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도 한 번 얘기했었던 것 같은데, 시트콤 <하이킥>에서 뮤지컬 배우로 성공을 앞둔 신지에게 서민정이 축하한다며 부럽다고 한다. 그때 신지는 서민정에게 '네 꿈은 이게 아닌데 왜 부러워' 라고 되묻고, 이에 서민정은 자신의 꿈이 뭐였는지 다시 확인한다. 서민정의 꿈은 뮤지컬 배우로 성공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일이었다.


'줄리아 로버츠'와 '줄리아 스타일즈' 주연의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결혼을 하려는 우수한 학생인 줄리아 스타일즈의 집에 찾아가 줄리아 로버츠는 아쉬움을 전한다. 더 넓은 세상에 나갈 수 있는데, 더 공부를 많이 할 수도 있는데, 그토록 가능성이 보이는데 결혼이라니. 이에 줄리아 스타일즈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건 공부가 아니라 이 남자와 함께 사는 것이라고 한다.


내 꿈은 네 꿈과 다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이 다른 사람의 꿈과 마찬가지일거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일전에 결혼한 내 친구중 1人은 내게 연애하기를 자꾸 권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네가 행복해지는 걸 보고싶어' 였다. 헐...내가 연애하고 있지 않으므로 행복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은, 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는걸까? 얼마전에 친구중 1人은 동창으로부터 '결혼할 남자가 아니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그만 만나'라는 말을 들었다며 분개했다. 왜, 도대체 '왜', '결혼할 남자'와만 교제해야 할까?


자신이 결혼했으면 다른 사람들도 결혼해야된다는 생각은, 왜 하게 되는걸까? 내 경우엔 지금 '비혼' 상태인데 무척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나는 이런 내가 행복하다고 해서 결혼한 사람들에게 '비혼이 겁나 행복하니까 다 헤어져라' 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 내 꿈이 네 꿈일거라고, 내 목표가 네 목표일거라고, 우리는 결국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고 우리 모두가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함부로 생각하고 말하는걸까. 


내 꿈은 네 꿈과 다르다.



토미히로의 계획이란 중형 캠핑카를 타고 아내와 일본 전역을 여행하는 것이었다. 꿈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미국 영화를 보면 정년퇴직 후 캠핑카를 타고 대자연 속을 여행하는 부부가 곧잘 등장한다. 단순한 관광 여행이 아니다. 마음껏 좋아하는 곳을 찾아가서 아름다운 산이나 바다나 호수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 계획을 아내에게는 비밀로 해두었다. 깜짝 놀래주고 싶었다.

……

퇴직하고 한 달이 되어가자 신변 정리가 대충 끝났다. 아껴둔 와인을 따고 고기를 구워 집에서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수고 많으셨어요." "고생하셨어요." 가족의 감사 인사말을 들으며 건배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계획을 밝혔다.

"지금까지 비밀로 해왔는데 캠핑카를 타고 엄마랑 전국을 돌아볼 생각이다."

"와! 아버지 멋져요."

아들은 감탄했지만 딸은 마음이 복잡한 얼굴이었다. 아내는 깜짝 놀라더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많이 놀란 모양이군. 실은 차는 이미 정해두었어. 중고이기는 한데, 차 내부에 천연목을 아낌없이 써서 분위기가 아주 좋아."

토미히로가 웃는 얼굴로 그런 얘기를 하자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지만, 아내와 딸은 그저 묵묵히 서로의 얼굴을 쳐다볼 뿐이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더 이상 캠핑카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캠핑카>, p.174-175
















회사에서 퇴직한 남편이 꾸는 꿈은 말그대로 멋진 꿈이었다. 그리고 그런 꿈을 꾸고 있고 계획하고 있으며 실행을 앞두고 있다는 것 역시 근사한 일이다. 그러나 그 꿈, 그 계획에 동반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아내'의 의중을 물어보진 않았다. 그래놓고서는 칭찬 받기를 바라는 아이처럼 탁- 터뜨리다니. 참... 어이가 없다. 

아내는 아내의 생활이 있었다. 아내는 아내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있고. 아내는 아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있고 하는 일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아내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멋대로 자신의 계획에 아내를 넣을 수가 있을까? 누군가와 '같이' 뭔가 하고 싶어졌다면, 의견을 물어보는게 순서다. 이런거 하고 싶은데, 너는 어때? 게다가 그게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라면 반드시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게 아닌가. 제멋대로 저렇게 파티자리에서 터뜨려버리다니. 사람들 많은데서 공개적으로 청혼하는 것처럼 기분나쁘다. '좋은 것'이라는 명목으로 당연히 상대도 좋아할거라고, 나처럼 함께 흥분할거라 생각하다니. 정말 머저리같지 않은가. 답답할 따름이다. 파티 자리라는 분위기를 깰 수 없어 '나는 너랑 같이 갈 수가 없는데?'라고 대번에 말하지 못한 아내의 마음은 어떠할까. 나한테 좋은게 상대에게도 좋을 거라는 착각을 제발 좀 버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 소설속에서는 아내가 자신에게도 자신의 시간이 있는거라며 남편의 제안을 거절하고, 남편은 '아내에게도 아내의 시간이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받아들였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사실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진작에 일어났어야 했었고.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해서 같은 꿈을 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사 그렇다해도 우리에겐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반드시, 꼭 필요한 법이다.


이건 기쁜 일, 축하할 일, 좋아 마땅해야 할 일이니까 네 의견을 묻지 않아도 당연히 좋아하겠지, 라는 생각은, 정말이지 오만한 것이다.



암튼, 나는 귤을 먹고 있다.



이 소설집에는 총 5편의 중편이 실려있다. 모두 직장에서 정년퇴직 혹은 조기퇴직한 오십대 이상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아마도 세대가 세대이니만큼 '결혼'에 대해서 좀 강압적이랄까, 강박적이랄까, 뭐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결혼을 했던 것 같은 문장들이 더러 보인다.



남편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남편 역시 지방 출신인데, 그다지 유복하지 않은 집에서 태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유명 사립대학을 졸업했다. 남편은 가족과 친구등 주위의 권유를 받아들여 다카마키 요시코와 결혼했다. 남편은 흔히 말하는 '여자의 얼굴을 밝히는 남자'로 미인과 결혼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결혼이라는 건 아마 이런 것이려니 하고 당신과 결혼한 거야." 남편은 아들이 태어났을 즈음 그런 말을 했다. -<펫 로스>, p.234




꺼져...



도쿄에서 처음 근무했던 시나가와의 작은 운송 회사는 몇 년 뒤 오일쇼크에 잇따른 대불황으로 순식간에 도산했다. 그후에 제법 이름이 알려진 중견 회사에 취직해 대형 면허를 땄고, 사무직으로 일하는 어린 아가씨와 사내 커플로 결혼했다. 여자는 아직 스무 살이 될까 말까 한 나이였고 용모도 머리도 '중하'쯤 되었다. 결혼한 이유는 상사가 권했던 데다 스물다섯살이 넘으면 결혼해야 한다고 마음 한구석으로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 도우미>, p.308



너도 꺼져...



