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1년에 발행되었으며 현재 품절도서다. 나는 이 책을 오래전부터 중고알림 신청해두었었는데, 며칠전에 알림문자가 오더라. 그래서 오오, 하고는 주문하려다가 책 소개를 봤는데, 100개의 프로포즈 이야기를 담은 책이란 거다. 어? 그렇다면 프로포즈만 계속 나오는건데, 내가 왜 이런 책을 알림신청해놨지? ....알 수가 없네? 왜 이게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있었던거지? 다른 사람들 프로포즈 얘기를 내가 알아서 뭐한담? 하고는 구매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른 중고책과 달리 이 책은 알림메세지가 오고 사흘이 지나도 안팔리고 있더라. 흐음. 그래, 한 번 보자, 싶어서 주문했다. 그리고 읽었다.


일단 오타가 많고 문장이 어색한 것도 많아 좀 서투른 책으로 보인다. 백 개의 청혼 이야기를 읽는 건 지겹고 유치할거라 생각했는데, 사실 유치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더라. 아마도 자신의 프로포즈 이야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그 프로포즈는 대부분 단 한 번뿐인 소중한 경험이며, 그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일거란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좀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연애중인 대부분의 여자들이 너무나 간절히 다들 남자친구의 프로포즈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는 대부분 남자가 프로포즈한 이야기가 실려있지만 여자가 프로포즈 한 이야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기억하기로는 한 개였나... 도대체 언제 청혼할거냐, 라고 남자에게 묻고 압박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아니, 기다리지말고 그럼 자기가 하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같이 살자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도 또 너무나 잘 알겠다.


너무나 많은 여자들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공개적으로 프로포즈 받는 걸 좋아하는 걸 보고 좀 놀랐다. 공개석상에서는 거절이 더 불편할 것 같아 나는 싫은데, 음, 어쩌면 상대가 거절하지 않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있어서 공개석상에서 했을 수도 있겠다는, 그러니까 잠재적 합의 같은게 있었을 거라고도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남자들이 프로포즈를 했는데, 하아-, 프로포즈에 대한 남자들의 그 어마어마한 노력에 일단 응원의 박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수고들이 많다. 어떻게 특별하게 할까 고민하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여자친구에게 감동은 줘야겠고, 가장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야겠고... 레스토랑에 가서 직원들의 협조를 바라는 것은 기본이고, 여행가서 하겠다고 파리며 미국의 비행기 티켓을 끊는 사람도 있고, 아름다운 절벽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아는 사람을 총동원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디가 좋을까 계속 고민하다 처음 만났던 데를 고르는 사람들도 있다. 저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그런 이벤트를 했을 걸 생각하면, 어휴, 진짜 힘들겠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고민했을 게 눈에 보여서 아마도 프로포즈를 받았던 여자들을 그렇게나 감동에 젖어 울었던 것일 거다. 내 앞에 내밀어진 다이아몬드 반지보다, 그 반지를 준비해서 여기까지 왔을 그 남자의 마음, 그것이 아마도 울렸겠지.



백 개의 케이스가 실렸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변호사인 여자친구에게 법정에 죄수복을 입고 나타나 프로포즈한 남자친구였다. 이거 좀 웃긴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좀 별로인데 특이함. 잊혀지지 않을 것 같긴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장 프로포즈 장소로 부러웠던 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었다. 뉴욕 시티 캔 비 쏘 프리티~ 프럼 어 벌스 아이 뷰~ 비코즈 업 데어 예 댓스 웨어~ 아이 퍼스트 키스트 유~ ♪ 내가 이 노래 너무 좋아서 스물아홉에 뉴욕에 갔고, 그렇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까지 갔건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아직도 키스를 못해봤네.. 비자는 만기됐고.....



익스트림 의 <when I first kissed you>


공개석상의 프로포즈도 별론데, 더 별로인 건 음식에 반지 넣는 프로포즈다. 아 제발 음식에 반지 좀 넣지마!!



18. 샌드위치 속의 약혼 반지


남자 친구와 나는 점심거리를 사러 우리가 즐겨 가는 레스토랑에 들렀다. 나는 평소대로 구운 쇠고기와 치즈, 마요네즈를 끼얹은 양상추와 토마토로 속을 채운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우리는 음식을 가지고 근처에 있는 올케네 집으로 갔다. 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외투를 벗을 겨를도 없이 샌드위치를 덥석 베어 물었다.

하지만 나는 이내 씹는 걸 멈추고 말았다. 뭔가 아주 딱딱한 게 씹혔기 때문이다. 빵을 들어올려서 자세히 살펴봤더니 양상추 위에 약혼 반지가 올려져 있었다.

그제야 남자 친구는 활짝 웃으며 나보고 자기 아내가 돼 주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물론이지" 라고 말하고 나서 엉엉 울었다. 

행복해서이기도 했지만 이빨이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우린 4년 전에 결혼했고, 지금도 점심 때는 그 레스토랑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즐겨 먹는다.


-뉴욕 브롱크스에 사는 셜리 모랄레스 (p.56)



이거 보니, 일전에 얼음 속에 반지를 넣어 마음을 고백했던 여자가 나오는 뮤직 비디오가 생각났다. 지금은 '린'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세진'의 <굿바이 마이 프렌드>란 노래다. 이 노래, 내가 참 좋아했더랬다.



이세진의 <굿바이 마이 프렌드>



그래도 다른 사람들의 프로포즈 이야기를 내내 읽노라니, 뭔가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작가들(기획하고 이 책을 낸 이는 세 명이다)은 뭔가 독자들이 큰 감동을 받기를 바란 것 같고 또 예상한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큰 감동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읽다가 울컥 하기도 했다. 역시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서로를 원하고 또 함께 다정한 걸 보는 건 좀 좋은 것 같다.


어제 친구랑 대화중에 우연찮게 영화 [어바웃 타임] 얘기가 나왔고, 우리는 결혼식 장면에 대해 얘기했었다. 여자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남자를 위해 신부 입장곡을 남자가 좋아하는 노래로 선택했던 장면에 대해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여자가 입장하기 전, 손과 입모양으로 이 노래를 너 때문에 골랐다고 말하던 장면, 그 장면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얘기했다. 그러자 친구는 오늘 아침 그 장면을 링크해 보내주었다.



<어바웃 타임> 결혼장면



아, 다시 보고 다시 듣는데 너무 좋다. 어제 프로포즈 백 개를 읽었겠다, 이런 결혼식 장면까지 보고나니 아우 그냥, 마음이 막 부농부농해지는구나...핑크핑크해.......





나도 프로포즈했다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당시 어디에서 봤는데 그 마을 전통은 결혼하면 신랑이 신부를 업고 엄청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더라. 그래서 그거 링크해주면서, 이거 하자 그랬다가 거절당했다. 



뭐,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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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11-2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저 보고 하시는 말씀인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

다락방 2015-11-20 11:04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5-11-2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나몬드 반지 때문에 ˝예쓰!˝ 한거 같은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바웃 타임> 빨간 웨딩드레스도 좋았고, 폭우 맞으면서 하는 웨딩 파티도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크. 이번주말엔 이 영화를 다시봐야겠네..


요즘 집에서 영화고르는거 마다 실패. ㅜ.ㅡ 감 떨어졌어요..;;


다락방 2015-11-20 11:07   좋아요 0 | URL
음, 뭐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다이아 아니어도 뭔가 나랑 살고싶다는 말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감동이 올듯. 청혼에 너무 애쓰는 거 보니까 어쩐지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진짜 힘들겠다 이 사람들... 하고.

어바웃 타임 저 장면 다시 보는데 좋더라고! 맥블리 엄청 사랑스럽잖아요! >.<
뻔한듯 하면서도 참 좋은 영화였어요. 나도 다시 보고 싶네...

무해한모리군 2015-11-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개프로포즈는 저도 부끄럽다고 생각하지만, 그 부끄러움과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나랑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해주는 건 틀림없이 감동적일거 같아요. 나를 엄청 소중하게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틀림없이 울어버릴듯.

그래도 프로포즈도 좋지만 평소에 예쁘다, 소중하다, 사랑한다 이런 말을 많이 하는 거 더 좋은거 같아요. 집앞에 갑자기 남자친구가 찾아와서 막 집에서 있는 차림으로 나갔는데 엄청 사랑스런 눈길로 `보고 싶었어. 오늘 너무 예쁘다`라고 말해주는거 같은. 나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의 나를 예쁘다고 말해주는 건 역시나 엄청 행복한거 같아요.

다락방 2015-11-20 14:10   좋아요 0 | URL
저는 공개프로포즈를 받는 입장에 대해 생각했었고요, 그럴때는 부끄러움보다 강압적인 것 때문에 거부감이 컸어요. 공개석상의 프로포즈는 어쩐지 거절해서는 안된다는 강압적 메세지를 던지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상대방이 거절하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기에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 물론 그 확신이 잘못될 수도 있겠지만요. 휘모리님 말씀처럼 부끄럽기도 하겠네요. 음.. 네, 맞아요, 부끄럽고 수줍어도 저랑 같이 있고 싶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무릅쓰는 거네요. 프로포즈는 어떻게 해도 울어버릴 것 같아요.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고 말이지요.


