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를 만든 지리 속 인물들 교과서를 만든 사람들 6
서정훈 지음, 최남진 그림 / 글담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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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고등학생들의 교과구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고로 저자가 말한 사회과목이 11개 세부과목으로 나누어져 어려워졌다는 말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때는 사회과목이 아마도 4-5개로 나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지리과목도 포함되어 있었구요. 지금 생각해도 따분하고 재미없는 과목이었음에 분명합니다. 다른 것은 많이 생각나지 않고 아직까지 머릿속에 부정적으로 남아있는 느낌은 어느지역이 무슨기후대이고 지리적 특성이 무엇이고 하는 것을 부단히 외워야했던 것과 산맥이름과 위치며 시작과 끝을 줄줄 외워야 했던 기억에서오는 따분함과 지루함입니다. 저자는 나같이 지리공부를 해야하는 어려움을 줄이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고, 탐구할 수 있는 지리교육을 위해 이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딱딱한 지리지식을 위주로 하지 않고, 인물중심으로 꾸몄고 그런 인물들은 업적이 지명으로 남아 있거나, 정복이나 탐험을 통해 공간의 인식범위를 넓혀주었던 인물들, 그리고 많은 노력을 들여 지식으로 개과를 올린 이들을 중심으로 뽑았다고 합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는 지명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사람들 편으로 신대륙을 인도로 믿었던 콜럼버스와 달리 새로운 대륙으로 인식하여 그 대륙의 이름이 된 아메리고 베스푸치로 시작하여, 마젤란 해협의 마젤란, 허드슨 강의 헨리 허드슨, 베링해의 베링, 쿡 해협의 제임스 쿡 -하지만 이 사람은 오늘날과 비슷한 세계지도 제작자로 더 기억되어야 할 듯 합니다.- , 라틴아메리카를 탐험하고 정확한 관찰과 기록을 남겼던 알렉산더 훔볼트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두번째는 정복활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인물들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학생들이 읽을 때도- 제일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여기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칭기스칸을 시작으로, 최근 콜럼버스보다 앞선 신대륙의 발견자일지도 모른다고 알려지고 있는-하지만 이 책에서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한정된 남해원정만 소개됨- 정화, 희망봉을 돌아 인도에 간 바스코 다 가마, 누가 뭐래도 아직까지 신대륙의 발견자로 추앙받는 -하지만 부제로 달린 것처럼 우리 관점에서는 재국주의 식민지배의 출발선에 앞장섰던- 콜럼버스, 아스텍 제국을 무너뜨리고 멕시코를 정복한 코르테스, 잉카제국을 무너뜨린 피사로가 소개됩니다. 우리민족이나 동양인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이들 정복자들의 시각에 동의하고 이리 그들이 이룬 업적을 흥미롭고 대단하게 생각하며 읽고 있는 것이 한편으로는 아이러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민족을 수많은 고난을 이긴 은근과 끈기의 민족이라고 위로하지만, 깊은 곳에는 아시아를 호령했던 고구려와 광개토대왕의 기억을 더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는 모습이 있으니 뭐라 할 수는 없겠습니다. 세번째 장에서는 지리지식의 금자탑을 쌓은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방견문록>의 마르코 폴로, 탐험가이자 선교사로 아프리카의 영혼의 등불이 된 리빙스턴, 최초 북극점 도달자 피어리와 최초 남극점 도달자 아문젠, 그리고 우리나라 인물 세사람이 소개되는 데 <택리지>의 이중환, <강계고>를 편찬하고 <동국문헌비고>와 <동국여지도> 제작에 참여한 신경준, 그리고 <대동여지도>의 김정호입니다. 이렇게 19명의 업적-모험이나 탐험, 정복, 기록-을 통해서 교과서에 연관된 지리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고, 뒷이야기 형식으로 각 인물과 연관된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도 소개되어 있어서 소개된 인물들에 대한 인간적인 면이나 또 다른 시각들을 볼수도 있습니다.