이런 부분들을 읽을 때는, 작년이었나, 누군가의 강연을 유튭으로 봤던 게 떠올랐다. 연애를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남들도 다 좋아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지 말고 한단계 눈을 낮춰서 사람을 좋아하라고, 그러면 오래간다고....



다 꺼져라. 말이냐 소냐.



나 역시도 '그냥 이쯤이면 결혼할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진 않겠다. 그렇지만 최종적으로 그런 선택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만약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사람하고 꼭 하고 싶다' 하는 사람과 할것이다. 이쯤에서 그만 결혼할까, 뭐 이런 생각으로 이 정도 남자쯤이면 뭐 나름 괜찮지, 하는 생각하면서 결혼하진 않을 거다. 혼자 지내고 말지. 혼자서 일하고 돈 벌어서 먹고 싶은거 먹으며 마시고 싶은 술 마시며 살 수 있는데 대체 왜 '이정도의 사람'과 '이정도의 시기'쯤에 결혼해야 한단 말인가. 나는 상대가 나를 그렇게 선택해 결혼했다는 걸 알게되면, 헐, 집을 나가버릴 거다. 



너는 '중하'쯤 되는 여자지만(니가 나를 왜평가해?) 나는 이제 정착해야 할 때가 되서 마침 너를 사귀고 있으니 결혼했어.



이게 무슨 개소리냐. 말이야 방구야. 저 말 듣고 내가 '오, 나도 그래!' 하면서 살아야 하는거냐, '오 겁나 땡큐' 이러면서 살아야 하는거냐. 또한, '아 그런거구나' 하고 체념하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진짜 뻐킹스런 상황이 아닌가. 저런 상황에 맞닥뜨리느니 그냥 내가 먹고 싶은 거 해먹으면서(오리, 부추김치!!), 와인이나 한가득 쟁여놓고, 에로영화(언제든 추천받아요)나 보면서 혼자 살겠다. 이 편이 훨씬 근사해!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서 이 소설속의 저 주인공들이 다 빌어먹을 놈이었다거나 한 건 아니다. 결혼에 있어서 저런 마음가짐을 가졌었고, 다들 다르게 늙어간다. 하하하하하. 그냥 저런 발언들을 보니 빡이쳐서...



이 책의 첫중편인 <결혼 상담소>에서는, 내가 이책을 통틀어 가장 좋아했던 문장이 나온다.


"방금 본 영화 말인데요, 예전에 봤을 때는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거려니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 그뿐이 아니라는 걸 알겠네요. 그게 그녀가 말하고 싶어 했던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해바라기>에서 두 사람 다 상대를 만나러 가잖아요? 그게 열쇠 인 것 같네요. 소피아 로렌이 소련가지 남편을 찾으러 가지 않았더라면 아무것도 알 수 없었을 것이고, 애매한 상태로, 어떤 의미로는 평온하게 시간이 흘러갔을지도 모르잖아요? 난 당신의 애인이나 소피아 로렌처럼 무언가를 찾거나 전해주려고 멀리까지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으니 실감할 수는 없지만, 그건 진심을 다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아주 먼 곳에 있는 상대를 찾아가 중요한 무언가를 전한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가치 있는 것 같아요. 성의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고, 상대를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렇게 함으로써 진심을 다할 수 있잖아요? 진심을 다한다는 게, 말 그대로 다 써버린다는 의미와 상대를 위해 뭔가 노력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그 두 가지 다 당신의 연인에게도, 소피아 로렌에게도, 그리고 소련에서 가정을 꾸린 원래 남편에게도, 물론 당신에게도 필요했던 게 아닐까 싶네요." -<결혼 상담소>, p.64-65 



성의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고, 상대를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죠, 라는 대사에서 그만 묵직해져버리고 말았다. 묵직한 무게감, 그게 가슴속에 차올랐다. 상대를 위해 뭔가를 노력한다는 것, 진심을 다한다는 것. 우리가 사랑하는 상대에게는 그것을 우리가 바라고 또 우리가 상대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나는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상대와 사랑하고 싶다.




"올라올 때 신사가 있었지? 거기에 약수터가 있단다. 맛있지? 인도, 잘 들어라. 뭔가 괴로운 일이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먼저 천천히 물을 마셔라. 그러면 일단 마음이 차분해지지. 탁한 물이나 냄새 나는 물은 안 돼. 이 물처럼 깨끗하고 맑은 물을 마셔야 한단다."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 p.85



물을 마시고자 요즘 엄청 노력중인데, 내가 마시는 물이 한 번도 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혹여라도 괴로운 일이 생긴다면 이 문장을 기억하고 싶다. 이 문장을 떠올리고 천천히 물을 마시고 싶다. 그럴 경우에 내가 정말 차분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무라카미 류'의 작품을 읽어본 게 몇 권 안되지만, 내게 그는 좀 변태..삘 나는 작품을 쓰는 작가로 인식되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런 소소한 인간들의 이야기라니, 읽으면서 놀랐다. 게다가 위의 어떤 인용문들도 그렇고, 내가 생각하는 바와 정확히일치하는 생각들을 글로 풀어 옮겨놨더라. 내가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서 일단 내 몫을 충실히 잘 살아갈 것. 류는, 자신의 소설속 '개'를 빌어 그 얘기를 전한다. 죽어가는 개, 보비 이야기다.



소생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하는 무력감에 사로잡힐 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생은 보비에게 배웠습니다.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보비는 말기가 되자 걸을 수도, 일어설 수도, 앉아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물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거겠지만, 그래도 살려고 한 것입니다. -<펫 로스>, p.283-284



우리는 일상의 매순간, 누군가에게서, 어딘가에서 이렇듯 무언가를 얻을 수도, 받을 수도, 깨달을 수도 있다. 그렇게 지속되는 게 삶이다. 



오늘 점심은 평양냉면을 (또!!) 먹기로 했다. 오후에는 스케일링을 받으러 갈것이다. 저녁 메뉴는 아직 생각해두지 않았지만, 뭔가 다이어트 식으로 먹어야겠다고 다짐을 (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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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7-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오리고기와 부추에 대해 먹고싶다, 신민아 목걸이에 대해 댓글을 달았었는데요... 배고픈 저를 반영하듯, 북플이 댓글을 먹어버렸더군요... 좋아요는 남겨두고서..흑 오리와 부추는 최고의 조합..!