맞아요, 평소에 소중하게 대해주는 거. 나를 아낀다는, 나를 소중히 여긴다는, 나를 예뻐한다는, 나를 좋아한다는 마음이 계속계속 들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서운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이요. 그런게 좋죠. 그런데 저는 집 앞에 말없이 찾아오는 건 좀 싫어요. 예정에 없이 찾아오면 ... 역시 꼭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느껴져서.. -_- 말하고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0-
 















알리란 인물이 왜 대단한건지 몰라서 예전에 '윌 스미스'가 주연한 영화 [알리]를 극장에 가서 봤더랬다. 당시의 내게 영화는 지루했고 그래서 나는 꾸벅꾸벅 졸았다. 졸다가 정신을 차려 봤던 장면에서 챔피언이었던 알리는 군대에 안간다고 했던가 하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챔피언이 되었고. 나는 영화의 전반적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고 왜 알리가 군대에 안갔는지, 왜 욕을 먹었는지, 그리고 왜 대단한지 모르는 채 지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냈다.















시사인에서 내가 가장 즐겨읽는 코너, 건성건성 읽어도 꼭 빠뜨리지 않는 코너가 <김형민 PD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이다. 역사를 개뿔도 모르는 내게 참으로 유익한 코너이며 또 재미도 있다. 그런 이 코너에서 이번엔 알리에 대해 말해주더라. 오래전 영화를 봤음에도 알리를 모르던 내게, 김형민은 자세히 알려주었다. 김형민의 글을 읽노라니 아, 그때 그게 그런 장면을 뜻하는 거였구나, 싶으며 뒤늦게 영화를 이해하게 된 기분이었다.



절정의 세계 챔피언이던 시절, 그는 미국이 발을 잘못 들였던 베트남 전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징병을 거부해.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아. "내가 왜 베트콩과 싸우는가. 그들은 우리를 검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만약 내가 군대에 입대해서 베트콩과 싸워 2200만 미국 흑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할 수 있다면 미국 정보는 나를 징집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일 내 발로 입대할 테니까." -<시사인 제426호, 김형민 피디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中



아, 그때 알리가 거부한 게 징병이었구나. 징병을 거부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구나. 아, 알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이었구나. 나는 이제야 그가 왜 사람들에게 영웅 대접을 받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러나.



대가는 참혹했어. 그는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했고 3년 반 동안 경기조차 참가하지 못했으니까. 프로권투 선수에게 3년 반의 공백이란 네가 3년 반 동안 글자 한 자 들여다보지 않고 대학 시험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큰 타격이야. 하지만 알리는 이를 이겨내고 서른두 살에 여덟 살이나 어린, 헤비급 역사상 최고의 강펀치 조지 포먼을 꺾고 다시 챔피언이 됐단다. 1981년 은퇴하면서 그는 이런 말을 남기지.

"자유와 정의, 평등을 위해 싸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시사인 제426호, 김형민 피디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中




김형민 피디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우리나라의 야구선수 최동원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나는 야구에 관심이 1도 없고, 그래서 최동원이란 선수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 



최동원의 진가는 절정의 슈퍼스타이면서도 자기보다 못한 처지의 선수들을 잊지 않고 그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앞장서 나섰던 데에서 더 영롱하게 빛났단다. 1988년 그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구성에 나서. 선수들끼리 조직을 만들어서 그 권익을 지켜보자는 취지였지. 슈퍼스타 최동원이 협의회 결성에 앞장선 이유는 프로야구 2군 선수들의 아픈 현실을 알게 되면서였어.

"2군 포수가 내 공을 받아준 적이 있습니다. 수고했다고 고기를 사줬는데 얼마 만에 먹는 고기인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선수 연봉이 300만원(당시 2군 최저 연봉)이었습니다"(박동희 야구 전문기자 인터뷰 중). 그 돈으로 2군 선수는 자신의 장비까지 사가며 발버둥치고 있었고 구단은 이들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 최동원은 이렇게 생각하게 돼.

"내가 최고 연봉을 받는 것도 뒤에서 고생하는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음지에 있는 동료들을 위해 내가 먼저 움직이겠다." 참 쉬워 보여도 세상에서 가장 힘든 생각 중의 하나지. 잘 나가는 이가 반대쪽 걱정을 한다는 건. -<시사인 제426호, 김형민 피디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中



그렇다. 잘 나가는 이가 반대쪽 걱정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동원은 단지 걱정만 했던 게 아니라, 움직이고자 했다. 그들을 위해서. 내가 이렇게 된 것도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 라는 걸 아는 사람이었던 거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참 이상도 하지. 형편 나쁜 사람들을 돕는 행위가 자신의 불이익이 될 거라 생각하다니. 아니, 불이익이 아니다. 불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인 것이다. 



최동원은 선수협의회 결성에 발 벗고 나섰어. 하지만 제멋대로 선수들을 부리지 못할 것을 우려한 프로야구 구단들의 '악랄한'(이 표현은 조금도 과하지 않아)방해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 선수협의회를 주동했던 최동원은 평생 벗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롯데 자이언트 유니폼을 벗어야 했고, 머지않아 은퇴해야 했단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투수를 코치로 초빙하는 구단조차 거의 없었어. "감히 구단에 반항을 시도한 자"를 용납할 수 없었던 거지. 무하마드 알리에게 병역 기피자의 딱지를 붙였던 미국 정부처럼 말이야. -<시사인 제426호, 김형민 피디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中




시간이 흘러 알리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다시' 금메달을 받는다. 챔피언이었지만 흑인이란 이유로 쫓겨나 화가 난 알리가 강물에 던져버렸던 과거의 금메달이다. 그걸 훗날 다시 받게 되는 것. 그러나 최동원은 구단의 사과를 받지도 못했고 병상에 누운채 숨을 거뒀다고 한다. 


부끄럽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당시에 잘못인지 모르는 채로 어떤 일을 진행시켜버리다가 치명적 결과를 맞닥뜨릴 수도 있고. 물론 처음부터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민해서 가장 최상의 결과, 모두가 좋아할만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완벽한 과정으로 완벽한 길에 이르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것이 실수였다면, 자신의 잘못임이 드러났다면, 그렇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구단은 최동원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어쩌면 자기 확신에 빠져 사과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런지도 모르겠다. 부끄러운 일인데, 당사자는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모를까봐, 그게 더 겁난다.



그렇다면,

알리와 최동원은 왜 앞에 나섰을까? 도대체 어째서 자신의 온몸으로 그동안 자신의 성과를 부인하고 또한 멸시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나? 알리가 인종차별 반대에 앞장서지 않았다면 또 최동원이 2군 야구선수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지 않았다면 그들 개인의 삶은 평탄하게 흘러갔을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불이익을 당해가며 그들은 행동하고 움직였을까?



얼마전에 읽은 [마션] 의 이 부분이 생각난다.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와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 세기 동안 꿈꾼 행성 간 교류의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등산객이 산에서 길을 잃으면 사람들이 협력하여 수색 작업을 펼친다. 열차 사고가 나면 사람들은 줄을 서서 현혈을 한다. 한 도시가 지진으로 무너지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구호품을 보낸다. 이것은 어떤 문화권에서든 예외 없이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는 나쁜 놈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내 편이 되어주었다.
멋지지 않은가? (p.597-598)






또 [개인주의자 선언]에서의 이 부분도.




길 건너 통인시장이 보였다. 집에 있는 애들 생각이 나서 복잡한 시장통을 걸어 명물 기름떡볶이를 한 움큼 샀다. 그런데 등뒤로 한 여자분이 뛰어가며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를 불렀다. "윤아, 윤아." 그러다 어느 신사분과 부딪혔나보다. "죄송합니다, 아이를 잃어버려서요. 죄송합니다." 그러곤 아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나는 내 새끼 줄 떡볶이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떠올렸다. 이 범상한 무심함 때문에 우리가 잃은 것들을 말이다.

뒤늦게 나는 시장통을 뛰어 쫓아갔다. 아이가 멀리 가지 않았기를 속으로 빌고 빌었다.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는 떡볶이집들을 지나고, 도시락을 든 채 반찬을 골라 담는 사람들을 지나, 시장통이 끝나는 곳에 그 여자분이 인형같이 자그마한 여자아이를 꼭 끌어안고 앉아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말을 건넸다. "애를 찾으셨네요. 다행이에요." 여자분은 환하게 웃었다. "네, 고맙습니다."

집에 돌아가며 생각했다. 한 개인으로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p.278-279)





알리와 최동원이 행동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결심을 하고, 말을 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 이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니까. 또한 그들 개인이 움직여봤자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멸시만 당하고 불이익만 당했지.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행동했던 것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 한 사람이 큰 힘을 낼 수는 없지만,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큰 힘이 될 수는 있으니까.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가는 길은 힘들 것이고 그러다 숱한 장애를 만나겠지만, 또한 무수히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겠지만, 가지 않는 것보다는 가는 게 역시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 문유석 판사도 자신의 글에서 그렇게 말했다.



팔짱 낀 채 `한계` `본질` `구조적인 문제` 운운 거창한 얘기만 하며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진짜 용감한 자는 자기 한계 안에서 현상이라도 일부 바꾸기 위해 자그마한 시도라도 해보는 사람이다. 어떤 통속적인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아래 대사를 듣고 그 통찰력의 깊이에 놀란 일이 있다.

