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끔직한 사건이었어. 내장이 모두 파열된 데다가 온몸에 화상 흔적이 있었지. 자수한 사람은 같은 반 친구 네 명이었어. 그들은 얌전한 표정으로 부모에게 끌려왔지. 그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그건 피해자에 대한 속죄의 눈물이 아니었어. 경찰에 체포되어야 하는 자기 신세가 한스러워 흘린 눈물이었을 뿐이지. 녀석들은 자기를 불쌍하다고 생각한 거야. 그 녀석들 얘기를 듣고,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어. 왜 친구를 죽였는지 아나? 게임 소프트웨어를 빌려주지 않아서야. 게임 말이야, 게임. 스위치를 누르면 삐리링 소리가 나는 장난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들이 장난감을 빼앗기 위해 싸움을 벌이고, 사람까지 죽이다니. 녀석들은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찬 다음, 기절한 친구에게 불을 붙였다고 하더군." (p.67-68)
















성폭행으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그 가해자를 충동적으로 죽였고, 그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들은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눈다. 


일전에 제부와 남동생과 술을 마시며 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왕따의 피해자들도 고통이 극심하지만, 가해자도 철이 들고나면 고통스럽지 않을까. 내가 그때 왜그랬을까, 그러면 안되는 거였는데, 나는 다른사람에게 고통을 줬어, 하는 생각으로 고통스럽지 않을까. 그 고통 클텐데, 그러니 지금 다른 학생들을 왕따시킨다거나 폭력을 휘두른다거나 하는게 진짜 자신을 위해서도 하지 말아야 할 짓인데, 라고. 그러자 제부랑 남동생은 내게 동시에 말했다. 그건 극소수라고. 철이 들고 자신의 가해를 뉘우치며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대체적으로는 잊고 발뻗고 자거나 더 나쁜 짓을 저지른다고. 내가 말하는 경우라면 사실 그런 가해자가 되지도 않았을 거라는 거다. 나는 그들에게 정말 그럴까? 라고 의심스런 대꾸를 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을 보니, 나는 '이상적인 도덕'을 꿈꾸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미성년자라고, 청소년이라고 해서 그들의 범죄를 가볍게 벌주고 갱생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말, 과연, 도움이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회의가 밀려드는거다. 후아-



"그들의 행위에 대한 제재는 정당한 장소에서 정당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져야 합니다. 매스컴이 사람들의 여론을 유도해서는 안되지요. 그들은 어차피 사회적 제재를 받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 우리 어른들은 그걸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쓸데없이 사회적 제재만을 확대하면 그들의 갱생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왜 모르시죠?"

"저희는 그 제재 부분이 약하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지금의 소년법으로는 도저히 현실에 맞게 제재를 가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뭔가 오해하고 있군요. 소년법은 미성년자를 재판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잘못된 길로 나아간 미성년자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거죠."

"그러면 피해자 입장은 어떻게 되죠? 그들의 고통은 누가 보상해 줍니까? 가해자를 도와주는 게 올바른 일인가요?" 

(중략)

"어, 어떻게 속죄하게 만들 거죠?"

"그건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겁니다. 우리는 그게 참된 속죄라고 생각하니까요. 자기가 저지른 죄를 발판으로 삼아 진정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게 사회에도 ‥‥‥."

아유무라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그건 말도 안 돼요! 어떻게 그런 게 속죄가 되죠?" (p.379-381)



딸아이를 성폭행으로 잃은 아버지가 가해자를 죽인다. 성폭행 동영상 속에서 딸아이의 모습을 확인한 이상, 그에게 가해자를 죽이는 것 말고는 다른 목표는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세상을 향해 말한다. 자신은 살인죄를 저질렀으니 자수를 하겠지만, 자신의 딸을 죽인 다른 범인 한 명을 마저 죽이겠다고. 가해자들은 아직 십대의 미성년자들이었고, 게다가 그들은 자신의 범죄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며, 철이 없다는 말로 표현되지 않을 만큼 잔인하게 피해자들을 유린했다. 심지어 그런 범죄를 여러차례에 걸쳐 저질렀기 때문에 피해자 역시 여러명. 이런 청소년을 '갱생'하는 게 가능할까. 잔혹한 방법으로 딸아이를 잃은 아버지가 '네, 그들의 갱생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그들의 남은 인생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라고 말하는 것이 가능할까. 실제로 사건과 관계없는 사람들은 '그래도 미성년자인데'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책속에서도 아이를 가진 아빠가 '만약 당신자식이 당했다면' 이라는 물음 앞에 '그렇게 되면 가해자를 죽여버리겠다'고 하는거다. 그것이 '내 일'이 되는 이상 도무지 진정도 할 수없고 가해자의 '갱생'따위를 바랄 수도 없게 된다. 갱생이라고? 갱생이 되면? 그 다음은? 


물론, 가해자를 고통스럽게 죽인다고 해서 죽었던 내 딸이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다. 피해자의 아버지도 그걸 알기에 복수가 허무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허무하다고 해서 그 가해자를 이대로 소년법에 의지해 가벼운 처벌만 받게 한 채로 둘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이 아버지는 암묵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받는다. 


'안데슈 루슨룬드'와 '버리에 헬스트럼'의 《리뎀션》을 읽고나면 사형제도의 헛점을 알게 된다. 그 헛점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가, 하는 것은 여전히 생각해볼 문제이다. 나는 이 두 작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러므로 사형 제도를 반대한다는 표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만약 이것이 '내 일'이 된다고 했을 때도 여전히 그 생각을 고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누군가의 부모이고, 그리고 《방황하는 칼날》에서의 아버지들이 보았던 영상을 보게 된다면, 나는 거기에다 대고 '사형을 반대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그 새끼를 죽이려고 이를 악물지도 모른다. 폭탄을 끌어안고 그에게로 뛰어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피해자의 아버지도 나와 같았다. 그는 피해자의 아버지가 되어서야 비로소,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는 압니다. 저도 예전에는 당신처럼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법은 인간의 나약함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p.281)



처음에 이 책을 구입하고 남동생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주었는데 남동생이 몇장 안읽고 내게 되돌려주었다. 나 이거 못읽겠어, 하며. 왜? 아, 난 이새끼들 못보겠어..라고 하는거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던 상황이므로 알겠다, 라고만 답하고 다른 책을 권했는데,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갈등했다. 읽지말까..아, 너무 힘든거다. 위에서 언급한 '안데슈 루슨룬드'와 '버리에 헬스트럼'의 《비스트》도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몇 장 안읽고 팔아버렸었다. 아동 성폭행범의 입장에서 기술되는 첫부분 때문에. 아, 진짜 너무 힘들어서 못읽겠는거다. 이 책, 《방황하는 칼날》도 미성년자 범죄자들이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부분들에서 진짜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아, 이래서 남동생이 못읽겠다고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포기할까, 싶어졌다. 그렇지만...그렇지만......이야기의 끝을 알고 싶었다. 이새끼들이 어떤 벌을 받는지를.


책의 내용은 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그래서 가슴이 아프지만, 이 책을 읽은 건 잘한 것 같다.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아니다. 너무 '자극적' 이다. 또한 그 내용이 힘들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할 수도 없다. 다만, 그가 하는 말을 우리는 귀기울여 듣고 우리의 생각도 입밖으로 내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었다. 또한, 그가 틈틈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무거운 것들이 아님에도 묵직하게 자리잡기도 한다.



