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던 신촌 토즈에서의 

자본론 강연을 듣고 왔다. 

 나는 학생 수준에서 자본론 강연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안고 갔지만, 강의는 그리 어려운 설명이 많이 섞이지 않았다.

실제로, 학교에서 관련 강의를 지난 학기에 들은 적이 있지만, 교과서에 충실한 

읽기식 수업에 그쳤던 것 같아 아쉬웠던 점이 많았는데, 책을 쓴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작가가 책에 담아 전하고자 하는 깊이 있는 생각, 그 속에서 그것을 읽어 나가는 독자와의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라 매우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

먼저, 1강은  자본주의 자체가 갖는 의미를 근원적으로 논의해보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는 자본주의->물신주의->돈(화폐) 

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2강은 상품 

즉, 상품은 모든 것을 다 사고 판다?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여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에 대한 

기존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3강은 돈->자본  

C(commodity)-M(money)-C 라는 과정을

ex) 잠바 = 금 = 와인 (등가교환)  

즉, 잠바를 만들어 돈으로 바꾸고, 그 돈으로 와인을 생산한다..라는 식의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었다.

하지만, 유통영역은 새로운 가치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0(zero sum)이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깊게 관심갖지 못한 부분까지도 

알게 되어 새로움이 느껴졌다.

4강은 이윤이 창출되는 과정을 

M-C-P-C'-M' 

이라는 과정으로 표현했는데,  일반적인 '경제'에서 배웠던 부분의 지식이 

동원된 부분이라, 쉽게 이해되어 좋았다. 

8강에서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중심으로 한 설명이 전개되었는데, 

경제활동, 자본주의, 이 모든 것들이 '생존'을 위한 수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설명들이 많아  

 내가 평소에 경제 쪽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해 알지 못한 부분까지도 

많이 배움을 얻어갈 수 있는 좋은 강의였다. 

 가끔씩 중간중간에 임승수 님의 유머가 강의를 지루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끌어서 재미가 한층 더 했던 것 같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 어떤 문구가 기억난다. 

작가의 생각을 독자가 모두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책을 통해 한걸음 

그 사람의 생각과 의도를 강연을 통해 알아가고, 책을 자주 읽지 않고, 

책보다는 다른 매체들을 더 가까이 하는 우리 세대의 책읽는 습관이 늘어날 수 있게 

이러한 강연을 시간내어 자주 다니면서, 생각의 폭만큼 지식의 폭도 늘어나는 

좋은 경험이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저녁 시간대라서, 음료와 먹을 거리도 챙겨주셨던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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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2월 서울대 경제학과의 국내 마르크스경제학의 대가인 김수행교수의 정년퇴임이 있었고, 그 후임교수 채용에 대해서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김수행교수의 퇴임으로 경제학과에 사실상 마르크스경제학 전공의 교수가 없어지는 것으로 인해 대학원생들이 중심이 되어서 후임교수 채용에 대한 요구를 진행하였죠. 그 요구에는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필요성에 대하여 아주 명확하게 꼬집고 있습니다. 당시 6월 그들의 대자보를 일부 인용발췌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신임교수 임용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주류경제학 전공 교수들의 대부분이 마르크스경제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이해하지 못하는 동시에 적대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번 결정이 내려진 더 솔직한 이유일 것이다. 마르크스경제학은 자본주의가 결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조화로운 경제체제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에서 수천 년 동안 지속되어 온 계급사회, 착취사회의 한 형태일 뿐이라고 가르친다. 또한 자본주의는 결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경제체제도 아니며, 오히려 자기 스스로의 성숙과 발전의 결과 끊임없이 주기적 공황과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체제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무엇보다도 마르크스경제학은 자본주의가 영원불변한 경제체제가 아니라는 사실, 주류경제학이 전제하고 있는 사적 개인이 본래부터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체제의 산물이며, 오직 그 체제를 극복함으로써만 인간이 다른 누군가의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닌 자기 자신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존재로 해방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 2008년 6월 17일 학문의 균형과 비판정신의 복원을 바라는 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생들 (강조, 발췌함)

학문의 균형적인 발전과 주류 경제학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을 위하던 그들의 요구는 결국 무산되고 말았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제위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분명 주류경제학으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강연회에서 임승수 저자가 차근히 잘 말씀해주셔서 재차 언급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많은 이유로 해서 우리는 다시금 마르크스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시각은 언제나 그 다름으로 인해서 중요성을 가집니다. 이렇기 때문에 저 자신으로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풀어서 쉽게 설명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출판을 마음깊이 환영합니다.