냉소적으로 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Anyone can be cynical.
담대하게 낙관주의자가 되라구 Dare to be an optimist.(p.268)




나는 무서운 것도 많고 쪼그라들기도 잘하는 사람이라 담대한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팔짱 낀 냉소주의자는 최소한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그럴 수 있을지 여전히 모르겠다. 그래서 어제부터는 그런 생각을 했다. 실패도 두렵고 실수도 두렵다. 그러나 실패와 실수를 맞닥뜨렸다는 건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거다. 비틀거리고 휘청거리겠고 쓰러지고 무너지기도 하겠지만, 실패와 실수가 겁나서 제자리에 있지는 말아야겠다고. 이런 생각을 하고서는 스스로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음, 나는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인간이야. 내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인간이지. 잘 컸어...



그나저나, 이번호 시사인에 현대가 재벌3세의 인터뷰가 실렸던데(사회적 기업을 해서 화제가 된 인물-정경선-이란다), 문득 이런 재벌들은 어디가야 만날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그 만난다는 게 데이트하고 싶다 이런 게 아니라, 존재의 확인이랄까. 얼마전에 내가 그 '존재를 아는' 부잣집 남자가 역시 부잣집 여자를 사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부잣집 남자는 나랑 관련1도 없고, 다시 말하지만 내가 그 '존재를 아는'것에 불과한데,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대학에 다녔는데, 대체 어디서 부잣집 여자사람을 만나 사귀게 되었을까? 그들에겐 내가 모르는,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따로 만나는 루트가 있나? 아니면 이 평범한 대학 안에서 나 부자인데 으음, 저기서 다른 부자의 냄새가 나는군, 하고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나?? 신기하네. 왜 내 주변엔 부자가 없지? 사귀었던 남자들중에도 부자가 하나도 없었고, 부자가 다 뭐야, 심지어 나보다 가난한 남자들이었는데...., 친구들 중에도 부자가 없고,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도 부자가 없어... 어쩌면 이렇게 부자가 없지? 세상엔 이렇게 나처럼 부자 아닌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왜 세상은 부자를 위해 굴러가지? 부자는 어딨지? 설마...내 주변인들중에 부자이면서 부자가 아닌척 서민 코스프레 하는 사람이 있는걸까? 뭐, 그렇다는 거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아침에 밥대신 샐러드를 먹고 왔는데, 크- 이거 ... 의미없네. 출근하자마자 배가 너무 고파서 일단 사과좀 먹고 그러다 또 배가 고파서 지금 한줌견과에 물 한 잔 마셨다. 이러다 또 금세 배고파 지겠지..샐러드의 의미는...뭐양? 없는 거양? 어제도 샐러드를 아침으로 먹고서 회사 와가지고는 유통기한 이틀 지난 초콜렛에다가(그것 밖에 없었엉..) 토스트에다가 견과류에다가 ... 점심 전까지 쳐묵쳐묵 했는데...... 샐러드는.....의미가 없는거닝? 아니, 샐러드에 닭가슴살과 베이컨도 들어갔는데...어째서 그렇게 의미가 없엉???? 샐러드, 너의 존재 가치는 뭐닝??? 아아, 허기, 나의 동반자여... 나에게 부자친구는 없지만 허기는 늘 옆에 있다...돌아서면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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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1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ㅋㅋ `송곳`으로 시작해서 `헝거게임`으로 마무리하는 다락방님 멋져요!!!!

다락방 2015-11-12 14:56   좋아요 0 | URL
점심을 먹고 한참을 졸았네요. -0-
제가 생리전에 진짜 폭풍졸음 쏟아지거든요. 안그러려고 우먼스 타이레놀도 한 알 먹었는데 엄청 졸았네요. 아, 이놈의 잠! ㅎㅎㅎㅎ 배고프거나 졸리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뽈따구 2015-11-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 우리의 챔피언
허기, 나의 동반자

어째 운율이 딱딱 떨어지는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5-11-12 14:5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운율 좋네요. ㅋㅋㅋ

이놈의 허기는 무슨 지가 제 베프인줄 알지 뭡니까! ㅎㅎㅎㅎㅎ

2015-11-12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2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5-11-1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눈물 나네요. 알리도 최동원도.. 인형같은 아이도.. 의미없는 샐러드도 ㅎ ㅜㅜ

다락방 2015-11-12 14:59   좋아요 0 | URL
작게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싶고
크게는 이 나라가 대체 국민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싶어요...

그런데..샐러드 먹으면 살 빠지는 거 맞아요, 건조기후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테레사 2015-11-12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눈물나요..요즘은 그냥 자주 격해져요..가슴이 무너지듯..격해지면서 눈물이 나네요..그런 그가 너무 일찌기 가서 마음이 아픈건가..싶기도 하고...그냥..세상이 너무 각박해서 이런 이야기가 더욱 그리운건지도..그래서 마음이 격해지고..뜨거워지고..눈물이 나는건지도..

다락방 2015-11-12 15:00   좋아요 0 | URL
가을이라 감정이 더 격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을이란 계절이 주는 느낌이 좀 쓸쓸하지 않아요? 날도 추워지고 그러니 마음에도 스산한 바람이...

마음 잘 다잡읍시다, 테레사님. 단단해지고 강해집시다. 물론, 눈물이 날 땐 울고요. 그리워할 땐 그리워하고요.

단발머리 2015-11-1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로 생각거리를 주는 페이퍼예요.
최동원씨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자세한 이야기는 처음이예요.
정말 훌륭한 분이신데, 많이 안타깝네요.

결국은 아는 것보다 용기,라는건데, 용기가 참... 쉽지가 않아요.

일단 샐러드 말고 밥을 먹은 후에, 그 어렵다는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요? ㅎㅎㅎ

다락방 2015-11-12 15:02   좋아요 1 | URL
저는 몰랐는데...제가 알지 못하는 데 세상의 곳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는 사람들도 있고, 나쁜 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요, 단발머리님. 그래서 이 세상이 유지되고 굴러가고 그러는 것 같아요. 문유석 판사가 자신의 책에서 인간을 버티게 해주는 게 인간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우리는 결국 인간 때문에 힘들고 인간 때문에 행복하고..그런 것 같아요.


점심으로는 풍족하게 밥을 먹었더니 쿨쿨 자고 싶어요. 이놈의 회사... Orz

꼼쥐 2015-11-12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만간에 김형민 pd의 광팬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다락방 님 덕분에 말이죠.
저는 매일 아침 산에 오르는데 요즘은 너무 어두워서 조금 겁이 나기도 합니다. 다이어트 목적은 아니고 그냥 산에 가면 맘이 편해져서. 출근 전에 내려와야 하니 늘 바쁘게 다니긴 하지만...

다락방 2015-11-12 16:07   좋아요 1 | URL
시사인의 저 코너 정말 좋아해요. 문제는 제가 읽고나서 그 다음엔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죠. 저의 기억력은 왜이렇게 형편없을까요? 그래서 학창시절에도 암기과목을 못했던 것 같아요. ㅠㅠ

출근전에 산에 다녀오신다니..저도 그러고 싶긴한데, 저는 출근하기 위해서 집에서 육시이십분에 나와요...그 전에 산에 갔다오는 건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요. 지금도 다섯시반에 일어나는 거 너무 싫어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거든요. 엉엉 ㅠㅠ

transient-guest 2015-11-13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요가 오는 소리가...-_-: ㅎㅎ 시사인을 정기구독할 수 있는건 부럽습니다. 요즘은 한국에 사는 분들이 부럽지는 않은데 말이죠.ㅎ 저도 그냥 혼자 욕이나 하지 행동으로 옮기려면 모든게 너무 복잡해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모든 것을 리셋한다는게 쉽지는 않죠.

다락방 2015-11-13 08:48   좋아요 1 | URL
샐러드를 먹는 게 최소한 저한테는 아무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생긴대로 먹고 살아야지 무슨 샐러드를 먹겠다고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사인 정기구독 너무 좋아요! 저는 티븨 뉴스도 안보고 인터넷으로도 뉴스를 보지 않기 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걸 시사인으로 확인하는 게 전부이긴 해요...그렇지만 이걸 읽는 건 분명 필요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지런히 보고 있어요. 다 읽지는 못하지만.

transient-guest 2015-11-13 08:50   좋아요 1 | URL
그나저나 이번 시사인 표지의 얼굴이 자꾸 거슬리네요. 보톡스빨 장난 아니게 빵빵한 면상이 말이죠..-_-: 세월호 참사때 사라진 7시간이 사실 주사맞던 때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요. 진지하게 프로포플 같은거 맞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감은빛 2015-11-13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향이 부산이고, 아버지가 엄청난 야구광이라 어렸을 때 최동원 선수 경기를 여러번 봤어요.
정말 괴물이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단한 선수예요.
롯데가 84년 우승할 당시 6경기 출전해서 4승 1패를 했는데,
이 기록은 아마 절대 갱신할 수 없을 거예요.
보통 선발 투수는 한번 등판하면 3~4경기를 쉬거든요.
마무리 투수는 투구수를 조절해가며 연속 등판이 가능하지만,
선발 투수는 한번 등판하면 7회 이상 던지기 때문에 어깨에 무리가 가죠.
당시 롯데는 한국시리즈에 최동원 선수를 매 경기 등판 시켰는데,
보통 투수는 이렇게 던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죠.
그런데 6경기 등판해서 4승이라니!