별안간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단지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사람은 커다란 기계에 있는 하나의 톱니바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기계에서 톱니바퀴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p.60)



이 '톱니바퀴' 이론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의 오래전 작품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가족도 하나 없는 존재라고 해서 그가 '죽어도 되는' 존재인 건 아니다, 라는 말을 하면서. 그 역시 분명히 이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톱니바퀴라고. 그의 이 이론은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


 

그는 문득 생각했다. 만약 에마가 남자였다면 이렇게 끔찍한 꼴을 당하진 않았을 텐데.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여자아이를 가진 부모가 불안한 마음으로 매일을 보내야 하는 세상이 이상한 것이다. (p.128)




















사실 '이사카 코타로'는 《골든 슬럼버》하나 때문에 계속 믿고 있다. 그 뒤에 읽은 다른 작품들이 썩 마음에 들었던 게 아닌데도 '이사카 코타로라면 골든 슬럼버의 작가니까!' 하게 된달까. 아주 오래전에 읽은 《사신 치바》는 치바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말고 별달리 생각나는게 없었지만, 이 책은 '죽은 딸아이에 대한 복수'라는 설정 때문에 읽고 싶어졌다. 만약 그 이야기를 이사카 코타로가 한다면 다를 것이다, 하는 생각 때문에.


달랐다. 이 책속에서 딸아이를 잃은 아버지 역시 가해자에게 복수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위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처럼 '자극적'이지 않다. 덜 자극적이고 심지어 따뜻하기까지 하다. 아마 거기에는 복수라는 큰 개념을 맞닥뜨린 주인공 옆에 다른 사람들이 있어주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그의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딸을 잃은 부모가 복수하려는 범인은 사이코패스인데, 사이코패스에 대해 그토록 공부를 많이 한 등장인물이, 막상 그를 죽일 기회가 와도 번번이 놓쳐버리는 것이 지극히 인간답게 느껴졌다. 충동적으로 그를 죽이는 것도, 실수로 자꾸 그 기회를 놓치는 것도, 모두 인간이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



옆으로 시선을 옮기니 테이블 위에 작은 비디오카메라가 놓여 있다. 머리에 피가 오르고 가슴속 기름에 거품이 인다. 카메라와 마이크는 취재하는 자들의 오만한, 전지전능의 상징이다. 폭력과 똑같은 강제력이 있다.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마이크 세례를 받으면 발언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고, 카메라에 잡히면 부주의한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들이대는 쪽 인간들은 안전지대에서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과도 닮은, 여유작작한 태도를 보인다. 위험하지 않은 장소에서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며 주물럭댄다. (p.134)



크- 카메라의 폭력성에 대해서라면 이사카 코타로는 그의 다른 책 《가솔린 생활》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아, 무릇 사람이란 그렇구나. 하고 싶은 말은 어떻게든 주구장창 하게 되어있는거야. 히가시노 게이고의 톱니바퀴, 이사카 코타로의 카메라. 나는 어떤 얘기를 주구장창 하고 있을까? 아, 다시 돌아가서.




"냉담한 두뇌를 가진 사람 하나한테 우리 너무 쉽게 농락당하네요." 나는 한숨을 쉬었다. "사코 씨도 분명 조종당하고 있겠죠." 도도로키 씨도 그랬었다.

"나머지 스물네 명은 뭘 하고 있는 거야."

"예?"

"스물다섯 명 중 한 명이 지배게임을 한다며.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러니까 거꾸로 세면 스물네 명은 너희들 쪽이잖아. 그렇지?"

아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치바 씨가 말하려는 게 뭔지 이해가 갔다. 1대 24라면 24인 쪽이 우세한 게 아닌가 하고 묻고 싶은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나는 말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 봐요. 책에도 나와 있는데, 숫자상으로는 아슬아슬해요."

"스물다섯 명 중에 겨우 한 사람인데?"

"밀그램의 실험이라는 게 있는데."

미키가 머리를 끄덕였다. 아내가 아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실험 결과가 충격적이어서인지 다양한 책에서 걸핏하면 인용되고 있었다. "잘난 사람이 지시를 하면 순순히 복종하게 된다는."

"대충 말하자면 그렇지."

학자가 한 인물에게 기계를 조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기계를 조작하면 다른 사람이 전기충격을 받게 되어 있었다. 실험자들은 다른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망설이면서도, 권위 있는 학자가 '더 세게'라고 명령하니 열 명 중 여섯이 그 말에 따랐다. 실제로 전기충격은 거짓이었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연기였지만, 어쨌든 '사람은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권위 있는 사람이 명령을 하면 반 이상이 그 말에 따른다'는 게 증명됐다. 또한 '명령을 거부한 사람은 죄의식을 갖게 된다'는 것도 입증됐다. 그것이 밀그램의 실험이었다.

"사이코패스를 다룬 책에서도 그 실험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스물다섯 명 중 한 명이 사이코패스라 쳐요. 나머지는 스물네 명이죠. 그런데 그중 6할은 '명령을 받으면 복종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인 거죠. 계산하면 열네 명이죠."

"사이코패스까지 더하면 15대 10이 되네."

"그 책에는 또 이렇게 적혀 있었어. '양심이 있는 인간에게 승산이 없지는 않지만 불리하다.'"

"그렇군."

"더구나,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인데, 15대 10이 된 시점에서 이미 10은 열세예요. 따라서 열세인 쪽 사람들이 공포나 불안감 때문에, 아니면 유리한 편에 붙자는 생각으로 저쪽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죠. 합리적인 판단과 계산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반수가 그렇게 한다면 20대5가 돼요."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기는 하지만 23대 2가 되는 상황도 상상 못할 게 없었다.

"그렇군." 치바 씨가 대꾸했다. "그런데 실은 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지인과 나눈 적이 있는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

"뭐죠?"

"그럼 왜 이 세상이 혼조 같은 인간들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은 걸까?"

"예?"

"지배게임에 강한 인간이 살아남는다면 다른 인간들은 모두 멸망해야 하는 거 아닌가?" 

"듣고 보니 그러네요." (p.328-329)




분명히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강한 사람은 존재한다. 그것은 돈일 수도 있고 권력일 수도 있고 공감능력이 없는 마음 상태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더 강한자는 존재하고, 그 강한자의 말을 복종하는 사람들도 있다. 냉담하고 지배게임에 능한 사이코패스가 25명 중에 한 명이라고 했을 때, 나는 그 한 명은 아니더라도 그의 말을 따르는 한 명일런지도 모른다. 고통을 당하는 쪽에 내가 있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치바의 의문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그 강한' 존재와는 다른, 반대쪽의 인간들이 세상에는 더 많을까? 나는 아직 읽지 않은 책,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떠올렸다. 어쩌면,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 이유를? 냉혹하고 잔인하며 감정도 없는 존재들 사이에서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 아직 우리가 더 많은 이유를 이 책이 설명해주지 않을까, 하고.

















결말까지 이르렀을 때 좀 더 현실적인 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일런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그는 메세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니까. 그렇지만 나는 이사카 코타로 쪽이 좀 더 좋다. 힘들고 잔인하게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세워주는 느낌을 이사카 코타로가 준다. 이사카 코타로 식의 권선징악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다. 게다가 혼조의 수명을 연장해준 가가와에 대한 원망도, 아, 나중에 이르면 울컥, 하게 되는 것이다. 신은 가끔, 제 할 일을 하는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자연의 순리가 그러한지도 모르겠고. 물론 제 할일을 '가끔' 한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문제이지만.




