 금토만 마시자....인데.....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
난 일단 책탑 사진은 안 올릴 수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8 10:16   좋아요 1 | URL
책탑 사진 안올릴 수 있는 건 사기는 했지만 사진만 안올린다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는 금주는 못할 것 같고요. 마실 땐 마시더라도 안 마실 때는 건강하게 지내자!! 뭐 이정도로 타협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것은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냐.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좀 적게 마셔보는 걸로. 평일에 마시면 다음날 힘든 건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또 평일에 마시고. 아니 그런데 여태 이렇게 살았는데 이제 와서 이게 고쳐질까요? 아 모르겠다.

저도 집에 술 너무 쟁여둬서 ㅋㅋ 지금은 짐빔, 와인, 소주, 맥주 쟁이고 있어요. ㅋㅋㅋ 언제든 마시고 싶을 때 없는 걸 용납할 수 없다!! 날 그렇게 두지 않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소주는 마트 가면 여섯병 셋트 사고 ㅋㅋ 제 월급은 술과 책에 탕진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01-08 10:3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ㅋㅋㅋㅋㅋㅋㅋ 짐빔 소리 들으니까 아침부터 하이볼 생각난다... 휴
저도 집에 위스키 와인 보드카 고량주 소주 청하 맥주 막걸리 다 있음요..... -_-
그러니까 저녁에 뭘 먹어도 어떤 술이든 꺼내면 다 어울려;;; 이게 문제...
저도 월급은 술과 책에 탕진....ㅋㅋㅋㅋ(빙고!! 책탑 사진 안 올려도 책은 계속 사고 있음)ㅋㅋㅋㅋㅋ

다시 태어나자.

다락방 2024-01-08 10:35   좋아요 2 | URL
그렇지만..
난 지금 모습 그대로의 잠자냥 님이 좋은걸.

잠자냥 2024-01-08 10:40   좋아요 2 | URL
그..그래??...;;

걍 술만 좀 줄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8 10:47   좋아요 1 | URL
그러자. 그냥 술만 조금 줄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4-01-0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쒀, 좋구먼,..다락방 사전이 있어야겠습니다. 힐링용, 절찬리 판매ㅋㅋㅋㅋㅋ
당근 빵 비주얼은 아주 훌륭한데요?
<북유럽책> 저에게 있더라고요. 지난번 다락방님 글 본 뒤, 혹시나 해서 알라딘에 구매하기 누르니 이미 샀다고ㅋ
그런데 어딧는지 행방불명...

다락방님 파스타도 좋아하시나요? 야채 먹는게 귀찮아서 청경채, 가지, 청양고추, 호박,양배추 냉장고에서
눈에 띄는 야채는 모조리 넣어요. 토마토 소스를 넉넉히 넣으면 싱거워지지 않고요.
<비행선>에서 올리브 언급된 것 보고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ㅋ

다락방 2024-01-08 14:06   좋아요 1 | URL
오오 북유럽 책 하루 속히 찾으셔서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책 읽은 뒤의 미미 님 감상이 궁금합니다. 미미 님도 좋다 하시면 우리 언젠가 핀란드에서 만납시다. 노동절 축제 같이 즐겨요!! ㅎㅎ

저 파스타도 잘 먹습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익은 야채를 더 좋아해서 익은 야채를 먹고 싶어하거든요. 그럴때면 밀푀유나베 먹어요. 물론 밀키트로 사서 먹습니다. 그러면 익힌 야채를 먹을 수 있고 국물도 좋아서 소주 안주도 되고 ㅋㅋㅋㅋㅋㅋㅋ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스타에는 그러고보면 양파만 넣었던 것 같아요. 아 크림 파스타에 와인 먹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4-01-08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나 이 글 너무 이해되고 공감되고...사실 금욜날 아기 조카(십육개월) 왔는데 정말 세상에 뭐 이런 귀염뽀짝 생명체가 있나요? 그 생명이 말까지 한다면 저는 그대로 기절해버릴듯...아기 조카 보면서 힘든 일 있을 때 고모가 있다 이런 생각 하다 다락방님 생각나 버렸다는 ㅋㅋㅋ 저도 남동생한테 아가와 함께 하겠다는 말 하려다 너무 부담 줄까 싶어 꾹 참았거든요. 구정 때 그 이쁜 조카 큰고모 찾아 헤매다 울어버림 어쩌려고요. 남동생 아이는 사실 내가 원한다고 막 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ㅋㅋ

다락방 2024-01-08 14:08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 정말 그렇습니다! 아가 조카 말문 트이고 나서 더 귀여워요. 아 아주 그냥 ㅋㅋ 저희 집에 지구본 있는데 오면 꼭 그걸 내려달라고 해요. 저기 높은 곳에 있거든요. 일전에 우리가 여기 산다며 대한민국 가리키며 알려줬더니 그 후로 대한민국 잘 짚어내더라고요. 세상 귀엽습니다. 흑흑 너무 귀여워요. 맞습니다, 블랑카 님. 남동생 아이는 사실 내가 원한다고 막 볼 수는 없죠.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려는 저의 마음이 좀 거시기하네요. 하아- 진짜 귀염뽀짝 생명체인 것입니다. 그 쪼꼬만 아가가 고모! 하고 부르면 아.. 그리고 책 읽어달라고 가져와서 제 다리 위로 앉으면 뭐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흑흑 ㅠㅠ

은하수 2024-01-0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 조카도 없고 -너무 커버린 남자 조카들만...-어느 날 갑자기 손자를 볼지도 모르지만 작고 귀여운 생명체라니...
저도 넘넘 갖고? 아니 있었으면 싶네요...
오늘따라 책탑이 왜 소소해 보이는 건지... 저의 착각인가요 ㅋㅋㅋㅋㅋ
전 오래전이지만 백치 읽었는데.... 로맨스소설이라구욨???

다락방 2024-01-08 14:10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중딩, 초딩 조카와 아가 조카가 있습니다. 초딩 조카가 아가 조카를 아주 귀여워해요. 옆에서 떨어지려 하질 않아요. 세살 조카가 오랜만에 만난 초딩 조카에게 ‘오빠‘ 이러는데, 아고 그걸 보는게 얼마나 귀여운지. ㅋㅋㅋㅋㅋ 초딩 조카는 아가 조카 바라기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소소한 책탑만 보여드릴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제발..)

백치,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어떤 로맨스가 어떻게 나오는지 아주 기대중입니다. 으하하하하

거리의화가 2024-01-0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 채소 먹이기 쉽지 않죠. 아주 어릴 때부터 습관이 안 되면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저희 여동생 조카들도 어릴 때부터 채소랑은 거리가 멀었습니다ㅠㅠ
채소를 먹이기 위한 분투는 결국 조카에 대한 사랑이 있어서겠죠. 저 안 단 당근케이크 제 스타일일 것 같습니다!ㅎㅎㅎ 다락방님 이번 한주도 화이팅!

다락방 2024-01-09 08:42   좋아요 0 | URL
저희 여동생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야채를 엄청 먹었거든요? 그냥 뭐든 다 먹었어요. 그런데 남동생 아이는 안먹는 게 너무 많아요. 특히 야채 종류를 안먹어서 이걸 어떻게 할까 싶습니다. 다음엔 당근 케이크 더 달게 만들어서 생크림을 발라봐야지 생각하고 있어요. 케이크 좋아하니까 평범한 케이크인듯...

아, 이렇게 뭔가 만들어보면 집에서 파티하고 싶어져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제가 만든 은식 차려두고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하신 분들 초대하고 싶습니다. 자 그날까지 고고씽!!

단발머리 2024-01-08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지 않은 당근 케이크, 조카는 별로라 했지만 부모님이 좋아하셨다니 앞으로도 자주 만드시겠네요.
달지 않은게 요즘의 트렌드입니다. 앞서 가는 다락방님의 탁월한 선택!
오늘 책탑 좋아요! 역시 월요일!!

다락방 2024-01-09 08:43   좋아요 0 | URL
네 제가 요리를 못하는 타입이라 남들보다 시간이 배로 걸려서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그래도 당근 케이크가 만들기 어렵지는 않아서요. 또 만들어볼 것 같습니다. 후훗.

책탑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역시 부지런히 사는 만큼 부지런히 읽고 파는 걸로 일단...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아무것도 변한게 없네?)

자목련 2024-01-0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책탑!
아가 조카는 고모가 이토로 사랑한다는 걸 알까요? 나중에 이 글을 읽을 아가 조카를 상상하니 괜히 울컥하고 기쁩니다. 나의 어른 조카가 아가였을 때가 생각나고. ㅎ

다락방 2024-01-09 08:44   좋아요 0 | URL
아아 저의 아가 조카도 어른 조카가 되는 날이 오겠죠. 그 때는 제가 할머니 나이가 되어 있을테고요. 크 .. 인생은 무엇이고 시간의 흐름이란 무엇인가요. 열심히 부지런히 사랑하며 살아야겠어요. 불끈!!

자목련 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탑을 부지런히 올리겠습니다!! (핑계대지맛!!)

느긋느긋 2024-01-0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주 환생하시는 불로장생 락방님~
계속 환생하시어 책탑 보는 즐거움을 빼앗아가지 말아주시옵소서 ㅎㅎㅎ

조카 너무 귀여운걸요, 건강한 무맛의 당근케이크도 너무 매력적입니다, 불로장생에 어울리는 아이템!

다락방 2024-01-09 08:45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환생 너무 자주해서 에너지 딸리네요? 고기 좀 먹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 느긋느긋 님께도 당근케이크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으음, 그런데 딱히 맛있었던 것 같진 않으니 올리브 치아바타로 바꿉시다. 후훗. 올리브도 건강에 좋대요. 빠샤!!

새파랑 2024-01-09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치>가 최고의 연애소설이었나요? ㅋ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ㅋ 도스토예프스키와 로멘스라니 ~!!

책도 많이 읽으시고 요리도 잘하시는 이부장님은 사장님이 되셔야 합니다~!!

다락방 2024-01-09 08:46   좋아요 1 | URL
헌치백에서 그렇게 본 것 같은데 어제 집에 가서 찾아본다는 게 까먹었네요. 오늘 집에 가면 책 뒤져봐야지, 하는데 집에 가면 또 까먹을지도.. 하하하하하. 너무나 읽고 싶습니다!!

