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울을 달래는 방법


이런 걸 찾아냈다!


'다락방' 그녀의 소설 이야기



작년 연말에 나는 시사인을 사서 이미 읽었었는데, 이게 온라인에 떡- 하니 있을 줄은 내가 또 미처 몰랐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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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4-08-1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이러다 검색창에 이름 치면 나오는 사람 되는 거 아닙니까? ㅎㅎㅎ

다락방 2014-08-12 14:1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그러면 곤란한데요. 사생활 보호 사생활 보호!! 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4-08-1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새삼 새롭네요 ^_____^*

다락방 2014-08-13 11:39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많이 좀 팔려야 되는데요! ㅎㅎ

프레이야 2014-08-12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동감^^ 다락방님 책의 장점을 잘 말해주시는 분이네요.
추카추카!!!

다락방 2014-08-13 11:39   좋아요 0 | URL
서평을 책에 비해 너무나 잘 써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하핫

비로그인 2014-08-1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다락방님.
근면하고 성실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근면함이 대단하세요^^ 배워야 할 점 같아요... 저도..

다락방 2014-08-14 10:09   좋아요 0 | URL
근면하고 성실하다기 보다는, 뭐,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요. 새벽숲길님은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계시잖아요.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여행하고, 찍고.. :)

자하(紫霞) 2014-08-16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초에 시사인에서 보고 아! 다락방님이다. 했는데요.
알려드릴까 하다가 '아마 아시겠지!' 한 기억이 나네요.ㅎㅎ

다락방 2014-08-17 15:29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보셨군요!
저는 일전에 후애님이 실릴거라고 알라딘에 페이퍼 작성해주셔서 기다리다가 바로 즉시 사서 읽었었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14-08-18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지에서 남편 핸폰으로 다락방님 이 글 읽다가 신랑이 밧데리 없다고 짜증을 내서는.... ㅋㅎㅎ

"오래 주저한 끝에 라식수술을 받았으며"

라식수술 받으셨군요. 운동화, 하이힐, 매니큐어, 설겆이 모두 내가 아는 이야기인데, 이건 모르던 이야기예요.
이 분 다락방님 책을 꼼꼼히 읽으셨군요. <독서공감> 속편도 완전 기대합니당~~~

* 태그 완전 웃겨요@@

다락방 2014-08-18 11:5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독서공감에서 <에브리맨> 얘기에 제가 라식수술한 일화가 나옵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쓴 것보다 책을 더 잘 읽어주신 것 같아 그저 황송할 따름이었어요. 뭔가 후와님의 서평 솜씨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책이라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흑 ㅠㅠ

두번째 책을 기대해주신다면, 제가 또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
 

어제는 월요일. 양재에서 근무하는 남동생과 시간이 맞아 떨어지면 남동생은 차를 끌고 우리 회사 앞으로 온다. 나도 약속이 없고 녀석도 약속이 없으면 나는 남동생 차를 타고 집으로 슝- 간다. 내가 대중교통을 타고 집에 도착하는 것보다 무려 한 시간이나 빠르게 집에 도착할 수 있다. 게다가 남동생 차를 타고 가면 그간 집에 가져가지 못했던 책들을 한꺼번에 가져갈 수도 있다. 마침 지난주에 도착한 책이 여러권이라 가방에 쑤셔넣고 남동생 차에 탔다. 집에 도착하니 역시나 일곱 시가 안 된 시간, 배고프니까 밥 달라고 엄마한테 꽥꽥거리며 가방에서 가져온 책들을 꺼내 방바닥에 두었다. 그런데 아뿔싸, 가방 안에 당연히 있어야 할 지갑이 없다!! 읭? 곰곰 생각해봤다. 사무실 책상에 지갑이 있던가? 눈을 감고 장면을 떠올려 보았지만 책상 위의 지갑은 떠올려지지 않았다. 아 이게 뭐지. 분명 오후 어느때, 지갑을 열고 돈을 꺼내고 넣는 일이 있었는데. 그러니 회사에 있기는 있을텐데.....


저녁을 먹으며 이런 나의 초조함을 얘기하니 엄마도 남동생도 모두 회사 책상 서랍에 넣어둔 게 아니냐고 했고, '나는 서랍에 지갑을 넣어두지 않아' 라고 대꾸하며 자꾸 마지막 기억을 떠올려보려고 했다. 기억나지 않았다. 젠장. 

사무실에 있다는 것만 확실하면 괜찮다. 그 다음날 출근이야 식구들중 누구의 카드를 빌리거나 돈을 빌려서 가면 되니까. 문제는 사무실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 쉬바. 그럼 많은게 복잡해지잖아? 안되겠다. 나는 저녁을 먹고 회사를 다시 다녀오겠다고 말했고 교통카드를 빌려달라 말했다. 엄마도 엄마의 것을 아빠도 아빠의 것을 빌려주려고 했는데 나는 남동생이 빌려주는 걸 받았다. 굳이 왜 자신의 것을 가져가려느냐는 남동생의 말에 '니 건 신용카드 잖아' 라고 말했다. 근데 왜? 어, 올 때 이걸로 닭(치킨)좀 긁을게. 그러자 남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긁기만 해봐. 아주 그냥 닭다리로 맞을 줄 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통통한 닭다리로 볼을 맞는 장면 상상하고 혼자 키득거리다가 어쨌든, 결국,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하아- 엄마가 같이가줄까? 하는데 됐다고 하고 현관문을 나섰다가, 다시 들어가 뒷부분이 조금 남은 책,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꺼내들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안에서 책을 다 읽고 꾸벅꾸벅 졸다가 양재역에서 내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늘상 내가 타던 버스들은 9분, 11분을 기다려야 한단다. 마침 한 번도 타 보진 않았지만 보기는 많이 봤던 버스가 도착해서 그 버스에 무조건 탔다. 지가 가봤자 울 회사 근처 말고 어디를 가겠어? 그러나 그 버스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갔고, 단 한 정거장만 가서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멀고도 먼 길을 나는 돌아서 회사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야했다. 택시를 타려면 반대쪽으로 건너가야 하는데 제기랄, 횡단보도도 안보여서...이 버스를 왜 탔을까. 난 병신인가...대학때도 길음역에서였나..회기역에서였나...아무 버스나 집어타고 지가 가면 어딜가겠어 우리 학교 가겠지, 했다가 낯설게도 서울여대 앞에서 내린 기억이 나면서....내 스스로가 무척이나 힘들어졌다.


여튼 결국 회사에 도착했는데 이미 빌딩 자체의 불이 다 꺼지고 문도 잠긴 상황. 지문을 대고 어두컴컴한 나의 사무실을 향해 가는데 어흑 무서웠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불을 있는대로 다 켜고, 내 자리로 와서 책상 위를 보았는데 지갑은


없. 었. 다.