출근길에 이사카 코타로의 책을 다 읽고 출근하자마자 다다다닥 페이퍼 쓰고 있는데 상사가 들어와서 중간에 글쓰는 걸 멈춰야 했다. 크- 나는 어디에 써두고 정리했다 옮기는 스타일이 아니라 생각날 때 삘 받아서 다다다닥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런식의 끼어듦은, 물론 내가 무얼하는지 모르고 끼어들려는 의도도 없었겠지만,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것과 똑같이 빡치는 경우다. 으...말할 때 끊지 말고 글 쓸 때 끼어들지마!! 으르렁-



이사카 코타로 책을 읽다가 눈물이 핑 돌기도 해서 나는 이사카 코타로의 책을 하나 더 사서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사신의 7일》책 뒷날개에 보니 이런 책이 있던데.
















얼마전에 사신의 7일을 나보다 먼저 읽은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나는 그 친구에게 '히가시노 보다는 이사카쪽' 이라고 말했고, 친구도 그렇다고 했다.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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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10-22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주인공 처럼 복수를 하고 싶어도 할 능력이 없죠. 현실에선 성인이된 소년범죄자의 과거를 밝히는 쪽이 오히려 처벌받게 되니까요.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피해자보다 범죄자의 잊혀질 권리가 우위에 있는 게 부조리한 현실이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대부분의 무력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 없겠지요. 위안이 되고자 쓴 글이 아니라 문제를 드러내고자 쓴 글이라 그런 듯해요.

다락방 2014-10-22 10:47   좋아요 1 | URL
책을 보고나서 영화도 볼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나니 영화를 볼 수가 없겠더라고요. 영화는 아무래도 책보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제기한 문제를 바깥으로 끄집어내 얘기해보는 기회가 생길수도 있었을 법한데, 음, 이건 제가 너무 이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또. -_-
이 문제제기는 고맙죠. 자극적이라 힘들었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이래도 너네는 갱생을 말할 수 있겠어?`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니네가 말하는 갱생은 지극히 이상적 도덕일 뿐이라고` 하고 말이지요. 그런점에서 히가시노의 말은 충분히 들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남의 일`이기 때문에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서니데이 2014-10-22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하게 되는 자신이, 어느 입장에 놓이느냐에 따라 같은 문제도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어려운 문제가 되구요. 이걸 어떻게 볼 것인가, 그것부터가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그런 것들, 다수 의견이기 때문에 옳다거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때가 있으니까요, 길게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4-10-23 08:41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서니데이님. 어느 입장에 놓이느냐에 따라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섣불리 우리가 가진 생각을 강하게 주장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내가 한 말을 번복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한창 임태경을 좋아했을 때 그가 내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그의 전공이었다. 그렇게나 노래를 잘하는 그가, 사실은 공학도 출신이라는 것. 인터넷에 그의 프로필을 검색해보면 그는 '우스터폴리테크닉대학 생산공학 석사'라는 학력을 갖고 있는데, 예체능 계열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것 같은 분야를 전공으로 했다니, 이게 너무나 근사한거다. 그건 아마도 내가 수학이나 과학쪽에 발휘되는 뇌가 없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수학을 잘하던 시기는 딱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였다. 그것도 물론 '잘한다'는 게 아니라, 그나마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는 정도를 의미한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때부터 수학은 이제 내게 별 관심없는 학문이 되어 있었다. 과학은 말할 것도 없고. 수학과 과학에 있어서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재능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나는 거기엔 젬병, 이러고 뒤돌아서버린 것. 물론 수학과 과학보다 더 싫은게 국사 세계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정치경제...였지만. ( ")  이렇게 쓰니 좋아하는 게 별로 없었구나..그나마 점수가 상위권으로 나오는 건 국어,영어, 한문, 일본어.. 뿐이었어.. -_-


놀랍게도 내게 첫 직업은 '학습지 교사'였다. ㅎㅎㅎㅎㅎ 다만 이것이 내 경력에 적힐 수 없는 이유는 고작 2주일을 몸담았기 때문인데, 와- 해보니까 엄청 적성에 안맞는거다. 그 2주간 매일매일 토할뻔했어. 결국 2주를 보내고 3주차 월요일에 집에서는 출근한다고 나가서는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저 그만두겠다, 못다니겠다, 고. 아직 본격적으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교육을 받는 중이었으므로 어렵지 않게 그만 둘 수 있었다. 그길로 친구네 집근처로 갔다. 오전이었고, 백수인 친구는 나와주었으며, 곱창을 사주었다. 나는 그 아침에, 곱창에 소주를 마시며, 나는 도망쳤어, 라고 말했다. 아, 근데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그때 교육을 받을 때 교육해주는 강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나는 수학을 못해' 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정말 수학을 못하지만,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 나는 영어를 못해 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영어를 평균 이상은 하고 있다고. 다만 수학보다 못할 뿐이라고. 크- 이 얘기는 진리로 여겨졌는데, 그러고보면 학창 시절에 '영어점수는 늘 안좋아' 라고 말했던 수학 잘하는 애들은 늘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영어 점수도 높았다. 반면 '수학을 못해'라고 말하던 나는 모의고사에서 40점 만점에 7점을 받은 적도 있다. (읭?) 그때 영어 담당이던 담탱이가 나를 불러서는...나는 너가 영어선생님이 되기를 바라긴 하지만, 그래도 수학 이건 너무하지 않냐...라고 말씀하셨다. 발로 찍어도 이것보단 잘나오겠다고... 나는 그럼 선생님이 발로 찍어보세요, 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착한 학생답게 꾹 참았다. 나름 기술적으로 찍었는데... -0-



나의 여동생은 생물을 전공했고 수학을 부전공했다. 여동생이 대학생이던 시절, 연습장을 펴놓고 수학 문제 푸는 걸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신기할 수 없었다. 당최 뭔 글자인지도 모르겠고, 숫자이지만 숫자 아닌 숫자 같은 너...로 보였던 터, 어떻게 우리집에 저런 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풀다가 어려우면 친구랑 전화해서 열띤 토론을 했는데 그건 내게 외계어나 다름없었다. 그때 나의 뇌는 지상에 없었다.


아, 그래서 내가 하려고 한 말은, 에이씨,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네, 수학과 과학을 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거였는데. 특히나 과학도인데 음악을 잘하는 사람에 대해서 미친 로망이 있다고...중학교때 우리 과학 선생님은 심지어 음악 교사이기도 했다. 그런게 어떻게 가능한지 나로서는 진짜 모르겠는거다. 여튼 그렇게 로망이 있었고, 그래서 《수학자들》이란 책이 나왔을 때, 오, 이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글을 쓸까? 하는 호기심이 만땅되어 이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읽기를 시도했으나, 크- 끝까지 읽기가 역시나, 어렵더라. 그러나 알아들을 수 없는 수학용어들이 있음에도 글 자체는 아름다운 글들이 많았다. 절반쯤 읽었는데, 나머지 부분을 한 번에 읽다가는 토할 것 같아서, 한 꼭지씩 시간을 내어 찬찬히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며칠전에 쓴 인용문은 어렵다고 올려둔 거고, 오늘은 굉장히 좋았던 에세이를 인용하겠다. 이건, '프리모 레비' 의 《주기율표》에서 '티타늄' 편을 읽었던 그 기분을 떠올리게 했다.



인용하기 전에 반드시 덧붙이고 싶은데, 이제는 임태경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의 콘서트와 뮤지컬을 몇 번 갔었고, 그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콘서트였는데, 그에게 정나미 떨어지게 된 계기도 콘서트가 되었다. 이걸 밝히고 넘어가야지. 


인용하는 글은 '옥스퍼드 대학'과 '서울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김민형'의 글인데, '피에르 들리뉴' 교수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다.