당시 선수협 결성 때문에 롯데에서 제일 실력있는 투수와 타자가 다 삼성으로 쫓겨났죠.
최동원 선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롯데가 자신을 버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대요.
롯데를 위해 가장 헌신적으로 노력했던 선수, 가장 뛰어난 선수를 버린거죠.
롯데 팬들은 엄청나게 욕을 했죠.

또 하나 재밌는 사실은 최동원 선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메이저리그 등록 선수라는 점이예요.
당시 병역 문제 때문에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는 못했지만,
최초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선수이죠.
아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면 롯데에서처럼 혹사 당하지 않고 오랫동안 멋진 모습을 보여줬을 거라고 믿어요.

롯데에는 참 비운의 선수가 많아요.
최동원도, 박동희도, 임수혁도
아 눈물 나네요. ㅠㅠ

다락방 2015-11-16 08:25   좋아요 1 | URL
아,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이기도 했군요. 그런데 정말로 아까운 선수를 롯데는 내쫓았네요. 가장 헌신적으로, 가장 뛰어난 선수를 말이죠. 야구 실력도 대단했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지 않은 사람들까지 생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놀라워요. 사실 사람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이잖아요. 그런 사람인데 너무 안타깝네요..

좋은 선수, 좋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시스템 때문에 너무 아깝게 사라져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났다고해서 나아지지도 않는 것 같고요. 나쁜 시스템이 왜이렇게 오래 살아남을까요? 게다가 지금은 사실 더 나빠져가고 있잖아요.

이 나라가 참 아픕니다, 감은빛님. 너무 후졌어요. 주말 내내 이 나라가 얼마나 후진 나라인지만 실감했어요.
 

꿈에 노래를 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고, 텔레비젼에서는 한 팝페라 남자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노래의 내용은 대략 '그대가 떠난다면 내가 슬플(아플)것이다', '그대가 떠난다면 내 마음도 가져가라', '그대가 떠난다면 고이 보내드리겠다' 인것 같았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꿈속에서 나는 아이폰을 찾아 시리에게 물어보려고 했다. 시리야, 저 노래 뭐야? 라고. 그러나 노래에 대해 묻기도 전에 잠에서 깼다. 아직 머릿속에 노래를 기억하고 있던 나는 일어나자마자 폭풍 검색을 했다. 그대가 떠나신다면, 그대가 떠난다면 등등의 검색어를 네이버와 구글에 넣어봤지만, 이남이의 노래와 오래된 가곡만 나오더라. 아아, 팝페라 가수가 부른 거였어, 되게 좋은 노래였어. 이런 노래들이 아니었어... 그렇지만 찾을 수 없었다. 답답했다. 가수 이름도 노래 제목도 또 정확한 노래 가사도 떠오르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 노래를 찾지 못했다. 슬픔...


이 노래 없는 노랜가? 꿈에서만 들은 노랜가? 꿈에서 어떻게 들었겠어? 아는 노래니까 나오지 않았겠어?


아 모르겠다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슬픔.....




어제는 대단한 딥빡침이 찾아왔다. 경비로 일하시는 아버지가 매주 한 번씩 인터넷 강의를 들으셔야 한단다. 나의 아버지로 말할 것 같으면 컴퓨터를 켜고 끄는 것도 모르시는데...아니, 나이 많은 어르신들한테 이걸 필수적으로 들으라 하니 너무한게 아닌가 싶었다. 스맛폰 사용 방법도 익히셨으니 뭐 컴퓨터 켜고 끄는 거야 가르쳐 드린다면 시간이 걸려도 익힐 수 있긴 하겠지만, 그건 우리 아버지의 경우고, 자식들과 함께 살지 않는 노인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런 경비 아저씨들이 수두룩하다던데...

여튼, 그렇게 아버지 교육 1주차를 처음 듣게 해드리는데, 듣기 전과 듣고 나서 질문이 나온다. 답을 해서 인증을 하는건데, 강의를 듣기 전과 듣고나서 테스트를 하는 거다. 강의는 대략 20분 못되어 끝나고 나는 강의 동안에만 자리를 비우고 아버지께 들으시라 말씀드렸다. 그런데 이 문제들이... 하아- 딥빡침을 몰고 온거다. 알아 들을 수 없는 범죄 전문 용어에, 심지어 그 용어에 이름을 붙인 사람의 이름은 영어로만 표기했더라. 내가 두 번 읽어도 이해 안되는 어려운 문장을 어떻게 아버지가 이해한단 말인가. 질문이 이해가 안되는데 답을 어떻게 해. 내가 하도 빡이쳐서 그때 캡쳐 한다는 걸 까먹었다.. 그 문장들을 여기에도 올려야 하는데..여튼, 문제를 아버지랑 두 번 읽어보다가 소리내서 크게도 읽어봤는데도 뭔 말인지 모르겠어서... 아버지 이 말이 이해가 돼? 했더니 아버지가 욕을 하시며 하나도 모르겠다시더라. 하아- 나도 모르겠는데 씨발.. 이걸 무슨 교육이라고 아놔...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는 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야 하는 게 아닌가. 범죄 예방 교육 이런거 하는 거던데, 취지가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지 않나. 그거 멀뚱멀뚱 앉아가지고 듣기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거기에 들었음 인증한다고 해서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고뭔 말인지도 모르는데..아 이사람들 진짜 .. 이거 누가 만든건지... 경비아저씨들의 나이와 근무시간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걸 1도 이해하지 못한 행위가 아닌가. 배려도 없고 상식도 없고 .. 그래놓고 우리는 교육을 시켰고 그들은 교육을 받았다..같은 소리들을 지껄여대겠지.. 아 딥빡침이 몰려온다.. 혼이 비정상이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그리 순간순간 행복을 잘 느끼는지 깨달았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사람이고 또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행복한 순간이 잘 찾아오는 거다. 사람들은 도처에 많으니.



최신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행복으 쉽게 설명한 전문가의 책이 있다.  서은국 교수의『행복의 기원』이다. 그는 미국에서 오래 연구한 심리학자로, 인간이 느끼는 행복에 관하여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용되는 연구자의 한 사람이다. 

서교수에 따르면, 행복감이란 결국 뇌에서 느끼는 쾌감이다. 뇌가 특정한 종류의 경험들에 대해 기쁨, 즐거움, 설렘 등의 쾌감을 느끼도록 진화한 것이다. 그런데 실증적 연구 결과, 인간이 행복감을 가장 많이, 자주 느끼는 원천은 바로 인간이었다. 가족, 연인, 친구, 동료…… 인간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가장 많은 쾌감을 느끼는, 뼛속까지 사회적인 동물이었던 것이다. 돈은 어느 정도의 문화적 생활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그룹의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사회성이 높은 외향적인 성격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모든 생명체처럼 인간에게도 생존과 번식이라는 유전자의 명령이 핵심 과제다. 오랜 진화 과정에서 인간에게 생존과 번식에 가장 필수적인 자원은 동료 인간들이었다. 그러니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활동, 즉 동료 및 이성과 어울리는 활동을 할 때 뇌에서 쾌감이라는 보상을 주어 이를 촉진시키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p.51)



내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이런 모든 것들이 내 행복에 닿는 길이어서 그런 것이다. 서은국 교수의 책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나는 불행하고 짜증난 것에 대해 얘기하는 데 더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좋은 일은 없나? 순간 순간 좋은일이 많이 있을텐데? 라고 의문을 갖곤 했었는데, 그건 내가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그랬는가 보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찾기 때문에 더 자주, 더 빈번하게 행복을 느꼈었는가 보다. 물론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수시로 느끼지만, 그러므로 나는 인간으로부터 서운함과 속상함도 느낀다. 어쩔 수 없다. (잠시 절망중)




이 책의 저자 문유석은 현직 판사이다. 신해철보다 나이는 한 살 적단다. 아마 어딘가에 칼럼을 기고하는 모양인데, 책을 읽다보면 그가 독서도 굉장히 많이 하고 영화도 열심히 보는 사람임을 알겠더라. 그래서 그로부터 많은 사색을 하고 또한 약자의 편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어느 정도 명예나 힘을 지닌 사람이 하는 짓이라는 건 갑질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그런 사람이 주변에도 있다), 이렇게 회식도 싫어하고 술도 잘 못마시고 동굴에 숨고 싶어하면서도 소소하게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하는 것이 내 주변인물 같다 느껴져서 좋다. 게다가 대체적으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내가 동의할 수 있는 생각과 의견을 말해준다. 영화 [위플래시]에 대해서도 그랬다.




'이런 교수법이 허용가능한 것인가? 학생의 재능을 끝까지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럴 필요도 있는 것인가?'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으로 곧장 연결시키면 곤란하다고 본다. 당연히 허용 안 되지!

