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간 사자 웅진 세계그림책 107
미셸 누드슨 지음, 홍연미 옮김, 케빈 호크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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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소개된 책제목을 보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책의 표지는 아닌데 제목은  귀에 많이 익었거든요.....한데..... 검색을 해보니 다른 출판사의 어린이책 <학교에 간 사자>라는 책을 잠시 혼동하였더군요. 학교에 간 사자나 도서관에 간 사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간 사자님.... 무얼하러 가셨을까요? 도서관은 책을 골라보며 읽는 곳인데.....

  앞표지를 넘기면 꼬리를 쭉 펴고 인도를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는 사자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페이지에선 사자가 꼬리를 치켜들고 계단을 오르는군요. 계단 양쪽에는 쪼그린 사자상이 있는데, 그걸 보고 이 사자님은 자신을 반기는 곳으로 알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우리 사자님, 당당하게 걸어서 맥비씨가 있는 대출 창구를 그냥 지나치고 자료실로 갑니다. 사람들이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고....맥비씨는 관장님께 사자가 나타났다고 고하러 달려갑니다. 하지만 메리웨더 관장님의 관심사는  무서운 사자가 나타난 것보다는 도서관에서 뛰면 안된다는 것 등의 규칙이 지켜지는 것이 더 중요한가 봅니다. 뛰어온 맥비씨에게 뛰면 안된다고 주의시키고, 사자가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면 문제가 안된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말입니다. 그래서 사자님은 도서목록 카드의 냄새도 맡고, 새책에 머리를 비비고, 이야기 방에서 잠이 들지만 규칙을 어기지 않아서 그대로 도서관에 받아들여집니다. 다만 한 번, 이야기 시간이 끝나고 갈 시간이 되자 아쉬운 듯, 요란하게 으르렁 울었다가 관장님께 '조용하지 못하겠다면 나가라'는 질책을 받지만, 그 뒤로는 매일 일찍부터 나와서 관장님도 돕고, 아이들과도 놀아주고, 꼬리로 책의 먼지도 털며 모범적인 도서관의 구성원으로 생활을 합니다. 절대 뛰지도 으르렁 거리지도 않았으며 맥비씨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도서관의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맥비씨 만큼은 아직도 사자가 도서관 있어서는 안될 동물이라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날..... 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일하시던 우리 관장님께서 의자에서 떨어지셔서 바닥에서 일어서시지를 못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자에게 맥비씨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서도 우리 관장님은 사자에게 뛰면 안된다고 주의시키시지만, 다급한 우리 사자씨는 냅다 뛰어서 맥비씨에게 가서 자신의 용무를 무시하는 그를 향해 '으르르크아아아앙!' -관장님이 다쳤어요- 하고 냅다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 않고 규칙을 어긴 자신의 행동을 순순히 인정하고 도서관에서 사라지고 마네요. 고자질하러 간 맥비씨는 팔이 부러진 관장님을 발견하지만 이미 사자님은 사라지고 난 뒤입니다. 그 다음날부터 사자가 보이지 않자 시무룩해지신 관장님과 혹시나 하며 가끔씩 주위를 둘러보는 도서관의 여러 사람들.... 사자님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들 이리 앉아서 사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동안 얄밉게 보였던 우리 맥비씨는 비오는 날 우산을 받쳐들고서 마을 곳곳을 뒤지며 멋진 뒷모습을 남기며 사라지신 사자님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도서관 유리문 앞에서 사자를 찾아낸 맥비씨가 도서관의 새 규칙을 멋지게 통보합니다. '으르렁거리면 안됨. 단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임. 그러니까 다친 친구를 도와야 할 경 같은 것 말이지." 이리 말하고 돌아서 가는 맥비씨의 모습은 규칙을 어기고 도서관을 스스로 나오던 사자님의 모습보다 더 멋있습니다..... 다음날 사자는 다시 도서관에 돌아왔고, 우리 엄격한 관장님께서도 기뻐서 마구 달려가시네요,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구요, 다시 새로운 규칙하나. '도서관에서 뛰거나 소리치면 안됨. 단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임. 규칙을 인정하고 지킬 줄 아는 멋진 사자가 돌아왔을 때와 같은 경우.'

