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 - 세상을 바꾸는 리더십의 고전
오긍 지음, 김원중 옮김 / 현암사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게는 이세민으로 더 잘 알려진 당태종. 그의 치세를 흔히 [정관의 치]라 부른다. 그가 통치한 24년간 흥왕하였던 당은 얼마후 측천무후의 손에 넘어가고 나라는 도탄에 빠진다. 그리고 다시 중종이 복위되며 [정관의 치]의 옛 영화를 회복하고자 한다. 오긍은 태종의 치세내용을 상술하고, 그 신하들의 행적과 간언들을 엮어 후세 군주통치의 귀감으로 삼고자 이 책을 왕에게 바친다.


왕이 왕에게 전하는 지도력의 핵심이 그래서 이 책에 들어있다. 중국의 후대 황제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의 통치자들도 읽었던 이 책은 그래서 유교지배사회의 도덕적 전형을 보여준다. 리더십론으로 보기엔 과도할 정도로 도덕과 윤리에 대한 강조가 이 책의 기조이다. 왕이 바로 서야 백성이 흠모하여 따른다는 것이다. 왕이 만민을 위할때 백성이 따른다는 말은 로크의 통치론 이전에 동양에선 이미 통치의 기본이었다(!).


이 책에서 지도자에게 가르치는 중요한 덕목들이 있다. 따르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공평함과 인재등용에 대한 관심. 비판을 듣고자하는 마음과 스스로에게 엄격함. 시종일관한 태도이다. 이 책에 나타난 태종은 백성을 위해 궁궐 증개축도 포기하고, 병사의 동원도 자제하면서도 나라의 올바른 예절과 풍속을 위해선 과감한 사람이었다. 그의 옆에는 목숨도 아끼지 않고 간언하는 위징과 방현령 같은 신하가 있었다. 올바른 지도자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님을 느낀다. 사랑과 관심. 자기희생과 치열한 노력... 1400년전 한 지도자를 바라보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국지 1 - 복숭아밭에서 다짐하다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쓴 완역 삼국지 1
나관중 지음, 박상률 옮김, 백남원 그림 / 시공주니어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산 이유는 제대로 된 딸아이가 읽을만한 삼국지를 사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막상 사서 읽어보니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에는 좀 어려운 것 같다.



오히려 우리말로 풀어 썼지만 모든 내용을 담고 있고 또한 당시의 지도와 관직 일람표, 그리고 무기의 그림까지 곁들여 여태 보았던 삼국지 중 가장 이해와 흥미와 읽기에 뛰어나 [내 책]이 되고 말았다.



한자투의 종래 번역이나 흥미위주, 심하게는 원전의 관점을 벗어나기까지의 삼국지는 왠지 입맛이 당기지 않는다. 청나라 모종강 편집본의 현대판중 기존의 잘못을 많이 수정했다는 [수상삼국연의]의 번역인 것도 맘에 들고... 읽기도 이해하기도 쉬우면서 원전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삼국지. 내가 원하던 딱 그것인 셈이다.



청소년이 처음 삼국지를 접하며  질리지 않고, 너무 의역된 것 말고 나관중의 삼국지를 읽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고적부터 계신 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William Blake  1757-1827

 
The River of Life  circa 1805

Pen and ink and watercolour on paper
support: 305 x 336 mm
on paper, unique

Bequeathed by W. Graham Robertson 1949

N05887
As Blake’s inscription on the lower right shows, this work illustrates lines from chapter 22 of the Book of Revelation. The River of Life flows from the throne of God to the Tree of Life. The figures are Blake’s invention.

The river banks may represent Innocence (left) and Experience (right). Innocence is symbolised by the babe in arms and the child reaching up to the tree of knowledge. Experience is symbolised by the grey bearded figures hiding books. Christ leads two children through the river towards the sun which is the light of the Lord.
 (From the display caption May 2003)

오른쪽 하단에 쓰여진 블레이크의 기록처럼, 이 작품은 계시록의 22장에 들어간 일러스트이다. 생명의 강은 신의 권좌에서부터 생명의 나무로 흘러간다. 인물들은 블레이크의 창안이다.

강의 둑은 순수(왼쪽)와 경험(오른쪽)을 나타내는 것 같다. 순수는 팔 안의 아기와 지식의 나무에 닿으려하는 아이로 상징화되었으며, 경험은 책을 숨기고 있는 회색 수염의 인물로 상징화되어있다. 예수는 강을 따라서 신의 빛인 태양 쪽으로 두명의 아이들을 이끌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William Blake,   Plate 2 of 'Urizen' - 'Teach these Souls to Fly' , 1796(?)

 

 

      엄마의 이름은 Enitharmon. 블레이크의 신화 속에서 저 여인은  'Pity'를 상징한다.

      여인의 아들은 Orc,  'Revolution' 을 상징한다.

 

      이 그림 속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Liberty'를 가르치고 있다.

  

      Orc는 나중에 아버지 Los에 의해 체인에 감겨 산에 묶인다.

      아버지는 아들과 어머니 사이를 질투하여 아들에게 형벌을 내린 것이다.

      Orc가 산에 묶인 사건은 'natural passion' 묶어놓았다는 뜻이란다.

 

      이 블레이크의 신화 속에서는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근친상간이 암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왜 아들은 '혁명'을 상징할까...

 

      가타리와 들뢰즈의 '안티 오이디푸스'를 떠올려보자.      

 

      정신분석학에서 오이디푸스 시기는 유아기의 본능적 충동을 넘어,

      윤리와 도덕이라는 사회적 질서 속으로 편입되는 문턱을 뜻한다.

      즉, 자아는 무의식적 본능을 억누르고(산에 묶였다는 점), 어머니를 향한 사랑을 내버리고,

      기존 사회체제 속의 길들여진 자아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안티 오이디푸스는 사회적 문턱으로 들어서는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다.

      왜? 오이디푸스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성 중심의 근대적 세계관을  체득하기 때문이다.

 

      근대적 세계관 속에서 모든 것은 이성/비이성, 남성/여성, 서양/동양, 주인/노예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를 통해  불평등한 사회구조, 인식구조를 생성해낸다.

 

      따라서 오이디푸스 과정을 역행하는 것은 Orc의 상징성인 '혁명'을 발동하는 것을 뜻한다.

      블레이크의 신화에서 '어머니와 아들의 사랑'은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를테면 '퇴행'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것이다. 

      블레이크가 살았던 18세기와 19세기 초는 계몽주의가 횡행하던 시절이라는 것을 상기하자.

 

      블레이크는 예언자이자 세상을 버린 은둔자였다.

 

      이 그림은 Orc가 형벌을 받기 전 어머니가 아들에게 '자유'를 가르치는 장면이다.

      즉 '혁명'을 통한 'natural passion'의 분출을 잉태하게끔 하는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블레이크는

      Pity가 Revolution 에게 Liberty를 가르치는 장면을 통해

      natural passion을 억압당한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가여운 것인가를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는 날아야 한다.  "내 안의 신이 춤을 추도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