저도 요즘 연애에 대한 얘길 많이 듣는데요. <나는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상대와 사랑하고 싶다.>는 말을 현실성이 없다거나, 로맨스만 꿈꾼다거나 하는 그런 얘기로 치부할 때 정말...! 나는 싱글로 행복한데 왜 내 행복을 재단해? 외로워 보여... 이런 말들 있잖아요. 맞아요. 사람인데 외로운 날 없겠어요? 근데 그 외로움을 즐길 때도 있단 말이죠.ㅋㅋ

사실 연애나 사랑에 대한 이상이나 조건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이렇다할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별 것 아닌 장면에 마음을 빼앗겨 사랑하게 된다거나 하는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가... 금사빠가 아니라서 ㅠㅠ;; (음식 제외) 다락방님 페이퍼는 항상 공감할 면이 많아여. 생각, 나눔, 음식에 대한 애정! 무라카미 류는 저도 변태;; 삘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작가는 좋은 문장을 쓰는군요. 오늘도 진심을 다하여 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평냉 파이팅입니다!!!

다락방 2015-07-14 17:58   좋아요 1 | URL
오리와 부추는 너무 좋죠! 순대국에 부추도 정말 좋아요. 그렇지만 오리에 부추가 더 막강하죠. 부추는 사랑입니다 ♡

저는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는 말을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랑을 아직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들한테도 찾아와봐야, 아, 이게 그 말이었구나 하겠죠. 제가 그랬듯이요.. ㅎㅎㅎ 싱글이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는 전제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된걸까요? 너무 병신같은 전제인것 같아요. 물론 싱글로서 외로울 때도 있지만, 그 외로움이 딱히 뭐 싫거나 하진 않은데요. 나름대로 즐겁고 나름대로 행복한데... 결혼했다고 자기들도 행복하기만 한게 아니면서. 킁 -_-

저는 금사빠..인것 같긴 한데요, 사랑에 빠지기 직전까지는 엄청 잘해주고 빠지고나면 좀 도도해지는 스타일이라고 제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쿨싴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제 평가는 제 연인의 저에 대한 평가와는 다르더라고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낮에 먹은 평냉은 정말 맛있었어요. 오늘은 만두 대신 제육과 함께였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아, 평냉은 사랑입니다. ♡

blanca 2015-07-1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결혼해서 행복한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았어도 행복했을 사람들이다,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이 책이 저는 무라카미 류의 책으로서 유일하게 읽은 거라 너무 아기자기하기하게 삶의 정수를 건드렸다는 생각에 다른 책도 검색해 보니 리뷰가 정말 다락방님 의견이랑 비슷하게 뭔가 좀 그렇다, 강하다, 안 맞는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그냥 이 책으로 족하기로 했어요.

평양냉면, 아직 개시 못한 저로서는 격하게 부럽네요. 저는 어제 이가 너무 시려 치과 갔다 마취하고 그 너무 세게 닦아 그렇다고 떼우고 아주 힘들게 치료하고 왔습니다. 열심히 닦으면 마모되고 안 닦으면 썩고 제 치아는 정말 할 말이 없게 만듭니다. 흑, 담 생에는 건치로 태어날래요.

다락방 2015-07-15 08:22   좋아요 0 | URL
네, 무슨 책이었지? 혼자 있을 때 행복한 사람들이 결혼해서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글을 봤었어요. 그럴거라고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물론 둘이 되고나서 훨씬 안정적이 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테고요, 저 같은 경우에도 연애를 할때는 좀 더 여유로워지는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제가 비연애중일 때 불행했다거나 외로움이 끔찍하게 싫었다거나 하진 않았어요. 자신들의 행복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 행복까지 관여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어제 스케일링 받았는데요, 전체적으로 치아 상태는 괜찮은데 양치 살살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위아래로 살살. 격하게 하면 안된다고요. 뭐, 누구나 다 양치는 살살 해야겠지만, 뭐랄까, 좀 더 어렸을 때는 양치 살살하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아서, 아 이빨도 늙어가나, 이런 생각을 잠시 했더랬습니다. 흑.

2015-07-14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15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5-07-1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요.
너와 나는 분명 다르죠.^^

다락방 2015-07-15 08:25   좋아요 0 | URL
네, 꿈섬님.
꿈섬님이 읽으시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의 `류`는 그전까지 제가 알던 `류`와는 다르더군요. 흣.

몬스터 2015-07-14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과 아이를 가지는 일은 신중 또 신중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인생에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니까요. 그리고 공감해요. 각자 삶에서 원하는 것은 다 다르죠.

평양냉면...으아...

다락방 2015-07-15 08:2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몬스터님. 결혼 또 아이를 가지는 일은 신중 또 신중해야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는 것도 남편과 나 만의 일이라고 보기엔 아이의 삶이 달린 일이라, 신중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각자 삶에서 원하는 게 다른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살기를 고려해본다면, 서로의 다른점을 일단 받아들이고 충분히 얘기하는 게 필요하겠죠.

평양냉면은 요즘 저의 패이버릿. 맛있어요. 꺅 >.<

스윗듀 2015-07-1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러블리한데다 멋지기까지...소신있는 의견에 감탄하고 갑니다. 저녁 메뉴 꼭 알랴주세요(감시) ㅋㅋㅋ

다락방 2015-07-15 08:2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어제 다이어트 식단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쑥스러움)
어제 간식으로 무려 `아이스단팥빵`을 먹었거든요. 단팥빵 안에 그러니까 팥과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개당 3,500원의 고칼로리!! 간식이었어요. ㅎㅎ 그래서 저녁엔 토마토 두 개 먹었어요. 오늘 아침 몸무게를 재기전 두근두근했는데, 몸무게는 그대로더라고요?

하아..부질없어.....부질없어요 ㅠㅠ

hellas 2015-07-15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읽다보면 꺼져 소리가 절로 나는 경우가 참 많아요. 혼자인 상태가 즐겁다는 것도 공감되고;) 류의 책은 저 역시 같은 의견인데 이 책은 많이 다른가봐요? 호기심 생기게>_<

다락방 2015-07-15 08:29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류의 신간이란 걸 알고는 당근 관심도 안가졌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이 책의 리뷰들을 여러차례 보노라니, 제가 알던 그 류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도전! 할만했어요. 헤헷.

2015-07-15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남의 얘기 자기편한대로 막 왜곡하지 마세요. 풉..

다락방 2015-07-15 08:30   좋아요 0 | URL
님하..그럼 내가 나 편한대로 왜곡하지 님 편한대로 왜곡합니까?
 
당신은 몇 시를 살아요?

 

 

 

 

 

 

 

 

 

 

 

 

 

 

 

 

 

센트럴 파크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홀든과 피비를 생각하고 싶었고 할과 로라를 떠올리고 싶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에 가면, 그 위에서 첫키스를 나누고 뉴욕이 아름답게 느껴졌다던 노래를 떠올리며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센트럴 파크를 갔고, 역시나 할과 로라를 또 홀든과 피비를 생각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에 가서는 이 위에서 저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름답게 보일 수 있겠지, 이 위에서 누군가와 키스를 했다면, 하고 생각을 했다. 