  쓰다보니 줄거리를 적어버린 듯 합니다. 요점은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는 것들을 찾아 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열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우선 저자는 도서관 -여기서는 책의 배경이 도서관이지만 이걸 넓혀서 생각한다면 공공장소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에서는 누구나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으며, 이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인 사자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며, 누구나 준수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도, 도서관장님도 예외는 아니구요. 두번째는 규칙을 어기면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의 사자님처럼 그것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를 합리화하거나 변명하기 보다는 먼저 규칙을 어긴 대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성숙함이 먼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도서관 유리문 앞에서 비를 맞아가며 그 안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못들어가고 있는 사자님이 멋져 보이는 이유는 자신이 불편하다고 변명하지 않고, 더욱 철저히 그 규칙을 준수하는 태도 때문일겁니다. 세번째는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다는 것입니다. 공공장소의 규칙이 결국은 그 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마련된 것이지 결코 규칙을 위한 규칙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관장님이 다쳤을 때 이것을 알리기 위해 으르렁거린 사자의 행동이나 사자가 돌아왔을 때 그 기쁨으로 뛰기도 하고 환호성을 울리는 모습은 정당한 것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규칙을 어긴 사자가 먼저 규칙의 예외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고, 그 예외라는 것은 구성원 모두가 수긍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일 듯 합니다. 네번째로 사자님보다 더 멋진 맥비씨의 모습을 통해서 작가가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잘못된 점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와 다른 사람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행동하는 사랑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사실입니다. 맥비씨가 사자를 찾아나서서 규칙의 예외를 알려주는 모습은, 바로 자신의 사자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이고,  사자가 떠난뒤 창밖을 보거나 주위를 둘러만 보는 수동적인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는 달리 사자를 찾아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으로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맥비씨의 모습은, 바로 실천하는 사랑의 의미와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본보기라는 생각입니다.

  책읽는 시간이, 짧지만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멋진 사자님처럼 규칙을 존중하는 훌륭한 도서관 맨(?), 도서관 우먼(?)이 되고, 더 멋진 맥비씨처럼 자신의 잘못된 점을 인정할 줄 알고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한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멋진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멋진 사자님! 그리고 더 멋진 맥비씨! 우리 아이들에게 당신들의 멋진 모습과 심성을 전염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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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국어 교과서 1 - 맞춤법 되기 전에 시리즈 4
고흥준 지음, 마정원 그림, 정호성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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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만화책 보는 것을 말리는 편인지라, 그런 내가 벤치에 앉아 만화책을 펴들고 흥미롭게 읽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초등 저학년인 두 아이가 바짝 다가와 고개를 들이밉니다. 그리고 가서 놀도록 하라는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양쪽에 붙어 앉아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라고 난리입니다.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아이들은 히히덕거리고, 난 또 내 나름대로 미소를 짓습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매번 헷갈리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답답함과 부끄러움이 있었는데, 책의 내용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정리할 수 있는 배움에서 오는 즐거움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들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나중에라도 유익한 내용이 될까하는 물음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매번 좋은 책을 만나면 -그것이 내용일 수도 있고, 형식일 수도 있고, 둘다 일 수도 있습니다.- 느끼는 감정이지요.  하지만, 책을 보는 동안 두 아이의 대화로 짐작컨대, 아이들은 내가 책 내용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맞춤법, 띄어쓰기 등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오로지 알콩달콩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책속의 꼬주와 영원이와 판다의 모습과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 듯하고, 막내는 죽순바 하나 먹는 것이면 판다는 모든것이 해결된다며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처럼 내게 두눈을 동그랗게 뜨며 일러주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한글 맞춤법은 대학교육까지 마친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이 책은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식도 만화로 되어 있고,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쉽게 읽힐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읽힌다는 말을 빨리 읽을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내용을 읽다보면 어른인 나도 한참이나 생각하고,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틀리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바로잡아야 하는 부분이 여러 곳이고, 말이라는 것이 논리적으로만 규칙을 정한 것이 아닌 무수한 예외를 가지고 있기에 그것들 또한 하나씩 기억하며 책장을 넘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만화라는 형식을 취해서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 속에 여러 맞춤법에 대한 내용을 집어 넣음으로써 설명이 딱딱해지는 것을 피해가며 맞춤법에 대한 내용들을 이해시키는 점이 쉽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내용은 쉬운 것이 아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형식에 저자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짜내는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이 책은 아이들이 아니라, 나같은 어른들이 먼저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솔직하게 모르는 것이, 그리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다고 딱딱한 맞춤법 책을 잡아들고 읽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 같고, 저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지만 '어른들이 먼저 읽으세요'라고 해도 좋을 만큼 요점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부분, 부족한 것도 알고 정리할 필요성도 알고 있었지만 미처 짬을 내어 해내지 못한 번거로운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내 마음의 부담과 부끄러움-우리말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을 간단히 해결해 준 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와 다르게 판다가 나오고, 서로 티격태격 다툼이 나오고, 웃고 울며 이야기가 흘러가는 그 스토리 자체를 더 즐기는 것 같습니다. 만화라서 어렵고 딱딱하게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 책을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읽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느는 것은 나와 우리 아이들의 우리말 실력이겠지요. 그거면 된 거지요, 이게 비록 만화라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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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 - 세계를 빛낼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 명진 어린이책 6
신웅진 원작, 김경우 글, 가랑비 그림 / 명진출판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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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읽은 터인지라, 그 책의 어린이판이라는 이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갔습니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인간 반기문이라는 초점에서 벗어난, 저자들이 아이들을 위하여 어떻게 색다르게 책의 내용을 구성하였을까, 어린이들에게 반기문 총장의 어떤 면을 부각시켜서 강조하였을까 하는 등의 조금은 본질과 벗어난 데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베스트셀러의 어린이판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는지라 이것도 하나의 유행이 되어가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과 교육적인 내용들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읽히는 것의 좋은 의도를 인정하더라도 조금은 씁쓸한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구요. 이제는 어른들의 베스트셀러가 아이들의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결국은 그건 또 다른 면에서의 우리 사회의 획일성을 뜻하는 건 아닌지 하는 잡념도 생깁니다. 아마도 꼬리를 무는 이런 부정적인 잡념들로 인한 씁쓸함일 듯 합니다.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읽으며  반기문 총장님의 삶을 통해 느끼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꿈꾸며 꾸준히 준비한,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준비가 어떤 자리나 권세를 위한 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판에서의 준비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신선함이 가득하였고, 그의 준비하는 자세라는 것이, 작게는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주변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또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크게는 외교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부단한 자기 절제와 인내와 노력이었으며, 또한 세상을 더 밝게 만들기 위한 순수한 노력과 준비였다고 인정할 만한 삶의 모습이었기에 그를 더욱 존경스럽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영웅을 만들줄 모른다는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그가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됨을 사심없이 축하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살아있는 사람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부심이 마음속에 가득해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의 직을 마치는 날까지 <가슴에는 한국을, 시야에는 세계를> 품고 비상하는 멋진 그리고 자랑스러운 한국출신의 세계인이 사랑하는 사무총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과 함께 말입니다.  