책도 많이 읽고 요리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사장님은 너무 빡셀 것 같아요. 월급쟁이가 편한것 같습니다!! ㅎㅎㅎ(소박한 편)
 
굶주림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그동안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잘은 모르는데, 디자인의 나라이며 교육 수준이 높다고 알고 있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만나는 핀란드는 굉장히 여유로워 보였고. 여행 프로그램에서 뭘 얼마나 보여주겠냐마는, 그래도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에서처럼 그렇게나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한다고는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어디나 빈부의 격차가 있는건 당연하겠지만, 이것을 사실로 알고 있는 것과 여유롭고 아름다운 핀란드의 풍경을 보면서 '저기도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이 있지,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어'를 생각하는 건 별개의 일인가보다. 핀란드가 배경인 영화도 그러고보면 그전에는 <카모메 식당>밖에 보지 않았던 것 같은데, 거기에서도 핀란드의 가난은 다뤄지지 않았다. 먼댓글로 연결한 페이퍼에 쓴것처럼, 나는 사랑은 낙엽을 타고 라는 영화를 보면서 주급을 받지 못하면 굶거나 전기가 끊길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등장인물 덕에 놀랐고, 내가 핀란드를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싶었다. 갑자기 핀란드가 마구 궁금해졌다. 핀란드를 공부하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핀란드를 좀 더 들여다보고 싶었다. 나는 여행책을 샀다.















얼마전에 미미 님의 소개로 알게된 핀란드 군인 레오의 한국생활기 유튭을 보았는데, '러시아 때문에 핀란드 까지 오는데 열두시간이 걸렸다'는 말을 하더라. 작년에 엄마와 네덜란드 갈 때도 평소 열시간 걸리는 비행에 열두시간이 걸린 것을, 승무원이 러시아 때문이라고 했다고 엄마가 전했는데, 이 책, 《셀프 트래블 북유럽》을 보니, 핀란드까지는 핀에어로 직항이 있고 9시간 비행으로 갈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에스토니아도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며 에스토니아 정보도 찾아보고 그랬었는데, 혼자서 환승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먼훗날로 미뤄놓기만 했더랬다. 그런데 이 북유럽 여행책자를 보니, 에스토니아 탈린은 헬싱키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이었다. 핀란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배를 타고 탈린에 가서 하룻동안 구경하고 다시 배를 타고 헬싱키로 돌아오는가 보았다. 오오, 이렇게 가면 되는거구나? 블로그도 검색해봤는데 어떤 사람들은 탈린에 머물면서 하루 코스로 배를 타고 헬싱키를 구경하고 오기도 했다. 아, 그렇다면 핀란드를 갔을 때 배를 타고 에스토니아를 다녀 오면 되겠네, 라고 생각했다. 나는 배 보다는 기차가 더 좋은데, 기차편이 따로 마련되진 않은 것 같았다.


당연하겠지만, 대략적으로 훑은 셀프 트래블 북유럽에는 핀란드를 여행지로서만 보여준다.



나는 내 책장으로 가서 '내가 헬싱키에 대해 뭔가 사둔게 있었을거야' 하고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책이 이 책이었다.















읽으려고 사두었지만 사두고 읽지는 않은 채로 책장에 처박혀 있떤 책인데, 꺼내서 들춰보니 얼라리여~ 내가 생각하는 여행기가 아니라 일러스트와 짧은 글로 이루어진 여행기였다. 어어.. 사진은 없네? 당황했지만, 그래도 헬싱키다, 하고는 들고와 읽기 시작했다. 그림과 짧은 글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저자와 저자의 남편이 핀란드로 좀 긴 여행을 가서 체류한 것에 대한 기록인데, 숙소는 에어비앤비 였고 핀란드에 남편의 동생 부부가 살아서 그들과 자주 만나기도 한 것들이 적혀 있었다. 이 책만 읽고 파악한 바로는 이들 부부는 소식가다.. 흠흠.


그나저나 책장에서 이거 있을 거야, 하고 필요한 책을 찾아올 수 있다니, 너무 좋지 않은가. 역시 책은 미리미리 많이 사두는 게 답이다. 먼훗날 이렇게 꺼내 보게 된다니까? 다 준비성 철저한 내가 내 돈 가지고 한 일이다. (닥쳐!)


아무튼 그래서 이 책을 보는데, 이들은 핀란드에 사는 동생 부부로부터 아이패드를 빌리고 교통앱을 깔아서 그걸로 대중교통과 또 길을 찾아 여행하면서 너무 편하다고 흥분하는게 아닌가! 으응? 이게 지금 구글맵이 하는 일인데? 이걸 지금 알았어? 구글맵 한번도 안써본거야? 생각하다가 앗차, 이 책이 언제 나온거지? 하고 보니 출간이 2015년 이었던 거다!! ㅋㅋㅋ 2015년 여행기 2024년에 읽기. 10년 전이네요? 그러고보면 20년 전에 나 뉴욕 갔을 때, 그 때는 여행 책자 안에 들어있던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다녀서 여행을 마칠 때쯤 지도에 구멍이 다 나 있었다. ㅋㅋㅋㅋㅋㅋ



사진이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몇 번이나 아쉬워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책 그림이 아기자기 이쁘다. 마침 책 소개에 실려있는 그리 몇 개 가져와본다.







인상적인 건 노동절 축제였다.



Vappu


5월 1일은 핀란드의 노동절인 바푸Vappu로 크리스마스만큼이나 큰 행사다. 모든 사람이, 온 도시가 즐기는 축제의 날. 길고 긴 북유럽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시기이기도 하니 얼마나 신날까! 평소에도 오버롤overall 작업복을 입은 젊은 사람을 종종볼 수 있는데, 오늘은 성당 앞에 작업복 색깔별로 모여 앉아있다. 색은 각자의 전공이나 학교에 따라 다르다. 축제까지는 며칠 남았는데 벌써부터 축제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책속에서 (페이지 없음)



작업복 입은 사람들에 대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노천 식당도 열리고 색색깔 작업복 입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북적인다니, 너무 궁금해지더라. 한적한 핀란드에서 노동자들로 북적인다고? 너무 궁금해졌다.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 정식 명칭은 핀란드 공화국Republicof Finland이고, 핀란드어로는 ‘호수가 많은 나라‘라는 뜻의수오미Suomi라고 한다. 국토 면적은 33만 8,145제곱킬로미터.

과거 스웨덴에게 지배 받았던 영향으로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공용어로 사용하며 교육 수준이 높아 국민 대부분이 영어에능통하다. 1년 중 6-9개월이 겨울이며 겨울엔 해가 여섯 시간도떠 있지 않는 극야 현상이, 여름엔 해가 열아홉 시간 동안 지지 않는백야 현상이 나타난다. 여름이 덥지 않아 관광하기엔 6-7월이 좋다.

핀란드의 대표 브랜드는 노키아Nokia, 아라비아핀란드 Arabia Finland,

이탈라Ittala, 요한나 글릭센 Johanna Gullichsen, 마리메코Marimekko등이 있고, 유명 캐릭터로 무민 Moomin이 있다. -책속에서



당연하게도 이 책 역시, 핀란드의 어떤 가난을 보여주진 않았다. 

저자와 남편이 여행 기간 머문 에어비앤비 숙소가 작은 침대 하나 있는 원룸이던데, 그 집은 가난한 집이었을까? 모르겠다.

내가 <사랑은 낙엽을 타고>에서 본 노동자들의 단체 숙소 컨테이너는 보이지 않는다. 굳이 '조문영'의 《빈곤 과정》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차별과 배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걸 알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나는 훌라파가 안사에게 배고프죠? 라고 물었던 것을 잊을 수가 없다. 


문득 여행객의 시선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여행간 곳의 나쁜 점에 대해서 나는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 할테니까. 예뻤던 것, 좋았던 것, 인상적이었던 것, 맛있었던 것에 대해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정말 그런것만 보았었나? 제일 처음 홍콩에 방문했을 때 광장에 나와있던, 나름의 휴식을 취하던 가사도우미 들을 나는 보지 않았었나. 그러고보면 누가 여행기를 펼치면서 이곳은 노숙자가 있고 이곳은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고 이곳은 부당한 해고가 있다 같은 구절을 읽으려 할까. 여행자 혹은 관광객으로서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게는 또 이럴 때 읽어볼 수 있는 책이 똭- 준비가 되어 있다. (사실 아직 안읽어봐서 맞춤한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내가 핀란드 때문에 좀 혼란스러워서, 한 번 다녀와봐야쓰겄네.

나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두둥-



이만 총총.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4-01-0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고프죠?

다락방 2024-01-05 11:43   좋아요 0 | URL
밥 두그릇!!

햇살과함께 2024-01-0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너무 이쁜데요?!

다락방 2024-01-05 12:12   좋아요 0 | URL
네, 그림 이뻐요! 그리고 부부도 소박하고요. ㅎㅎ

미미 2024-01-0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헬싱키> 책 그림이 왜이리 예쁜 거예요?!! 저 오전에 레오티비 들어가서
‘북유럽 여행 가기전에 꼭 보세요‘란 제목의 영상을 봤는데 생수를 팔지 않는데요!
다른 유럽처럼 탄산수 위주로만 파나봐요. 수돗물이 깨끗해서요. 공기도 워낙 깨끗해서
담아가는 여행객들도 있다네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5 13:48   좋아요 1 | URL
그림 예쁘죠! ㅎㅎ
아니, 그나저나 .. 북유럽은 생수를 팔지 않는다고요? 와.. 저 몰랐어요! 모른채로 갔다면 생수 없어서 당황했을 것 같아요. 깨끗한 수돗물.. 아아 저는 이땅에서 나고 자라서 수돗물 먹는 것은 일단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있는데 말입니다? 북유럽 다녀와야겠네요. 퇴사하면 4월에 가서 노동절 축제도 좀 보고 그러고 와야겠어요. ㅋㅋㅋㅋㅋ 미미 님, 저랑 헬싱키에서 만나시죠!!

미미 2024-01-05 14:04   좋아요 1 | URL
아니요ㅋㅋ핀란드가요! 레오가 다녀왔을땐 그랬다네요. 가끔 유럽 영화보면 욕실에서도 물 마시기도 하더라고요(보면서 저는 헉..ㅋㅋㅋㅋ)몇 곳은 그런가봅니다. 저 마음은 이미 다락방님과 북유럽입니다.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11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그림 예쁘네요. 그와중에 예리하게 캐치하신 ‘소식가‘ ㅋㅋㅋㅋㅋㅋㅋ 락방님 취향 아닌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2 08:10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소식가랑 여행하고 싶진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4-02-15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둥~~~ 마무리용 의성어로 완전 참신! 표지의 건조함(단순미?)와 달리 내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아기자기 예쁘네요. 핀란드 가보고 싶어지게.


