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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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하고 고단한 인생살이에 대한 이야기지만 읽는 내내 많이 슬프다거나 고통스럽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참으로 기구하고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들을 용케 감내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말하는 삶의 고통스러웠던 순간이 아득한 꿈속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스무명이 쓴 스무개의 이야기 속에는 한결같이 절망스런 인생의 모습이 담겨 있지만, 그 이야기들 속에는 절망이나 포기라는 또는 어두움이라는 단어가 잠시도 배겨나지 못하고 이내 멀리 내동댕이 침을 당하고 있습니다. 누구하나 타인을 원망하지 아니하고, 자신을 수렁에 빠뜨린 이를 저주하지 아니하고 자신들만의 소망을 부여잡고 희망을 싹틔운 이야기 속에 피어난 무지개의 힘이라고 할까요......

 작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야누스 총재에 의해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에 대한 내용이 우리 사회에도 많이 전해졌습니다. 조금만 믿고 도움을 주면 거뜬히 일어설 수 있는 많은 가난한 이들에게 기존의 제도권의 은행의 시각이 아닌 담보할 것이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준다는 의미에서 파격적이기도 했고 세상을 건강하게 바꾸는  진정한 거인의 발걸음이라는 생각을 하였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안에는 기존의 경제 관념들이 또아리를 틀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네요..... '무지개 가게'는 바로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사회연대은행이라고 합니다. '희망을 담보로 기회를 빌려주는 은행' 그리고 '성공과 보람, 그리고 나눔을 이자로 받는 은행', 대출 자격 조건은 충분한 담보나 보증인이 아닌 '가난할수록 우대받지만 자립의지가 강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돈을 빌려 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을 다시 찾고 희망을 만들고 새로운 꿈을 이루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믿음으로 대출받은 종자돈을 기반으로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삶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희망과 가치는 작은 믿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삶에는 그늘보다 햇살이 비치는 곳이 많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멋진 사람입니다', '삶은 단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가 가진 모든 것이었습니다', '거창한 이유는 없습니다. 인생은 살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백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낼 겁니다', '최악의 상황이야말로 포기해서는 안 되는 때잖아요', '미친 놈 소리를 듣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일합니다' '언제나 우리는 삶의 한 복판에 있잖아요'..... 모진 삶의 고통을 감당하였던 이들, 그리고 이제는 사회연대은행의 도움으로 삶에 무지개를 피우고 있는 이들의 자신들의 삶에 대한 건강한 고백입니다. 아마도 이들 대부분은 무지개 가게의 도움이 없었다면 숨겨진 능력과 의지는 있었지만 가난속에서 빚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빚을 갚느라 죽도록 노동하며 절망적인 삶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무지개 은행을 통해 다른 어떤 거창한 은행의 고객보다도 더 씩씩하고 희망찬 기적같은 인생을 만들어 낸 이들의 이야기는 유누스 총재가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며 했다는 말을 몇번이고 곱씹게 만듭니다.

 "돈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돈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은행들은 부자들에게는 쉽게 돈을 빌려 주고, 정작 가난한 사람들은 외면할까요?"

 믿음의 씨앗을 뿌리고, 작지만 따스한 손길 속에서 건강하게 피어나는 무지개를 보면서, 내가 건강해지고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부유해진다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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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울지마세요
샐리 니콜스 지음, 지혜연 옮김, 김병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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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와 놀라운 사실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그리고 백혈병을 앓고 있는 샘이라는 열한 살 소년의 마지막 세달여의 삶에 대한 기록..... 물론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지만, 백혈병에 걸려 두번째 재발하고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주인공 소년의 눈으로 본 세상에서의 의문점과 흥미로운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담담한(?) 시각이 담긴 글들의 모음.....  바로 이 책의 내용입니다. 한편으로는 작년 우리에게 소개되었던 <정표 이야기>라는 책과 형식과 주제가 겹치기도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정표 이야기의 내용은 실제로 그러한 병을 앓고 있는 소년이 직접 기록한 내용이기에 훨씬 현실감이 있고, 또한 직접적인 면이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면, 이 책의 내용은 사실감이 떨어진다기 보다는 그러한 병과 함께 투병하는 소년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저만큼 떨어져서 관찰하고 있는 관조자의 감정이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을 맺지만,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보다는 현재의 삶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는 면에서는 읽는 이로 중요한 깨우침을 얻게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샘은 백혈병에 걸려 치료하였지만 완치되지 못하고 두차례 재발한 소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완치의 희망을 덮고 죽음을 향해서 하루하루 삶을 지워가는 소년이지요. 이야기의 진행은 소년이 비슷한 처지의 친구 펠릭스 -친구는 소년보다 먼저 죽음의 안식을 얻습니다-와 함께 윌리스 선생님의 수업을 집에서 받는 중에 선생님의 제안으로 시작한 자신에 대한 책을 쓰기로 작정하면서, 그가 자신의 책에 기록하고 또한 겪은 이야기들의 순서와 동일합니다. 펠릭스나 소년 모두 자신들이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리라는 것을 알았겠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것을 하나하나 실천해가는 삶에의 열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술집에서 술을 먹고, 담배를 피워보기도 하고, 유령을 보고, 세계기록을 깨고, 우주선을 타고 비행선을 타보고,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올라가 보는 것 등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궁금하고 또한 영웅심에 또는 세상의 질서에 거슬려 보고자 하는 그러한 심정에서 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자신들이 방식으로나마 하나씩 이루어 갑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가족들간의 갈등 - 소년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끝까지 자신의 일에 충실하기를 고집하는 아버지와 그것을 미처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머니의 예처럼- 도 보이고, 소년과 부모와의 갈등 -펠릭스의 죽음을 앞두고 어머니와 겪는 서로 다른 세상을 향해 살고 있는 이로서의 정서적인 갈등- 도 보이지만 그것은 결국은 삶의 한 과정이고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 안기 위한 과정이었겠지요.

