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안에 난 달라질 거야 -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아주 특별한 비법
김현태 지음, 송진욱 그림 / 미다스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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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게으름, 화, 무관심, 중독, 거짓말, 욕심,

 이 책이 다루는 일곱가지 이야기의 주제인데, 우리 아이들에게 한가지 정도는 붙어 있을 나쁜 습관 또는 태도입니다. 저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수리수리으르렁사자아싸수리'에 잡혀갈 처지에 처한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꿈이나 희망을 심어주는 일을 하지 못한게 한이 된다는 듯 순순히 그를 따라가지 않고 버티다가  '수리수리으르렁사자아싸수리'로부터 하루에 한명씩 일곱명의 아이를 도울 기회를 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딱 7일간이라는 시간을 얻습니다. 그리고 선물로 아이들의 고민을 듣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마법의 주문 '수리수리으르렁사자아싸수리'도 얻게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차례로 아이들을 만나는데, 남 앞에서 책읽는 것이 정말 무서운 아이 은찬이 (자신감이 결여 및 그로 인한 긴장감이 문제), 방학숙제를 마지막 날 벼락치기로 하다가 결국 시간이 부족해 울고 있는 용희 (게으름), 뚱뚱하다고 놀리는 아이들에게 먼저 힘으로 대들다가 당한 호중이 (화), 심부름가는 길에 도움이 필요한 할머니를 모른척 지나쳤다가 그 분이 외할머니였다는 사실에 자책하는 수지 (무관심), 컴퓨터게임이 하고 싶어 PC방 갈 돈을 훔치다 걸려 혼나고 있는 민우 (중독), 아빠의 귀한 난초화분을 깨뜨리고 동생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악몽에 시달리는 소라 (거짓말), 그리고 공짜라고 아이스크림을 잔뜩 먹었다가 배탈이 나서 결국 자기가 좋아했던 연극을 보지 못하고 훌쩍이는 준호 (욕심)입니다. 일곱아이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섣불리 할아버지에게 하지 않지만 마법주문 덕분에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고민을 알아내고,그들에게 그걸 극복할 수 있도록 종이위에 빼곡히 적힌 정성이 담긴 쪽지 처방을 들려줍니다. 물론 그걸 받아든 아이들은 즐거워하면서 내일을 향해 나아갑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동화의 도입이나 다루는 주제 등에 대해서는 그럴듯 하다고 공감하게 되지만 일곱명의 아이를 도와가는 과정의 플롯이 한결같아서 단조로움을 느끼게 하고,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전해준 쪽지를 통한 처방이 과연 얼마나 아이들이 수긍하고 도움이 될까?하는 염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장단점에 대한 것들을 뒤로 하고, 이 책이 다루고자 했던 일곱가지 주제는 아마도 우리 아이들 생활 곳곳에 한두가지 씩은 덕지덕지 붙어서, 그들의 삶을 갉아 먹고 있을겁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부모로서 진지하게, 아니면 독후토론 형식으로라도 자신에게 적용될만한 사례를 찾아보고, 아이가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과 할아버지가 준 쪽지 처방에 대한 아이 나름대로의 생각은 어떤거고 스스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것인가 등을 이야기 나누다 보면 책이 의도하는 바를 어느정도 달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차피 이런 종류의 문제는 책만 읽어서는 해결될 것이 아니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계기나 기회를 만들어야 할 테니까요. 아무튼 아이들이 고치기를 바랐지만 방법을 몰랐거나, 또는 매번 아이들과 싸우는 것으로 끝나곤 하던 문제들에 대해서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멍석을 깔아준 것만으로도 이 동화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동화속의 할아버지처럼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어려움과 아픔에 먼저 귀기울이고 시간을 내어 돕는 손길을 베풀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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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소년 그리고… 여우
매튜 스위니 지음, 박미낭 옮김 / 아리솔(중앙교육진흥연구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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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후반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이들이라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을 아실겁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지켜야할 가치나 덕목들은 유치원 다닐정도의 어린나이에 이미 다 배운 것들인데도, 실천의 문제가 그렇게 녹록치 않은 것이어서 어른이 된 뒤에도 전혀 생소한 가치들인냥 그런 것들에서 갈등하게 되는 어른이 된 우리의 모습을 통렬하게 지적했던 책이었습니다.