하아- 혹시나 싶어 내가 서랍에 넣어두었나, 서랍을 열어 보았지만, 나는 지갑을 서랍에 넣어두는 류의 사람이 아니다. 그게 뭐든 죄다 책상위에 꺼내놓고 쓰는 스타일. 그래서 책상 위가 쓰레기통 처럼 느껴지는, 그런 사람인데, 아니나다를까, 서랍 속에도 지갑은 없었다. 내 지갑아, 너는 어디로 갔니.


아무도 없어 무섭고, 지갑은 없고...등 뒤로 식은땀이 나고 지쳐갈즈음, 나는 그럴 리는 없지만, 하며 서류들을 넣어두는 캐비넷을 슬쩍 열어보았다. 거기는 내가 평소에 잘 여는 캐비넷도 아니고, 그러니 당연히 그래, 여긴 없지, 하며 문을 닫을거라 생각했는데, 어쩔? 거기에 지갑이 있네????????????????왜????????????????????왜 거기있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갑을 찾아들고는 다 읽은 책을 사무실에 두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면서 치킨을 사가고 싶었는데 집에 도착하면 열시가 될텐데, 치킨은 언제 먹나 싶어 관두고, 집에 돌아가 샤워를 했다. 열 시가 넘었고, 오, 나는 진짜 완전 지쳐서 곧 쓰러질 것만 같은거다. 오늘 하루 나는 무얼 했는가? 회사에 갔다왔다 갔다왔다..이것의 나의 전부인가?? 그런차에 남동생은 집에 누나책 있냐? 고 물었다. 독서공감을 말하는 것인데, 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두 권을 사야겠다며 지마켓에도 팔겠지? 란다. 회사 동료 두 명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거다. 아니..책을..지마켓에서 산다고????? 


야, 내가 사줄게 나한테 돈 줘. 


나는 그렇게 말했고 남동생은 뭐 그러라고 했다. 인터넷서점 아이디가 없는 동생은 책을 다른 물건 사듯 똑같이 사는데, 나는 교보에서 사면 포인트를 쓸 수 있고 알라딘에서 사면 땡투도 할 수 있고..여튼 내가 사는 게 훨씬 유리하지 않은가. 교보에서 내 책 잘 팔린다는 걸 보여주자 싶어 나는 일단 스맛폰으로 교보에 들어갔다. 그리고 두 권을 주문하려다가 퍼뜩, 아, 신한카드 사이트 통하면 할인되겠지? 싶어 굳이 피씨 앞에 앉았다. 그리고 신한카드 사이트를 들어갔는데, 오오, 지금 8월 한 달 행사라고 <반디앤루니스>는 7프로를 즉시 할인 해준다는 거다. 좋다, 반디앤루니스에서 사자! 그렇지만 회원가입이 필요해. 회원가입을 열심히 하다가, 아 조낸 피곤하다, 쓰러질 것 같아, 4프로의 차이로 내 정보를 반디에 넘기는 게 과연 이득인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회원가입 창을 닫고, 다시 교보로 들어갔다. 그리고 교보에서 두 권을 주문했는데, 1권을 주문할 땐 12일 배송으로 뜨던것이 2권을 결제하고 나니 14일 배송으로 뜨는 게 아닌가! 이게 뭐야. 니네 재고 한 권 밖에 안가지고 있어? 부르르- 살이 떨렸다. 이 고약한 것들. 괘씸하다. 흥, 알라딘에서 해주겠어!! 나는 교보를 취소하고 알라딘으로 갔다. 14일에 집으로 배송되면 남동생이 다음주에 주게 될텐데, 12일에 배송되면 이번주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동료들에게 줄 수 있잖아? 흥. 역시 알라딘이 짱이군. 그렇게 나는 알라딘으로 갔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결제를 마치고 나니 얼라리여, 여기도 14일 배송으로 뜨는거다. 분명 결제전에 '내일배송'으로 봤는데?????



















아 괘씸하다 알라딘. 알라딘 네가 어떻게 ... 감히... 네가 나를.... Orz (혼불의 효원 버젼)



나는 다시 취소했다. 남동생은 14일에 받아도 괜찮다고 했는데, 나는 연휴전에 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취소를 했다. 결제하자마자 취소를 하고 다시 한 권을 결제했다. 그러자 12일 배송으로 떴다. 그리고 다시 교보로 가서 또 한 권을 주문했다. 12일로 배송 날짜가 떴다. 그리고 남동생에게 돈을 받아가지고 내 방으로 돌아간 시간은 열한 시가 다 된 무렵. 어휴...진짜 떡실신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아빠가 창문 닫고 자라고 말씀하신다. 아빠가 닫아, 난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어, 하고 침대에 드러누워 버렸고, 아빠는 궁시렁궁시렁 거리시면서 내 방의 창문을 닫아주러 오셨다. 나는 기절해버렸다. 그런데,



밤새 꿈에 시달렸다. 꿈에서는 나와 내 가족을 제외한 세상 모두가 살인마였다. 서로가 서로를 토막내서 죽이곤 했다. 나는 그 장면을 눈 앞에서 봤다. 여자가 여자를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서로 쫓아가서 죽였다. 같이 밥먹다가도 죽였는데, 반드시 토막을 냈다. 사지가 잘리고 피가 튀기는데, 나랑 밥먹던 여자도 하얀 소복을 입은채 나를 죽이겠다고 쫓아와 한번은 가만 있기도 했다. 계속 도망다니느니 차라리 죽자, 하고. 그런데 어떤 일 때문인지 여튼 나는 다시 살았고, 우리 가족은 집에 콕 처박혀서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앞집도 옆집도 노숙자도 식당 주인도 개그맨도 모두 살인자였다. 그러다 잠깐 누군가 볼 일이 있어 나가야 했고, 문을 연 찰나 조카가 바깥으로 튀어나가 미친듯이 뛰어나가 소리지르며 조카를 데리고 집에 들어왔고, 나갔던 가족이 또 살인마에게 쫓겨 집으로 다시 피신시키고.....



깨보니 새벽 세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고, 몸은 자기전보다 훨씬 더 무거워져 있었다. 아 힘들어...아직 조금 더 잘 수 있으니 남은 시간이라도 좀 편하게 자자 싶어 다시 누웠는데, 이번엔 꿈에서 아빠랑 어마어마하게 싸웠다. 어휴..생각하니 또 지쳐..여하튼 결정적으로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나는 잠을 한 숨도 못잔것 같은 몸상태. 아 너무 힘들어. 엄마 한 번 끌어안고, 엄마가 갈아준 토마토 쥬스를 마시고, 돼지고기고추장 찌개에 밥을 먹고 회사를 향했는데, 아 너무 지쳐서 회사에 그냥 못가겠어. 쉬다갈테야!! 나는 회사 근처 스벅에 들렀다. 그리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켰다. 생일 선물로 무얼줄까, 묻는 친구들에게 스벅카드를 달라고 말해서 스벅 카드에 잔액도 짱짱하다!!