 이 책은 내게 그러한 자랑스움과 뿌듯함을 안겨 주었던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바탕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내용을 고르고, 가다듬은 것입니다. 그리고 제목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가 암시하는 것처럼, 반기문 총장의 삶에 대한 위인전 형식의 담담한 시각의 기록이기보다는 그가 그리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내용들에 초점을 맞추어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이 총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 봅시다라는 식의 글로 이어지구요.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다면, 반기문 총장님처럼 OOOO OO를 해요'라는 식의 형식으로 열개의 단원이 이어지고, 내용도 거기에 맞추어 간추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내용 각각은 반기문 총장님이 그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그의 삶의 모습 즉, 근면하고 성실함, 꿈을 간직하고 꾸준하게 노력함, 용기, 최선을 다함, 성실함과 겸손, 그리고 도전 등의 모습이 근간이 되고 있지만 그것들이 너무 성공한 사람이라는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삶을 조명함으로 인한 염려가 슬쩍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염려는 곧 이 책이 한 사람의 삶의 가치를 순전하게 인정하고 조명하는 위인전의 형식이 아닌 세상에서의 성공을 독려하는 자기 계발서나 처세서 형식의 글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어집니다. 이 책의 의도를 너무 오버해서 이해한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내겐 아이들에게 성실하고 근면하게 자신의 인생을 가꾼 훌륭한 모범을 소개했다는 좋은 면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이 책에 대한 마음 한 구석의 씁쓸함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한 연유로 나의 아이들이 반기문 총장님의 삶이 그 자체로서 아름다왔고, 그 아름다움이 보상받은 형태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이지,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기에 그의 삶을 아름다웠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해집니다. 그리고 이 땅의 많은 아이들이 이 책에 소개된 반기문이라는 하나의 모범을 통해 꿈과 희망을 품고 그것을 이루어 가는 대한의 자녀가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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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 - 틱낫한의 평화 이야기
틱낫한 지음, 보-딘 마이 그림, 권선아 옮김 / 그린북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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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거하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찐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사11:6-9a)