강연회에서 저자는 제가 거의 2년여에 걸쳐서 공부한 내용의 핵심들을 아주 쉽게 설명을 하였습니다. 오래전에 이 강연회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저자의 짧지만 핵심적인 강의에 일단 감사를 표합니다. 다만, 마르크스가 상당히 강조했던 부분인 분업과 그에 따른 소외에 대해서는 조금 설명이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을 5,000원 짜리 식사와 비교해서 말씀해주신 것 같지만요. 또한, 저자의 확실한 태도가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끔 흐릿한 태도를 객관으로 가장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는데요, 그에 비해 시원시원해서 좋았습니다!
저자 임승수 저자는 자본론 강연이후에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점들을 꼬집으면서 생존과 그에 따른 공동체적 삶이라는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역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다를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에 와서 엥겔스가 말하는 그러한 원시공동체적인 (물론 외양은 다르겠지만) 삶이 너무나 멀리보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단 문제의식이 저 같은 경우에는 저자도 설명하였던 물신주의에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가치’라고 했을 때 오로지 ‘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문제라 생각됩니다. 돈 이외에도 이 사회는 분명 다양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의 가치, 도덕의 가치가 그것이지요. 사람의 가치를 돈의 가치보다 아래에 둘 때야 말로 자본주의 사회의 온갖 병폐가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를테면 멜라민사태의 경우도 그러한 상품을 만들고 그 결과에 따른 인간 삶의 가치를 당장의 돈의 가치보다 아래 두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견해의 차이는 있지만, 우선 이 책의 발간을 기쁜 마음으로 축하드립니다. 강연회도 재미있게 잘 들었고요.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알라딘과 시대의 창에 감사드려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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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마시멜로 이야기>의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 강연에는 지하철을 타고 가서 극적으로 늦지 않았다(예상보다 훨씬 늦은 2시간 가량 걸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차를 가져갔다(1시간 약간 더 걸렸다). 그랬더니 너무 빨리 도착했지 뭔가...한 30분 가량 빨리 도착해서, 자리 잡고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늦게 강연회가 지연되는 바람에 약간은 언짢아지게 되었다.
저녁 7시라는 약간은 어정쩡한 시간 때문인지, 강연회 신청했던 42명 중에 반 수가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내가 주최측이었다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진행하시는 분들이 측은한 생각도 들더군...

하여튼 7시보다는 늦은, 7시 20분 경에 구본형 선생이 입장했다.
우뢰와 같은 박수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박수 소리가 구본형 선생을 맞이했다.

구본형 선생의 몇 권의 책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세월이 젊음에게>, <사람에게서 구하라>를 의미있게 접한터라, 저자와의 만남은 훨씬 더 흥미로운 기다림이었다.




수 백명도, 수 천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을 구본형 선생이지만, 소수의 사람들을 대함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구본형 선생은 웃음으로 사람들을 안정시켰다.

과장되지 않고 나직하고 침착한 음성은 듣는 사람들을 흥분시키지 않고, 차분히 들을 준비를 하게했고, 천천히 생각할 수 있는 기다림까지도 주었다.
구본형 선생은 자신의 신간 <구본형의 더 보스-쿨한 동행>을 기반으로 "상사를 내 지지자로 만드는 7가지 상향 리더십 원칙"을 주제로 강연했다.




구본형 선생은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결혼에 대한 의미를 서두로 꺼냈고, 관계의 기술이 상사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부분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몇가지 제목으로 강연을 주도했다.

요약해 보면....

1. 상사를 볼 때 2가지 복합적 시선으로 보자.
   상사도 사람이란 사실, 그리고 상사의 지위. 이 2가지 시선을 가지면 객관성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2. 적절한 위치를 차지한다.
   좋은 관계, 중립적 관계, 나쁜 관계, 이 3가지 중에 최대한 나쁜 관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좋은 상사를 만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와 나쁜 관계가 되지 않도록은 해야 한다.