그렇지만 밥도 먹었고 토마토 쥬스도 먹었는데 샌드위치 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ㅠㅠ 내가 왜그랬지. 숨도 못 쉬겠어...그리고 스벅 카드 잔액을 보노라니 너무 줄어있어...어제도 먹고 오늘도 먹어서 그런가봐. 이제는 매일 먹는 걸 자제해야지. 매주 월요일에만 스벅에 들러야지. 이러다 잔액 금세 사라지겠어. ㅠㅠ 그래도 헤밍웨이 보틀에다가 커피 받아 마시면 삼백원 할인................( ")



샌드위치를 다 먹고 숨도 잘 안 쉬어진다고 짜증내고 바깥으로 나오면서, 아, 나는 스르테스를 먹는 걸로 푸는 경향이 있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다. 지치고 힘들면 먹는 걸로 나를 달래~~♪ 지난주 토요일에도 친구들과 술 잘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너무나 외로운 생각이 들어 기사식당으로 들어가 배가 터지도록 우동을 먹지 않았던가....아..이러지말자. 이게 나한테 좋을 게 하나 없지 않은가. 나는 대체 왜이러는가!!




어제 보건소에 갑상선 검사하러 갔다가 검사실이 2층이란 말을 듣고 으응, 계단으로 가면 되겠군, 했는데 계단 옆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걸 보았다. 저걸 탈까? 하다 다시 계단을 보는데, 오, 계단 출입구에 저렇게 떡 하니 <비만탈출구>라고 붙여져있는 게 아닌가!!





그래, 비만을 탈출하자. 나는 비만탈출구로 가겠어! 그렇게 2층을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했고,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는 그 삘을 이어받아 5층을 계단으로 올라왔더랬다...여튼,



영혼이 지치거나 피폐해졌을 때, 악몽에 시달리고난 후에, 먹는 걸로 나를 달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좀 찾아봐야겠다. 그림을 본다든가...하는 그런 우아한 방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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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앗!!
    from 마지막 키스 2014-08-12 12:05 
    이런 걸 찾아냈다!'다락방' 그녀의 소설 이야기작년 연말에 나는 시사인을 사서 이미 읽었었는데, 이게 온라인에 떡- 하니 있을 줄은 내가 또 미처 몰랐네!! >.<
 
 
다락방 2014-08-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하나 쓸라고 했는데 페이퍼 쓰고 났더니 진이 다 빠지는구나..ㅠㅠ

세실 2014-08-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간에 아무도 없는 회사에 갈수 있는 다락방님은 용감해!
지갑 찾아서 다행이어요~~~ 오늘은 치맥? ㅎㅎ

다락방 2014-08-12 10:57   좋아요 0 | URL
가기 전에는 괜찮았는데 막상 사무실에 도착하니 무섭더라고요. ㅠㅠ
아...위로의 방법을 다른 데서 찾아보자고 결심했건만, 세실님 댓글에 치맥으로 넘어가야겠네요. ㅋㅋㅋ

hnine 2014-08-12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내용이 아주 다이내믹 합니다 ^^
지갑 두고 오는건 저도 종종 그런답니다. 마트에 다녀온 후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결국 마트에 신고까지 하고 여기 어디 떨어져 있을테니 찾아달라고 했는데 며칠 후 결국 제 자동차 의자 밑에서 찾았어요. 차에서 내리다가 주머니에서 떨어져 의자 아래로 들어간거죠.
저 샌드위치 빵은 치아바타 맞나요? 넙쩍한 신발짝 처럼 생겼다고 제가 '신발빵'이라고 부르는 빵, 제가 정말 좋아하는 빵! 빵! 빵!

다락방 2014-08-12 10:59   좋아요 0 | URL
저 빵은 치아바타는 아니고요 약간 구멍 숭숭 뚫린 빵인데 뭐라고 부르는 지는 모르겠어요. 저 샌드위치 맛있어요. ㅎㅎ 제가 스벅에서 제일 좋아하는 샌드위치에요. 아 근데 아직까지도 배부르네요. 이러다가 잠시후 다시 배고파 지겠뇨.. -0-

제 얘기를 들은 직장 동료가 자기 인생의 8할은 무얼 찾느라 허비했다고 하는데, 아, 지갑 찾으러 한 번 회사 다시 온 걸로 기죽지말자, 생각하고 있어요. ㅠㅠ

건조기후 2014-08-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학교 앞.. 가뜩이나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곳에 내렸으니 정말 낯설고 두려웠을 듯 ;; 지금은 좀 변했으려나..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아주 안팎에서 몰아친 하루였네요 아후. 페이퍼 읽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쭉. 흘러요.

다락방 2014-08-12 14: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니가 어디 가겠냐 우리 학교 앞에 가겠지..같은 생각을 했을까요? 하아- 사람이 참 자기 중심적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너무 힘들었는데 벌써 그 날이 지나고 오늘이 되었으며 심지어 오늘 조차 반나절이 훌쩍 넘어가버렸습니다. 시간은 참 빨리도 가지요. 그래서 좀 무섭기도 해요. ㅠㅠ 너무 막 가요 시간이 ㅠㅠㅠ

icaru 2014-08-1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쨍- 하니 재밌는 콩트 한 편 읽은 느낌예요~ 아... 닭다리로 맞는다, 부분 ㅋㅋㅋ 좀 다른 이야기..
에드가 수상집에서 얼린 닭다리가 살인 흉기로 쓰인 단편이 있는데,, 급 생각이 났네요

다락방 2014-08-12 15:51   좋아요 0 | URL
오옷. 닭다리가 살인 흉기로 쓰였단 말입니까? 그게 가능하단 말입니까!!!!!!!!!!!!!!!!!!!!!!!!!!!!!!!

버벌 2014-08-12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내내 락방님 모습이 상상이 되서 ㅋㅋ 즐거웠어요. 날도 덥고, 얼마전에 다녀온 휴가 여파로 지금 머리와 가슴은 붕~ 뜬 상태인지라 날마다 근무 나오기가 싫어 징징거리는 버벌입니다.

다락방 2014-08-13 11:41   좋아요 0 | URL
휴가는 어디로 다녀왔어요, 버벌님? 재미있게 잘 놀고 재충전 하는 시간이었나요? ㅎㅎ
저는 이미 지난주에 휴가가 끝났고, 뭐 휴가가 끝났든 안끝났든 일하기 싫어서 미추워버리겠습니다. ㅠㅠ

무스탕 2014-08-1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두 번 출근하고 두 번 퇴근하는거 정말 실허효 ㅠㅠ
제 출장기관중 한 군데가 집에서 5분거리인데 거기 출장가는건 꼭 하루에 두 번 출근하는 느낌이라서 싫어한다는..;;

근데 다락방님 꿈은 왜 글케 다양하고 다이나믹하고 다발적인겁니까? 응?응?
읽다 보면 나도 벌벌 떨릴때가 있고 내가 근질거릴때가 있다니까요? ㅎㅎㅎ

다락방 2014-08-13 11:42   좋아요 0 | URL
두 번 출근에 두 번 퇴근. 어휴 그냥 만신창이가 됐어요. 녹초가 됐어요. 너덜너덜 ㅠㅠ

저도 제 꿈은 왜 늘 총천연컬러이며 다양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직 애...라서 그런걸까요? 네? 더 커야 되는걸까요? ( ")

책읽는여름 2014-08-14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다락방님은 책도 내신 분이셨군요!!! 와우~~~
뒷북인거 알지만 어떻튼 저는 지금 알았으니까요 ㅎㅎ 멋져요!