 '나에 대한 다섯 가지 사실', '나의 생김새에 대한 다섯가지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영원히 사는 방법들', '사람들이 죽었을 때의 여러가지 풍습', ''아빠에 관한 다섯 가지 사실', '비행선에 관한 멋진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죽은 다음에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죽은 다음에 일어났으면 하는 일' ..... 소년이 자신의 책에 기록한 열한가지 목록의 제목들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마주하며 살고 있지만 그것에 담담한, 그리고 주어진 삶에 대한 호기심을 버리지 않은 내용들이지요. 소년의 기록을 읽다보면 아마도 소년은 죽음마저도 자신의 삶의 연장 또는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느낌입니다.....-소년이 너무 어려서이거나 아니면 작가의 글솜씨가 탁월해서이겠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죽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 '왜 하나님은 아이들을 병에 걸리게 할까?', '사실 진짜로 죽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산 채로 묻어 버리는 걸까?', '죽을 때는 고통스러울까?' , '죽은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느낌은 어떨까?', '죽은 다음에는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가고 난 후에도 세상은 그대로 일까?' 소년이 기록한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은 여덟가지 의문점들의 목록입니다. 모두 죽음과 연관된 내용들이지요. 이러한 의문들을 지닌 그의 영혼과 삶이 얼마나 고독하고 또한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내용입니다. 자신의 생의 한 편에서는 삶을 누리며 있었지만, 또한 자신의 일부로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서도 무관심하지 않았다는 한가로운 이야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다만 소년에게는 자신의 삶만큼이나 죽음도 가까이 있어 알고 싶은 것들 투성이였나 봅니다. 살아있는 동안 소년은 어떤 의문점에 대해서는 살아 있는 이들의 답을 찾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알지 못하고 외로이 간직한 의문점들도 있습니다.

 샘이라는 소년의 삶을 통해서 작가는 사람이 세상을 산다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과 그것과 이어지는 살아남아 있는 자들의 삶에 대해서 소년이 기록한 책과 노트라는 형식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죽은 다음에 일어났으면 하는 일'이라는  열한번째 목록을 통해서 -죽은 다음에도 여전히 전해지는 발랄하고 속깊은 소년의 글을 통해서- 죽음과 맞닿은 삶의 한고리를 소년은 이리 말하고 있습니다. '다들 슬퍼해도 좋지만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생각을 할 때마다 슬퍼진다면 어떻게 나를 좋은 마음으로 기억할 수 있겠는가?'.......죽는다는 건 특히나 소년처럼 아주 어려서 죽는 다는 건 너무 억울하지만, 그래도 소년처럼 남은 가족들에게 사랑을 남기고 갈 수 있다면 그나마 너무 슬픈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내 이야기가 아닌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된다면 또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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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0분 부모] 서평단 알림
EBS 60분 부모 -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녀교육서
김미라.정재은.최정금 지음 / 경향미디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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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의 양육에 관한 책을 대하면서, 그 안에서 어떤 답을 찾기보다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지난함-지극히 어려움-에 대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세상에 처음 나와 우렁차게 울어대던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느끼던 설레임과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는지에 대한 막연함으로 인한 두려움, 아이가 방바닥을 기어다니면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아이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아장아장 걸을 때 넘어질까 엉덩방아를 찧을까 조마조마하면서 곁에서 바라보았지만 이젠 우리 아이가 걷기 시작했다는 기쁨과 환희가 마음속을 메웠던 순간들..... 그때는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함께 산책도 하고, 배드민턴이나 축구도 함께하고, 여행도 같이 떠나고..... 이런식의 기대와 상상을 미리하면서 즐거워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어느 순간부터, 그리고 이제는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을 보면서 그러한 사심없이 즐거워하는 마음이나 기대, 상상보다는 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아이를 다그치고 압박하곤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아이가 등에 진 책가방의 무게만큼의 압박이 가슴에 전해질 때면, 불현듯 다시금 아이   키우기의 지난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곤 합니다. 좀더 잘 키워야겠다는, 아이가  좀더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지, 아이에겐 좀 더 필요한 것은 없을까.... 그리고 아이에게 내 놓은 답들은 이미 많은 부모들이 겪었을 그러한 시행착오였겠지요. 그럴때마다 느끼는 것은 부모가 더 많이 아이의 양육에 대해 공부하고, 절제하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결국은 어느새 다시금 아이는 내가 책임지고 양육하는 피양육자의 신분으로 부모의 작전계획에 의해 앞으로 진군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작전지도는 그려졌으니 너는 나를 따르라!??!'

