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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쿨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지음, 공양희 옮김 / 민들레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만일 취학시기의 아동을 가진 부모라면 우리의 아들, 딸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에 장애물이 많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과연 대다수 아이들의 일반화된 성장과정으로서의 제도교육을 주저없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 우리들 중 대다수는 학교를 포기하는 데 따르는 많은 두려움과 불안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 '그것이 비록 문제점은 있다 하더라도 다수가 가는 길이니 따르는 것이 보다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에 저자는 참다운 교육의 실현은 두려움과 무지를 뛰어넘는 용기를 가질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아이들 각각이 가진 다양한 개성과 그에 따른 천차만별의 독특하고 각각이 유일한 성장과정을 존중하고 그에 맞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는 그의 견해는 아동들의 지적 성장에만 치우친 현 교육목표와 자본의 이윤논리에 맞는 시장에 복종하는 신민을 길러내는 현 교육체제에 대한 저항이자 반란이다.
그에게 있어 사회화과정이 필연적으로 요구하는 시장에 대한 복종과 침묵은 사회적 압박으로 여러 가지 모습을 띠고 학교와 교육과정에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학교 교육의 획일화, 아이들의 경쟁의식과 참다운 교육을 방해하는 현 사회화로부터의 고립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은 학부모들의 기대수준으로 이어져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의 움직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용기가 바로 새로운 교육의 초석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외부의 보조금으로부터 벗어나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아동들이 중심이 되어 자신들 스스로 학습상황을 결정하는 민주주의적 장인 전체모임은 바로 우리 교육현장이 지향해야 할 미래이자 우리 사회가 꿈꾸어야 하는 대안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대안 교육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 동시에 시장 논리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인간과 자연, 참다운 진보의 상을 바로 잡아 다시 세우는 대안 공동체에 대한 스켓치북이라고 말할 수 있다.