3. 상사가 모욕을 주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라.
   모욕을 주지 않는 수준이란? 일(맡겨진 업무, 실력)에서 만큼은 밀리지 않도록 한다. 
   일은 어떻게 하면 잘하는가? 자기 일에 만족하는가? 그 일에 100% 최선을 다하는가?
   중요도와 재능을 구분하여 세분화 시킨다. 그리고 중요도와 재능 모두에 위치한 일들에는 50%의 투자를 해야 한다.

4.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열광할 수 있도록 하라.
   상사에게 공을 돌려준다(상사가 빛나게 한다). 상사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가?"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 되어가는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본형 선생은 이순신 장군의 예를 들면서, 상사라고 할 수 있었던 명나라 지원군의 진린장군을 이순신의 지지자로 만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강연은 과도한 열기로 가득차지는 않았지만, 차분하고 은근하게 따뜻한 뚝배기처럼 마무리가 되었다.
구본형 선생은 일방적 강연보다는 쌍방향성을 좋아하는듯했다. 참여자들의 질문을 유도했고 질문자들이 하나 둘, 자신들의 경험과 더불어 상사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했다.

구본형 선생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며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질문자들의 질문을 한국적 특성을 이해하는 '관계의 연결'로 접근하도록 이끌었다.

9시 20분이 되어서야 강연은 마무리가 되었다.
약 2시간 동안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저자 사인회도 간단하게 준비가 되었고, 나는 저자에게 세상에서 단 한 권뿐인 책을 선물받게 되었다(물론 책은 내가 샀지만...ㅎㅎㅎ).

구본형 선생의 <변화경영연구소>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마~~~악 쏟아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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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만남 2009-03-16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그림님/안녕하세요, 친절하고 정성스런 후기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대로 애초 안내드렸던 시각보다 강연 시작이 많이 지연되어 참석자분들과 구본형 선생님께 정말 죄송스러웠습니다. 다행이 참석하신 분들이 보여주신 진지함과 구본형 선생님의 열정적인 강연으로 행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보다 많은 분들, 특히 이번 강의의 주제였던 <구본형의 더 보스-쿨한 동행>에 관심있는 분들께서도 이 후기를 접하실 수 있도록 페이퍼에 알라딘 상품넣기로 해당 도서를 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촌로타리는 늘 헷갈린다. 

걱정한대로 기사님이 강의장을 제대로 못찾아 헤맨다. 명색이 경영 고문인데 촐싹대지도 못하고 안심시키는 멘트만 연신 날리지만 속에선 천불이 난다. 미리가서 앞자리를 확보해야 할텐데, 쉽지 않을 듯 싶다. 시간 보다 15분이나 늦게 빌딩문을 들어섰다. 강의실에 도착하니 좌석이 만석이다. 머리가 희끗한 사람이 들어서니 진행요원인 듯 보이는 사람이 안절 부절이다. 늦은 내가 부끄럽다. 

대학 다닐 때 남들 읽어 보는 책이라 읽어 보다가 중도에 만 도서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이었다. 마침 희한한 카피 문구가 눈에 들어 왔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 강연회, 이거다 무릎을 치고 신청했더니 당첨된 행사였다. 

전체적인 강연회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다. 청중들의 호응도나 관심도도 높아 보였다. 강연 시작하고 약 18분 정도 이미 진행한 상태부터 듣게 되었다. 1강을 마치면서 저자의 핵심은 자본주의가 착취이냐, 아니냐 라는 것이란다. 이어 2 강은 마르크스의 상품의 정의이다. 교환가치를 설명한다. "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 의해 측정하여 교환하는 가치 ", 표현이 어렵지만 속내는 이해할 수 있다. 다음 강의는 돈이 바뀌어 자본이 된다는 내용이다. 돈 - 상품 - 돈, 이란 순환을 통해 마지막 돈은 이윤이 발생해서 더 커졌다. 생산이 이런 순환을 계속 반복하면 이윤도 점점 커질 것이다. 이런 순환에서 단순한 유통행위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전체는 제로-섬이 된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다음 4강 이윤은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나. 제조원가( 원료, 기계, 노동력 )를 투입하여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팔면 원가보다 당연 큰 돈을 번다. 여기에서, 노동에 한정하여 살펴 보면 노동 제공자는 자신의 가치의 일부밖에 임금으로 보상받지 않게 되므로 기업가는 이윤을 취하게 된다는 골자이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 잉여 노동 가치론 " 의 설명이다. 건너 뛰고 8강, 착한 자본가의 설명이다. 착한 자본가는 이윤을 적게 취할 것이다. 아주 좋은 자본가는 손해도 볼 것이다. 이리 되면 결과는 회사가 망한다. 망하지 않으려면 역시 기업가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성향을 가질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여기서 한 발 전진하여 서로 돕는 공동체는 살아 남고, 이기적인 공동체는 망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럭 저럭 강의가 물 흐르듯 진행했다. 