다락방 2014-08-14 16:31   좋아요 0 | URL
오! 올린 보람이 있네요. 이렇게 한 분 더 알게 되셨으니?? ㅋㅋㅋㅋㅋㅋㅋ 멋지긴요, 뭘. ㅎㅎㅎㅎㅎ 부끄럽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8-16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7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7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8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7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8-18 12:03   좋아요 0 | URL
우앙- 숫자 좋다요! ㅎㅎㅎㅎㅎ 좋은 사람은 좋은 숫자와 함께 오네요. 로또살까..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4-08-18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죠!! 진짜 혼내줘야겠군요!!!
너무 애쓰셨어요. 지갑 찾아서 다행이구요.

저기, 위에....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진 있잖아요.
책 옆에 스벅 샌드위치, 자주자주 올려주시어요. 부탁드려요~~~~*^^*

다락방 2014-08-18 12:04   좋아요 0 | URL
알라딘 나빠요, 그쵸? ㅎㅎ

책 옆에 스벅 샌드위치 뿐만 아니라 다른 곳의 샌드위치도, 샌드위치가 아니라 다른 음식 사진도 곁들여서 종종 올리겠습니다. 독서도 먹으면서 해야 하니깐요. 우하하하하
 

 

 

 

영화 《어떤 만남》은 소피 마르소 주연이라 무척 보고 싶었는데 트위터에 올라오는 감상들을 보면 하나같이 칭찬을 하고 있었다. 오호라. 소피 마르소가 나오는데 게다가 영화가 좋기까지 하다니! 신나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지만 극장을 나오면서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이게..뭐야?

 

 

소피 마르소는 무척 예뻤다. 정말 예뻤다. 사랑은 물론 저마다의 것이니 상대에게 매력을 발견하는 것 역시 자신의 고유한 영역이겠지만, 사실 '도대체 왜 저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걸까' 싶을 정도로 남자 주인공에 대해서는 영...그러니까 '나라면 저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특히나 남자의 입술..아..진짜 짱 싫어하는 얇은 입술. 입술이 없는 그런 입술인 것이다. 그러고보면 유독 외국영화 주인공 중에 입술 없는 남자들이 많은듯? 뭐 어쨌든간에 소피 마르소는 내가 아니고 나는 소피 마르소가 아니니 우리가 서로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터. 그녀가 그런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면 나는 그렇구나 하고 말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극중 소피 마르소는 자식을 셋 둔 이혼녀이고, 남자는 자식이 둘인 '유부남' 이다. 이 둘은 우연히 소피 마르소가 쓴 책의 출간 파티에서 만나게 되서 아주 강하게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남자는 '전화번호 교환 따위는 하지말자' 며 그 만남에서 그녀와 안녕을 고한다. 그 후로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을 서로를 향한 마음을 점점 더 키워가는데, 남자는 자신이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그녀와 관계를 시작하지 못한다. 그런데,

 

소피 마르소의 친구들도 그렇고 남자의 친구들도 그렇고, 모두들 한결같이 그 강한 끌림을 터뜨리라고, 마음을 따라가라고, 그 사랑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너희들은 서로를 향한 눈빛이 사랑으로 이글거리던데 대체 왜 시작을 하지 않냐며 시작하라고 부추키는거다. 여기에서 나는 당황스러웠다. 프랑스 사람들에겐... 역시나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인가? 가정이나 관계, 의리나 책임감 보다는 '사랑', 그것이 최고인 것인가?

 

물론 나는 기혼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나랑 친한 누군가가 그렇다고 한다면, 아마 나는 그의 말을 들어주며 그렇구나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대체 뭐가 있겠는가. 그러나 아직 그 사랑이 시작되기 전, 내가 한 눈에 반한 상대가 유부남(녀)야, 라는 친구의 말을 듣게 된다면, 글쎄, 상황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긴 하겠지만 '와우- 한 눈에 반했다니 대단한 걸, 사귀어버려!' 하지는 못할 것 같은거다. '니 마음을 따라가', '니 사랑에 충실해' 라는 말을, 그 상황에서 당연하다는 듯 내뱉을 수는 없을 것 같은 거다. 영화속에서는 남자의 친구들도 여자의 친구들도, 그들 중 누구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시는 그 사람을 만나지 마!' 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이 '사랑' 이라면, 어떤 형태이든 단지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응원해야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나는 '차마 응원할 수는 없는' 사랑이란 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는 결론을 나 스스로 내렸다. 어떤 사랑은 그저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고.

 

 

게다가 이 영화가 지금의 나와 완전히 겉도는 이유는 소피 마르소의 극중 역할이 지나치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실상 그다지 작업에 열중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물론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니 로맨스에 치중하겠지만!!), 완전 울트라초특급 미모로운데 돈도 많은 베스트셀러 작가인거다. 친구들하고 늘상 파티하며 술 마시는 게 일인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의 '그레이'가 떠오른다. 그의 나의 스물 여섯. 매일 여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문자를 보내고 헬리콥터를 보내 여자애 데리고 와서 허구헌날 섹스만 하는데 회사는 점점 더 커가고 피아노도 수준급으로 치다니.. 다시 말하지만 나는 스물다섯에 힙합 바지에 박스티 입고 회사 다녔다...그때의 내겐, 그게 내가 한 일의 전부였다.

 

 

 

 

 

 

 

 

 

 

 

 

반면에, 굳 다운로더를 통해 감상한 《사랑은 소설처럼》은 매우 좋은 영화였다. 재미있었고 의미도 있었다. 주인공인 여자는 이십대 초반인데 가장이다. 그녀의 남동생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사회활동이 어렵고 그녀의 여동생은 마약을 하며 자학해서 몸에 상처를 낸다. 부모님은 몇해전 '우리는 더이상 부모 노릇을 할 수가 없다' 며 도망가 버린 상황.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꿈이나 이상을 포기하고 그저 묵묵히 부업을 해가며 동생들을 돌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혼자 술을 마시던 바에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남자와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그녀에게 남자는 기쁨이었다. 동생들과의 일상이 지치기만 했는데 다른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혹여라도 그가 떠날까봐 걱정하고, 혹여라도 그가 자신과 함께 계속 이 상황에 갇혀 답답한 일상을 보내야 할까 겁이 나기도 한다. 그녀는 남자를 통해 자신의 집을, 동생들을 떠나고 싶기도 했다. 나도 가고싶어, 나도 해변에 가서 모래를 밟아보고 싶어. 그녀도 그런것을 소망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녀의 발목을 잡고, 그녀가 큰 마음을 먹고 폭발해버려서 남자의 차를 몰고 집을 나가긴 했지만, 그녀는 하루만에 다시 자신을 기다리는 동생들에게로, 자신이 요리를 하고 동생을 돌봐야 하는 그 지긋지긋하고 우울한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이제는 '나는 가족을 갖고 싶어' 라고 말했던 남자 때문에, '나는 내가 늘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알게됐어' 라고 말한 남자 때문에, 어쩌면 삶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르겠다. 조금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어깨에 지워져있던 그 무거운 것을 남자와 함께 나눠지게 됐으니까. 그것들을 탈탈 털어내 아주 가벼워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게 될 리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조금 더 가벼워졌다면, 함께 나눌 사람이 있다면, 지금보다 더 버티기 쉬워지지 않을까.

