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청소년기의 뇌 이야기 - 교육과 미래 2 아로리총서 2
S. 페인스타인 지음, 황매향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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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청소년기..... 이 또래 십대아이들의 특징을 담은 말들 중에 '사춘기'나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아마도 가장 익숙한 말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가 자라서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느끼던 설레임,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가지게 되던 기대와 약간의 염려..... 잠깐의 그러한 즐거운 시간들이 지나면 부모들에게 다가오는 시기가 바로 걱정과 염려, 그리고 때로는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아이들의 사춘기입니다. 아이들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미리 겪은 부모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지금까지 아이를 보살피면서 대했던 문제나 걱정거리와는 몇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내 아이가 그 시기에 들어선다는 것이 이젠 자라서 자기 몫을 할만한 아이가 되리라는 기대감보다는 이 시기동안 어떤 난관과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헤쳐나가야 할지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시중에는 이에 대한 여러 조언을 담은 책들이 있고, 모든 책들이 그 나름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겠지만, 옮긴이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그러한 책 내용에 공감'은 하지만 결국은 '몰라서 못하나 라는 푸념으로 책을 덮'게 되는 것은 현실과 책 내용사이의 괴리감 때문일 것입니다. 환경이나 개인의 능력, 부모의 교육정도 등과 연관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거나 심리학이나 기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일정수준 이상의 지식이나 이해를 바탕으로 삼는 경우도 있는 듯 하구요. 또 한가지 그러한 책을 읽고 준비를 단단히 한 부모라고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사춘기의 자녀와 순간적으로 감정과 감정이 부딪히는 순간에 냉정함을 유지하고 정해진 매뉴얼을 따르듯이 행동할 수 있는 부모가 많지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미리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 저 책을 뒤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곱게 잠든 사랑스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인 듯 합니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청소년기의 아이들의 뇌 발달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들어서게 되면서 모든 부분이 발달해 있는 부모들과 같은 어른의 뇌를 가지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정으로 발달하는 중에 있는, 즉 아이들이 갑자기 '키가 크고 몸에 털이 나기 시작하는 것처럼 그들의 뇌 속에도 어마어마한 공사가 진행 중'에 있는 상태라는 사실과 그러한 시기의 뇌발달과 연관된 행동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한 설명을 통해 부모들이 청소년기의 아이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럼으로써 '부모로서 조금 더 편안한 마음과 여유를 갖게' 도와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 책의 특징이 앞에서 언급한 다른 책들의 특징과 유난히 다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그리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할 만한 설명이 먼저 주어지고, 그 뒤에 그러한 여러 말과 행동에 대해서 어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이 시기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행동너머에 있는 좀더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이해하게 만들고, 그러한 이해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부모로서 훨씬 더 폭넓게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합니다.  

 저자는 십대들의 뇌에 일어나는 대표적인 세 가지 변화로 '수상돌기와 시냅스 연결의 과잉생산', '시냅스 전정 (사용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 '수초화-뉴런과 시냅스 연결에 대한 절연 과정'을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뇌의 변화를 '한창 작업 중인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보다 영리하고 효과적인 뇌를 만들어 가는 두번째 기회 -첫번째 기회는 학령기 이전-이며,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뇌의 정교성을 높여주고, 절제나 이성적인 사고의 바탕이 되는 전두엽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라는 말입니다. 또한 십대들의 뇌의 중요한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특징으로, 어른들처럼 이성적인 전두엽에 의존하기보다는 '뇌의 정서적인 영역에 의존하고' 있는 시기, 어떤 것을 빨리 어떤 시기보다 쉽게 배울 수 있고 충동조절로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 맺기나 의사소통의 기술을 배우는  기회의 시기, 또한 약물이나 기타 화학물질에 쉽게 중독될 수 있는 감수성의 시기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뇌의 성장과 함께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십대가 자신의 정체감을 찾는 시기이고, 자율성과 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시기이며, 신체적인 성숙기에 도달했다는 사실도 중요한 청소년기의 변화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십대는 어른들과 다르게 뇌와 몸과 마음이 모두 어른이 되는 과정에 있는, 그리고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에 있는 예민하고 조금은 불안정한(?) 상태의 인격체라고 말할 수 있겠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십대들과 마주치게 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요한 내용들입니다. 