 <아저씨, 소년 그리고....여우>. 이 동화 -출판사 소개글에서는 성장소설이라고 하였지만-를 읽고 나서 문득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떠 올랐습니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그것을 따뜻하게 품고, 함께 어우러져 사는 방법도 이미 어린시절에 우리의 마음에 새겨진 덕목이라는, 어른들이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그리도 복잡하게 따지고 돌려 말하고 합리화 하여 부정하거나 무시하곤 하는 이 세상을 지탱하는 가장 소중한 덕목들은 이미 우리가 어린이였을 때 배워 알게 된 것들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도시로 이사온,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시골소년, 제럴드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구경을 처음 나간길에 보게된 여우와 빨간수염의 노숙자 아저씨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처음보는 여우로 인한 호기심이 마음속에 가득하지만, 처음에는 눈길도 마주치지 못했다가, 그 다음엔 눈길을 서로 주고 받고, 손을 흔들고, 그리고 나중에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사이가 되어갈 때까지 소년은 부모님께 사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어른들은 그들의 기준으로 소년에게 만나지 말라고 제한을 가했겠지요- 학교에서 1주일간 정학을 당해서 집에 갇히게 된 때에도 소년은 여우와 아저씨에게 찾아갔고, 그들이 며칠씩 안보이자 기어이는 그들이 사는 쓰레기장까지 찾아 나섭니다. 서로 만나는 횟수가 늘수록 소년은 여우와 아저씨의 사는 모습을 더 잘 알게 되고, 그들 삶의 조악함-이것도 어른들 시선이겠지요-을 보게 되었지만 소년에게는 그게 아무것도 아닌 듯 합니다. 그것보다는 아저씨가 하는 선원시절 세계여행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아저씨가 쓰레기장에서 모은 것들이 더 관심이 가고, 아저씨가 말하는 자기처럼 여행을 할려면 지리공부도, 국어공부도, 수학공부도 모두 열심히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더 수긍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선생님이 그리도 말로 잔소리하며 가르쳤겠지만 소년을 별로 변화시키지 못했던 일이 여우와 아저씨와 교류하던 소년의 삶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서 삶이란 것을 다시 돌이켜 생각하게 됩니다. 아저씨의 소유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는그들과의 관계를 더 소중하게 다루는 소년의 모습에서, 우리 삶에 모범답안같은, 그리고 모두가 소망하는 그런 삶의 모습이 있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길은 하나가 아니고, 그런 삶이 항상 바른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의 만남의 한자락에서 발생한 아저씨의 폐렴은 결국은 죽음으로 연결되고 소년에게는 아저씨의 여우-아니 이제는 소년의 여우입니다-와 작은 수집품 몇개만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제 소년은 그 여우를 데리고 산책을 하며 아저씨를 생각하고 아저씨와 같은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고달픈 삶이 해결되기를 바라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이 동화는 노숙자나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이먼공동체에서 일한 원서기획자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부모가 아이를 혼내면서 노숙자의 트레일러로 보내버리겠다고 하는데 그 아이는 "지금 가도 돼요?" 라며 신나하는 모습에서 책을 출판하기를 결심했다는 원서기획자는 자신이 도왔던 사이먼 공동체의 거주자들로 부터 절망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품을 수 있는지, 가진게 없어도 어떻게 남을 도울수 있는지, 불행한 중에도 어떻게 즐거운 마음을 가질수 있는지, 모든것이 불가능해 보일때도 어떻게 하면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단조롭고 똑같은 일상에서 자기만의 개성을 갖고 살수 있는지를 배웠다며, 그들에 대한 빚진자의 심정을 토로합니다. 이 책은 그런 그의 마음이 제랄드라는 소년의 눈을 통해 태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얼마나 행복한가는 누가 얼마나 소유했는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서로 마음이 통하는 진실한 관계의 끈을 튼튼하게 엮었는가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른이 되면 결국은 이기적인 마음때문에 -물론 바쁘다거나, 다른 할일이 많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를 달겠지만- 놓아버리는 사랑과 진실이 엮인 인간관계의 끈이 그리도 열심히 찾아 헤매는 인간 행복의 조건이 아닐는지....  