그렇게 몰아붙인다고 다 경지에 오르는 것도 아니며, 그렇게 몰아붙이지 않아도 경지에 오르는 이도  많다. 천재, 광기, 극한의 노력, 악마와의 거래 등은 매력적인 서사의 소재일 뿐이다. 악마와의 거래를 언급하고 보니 이 영화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주는 교수 역의 J.K. 시먼스가 선량하고 내성적이던 주인공을 음악적 성공에 미쳐 모든 걸 내던지도록 몰아붙이는 과정은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의 거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성취,성공에의 열망은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어서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나는 저만큼 충분히 노력하고있는 걸까? 미치지 않고는 미치지 못한다는데……'라는 식의 자기계발 강박증으로 소비하는 것은 위험하고 유해한 감상법이라고 본다. (p.44-45)




아직 다 읽진 못했고 몇몇 부분들엔 고개 끄덕이며 동의하고 공감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경향은 심지어 과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신념의 페미니스트들 중에는 선천적인 양성 간의 차이 일체에 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성차별이라며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러니까 당연한 거다'가 아니라, '그러니까 더더욱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우선 정확히 우리 존재와 그 작동 원리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라는 말은 그러니까 성범죄도 이해해줘야 한다는 결론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러니까 더더욱 그로 인한 위험성을 통제하기 위한 정교하고 강력한 장치들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p.199)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알겠지만,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다'라는 전제가 틀렸다.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듯이 여성의 성욕도 본능이다. 나는 남자와 여자의 성별에 신체적 차이가 없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평균적으로 키가 크다는 것, 힘이 더 세다는 것등은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렇지만 '남성의 성욕은 본능이다'는 그것과 다르다. 여성의 성욕도 본능이다. 남자가 여자랑 자고 싶은 것처럼 여자도 남자랑 자고 싶다. 다만 어릴때부터 여자들에겐 그걸 감추도록 하는 교육이 더 많이 실행되어져 왔다. 어릴때부터도 남자의 성욕은 본능이란 말을 듣고 자라고, 여자들은 그래선 안되는 것 같은, 그러면 음탕한 여자가 되는 것 같은 환경이다보니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는 여자들의 수가 현저히 적을 뿐이다. 어쩌다 여성도 성욕이 있다, 강하다는 식의 발언을 할라치면, 그걸 잽싸게 잡아서는 성희롱으로 연결 시키려고나 하고. 그러므로 남성의 성욕이 본능이다 라는 것은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왔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의 성욕으로 말하자면, 결코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다. 이길 자신 있다구!!



맥클린톡은 수컷을 요리조리 피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넓을 경우, 암컷들은 수컷이 삽입한 뒤 펌핑을 하는 중간에도 밀착되었던 몸을 빈번하게 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교미가 너무 빨리 끝나지 않도록 조정한다는 의미였다. 원숭이나 쥐를 비롯한 동물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수컷이 사정할 때까지 밀착과 교미 그리고 분리와 재밀착을 여러 번 반복한다. 따라서 실험이 보여준 것처럼, 교미 과정을 길게 연장하고 싶은 암컷은 다른 방법으로는 수컷의 교미 시간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교미를 중단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모든 행동들, 수컷을 유인하고 교미 시간을 연장하기 위한 행동들은 다음의 두 가지를 의미한다. 바로 암컷의 의지와 성욕이다. - 대니얼 버그너, [욕망하는 여자] 83쪽



미나는 무대에서 또 다른 불균형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시버스가 피험자들에게 발기하지 않은 나체의 미소년이 해변에서 돌을 던지는 장면을 보여준 뒤, 혈류측정기를 통해 발견한 것과 일치하는 점을 명료하게 짚어냈다. "여성의 몸은 흥분했을 때나 아닐 때나 똑같이 보이죠. 반면에 발기되지 않은 남근은 곧 성욕이 일지 않았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의 몸은 언제나 가능성, 즉 섹스에 대한 의사를 품고 있어요." 그리고 여성이 품고 있는 그 의사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대니얼 버그너, [욕망하는 여자] 108쪽




















초반에 신해철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신해철을 좋아하는 판사라니, 어쩐지 좀 좋다. 신해철을 좋아한다면 어쩐지 세상을 바르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거라는...그런 선입견이 내게는 있다. ㅎㅎ 신해철을 좋아하는 판사라니, 좋은데? 하면서 읽고 있다. 수시로 책을 읽는 판사인 것도 좋다. 무엇보다 사소한 것을 고민하려고 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말'에 대해서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나 역시 계속 생각했다.



법관들도 말에 대해 주의하고 반성하기 위해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다. 그때 배운 것이 있다. 데이의 「세 황금문」이다.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p.136)



돌이켜보니 나는 세 문을 거치지 않은 채로 말한 적이 아주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저 세 문을 거치지 않고 내게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리고 그럴 때 나는 바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혔으며 상대 역시 내게 상처를 줬던 것 같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하기 전에 그것이 참말인지, 필요한 말인지, 친절한 말인지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 겠다. 일상적인 대화 자체를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내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타인에게 혹여라도 타인이 부탁하지 않았던 말을 하게 될 때 그래야겠다. 물어볼 때 대답하는 건 조언이지만 묻지도 않았는데 얘기하는 건 잔소리라고 하던데, 대체적으로 타인에게 향한 말들중 대부분이 조언이란 껍데기를 둘러 쓴 잔소리가 아닐까. 사실 저 '세 문'에 대한 예시로 뚱뚱한 사람에게 충고하는 말을 예시로 들었던데, '진심으로 친구의 비만을 걱정해 충고하고 싶다면 말을 잘 골라서 친절하게 해야 한다' (p.136) 는 것도 나는 좀... 뭐, 그렇다. 친구의 비만에 내가 친절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점은 대부분 당사자가 가장 잘 인식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할까 묻지 않는 이상 비만에 대해서도 내가 먼저 나서서 어째라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친구의 비만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안들에 대해 진심으로 상대를 걱정해서 말한다기 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게 옳고 바르다는 데서 오는 강압이 아닐까 싶은 거다.





토요일에는 여러명의 사람들과 술을 마셨다. 대낮부터 마셔대가지고 주말 내내 온 몸에 술이 돌아다니는 것 같더라. 몸을 짜면 술이 나올 것 같아. 술을 많이 마시면 몸 안의 알콜 기운을 뽑아내기 위해 땀을 흠뻑 내고 싶어지는데, 주말에 비가 와서 산에도 못갔고, 조카들이 와서 사우나도 못갔고, 귀찮아서 운동도 안했더니....아직도 몸 안에 알콜이 싹 빠진 것 같지가 않아. 덕분에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사흘동안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있다. 아마 오늘도 계획대로라면 안마실 것이다. 내일은...초큼 마시게 되겠고, 모레는 퍼마시게 되겠지만... -0-



글이란 게 생각나면 그때그때 바로 써야지, 나중에 쓰겠다고 생각하다보면 다 까먹게 된다... 쩝....





길 건너 통인시장이 보였다. 집에 있는 애들 생각이 나서 복잡한 시장통을 걸어 명물 기름떡볶이를 한 움큼 샀다. 그런데 등뒤로 한 여자분이 뛰어가며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를 불렀다. "윤아, 윤아." 그러다 어느 신사분과 부딪혔나보다. "죄송합니다, 아이를 잃어버려서요. 죄송합니다." 그러곤 아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나는 내 새끼 줄 떡볶이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떠올렸다. 이 범상한 무심함 때문에 우리가 잃은 것들을 말이다.

뒤늦게 나는 시장통을 뛰어 쫓아갔다. 아이가 멀리 가지 않았기를 속으로 빌고 빌었다.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는 떡볶이집들을 지나고, 도시락을 든 채 반찬을 골라 담는 사람들을 지나, 시장통이 끝나는 곳에 그 여자분이 인형같이 자그마한 여자아이를 꼭 끌어안고 앉아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말을 건넸다. "애를 찾으셨네요. 다행이에요." 여자분은 환하게 웃었다. "네, 고맙습니다."

집에 돌아가며 생각했다. 한 개인으로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p.278-279)

송교수는 사실 이공계에 가는 것이 맞지 않았나 할 정도로 수학, 과학을 좋아하고 잘했다. 나같이 썰, 구라, 뻥, 요령아 강한 전형적인 문과생과는 다른데 왜 법대에 갔는지…… 그는 법대 1학년 때 물리학과에 가서 양자역학 수업을 듣고, 경제학과에 가서 미시경제학 수업을 듣는 등 희한한 행동으로 화제가 되곤 했다. 설마하니 정말로 공부가 재미있었나보다. (p.78)

발전기의 특징은 균등 분배를 지향하는 토지개혁, 귀족의 세부담 증가, 국가 직영 최고교육기관 확대 및 공정한 과거제도를 통한 신진 엘리트의 등용에 있다. 패망기의 특징은 소수 귀족의 토지 사유화 증가로 인한 대농장화, 백성의 각종 세 부담 증가, 귀족 자제 중심의 사학 증가, 고위 관리 자제를 특채하는 문음, 음서제도 확대를 통한 지배계급의 세습 구조 공고화, 과거제의 붕괴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병리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해 민란이 일어난다. (p.81)

인간의 마음은 아직도 수십만 년 전 원시시대의 자연선택 과정에서 형성된 뇌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 시차는 그리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인간에게 끌린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인간에게 있어 동료 인간이 가장 큰 행복의 원천이라는 점은 미래에도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기계가 발전해도 인간은 대체불가능한 자원일 수 있다. (p.192)

문제의 다층적인 구조를 직시하자고 하면 대뜸 비겁한 양비론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양비론 아니라 삼비론 사비론이더라도 맞는 건 맞는 거고 아닌건 아닌 거다. 재판도 양비론이다. 손해배상 책임을 정할 때 피해자측의 과실도 참작한다. 책임의 비율을 달리할 뿐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어느 한쪽마닝 전적으로 옳고 전적으로 틀린 경우는 없다. (p.203)

팔짱 낀 채 `한계` `본질` `구조적인 문제` 운운 거창한 얘기만 하며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진짜 용감한 자는 자기 한계 안에서 현상이라도 일부 바꾸기 위해 자그마한 시도라도 해보는 사람이다. 어떤 통속적인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아래 대사를 듣고 그 통찰력의 깊이에 놀란 일이 있다.