 

남동생은 여전히 머리가 아프겠지만 대화를 할 수 있는 슈퍼마켓 아저씨를 만났고, 여동생은 언니 말 잘 들으며 자학하기를 멈추겠다고 결심했으니,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여자는 요리를 하고 남자는 고장난 집을 고치며 맥주를 마시면서, 그들은 잘 해낼 것이다.

 

어쩌면 사랑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상대의 짐을 덜어내는 일, 나의 짐을 덜어내는 일. 그건 다시말해 이런 뜻이 될 것이다. 당신의 짐을 덜어낼 수 없다면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쪽이 낫다, 는.

 

 

그녀에게는 책을 빌려 읽는 것이 기쁨이었다. 그녀가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내게도 기쁨이었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은 못내 서운했다.

 

 

 

 

그리고 《어떤 만남》에서의 남자보다 《사랑은 소설처럼》의 남자가 더 나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 그렇지만 앞의 남자는 능력이 있고 뒤의 남자는 백수인데....흐음.......역시 다 가진 남자는 없는것인가? 돈 많고 입술이 없거나, 돈 없고 입술이 있거나....아아....내적 갈등 생긴다, 또.

 

 

그나저나 일요일의 시간은 참으로 빨리도 가는구나. 금요일에 썼던 페이퍼를 다시 보니 마지막에 시간아 '가라' 를 엄청 간절하게 써놨던데, 아 지금은 시간아 가지 말아라, 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일요일의 시간아, 가 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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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4-08-10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모든 말보다...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꽂힘다... 일요일의 시간아. (제발) 가지마!!!!! ㅡ.ㅡ

다락방 2014-08-10 21:34   좋아요 0 | URL
이 순간에도 시간은 가고 있습니다. 째깍째깍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읽는여름 2014-08-1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소피 마르소 영화 저도 찜해 놓은 거였는데 다락방님처럼 똑~같이 느꼈을 듯해요.
근데 이건 뭐죠...다락방님도 잘 모르고 영화는 더구나 보지도 않았는데 백퍼 공감되는 이것은 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14-08-11 16: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렇지만 다른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매력적이라 생각하고 계십니다. 영화도 물론 취향을 따르니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겠지요. 어쩌면 달콤한 책님께는 신선하고 짜릿한 영화가 될지도 몰라요! ㅎㅎㅎ

blanca 2014-08-1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콜잇러브> 남자 주인공도 그래요. 꼭 그래요. 소피마르소 상대역은 라붐 빼고는 몰입을 방해할 수준이에요. 완전 공감가네요 ㅋㅋ

다락방 2014-08-11 16: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유콜잇 러브 남자 주인공도 별로였어..케이블카에서 초코바 먹을 때...생각나네요. 소피 마르소도 저처럼 남자 외모는 안보고 사랑하나봐요. 물론 영화에서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riffin 과 sabine 시리즈의 세번째 책에 이르면,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아져서 오히려 책장을 빨리 넘기게 된다. 뭔말이야...하면서. 두번째 책에서 날 그토록 애태우더니 세번째 책이 그 궁금증을 풀어주긴 커녕 나를 완전 미로속으로 빠뜨렸어...역시 영어공부가 절실한가....하다가. 내 조만간 날잡고 컴퓨터 앞에 앉아 한문장 한문장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리라, 결심만 하고 있다. 분위기 파악만으로는 어쨌든 griffin과 sabine 는 서로에게 향한 마음은 진심이되,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세번째 책에서는 griffin과 sabine 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엽서가 등장한다. 그 글은 당연히 다른 사람의 필체일 수밖에 없는데, 흑흑, 필기체로 쓰여져 있는거다. 아..필기체를 내가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해석은 커녕 읽기조차 안될 것 같아...여튼 '보기'는 '봤다'. 그런데 글씨가 너무 예쁜거다!! >.<




저 가지런한 필기체가 너무 예뻐서 필기체를 써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강하게 드는거다!! 나도 필기체를 연습하겠어. 필기체를 연습해서 저렇게 이쁘고 가지런하게 줄맞춰서 잘 쓸테야!! 


헐레벌떡 나는 필기체 연습에 대한 책을 검색해봤다. 그리고 이런 책을 찾아냈다. 가격도 얼마 비싸지 않은 이런 책.
















그래, 바로 이거야! 이거 한 권이면 돼. 왜냐하면 나는 대략적으로 필기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까 많은 교재로 많이 연습할 필요까지는 없을거야. 한 권으로 뚝딱 마스터 가능할거야! 그래서 어제, 드디어, 이 책을 받아들게 되었다. 




아, 너무나 떨리는 마음, 설레이는 마음, 나는 이제 필기체의 고수가 될 거라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연습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글씨 연습엔 연필이 짱이지!! 연필을 들고 시키는대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알파벳을 순서대로 차례차례 따라해본다. 신난다. 재미있다. 하나도 어렵지 않다. 아...z 는 어려웠어...그리고 v 도 어렵고..잘 안되더라.




소문자도 열심히 따라한다. 훗. 나 이러다 순식간에 고수가 되겠는걸? 다른 모든것들도 입문 과정이 이렇게 쉽다면 얼마나 좋겠어?






그러나 미친듯이 몰두하던 내 집중력은 얼마안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대문자 필기체 연습과 소문자 필기체 연습을 마치고, 이렇게 필기체 대문자와 소문자를 같이 쓰는 장에 이르렀을 때, 아, 나는 한 줄 쓰고 지쳐버리고 만 것이다. 더는..더는...더는 못하겠어!!!








포기하고 뒷쪽을 휘리릭 넘겨보니 이렇게 필기체로 문장 쓰기 연습이 나와있다. 아..문장 쓰고 싶다. 문장을 열맞춰 줄맞춰 가지런하게 예쁘게 잘 쓰고 싶다...그런데......


이제 그만하고 싶다......