 교육방송의 부모교육상담 프로그램의 내용을 다시금 책으로 옮겨 놓은 이 책은 바로 나와 같은 부모, 아이때문에 울고 웃고 고민하며 지내는 우리시대의 부모된 이들이 그리도 바라는 '아이를 행복하고 스스로 공부하며, 또렷또렷하고 예의바른 아이들로 키우기' 위한 조언을 담은 책입니다.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공감할 만한 육아에 대한 지혜와 해결책을 알려주었듯이 현실감 있는 사례를 통해서 구체적인 해결책과 과정을 설명하고 또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내용의 촛점은 아이들이 학습에 대한 것이 중심이라고 생각되는데, 유아기와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의 세 단계로 분류하여 각각의 연령수준에 맞는 학습량, 내용과 방법, 도구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학습이 부모나 학원, 학교의 강요가 아닌 아이 스스로 탑을 쌓듯이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이론이 아닌 아이의 학습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 -책읽기의 경우 어떤 책을 어떻게 읽히고, 독후활동은 어떤식으로 각 연령대에 맞게 시도해 볼것인가, 수학을 교육한다면 각 나이또래에 적당한 난이도나 학습방법은 무엇이고 각 교재의 선택에 대해서 생각할 것은 무엇인지 등 -과 각 문제들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마지막 장에는 각 학년별로 특징적인 아이의 사례 하나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문제가 무엇이며 해결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담겨 있습니다. 책이 말하는 것은 지휘관으로서의 부모의 탈을 벗고서 행진에서부터 시작하여 사격과 유격과 실전의 전술을 가르치는 훈육관처럼 '내가 뒤에서 엄호하고 너를 지지하고 있으니 너는 작전계획을 세우고 진군명령 내리고 나가서 전투에 임하라'는 것이 아닐는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에 대해 모든 아이에게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마다 그리고 각 가정마다 형편이라는 것이 있고, 각각의 특징이라는 것도 있고, 주변환경의 특징이라는 것도 있고....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중요한 한가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을 아이를 부모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는 피동적인 존재로만 인정하는 부모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경험이 부족하여 부모나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많은 부분에서 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이를 부모들과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함께하는 파트너로서의 능동적인 존재로 인정을 해주고 그리 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부모의 꿈이나 바람이 아닌 자신의 꿈과 바람을, 그리고 부모의 성공과 희망이 아닌 자신의 성공과 희망, 그리고 서로의 관계속에서 서로의 꿈과 바람, 그리고 성공과 희망을 가꾸고 이루어 나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중의 하나는 바로 아이를 내 인생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함께 그 인생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물론 그 근저에는 가족이라는 끈끈한 사랑의 울타리가 든든하게 서 있어야겠지요. 아이를 대할 때, 많은 지혜를 구할 수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가족이라는 사랑의 울타리를 더 든든하게 하고, 아이가 훌륭한 작전지도를 그리고 인생이라는 터전에 자신있고 용감하게 나서게 할 수 있을만한 지혜를 많은 부모들에게 선사해주는 ......