 설교, 잔소리, 논쟁, 간섭, 죄책감과 인신공격.....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잘 써먹는 방법이지만 이 책에 의하면 십대에게는 절대 통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즉 효과가 하나도 없이 부작용만 가득 만들어내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통하는 방법은? 대화하기, 지지원이 되어주기, 자율성 촉진하기, 신뢰하기, 점검하기, 규칙 지키기, 재미있게 지내기, 대처기술 가르치기, 학교 참여하기.....  등 입니다. 알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쉽게 하지 못했던 내용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내용들이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먼저 다투기를 마다하지 않는 용감한 부모들,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어찌할 줄 몰라하는 부모들을 위해서 책속에 담겨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변함없는 것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겠지만, 자라는 아이들의 뇌와 몸과 마음을 이해하고 여러가지 문제되는 상황에 대한 지식을 가진다면, 아이들에게 맹목적으로 너를 위해서 그런다는 사랑타령만 하거나 설교하고 잔소리하고 논쟁하고 '엄친아'를 거론하면서 죄책감을 자극하는 용감무쌍한(?) 부모가 되지는 않겠지요. 저자가 전해주는 여러 이야기를 통해서, 앞으로 나의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아이를 더 이해하고 아이의 몸과 마음을 더 키우고 격려할 수 있는 좋은 보물들을 한아름 얻은 듯한 기분입니다. 더하여 소리치고 억압만 일삼는 단순하고 용감무쌍한 부모가 아니라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포용할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기대와 함께..... 자라는 십대를 둔 많은 부모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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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힐에서 온 편지 - 발도르프 아줌마의 삶과 교육 이야기
김은영 지음 / 지와사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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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장애인 하면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가야 할 존재라기 보다는 한쪽에 조용히 있어야 할, 자신의 주장보다는 눈치를 살피며 한쪽 구석에 머물러야 할 존재로 여겨지는 면이 짙게 배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방적인 도움을 받거나 정상인들의 양보와 희생을 통해서만 그들의 삶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도 사실인 듯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신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캠프힐이라는 공동체가 특이해 보이고, 대단해 보이는 것이겠지요. 한 인간이라는 동등한 가치를 지녔고, 약간의 배려가 필요하지만 나의 행복에 그들이 행복도 포함되어 있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이 공동체의 모습은 분명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대부분의 내용이 저자의 늦깎이 유학생활과 새로운 체험들에 대한 기록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저자가 꿈꾸며 이루기를 바라는 캠프힐 공동체 속에 담긴 이상을 통해 우리 사회에 공동체라는 의미에 대한 건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표지 사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담긴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뉴튼 디 캠프힐 정원에서 포즈를 취한 앤과 안나'. 그리고 그 페이지에 달린 제목은 '인생은 아름다울까?' 입니다. 캠프힐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거주하며 살고 있는 비장애인 거주자들에게 그리 사는 것이 의미가 있고 가치있는 것인지, 그들도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부분입니다. 표지 사진에 있는 두사람을 자세히 보면, 정상적인 이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어색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그들의 표정을 보면, 그 어색함을 덮을 수 있는 순수하고 맑은 멋진 미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분명 캠프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앤과 안나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누리는 듯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캠프힐의 비장애인 거주자들의 인생은 아름다울까? 아마 저자는 비장애인이라면 장애인 앞에서 뭔가를 양보하고 희생해야 하는 것이라는 사고에 젖은 자신과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을 건드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캠프힐이 말하는 함께 하는 삶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방적인 비장애인의 희생에 의한 장애인의 부양이 아닌, 말 그대로 서로 함께 하는 삶, 부족한 부분은 서로 메워주면서 자신의 가치만큼 상대방의  가치도 인정하고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를 함께 만들어가는 실천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대한 것이라는 저자의 어렴풋한 깨달음 속에서 우리의 자아상에 대한 일그러진 부분을 새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 40에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용기, 그리고 자신이 가는 길에 놓여있는 많은 일과 사건들속에서 자신을 키우고 성숙하게 만드는 열매들을 수확해 가는 기쁨을 있는 그대로 들려 주는 것..... 