 

어딘가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데는 항상 어떤 이유가 있었다. 리스본은, 내게 프란세시냐 때문에 가고 싶은 곳이었다. 사실 꼭 리스본일 필요는 없었다. 포르투여도 됐다. 리스본이든 포르투든, 그곳은 포르투갈의 어디쯤에 속한 곳이고, 프란세시냐가 목적이라면 그건 어디여도 상관없을테니. 다만, 리스본이 더 친숙한 도시여서 리스본으로 가자, 생각했다. 그리고 이왕 리스본에 갈거라면, 리스본에 대한 어떤 낭만적인 생각도 곁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리스본에 가서 내가 먹고 싶었던 걸 맛있게 먹고, 그러나 틈틈이, 생각할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할과 로라를 떠올렸듯이, 그랬듯이.

 

그래서 이 책,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의 《리스본의 겨울》을 읽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이 책의 무언가를 리스본의 어디쯤에서 생각할 수 있겠지, 하고. 이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의 리뷰에서 '정작 리스본은 나오지 않는다'는 내용을 본듯해, 어쩌면 내 취지에 적절하지 않은 책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맙소사, 이 책은 내 취지, 그 이상의 역할을 내게 해주었다.

 

리스본은,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함께 가고자 약속했던 곳,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야만 했던 곳, 다다라야 했던, 바로 그곳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리스본이 있다는 사실이, 한 명은 그 곳에 가 있고 한 명은 아직 그 곳에 가있지 못한 상황이, 리스본을 더욱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주었다.

 

 

"리스본에 갈 거야."

나는 이 이야기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단지 이름들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리스본이라는 이름, 루크레시아라는 이름, 내가 아직까지 계속 듣고 있는 저 어둑한 노래의 제목 말이다. 한번은 비랄보가 진을 서너 잔 마시고 나서 기분 좋게 취해 내게 말했다.

"이름들은 음악처럼 그것들이 암시하는 존재와 장소들을 시간에서 분리하고, 소리에서 나오는 신비로움이라는 무기는 그것들이 현재가 되도록 만들어."

그래서 그가 리스본에 가 보지 않고도 작곡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도시는 그것을 아직 보지 못한 나에게 지금 존재하듯 그가 방문하기 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한낮에 분홍색과 홍토색이 감도는 도시, 바다의 광채에 대비해 가벼운 안개가 잦은 도시, 리스본, 어두운 기운처럼 그 음절에서 향기가 묻어나는 도시, 루크레시아 이름의 음정 같은 도시이다. (p.113-114)

 

 

리스본은 루크레시아와 비랄보의 도시이다. 리스본은 루크레시아와 비랄보가 만난 도시는 아니었다. 그러나 리스본은 루크레시아와 비랄보가 함께 가고자 했던 도시이다. 그러나 리스본에 닿기 까지 루크레시아는 독일에 있었고 비랄보는 스페인에 있었다. 루크레시아는 다른 어딘가를 떠돌기도 했고, 또 삼년이 지나 리스본에 가기 전, 스페인에 와 비랄보와 재회하기도 하지만, 리스본은 아직, 그들이 만나 함께 있던 도시가 아니었다.

 

나는 늘 그런 도시를 생각해보곤 했다. 여기에 있는 나와 다른 데 있는 그가 만나야 하는 어디. 그게 어디가 좋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커다란 세계지도 앞에 서서 그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짚어보고 또 가만, 내가 있는 곳을 짚어보고, 그리고는 어느 한 곳을 새로이 짚어 거리를 가늠해본다. 우리는 몇시간을 걸려 이 곳에 닿을 수 있을까. 그 도시는 어디여야 좋을까. 한때는, 오래전에는, 나 역시도 포르투갈의 어느 한 장소쯤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포르투갈의 어느 도시든 직항으로는 갈 수가 없어 마음을 바꾼 터다. 다시 세계지도 앞으로 가서 어디쯤이 좋을까, 생각하며 여기 저기 짚어보는 것이 적당한 도시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한 군데를 정해놓고서는, 내 일상을 기다림으로 가득 채워 살아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일찍 일어나 회사를 가지만, 내가 지금 설거지를 하지만, 내가 지금 숙취로 고생하지만, 언젠가 나는 '그곳'에 갈거야, 그곳에 가서 그를 만날 거야.

 

 

 

비랄보에게 삼년이 지나, 루크레시아로부터 연락이 온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는 한시간후에 만남을 약속하고 있었다. 삼년만에 만나는데, 한시간 후에 만날 수 있다. 약속 장소로 가는 비랄보는 이제, 걱정이 앞선다. 그토록 그리워하고 보고파했지만, 정작 만나게 됐을 때 찾아드는 두려움, 당연한 걱정.

 

 

루크레시아가 존재한다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확신이 들자 늦게 도착할까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또한 자신이 살찌고 활기를 잃었다는 것, 그녀의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가 없어져 버렸을 수도 있다는 것, 그녀가 상상하던 모습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에 겁도 났다. (p.95-96)

 

그녀는 그에게로 돌아온걸까?

그는 그녀에게로 돌아온걸까?

 

 

"왜 그 사람과 같이 있지 않아?"

"널 기다려야 했어."

"난 산세바스티안에 계속 있지는 않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야. 이젠 떠날 수 있어."

"내가 돌아올 줄 알지도 못했잖아."

"어쩌면 돌아온 것이 아닐 수도 있지."

"지금 여기 있잖아. 난 루크레시아고 당신은 산티아고 비랄보야." (p.102)

 

 

그와 그녀는, 늘상 기다림에 대해 얘기한다.

기다렸어, 그럴 리 없어, 기다렸어, 왜그랬어? 기다렸어.

 

 

"너랑 같이 가겠어. 기억 안 나? 예전에 항상 해외 도시로 함께 도망치자고 얘기했잖아."

"하지만 당신은 산세바스티안에서 떠나지 않았어."

"난 약속을 지키려고 널 기다린 거야."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는 없어."

"난 할 수 있었어."

"당신에게 그래 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나도 그렇게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야. 하지만 그것하고 내 의지는 별개야. 마침내, 요 몇 달은 내가 더 이상 너를 기다리지 않는 것 같았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지. 지금 이 순간도 난 널 기다리고 있어." (p.113)

 

 

그와 그녀의 운명은 어떤걸까? 그들이 삼년이 지나 재회를 하고나서, 그리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그들은 함께 리스본에 가게 될까? 아니, 누군가 먼저 가고 다른 누군가가 나중에 도착하게 될까? 그들은 결국 어떻게 될까? 어쨌든 함께 만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게 될까? 아니면 결국 리스본에서 재회한 그들은 다른 보통의 연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뜨겁게 사랑하고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다가 서로에게 안녕을 고하게 될까?

 

만약 그럴거라면, 헤어질거라면, 사랑을 왜 할까?

 

 

"날 봐. 난 그때의 내가 아니야. 베를린에 있던 내가 아니야. 그곳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쓰던 내가 아니라고."

"지금의 네가 더 좋아.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현실적인걸."