˝핀란드˝의 ˝fin˝은 날카로운 느낌인데 ˝Suomi˝는 부들야들온화한 느낌이네요^^
 












머리맡의 전자시계는 열한시 반을 알리고 있었다. 나는 자려고 애쓰기를 그만두고 이불에서 나와 잠옷 위에 카디건을 걸쳤다. 가스 스토브를 켜고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작은 냄비에 데워 마셨다. 생강 쿠키를 몇 개 먹었다. 그리고 안락의자에 앉아 읽다 만 책을 펼쳤다. 그러나 독서에 집중할 수 없었다. 온갖 이미지와 소리가 머릿속을 맥락 없이 돌아다녔다.

다른 세계에서 발신하는 의미 불명의 메시지처럼 소리 나지 않는 자전거를 탄 얼굴 없는 메신저들이 그 메시지를 차례차례 문 앞에 놓고 그대로 사라졌다.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P434



하루키의 책을 읽을때면 등장인물들의 식탐 없음에 놀라곤 한다. 맛있는 걸 느끼고 와인과 궁합이 좋은 음식을 알고 요리가 잘하는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결코 과식을 하지도 않고 당연하게도 폭식도 하지 않는다. 자려고 애쓰기를 그만두고 나와서 삼겹살을 구워 먹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유를 데워 먹고 생강 쿠키 몇 개라니. 참 하루키 답다 싶었다. 책속에서 친해지고 싶은 여자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할 때에도 와인을 많이 쟁이거나 하지도 않고 음식도 딱 적당할만큼을 먹는 것 같다.


하루키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과식하지 않는건 하루키 본인이 그런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황혼 부엉이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간식으로 나는 초콜릿, 무라카미 씨는 도넛 반 개를, 저녁으로는 모두 함께 가락국수를 먹었다'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무라카미 하루키, p.77











가와카미 미에코가 하루키를 인터뷰한 책인데, 가와카미 미에코는 간식으로 초콜릿을 무라카미는 고작 도넛 반 개를 먹었다는게 아닌가. 도넛 반 개.. 나이가 들면서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걸 나 역시 느끼고 있고 그래서 예전에 비하면 나도 양이 많이 줄었는제, 간식 도넛 반 개라니.. 좀 충격이었다. 저녁으로는 가락국수를 먹었다는데, 가락국수 딸랑 한 그릇식만 먹었을까? 아마 그랬겠지. 가운데 다같이 먹는 메인메뉴를 주문해둔게 아니라, 가락국수 자체가 그들의 유일한 메인이었겠지. 


나는 하쿠리와 하루키가 창조한 인물들의 적당한 양의 음식 섭취를 좋아한다. 덕분에 하루키도 그리고 하루키의 주인공들도 비만과는 거리가 멀다. 과체중도 당연히 아니다. 이번 책에서도 나이 드니 어쩔 수 없이 뱃살이 나왔다는 정도의 묘사는 있지만, 읽다보면 주인공이 사십대임에도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식탐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먹는다니, 좋은데, 그러니까 이런 사람 좋지만, 좋은데, 좋긴 하다. 그러나,



나는 하루키 의 생강 쿠키를 읽다가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잭 리처를 생각한다. 오, 잭 리처!





일단 커피가 급했다. 큰 포트 째로 부탁한 뒤, 햄과 치즈를 넣은 토스트 위에 계란프라이를 올린 크로크 마담과 쌉쌀한 초콜릿 스틱이 들어간 사각형의 크루아상, 팽 오 쇼콜라 두 개를 주문햇다. 아침식사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분량일 수도 있겠지만 내 위장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 《퍼스널》, 리 차일드, 전자책 中










아니 잭 리처 봐봐, 우유를 데워먹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커피를 큰 포트 째로 부탁하는 사람이라고. 게다가 햄,치즈,계란프라이 넣은 크로크 마담을 주문하고 팽 오 쇼콜라를 두 개나 주문한다고. 만약 이 메뉴 그대로 상차림한다면 하루키는 여기서 팽 오 쇼콜라 반조각에 커피 한 잔만 먹고 손 털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의 잭 리처, 아침식사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분량'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아, 너무 좋아, '내 위장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지 않나. 그래, 좋아쒀, 바로 이거야! 나는 이런 사람이거든!! 나는 이 취향이야!!! 그리고 잭 리처의 근육에는 분명 이것이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고, 아아, 나의 고정관념 미안합니다, 상대가 누구든 두번째 섹스부터 너무나 좋아지는 것도 역시 이 '위장의 명령에 따르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잭 리처 읽다 보면 가끔 잭 리처 식당 가서 밥 먹을 때 많이 먹는 거 나와서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의 잭 리처, 소식하지 않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내가 그동안 잭 리처가 약자를 보호하고 윤리에 대한 감각이 나랑 비슷해서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아, 식탐... 이 나랑 비슷했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람이 다른 것에 끌린다고 누가 그래, 비슷한 것에 끌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나랑 비슷한 주인공은 잭 리처가 아니다. 에리카다. 에리카가 완전 맞춤한 내 얘기고, 내 남동생이 우리 식구들 다 모였을 때, '큰누나가 읽으라고 빌려준 책 보면 다 큰누나 같은 사람 나와' 이래가지고 ㅋㅋㅋ 식구들이 어떤데? 물었더니, '와인 마시고 많이 먹어'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리카는 한숨을 쉬며, 허리가 고무줄로 처리되어 있는 헐렁한 조깅바지와 간밤에 입고 잔 티셔츠를 그대로 입었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시작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 오늘밤에 이미 세 코스짜리 저녁식사를 준비하려고 계획했던 데다, 요리로 남자를 매혹하려면 크림과 버터를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요일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이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웨이트 와처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따르겠다고 만 번째로 엄숙하게 다짐했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었다. -《얼음공주》, 카멜라 레크베리, p.2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가 쓴 줄 알았네? 은오 님 표현을 빌어 '난줄상' 을 주게 된다면, 나는 에리카에게 준다. 얼음공주에게 준다. 게다가 나 젊은 시절 얼음공주라는 말도 들어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난줄상에 빛나는 에리카 얘기 잠깐 더 볼까?



파트리크는 짙은 레드 와인으로 가득 채운 와인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에리카는 와인 향이 풍기도록 잔을 살짝 돌리고, 코를 잔 안으로 깊숙이 넣은 다음, 입을 다문 채 향을 들이마셨다. 강한 오크향이 콧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발끝까지 쫙 퍼지는 듯했다. 기분 좋았다. 에리카는 와인을 조심스럽게 맛보았다. 입안에서 와인을 굴리며 공기를 약간 빨아들였다. 향만큼이나 맛도 좋았고, 파트리크가 와인에 꽤 돈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파트리크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환상적이야!"

"그래, 지난번에 네가 와인 맛을 안다는 걸 깨달았어. 유감스럽게도 난 한 상자에 50크로나 하는 와인이랑 한 병에 수천 크로나나 하는 와인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너도 알 수 있어. 이건 습관의 문제이기도 해. 와인을 제대로 맛보려면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시간을 들여야 하거든."

파트리크는 부끄러워하며 손에 든 와인 잔을 바라보았다. 벌써 3분의 1이나 비어 있었다. 그는 에리카가 스토브에서 요리를 확인하려고 등을 돌렸을 때 그녀의 와인 시음법을 흉내 내려고 애쎴다. 정말 전혀 새로운 와인을 맛보는 것 같았다. 그는 에리카가 했던 대로 와인 한 모금을 입안에서 굴렸다. 그랬더니 갑자기 완전히 다른 맛이 났다. 심지어 아주 약간의 초콜릿 맛, 다크 초콜릿 맛, 다소 강한 레드베리 맛, 약간의 딸기 맛이 섞여 있다고 느끼기까지 했다. 굉장했다. -《얼음공주》, 카멜라 레크베리, pp.258-259



그녀는 잘 때 입는 티셔츠를 벗었다. 티셔츠를 입고 재면 항상 몇 그램 정도가 더 나갔기 때문이다. 그녀는 심지어 팬티도 무게가 나가는지 궁금했다. 아니겠지.에리카는 오른발을 먼저 올려놓았지만 아직 바닥을 딛고 있는 왼발에 체중을 어느 정도 싣고 있었다. 그녀는 점차 오른발에 체중을 실었고, 체중계 바늘이 60킬로그램에 도달했을 때 그대로 멈춰 있길 바랐다. 그러나 아니었다. 마침내 모든 체중을 싣자, 체중계 바늘은 무자비하게도 73킬로를 가리켰다. 그렇군. 그녀가 걱정한 대로, 예상 몸무게보다 1킬로그램이 더 나갔다. 1킬로그램 정도는 더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난번, 그러니까 알렉스를 발견한 날 아침에 몸무게를 쟀을 때보다 무려 2킬로그램이나 더 찐 셈이었다. -얼음공주》, 카멜라 레크베리, pp.240-241





사. 랑. 해. 요. 에. 리. 카!!

우. 윳. 빛. 깔. 에. 리. 카!!



오래전에 친구와 빕스에 가 막 저녁을 먹으려던 참이었는데, 그당시 호감을 가지고 연락하던 남자사람으로부터 갑자기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거기에는 '과식하지 말아요' 라고 쓰여있었다. 헉, 나 보고 있나? 나는 레스토랑 안을 두리번거렸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그 일에 대해 물었었다. 그 때 왜 그렇게 보냈냐고, 깜짝 놀랐다고. 그러자 그는 '넌 늘 과식하니까'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자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의 과식은 큰 문제로써, 역시나 다시 태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다이어트, 해보자. 그러나,

오늘은 아니었다.




댓글(36)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4-01-04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의 난줄상은 과식인간 은오의 난줄상은 건조허무중2병인간 잠자냥의 난줄상은 과음숙취인간 … 휴 어제도 술 마신 저는 다음주부터 다시 태어나기로….

우리 다음주부터 다시 태어나요!!!!