이 책이 읽는 이들에게 주는 첫번째 선물 또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캠프힐이라는 공동체에서 어울려 사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하는 사회, 서로를 존중하며 사는 사회의 모습에 대한 열린 시각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두번째 선물일 듯 합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장애인 교육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소개하는 인지학과 발도르프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자세가 어찌 변해가야 할 지에 대한 나름의 지도 하나를 일반인들도 들춰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세번째 선물이 되지 않을런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그것도 한없이 어둠속에 숨겨지기만 해온 우리 사회의 약자인 장애인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용기있게 나서서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고 당당히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읽는 이들의 마음 속에 담길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표지 사진속의 앤과 안나의 해맑은 멋진 미소처럼, 저자가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이끌며 여기까지 이루었듯이..... 꿈의 나머지 부분도 멋지게 이루어갈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나라의 캠프힐을 기대하고 기다릴 많은 이들이 자신들이 꾸었던 꿈이 이루어지는 멋진 세상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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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열두 걸음 - 모든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
다이애나 루먼.줄리아 고도이 지음, 이덕열 옮김 / 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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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부모..... 행복한 아이..... 두 말 할 것도 없이 부모된 이로서 이것을 바라지 않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조금 과장한다면,  좋은 부모보다는 화나고 억압하고 고삐를 죄는 부모와 웃음을 잃고 의미를 잃고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책가방의 무게만큼이나 불행을 안고 사는 아이가 주변에 더 많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헌신하고자 하는 좋은 부모가 넘치는 현실속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지적하면, 그에 대한 원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겠지요. 물질이나 출세가 우선시 되는 것, 함께 사는 것보다 혼자만 잘 살고 잘 나고자 하는 이기심 등에서 시작하여 교육제도나 입시제도의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그러한 여러 진단들이 나름의 일리를 지니고는 있겠지만 딱 맞아떨어지는 답이 아니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요..... 

 저자 다이애나 루먼스가 그러한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열 두가지 열쇠 -어찌보면 육아교육지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더 크게는 가치관과 관계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가 바로 이 책의 내용입니다.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고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조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쉽게 이룰 수 없는 조언들인데..... 우리가 삶의 어느 순간엔가 남들에게 보였거나 또는 받았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을, 그러한 세심한 배려와 사랑을 담은 방식들입니다. '솔선 수범을 통한 가르침', '일상적이고 깊이있는 대화', '진지하게 들어주기', '웃음과 놀이, 애정을 나눔', '아이를 인정하고 감사하는 자세', '일관된 환경 속에서 긍정적인 훈련을 정중하게 사용하는 것', '아이가 성장하고 실수할 기회를 용납하는 것', '평생 배우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 '정직과 올바름 등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삶의 모습을 보이는 것', '봉사 등을 통해 이로운 사람이 되는 것', '믿음을 가지고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 '조건없는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살 것' 등이 저자가 말하는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또한 우리가 바라는 좋은 부모가 되는 열쇠들입니다. 듣기만 해도, 그리고 누군가가 그리 나를 대해준다는 생각만 하더라도 웃음 지을 수 있듯이, 아마 우리 아이들도 부모가 자신들을 이리 귀히 여기고 인정하며 존중해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분명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아이,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겠지요..... 