  여기 소개된 인물들은 이미 교과서나 다른 경로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배우거나 상식처럼 알고 있던 인물들입니다. 물론 조금 더 낯설고, 이 사람도 교과서에서 나왔던가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갖게하는 인물도 있지만 그들의 삶을 이리 간단하게나마 다시 간추려 돌아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여기서 끝내지 말고 흥미로운 내용이나 인물을 만났다면 그들의 기록이나 전기를 읽고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은 일이겠지요. 사족으로 보태는 이의가 있다면, 이 책의 기획이 <교과서를 만들 사람들>이라는 시리즈 기획물의 일환으로 나오게 되었고 그래서 굳이 지리라는 과목에  연관시켜서 이리 기획한 듯 한데, 책을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차라리 그런데 얽매이지 말고 <교과서를 만든 탐험가들> 정도의 제목이 훨씬 어울렸겠다는 겁니다. 기존의 시인들, 과학자들, 소설가들, 철학자들과 달리 교과서의 내용과 그들의 업적이나 삶을 직접 연관시킨다는 것에 무리가 따르고, 딱히 연관성을 지을만한 이유도 없어보이기 때문에 드는 생각입니다. 어떤 틀을 정해놓고 책의 내용이 따라가다 보니까 생긴 부자연스러움인 듯합니다. 책의 내용이 독자인 내게 준 느낌과 제목이 내게 준 방향감과의 괴리로 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저자의 의도를 내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무지의 소산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책을 통한 나만의 즐거운 배움 1) '뉴욕'은 본래 '뉴암스테르담'이었답니다. 영토의 주도권이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이름까지 바뀌었다고 하네요.

  이 책을 통한 나만의 즐거운 배움 2) '캥거루'란 이름의 의미는 '모른다'랍니다. 탐험가들이 원주민들에게 '이 동물의 이름이 무어냐?'라고 묻자 원주민들은 '캥거루' (=모른다)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래서 캥거루라고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동문서답의 서양형 버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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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소 - 개정판,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이문열 지음, 최일룡 그림, 박우현 / 휴이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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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열. 이 이름 석자가 우리 문학사에 남긴 영향은 나 같은 범부야 논하기 어렵겠지만, 어찌하였든 나 같은 사람도 그가 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삼국지>를 접하면서 그의 글을 알았기에, 현재 그가 보이는 정치색이 나와는 많이 다른 편에 있더라도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인색한 건 아니고 해서,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나름 상당하였습니다. 들소를 통해서 원시시대의 권력의 생성과 사유재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고 책의 서두에 밝혔듯이 작가는 원시 수렵과 채집 -이런 용어가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중심의 모계사회가 권력과 사유재산이 형성되고 있는 자와 없는 자가 구분되는 정착지를 중심으로 한 부계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나름의 성찰을 이 작품에 묘사한 듯 합니다. 