다락방 2024-01-04 09:18   좋아요 2 | URL
일단 오늘은 아닌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1-04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식들에 진심이시라면 제가 최근에 읽은 <맛있는 소설>/이용재 추천이요!! 그나저나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4 09:24   좋아요 1 | URL
저는 잭 리처에 대해서라면 다 좋아요. 악당 때려눕히는 것도 좋고 많이 먹는 것도 좋고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용재 맛있는 소설이라니, 검색해보니 신간이네요? 장바구니로 때려 넣습니다. ㅋㅋ

저는 투비의 이 분 글을 즐겨 읽어요! 소설과 음식, 하니 이 분 생각이 나네요. 후훗.

https://tobe.aladin.co.kr/n/131946

blanca 2024-01-04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식가인 저로서는 ㅋㅋ 참 공감가는 글이네요. 하루키 저 책 너무 좋지 않나요? 딸뻘 작가가 여성 묘사에 대해 지적하니 그런가요? 죄송합니다,라니 ㅋㅋ 그 대목이 정말 너무 좋아서...마초적이고 권위적이었다면 아니라고 조목조목 따지고 그랬을 텐데...나는 아닌데 그렇게 느꼈으면 죄송합니다, 라니...하루키 진짜 먹을 것 감칠맛 나게 묘사한 대목들 읽으면, 이 사람은 먹는 거 좋아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잭리처 커피 포트 ㅋㅋ 마음에 드네요.

다락방 2024-01-04 10:56   좋아요 0 | URL
아 블랑카 님, 저도 저 책 좋긴 했지만, 언급하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좀 실망했어요. 뭐랄까, 그렇다면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거야? 별수 없는 늙은 남자 군, 생각했달까요. 마초적인건 아니지만 딱히 여성문제에 관심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지점은 좀 별로였어요. 저는 저 책 읽고 관심 있어서 <젖과 알> 읽었는데, 그 책도 재미도 없고 별로였어요.

저는 이번에 <도시와 불확실한 벽>에서 까페 주인 여자사람 초대해서 밥 해주고 와인 같이 내는 거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그런 장면들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로제트50 2024-01-0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식탐자로서, 갑자기 잭 리처에게 끌리는군요^^;;;
그 시리즈를 찾아봐야겠습니다 -.-

다락방 2024-01-04 10:56   좋아요 0 | URL
저는 잭 리처의 모든게 다 좋습니다. 많이 먹는 것도 좋고 근육질인 것도 좋고 악당들 다 때려부수는 것도 좋고 덩치 큰 것도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1-04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일단... 식당 가도 양이 다르잖아요 ㅎㅎ 저도 한 때 잘 먹었지만 (요즘은 소화가 안돼서 많이 줄음) 미국의 양은 ...
잭 리처가 이미 근육이 있어서 다행이지 저렇게 먹으면 뱃살 엄청날 거 같 ....

갑자기 전에 <돈까스의 탄생>이란 책에 일본 사람들이 문호 개방 이후 서양 애들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큰 가, 고기를 먹어야 하구나! 하는 깨달음으로 돈까스를 만들었다고 나왔던 게 생각이 납니다.


다락방 2024-01-04 10:57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미국은 커피 양도 다르죠. 제가 아는 사람이 처음에 미국에 이민 가서 머그컵에 커피 따라주는 거 보고 얘네는 무슨 커피를 이렇게 많이 마셔? 했는데 어느덧 자기도 거기에 리필까지 해서 마시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미국 음식 먹다 보면 그정도 커피는 그냥 마실 수밖에 없는... ㅎㅎ

맞습니다. 잭 리처가 근육질에 기초대사량이 높아서 그나마 몸매 유지하는거지 보통 사람들이라면 고도비만 지름길입니다!!

흐음, 점심 떡국 먹으려고 했는데 돈까스 먹을까요?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4-01-04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이 하루키를 멀리한 이유가 단지 ‘소식‘ 때문이었다니 ...

하루키 책 등장인물이 순대국밥을 먹었다면? 혼자 가서 두가지 메뉴를 시켰다면?

순대국밥이 나오는 소설은 없나요? ㅋㅋ

역시 독서도 많이 하시고 책도 많이 사시고 맛있는것도 많이 드시는 대식가 이부장님~!!

다락방 2024-01-04 10:58   좋아요 1 | URL
아니에요. 하루키를 멀리 하지 않습니다. 소식 하루키 좋아합니다. 다만, 대식가 잭 리처를 더 좋아할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빨리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퇴근하고 싶네요! >.<

꼬마요정 2024-01-04 12:06   좋아요 1 | URL
저도 문득 순대국밥 떠올렸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4-01-04 12:15   좋아요 2 | URL
이제 하루키 님이 순대국밥 먹는 등장인물 나오는 소설 한 편 쓰셔야 될 때가 온듯합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04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넌 늘 과식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 잭리처를 사랑하는 이유가 또 여기 있었군요?? 그 덩치와 근육을 유지하려면 엄청나게 먹긴 할 것 같습니다. 다락방님도 근수저이시니 괜찮아요!!

다락방 2024-01-04 10:59   좋아요 2 | URL
사랑은 본능적인 이끌림인가 봅니다. 그 순간엔 이유를 찾을 수 없었지만 돌이켜보니 이유가 다 있었던.. ㅋㅋㅋㅋㅋ

근수저라고 하기엔 저는 먹으면 다 살로 가가지고 ㅋㅋ 잭 리처처럼 몸매 유지가 아닌, 고도비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4-01-04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근육 너무 부럽네요. 무엇보다 저 많은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게 부러워요!!!
하루키 도전하겠습니다. 제가 <상실의 시대>를 처음 읽는 바람에 하루키는 그 이후로 하나도 안 봤다는... ㅎㅎㅎ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너무 많아요!!
집에 잭 리처도 몇 권 있는데, 남편이 좋아하더라구요. 전 영화만 봤지만... 아아아 읽을 거 너무 많아....
<붉은 궁>도 덜 읽었는데..ㅠㅠ

다락방 2024-01-04 14:04   좋아요 1 | URL
저는 상실의 시대 두 번 읽고 상실의 시대에서 언급된 위대한 개츠비도 두 번 읽었어요. 크- 저는 상실의 시대도 좋아했습니다. 저는 하루키를 좋아했습니다!! ㅎㅎ
잭 리처 너무 재미있어요, 꼬마요정 님. 저의 최애 캐릭터입니다. 덩치 크고 근육질에 많이 먹는 정의로운 남자, 만세!! ㅋㅋㅋㅋㅋ

망고 2024-01-0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공주님이셨어요? 🤔

다락방 2024-01-04 14:04   좋아요 1 | URL
네, 단 한명에게는 어떤 한 시절, 그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먼 옛날의 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1-04 14:28   좋아요 0 | URL
이제 두명입니다 얼음공주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4 14:33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은 공주 단계는 지난것 같은데요. 음.. 폐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막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1-04 15:06   좋아요 0 | URL
얼음왕으로 자체승진 하셨어요?🤪그럼 얼음공주 취소!!!에잇 다락방이 무슨 공주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4 15:17   좋아요 1 | URL
아무리 참아주려해도 좀 힘들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0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잭 리처 읽어야겠어요. 안 읽은 거 몇 권 되거든요. 얼른 찾아봐야지 싶습니다.

다락방 2024-01-04 14:04   좋아요 1 | URL
저도 안 읽은 거 좀 있어가지고요 읽어야 되는데요 지금 그것 말고도 읽을게 한트럭이라 참 거시기 하네요? 아이참 읽고 싶네요. 잭 리처, 내가 좀 보고싶다!!

2024-01-04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1-04 14:03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 수정했어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랑 헷갈렸네요. 섞어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1-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넛 반 개는 좀...... 한 개도 아니고?!?!?! 어떻게 “반개”만 먹을 수 있죠??????
소식이너무과합니다 저런건 과식보다도 더 몸에좋지않아요!!!!!

다락방 2024-01-04 14:05   좋아요 1 | URL
그치요? 도넛 반 개는 좀 심했어요. 그렇지만.. 나이 들면 젊을 때보다 덜 먹게 되기는 하더라고요. 하루키는 젊었을 때도 많이 먹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저도 식탐 없이 살고 싶습니다. 흙흙 ㅠㅠ

Falstaff 2024-01-0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잭 리처는 읽어야겠군요. 이런 사람 넘 좋습니다.
무라카미 상은 일본 사람, 그것도 꼰대 맞잖아요. 어려서부터 배 부른 걸 부끄러워하는 문화 속에서 살았을 겁니다. 불쌍한 인간 같으니라고....

다락방 2024-01-04 16:54   좋아요 0 | URL
저도 잭 리처가 무척 마음에 듭니다. 아무쪼록 폴스타프 님께도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는데요! 폴스타프 님이 잭 리처를 만난다면 어떤 리뷰를 써내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꺅 >.<

그레이스 2024-01-0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도 잭 리처쪽 ㅋㅋ
그러나 언제부턴가 과식은 소화장애를 일으켜서 ㅠㅠ

다락방 2024-01-05 08:4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젊은 시절엔 인해할 수 없었던 소화능력 떨어짐이 나이들수록 나타나더라고요 ㅠㅠ

감은빛 2024-01-0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얼음공주] 책 표지를 보자마자, 저거 [양들의 침묵] 포스터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저도 요즘 그러니까 연말과 연시를 보내며, 스트레스를 핑계로 과식하고 있어요.
늘 입던 겨울 바지 허리가 불편할 정도로 꽉 끼네요. ㅠㅠ
겨울이라고 달리기도 안 하고, 운동도 게으름을 피우고 있어서.

일단 3월 초까지는 엄청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달리기와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 허리를 다시 줄이는 건 봄으로 미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신 저도 과식은 줄여야겠어요.
몸이 무거우니, 평소 기분이 썩 좋지 않아서요.

다락방 2024-01-08 09:29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도 저와 함께 다시 태어나십시다. 저도 이대로는 안되겠어서 다시 태어날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

얼음공주는 재미있어서 그 뒤 시리즈도 사두었는데 여태 안읽고 있네요. 하하하하.
 















하지만 그런 속마음을 애써 외면하면서 메뉴에 있는 음료 중 가장 칼로리 높고 가장 달달한 것으로 시켰고, 보란 듯이 휘핑크림도 추가했다. 사과 하나를 추가해 균형을 맞춰야 하나 아니면 아예 막 나가서 쿠키를 추가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애덤이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내밀었다.

"앗, 안 돼요. 아뇨, 아뇨, 이건 아니죠. 안 된다고요." 올리브가 그의 손을 자기 손으로 막으며, 목소리를 한껏 낮춰 덧붙였다. "내 것까지 계산하면 어떡해요."

애덤이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면 안 돼?"

"우리 가짜 관계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애덤은 놀란 눈치였다. "아니야?"