(이 책은 알라딘 도서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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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자녀교육 - 세계의 부자들,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치나
방현철 지음 / 이콘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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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그리고 부모된 이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가 될 '부와 자녀교육'이라는 두가지 문제에 대해서 "세계의 부자들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치나?"하는 물음을 가지고, 저자가 세계적인 대부호 10명의 자녀교육에 대한 전략을 관찰하고 분석한 내용들입니다. 물론 10명 각각이 서로 다른 양식의 교육방식과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자녀들을 교육하고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부모들에게서 교육을 받았지만, 저자는 그 속에서 부와 자녀교육이라는 관점에서 공통되는 점들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던 듯 합니다. 

 언뜻보면 서로 다른 교육 방식을 추구하고, 또한 다른 양식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속에서 부의 축적과 유지, 자녀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되는 분모는 아마도 그들이 추구한 철학적인 면 -의도된 것이든 의도되지 않은 것이든 간에- 즉 그러한 방식에 담긴 의미를 찾아서 연결고리를 찾는 방법이겠지요. 저자가 그런 연결고리를 찾아 고민하고 또한 많은 시간의 이런 저런 노고를 아끼지 않고 정성을 기울여 우리앞에 내놓은 부자들의 자녀교육전략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저자는 잭 휘태커라는 미국역사상 가장 많은 복권당첨금을 받았지만 파멸한 사람의 예를 들면서, 부자들의 자녀교육의 포인트는 "부자가 되는 기초 체력" 즉 어떻게 부를 이루고 유지하고 키워갈 수 있을지에 대한 능력을 배양하는데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부자되는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자신이 관찰한 부자들의 교육요점은 ' 부자 공식' 즉 '수입-지출=재산'이라는 간단한 사실을 가르치고, 또한 그것을 지키는 습관을 기르게 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좀더 덧붙이면, '수입-지출=재산'이라는 사실을 가르쳤다는 것은 먼저는 수입을 늘리는 방법을 가르쳤고, 다음으로는 지출을 줄이는 습관을 들이도록 격려해서 결국은 항상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함을 실천할 만한 능력을 키워주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그들 모두가 자녀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돈의 가치를 심어주고 재산을 관리하는 능력도 함께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강조해야 할 것 한가지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이러한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들을 실천하여 습관이 되도록 몸에 배게 만드는 일이겠지요. 그래서 부자들은 자녀들이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내용을 실천하도록 하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사례를 통해서 얻어낸 '부자들은 자녀들에게 부자의 공식을 가르치고, 그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게 했다'는 일종의 부자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전략적인 노하우를 읽고 나면 다소 공허한 듯한 감정, 뜬 구름을 잡은 듯한 감정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너무 평범하게 느껴져서 그런 반응이 생긴는 듯 한데,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각 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각각의 장들에서 말하는 각개 부자집안의 교육에 대한 철학을 보며 느끼는 감정적인 지지가 훨씬 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자가 파악한 10명의 부자 집안과 그들의 교육철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빌 게이츠 : 책 속에 부자의 길이 있다.

 - 록펠러 2세 : 용돈 교육이 부자의 시작이다.

 - 폴 게티 : 백만장자의 사고 방식을 가져라.

 - 워런 버핏 : 독립적으로 사는 법을 가르쳐라.

 - 슈워제너거 : 자기 훈련의 습관을 들여라.

 - 잭 웰치 : 일벌레의 근성과 자신감을 가져라.

 - 월턴 가족 : 돈 있는 티를 내지 마라.

 - 리카싱 :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시킨다.

 - 이건희 :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루 갖춰라.

 - 조앤 롤링 : 위기 극복 능력과 상상력을 길러라.

 10명으로 부자들에 대한 온전한 대표성을 지닌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들의 삶과 이력을 보고 있노라면 충분히 들여다 볼만한 가치가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입니다. 다만 저자가 말한 내용을 제외하고 들여다 본다면, 그들의 삶과 교육방식에서 공통적인 부분보다는 개별적인 특징과 번득임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 각 집안의 방식대로 삶에 대한 자세와 세상에 대한 태도를 성실하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고, 또한 그들이 부자라서 그들의 교육방식이 더 우월한거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부자라고 교육에 대해서 다른이들보다 더 특별하다거나 왕도가 될 만한 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겁니다. 그들이 꾸준히 자신의 집안의 가치를 유지하고 이어가기 위한 방식으로 그들만의 교육방식을 지켜가듯이, 이러저러한 모습들 속에서 자신의 환경에 맞는 교육방식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아이와 함께 세상을 사는 방식을 배워가는 것,  그것이 자녀를 교육한다는 의미의 한 기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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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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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속의 글은 할아버지가 자신의 손자에게 쓴 편지들입니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두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비범한 것은 더더욱 아니구요. 할아버지는 서른이 갓 넘었을 때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로 30여년이 넘는 세월을 휠체어에서의 눈높이로 세상을 살아온 이입니다. 중간에 당연히 삶에의 절망도 겪었고, 부인과의 이혼도 겪었고, 또한 그 부인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기도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심리학자이자 임상심리의로서 환자들을 대면하며 그들의 성공과 실패, 희망과 절망을 보면서 15년이 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이입니다. 편지를 받는 샘은 저자의 두번째 딸이 낳은 아이입니다. 손자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그에게 들려줄 이야기들을 편지로 쓰기 시작했다는 할아버지는 손자가 두돌이 되던 무렵에 사랑스런 딸의 아들 샘이 자폐증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는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보살펴야 했던 딸이 이제는 장애를 가진 아들을 평생동안 보살펴야 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렸다' 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장애자로서의 자신의 삶과 그리고 심리학자로서 자폐증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더 많이 이해하고 있는 저자이기에, 그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도 더 깊은 아픔이 이 말속에 담겨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또한 자신의 사랑스런 손자 샘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다르게 산다는 것을 30년이 넘게 겪은 그이기에 '다름'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하고 있었서였겠지요.