 모든 사람이 서로 힘을 합쳐 사냥을 하고, 그 부산물을 공평하게 나누던 원시 부족 사회에서 아마도 가장 영예로운 이름은 사냥에 나서서 공을 세우는 자에게 붙여진 이름이겠지요. 이 신석기 사회의 성년식에서 우리의 주인공은 '소를 겁내는 자'가 되고 뱀눈이라는 권력을 탐하는 약삭빠른 소년은 '뿔을 누른 자'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받습니다. 그리고 뱀눈의 세력은 점점 힘을 얻어가고 결국에는 기존의 부족사회의 전통마저도 자신의 권력을 위한 도구화를 꾀하게 됩니다. 지혜로운 여인이 다스리던 모계사회가 가장 현명한 통치자-실제로는 가장 힘이 세고 많이 가진 자-가 다스리는 부계사회로, 부산물을 함께 나누던 공동체 사회가 뱀눈과의 거리에 따라 권력과 재산이 분배되는 계급사회로, 자신의 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던 사회가 이젠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다른 부족을 공격하기도 하는 사회로의 변화를 꾀한 것이지요. 이것을 우리는 사회의 발전이라고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탐욕이 자라는 역사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러한 불평등과 권력의 억압이라는 사회변화 속에서 마지막에 주인공이 택하는 길은 자기의 소를 찾아 가족마저도 떠나고 자신의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큰 목소리'처럼 뱀눈의 세력에 맞서 불의를 지적하고 공동체 사회의 위기를 되돌이켜 사라져가는 공동체 사회를 회복하려는 선지자적인 역할에 나서지도 못하고, 그런다고 뱀눈의 의도에 따라 그의 권력을 강화시켜주는 충실한 신복이 되지도 못하는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고뇌하다가 그는 결국 부족과 가족 모두를 떠나 자신의 소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이 알타미라 동굴의 들소그림과 연결되는 것을 보니까, 작가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과 그 벽화를 연결시킨 듯 합니다. 어디에도 뱀눈이나 큰 목소리의 흔적은 남지 않았지만 당시 사회에서는 잊혀진 '소를 겁내는 자'의 들소 그림은 지금까지 남아서 후대 사람에게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의미이겠지요. 작가가 의도하고 주장하고자 한 예술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아닐까 합니다.

 권력과 사유재산의 형성, 그리고 불평등과 억압이라는 측면에서 이 책의 내용이 작가의 최근 성향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작가가 의도한 예술의 가치에 대한 설교를 간파하고 나서야 작가가 정말 말하고 싶은 내용은 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후자는 제가 생각하는 작가의 성향과 일치하는 듯 하니까요. 권력과 사유재산의 형성 문제를 이 책이 말한대로 간단히 도식화 할 수만은 없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한다면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여러 사회문제에 대한 아주 단순하나마 의미있는 이유들을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들소 그림을 통해서 예술의 의미에 대해서도 활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구요. 하지만 소설 전후에 나오는 너무도 친절한 설명과 유도성 질문들, 그리고 소설 중간중간에 끼워넣은 만화캐릭터 같은 인물들의 소설내용에 대한 간섭은 논술과 생각하기를 위한 장치라고는 생각하지만, 결국 뱀눈이 자신의 권력을 위해 모든것을 교활하게 활용했듯이, 작가가 의도한 대로 독자들이 따라가도록 유도하는 그런 장치가 되어버리고, 천편일률적인 사고의 틀로 다시 내모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따르는게  사실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더더구나 아직 사고력이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이라면 더욱 위험한 장치는 아닐까 하는 염려가 앞섭니다. 그냥 글과 삽화만 있는 단순한 소설의 형식으로 아이들이 이 책을 만났다면 훨씬 깊은 생각거리를 만들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이건 물론 책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대한 비판이니, 다른 형태로 발간된 이 소설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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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 수 있어! - 자신감을 가르쳐 주는 10가지 방법