"아니고말고요." 올리브가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나는 자기가 상남자라서 커피값 계산해야 한다고 믿는 남자랑은 죽었다 깨나도 가짜 데이트하지 않아요."

그러자 애덤이 한쪽 눈썹을 올렸다. "방금 올리브가 주문한 걸 '커피'라고 부르는 언어권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데."

"잠깐 …."

"그리고 내가 '상남자'라서 내는 게 아니라 …." 애덤은 그 단어를 뱉을 때 조금 괴로워 보였다. "올리브가 아직 대학원생이라서 그러는 거야. 그리고 올리브의 월급을 생각해서." 

올리브는 잠깐 동안 저 말에 불쾌해해야 하나, 고민하느라 머뭇거렸다. 평소처럼 재수 없음을 발산하는 건가? 나를 깔보나? 내가 가난한 줄 아나? 다음 순간 올리브는 자신이 실제로 가난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애덤이 아마 자기보다 다섯 배는 더 벌 거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냥 어깨를 으쓱하고 초콜릿 칩 쿠키와 바나나, 검 한 개도 추가했다. 애덤은 그답게 아무 말 없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총 21.39달러를 계산했다. -전자책 중에서




올리브와 애덤은 각자의 사정으로 서로 연인인 척 하기로 한다. 조교인 올리브와 교수인 애덤이 연인인 걸 티내기 위해서 모두에게 보란듯이 그들은 매주 수요일 학교 내의 까페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기로 한다. 그렇게 하기로 한 첫날, 올리브가 주문한 커피와 간식값을 애덤이 낸다. 애덤이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올리브보다 월급이 더 많기 때문이고, 올리브보다 월급이 더 많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올리브와 있으면서 커피값을 내는 것이 그에게 그렇게 커다란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올리브가 아니라도, 애덤이라면, 올리브 처지의 다른 사람과 있었을 때 역시나 커피값을 냈었을 거라고 본다. 올리브가 애덤보다 돈을 적게 버는 건 사실이다. 게다가 올리브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올리브에게 다른 가족도 없다. 가족이라 부를만큼 친한 친구들은 여기 미국에 있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캐나다에는 의지할만한 사람이 없다. 올리브는 조교라서 돈도 적게 벌고 혼자라서 끼니도 잘 챙겨먹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남자와 섹스를 하기 위해 옷을 벗기 전, 내 갈비뼈가 드러나는 거 어떡하지, 하고 앙상한 자신의 몸을 걱정한다. 아직 애덤은 올리브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왜 왔는지, 어떻게 먹고 사는지 잘 모르지만, 그렇지만 일단 자신보다 월급이 더 적다는 걸 인지하고 커피값을 내준다. 커피와 함께 같이 산 간식들은 올리브에게 사흘 치 식량이 된다. 짧고 즐거운 데이트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올리브는 애덤에게 "사흘 치 식량 사줘서 고마워요." 라고 말한다. 그 후의 데이트에서도 애덤은 올리브에게 계속 간식을 사준다. 그것들이 그녀의 사흘 치 식량이 된다는 걸 아는 까닭이다.



내가 이 책의 이 장면을 떠올린 것은 1월 1일에 본 핀란드 로맨스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때문이다.



'안사'는 유통기한 지난 빵을 집에 가져가려고 했다는 이유로 다니던 슈퍼마켓에서 해고당한다. 이에 술집에서 설거지하는 일자리를 구했는데, 술집 사장은 '매주 월요일에 주급을 현금으로 주겠다'며 그녀를 고용한다. 드디어 첫 월급날이 되었는데, 안사의 사장은 마약밀매를 하다 걸려 경찰에 체포된다. 안사는 월급을 받지 못했다.

그전부터 안면을 익혔던 훌라파는 안사에게 '커피 마시러 갈래요?' 묻는다. 어차피 지금 당장 가야 할 직장도 없고 그래서 안사는 커피를 마시러 가고 싶지만, '그런데 나는 커피값이 없다'고 말한다. 훌라파는 자신이 커피를 사주겠다고 하며 그녀와 함께 카페로 간다. 둘은 커피를 주문했는데, 안사의 직장 사장이 경찰에 체포되어 주급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훌라파는 '밥도 못먹었겠네요, 배고프죠?' 라고 묻는다. 안사는 그렇다고 답한다. 실제로 전기요금 낼 돈도 없어 집안의 모든 전기코드도 뽑아버렸던 터다. 훌라파는 그녀에게 빵 사줄테니 빵 먹으라고 한다. 그녀는 사양않고 일어서서 카운터로 가 빵을 하나 골라가지고 온다.



나는 이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매우 좋았다. 


그러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지만, 많은 경우 어떤 노동자들은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고 영원히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신고를 하기도 하고 어쨌든 빨리 급여를 받을 다른 직장을 구하기도 하는데,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한 것 뿐만 아니라 일단 지급 급여를 받지 못하는 구직상태라는 걸 알면, 이미 근로활동중인 상대는 그 사람에게 밥 한 끼 사주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다.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이 접근 방법은 훌라파의 접근 방법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훌라파 역시 가난한 노동자이다. 위험한 장비를 가지고 노동하면서 공사현장에서 제공해주는 컨테이너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살고 있다. 게다가 알콜 중독 문제도 있다. 근무중에도 술을 마시다가 해고를 당한다. 어쨌든 그도 아주 가난하다는 거다. 훌라파가 한 사람을 만났고 '이번주 주급을 받지 못했다'고 할 때, '너 밥 못먹었겠다'를 바로 생각해낼 수 있었던 건, 만약 자신이 주급을 받지 못한다면 자신 역시 같은 처지가 되는 걸 아는 까닭일 것이다. 그러니까 내 경우 상대가 '월급을 못받았어'라고 하면 바로 '너 밥 못먹었겠네'가 나올까? 를 생각해보면 그게 아닐 것 같은 거다. 훌라파는 안사를 혹은 안사의 사정을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장면이 너무 인상 깊었고 그리고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이 안사에게 해줄 수 없는 것을 훌라파가 바로 해줄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급 못 받았어, 너 밥 못먹었겠네? 빵 사줄게. 이런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그 전에 어떤 삶을 살아온걸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제 점심 먹으면서 이 얘기를 e 에게 하니, 내 얘기를 듣자마자 e 는 '그런데 너는 만약 내가 주급 못받았다고 한다면 바로 고기 사줄 사람이잖아?' 하는 거다. 맞다. 나는 고기를 사줄 사람이다. 배터지게 사줄 사람이다. 그런데 그건 이것과 다르다. 나는 e 가 내 앞에서 혹은 다른 사람이라도 내 앞에서 '월급을 못 받았어' 할 때, 대뜸 '밥 못먹었겠네'를 상상 할 수 없다는 거다. 이해는 반드시 경험에서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이해와 상상력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안사가 그 상황에 나를 만났다면 내게 밥 사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지금 안사가 배고플 것이다'를 내가 떠올릴 순 없었을 거라는 거다. 이게 너무 신경이 쓰이는 거다. 나는 훌라파처럼 안사의 배고픔을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이게 너무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불편하다. 어떤 도움은 상상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없는 걸, 훌라파가 했다.

















마틴 에덴의 글이 팔리지 않아 코트까지 내다 팔아야할 정도로 가난했을 때, 그런 마틴 에덴이 밥도 못먹었겠구나, 라고 걱정하며 마틴 에덴의 밥을 신경써준 건, 마틴 에덴이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런 마틴 에덴의 굶어 홀쭉해진 모습을 눈치채고 밥을 챙겨준 건, 마틴 에덴보다 아주 약간 나은 형편에 있었던 하숙집 주인이었다. 자신이 먹일 아이들도 있고 혼자 아이들을 키워야했고, 돈이 없어 자신의 공간 한 켠을 하숙을 줘야 했던 하숙집 주인. 그런 하숙집 주인이 돈이 있다면 자기 먹기도 바쁠텐데, 어이쿠 마틴 굶고 있구나, 하고 마틴의 밥을 챙긴다. 굶는 마틴에게 필요한 사람은 밥을 주는 사람이지 사랑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필요한 건 밥이지, 사랑이 아니라고. 아무리 돈이 많은 연인이 있어도 내가 지금 돈이 없어 굶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없다면, 그 돈은 다 무슨 소용이람?

















도스토예프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에서는 찢어지게 가난한 여자와 찢어지게 가난한 남자가 우정을 맺고 편지를 쓰는데, 서로 누가 더 가난한지 모를 정도로 가난하면서, 상대에게 돈을 빌려준다. 없는 돈을 탈탈 털어서, 다른 사람에게 빌리면서까지도 상대가 혹여라도 밥도 못먹을까봐 돈을 빌려준다. 


나 지금 돈이 너무 없어, 이번에 받아야 할 돈을 못받았어, 라고 말했을 때 '어, 너 그럼 밥을 못먹었겠네'를 생각할 수 있는 건, 부자 애인이 아니다. 애초에 부자 친구에게라면 '나 주급을 못받았어'라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Hey, listen. By the way. It looks like I won't be able to pay rent up here this summer. Marianne looked up from her coffee and said flatly: What?

Yeah, he said. I'm going to have to move out of Niall's place.

When? said Marianne.

Pretty soon. Next week maybe. -p.123


코넬은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간신히 렌트비를 댈 수 있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시간을 줄이자고 했고 그러면 렌트비를 댈 수 없어 사는 곳을 나와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코넬은 이에 메리앤에게 얘기한다. 그들은 자주 만나고 함께 지냈으니, 여기까지만 말했을 때 메리앤이 '오 그러면 나랑 함께 지내' 라고 말해주리라 기대한 까닭이다. 그러면 당장 머물 곳이 해결된다.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너랑 머물러도 될까, 를 묻지는 못한다. 함께하는 시간에 모든 비용을 메리앤이 다 댔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 그것이 딱히 문제된 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너랑 머물러도 될까, 를 묻는 건 힘든 일이다.