  '책에서 배운 심리학 지식은 얼마되지 않는다. 오히려 휠체어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전신마비가 내게 가르쳐 주었다. 가만히 앉아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는 법을 말이다.'

 전신마비 장애자로서, 심리 상담자로서, <가족의 소리>라는 라디오 방송 상담자, 그리고 칼럼리스트로서의 삶을 살면서 그가 배운 지식의 원천에 대한 저자의 고백입니다. 삶의 재앙이었던 전신마비가 그를 더 지혜롭게 하고 겸손하게 한 축복이었다는 고백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건 물론 저자의 겸손함,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긍정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기에 그에게 닥쳤던 뼈를 깎고, 영혼을 갉아먹었던 일들을 과소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의 고백에서 자신이 가장 낮은 곳에 처했을 때, 세상의 비밀들을 알게 되었다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샘이 태어나던 날부터 나는 얘기해주고 싶었다. 인생과 사랑에 대해, 그리고 부모 또한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 학교가 어떤 곳인지,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간혹 못된 친구도 있을수 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성, 연애, 일, 돈, 마약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것을 다 말해 주고 싶었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들려주고 싶었다.'

 세상에 태어난 샘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이유들입니다. 특별한 삶을 산 할아버지이지만, 아직은 정상적으로 여겨지던 샘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마도 세상의 모든 할아버지들이 자신의 손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적어도 저자가 편지를 쓰기 시작할 때까지는 저자가 전신마비이기는 하지만, 여느 집의 할아버지와 다를바 없는 마음이고, 손자도 여느 집의 아이와 다를바 없는 사랑스런 아기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만큼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할 만한 편지들이 될 수는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깨달았다. 샘에게 해줘야 할 이야기가 훨씬 많아져다는 것을. 나는 샘에게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의 의미를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매일같이 겪어왔고 앞으로 샘이 겪게 될 역경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역경에 맞서 싸우면서 내가 꺠달은 바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싸움을 멈추는 것만으로 어떻게 평화가 찾아오는지도 말해주고 싶었다.무엇보다도 사랑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었다....'

 샘이 자폐증을 진단받고, 저자가 그의 딸과 손자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중에 고백하는 말입니다. 아마도 이 책에 실린 30여통의 편지가 특별함을 지니게 되는 이유가 될 수 있겠지요. 단순히 인생의 지혜와 사랑을 담은 편지가 아닌 진실로 삶에 대한 아픔과 통찰이 담긴, 사랑과 위로와 지혜가 담긴 글이 되고, 자신의 손자 샘만이 아닌, 샘과 같은, 저자와 같은, 그리고 저자가 자신의 삶속에서 만났던 많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같은 이들에게 동일한 사랑과 위로와 지혜를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이 글속에 담기게 된 사연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저자의 이러한 동병상련의 아픔과 혈육간의 사랑, 그리고 담담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와 겸손함이 세상의 그늘진 곳에 움츠리고 있는 많은 샘의 영혼을 위로하고 울릴 수 있는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의 중간에 저자가 인용을 하였던 책입니다. 벌써부터 많은 이들에게 삶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지요. 그래서인지 어디선가 두 책을 서로 비슷한 범주로 비교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인생에 대한 지혜와 사랑 그리고 긍정을 담았다는 면에서 많이 닮아있는 모습이지요. 모쪼록 많은 이들이 -나를 비롯하여-, 특히 세상의 음지에 가려져 있을 모든 샘과 모리가, 이 책을 통하여 사랑과 위로를 얻기를 기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 앤드루 로이드 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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