2009년 여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개최된 정수론학회 마감 만찬 도중 피에르 들리뉴 교수가 그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수학이 인생의 전부인 그에게 장성한 두 딸이 있는데 둘 다 수학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종종 수학 공부를 도와주고는 했지만 어느 문제고 적어도 세 가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꽤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저 정답을 말해주길 원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들리뉴 교수는 일생 동안 수학의 여러 분야에 중요한 기여를 한 수학자다. 그는 1978년 수학자들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필즈 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자신의 출신지인 벨기에에서 후작 칭호를 수여받았다. 그는 프랑스 고등화학 연구소에서 1970년부터 1984년까지 일하다가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고등연구소로 자리를 옮겨서 은퇴할 때까지 일했다.

따라서 딸들은 완전히 미국 문화 속에서 자랐고 지금도 미국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 다 상당한 벨기에 애국자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벨기에 방문을 좋아했고 지금도 틈만 나면 벨기에에서 휴가를 지낸다. 들리뉴 교수는 "내가 벨기에에 대해서는 세 가지로 다르게 설명을 안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김민형, p.79-80)



아, 다시 읽어도 웃음이 난다. 아버지로부터 수학 공부를 배운다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내게는 있어본 적 없는 일이니까. 그러나 '세 가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수학을, 과연 나로서도 좋아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만약 수학을 좋아했다면 그 점까지도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좋았던 부분은, 당연히 마지막 부분. 딸들이 벨기에를 사랑하는 이유가 '벨기에에 대해서는 세 가지로 다르게 설명을 안 했기 때문' 이라는 말이다. 아, 좋아. 엄청 똑똑한 사람이 적절하게 따뜻한 유머까지 구사한다면, 크- 한없이 매력적일 것 같다. 나는 확실히, 여전히, 이과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시작하는 것 같다. 유머도, 책을 읽는 것도, 대화도, 눈높이도, 여하튼 그게 뭐든, 이과생에 점수를 더 주고 시작하는 듯. 아...그만하자. 뭔가 막 ... 아...그만하자...





토요일에는 친구들 여러명을 만났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있었고 자주 보았던 친구들도 있었는데, 요즘 서로 제정신이 아닌 친구와 나는 그들보다 조금 더 일찍 만나기로 했다. 네시 이십분부터 만나 수다를 떨고 다섯시를 조금 넘겨 거의 모두가 다 모였는데, 와- 이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좋은 거다.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날 것 같고 좋은데, 그와중에 한명이 '여러분들하고 술마시니까 좋다' 라고 입밖에 내어 얘기하고, 그걸 들으니 또 막 더 좋은거다. 이렇게 좋은게 나 뿐만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한층 더 좋아졌달까. 앞으로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예순이 되고 일흔이 되어도, 여든이 되고 어쨌든 백살 넘어서도 우리가 이렇게 가끔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건강을 유지해서 지금처럼 골뱅이도 먹고 황태도 먹고 쥐포도 먹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내 곁에 더 좋은 사람들을 두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내가 기특해서 미치겠다. 그 자리에서 케익에 초를 꽂고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게, 친구에게 혹여 당혹스럽진 않을까 고민했는데, 고맙다고 말해주어 다행이었고. 나, 고민 많이 했다우, 그래도 되는지. 게다가 스페인에 다녀온 친구가 세상에, 하몽을 가져왔다. 꺅 >.< 내가 스페인을 간다면 그건 하몽 때문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하몽을 먹게 되어, 나는 이제 스페인을 가고 싶은 나라에서 제껴도 되겠다고 했다. 우히히히히. 또한 와인과 책도 선물 받았는데, 아웅, 저 와인은, 엄마한테도 말 안하고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다. 저 와인을 나의 61년산 슈발블랑으로 만들어야지. 혹여라도 나중에 벼랑끝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면, 그때 혼자서 따라 마셔야지. 《사이드웨이》에서 마일스가 그랬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몹시도 힘겨웠다. 와인 두 병과 선물받은 책에 내가 읽으려고 가져온 책까지.. 가방이 지나치게 무거웠는데 거기에 힐까지 신고 있어서 ... 나는 다음날 아침, 종로3가역까지 같이 걷는 친구에게 말했다.



좋은데 힘들어..



내 말에 친구는 웃었다.




사랑에 빠지는 것도 무릇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데 힘든 거.





요즘 내가 내가 아니고 정신이 나가있던 터라, 이 정신을 어떻게 수습할까 하다가 백팔배를 했다. 고소영은 백팔배를 하면 차분해진다고 했는데, 나는 차분해지질 않고 다음날 허벅지 근육만 땡기더라. 역시 나에겐 걷는 게 그나마 차분해지는 지름길이다 싶어 어제는 전날의 과음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굳이 일자산을 찾았다. 올라오고 내려가는 길,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 차분해질거라 믿었건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걸 어떡하지, 이걸 어떡하지, 이걸 어떻게든 터뜨리고 싶은데... 하다가, 오늘 아침 일찍부터 친구를 문자메세지로 불렀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고통스럽고, 그러므로 가슴이 터질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친구의 답에서 나는 위로를 받았다.



- 가슴이 터질것 같아 ㅠㅠ

- 안터져.



아, 안터지는구나. 안터지는 거야. 



친구는 내게 말했다. '그동안 피해다닌 결과' 이며 '네 업보' 라고. 나는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 이렇게 터지는구나. 잠깐 핑- 눈물이 돌았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나를 '냅둬'라는 친구의 말대로, 그냥 두기로 했다.





이 두 책은, 요즘 읽고 있는데, 표지 분위기가 묘하게 비슷하다. 어쩜 이럴까. 색깔이... 히히.






언제였지. 남동생 차를 타고 남동생이 틀어준 음악을 들으며 집에 가는 길, '야, 친구에서 연인이 되기까지 있냐?' 라고 물었더니 없다며 유튜브에서 찾아 틀어줬었다. 갑자기 그 기억이 새록-

그러고보니 금요일밤, 제부가 보내준 닭강정에 와인을 마시고 그도 모자라 맥주까지 마셔서 취했는데 남동생이 돌아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취한채로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는데, 남동생도 씻고 내 옆에 앉았다. 술을 마실까, 하는 동생에게 아니 그만 먹자 내일 결혼식 가야잖아, 라고 답하고는 그저 조용히 텔레비젼을 보았는데, 남동생에게 그냥 푹- 기대버렸다. 남동생은 내가 기댔는데 저리 꺼지라고 하지 않고(응?) 내가 그런채로 주정하는 걸 들어주었다. 난 역시 얘가 제일 좋아, 라고 생각했던 밤이었다.







나에겐 존재해줘서 고마운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 행복하다.





자수를 배워볼까....차분해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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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4-10-20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 와인 맛이 너무 궁금한데요?! 하지만 61년을 기다려야? ㅋㅋ 다락방 님 행복한 만남 이야길 읽다 보니 제 마음에도 몽글몽글 다정함이 가득해지네요.

