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도둑 -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찾아라 데청 킹 케이크 시리즈
데청 킹 글.그림 / 거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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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 공항>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이상한 화요일> 아이들 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 책들도 마찬가지로 그림으로만 된 아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케이크 도둑>에 비해서 훨씬 비현실적인, 꿈을 꾸는 듯한 몽상적인 내용이지요. 물론 케이크 도둑의 내용도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예전에 앞에서 언급한 책들을 아이들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기에 나름의 기대를 가지며, 어느 날 저녁, 이 책을 아이들 앞에 내밀었습니다. 그 때처럼 대단한 반응을 나름 기대한 거지요. 하지만 왠걸요, 아이는 표지부터 시작해서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어 글씨가 없네' 하면서는 책을 후딱 보고 내  던진 채,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맙니다. 순간 ' 어! 이게 아닌데.... 이 녀석이 제대로 보기나 한건가?.....'등의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갑니다. 분명 아이에게 이 책을 내밀며 기대한 건 이게 아니라, 신기해서 몇번이고 앞뒤로 넘기며 퍼즐 맞추듯이 이야기를 맞추어 가는 거였거든요.......

 못내 아쉬움이 생겨서 아이가 하지 않은 이야기 퍼즐 맞추기를 내가 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버려둔 책을 집어들고 열심히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나오나 하며 한번 보고, 그 다음은 케이크를 훔쳐가는 생쥐와 쫒아가는 강아지 부부를 찾아가며 한 번, 소풍나온 돼지 가족과 아슬아슬하게 구조되는 아기 돼지를 보며 한 번, 모자를 낚아 채 도망가는 원숭이들을 뒤쫓으며 한 번, 그리고 엄마 오리와 아기 오리 가족을 따라가며 한 번 등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따로따로 나누어 가며 몇 번이고 앞뒤로 오간 뒤에 아이에게 조용히 가서 '야! 이 책 재밌는데.... 이런 이야기도 나오네.." 하면서 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따로따로 나누어 읽었던 책속의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관심을 다시 끌고자 하는 공작(?)이었지요, '나 다시 한 번 읽어볼래!'하는 대답을 바라면서요.

 하지만, 아이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스란히 기억을 해 냈습니다. 케이크를 훔쳐가던 생쥐는 어떻게 되었고, 아기 돼지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는데 누가 구해주었고, 가족과 떨어진 아기오리를 누가 가족에게 데려다 주었고, 공을 가지고 놀던 개구리며, 일의 나중에 케이크를 나누어 먹는데 소외된 녀석들이 누군가까지 내가 애써 읽으며 만들었던 이야기들을 슬렁슬렁 책장을 넘기며 '어 글씨가 없네'하는 싱거운 소리를 하던 녀석이 모두 기억을 하고 있는 겁니다. 딱 자신에게 맞는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작가가 하고자 한 그림이야기를 읽어낸 아이를 보면서 순간 내 식으로만 읽는 것을 강요할려고 했던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림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이 책을 5분도 채 안되어서 모두 읽었습니다. 그리고 난 20여분간 몇편의 이야기를 만들며 읽었습니다. 아이는 글씨가 없는 그림책이라서 그림을 마음속으로 읽었는데, 난 글이 없는 책이지만 내 머릿속에서 그림들 위에 문자들을 새겨 넣으며 이야기를 만들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난 열심히 읽었고 아이는 슬렁슬렁 읽었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정말로 작가가 의도한 대로 열심히 읽은 것은 아이고, 그림을 무시하고 슬렁슬렁 보고 거기에 문자로 된 이야기를 만들어 읽은 내가 이 책을 최대한 성의없이 읽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식의 책읽기를 보면서, 그들의 무한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처럼 이 책은 눈으로 감상하며 마음으로 읽는 게 제 맛이 날 듯 합니다. 절대로 나처럼 이야기를 만들어서 글로 읽지 마시기를 -그런 사람은 그림책에 대한 문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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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2 - 동물 편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2
최승호 지음, 윤정주 그림 / 비룡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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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도 생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조기영어교육에 목숨을 거는 부모는 아니지만 아이가 배울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서는 아이가 많은 것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터라, 재미있게 흥얼거리는 수준의 영어책은 영어에 대한 관심이 생긴 초기부터 매번 구입하기도 하고 눈에 익혀두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영어책의 상당수는 라임이라는 형식을 따라 노래로 꾸며지기도 하였구요. 그래서 그런 형식의 책이 영어만의 독특한 표현수단이고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교육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아이가 한글을 배우면서 접한 책들에서는 그런 시도를 볼 수가 없어서 -실제로도 한글로 라임을 흉내낸다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우리 말로는 어려운 거라고 그래서 그런 영역은 없는 거라고 이내 단정짓고 살고 있던 참이었는데....