냉소적으로 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Anyone can be cynical.
담대하게 낙관주의자가 되라구 Dare to be an optimist.(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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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따구 2015-11-1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말인가? 필요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 아침부터 반성하게 되네요. ㅎㅎㅎㅎ
그리고 다락방님. 뜬금없지만.....힘내세용! ♥♥♥

다락방 2015-11-12 09:59   좋아요 0 | URL
힘내라는 응원, 고마워요, 뽈따꾸님. 힛.
어제 자기전에도 생각했어요. 참말인가? 필요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 이거 계속 염두에 두어야겠다고요. 그러면 말로 인해 생기는 상처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하루도 기운냅시다, 뽈따구님.

건조기후 2015-11-1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놓고 아직 안 읽었는데 당장 오늘 읽어보고 싶네요. 다락방님 페이퍼는 거의 다 좋지만 이 페이퍼는 특히 더 좋아요. 아니 생각해보니 거의 모든 페이퍼가 특히 좋은 거 같아요. :D

다락방 2015-11-12 10:07   좋아요 0 | URL
아 건조기후님. ㅠㅠ
저 어제 글 때문에 의기소침했었는데 건조기후님이 좋다고 하시니 참 좋으네요 ㅠㅠ 힘이 된달까요 ㅠㅠ 고마워요 ㅠㅠㅠ 다정한 건조기후님 ㅠㅠ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살리미 2015-11-1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을 선물받았는데 아직 안 읽었어요. 제가 행복에 대한 책에 좀 오글거려서요 ㅎㅎ 근데 다락방님 글 읽고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드네요.
문유석 판사는 <판사유감>을 내셨을 때 알게 되었고 지금 한겨레 신문에 <미스함무라비>라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을 격주 연재하고 계셔서 가끔 글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참 좋은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왜 박대통령 주위에는 혼이 정상?인 분들만 모여있는 걸까요???
암튼 되도록이면 신간을 사진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 책도 마구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싶어지는군요^^

다락방 2015-11-12 10:08   좋아요 0 | URL
오, 그 책을 이미 가지고 계시군요. 저는 어제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막상 5만원어치 지를 때는 빠지게 될지도 몰라요. 장바구니에 이미 너무 많은 책이 담겨있어서...잘 선별해야하죠. ㅋㅋㅋㅋㅋ

전 이제 멘붕이란 말보다 혼이 비정상이란 말을 더 자주 쓰게 될 것 같아요. 혼이 비정상이 되다니..하아- 그 분의 혼은 안녕하신건지 묻고싶네요 ㅠㅠ

세실 2015-11-1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어요. 요즘 나와 주변사람의 `말투`에 대해 생각중입니다. 가끔 참 거슬리는 말투가 있더라구요. 목소리 크거나 함부로 말하는 사람 딱 질색이거든요. 나부터 조심하자.....
문유석판사 책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는데 바로 질러야겠어요^^

다락방 2015-11-12 14:56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저도 생각해요. 말에 대해서요. 어제도 하루종일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고요. 참말인가, 필요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 이 세가지를 성립시키는 말만 한다면 서로 상처주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말하기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걸 습관화 해야겠어요.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참말인지, 필요한지, 친절한지 생각한 뒤에 글을 써야겠어요. 글도 겸손해져야 겠다고 생각해요.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하고요. 나부터 조심하자,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실님은 이 책을 읽으시면 또 얼마나 잘 정리된 리뷰를 적어주시려나요.
:)

몬스터 2015-11-1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주의자 선언 ...읽어 보려고 다운 받았어요. 감사해요.

다락방 2015-11-14 22:27   좋아요 0 | URL
네, 고개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어요.
 
그게 왜 내 실수인걸까?


일부 남자들은 솔직히 "나는 안 그런데" 라고 말하고 싶어서거나 아니면, 현실의  시체나 피해자는 물론이거니와 현실의 범인을 논하는 문제로부터 방관자 남성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문제로 대화의 초점을 돌리기 위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다. 한 여성은 격분해서 내게 말했다. "남자들은 대체 뭘 바라는 거예요, 여자를 때리거나 강간하거나 위협하지 않는다고 상으로 과자라도 받고 싶은 거예요?"

여자들은 늘 강간과 살해를 두려워하면서 산다. 때로는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남자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제니 추(Jenny Chiu)라는 여성은 트위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여성 혐오자나 강간범은 아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p.182-183)


















일전에 연애를 시작하던 초기에, 상대가 내게 '이것만은 안된다'는 게 무어냐 물어본 적이 있었다. 사실 나는 연애를 하면서 어떤 조건으로 사귀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므로, 없다고 답했다가, 이내 하나가 있다고 했다. 일베 회원이 아닐 것. 내가 아무리 상대를 좋아해도 상대가 일베 회원이라면 그 남자와는 연애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그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나와는 맞지 않음', '용납할 수 없는' 건 일베가 다였다. 새누리당 당원도 나랑 맞지 않을 것이지만 지지하는 정당, 추구하는 이상향이 달라도 대화가 안되는 건 아니니까. 그러니 '일베만 아니면 돼' 라고 했더랬다. 그런데 나는 이제 알게됐다. 일베보다 더 끔직한 게 있음을.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세계가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는 걸 알고 눈물이 핑돌았다. 하- 무려 백만명 이상의 유저들이 있다는, 소라넷이 그것이었다.



막연히 소라넷에 대해서는 트윗상으로 몰카와 스와핑들의 게시물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저분한 사이트구나. 그게 내가 아는 전부였다. 그러다 어제 트윗상으로 소라넷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았다. 말 그대로 경악스러웠다. 문맥상 흐름으로 '술 마시고 의식을 잃은 여자'를 그들은 골벵이라 칭하는 것 같았는데, 그런 여자들을 발가벗겨 강간한 뒤에 인증샷을 찍어 올렸더라. 여자의 성기에 빗이며 라이타, 담배 같은 걸 꽂아 올려놓고서는 응원을 바랐다. 그러면서 '악플은 싫다'고 하더라. 심지어 어떤 남자는 여친이 바람피면 죽여버리겠다는 뜻으로 식칼의 손잡이를 박아 사진을 찍었다. 아, 진짜 이걸 쓰는 것도 끔찍하다. 놀랍게도 상대 여자들은 모두 자신의 여자친구이거나, 친구의 여자친구이거나, 본인에게 호감을 가진 여자후배이거나 했다. 그런데 그랬다. 그런데 술 취해 의식이 없다며 강간하고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그러면서도 '악플 금지' 란다.



그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은 그 글을 좋아하고 있었다. 벗겨진 여자의 육체를 보고 품평을 했고, 강간범들을 응원했다. 어떤 남자는 지금 모텔에서 실시간으로 하고 있으니 여자친구 성기에 무엇을 넣으면 좋을지 댓글로 말해달라기도 하더라. 남자친구가, 남자친구의 친구가, 좋아하는 선배가, 그 짓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게시물이 당당히 올라오고 서로를 응원하는 그 사이트에 가입자가 무려 백만명 이상이라더라.




여자들은 곳곳에서 성추행,성폭행,강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얼마전 최몽룡 교수의 성추행사건처럼, 교수집에 술 먹으러 갔다가도 내 신체의 일부를 자기 멋대로 주무르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때 들을 수 있는 변명이란 것이 고작 '나는 원래 그런다' 이다. 미친.. 원래 그러니까, 뭐? 게다가 원래 그런다면, 그 교수랑 술 마신 숱한 학생들 중에 피해자들이 많다는 거 아닌가. 말도 못하고 끙끙 앓았을 피해자들. 직업적으로도 성희롱,성추행의 위험에 놓여있고, 낯선 사람에게도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고, 일전에 내가 썼던 것처럼, 택시 안에서 또 희롱을 당할 위험도 있다. 나는 택시안에서, 지하철안에서, 버스 안에서 숱한 성추행을 만났었고, 어릴 적에는 교회 목사에게도 노출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들만이 아니란다. 내가 좋아하는 선배, 내가 사귀는 남자친구, 내 남자친구의 친구로부터도 강간을 당할 수 있다는 거다. 게다가 내 벗겨진 육체가, 어딘가에, 내가 모르는 사이 공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이상한' 남자들만 소라넷에 가입한걸까? 그 백만명이 모두 사회에서 만났을 때 '소라넷 가입하게 생긴' 사람일까? 내 여자사람 직장동료는, 어디서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또라이들이 아닐까, 평범한 남자들, 우리랑 같이 회사다니고 우리랑 같이 술마시는 그런 남자들이 거기에 가입되어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저 백만명 중에는 당연히 내 옆의 직장 동료, 내가 아는 남자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의 강간확률은 하- 이렇게나 높구나. 내가 봤던 게시물, 그 혐짤이 가득한 주소를 링크한다. 링크를 열기전에 마음 단단히 먹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자신 없다면 이 링크를 열지 마시라.