다락방 2014-10-21 09:51   좋아요 0 | URL
알라딘은 제게 축복입니다, 치니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히히.
저 와인은 혼자 구석에 숨어서 먹어야겠어요. [사이드웨이]란 영화 보셨어요?
거기에서 마일스가 가장 비참해지는 순간에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보관했던 와인 [61년산 슈발블랑]을 마시거든요. 엄청나게 좋은 영화에요!! >.<

hnine 2014-10-20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은 안 읽었지만 김민형 이란 분은 들어서 알고 있어요. 워낙 독특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은 것 같더라고요.
수학은 저에게 있어 짝사랑의 대상일 뿐. 좋아했고 잘 하고 싶었으나 능력이 못 따라갔던 과목이라, 흑흑... 하지만 `수학적 사고`라는 것은 꼭 수학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전 가끔 어떤 비평가의 글에서도 이 사람 참 글을 수학적으로 쓰네 라고 느낄때가 있거든요, 이렇게 말할정도로 제가 수학에 대해 뭘 아는건 아니지만요 ^^
(여동생분에게 갑자기 악수를 건네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저도 같은 전공^^)

다락방 2014-10-21 10:00   좋아요 0 | URL
저는 `수학적`사고라는 게 뭔지 전혀 감이 안잡혀요, 나인님. 아마도 수학을 전혀 몰라서 그런것 같아요. 수학은 제게 짝사랑의 대상도 못되는 것 같아요. 그보다 더 멀죠. 음...수학은 제게 ... 그러니까....맷 데이먼 같달까요? 멋진데 저 멀리,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곳에서 아무 상관 없게 살아가는 사람. 그런데 멋진...
수학을 잘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더 똑똑한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해요. 수학은 똑똑함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일지 저는 상대적으로 제 아이큐가 매우 낮을 거라고 생각해요.
앗, 제 동생과 같은 전공이시군요!! 제가 더 반갑네요.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4-10-20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아, 그래서 내가 하려고 한 말은, 에이씨,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네, `
이렇게 쓰고 쓸데 없다고 생각한 부분들 정리하지 않고 써주는 다락님의 글이 좋아요. ㅎㅎ

2.저는 수능때 수리영역 8점 맞았어요. 과학도 별반 다르지 않은 점수 ㅋㅋㅋㅋ

3.다락님은 지금.....가슴이 터질것 같으시지요?
저는 지금...
작년에 입었던 바지가 너무 꽉 껴서 허리가 끊어질거 같아요.
그새 살이 도대체 얼마나 더 찐건지....ㅠ..ㅠ

다락방 2014-10-21 10:02   좋아요 0 | URL
1. 맨날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요..정리되지 않은 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죠.....정리가 안돼 정리가... -_-

2. 크..아무개님은 저랑 비슷한 점이 무척 많아요! 글 쓰는 스타일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대로 쏟아내기... ㅎㅎ

3. 저는 이뻐질 겁니다, 아무개님. 이뻐져야겠어요. 불끈!!
수술할까...ㅠㅠ

마노아 2014-10-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 공학도이지만 인문학적 지성미가 뚝뚝 떨어지는 T님에게 다락방님이 반하시는 겁니다. ㅎㅎㅎ
아, 근데 저도 그런 사람이 좋으네요.^^
루시드폴이 물리학도이면서 음악하잖아요. 아, 근사해~
자수, 배우지 마요. ㅎㅎㅎ
색칠공부 마친 다음에...ㅎㅎㅎ

다락방 2014-10-21 10:03   좋아요 0 | URL
제가 T 님에게 반한건 T 님만 빼고 모두가 아는 사실. ㅋㅋㅋㅋㅋ
말하기 쑥스러우니 이 글을 좀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색칠공부..잊고 있던 색칠공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립간 2014-10-2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은 (객관적) 평가가 쉽지만, 언어는 (객관적) 평가가 어렵지 않나요. 따라서 수학을 잘하고 못하는 것은 두드러지게 표시가 나지만, 언어는 수학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유치원 딸아이에게 수학 문제를 풀 때 ,항상 문제의 답을 구한 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를 요구했더니, (지난 2년간 학과 공부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이제 할머니와 엄마와는 공부를 해도 저와는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딸도 그런 성향을 보이는 것을 보고 성향이란 것이 정말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죠.

수학과 음학 못지 않게, 수학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이 시입니다. 음악과 시를 매개로 수학을 좋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락방 2014-10-21 10:07   좋아요 0 | URL
저는 수학보다는 산수만이 머릿속에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수학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게 시, 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를 전혀 모르겠어요. 상상도 안돼요. 음악과 시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듯 쉽게 연결지을 수 있는데 말이지요. 언제 기회되시면 수학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이 시 라는 것에 대한 글을 한 번 써주시겠습니까, 마립간님.
저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ㅜㅜ

마립간 2014-10-23 08:13   좋아요 0 | URL
수학에 관한 몇가지 글을 쓰려합니다. 제가 기대하기는 다락방님이 수학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지는 이해시키지는 못하지만, 왜 거리감을 느끼는가를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0-2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학이 좋고 그 중에서도 통계로 그려지는 그래프랑 공식들을 유도하는 과정이 정말 좋은데... 제 아버지가 들리뉴였다면 장담할 수 없겠군요... 수학의 맛이란 역시 답이 딱 나와줘야 ㅋㄷㅋㄷ

다락방 2014-10-21 10:08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좋아하길 희망하는 것, 동경하는 것과 제가 실제 좋아하는 것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게 바로 현실과의 괴리..일까요. 이런 연예인 같은 수학!! ㅠㅠ
흰 공간에 문제를 적어두고 그 문제의 답을 풀어가는 걸, 저라는 사람도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ㅠㅠ

조선인 2014-10-2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래미가 곱셈을 배울 때 구구단을 외우는 것 외에 곱셈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알려준 적이 있었는데... 결국 딸래미는 고학년이 되도록 구구단 외우는 것조차 힘겨워 했답니다. 그 교훈 덕분에 아들래미는 구구단만 외우게 하고 있죠. 하아...

마립간 2014-10-20 14:52   좋아요 0 | URL
제 독후감과 육아일기에 쓴 내용이지만,

구구단의 유래가 반복적인 덧셈에서 유래하였는지 모르겠지만, 곱셈은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지는 연산입니다. 즉 곱셈은 그리고 구구단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고, 직관의 대상입니다. 마로가 구구단을 외우는 것을 힘겨워했던 것은 이해를 강조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덧셈의 유래를 강조하면 나중에 -1 x -1 = 1을 받아들이기 힘겨워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제 딸아이에게 구구단은 이해를 필요하지 않은 암기라고 설명하고 외우게 했지요. 일단 암기가 되고 나면 구구단의 적용을 통해 이해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조선인 2014-10-20 18:15   좋아요 0 | URL
으아아아. 딱 핵심을 말하셨어요. 중학교 올라가서 음의 정수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 아주 애먹었어요. 흑흑.

다락방 2014-10-21 10:11   좋아요 0 | URL
아...이건 굉장히 중요한 팁이네요.
곱셈을 외울 때는 그저 그것을 외우도록만 하는 게 중요한거군요. 거기에 다른 것을 돕기 위해 더했다가는 아예 힘들어지는 수가 생기는 군요. 아!
저는 곱셈 외우는 게 되게 힘들었어요. 워낙 암기를 못하는 성향이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어릴 때 곱셈 외우는 게 어찌나 힘들던지요. 진짜 달달 외우긴 했는데 정말 힘들게 외웠던 기억이 나요. ㅠㅠ

마립간 2014-10-21 12:19   좋아요 0 | URL
구구단은 그냥 외우는 것이 ...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곱셈의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대학생의 교양 수학 이상 공부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학생에서 곱셈의 암기와 이해, 적용을 동시에 하려 하면, 수학에 대한 공포감만 생길 수 있습니다.

단지 이해를 동반하지 않는 단순 암기도 쉬은 것은 아니므로 감정적으로 거부감은 없게 기술적인 요령은 필요할 듯 합니다.