  최승호 시인의 두번째 <말놀이 동시집2>를 보면서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습니다. 어딘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본래 영어에서도 라임이라는 것이 의미보다는 운을 더 중요시하는 것이겠기에 그런 어색한 부분의 상당수가 의미 전달이 조금 부적절한 듯 하다는 느낌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상쇄하면 상당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쪽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늘어나고 글들이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영어에서 통용되는 수려한 라임들에 못지 않은 글들이 우리 말로도 표현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르던 김소월 작시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라는 노래만큼 멋지고 정이 담기고 우리의 마음이 담긴 영시를 개인적으로 보지 못했는데,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 I'm a litttle teapot  .....'하며 멋지고 길게 이어지는 라임이 갖춰진 노래보다도 더 멋진 우리 동요가 나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이 동시집을 보며 함께 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들이 영어라임 노래를 따라하는 만큼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읽다보면 이 글들 속에서도 아이들이 나름의 재미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함께 가지게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시인의 신선한 시도가 우리 말의 아름다움과 멋을 살리는 새로운 초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저는 시인의 땀흘려 쓴 동시를 아이들과 큰소리로 읽어내려 갑니다. 그리고는 이 동시의 특징이 뭔가를 집요하게 물어볼 참입니다. ^^

  말에게 / 말하지마 / 말의 생일선물로 / 말에게 무엇을 준비했는지 / 말하면 안돼 (말, 2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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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초등 낱말편 1
김경원 외 지음, 오성봉 그림 / 열린박물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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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살고있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잘 쓰는 글을 아니지만, 글에 나의 마음을 담아 다른 사람들에게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꼭 우리말에 대한 책들을 체계적(?)으로 읽어 보리라고 결심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며 결심만 하던 내게 이 '어린이 국밥'이 쥐어졌습니다. 어린이 책이니까 가볍게 읽고 소화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한데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알고 있는 우리말 지식이 혼란스러워지고, 자신감은 아래쪽으로 자꾸만 곤두박질 칩니다. 그리고 각 단원의 내용을 다 읽고 풀어보는 연습문제의 오답의 갯수가 늘어갈수록 얼굴이 붉어집니다. 결심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고 허영심(?)에 자신만만하던 나에게 어린이 국밥이 먹인 멋진 하이킥입니다. 영어공부라면 불을 켜며 달려들고, 아이들에게도 심하다 싶은 정도로 강조하던 내가 정작 우리말에는 무심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마음만으로 되는 일은 아닌데, 몇번의 결심만을 가지고 그래도 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니, 부끄러운 일입니다.