결국, 필기체 연습 책은 사무실 책상 구석에 처박아 버렸다. 아..나란 인간, 정말이지 끈기가 부족한 인간...이러니까 공부를 못하는거다....이러니까 지적 능력은 향상이 안되고, 외국어도 못하는 거야. 끈기에 있어서만큼은 정말이지 세상 그 누구보다 취약하구나....뭔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노력을 해야하는데, 꾸준히 임해야 하는데, 나는 그걸 못하는 사람이야...연애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것도 다 이런 성정에 기인한 것인가..........



집에 한글 글씨 연습하는 것도 사둔 게 있는데...글씨 좀 잘 써보겠다고.....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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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여름 2014-08-0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정말 별거에 다 꽂히시는군요 했다가 작년에 저는 고사성어 쓰기를 샀던 생각이 나서리 ====3333

다락방 2014-08-08 10:1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사성어 쓰기라니....그건 어쩐지 고수의 냄새가 나는데요? 필기체 쓰기랑은 차원이 다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빵터졌네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4-08-08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핵교때 아부지한테 음청 혼나가며 배웠는디
지금은
한.글.자.도 못씀. 아니 모름.
ㅜ..ㅜ

다락방 2014-08-08 13:21   좋아요 0 | URL
헉. 필기체를 배웠다고요? 아버지한테요? 우앙.
전 알파벳도 모른채 중학교에 진학했는데...저랑 너무 다르네요. 흑흑

blanca 2014-08-08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과 저는 코드가 맞아요. ㅋㅋ 나 이것 지르고 싶어진다는 ㅋㅋ

다락방 2014-08-08 13:22   좋아요 0 | URL
이 책 비싸지도 않아요 블랑카님. 지르삼! ㅎㅎㅎㅎㅎ 우리 필기체 친구해요! 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4-08-0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글 필기체도 보여주세요.

다락방 2014-08-08 14:00   좋아요 0 | URL
조만간 혹여라도 연습하게 된다면 보여드리겠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14-08-0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끈기가 없는거에요? 저도 그래요 ㅎㅎ 동지애를 이런 엉뚱한 데서 느끼다니요.

다락방 2014-08-08 16:26   좋아요 0 | URL
끈기가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 황홀한 몸매의 소유자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끈기가 없어서 언제나 다이어트는 작심삼일..언제나 내일부터 다이어트....흑흑흑흑흑 ㅠㅠ

마태우스 2014-08-1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다락님, 너무 귀여우신 거 아닙니까...^^

다락방 2014-08-10 20:09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무슨 그런 말씀을요! 이렇게 곰같은 덩치의 제가 귀여울 리가 없잖습니까! ㅎㅎ 그렇지만 고맙습니다. 헤헷.

슈어님 2014-08-1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이책으로 몇 달전에 연습하고 지금 필기체로 단어외우고, 글쓰는중 ㅋㅋ

다락방 2014-08-22 17:32   좋아요 0 | URL
전 저때 멈추고 다시는 펼쳐보지 않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낼름 2014-09-03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나가다 우연히 포스팅 보았습니다 저도 지금 필기체 연습을 해볼까 하던 찰나에 보게 되었네요. 저의 3일 후의 모습을 미리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지나칠수 없었습니다. ㅋㅋ 이런게 블로그 공감의 묘미인듯요

다락방 2014-09-03 12:4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필기체 연습 책은 책상 한 귀퉁이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ecom33 2014-09-1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기체 함 배우고 싶은데 올려 있는거 사려면 어떻게 해요

다락방 2014-09-19 11:46   좋아요 0 | URL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3881930


위 링크를 따라가세요~
 















이 제목이 소설책의 제목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껏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고자 했을텐데. 그러나 이 책은 '사회학자'의 책이고,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은 어렵다는 느낌, 바로 그것 밖에 더는 주지 않는다. 나와는 거리가 먼, 아주 먼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전 지인들과 만난 술자리에서 이 책을 추천받았다.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 끝에 나온 추천이었다.


중국 소설을 읽는데 사람들 성격이 너무 까칠하고 뭔가 신경질적이다. 이것은 높은 인구 밀도 탓에서 온 게 아닌가 싶다. 스웨덴 소설을 읽으면서 놀랐던 건, 그들의 인구밀도는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비리와 잔혹한 범죄와 연쇄 살인과 성폭행들이 우리나라와 똑같이 일어난다는 거다.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삶이 빡빡하고, 그래서 범죄 환경이 더 잘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게 아닌가보다.


위와 같이 내가 말하자 지인이 이 책을 추천했던 것.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면 니가 의문을 갖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거라고 하면서. 그래서 나는 제목도 무시무시한 무려, '무질서의 효용'을 읽으려고 시도한 것이다. 오, 맙소사. 내가, 무질서의, 효용을. 무질서도 효용도, 그 단어 하나씩을 따로 떨어뜨려 놓아도 벅차기만 한데, 심지어 두 단어가 같이 있는 이 책을. 그래서 토요일 대전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 나는 이 책을 펼쳤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서문만 읽고 나는 말그대로 뻗어버렸다. 대전까지 가는 내내 잤다. 주말동안 독서와는 먼 시간을 보내고 오늘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서문 다음부터를 또 읽어보자 하고 꺼냈다가 또 뻗어버렸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하아- 내가 궁금해하는 걸 얻어내기 전에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아 근데 궁금해 ㅠㅠ 이 책을 읽을 수 있을만큼의 독서력이 내게는 없고, 그렇지만 궁금하고...궁금한데 못읽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신이시여. 나는 이제 어째야 하는겁니까!!!!!!!!!!!!!!!!!!!!!!!!


그러니까, 이런 부분에서 나는 훅- 호기심이 생겼던 거다.



이 책에서 나는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어떤 것을 독자들에게 설득하고자 한다. 도시라는 정글, 도시의 광막함과 고독에 긍정적인 인간적 가치가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사실 나는 도시 생활에서 일정한 종류의 무질서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인간이 완전한 성인기로 올라서고, 이 책에서 보여줄 것처럼, 현재와 같은 악의가 없는 폭력이라는 취미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p.22)



그러므로 어떠한 이야기를 펼쳐갈지 궁금한데, 그런데 '악의가 없는 폭력'이란 무얼까? 폭력에 악의가 없을 수 있을까? 습관같은, 반사작용 같은 그런 폭력을 일컫는걸까?