링크를 올리는 것이 2차 가해라는 댓글이 달려서 링크는 지우겠습니다. (2015.11.10)

 




이제 연애할 상대가 '네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건 뭐야?' 라고 물으면 소라넷을 먼저 말하게 될 것 같다. 지금 소라넷 폐쇄 서명운동 중이더라.


소라넷 폐쇄 서명운동



소라넷이 그간 어떤 게시물들을 올려왔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링크한 저 끔찍한 글은 분명 범죄다. 의식이 없는 여자를 강간하고, 사진 찍어 모두가 볼 수 있게 올리는 것. 게다가 여자들의 성기에 물건들을 넣어대는 것. 저건 범죄다. 저걸 '우리끼리 재미삼아 하는 것' 이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진심 미러링을 해주고 싶다. 너 똑같이 당해볼래? 소라넷 폐쇄를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소라넷 회원중 어떤 이는 '우리는 뭐 피해주는 것도 없는데 왜 없애라고 하냐'고도 하던데, 피해가 무엇인지 정녕 모르는 것일까? 글쎄, 저 사이트를 없앤다고 해서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저들이 소라넷 때문에 저런 생각을 가지게 된 건 아닐테니까. 그러나 저런 사이트가 있고, 저런 게시물을 올리면 호응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분명 부추기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사람들에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는 얼마나 눈엣가시일까. 나만해도 저건 옳지않다고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나온김에, 메갈리안 회원들이 미러링으로 글을 쓰는 걸 보면서 '너네도 그러면 똑같아지는거야' 라고 말하는 남자들에게도 진짜 한숨나온다. 미러링이 나쁘고 미러링이 똑같아지는 거라면서, 왜 그간 여성혐오의 글들에는 잠자코 있었는가. 그들은 무엇을 바꾸었나? 뒷짐지고 서가지고는 '저거 나쁘지만 너네도 나빠' 하는 꼴들이라니. 그래서 세상 많이 좋아졌냐? 응?



형, 문제가 있는데도 들고일어나지 않으면 그건 그 문제에 기여하는 게 돼.-줌파 라히리, 저지대, 53쪽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나가야 저런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게 될런지 모르겠다. 여태 살아온 삶의 기본 바탕이 저런 식이었다면 대체 이제와 뭘 어떻게 더 바꾼단 말인가. 사람은 잘 안변하는데... 식칼이 꽂힌 채로 사진 찍힌 여자는 다음날 남자친구로부터 그런 사진을 받아본 뒤에 어떤 생각을 하게 됐을까. 이런 세상에서 '전부다 강간을 당하는 것도 아닌데 왜 강간 당할까 무서워하냐'는 말은, '걱정이 오버다' 같은 말은, 제발이지, 그만 듣고 싶다.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글이라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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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11-0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 피곤한 월요일 아침엔데
링크보고 순간 속까지 뒤집어지는 줄......

그런 행동들이 어때서 자랑거리가 될수 있는지 자체가 궁금해요.
어떤 심리일까...
여성의 육체를 그런것을 꽂아 넣어도 되는, 또는 자신의 성적욕구만을 만족시켜주는
대상으로써만 취급하기 때문이겠죠.
여성에 대한 극심한 타자와와 대상화.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짓이 아닐지.

내 아버지가, 내 오빠가, 내 남동생이 , 내 남자친구가, 내 직장동료가
소라넷 같은 사이트에 가입되어 있을꺼란 생각하면
그게 더 무섭고 ....더럽고.....하아........


다락방 2015-11-09 09:44   좋아요 0 | URL
딥빡침으로 일필휘지로 글 썼어요.

저 여자들이 저 사실을 안다면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것 같아요. 자신과 가장 친근하다고,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저런 짓을 당한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트라우마로 세상을 살아나가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가장 믿었던 사람이 그런다면, 그렇다면 이제 누굴 믿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거죠?

게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걸 자랑이라고 올려놓고 있으니 기가 찹니다. 이래도 된다,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저런 짓을 하게 만들었겠죠. 그런 사람들에게 여성의 권리를 똑같이 인정하고, 여성을 성적 도구화 시키지 말아라, 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은 어이없는 거겠죠. 먹히지도 않을 테고요.

속상하고 더러워요, 아무개님.
여자들이 받았을 상처 때문에 눈물이 핑 돕니다.

마노아 2015-11-0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사진을 찍어서 공유시키고 낄낄대놓고, 다시 다음날은 멀쩡한 얼굴로 남친 행세를 하고 있을까요? 또 다음 기회를 엿보면서요? 일베보다 더 흉악한 사이트가 있을 줄 몰랐네요. 끔찍합니다.

다락방 2015-11-09 10:21   좋아요 0 | URL
자신이 아는 사람, 믿는 사람으로부터 저런 폭행을 당했다는 게 너무 속상하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사나 답답할것 같아요. 저런 게 웃을 일이라며 게시물을 올리는 게 저로서는 정말이지 이해가 되질 않네요. 용납도 안되고요. 그런데 회원이 백만명 이상이래요. 이건 대체 무슨 뜻입니까, 마노아님? ㅜㅜ

아애 2015-11-0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서명 운동부터.

다락방 2015-11-09 10:2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했습니다.
줌파 라히리가 말했듯이 그 문제에 기여하는 게 되지 않으려면 행동을 해야할 것 같아서요.

책읽는나무 2015-11-0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경악스러운ㅜㅜ
늘 듣고 싶은 것만 듣고,보고 싶은 것만 보다보니~~~집중해서 읽다보니 충격이로군요!!

저는 얼마전 중고딩동창 서너명과 오랜만에 밤새워 이야길 나눈적이 있었는데요~자연스럽게 학창시절 얘기를 나누는데 얘기도중 몇몇 남자선생님들과 남학생들의 행동과 노골적인 대화들을 기억해내며 그것이 어린시절엔 잘 몰랐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 성추행이었던 것을 깨닫고 서로 분개했었노라 얘길 나누었어요
의식이 제대로 박혀 있어도 어떤 환경에 노출되면 제어가 불가능한 것인가?그런생각이 드네요
일부소수에 관한 이야기라고 둘러대는 사람들이 있다한들 이런 이야기들은 정말 심각해질 수밖에 없어요
여자이니까!!


다락방 2015-11-09 10:24   좋아요 0 | URL
중학교때 남자 선생님이 자꾸만 여자애들 교복 소매로 손을 넣어서 팔을 쓰다듬곤 했어요. 정말 징그러웠죠. 어떤 선생님은 가지고다니는 회초리로 가슴을 꾹 눌러가며 명찰을 뽑아내주기도 하고요. `제가 (주머니에서) 뺄게요` 하면 `가만있어! 내가 빼줄게` 이러면서 ...

아 쓰다가 또 빡침이 올라와요. ㅠㅠ
이건 계속해서 드러내고 문제라고 자꾸 부르짖어야 할 것 같아요.

샛별투 2015-11-09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아니어서 관심없다고 하기에는 한 여자의 남편이고 딸아이의 아버지인 남자도 함께 심각합니다. 링크는 못 들어가봤습니다만 맨스플레인을 회사 사람들과 같이 읽는 첫날 반응은 나는 그렇지 않은데 싸잡아 공격받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더군요. 이건 청군백군 게임이 아니라 이해의 문제로 생각됩니다.

다락방 2015-11-09 10:27   좋아요 1 | URL
네, 샛별투님. [남자는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에도 보면 레베카 솔닛이 계속해서 얘기하는 게, 분명 이해하고 지지하고 같은 말을 하는 남자들이 점차로 늘어간다는 거였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청군백군의 게임은 아니죠. 그러나 대다수의 남성들이 인상쓰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도 계속해서 끈질기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로 저렇게 폭력을 일삼는 남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게 끔찍해요. 어떻게, 어디부터 바꿔야할지 모르겠어요. ㅠㅠ

건조기후 2015-11-0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에 기사보고 토할 뻔했네요... 저 역시 일베만 아니면 괜찮지 생각했는데 더한 강적이 있을 줄이야 ㅡㅡ 정말 헐이예요 헐...

다락방 2015-11-10 11:2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일베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 했다가 완전 어마어마한 거대 괴물을 만났네요. 아, 이건 진짜 용납이 안돼요. ㅠㅠ 저건 범죄잖아요, 건조기후님 ㅠㅠㅠ 어떻게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거죠?

살리미 2015-11-0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어제 남편 회사 후배가 남편한테 카톡을 보냈는데 소라넷 인기녀 동영상인가 그러더라고요.소라넷? 하고 열어보니 무슨 트위터 계정인거 같았는데 일단 기분이 나빠서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괜히 남편한테만 짜증냈어요. 남자 직원들끼리는 야동 돌려보기는 일상인거 같아서 가끔 카톡으로 와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소라넷은 일반인들이 하는 sns처럼 보여서 제가 봐도 더 심각해보였어요.....이게 뭔가, 이게 진짜 sns인가, 아님 sns를 가장한 신종 음란물인가 했거든요 ㅠㅠ
근데 우연하게도 다락방님이 이 글을 올려 주셔서 정말 놀랐어요ㅠㅠ 이건 제가 본 것 보다 훨씬 심하네요. 이런게 공공연하게 돌아다닌다니 정말.......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정말 답답합니다. 일단 서명운동하고, 남편부터 교육시켜야겠어요. 그런거 돌려보는 사람한테 직원이라고 감싸주지 말고 따끔한 말을 하라고요 ㅠㅠ 다 큰 어른들도 생각없이 그런 짓들을 하는데 아직 생각이 다 여물지 못하고 이런 걸 접하는 애들은 또 어떻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5-11-10 11:25   좋아요 0 | URL
이게 자기 스스로 찾아보지 않는다 해도 오로라님의 남편분처럼 동료가, 친구가 전달해줄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보면 가입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대체 왜 이런 것들을 올리고 공유하려고 하는 걸까요? 그 기저에 깔린 심리는 뭘까요? 정말 끔찍합니다. 그걸 보겠다고 트윗에서 소라넷 주소를 알려주는 계정은 팔로워가 38만명이 넘어요...