 <두 친구>의 고양이와 생쥐의 모습을 보며 생각이 났던 구절입니다. 신앙의 유무를 떠나서 이 부분만을 따로 떼어서 읽어보더라도 충분히 마음속에 평화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구절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을 때면 반신반의 하며,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은유로 -현실이 아닌- 받아 들이곤 하였는데, 두 친구의 고양이와 생쥐의 사는 모습을 보며, 정말 문자 그대로 될수도 있는 일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멋을 부리고 과장하기 위해서 표현한 시적인 문구가 아니라, 나중에 정말로 우리에게 주어질 평화의 나라는 바로 이런 나라라는 가르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부분 크리스챤이 아닌 분들과 논쟁하기 위한 것은 아니니, 그대로 보아 넘겨 주시기를...-

 <두 친구>는 '코코넛 스님'으로 알려진 다오 두아 스님의 삶을 바탕으로 씌여진 이야기라고 합니다. 베트남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을 때, 종교 공동체를 세워서 사람들이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주신 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친구>에 소개된 평화에 대한 그의 메시지는 크게 네 가지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 첫째는 스님의 사는 모습에 표현된 평화입니다. 코코넛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고, 평화를 위해 머나먼 길을 묵묵히 여행하고, 감옥에 갇혀서도 부족한 음식을 나누고, 풀려나서도 그의 코코넛 나무 아래로 돌아와 명상하며 가부좌를 한 모습에서 '평화란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되물음을 듣습니다. 두 번째는 고양이와 생쥐의 다정히 어울리는 모습에서 보는 평화의 상징성입니다.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짐승이 다정히 노닐며 친구가 되는 모습, 그리고 '고양이와 쥐가 평화롭게 함께 살 수 있다면 우리 인간도 역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하는 물음이 주는 평화가 세상에 구현될 수 있으리라는 진한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셋째는 전쟁의 파편들을 모아서 아름다운 종을 만들고 '너희들은 지금껏 전쟁놀음을 해왔지. 이제는 평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도울 수 있단다.'라고 말하며 매일 밤 평화로운 종소리를 울리는 모습에서 보여주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갈망과 전파의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통령궁에 찾아가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분연히 행동에 나서는 결단성과 힘으로 저항하지 않고 감옥에 갇혀서도, 부족한 음식을 나누며 평화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배우는 실천하는 평화의 메시지입니다. 서로에 대한 포용과 적극적인 평화를 만들기 위한 삶, 그리고 비폭력.... 이런 말로도 이 책에서 코코넛 스님이 주는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야기 속의 코코넛 스님은 메콩강의 피닉스 섬에 종교 공동체를 세워 베트남 전쟁의 참혹한 자취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던 사람들의 천국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불교, 도교, 기독교 신자들이 다양하게 모였고, 농부도 미군도 섞여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의 참상속에서도 평화를 이룬 사람, 그리고 평화로운 섬. 이것이 코코넛 스님이 아마도 이 시간 내게 주는 가장 큰 가르침일 듯 합니다. 도저히 안될 것 같은 고양이와 생쥐의 친구 관계가 성립될 수 있듯이, 전쟁의 참상속에서도 노력하며 힘쓴 자들은 평화로운 세상을 눈앞에 펼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아마도 갈수록 삶이 무겁게 느껴지고, 마음의 평화를 이루지 못하고 사는 나의 삶이란 것도 결국은 나의 것을 손아귀에 쥐고, 나누지 못하는 데서 오는 욕심 때문인 듯 합니다. 평화를 적극적으로 구하지 아니하고 나누지 아니하고, 내 것을 먼저 챙기는 데서 오는 세상과 사람들과의 불화가 쌓이고 쌓여서 -조금 과장되이 부플리면- 코코넛 스님을 가두고 핍박하던 권력이 되고,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포탄을 퍼붓는 전쟁이 되었으리라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내 아이들에게 이 책이 주는 평화의 메시지를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움켜쥔 손을 펼치고 그 안에 든 것들을 나누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철로 무기를 만들고 전쟁을 연습하는 욕심에서 벗어나 그 무기들로 쟁기를 만들어 땅을 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기원한다면 너무 과한 욕심일까요? 하지만, 내가 읽은 성경에는 코코넛 스님이 이루었던 평화의 나라(땅)에 대한 약속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 아이의 세대에는 그러한 소망이, 믿음이 아닌 좀더 가까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이 책을 대한 어른된 이들 -나를 비롯한- 의 소중한 실천이 싹으로 자라서 열매로까지 맺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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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홀릭 1 - 귀차니즘 선생님과 교복 입은 악마들의 엽기발랄 학교로망 스쿨홀릭 1
신의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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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그 시절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난 것이 두자릿수를 벌써 넘긴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도 이 책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였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안에 갇혀 있을 땐 감옥처럼 느껴졌지만, 벗어나서 살면서 되돌아보면 분명 그곳은 우리를 위한 온실이었다는 느낌입니다. 저자가 기록한 것들이 부정적인 것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학창시절의 추억과 아직은 학교라는 곳이 충분히 다닐만한 밝고 희망찬 곳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였기에 더더욱 그리 느낀 것일 수도 있겠으나,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학생들에게 비판보다는 희망의 불씨를 심어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따뜻한 눈길에 더 공감이 가기에, 여러가지 부정적인 기억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이 한번쯤은 돌아가고 싶은 거겠지요.......