"아직 깨닫지 못한 거야."

루크레시아는 마치 환자를 보는 사람처럼 우울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모르는 거야. 한 주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닌 자그마치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 산티아고, 내가 떠났던 것이 이미 3년 전이란 말이야. 말해 봐, 도대체 우리가 며칠이나 같이 있었는지. 말해 보라고."

"자기가 말해 봐. 그럼 왜 레이디 버드에 오고 싶어 했는지." (p.119)

 

 

3년은 긴 시간이다. 1년보다 길고 2년보다 길다. 그러나 3년은 4년보다 짧고 5년보다 짧은 시간이다. 3년의 의미는 무얼까. 만약 2년이었다면, 1년이었다면, 그랬다면 루크레시아는 비랄보에게 '우린 길지 않게 떨어져 있었지' 라고 말했을까? 그 시간이 얼마가 됐든 루크레시아는 그걸 길다고 말하며 너는 현실적이지 않아,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야, 라고 똑같이 말하지 않았을까? 결국 떨어져 있었다는 것, 그게 너무도 큰 것이었지, 3년은,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나는 무언가, 어떤것을 저기 저곳에, 닿아야 할 것으로 정해두고 묵묵히 그것에 혹은 그곳에 닿기 위해 뚜벅뚜벅 걷는 사람이 좋다. 그리고 그들은, 그게 뭐가 됐든 결국은 행할 것이며 닿을 것이라 믿는다. 항상 원하는, 늘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사람은 그것에 닿기 위해 그쪽으로 신경을 쓰고 선택을 하고 방향을 틀기 마련. 그래서 나는, 결국은 원하던 바를 이루는 사람을 좋아하고, 결국은 원하던 바에 닿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항상 원하던 일이 내게 일어나는 거야. 그건 루크레시아와 한 호텔에 있는 거고 그녀가 한 시간 후에도 떠나가지 않는 거야. 내일 아침 눈을 뜨면 그녀는 나와 함께 있을 거야. 우리는 리스본에 가는 거야.' (p.146)

 

 

비랄보가 항상 그것을 원한다면, 나 역시 비랄보에게 그 일이 일어나기를 작은 마음 보태어 함께 바라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간절한 마음이었다. 리스본에 당신들 두 사람이 머물기를, 한 호텔에 있기를, 한 시간 후에도 누구도 떠나지 않기를, 눈을 뜨면 상대를 볼 수 있기를.

 

'에피톤 프로젝트' 의 노래 <회전목마>가 생각난다.

 

다시 바람은 불고/우린 함께 있으니

 

 

 

 

 

 

 

 

 

 

 

 

에피톤 프로젝트를 좋아하지만, 이 앨범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를 딱히 좋아하진 않았다. 그 전과 그 후의 앨범들이 훨씬 훠어어얼씬 좋았다. 그러나 지난번 콘서트에서 에피톤 프로젝트가 '시차'를 부를 때, 울림이 있었다.

 

지금쯤 그대는 몇 시를 사는지,

 

이 가사가 그냥 훅- 와서 콘서트에 다녀와서는 김행숙의 시를 찾아보기도 했었다. 먼댓글로 링크했지만, <당신이 지진이라면>이라는 시였다.

 

https://youtu.be/10qJenNpFp4

 

 

그때 콘서트장에서 저 노래를 들으면서, 아, 나는 그 사람이 몇 시를 사는지 알지 못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이번 콘서트에서 에피톤 프로젝트는 또 이 노래, <시차>를 불렀다.

 

지금쯤 그대는 몇 시를 사는지,

 

아, 그러자 갑자기 이 노래의 울림이 더 커졌다. 지난번 콘서트때의 기억이 훅- 오면서, 아, 맞아, 나는 그때 콘서트장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사람이 몇 시를 사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었지, 라고. 그리고 이어서 생각했다.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고. 그 사람이 몇시를 사는지, 이제는 알고 있다고. 시간을 흘렀고, 바람은 다시 불었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은 이번 콘서트 전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콘서트에서 부를 노래를 신청받았다. 그때 나는 <눈을 뜨면>을 신청했다. 신해철 장례식에 다녀온 다음 날 이 노래를 들으며 코끝이 찡-했다는 사연을 짤막하게 써서. 어쩌면 눈을 뜨면을 불러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고 콘서트장을 찾았다. 지난번 콘서트에서 불러주지 않아 내심 서운했던 터다. 그런데 이번엔 신청곡을 받았고, 신청했으니, 어쩌면, 어쩌면 불러주지 않을까?

 

 

그리고 차세정은 이번에 <눈을 뜨면>을 불러줬다. 그러자 그만 내가 신청했던 기억이, 그보다 더 전에 신해철의 장례식장에 다녀와 이 노래를 듣고 코끝이 찡했던 기억이 연달아 떠올라,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주섬주섬,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닦았다. 이 좋은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닦다니, 나도 참 나다. 그래서 이번 콘서트가 무척 좋았다. 그간 에피톤의 콘서트를 가서 싫었던 적은 없었지만, 이번 콘서트는 더욱더 좋았다. 나는 진심으로 모든 노래들을 감사히 들었고, 또 진심으로 박수를 쳤다. 콘서트가 끝나고나서는 가슴속에 사랑이 가득 차, 세상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같이 콘서트에 갔던 친구도 이번 콘서트는 유독 좋았다고 말했다.

 

 

 

세상은 넓고 사람도 많다. 이곳과 저곳의 시간은 다르게 흐르고, 나와 같은 사람은 지구상에 누구도 또 없다. 나는 여기있고 이 시간을 산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출근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는 틈틈이 다른 도시를 또 다른 시간을 생각하고 바라기도 한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 닿고 싶은 상대가 있다는 것, 다른 시간에 대해 그리워한다는 것, 그리고 기다린다는 것. 이런 것들이 내 삶을 채우고 있다는 것이 나는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주는 게 아니다. 내가 그렇게 되게 만든다. 내가 그쪽을 향해 움직이고 선택하면서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에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한다. 간절히 원하는 것에 닿았다면, 항상 원하던 것을 손에 쥐게 되었다면, 그렇다면 거기엔 우주가 아닌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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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해당도서 2만원이상 큰 맘먹고 주문완료했는데 증정품으로 키홀더가 안떠, 이상해서 잽싸게 취소하고 이벤트 페이지 들어가보니 3만원으로 금액이 바뀌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살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기회의 여신은 뒷머리가 없다고 며칠전에 칠봉이가 어디서 들었다고 해준 말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제 그냥 낚아채서 사버렸어야 되는건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알라딘아 이러기 있긔없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 빡쳐서 내가 사, 말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2만원어치만 살랬는데 3만원으로 바뀌면, 3만원어치 사느니, 그냥 5만원어치 사야될 거 아냐 (읭?)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50709_chang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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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7-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키링도 하루 있다가 금액 올렸던 기억이... 다락방님 역시 사기로 하셨군요 짝짝짝 그리고 토닥토닥

다락방 2015-07-10 15:43   좋아요 0 | URL
네, 하도 구매자가 많아서 올렸었다고 트윗인가에서 본 기억나는데, 이번에도 그랬나봐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2015-07-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3만원으로 바뀌었어요????? 이건 진짜 말도안된다 저도 며칠 이따 사려고 장바구니에만 넣어뒀는데!!!!!!!!

