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회

 

 

 

 

당신처럼 살고 싶어요

 

부르튼 어머니의 손을 씻기며

어린 아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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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사회

 

 

 

나처럼 살지 말아라

 

부르튼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어머니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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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껏 나는 단

한 번도 저 견고한

 

딱딱하게 굳어 버린

세계에, 울어 보지 못한 저

무표정한 얼굴에, 반성하지 않는 저

마음을 가둬버린 콘크리트에 저

 

뒤돌아보지 않는 애인의

흐릿한 실루엣에, 삐거덕 거리는 그

때늦은 기억에, 피고 지지 않는 저

화병의 꽃들에게, 문고리가 떨어진 저

벽같은 문짝에게, 기다려도 오지 않던

수취인 불명의 편지들에게, 옷을 더럽힌,

 

떠나가지 않는 이 마당의 비둘기에게, 예고없이

다가서는 침묵의 안개들에게, 날지 못하고

돌 속에 갇혀 버린 용두암의 용에게, 아 아파요 라고

말 한마디 못하고, 아니 들어주지 않아 죽어 버린

조로한 친구의 말없는 에게, 가던 길만 가서

 

곁눈질 할 줄 모르는 저 지루한 길에게도, 어김없이

손목의 시계를 지키며 다가 오는 저 커다란

303번 버스에게, 계엄령처럼 기상 나팔을 불어제끼는 저

우렁찬 알람시계에게,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는 저

답답한 은근의 달에게도, 기억을 잃어버린 저

가로수, 나이테가 없는 저

 

숨막히는 도로의 나무들에게도, 활자를 가두고

순정을 조롱하는 저 두터운 책들에게도, 눈물없이

울고 있는, 울고 있다고 착각하는 저 철없는

나에게도, 너에게도 손 한 번 잡아 준 적 없는

손에게도

 

작은 균열을, 퍼렇게 맺힌 멍자국 하나

새기지 못하고 어둡지만 뿌리를 찾아 그렇게

마음의 오체투지 한 번 못하고

 

녹슨 채로 뒹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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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눈물겹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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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나는 온전히 당신의 얘기를 듣고 싶다

 

지금 이 순간

 

 

 

 

 

 

 

--- 사람들이 여럿 모인 자리에서는 그 자리에 없는 다른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가 어김없이 꽃을 피우게 마련입니다. 문제는 그 이야기의 대부분이 꽃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별 상관없는... 아니 어쩌면 거의 반대의 정점에 있는 더러움에 있을 겁니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탓에~ 해 진 이후의 이 자리 저 자리 돌고 돌며 술잔을 기울이곤 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저 역시 그리고 저와 함께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당연하듯 타인에 대한 애기를 나누며 술자리를 뜨겁게 불태우곤 했습니다.

 

  외로워서 그런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 너 우리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성인이 아닌 바에야 남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떠드는 게 뭐 그리 큰 죄라고? 못 할 것도 없는 못 씹을 것도 없는 술자리의 안주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습니다.

 

  맞습니다. 외로워서 그런 게... 그러나 그 외로움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두려움에서 온 것은 아닐런지요? 자신을 말한다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

 

  조용한 듯 보이는 우리의 내면은 늘 결핍과 허기로 보이지 않는 구멍이 나 있는 법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단 한 번도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고요히 귀기울여 보지 못한 채 이리 치이고 저리 채이며 숨가쁘게 살기 바쁩니다. 진정한 자신의 얘기를 들려 줄 대상(소울 메이트)이 과연 존재하는 지부터 근원적으로 믿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대상을 늘 나의 바깥에서만 찾으려 해왔구요. 물론 중요한 건 그 대상이 자기 내부에 있는가 바깥에 타자로 존재하는가는 아닐 겁니다.

 

  중요한 건 우리는 자기 자신의 진솔한 얘기를 입이든 마음이든 말하고 싶다는 근원적인 욕망이 뿌리 깊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뒷담화는 쉽게 그리고 즐겁게 말할 순 있지만,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이야기입니다.

 

  남에 대해 진정성 없이 함부로 말하는 사람일수록 어쩌면 자기 자신의 얘기를 더 하고 싶은 사람일 겁니다.

  남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일수록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말해보지 못한 사람일 겁니다.

  남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일수록 결국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본 적인 없는... 자기 자신을 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는 바보일 겁니다.

 

  그러니... 오늘 저는 당신이 말하는 다른 이의 얘기가 아닌...

  당신이 말하는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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