제 사견입니다.^^

서니데이 2014-10-2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게 하몽이라는 거군요. 저건 어떻게 먹나요. 괜히 짤 것 같은 기분이...
2. 지난 번 <수학자들>도 외계어였어요. 저한테는... ^^;

다락방 2014-10-21 10:11   좋아요 0 | URL
스페인에서는 하몽을 메론 싸서 먹더라고요. 짐작하신 것처럼 되게 짜요. 하몽 먹으면서 아, 이래서 메론을 싸먹는구나 싶어지더라고요. 정말 짜서 계속 아 짜다, 아 짜다 했어요. 아..근데 왜 또 먹고 싶지..

단발머리 2014-10-2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그러니까, 저는 임태경 얘기에 눈이 @@게 되서는.
왜 콘서트에 다녀와서 임태경을 안 좋아하게 되셨나요? 저는 뮤지컬에서 임태경이 좋았는데, 저도 콘서트에 가면 임태경을 안 좋아하게 될까요? 이런 의문이... 혹시, 콘서트는 숭배의 분위기가 있나요? ㅋㅋ

2. 요기 위의 댓글 읽다가 곱셈의 개념은 이해가 아니라, 암기의 대상이라는 귀한 진실을 알게 되었어요. 구구단 어려워하는 아롱이가 자꾸 4*7은? 4*6은 얼마지? 아, 24 더하기 4는 하면서 계산을 하고 있거든요. 그것도 빠르지 않은 계산을...구구단은 암기~~ 역시 다락방님 서재에서 놀아야돼!!!

3. 저도 남동생이 있지만, 다락방님의 남동생이 부럽군요. (엥?)

다락방 2014-10-23 11:20   좋아요 0 | URL
1. 마지막, 그를 싫어하게 된 콘서트에서요, 그는 노래를 부르다 삑사리가 났거든요. 삑사리야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데, 나중에 자신이 이 콘서트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하더라고요. 아마도 공짜로 표가 뿌려지고, 그 표로 인해 자신의 팬이 아닌 자들이 와 앉아 있으면서 충분히 지키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전 그 말을 하는 임태경이 순간 싫더라고요. 나는 비싼 돈주고 자신의 노래를 들으러 왔건만, 자신은 지금 불쾌하다는 걸 그 사람들 앞에서 표현하다니. 사람이 성숙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확 싫어지더라고요. 그 이후로 임태경을 끊었어요. 여전히 노래를 듣지만, 콘서트나 뮤지컬을 끊었습니다. 그런식으로 노래를 들으러 갈 만한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2. 구구단은 암기. 일단 무조건 외우도록 하는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여동생에게도 미리 일러두어야 겠어요.


3. 제 남동생은 제게 내려진 축복! :)
 
수학자들 - 세계적 수학자 54인이 쓴 수학 에세이
김민형 외 지음, 권지현 옮김 / 궁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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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수학자들이 하는 생각이 궁금했고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아.... 너무 큰 바람이었던가.

비가환환, 도미타이론, 내적 자기동형-나 내적 갈등은 아주 잘 알아!!- 비가환성...
이것들이 말이여 소여....

물론 아름답고 유머있는 글들도 있다. 그건 나중에.. 여튼, 지금은 읽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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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0-17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 님은 이게 무슨말인지 다 아실까??

조선인 2014-10-17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한글이 아닌 거죠?

다락방 2014-10-20 08:11   좋아요 0 | URL
어지러웠어요...한숨을 쉬었답니다.

마립간 2014-10-18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 환, 체에 관한 용어는 (저를 기준으로) 고등학교 수학에서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칭성에 관한 수학 교양 도서를 읽으면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스크랩 사진, 반값할인보다 더 매력적이네요.

다락방 2014-10-20 08:12   좋아요 0 | URL
책은 아름다워요. 다만 제가 읽기에는 벅찬 부분들이 나와서..흑. 저는 한꺼번에 좍- 읽지는 못하겠고 한 꼭지씩 천천히 오랜 시간을 들여 읽어보려고요.

네꼬 2014-10-1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가로로 읽는 거예요, 세로로 읽는 거예요?

다락방 2014-10-20 08:12   좋아요 0 | URL
아마도 대각선으로??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4-10-2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하신 분은 뜻을 알고 하셨을까요? 그것도 궁금해지네요..;;;;

다락방 2014-10-20 10:0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그러게요 ㅋㅋㅋㅋㅋ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글도 잘쓰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혹시 이런 거 알아요?"

밤새도록 그렇게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았다. 특유의 눈가에 잔주름이 지는 웃음. 목이 어깨로 이어지는 그 지점.

"뭔데요?"

"가끔은 말이에요, 클라크. 이 세상에서 나로 하여금 아침에 눈을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오로지 당신밖에 없다는 거." (p.388)















며칠전에 친구가 내게 '니가 거기 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라는 말을 했었고, 그 말에 나는 대뜸 내가 얼마전에 읽었던 책 《미 비포 유》의 저 대사를 떠올렸다.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무척 다행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러나 그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책 속에서 윌도 클라크에게 '아침에 눈을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오로지 당신밖에 없다'고 했지만, 그 이유로 자신이 가야할 길을 번복하지 않는다. 내 친구도 마찬가지. 내가 지금 잠깐의 위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친구가 나에게서만 위안을 찾는 시간은 곧 끝날것이다.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일, 다른 사건이 그 친구에게 다른 형태의 위안을 줄 수 있을것이고, 어쩌면 시간이 그 역할을 해낼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위로가 되고 살아갈 이유가 된다는 건 그 자체로 다행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행하고 감사한 일. 


우리는 언제든지 숭숭 구멍이 뚫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건 여러가지 방식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내가 나를 온전히 가득 채우는 일을 할 수는 없다. 내가 내 자신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좋은 그림을 보고 맛있는 걸 먹고 여행을 다니더라도, 나는 다 메꿔지지 않는다. 그때 구멍 뚫린 부분은 다른 사람이 채워줄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함께 웃고 손을 잡고 포옹을 해서 충만한 기분을 느낀다고 해도 역시 퐁퐁 구멍 뚫리는 순간은 찾아온다. 그런 빈 공간은  내 스스로 메꿀 수 있어야 하고. 



며칠전 친구에게 저런 말을 듣고, 아 내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퍼뜩 책의 인용문을 떠올렸는데, 또 그건 그것대로 좋았다. 책을 읽는다고 책의 내용들이 내 머릿속에 계속 쌓이는 것도 아니지만, 읽는대로 족족 잊지만, 그래도 어떤 것들은 축적이 되어 툭툭 내뱉을 수 있고 떠올릴 수 있으니, 이게 참 좋은거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게시판을 하나 더 만들까, 오늘의 말씀, 이런걸로...그래서 그때그때 생각나는 인용문들을 찾아다 등록할까, 라고 생각했다가 말았다. 



소설을 쓸 때 각 장의 시작마다 소설의 인용문을 넣어 이야기를 연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얘기를 알라딘 지인에게 했더니 이런 책은 이미 존재한다며 얘기해줬었다.

















아..뭔가 희소가치 있기를 바랐는데 이미 존재하는 이상 희소가치는 떨어지겠구나. 그렇다면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그 회의 등장인물의 마음을 내비치는 인용문을 가져와 나래이션으로 읊는 드라마작가는 어떨까, 라고 생각하고 들뜬 마음으로 회사 동료에게 술 마시며 이야기했었는데, 동료는 '정말 좋을것 같다'고 했지만, 이건 너무 판이 커지는 일이고 갈 길이 멀어보여 역시 포기... 


오늘 아침에 정식이랑 대화하면서 나는 뭐하나 잘하는 게 없다, 는 말을 했는데 지금 이렇게 쓰다보니 나는 포기를 잘한다. -_-




어제 페이퍼에 '데이브레이크'의 <들었다놨다> 링크를 올려놓고서는 흥얼거리고 있는데, 그걸 흥얼거리다보니 오늘은 똭- 새벽 세시의 레오 생각이 난다. 레오는 이렇게 말했더랬다.