메리앤은 메리앤대로 그가 나와 함께 머물 거라고 짐작할 수 없다. 메리앤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려왔지만 경제적인 상황은 여유가 있었다. 돈이 없었던 적은 없었으나 누군가 자신을 사랑할 거라는 확신을 갖는 건 어려웠다. 나 렌트비가 없어서 사는 곳을 나와야 해, 라는 말에 '나랑 있으면 어때?'를 메리앤은 상상할 수 없다. 너 그러면 엄마 집에 가겠네? 라고 대뜸 묻는 까닭이다. 코넬은 코넬대로 거기에 그렇다고 답한다. 서로가 서로를 향한 원망을 가진 채로 그들은 헤어진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직접 일하지 않으면 잠잘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다. 그런데 그게 뭐든 부족한 적 없었던 사람은,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 자신이 가진 한계 안에서 대응할 수 있을 뿐이다. 음, 이상한 결론이지만,



나는 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고 영화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간절한 마음으로 상상력아 길러져라, 얍!! 해봤자 그런 게 될 리 없다. 매일 자기 전에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세요, 백일기도 드려봤자 갑자기 쿵-상상력이 내 머리에 내려앉지 않는다. 그렇지만 노멀 피플을 읽으면 아아, 이렇게나 달라서 이해를 못하네, 를 알게 되고, 마틴 에덴을 읽으면 아이고야, 마틴이 굶고 있는 걸 왜 모르나, 하게 되고, 사랑은 낙엽을 타고 를 보고나면, 아아, 저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정말 굶주릴 수도 있는 거야, 까지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어휴, 올해 본 첫 영화 때문에 가슴이 후벼 파졌다. 안사에게 배고프지? 를 물을 수 있는 훌라파라서 너무 좋지만, 나였으면 그렇게 묻지 못했을 거란 사실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댓글(16) 먼댓글(1)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핀란드와 여행객
    from 마지막 키스 2024-01-05 11:13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그동안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잘은 모르는데, 디자인의 나라이며 교육 수준이 높다고 알고 있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만나는 핀란드는 굉장히 여유로워 보였고. 여행 프로그램에서 뭘 얼마나 보여주겠냐마는, 그래도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에서처럼 그렇게나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한다고는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어디나 빈부의 격차가 있는건 당연하겠지만, 이것을 사실로 알고 있는 것과 여유롭고 아름다운
 
 
잠자냥 2024-01-03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빵 사주는 장면 진짜 좋았죠. 그 빵 한덩이 클로즈업 될 때... 레이먼드 카버 <대성당>의 빵 한덩이도 생각나기도 했고.
극장 가서 둘이 좀비 영화 본 장면도 좋았어요. 이렇게 웃은 적이 처음이라고 했던가...
(전 다른 사람들이 그 좀비 영화 보고 나오면서 고다르니 부뉴엘 영화 같다고 하는 장면 보고 빵터짐ㅋㅋㅋㅋㅋ 핀란드 사람들은 좀비 영화 보고도 고다르를 떠올리나 ㅋㅋㅋㅋㅋ)
아무튼 빵과 웃음이 백마디 사랑해보다 나을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4-01-03 12:2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렇게 웃은 적이 처음이라고 했을 때, 뭐야 좀비 영화가 가장 큰 웃음이라니, 이러면서 슬펐어요. 아니, 주인공들은 웃고 기뻐하는데 왜 나는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은데 슬펐어요. 전 마지막에 그들이 함께 걸어갈 때, 아니 그러면 안사의 집에 갈텐데 안사 집 침대 너무 작은데... 막 그런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이제 훌라파 잘 곳 있다! 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휴..

잠자냥 2024-01-03 12:49   좋아요 2 | URL
킹침대가 생각났습니까....?
둘이 포개져서 자면 됨.

다락방 2024-01-03 16:4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좁다.....많이 좁다.....

단발머리 2024-01-0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천천히 읽었거든요. 도서관이라 웃으면 안 돼요.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첫 번째 문단 읽고, 난 <노멀 피플>이 딱 떠오른 거에요. 댓글에 그 이야기 써야지 했는데 ㅋㅋㅋㅋ 우앗! 여기 맨 밑에 <노멀 피플>이 링크되어 있네요. 우리, 동일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뇌를 가지고 있던가요?ㅋㅋㅋㅋ

전 <사랑의 가설>에서 그 부분.... 애덤이 계산한다고 했을 때, 올리브가 이 사람 뭐야? 나 가난하다고 무시하는 거야? 나를 깔보나? 그러나 생각해보니 자신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부분이 참 좋았어요. 이 사람 앞에서는 안 그러고 싶다.... 근사하고 싶다... 그러지 않고, 아, 나 돈 없지... 라고 말하는거요. 근데, 또 제가 올리브라면, 전 그렇게 안 할거 같아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막 이럴 듯 ㅠㅠ 그러면 맛없고 제일 저렴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시키고 말았겠죠. 역시 올리브 현명하네요!

고기 척척 사주는 플렉스, 칭찬합니다!!

건수하 2024-01-03 16:07   좋아요 1 | URL
저도... 아니라고 괜찮다고 할 거 같아요. 그래서 애덤을 못 만난 것인가... ==33

단발머리 2024-01-03 16:10   좋아요 0 | URL
건수하님 / 네! 🤪

다락방 2024-01-03 16:5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저도 노멀 피플 생각이 나서 제가 쓴 글 찾아 읽어보았는데요, 또 노멀 피플로 들어가면 단순히 가진자와 덜가진자 로 구분 지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메리앤에게는 또 메리앤 나름의-다른 사람이 짐작도 못할- 극복하기 힘든 문제점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분명한 건, 비슷한 환경을 겪어봐야 알아볼 수 있고 상상하기도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기 위해서, 경험하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기 위해서,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읽고 쓰는게 아닐까 합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요. 저 <사랑의 가설> 읽다가 앙상한 갈비뼈를 부끄러워하는 올리브를 처음 만났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낯설었는데, 그것은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는 것에서 오는 부끄러움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사랑의 가설도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제가 번역본 팔고 후회했는데 전자책으로 사둬서 좋아요! ㅋㅋㅋㅋㅋ(또 사버렸다는 얘기 ㅋㅋㅋㅋㅋ)

고기는 언제든 단발머리 님께도 사드릴 수 있습니다. 흠흠. 그쯤이야, 뭐. 후훗.

미미 2024-01-03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좋네요 다락방님 ㅜ.ㅜ 마음에 준비 하고 읽지 않았다가 가슴에 한 대 맞은 기분입니다.
다락방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저도 훌라파 처럼 섬세한 사람이 아니어서 영화나
드라마 보다가 저런 대목을 발견하면 뜨끔하고 뭉클하고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해요!
저 영화를 봐야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

저는 갈수록 좋은 영화나 드라마 보면 거기서 느낀 바를 ‘글로 쓰고 싶다 ‘는 생각이 들곤 해서
가끔은‘ 좀 심하다 왜이러지?‘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 서야 알겠어요.
다락방님 때문이에요!ㅋㅋㅋㅋㅋㅋ전염성이 있는 글입니다.>.<
(제 글은 그닥 공감을 일으키지 못할 것 같아 늘 자제중입니다.헤헤)

다락방 2024-01-03 16:55   좋아요 1 | URL
안사 에게는 그 순간 자신의 처지를 알아봐주고 눈치채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을까요. 배고플 때 너무 잘 만났잖아요. 사람은 정말 복잡한 존재인 것 같아요. 우린 한 사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한 면만 보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훌라파의 경우도 일하면서 몰래 몰래 술 마시는 사람이라서 그 점에 있어서 너무 불만이었거든요. 그러지말라고 뜯어 말리고 싶었는데, 안사의 배고픔을 눈치채주는 사람이라니. 훌라파 라는 인간을 제가 어떤 사람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미미 님, 글 쓰는 것을 결코 자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단 쓰세요. 뭐가 됐든 쓰시라고 저는 무조건 말씀 드립니다. 설사 나만 보는 글이어도 일단 쓰세요. 그렇다면 그 글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니까요. 결국 자기를 위한 글이 남을 위한 글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글 쓰는 걸 자제하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쓰세요!!

망고 2024-01-0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보고 제가 좋아한 소설 문장이 떠올랐어요 제니퍼 이건의 ˝맨해튼 비치˝에서 마피아 보스가 주인공 코트의 소매가 다 해진걸 보고 남의 불행을 간파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어서 주인공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고 하는 부분이 있어요 전 이 장면이 참 찡하고 좋았어요 마피아도 어렵게 산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 이런걸 잘 잡아내거든요ㅜㅜ 암튼! 다락방님이 본 영화 저도 보고싶습니다

다락방 2024-01-03 16:58   좋아요 0 | URL
제니퍼 이건 이라면 제가 <깡패단의 방문>을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다른 책은 더 읽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망고 님께는 아주 좋은 책이었군요!
남의 불행을 간파하는 능력이라뇨, 그건 자기가 불행을 알기에 가능해진거잖아요. 아 정말 말씀처럼 너무 찡하네요. ㅠㅠ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얼른 영화 보러 가세요, 망고 님!!

망고 2024-01-03 17:48   좋아요 0 | URL
맨해튼 비치는 깡패단이랑 다르게 장편소설 읽는 맛이 나서 다락방님 재밌게 읽으실거 같은뎅 모르겠네요 전 추천해요^^

다락방 2024-01-03 18:10   좋아요 0 | URL
오 그렇다면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ㅎㅎ

건수하 2024-01-03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글 정말 좋아요.
주급을 받지 못하면 배가 고프다는 걸 떠올릴 수 있을까... 저도 아닐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만났던 남자가 떠오르면서... 내가 그때 그랬었나 (전 마틴의 애인처럼 부유하지 않았지만) 싶고..
별로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 갑자기 쪼금 미안해졌습니다..

다락방 2024-01-03 17:02   좋아요 0 | URL
저는 부자 남자도 만난 적이 없지만 주급을 못받으면 밥을 굶는 남자도 만나본 적이 없는데, 어쩌면 제가 스쳐간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르겟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제가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섬세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좀 애를 써야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니까요.

과거의 연인에 대한거라면, 우린 상처를 받기도 하고 또 주기도 하고 그러지 않았겠습니까. 그것이 인생...
 