다락방 2015-07-10 15:43   좋아요 0 | URL
네 3만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며칠 이따 사면 놓치는 그런 키링입니다. 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몰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 며칠있다가 또 4만원 되는거 아닌가 몰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름 2015-07-1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뭐 이책 저책 10만원어치를 샀어여. 매쉬백과 그리스 신화 신들의 계보도와 분홍 키링을 모두 받기 위해. ㅠㅠ

다락방 2015-07-10 17:41   좋아요 0 | URL
아니, 여름님. 십만원어치라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 2015-07-1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리아스 있는데 또 샀다면 믿으시겠나요?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5-07-10 17:53   좋아요 0 | URL
믿기 때문에 슬퍼요, 여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여름 2015-07-10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을 고소하고 싶어요. ㅠㅠ 굿즈를 빌미로 삼아 있는 책도 사게 만들다니

다락방 2015-07-13 09:00   좋아요 0 | URL
여름님!!!
아, 제가 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nomadology 2015-07-10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신이었어요? 뒷쪽 머리가 없는 반 대머리 할아버지 신 인줄로만 알았는데.

다락방 2015-07-13 09:01   좋아요 0 | URL
앗, 대머리 신이라고 했던것 같은데 제가 여신으로 둔갑시켜 버렸네요 ㅋㅋㅋㅋㅋ

스윗듀 2015-07-1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ㅏㅏㅏㅏ 저도4만원되기전에빨리사야겠어요ㅜ 알라딘 진짜 밉다!!!!

다락방 2015-07-13 09:01   좋아요 0 | URL
하아- 저는 주문하였고 이제 마음을 비웠습니다. 어차피 주문할 거였으면 2만원일 때 할걸 ㅜㅜ

스윗듀 2015-07-13 09:06   좋아요 0 | URL
전결국5만원채웠어요...토닥토닥

다락방 2015-07-13 09:07   좋아요 0 | URL
저는 3만원 조금 넘겼어요...(소심)

transient-guest 2015-07-11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엄청난 구매에도 불구하고 해외구매는 아무런 사은품 혜택이 없어요. -_-: 이 기회에 집단난동이라고 부려볼까요??ㅎㅎ

다락방 2015-07-13 09:02   좋아요 0 | URL
아..키링 같은 것도......안오나요? ㅜㅜ
키링 같은 건 보내줘도 될 것 같은데 .. orz

그렇게혜윰 2015-07-12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결심이 무너지셨군요ㅋ

다락방 2015-07-13 09:03   좋아요 0 | URL
제 결심이 무너지리란 걸 그렇게혜윰님은 알고 계셨죠? 네?

그렇게혜윰 2015-07-13 09:04   좋아요 0 | URL
다음부턴 그런 결심을 안하게 된답니다ㅋㅋ

다락방 2015-07-13 09:07   좋아요 0 | URL
전 또 하겠어요! 불끈! 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5-07-13 09:08   좋아요 0 | URL
이번달에 구매를 또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어요ㅋㄷㅋㄷ

다락방 2015-07-13 09:10   좋아요 0 | URL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버럭)
 

어제 퇴근무렵. 복도에서 타부서 임원을 마주쳤다. 임원님은 본인 부서에 뭔가 일거리를 주고 나오신 모양이었다. 나를 보고는 약간 멋적게 웃으시며 '야근 시켜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란다. 이 부서는 야근이 잦다. 지난번에도 임원님께 금요일인데 일찍 좀 보내주세요, 퇴근 좀 일찍 좀 시켜주세요, 라고 말했는데 나의 말따위..여튼 어제도 그 말을 임원분이 나에게 하기가 무섭게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야근 시키지 말고 직원들 일찍 좀 보내주세요.



그러자 임원님은 '그러고 싶은데 일이 많아서' 라고 하시더라. 흥!


여튼 그리고 그 부서에 볼 일이 있어 찾아가니, 그중 K 사원이 '차장님!' 부르더니 양손 엄지를 치켜든다. 내가 웃으며 왜그래요, 라고 하다가 방금 임원과의 대화가 생각나서 '들었어요?' 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차장님이 최고에요' 한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아침. 사무실 내 책상 위에는 이런 게 놓여있었다.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직원이 놓아둔 것이라 한다. 조낸 고마웠나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그런 거 겁나 잘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튼 그래서 다른 직원들이 내 밑에서 일하는 직원을 부러워하는가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좀 짱인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 상사 없으면 막 내 밑에 직원 집에 보내고 출근 안시키고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렇게 고칼의 간식을 주면 내가 고맙냐 안고맙냐. 하아- 내가 다이어트 중인데 이걸 어떻게 먹어. 그렇지만..날이 더워...곰팡이 필 지도 모르는데, 그냥 썩게 내버려 둘 순 없지. 먹을 거 상하게 하면 안돼, 나는 어쩔 수 없이, 정말이지 하는 수 없이, 진짜말이지 더는 다른 도리가 없으니까, 봉투를 뜯어 가지고서는, 그래도 다이어트 중이니까, 절반을 훅- 덜어서 다른 직원에게 건넸다. 


마시썽-




이 세상 상사들이 다 나만 같으면 이 세상이 훨씬 더 살기 좋아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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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5-07-0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장?

과장 아니었어요?ㅎㅎ

다락방 2015-07-09 12:24   좋아요 1 | URL
진급했죠. 세월은 흐르기 마련이니까요. ㅎㅎ

아무개 2015-07-0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말 술안주로 초코별 당첨!
아...오늘 회식이니까 고기먹고 가는 길에 사먹어야겠당 크흐흐

일본에서는 공무원부터 일찍 퇴근하기 제도를 시작했다고 해요.
4시반인가 그렇던데.
우리나라는 또 한 10년쯤 지나야 가능해지겠지요.

다락방 2015-07-09 14:40   좋아요 1 | URL
초코별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파는 과자인가봐요. 세븐일레븐 마크가 봉투에 있었던 것 같아요. 천 원이라고 가격은 써있고요. 초코맛이 물씬물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는 10년이 지나도 불가하지 않을까요? 뭐가 됐든 뭘 하든, 대통령을 잘 뽑아야 돼요. -_-

무해한모리군 2015-07-0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상사 인정 ㅎㅎㅎㅎ

다락방 2015-07-09 14:41   좋아요 0 | URL
오 감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15-07-0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과자 정말 사랑스럽네요. 초코별이라니!!!

다락방 2015-07-09 14:4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다 먹었숑!