She teases me, irritates me-at times I could boot her into cyberspace, but then I'm just as eager to get her back again. I need her here on earth, you see. (p.120)















아..멘붕이다. 새벽 세시의 번역본으로 옮겨놓은 건 없고 영문으로 옮겨놓은 것만 있네...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자.



그녀는 나를 놀리고 나 -에 시간 나는 사이버 공간에 그녀를 부팅 할 수 자극, 그러나 나는 다시 그녀를 얻을 단지 열망 해요. 나는 지상에 그녀가 필요, 당신은 참조하십시오.



크- 구글 번역기는 바보. 에, 그러니까, 저 문장을 번역하진 못하겠고, 내 기억에 의하면 레오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에미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거다. '나는 그녀를 달로 보내버리고 싶고 꼭 그만큼 다시 찾아오고 싶다' 고. 내 맘을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해 내 맘을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해~ ♪♬








오늘은 다정한 친구들에게 묻고 싶었다. 지금 바로, 지금 당장 거울을 보라고.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서 어느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 내게 말해달라고. 

눈이라고 코라고 혹은 입이라고 말하는 답을 듣고 싶다. 귀라고, 눈썹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 

외근을 가기 위해 사무실을 나가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탔고, 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나를 보았다. 세상에, 입술이 정말 끝내주는거다. 졸리 뺨치는 입술이랄까. ( ")



아..칠봉이 보고싶네.

F는 나와 칠봉이에 대한 문자를 주고받곤 했는데, 지금 먼 데로 갔다. 어서 빨리 자리 잡아 내게 아이메세지를 보내줬으면...칠봉이 어깨랑 칠봉이 팔 얘기좀 우리식으로 더하게. 차마 여기에 쓸 수 없는 말들을.. 정신이 혼미해지는 칠봉이의 어깨, 칠봉이의 팔.....



아, 그런데 사실, 내가 오늘 출근길에 책을 읽으면서는 좀 아팠는데...그래서 눈물이 핑- 했는데......이렇게 샤라라랑한 글을 쓸 기분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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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곰 2014-10-17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눈이요. (오늘 제 눈은 먼가 장난칠것만 같은 개구쟁이 눈빛이지만) 그리고 아랫입술이요. (물론 졸리 입술에 비해서는 많이 얇지만 은근 도톰해요) 아, 나 왜 부끄러울까요ㅡ ㅎㅎㅎ

참, 데이브레이크 노래 어제부터 무한 반복중이예요- (밴드의 시대 목록)

다락방 2014-10-17 12: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부끄럽다고 말씀하시니 저도 웃게 되네요. ㅋㅋ
저는 장난기 있는 눈이 정말 좋아요! 장난기 있는 눈은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흐흣. 제 입술도 졸리에 비하면 택도 없습니다, 노란곰님. 그런데 지금은 좀 터서..어제만큼 마음에 들질 않네요. 흐음..ㅋㅋㅋㅋㅋ
 















며칠전에 읽은 책 《스틸 미싱》에서 '아주 이기적'인 엄마를 만났던 터라 마음이 지쳐 있었는데, 이 책 《과테말라의 염소들》에서는 그 엄마와는 정 반대되는 엄마가 나와서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아주 이기적'인 엄마는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른 사람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는데, 이 책 속의 엄마는 최선을 다해 자식을 키웠다고 자식 앞에 당당하고 또한 자식의 친구들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던 거다. '엄마란 모름지기 이런 것이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충분히 사랑을 주는 것을 보는 건 매우 안정된 기분을 줬다. 자식은 엄마의 등을 본 시간이 더 많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엄마'를 가진 자식을, 자식의 친구들은 부러워했다. 주인공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그래서 자꾸 자식자식 하네..쩝.


일전에 여동생 집에 갔다가 제부와 함꼐 술을 마셨었다. 식탁에 있는 술이며 안주를 먹고 있는 우리에게로 조카가 다가왔고, 어떻게 하다보니 조카는 내 다리에는 제 머리를, 내 남동생 다리에는 제 다리를 두고 눕게 되었다. 나는 조카의 이마를 한껏 쓰다듬으며 '우리 조카는 이마도 이뻐' 라고 말했고, 남동생은 조카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우리 조카는 다리도 이뻐' 라고 했었는데, 조카는 그 순간이 좋았던지, 할 일이 있거나 가지러 갈 게 있으면 자리를 떴다가도 금세 다시 돌아와 전처럼 그렇게 눕는거다. 그러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조카를 한껏 쓰다듬어주었다. 이 사랑이 이 아이에게 고대로 다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조카도 그때 우리로부터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는가 보다. 지난주말에 와서 제 삼촌과 내 손을 한 손씩 잡고 마트를 가면서 "이모 기억나?" 하는거다. 그래서 나와 남동생이 뭐가? 하고 물으니, 그날밤을 얘기하는거다. 자신의 머리가 내게로 또 다리가 제 삼촌에게로 갔던 그날 밤을. 나는 아이가 그 날을 기억한다는 사실에 몹시 행복해져서는, 당연히 기억나지 이모가 타미 엄청 사랑했잖아, 라고 대꾸했다. 그리고는 물었다 그 날이 생각나? 라고. 조카는 응, 이라고 답했다. 아, 이 아이도 자신이 사랑받았던 순간을 기억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얼마나 좋았던지. 과테말라의 염소들을 읽는데 자꾸 조카와의 대화가 생각나는 거다. 조카가 보고싶고...이기적인 엄마 때문에 너무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 《스틸 미싱》 속의 주인공도 떠올랐다. 엄마가 아이에게 주어야 하는 건 사랑인데, 그 사랑은 자신의 이익에 앞서야 하는건데, 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서일까. 《과테말라의 염소들》은 따뜻했다. 어딘가 부족하고 모자란 젊은이들이 사랑을 받고 살아왔으므로 사랑을 또 베풀 수도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따뜻했지만, 아, 그러나 이 책은 재미가 없다...유머가 없다는 그런 재미 없는 게 아니라, 한장을 넘기고 다른 장을 또 넘겨보게 하는 힘이 부족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책장은 물론 잘 넘어가지만, 그것은 다음 장에 쓰여진 이야기가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읽는 것이 어렵지 않아서 가능한 것이었다. 다음장으로 넘어가게 하는 힘이 부족해서 결과적으로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아, 작가의 다른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연결되지를 않는 것이다. 따뜻한데,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고 싶긴 한데, 그런데 왜 재미가 없을까? 나는 책장을 덮고 '힘이 딸리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정확히 어디서 어떻게 힘이 딸리는 지를 모르겠다. 뭔가 에너지 음료를 보충해줘야 할 것 같은데.....