 인생에 연습이 없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아이를 키우는 것에도 연습이 있을 수 없을 겁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이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었다고, 시간을 되돌리거나 글씨를 지우개로 지우듯이 지울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단순한 제안만이 아닌 여러가지 실례를 통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의 가치와 효과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저자가 말하는 열 두가지 각각을 새기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아이를 대하고 세상을 대하며 사는 삶의 자세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하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들은, 아마도 유치원생만 되면 이미 다 알고 있을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 가족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진지한 사랑과 관심, 스스로를 절제시키고 정직을 행하는 것 등의 기본적인 가치관들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리고 우리가 아이를 처음 가슴에 안게 되었을 때 느꼈던 기쁨과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면, 부모로서 아이를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보살피고, 더 좋은 부모가 되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자의 이러한 조언을 통해 행복한 아이들이 더 많아지고, 나를 포함한 많은 부모들이 시간이 흐른 다음에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라는 시를 들여다보며 말못할 회한에 잠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다이애나 루먼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하리라. 

 아이를 바로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더 많이 아는데 관심 갖지 않고 /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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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사이 우리들사이 시리즈 1
하임 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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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의 목적은 무엇일까? 아이가 반듯한 인간, 곧 동정심이 있고, 남을 보살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인간다운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까? 자비로운 방법으로 키울 때에만 그럴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과정이 방법이라는 것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을, 예절바르게 행동하도록 하는 데 효과가 있을까 하여 아이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에만, 인간다운 사람으로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다. 아이들은 아직 굳지 않은 시멘트와 같아서, 무슨 말이든 그 위에 떨어지면 선명한 흔적을 남긴다. 그러무로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분노하게 하거나, 상처를 입히거나, 자신감을 떨어뜨리거나, 자신의 능력과 자존심에 대한 믿음을 파괴하지 않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으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부모이다. 모든 문제에 대해 부모가 반응하는 태도에 따라 분위기가 살아나거나 가라앉거나 한다. 그러니까 부모들은 배척의 언어를 버리고, 너그러움의 언어를 익혀야 한다. 부모들은 너그러움의 언어를 알고 있다. 자기 부모들이 손님과 낯선 사람들에게 그 언어를 사용할 때,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행동을 비판하는 언어가 아니라 감정을 보호하는 언어이다."

  책의 마지막 장 <요약: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의 첫머리의 글입니다. 아마도 이 세 문단의 글에 저자가 부모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대부분이 들어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돌보고 교육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하여, 그러한 목적을 이루어 가기 위해서 사용되는 수단과 방법, 아이를 존중하고 감정을 보호해 주는 대화의 필요성, 그리고 그러한 대화에 사용되는 언어는 비판하는 언어가 아닌 감정을 보호하는 너그러운 언어라는 것 등에 대한 기술인데, 이 간단한 글 속에 저자가 말하고 싶은, 그리고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바르게 키울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이 글 뒤에 저자는 청바지를 입고 길을 건너다가 택시에 치일뻔한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습니다. 놀란 택시 기사는 우리 대부분이 상상하듯이 -아마 우리 대부분이 그렇게 하겠지요- 그렇게 험하게 청년에게 쏘아 붙이는데, 청년은 그에게 말합니다. '의사한테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합니까?' 그의 말에 택시 기사는 잘못을 깨닫고 사과합니다. 