 책을 받아들자마자 서너 시간만에 다 읽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슴에는 따스함이 남았습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이랬었지 아마....'하는 생각에서 부터 ' 어! 요즘 아이들은 다르네...하지만 귀엽기는 마찬가진데...'하는 생각들까지 다양한 웃음띤 감정들이 내 가슴에 피어 오릅니다. 떡볶이 먹다가 목에 걸릴 뻔 했다는 분, 냉랭한 사무실 분위기를 파악못하고 깨버렸다는 분, 미친듯이 배꼽 쥐어잡고 웃었다는 분.... 그 분들의 감정표현도 모두 나의 것이 됩니다. 저두 아이들이 자는 옆에서 잠을 깨우지 않으려고, 웃음 참느라고 몇번이고 키득거리며 괴로웠(?)거든요. 아뭏든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합니다.

 내 학창시절의 기억과 닮은 꼭지도 있었습니다. 에피소드 16의 '평가'에서 학생들의 자화상에 대한 평가를 하며 되뇌이시는 선생님의 독백 ' 학교에서 미술 배워서 화가가 될 것도 아니고, 중요한 것은 학생다운 성실함과 자기 작품에 대한 애착이 아닐까?'를 보며 문득 중학교 때 미술시간에 나의 그림들 평가해 주시던 미술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이리 저리 번지는 수채화 물감이 못내 부담스러웠던 시절, 스케치북에 대각선으로 큰 길 하나를 그리고 원근법이랍시고 가로수를 쭉 일렬로 그리고, 나머지 여백을 논으로 채워간 그림을 그려갔는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 '와! 이 그림이 원근법을 제대로 표현해 왔네.' 하시며 이런 저런 그림의 좋은점을 칭찬해 주셨는데, 솔직히 그 당시 내 무성의함이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저자처럼 우리 천사같은 미술 선생님은 좋은 점만 보아주시고는 점수도 무척 후하게 주셨거든요. 아마도 다 늙어서도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의 민망함과 또한 선생님의 배려에 대한 감사함으로 인해서 말입니다. 또 하나는 에피소드 36 '가혹한 벌'에 나오는 교련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인데, 어쩌면 학창시절의 우리 교련 선생님하고 꼭 닮으셨습니다. 교련시간만 되면 숨소리도 제대로 못내고, 실습시험 하나보고 도장 하나 받을 때면 정말 온몸이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될 지경이었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뒤돌아서시면 역시나 교련이 너희들 앞길에 장애물이 안되기를 바란다고 되뇌이시며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제가 괜히 겁이 많아서 미리 얼어붙었던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교련쌤^^.

 .... 어떠한 경험이든 그것이 현실이라면 /  현실에서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할 수 있는 것보다 /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것,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것들이 / 더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 우리 자신을 다스리고 참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 // 가고 싶은 곳도 많고 / 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 내가 그것을 참는 법을 배울 때까지  기다려 주는 곳은 / 학교밖에 없었다. / 우리의 대부분은 학창시절이 끝나면 / 더 냉혹한 곳으로 내 던져질 운명을 /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그곳에서는 아무도 미숙한 자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p 174)

 내 아이가 얼른 자라서 이 책을,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며 학교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자와 같은 선생님들이 더 가득한 학교가 된다면 아마도 그때는 더 다닐만한 곳, 더 나아가서는 다니고 싶은 곳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어림없는(?) 상상도 해봅니다. 학교 화이팅!!! 그리고 선생님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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