이십대 중반에 내가 사귀었던 남자는, 그때 이미 삼십대로 나이가 많았는데, 장거리 운전을 해야할 때면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꼭 홍삼음료를 사마셨다. 장거리 운전에는 이걸 꼭 마셔줘야 해, 하면서. 나는 옆에서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니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뒤로 만나는 남자들이 장거리운전을 되게 힘들어하는 걸 보고 아, 홍삼음료는 바로 이럴때 필요한 거였구나 싶어지는거다. 운전은 힘들고 장거리운전은 더 힘들고, 그러니 힘을 보충해줄 에너지가 필요했던 거구나. 그런데 그 남자 이후의 남자들은 장거리운전을 아예 안하고 혹은 하고나서 체력이 고갈되어버리는 걸 보니 아, 그남자만한 남자가 없었구나 싶었다. 어떻게 해야 힘이 나는지를 알고 자신에게 맞는 처방을 할 줄 알았던 사람. 언젠가 한번은 남자가 두시간인가 운전하고 조낸 힘들어하길래 홍삼음료 같은걸 먹어보는 건 어떻겠냐 권한적도 있었는데 먹어봤자 그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없었던 것 같다. 여튼 예나지금이나 약한 남자는 질색이야...아 근데 이얘길 왜했지? 아, 《과테말라의 염소들》! 이 책에 홍삼 음료가 필요한 것 같아서 그랬구나.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염소에게 홍삼을!





최근에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은 정말 변하지 않는구나, 하는. 친구고 연인이고간에 그 사이에 아무리 애정이 있다한들, 상대의 어떤 성향을 바꿀 수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우리는 그런걸 감수하고도 만나는 것뿐. 감수하면서 만나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바로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고 혹은 남남이 되게 만드는 것 같다. 나는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이 너무 싫고, 자기가 좋은걸 상대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싫고, 퍼지거나 게으른 것도 싫고, 멘탈이 약한 것도 싫고, 음식을 조금 먹는 것도 싫다. 싫지만, 이런 면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다른 것들이 어떻게 어디서 치고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오전에 한 친구와 지금 우리의 멘탈이 얼마나 가여운지에 대해 얘기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나는 나대로, '내가 내가 아니야' 의 기분이 되어 일상을 버티고 있는데, 분명한 사실은, 우리를 흔들었던 사람이, 여전히 우리를 흔든다는 사실이다. 그건 왜 변하지를 않을까. 한번 정신 사납게 만든 사람은 두번 정신 사납게 만드는 게 너무나 쉽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는데, 아니 알것도 같은데, 아니 모르겠다. 내가 지금 뭔 말을 하는거야...여튼, 따뜻한 밥이 제일이란 얘기다. 정신을 단단히 붙들어매자. 나에게도 홍삼을, 지금 멘탈에 스크래치 난 모두에게 홍삼을!








시집이나 한 권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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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4-10-15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홍삼대신 찐한 커피드링킹한잔 해야겠어요. 세상의 모든 멘탈들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아 나의 이 박애주의! 인류애적 사랑 같으니!)

다락방 2014-10-15 13:11   좋아요 0 | URL
저도 점심 먹고 들어왔는데 커피 사러 나갔다올까..싶어지네요. 찐한 걸로다가... 히잉 ㅠㅠ
우리 잘 버텨봅시다 웬디양님. 우리 서로가 서로의 멘탈에게 안부를 묻도록 해요. ㅠㅠㅠ

단발머리 2014-10-1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홍삼음료를 먹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입니다. 홍삼 효과 있습니다. 제가 입이 자주 헌다고 했잖아요. 정관장환을 복용했을 때, 그 증상이 엄청나게 완화되었더랬죠. 요즘, 홍삼이 떨어져서.... 으...

사람은 진짜 쉽게는 바뀌지는 않는거 같아요. 맞아요, 그런 걸 감수하고 만나는 거지요.
좋으니까요.

저는 지금 과자 먹어요. 농심에서 나온 감자칩인데요. 이름이.... ˝입친구˝ ㅋㅎㅎㅎ

다락방 2014-10-15 13:14   좋아요 0 | URL
저는 홍삼을 먹은 적이 없어서...사실 뭔가 저는 기운 딸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늘상 고기 먹는 삶을 살아서일까요? ㅎㅎ
아, 입이 자주 허는 건 면역력이 약해서 그런거니 `프로폴리스`가 도움이 될 겁니다. 아이허브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후기도 읽어보시고 복용해보도록 하세요. 물론 단발머리님의 최고 처방은 홍삼인듯 합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

건강하게 지내요, 단발머리님. 저는 여자든 남자든 애나 어른이나 건강한 사람이 좋아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요. 그러니 건강하게 지내면서 오래오래 친구합시다, 단발머리님!

아무개 2014-10-1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이 너무 싫고, 자기가 좋은걸 상대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싫고, 퍼지거나 게으른 것도 싫고, 멘탈이 약한 것도 싫고, 음식을 조금 먹는 것도 싫다.˝

어디에 걸리나 생각해보았네요 ㅋㅋ
음식은 많이 먹으니 이걸로 뭐... 다 퉁칩시다 응?

다락방 2014-10-15 13:20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은 위의 사항들에 전부 다 해당된다고 해도 글을 잘써서 퉁쳐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을 쓰고 계세요. 책을 읽고 생각을 한다-그대로 글이 된다. 이런거요. 전 꾸미는 글은 딱 질색인데 아무개님은 생각나는대로 느끼는대로 뱉잖아요. 계속 계속 지금처럼 글을 써주신다면 좋겠습니다.
또한, 저는 아무개님이 즐겁게 살기를 원합니다. 아무개님이 잠시잠깐이나마 즐거울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자주 생각해보겠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0-15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어쩜 그렇게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잘 알아내는지 신기해요. 제 딸도 낯을 엄청 가리는데 아주 가끔 보는 외할머니는 무척 따르거든요. 또 놀이터에 나가서 아이들을 보면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는 티가 나요. 뭐랄까 자기를 귀여워할걸 확신하는 태도랄까 ㅎㅎㅎ 인생에 짧은 순간이라도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축복이지요.

전 평소에 안먹는 아주 단 커피를 두잔이나 마셨네요.

다락방 2014-10-15 13: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휘모리님. 제 조카도 제 외할머니를 아주 잘 따르고 좋아해요. 외할머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할머니는 타미를 사랑해` 라고 제가 제 입으로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알아? 라고 물어봤더니 `타미가 좋아하는 미역국 끓여주잖아` 라고 하더라고요. ㅎㅎㅎㅎㅎ
고 작은 입으로 내뱉는 말들이 하나같이 사랑스러워서 미치겠어요. 휘모리님 말씀대로 인생에 있어서 자신이 사랑받는다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정말 축복인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이라면, 아이들일 때 모두들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지금 커피 마시고 있어요. 점심을 너무 맛없게 먹어서 맛있는 커피가 간절했거든요.

mira 2014-10-15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남자는 장거리운전에 홍삼은 필요없던데 ㅎㅎ, 그남자는 무슨 힘으로 장거리를 뛰는지 물어봐야겠군요

다락방 2014-10-15 14:19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그에게는 원래 가진 힘이 충만한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레와 2014-10-1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어본 홍삼중엔 한살림에서 파는 홍삼이 괜찮습디다. ^^

다락방 2014-10-15 17:01   좋아요 0 | URL
아 ㅋㅋ 제가 진짜 홍삼을 먹을 건 아니고요 ㅋㅋㅋㅋㅋ
아우 어제 술을 마시고 친구랑 통화하다 늦게 잤더니 졸려서 미치겠다요 ㅠㅠ

그렇게혜윰 2014-10-1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아이 대신 재봉톨을 선택한거였어!!

다락방 2014-10-16 08:16   좋아요 0 | URL
아, 스틸미싱의 표지를 보고 말씀하신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벌 2014-10-1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하지.... 홍삼음료가 좋은거면 나도 먹어볼까... 생각중인 일인.
요즘 피곤해서.... 장거리 운전을 하는것은 아니지만도....

다락방 2014-10-16 12: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가 자꾸 나이를 먹으니까요 버벌님.
홍삼 음료는 제가 안마셔봤지만 먹고 좋다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번 드셔보세요, 버벌님. 힘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