아마 택시 기사를 부모로, 그 청년을 우리 아이들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매번 아이들에게 택시 기사처럼 퍼부을때, 청년의 말을 기억해야 겠습니다. "의사한테도 그런식으로 말하세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아이들을 의사로 생각하고 말한다면 야만인의 언어가 아닌 문명인의 언어, 상처를 주고 화나게 만드는 언어가 아닌 조심스럽게 자신을 이해시키고 존중하는 언어로 말할 겁니다. 바로 그러한 대화의 기술이 부모들이 육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즉 아이들을 반듯하고 올바른 인간, 동정심이 있고 남을 존중하고 돌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배워야 할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며 기술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영어 몰입식 교육에서부터 시작하여 항상 정권이 바뀌면 되풀이하던 요란한 교육개혁에 대한 나팔 소리가 울립니다. 부모들과 아이들은 그 소리에 놀라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너도 나도 뛰어가기에 바쁘구요. 하지만 그러한 소란에 파묻혀 뒤처지지 않기 위한 부산함은 있지만, '왜 이러는 거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진지함마저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 듯 합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이 행복은 그들이 원하는 것들에 대한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되지 못하고 결국 학교에서 받아오는 시험점수와 부모들의 만족감으로 표현되고 평가된다고나 해야할까요? 이러한 모습은 결국 왜곡된 우리 나라 교육의 현실이지만, 좀더 확대한다면 어렸을 때부터 아이를 보살피고 키우는 육아의 왜곡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릅니다. 많은 어린 아이들에 대한 육아나 교육에 대한 서적들을 돌이켜보면, 진지한 육아나 교육의 목적을 고민하고,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들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보다는, 아이를 더 똑똑하게 키우고 더 많은 것들을 가르치고, 더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한 교육방법이나 경험들에 대한 서적들이 훨씬 더 관심을 끌었다는 기억이 있으니까요. 그런면에서 이 책은 기존의 육아서적에 비해 훨씬 덜 자극적이고, 덜 화려하고, 어떤 면에서는 밋밋하기까지도 하지만, 진지하게 읽는다면 육아에 대해서 깊은 통찰력과 기본을 담은 진국의 맛을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는 모든 부모가 고민하는 올바른 육아를 위한 시작과 끝에 해당하는 질문일 듯 합니다. 결국 많은 사람과의 관계가 그러하듯이, 아이와의 관계도 말로 대표되는 의사소통의 과정이고, 그러한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면 결국 서로의 관계도 매끄럽지 못할 것은 너무 당연 것이겠지요. 저자의 이 질문에 대한 해결책은 '부모들이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감정을 보호하는 언어를 구사하는 기술을 배워야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의 경우, 아이에 대한 사랑과 육아에 대한 통찰력이 없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기술을 익히지 못해서 자신이 무슨 짓을 아이에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바르게 교육한다고 잔소리를 해대지만 결국 그러한 무지 가운데 내뱉어진 언어로 아이를 비난하고, 감정에 상처를 입히고, 창피주고, 꾸짖고, 조롱하고, 위협하고, 낙인찍고, 처벌하고,설교하고, 훈계하게 되고, 결과는 자신이 바라던 행복하고 올바른 아이가 아닌 겁 많고, 부끄러움 타고, 경솔하고, 버릇없고, 겸손하지 못하고, 미움받는 바람직하지 못한 성격을 가진 아이로 내모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아이에게 깊은 애정과 사랑을 품었지만, 그에 걸맞는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한 기술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이고,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부모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한 기술, 즉 대화의 기술이 책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부모들이 집에 온 손님이 우산을 놓고 갔을때, 우산을 가지고 따라가서 전해주면서 "여기 당신 우산 있어요."라고 하지 "당신 주위가 산만하군요."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의사에게 가서 자신의 증상을 설명할 때, 앞의 택시 기사처럼 막말을 해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사고가 날뻔한 청바지를 입은 청년에게 택시 기사가 했듯이, 아니면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서 때로 자신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에게도 내뱉지 않고 참던 험악한 말들을 쏟아내곤 할 겁니다. 아이들이기때문에? 그 순간 한 인격체로써 아이들을 존중하는 마음은 사라지고, 조심하고 아끼는 마음을 순간 잃어버렸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내 가정의 아이들은 분명 집에 온 손님보다, 우리가 아팠을 때 찾는 의사들보다 훨씬 더 소중한 이들인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소중한 보물들을 우리가 장롱속이나 은행금고 속에 애지중지하며 보관하는 보석보다도 더 귀하게 관리하고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진주를 돼지우리에 던지지 않듯이, 아이들을 시궁창에 쑤셔넣고 싶어하는 부모는 없겠지요. 아이들의 귀중한 영혼을 반듯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격려하면서 기를 수 있는 지혜를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부모들이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나를 비롯한 자녀를 가진 모든 어른들이 '부모가 되지 말고, 부모로서의 인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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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에 세계지도를 걸어라 - 제이솔 학부모 핸드북 첫번째