작년 마지막 날에는 균형에 대해 생각했다. 그건 한 다정한 친구의 말 덕분이었다. 연휴라면 며칠동안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는 것이 가능한 친구는 내게 '요가는 세상 지루한 운동일 거라 생각한다'고 한거다. 평소 테니스와 자전거 타기로 다져진 다부진 근육질의 그 친구라면, 그래, 매트 한 장 위에서 움직이는 건 지루해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정말로 요가는, 매트 한 장위에서만 움직이는 운동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매트 한장만큼의 세계를 좋아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에는 굉장히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인데. 이번 연휴 사흘동안 집에 가만 있었던 날이 없다. 언제나 밖으로 튀어나가는 사람인데, 사실 침대 위에는 잘 때 빼고는 잘 있지 않고, 그걸 잘 못하는데, 지하철, 기차, 심지어 비행기까지 타고 슝슝 돌아다니는 사람인데, 그런데 운동은 딱 매트 위에서만 했다. 가만히 집 안에 있는 걸 좋아하는 친구는 운동할 때는 여기에서 저기로 움직여야 했고, 언제나 빨빨거리며 다니는 나는 운동할 때는 매트 한 장 위에서만 했다. 어느 만큼의 이동과 어느 만큼의 멈춤은 우리 스스로 균형을 찾아내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나누고 즐거워하면서도 어느 순간은 반드시 혼자여야 하는 것처럼, 내 안에서 균형을 찾아내는 일은 내 몫인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린 누구나 저마다 나름의 균형을 찾아서 맞추어가는구나. 여기에선 내게 이만큼의 공간을 허락하고 저기에선 내게 이만큼의 움직임을 허락하면서 균형을 찾아가는거야. 재미있다. 




요가 매트 위 나는 자꾸 볼썽사나워진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주변과 경쟁하려 들고, 조바심치고, 두려움에 떨며 쉽게 좌절한다. (p.6)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일을 하는 방식,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의 자세들은 요가를 할 때 여실히 드러난다. 내가 억지힘을 써서라도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는 것 말고 또 깨달은 것은 약하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작은 힘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데 센 힘을 사용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힘을 잘 쓰지 못했다.

나는 강해지고 싶었다. - P67









연휴 첫날, 눈이 펑펑 내리는데 굳이 요가를 갔다. 지난 한주간 한 번도 가지 않았기 때문에 토요일마저도 안간다면 내 몸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은 거다. 그렇게 우산을 받쳐 들고 요가센터로 가면서, 열두명이 예약되어 있던데 설마 한 명도 안오는 건 아니겠지? 걱정했다. 도착하니 나와 선생님 단 둘 뿐이었지만, 수업 시작하기 전에 세 명이 더 와서 네 명이 함께 수업했다. 오랜만에 하는 빈야사는 너무 빡세고 너무 힘들어서 수업 중간에 아이고 아이고 소리를 내야 했다.


수업을 마치고는 까페로 갔다. 책을 좀 읽어야 해서. 그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면서 더불어 독서를 했다.




저녁에는 이모와 엄마와 함께 와인 한 잔을 하기로 했고 내가 안주를 준비하기로 했다. 얼마전에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벼르던 안주가 있었다. 재료는 미리 다 준비해두었다. 나중에 알게됐는데 그 안주의 이름은 라따뚜이였다. 아, 이게 라따뚜이구나! 사실 엄마랑 둘이서만 먹을 생각이었어서 라따뚜이만 생각했다가 이모가 온다고 해 거기에 감바스와 샐러드를 추가했다. 머릿속에서는 별로 어려울 게 없었고 시간은 한 30-40분이면 충분한 것 같았다. 라따뚜이가 오븐에서 익어가는 20분간 감바스랑 샐러드를 완료하면 되잖아?


그러나 내가 누군가. 요리 초보에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 아닌가. 게다가 정리정돈은 또 얼마나 못하는가. 

요리를 하기에 앞서 충분히 재료와 과정에 대해 생각했지만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건 다른 일이었다.

재료를 썰어 준비하는 일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일단 샐러드용 오이와 토마토 씨는 다 빼서 썰어 한데 담아두었는데, 라따뚜이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앗, 샐러드용 오이 소금에 절여 두랬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한데 섞인 토마토와 오이를 가져와 오이만 따로 골라냈다. 그리고 소금에 절였다. 자 그리고 다시! 이걸 이렇게 썰어서 이렇게 이렇게 두고, 자 이제 이걸 볶아야 되지? 아, 근데 새우 물기 빼야 되는데! 막 이래가지고 있는데 엄마랑 이모랑 뭐 도와줄 거 없냐고 오셨고 나는 다들 저리 가시라고 날 내버려두라고 했다. 내가 다 해줄게 그냥 기다려.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내가 한거지! 막 이랬단 말야? 그런데 머릿속에 혼란의 도가니 오고 오븐 돌아가고 있고 프라이팬에서 마늘 볶고 있고 막 이러는데, 나는 그러니까 한 번에 이렇게 한가지를 초과해버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멀티 너무나 불가능한 사람이야. 가뜩이나 멀티 안되는데 정리정돈도 안되고... 엄마랑 이모가 말을 거는 순간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나중에 물어봐 나중에, 지금 생각을 못해!"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랑 이모가 알았어 알았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프라이팬의 이거 볶아야 되는데 다른 생각을 일절 못하겠는 부분. 하여튼 그렇게 힘겹게 만들고자 했던 걸 다 만들었다. 


자, 라따뚜이 ㅋㅋ




그리고 감바스!1



그리고 참깨 드레싱도 직접 만들어 이루어낸 샐러드!




색깔이 다 너무 똑같다는 게 좀 거시기하지만 고기 싫어하는 이모에게 다 너무나 좋은 안주였다. 이모가 오기를 잘햇다고 했다. 그리고 이모와 엄마는 내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어쩐지 듣기 싫은데? 그래도 해보라고 했더니, 여행을 데려가달라는 거다. 자유여행. 그러면서 내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비용은 엄마랑 이모랑 다 부담할게, 넌 안내만 해줘."


흐음.. 그래서 내가 2025년에 한 번 보자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듀오링고 열심히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 안주를 만드는 일이 내게 너무 고되었던 것 같다. 능력 밖의 일을 해낸거였어. 술 얼마 마시지도 못하고 나는 뻗어버리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식기 세척기 돌리는 것 까지는 어떻게든 해냈어. 나 들어갈게, 하고 들어가고 엄마랑 이모는 다음날 내게 너 어제 왜 훅 갔냐고 하셨다. 몰라, 요리 하느라 그랬나봐...



그리고 일요일은 친구랑 만나기로 했다. 친구랑 만나기 전에 책을 좀 읽고 글을 써야지. 가만있자, 그런데 나는 SRT 를 타고 이동할거란 말야? 전날 술을 마셔서인지 라면을 꼭 먹고 싶었다. 도착해서 라면 먹어야지, 그런데 진짜 너무 라면 먹고 싶다. 오오 그런데 마침 수서역에서 기차를 타러 가는 길에 라면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김밥, 오뎅, 라면, 떡볶이.. 나는 라면을 먹고 싶다. 가만있자, 기차는 24분 후에 출발한다. 그렇다면 요리 나오는데 10분, 먹는데 10분.. 으로 되지 않을까? 자, 도전! 만약 안된다면 기차 시간 미루지 뭐, 하는 생각으로 주문했는데, 나오는데 5분 걸리고 먹는데는 10분이 채 안걸렸다. 우걀걀걀




그렇게 예약된 시간에 딱 맞추어 SRT 를 타고 나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친구를 만나기 전에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리뷰도 하나 쓰고, 그리고 친구를 만나러 가서는 맛있는 걸 먹고 술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에도 나는 어김없이 나갔다. 영화를 보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해 첫 영화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사랑이 어떻게 낙엽을 탈까.. 여하튼 나는 그렇게 오랜만에 씨네큐브에 갔는데, 1월 1일이라 그런지 거리는 썰렁했다.




핀란드의 로맨스 영화라니, 후훗. 부푼 마음으로 극장에 갔는데 영화는 내 생각만큼 막 좋지는 않았다. 일단 굉장히 말이 없는 영화였다. 로맨스도 딱히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나는 영화 내내 너무 신기했다. 핀란드가 너무 궁금해지는 거다.


영화속에서 주인공들은 라디오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뉴스를 듣는 장면이 반복해나온다. 그러니까 영화의 배경은 현재인데, 주인공들은 전혀 디지털적이지 않은 거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만 핸드폰으로 딱히 연락하지도 않고, 전화번호를 수첩에 적어서 찢어준다. 당연히 잊어버리겠쥬? 답답했어.. 


그리고 어디나 빈부의 격차는 있고 어디나 가난한 사람이 있지만, 핀란드 엄청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이 사는 세상은 전혀 선진국이 아닌거다. 마약을 몰래 파는 사람도 나오고 알콜 중독에 술취한 사람 돈 뺏는 것까지, 정말이지 다른 어느 나라들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어. 어느 지점에서 핀란드는 선진국일까. 교육이 성공적이라는 얘기 되게 많지 않나? 그리고 이 사람들은 술집에서 술 마시는데 술만 계속 마신다. 안주가 없어. 게다가 가라오케..도 너무 아날로그적이고. 나는 이 나라가 너무 신기해서 이 영화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핀란드 여행책을 주문해 버렸다. 딱히 여행을 가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이 나라 좀 궁금해서. 그래서 여행책을 보며 훑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알라딘에 '핀란드' 넣고 검색했다가 내가 이미 가진 책이 몇 권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그래서 셀프 트래블 하는 그 책을 샀다. ㅋ
















카모메 식당도 다시 봐야지. 



자, 월요일 책탑? 월요일 연휴니까 화요일 책탑?

없다. 정말 없다. 나 지난주에 한 권도 안샀다. 북유럽 책은 다음주 책탑(이 있다면)에 포함될 책. 책 사려고 한 2주전쯤 중고 팔아 예치금도 마련해두었지만, 안샀다. 지난주에 너무 바빠 야근하는 삶을 사느라 뭐 책 안사도 초조해지거나 하지도 않았다. ㅋㅋㅋㅋ 그래서 일단 이번 주에는 책탑 없는 한 주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하하하하.



아무튼 내가 다시태어날건데, 그러기 위해서 와타나베, 에리카, 잭 리처 얘기를 좀 해야 하는데, 이 페이퍼에 한꺼번에 쓰면 너무 길어져서 읽는 이들이 지치는 수가 있으니 다음으로 넘기도록 하겠다.



이만 총총.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01-0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이럴수가.... 책탑 없는 페이퍼를 라따뚜이로 덮을 셈입니까!
진짜 이런 거 엄청 반대하지만....... 하지만, 라따뚜이는 너무 맛있을 거 같아요. 완전 맛있겠는데요!!!!!!!!!!!