이론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픈 부분도 있지만, 여기서 이런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한 가지 섭섭한 것을 제기하려고 한다. 저자, 출판사, 인터넷서점이 공동 기획하여 책을 매개로 한 문화행사이다. 물론 경제 이야기에 정치가 빠질 수가 없겠지만, 진보 정당 운운하면서 정치 토론장으로 몰고 가려는 것은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다. 도서의 내용에 대하여 좀 더 진지하고 특별한 이슈에 대하여 참석자가 같이 고민하고 토론해 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강연회였다. 

끝으로, 이 책을 읽지도 못한 채 강연회에 참석한 知痴임에 고개를 떨군다. 유익한 행사를 준비해준 저자와 그 관계자들께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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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저작이 아무리 엄청난 성취를 이루었다 하더라도, 시대가 지나면 그 가치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는 법이다. 

오늘 세미나를 들으며 느낀 점은 [자본]은 여전히 이 시대에 가장 유효한 서적이지만, 사실 그만큼 그의 사상이 일반화된 것도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분명히 [자본]을 읽기 힘들어하지만, ,반면에 맑스의 사상적 얼개가 어느정도는 당연하다 여겨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도 분명한 것 같다. 때문에 세미나는 어쩌면 조금은 구태의연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동가치론, 즉 상품이 화폐가 되고 그 화폐가 다시 자본이 되는 경로를 쉽게 풀어 설명한 부분은 가히 [자본]의 핵심을 파고들었던 부분이라 할만하지만, 

사실 강의는 너무 지당하고 당연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서, 염좌로 고생중인 발목을 부여잡고 간 만큼의 뿌듯함은 솔직히 느끼기 힘들었던 것 같다(예를들어 잉여자본이 발생하는 이유가 노동자가 일한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영역이 아니라 삶에서 누구나 이미 느끼고 있던 부분이다).  

 아울러 임승수님은 [자본]의 현실적 쓸모와,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길에 대하여 정치혁명이 곧 경제혁명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셨는데, 물론 이 의견에 반대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사실 이것은 '의견'이라기보다는 상식의 영역에 속한다고 본다). 그러나 일종의 '사상의식'의 부재가 혁명의 핵심이라고 설명하시면서, 우리의 의식이 조금씩만 바뀌어도 세상은 바뀐다는 이야기에는 솔직히 동의하기가 힘들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 우리는 정권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임승수님이 강의 후반부에 말씀하신 것 처럼, 민영화가 가져올 참담한 결과를 알고 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우리는 우리가 일한 만큼의 응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알고 있는 우리'들은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세상은몰라서 안하는 사람 때문에 이지경인 걸까. 아니면 알아도 안하는 사람때문에 이지경인걸까. 지금 [자본]의 핵심을 짚으며  '사상의식'을 다지는 것에 그치기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조금 더 주를 이루었다면 훨씬 좋은 강연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가뜩이나 방대하고 난해한 책을 쉽게 풀어 쓴 것도 그런데, 그 책을 더 쉽게 두시간 안에 강의한다는 것, - 그러니까 두시간 동안 [자본]을 꿰뚫는 다는 것  - 은 사실 당연히 무리였을지도 모른다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연을 듣고 제일 처음 들었던 생각은 어쨌든'내가 내 노동에 비해 착취당하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인지하자고 이 강연을 들으러 왔던가'였다. 다음엔 조금 더 알찬 강연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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