웨인 W. 다이어.크리스티나 트레이시 지음, 멜라니 시겔 그림, 정미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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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스런 나의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가르쳐 주는 10가지 방법>, 아이를 둔 부모라면, 특히 이제 유아기를 지나 학동기나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아이를 둔 나 같은 부모라면 눈이 그대로 고정되는 문구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성공한 사람들의 10가지 성공비결>을 저술한 그 사람이라면 이제는 손길도 자연스럽게 책속으로 파고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신의 자녀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열가지 생각과 그 실천방법을 포함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니다. 막연한 어린이 독자를 생각하고 쓴 게 아니라 자신의 아이들을 염두에 두고 열가지 생각들을 추려내어 정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 삶의 자세나 모양에 대한 저자의 사랑과 애정과 진심이 그대로 녹아있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최소한 겉치레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책의 내용을 통해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자신에게 놀라운 능력이 있고 스스로가 더없이 훌륭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자라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에 대해서 한껏 자부심을 가지고 삶에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확신하며 꿈을 가지고 자라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소망을 주기 위한 저자가 열심으로 정리한 것이 책의 내용을 이루는 10가지 방법인 듯 합니다. 다른 사람과 좋은 일을 함께 나누고,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자신있게 해보는 것, 자신 안에 가득한 사랑을 믿고 나누는 것, 혼자서 사색과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것, 하나님께-책에선 신이라고 표현했으나 나 자신이 크리스챤인 관계로- 기도하고 걱정거리도 잘 될거라는 낙관적인 시각을 갖는 것, 다른 사람의 시각에 관계없이 자신이 소중함을 아는 것,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노력하고 성취를 기대하는 것, 자신과 이 세상이 하나님의 사랑과 보살핌의 품안에 있음을 믿는 것, 긍정적이고 행복한 생각을 하는 것. 저자가 바랐듯이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뒷쪽에 나오는 질문들을 통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에게 무심했던 부모라면 모르는 사이 마음과 키가 훌쩍 자란 아이를, 그리고 유심히 아이를 도와주며 살던 부모라도 자신의 욕심에 가려 아이의 소망과 이야기에 귀기울기를 소홀히 했던 부모의 불찰을 깨닫게 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저자가 말한 이야기들을 아이와의 사랑과 소통-부모와 아이, 하나님과 아이, 사람들과 아이, 그리고 자연과 아이 등-의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를 존중해주고 격려해 주기를 강권하는 말로 받아들였습니다. 내 꿈을 보지 말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꿈과 소망을 생각해 주는 부모가 되라는 권면으로 말입니다.  내 아이가 정말로 소중하고, 그 아이의 마음속에 아이만의 파랑새를 자라게 해주고 싶은 부모라면 저자가 말한 이야기들을 한 번쯤 곰삭여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세상이 곧 우리에게 임한 천국은 아닐는지.....