세실 2015-07-09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나보다 더 멋진 상사로 인정합니다!
보슬비님ㅎ 달콤한 초코별에서 온 상사라니^^ 이뻐라~~~
그나저나 다요트 3킬로 빼는건 죽을만큼 힘들지만 3킬로 찌는건 한 순간이라는거...흑!

다락방 2015-07-09 15:46   좋아요 0 | URL
세실님이야말로 멋진 삶을 살고 멋진 직업을 갖고 계신 멋진 관장님이시죠. 히힛.

네, 그나저나 3킬로 빼는 건 어마어마하게 힘들지만 찌는건 겁나 쉽죠. 심지어 달콤하기까지 해요. 엉엉 ㅠㅠ

꼬마요정 2015-07-0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ㅎㅎ 저도 초코별 받고 싶지만... 흠.. 혼자 씁쓸해집니다...

다락방 2015-07-09 15:47   좋아요 0 | URL
초코별을 받을 수 없다면 그냥 사 먹으면 됩니다!!! ㅎㅎㅎㅎㅎ

감은빛 2015-07-09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진 차장님이시군요~~

제 상급자도 저에게 늘 야근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회의시간에는 엄청난 양의 일을 던져주고,
평소에도 문자와 이메일과 카톡으로 일을 던집니다.
모든 일에는 마감시한이 있게 마련이죠.
이래놓고 야근하지 말라는 말은 왜 하는지 궁금합니다. ㅠㅠ

다락방 2015-07-09 15:48   좋아요 0 | URL
아니, 야근하지 말라면서 일을 주는 건 무슨 심뽀죠? -_-
문자랑 이메일, 카톡으로 일을 주다니...으르렁-
그 상사분은 어디가서 얘기하겠네요.
나는 우리 직원들 야근하지 말라고 해, 야근 안시켜.... 하아-


세상에 멋진 상사는 참 드문것 같아요, 감은빛님. ㅠㅠ

sijifs 2015-07-09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상사님입니다!!! 추천!!!

다락방 2015-07-09 15:4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제가 멋진상사임을 인정합니다. 인정!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5-07-09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나 인기만점 다락방님^^

다락방 2015-07-09 16:10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ㅋㅋㅋㅋㅋ

nomadology 2015-07-0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하신 차장님..

다락방 2015-07-10 09:02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해도 제가 좀 훌륭함에 가까이 닿은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가 원한다면, 네가 원하는 때에















분쿄 구 센고쿠에 사는 평범한 주부인 내 처제(서른다섯 살)가 갑자기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닌다는 건, 솔직히 말해 그럴 필요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길거리에서 외국 사람이 뭘 물어보면 어떡해요"라는 게 그녀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유인데, 그런 경우를 과연 '필요'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정말 분간하기 어렵다. 일본도 세계화되고 있으니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도 옳은 말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다 외국 사람이 길을 물으면 그냥 "I'm sorry. I can't speak English"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싶다.

그리고 외국 사람이 길을 묻는 일은 삼 년에 한 번꼴도 없지 않나요?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지난 십 년 동안 외국 사람이 내게 길은 물은 적은 고작 한 번이다.)그 때문에 일부러 영어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시간을 심히 비경제적으로 쓰는 말이 아닐까?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인생에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자기 마음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또 지금 유행하는 유아 영어 교실이라는 것도 잘 모르겠더군요. 우리 조카도 그런 데 다니고 "Thank you very much" "You are welcome" 하는 말을 조잘거리는데, 이게 필요한 것일까요? 어렸을 때의 어학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 또 할 말이 없지만,평범한 여섯 살 아이가 왜 2개 국어를 해야 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모국어도 잘 못하는 어린아이가 표층적으로 2개 국어를 좀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재능이 있거나 혹은 필요가 생기면, 굳이 어린이 영어 교실에 다니지 않더라도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영어 회화쯤이야 반드시 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먼저 나라는 인간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국어를 통한 진정한 회화가 거기서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 회화 역시 거기서 시작 된다. (pp.150-151)



남동생 회사가 나의 회사 근처에 있어서 출퇴근 시에 남동생 차를 타고 함께 움직일 때가 있다. 보통은 퇴근때 라디오를 들으면서 같이 가곤 하는데, 최근에는 출근길에도 남동생 차를 타곤 한다. 남동생 차를 타면 책을 읽을 수 없고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내리는등의 활동을 일절 할 수 없지만, 십오분 쯤 더 침대에 누워 있어도 되고, 겁나 편안하다. 가장 큰 단점이 '내리기 싫다'는 정도. 내가 내려야 할 곳에 이르면 아, 내리기 싫다, 하고 절로 말하게 된다. 크- 그러다보니 항상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와도 회사에 도착하면 배고프곤 했는데, 그게 없어졌다. 이젠 사무실에 도착해도 배가 안고파...뭐, 이러다 잠시 후에 또 고프겠지만.. -0-


출근길에 남동생은 퇴근길과는 달리, EBS 의 영어교육방송을 틀어놓는다. 그러면 함께 그 방송을 듣게 되는데, 영어 공부야 뭐 평생의 숙제이니 내가 마다할 리가 없지만, 나는 오늘, 내가 영어로 듣는 것을 꽤 싫어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나는 영어를 잘 듣는 사람도 잘 말하는 사람도 잘 읽는 사람도 아니다. 못하는 축에 가까울텐데, 그러다보니 영어로 구성된 문장을 들을라치면, 내 안의 집중력을 백프로 풀가동 시켜야 한다. 백프로 풀가동 시키면 백프로 이해가 되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그 중에서 내가 이해하는 건 한 30프로 정도 될까. 그나마도 가장 기본적인 단어들을 내가 알고 있기에 때려맞추는 식일텐데, 이 집중력 백프로 풀가동은 꽤 피곤한 일이다. 그러니까 나의 모국어로 누군가 말을 한다면, 나는 그 말에 백프로 풀가동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들리며 이해가 된다. 물론 다른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면 모국어라 할지언정 들리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들을 수 있다는 거다. 집중력 30-40프로만 가동하면 내가 때꾸할 수 있을만큼 내 안에 상대의 말이 닿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문장과 글자 자체'를 텍스트로 인식은 가능한 것. 잠깐 시간이 지난뒤에, 아 그거, 하면서 대꾸할 수 있다는 거다. 그렇지만 영어의 경우는 다르다. 영어는 집중력 백프로 풀가동을 해야 고작 30프로 정도가 무슨 뜻인지 이해될 뿐이고, 혹여라도 집중력을 70프로 정도로 맞춘다면 단어 몇 개만 들리는 정도이며 30-40프로로 낮춘다면 단어 하나 조차도 들리지 않는 채 그저 외계어만 된다. 알아들을 수 없는 기괴한 단어의 나열.... 듣고 이해하고자 할 때마다 집중력을 풀가동 시켜야 한다는 건 진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일이다. 뇌가 쪼개지는 것 같아... 그래서 옆에 앉아 같이 듣는 남동생에게, 야, 뭔 말인지 조금이라도 이해할라면 집중력 풀가동 시켜야 돼, 겁나 피곤하지 않냐, 하는 말을 하곤 했었다. 그러던 오늘.