다락방 2024-01-02 09:5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러니까 제가 강하게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책탑이 없네요? 금요일에 살 뻔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책탑 없는 한 주를 만들어볼까? 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권의 책을 완독해 내보내는게 목표였으나 그건 하지 못했네요. 정말이지 이번 한 해는 적게 사고 많이 읽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ㅋㅋ

언젠가는 단발머리 님께 라따뚜이 만들어 대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 베트남 한 달 살기 할 때 놀러오세요!
꺅 >.<

잠자냥 2024-01-02 10:32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럼 옆에서 감바스를 만들겠습니다.
요알못인 저도 감바스는 할 줄 알...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02 10:51   좋아요 1 | URL
그럼 저는 라따뚜이와 감바스를 맛있게 먹겠습니다! 그건 진짜 자신있어요!
최종 승자는 나여......... 여러분! 나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2 11:28   좋아요 1 | URL
제가 치아바타까지 만들면 완벽한 상차림이 됩니다. 치아바타는 라따뚜이 찍어먹어도 좋고 감바스 찍어먹어도 맞춤해요!! >.<

잠자냥 2024-01-02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휴라면 며칠동안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는 것이 가능한 친구˝ ㅋㅋㅋㅋㅋㅋㅋ 은바오 말입니까?ㅋㅋㅋㅋ
˝평소 테니스와 자전거 타기로 다져진 다부진 근육질의 그 친구˝ ㅋㅋㅋ 아 저군요? 근데 근육질에서 빵터집니다....
근육량이 일반 여자보다는 많기는 한데, 근육질은 아님 ㅋㅋㅋㅋㅋㅋ(집사2가 근육질 소리 들으면 비웃을 듯ㅋㅋ)

우아 라면 먹으려고 기차 시간을 미뤄요??? 저는 세상 꿈도 못 꿀 일...ㅋㅋㅋㅋ
(기차든 뭐든 정해진 시간은 다가오는데 그 전에 촉박하게 뭐 하는 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시간 딱 맞추는 거 스트레스 치솟음ㅋㅋㅋㅋ)

오잉 씨네큐브 갔었다니... 다락방님 백만년만에 간 거! 나도 1월 1일에 보러 갈걸! ㅋㅋㅋㅋ
다락방 옆자리에서 ˝락방아, 나야, 자냥이...˝ㅋㅋㅋㅋㅋㅋ

저도 저 영화 보고 핀란드도 가난한 사람들은 장난 아니구나? 그리고 진짜 다들 너무 우울하게 살고 있어서;
역시 사람에게는 햇볕이 중요하구나 중얼중얼...
이 영화에서 놀라웠던 건 남주가 일하다가 사고 나니까 음주 측정하는 장면이었어요. 그게 의무라니... 우리나라도 그런가??

화요일의 책탑 당근 있을 줄 알았는데 엄청 놀람....... 와.. 진짜 다락방 작심삼일은 하는구나?!

독서괭 2024-01-02 10:34   좋아요 1 | URL
에이 아는 척 안 할 거면서…

잠자냥 2024-01-02 10:37   좋아요 2 | URL
다락방은 할 건데요? 얼굴을 일단 내가 알고..
9년쯤 알고 지냈는데 내 기준 좋은(변함 없는) 사람이면 할 수 있음.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02 10:43   좋아요 2 | URL
9년… 알겠습니다.

잠자냥 2024-01-02 10:58   좋아요 2 | URL
2093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은바오보다는 대박이지 않습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2 11:08   좋아요 1 | URL
저도 기차시간 미루기 싫었는데 다행히 미루지 않고 먹었습니다. ㅋㅋ 아니 그러니까 라면을 먹어야 하는 그 마음이 되게 컸다니깐요? 전날 과음해가지고 라면 국물만이 속을 달래줄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씨네큐브 갔는데 사람들 엄청 많더라고요. 빈자리 없이 꽉 찼어요. 안그래도 여기 어딘가에서 잠자냥 님이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싹 긴장했어요. 이 영화는 이미 보셨으니 아마 다른 영화 보러 여기 와있을지도 모른다.. ㅋㅋㅋㅋㅋ

저도 말씀하신 장면 너무 충격이고 너무 좋았어요. 일하다 사고난건데 음주 측정하는 거요. 그거 너무 좋던데요? 우리나라는 술에 너무 관대해서 그런거 안할 것 같아요. 술 마셨다고 다 봐주잖아요. 똥같은 나라... 새해부터 나라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코로나 때문도 그렇고 씨네큐브 한동안 안갔는데 이제 좀 자주 가려고 하거든요? 그 뭐야, 켄 로치 감독 영화 1월에 개봉하잖아요? 그것도 보러 갈건데, 마주치면 아는척 하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 님이 저한테 ‘다락방 님 안녕?‘ 하면 나는 ˝다락방 아닌데요?˝ 이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02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책탑이 없다니 대충격!!
다락방님 연휴 알차게 보내셨군요. 저는 집에 있는 게 더 편한 사람으로서.. 놀랍습니다. 안주 만드느라 고생하셨는데, 진짜 맛있어 보여요! 심지어 예쁘고!
어머니와 이모님께서 지난 여행에 매우 만족하셨나 봅니다. 가이드로 고용을 ㅋㅋㅋ 돈 다 대줄게, 안내만 해줘. 좋은데요!!
다음주 책탑을 크게 기대합니다 ㅎㅎ 해피뉴이어!!

다락방 2024-01-02 11:29   좋아요 2 | URL
저도 집에 있는게 편하긴한데 자꾸 나가고 싶어져요. 집에 있는 거 편한데 왜 나가고 싶어하는가. 그것은 저의 몸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역마살? ㅋㅋㅋㅋㅋ
안주 맛있고 예뻐서 파티용으로 제격이에요. 베트남 한달살기 하면 놀러오세요. 해드릴게요!! ㅋㅋㅋㅋㅋ
하여간 기회가 닿는다면 제가 친근한 알라디너들 초청해서 파티 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그날까지 알라딘 열심히 하세요, 독서괭 님!!

새파랑 2024-01-02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가 까지는 좋았는데

이후 라면을 드시고...


눈오는 날 카페에서 하루키 작품이라니 너무 멋집니다 ^^

다락방 2024-01-02 11:30   좋아요 1 | URL
저 어제는 와인 먹고 안주 먹고... 출출해서 불닭볶음면 까르보나라 먹었어요. 후회중입니다. ㅠㅠ

잠자냥 2024-01-02 13:23   좋아요 1 | URL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불닭볶음면에 까르보나라까지 먹은 줄 알고 있었네...
미미 님 댓글 달리고 나서 댓글 다시 읽다가 그게 아닌 거 알고 안심. 휴 다행이다.......

다락방 2024-01-02 13:4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그렇게까지 양이 많은 사람은 아닙니다.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1-0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에는 책탑 가능,
왜 책탑 없죠?

점심에 라면 먹고 싶습니다!

다락방 2024-01-02 11:30   좋아요 0 | URL
후훗. 저도 1년에 한 주 .. 쯤은 책 안사고 넘어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4-01-0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말에 감바스 해 먹었어요
와인과 함께요.
다락방님, 아니 다부장님 ㅎㅎ
혹시 승진한 건 아니신지!
올해도 책탑 많이 올려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2 15:30   좋아요 0 | URL
오오 감바스 해드셨군요. 찌찌뽕!! ㅎㅎ
감바스는 와인 안주로 참 좋습니다. 조만간 또 해먹어야겠어요. 후훗. 마늘과 새우 올리브유의 조합이라니, 정말 환상적이지 않나요? 만드는 것도 딱히 어려운 게 아니라 참 좋은 아이템인듯 합니다. 후훗.

승진은 안해서 여전히 부장이고요, 승진이 아니라 퇴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페넬로페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계속해서 열심히 읽고 쓰도록 해요!!

미미 2024-01-02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보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저 어제 ‘레오티비‘라고
한국에서 오래 산 핀란드인이 순댓국밥 먹는 거 보고 다락방님 생각났었거든요.
핀란드 관련 농담에 이런 말이 있대요. 와이프가 남편에게 ‘당신은 왜 사랑한단 말을 안해?‘
그러니까 남편이 ‘결혼하기 전에 했잖아? 입장이 바뀌면 얘기할께‘라고요ㅋ
핀란드 사람들 버스 기다리며 줄을 설 때도 1미터 이상? 떨어져있대요. 그만큼
자기 영역을 중요시하고 타인에게도 그렇게 배려한다고.

그나저나 라따뚜이와 감바스 아주 맛있어 보여요!! 저 치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2 15:32   좋아요 2 | URL
오오 한국에서 오래 산 핀란드인이 순댓국밥을 먹는다고요? 오오. 레오티비 듣기도 처음 듣는데 퇴근길에 봐서 검색해봐야겠네요. 지금은 퇴근길에 카모메식당 볼 예정이었는데 말입니다. 카모메 식당 다시 보고 싶더라고요. 다시 보면서 핀란드 풍경에 주목해보려고요. 후훗.

미미 님, 언젠가 우리 파티 합시다. 제가 라따뚜이와 감바스 만들어서 초대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우리 열심히 읽고 쓰도록 해요. 화이팅!!

hnine 2024-01-02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자꾸 요리초보라고 하시나요? 아닌데. 라따뚜이랑 감바스 만드는 요리초보도 있나요?
저는 ‘핀란드‘라고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느껴져요. 추운 나라...

다락방 2024-01-03 12:14   좋아요 0 | URL
저거 만드는 동안 저는 정신이 나갑니다. 누가 말 시키면 대답도 못해요 ㅋㅋ 저 진짜 멀티 안되는 사람이긴 하지만 요리할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사람들 어떻게 두 개씩 동시에 요리하고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하하.

저 어제 미미 님 추천으로 핀란드 인의 유튭을 잠깐 보았는데, 핀란드에서는 숲에서 사슴하고 곰하고 놀다가 소세지 구워먹는다고 해서 너무 놀랐습니다. ㅎㅎㅎㅎㅎ

은오 2024-01-02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제가 비용 부담하고 다락방님께 여행 데려가달라고 하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랑 여행가면 두배로 재밌을 것 같따.... 대신 평소 걸음의 20배로 걸어야 할테니 그때까지 제가 다리근육을 다져놓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라면 너무 신기해요 ㅋㅋㅋㅋㅋㅋ 그걸 도전하시는 것도 성공하신 것돜ㅋㅋㅋㅋㅋ 하 진짜 다락방님 너무 웃기고 귀여우십니다........진짜현실웃음

다락방 2024-01-03 12:15   좋아요 1 | URL
저는 완전 뚜벅이이므로 일단 체력이 필요합니다, 은오 님. 2만보는 매일 거뜬히 걸을 수 있는 몸을 일단 만드시면 그 뒤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저는 웃기고 귀엽다기 보다 음, 식탐이 강한 걸로.. 먹을 것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