 마음은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뭐든지 이룰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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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지마, 절대로 내친구 작은거인 15
이오인 콜퍼 지음, 토니 로스 그림, 이윤선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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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도서관에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인공 윌과 그 형제들처럼 몸을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며 노는 것을  즐기는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말도 크게 못하고 얌전히 있어야 하고, 뛰지도 못하고 책에 눈길을 고정 시킨채 조용히 있어야 하는 곳이 분명히 매력적인 곳은 못되겠죠. 거기다가 무서운 감자총을 마구 쏘아대는 무시무시한  사서 선생님까지 있는 곳이라면 결코 가고 싶지 않은 곳일겁니다. 이 책은 이렇게 도서관이 싫고, 무섭고, 끔찍한 곳이라던 아이들이 거기서 노는 방법을 발견하면서 도서관이 특별한 곳이 되고, 좋아하는 곳이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 책입니다.

  액션맨 인형을 좋아하는 우리의 주인공 윌이 형 마티와 함께 도서관으로 유배(?)를 당합니다. 다른 세 동생이 있지만 그 아이들은 너무 어린가 봅니다. 두 형에게만 그 유배가 결정되었으니까요. 유배당하게 된 원인은 아이들이 다 그렇겠지만, 우리의 주인공과 형이 동생들과 어머니의 화장품 등으로 집은 너무 혼란스럽게 만들며 시끄럽게 놀았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그래서 좀 더 나은 방학생활을 위한 것을 생각하시다가 결국 도서관에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책보다는 노는 것을 좋아하고, 공부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주인공 윌과 마티는 거기다가 감자총을 가진 무서운 머피 선생님이 도서관의 사서시라는 것에 정말 가기싫은 끔찍한 곳이라는 생각이 앞서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보지만 결국 어머니를 이기지는 못하고 도서관에 보내집니다. 첫날, 역시나 감자총 선생님을 만난 것부터 시작해서 어린이 열람실 카펫위로 갇히게 되고, 형 마티는 감자총 선생님을 놀리려고 장난을 꾸미지만 결국 선생님께 발견되어 혼이 납니다. 선생님이 던진 고무도장에 안맞은게 다행이죠. 심심하고 따분하고 장난치고 싶은데 감자총 선생님이 무서워 엄두는 안나고.... 그러던 어느 날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거인 핀 맥쿨>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하던 우리의 주인공 윌이 드디어 도서관에서 노는 방법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얌전히 앉아 있어도 두시간이나 지난줄 모르고 책속 이야기에 빠져가던 윌은 마져 못본 책을 집에도 빌려 가게 되고,  어린이 열람실의 책을 모두 두번씩이나 읽게 됩니다. 그리고 이젠 그 영역을 넓혀 어른들 서가에 가서 몰래 빼온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감자총 선생님은 역시 한수 위여서, 주인공이 아이 열람실을 벗어나 어른책을 읽기 시작한 것을 정확히 짚어 내고, 주인공은 두려운 것도 잊어버리고 "저는 책을 읽고 싶었어요"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이 정도면 도서관에서 노는 방법을 확실히 깨우친 거겠죠. 그래서 우리의 감자총 선생님은 잔뜩 긴장한 '불운한 윌'에게 명령을 어긴 벌로 감자총 대신에 어른들이 사용하는 파란색 도서관 카드를 쥐어줍니다. 도서관에서 노는 방법을 알게 된 우리의 주인공에게 감자총 선생님, 아니 안젤라 선생님이 준 선물인 셈입니다. 이젠 우리 주인공이 감자총 선생님께 이리 인사하네요. "수요일에 만나요, 안젤라 선생님". 한데 이리 인사하는 애가 어떻게든 도서관에 안가려 했던 우리 주인공이 맞나요?   이젠 미리 수요일에 만나자네요.^^

 아이들이 아마도 도서관이 싫은 이유는 거기서 통용되는 규칙이 일상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놀이를 하며 노는 것과는 약간 다르기 때문일겝니다. 특히 집중하는 시간이 짧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어린 아이들의 경우는 더더구나 말로 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윌처럼 도서관도 거기서 노는 방법은 잘 터득하게 되면 다른 어떤 곳보다 재미있고 흥미롭고 광활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도서관에서 잘 놀려면 우선 책과 친해져야 하겠지요. 그래서 그 책을 통해서 친구들과 모험과 다른 나라와 꿈속나라 등을 만나는 방법을 알게되면 윌처럼 두시간이 지나도 방금전인 것 같고, 집에 가서도 펼쳐볼 만큼 재미가 생길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노는 방법. 우리도 아이들과 함께 배워보자구요. 너무 재미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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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 긴 생각 - 두 번째 이야기,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 짧은 동화 긴 생각 2
이규경 글.그림 / 효리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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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 속에 갇힌 사람이에요. / 내 것만 찾는 사람은 우리 속에 갇힌 사람이에요. / 우리 속에 갇혀서 넓은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 내 것이 없으면 남의 도움 받지 못할 외로운 사람이에요. <우리 속에 갇힌 사람, p38>