그 방송의 이름은 모르겠는데, 여튼 원어민 한명과 본토발음을 쓰는 (아마도)한국인 한 명이 또 영어로 방송을 하고 있었다. 물론 한국어도 섞어서 한다. 왼쪽 모서리는 어떻게 말하면 될까요? 하면서. 나는 숫제 집중력을 0에 맞춰둔 채로 내 생각하기에 바쁘다. 저기에 있는 호프집은 수제맥주를 만드는구나, 칠봉이랑 가봐야겠다, 수제맥주가 요새 맛있지, 안주는 피자로 해야 되는데 씬피자가 낫겠어, 둘이 먹으면 두꺼운 건 너무 크잖아, 씬이면 페퍼로니지, 접어서 먹으면 손가락 뜨거워,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런데 방송에서 갑자기 팝송이 들린다. 이 방송은 다음 코너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팝송을 틀어주는데 꼭 한 곡 완전히 틀어주질 않고 중간에 끄더라. 여튼 귀에 익은 팝송이 들리자 신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 이 노래나 계속 끝까지 틀어줬으면 좋겠다. 영어로 그만 씨부렁거리고.




그러자 남동생이 말했다. 이 노래 뭔데? 몰라. 그래서 나는 아이폰의 시리를 돌려 노래를 알아냈고, 이어 남동생은 내게 이렇게 물었다.



누나 이 영어들이 씨부렁거린다고 생각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 말 듣고 나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내가 그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동안 이 영어 방송이 씨부렁거린다고 생각한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란 인간 Orz



그나저나 시리가 찾아준 노래가 뭔지 링크할랬는데... 기억이 안난다. 시리가 찾아줬던 음악이란 걸 어떻게 다시 확인할 수 있지? 제기랄...



암튼 앞으로도 남동생 차를 타고 올것이냐 지하철을 탈것이냐는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지하철의 좋은점: 많이 걷는다, 소화가 잘된다, 책을 읽을 수 있다

남동생차의 좋은점: 편하다. 겁나 편하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인생 매 순간은 선택을 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편한 걸 맛본 이상 편하지 않은 걸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갑자기 미카 생각이 난다. 미카가 앨범이 잘 팔리고 성공한 가수가 되어 호텔에 머무르자, 그의 엄마가 '예술을 하는 사람이 편한 걸 알게되면 더이상 예술을 하기 힘들지 않겠냐' 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는데(이렇게 저렴하게 말하진 않았고 정확한 워딩이 생각나지 않는다), 어머니의 그 말을 듣고 미카는 자신이 원래 살던 집으로 들어갔다 했다. 물론 고생을 사서 할 필요는 전혀, 전혀, 네버 없지만,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는 게 나에게 더 좋은 것 같고, 내 육체가 편히 쉬기 위해서는 남동생 차를 타는 게 나을 것 같으니. 아아- 나도 모르겠다. 내일 일은 또 내일 일어나봐서 생각하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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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7-0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옆부서 검열 나왔는데 한국여자가 영어 엄청 잘하네요.
아 나는 언제쯤 저렇게 영어로 씨부렁 거릴수 있을까요 흑흑흑흑

2.비가 오늘 날만 남동생차 타기는 어떻습니까?


다락방 2015-07-08 13:50   좋아요 0 | URL
오늘 영어방송 들으면서 들리는 발음대로 따라해보려 했지만 절대 안되더라고요. 야, 이 발음 왜 안되냐, 했더니 남동생이 안돼 안돼 라고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영어는 영원한 숙제 ㅠㅠ

안그래도 내릴 때쯤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헐 우산도 없는데..했는데 남동생 차에 우산이 두 개나!! 그래서 한 개 들고 내렸어요. 편했어요. ㅠㅠ 게을러지기 딱 좋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apsyong 2015-07-0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분과 사이가 참 좋으신듯 해요. 제 주위 남매들과는 아아주 많이 다르네요 ^^ 저라면 더운날 추운날 눈오는날 비오는날 동생차 탈 거 같아요 ㅋㅋ

다락방 2015-07-09 12:15   좋아요 0 | URL
아 네. 저는 남동생과 여동생과 엄청 친해요. 세상에서 제일 친해요. 삼남매가 막 같이 놀러 다니기도 하고 그랬어요. ㅎㅎ 여동생은 술을 잘 안마시지만 남동생은 술을 저처럼 좋아해서, 각자 친구들 만날 때 막 같이 끼어서 놀기도 하고 그래요 ㅋㅋㅋㅋㅋ

오늘은 남동생이 회식 있어 차를 안가져간다고 해서 저는 대중교통을 차고 여느때처럼 출근했습니다. 힛.

blanca 2015-07-0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남동생이랑 근처 회사라니 너무 행복하겠다, 부러워요.

다락방 2015-07-09 12:15   좋아요 0 | URL
네 그래서 근처 밥집 공유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5-07-09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 지하철은 좀 힘들어요.ㅎㅎ 땀도 많이 나고.. 언어는 걍 그 나라에 이민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듯..ㅎ

다락방 2015-07-09 12:15   좋아요 0 | URL
여름 지하철은 땀도 많이 나고 땀냄새도 많이 나고 ㅠㅠ
외국어가 이민가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면, 이민가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가 없는 건가요. ㅠㅠㅠ

transient-guest 2015-07-10 05:35   좋아요 0 | URL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고, 조금씩 적셔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여기 온지도 오래되어서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5-07-09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승진하려면 영어점수를 내야하는데 저는 올해!!!! 내야해요 어쩌죠 ㅠ.ㅠ

저는 특정한 상황에서만 갑자기 영어가 잘되요. 1. 술에 취했는데 눈앞에 멋진 영어를 말하는 사람이 있다 2. 굉장히 다급한 상황에 꼭 영어로 의사표현이 필요하다(화장실이 급하다거나) 이럴땐 왠지 모르겠는데 문법까지 완벽한 영어가 나와요.... 평소엔 정류장 어딨니?뭐 이런 질문에도 막 망설여 지는게 대답을 못한다는 --;;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왤까요????

다락방 2015-07-09 12:17   좋아요 0 | URL
저는 승진하기 위해 영어테스트를 보는 직장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지금 막 휘모리님 댓글 보고 듭니다. ㅠㅠ 만약 그랬으면 저는 계속 사원이었겠죠. 이나이가 되어도.. ㅠㅠ

저는 특정한 상황에서도 영어는 잘 안되고요, 외국 나가면 그냥 단어로만 얘기해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사실 먹을 거 먹고 탈 거 타고 마실 거 마실 수 있으니까 굳이 영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요. 이만큼만 해도 살아지긴 한다...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