트윗이나 인스타그램에도 무작위로 누드 사진들이 올라와요. 미성년자들도 의도하지 않아도 그걸 다 볼 수가 있어요. 끔찍하죠. 정말 끔찍한 세상이에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오로라님? ㅜㅜ

단발머리 2015-11-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K대 의대에서 있었던 사건도 그랬죠. 가해자들이 친구죠. 매일 같이 밥먹고, 그 어렵다는 의사 공부를 같이 하는 친구. 그 애들은 아마 서로 그런 말을 했을 거예요. 너는 여자 아니야. 나도 너, 남자로 안 보인다.
그런데도, 그런 친구라 했던 놈들이 엠티가서 술 먹고 자고 있는 자기 친구한테 그런 몹쓸 짓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옆에 있는 모든 남자 친구들을, 남자 사람들을 매의 눈으로 볼 수 밖에 없죠.

평생을 성희롱과 성추행, 강간의 위협에 시달립니다. 여자들은...


다락방 2015-11-10 11:21   좋아요 0 | URL
정말 못난놈들 아닙니까, 단발머리님? 못났어요, 정말 못났어요. 너무 못나서 무서울 정도로 못났어요. 사실 남자사람들이 전부가 그런 게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꾸 의심하고 믿지 못하고 무서워하고..그러면서 살아야 해요. 그들은 자신들이 한 짓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게 더 무서워요. 못난이들.. 절반이상은 사라져도 좋겠어요, 정말.

순오기 2015-11-0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서명했어요~
이래서야 어떻게 자식 낳아 키우겠어요.ㅠㅠ
이런 사이트는 당연히 폐쇄시켜야지요!!

다락방 2015-11-10 11:20   좋아요 0 | URL
저기에 가입해서 낄낄대고 웃으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또 보고 응원하는 사람들은 바깥에서는 어떤 얼굴로 다닐지 궁금해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주변 여자사람들과 대화할 거라 생각하면 또 끔찍하고요. 아 정말 싫어요, 순오기님 ㅠㅠ

춤추는인생. 2015-11-09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방금 서명하였습니다. 공간을 열어주셔서 넘 감사해요 다락방님
세상에는 참 별인간이 다 있네요 다양한 인간들이 있지만 저런인간들과 함께 사회생활을 할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혐오스럽고 끔찍하네요.

다락방 2015-11-10 11:19   좋아요 0 | URL
저렇게 혐오스럽고 끔찍한 남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춤인생님.
어제 저런 게시물을 보고나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세상 남자들의 절반 이상은 사라져도 좋을 것 같다고.
그런 생각까지 했어요, 저는. 하아-

무해한모리군 2015-11-0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인터넷 세상이 어떤때는 너무 끔찍하네요...

상기와 별도로 여성인 나자신은 스스로의 마초니즘을 인정하는데, 내가 만난 많은 남자들은 어머니에 대한 온갖 애뜻한 반성을 쏟아부으면서도 `니가 네 어머니를 착취하고 있어(가사노동, 감성노동) 고쳐야지`라는 말에 발끈하더군요. 거참.

다락방 2015-11-10 11:18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의 댓글을 읽으니 `줌파 라히리`의 [저지대]에 나오는 이 인용구가 생각나요.


가우리는 그의 독립적인 생활이 고마웠다. 동시에 의아스러운 점이 있었다. 우다얀은 혁명을 원했지만 집에서는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대했다. 식사 시간에 그가 하는 거라곤 자리에 앉아서 가우리나 어머니가 그 앞에 접시를 놓아주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203쪽



transient-guest 2015-11-10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다 형사처벌감인데, 그나마 있는 법률도 그렇고 사건파악도, 판결도 한국은 이런 부분에서 너무 후진국스럽습니다. 여가가 거부해도 폭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강간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이 줄을 잇고 있는데 박근혜씨의 망한민국 답습니다..-_-:

다락방 2015-11-10 11:14   좋아요 0 | URL
밑에 오로라님이 링크 걸어주셨는데요, 저 사이트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카를 보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답답합니다. 서명은 6만명이 넘었다는데 얼른 이 사이트가 폐쇄되었으면 좋겠어요. SNS 상으로는 오늘도, 저기에 어떤 끔찍한 게시물이 있는지 올라오더라고요. ㅠㅠ

살리미 2015-11-10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직썰에서도 소라넷 기사가 올라 왔더라고요. 이제라도 여론이 이렇게들 모아지니 다행이에요. 몰카를 올리는 것만 범죄가 아니다. 그걸 보고 앉아 있는 것도 범죄다!
http://www.ziksir.com/ziksir/view/2578

다락방 2015-11-10 11:10   좋아요 1 | URL
오로라님, 링크 감사드려요.
지금 이 좋은 기사 읽고 그 글을 쓴 분께 후원도 했어요. 약소하지만..뭔가 이런 기사를 써주는 데 힘을 실어줘야 할 것 같아서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진심으로요.

무스탕 2015-11-1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끔찍하네요 ㅠㅠ
세상의 모든 것에 양면성이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인간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죄악을 양상하는 인터넷 이라는 괴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1의 자극을 받은 자는 3을 쥐어줘야 만족하고 5도 갖고싶고 10인들 못하랴 하는, 날로 악으로 악으로 파고 드는, 양심은 커녕 생각이라는 자체를 실종한 세태를 어떻게 용서해야 할까요 ㅠㅠ

다락방 2015-11-11 08:12   좋아요 0 | URL
네 많이 끔찍하죠 무스탕님. 눈뜰 때마다 놀라운 일들을 마주치게 되는 것 같아요. 안좋은 놀라움이요. 얼마전에는 인스타그램에서도 트윗에서도 끔찍한 것들을 많이 봤는데 말입니다. 상상 보다 더한 끔찍함을 세상이 보여주고 있네요.
인터넷은 수단에 불과한걸까, 생각하다가 그러나 더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많은 점에서 더 편하고 빠르고 쓸모가 많은 수단인데 이렇게 질나쁘게 악용되기도 하네요. 씁쓸합니다.

감은빛 2015-11-13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사이트가 있군요. 몰랐습니다.
강간범들이 스스로 강간했다고 인증하는 곳이라니!
경찰들은 저 사이트만 뒤져도 할 일이 많겠네요.
그런데 불온서적 검열은 열심히 하면서,
사상범이니, 종북좌파니 열심히 찾아내면서,
정작 저런 범죄행위는 왜 안 찾는거죠?
외국에서 도감청 시스템 들여왔다면서,
인터넷 사이트 뒤져서 범죄자 찾아내는 건 그보다 훨 쉬울 것 같은데,
그런 일은 왜 안 하는 걸까요?

다락방 2015-11-16 08:30   좋아요 0 | URL
저 사이트가 해외 IP 라서 잡아들일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이미 폐쇄청원을 해서 서명이 65,000명이 넘었고요, 다른 사람들이 부지런히 없애달라고 여기저기 글을 쓰고 그러고 있어요. 며칠 전에도 소라넷 없애라는 글이 11/15 경향신문 <별별시선>에도 또 실렸네요. 저도 이렇게 작게나마 블로그에 글을 썼고, 여기에 이렇게 제 글을 읽고 아는 분들도 계시니 아는 사람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늘어나면 폐쇄청원 역시 늘어나겠죠. 소라넷 없애는 데 어떻게든 힘을 보태고 싶어요. 존재해서는 안 될 사이트가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말씀하신것처럼 불온서적 검열, 사상범죄, 종북좌파, 그리고 최근의 시위대 물대포까지... 이 나라는 무엇이 위험한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켜줘야 할 곳에서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엉뚱한 데서 국민을 잡아 죽이고 있는것 같아요. 미친 나라에요, 미친 나라.. 이런 나라에 살고 있고, 이런 나라의 대통령을 투표로 뽑아놨다니... 진짜 뒷골 땡깁니다.
 

저 야나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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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11-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팔~!

그렇게혜윰 2015-11-0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단발머리 2015-11-07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팔찌 합체하니 지구라도 구할 수 있겠어요!! : )

무스탕 2015-11-07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보고 시퍼용 >_<

세실 2015-11-07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가보고 싶은 곳~~~

blanca 2015-11-07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수이 2015-11-08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사랑합니다_ :) 와주셔서 감사해요! 제대로 오픈하면 연락드릴게요!

버벌 2015-11-0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와오아와 ㅠㅠ 멋있어

비연 2015-11-0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인데...^^

펠릭스 2015-11-0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어요 !!

아무개 2015-11-08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독수리 오형제같음ㅋ
마노아님 팔찌 너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