 사이먼 공동체의 봉사자들처럼, 그리고 이 책의 원서기획자처럼, 어린시절 배웠던 가치를 어른이 되어서도 버리지 않고 끊임없이 낮은 곳을 향하여 손내밀고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 우리의 아이들도 제럴드처럼 낯선세계에,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삶을 개방할 수 있는 용기있는 아이들이 될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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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달걀 샘터어린이문고 6
벼릿줄 지음, 안은진.노석미.이주윤.정지윤 그림 / 샘터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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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이리 적고 보니 너무 거창하다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안의 편견이 모여 만든 야만적(?)인 차별 또는 소외가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여 어린이 책에 어울리지 않는 글을 시작합니다.

장면1) 이제 막 봄볕이 든 도심의 공원에 영화에서 보았던 인형처럼 생긴 백인아이 셋이 비둘기를 쫒으며 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모는 대여섯걸음 뒤에서 그들을 보며 때로는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내 마음엔 낯선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과 이국적인 환상을 직접 본 설레임이 함께 합니다.

장면2)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다른 테이블에 있는 손님들의 소리가 무척이나 시끄럽습니다. 자세히 들으니 우리나라 말이 아니고 OO어(직접언급하는 건 실례일거 같아서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라고만 해 둡니다)입니다, 계속 들리는 소음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결국은 짜증을 일으킵니다. 그 나라 사람에 대한 비난과 함께 말입니다.

장면3) 텔리비젼에 미국에서 유수의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도 마다하고, 조국에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왔다며, 한국에 와서 영어강사를 하고자 했던 교포2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어도 유창하고 영어도 유창한 그래서 어느 학원, 어느 학생에게나 최고의 강사가 될수 있을 듯한 그가 한달 40-60만원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전화영어회화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학원에서 그리고 학생들이 원하는 강사는 금발의 피부색이 하얀 백마들이고, 전화영어회화를 할때 상대방들 대부분은 그가 백인 원어민인걸로 알고 있고, 회사에서도 그런척하란다고 그가 씁쓸하게 말하며 웃습니다. 그래도 내 부모의 나라고 내 조국이라고...

 문득 이 책을 읽으며 내 기억속에 잠들었다가 슬며시 깨어난 것들입니다. 백인에 대한 동경, 유색인종이나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사람에 대한 무시, 일본인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분노 등. 이 책은 우리안에 있는 이 편견, 그 중에서도 우리와 함께 섞여 있는 혼혈인들에 대한 우리의 야만적인 소외와 차별이 우리의 거울이랄 수 있는 아이들을 통해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자, 결국 그러한 현실을 눈물이라는 카타르시스를 통해 죄어오던 좌절을 겨우 잠재우고 다시 희망을 찾아나서는, 우리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의 모습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사르해 사르해'의 아랑이, 흑인혼혈인 아버지로 인해 그대로 외모를 물려받은 '까만 달걀'의 재현이, 라이따이한이라는 차별과 비난의 30년을 뒤로하고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온 '너희 나라로 가라'의 경주, 태국인 엄마를 둔 토종 한국소년 '내 이름은 유경민이야'의 경민이, 그리고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의 과거를 몸으로 반성하고 사는 양심적인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후데쓰까'의 달이. 이들 삶의  이야기는 우리사회의 부조리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발생한, 어찌보면 피해자로서의 삶을 사는 이들이지만, 우리 사회가 그들을 부를때는 코시안, 튀기, 검둥이, 라이따이한, 쪽발이 등으로 부르며 멸시하고 무시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속의 아이들도 우리사회의 가르침을 아무 거리낌없이 따라합니다.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 죄책감도 없이.....냉정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더 미안해 하고, 때로는 고개숙여 감사해야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앞의 네 이야기는 소리없는 눈물, 목놓아 하는 통곡, 눈물젖은 외침으로 마무리됩니다. 여기까지 읽으며 결국 아직까지는 우리사회가 이들의 아픔을 껴안거나, 사랑을 표현하는 한계가 이정도까지 밖에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와 다른 이들이 함께 웃고 일하고 공부하고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그런 모습까지 발전하지 못하는 동화속의 모습이 고스란히 우리사회의 한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만 마지막 달이의 이야기에서 달이를 그리 못살게 굴던 운철이란 아이가 달이에게 다가와 살며시 화해의 손을 맞잡는 모습에서 아직 진행중인 우리사회의 성숙과 저들에게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의 싹을 보여준게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 줍니다.