『무질서의 효용』은 내가 스물다섯 살에 쓴 첫 책이다. 이 책은 어떤 시기와 환경, 즉 오늘날의 독자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1960년대 신좌파 New Left (내가 많이 좋아하는 턴레프트님이 생각났습니다. 뿅-)를 배경으로 탄생했지만, 책에 담긴 기본적인 사고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추적한 주체성과 물질적 현실, 개인의 정체성과 도시 환경의 연관성은 오늘날 한층 더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전 세계 사람 대부분이 도시에 살기 때문이다. (서문,p.9)



어젯밤. 갑자기 이것저것 좀 알아보느라 내가 생각한것보다 늦게 잤고 그래서 아침에 일어날 때 무척 힘들었다.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다가-아니, 사실 읽는다고 할 순 없고 그저 '본다'고 할 수 있겠다- 지하철에서 눈을 감았다. 양재역에서 내려 아 안되겠다, 시원한 커피를 한 잔 마시자 싶어서 출근길에 스벅을 들렀다. 어휴, 무질서의 효용이고 뭐고 정신 바짝 차리고 회사 가야지 싶었던거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기다리는데 마침 이미 와서 주문을 마치고 구석에 앉아있던  J 과장을 만났다. J 과장은 시나몬 롤을 시켰는데 같이 먹자며 앉아도 되겠느냐 물었고, 나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음료를 앞에 두고 시나몬 롤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했다. 시나몬 롤 하니 그 영화가 생각나는데 봤냐, 아 근데 제목이 기억안난다, 시나몬 롤 나오는 영화인데, 라고 내가 말하자 J 과장은 '카모메 식당이요!!' 하는거다. 맞아요, 그거, 하면서 이야기는 무질서의 효용으로까지 이어졌다. 나는 책을 꺼내 보여주며 이런걸 내가 읽으려고 하다니 돌아버릴 것 같다면서. 그리고 말했다. 글쎄 이 책을 저자가 스물다섯 살에 지었대요. 참나원. J 과장은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진다며 놀라고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난 스물다섯에 힙합바지 입고 첫직장 다니고 있었어요.



J 과장과 나는 동시에 빵터졌다. 그렇다. 나는 스물다섯, 직장에서 막내였고, 하하하하, 힙합바지며 박스티를 입고 직장을 다녔던 것이다. 오 마 이 갓. 상상할 수도 없다며 우리는 같이 웃었고 그러다가 시나몬롤 맛있다고 또 꺅꺅거리고. 하핫. 아니 어떻게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썼을까. 스물다섯에 나는 무질서와 효용에 대해서 어떤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데. 스물다섯의 나는 매일 일하고 퇴근하면 술마시고..의 반복이었는데. 그당시 입사동기 남직원과 영어를 같이 공부해보자며 둘이 영어학원을 같이 등록하고서는 하루 같이 나가고 그 뒤로 학원까지 함께가서 늘 동동주를 먹으러 갔는데. 학원비 날렸어..난 그때 알았다. 학원 다니며 공부할 사람이 아니란 것을. 하필 다녀도 그런 사람하고 다녀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커다란 유혹이 되었을까. 학원가자, 그래. 학원에 도착해서는 술마시러 갈까? 그래. 이게 뭐야... 역시 난 안돼. 여튼 내가 그때 학원비며 술값을 마구 써댔던 스물다섯에, 리처드 세넷은 무질서의 효용을 썼다. 


나는 천재에게 감탄하는 편이다. 사실 천재에게 쑝쑝 반하고는 한다. 그건 아마도 내가 천재와 거리가 먼, 보통 사람들보다 약간 더 머리가 나쁜 편에 속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천재를 향한 동경에 휩싸여있는...공부를 잘했다거나, 지금도 뭔가 지식을 자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거나, 대화를 나누다가 뭔가 많이 아는 것 같으면, 나는 정말이지 쑝- 가버린다. 멋져...학창시절에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학창시절 공부를 잘한 사람에 대해서도 너무 멋지게 생각된다. 어떻게 그렇게 잘했을까..하고. 내가 그런 사람들을 동경하고 그런 사람들에게 끌리는 건 내 주변 사람들이 내게 일깨워준거다. 지난주 대전에서 만난 친구도 '너는 지적인 남자한테 끌리잖아' 라고 말했는데, 며칠전 통화한 친구도 내게 '너는 인텔리 남자한테 끌리더라' 하는거다. 오. 나는 친구에게 반박했다. 무슨 소리야, 나는 재이슨 스태덤을 좋아하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거야! 그러자 그 친구는 말했다.


재이슨 스태덤은 근육 인텔리지.


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근육 인텔리. 여튼, 리처드 세넷은 스물 다섯에 무질서의 효용을 써서 나를 지금 현재 이토록 놀래키고 있는데, 아이구야, 멋지다 멋져 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뭐랄까, 나랑 친구하긴 힘들 것 같다.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쓰는 사람도, 아침에 시나몬 롤 먹으며 맛있다고 꺅꺅 거릴 수 있을까?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쓰는 사람도 맥주 마시면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서 불편하다고 생각할까?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쓰는 사람도 복숭아는 과즙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먹어야 된다고 생각할까?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쓰는 사람도 백화점 와인 코너에 가서 할인 크게 하는 와인이 어떤거냐고 물어볼까?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쓰는 사람도 번역안된 외국어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쉬바 빨리 번역본 좀 나오지, 라고 생각할까?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쓰는 사람도 책 오만원어치 채워서 보틀을 받으려고 할까? 스물다섯에 무질서의 효용 같은 책을 쓰는 사람도 체크카드를 쓰는 삶을 살고 싶지만 통장에 언제나 잔고가 없어서 결국 신용카드를 긁는 삶을 살까?




J 과장과 나는 오늘 아침 따뜻한 시나몬 롤에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한참을 수다 떨다가, 아니 그런데 우리 이렇게 웃고 떠들어도 되나요? 하며 시간을 보았다. 아이쿠야. 출근 시간이 오 분 밖에 남지 않았고 우리는 헐레벌떡 자리를 정리했다. 



출근시간인데 마치 퇴근한 것처럼 수다떨었네요.



라고 말하고 또다시 깔깔대고 웃고, J 과장은 까페를 나서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이 시간들이 감사하다고. 나도 그렇다고 했다. 만약 J 과장이 싫었다면 커피만 주문하고 얼른 출근했을 거라고, 같이 앉아 시나몬롤을 먹으며 수다를 떨진 않았을 거라고. 



내게 오늘 아침은 무질서의 효용과는 거리가 먼, 커피와 시나몬 롤의 효용이었다. 그보다는 수다의 효용일 수도 있었을테고.



그나저나 이 책을 어쩌냐...혹시 포기할까봐 가방에 소설도 한 권 넣어왔더니 에코백인데도 더럽게 무거워...에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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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7-2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의 여유로움이 참으로 부러워요~~~ 시나몬 롤과 커피라니^^
카모메 식당에서 전주인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커피 루왁' 하고 외치던 그 장면 참 재미있었죠.
저도 천재, 다독가, 박학다식한 사람, 달변가에 약해요^^

다락방 2014-07-30 12:48   좋아요 0 | URL
아침에 먹는 시나몬롤은 더 맛있었어요! 헤헷.
저도 커피 루왁을 카모메 식당 덕에 알게됐어요.
그나저나 천재에게 끌리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군요!ㅎㅎ
여긴 날이 아주 뜨거워요, 세실님.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

아무개 2014-07-2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5살에 저는.... 크흑.... ㅡ..ㅡ

2.지금 이승우 단편집 읽는 중인데 이것도 크흑....ㅜ..ㅜ

3.회사에서 업무 실수로 욕먹고 크흑....ㅠ..ㅠ


다락방 2014-07-30 12:48   좋아요 0 | URL
크- 어제는 이제 지나가버렸는데 오늘은 어떻게 맞이하고 계십니까, 아무개님.