 다 읽고 난 소감중의 하나는 좀 엉뚱하지만 왜 우리가 열심히 영어를 해도 원어민들을 따라 가기가 어려운지에 대한 명확한 깨달음입니다. 아무리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살며 우리문화에 푹 젖어 지내지 않았다면 어찌 '붉다' 와 '빨갛다', '기쁘다' 와 '즐겁다', '삶다' 와 '찌다' 등의 세밀한 차이를 감각으로 구별해 내고 느끼지는 못할테니까요. 한국사람이라면 물론 헷갈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정도의 구분은 하며 사는 어휘들이구요. 물론 정확하게 구분하여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말입니다. 딱히 구분하여 배우지는 않았지만, 문법공부를 하지도 않았지만 그런 구분을 하고 말이 통하며 사는 것은 한글이 통용되는 문화권에 젖어 살기 때문이겠지요. 두번째 소감은 우리말도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적당히 구분하고 쓸줄은 알지만 결코 그 이상은 못되는 것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대학생들도 두꺼운 영어사전을 뒤적이며 산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중학교나 잘 하면 고등학교의 어느 지점에서 국어사전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나만을 보더라도 책꽂이에서 사라졌던 국어사전이 작년에야 다시 돌아왔는데 -그것도 초등국어사전으로- 이유는 학교에 가게 된 아이때문이었습니다. 어린이 국밥을 통해 명확하게 각 단어들의 의미의 차이를 배우면서,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던 우리말에서도 이리 배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숨어있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과 우리말인데도  정확한 뜻과 쓰임을 미처 알지 못했던 데 대한 부끄러움이 함께 하였습니다. 그러한 깨달음이 우리말을 좀 더 잘 쓰고 가꾸기 위해서 배우는 것 마다하지 말자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말로만 아름다운 우리말, 자랑스런 우리말 하지 않고, 정말로 아름답고 자랑스런 우리말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린이 국밥은 '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의 내용에서 어린이들에게 알맞은 어휘 열여섯 쌍을 골라내어 어린이의 눈높이로 삽화와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고 합니다. 얼마전 텔리비젼에서 '국밥'이 새로운 시도에 의해 기획되고 출판된 책이라는 보도를 본적이 있습니다. 출판전에 펀드형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돈을 투자받고, 성공해서 얼마 이상 팔리면 원금의 두배, 그 이상이면 얼마더...등의 투자조건으로 시작된 것이었는데,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이 책의 성공으로 거둬들인 수익을 다시 재투자하는데 기꺼이 -자발적으로- 동참하였다는 기분좋은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고 하며, 더 좋은 책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했던 기억입니다. 그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국밥'을 읽으며, 그들의 마음만큼이나 우리말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아름다워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나처럼 많은 이들이 우리말에 대해서 진실한 관심을 가지고 좀더 가까이에서 정확하게 알려는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깨달음을 가졌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영어사전중에 'Thesaurus'라는 종류의 사전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어휘력사전'정도가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의미의 말들을 설명하고 반의어들도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전을 비롯한 다양한 영어사전의 종류들을 보며, 우리 국어사전에는 저런 것이 왜 없을까? 하고 생각한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얼굴이 붉어진 경험을 한 뒤에 용감하게 서점에 가서 우리말에 관한 책 몇권을 사고, 인터넷 서점들을 뒤지면서, 내가 미처 관심이 없어서이지 그 사전들과 비슷한 종류의 우리말에 관한 책들이  이미 있었고, 요즈음 그 종류들이 조금더 다양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반가웠습니다. 물론 영어사전류만큼 체계적이고 다양한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모양의 배움의 기쁨을 얻게 된 것이 내게는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어야 한다고 권할 책의 목록에  다시 한 권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아이들은 나보다 더 아름답고 명확한 우리말을 쓰는 현명한 이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이런 종류의 책은 우리사회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나중에 이 책을 권한 내게 나의 아이들이 이리 고백할지도 모릅니다. '아빠! 어린이 국밥이 밥보다 더 맛있어요'  아니면 밥 대신 치킨이나 햄버거라고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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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 11 - 아널드, 아인슈타인을 만나다 신기한 스쿨버스 11
조애너 콜 지음, 이강환 옮김, 브루스 디건 그림 / 비룡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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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를 처음 만난 것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입니다. 유치원생들을 위한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시리즈를 구입한 뒤에 조금은 어려울 듯한 내용의 책들을 두아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한권 한권 쌓아가며 읽어 가던 시간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나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의 책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느끼며 부모로서 더 없이 행복했던 시간이었고, 어린아이들이 십여권을 앉은 자리에서 읽어내곤 하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가 이젠 아이들 책장에 빼곡히 꽂혀 시간이 날 때 마다 아이들의 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리즈를 구입할 적마다 아이들은 항상 대단한 관심과 열심으로 책을 내미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는 내가 보기에도  조금은 혼란스럽게 뒤엉킨 본문과 그림, 설명과 말상자들이 뒤엉켜 있어서 산만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데도 아이들은 더 재미있게 읽는 것을 보면 어른인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아이들과만 통하는 뭔가 특별함이  이 책의 이야기와 구성요소들 속에 숨어 있는 듯 합니다.

 아널드 아인슈타인을 만나다.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의 11번째인 이 책의 제목입니다. 며칠 남지않은 과학 발표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하는 아이들은 아널드의 제안을 받아들여 학교옆의 워커빌 과학관에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갑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건 항상 같이 다니던 스쿨버스가 아닌 과학관에 있는 종이 스쿨버스입니다. 물론 아이들이 여행하는 데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을 만큼 완벽한 버스입니다. 멋진 기념촬영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 버스는 위대한 과학자들과의 만남을 위한 멋진 여행을 시작합니다. 과학자들이 어떻게 일을 하였으며 과학이 어떻게 발전하였는가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과학 발표회 준비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들을 제공해 줄 생생히 살아있는 여행이 시작됩니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에서 시작하여 그것을 증명해낸 갈릴레이를 거쳐 만유인력의 법칙의 발견으로 태양과 행성과 위성의 운동에 대한 답을 제시한 아이작 뉴턴에 이르러서 태양과 행성의 운동에 대한 과학의 발전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됩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어깨위에 갈릴레이가 올라탔고, 그의 어깨위에 뉴턴이 있는 모습처럼 과학은 그리 발전을 하였습니다. 다음은 작은 세계에 대한 탐험입니다. 현미경을 만든 로버트 훅에서 시작된 과학의 발전은 레벤후크의 미생물의 관찰로 이어지고, 파스퇴르에 이르러서는 더욱 발전하여 질병의 원인으로서의 미생물을 증명하고 질병 치료와 예방에 새로운 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은 퀴리부부의 방사성 원소의 발견에서 시작하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는 "E=mc2"을 생각해낸 아인슈타인에 이르러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여행을 통해 자신들이 과학 발표회에 가져갈 멋진 아이디어들을 얻어 옵니다.