 이 책이 다룬 이야기는 대단히 현실참여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스스로 변하지 아니하고 아이들에게 말로만, 이런 글로만 바른 자세를 강요한다고 혼혈인들에게 드리워진 소외와 차별의 그늘이 눈녹듯 사그라들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먼저는 내안의, 우리 어른들 안의 편견이 부스러지고 우리안의 야만이 계몽되어야만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편견과 야만이 사라질거라는 단순하지만 당연한 이치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와 다른 문화, 민족, 종교에 속하거나 신앙, 능력, 성별이 다른 사람과의 교류의 기회를 의식적으로 허락한다면 훨씬 쉽게 그 그늘은 거두어 질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오늘도 나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덮으며 메아리처럼 공중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속삭임을 들려줍니다. 삶의 어느 순간엔가 이 메아리가 그들의 마음을 깨닫고 열리게 해서 자신들과 다른 피부색깔, 얼굴모양, 신체적 결함을 가진 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손잡고 놀고, 함께 공부하고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애들아 서로 다르다는 것은 틀렸다는 것은 아니란다. 일곱빛깔 제각각이 모여 조화를 이루면 아름다운 무지개가 되듯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그렇게 새롭게 조화된 세상을 위한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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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6 - 지어라! 이름 명名 손오공의 한자 대탐험 마법천자문 6
시리얼 글 그림, 김창환 감수 / 아울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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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만화라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데 아이들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내용인가 봅니다. 1, 2권 사주고 애들이 조르고 조르고 해서 다시 3, 4권 사주고 엉덩이 뒤로 빼고 버팅기다가 4권 말미에 나오는 괴물이 무언지 궁금하다고 하도 졸라서 다시 5, 6권 사주고 말았습니다. 만화보는 기술이 느는 건지, 한자실력이 느는 건지 좀 헷갈리기는 하지만 아뭏든 만화책이라도 많이 읽으면 좋은거라 위로합니다. 하여간 아이들에게는 정말 재미있나봅니다. 어려워 보이는 한자가 그리 나와도 싫어하지 아니하고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읽고 있는 걸 보니까요!   나도 한 번 읽어 볼까나.........ㅎㅎㅎ ㅇ

애들아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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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 답사 바로하기 역사 바로보기 4
여행이야기 기획, 박광일 글 / 삼성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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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찮게도 내 고향이 전라남도인지라 학교다닐 때, 배우던 국사책의 첫머리를 넘어서면 바로 나오던 백제 멸망의 역사는 항상 가슴 한 구석의 서운함으로 남았습니다. 사실 내 조상은 그 지역과 전혀 상관이 없는 고려시대 경상도 사람인데도 어린마음에 백제의 역사와 나의 조상의 과거를 동조화시켰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멸망한 왕국 백제의 이야기는 신라나 고구려의 이야기보다 더 내게 감성적인 자극을 주는 주제입니다.

 책의 구성은 웅진, 공주, 사비 시대로 대비되는 백제의 역사대로 나뉜 세단원의 백제역사-각각 하루일정의 답사코스가 됩니다-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백제의 첫 도읍이었던 웅진시대로의 여행은 도읍으로 추정되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위대한 제왕 근초고왕의 숨결이 깃들였을 석촌동 고분을 거쳐, 방이동 고분까지 이어집니다. 하루 답사길로 간단한 유적지는 아니지만 희미한 흔적들에 그나마 느껴지는 백제인의 숨결과 땅아래 더 많이 묻혀 있을 유물들에 대한 기대로 아쉬움을 대신해야 할 듯 합니다. 