오경숙 지음 / 제이솔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부모에게 자녀교육은 답이 없는, 그리고 결코 쉽게 길을 찾을 수 없는 미로와 같은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웬만큼 심지가 곧은 사람이 아니어서, 주변을 보고 무심코 따라 가노라면 어느새 분위기에 휩쓸려 아이들에게 그동안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것들을 채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마음을 돌이킬려고 하면 한편으로는 내 아이만 뒤쳐지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로 고민스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노리는(?) 사교육이라는 것은 갈수록 지능적(?)이 되어서 부모들의 고민이나 염려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데 능해진 감이 없지 않고, 진정 아이들의 미래와 꿈과 희망을 북돋아주고 숨은 능력을 자라게 격려해 주는 것에서는 한참 멀어져 있는듯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어느새 자리잡은 이기적인 속삭임도 들리곤 합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함께 어우러져 자라는 공간이 아닌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앞서기를 바라는 경쟁이라는 관점에서만 아이의 교육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을 당당하게 마주보는 아이, 그리고 그 세상을 가슴에 품은 아이. 정말 멋진 말이고 꿈이 가득한 표현입니다. 부모된 이들도 자신의 삶의 어느 순간에 가슴에 세상을 품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노력하였을 것이고, 자신의 아이가 넓은 세상을 꿈꾸며 자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가슴 뿌듯한 일이겠지요. 바로 이 책에서는 아이의 교육을 이렇게 세상을 마주하고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품을 수 있는 아이로 키운다는 목표하에 어떻게 그렇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너무 근시안적인 눈 앞의 성적이나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멀리 10년후에 아이가 자랐을 때,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을 하기를 바라는가 하는 멀리보는 안목을 가지고 아이를 교육하자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아이가 넓은 세상을 당당하게 대할 수 있게 교육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교육을 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 우리 민족에 대한 정체성과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조금 먼저 배워서 말하거나 시험점수를 좀더 높게 받았다거나 지식이 조금 더 많다거나 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품을 만한 용량이 되도록 무한한 가능성을 계발하여 아이의 그릇을 키우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교육에 있어서는 저자가 이미 자신의 교육자로서의 경험과 실천을 통해서 얻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타문화권 선생님을 통한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마주 세상 교육', 세계지도를 통한 넓은 세상에 대한 교육,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심기 위한 우리 문화에 대한 교육, 자기 조절력을 키우기 위한 경제교육, 다양한 체험을 위한 나들이 교육과 예능 교육 등을 이야기 하고 있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교육들에 대해서도 예절교육, 독서교육, 봉사교육, 해외 여행 등을 통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를 기르다보면, 결국 하루하루의 생활에 매몰되어 눈앞의 것들에 연연해 하면서 멀리보지 못하는 오류를 쉽게 범하곤 합니다. 때로 어떤 자극이 있어 그러한 근시안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잠시 멀리 바라보면서 긴 숨을 쉬려고 하지만, 어느샌가 다시 눈앞의 것들을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며 허덕이곤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멀리보고 아이가 활동할 미래의 세계를 그리고 그 안에서 꿈을 활짝 펼치는 아이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미래는 결국 오늘 하루하루가 쌓여서 되는 것이고, 그러한 미래를 위해서는 아이교육에 대한 흔들림없는 원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비옥한 토양에서 씨가 자라 싹이 트고, 어린 나무로 자라고, 튼튼한 거목이 되어 열매를 맺듯이,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토양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 텐데, 그동안 나는 너무나 아이에게 빨리 자라라고 재촉하며 물을 너무 자주 주고, 화학비료를 뿌려대곤 하지 않았는지 하는 반성을 함께 하게 됩니다. 부모로서의 나는 아이가 미래를 꿈꾸게 도와 주는 사람이지 그 꿈을 대신 꾸어주는 사람은 아닌데 말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부모된 이들에게 세상을 품고 꿈꾸는 멋진 아이를 위한 자녀교육에 대한 또다른 자각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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