달걀부인 2014-07-29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의 읽은 글중 가장 재미있고 따뜻한 글이었어요. 다들 남자취향이 비슷한데도 공감!! 졸린 오후에 즐겁게 잠을 깨워줘서 감사해요.

다락방 2014-07-30 12:49   좋아요 0 | URL
아, 별말씀을요, 달걀부인님. 오히려 재미이쓴 글이라 해주시니 제가 고맙습니다! 헤헷
잠을 깨워줘서 고맙다하셨는데, 아, 저는 한 시에 나가서 점심 먹고 들어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졸릴 것 같아 걱정이에요. ㅠㅠ

마태우스 2014-07-29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물다섯에 기생충학을 선택하고 대학원 입학시험에 붙기 위해 오래된 기생충학 책에 줄을 긋고 있었답니다. 글구 저 책, 딱 봐도 제 스탈이 아니어요. 저도 서문 읽고 때려치울 듯... 원래 책을 읽다가 마는 건 싫어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이제 시간이 얼마 없잖아요. 아니다 싶으면 때려치운답니다.^^

다락방 2014-07-30 12:50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이 지금 네이버 인물검색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건, 스물다섯에 오래된 기생충학 책에 줄을 그으셨기 때문일거라 확신합니다.
저도 요즘엔 책 읽다가 중단하고 던져버리곤 해요. 사 둔 책이 너무 많은데 재미없는 책까지 읽으며 보낼 시간은 없으니까요. 하하핫

2014-07-29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30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4-07-30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커피..ㅠㅠ

줄리아 로버츠와 빨간색이 참 잘 어울립니다.^^

저도 무질서한 댓글을.. ㅋㅋ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다락방 2014-07-30 12:5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아마도 저 책은 '무질서가 낫다' 고 말하려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 꼬마요정님의 댓글이 무질서한들 신경쓰지 마세요!! ㅎㅎㅎㅎㅎ

조선인 2014-07-30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모르겠고 보틀을 받으려고 5만원 꽉 채워서 주문할 거 같긴 한데요? ㅎㅎ

다락방 2014-07-31 11:2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오랜만입니다, 조선인님. 저는 지금 점심시간만 마냥 기다리고 있어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요. 흑흑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4-08-0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사회학>이란 분야가 있다고 말해주었더니, "소설은 좋아하지만 사회학은 싫어요' 하고 답했다는 사람이 생각나는군요.사회학과 멀어지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다락방 2014-08-07 08:10   좋아요 0 | URL
소설사회학이란 분야가 있다고요? 저도 처음 들어봤네요. 사회학과 멀어지게 된 계기가 있는 게 아니라 사회학과는 친한 적이 없어요.

루쉰P 2014-08-0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토욜 아침 뜨거운 햇살에 뇌가 폭발할 거 같았는데 다락방님 이 글보고 얼마나 웃으며 도서관가고 있어요
저 알아요 그 기분 ㅋ 읽고는 싶고 궁금한 데 뇌가 안 따라주는 거요 슬라보예 지젝이란 철학자 책 진짜 읽고 싶은 데 피면 잠들었어요 진짜 농담 쭉 빼고 피고 4장도 가기 전에 장소 불문하고 잠 들어요
그래서 전 폭염이고 뭐건 그 책 보면 잘자요 허허허

전 스물다섯에 군대 갔어요 ㅋ 가서 국방부 불 나갈까봐 소방차 타고 앉아서 루쉰선생 잡문 읽고 있었어요 ㅎ

저번에 댓글에 지하철에서 책 보다 졸았다고 하셨는 데 이 책인가봐요 ㅎ 저도 이건 못 읽겠네요 다락방님이 조셨는 데 저도 못 버틸거에요

저도 천재 무지 좋아해요 강박장애처럼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걸 되게 못 해요 이거 하다 저거 하다 ㅎㅎㅎ
그래서 천재를 무척 좋아해요 게다가 지적인 사람을 보면 심장이 떨려요 근데 여자 천재만요 ㅎ. 남자는 굳이...

지적인 여자 천재는 참으로 좋아해요
아 예뻐야 하는구나
지적인 예쁜 여자 천재...
아 몸매도...
지적인 예쁜 얼굴에 몸매 짱 여자 천재
다락방님 이런 사람은 없겠죠 그쵸?
소설에도 없겠죠?
쳇 제 댓글도 무질서네요 ㅡ..ㅡ
하지만 댓글을 쓰며 스트레스가 풀려요
오늘 공부가 잘 될 것 같아요 댓글이 효용이 있어요 ㅋ
암튼 주말은 푹 쉬시고 저 이런 글 너무 좋아요 많이 읽으시고 많이 써 주세요!
다락방님의 서평이 공부에 찌든 소중한 수험생을 살립니다 허허허

다락방 2014-08-07 08:12   좋아요 0 | URL
루쉰님. 지젝 책 샀다가 몇 페이지 읽었더라..여튼 몇 페이지 읽다말고 와..뇌가 안따라주는구나, 했어요. 바로 중고샵에 팔아버렸습니다. 중고샵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0-

지적인 예쁜 여자 천재는 루쉰님.
있을지도 몰라요.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극히 드뭅니다.
현실에서는 '지적인' 여자도 '예쁜' 여자도 '천재' 여자도 모두 되기 힘들어요. 평범한 저같은 사람들은 지적이지도 못하고 예쁘지도 못하고 천재를 동경하기만 하죠. 하아- 현실은 냉정한 것이고 말이지요.

휴가 끝나고 돌아왔으니 이제 다시 읽고 써야겠지요. 휴.. 휴가가 끝나버리다니. 야속해라 ㅠㅠ

기억의집 2014-08-07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다락방님의 25살이 힙합바지와 박스티라니,,, 저도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나의 25살은 어떠했는지. 우리 때는 힙합바지는 아직 히트를 안 쳐서 그냥 청바지를 입고 여기저기 회사이력서 내러 다닌..이력서 내고 오는 길에 아, 이 회사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하는 간절한 마음도 떠오르는데요. 리처드 세넷의 천재성도 부럽긴한데, 아인슈타인도 26살에 세계를 뒤집은 논문 5편을 세상에 내 놓았어요. 부럽, 부럽, 부러워요~

다락방 2014-08-08 10:01   좋아요 0 | URL
지금은 25살에 어떻게 그렇게 입고 다녔나 싶어요. ㅎㅎ 부끄러워요 ㅋㅋㅋㅋㅋ

천재가 되게 부럽긴한데요, 기억의집님. 그런데 제가 천재가 되고 싶은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음...천재를 부러워하는 평범한 사람쪽을 아마도 저는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천재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을 가졌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