공주시대는 고구려의 공격을 피해 내려온 이들이 부여로 도읍을 옮기기 전까지 머물렀던 두번째 도읍지 시대입니다. 여기서는 공산성과 무령왕릉, 그리고 국립공주박물관을 둘러보게 됩니다. 역시 터로만 남겨진 웅진성이며 왕궁의 흔적은 뭐라 말할수 없는 비애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망한 왕국의 역사가 이리도 처절하게 지워져 버렸는가 하는 그런 감정이 끊이질 않습니다. 다행히도 도굴되지 않고 발굴된 무령왕릉으로 인해 공주국립박물관에서 대하게 되는 유물들에서 드디어 멋을 알았던 백제인들의 솜씨에 대한 감탄사가 입밖으로 터져 나옵니다. 가슴조리며 찾았던 그들의 가려진, 그들 문화의 숨겨진 커튼자락을 슬쩍 들춰본 느낌이랄까요?

사비시대에는 결국 의자왕과 삼천궁녀, 황산벌의 계백으로 이어지는 멸망으로 마무리되는 슬픈역사의 기록입니다. 성왕의 중흥노력과 이어진 야망들이 성공했다면 찬란하게 빛날 수도 있었을 역사의 실패한 반전이 기록된 시대이기도 합니다. 역시나 왕궁으로서의 흔적만 남은 부소산성과 낙화암이 멸망한 왕국의 뒷모습을 더 쓸쓸하게 만듭니다.하지만 부여에는 멸망의 슬픈흔적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림사지 5층석탑과 미륵사지 석탑, 서산마애삼존불, 그리고 부여국립박물관에 있는 백제금동대향로와 칠지도,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등을 통해 잊혀진 왕국의 저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멸망의 역사속에 살아남은 유물들이 백제인들이 미처 글로 우리에게 남기지 못한 그들의 꿈과 이상과 능력을 우리에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의 시간은 국사책에서 배웠던 백제라는 나라에 대한 퍼즐맞추기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시험을 보기위해 외우던 역사가 아니라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숨쉬고 있는 그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살아서 다가온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그 여행길에서 힘겹게 여러유물들을 찾아나서고 설명하지만 700여년 왕국의 유물치고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과 군데군데 비어버린 잊혀진 왕국의 역사에 대한 애처로운 느낌은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발굴이 되고 연구가 진행되어서 비어있는 백제 역사에 대한 여백이 조금이나마 더 채워졌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각설하고, 그렇다면 우리아이에게 백제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 줄건가? 멸망한 역사도 교육의 가치가 있으니 시간을 내어 답사여행의 길잡이 삼아 책의 내용을 따라가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족하고 없어지고 지워진 부분에서는 반드시 아이에게 역사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 이런거라는 것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조금 냉혹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금동대향로, 익사미륵사지석탑, 서산마애삼존불, 정림사지석탑 등을 통해 슬쩍 비친 모습만으로도 백제라는 나라의 숨겨진 힘이 순간순간 내비치는게 사실이지만 그런 것들도 살아남지 못한 패자의 역사적 유물이 되었을 때는 이리도 한이 되고 슬픔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웠으면 합니다. 결국  나의 아이들이 자라서 경주에 간다면 신라의 앞마당을 거닐다가 올수 있겠지만 이책을 따라가는 백제기행은 서울과 공주와 부여를 거쳐서 샅샅이 훓어보아도 결국은 백제의 뒷골목밖에 헤맬 수 없는 서글픈 역사에 대한 기행이 될것 같습니다. 봉황처럼 비상하고 싶었던 왕국의 날개꺽인 서러움이여~~~~ 

  이 책은 신라여행에 뒤이어 나온 백제 답사여행의 안내서입니다. 작가의 세심한 답사길 안내와 거기에 대한 마음을 담은 글,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유적이나 유물 설명을 통해서 짧은 답사길에서도 많은 것들을 알게 도와줄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아이들과 함께 꼭 그 길을 걷고 싶다는 마음이 일게 합니다. 그렇게 책을 옆에 끼고 벗삼아 가는 그길은 단순한 눈요기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살아서 우리에게 말을 걸고 교훈을 안겨주는 역사여행이 될거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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