 50여 페이지가 채 안되는 이 책의 지면에 저자는 참으로 많은 것을 담아 놓았습니다. 형식은 과학자들의 업적을 따라가는 여행의 형태이지만 과학의 어떤분야가 태동하여 단계적을 발전하여 하나의 거대한 업적으로 우리의 실생활에 적용되고 우리가 우리사는 세상을 설명하는 데에 까지 이르는 길에 대한 자연스런 안내를 해주고 있으며,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과학자의 단편적인 과학적 업적을 설명하기보다는 그것을 얻기위한 과학적인 방법론과 생각습관, 노력들에 대한 삽입을 통해 과학이란 어떤것이며 어떻게 발전하였는가를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있음에는 작가의 놀라운 재주를 감탄스러워할 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디어를 얻어 온 아이들이 자신의 과학발표회 주제를 정하여 작품을 만드는 모습에서는 위대한 과학자들만이 다루리라고 생각하던 과학적인 방법들이 이렇게 우리 가까이에서 자연스럽게 응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아마도 아이들이 그 주제중의 하나를 골라서 함께 실험해보자고 우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고 잘 인도만 한다면  책속에만 그리고 멀리 실험실속에만 있는 과학이 아닌 주방에도, 안방에도 그리고 놀이터에도 있을 과학에 대한 흥미를 아이들이 관심있게 찾아볼 수 있는 계기다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수많은 날과 밤을 계획된 책에 대한 자료수집과 자신의 이야기거리로 소화시켜서, 이리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학은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우리 삶에 끼친 영향과 우리의 손이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눈높이에서 훌륭하게 써내고 그려낸 저자들의 이와같은 변함없는 노력과 수고가 아마도 신기한 스쿨버스에 숨겨진 특별한 힘이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그런 정성과 마음이 아이들에겐 고스란히 전달되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마치는 이 순간 이 책을 손에 들려주자 책상앞에 앉아서 흥미롭게 읽어 내려가던 아이의 모습이 문득 눈앞에 선합니다. 내용자체가 좀 난해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끝까지 즐거워하며 읽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저도 물론 기뻤구요. 이 시간 그 즐거운 기억에 아이가 그들을 위해 특별한 노력들 기울인 저자의 정성만큼이나 살아있는 지식들로 이 책의 내용들을 체험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도 덧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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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 세상에 무슨 일이? 2
질 칼츠 지음, 이상희 옮김 / 책그릇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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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사람들의 찬사속에 신비한 미소를 지닌 채 여전히 보는 사람을 그윽히 바라보고 있는 '모나리자'. 사람들은 모두가 명화라고 하지만 그림을 보는 눈이 까막눈인 내게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있는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모나리자의 미소의 원인이나 이유를 밝히는 가십성 기사들을 대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림속의 여인은 결코 내 누이나 어머니처럼 친근해지지 않는 이질감을 지닌채 여전히 그림속의 이방 여인으로만 느껴지곤 했습니다. 피카소나 다빈치의 그림보다는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이 주는 분위기가 더 좋은 사람이기에 전문가들이나 미술하는 사람들의 설명이 아무리 거창하다고 해도 아직은 자연스럽게 모나리자의 미소를 친근하게 그리고 좋아한다고 말하지는 못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 눈의 안경이라고 모든 사람 각각이 자신의 취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공통된 취향에서 벗어나 이리 외떨어진 말을 하고 있는 나의 안목에 -그것이 아니라면 그림을 대하는 나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모나리자라는 그림과 그림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티브로 시작하지만 전체적인 전개는 그가 살던 세상과 르네상스라는 시대의 조류를 큰 틀에서 반영하며 진행됩니다. '모나리자가 그려지던 시절에 세상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라는 틀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고 보면 크게 무리가 없을듯 합니다.
 
