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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가까이 두고
몇 번을 다시 꺼내어 들춰 읽는다지만

단 한 번의 입시로또인
수능시험을 위해 3년 내내 그토록
열심히 땀흘려 낑낑대고 고민했던

저 교과서며 문제집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버려진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송두리째 단 하나의 티끌도 없이
그렇게 버려진다.

11월 수능 이후
몇 일 지난 운동장,

저 참혹한 풍경 앞에
햇살은 따스하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가르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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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지기 위해서
이 삶을 사는 것은 아닌데 자꾸만

우리는 누군가에게
거울처럼 비춰지는, 그
이미지의 감옥에 평생을 갇혀 산다

거울이 깨진 후의 참혹함으로
그 본질을 드러내듯이

나, 너, 그리고 우리 역시
그럴 순 없을까!라는 고민...

유리의 벽을 거둔 자리에
피처럼 뚝뚝 피어나는
이름없는 저

들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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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되어 있는 생각은, 쾅쾅 벽에 못박힌 생각은
위험하다.
빼어내거나 뒤집어 보거나 한 번쯤 굴려서 움직이게도
할 수 없는 그런 생각이란 녹슬거나 썩기 마련이다.

언젠가 부패하게 된다.
자신을 둘러싼 사물과 사람들을 바라보고 구성하는
그대의 생각이 딱딱하게 굳어져갈 때

썩어가는 그 고정
관념에 소금 한 번
팍팍 쳐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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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매몰되어 지나온 길을 더듬지 못하고
가뿐 숨을 헐떡일 때마다 잃어버린, 가슴 깊이 묻어버린
말들을 퍼올려 본다

생기를 잃은 말들이 하나 둘 끄집어 올라 올 때 그 중
가장 참담하고 빛나는 말.

 

한 때는 빛나는 갈기를 휘날리며 별이 떠 있는 밤하늘로
힘차게 나를 날아오르게 하던, 한 때는 정직하고 굳건한
다리로 땅을 차올라 이곳이 아닌 저곳으로 나를 태워 달렸던,
한 때는 사막의 회오리 안에서 눈물 흘리던 내 무릎을 일으켜 세웠던

저 말! - 부끄러움

뒤돌아온 길을 돌아보기가 무서워진 나날들이 이어지고,

불안이 내 영혼을 파먹어 들어가고, 주변이 온통 사각의 링처럼 느껴지는
지금!

한 때는 따뜻했던 한 때는 맑았던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직이 불러보고 싶다. 메말라져 가는 마음을 쿵쿵 거리며
달려 오는 저 아름다운 말!

부끄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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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유는 시인을 가리켜
'잘 우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말했다.
그 어떤 수식어보다
'시인'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아닐까!

울음은 슬픔에 대한 민감한 촉수로 늘 젖어 있는
영혼의 손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
물화(物化)되어 가는 세상에서 울었거나 울고 있거나
앞으로 울지 않을 자가 누가 있겠나!

슬픔에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 '잘 우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 극복인가...

시가 언어로 빚어낸 눈물이기 하지만, 그 눈물은
사람들의 가슴으로 흘러 들어

상처입은 영혼을 치유하는 맑은
울음으로 소리없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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