함박눈이 내린 일요일날 아침에 아이들과 함께 천변 잔디밭에 가서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열심이 눈을 굴려 나는 몸통을 만들고 큰아이는 머리부분을 만들었습니다. 가져간 준비물이 없어서 눈이며 코, 입은 눈으로 불룩하게 만들고서 머리에는 돌하루방이 쓴 모자처럼 멋진 눈모자도 하나 씌워주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시간을 보내고, 들어가기 싫다는 둘째녀석을 달래서 교회에 다녀온 뒤에 다시 와서 깽깽이-6살 둘째아이가 지어준 눈사람 이름입니다. 이유는 저도 모르는데...-와 놀자고 하고 집에 돌아와 가족들이 모두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차가워진 오후에, 아이들의 약속을 지키라는 강력한 항의(?)에 너무 춥다고 그들의 주장을 무력화 하려던 내가 할말이 없어 다시 깽깽이에게 갔습니다. 한데.... 우리의 소중한 작품이 무참히 짓이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10여미터 옆에 다른 사람들이 만들었을 눈사람이 서 있었구요.  저는 잠시 실망하는 아이들을 보며 할말을 잃었습니다. 참 사람들이란게.... 그냥두고 쳐다보면 좋았을것을.... 굳이 이리 부숴야 했을까.....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되었지만 사람들 마음까지 하얗게 깨끗해진건 아니었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부서진 눈덩이들로 성벽을 만든다며 이내 부산히 움직입니다. 그런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며 내가 억지로 저 아이들에게 무언가 선한것들을 가르친다는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난 아직 우리 속에 갇혀 있고 아이들은 저리 다시 자유로워졌습니다. 

 넓은 길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은 / 서로 부딪치지 않지만 / 좁은 길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은 / 서로 부딪혀요. / 우리들 감정도 마찬가지예요. / 넓은 마음에서 오고 가는 감정들은 / 부딪치지 않지만 / 좁은 마음에서 오고 가는 감정들은 / 서로 부딪쳐요. <길과 마음, p39> 

 여기 읽으면 생각이 커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향기가 묻어나는 이야기,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시라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제목으로 굳이 짧은 동화라고 하였는지 나름 고민해 보지만 이내 그게 그거 아닌가라는 타협으로 물음표를 저 멀리 내동댕이 칩니다. 넓은 마음으로 오고가는 생각들을 잘 소통시킨다는 핑계를 덧붙이며.

 힘으로 열수 없는 문이 / 마음의 문이예요. /  돈으로도 열수 없는 문이 마음의 문이예요. / 그러나 부드러운 말한마디에 / 쉽게 열리는 문이 마음의 문이예요. / 눈물 한 방울에 쉽게 열리는 문이 / 마음의 문이예요. <마음의 문, p60>

  나의 아이들이 이런 세상사는 이치를 깨우쳤으면 합니다. 세상을 지식으로나 힘으로나 돈으로 살지않고 가슴으로 사는 법을 체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알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꺼이 손 내밀어 잡아주는 용기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등의 부드럽고 품위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떨어져서는 친구가 안돼요. / 오라고 손짓해서는 친구가 안돼요. / 가까이 다가가야 친구가 돼요. / 내가 먼저 손 내밀어야 친구가 돼요. <친구, p129>

 학교에 처음 입학한 큰아이가 '오늘은 친구를 몇명 사귀었어요' 하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 학원에 가서 며칠이 지나 물어보면 사귄 친구가 몇명이 있다고 웃으며 이야기 하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아이에게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아이는 다른사람과 친구가 되는 방법을 저보다 더 잘 알고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사람을 대할 땐 봄같이 대해요. 따뜻하게 대해요. / 공부를 할 땐 여름같이 해요. 뜨겁게 해요. / 생각을 할 땐 가을같이 해요. 시원하게 해요. / 그리고 나 자신을 꾸짖을 땐 겨울같이 꾸짖어요. 차갑게 꾸짖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p76-77>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 아이들의 눈에 가장 잘 뜨일만한 곳에 이 책을 꽂아 놓습니다. 아이의 손이 이 책을 반갑게 맞이하기를, 그리고 여기 숨기운 보석들을 자기들 나름대로 찾아가기를 바라면서.... 다만 책의 마지막에 덧붙여진 논리 논술 레벨업과 풀이 부분은 우리아이들에게 강요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강요한다고 저들이 생각이 자라는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저들에게는 내가 알지 못하는 영혼의 능력 -남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따뜻하고, 자신의 일을 할땐 훨씬 열정적이며, 시원하고 폭넓은 생각의 씨앗과 자신에게 철저한 절제의 미덕-을 이미 저들의 내면에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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