 오늘날에는 화가이자 조각가, 기술자, 건축가, 과학자로 기억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책의 소개대로 그냥 천재가 아니라 '만능 천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인물입니다. 다빈치가 살던 그리고 활동하던 시대와  장소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르네상스가 그 절정기를 이루던 시절이었습니다. 중세의 종교적인 권위와 억압(?)에서 벗어나 인간의 지성과 지상에서의 삶이 중요시 되고, 그러한 사상과 철학의 영향으로 바스코 다가마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아메리고 베스푸치 등의 전설적인 탐험가들에 의해서 서양세계의 지리적인 확장 및 정복과 약탈이 이루어지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공간적 시간적 역사조류의 복판에서 살았던 다빈치도 당시 문화의 중심지였던 피렌체와 밀라노에서 화가로서, 음악가로서, 기술자로서, 때로는 건축가가 되기도 하고 조각가가 되기도 하면서, 또 때로는 연극의 연출가, 인체 해부학자 등의 삶을 살다 갑니다. 너무 앞선 천재의 비운이랄까? 수많은 획기적인 구상들이 너무 앞선 생각으로 인해 그것을 실현할 수단이 없어 사장되거나 시간이 없어 묻히기도 하였구요.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다비드>상과 <천지창조>의 작가인 미켈란젤로라는 불세출의 영웅이 그와 동시대-그 보다는 한 세대 더 젊은-사람이었다는군요.
 
  책의 핵심 메뉴인 모나리자의 미소로 들어가 봅니다. 이 그림에는 르네상스에 새롭게 등장한 두가지 그림기법인 '스푸마토'와 '키아로스쿠로'(명암법)가 적용되었는데요, 선들이 부드러워지고 색채들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거나 또는 증발하면서 서로 섞여 보이는 스푸마토 기법이 모나리자의 긴 웃옷과 그 유명한 미소에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명암법은 두손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게 그린 기법인데, 일정부분에 닿는 빛의 양을 변화시켜 여러 부분들에 입체감을 주고 3차원 형상을 묘사하게 해준 기법이랍니다. 그리고 그림의 상반신을 그림을 보는 사람 쪽을 행해 2/3쯤 몸을 돌게 해서 그린 것은, 그림속의 인물을 앞쪽으로 한껏 다가오게해서 친밀감을 불러 일으키게 한 거랍니다. 인체해부학을 연구한 다빈치의 지식이 그림의 각 부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될 사실중의 하나이겠구요. 이러한 독특한 기법과 지식에 기반을 둔 작가의 손놀림이 모나리자가 이리 신비스러운 미소를 짓게 만든 이유가 될 듯한데, 나같은 초보자들에게는 이러한 기법이나 지식에 대한 설명보다는 책에 소개된 다른 이들의 초상화에 나타난 인물들의 표정과 모나리자의 미소를 비교하는 것이 이 그림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데는 더 간단한 방법이 될 듯 합니다. 비교하면서 바라보노라면 너무도 그녀의 미소가 살아있는 사람이 미소짓듯 너무도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되니까요. 아! 이래서 사람들이 그리도 감동하나 봅니다. 너무도 자연스럽고 앙증맞다고 해야하나요....... 그럼 이 그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리사 게라르 디니 델 조콘다'라고 하는데, 줄리아노 데 메디치의 연인, 여자로 꾸민 소년, 레오나르도 자신, 또는 이상적인 여성의 표현이라는 설도 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초상화로 알려진 그림 - 빨간색으로 그려진 머리가 대머리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하얀 할아버지 초상화-은 아마도 학교다닐 때 교과서에도 소개되었던 듯 한데, 이 그림이 기껏해야 위조품이나 모사품 밖에 안될거라고 합니다. 이런때의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아무튼 르네상스라는 시대의 조류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한껏 뽐내고 살다간 한 '만능 천재'의 삶을 통해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귀중한 유물들을 둘러보며, 신이 그에게 내린 재능이 곧 우리에게 내린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가 그린 모나리자라는 작품 하나만으로도 말입니다. 앞으로는 나도 모나리자의 미소를 보며 낯선 그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따스한 한 천재의 숨겨진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안목을 조금이나마 가지게 되었음에, 그리고 나의 아이들과 이 그림의 의미와 이 천재의 삶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합니다.
 
 " 화가가 다른 사람의 그림을 본보기로 삼으면 사원찮은 그림을 남기게 됩니다. 그러나 만인 자연 속의 소재들을 연구한다면 훌륭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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